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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초과학은 황금알 낳는 거위

    기초과학은 황금알 낳는 거위

    추석 연휴 막바지인 다음주 과학에 관심이 있는 세계인의 이목은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으로 집중된다. 매년 10월 초 열리는 노벨 과학상 수상자 발표 때문이다. 올해는 10월 2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3일 물리학상, 4일 화학상 수상자가 공개된다. 노벨상 수상자 발표 한 달 전부터 각종 과학 관련 시상식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한껏 고조된다. 지난 14일 이그노벨상, 21일 ‘예비 노벨 생리의학상’인 래스커상에 이어 27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가 제12회 ‘황금거위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 차원에서 많은 투자를 했다. 하지만 1980년대 신자유주의 영향으로 당장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쓸모없어 보이는 연구만 하는 기초과학에 정부가 투자해야 하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짐 쿠퍼 하원의원은 AAAS와 함께 2012년 기초과학 연구가 당장은 쓸모없고 돈 먹는 하마처럼 보이지만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역할을 한다는 취지에서 정부의 과학 예산을 받아 연구하는 기초과학 분야 연구자 중 인류에 공헌한 이들을 선정해 시상하는 ‘황금거위상’을 만들었다. 올해는 가성비 높고 휴대성까지 높인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의 기초를 제시한 과학자들과 박테리아를 이용해 해충에 강한 식물을 만든 연구자, 닭을 효과적으로 번식시킬 수 있는 기초연구로 식량난 극복의 초석을 마련한 과학자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크루즈대(UCSC) 마크 애크슨 교수, 데이비드 디머 명예교수, 하버드대 대니얼 브렌턴 명예교수는 ‘나노포어 시퀀싱’이라는 3세대 염기서열 분석의 기초를 제시한 공을 인정받았다. 나노포어 시퀀싱은 나노 크기의 작은 구멍에 단일 가닥의 DNA나 RNA 시료를 통과시킬 때 염기마다 다른 전류의 흐름을 나타낸다는 점에 착안해 염기서열을 측정하는 기술이다. 1989년 데이비드 디머 교수가 처음 아이디어를 내고 브렌턴 교수가 개념을 확장한 뒤 애크슨 교수가 합류해 기술로 구현했다. 과학계의 회의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30년 넘는 연구를 통해 2014년 1000달러짜리 휴대용 크기의 기기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해 결핵, 에볼라, 지카, 코로나19 등 각종 감염병 현장에서 폭넓게 쓰이고 있다. 현대 식물 생명공학 창시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농업기업 신젠타 소속 메리 델 칠턴 박사도 수상자로 선정됐다. 칠턴 박사는 박테리아로 유전자를 변형시켜 해충에 강한 식물을 만든 업적을 인정받았다. 1970년대 칠턴 박사는 박테리아가 자기 DNA를 식물로 옮길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응용한 ‘아그로박테리움 매개 형질 전환’(AMT) 기술을 개발했다. AMT 기술은 옥수수, 대두, 면화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해충 저항성 특성을 가진 면화는 살충제 사용량을 1994년 이후 2019년까지 약 66% 감소시켰고 작물 수확량과 수익을 증대시키는 데 이바지했다. AMT는 3세대 유전자 가위로 알려진 크리스퍼 캐스9을 식물에 전달할 때도 사용되는 등 생명공학 연구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가금류 유전학자로 잘 알려진 폴 시걸 버지니아공과대 명예교수는 전 세계 주요 단백질 공급원인 닭을 사육하고 번식시키는 현대적 방법의 기초를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꼽혔다. 시걸 교수는 1957년 처음 닭의 계통 연구를 시작해 지금까지 약 65년 동안 면역 기능, 생식 생물학, 게놈 진화 등 닭과 관련한 대부분의 기초 연구 결과를 내놨다. 시걸 교수의 연구는 전 세계 가금류 연구자에게 교과서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닭이 전 세계 곳곳의 주요 식량 공급원이 될 수 있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기초과학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노벨상 향방 가늠해 볼 연구들

    기초과학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노벨상 향방 가늠해 볼 연구들

    추석 연휴 막바지인 다음 주 과학에 관심이 있는 세계인의 이목은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으로 집중된다. 매년 10월 초 열리는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 때문이다. 올해는 오는 10월 2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3일 물리학상, 4일 화학상 수상자가 공개된다. 노벨상 수상자 발표 한 달 전부터 각종 과학 관련 시상식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한껏 고조된다. 지난 14일에는 패러디 노벨상으로 유명한 이그노벨상, 21일에는 ‘예비 노벨 생리의학상’ 래스커상에 이어 27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는 제12회 ‘황금거위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 차원에서 많은 투자를 했다. 하지만 1980년대 신자유주의 영향으로 당장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쓸모없어 보이는 연구만 하는 기초과학에 정부가 투자해야 하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짐 쿠퍼 하원의원은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와 함께 2012년 기초과학 연구가 당장은 쓸모없고 돈 먹는 하마처럼 보이지만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역할을 한다는 취지에서 정부의 과학예산을 받아 연구하는 기초과학 분야 연구자 중 인류에 공헌한 이들을 선정해 시상하는 ‘황금 거위상’을 만들었다. 황금알 낳는 거위 ‘기초과학’27일 ‘제12회 황금 거위상’ 수상자 발표 올해는 가성비 높고 휴대성까지 높인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의 기초를 제시한 과학자들과 박테리아를 이용해 해충에 강한 식물을 만든 연구자, 닭을 효과적으로 번식시킬 수 있는 기초연구로 식량난 극복의 초석을 마련한 과학자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다.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대(UCSC) 마크 애크슨 교수, 데이비드 디머 명예교수, 하버드대 다니엘 브랜튼 명예교수는 ‘나노포어 시퀀싱’이라는 3세대 염기서열 분석의 기초를 제시한 공을 인정받았다. 나노포어 시퀀싱은 나노 크기의 작은 구멍에 단일 가닥의 DNA나 RNA 시료를 통과시킬 때 염기마다 다른 전류의 흐름을 나타낸다는 점에 착안해 염기서열을 측정하는 기술이다. 1989년 데이비드 디머 교수가 처음 아이디어를 내고 다니엘 브랜튼 교수가 개념을 확장한 뒤 마크 애크슨 교수가 합류해 기술로 구현했다. 과학계의 회의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30년 넘는 연구를 통해 2014년 1000달러짜리 휴대용 크기의 기기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해 결핵, 에볼라, 지카, 코로나19 등 각종 감염병 현장에서 폭넓게 쓰이고 있다.현대 식물 생명공학 창시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농업기업 신젠타 소속 메리 델 칠튼 박사도 수상자로 선정됐다. 칠튼 박사는 박테리아로 유전자를 변형시켜 해충에 강한 식물을 만든 업적을 인정받았다. 1970년대 칠튼 박사는 박테리아가 자기 DNA를 식물로 옮길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응용한 ‘아그로박테리움 매개 형질 전환’(AMT) 기술을 개발했다. AMT 기술은 옥수수, 대두, 면화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해충 저항성 특성을 가진 면화는 살충제 사용량을 1994년 이후 2019년까지 약 66%를 감소시켰고 작물 수확량과 수익은 증가하는 데 이바지했다. AMT는 3세대 유전자 가위로 알려진 크리스퍼-캐스9을 식물에 전달할 때도 사용되는 등 생명공학 연구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가금류 유전학자로 잘 알려진 폴 시겔 버지니아공과대 명예교수는 전 세계 주요 단백질 공급원인 닭을 사육하고 번식하는 현대적 방법의 기초를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꼽혔다. 시겔 교수는 1957년 처음 닭의 계통 연구를 시작해 지금까지 약 65년 동안 면역 기능, 생식 생물학, 게놈 진화 등 닭과 관련한 대부분의 기초 연구 결과를 내놨다. 시겔 교수의 연구는 전 세계 가금류 연구자에게 교과서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닭이 전 세계 곳곳의 주요 식량 공급원이 될 수 있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전세계 현미경 연구자 3000명 집결…IMC20 폐막

