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노벨의학상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 관악구청장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 서울서부지법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 강원랜드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 머리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2
  • 호흡의 복잡성·C형 간염 연구자들 ‘래스커상’

    호흡의 복잡성·C형 간염 연구자들 ‘래스커상’

    유전자 변형 통한 암치료법 연구 독성 없는 C형 간염 치료제 개발 DNA 복제 전문가 앨버트 공로상 인간 호흡의 복잡성과 C형 간염 예방법을 연구한 과학자들이 미국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래스커상’을 받았다. 또 DNA 복제를 연구하고 전 세계 과학교육 변화에 헌신한 노()과학자에게 특별상이 돌아갔다. 래스커상 수상자 선정위원회는 윌리엄 캐린 주니어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 피터 래트클리프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그래그 세멘자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교수, 랄프 바르텐슐라거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교수, 찰스 라이스 미국 록펠러대 교수, 마이클 소피아 캐나다 아부터스 바이오파마 박사, 브루스 앨버트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교수를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래스커상은 자선사업가인 앨버트 래스커가 설립한 앨버트 앤드 메리 래스커 재단이 의학연구 장려를 위해 1946년 만들었다. 수상자 가운데 88명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해 예비 노벨상이라는 평가를 얻으면서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의학상으로 자리잡았다. 기초의학 분야는 삶의 기본적 기능인 호흡의 복잡성을 연구한 윌리엄 캐린 주니어, 피터 래트클리프, 그래그 세멘자 교수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호흡의 메커니즘 연구를 통해 ‘HIF-1’이란 유전자가 저산소환경에 적응하도록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변형시켜 빈혈과 산소공급 조절을 통해 암 치료법을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임상의학 분야에서는 랄프 바르텐슐라거, 찰스 라이스 교수와 마이클 소피아 박사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C형 간염바이러스(HCV)는 각종 간염과 간경변, 간암 등의 원인이다. 1989년 처음 발견된 C형 간염은 전파 경로도 불분명하고 백신이나 특효를 보이는 치료제도 아직 없다. 세 연구자는 각각 독립적으로 C형 간염을 연구해 인체가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고 독성이 없는 치료제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브루스 앨버트 UCSF 교수는 DNA 복제 분야 전문가로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원장과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편집위원을 역임하는 한편 전 세계 과학교육 분야 혁신에 앞장선 공로로 특별공로상을 수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2분 안에 두통 없애는 법(영상)

    2분 안에 두통 없애는 법(영상)

    진학, 취업, 결혼, 안전, 주거 등등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두통은 천형과도 같은 병이다. 가끔씩 찾아오는 경미한 두통부터 머리가 터질듯이 지끈거리는 통증까지 나타나는 양상도 다양하다. 하지만 병원을 찾아가도 마땅한 치료법은 없다. 그저 짧은 휴식으로 그때그때 달랠 뿐이다. 확실한 두통치료법이 나온다면 노벨의학상 혹은 노벨평화상 감으로 충분할 정도다. 경영컨설턴트인 카밀 바브지슈코가 유튜브에올린 두통치료법이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 뜨겁게 화제가 되고 있다. 4일 현재 무려 18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영상을 본 뒤 2만 명에 가까운 사람이 댓글을 달고 그 효과의 호불호를 얘기하고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세 가지 질문이다. 그 질문마다 소리내서 대답해야 한다. 영상 속 카밀은 맨먼저 '지금 머리 아픈 곳이 어디인가요?(Where is your headache now)'라고 묻는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인 뒤 '두통의 모양새는 어떻게 되나요?(What shape is it)'라고 또 묻는다. 마지막으로 '두통의 색깔은 무엇인가요?(What color is it)'를 묻는다. 그리고나서 그는 "두통이 가셨을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그는 "설령 효과가 없더라도 이 영상을 몇 차례 반복해서 돌려보며 대답하다 보면 두통은 사라질 것"이라면서 "대부분 사람들이 이 질문에 대답하는 것으로 효과를 봤다"고 덧붙였다. 물론 그는 스스로 "나는 의사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다만 이와 함께 많은 두통과 불면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 이 영상은 2012년 올라온 것이지만, 최근 1~2주 사이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온라인 공간에서 번지고 있다. 누리꾼들의 반응 또한 다양했다. 어떤 이는 '카밀은 마법사'라는 극찬을 보내는가하면, 또다른 이는 '30초 정도 효과가 있었지만 다시 두통이 찾아왔다'면서 '플라시보(위약) 효과일 뿐'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다른 유튜브 영상에서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을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그것들은 사라지게 된다'고 원리를 설명하기도 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글로벌 시대] 올해 노벨의학상 논란을 보며/이옥순 인도연구원장

    [글로벌 시대] 올해 노벨의학상 논란을 보며/이옥순 인도연구원장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에는 중국인 과학자 투유유가 포함됐다. 말라리아 특효약 아르테미시닌을 개발해 (1990년대 이후) 말라리아의 퇴치에 큰 공을 세운 덕분이다. 소식에 따르면 투유유는 20년의 오랜 연구 끝에 1600년 전에 나온 중국의 전통 의학서에 언급된 개똥쑥에서 말라리아를 치료할 수 있는 성분을 찾아냈다. 1971년이었다. 하나 1977년 중국어 논문으로 발표된 그 성과가 국경을 넘어 외부 세계에 알려진 건 한참 후였다. 수상 소식을 접한 투유유는 중국 전통 의학 시스템의 우수성이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총리는 투유유의 노벨상 수상이 국가로서 중국의 힘과 글로벌 세상에서의 지속적인 부상(浮上)을 반영한다고 애국적 발언을 섞어 축하했다. 그러자 일부 인도인이 투유유의 수상에 이의를 제기했다. 21세기 글로벌 세상의 경제적 라이벌이자 영토와 인구, 고대의 지혜와 전통 등 모든 면에서 중국과 경쟁 구도인 인도는 시간을 두고 전승된 전통 의학의 결과를 투유유 한 사람이나 중국의 공으로 인정하는 노벨위원회의 결정이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인도에서도 전통 의학이 오랜 시간을 두고 전수됐고, 고대의 인도 의학서에도 개똥쑥의 유사한 효능이 언급됐다. 특히 1918년에 나온 한 약초 보고서에는 개똥쑥이 말라리아에 효능이 있다고 기록된 걸 증거로 내세웠다. 일부 언론은 아예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말라리아 치료제 아르테미시닌이 인도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문제를 논평한 인도인 학자들은 문화혁명 당시에 연구를 진행한 중국의 투유유가 아르테미시닌의 임상실험을 제대로 했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인도 전통 의학에서 힌트를 얻어 유사한 연구를 진행한 인도 연구자들이 세계보건기구의 연구 기준을 준수하느라 결과를 도출하는 데 시간이 걸린 데 비해 큰 정치적 영향력을 업은 중국의 투유유가 예외적 상황에서 연구했으므로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게 인도인 학자와 노벨상 관계자 간의 공방이 여러 차례 이어졌으나 노벨위원회가 이 분야에 대한 인도인의 공헌을 인정하거나 수상자를 바꾸는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여기서 꺼내는 이유는 최근에 개똥쑥 열풍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우리나라와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근대 서구 제국주의의 직간접적 압박으로 대국으로서 패배감과 굴욕감을 경험한 인도와 중국은 물론이거니와 그 제국주의를 수입한 일본의 지배를 받은 우리나라에선 20세기 내내 전통적인 것을 폄하하고, 서구적이며 근대적인 걸 칭송하는 것이 대세였다. 낙후된 과거를 버리고 근대성을 수용하는 것이야말로 인도와 중국이 서구를 이기고 우리나라가 일본을 극복하고 일등국이 되는 유일한 길처럼 여겨진 것이다. 의료 시스템도 마찬가지였다. 전통적인 치료법은 비과학적이라는 이유로 서구의 근대과학과 근대 의료 시스템에 밀려 뒷전으로 물러났다. 예를 들면 수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인도의 전통적 치유법은 지배자 영국에 의해 미신으로, 미개한 관습으로 무시됐다. 우리 양방과 한방의 갈등도 그 연장선에 있다. 하지만 투유유의 성공 사례는 현대적인 것이 다 좋은 것이 아니듯 전통적인 것이 다 버려야 할 것이 아니라는 걸 잘 보여 준다. 즉 전통적 지혜와 근대적 시스템이 잘 결합한다면 다양한 영역에서 더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중앙은행의 정책시스템 설계와 운영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중앙은행의 정책시스템 설계와 운영

