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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마리 퀴리의 지독한 사랑(페르 올로프 엔크비스트 지음, 임정희 옮김, 노블마인 펴냄)노벨상을 수상한 여성과학자 마리 퀴리와 동료 물리학자이자 유부남인 폴 랑주뱅의 치명적인 사랑. 치밀한 자료조사로 얻어낸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가미했다.9000원.●헤르메스의 기둥(송대방 지음, 문학동네 펴냄)중세시대 화가 파르미자니노의 ‘긴 목의 성모’를 모티프 삼아 르네상스 미술과 연금술을 둘러싼 500년 암투를 파헤치는 추리물.‘다빈치 코드’보다 훨씬 앞선 1996년, 스물여섯의 신예 작가 송대방이 선보여 많은 화제를 모았던 책으로 10년 만에 재출간됐다. 전 2권, 각 권 1만 2000원.●알리와 니노(쿠르반 사이드 지음, 이상원 옮김, 지식의숲 펴냄)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아제르바이잔의 외곽 도시 바쿠에서 펼쳐지는 이슬람 청년 알리와 기독교 처녀 니노의 비극적 사랑이야기.1937년작으로 전세계 27개국의 독자를 감동으로 몰아넣은 소설이다.1만원.●남자들, 쓸쓸하다(박범신 지음, 푸른숲 펴냄)늦둥이 외아들로 태어나 자식으로, 남편으로, 아버지로 살아온 60년 인생을 작가 특유의 감성적인 문체로 풀어낸 산문집. 우리 시대 중년 남성들의 쓸쓸한 내면 풍경을 대변한다.9000원.●겨울나그네(최인호 지음, 열림원 펴냄)뮤지컬 공연에 맞춰 20년 만에 개정판으로 나온 러브 로망의 고전. 민우와 다혜의 순결한 사랑은 세월의 흐름과 무관하게 여전히 가슴을 울린다. 다만 소녀 취향의 표지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할 뿐. 초판에서 200장 정도를 덜어내고, 군데군데 개작했다. 전 2권, 각 권 1만 1000원.
  • 천재-리처드 파인만의…/제임스 글릭 씀

    양자론의 개척자이자 원자폭탄 계획의 ‘악동’. 챌린저호의 폭발 원인 규명자이자 생기 넘치는 봉고 주자. 1965년 양자전기역학 연구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P 파인만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천재-리처드 파인만의 삶과 과학’(제임스 글릭 지음, 황혁기 옮김, 승산 펴냄)은 전후 시대 과학사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물리학자로 꼽히는 파인만의 독특했던 생애와 과학적 성과를 흥미롭게 기술한 전기다.1992년 파인만이 사망한 후 4년 만에 미국에서 출판됐던 것이 이번에 국내에 처음 번역 출판됐다. 이 책은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인 저자가 방대한 자료와 파인만 가족 등 주변인물들의 밀착 취재 등을 거쳐 완성했다.1920년대 파라커웨이에 살았던 유대인들의 생활에서부터,1930년대 MIT 학부생들의 삶, 나아가 당시 미국 일류대학에서 대대적으로 표방했던 반유대주의 등이 잘 묘사되어 있다. 또 원폭실험 장소였던 로스앨러모스의 풍경, 종전후 대학간 경쟁, 노벨상 수상에 얽힌 역학관계, 챌린저호 참사를 조사한 대통령 직속 조사위원회의 배후 활동 등의 내막까지 들여다본다.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로서, 스승으로서, 한 남자로서, 노벨상 수상자로서, 아버지로서 언제나 유쾌하고자 했던 리처드 파인만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2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연구원 난자 채취 기록 확인”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에 제공한 실험용 난자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난자 기증자에게 돈을 준 사실을 시인한 데 이어 지난 2년간 소문으로 떠돌던 내용이 사실로 드러나 도덕성에 상처를 입게 됐다.●이르면 오늘 황교수 입장 발표23∼24일쯤 황 교수의 공식 발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국민적 신드롬까지 몰고왔던 ‘황우석 사단’은 이번 윤리 논란을 계기로 체면을 구겼다. 제럴드 섀튼 미국 피츠버그대학 교수의 ‘결별 선언’은 황 교수팀 내부 인물의 음해성 제보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팀의 인간 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 이후 ‘논공행상’ 과정에서 소외된 인물이 이른바 섀튼 교수에게 ‘고자질’했다는 것이다. 또 난자 기증자에 대한 금전적 보상과 관련, 황 교수는 “16명의 자발적 기증자들로부터 242개의 난자를 기증받아 사용했다.”면서 “한양대병원 기관윤리위원회(IRB)의 철저한 검증도 받았다.”고 거듭 밝혀왔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노 이사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노 이사장은 “황 교수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그렇다고 연구책임자인 황 교수에게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지난해 2월 황 교수팀이 사이언스에 ‘인간 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 발표 이후 윤리 논란이 반복돼 왔던 만큼 그동안 해명 기회는 충분했다. 이 때문에 논란이 확대되자 마지못해 시인한 듯한 인상마저 주고 있다.●논란의 핵심은 연구원 난자기증 여부 황 교수팀 연구원의 난자기증 여부는 이번에 불거진 윤리 논란의 핵심이다. 섀튼 교수가 결별을 선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난자 기증자에 대한 금전적 보상은 다른 나라에서도 관행적으로 이뤄졌다. 윤리적 논란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운 이유다. 그러나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어려운 연구원의 난자 기증은 엄격히 금지하는 게 국제적인 관행이다. 이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생명과학 연구 대상자를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지난 1964년 만들어진 ‘헬싱키 선언’에 따른 것이다. 프랑스의 일간 르 몽드는 19일자에서 “황 교수가 노벨상을 받는 것이 필연적으로 보였지만 앞으로 조사 결과에 따라 수상 기회를 완전히 놓쳐 버릴 것인지 여부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다. 황 교수는 그동안 “연구실 직원 중 누구도 난자를 기증하지 않았다.”고 강조해 왔다. 반면 노 이사장은 “의사 윤리규정과 현행법상 밝힐 수 없다.”고 말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황 교수가 연구원 난자를 사용했다고 밝히더라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국제 윤리관행에 어긋나는 것이다. 강신익 한국생명윤리학회 부회장은 “모든 윤리 의혹은 황 교수팀 연구를 승인한 한양대병원 기관윤리위원회(IRB)의 심의자료를 확인하면 알 수 있다.”면서 “심의자료를 공개해 의혹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MBC ‘PD수첩’은 22일 “난자 기증 의혹을 받고 있는 여성 연구원 2명 가운데 1명이 난자 채취 수술을 받았다는 기록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또 “한양대병원 IRB가 난자 출처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고, 윤리성에 문제가 없다고 IRB에 보고한 사람도 황 교수팀의 일원” 이라며 심의 과정의 문제점도 지적했다.지난해 2월 황우석 교수팀의 논문을 게재했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측은 난자매매를 둘러싼 윤리 논란에도 불구하고 황 교수팀의 논문에 대한 취소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2일 보도했다. 신문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난자 매매 시인을 둘러싼 논란 등을 전하면서 도널드 케네디 사이언스 편집장의 말을 인용, 이같이 전했다. 한편 주불대사관측은 황 교수가 24∼25일로 예정된 프랑스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황 교수는 당초 24일 오후 파리의 폴리 베르제르 극장에서 프랑스 의학단체인 ‘레 빅투아르 드 라 메드신’이 주는 올해의 인물상을 받고 25일에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이사장 최정화 한국외대 교수)과 한불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하는 한국 이미지에 관한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황우석 ‘WTN’ 생명공학상 수상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2005 세계기술네트워크(WTN) 생명공학상을 수상했다. 황 교수는 15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생명공학 부문에서 이룬 업적을 인정받아 제임스 클라크 회장으로부터 상을 받았다. 세계 60개국에 회원을 두고 있는 WTN은 해마다 20개 분야의 기술 혁신자를 선정해 시상한다. 생명공학 부문은 이번이 6번째로, 이전 5명의 수상자 가운데 4명이 노벨상 수상자였고 이번 수상 후보에는 조지 처치(하버드대) 교수 등 15명이 경합했다. 황 교수는 수상 소감에서 “류머티즘 등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면서 “세계 인류의 건강 증진을 위해 줄기세포 연구는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연합뉴스
  • 돈줄 든든해야 서울대 석좌교수?