    전세계 현미경 연구자 3000명 집결…IMC20 폐막

    200개 발표 세션에서 논문 초록 2000건 발표 이달 10~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20회 세계현미경총회’(IMC20)에서 전세계 50개 국가에서 현미경 연구자와 산업관계자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미경 플랫폼을 통한 과학적 혁신과 융합’을 논의했다. IMC20은 지난 15일 폐막한 IMC20에는 생명과학 분야, 물리학, 분석과학 분야와 특별 심포지엄 등 총 51개의 심포지엄을 진행했고, 199개의 발표세션이 있었다. 이번 총회에서 발표된 논문 초록도 2000여건에 달한다. 총회 기조연사로는 리처드 핸더슨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 MRC연구소장(2017년 노벨 화학상),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싱가포르대학교 교수(2010년 노벨 물리학상), 요하킴 프랑크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2017년 노벨 화학상) 등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해 양유신 삼성전자 상무, 프랜시스 로스 MIT 교수 등이 나섰다. 핸더슨 소장, 노보셀로프 교수, 프랑크 교수 등 노벨상 수상자 3인은 13일 벡스코 오디토리엄에서 부산지역 학생 등을 상대로 ‘노벨상 수상자에게 듣는 과학자가 되는 길’을 주제로 멘토링 강연을 펼쳤다. 이날 강연에는 부산, 경남 지역 중고등학생과 학부생 대학원생 등 미래 과학자 1000여명이 강연을 참석해 노벨상 수상자와 소통하며 과학자의 꿈을 키웠다. IMC20 개막 전인 9일부터 국제현미경학회연맹(IFSM) ‘젊은 과학자 회의’(YSA)가 진행됐다. 박사학위 취득 5년 이하의 초기 과학자들은YSA를 통해 자신들의 연구실적을 공유하며 선배 과학자들과 네트워크를 쌓는 기회를 가졌다. IMC20에서는 현미경 분야에서 국제적인 연구성과를 낸 4명의 선구자의 이름을 딴 존 카울리 상, 버넌 코슬렛 상, 하시모토 하츠지로 상, 에두아르 겔렌버거 상에 대한 시상식도 가졌다. 이들 상은 회절 물리학, 광학 및 계측, 물리학, 생명과학 등에서 뛰어난 업적을 거둔 이에게 돌아가며 올해는 각각 데이비드 뮬러 코넬대학교 교수, 이메이 주 미 브룩헤이븐 연구소 박사, 카츠 슈에나가 오사카 대학교 교수, 제니퍼 젠커 호주 모나시 대학교 교수가 수상했다. 또 써모피셔 사이언티픽, 자이스, 제올 등 90개 기업이 전시회를 갖고 최신 제품을 선보이며 기술교류에 나섰다. 신기삼(창원대 교수) 세계현미경총회 조직위원장은 “유서 깊은 현미경학계의 올림픽 IMC20을 아시아에서 2번째로 유치, 개최성공으로 한국의 현미경학 연구의 활성화, 국제적 인지도의 상승 및 향후 국제협력에 좋은 발판이 마련된 것은 큰 성과”라며 “모든 과학과 산업의 적용 학문인 현미경학의 관심과 지속적 발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IMC20의 부산유치와 개최 성공은 한국현미경학회 회원, IMC20 조직위원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체, 연구소, 대학 등과 부산시, 부산관광공사와 한국관광공사 등의 큰 관심과 효율적 지원이 바탕이 됐으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 [세종로의 아침] 노벨상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다/유용하 문화체육부 차장

    [세종로의 아침] 노벨상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다/유용하 문화체육부 차장

    ‘가난한 집 제삿날 돌아오듯’ 올해도 그때가 다가왔다. 과학 기자로만 20년 가까이 활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헛된 기대감과 함께 불안함이 공존하는 그날. 바로 10월 초 열리는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다. 과학 선진국들과 달리 한국에서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는 월드컵이나 올림픽 경기를 대하는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일본이나 중국에서 수상자가 나올라치면 나라 잃은 듯한 분위기다. 지난해 한국계 미국 수학자 허준이 교수가 필즈상을 수상했지만 한국인들은 ‘○○계의 노벨상’ 말고 진짜 노벨상을 기다린다. 그래서 2000년대 중반에는 황우석 박사에게 희망을 걸었고, 몇 년 전에는 국내 과학자의 노벨상 수상이 유력하다는 근거 없는 소문에 언론이 앞장서서 희망 회로를 돌리는 촌극을 벌였다. 그렇지만 이제부터는 남의 집 잔치인 노벨과학상 따위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요즘 한국 과학 기술계를 둘러싼 분위기를 보고도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를 기대한다는 것은 언감생심, 우물가에서 숭늉 찾기다. 현재 과학 기술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이다. 지난 7월 초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가 R&D 예산집행에도 ‘카르텔’이 개입돼 있다는 언급이 나온 지 두 달도 안 된 지난달 말 올해보다 3조 4500억원이 삭감된 내년도 국가 R&D 예산안이 발표됐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연구비 예산도 20% 줄었다. 기름값이나 생필품 가격, 대출이자 등 생활경제에서 오를 때는 빠르고, 내리는 것은 거북이 같다는 점을 미뤄 볼 때 비밀 군사작전 벌이듯 전광석화처럼 예산을 삭감하면서 ‘왜 줄이는지’, ‘카르텔의 정체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도 없다. ‘보이지 않는 손’ 아니 ‘보이지 않는 카르텔’ 때문에 연구비 삭감이라는 유탄을 맞은 출연연들은 새로운 연구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것은커녕 실제 연구를 진행하는 박사후연구원이나 대학원생인 학생연구원들까지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일부러 모르는 체하는 것인지 진짜 상황 파악이 안 되는지 알 길은 없지만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런 지적이 나올 때마다 부지런히 설명자료를 뿌리며 “문제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이번 예산안 삭감과 함께 발표한 ‘R&D 혁신방안’에 따르면 국가 R&D 사업평가를 할 때 상대평가를 도입해 하위 20%는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부분도 놀랍다. 기초연구는 정부가 말하는 구체적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은 분야다. 이 때문에 상대평가를 실시한다면 기초과학의 싹은 모조리 잘려 나갈 가능성도 크다. 다른 분야는 잘 모르겠지만 과학기술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격언이 가장 잘 적용되는 분야다. 정부의 연구 혁신방안에 따른다면 성실 실패도 그냥 실패일 뿐이다. 결국 제때 성과를 내놓지 못할 것 같은 도전적, 혁신적 연구에는 손을 떼고 성과가 잘 나올 것으로 판단되는 연구나 주목받는 연구에 쏠림현상이 나타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R&D 예산 관련 논란들을 보면서 그동안 과학기술에 대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은 과학기술 분야 예산이 삭감되지 않도록 대통령 스스로 방패막이가 돼 주고 과학기술인을 존중하는 분위기였다”고 침을 튀기며 목소리를 높였던 분들이 생각난다. 요즘 다들 뭣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모쪼록 식사는 잘 챙겨 드시고 다니시길 바란다.
  • 공중 산책로 품은 목동 오목공원, 재단장 후 1차 개장