    올해 노벨의학상은 두뇌에 내재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연구해 두뇌가 어떻게 복잡한 환경에서 길을 찾아낼 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한 학자들이 받았다. 중앙은행은 망망대해를 나아가는 항해자에 종종 비유된다. 복잡한 환경에 처한 항해자일수록 길을 찾아갈 때 잘 설계된 내비게이션이 중요하다. 중앙은행의 정책 시스템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한다. 정책 시스템은 정책 목표, 정책 운영 체계, 지배 구조 등 세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중앙은행의 정책을 논할 때 법적 위상이 늘 논의의 전제가 된다. 중앙은행의 법적 위상은 넓은 의미의 독립적 행정기관이라는 것이 현대 행정법상 설득력 있는 견해 가운데 하나다. 입법부가 독립적 행정기관을 만든 이유 중 하나는 이 기관의 결정에 대한 직접적 통제를 줄여 그 기능이 순수한 공공 이익에 부합되도록 하는 데 있다. 각 나라가 통화정책을 대통령의 직접 통제하에 놓여 있지 않은 중앙은행이 수행하도록 하는 건 통화정책은 일반 행정기능과 달리 중립성과 자주성이 크게 요구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독립적 행정기관으로서의 위상이 중앙은행법에서 나타나는 형식은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앙은행을 일반 행정부 조직과 분리된 독립적 특수공법인으로 설립해 중앙은행이 중립적이고 자주적으로 통화정책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통화정책의 중립적 수립 및 자율적 집행과 중앙은행의 자주성 존중을 명문화하고 있다. 중앙은행법에 명확한 책무를 규정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책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반면, 책무 간 계층구조 없이 하나 이상의 책무를 정책 목표에 포함시키는 경우는 중앙은행에 광범위한 제도적 재량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정책 목표는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달성이라는 이원적 책무다. 이 같은 복수의 목표들은 상충될 수 있으므로 목표 간 균형을 달성하기 위해 정책수행기관의 재량적 판단이 필요하게 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 안정을 먼저 달성하고 그 목표가 달성된 이후 경제 발전, 고용 증진 등 다른 목표들을 추구할 수 있는 계층적 책무를 부여받는다. 이원적 책무와 계층적 책무 간의 이런 대비는 중앙은행 정책 목표의 본질에 대한 법경제적 성찰이 요구됨을 뜻한다. 정책 목표에 관한 중앙은행의 법적 책무는 통화정책이 자리하는 가치 체계를 결정하며 특히 정책 결정자들이 사회의 상충되는 요구에 직면할 때 의지할 수 있는 궁극적 준거가 된다. 정치·사회적 수요 내지 요구라는 관점에서 보면 미국 모델이 보다 신축성을 발휘할 수 있고 따라서 해당 중앙은행이 높은 정책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상대적 강점을 지닐 수 있다. 유럽 모델 형식을 취하고 있는 국가도 정책을 둘러싼 환경 변화와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역량을 높이는 과정에서는 미국 모델의 장단점을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는 입법부의 견해 내지 사회적 합의가 중시돼야 한다. 현 한국은행법은 유럽 모델의 계층적 정책 목표 설정 방식에 가까운 형태다. 정부의 경제정책과 통화정책 간 조화를 모색할 때 중앙은행의 정책 목표에 관한 이런 인식을 토대로 중앙은행에 요구되는 합리적이고 균형 있는 판단 역량을 발휘해 나가는 것이 긴요하다. 다양한 사회적 요구와 가치, 중층적이고 상충적인 정책 목표 등을 추구하는 과정에선 보다 장기적 시야를 갖는 중앙은행과 같은 전문기관의 자율성과 독립적 판단이 중요함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중앙은행의 정책 목표와 그 하위 요소인 정책 운영 체계는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정책 목표는 중앙은행이 정책 운영 체계를 설계하는 기본 환경을 제공한다. 예컨대 정책 목표가 중앙은행을 물가 안정에 기속시킬 경우 정책 운영 체계로서의 물가안정목표제는 정책 목표와 잘 부합한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을 물가 안정에 기속시키는 정책 운영 체계를 갖고 있다. 이런 운영 체계는 경제주체들에게 미래의 물가 안정을 보증하는 환경적 토대를 제공한다. 또 정책의 유효성 확보에 긴요한 경제주체들의 기대 관리를 뒷받침하는 준칙으로 물가안정목표제가 기능할 수 있다. 세계 금융위기를 계기로 물가 안정이 경제 안정의 충분조건이 아님을 인식하게 됐으나 여전히 필요조건의 하나이며 물가안정목표는 임금 협상 등 다양한 경제활동의 준거 역할을 하고 있다. 물가 안정이란 인플레이션뿐 아니라 디플레이션도 없는 상황을 의미하므로 물가안정목표제가 성장을 도외시하는 것이 아니다. 물가 안정과 경제성장의 조화는 물가안정목표제하에서도 정책의 시계를 장기화하고 물가의 상승(상방) 위험과 하강(하방) 위험에 대해 균형적으로 대처하는 정책 수행 등으로 모색 가능하다. 중앙은행 지배 구조는 중앙은행 정책 결정기구의 구성 및 정책 결정 시스템을 포괄하며 민주주의 원리 및 중앙은행의 책임성, 투명성, 독립성 등의 논의와 밀접히 관련된다. 중앙은행의 정책 목표가 중앙은행의 판단과 재량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설계·운영될수록 국민과 입법부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중앙은행 정책 결정자들에게는 더 높은 책임성이 요구된다. 중앙은행의 책임성 강화는 정책 결정 시스템의 투명성 제고 요구로 연결되지만 중앙은행의 책임성 및 투명성이 높아질수록 정책 결정 과정의 독립성에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정책이 외부 시야나 이해관계에 노출돼 있을수록 다양한 대안을 자율적이고 폭넓게 암중모색해 볼 여지가 제약받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정책 목표 설계와 관련한 책임성·투명성과 독립성 간의 상호 관계를 중앙은행 지배 구조의 맥락에서 인식하고 적절한 균형을 도모하는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지배 구조의 집권화 및 분권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미국 모델은 중앙정치권력에의 권한 집중을 추구하는 집권화에 가깝다. 반면 유럽 모델은 나라별 평등한 배분에 기초한 분권화를 추구한다고 평가된다. 미 연방헌법은 중앙정치권력의 핵심인 대통령 및 연방 상원이 중앙은행 등의 의사결정기구 구성원 임명에 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유럽공동체설립조약은 회원국별로 각 1인을 평등하게 배분하는 방식으로 중앙은행 등의 의사결정기구 구성원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구성은 집권화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추천제도가 포함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중앙정치권력에 의해 결정되는 지배 구조의 유형이다. 정책 결정 권한을 행사하는 지배 구조의 집권화 또는 분권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예컨대 집권화는 정책 결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반면, 오류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 분권화는 정책 결정의 효율성을 낮출 수 있지만 오류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덜할 가능성이 있다. 1993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제도경제학자 더글러스 노스는 한 나라의 경제 시스템을 지지하는 제도의 틀에 의해 제도의 질적 수준이 결정되고 제도의 질적 수준이 높아지면 그 나라의 경제적 성과가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경제 시스템의 한 축을 구성하는 중앙은행 정책 시스템이 경제적 성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운영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들이 걸어온 길은 그 이전의 역사적 경로와는 상당히 달랐으며 이는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시스템을 재조명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중앙은행 정책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데 있어 중앙은행가들은 아직 최적 모델을 갖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최적 모델을 발견할 것이라는 기대는 기대에 머물 수 있겠으나 경제적 성과 제고라는 관점에서 시스템이 디자인되고 운영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데 사회적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하겠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서울신문이 한국은행과 함께해 온 ‘톡톡 경제콘서트’가 50회를 마지막으로 1년의 여정을 끝냅니다. 그동안 많은 관심을 보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생명의 窓] 줄기세포로 뭘 할까?/이레나 이화여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생명의 窓] 줄기세포로 뭘 할까?/이레나 이화여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소치 올림픽이 한창이다. 우리나라는 아주 선전하고 있지만 빅토르 안(안현수) 선수가 러시아로 귀화하여 타국의 국기를 달고 뛰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기도 했다. 안 선수의 귀화는 우리 스포츠계에 많은 시사점을 던졌다. 스포츠에만 경쟁이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과학계의 핵심 중 하나는 줄기세포 연구다. 이 분야에서도 우리는 고전하고 있다. 2005년 황우석 박사의 인간배아줄기세포복제 연구가 논문 조작으로 밝혀짐에 따라 우리나라가 큰 홍역을 치르는 동안 전 세계 국가들은 줄기세포 연구에 매진했다. 현재까지 줄기세포 연구의 2관왕에 오른 나라는 일본이다. 2006년 일본의 야마나카 신야 박사가 인공다능성줄기세포(iPS cell)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후 6년 만에 2012년 12월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다. 이 일이 있은 후 불과 약 1년 만인 올해 1월, 일본은 또 한번의 놀라운 논문을 발표했다. 30세 여자 과학자인 오보카타 하루코는 자극야기다능성획득세포(STAP cell) 개발에 성공했다. 각국 줄기세포 연구의 명암이 갈리면서 우리의 연구 방향과 환경에 대한 재점검을 해볼 필요성이 있다. 우리나라도 줄기세포 연구가 중요하다는 것은 애초부터 알고 있었고 많은 국가적 투자를 했다. 그 결과가 우리는 논문조작으로 판명된 배아줄기세포로 나타났고 일본은 노벨상을 받은 iPS cell과 30세 여과학자의 STAP cell로 나타났다.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과학계를 하나의 생태계로 치환해서 생각해보자. 건강한 생태계는 다양성에 기반한다. 우리나라는 스타 과학자에게 몰아주기식 투자를 시행했다. 산업화 단계에서 대기업에 몰아주기식 투자와 혜택을 줘 경제성장을 이뤄왔던 것을 기초과학계에도 답습한 것이다. 줄기세포 분야에서 국내에서도 수많은 학자들이 매진하고 있고 각기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만 과도한 혜택을 받는다면 다른 아이디어들은 고사될 수밖에 없다. 일본에서는 30세 여과학자도 자신의 아이디어로 연구에 개진할 수 있다. 한국에서 그 또래 과학자들은 지도교수 밑에서 단순 실험업무만 반복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우리나라 스포츠의 단상과도 겹친다. 소치 올림픽에서 컬링과 같은 비인기 종목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지만 이들 종목은 강세 종목이 아니라는 이유로 선수촌에서 밥도 먹을 수 없는 반면에 전통적인 강세 종목인 쇼트트랙에서는 매달 경쟁 끝에 파벌을 형성하는 악질적 행태 끝에 자국 선수를 반강제적으로 타국으로 보내는 사태에 이르게 되었다. 스포츠를 생각하지 않고 메달만을 생각하며, 과학을 생각하지 않고 성과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근본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연구자들의 상황도 생각해볼 점들이 있다. 박사들은 많지만 자기만의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과학자가 부족하다. 박사과정 학생들은 지도교수로부터 아이디어를 받아서 연구하기 전에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이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떠먹여 주는 방식의 학습에 익숙해진 한국 학생들이 자신의 발로 서야 하는 박사과정까지도 교수에게서 아이디어를 점지받는 셈이다. 스포츠에서만 역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상대의 성공에서 배울 점을 배우고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과학은 기술이기 전에 과학 그 자체의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는 마음으로 건강한 한국 과학의 생태계 구축을 위해 힘써야 할 때다.
  • 항암치료 온열요법, 의학임상논문정리 다룬 ‘나는 다 나았다’ 출간

