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노벨상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 노동자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 삿포로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 아리랑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 공항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093
  • 美 “김정은 숙박료 대납 안 한다”

    미국 정부는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 때 북한 측의 호텔비를 대신 부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미국에 싱가포르 회담 비용을 지불해 달라고 요청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미 정부가 북·미 정상회담에 참가하는 북한 측의 체류비를 지불하지 않는다”며 “백악관도 이같이 언급했다”고 답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이어 “세라 샌더스(백악관 대변인)가 분명히 했듯이 그들(북한 관계자들)은 다른 국가들에 (북한 체류 비용을) 대신 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앞서 지난 1일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박료를 대신 내는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그러나 북한이 이를 모욕적으로 느낄 것을 우려해 싱가포르가 대납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응엥헨 싱가포르 국방장관은 지난 2일 북·미 정상회담 비용을 부담할 의사가 있다며 “그것은 역사적 회담 과정에서 작은 역할을 하기 위한 비용”이라고 말했다. 다음날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반핵단체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이 핵무기 금지 및 제거를 위한 노력에 공헌하는 차원에서 “(김 위원장 측의) 싱가포르 정상회담 호텔비를 지불하겠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中 심기 건드리는 대만

    대만이 타이베이에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의 동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대만은 오는 7월 13일 타이베이 ‘101 마천루’ 인근에 류샤오보의 동상을 세울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 중문판이 4일 보도했다. 이곳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 류샤오보 동상 건립이 중국 정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서 양안(兩岸) 관계에 새로운 돌발 악재로 등장할 것이라고 NYT가 전망했다. 다음달 13일은 류샤오보가 옥중 사망한 지 1주기가 되는 날이다. 그는 2009년 국가전복선동 혐의로 11년형을 선고받고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지난해 5월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 국제사회는 간암 치료를 위해 류샤오보의 출국을 간곡히 요청했지만 중국 정부가 끝까지 그의 출국을 불허해 논란이 됐다. 류샤오보 동상 건립을 추진하는 곳은 미국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는 ‘류샤오보의 친구들’이라는 비영리 단체이다. 이 단체의 회장인 우얼카이시(吾爾開希)는 “대만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상징”이라며 “류샤오보의 동상을 타이베이 한복판에 세우는 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류샤오보 동상은 그의 상징이 된 ‘빈 의자’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류샤오보는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중국 당국의 불허로 참석하지 못했다. 때문에 시상식장 빈 의자에는 그의 노벨상 메달과 증서만 덩그러니 놓여졌다. 이후 빈 의자는 그를 추모하기 위한 상징이 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응교 교수-작가의 탄생] 더 낮은 곳으로… 순례하는 여행자, ‘손’보다 ‘발’로 먼저 쓴 서울 이야기