    공중 산책로 품은 목동 오목공원, 재단장 후 1차 개장

    서울 양천구는 목동 중심부에 있는 오목공원이 1차 재단장 공사를 마치고 부분 개방했다고 18일 밝혔다. 우선 개방된 공간은 공원 중앙 잔디마당과 이를 둘러싼 회랑, 숲 라운지 등으로 공원 전체 면적의 약 43%에 해당한다. 공원 핵심 시설인 중앙회랑은 가로, 세로 52.8m의 정사각형 구조에 높이 3.7m에 설치된 공중 산책로이다. 회랑 아래에는 햇볕과 비를 피할 수 있는 쉼터가 조성됐고, 회랑 위는 숲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 산책로가 마련됐다. 구는 회랑 하부에 식물과 책, 그림으로 꾸민 문화공간 3곳을 만들고, 이동식 벤치 57개와 탁자 15개를 배치했다. 회랑 아래 그림 쉼터에서는 오는 10월 말까지 ‘도심 속 녹지의 다시보기’를 주제로 한 개장 기념 전시회 이채원 작가의 ‘죽림’이 열린다. 식물 쉼터에서는 주 2회 반려식물 클리닉이 열리며 책 쉼터에는 식물, 숲, 정원과 관련된 책을 비치했다.회랑에 둘러싸인 중앙 잔디마당은 열린 공간으로 정원 축제, 야외 콘서트 등으로 활용되는 동시에 폭우 때 일시적인 저류지 역할을 할 수 있어 침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구는 설명했다. 공원 북동쪽에는 키큰나무, 작은나무, 화초류 등을 다양하게 심은 숲 라운지를 조성했다. 목재데크를 깐 쉼터 3곳을 설치하고 탁자 20개와 벤치 63개를 배치해 휴식을 즐기기 적합하다. 오목공원은 디자인 스튜디오 LOCI의 박승진 대표가 설계를 맡았다. 박 대표는 올해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용산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조경을 담당하기도 했다. 구는 2단계 공사에서 오목한미술관, 서울형키즈카페, 농구장, 유아숲쉼터, 건강라운지 등을 설치해 오는 11월 공원을 전체 개방할 계획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목동상업지구 중심에 있는 오목공원이 여가, 예술, 생태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라며 “나머지 구간도 이른 시일 내에 개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소행성 이름으로 부활한 비운의 두 여성 천문학자

    소행성 이름으로 부활한 비운의 두 여성 천문학자

    천문학 업적들 대부분 남성 학자에 헌납 1912년 미국 하버드대 천문대의 청각장애 여성 천문학자 헨리에타 스완 레빗(1868~1921)은 소마젤란 성운에 있는 세페이드 변광성의 빛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현상을 연구한 끝에 우주의 거리를 재는 ‘표준촉광’(standard candle)을 발견했다.  이 발견은 천문학 역사를 바꿀 만큼 엄청난 업적이었지만, 미국 천문학계의 오랜 악습 중 하나인 여성 차별로 인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던 레빗은 박봉과 병고에 시달리다 5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뒤늦게 노벨상 위원회에서 노벨 물리학상을 주려 했을 때는 이미 작고한 지 2년 뒤였다.  이와 같은 상황은 유럽 천문학계에도 있었다. 천문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 천문학자 2명의 이름이 최근 그 업적을 인정받아 소행성 이름으로 붙여졌다. 국제천문연맹(IAU)과 영국천문학협회(BAA), 카탈리나 천체탐사(CSS 등은 소행성 2개에 각각 ‘애니 몬더’와 ‘앨리스 에버렛’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 19세기 영국에서 활동한 천문학자인 애니 몬더(1868~1947)와 앨리스 에버렛(1865~1949)은 영국 천문학 발전에 큰 기여를 했지만, 여성 학자를 차별하던 당시 학계 분위기에 따라 자신들의 업적을 모두 남성학자에게 헌납하고 이름 없이 세상을 떠난 비운의 여성들이었다. 미국의 헨리에타 리빗과 거의 동시대 인물인 두 여성은 영국 케임브리지 거튼대에서 공부하며 서로 친구가 됐다. 이들은 우수한 성적으로 시험에 통과했으나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학위를 받지 못했다. 이 대학에서는 1948년이 돼서야 여학생들에게 학위를 주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졸업 후 영국 그리니치 왕립천문대에서 보잘것없는 임금을 받으며 ‘여성 계산요원’이라는 직함으로 들어가 별의 위치를 측정하고 이를 도표화하는 일을 했다. 거튼대에서 당대 최고의 수학자로 손꼽히던 몬더는 월급 4파운드로는 생계를 꾸려가기 힘들다며 임금인상을 간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 돈으로는 살기가 힘들다”며 “내가 케임브리지에서 수학 우등생이었다는 사실이 무의미한 것이냐”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지만 소용이 없었다. 몬더는 그리니치에서 관측된 것 가운데 가장 큰 태양 흑점(태양 표면의 검은 반점)을 기록했다. 또 개기일식을 촬영하고 태양 흑점을 분석하는 도표인 ‘나비도표’(butterfly diagram)를 남편과 함께  만들었지만, 학계는 남편만 주목했을 뿐, 몬더는 외면했다. 나비도는 태양 흑점이 나타나는 위도가 태양 주기에 따라 바뀐다는 점을 보여주는 도표로 오늘날까지 널리 응용되고 있다. 에버렛 역시 1년에 약 2만2000개 별의 위치를 관측하며 별 궤도에 대한 논문을 여러 편 발표했으나 연구 성과에 맞는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 35세에 광학 관련 분야에 뛰어든 에버렛은 이후 물리학자, 전기공학자 등으로도 활발히 활동하기도 했다. 이처럼 두 사람은 끝까지 자신들이 일구어낸 과학적 업적을 남자 동료들에게 넘기고 그들 자신은 과학자로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천문학자로서 뚜렷한 위상도 지니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하늘 한 자리 차지할 자격 충분” 영국천문학협회의 천문사 담당 국장인 마이크 프로스트는 두 사람을 가리켜 “비범한 일을 한 비범한 여성들”이라며 “하늘 위에 한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영국왕립천문대는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에서 나오는 여성 중에 수학적 재능이 뛰어난 인재들이 있다는 점, 이들을 값싸게 고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당시 환경을 설명했다. 거튼대 여성 총장인 엘리자베스 켄달은 몬더와 에버렛에 대해 “자기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고 평가했다. 켄달 총장은 소행성에 에버렛과 몬더의 이름이 붙은 데 대해 과거 잘못을 바로잡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영감을 주는 사건이라고 해설했다.
  • “세계 지성들이 출연 기다리는 방송 됐죠”

    “세계 지성들이 출연 기다리는 방송 됐죠”

    세계적인 지성들이 주목하고 스타 학자들이 출연 제의를 기대하는 국내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 2021년 8월 첫 전파를 탄 이후 시즌 1·2에서 세계 석학들이 연이어 출연해 화제를 모은 EBS1의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미국 아이비리그의 최고 인기 강연 ‘죽음’의 강연자 셸리 케이건 예일대 교수는 지난달 28일 시즌3의 문을 열며 “우리를 더 완전한 인간으로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위대한 수업 3’는 역대 최다 노벨상 수상자 라인업이 눈에 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폴 로머, 시린 에바디(노벨평화상), 프랭크 윌첵(노벨물리학상), 배리 마셜(노벨생리의학상),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노벨문학상) 등 6명이 강연을 앞두고 있다.지난 15일 경기 고양시 일산 EBS 본사에서 만난 허성호 책임프로듀서(CP)와 이주희 PD는 “실리콘밸리의 최고경영자들과 유명 정치인 섭외도 진행 중”이라며 “지난 2년을 거치며 이제는 세계의 석학들이 출연을 원하는 프로그램이 됐다는 걸 실감한다”고 말했다. 명품 지식 콘텐츠의 깊이를 더하면서 이번 시즌에서는 처음으로 15회 내외의 장편 강연도 시도된다. 대학 강좌로는 한 학기 분량이다. 중국 역사 대가인 방북진 사천대 교수의 삼국지 강의와 비노드 아가왈 미 버클리대 교수의 미중 패권경쟁 시리즈가 준비돼 있다. 이 PD는 “시즌1에선 마이클 샌델, 유발 하라리 등 한국인에게 인지도 높은 석학들이 출연했고 시즌2는 제인 구달(동물학), 제임스 캐머런(영화) 등 다양한 주제로 확장했다”며 “이번 시즌은 인공지능(AI) 교육과 저출생, 반도체 등 한국 사회가 당면한 지적 관심사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매주 월~금요일 밤 11시 40분 방송되는 ‘위대한 수업’은 국내 학계의 ‘협업’과 ‘팩트체킹’의 산물이다. 전문가들이 참여한 공식 자문위원회가 석학 선정 단계부터 꼼꼼히 검증한다. PD 6명과 메인작가 7명이 자문 교수들의 과외를 받으며 논문과 저서를 조사한다.출연 승낙을 받기 위해 정성 들여 쓴 손편지를 보내고 현지 연구실도 찾아간다. 아이큐 220의 세계 최고라는 ‘수학 천재’ 테런스 타오 UCLA 교수의 시즌3 출연도 이런 과정을 거쳐 성사됐다. 허 CP는 “강연 하나하나 빛나도록 만드는 게 생존 전략”이라며 “국내 전문가들이 촬영 내용을 검증하고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 컴퓨터그래픽(CG)과 자막 제작 등 석학 1명당 후반 작업만 3개월, 섭외부터 본방송까지는 9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당대 최고의 지식을 무료로 전하는 ‘위대한 수업’의 공익성에 해외 석학들도 놀라움을 표시한다. 시즌3 출연자인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수는 “한국이 지식 콘텐츠 사업의 선두에 있다”고 단언했고 지난 시즌에 나온 ‘민주주의 연구의 거장’ 아담 셰보르스키 뉴욕대 교수는 “한국의 납세자들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출산 학령 인구 감소와 수신료 분리 징수 여파에 따른 EBS 경영 위기로 ‘적자 프로그램’이라는 눈총이 커지는 게 현실이다. ‘위대한 수업’의 시즌(1년) 제작비는 웬만한 지상파 드라마 1편 제작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환율이 치솟으면서 체감 제작비는 더 쪼그라들었다. TV 수신료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 준다는 시청자들의 끊이지 않는 칭찬이 제작진에게는 가장 큰 힘이다. 두 PD는 이번 시즌이 ‘롱런’(장기적인 흥행)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시대의 위대한 지적 유산을 기록하는 방송을 만들고 싶다”며 “시즌10까지 가 보는 게 목표”라고 입을 모았다.
  • EBS ‘위대한 수업3’ 제작진 “한국 사회 지적 관심사에 초점 맞춰”