    “황우석 박사 정도가 아니면 ‘서울대 석좌교수’ 호칭 주기 힘듭니다.” “그러다간 100년이 지나도 두번째 석좌교수 못 만들지요.” 황우석 교수에 이은 제2의 석좌교수 선정을 놓고 서울대 본부와 공대가 알력을 빚고 있다. 서울대 공대 김도연 학장은 지난 14일 “화학생물공학부 현택환 교수와 재료공학부 조원호 교수를 석좌교수로 선정해 달라고 대학본부에 건의했지만 두 사람 모두 거부됐다.”고 말했다. 황 교수 이후 석좌교수 선정위원회에 안건이 회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석좌교수는 개인이나 기업이 기부한 돈으로 대학에서 연구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한 교수를 말한다.공대의 석좌교수 선정 요청은 외부의 연구비 지원 제의에 따른 것.LG화학은 올 4월 나노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현 교수에게 연간 1억원씩 3년간 3억원을 예치하고, 연구 실적에 따라 10년까지 기간을 갱신하겠다고 제의했다.비슷한 시기에 한 재미사업가는 플라스틱 합성 분야에서 손꼽히는 조 교수 앞으로 100만달러(약 10억원)를 예치했다. 대학본부는 “1997년 제정된 ‘석좌교수에 관한 규정’에 따라 재원이 먼저 확보된 뒤에 선정위원회에서 적당한 인물을 선정하게 돼 있다. 하지만 현 교수 등의 경우, 지원하겠다는 쪽에서 이미 특정인을 지목해 절차에 어긋날 뿐 아니라 자격요건에도 미달된다.”고 밝혔다.규정상 석좌교수로 선정되려면 ▲노벨상 또는 이에 준하는 국제학술상 수상 ▲인류사회 발전 공로로 국제기구 등에서 수여하는 상 수상 등 5개 항목 중 1개 이상을 충족시켜야 한다. 하지만 황 교수의 경우도 위원회가 선정하기 전 포스코가 먼저 지목을 했기 때문에 이런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대학본부측은 “황 교수의 경우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터라 이견이 없었다.”고 설명했다.황 교수는 정년 때까지 포스코로부터 15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며, 여기서 나오는 연간 1억 2000여만원의 이자를 연구비로 쓰고 있다. 이에 대해 공대 관계자는 “황 교수 수준의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는 한 서울대 석좌교수 호칭을 부여할 수 없다는 것이 암묵적인 학교의 방침”이라면서 “카이스트가 LG화학에서 우리와 같은 제의를 받고 며칠 만에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과 비교하면 서울대의 현실 감각이 너무 떨어진다.”고 말했다. 결국 공대는 단과대학 차원에서 석좌교수를 선정했다. 지난달 ‘서울대 공과대학 석좌교수 규정’을 공포하고 지난 14일 지원금이 예치된 조 교수에게 지원자의 이름따 ‘공과대학 박병준 석좌교수 증명서’를 수여했다. 단과대 차원에서 석좌교수를 선정하는 것은 최초로, 공대는 내년에 현 교수도 공대 석좌교수로 선정할 방침이다. 대학본부측은 이에 대해 “외부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단과대 차원의 석좌교수 추진은 규정 밖의 일”이라면서 “단과대학이 아니라 특정 기업체의 이름을 붙인 석좌교수로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학문적인 업적이 탁월하거나 명망이 있는 국내외 인사’를 해당 인사위원회를 거쳐 총장이 석좌교수로 임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연구업적과 해당 인사의 명성 등을 고려하지만 서울대보다 덜 까다로운 셈이다. 연세대는 3명, 고려대는 11명의 석좌교수가 있다.이공계의 석좌교수는 15개 대학에 42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기업이 후원하는 석좌교수는 22명 가량 된다. 기업들은 자신들이 주력하는 분야에서 뛰어난 학자들을 석좌교수로 경쟁적으로 지원하고 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황창규 사장·러플린 총장 이대서 강연

    “미래의 인재는 판사와 검사 등 제너럴리스트와 히딩크가 강조한 멀티형 인재를 거쳐 창조적 지식인이 차지할 것입니다.” 14일 이화여대 음악관 김영의홀에서 열린 제5회 김옥길 기념강좌 ‘미래 과학기술의 새틀과 인재육성’에서 삼성전자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은 차세대 인재 육성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황 사장은 ‘반도체 집적도는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으로 삼성 반도체 신화를 일궈낸 주인공이다. 황 사장은 강당을 빼곡하게 채운 여대생들에게 “디지털 시대에는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이 살아남는다.”면서 “‘디지털 노마디즘(유목민 정신)’으로 무장해 시대의 변화를 예민하게 감지하고, 창조적인 시각으로 미래 과학시대를 앞서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산업에서 보여주는 각국의 특색에 대해서는 미국은 창의력이 뛰어나며 일본은 장인정신, 중국은 기초과학, 한국은 무모할 정도로 상용화 기술에서 앞선다고 설명했다. 여성인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전했다. 황 사장은 “현재는 시간과 목적을 정해놓고 움직이는 조직적 문화보다는 개인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엮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면서 “남성보다 창의성이 더 뛰어난 여성인재들의 경우 IT 분야에서 그 미래가 밝다.”고 말했다. 또 남자들은 자기영역을 고수하는 경향이 짙은데 반해 여자들은 주위에 경계를 짓지 않아 외부와 의사소통을 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좌에서는 노벨상 수상자인 로버트 러플린 카이스트 총장도 강연자로 나서 학생들에게 미래 과학기술에 대한 비전을 설명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빠블로 네루다/애덤 펜스타인 지음

    빠블로 네루다/애덤 펜스타인 지음

    노벨문학상을 탔다고 해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남미 칠레에서 철도원의 아들로 태어난 시인 빠블로 네루다(1904∼1973)는 노벨상 수상자라는 꼬리표보다, 대중과 함께 숨쉰 아름다운 시인으로 기억된다. 세상을 떠난 지 30년이 넘었지만 그의 시는 전세계에서 가장 널리 읽히며, 소설과 영화를 통해서까지 우리에게 문학적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대중과 함께 숨쉰 아름다운 시인 네루다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획된 평전 ‘빠블로 네루다’(애덤 펜스타인 지음, 김현균·최권행 옮김, 생각의나무 펴냄)가 나왔다. 이미 1960년대에 100만부 이상 발행된 시집 ‘스무편의 사랑의 시와 하나의 절망의 노래’를 비롯,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와 이를 원작으로 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일 포스티노’ 등으로 국내에서도 그는 친근하다. 네루다는 대중적인 인기를 누린 시인일 뿐만 아니라 민중 앞에서 낭송하고 연설하기 좋아한 활동가였다. 또 굳은 정치적 신념을 갖고 부패한 정권을 비판해 오랜 세월을 지하생활과 망명생활로 보내기도 했다. 저자는 네루다가 시인의 꿈을 키웠던 유년기부터 보헤미안적인 삶에 탐닉했던 학창시절, 외교관으로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유럽을 유목했던 시절, 안데스를 넘어 망명길에 올랐다가 3년5개월만에 귀국한 뒤 노벨상을 받고 눈을 감은 마지막 순간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좇는다. 