    [김응교 교수-작가의 탄생] 더 낮은 곳으로… 순례하는 여행자, ‘손’보다 ‘발’로 먼저 쓴 서울 이야기

    정말 칠십대 노인일까. 너무 젊게 보이는 그가 다가왔다. 낮게 웃는 편한 얼굴을 대하자 190㎝ 정도의 큰 키가 주는 위압감은 금세 사라졌다. 2013년 10월 12일, 동국대 정각원에서 그와 대담하기로 한 날이었다.“김 선생 작품 중 영어로 출판된 책이 있어요? 읽고 싶어요.” 만나자마자 상대의 책을 읽고 싶다고 묻는 외국 작가는 처음이었다. 후에 알았는데 그는 만나기로 한 작가가 있으면, 되도록 그의 작품을 읽고 만난다고 한다. 상대의 책을 읽고 만나려는 예의를 느낄 수 있었다. 이날 몇 가지 질문을 했는데 모두 겸손하게 받아줬다. ●“서울은 아름답게 반짝이는 깨진 유리 간직”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78)는 1940년에 프랑스 니스에서 영국계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소개할 때 그는 프랑스혁명 때 공포정치를 피해 모리셔스 섬에 정착한 이민자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말하곤 한다. 태어나자마자 독일군이 점령한 프랑스에서 빈궁한 생활을 경험했고, 어린 시절을 아프리카에서 지냈던 체험은 그의 소설 곳곳에 나온다. 오랫동안, 나는 어머니가 흑인이기를 꿈꿔 왔다. 아프리카에서 이 나라, 이 도시로 돌아왔을 때, 나는 아무도 알지 못했고, 이방인이 되어 있었다. 그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난 어떤 이야기를, 어떤 과거를 혼자 지어냈던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가 은퇴할 나이가 되어 우리와 함께 살기 위해 프랑스로 돌아왔을 때, 나는 아프리카인은 바로 그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나는 과거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이해해 봐야만 했다. 그리고 그 추억을 담아 이 작은 책을 썼다. (르 클레지오, ‘아프리카인’, 문학동네, 2005, 7~8쪽) 1960년 젊은 시절, 알제리 민족해방운동에 대항하는 프랑스군에 참전해야 할지 고민하기도 했다는 그는 태국에서 지내며 유교, 도교, 불교적 가치를 익히기도 했다. 그는 늘 순례하는 여행자였다. 그의 노마드적 삶은 고독한 구도자의 순례길이었다. 그가 살아온 이력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한 인물이 성숙해 가는 과정을 보여 준다. 이런 과정을 거쳐 소외된 사람들, 제3세계의 시각에서 그는 글을 써 왔다. 단순한 이국인의 눈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소설 속에 들어가 그늘진 등장인물의 말을 대신해 주려고 한다. 작중인물에 작가가 거의 빙의(憑依)된 상태라고나 할까. 어릴 때 아버지가 보는 잡지에서 한국전쟁 사진을 처음 봤던 그는 2001년에 한국을 방문하고 독학으로 한글을 공부한다. 2007년부터 1년간 이화여대 석좌교수를 지내며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긴다. “김소월 시 ‘진달래꽃’, 윤동주 시 ‘별헤는 밤’, 황석영 소설 ‘삼포 가는 길’, 이청준 소설 ‘예언자’를 좋아합니다.” 그가 좋아하는 한국문학 작품도 대부분 여행이나 디아스포라의 여정을 담은 작품들이다. 지난해에 낸 중편소설 ‘빛나’를 읽으면 그가 서울을 샅샅이 몸으로 체험하며 썼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지하철에서는 유리창에 비친 사람들 모습을 볼 수 있지만 그 영상은 흐릿하기 일쑤다. 게다가 내가 관찰하고 있다는 사실도 금방 들킨다. 모든 사람이 유리창을 향해 있기에, 그들에게도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이 잘 보인다. 그런 면에서 버스가 훨씬 쉽고 편하다. 낮에는 창문으로 거리의 사람들을 마음껏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르 클레지오, ‘빛나’, 서울셀렉션, 2017, 14쪽) 그는 손으로 쓰기 전에 발로 쓴다. 몸으로 세포로 체험해 보고 쓴 글이다. 이 소설에는 어떤 길이 있을까. “흥미로운 서울을 저는 ‘깨진 거울’로 생각합니다. 전체보다는 깨진 조각으로 빛나고 있는 유리 같아요. 그래서 서울은 다양한 인상을 줘요. 판타지가 넘치고, 다양한 상상력이나 감성이 충만합니다. 아름답게 반짝이는 깨진 유리를 서울은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에는 깨진 유리처럼 조각조각 이야기들이 나온다. 주인공 ‘빛나’는 전신이 마비된 다른 여성에게 서울에서 본 다섯 가지 이야기를 해 준다. 이야기들은 전혀 관계가 없으면서도 각기 나름의 빛을 반사한다. 처음엔 집중해서 읽기가 어렵다. 너무도 어려운 퍼즐 맞추기와 비슷하다. 각각의 이야기는 서로서로 연결된다. 지하철 같은 칸에 탔던 사람들이 언젠가는 서울이라는 대도시 어디에선가 다시 만날 운명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빛나’, 190쪽)조금 맞추기 시작하면 조각난 이야기끼리 연결되면서 헤어나기 힘들 정도의 흡인력으로 독자를 빨아들인다. 첫째, 열아홉 살 주인공 ‘빛나’는 전라도에서 자라다 서울로 왔다. 반지하방에서 쥐와 고군분투하던 빛나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여인 살로메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알바를 맡는다. 고단하게 살아가는 ‘빛나’는 청년실업시대의 청년이다. ‘빛나’는 얼굴 없는 스토커를 통해 대도시의 공포를 체험하기도 한다. 딸이 둘 있는 르 클레지오는 여성을 소설 주인공으로 쓰길 좋아하는데 이 소설 역시 여성이 주인공이다. 둘째, 희귀한 병에 걸려 전신마비가 된 채 죽어가는 40대 환자 살로메와의 만남이다. 대도시 서울에 사는 몸과 마음이 병든 ‘부서진 주체’의 모습이다. 병든 그녀는 더 재밌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빛나’를 따라다니는 스토커를 고용하기도 한다. 셋째, 비둘기를 키우는 조한수씨 부부 이야기다. 38선을 넘어오던 어릴 때, 조씨 어머니는 비둘기 한 쌍을 데려왔다. 나이가 든 조씨는 비둘기에게 북녘 고향땅으로 편지 나르는 훈련을 시킨다. 북쪽에 두고 온 가족을 그리며 분단국가에서 살아가는 슬픈 실향민의 모습이다. 넷째, 미용실에 홀연히 나타난 키티라는 고양이 이야기다. 키티 목에 걸린 작은 가방에 쪽지를 넣으면서 주민들은 대화를 한다. 키티가 전해주는 신비한 이야기를 미용실 원장은 기다린다. 메신저 고양이의 역할에 어두운 동네에 작은 빛이 드리운다. 아파트에 고립된 사람들을 따뜻하게 이어 주던 키티는 어느 날 조용히 사라진다. 다섯째, 나비라는 아이돌 가수의 길이다. 교회에서 찬양하면서 행복했던 나비는 목사에게 성추행을 당한다. 아픔을 이겨내고 가수의 길을 걷던 나비는 마침내 탐욕스러운 사내의 희생양이 되어 모든 걸 빼앗기고 목숨을 끊는다. 아이돌 스타의 성공과 슬픔, 그 그늘진 뒷골목이다. 여섯째, 부모에게서 버림받는 아이와 몰래 그 아이를 키우는 간호사 이야기다. 보육원에서 양부모를 기다리는 아기들과 달리 자란 나오미는 성장하면서 이상한 능력을 보인다. 일반인에게는 보이지 않는 영혼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젊은이, 영혼이 병든 환자들, 분단으로 고통받는 실향민, 소비사회에서 소비되는 아이돌,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 등 작가가 조명하는 여섯 가지 순례길은 외면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주변인 곁으로 다가가는 그의 관심은 제주도 해녀를 담은 소설 ‘폭풍우’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2011년 명예 제주도민이 됐다. 작가는 방배동 서래마을, 신촌, 당산동, 오류동 등 서울 곳곳을 조명한다. “서울에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 살아요. 다채로운 이야기와 신화가 창조되는 서울은 ‘다층성’이 두드러지는 공간이지요. 풍부한 상상이 가능한 공간입니다. ”서울의 다층성을 강조하는 그의 말대로, 이 작품에는 다양한 계층의 인물이 등장한다. 대도시의 풍광, 분단 문제, 종교 문제, 대중문화의 문제 등 다양한 주제들이 녹아 있다. 상황 설정이나 섬세한 묘사가 자연스러워 읽다가, 가끔 한국인이 쓴 소설로 착각하기도 했다. 그의 소설은 절망에 빠지지 않는다. ‘황금물고기’ ‘라가’ ‘빛나’에는 비극적인 운명에 견디며 맞서는 인물들이 나온다. 이 모든 이야기를 나누던 살로메가 세상을 등지고 ‘빛나’는 단독자로서 살아갈 것을 다짐하면서 소설은 끝난다. 강남에는 비가 내리고, 인천 쪽에는 태양이 빛난다. 비를 뚫고 북한산이 북쪽에서 거인처럼 떠오른다. 이 도시에서 나는 혼자다. 내 삶은 이제부터 시작될 것이다. (‘빛나’, 237쪽) ‘빛나’라는 이름은 ‘빛나다’에서 만든 이름이다. 화려한 도시 이면에 울적한 어둠을 담아낸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빛나’라는 제목처럼 빛나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상처받은 사람들 곁으로 처음 만났던 6년 전 그날, 그는 넘어져 팔을 크게 다쳐 병원에 들러 일곱 바늘을 꿰매고 왔다. 오랜 강연과 대담을 마치고 사람들이 그 곁으로 와서 사진 찍으려 했다. 붕대를 감은 오른손 대신 왼손으로 계속 사인해줬다. 사진 찍기를 바라는 분들을 외면치 않고 나직하게 웃으며 받아주셨다. 사진 찍다가 옆에 앉은 나에게 또 “김 선생의 비평이든 작품을 읽고 싶다”고 또 말했다. 나는 선생님 귀에 가까이 대고 소곤대듯 말씀드렸다. “선생님 저는 수준이 낮은 작가예요.” 그러자 그는 갑자기 내 오른쪽 어깨에 손을 올렸다. 힘내라는 뜻일까. 그 미소와 큰 손길이 고마웠다. 함께 저녁식사를 하러 가다가 광화문에서 시위대를 만났다. 그는 저 시위는 어떤 목적으로 하는 것인지 세세히 물었다. 그날, 왜 그가 모리셔스 섬을 점령한 영국을 부당하게 생각하여 아버지의 모국어인 영어가 아닌 프랑스어를 ‘작가 언어’로 택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날, “이민자들은 사회를 위협하는 적이 아니라 문화를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존재”라고 했던 그의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촛불혁명을 세계사의 중요한 순간으로 평가하는 르 클레지오는 소설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모든 사람, 특히 낮고 상처받은 사람들 곁으로 다가가는 문사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북·미 ‘마지막 반전’은 평양 정상회담?

    트럼프 노벨상 위한 ‘깜짝 카드’ 北 조명록 방미 후 클린턴 방북 2000년 상황 재현 가능성도 6·12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그 장소는 싱가포르일 것이라는 점은 기정사실처럼 돼 있다. 지난달 10일 북·미 양측이 정상회담 일시와 장소를 ‘6월 12일 싱가포르’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그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을 전격 취소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긴 하지만 회담 장소는 여전히 싱가포르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북·미 양측의 실무진이 이미 싱가포르에 들어가 회담 준비를 하고 있다. 나아가 지금은 구체적인 회담 장소로 싱가포르의 샹그릴라호텔, 이스타나 대통령궁, 센토사섬 카펠라호텔 등이 거론되는 거의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 그런데 상황이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롤러코스터를 타자 혹시 회담 장소도 막판에 바뀌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1일 미국을 전격 방문하자 북·미가 ‘마지막 반전’으로 평양을 회담 장소로 합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앞서 2000년에도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인민무력부 총정치국장이 미국을 찾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을 만난 것을 계기로,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이 합의됐기 때문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싱가포르’라는 장소를 거의 언급하지 않는 점도 이런 추측에 기름을 붓는 요인이다. 물론 현재로서는 이런 관측이 호사가들의 추측에 가까운 측면도 있지만, 정황을 살펴보면 아예 터무니없지는 않다는 시각도 있다. 우선 싱가포르에서 사전에 공개된 회담을 하기 위해 평양을 비우는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입장에서 매우 부담스럽다. 이 기간 만에 하나 권력 공백에 따른 정변이 발생할 우려 때문이다. 이런 우려 때문에 김 위원장은 물론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도 북한 정상은 단 한번도 외국 방문 일정을 사전에 노출하지 않고 극비리에 움직였다. 따라서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설득할 수만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으로 부르는 게 안전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할 수만 있다면 한반도와 관련한 역사성도 없고 중립지대에 불과한 싱가포르보다는 미국 정상 최초로 북한 땅을 밟는 게 그림상으로도 좋고 노벨상 수상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는 북·미 간에 협상이 잘될 경우, 즉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얻은 게 많다는 평가가 미국 여론 사이에서 내려지는 경우가 전제돼야 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실제로 북·미 정상회담의 평양 개최 가능성을 아직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장소 변경에 대한 변수는 북한보다는 미국 내 여론”이라고 분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20여년 태양전지 한 우물...과학에 우연은 없다”