    EBS ‘위대한 수업3’ 제작진 “한국 사회 지적 관심사에 초점 맞춰”

    세계적인 지성들이 주목하고, 스타 학자들이 출연 제의를 기대하는 국내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 2021년 8월 첫 전파를 탄 이후 시즌 1,2에서 한국 교양 프로그램 사상 유례없는 석학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아온 EBS1의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지난달 28일 시즌3의 문을 연 미국 아이비리그의 최고 인기 강연 ‘죽음’의 강연자 셸리 케이건 예일대 교수는 이 방송을 가리켜 “우리는 더 완전한 인간으로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위대한 수업3’는 역대 최다 노벨상 수상자 라인업으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폴 로머, 시린 에바디(노벨평화상), 프랭크 윌첵(노벨물리학상), 배리 마셜(노벨생리의학상),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노벨문학상) 등 6명이 강연을 앞두고 있다.지난 15일 경기도 일산 EBS 본사에서 만난 허성호 책임프로듀서(CP)와 이주희 PD는 “실리콘밸리의 유명 최고경영자들과 세계적인 정치인 섭외도 진행 중”이라며 “지난 2년을 거치며 이제는 세계의 지성들이 섭외 연락을 기다리는 프로그램이 됐음을 실감한다”라고 말했다. 위대한 수업은 명품 지식 콘텐츠 방송의 깊이를 더하며 강연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더 선명해졌다. 시즌 3에서 처음으로 15회 내외의 장편 강연도 시도된다. 대학 강좌로는 한 학기 분량. 중국 역사 대가인 방북진 사천대 교수의 삼국지 강의와 비놀드 아가왈 미 버클리대 교수의 미·중 패권경쟁 시리즈가 준비되고 있다. 이 PD는 “시즌1에서 마이클 샌델, 유발 하라리 등 한국인에게 인지도 높은 석학들이 출연했고, 시즌2는 제인 구달(동물학), 제임스 캐머런(영화) 등 다양한 주제로 확장했다”며 “이번 시즌은 인공지능(AI) 교육과 저출생, 반도체 등 한국 사회가 당면한 지적 관심사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매주 월~금 밤 11시 40분 방송되는 위대한 수업은 국내 학계의 ‘협업’과 ‘팩트체킹’의 산물이다. 국내 학자들이 참여한 공식 자문위원회가 석학 선정 단계부터 꼼꼼히 검증한다. PD 6명과 메인작가 7명이 자문 교수들의 과외를 받고 논문과 저서를 조사한다. 출연 승낙을 받기 위해 정성들여 쓴 손편지들을 보내고 현지 연구실도 찾아간다. 아이큐(IQ·지능지수) 220의 세계 최고라는 ‘수학 천재’ 테렌스 타오 UCLA 교수의 시즌3 출연도 이런 과정을 거쳐 성사됐다.허 CP는 “강연 하나 하나 빛나도록 만드는 게 생존 전략”이라며 “국내 전문가들이 촬영 내용을 검증하고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 CG(컴퓨터그래픽)와 자막 제작 등 석학 1명당 후반 작업만 3개월, 섭외부터 본방송까지는 9개월이 걸린다”라고 설명했다. 가짜 정보의 홍수 속에 당대 최고의 지식을 무료로 전하는 위대한 수업의 공익성에 해외 석학들도 놀라움을 표시한다. 시즌3 출연자인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수는 “한국이 지식 콘텐츠 사업의 선두에 있다”고 단언했고, 지난 시즌에 나온 ‘민주주의 연구의 거장’ 아담 쉐보르스키 뉴욕대 교수는 “한국의 납세자들이 존경스럽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저출산 학령 인구 감소와 수신료 분리징수 여파에 따른 EBS 경영위기로 ‘적자 프로그램’ 눈총도 커지고 있다. 위대한 수업의 시즌(1년) 제작비는 웬만한 지상파 드라마 제작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환율이 치솟으면서 체감 제작비는 더 쪼그라 들었다. TV수신료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준다는 시청자들의 끊이지 않는 칭찬이 제작진에게는 가장 큰 힘이다. 두 PD는 이번 시즌이 ‘롱런’(장기적인 흥행)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시대의 위대한 지적 유산을 기록하는 방송을 만들고 싶어요. 목표는 살아남아 시즌10까지 가보자는 것입니다.”
  • “항문만 봐도 누군지 안다”… ‘스마트 변기’ 韓과학자, 이그노벨상 수상

    “항문만 봐도 누군지 안다”… ‘스마트 변기’ 韓과학자, 이그노벨상 수상

    한국인 과학자가 항문의 생김새로 신원을 식별하고 배설물을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는 변기를 개발해 올해의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을 수상했다. 미국 하버드대 과학유머잡지 AIR(Annals of Improbable Research)는 지난 14일(현지시간) 하버드대에서 시상식을 열고 화학·지질학, 문학, 기계공학, 공공보건 등 10개 분야 수상자를 발표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소속 박승민 박사는 이 가운데 공공보건 분야 수상자로 선정됐다. AIR는 박 박사를 수상자로 선정한 배경에 대해 “인간 배설물을 신속히 분석하고 추적 관찰하기 위해 소변 분석용 담금봉 검사와 배변 분석을 위한 컴퓨터 영상 시스템, 항문 모양(anal-print) 센서와 연동된 신원확인 카메라, 통신 링크 등 다양한 기술이 사용된 장비인 ‘스탠퍼드 변기’를 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 변기는 대변 모양을 시각적으로 분석해 암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 징후를 찾아내는 것으로 전혀졌다. 또 소변에 포도당이나 적혈구 등이 포함돼 있는지도 확인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문처럼 사람마다 형태가 다른 항문 모양으로 신원을 파악해 여러 사람이 사용할 경우에도 추적 관찰이 가능하게 했다고 한다. 박 박사는 영국 PA통신 인터뷰에서 “가장 개인적인 공간으로 여겨지는 화장실은 우리 건강의 조용한 수호자가 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그노벨상 수상에 대해 “파격적인 장소에서 답을 찾으려는 연구자와 멘토, 공상가들에게 보내는 헌사 역할을 하는 겸허해지는 경험”이라며 “오늘 우리는 스마트 헬스케어 변기란 생각을 비웃을지 몰라도 이번 수상은 가장 개인적인 순간조차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잠재력이 크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이그노벨상 화학·지질학상은 왜 많은 과학자가 바위를 핥는 것을 좋아하는지를 규명한 영국 라이세스터대의 얀 잘라시에비치 교수에게 돌아갔다. 기계공학상은 죽은 거미의 몸을 조종해 자기 체중보다 무거운 물건을 집어들 수 있도록 한 인도·중국·말레이시아·미국 연구진에게, 의학상은 시신을 분석해 양쪽 콧구멍의 코털 수가 같은지 확인한 과학자들이 받았다. 물리학상은 멸치의 성적 활동이 해수가 섞이는 정도에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측정한 다국적 연구진에게 수여됐다. 수상자들에게는 트로피와 함께 2000년대 발행된 10조 짐바브웨 달러 지폐 1장이 상금으로 수여됐다. 짐바브웨가 초인플레이션을 겪을 당시 발행된 이 화폐는 현재는 사용되지 않으며, 1∼2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노벨상을 풍자해 만든 이그노벨상은 AIR이 매년 노벨상 발표에 앞서 재미있고 기발한 과학 연구를 한 연구진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박 박사에 앞서 이그노벨상을 받은 한국인은 모두 4명이다. 1999년 향기 나는 양복을 발명한 FnC코오롱의 권혁호씨가 환경보호상을, 2000년에는 대규모 합동 결혼을 성사시킨 공로로 통일교 문선명 교주가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다미선교회 이장림 목사는 5명의 다른 종말론자들과 함께 인류 마지막 날을 매번 틀리게 예측해 2011년 이그노벨 수학상을 받았다. 2017년에는 커피잔을 들고 다닐 때 커피를 쏟는 현상에 대해 연구한 한지원씨가 유체역학상을 수상했다.
  • 세계 현미경 연구자 부산에…10일 세계현미경학회 총회 개막