또 네루다가 만난 사르트르·미스트랄·피카소 등 작가·예술가는 물론, 체게바라·마오쩌둥·카스트로·스탈린·히틀러 등 정치적 인물들도 함께 등장, 당대 역사의 지형도를 볼 수 있는 묘미도 제공한다. ●김수영 등 한국작가에게도 큰 영향 네루다는 한국문학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그를 처음 만난 한국작가는 동갑내기 월북작가인 상허 이태준. 상허는 네루다를 “칠레 광산노동자들 속에서 시를 쓰며 세계평화를 위해 싸워온 시인”으로 소개했다. 김수영은 ‘창작과 비평’에 네루다의 시 9편을 번역, 싣기도 했다. 김수영의 대담한 전위주의, 시인의 양심과 타락한 현실의 충돌에서 오는 자의식과 비애는 네루다와 닮았다. 1971년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국내에 더욱 활발하게 소개된 네루다는 시인 김남주, 정현종 등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정현종은 네루다의 시를 번역하면서 “역자 자신이 쓴 것처럼 으스대고 싶기도 하다.”는 말로 네루다의 작품세계를 높이 샀다. ●다채로운 연예편력 문학적으로 일관된 성공과 호평을 거둔 것과는 달리, 네루다의 사생활은 모순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열성적인 스탈린주의자였지만 정치적 신념에 구애받지 않고 스탈린의 적수들과 보수파, 독실한 기독교 신자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친분을 쌓았다. 하지만 그만큼 인간관계로 자주 갈등을 빚기도 했다. 또 두 여성에게 동시에 구혼했다가 모두에게 거절당했던 청년기, 아내와 연인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그들과 잇달아 결혼했던 장년기, 세 번째 부인의 조카딸과 사랑에 빠졌던 노년기 등 다채로운 연애편력도 소개된다. 말년까지 여성의 틈바구니에서 사랑의 감정을 시에 담아냈던 그는 “내가 쓴 시를 합하면 7000여쪽쯤 될 것이다. 그런데 정치를 주제로 쓴 것은 4쪽도 되지 않는다. 나는 오히려 사랑을 더 자주 노래한다.”고 했다. 열정적인 지성인 네루다의 삶을 오롯이 들여다볼 수 있는 책.2만 5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정신건강 전령사’ 나선 임웅균 예술종합학교 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정신건강 전령사’ 나선 임웅균 예술종합학교 교수

    흔히 고음(高音)을 잘 내는 사람을 ‘신이 내린 목소리’에 비유한다. 테너에게 고음은 생명 그 자체다. 또 고음을 위해 생명을 걸기도 한다. 세계적 태너도 고음 앞에 무릎을 꿇는 경우도 많고, 고음에 도전하다 죽는 경우도 더러 있다. 테너 임웅균(51)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성악가로 정상에 오를 때까지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겼다. 대학시절 찬송가의 높은 ‘라’음을 내다가 숨이 콱 막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심청전’ 연습 도중 ‘농부가’에서 또한번 아찔한 경험을 했다. 임 교수는 요즘에도 여전히 고음을 낸다. 공연장에서는 물론 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서 제자들을 가르칠 때에도 그렇다. 특히 학생들에게 야단칠 때면 음악원 전체가 쩌렁쩌렁 울린다. 주위에서 “성악가는 목소리를 아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목소리를 강철처럼 단련시키고 싶어 그런다며 오히려 목소리를 더 높인다. 지난 주 음악원 연구실에서 임 교수를 만났다. 인터뷰 내내 그의 목소리는 소문대로 쩌렁쩌렁했다. 때로는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펄쩍펄쩍 신나서 뛰기도 했다. 임 교수는 최근 서울시로부터 ‘정신건강 지킴이’로 위촉돼 정신건강 전령사로 또다른 역할에 나섰다.“나의 건강은 가족의 건강이며 나아가 한민족의 건강이 아니냐.”면서 노래로 정신건강을 지키고 알리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가치있는 일이라며 크게 웃는다. 이어 대뜸 “내가 (국회)출마하면 어떻겠소, 할 일이 꼭 있거든요.”라는 생뚱맞은 질문을 던진다. 대답할 겨를도 없이 “전국 60개도시에 사랑의 집을 짓는 것입니다. 청소년과 미혼모를 위한 재활프로그램, 즉 세계 최고의 휴먼센터를 설립하는 거지요.”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퇴학당하기 일보 직전에 휴먼센터에서 보름 동안 재활프로그램을 거쳐 퇴학여부를 결정하자는 것. 이를 위해 매년 18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계산도 끝냈다고 했다. 자기 적성과 자아를 파악한 사람은 결코 죄를 짓지 않기 때문에 휴먼센터가 이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우리나라는 교과목이 너무 많아요. 학생들 가방이 그렇게 무거운데도 어디 노벨상 하나 제대로 나오나요.6,7개 과목으로 팍 줄여야 해요. 그리고 책가방을 왜 들고 다닙니까. 책은 학교에 보관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CD로 공부하면 돼요. 왜 그 흔한 CD 제작을 안하는 것인지 답답해요.” 임 교수는 정계나 재계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장소를 불문하고 ‘입바른 소리’를 잘 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 피가 끓는 다혈질의 사나이기에 정 안되면 국회진출이라도 해서 그런 일을 꼭 이루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 공연장 밖에서 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돕는 일.3년전부터 학교폭력대책 국민협의회 공동대표를 맡아 ‘사랑의 공책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유명 인사들과 연예인들의 캐리커처와 메시지를 담은 공책 5만부를 소년 소녀 가장이나 결식아동들에게 보내 용기를 북돋워 주고 있다. 또 2년 전에는 어린이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된다는 얘기가 나오자 68개 어린이단체 공동대표의 자격으로 국무총리실에 찾아가 다짜고짜 담판을 지어 원점으로 되돌리게 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오른손 문화에서 양손문화로 바뀌어집니다.30대 이상은 대부분 오른손을 쓰지만 지금의 청소년과 20대는 양손을 쓰거든요. 컴퓨터 자판도 그렇고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도 다 양손으로 휙휙 날리잖아요. 그래서 지금의 청소년은 어느 때보다 정말 중요합니다.” 임 교수는 또 유학시절 유상근 전 명지대 이사장의 장학금으로 공부를 했다는 사실을 회고한 뒤, 한 사람의 투자로 이렇게 성악가와 교수로 성장해 수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주고 있지 않으냐고 자신했다. 따라서 재벌들은 우리 사회의 불우이웃과 청소년들을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벌들은 따지고 보면 농민과 서민들이 물건을 사 주니까 재벌이 된 거 아니냐면서 우리 농산물이 무너지면 암 발생 등 만병의 근원이 생기기 때문에 농촌 지원에도 앞장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차원에서 농민들에게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도 있다고 했다. 