    “20여년 태양전지 한 우물...과학에 우연은 없다”

    “지난 20여년간 태양전지라는 한 우물만 팠더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런 영광을 안게 된 것 같습니다.”제28회 호암상 공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박남규(58)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30일 이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호암상은 호암재단이 인문사회, 예술, 과학기술 등 5개 분야에 걸쳐 주는 상으로 특히 공학상과 과학상은 국내 최고 권위를 가진 상이다. 이번 시상식은 다음달 1일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열린다. 박 교수는 상장과 순금 50돈짜리 메달, 상금 3억원을 받는다. 태양전지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평가받고 있는 박 교수는 지난해 9월 글로벌 학술정보분석 서비스 기관인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선정한 ‘가까운 장래에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구자 22명’에 한국인 과학자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에서 노벨 과학상 후보로 한국 과학자를 꼽은 것은 유룡 카이스트 화학과 명예교수 이후 두 번째이다. 그가 처음 태양전지 연구에 뛰어들게 된 것은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97년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있을 때 염료감응 태양전지 연구를 시작하면서다. “태양전지 연구의 핵심은 높은 효율과 낮은 발전단가의 기술 확보입니다.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낮은 발전단가라는 목표는 달성할 수 있었지만 높은 효율에는 한계가 있었지요. 그래서 빛 흡수율이 높아 발전효율을 높일 수 있는 물질을 찾기 시작했던 거죠.” 연구에 돌파구가 열리지 않아 고민하던 그는 2007년 한 학회에 참석했다가 빛 흡수율이 좋은 페로브스카이트라는 물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페로브스카이트의 가능성을 본 박 교수는 연구를 거듭한 끝에 2012년 고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과학의 발견에는 우연이 종종 끼어든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우연한 발견은 없어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발명도 오랜 시간을 꾸준히 투자한 필연의 산물일 뿐이지요.” 박 교수가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실리콘 소재 태양전지의 문제점들을 개선해 태양광 발전의 보편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 교수의 연구 이후 현재까지 관련 연구논문은 9000편이나 쏟아졌다. “페로브스카이트를 태양전지에 사용했을 때 다른 물질보다 효율이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물질 특성과 높은 효율의 상관관계를 찾는 근원적 연구를 통해 초고효율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게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北 레짐체인지 없다’ 듣고 싶은 김정은… 트럼프가 확답 안 해

    ‘北 레짐체인지 없다’ 듣고 싶은 김정은… 트럼프가 확답 안 해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극적인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돼 65년 만에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가 한껏 높아졌다가 갑작스런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로 분위기가 급속 냉각되는가 싶더니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열려 다시 훈풍이 부는 등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날아드는 충격적인 뉴스로 한반도의 앞날이 시계제로인 가운데 방한 중인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명예교수를 28일 서울에서 만났다. 북한과 미국을 동시에 잘 아는 대표적 전문가인 박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속내, 북한의 핵 포기와 미국의 대북 체제보장이 가능할지 등에 대해 특유의 식견을 드러냈다.→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이 한 달 사이 두 차례나 열렸고, 북·미 정상회담 개최도 논의되는 등 연일 숨가쁜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의 한반도 정세가 과거와 다른 점이 있을까. -무엇보다 정상들이 누구인지가 과거와 다르다. 이런 방식의 정상회담은 과거엔 생각도 못 했다. 정상과 정상이 만난다는 건 사전에 상당한 준비를 해야 한다. 지난 26일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만 해도 준비를 전부 생략하고 정상들이 만났다. 북·미 정상 간 만남도 현재 준비 부족 상태다. 따라서 진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 참모 중 누구한테 얘기를 듣느냐에 따라 극과 극의 의견 나오니까 트럼프도 지금 정신이 없는 상태다. 트럼프는 이거(북·미 정상회담) 하면 국제적 이목과 찬사를 받겠다 싶은 생각, 어느 대통령도 못한 걸 내가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덕으로 알고 고맙게 생각한다. 물론 결과가 어떻게 날지는 모른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라면 공이 어디로 튈지 누구나 안다. 하지만 트럼프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오히려 낙관적인 요인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했다가 다시 할 수도 있는 것처럼 말하는 등 오락가락하는데 이유가 뭘까. 협상 전술일까. -트럼프는 원래 결정을 못 하는 사람이다. 원래 그런 사람이다. 내가 교수로서 얘기한다면 사고 능력이 굉장히 떨어지는 사람이다. 그래서 진짜 이 회담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자기 혼자 진심으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이 진정으로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보나. -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사가 절대적으로 있다. 조선반도에 핵이 없어야 한다는 게 김일성의 유훈이다. 북한은 지금도 김일성이 지배하는 나라다. 북한에서 김일성의 유훈은 성경 말씀과도 같다. →핵을 포기했다가 나중에 미국이 변심하면 무장해제 상태가 될 것으로 걱정하지 않을까. -북이 핵을 포기한다는 것은 현재 갖고 있는 핵무기와 핵시설을 포기한다는 의미다. 그걸 포기하더라도 핵을 만들 수 있는 기술과 인력, 경험, 자원은 여전히 남는다. 북한은 이미 핵보유국인 것이다. 갖고 있는 핵은 없앨 수 있지만 핵을 다시 만들 능력은 영원히 자기 것이다. 핵보유국이란 핵탄두를 지금 몇 개 보유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핵을 언제라도 만들 수 있는 나라를 말한다. 따라서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는 현재의 핵무기를 없애고 더이상 핵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비핵화의 대가로 북한 체제를 보장해 줄까. -미국에게 북한은 악마 내지 불량국가이기 때문에 쉽게 체제보장을 해 줄 수 없을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도 적(敵) 중의 적인 미국한테서 제재받으면서 그 고생을 해 왔는데, 미국이 체제보장을 해 준다는 말을 쉽게 믿겠나.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은 안전할 것이고 계속 북한 지도자로 있을 것”이라며 체제보장성 발언을 하지 않았나. -지금 김정은이 원하는 건 개인적인 신변 보장이 아니다. 국가지도자인데 ‘너 혼자 잘살게 해 줄테니 핵 포기해’라고 하면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김정은을 공격 안 하겠다’는 정도로는 북한을 설득하지 못한다. 북한이 미국에 원하는 답은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를 안 하겠다는 약속이다. 그런데 아직 그런 말을 트럼프가 안 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체제를 진정으로 보장해 줄 준비가 안 돼 있는 것이다. →지난 26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할 경우 미국에서 체제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것을 확실히 믿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을 문 대통령에게 표출했다는데. -나도 트럼프를 못 믿겠다. →그렇다면 북·미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나. -정상회담은 할 거다. 악수는 할 거다. 트럼프 앞에 노벨상이 아른아른하니까. 하지만 최종적인 합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는 앞으로 잘해 보자는 원론적 합의를 하고 이후 계속 협상을 통해 진전시키는 방법이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북·미 정상회담을 하려는 걸까. -트럼프는 돈을 최우선시하는 사람이다. 북한을 봉쇄하고 공격하는 데서 오는 금전적 이득과 북한과 거래하고 수교하는 데서 오는 금전적 이득 사이에서 계산을 하는 사람이다. 북한이 갖는 지경(地經)학적 이득이 있다는 판단이 섰으니까 북한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한 거다. 특히 나진·선봉 지역과 북한의 우수한 노동력, 지하자원은 상당한 이득이 될 수 있다. 강경론으로 무기를 파는 것보다 더 수익이 난다고 보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트럼프가 북한만 놓고 계산한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마음속엔 (경쟁국인) 중국에 대한 견제가 더 크게 자리하고 있다. 북한 경제를 미국 자본이 개발해 북한을 중국에서 떼어 놓으려는 의도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를 하자 북한이 이례적으로 우호적인 담화를 내며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는 모습을 보였는데, 북·미 관계 개선을 북한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건가. -그렇다. 북한은 대화를 함으로써 경제제재를 완화시키고, 경제 사정을 좋게 하고 싶어 한다. 그건 북한 입장에서 꼭 필요한 것이다. →이런 국면에서 한국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중매 역할을 잘해야 한다. 미국 입장에서 북한을 설득하고, 북한 입장에서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운전자론’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잘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한·미 군사훈련 규모를 줄이는 문제 등을 좀더 과감히 해야 한다. 80%대의 압도적인 여론 지지를 바탕으로 보수층의 눈치를 보지 말고 나아가야 한다. ‘촛불혁명’의 의미가 무엇이겠나. 한·미가 연합군사훈련을 할 때 평양에 여러 번 있어 봤다. 한·미가 훈련을 하면 평양은 사이렌이 울리고 등화관제를 하고 마비가 된다. 전쟁이나 다름없다. 자기들이 언제라도 공격당한다는 걱정을 하니까 한사코 군사훈련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갖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안 되고, 비핵화가 안 되면 북한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고 암시하기도 하는데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보나.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그 가능성을 없애야 한다. 그게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다. →통일이 어느 날 갑자기 벼락처럼 올 것으로 보는가. -어떤 통일이냐에 따라 다르다. 동독이 서독한테 흡수되는 식의 통일이라면 안 된다. 북한 스스로 자본주의화해서 남쪽과 비슷한 국가가 되는 것은 북한이 원하지 않고, 남한이 사회주의 국가가 되는 것도 안 된다. 따라서 연방제 통일이 가장 합리적이다. 김상연 정치부장 carlos@seoul.co.kr ■세계적 北전문가 박한식 교수는 카터-김일성 만남·빌 클린턴 평양행 주선… 50여 차례 방북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났다. 해방 시기 평양으로 건너가 피난민 수용소 생활을 하다 분단될 때 할아버지의 고향인 경북 청도로 왔다.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메리칸대에서 석사, 미네소타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71년부터 조지아대에서 국제관계학을 가르쳤다. 조지아 주지사였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통해 덩샤오핑을 만났고, 그의 도움으로 평양 땅을 밟은 이후 50여 차례나 방북했다. 이후 카터와 김일성 주석의 만남을 중재했고, 미국 여기자 2명이 억류됐을 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주선해 석방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처럼 북·미 사이에 깊숙이 관여한 그는 ‘북·미 관계의 설계자’란 별명을 얻었으며, 지금도 BBC, CNN 등 주요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는 세계적인 북한 전문가다. 최근 ‘선을 넘어 생각한다’는 제목의 한반도 문제 관련 책을 펴내는 등 왕성한 집필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 북미회담 연기론 ‘불쓱’ 꺼낸 트럼프, 속내는?