    세계 현미경 연구자 부산에…10일 세계현미경학회 총회 개막

    현미경 분야 세계 최대 학술대회인 세계현미경학회 총회가 오는 10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부산시는 오는 10일~15일 벡스코에서 제20회 세계현미경학회 총회를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현미경학회 총회는 현미경 분야 세계 연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신 연구 성과와 기술동향을 공유하는 행사다. 이번 총회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며,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가 두 번째로 개최한다. 시는 두 번의 도전 끝에 미국 포틀랜드, 네달란드 마스트리히트, 스페임 마드리드, 남아공 케이프타운을 꺽고 제20회 총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이번 총회는 ‘현미경 플랫폼을 통한 과학적 혁신과 융합’을 주제로 200개 세션에서 1500여 건의 학술 발표가 진행된다. 산업박람회도 열려 세계 80개 기업이 첨단 기술과 제품을 소개한다. 시는 70개국 연구자, 기업관계자 등 25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번 총회에서는 노벨상 수상자들의 대중 강연도 진행된다. ‘꿈의 나노 물질’로 불리는 그래핀을 발견해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 생명체 분자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는 극저온 전자현미경을 공동 개발해 2017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리처드 핸더슨 영국 캠프리지대 교수와 요하임 프랭크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강연자다. 이들은 오는 13일 오후 2시 벡스코 오라토리움‘노벨상 수상자에게 듣는 과학자가 되는 길’을 주제로 강연한다. 대중강연 참가비는 무료이며, 행사 홍보포스터에 있는 QR코드를 통해 접속하거나 사무국(051-742-8407)로 전화해 사전 신청하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 MIT에서 만난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탄생시킨 연구 공간 ‘스타타 센터’ [노승완의 공간짓기]

    MIT에서 만난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탄생시킨 연구 공간 ‘스타타 센터’ [노승완의 공간짓기]

    2019년 서울 청담동에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1929~·Frank Gehry)의 첫 한국 작품인 루이비통 메종 서울이 오픈하였다. 사람들은 유명건축가의 건물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고, 이 매장은 금세 소설미디어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해체주의 건축가로 유명한 프랭크 게리의 건물이 미국 보스톤 인근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있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에 있어 요소요소 내외부를 해체하듯 살펴보았다. 건물을 종이처럼 꾸깃꾸깃 구겨 설계하는 건축가 해체주의 건축가로 일컬어지는 프랭크 게리는 여느 건축가처럼 건물을 네모 반듯하게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종이를 구겨놓은 듯 비정형으로 설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989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하며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추상주의가 사물의 근원적 특징인 구, 원기둥, 삼각형 등의 형태를 중심으로 사물을 재해석 하는 것과는 달리 해체주의는 건물의 요소요소를 모두 파괴하듯 뜯어내어 재배열하는 콜라주의 형식에 더 가깝다. 프랭크 게리의 대표작은 역시 스페인 빌바오에 위치한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빌바오는 철강산업으로 유명한 도시였으나 1970년대 경제위기가 닥치며 실업률이 증가하고 사람들이 떠나기 시작했다. 1991년 지방정부는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을 방법으로 문화산업을 택했고 구겐하임과 협약하여 7년간의 공사 끝에 ‘헤엄치는 물고기’ 형상을 한 ‘구겐하임 미술관’을 개관하였다. 이후 빌바오는 해마다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는 명소로 거듭나게 되었다. 철재 바스켓을 조각내 오려붙인 듯한 MIT 스타타 센터 MIT는 공대로 유명한만큼 유명 건축가들이 설계한 건물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스타타 센터(Stata Center)가 가장 유명하다. 멀리서 보면 철재 바스켓을 조각조각 내어 오려 붙인 듯한 어지러운 모습인데 컬러까지 입혀 놓으니 마치 테마파크에 있을 법한 건물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건물은 MIT의 핵심공간인 연구센터로 사용되고 있다. 일부 건물은 외부인 통제가 되지만 이 건물은 내부까지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실내로 들어서면 외부에서 형태만 보고 느꼈던 충격보다 열 배 이상의 충격을 받게 된다. 도무지 내부의 구조가 한 눈에 들어오지 않고 어떻게 저 부재가 저기 붙어있을 수 있을까란 의문과 함께 구조 계산을 수행한 사람이 그저 대단하게 여겨진다.프랭크 게리는 색채를 다양하고 화려하게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이 건물이 학제 간 협력(Cross-disciplinary collaboration)공간으로 혁신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공간을 창의적으로 꾸몄다. 외부 마감재가 그대로 내벽의 마감재가 되기도 하고 내부 박스에서 밖으로 나오면 또 다른 실내가 되기도 하는 등 공간의 변화가 끝이 없다. 이러한 공간에서 연구를 한다면 절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부 계단을 끝까지 올라 야외로 나오니 옥외 휴게공간이 펼쳐지고 학생들 몇몇이 의자에서 쉬거나 책을 읽고 있었다. 때마침 먹구름이 몰려왔는데 이 시커먼 구름조차도 스테인리스 패널에 반사되어 하늘빛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유명 건축가도 피해가지 못한 누수 하자  건물을 한참 둘러보다가 문득 직업병이 발동하여 이렇게 건물의 형태가 복잡하고 외벽이 갑자기 내부의 벽체가 되기도 하는데 방수나 단열은 어떻게 처리했을까 궁금했다. 군데군데 디테일을 살펴보니 누수가 된 흔적도 있고 보수를 한 곳도 여럿 보였다. 실제로 대학측은 프랭크 게리를 누수, 곰팡이, 균열 등의 하자로 고소를 하기도 했다. 설계 용역비로 1500만 달러(한화 약 2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급했으나 하자 보수비로 용역비의 10분의 1인 약 20억원을 지출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타 센터는 명실상부한 MIT 최고의 건물임에 틀림없고 많은 관광객이 학교를 방문하면 반드시 들르는 곳이다. 개인적인 판단으로 하자보수비 보다 이 건물이 창의적 연구와 학제간 협력 활동을 자극한 덕택에 많은 공학적 아이디어가 탄생했고 그 결과 창출된 숨은 경제적 효과가 훨씬 더 크지 않을까 생각된다.
  • 노벨재단, 러·벨라루스·이란 ‘시상식 초대’ 이틀 만에 “초대하지 않겠다”

    노벨재단, 러·벨라루스·이란 ‘시상식 초대’ 이틀 만에 “초대하지 않겠다”