한참만에야 음악얘기가 나왔다. 인간은 음악과 스포츠 두가지만 있으면 살 수 있다면서 “발가벗은 목욕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아세요? 작곡 시 노래 무용 등 네가지뿐입니다.”고 했다. 시나 무용도 음악이 있어야 하고 무용 역시 결국은 체육이 아니냐는 것. 예로부터 음악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기에 사람은 음악을 들어야 과격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밀양아리랑을 멋들어지게 부를 때 하얀손수건을 꺼내는 이유를 물었다.“다윗창법을 쓰지요. 다윗은 노래로 신과 대화를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 목소리가 어린이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됐지요. 어린이들은 고음에서도 또박또박 소리를 내면서 목이 잘 쉬지 않지요. 그래서 아 이게 바로 벨칸토구나 하는 것을 알았지요.”라고 했다. 임 교수의 성악적 자질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았다. 숙대 성악과에 입학 등록을 한 어머니는 임신을 하는 바람에 수학을 포기했고, 이때 낳은 아이가 바로 임 교수. 아버지는 일본 규슈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해 고교 교사로 있었으나 여섯 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사업에 뛰어들었다 곧 실패했다. 임 교수는 가난한 살림에 피아노를 배울 수도 없었고 음악성적도 별로였다. 초등학교 5학년 음악시간때 너무 크게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선생님한테 뺨을 맞았다. 음악점수는 ‘양’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도 그랬다. 중2때 음악선생님한테 “성악을 하지 않으면 안될, 기가 막히게 좋은 목소리를 지녔다.”고 칭찬을 받았다. 이후 ‘고성방가’하는 버릇이 생겼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서울 뚝섬 동네 밖에서 노래를 부르면 마을 사람들이 ‘웅균이가 온다.’고 했다. 학창시절 공부실력은 별로였다. 경기중학 입학시험에 떨어지고 고교 역시 1,2차에 거푸 떨어져 대구로 내려갔다가 우여곡절끝에 명지고에 입학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돼서야 비로소 성적이 상위권으로 올랐다. 고3때 육사를 지원, 군인이 되려고 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만류와 음악선생님의 권유로 성악을 하게 됐다. 7개월 동안 집중적인 레슨끝에 연세대 성악과에 수석 합격했다. 대학때에는 문화촌 달동네에 살면서 클래식을 연주하는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머니의 치료비를 충당했다. 물로 배를 채우고 무대에 오르기 일쑤였다. 결국 달동네 생활 3개월 만에 장티푸스에 걸린 것. 병원비가 없어 작은형의 대영백과사전을 가져다 팔아 겨우 해결했다.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3년 동안 화곡고 음악선생으로 있다가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고음의 벽을 뚫고 음악적 완성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돈이 없어 궁리 끝에 유관순 기념관에서 독창회를 열었다.370만원을 벌었다. 그 돈으로 급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부인과 함께 유학길에 올랐다. 세계적인 성악가를 배출한 오시모 아카데미에서 2년간 공부했다. 기라성 같은 테너와 소프라노의 음반을 구해다 틀어놓고 달달 외우다시피 했다. 최대한 흉내를 내면서 발성을 연구했다. 또 마리아 칼라스의 뮤직코치로 유명했던 안토니오 토니니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루치아노 콩쿠르에 참가했을 때 심사위원인 파바로티로부터 “목소리가 굉장히 고급스럽다.”는 말을 전해 듣기도 했다. 85년 11월 귀국, 서울 마포의 한 아파트에서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5만원으로 시작했다. 이듬해 3월 연세대 강사로 채용됐고,1년 뒤 ‘KBS콘서트홀’이라는 프로에 단골로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임 교수를 스타로 만들어준 것은 바로 ‘열린 음악회’.93년 10월 첫 출연하면서 ‘두만강’‘타향살이’‘밀양아리랑’ 등 클래식과 대중가요, 민요를 오가며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지식인이 침묵을 지키는 경우는 두가지, 즉 완전한 낙원이거나 아니면 아무 희망이 없는 사회일 때 그렇지요. 하지만 둘 다 아니라면 웅변이 곧 금입니다.” 요즘에는 실학과 우리나라 독립운동사를 공부한다. 이유에 대해 역사는 말 잘하는 사람을 예의 주시해 왔으며 실사구시 차원에서 하고 있다고 껄껄 웃는다.“임진왜란때 일본이 우리나라 사람 6만,7만명을 끌고 갔는데 돌아온 것은 6000여명밖에 안돼요. 나머지는 외국의 노예로 다 팔아 넘겼어요.” ■ 그가 걸어온 길 ▲1955년 서울 출생 ▲75년 명지고 졸업 ▲75년 연세대 성악과 수석 입학 ▲79년 연세대 성악과 학사졸업 ▲79∼81년 군입대 ▲81년 화곡고 음악교사 ▲83년 이탈리아 유학,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과 오시모 아카데미에서 수학(석사) ▲85년 귀국 ▲9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성악과 부교수, 성악과 과장 역임 ▲2002년 5월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 공동대표 ▲2005년 10월 서울시 정신건강 지킴이 위촉 ▲그외 로마 밀라노 등 이탈리아 17개 도시, 뉴욕 워싱턴 애틀랜타 등 미국 19개 도시 순회연주. 오페라 ‘사랑의 묘악’ 등 국내 30여회 공연 ■ 주요 상훈 만토바 국제콩쿠르 2위, 비오티 국제콩쿠르 메리토상, 제22회 한국방송대상 성악가상(95년), 저축의 날 대통령 표창(2000년) ■ 음반 선경 한국가곡 4,5집(CD), 독집음반 사랑하는 마음(99년), 태너 임웅균의 클래식 가요(2001년) km@seoul.co.kr
  • [씨줄날줄] 精子 아빠/육철수 논설위원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라고 했다. 아이가 부부간 사랑으로 태어나 부모에게 애정을 받으면서 자라면 가장 좋겠으나, 세상에는 그러지 못한 경우도 많아서다. 비록 반쪽짜리 ‘낳은 정’이겠지만 정자기증·정자은행을 통해 남편 아닌 다른 남자의 정자를 이용하는 인공수정은 불임부부의 소망을 풀어주는 주요 시술수단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 기증받은 정자로 태어난 아이들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정자기증에 의해 태어난 아이들 가운데 80%는 유전적 뿌리에 대한 호기심에서 생물학적 아버지, 이른바 ‘정자아빠’(정자기증자)를 찾는다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의 조사 결과는 흥미롭다. 정자아빠에 대한 사랑은 없지만 관심을 보인다는 게 어쩌면 수구초심의 본능일지도 모르겠다. 미국에서 정자기증으로 태어난 15세 소년이 인터넷 족보사이트를 모조리 뒤져 마침내 자신의 정자아빠를 찾아냈다는 외신이 눈길을 끈다. 익명의 정자아빠를 합법적으로 알아내려고 9개월동안이나 추적한 소년의 끈기가 놀랍다. 이 때문에 수많은 정자기증자들은 어느날 갑자기 낯선 아이가 찾아와 “아버지”라 부를까봐 전전긍긍한다니, 살다 보니 별일을 다 본다. 