    북미회담 연기론 ‘불쓱’ 꺼낸 트럼프, 속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6·12 북미정상회담 연기론을 불쑥 꺼내들었다.세기의 비핵화 담판 D데이를 불과 20일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다. ‘우리가 원하는 어떤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는다면’이라는 전제를 조건부로 달긴 했지만, 북한이 최근 북미정상회담 취소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경색 국면을 조성한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그 배경과 회담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모두발언 직후 이뤄진 일문일답에서 “우리가 원하는 특정한 조건들이 있고 그러한 조건들이 충족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6월 12일에) 회담이 안 열리면 아마도 그 뒤 다른 시기에 열릴 것”이라며 6·12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선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자체는 완전히 새로운 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미정상회담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내비치면서도 ‘논의가 잘 안 되면 회담 자체가 안 열릴 수도 있다’, ‘결실이 없을 것 같으면 회담장을 박차고 나올 것’이라며 ‘회담을 위한 회담’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는 압박성 발언을 해왔었다. 그러나 북한의 대남·대미 비난으로 북미정상회담이 난기류에 휩싸인 시점에서 “회담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엄포성’ 이상의 무게가 실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북미 간 비핵화 로드맵을 두고 극명한 이견이 노출된 가운데 미국 측이 ‘완전한 비핵화’라는 성과를 주장할 수 있는 명분 있는 기준점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단순한 시간표에 매여 북한의 페이스 대로 끌려가지는 않겠다는 점을 내비쳤다는 해석인 셈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북한이 주장해온 ‘단계적·동시적 해결’이 아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한 일괄타결(all-in-one) 입장을 재확인한 부분이 그가 6·12 회담 성사를 좌우할 기준으로 언급한 ‘특정한 조건’과 연결되는 지점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이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착수하지 않는다면 양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대로 ‘특정한 조건’으로 상징되는 비핵화의 마지노선 이하로는 물러날 수 없다는 최후통첩성 경고라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이 북한을 향해 합의가 불발될 경우 무아마르 카다피의 처참한 최후를 연상시키는 ‘리비아 모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해온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연기’ 카드를 꺼낸 것 자체가 북한의 입장에서는 적잖은 압박이 될 수 있어서다. 이를 통해 협상 주도권을 다시 확보, 판을 유리하게 끌어가겠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주 북한이 태도를 바뀐 뒤로 백악관 안팎에서는 북한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맞물려 회담 회의론이 적지 않게 고개를 든 상태였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상 열망’이 미국의 지렛대를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북미회담을 진행하는 위험부담을 계속 떠안고 가야 하는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리비아 해법’과 선을 그으며 한차례 궤도수정에 나섰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비핵화 원칙을 지키면서도 판을 깨지 않아야 하는 딜레마에 놓인 상황이었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을 호언장담했다 저조한 회담 결과를 받아 안을 경우 감당해야 할 후폭풍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회담 스케줄 변경보다는 ‘빅뱅’식 일괄타결을 끌어내기 위한 막판 대북 압박용 성격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점은 ‘완전한 비핵화’라는 성과 있는 회담의 성사에 찍혀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이날 북한이 CVID를 할 경우 체제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그(김정은)는 안전할 것이고 행복할 것이며 그의 나라는 부유해질 것”이라며 ‘당근’을 거두지 않았다. 미국이 판을 깼다는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속내도 엿보인다. 일괄타결 원칙을 밝히면서도 ‘완전히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더 낫다.’, ‘정확히 그렇게 하는 게(일괄타결하는 게) 불가능할 수도 있는 어떤 물리적 이유가 있다’고 여지를 둔 것 자체가 막판 절충을 염두에 둔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총괄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날 한미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하고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어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확신한다, 성공적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회의론 불식에 나선 것도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를 재확인해주는 대목으로 읽힌다. 판 자체는 깨지 않은 채 다시금 벼랑 끝에서 막판 기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북미가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 보장’을 두고 빅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전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배명진 ‘비과학적 음성분석’ 지적하는 PD수첩에 “카메라 꺼라”

    배명진 ‘비과학적 음성분석’ 지적하는 PD수첩에 “카메라 꺼라”