    항암치료 온열요법, 의학임상논문정리 다룬 ‘나는 다 나았다’ 출간

    건강의 핵심이라 불리는 체온 관리, 온열 요법을 다룬 책 ‘나는 다 나았다’가 출간되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도서출판 자연과 생명은 원적외선 온열요법의 국내외 의학계 임상논문을 총정리한 ‘나는 다 나았다’를 소책자 형태로 지난해 12월1일자 출간해 판매하고 있다. ‘나는 다 나았다’는 암 치료를 위한 온열요법이 왜 종양세포까지 사멸하게 하는지에 관해 전문 의사들의 의학적 임상 견해 및 체험사례를 중심으로 정리해 소개한다. 실제로 닥터 콜리는 인체의 체온을 올려서 치료하는 온열치료법으로 1920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도 47도의 열에도 견디는 일반 세포와 달리 42도의 열에 사망하는 암세포의 원리를 이용해 체온을 42도로 유지하면 암 세포를 사멸할 수 있다는 내용을 방영하기도 했다. 직장암을 비롯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전립선암, 방광암, 담낭암, 신장암, 췌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든 많은 종류의 암을 치료하는데 있어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심부체온상승에 따른 열활성 단백질 생성에 있고 암세포의 경우 42도 정도의 열에도 사멸하기 때문에 일정시간 체온을 42도로 유지하면 암세포를 사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히포크라테스는 “온열치료를 통해 어떠한 질병도 극복해낼 수 있다. 온열요법으로 치료할 수 없는 병은 불치의 병이다”라고 말했으며, 고베의학연구소 나오히사 이시바시 의학박사는 “체온이 떨어지면 적혈구가 굳어지면서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노폐물과 독소가 배설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인간은 각종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나는 다 나았다’는 체온관리와 온열요법에 관한 의학적 중요 임상논문들의 핵심적 내용만 추려 일반인이 이해하기 좋은 문체로 간략하게 정리했다. 또한 암 환자뿐만 아니라 난치 질환으로 고통을 겪는 환자들에게 왜 상시적 온열요법이 필요하며, 온열요법의 현대 의학적 연구 결과와 임상사례에 대해서도 조명한다. 더불어 원적외선의 빛 에너지에 의한 온열 작용과 일반 열에 의한 온열 작용의 차이점을 구체적이면서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원적외선의 온열 임상효과에 대한 중요 논문을 국내 의학계뿐만 아니라 해외 의학계의 논문까지 망라해 소개하고 있다. 책에 수록된 주요내용은 온열요법의 항암치료, 손상세포 치료, 스트레스 완화효과, 해독효과, 면역기능 향상효과 등 의학적 치료근거와 원리, 효과 등이다. 또한 인체의 체온이 건강과 질병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체온을 상승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온열요법 방법과 온열요법시 주의해야 할 내용, 호전반응 등을 포함하고 있다. ‘나는 다 나았다’는 국내 온, 오프라인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소책자로 가격은 5,000원이다. 구입 문의는 자연과 생명(080-760-7575)으로 가능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디엔컴퍼니 ‘이지듀EX’, 美 비벌리힐스 오프라인 매장 오픈

    디엔컴퍼니 ‘이지듀EX’, 美 비벌리힐스 오프라인 매장 오픈

    미국 진출 계기로 전 세계에 제품의 우수성 알릴 것 대웅제약 관계사인 ㈜디엔컴퍼니(대표 윤재춘)는 지난 5일 미국 비벌리힐스에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이지듀(Easydew)EX’의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이지듀EX의 미국 진출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국내 중소기업들의 미주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제품 전용매장인 ‘K 소호 비벌리힐스(K.Soho Berverlyhills)’를 오픈하면서 이루어진 결과다. 이지듀EX는 병·의원 판매 전용 화장품으로 상피세포성장인자인 DW-EGF를 법적 최대 허용치(10ppm)로 함유하고 있어 피부 재생에 특화돼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피부과 및 성형외과에서 레이저 수술 후 피부의 재생을 돕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이지듀EX의 주요 성분인 EGF(상피세포성장인자)는 1986년 노벨의학상을 받은 성분으로써 체내에도 존재한다. 세포 증진 및 재생을 촉진하여 손상된 피부를 빠르게 회복시키고 촉촉하게 유지하며 피부노화를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 디엔컴퍼니 관계자는 “지난 10월 이지듀EX 전 제품에 대해 미 식품의약청인 FDA 등록 인증을 완료함으로써 세계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미리 마련했다”며 “이번 비벌리힐스 오프라인 매장 오픈을 계기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이지듀EX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 소호 비벌리힐스에는 ‘이지듀EX’를 포함해 중소기업중앙회가 특별히 선별한 국내 우수 생활용품 생산 기업 119곳의 771개 제품이 입점돼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당신의 책]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클라리사 에스테스 지음, 손영미 옮김, 이루 펴냄) 미국의 심리분석학자인 저자가 칼 쿠스타프 융의 원형 심리학에 기초해 여성의 내면을 분석했다. 저자는 전 세계 민담이나 설화, 동화에 담긴 의미를 통해 여성의 집단무의식 안에 존재하는 ‘어머니 늑대’의 원형을 찾는다. 늑대와 여성은 선천적으로 사랑이 넘치고, 적응력과 직관력이 뛰어나며, 씩씩하고 용감한 존재다. 여성은 오랜 세월 야성적 본능, 즉 여걸의 풍모를 잃고 살아왔다. 저자는 본능대로 살아가는 늑대처럼 여성도 내면의 원초적인 야성을 회복해 새로운 삶을 개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416쪽. 1만 8000원. 노벨의학상이 찾아낸 불로장생의 비밀, 텔로미어(마이클 포셀 외 지음, 심리나 옮김, 샘앤파커스 펴냄) 2009년 노벨생리의학상의 영예는 텔로미어를 처음 발견한 3명의 교수에게 돌아갔다. 염색체 끝부분에 있는 텔로미어는 유전자가 닳아 없어지는 것을 막아 줌으로써 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게 해 주는 존재다. 이론상으로는 텔로미어만 잘 보존한다면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이 책은 텔로미어 이론을 기초로 식사법, 운동법, 식단 등을 통해 실생활에서 응용할 수 있는 항노화 프로그램을 다루고 있다. 텔로미어의 주요 영양소인 단백질 섭취를 위해선 육류·계란 같은 동물성 식품을 반드시 먹으라 하고, 유산소 운동보다 무산소 운동 위주의 운동법을 제안하는 등 통념을 뒤집는 내용들이 적지 않다. 276쪽. 1만 4000원. 맵헤드(켄 제닝스 지음, 류한원 옮김, 글항아리 펴냄) 지도에 미친 괴짜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책 제목은 ‘지도광’이라는 뜻으로, 미국 유명 퀴즈쇼 ‘제퍼디’에서 최장 기간 우승 기록을 보유한 저자가 만든 조어다. ‘잡학의 대가’답게 지도 제작과 수집, 활용 등 지도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가장 기본적인 지도광은 수집벽이 있는 이들이다. 책은 ‘성지(聖地)지도’만 900여장 모은 레너드 로스먼을 소개한다. ‘장소 수집’에 열광한 이들도 있다. 미국의 각 주에서 가장 높은 지점을 모두 가 보는 게 목표인 이들이 결성한 ‘하이포인터스 클럽’의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보물 지도가 등장하는 소설 ‘보물섬’, 중간계 지도가 나오는 소설 ‘반지의 제왕’ 등 문학 작품에서도 지도광의 열정을 엿볼 수 있다. 424쪽. 1만 8000원.
  • 노벨상 석학, 대학원생 멘토로