    노벨재단이 연말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 러시아·벨라루스·이란 대사를 초대하려던 계획을 이틀 만에 번복했다. 노벨재단은 2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러시아, 벨라루스, 이란 대사를 초대하지 않은 지난해 예외적 조치를 올해도 반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는 노르웨이에 주재하는 모든 대사들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초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재단은 당초 초대 결정이 “노벨상이 표방하는 가치와 메시지를 가능한 한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웨덴의 강한 반응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당초 메시지가 완전히 무색해졌다”고 번복한 이유를 설명했다. 매년 12월 10일 노벨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문학상, 경제학상 등 다섯 부문 시상식은 스톡홀름에서, 평화상 시상식은 같은 날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열린다. 두 행사에는 스웨덴, 노르웨이 수교국 대사가 초청받는다. 지난해에도 스톡홀름 시상식에는 세 나라가 제외됐고, 오슬로 평화상 시상식에는 모든 대사들이 초청됐다. 앞서 지난달 31일 재단은 올해는 스톡홀름 시상식에도 ‘모든 대사’들을 초대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관련 계획이 공개되자마자 스웨덴 안팎에서 거센 반발이 일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도 전날 AFP 통신에 보낸 입장문에서 “내가 초청 명단을 관리하는 사람이었다면 (세 나라를) 초청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해당 조치가 스웨덴과 우크라이나 양국에 있는 많은 사람을 분노하게 한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공개 반대했다. 임미 오케손 스웨덴 민주당 대표도 초대받았는데 이 정당은 이민에 반대하고 나치 동조주의자들이 자금을 보태는 것으로 논란을 빚고 있으며 주류로부터 수십년 동안 배척돼 왔다. 그는 페이스북에 “안타깝게도 그날 바쁘다”며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번복 결정을 “휴머니즘의 승리”라며 반겼다.
  • 지난해 노벨상 시상식 밀려났던 러·벨라루스·이란, 올해는 “와주삼”

    지난해 노벨상 시상식 밀려났던 러·벨라루스·이란, 올해는 “와주삼”

    “세계가 점점 분열돼 다른 견해를 가진 이들끼리 대화가 줄어들고 있다. 이에 대응해 우리는 노벨상 및 자유로운 과학·문화·사회의 중요성을 기념하고 이해하고자 초대 대상을 넓혔다.” 비다르 헬게센 노벨재단 사무총장은 지난해 노벨상 시상식과 연회에 초대받지 못했던 러시아와 벨라루스, 이란이 올해는 초청된다면서 노벨상이 추구하는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이들도 초대했다고 설명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노벨상을 주관하는 노벨재단은 오는 12월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과 연회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대사를 각각 초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란도 초청 명단에 포함됐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물리학상,화학상, 문학상, 경제학상 등 다섯 부문 시상식은 스톡홀름에서, 평화상 시상식은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열린다. 두 행사 모두 스웨덴, 노르웨이와 수교한 국가의 대사가 초청되는데, 지난해에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러시아, 벨라루스 대사를 시상식에 초대하지 않는다고 공언했다. 벨라루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대표적 친러시아 성향 국가다. 이란도 인권 탄압 문제에 휩싸인 가운데 지난해 노벨상 시상식과 연회 초청 명단에서 제외됐다. 특히 지난해 9월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의문사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이 불거졌다. 유엔은 이란 당국이 이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노벨재단의 이번 결정에 스웨덴에서는 비판이 이어졌다. 스웨덴 자유당 소속 정치인 카린 칼스브로는 “(노벨재단은) 우크라이나 문화 센터에 미사일이 떨어지고 아이들이 살해당하는 동안 러시아를 화려한 파티에 초대했다”면서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칼스브로는 또 자국 공영 라디오 인터뷰에서 러시아, 벨라루스, 이란을 ‘불량 국가’로 규정하면서 이들 국가가 “시민을 억압하며 자국민과 이웃 국가를 상대로 전쟁과 테러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통대로 스웨덴의 모든 정당 대표도 초청된다. 임미 오케손 스웨덴 민주당 대표도 초대받았다. 그런데 이 정당은 이민에 반대하고 나치 동조주의자들이 자금을 보태는 것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또 주류로부터 수십년 동안 배척돼 왔다. 그는 페이스북에 “안타깝게도 그날 바쁘다”며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노벨재단의 이날 발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내년 파리하계올림픽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단 출전을 불허한다고 밝힌 지 한 달 만에 나온 것이다.
  • AI ‘철학적 좀비’ 수준 뛰어넘을까

    AI ‘철학적 좀비’ 수준 뛰어넘을까

    ‘당신은 로봇입니까?’ 이제는 일상 생활에서도 종종 받는 질문이다. PC나 스마트폰으로 웹사이트에 로그인할 때 나오는 이 질문은 웹사이트 접근을 시도하는 봇을 차단하기 위한 ‘리캡차’(reCAPTCHA) 기능이다. 봇이 아닌 인간이라고 체크해도 신호등이나 자동차가 있는 이미지를 모두 선택하라는 귀찮은 ‘미션’을 준다. 리캡차 같은 단순한 알고리즘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 로봇 프로그램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우리는 이미 바둑이나 체스 게임에서 인공지능(AI)에 패배했고 지능 검사에서도 우월하지 않다. AI가 발달할수록 우리는 인간과 기계의 역할 사이에서 끊임없이 의심하고 입증하며 살아가야 할지 모른다. 인간과 AI를 구분하는 기준은 ‘의식’(자아와 감정)의 존재 여부다. 생성형 AI인 챗GPT 등장 이후 지능과 자아를 가진 컴퓨터가 출현할 것이라는 믿음은 과학계를 넘어 대중에게도 확산되고 있다. 신간 ‘세계 그 자체’는 현대 과학과 철학의 최전선에 있는 논쟁들을 압축적으로 다룬다. 특히 “생물은 단지 복잡한 기계일 뿐”이라는 과학계의 통념과 “충분히 발달한 컴퓨터가 지능과 감정을 가질 것”이라는 예측을 정면 반박한다. 저자의 시각에서 이같은 관점들은 대중을 자극하지만 비정상적이고 기이한 과학적 인식이다.스웨덴 웁살라대의 ‘끈 이론’ 물리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왕립과학한림원 회원인 울프 다니엘손은 “우리가 당면한 어마어마한 위험은 인공지능 기계도 자아와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인간들이 믿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지금의 AI 맹신에는 17세기 철학자 데카르트의 치명적인 ‘기계론적 세계관’이 배후에 있다고 짚는다. 데카르트는 영혼(정신)과 육체(물질)를 분리하는 ‘이원론’을 통해 인간 역시 생명을 가진 기계라는 인식을 유행시켰다. 저자는 데카르트가 말한 것과 반대로 우리는 생각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움직이기 때문에 존재한다며 생명의 본질을 유전자 정보로 환원하고 단순화하는 관점에 반대를 표한다. 스웨덴 여왕의 초대로 스톡홀름을 방문한 데카르트가 몇 달 만에 폐렴으로 숨진 사실을 거론하며 철학사에 기여한 스웨덴의 가장 큰 업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반(反) 데카르트적 태도를 드러내는 점도 흥미롭다. 저자는 “뇌는 컴퓨터가 아니며 인간의 의식은 물리적인 뇌 물질과 본질적으로 달라 물리학의 법칙을 벗어난다”면서 “생물이 지닌 고유한 속성과 주관적 경험은 물리학으론 환원되지 않는다”고 논박한다. 인간의 뇌를 완벽하게 모방하거나 시뮬레이션한다고 해도 AI가 이른바 자아가 없는 ‘철학적 좀비’ 수준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고 보는 근거다. 보통 상찬 일색인 추천사에 브라이언 그린 컬럼비아대 교수나 맥스 테그마크 MIT 교수 등 유명 물리학자들이 “동의할 수 없다”거나 “관점이 극렬하게 갈린다”고 표현한 것도 눈에 띈다. 대중과학서라고 하지만 260쪽의 짧은 분량을 통해 현대 과학의 통념에 도전하며 “인간은 자유의지가 없다”는 ‘빅 퀘스천’을 던지는 저자의 도발적인 주장들을 완전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치열하게 논쟁 중인 과학철학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자체로도 책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 고려대, ‘84억 기부’ 유휘성 동문에 명예경영학박사 학위 수여