미국에서는 지난 25년간 정자기증으로 태어난 아이가 100만명이 넘고 해마다 3만∼7만명이 인공수정으로 태어난다. 생면부지인 정자아빠와의 상봉도 가끔 이루어져 화제가 되곤 한다. 몇달전 발간된 ‘천재공장’이란 책을 보면 1980년대 초 미국의 로버트 그레이엄이라는 백만장자는 노벨상 수상자들의 정자은행을 차려 이들에게 기증받은 정자를 지능지수 160 이상의 머리좋은 여성에게 집중 제공했다. 그러나 대부분 노벨상 수상자들이 나이가 많은 탓에 1명을 빼고는 정자가 모두 시원찮아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어렵사리 태어난 아이 200여명 중 절반만 두뇌가 좋았다니 그게 인력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 정자 매매가 불법인 우리나라에서는 머리 좋고, 잘 생기고, 훤칠하고 건강한 대학생들의 정자가 인기여서 20만∼50만원에 몰래 거래된다는 소문이 오래 전부터 떠돌았다. 그러나 외국 사례를 보더라도 돈 몇푼에 눈이 멀어 정자를 함부로 퍼줄 일은 아닌 것 같다. 인터넷과 첨단 의술이 빚어낼 미래에 또 무슨 해괴한 일이 벌어질지 참으로 걱정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열린세상] 한·일관계 ‘지적 충전’이 필요하다/윤민호 일본 금융정보센터 특별연구원

    지적 충전이라는 단어는 주로 학교 공부나 각종 정보 매체로부터 얻는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당한 시기를 정해 시간을 갖고 자신을 수련하고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부족한 부분에 대한 이론적·실질적인 무장을 위해서다. 지금의 한·일관계가 바로 이런 지적 충전의 시기인 것 같다. 지적 충전의 주체는 그 사회의 지도자가 견식과 의지를 갖추는 것이다. 올해 초에는 한·일 국교 정상화 40주년 ‘한·일 우정의 해’라는 단어가 크게 부각됐다. 그러나 2월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독도)의 날 제정과 조례의 채택,4월 일본 역사교과서 검정 합격,5월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의 외교상 한국과의 정보 공유가 두렵다는 발언,6월 합의없는 한·일 정상회담,10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으로 유례없는 외교 마찰관계를 보이고 있다. 우리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대일 강경 외교 노선을 내세운 신 한·일 독트린을 채택,3월 발표했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은 일본과의 외교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일본에 강한 비판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외교는 교섭에 의해 국제 관계를 처리하는 일종의 전문 기술 분야이다. 교섭을 위해서는 유리한 정보를 입수, 활용하는 정보전도 필요하다. 특히 IT의 발달로 2000년 이후의 한·일 양국의 정보는 수많은 정보 매체에 의해 전달되고 있다. 또 누구나 자유롭게 접한다. 그러나 정보나 지식의 깊이나 유효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 그만큼 변화가 빠르고 생명력이 짧다. 노벨상을 탄 경제학이론을 한·일관계에 적용해 보자.2001년의 ‘비대칭정보하의 시장경제;물건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사이에 상품에 대한 정보량에 대한 차이가 있어, 상품에 대한 식별이 어려워지면 시장에서는 최저의 상품이 유통된다.’ 일본에서의 한국에 대한 정보는 극히 일부의 관심이나 관계있는 국민에게만 유통이 되고 있다. 우리에게는 상식 수준인 우리땅 독도는, 올 2월까지 대다수의 일본 국민들과 이 섬이 소속된 시마네현의 지역 사람들조차 어디에 있는지, 누구의 영토인지조차 몰랐다. 우리에게는 풍부한 정보가 있지만, 일본에서는 정보의 유통도 없었고, 내용조차 중요하게 인식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독도가 자국의 영토라는 의식을 갖게 된 상태이다. 2005년도의 ‘게임이론;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여러 종류의 인간 관계에서 생존을 하게 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상대방을 보고, 결국 상대방의 입장과 그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국내의 정치 사정이 어려워지면 일본과의 관계를 들고 나와 정치적인 역경을 극복하는 수단으로 삼았다. 지난 1월 우리 정부는 40년 전의 한·일 국교 정상화 교섭에 관한 외교 문서의 일부를 공개했다. 민감한 내용이 많았다. 아직 관련된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는 일본을 당혹시켰다.9월 베이징의 6자 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문제 거론을 요구하는 일본의 입장을 무시해 버렸다. 만약 이같은 행동들이 우리의 국익을 위한 게임이라면 국민들이 이해하고 동조했을 것이다. 임기가 아직 2년 이상 남은 우리의 지도자는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고 한다. 반대로 우리로부터 수많은 비난과 비판을 받아온 일본의 지도자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남은 임기 1년 동안에 일본의 장래를 위한 새 내각도 출범시켰다. 결과적으로 전략적 사고를 추구하는 지도자를 둔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와의 차이는 점점 커질 것이다. 외교적인 갈등으로 국익을 위한다는 전략이 국민에게 노출되면, 그 전략은 무용지물이다. 또한 어려울 때일수록 순간순간의 지적 충전도 중요하다. 윤민호 일본 금융정보센터 특별연구원
  • [책꽂이]

    ●10·26은 아직도 살아 있다(안동일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펴냄) 1979년 10·26 사건 당시 김재규 등 주요 인물 변호를 맏았던 지은이가 재판기록과 당사자들 및 주변 인물들을 직접 만나 확인해 서술한 기록물.1만 5000원.●불황에서 나라를 건진 경제학자들의 투쟁(와키타베 마사즈미 지음, 홍성민 옮김, 국일증권경제연구소 펴냄) 스미스, 리카도, 흄, 빅셀 등 역사에서 경제학자들이 불황이나 경제문제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밝힘으로써 오늘의 경제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향을 제시한다.1만원.●건축, 우리의 자화상(임석재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우리 사회와 문화의 총체적 거울이자 자화상으로서 건축의 사회적 맥락과 의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우리 건축이 생활환경 만들기가 아니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지 오래라고 비판한다.1만 2000원.●허기진 두뇌를 위한 지식의 통조림(멘탈플로스 편집부 엮음, 강미경 옮김, 세종서적 펴냄) 섹시한 곤충, 점균류와 상사의 공통점, 임자를 못만난 노벨상 등 현대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흥미로운 온갖 정보와 지식을 상상력과 유머로 풀어냈다.1만 4500원.●탄소주권 에너지전쟁(톰 아타나시오 등 지음, 김현구 옮김, 모색 펴냄) 온난화의 진보적 해법으로 ‘1인당 할당제’와 공유재로서의 접근법을 제안한다. 또 원자력에너지의 허구성을 지적하고 시민 주체의 녹색 에너지 개발을 제안한다.1만 2800원.