    노벨상 석학, 대학원생 멘토로

    “우리는 이제 과학적 진실의 겉표면을 만지기 시작한 단계입니다. 연구를 통해 증명해야 하는 분야가 무궁무진합니다. 어떤 분야든지 자신이 열정을 갖고 연구할 수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세요.” 3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음식점에서 1998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노교수와 국내 학생들이 함께 식사하며 대화를 주고받는 ‘노벨 런치’가 열렸다. 2008년부터 건국대 석학교수를 지내고 있는 루이스 이그내로(72) 교수는 식사를 함께 한 5명의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학생에게 선배 의학도로서 자신의 연구 활동과 진로 설정 과정에 대해 진지하게 조언했다. 일흔 살이 넘은 나이에도 그는 자리를 함께한 20대 청년들 사이에서 가장 활기찼다. 어려운 연구생활 가운데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도 열정이라고 조언했다. 이그내로 교수는 이날 참석한 학생 5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의 대학원생과 멘토링을 맺고 앞으로 이메일 등을 통해 소통하기로 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美이어 日도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 허용

    미국 대법원이 논란이 돼 온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최근 허용한 데 이어 유도만능줄기(iPS) 세포 연구로 노벨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도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1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후생노동성 전문위원회는 후생노동성 지침을 개정해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연구를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위원회는 지침에서 배아줄기세포 임상연구를 금지하는 규정을 삭제하고 대신 ‘불임 치료에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었지만 용처가 없어진 수정란을 제공자의 동의를 받아 임상연구에 사용할 수 있다’는 규정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또 수정란 제공자에게 유전병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등 치료받는 사람을 지키기 위한 안전 대책도 요구하기로 했다. 다만 이미 기초연구용으로 만들어 둔 배아줄기세포를 임상연구에 사용하기 위한 조건은 합의하지 못해 추가로 논의한 뒤 정식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일본은 지금까지 iPS 세포를 이용한 임상연구는 허용하면서도 배아줄기세포의 임상연구를 허용하는 규정을 만들지 않았다. 배아줄기세포는 기초연구용 세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지침만 있었다. 사람의 수정란을 이용해서 만든다는 윤리적인 논란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 후생노동성은 2011년 의학, 법학 전문가로 이뤄진 위원회를 만들고 배아줄기세포 임상연구 지침을 검토해 왔다. 이번 결정으로 양쪽을 모두 허용함에 따라 일본의 재생 의료 응용 연구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국립육성의료연구센터는 배아줄기세포로 만든 간 세포를 중증 간질환에 걸린 신생아에게 투여하는 연구를 구상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 등에서도 눈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22개 의학전문대학원 8일부터 심층면접… 대비 이렇게 하세요

    22개 의학전문대학원 8일부터 심층면접… 대비 이렇게 하세요

    의학전문대학원 정시모집 심층면접이 8일~다음 달 10일 학교별로 실시된다. 주요 대학의 면접 일정은 고려대 8일, 가톨릭대·한양대 12일, 서울대 19일, 건국대 다음 달 3일 등이다. 수험 전문가들은 “면접시험 전까지 남은 기간 최근 이슈와 연관된 의학 상식·지식을 정리해 놓고, 자신이 지원한 대학의 기출문제를 꼼꼼하게 점검해 미리 대답을 정리해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얼마 전 고려대 의대생들이 동기 여학생을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의대생의 경쟁 위주 입시 때문에 정작 중요한 인성교육은 부족하다.’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지원자들의 인성 평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시된다고 지적된다. 의학교육입문검사(MEET) 준비만큼이나 인성 평가를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2일 서울신문이 웅진패스원과 함께 대학별로 최대 50%까지 반영되는 심층면접의 대비법을 알아봤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인성면접 자기소개서 바탕으로 질문 의학 전문대학원 심층면접은 인성면접과 지성면접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인성면접에서는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한 문제들이 주어진다. ▲지원 동기 ▲학습 계획 ▲가정환경 ▲학부 생활 등 지원자의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묻는다. 지성면접은 수학 능력과 지적 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면접이다. 생물학 및 의학지식·상식 및 노벨의학상 등 최근 이슈 사항에 대한 질문이 예상된다. 이때 각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된 대학별 면접 예시문항, 모범답안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 의사가 되려고 하는가.’ ‘왜 우리 학교를 선택하여 지원했는가.’ ‘안락사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말하시오.’ ‘사형제도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무엇인가.’ 등은 인성면접의 단골 질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올라와 있는 면접 후기와 각종 예상 질문들도 살펴 출제 범위와 유형을 정확히 파악해둬야 한다. 또 각종 예상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은 물론 상반되는 다른 의견도 정리해둬야 한다. 박창주 웅진패스원 본부장은 “인성면접 질문은 각 대학의 기출문제를 살펴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성면접에서는 MEET를 준비하며 습득한 생물학적 지식에 대한 질문뿐만 아니라 최근 사회 이슈와 관련된 심화 내용이 출제될 수 있다. 올해에는 ▲후쿠시마 원자로 폭발 ▲일본 대지진 발생 ▲태국의 홍수 등을 소재로 활용해 질병 발생 여부에 대해 물을 확률이 높다. 지난해 기출문제를 보면, 고려대 면접에서는 ‘한 여성이 살을 빼려고 3일간 단식하고 있다. 혈당을 중심으로 한 체내의 변화를 면접관과 토의하시오.’ ‘근육에서 포도당을 이끌어 내는 기작에 대해 설명하시오.’ 등의 질문이, 이화여대에서는 ‘골다공증의 위험요인에 대해 설명하시오.’, 한양대에서는 하품이 발생하는 과정에 대한 자율신경계의 반응에 관한 지문을 제시하며 ‘헤모글로빈의 산소포화도 곡선을 보고 하품이 발생한 이후 곡선의 이동 방향에 대해 예측해 보시오.’ 등의 질문이 출제됐다. ●총 6024명 지원… 평균 경쟁률 7.3대1 한편, 지난달 13일까지 진행된 22개 대학 정시모집의 원서 접수 결과, 모두 6024명이 지원해 7.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제주대학이 22대1로 가장 높았다. 주요 대학의 경쟁률은 서울대 4.79대1, 가톨릭대 2.14대1, 고려대 10.5대1, 한양대 3.35대1로 나타났다. 최종 합격자 발표는 한양대 25일, 가톨릭대 12월 1일, 서울대·고려대 12월 9일, 건국대 12월 12일 등이다. 대부분 의 대학에서 MEET 성적과 학부 평점평균, 공인영어성적(TOEIC, TEPS, TOEFL), 서류 평가 등으로 1단계 합격자를 발표한 후 1단계 점수와 심층면접 점수의 합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고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도움말 웅진패스원
  • 노벨의학상 보이틀러·호프만·스타인먼