    MBC ‘PD수첩’은 22일 ‘소리박사 배명진의 진실’ 편을 통해 그가 사용하는 음성 분석 기술의 실체에 대해 방영했다.‘소리’와 관련된 사건 사고가 있을 때마다 신문과 방송에 빠지지 않고 등장해 온 숭실대학교 소리공학연구소장 배명진 교수. 25년간 언론에 약 7000번 출연하며 국내 최고의 음향전문가로 알려진 그는 연예인 욕설파문부터 한국 사회를 뒤흔든 각종 미제사건까지, ‘소리’에서 단서를 찾아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해 신뢰를 받았다. 그런데 배명진 교수의 음성 분석이 과학적이지 않다는 학계의 제보가 ‘PD수첩’에 접수됐다. 그가 사용하는 음성 분석 기술의 실체가 베일에 가려져 있고, 그의 분석 결과 역시 과학에 근거한 분석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배명진 교수의 음성분석, 그리고 억울한 사람들 2012년 제주시 도남동의 한 하천 바닥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죽은 이는 제주방어사령부 소속의 김 모 하사. 자살인지 타살인지 명확하게 결론나지 않아 의혹 속에 잠겨있던 이 사건은 배명진 교수의 목소리 분석으로 커다란 전환점을 맞는다. 당시 유가족은 시신을 발견해 119에 알린 ‘익명의 신고자’를 범인으로 의심하고 있었던 상황. 배명진 교수는 ‘익명의 신고자’의 목소리가 바로 죽은 김 모 하사의 부대 선임의 목소리와 매우 유사하다는 충격적인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배명진 교수의 음성분석으로 인해 부대 선임이 김 하사의 죽음에 아주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나 배명진 교수의 음성 분석은 얼마 뒤 뒤집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음성분석 결과 ‘익명의 신고자’와 부대 선임은 ‘다른 사람’임이 밝혀진 것. 잘못된 음성 분석으로 억울하게 범인으로 지목될 뻔했던 부대 선임과, 김 하사 죽음의 진실을 찾기까지 너무 먼 길을 돌아온 유가족은 배명진 교수의 잘못된 음성분석으로 인해 커다란 혼란을 겪었다고 증언한다. 배명진 교수의 음성분석에는 무언가 특별한 게 있다? ‘PD수첩’은 배명진 교수가 직접 작성해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문건을 입수했다. 바로 바로 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음성 파일, 이른바 ‘성완종 녹취’를 배명진 교수가 분석한 감정서다. 2015년 4월, 유력 정치인들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성완종 회장의 마지막 고백이 담긴 음성 파일이 공개되자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이완구 당시 총리를 뇌물수수혐의로 기소했다.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완구 총리 측은 2심을 준비하며 배명진 교수에게 ‘성완종 녹취’의 감정을 의뢰했다. 배명진 교수는 성완종 회장의 목소리 진실성이 62.7%이며, 이완구 전 총리에게 돈을 지불했다는 성완종 회장의 증언은 허위라는 내용의 감정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PD수첩’이 입수한 배명진 교수의 감정서를 검토한 음성 분석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의문을 제기한다.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작성된 감정서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방송에서 한 음성학자는 그의 분석 방법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음운론을 전공한 또 다른 음성학자 역시 그의 분석법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했다. 나사렛대 언어치료학과 이봉원 교수는 “목소리로 그 사람의 연령대를 알 수 있다”는 배 교수의 주장에 대해 “개인차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목소리만으로 개인의 연령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배 교수는 이같은 비판 내용에 대해 묻자 “왜 그것을 입증해야 되느냐”며 “내가 지금 노벨상 받을 일도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입장”이라고 분노했다. PD수첩 취재진이 배 교수를 직접 찾아가자 그는 “하지 마세요. 꺼요”라며 카메라를 뺏으려고 했다. 배 교수는 “25년 전문가를 의혹으로 무시하겠다고? 당신 그럴 권한 있어?”라며 “25년 되면 한마디씩만 해도 의혹이 생길 수 있다. 빨리 나가라. 안 그러면 경찰이 오게 되어 있다”고 화를 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외신, “트럼프, 참모들에게 ‘북한은 왜 모순되게 행동하나?’고 물어봐”

    외신, “트럼프, 참모들에게 ‘북한은 왜 모순되게 행동하나?’고 물어봐”

    한미정상회담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싱가폴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정치적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품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와 관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한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을 두고 주변 참모들과 동맹국 관계자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인 핵 포기를 강요하면 미·북 정상회담을 재 고려할 수 있다’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 발표에 놀라면서 화를 냈다”면서 “최근 위험 부담을 떠안고 미·북 회담을 계속 진행할지를 두고 참모들에게 질문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상의 담화 발표 직후인 지난 17∼18일 참모들에게 미·북 정상회담 진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19일 밤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는 북한의 공식 담화 내용과 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담 이후 자신에게 전달한 내용이 왜 모순되는지를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NYT에 따르면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 수상을 염두에 두면서 이번 회담을 지나치게 갈망하는 듯한 신호를 보인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열망을 포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질 약속을 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이 양보할 수 없는 핵심 요소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하는지 여부 등 세부 협상 계획을 둘러싼 협상 전략을 두고도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라늄 농축 능력, 플루토늄 재처리, 핵무기 생산 및 미사일 프로그램 등에 대한 세세한 브리핑을 듣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는 게 NYT의 전언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아시아 선임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 조지타운대 교수는 포린어페어스에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훨씬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린 교수는 “김정은은 북핵의 미래에 관한 체스판과 동북아의 지정학적 미래에 관한 체스판이라는 두 개의 게임을 놓고 멀티플레이어가 되려 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잘못된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플러스 칼럼] 고용 늘리고 기술력 키우도록 기업인에 경제적 동기부여를/황종성 경제 칼럼니스트

    [서울플러스 칼럼] 고용 늘리고 기술력 키우도록 기업인에 경제적 동기부여를/황종성 경제 칼럼니스트

    ●중국을 뛰어넘어야 세계시장이 열린다 세계시장은 호황인데도 중국의 커다란 저임 상품들이 글로벌 시장을 뒤덮고 있어서 한국의 중소기업 제품을 무섭게 가로막고 있는 현실은 어려운 기업환경에서 중국 황사에 질식해가는 형국인 것이다. 반도체 빼고는 미래의 먹거리가 절벽인 상황에서 중공업 시장은 중국에 다 내주고 경공업은 동남아에 다 빼앗기고 있어서 샌드위치에 갇혀 있는 한국경제는 여기서 길을 찾지 못하면 잃어버린 20년에 진입했다고 보여지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경제가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되며 지속성장의 길이 반드시 존재한다. 사면초가의 경제 상황에서 평창 올림픽을 발판으로 남북해빙을 맞게 된 것은 대한민국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이며 우리 민족의 염원인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대통령의 인기도로 가늠되고 있는 것이다. 남북 경제협력은 북한의 철도를 통한 중국 러시아 유럽 대륙의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북한의 저임 활용과 북한의 다양한 광물자원의 활용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경제 블록화를 앞당기는 것이다. 이제 국내기업환경을 중국보다 높은 수준으로 완화시켜 준다면 다시 한번 기업인들의 의욕이 자극되어 중국기업과 모든 분야에서 기술을 겨루고 광활한 세계시장을 쟁탈할 수 있는 기회 앞에 서게 되는 것이다. ●고용하는 기업들과 소통해야 미래경제가 보인다 성공해 본 기업인의 감각을 과소평가해서는 미래경제를 볼 수 없다. 정치인은 오직 정치만 하고 기업인은 오직 기업만 하도록 법체계를 방치하는 것은 한 나라가 경제 중심의 선진국으로 가는 것을 외면하는 것이고 정치만을 위한 정치는 경제 강국의 길을 회피하는 것이다. 한 국가의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은 기업인들의 의욕이 축적된 아이디어 출현이고 끈기 있는 노력 덕분이다. 현재의 한국 경제는 추락이냐 도약이냐 라는 기로에 서 있다. 기업인의 생각과 소통하지 않고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과거 개발독재 시대에 수많은 고통이 수많은 동기부여를 유발했고 그때 다져놓은 경제적 부가가치가 오늘날의 먹거리가 된 것이지만 앞으로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동기부여를 누가 할 것인가. 오늘날의 정치가 기업인들과 소통하지 않는다면 동기부여를 받지 못할 것이다. 기업인을 경제적 애국자로 예우하고 기업인의 아이디어를 추앙해 주고 미래의 먹거리를 같이 고민할 때, 기업인의 숨어있는 잠재능력이 200%, 300% 극대화되는 것이다. ●고용하는 기업인에게 경제 전쟁터의 살아 있는 애국자로 인센티브 해야 이제 지구촌은 무력 전쟁의 시대는 저물고 있으며 경제전쟁의 시대이다. 트럼프는 시진핑에게 경제전쟁을 선포하였다. 글로벌 경제전쟁에서 미래의 먹거리는 미래의 기술만이 한국경제를 탄탄하게 받쳐 줄 것이다. 미래의 기술만이 우리 국민의 고용을 보장할 것이다. 고용은 애국 중의 가장 큰 애국인 것이다. 기업인에게는 고용 수에 따라 고용등급을 부여하고 고용 마크를 수여해서 국회의원과 동등한 사회적 예우로 대우하고 경제인 국립묘지를 지정해서 예우한다면 회사 능력의 한계까지 고용을 늘리고 대우를 받고 싶어 할 것이다. 연말에 연예인들에게 화려한 TV 대상 수여식을 하듯이 기업인 경제인들에게 노벨상에 버금가는 상금으로 수출 대상, 고용 대상, 신기술 대상 등 수많은 기업인상을 제정해서 대통령이 금·은·동메달을 걸어 준다면 분골쇄신으로 고용을 창출하고, 고용을 유지하고, 신기술을 만들 것이다. 온 국민과 함께 기업인과 산업 기술인이 되고 싶도록 불을 질러야 할 것이다.
  • [사설] 한반도 문제 트럼프 개인사에 휘둘려선 안 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토요일 북ㆍ미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가 모두 정해졌다는 것을 공표했다. 하지만 북ㆍ미 회담이 언제 어디서 열릴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전날에도 “우리는 지금 날짜와 장소를 갖고 있다”면서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ㆍ미 회담의 장소는 그 상징성 때문이라도 고려해야 할 것이 많을 수밖에 없다. 회담 시기 역시 두 정상이 발표할 내용을 놓고 의미 있는 수준의 사전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공표하기 어렵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렇다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보여 주고 있는 모습은 지나치게 ‘극적 효과’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 걱정스럽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북ㆍ미 회담 날짜 및 장소 관련 언급이 고도의 심리전의 일환일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다. 회담을 목전에 두고 북한 외무성이 그제 “미국이 우리가 핵을 완전히 포기할 때까지 제재 압박을 늦추지 않겠다고 노골적으로 떠들어 대면서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끌어들이고 인권 소동에 열을 올리는 등 한반도 정세를 또다시 긴장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ㆍ미 회담을 주목해 달라는 뜻에서 공개적으로 “채널 고정”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마치 TV 리얼리티쇼를 보는 듯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유가 없지 않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열(熱)과 성(誠)을 다하는 데는 불감청(不敢請)이나 고소원(固所願)의 심정마저 없지 않다. 그러나 그가 관심을 갖는 목적이 한반도 평화 정착이 아닌 개인적 관심사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트럼프가 북ㆍ미 회담을 2020년 11월로 다가온 미국 차기 대선의 결정적 호재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을 비난할 이유는 없다. 북ㆍ미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그가 바라는 노벨평화상도 자연스럽게 따라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반도 문제를 개인적 목표인 대통령 재선과 노벨상 수상의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잘못은 범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한 정치가로 역사에 남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공후사(先公後私)의 마음가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북ㆍ미 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이 터져 나온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그럴수록 한반도의 운명이 미국 대통령의 개인사에 영향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역사를 정상화한다는 책임감으로 북ㆍ미 정상회담에 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싶다.
  • 한화건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건축꿈나무’키운다