●최후의 만찬은 누가 그렸을까?(로잘린드 마일스 지음, 신성림 옮김, 동녘 펴냄) 최초의 여성이 등장한 때부터 현대까지 세계의 여성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여성의 시각으로 쓴 여성의 역사. 인류역사의 중심에 여성도 있었다는 점을 집요하게 강조한다.1만 8000원.●스푸크(메리 로치 지음, 권 루시안 옮김, 파라북스 펴냄) 영혼 존재의 증거에 대한 역사적 기록과 영혼을 측정하고자 했던 과학자들의 연구, 전 세계의 사후문화 취재 등을 바탕으로 영혼의 존재를 고찰한 책.1만 4500원.●윤이상, 경계선상의 음악(윤신향 지음, 한길사 펴냄) 윤이상 서거 10주기를 맞이해 윤이상과 음악을 재조명한 책. 저자의 독일 쾰른대학 박사 논문 ‘두 개의 세계 사이, 윤이상의 음악적 사고에 대한 고찰’을 텍스트로 했다.2만원.●동물이 보는 세계, 인간이 보는 세계(히다카 도시다카 지음, 배우철 옮김, 청어람미디어 펴냄) 다양한 실험을 통해 동물들이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살펴본 책. 인간 중심적 세계관과 자연관과는 완전히 다른 동물의 세계로 안내한다.1만 1000원.●자연이 우리에게 준 1001가지 선물(잭 캔필드 등 엮음, 신혜경 옮김, 도솔 펴냄) 대자연이 주는 감동과 함께 자연과 사람, 사람과 동물, 자연 속에서 만난 사람과 가족, 친구, 추억 등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자연 이야기를 담았다.9500원.
  • 美작가가 본 ‘생명공학 한국이 앞서가는 이유’

    서울대의 세계줄기세포연구 허브 건립을 계기로 미국 언론은 다시 한번 ‘왜 한국이 줄기세포 연구의 최선두 주자가 됐는가.’에 대한 정밀분석에 들어갔다. 한국에서도 출판돼 화제를 모았던 ‘천재 공장:노벨상 수상자들의 정자은행’의 작가 데이비드 플로츠는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가 운영하는 인터넷 잡지 ‘슬레이트닷컴’에서 한국의 역사와 사회·문화적 배경을 중심으로 줄기세포 연구가 꽃피운 이유를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플로츠는 우선 한국에 생명 윤리에 대한 논쟁이 없다는 점을 지목했다. 한국에도 복음주의 기독교도가 25%를 차지하고 천주교 신자도 6%에 이르지만 미국과 달리 낙태 등 생명 윤리에 대한 논쟁보다는 인권, 사회정의, 경제개발 등 보다 실용적인 이슈에 매달린다는 것이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때문에 한국의 법체계는 낙태를 금지하고 있지만, 정부가 사실상 묵인하기 때문에 선진국 중 낙태율이 가장 높다고 플로츠는 지적했다. 플로츠는 또 한국인의 ‘핏줄’에 대한 관심도 복제의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한국인은 어느정도 규모가 큰 나라 중 인종적 ‘단일성’이 가장 뚜렷하고 누구나 자기 조상이 누군지 확실하게 알고 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핏줄 찾기와도 관련이 있는 복제연구에 한국인들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인공수정 등 불임 클리닉이 발달한 것도 복제연구의 기초가 됐다고 플로츠는 주장했다. 자신의 진정한 ‘씨’를 이어가기 위해 인공수정 및 시술 방법을 발전시키다 보니 복제를 위한 수정 등에도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네번째로는 한국인이 ‘의료 행위를 통한 자기 개발’에 매우 개방돼 있는 점을 들었다. 한국은 세계에서 성형수술이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는 국가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마치 수술을 통해 외모를 개선하는 것을 당연시하듯,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유전자를 개선하는 데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플로츠는 연구소 전체가 공동으로 작업하는 한국적 연구 시스템도 성공의 요인으로 꼽았다. 복제 연구는 일관된 반복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서양식의 개인별 연구보다는 한국식의 집단 연구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또 우리 내부의 평가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플로츠는 한국에서 과학자들이 존경받고 대우받는 것도 복제연구의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황 교수가 미국의 과학자들은 꿈꾸기도 어려운 국민적 지지를 받으며, 그의 연구를 위해 난자를 기증하겠다는 여성이 줄 선 것 등을 그 사례로 들었다. 끝으로 플로츠는 한국의 민족주의를 성공요인으로 지목했다. 식민통치와 전쟁, 분단으로 얼룩진 20세기와는 다른 21세기를 만들기 위해 한국인 전체가 생명공학 분야에서 세계 제1이 되기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dawn@seoul.co.kr
  • “부시는 무례한 카우보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의 비서실장을 지낸 래리 윌커슨 예비역 대령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카우보이식’ 무례한 외교를 설명하면서 지난 2001년 3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국 방문때 일어난 일을 사례로 든 것으로 확인됐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뉴아메리카재단’ 초청으로 학자와 언론인을 상대로 강연하면서“미국이 마치 뒷골목 악당처럼 모든 것을 이기려 할 필요가 없는 데도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등 품위를 잃어버렸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김 전대통령에게 대했던 태도를 문제삼았다. 그는 “만일 당신이 발걸이 의자에 발을 올려놓고 노벨상을 수상한, 당시 한국 대통령인 사람을 쳐다보면서, 그가 북한과 화해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당신이 매우 무례한 방법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외교가 아니다. 그것은 카우보이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정부의 외교를 장악,“밀실 결정으로 미국을 세계로부터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윌커슨은 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극도로 약하다.”면서 “현재 국무부가 존재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라이스 장관이 “대통령과의 친교를 위해 ‘정직한 중개자’로서의 역할을 버렸다.”고 주장했다. 윌커슨은 또 네오콘(신보수주의자)으로 분류되는 더글러스 페이스 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에 대해 “그보다 더 멍청한 사람을 거의 만나본 적이 없다.”고 극언을 서슴치 않았다. 31년간 해병대에서 봉직했던 윌커슨은 파월 전 장관과는 군과 민간에서 16년간 함께 일해 왔다.dawn@seoul.co.kr
  • 노벨상 이렇게 하면 받는다