    노벨의학상 보이틀러·호프만·스타인먼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복잡한 인체의 면역체계를 밝혀내 수많은 치료제 개발의 전기를 마련한 브루스 보이틀러(왼쪽·53·미국), 율레스 호프만(가운데·70·룩셈부르크), 랠프 스타인먼(오른쪽·68·캐나다) 교수 등 면역학자 3명이 선정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수상자들은 면역체계의 활성화를 위한 핵심 원리들을 발견함으로써 면역체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혁신시켰다.”고 설명했다. 보이틀러 교수는 미 캘리포이나 샌디에이고 스크립스연구소 석좌교수, 호프만 교수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 교수, 캐나다 출신인 스타인먼 교수는 미 록펠러대에 재직하고 있다. 보이틀러와 호프만 교수는 체내에 박테리아나 미생물이 들어왔을 때 감지하는 수용체 단백질을 발견하고, 단백질이 어떻게 방어라인을 구축하는지를 밝혀냈다. 스타인먼 교수는 면역계에 경고신호를 보내는 수지상(樹枝狀)돌기세포가 후천성 면역체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최초로 규명했다. 한편 록펠러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스타인먼 교수는 4년 전 췌장암 판정을 받았으며 지난달 30일 숨졌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이와 관련, 사망 사실을 몰랐으며 처리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노벨상은 추서되지 않는 게 관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나눔’ 송년 릴레이 인터뷰] ① 박명재 차의과대학 총장

    [‘나눔’ 송년 릴레이 인터뷰] ① 박명재 차의과대학 총장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흥미로운 자료를 공개했다. 대학이 학생에게 얼마를 교육비로 투자하는가를 보여 주는 ‘2009년 학생 1인당 교육비 투자 순위’가 그것이다. 경기 포천에 있는 차(CHA)의과학대학교는 설립 14년 만에 교육비 투자 순위에서 전국 173개 4년제 대학 가운데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다. 지난 8일 저녁 서울 태평로 한 중식당에서 이 학교 박명재(63) 총장을 만났다. 그는 창문 밖으로 내리는 함박눈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박 총장과 3시간 가까이 진행한 인터뷰의 주제는 ‘나눔’이었다. 그는 나눔과 섬김을 통해 의술(醫術)이 아닌 인술(仁術)로 국내 최초 건강과학종합대학 설립과 한국 첫 노벨의학상 탄생을 꿈꾸고 있었다. 장관에서 대학 총장으로 변신한 그는 달변가였다. 대담 최용규 사회부장 →교육비 투자 1위 대학에 선정된 것을 축하한다. -전국 173개 대학 중 1등인데, 교육 투자비란 학교가 학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교육 여건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지표다. 산술적으로도 우리 대학 1년 등록금이 760만원인데, 여기에 학교의 투자비는 6860만원으로 등록금 대비 9배의 투자비를 학생에게 돌려주는 셈이다. 교수 확보율을 높여 교수 1인당 학생이 3.8명 정도고, 학생 전체의 61%가 장학금을 받는다. 의예과는 학교가 설립된 1997년부터 지금까지 전 학년 모든 학생에게 전액 장학금을 성적과 관계없이 줬다. 순수 사립대학으로 포스텍이나 카이스트, 서울대보다 지급률이 높다는 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차의과대학의 설립과정에 대해 알려 달라. -그동안 의과대학 설립은 제한적으로 묶여 있었는데 김영삼 정권 들어와서 의료 소외지역에 허용한다고 해서 경기 포천과 제주도 중문의 이름을 따서 포천중문의과대로 출발했다. 학교 재단인 차병원은 산부인과를 중심으로 불임, 생식 그리고 요즘은 줄기세포를 세계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국제적 인지도를 위해 이름을 차의과학대로 바꿨다. 이름을 영어(CHA)로 하면 C는 기독교 정신(Christianity), H는 인간존중(Humanity), A는 대학(Academy)이 된다. 기독교 정신으로 인간주의를 실천하는 대학이란 의미다. →의과대를 졸업하면 무조건 차병원에서 근무하나. -그런 의무 조항은 전혀 없다. 우수 학생 유치는 우리 의도일 뿐이다. 정부에서 공무원 유학 보내면 3년 근무하게 하는 것은 없다. 60~70%는 우리에게 남고 나머지는 삼성도 가고 아산도 간다. 내가 최근에 발전기금 때문에 졸업생에게 전화를 했다. 처음으로. 연락하니 ‘연락하지 마시죠.’ 이런 분도 있다. →이것이 ‘아름다운 약속’ 캠페인을 하게 된 이유인가. -막상 총장이 되고 보니 학교 설립 후 14년이 지났는데 뚜렷한 비전과 발전계획이 없었다. 졸업한 동문을 찾아보니 6년 내내 전액 장학금 받고 의대를 졸업했는데도, 전화를 하면 왜 연락하느냐면서 따지는 사람도 많았다. 학생 스스로는 ‘내가 똑똑해서 장학금을 받았는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대로 가면 큰일이 나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우리가 교육을 잘못 하는 거 아니냐 하는 반성이 생겼다. 그래서 학생이 장학금을 받는 기본 취지 교육부터 시켜야겠다고 결심했다. 총장이 되고 나서 가장 먼저 장학금을 줄 때 증서 옆에 ‘아름다운 약속’이라고 제목 달았다. 장학금 받고 공부했으니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는 받은 이익을 다시 환원하라는 말이다. (사실) 아주 느슨한 약속이다. 미국 같으면 장학금 주면 반드시 되갚는데 우리는 그런 문화가 없다. 차의과학대는 주로 의대생들이지만, 훌륭한 의사 이전에 인술을 배워야 한다. 사회 모두가 성공만 꿈꾸지만 바르게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눔과 베풂, 섬김과 봉사 그런 정신이 중요하다. →졸업생들이 안면 몰수하면 그래도 섭섭하지 않나. -그래서 입학식날 장학금 줄 때부터 약속하자고 한 것이다. 직접 마이크를 들고 “여러분, 물론 우리가 여러분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것은 여러분이 공짜로 받고 공부한 다음에 혼자 누리지 말고 학교가 됐든 사회가 됐든 주위 이웃에게 나눠 주는 게 어떻겠냐.”고 설득하고 있다. 이게 바로 나눔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약속’이다. →아름다운 약속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나. -우리는 두 가지로 비전을 갖고 있다. 한국 최초의 노벨의학상 수상이 첫째 목표다.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난치병과 불치병을 치료하고, 인류에게 건강 100세의 꿈을 실현해 주는 최고 대학이 되는 것이다. 그러려면 돈도 더 많이 든다. 그러다 보니 설립자의 사재에만 의존할 순 없다. 97년에 학교가 생기고 현재 배출한 졸업생도 4~5회뿐이다. 그래서 2020년까지 세계 10대 종합 건강 의학 대학으로 가기 위해 발전기금을 좀 더 모아야겠다고 생각했다. 1년 반 만에, 조그만 대학인데도 83억원을 모았다. 2020년까지 학생 3000명, 교수 1000명, 1만 5000개 전국 대학 병상 설립, 그리고 한의과대학, 치과대학을 가지면 다 아우르게 된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인류에게 건강 100세를 실현하는 최고의 건강 종합 대학이 되는 게 최종 목표다.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 출신으로 대학 총장은 좀 이색적인데. -공무원 생활 34년 마치고 행정 관리하다가 의과대 총장이 됐다. 그전엔 대부분 의사가 총장으로 갔는데 더구나 관료 출신에다 보건복지부도 아니고 해서 당시 뉴스 거리였다. 취임식에서 딱 두 가지만 얘기했다. 나는 교육에 대해 잘 모른다. 배워 가면서 하겠다. 총장이면서 배워 가는 학생이다. 공직생활 때도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이었다. 우리나라 전 공무원을 직접 교육했다. 당시에 쓴 책에서도 공무원 교육이 변하면 나라가 바뀐다고 했다. 나라가 바뀌려면 행정이 바뀌어야 한다. 행정을 바꾸려면 그 주체인 공무원이 바뀌어야 하고, 공무원이 바뀌려면 공무원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교육이 바뀌면 공무원이 바뀌고, 공무원이 바뀌면 행정이 바뀌고, 행정이 바뀌면 정부가 바뀌고, 정부가 바뀌면 나라가 바뀐다. 즉 교육이 바뀌면 나라가 바뀐다. 그런 신념으로 대한민국 공무원 교육을 제로베이스에 두고 전부 바꿨다. 그게 바로 행자부 장관에 발탁된 계기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 가운데 린든 존슨 대통령 회고록이 있다. ‘내가 대통령직에 있으며 깨달은 유일한 진리는 미국의 모든 문제 해결 종착점은 교육에 있다. 더 나아가 세계의 모든 문제가 교육에 있다.’ 오바마도 그래서 교육에 투자하는 것 아니겠나. 그리고 교육 종사자들은 이를 넘어 교육의 의무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이화여대 김옥길 총장이 교수 시절 교정을 걸으며 ‘배운다는 것은 자유에 속하지만 가르친다는 것은 참으로 고상하고 무거운 의무’라고 했는데 교육의 중요성을 총장 하면서 깨달았다. →차의과대학에 들어오는 학생에 대한 기대도 있겠다. -최근 모든 의대가 의학전문대학원이 되니까 더 큰 문제가 생겼다. 전부 다 개업의 해서 돈을 벌고 안정된 직장만 얻으려 한다. 그래서 우리 대학은 너무 직업 정신에 투철한 사람은 안 된다. 프로페셔널이 돼야지 개업만을 목적으로 하면 안 된다. 연구하고 과학 하는 의과학도가 돼야 한다. 현재 차병원은 줄기세포와 생식 의학에서 세계의 길이 된다고 할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첨단 의학에 도전하고 연구할 사람이 많이 들어오면 좋겠다. 또 자기가 받은 것을 사회에 되돌리고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 오는 게 우리 대학의 소원이다. →차의과대학의 발전 방안에 대해 알려 달라. -앞으로 학생 수가 늘어나도 절대로 투자비는 줄이지 않겠다는 것이 내 신조다. 지금 발전기금을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구중심 대학을 만들어 학생과 교수의 연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20세기 최고의 치료법은 항생제였다. 페니실린과 마이신을 통해 노벨상을 받았다. 지금도 모든 병이 생기면 이 약을 투여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항생제로 극복하지 못하는 불치 난치병이 더 중요하다. 무너진 척추를 세우는 방법은 항생제가 아니라 새로운 치료법이다. 제가 총장으로 와서 가장 먼저 한 것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보건복지부 승인을 얻은 것이다. 앞으로 새로운 분야의 학문에 대해 연구하는 그런 학생이 와야 한다. →마지막으로 차의과대학에 오는 학생에 대해 말씀해 달라. -기업이나 회사도 마찬가지겠지만 의사로 성공하는 데도 조건이 있다. 첫째, 혼을 담아야 한다. 기업은 제품을 파는 데 혼과 열정을 담아서 한다. 혼이 없는 사람은 성공하지 못한다. 둘째는 창의성이다. 모든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서도 나중에 살아남은 사람은 힘이 강한 자도 덩치가 큰 자도 머리가 좋은 자도 아니다. 환경에 적응한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셋째는 소통이다. 성공하는 사람의 제일 중요한 조건은 소통하는 것이다. 소통을 안 하면 앞으로 나가는 방향을 모르게 된다. 마지막으로 성공하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내가 받은 것을 사회에 돌려주고 또 내가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는 태도다. 성공하는 사람은 아무리 어려운 조건에서도 기회와 가능성을 찾지만, 실패하는 사람은 아무리 기회가 좋아도 불평하고 문제점을 찾는다. 정리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노벨의학상 英에드워즈 교수