    한화건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건축꿈나무’키운다

    한화건설은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건축꿈나무여행’ 협약식을 맺었다. 이 자리에는 한화건설 최광호(왼쪽 다섯번째) 대표이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이제훈(여섯번째) 회장과 한화건설 유관부서 임직원 등이 참석했다.이 행사는 2013년부터 시작된 한화건설의 대표 사회공헌활동의 하나다. 청소년들은 ‘건축의 노벨상’으로 평가받는 프리츠커 상 수상자인 안도 타다오가 설계하고 한화건설이 시공한 가평 한화 인재경영원을 방문, 평소 접하기 어려운 건축현장을 견학하는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건축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현재까지 누적인원 1200여명이 참여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공주에 나쁜손 여파 노벨문학상 시상식 취소 “내년에 둘 몰아 시상”

    공주에 나쁜손 여파 노벨문학상 시상식 취소 “내년에 둘 몰아 시상”

    노벨문학상을 시상하는 스웨덴 한림원이 일련의 성추문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입길에 올라 결국 오는 10월 시상식을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취소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2006년 시상식 도중 빅토리아 스웨덴 공주에게 한림원 위원의 남편인 프랑스 사진작가가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미투(MeToo) 고발이 제기돼 문제의 위원을 비롯해 모두 5명의 위원이 사임함에 따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시상식을 열지 않고 내년 시상식 때 올해 수상자와 2019년 수상자 두 명을 한꺼번에 시상하기로 했다. 1901년부터 노벨문학상이 시상된 이후 가장 큰 추문에 휩싸여 있다. 두 차례 세계대전 6년 동안과 단 한 번, 1935년만 수상자가 발표되지 않았다. 극작가 유진 오닐이 다음해 시상식에서 미국인으로는 처음 영예의 주인공이 됐다. 한림원은 나아가 한쪽에선 전통이니까 계속 시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대중의 믿음을 잃었다며 그만 두자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지난달 현지 일간 스벤스카 다그블라뎃 보도에 따르면 세 사람이 프랑스 사진작가 장클로드 아르노의 성추행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에바 위트-브래트스트롬은 일간 엑스프레센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공주의 여비서가 공주 앞으로 몸을 던져 아르노를 밀치는 정말로 볼만한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왕실은 이 일에 대해 일절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캠페인을 지지한다는 일반적인 성명을 내놓았다. 한림원 위원이었던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의 남편인 아르노는 성과 관련된 여러 추행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다. 그는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이 성추문 때문에 한림원에서 잇따라 위원들이 사임하고 있어 올해 노벨문학상 시상식이 제대로 치러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마저 제기됐다.한림원은 아르노의 성추문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해 가을 #미투 캠페인이 시작된 뒤 18명의 여성이 그에게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이 가운데 여러 추문이 한림원 소유 건물 안에서 이뤄졌던 것으로 보도됐다. 급기야 한림원은 수상자 명단을 사전 유출했다는 의혹을 산 프로스텐손을 제명하는 방안에 대해 18인 위원회의 투표에 부쳤고, 무산되자 클라스 오스테르그렌, 크옐 에스프마르크, 페터 엥글룬드 등 세 위원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종신 직이라 사임할 수가 없지만 한림원의 어떤 의사결정에도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 이렇게 되자 한림원장인 사라 다니우스 교수도 사임했다. 그녀는 “이미 노벨상에 아주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아주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자 프로스텐손도 사임했다. 18인 위원 가운데 5명이 빠지게 돼 수상자 투표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급기야 시상식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미투(Me Too)’ 노벨상도 덮쳤다…올해 문학상 시상 없다

    ‘미투(Me Too)’ 노벨상도 덮쳤다…올해 문학상 시상 없다

    종신위원 남편에 의한 18명 성폭력 폭로 발단위원 해임요구 ->무산->반발->집단사직 사태 최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파문에 대한 미온적 대처로 논란에 휘말린 스웨덴 한림원이 올해 노벨문학상을 시상하지 않기로 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올해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내년에 시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해 11월 종신위원 18명 중 한 명인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의 남편인 프랑스계 사진작가 장 클로드 아르노에게서 과거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성 18명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프로스텐손이 노벨상 수상자 명단을 사전에 유출한 혐의까지 드러나자 종신위원 3명이 그의 해임을 요구했으나 무산되면서 이에 반발한 해당 위원들의 집단 사직으로 이어졌다. 급기야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종신 사무총장까지 사퇴하기에 이르렀고 프로스텐손도 뒤이어 사퇴하면서 올해 노벨문학상 시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충무공 리더십으로 ‘한반도의 봄’ 이어가자”

    “충무공 리더십으로 ‘한반도의 봄’ 이어가자”