    “노벨상을 타고 싶으면 담배를 피우지 말고 과음하지 말아야 하며 식이요법을 하고 휴가를 즐기면서 오래 살아야만 한다.” 호주의 노벨상 수상자인 피터 도허티는 10일 저서 ‘노벨상 수상 초보안내’에서 노벨위원회로부터 업적을 인정받으려면 50년이 걸릴 수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규칙적인 운동도 빼놓지 않았다. 도허티는 지난 1996년 세포 면역체계의 본질을 규명한 공로로 스위스인 롤프 칭커나겔과 함께 노벨의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도허티는 도용될 우려가 있으니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얘기하면 안 되며, 업적이 인상에 남도록 하기 위해서는 영작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교육방법이나 수강과목은 없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비관습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을 키우며 열심히 연구하면 약간의 운과 함께 좋은 발견을 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그는 또 “여러 주제를 섭렵하는 똑똑한 사람들은 거의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한다.”면서 노벨상을 타기 위해서는 아마추어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시드니 로이터 연합뉴스
  • 노벨경제학상 美 오먼·셸링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미국의 로버트 J 오먼(75) 교수와 토머스 C 셸링(84) 교수가 공동수상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10일 “오먼과 셸링이 게임이론을 통해 경제 활동에서 갈등과 협력에 대한 이해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오먼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출생이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시민권을 갖고 있으며 예루살렘의 헤브루 대학 합리성 센터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셸링은 메릴랜드 경제학부 교수이면서 하버드대학 명예 교수를 겸하고 있다. 게임이론 분야의 경제학자가 노벨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1994년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였던 존 F 내시가 ‘내시균형’이라는 이론으로 처음 노벨상을 공동수상했다. 내시가 비협조적 게임분야를 확립했다면 셸링과 오먼은 협조적 게임분야의 이론을 확립했다. ‘비협조적 게임’은 게임참가자들간에 구속력있는 계약이 불가능한 상황을 설정한 것이고, 협조적 게임은 이런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예를 들어 게임이론에서 유명한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 게임구도의 경우 일회에 끝난다면 용의자 모두 자신의 범죄사실을 고백하는 균형이다. 그러나 오먼은 이런 게임이 계속 반복된다면 이를 용의자는 상생할 수 있는 전략, 즉 둘다 범죄사실을 부인하는 균형점에 도달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내시가 게임이론의 학문적인 틀을 완성했다면 셸링은 이를 현실생활에 적응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셸링은 1960년 그의 저서 ‘갈등의 전략’을 통해 전쟁과 관련된 갈등을 게임이론으로 푸는 등 냉전시대 군비경쟁에 게임이론을 접목했다. 미 국방성의 지원을 받아 미·소간 군비경쟁에서 불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황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금융연구원 강경훈 박사는 “내시가 ‘게임이론의 아버지’라면 오먼이나 셸링은 이후 이론보다는 현실적응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지금 설득하러 갑니다”

    전문가 광고가 다시 뜨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기능성 발효유인 ‘윌’ 광고에 출연한 배리 마셜 박사가 올해 노벨 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지명되면서 다시 나타난 현상이다. 다소 생소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마셜 박사를 모델로 기용한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그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세간의 주목을 다시 받고 있다. 제품에 상당한 지식이나 권위를 지닌 전문가를 모델로 삼아 제품의 장점을 호소하는 광고는 꾸준히 이용되는 광고 기법이다. 제품이 기술적으로 복잡하거나 소비자에게 제품의 신뢰감을 고취할 필요가 있는 때에 적합하다. 종합광고회사 LG애드 관계자는 “구매 결정에 갈등하며 외부 정보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설득하는데는 전문가가 아주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최근 가전 브랜드 디오스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해당 컬렉션 제품별로 전문가 모델을 쓰고 있다. 그 중 디오스 광파 오븐의 경우 프랑스의 세계적인 요리학교 ‘르 코르동블루’파리의 수석 요리사 브루노 스트릴을 모델로 내세워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한때 한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르 코르동블루의 요리 비법을 전수하기 위해 르 코르동블루-숙명 아카데미에서 요리 강의를 한 적도 있다.“조리시간이 짧을수록 맛이 살아납니다.”라는 자신의 요리 철학을 알리면서 이를 구현시키는 제품으로 해당 광고 제품을 추천하고 있다. 또 디오스 컬렉션은 주방 가전제품에 대한 신뢰감을 확보하기 위해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 총조리장 폴 셴크, 소믈리에(포도주 감별사) 에퇴앙 도논, 소아과 의사 조기혜씨, 국내 최초 파티플래너 정지수씨 등의 전문가들을 광고에 대거 포진시켰다. 아파트 광고에도 전문가 바람이 불고 있다. 남광토건의 하우스토리의 새 광고에는 건축계의 거장 류춘수씨가 출연한다.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의 설계자인 그는 현존하는 한국 건축계의 최고 거장으로 꼽힌다. 하우스토리의 설계부터 참여한 그는 “자연을 인위적으로 가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 위에 얹는 것이 바로 집”이라는 그의 철학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10여년전 동서식품의 커피 광고 명사 시리즈에도 출연 경험이 있다. 이밖에도 캐논 디지털 카메라를 수입, 판매하는 LG상사 역시 영상문화를 이끌고 있는 사진 작가 김중만씨, 영화 촬영 감독 정일성씨를 모델로 기용한 광고를 내보내면서 전문가의 효과를 톡톡히 본 바가 있다. 호주 산악인 데이비드 골디스가 등산용품업체 K2코리아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제품의 기능과 성능면에서 뚜렷한 품질 차이가 없을 경우 전문가를 통한 신뢰감 고취가 중요하다.”