    노벨의학상 英에드워즈 교수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체외수정(IVF) 기술을 개발, 시험관 아기 탄생을 가능하게 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생리학자 로버트 G 에드워즈(85) 명예교수가 선정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4일 “전 세계 10% 이상의 부부를 포함,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불임 치료의 길을 연 에드워즈 박사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에드워즈 교수에게는 1000만 스웨덴 크로네(약 16억 7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위원회는 에드워즈 박사의 중요한 발견들이 현재의 체외수정 기술로 이어져 새로운 의학 분야가 등장했으며, 현대 의학 발달에 이정표가 됐다고 평가했다. 위원회는 그가 1950년대부터 체외수정이 불임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연구한 끝에 ‘인간 난자 성숙 과정’ 등 수정의 중요 원리를 발견하고 1969년 마침내 시험관에서 인간의 정자와 난자를 수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의 노력으로 1978년 7월25일 세계 최초의 시험관 아기인 ‘루이스 브라운’이 탄생했고,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400만명 이상의 시험관 아기가 태어났다. 인류의 불임치료 역사상 최고의 쾌거 중 하나로 꼽히는 시험관 아기 시술은 에드워즈 박사와 고(故) 패트릭 스텝토 박사의 공동 연구로 가능해졌다. 스텝토 박사는 체외수정술의 근간을 이루는 ‘난자 채취’에 성공, 에드워즈 박사를 물심양면으로 도왔지만 19 88년 사망해 노벨상 후보에서 제외됐다. 현재 에드워즈 박사와 직접 교류하고 있는 김정훈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그는 살아 있는 생식의학의 전설”이라면서 “오늘날 많은 불임 부부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시험관 아기를 직접 탄생시켜 인류에 크게 공헌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에드워즈 박사는 이날 노벨위원회로부터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전달받았지만 노환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아무런 공식 입장도 내놓지 못했다. 노벨위원회는 “불행히도 에드워즈 교수는 지금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하다. 하지만 그의 아내가 남편도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노벨상 수상자는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5일), 화학상(6일), 문학상(7일), 평화상(8일), 경제학상(11일) 순으로 발표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서울광장]‘노벨의학상 수상자 예정 송명근’/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노벨의학상 수상자 예정 송명근’/함혜리 논설위원

    부천 세종병원 흉부외과 복도에는 ‘어느 외과의사의 노력’이라는 제목이 붙은 액자가 걸려 있다. 그 안에는 심장수술에 쓰는 바느질법과 매듭법을 연습한 이불 조각과 방석이 전시돼 있다. 바느질의 주인공은 ‘심장 명의’ 송명근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다. 그는 미국 유학 당시 왼손과 오른손을 모든 각도에서 정확하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매일 밤 집에서 바느질 연습을 했다. 일부러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하면서 왼손을 훈련시켰다. 어릴 적부터 품은 그의 꿈은 노벨의학상을 받는 것이다. ‘인류에게 큰 기여를 한 사람에게 주는 최고의 상’이라는 노벨상의 의미는 어린 그의 가슴을 고동치게 했다. 의사가 되어 불치병을 정복하고 인류에 기여해서 노벨상을 받겠다고 다짐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갖고 있던 모든 교과서와 공책을 꺼내 표지에 커다랗게 써 넣었다. ‘노벨의학상 수상자 예정 송명근’. 노벨의학상은 송 교수에게 언제나 한 길만을 알려주는 북극성이 됐다. 그가 의사로서 일생을 바쳐야 할 과제로 선택한 것이 심장판막 문제다. 가장 위험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20년 전 미국 오리건대학 부속병원에서 전임의로 있을 때였다. 1960년대 기계판막을 최초로 개발한 앨버트 스타 교수는 기계판막 수술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지적한 송 교수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도 여러가지로 고민해 봤지. 얇은 판막을 어떤 크기로,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지만, 만든다 해도 그것을 어떻게 붙여야 할지 알 수 없다네. 그 문제를 해결한다면 노벨상 감이야.” 송 교수는 복잡한 심장근육의 움직임들을 물리학과 수학을 동원해 분석해 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수없이 많은 시뮬레이션을 거쳐 새로운 수술법을 개발했다. 20년간 자나깨나 문제 해결에 몰두한 결과물이 바로 카바(종합적 대동맥근부 및 판막성형) 수술법이다. 인체에 안전한 소재로 만든 링을 약해진 대동맥근부 벽에 고정시켜 줌으로써 환자의 판막이 스스로 작동하도록 해 주는 방식이다. 기존 기계판막 수술을 받았을 때 환자가 안고 살아야 하는 여러가지 위험과 부담을 일거에 해결한 카바 수술법은 2004년 4월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9차 대동맥외과 심포지엄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학회에 참석한 수천명의 학자들은 일대 혁명과도 같은 수술법을 개발한 송 박사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세계 판막시장은 연간 1조 5000억원대에 이른다고 한다. 이 시장을 10개 내외의 다국적 기업이 독과점하면서 엄청난 이득을 올리고 있다. 카바 수술법 개발로 이제 그 시장이 무너지고 한국이 심장수술의 메카가 될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달 말 유럽연합의 안전인증(CE) 평가가 나오면 유럽과 아시아 시장으로의 진출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이런 마당에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평가위원회가 안전성을 이유로 송 교수의 카바 수술법 사용을 잠정 중단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복지부에 제출했다. 혁신적인 의료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한 적이 없는 나라에서 태어난 값을 송 교수는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700명에 가까운 환자가 이 수술법으로 새 삶을 찾았다. 순수 국내 개발기술이니 수입대체 효과도 엄청나다. 외국에서도 전문의사들이 혁신적인 수술법을 배우러 몰려 온다. 그런데 정작 국내에서 이 수술법을 중단시키겠다니 어이없는 일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의료강국이 되려면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것은 세계적인 스타 의사를 확보하는 것이다. 각계의 권위 있는 거물들을 외국에서 모셔올 수도 없는 판국에 세계적 명성을 얻은 심장 전문의사의 손발을 묶으려 들고 있다. 자기 분야에서 소명의식을 갖고 끝없이 연구하는 사람들을 지원해 주고 그들이 더 큰 세상으로 나갈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사회만이 발전할 수 있다. 복지부의 현명한 마무리를 기대한다. lotus@seoul.co.kr
  • 노벨의학상 파이어 교수 특강