    “이순신 장군은 결코 자신의 공을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오직 국가와 백성의 안위를 걱정한 진정한 영웅입니다.”이순신 장군 연구가인 김종대(69) 전 헌법재판관은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4·27 남북 정상회담 등 동북아 정세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2012년 헌재 재판관 퇴임 이후 부산에 머물며 이순신 장군 관련 연구와 교육에 힘쓰고 있는 김 전 재판관은 지난달 27일 창립된 ‘부산대첩기념사업회’의 초대 위원장을 맡게 됐다. 이 기념사업회는 이순신 장군의 부산대첩을 부산 정신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시민 주도의 다양한 사업을 펴나갈 계획이다. 김 전 재판관은 1975년 군에서 법무장교로서 일반 사병을 상대로 정훈교육을 하기 위해 서점에서 책을 찾다가 노산 이은상 선생이 쓴 이순신 전기에 감명을 받은 이후로 40여년간 ‘이순신’에 빠져 살았다고 한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어떤 사안이 있을 때마다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이순신 열성 팬’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한 뒤 “특히 요새 긴박한 남북, 북·미 관계 뉴스를 보면서 ‘이순신 장군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 재판관은 “노벨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받으셔야 하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듣고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정유재란 때의 일화가 떠올랐다고 했다. 당시 조선 및 명나라 연합군이 일본 수군과 벌인 절의도 전투에서 우리 수군은 적의 수급 70여개를 베었지만, 명나라는 그러지 못했다. 이에 명나라 제독인 진린이 부하들에게 불같이 화를 냈다는 사실을 안 이순신 장군이 수급 모두를 건네주며 황제에게 갖다 드리라며 승전의 공을 돌렸다는 것이다. 그때 우리 부하 장수 중 한 명이 항의하자 이순신 장군은 “썩은 고깃덩어리가 무엇이 그리 중요하냐. 백성이 편안하면 됐지 않느냐”라며 타일렀다고 한다. 김 전 재판관은 “대승을 이룬 부산대첩은 일본의 전력을 와해시켜 임진왜란의 전세를 뒤바꿔 놓은 역사적 사건”이라고 정의했다. 부산대첩은 470여척의 왜선과 8000명의 일본군이 포진한 부산포에 이순신 장군이 육·해군을 이끌고 와 치밀한 작전으로 왜선 100여척과 왜군 5000명을 격파한 해전이다. 부산시는 이순신 장군의 부산대첩 승전일인 10월 5일(양력 기준)을 1980년 부산시민의 날로 정한 이후 매년 기념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이순신 장군의 부산대첩 정신은 퇴색한 채 시민을 위한 축제 정도로 인식되고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계승하려는 노력은 제대로 하지 않는 게 안타깝다고 김 전 재판관은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순신 장군의 부산대첩 관련 유적지를 역사문화 공간으로 복원하고 1만명 회원을 모집하는 등의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트럼프 흥행몰이·김정은 실용주의, 달라진 두 정상… 북미회담 청신호

    트럼프 흥행몰이·김정은 실용주의, 달라진 두 정상… 북미회담 청신호

    상호비방서 칭찬으로 언행 변화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도 ‘책상 위 핵단추’ 경쟁에 열을 올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예측 불가능한 ‘통 큰 행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이 비핵화 로드맵 담판보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회담 장소나 노벨상 수상 여부 등 흥행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두 정상의 행보가 물밑 협상의 진전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비핵화 로드맵 합의에 있어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청신호’로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 후보로 5곳을 언급하고, 이어 2곳으로 줄였다. 30일에는 판문점을 고려 중이라고 했고, 지난 1일에는 며칠 안에 구체적 회담 장소와 날짜가 공개될 거라고 밝혔다. 일명 ‘개봉 박두’식 흥행몰이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9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방문한 자리에서 곧바로 5월 북·미 정상회담을 못박으면서 노련한 승부사의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는 남북 정상회담의 종전 논의를 “축복”하면서도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를 위한 압박과 으름장도 잊지 않는다. 상대를 흔들면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스타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으로 ‘은둔의 지도자’에서 ‘노련한 실용주의자’로 거듭났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김 위원장이 시원한 돌파력과 꼼꼼함을 겸비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평양시를 한국 표준시로 맞추는 결정은 즉흥적이었던 것으로 봤다. 이와 함께 핵실험·미사일 발사 중지 발표에 이어 핵실험장 폐쇄를 전 세계에 공개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 주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의 관심을 높이는 리얼리티쇼 기획자와 같지만 결국 회담 준비가 완벽히 끝났다는 자신감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과감함, 실용주의, 세계 트렌드 동행 등으로 고립이 아니라 개방의 이미지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김 위원장을 ‘작은 뚱보’, ‘미치광이’, ‘로켓맨’ 등으로 불렀고, 북한 매체는 이에 ‘늙다리 미치광이의 망발’이라고 받아쳤다. 올 초에는 김 위원장이 “내 책상 위에 핵단추가 있다”고 공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난 더 크고 강력한 단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충동적인 두 정상 중 한쪽이 박차고 나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김 위원장에 대해 “매우 열려 있고 정직하다”, “정상회담을 고대한다” 등 유화적 발언을 이어 가고 있다. 김 위원장도 최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 대해 “나와 배짱이 맞는다”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두 정상이 기싸움을 끝내고 상호 합의에 접근한 것으로 이해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5월 하순으로 정해지고 개최지도 몽골, 싱가포르, 판문점 등으로 점점 좁혀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할 만한 합의로 나아가고 있다는 뜻”이리며 “CVID 등을 포함한 쟁점들이 정상회담 전에 대부분 합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백악관 “북미회담 평양 아닌 판문점 등 고려… 수일 내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일 내로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발표할 것이라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최근 발생한 사우스웨스트항공 비상 착륙 사고의 승객 등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지금 회담을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인 회담 장소와 날짜가 며칠 안으로 발표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회담 장소와 관련, “명단이 좁혀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문재인 대통령이 그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언급한 데 대해 “문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한 것은 매우 관대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을 끝내는 것이다. 그것을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에 대해 더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발언의 맥락상 북핵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됐다.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해서는 “나는 평화를 원한다. 그것이 중요하다. 큰 문제였는데 잘 해결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회담 장소와 관련해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북한 평양도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백악관과 청와대는 ‘이(평양 카드)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바로 부인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논평에서 “평양은 고려·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도 기자들에게 “지난달 28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지로 2~3곳을 거론할 때 평양은 후보지에 없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트위터뿐 아니라 각종 기자회견 등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 관련 언급을 자주 내놓는 것과 관련해 지나치게 ‘홍보’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워싱턴의 한 외교관은 “흥행몰이에 나선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질 것이고 이는 곧 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전반적인 분위기로 볼 때 북한과 미국이 주요 논의의 상당 부분에서 이미 합의에 이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핵전쟁을 놓고 북한과 진행 중인 협상, 그리고 무역 적자 문제를 놓고 중국과 진행 중인 협상 등이 있을 뿐 정의에 반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밝혀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미국 연방 하원에서는 민주당 툴시 가버드 의원과 공화당 테드 요호 의원이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기울이는 외교적 노력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초당적 결의안을 발의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여야가 초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 기조를 지지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낸 것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처음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서유미 기자 seoym97@seoul.co.kr
  • [수요 에세이] 조직과 신화/정재근 유엔거버넌스센터 원장, 시인, 전 행정자치부 차관