    고려대, ‘84억 기부’ 유휘성 동문에 명예경영학박사 학위 수여

    고려대학교는 고려대 백주년기념삼성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유휘성(85·상학과 58학번) 전 조흥건설 대표에게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고 22일 밝혔다. 고려대 관계자는 “유휘성 교우는 조흥건설을 창립한 이후 33년간 건축업, 토목·자재 생산업, 부동산 임대업 등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이바지했으며 사업을 정리한 이후에는 잔여 재산을 대한민국 고등교육 발전 및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 기부해 그 공훈을 인정받아 2021년 국민포장을 수훈한 바 있다”면서 “지속적인 기부활동을 펼쳐온 공로를 인정해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유 전 대표는 2011년 현대자동차 경영관 건립기금으로 10억원을 기탁했으며, 2015년부터는 인성장학기금으로 25억원을 출연해 95명의 학생에게 8억원에 가까운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에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약 38억의 인성기금을 출연해 교원의 연구 지원과 연구자상을 제정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지친 의료진을 돕고자 10억원의 의학발전기금을 출연했으며 본교 교직원을 위한 인성공로상을 제정하기도 했다. 유 전 대표가 2011년부터 현재까지 기부한 금액은 총 84억원에 달한다. 고려대 관계자는 “그의 기부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거액이라는 금액 때문이 아니다”라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생활비 장학금,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염원하는 교원 연구 지원기금, 코로나팬데믹 위기 극복과 심혈관 질환 연구 발전을 이끌 의학발전기금, 학교 발전에 기여한 직원을 격려하는 직원 공로상 기금까지 다방면으로 학교 구성원 모두를 후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씨줄날줄] 영재의 굴레/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영재의 굴레/이순녀 논설위원

    지난해 7월 한국인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어린 시절 남들보다 뒤처지는 아이였다. 부친인 허명회 고려대 명예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유치원 참관 수업에 갔더니 다른 아이들은 글을 쓰고 그림도 그려 발표하는데 준이 혼자 이름만 써 놓고 아무것도 못 하더라. 이름 외에는 아직 한글을 몰랐다”고 회상했다. 시인이 되고 싶어 고교를 자퇴했던 허 교수는 대학에 들어가서야 뒤늦게 ‘수학 천재’의 자질을 발현했다.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도 신동과는 거리가 멀었다. 세 살이 되도록 말 한마디 못 했고, 학교 성적도 좋지 않았다. 발명왕 에디슨은 초등학교 때 엉뚱한 질문과 행동으로 선생님에게 지적장애를 의심받으며 입학한 지 3개월 만에 퇴학당했다. 반면 어릴 때부터 두각을 보이며 일찌감치 천재성을 인정받은 사례도 적지 않다. 모차르트는 여섯 살 때 작곡을 시작해 여덟 살에 첫 교향곡을 만들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괴짜 천재’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도 12세 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터득해 게임을 직접 만들어 팔 정도로 비상한 싹수를 보였다. 보통 사람들이 넘볼 수 없는 지능과 창의성, 예술적 영감을 지닌 천재와 영재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늘 관심의 대상이다. 특히 어린 나이에 천재성을 드러낼 경우 주목도는 배가된다. 하지만 세간의 과도한 관심은 득보다 독이 될 때가 많다. 우리나라에선 1967년 다섯 살 때 일본 후지TV에 출연해 미적분을 척척 풀었던 ‘신동 소년’ 김웅용, 2006년 만 여덟 살 나이로 최연소 대학생이 된 송유근이 대표적이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두 사람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로 평범한 삶을 살거나 과도한 중압감으로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른 뒤 세상에서 잊혀졌다. 올해 서울과학고에 입학한 10세 ‘천재 소년’ 백강현군이 한 학기 만에 자퇴한 배경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본인은 “좋아하는 작곡도 하고 보드게임도 만들고 수능 준비 열심히 하겠다”고 이유를 밝혔지만, 백군의 아버지는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진실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어린 소년이 감당하기엔 영재의 굴레가 너무 벅찬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 [씨줄날줄] 초전도체 소동/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초전도체 소동/임창용 논설위원

    지난달 국내 민간연구기업인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를 개발했다는 소식에 한껏 달아올랐던 ‘초전도체 열풍’이 차갑게 식는 모양새다.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CMTC)가 “LK99는 상온은 물론 매우 낮은 온도에서도 초전도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높은 저항을 가진 저품질의 재료일 뿐”이라고 밝히면서다. 물론 앞서 한국초전도체학회나 일부 국제학술지에서도 부정적 평가를 내놓긴 했지만 ‘의심 수준’이어서 이미 흥분에 들뜬 이들의 열기를 식히기엔 한계가 있었다. 초전도체 관련주로 지목된 몇몇 테마주는 그사이 상한가를 거듭하며 3~4배로 폭등했고, 적지 않은 ‘개미’들이 묻지마 투자에 뛰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어제부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0인 물질로 에너지 분야에서 ‘꿈의 물질’로 불린다. 상용화되면 송전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고압 송전망을 건설할 이유도 없고, 발전기의 크기도 줄일 수 있다. 반자성 특성도 있어 자기부상열차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혁명적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다만 극저온(영하 200도 이하)·초고압(상압의 10만배 이상) 환경에서나 초전도 현상을 구현할 수 있어 현실적으로 활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상온·상압에서 구현되는 초전도체를 실제로 개발한다면 연구자는 아인슈타인이나 퀴리 부인 같은 노벨상 수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란 말이 과언이 아니다. 이번 초전도체 열풍은 연구진의 성급한 발표에다 ‘한탕주의’에 빠진 주식시장, 언론의 선정적 보도가 맞물리면서 증폭됐다고 할 수 있다. 연구소는 미검증 원고 2편을 사전등록 사이트 ‘아카이브’에 동시 공개했는데, 학계에선 매우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돈이 될 이슈 찾기에 눈이 벌건 증권가가 가장 먼저 반응하고, 일부 언론은 거기에 맞춰 마치 새로운 세계가 금방이라도 열릴 듯이 보도했다. 물론 이번 연구가 전혀 의미가 없다고 단정짓기엔 이르다. 제대로 된 검증을 거쳐 꼭 초전도체가 아니라도 의미 있는 신물질로 판명됐으면 하는 기대감도 있다. 다만 검증되지 않은 연구 발표가 ‘묻지마 투자’를 부르고, 결국 개미들의 피눈물로 귀결되는 사태는 더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 [씨줄날줄] 포모와 조모/안미현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포모와 조모/안미현 수석논설위원

    포모는 ‘Fear Of Missing Out’의 줄임말이다. 나만 소외되거나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될 때 느끼는 공포감을 뜻한다. 연일 파티며 모임을 즐기는 동급생들을 보며 덩달아 쫓아다니던 하버드대생(패트릭 맥기니스)이 처음 썼다고 한다. 홈쇼핑들이 남발하는 ‘매진 임박’ ‘마지막 기회’ 등도 이런 심리를 겨냥한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포모라는 말이 익숙해진 것은 2021년 코인 광풍이 다시 불어닥치면서다. 두세 명만 모여도 “코인으로 얼마 벌었네”가 화두가 되면서 너도나도 코인을 사들였다. 그 무렵 파죽지세이던 집값도 포모 심리를 자극했다. ‘영끌’ ‘빚투’는 돌아올 부채에 대한 불안과 ‘남들과 같은 차 탑승’에 대한 위안을 동시에 안겨 줬다. 최근의 포모 대상은 초전도체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LK99’는 상온에서도 전기 저항이 전혀 없는 ‘꿈의 신물질’이다. 지금까지는 온도를 극한으로 낮추거나 엄청난 압력을 가해야 가능했다. 초전도체가 맞다면 지축을 뒤흔들 혁명적인 성과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아직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신기루’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개미들은 “노벨상감”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초전도체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조차 온갖 주장과 밈(인터넷 유행어)을 공유한다. 증시에서는 ‘초’ 자만 붙어도 상한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에코 삼형제’가 주도하던 이차전지 광풍과 흡사하다. 여기에는 용산 대통령실 행사에 초대됐다가 취소당하면서 더 유명해진 ‘밧데리 아저씨’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유튜브 등을 통해 이차전지주를 ‘강추’해 왔다. 포모는 거개가 ‘포보’(Fear Of Better Option·더 나은 선택지가 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를 낳는다. 이차전지가 이미 ‘상투’가 아닌가 고민하는 포보족이 적지 않다. 반작용으로 ‘조모족’도 늘고 있다. 조모(Joy Of Missing Out)는 소외를 되레 즐기는 현상이다. 소셜미디어를 차단하고 혼자만의 시간에 빠져든다. 장안의 인기 드라마를 빨리 안 보면 초조해지는가, 남들보다 새로운 정보를 일찍 접하면 편안해지는가, 요리 강좌를 신청했는데 친구가 요가를 배운다고 하면 갈아타고 싶은가. 대표적인 포모증후군 증상들이다. 당신은 포모인가, 조모인가.
  • 성배 찾은 기적 vs 미완의 입발림… ‘상온 초전도체’ 광풍