    한국과학창의재단은 17일 서울과학고에서 2 006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미국 스탠퍼드대 앤드루 파이어(50) 교수의 특별강연이 열린다고 15일 밝혔다. 파이어 교수는 자신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RNA 간섭현상의 발견’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파이어 교수는 유전자의 염기서열만 알면 암이나 에이즈도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 과학기술한림원 회원에 뽑혀

    노벨의학상 수상자인 루이스 이그나로 교수가 2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술한림원 2008년도 제2회 정기총회에서 초대 외국인 회원으로 선출됐다. 이그나로 교수는 건국대 석학교수로 초빙되어 KU글로벌랩을 운영하며 뇌혈관 계통의 새로운 치료약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올 노벨의학상 하우젠·바레 시누시·몽타니에

    올 노벨의학상 하우젠·바레 시누시·몽타니에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독일의 하랄트 추르 하우젠(72), 프랑스의 프랑수아 바레 시누시(61), 뤼크 몽타니에(76) 등 3명이 공동 선정됐다. 노벨의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산하 노벨위원회는 6일 자궁경부암 유발 바이러스를 규명한 공로로 하우젠 박사가, 에이즈 바이러스를 발견한 업적으로 바레 시누시·몽타니에 박사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하우젠 박사는 자궁경부암이 왜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 발병하는지, 또 바이러스가 인체에 확산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등을 규명했다. 하우젠 박사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100여종의 HPV 가운데 15가지의 변종이 있다는 사실이 규명됐고, 이어 자궁경부암 백신 개발의 토대를 마련했다. 바레 시누시 박사와 몽타니에 박사가 발견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는 인류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질병 중 하나인 에이즈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노벨상위원회는 설명했다. 1000만크로네(약 18억원)의 상금 중 절반은 하우젠에게 돌아갔고, 바레 시누시와 몽타니에는 총 상금의 4분의1씩을 가져가게 됐다. 수상자들에게는 상금과 상장이 수여되며, 오는 12월10일 열리는 시상식에 초대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핵심 과학자 포닥을 키워라-(상) 연봉·복지 실종된 한국의 ‘포닥’] 야구로 빗대본 한·미·일 연구원의 처우

    [핵심 과학자 포닥을 키워라-(상) 연봉·복지 실종된 한국의 ‘포닥’] 야구로 빗대본 한·미·일 연구원의 처우

    ‘박사후연구원´을 뜻하는 포스트 닥터(이하 포닥·Post doctor) 과정은 과학자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로 꼽힌다. 석사·박사 과정까지의 연구가 지도교수 관리감독 아래에서 과제를 제공받아 진행되는 반면 포닥은 자신이 원하는 연구를 주도적으로 시작하는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한 유명 과학자들이 이룬 성과의 대부분은 포닥 시절 시작된 경우가 많다.1953년 DNA 나선구조를 발표해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왓슨은 당시 포닥 신분이었고,‘사이언스´,‘네이처´,‘셀´ 등 유명 과학학술지를 장식하는 논문도 포닥이 주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한국의 포닥들은 스스로를 ‘포닭´으로 비하하며 처지를 한탄하기 일쑤다. 국가 과학의 대들보로서 당연히 대접받아야 할 한국의 포닥들이 이처럼 자괴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서울신문은 3회에 걸쳐 한·미·일 대표 연구소 포닥들의 현실을 비교하고 한국 포닥 시스템의 개선 방향을 모색해 본다. |워싱턴·도쿄 박건형특파원|“한·미·일 3국의 연구원 처우를 비교할 때 가장 정확한 말이 있습니다. 미국은 ‘메이저리그’, 일본은 ‘트리플A’ 수준, 한국은 그보다 두 단계 정도 낮은 ‘싱글A’나 ‘루키리그’ 정도 된다고 보면 틀림 없습니다.” ●美 NIH 초봉만 4만2000달러-韓 생명연 2000만원대 불과 미국 워싱턴DC 근교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생명과학 연구기관인 미국 국립보건원(NIH). 세계 각국에서 최고의 연구환경을 꿈꾸며 모여드는 이곳에서 한국인 박사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무려 800여명의 한국인 박사가 NIH 관련 기관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사를 취득한 후 NIH와 계약을 하는 박사후연구원(포닥)의 초봉은 국적을 불문하고 4만 2000달러다. 한국 최대의 생명과학연구기관인 생명공학연구원의 포닥이 2000만원대 초중반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많다. 일본이 자랑하는 기초과학연구소 이화학연구소(RIKEN)의 포닥은 매달 월급 30만엔에 주택보조금 5만엔씩을 지급받는다. 그러나 NIH와 RIKEN에서 일하며 현지 생활을 경험한 한인 연구원들은 한국과 미국, 일본 사이에는 연봉뿐 아니라 많은 부문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NIH 산하 국립노화연구소(NIA)에서 일하는 장모(35) 박사는 “포닥의 경우 대부분 결혼을 하고 자녀가 있기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체감도가 독신 때보다 두배 이상 높아진다.”고 말한다. 장 박사는 “미국의 물가가 비싼 것으로 생각하지만 교육비와 식료품비, 옷값은 절대적으로 한국이 비싸다.”면서 “미국이 연봉이 많기 때문에 한국보다 돈을 모으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의 포닥이 계약기간 내내 연봉이 전혀 변하지 않는 데 반해,NIH는 매년 성과에 따라 일정액이 상향 조정된다.RIKEN에서 포닥으로 2년째 근무 중인 김모(34) 박사 역시 “자녀 교육비가 전액 무료이고, 주택구입비의 절반을 보조받는 등 모든 면에서 한국보다 생활이 낫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 초고가 연구기기 갖춰 한국 포닥의 사정은 말 그대로 참혹하다. 국책연구소의 연봉 규정은 능력에 따라 포닥이 최대 4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3000만원을 받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자녀가 있는 경우 사교육비와 생활비, 주거비 때문에 맞벌이가 아니면 생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과학자들은 연구 여건면에서 매우 큰 차이가 난다. 연구원들이 각국의 격차를 야구리그에 비유하는 이유다. 미국의 경우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보이는 연구는 단시일내에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각종 실험재료를 따로 주문할 필요없이 연구소내의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을뿐더러 연구소내에는 대부분 초고가의 연구기기도 갖춰져 있다. 일본 역시 연구비 집행의 효율성을 좀 더 따질 뿐, 정부의 연구 지원면에서는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에서 포닥을 마치고 국내 대학에 재직 중인 한 교수는 “일본에서 연구하는 동안 연구기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연구를 못 한다거나, 실험비가 삭감당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kitsch@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술 즐기는 간박사 김정룡 한국간연구재단 이사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술 즐기는 간박사 김정룡 한국간연구재단 이사장