    [수요 에세이] 조직과 신화/정재근 유엔거버넌스센터 원장, 시인, 전 행정자치부 차관

    현직에 있을 때 현장을 방문하면 꼭 지역 일선 소방관, 경찰관들을 만났다. 격려 후엔 다음 말을 덧붙였다. “누가 내게 수고했다고 칭찬하면 그 순간엔 좋지만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스스로를 칭찬하고 격려해야 오래 간다. 나는 이렇게 고생하는데 높은 사람들은 관심도 없다고 서운해하기 전에 내 일에 스스로 가치와 긍지를 갖고 일한다면 공직생활 내내 행복할 것이다.” 스스로를 칭찬하는 것은 내가 한 일 중 대견하다고 여기는 일들을 마음속에 기록하고 끊임없이 되새김질하는 과정이다. 역경을 맞을 때마다 그런 기록은 자부심과 긍지로 되살아나 나를 강하게 하고 어려움을 극복하게 하고 또 하나의 대견한 기록을 남긴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는 말처럼 성공한 사람이 또 성공한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노벨상 수상자 제자나 노벨상을 수상한 연구소에서 노벨상을 또 받는다. 보람, 열정, 역경극복 등 성공의 기록을 잘 보존하고 끊임없이 되살려 후배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 주는 일은 얼마나 강한 조직인지를 결정한다. 유발 하라리는 저서 ‘사피엔스’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호모 에렉투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등 다른 인류들을 물리치고 지구를 정복할 수 있었던 것은 사피엔스만이 인지혁명을 통해 신화를 창조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신화는 특정 집단에서 믿고 공유하는 상징이다. 가장 대표적인 상징은 신, 이념, 제도 등이다. 현실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런 상징들을 만들고 동일한 상징들을 공유하는 집단들이 서로 협력하여 외부환경에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사피엔스의 능력이 육체적으로는 약한 그들을 먹이사슬의 정점에 올려놓았다고 주장한다. 신화는 상징을 이야기로 잘 엮어 대를 이어 전달하는 것이다. 강한 조직은 신화를 가진 조직이다. 조직이 해냈던 성취와 보람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엮고 긍지와 자부심으로 포장하여 후배들에게 되새겨 주는 조직, 스스로를 칭찬하는 조직은 강하다. 소통하는 조직이 강하다고 할 때 신화를 가진 조직은 세세년년 소통할 수 있어 강하다. 필자가 근무했던 행정안전부의 어느 과엔 과장, 계장, 서무직원 족보가 있다. 필자는 그 조직의 몇 대 과장이고 몇 대 계장인지 지금도 기억한다. 가끔 모임에 가면 자기를 몇 대 계장이라고 이야기하는 후배들이 여전히 있다. 그 과에선 선배들이 해냈던 보람과 성취의 이야기를 신화처럼 전달한다. 그때 그 선배는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여건에서도 해냈는데 우리가 이것을 못하면 되겠느냐며 주먹을 불끈 쥔다. 행정을 하며 몸담은 조직에서 후배들에게 용기를 줄 만한 이야기 한 토막 남기는 것은 참 보람찬 일이다. 몇 년 만에 만난 후배가 필자와 일할 때 인상 깊었던 점을 이렇게 귀띔했다. 급한 일이 있어 종종걸음으로 서두르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단다. “난 윗사람이 급히 찾는다고 뛰지 않는다. 높이 오르고도 여전히 안절부절못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후배들이 저게 기껏 노력해 성취한 20년 후의 자기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슬프겠니?” 이처럼 신화는 개인과 조직을 영원히 살게 하는 불멸의 인자이다. 미국 출장 중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접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과연 지금 이 역사의 순간이 대한민국을 강하게 하는 신화가 되어 위기 때마다 이를 극복하게 하는 칭찬의 이야기로 기록되고 되새김질될 것인가? 또 만일 그래야 한다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오늘의 긍지가 추억으로 기록되어 신화처럼 되살아나는 그런 강한 조직들, 그런 강한 대한민국을 꿈꾸며 시 ‘환생’ 한 편을 남긴다. ‘나는 나의 기억 한편을 소중히 추억하며 /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은 그 추억들을 / 두 손 안에 살포시 가두어 / 죽음까지 함께할 가슴에 묻으리라 // 나 죽은 후 나를 추억하는 이 있어 / 내 다시 살아나거든 / 가슴에 묻은 그 추억도 다시 일어나 // 나 / 영겁으로/ 환생하리라.’
  • “판문점 어때?” 트럼프 트윗에 달린 네티즌 반응

    “판문점 어때?” 트럼프 트윗에 달린 네티즌 반응

    “마치 영웅 영화의 한 장면 같을 거예요.” “전쟁이 시작된 곳에서 전쟁을 끝내다니, 대단한 아이디어입니다.” “이미 노벨평화상은 당신거예요.”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면 어떠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게시물에 약 2만개의 댓글이 달렸다. 특히 많은 한국 네티즌들은 판문점 회담을 적극 환영한다는 내용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우는 댓글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중요한 국가간 행사를 SNS 의견 수렴을 통해 결정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지적하는 댓글도 적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3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많은 나라가 (북미정상) 회담 장소로 검토되고 있지만 남북한 접경지역인 (판문점 내) 평화의집과 자유의 집이 제3국보다 더 대표성을 띠고 중요하며 지속가능한 장소일까. 그냥 한 번 물어보는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이에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은 “평화의 집을 추천한다. 전세계가 당신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있는 것을 본다면 당신은 영웅이 될 것이다. 노벨상은 이미 당신의 것”이라고 치켜 세웠다. 또 다른 한국인 네티즌은 “물론이다. 역사적이고 상징적일거다. 트럼프 대통령님, 훌륭한 선택”이라고 적었다. 한 네티즌은 “비무장지대(DMZ)는 신성한 땅이다. 그곳에 간다면 전세계에 새로운 자유의 시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좋은 생각이다. 그곳은 평화와 자유를 바라는 모든 사람에게 언제나 열려 있다”고 적었다. 김 위원장의 사진을 프로필에 사용하고 ‘김정은’이라고 자칭한 네티즌은 “나 역시 판문점 회담이 좋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미국인으로 추정되는 네티즌들도 북미정상회담의 판문점 개최 가능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에 가서 억류된 미국인들과 함께 돌아와달라. 마치 영웅 영화의 한 장면 같을 것”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트럼프 당신은 진짜 영웅이다. 누구도 전에 이런 일을 해내지 못했다. 당신이 모든 일을 옳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한껏 치켜세웠다. 반면 냉소적인 댓글도 있었다. “아이홉(미국의 팬케이크 체인음식점)은 어떤가?”, “그냥 물어본다고? 당신 6살인가?”, “그냥 물어본다고? 지금 누구한테 묻고 있는 건가. 당신의 똑똑한 위원회에게 물어보는 건 어떤가. 그리고 왜 맨앞 철자를 다 대문자로 썼나. 맞춤법부터 배우길” 등이다. 보수 성향의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미국 정부는 북한이 모든 핵폭탄을 포기할 때까지 압박을 계속 가해야 한다. 최근 남북정상회담은 위장된 정치쇼에 불과했다. 반드시 기억해라. 주한미군이 철수하는 순간, 그들이 남북을 하나의 공산주의 국가로 통일하려 한다는 사실을…”이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文대통령 “金위원장 솔직·담백… 예의가 바르더라”

    文대통령 “金위원장 솔직·담백… 예의가 바르더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처음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솔직 담백하고 예의가 바르더라”라고 호평했다. 30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김 위원장과의 여러 일화를 소개하면서 이렇게 김 위원장 인상 평을 내놓았다.회의에 배석한 주영훈 경호처장은 두 정상 부부가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 3층 만찬장으로 이동할 때 김 위원장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문 대통령이 먼저 타시라고 손짓을 했고, 리설주 여사가 먼저 타려고 하자 김정숙 여사가 먼저 타도록 슬그머니 손을 잡고 뒤로 잡아당겼다고 전했다.문 대통령은 스포츠 교류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자 김 위원장이 “경평 축구보다는 농구부터 하자”고 제안했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세계 최장신인 이명훈 선수가 있을 때만 해도 북이 강했는데 은퇴 후 약해졌다”며 “남한에는 키가 2m 넘는 선수가 많죠?”라고 물었다. 정상 간 핫라인에 대해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이 전화는 정말 언제든 전화를 걸면 받는 거냐”라고 묻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것은 아니고 서로 미리 사전에 실무자끼리 약속을 잡아놓고 전화를 걸고 받는 것”이라고 답했다. 청와대는 또 이날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이 열리던 날 김 위원장에게 남·북·러 에너지 협력 및 발전소 협력 방안이 담긴 책자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담은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신경제지도의 구체적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신경제지도 구상은 남북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방안들이다. 원산·함흥·러시아를 연결하는 에너지·자원벨트, 수도권·평양·신의주·중국을 연결하는 교통·물류산업벨트, 비무장지대(DMZ)·통일경제특구를 연결하는 환경·관광벨트 등 3개 축이 한반도에 ‘H’자를 그린다. 현재 국제적인 경제 제재가 진행되고 있어 당장은 어렵지만 비핵화의 진전에 따라 앞으로 남북이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 등을 북한에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소떼 길’의 53년생 소나무에 뿌린 ‘백두산’ 흙 뒷이야기도 공개됐다. 백두산은 화산재로 뒤덮여 있기 때문에 북측은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만경초 풀들을 뽑아 뿌리에 묻은 흙을 일일이 털어 판문점까지 가져왔다. 문 대통령은 식수 현장에서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설명한 것을 전한 뒤 “북측이 백두산에서 몇 삽 퍼서 가져온 것이 아니라 정성이 담긴 흙”이라고 말했다. 30분간의 도보다리 산책에 대해선 문 대통령은 “대화에만 집중하느라 주변을 돌아볼 수 없어서 그렇게 좋은지 몰랐다”며 “회담이 끝난 뒤 방송에 나온 것을 보니 내가 봐도 보기가 좋더라”고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말 조용하고 새소리가 나는 광경이 보기 좋았다”며 “비무장 지대를 잘 보존하면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자산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 도중 ‘노벨평화상을 받으라’는 덕담이 담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축전이 도착하자 문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의 노벨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받아야 하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