    성배 찾은 기적 vs 미완의 입발림… ‘상온 초전도체’ 광풍

    지난달 22일 국내 민간연구기업인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절대온도 400K(섭씨 126.85도), 대기압(1기압)에서도 작동하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를 개발했다는 논문을 온라인 논문 사이트에 공개했다. 초전도체는 극저온, 초고압에서만 작동하기 때문에 상온·상압 초전도체는 ‘성배’를 찾은 것과 같은 기적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문제는 이 온라인 논문 사이트 ‘아카이브’는 ‘동료 검토’(피어 리뷰) 없이 누구나 논문을 게재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이와 함께 과학 연구의 중요한 요소인 ‘재현성’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과학 저널 ‘사이언스’도 논문 공개 닷새 뒤인 지난달 27일 “해당 논문에 충분한 내용이 없어 과학계에서는 아직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과학계에서는 아직 부정적 의견이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이런 학계 분위기와는 달리 증권가에서는 초전도체 관련 기업들 주가가 연일 상한가 행진이다. 소셜미디어(SNS)에서도 ‘노벨상급 연구 성과’, ‘세계적 떡밥’이라는 글들로 설왕설래 중이다. 초전도 현상이나 초전도체는 극저온에서 금속이나 합금, 유기 화합물의 전기 저항이 거의 0에 가깝게 되면서 전류가 장애 없이 흐르는 것이다. 1911년 네덜란드 물리학자 헤이커 카메를링 오너스가 고체 수은의 저항을 극저온에서 측정하는 도중에 우연히 발견했다. 절대온도 4.2K(섭씨 영하 268.95도)에서 고체 수은의 저항이 갑자기 사라져 0에 가까워진 것이다. 이후 많은 연구가 이뤄졌는데 2020년에도 미국 로체스터대 연구팀이 영상 15도에서 초전도성을 보이는 물질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상온에서 작동하지만 260만 기압이라는 초고압 조건이 필요하다. 그마저도 데이터 조작으로 밝혀져 이 논문은 철회됐다. 상온·상압 초전도체 연구는 프리랜서 연구자들도 많이 뛰어들고 연구부정 행위도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과학계 검증을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초전도 현상은 한 가지 원소로 된 물질은 물론 금속 합금, 심지어 도핑된 세라믹 물질, 즉 반도체에서도 관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베이항대, 화중과학기술대, 인도 국립물리연구소 등에서는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반도체이거나 특이한 반자성 신물질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렇지만 LK99 개발 연구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LK99는 초전도 현상으로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상온 초전도체 개발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논란이 이어지면서 국내 학계에서도 본격적으로 검증에 나섰다. 지난 2일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논문을 통해 발표된 데이터와 공개된 영상을 기반으로 판단할 때 해당 물질은 상온 초전도체라고 할 수 없다”면서 “퀀텀에너지 측이 샘플을 제공하면 상세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과학계에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연구기관에서 검증에 나서고 있는 만큼 시간이 걸리겠지만 명확한 결론이 날 전망이다.
  • 한국개발 초전도체 해외서도 뜨거운 관심…블룸버그, “물리학의 ‘성배’”

    한국개발 초전도체 해외서도 뜨거운 관심…블룸버그, “물리학의 ‘성배’”

    2일(현지시간) 외신들도 학계와 증권가, 소셜미디어에 이르기까지 초전도체 논란으로 빚어진 다양한 과열 양상을 잇따라 다뤘다. ‘꿈의 물질’로 불리며 상온·상압에서도 떠 있는 초전도체 ‘LK99’를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둘러싸고 해외 과학계에도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LK99는 한 세대에 한번 나올법한 과학적 돌파구일 수도 있지만, 큰 실망거리에 그칠지도 모른다”면서도 “최근의 소란스러움은 세상을 바꿀 새 과학적 발견을 우리가 얼마나 갈망해왔는지 보여준다”고 자사 칼럼을 통해 전했다. 이 칼럼은 초전도체를 ‘성배’(holy grail)일 수 있다고 표현하며 전자·에너지·운송 등 산업부문 혁명은 물론 양자컴퓨팅 실용화의 문까지 열어젖힐 가능성에 주목했다. 캐나다 우주비행사 크리스 해드필드도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초전도체가 실제 작동한다면 좋겠다”며 희망을 드러냈다. 미국 온라인 매체 더메신저는 “모든 전자제품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초전도체가 우리를 애타게 하는 것”이라며 “과학자들은 이 발견이 사실이라면 노벨상을 탈 만한 업적이며, 물리학의 ‘성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기술 전문 매체 씨넷도 “진짜 상온 초전도체는 팡파르를 울릴만한 큰일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씨넷은 초전도체 논문에 제기되는 회의론이 상당하다고 전제하면서 “LK99가 성배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그 자체로 흥미로운 물질일 수는 있다”며 “과학이 움직이는 것을 바라보는 것 자체로 짜릿한 일”이라고 평가했다.미국 대중지 뉴욕포스트는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LA)까지 20분에 주파하는 시속 1만 4000마일(약 2만 2531㎞)의 자기부상열차를 떠올려보라”며 “LK99 초전도체 연구의 돌파구는 인류의 새로운 시대를 기념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특히 소셜미디어(SNS)에서 초전도체 관련 게시물이 수일째 큰 유행을 탄 끝에 나스닥에 상장된 미국 초전도체 관련 업체 ‘아메리칸 슈퍼컨덕터’(AMSC)의 주가가 지난달 27일 대비 2배로 급등하기까지 했다. 지난 5일 동안 129% 급등했던 AMSC는 이날 29% 하락했다. 최근 초전도체 거래에서 상승세를 보였던 일본 전선 제조업체들은 스미토모전기공업의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 이후 일제히 하락했다. 금속 제품 제조업체 장쑤 패스트엔은 “초전도체 기술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밝힌 후 중국 선전 증시에서 10% 한도까지 하락했다. 허난 중푸 인더스트리도 “국책 싱크탱크인 중국 사회과학원이 2010년 진행한 초전도체 프로젝트에 참여했지만 장소와 장비만 제공했다”고 설명한 뒤 하한가를 맞았다. 두 과학자 이석배, 김지훈의 영어 이름 ‘LEE’와 ‘KIM’의 첫 글자와 물질의 발견 연도인 1999년의 이름을 따서 LK-99로 명명된 이 물질은 납과 구리로 만든 화합물이다. 초전도체라는 개념은 한 세기가 넘은 개념으로, 전기 저항이 없고 자기장을 없애는 물질을 말한다. 이러한 물질은 열이나 빛에 의한 소산을 유발하는 저항이 없기 때문에 거의 영구적으로 전류를 유지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다. 이전에도 비슷한 원소가 만들어졌지만 영하 180도 이하의 극저온과 같이 고도로 통제된 조건이 필요했기에 실용적이지 못했다.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많은 전력이 소모되고 상온, 상압에서 사용할 수 없다면 신소재의 가치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블룸버그는 “LK-99가 상온 초전도체라는 주장을 확인하거나 반박하는 데는 몇 달 또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며 “만약 이 기술이 사실이라 해도 상용화 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까지는 최소 수년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원자 한 개 두께의 탄소 층인 그래핀은 1940년대에 소재, 전자 제품, 배터리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소재로 화제가 되었으나 아직까지 상용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2009년 비트코인으로 인해 탄생한 블록체인 기술은 지금까지 금융 분야에 혁신을 일으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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