    흔히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한다. 간암이나 간경변 등 여러 간질환이 소리없이 조용히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만큼 두려운 질환이다. 올해는 B형 간염바이러스가 발견된 지 꼭 40년째가 된다.1967년 미국의 바루크 블럼버그(82) 필라델피아 명예교수가 처음 발견했으며 이 공로로 1976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다. 최근 일본 고베시(市)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소화기병학회 40주년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블럼버그 교수는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30∼50%는 급성 간염을 겪고 그 중 일부가 만성 간염상태로 넘어간다. 그런 환자들이 나중에 간경변이나 간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오늘날 1년 동안 보고되는 우리나라의 간암 환자 수는 1만여명에 달한다.40∼50대에서는 간암이 국내 암 발생 1,2위인 위·폐암보다 더 많이 발생한다. 간암 환자 중에서 간 절제수술이 가능한 확률은 고작 15% 안팎이며, 수술 후 재발될 확률은 무려 65%에 이른다.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세계최초 분리 1990년 이후 세계 보건기구 통계에 의하면 간암 수술을 받은 환자 중 85%가 B형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0∼1970년대 전체 국민 10%가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일 정도로 ‘간염 후진국’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수직 감염자’였다. 그래서 한때 유전병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간염 백신이 보급되면서 감염자 수가 서서히 줄기 시작했다. 신생아에게 간염 백신이 기본 접종으로 여겨졌다. 결과 현재에는 전체 20세 이하의 남녀 중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는 0.5∼2%로 뚝 떨어졌다. 이처럼 백신 발견과 보급은 우리나라 국민건강에 획기적인 공헌을 했다. 여기에서 되짚어볼 대목이 있다.1971년 국내의 한 학자가 B형 간염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혈청에서 분리하고, 그 후 급만성 간염과 간경변증 및 원발성 간암의 퇴치에 가장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헤파박스’가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간염 후진국’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 뿐만 아니라 1999년에는 C형 간염바이러스를 혈청으로부터 분리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해 세계 학계가 주목했다. 김정룡(72) 전 서울대의대 교수가 바로 주인공이다. 그는 지금까지 무려 530여편의 논문을 국내외 권위있는 의학잡지에 발표하고 현역 교수시절 50여명의 의학석사와 40여명의 의학박사를 배출해내 ‘간의학분야의 대부’로 꼽는다. 아울러 국민보건에 크게 이바지한 공로로 ‘대한민국과학상’‘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수상했다.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얼핏 일흔 넘은 나이로 쉴 법도 한데 그렇지 않다.‘한국간연구재단’ 이사장을 맡아 후학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면서 여전히 일반 환자까지 돌보고 있다. 말 그대로 연구와 봉사의 삶을 평생의 ‘업’으로 살고 있는 것.. 지난주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 위치한 재단 이사장실(白友軒)에서 김 박사와 마주앉았다. 먼저 근황을 물었더니 “보다시피 이 연구소에 나와 젊은 후학들에게 잔소리 좀 하고, 또 일산백병원에서 일주일에 이틀은 예약된 환자들을 봐주고 있다.”고 했다. 환자는 하루에 대개 100명 정도 진찰하는데 진료예약은 무리하지 않게 3개월 단위로 끊고 있다고 했다. 김 박사는 1970년에서 1999년까지 한창 연구 중일 때도 1년 이상 예약 치료환자 1 만 5390명을 진료했으며 이후 2001년 8월까지 1년 동안 4000여명의 외래 예약환자수를 갖고 있을 정도였다. 그것도 대개 ‘사형선고’를 받은 환자들을 상대로 했다. 때문에 눈이나 얼굴피부만 봐도 간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금방 파악될 만큼 득도의 경지에 이르렀다. 불쑥 호기심이 발동했다. 열심히 사진 촬영 중인 사진기자와 함께 간의 상태가 어떠냐고 연달아 물었다.“벌써 (얼굴을)봤어. 아직 괜찮아.”하며 껄껄 웃었다. 눈 흰자위에 약간 황달기가 있거나 거무튀튀한 간성얼굴이 보이면 간경변으로 의심한다는 것.. 술과 간암의 관계는 어떨까.“간암은 주로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해 진전되므로 술과 직접적인 관계는 거의 없다.”고 전제한 뒤,“개인차가 있겠지만 예를 들어 양주 반병을 10년 동안 매일 마셨다면 간경변으로 갈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또 “흔히 애주가들은 건강진단 때마다 ‘알코올성 지방간’ 얘기를 많이 듣게 된다.”면서 이럴 경우 약물복용에 주의하고 또 뚱뚱한 사람은 체중조절을 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정기간 간을 쉬게 하면 알코올성 지방간은 거의 없어진다는 것. 특히 간에 좋다는 약이든, 숙취에 좋다는 약이든 되도록 먹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술을 좋아하는 부모나 동료 선후배들을 생각한답시고 약을 선물하게 되는데 이는 절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라고 했다. ●술과 간암 직접적 관계 없다 그렇다면 ‘최고의 간박사’는 어떤 음주습관을 가지고 있을까.“주말과 휴일에 술 마실 일이 많아 특별한 일이 아닌 경우 월·화·수요일에는 외부 약속을 안 한다.”고 했다. 최소 일주일에 3일은 간을 쉬게 하는 셈이다. 주량은 위스키 반병 정도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술은 원래 원숭이가 발견했으나 인간이 이를 훔쳐먹은 데서 시작됐다.”면서 “따지고 보면 술처럼 좋은 약도 없다. 그래서 인류 역사상 망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반가운 사람끼리 만나 즐겁게 웃으며 마시는 술은 결코 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나이보다 건강해보인다고 하자 “일을 하는 게 가장 건강을 지켜주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김 박사는 함경남도 삼수에서 태어났다. 인근의 갑산과 함께 ‘삼수갑산’으로 알려진 곳이다. 어머니가 태몽으로 ‘청룡’을 꾸어 이름을 정룡(丁龍)으로 지었다. 그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화상을 입어 사흘 동안 사경을 헤매는 고비를 맞기도 했다. 정룡의 위로 5남매를 두었으나 모두 병으로 일찍 죽은 터여서 당시 부모의 걱정은 이만저만 아니었다. 또 정룡이 여섯살 때 두 동생이 생겼으나 바로 아래 동생은 네살 때 병이 생겨 약이 없어 죽었고, 또 다른 동생은 홍역을 앓다가 죽었다. 이때까지 여덟 형제가 있었으나 정룡 혼자만 남겨두고 다들 일찍 세상을 떠났다. 정룡은 초등학교 5학년 때 8·15광복을 맞았고,3년 후인 1948년 가족들과 함께 남한으로 내려와 큰고모부가 있던 목포에서 살게 됐다. 목포고를 2회로 졸업한 그는 동생의 죽음과 슬퍼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지울 수가 없어 의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결국 1959년 3월 서울대 의대를 차석으로 졸업하면서 평소의 꿈이었던 의사의 길을 걷게 됐다. 의사였던 한정애 여사와 결혼, 슬하에 2남1녀를 두었으며 두 아들과 사위가 현재 의사로 활동 중이다. 장인이 1970년 서울대총장을 지낸 고 한심석 의학박사다. 국민 10명 중 1명이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라는 사실에 간연구를 시작한 그. 후배들에게 평소 “인술(仁術)을 지향하는 의사는 진료, 연구, 교육을 삼위일체로 여기고, 생명존중의 겸허한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힘이 닿을 때까지 환자를 보고, 자리에 앉아 있을 때까지 연구에 매달리는 일”이라고 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간질환 이겨내는 생활 십계명 (1) 적어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정기검사를 받아라. (2) 간을 좋게 하는 특효약이나 음식은 별로 없다. (3) 인내심을 갖고 병 관리에 최선을 다하라. (4) 늘 손을 깨끗이 씻고, 주변 환경을 청결하게 하라. (5) 반드시 간염 예방백신을 맞아라. (6) 술은 마셔도 좋으나 반드시 휴간일을 둬라. (7) 흡연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나 지나친 흡연은 간에 해롭다. (8) 양치질을 안 해도, 기름진 음식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날 때, 과로하지 않았는데 피곤하거나 이유 없이 소화가 안될 때, 소변이 붉게 나올 때는 반드시 검진을 받아라. (9) 피로는 금물. 피곤을 느끼면 휴식을 취하라. 10 의사의 말을 절대적으로 믿고 따라야 한다. ■ 그가 걸어온 길 ▲1935년 함남 삼수 출생. ▲53년 목포고 졸업. ▲59년 서울대 의대 졸업. ▲66년 동대학 대학원 의학박사. ▲67∼70년 하버드대 보스턴시립병원 내과연구원. ▲77∼78년 런던대 왕립병원, 하버드대 메사추세츠병원 내과연수. ▲78∼90년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분과장, 내과과장. ▲85∼2000년 서울의대 간연구소 소장. ▲85년∼현재 한국간연구재단 이사장. ▲87년 한국간연구회 회장. ▲88∼92년 아시아·태평양소화기병학회 회장. ▲2000년∼현재 서울의대간연구소 특별연구원. # 상훈 대한의학협회 학술상(73년), 대한민국 과학상(83년), 동아일보 제정 올해의 인물상(83년), 국민훈장 모란장(84년), 호암상(95년), 관악대상(01년) 등. # 주요 저서 간염은 치료된다,B형간염 백신에 대한 연구, 간박사가 들려주는 간병 이야기 등.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