며 “중복 출연과 비싼 출연료를 받는 빅 모델과 비교해도 효과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모트금속 - 절연체’ 연구 과장 논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현탁 박사의 ‘모트금속-절연체(MIT) 전이’ 연구결과 발표가 과장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한국물리학계에 따르면 응집물질물리분과위원회는 지난 달 5∼6일 국내 학자 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작성한 평가보고서에서 연구발표가 과장됐다고 밝혔다. 응집물질물리분과위는 “응답자 대다수가 김 박사의 연구는 획기적인 성과가 아니며 또 노벨상 수상 유력이나 100조원 파급 효과 등의 내용은 근거없는 허위 과장이라는 의견을 냈다.”며 “이번 발표는 ‘해프닝’으로 물리학자 혹은 과학자 전체에 대한 공신력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가진다.”고 밝혔다.그러나 정윤희 응집물질물리분과위원장은 “학회의 공식 입장은 아니며 해당 위원회의 ‘기술평가’ 의미로 보고서를 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ETRI는 “연구결과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과정에서 오해와 과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김 박사의 연구 결과와 논문에 대해 한국물리학회가 공식·비공식으로 어떤 질의나 확인 절차가 없었다.”고 밝혔다.또 ETRI의 명예와 자존심을 심히 실추시켰기에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김 박사는 “미국의 유명 대학 교수는 실험을 통해 실험적 증거를 확실히 측정했다는 사실을 이메일로 알려 줬다.”며 국제망신 부분을 일축했다. ETRI는 지난 달 1일 “김 박사팀이 부도체에 전류가 흐르도록 하는 금속-절연체 전이가설을 56년 만에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며 일본 AIST의 물리학자 야스모토 다나카 박사의 말을 인용해 ‘노벨상 감’이라고 주장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정총장 “통합형 논술 계획대로 실시”

    정총장 “통합형 논술 계획대로 실시”

    7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립대 국감은 서울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서울대가 본고사를 부활시키려 한다며 정운찬 총장과 신경전을 벌였다. 반면 한나라당은 ‘3불(不)정책’ 등 교육부의 지나친 규제가 문제라며 서울대를 옹호했다. 열린우리당 지병문 의원은 “통합 교과형 논술이라고 하든, 다른 이름을 쓰든 관계없이 본고사는 절대 안 된다.”고 거듭 못을 박았다. 정 총장의 사퇴까지 거론했던 같은 당의 정봉주 의원은 “서울대가 수시전형에서 기존 문제집을 베껴 출제하고 고교등급제까지 실시했다.”고 공격했다. 유기홍 의원 역시 “서울대 면접구술 고사 문제는 본고사에 가깝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그러자 정 총장은 “국민 모두가 서울대 입시만큼은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믿고 있으니 국민 기대를 꺾지 않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맞받아친 뒤 “(면접 문제도)입시가 얼마나 변별력이 없으면 이런 것을 갖고 변별하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문제집을 베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 문제들은 기하학적 직관과 벡터 연산 능력만 있으면 일반고 학생도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라고 수학과 교수들에게 직접 들었다.”고 응수했다. 고교등급제 논란에 대해서는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이 “2005학년도 특기자 전형에서 전체 고교의 지원자 대비 합격률은 15.7%였지만 특목고 합격률은 29.1%나 됐다.”면서 “실질적으로 특목고 출신을 우대하는 신(新)고교등급제 효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정 총장은 “서울대는 고교등급제를 전혀 시행하지 않으며 논술고사도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다.”면서도 “(통합교과형 논술은)원래 계획대로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학과 학문의 자유는 헌법에도 보장돼 있으므로 대학에 학생 선발권을 줘야 한다.”는 소신을 거듭 강조한 뒤 “국립대 법인화도 대학 자율이 핵심인 만큼 개인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서운한 감정도 숨기지 않았다.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 등이 “서울대가 우수한 인재를 뽑아놓고 하향평준화시킨다.”고 지적하자 “우리 대학을 너무 저평가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한 뒤 “실력 면에서 국제적으로도 손색이 없고, 우리가 길러낸 인재가 외국에서 인정받으며 활약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이어 “노벨상감으로 평가받는 박홍근 하버드대 화학과 교수와 게임이론의 권위자인 조인구 일리노이대 교수가 모두 서울대 출신”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씨줄날줄] 헬리코박터균/육철수 논설위원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물체의 길이는 대략 0.1㎜ 이하, 면적은 0.03㎟ 이하로 알려져 있다. 세균의 크기는 대개 ㎛(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단위여서 현미경을 통해 보지 않고는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른다. 우리 몸에는 입안에 300여종, 대·소장에 500여종 등 무려 100조 마리의 세균이 산다고 한다. 손과 발, 겨드랑이 등 인체 외부에 붙어있는 세균까지 합치면 사람은 몸 자체가 세균 덩어리인 셈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발견한 호주의 배리 마셜(53) 박사와 로빈 워런(67) 박사가 올해의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胃)의 아래쪽 유문(파일로리) 근처에 사는 나선형(헬리코) 균(박터)을 일컫는다. 한국야쿠르트가 몇해전 이 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기능성 발효유 ‘윌’을 만들어 잘 알려진 세균이다. 특히 마셜 박사는 윌의 TV광고 모델로 활동 중이어서 한국인들에겐 친숙한 인물이다. 위 속에는 무쇠도 녹일 만한 강산성의 위액 때문에 세균이 살지 못할 ‘청정구역’일 거라는 통설을 깨고 1979년 워런 박사는 위궤양 등의 원인균인 헬리코박터균을 발견했다. 또한 마셜 박사는 진단법과 치료법 개발을 위해 이 균을 일부러 먹어 위궤양에 걸리면서까지 균 배양에 성공했다니 그 정신이 놀랍다. 위에만 기생하는 헬리코박터균은 위액의 역류로 감염될 수 있으며 특히 술잔 돌리기, 음식물 씹어 먹이기, 연인끼리의 키스 등으로 전염될 우려가 크다고 한다. 그렇다고 남녀간 사랑도 현미경 갖고 다니면서 조심스럽게 나눠야 할 정도로 위험한 것은 물론 아니다. 한국 성인의 60∼70%는 헬리코박터균을 갖고 있는 등 인체의 세균 중에는 병원균이 많지만 몸에 유익한 유산균이 훨씬 더 많다니 다행이다. 무균질 인간보다 유균 인간의 저항력이 더 강하다는 점은 이미 동물실험으로 밝혀졌으니 세균을 몸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게 속 편한 일일 것이다. 어쨌거나 미생물의 세계는 우주처럼 무궁무진해서 과학자들의 무한한 호기심의 대상이다. 세균 하나 제대로 발견하면 이처럼 노벨상도 거뜬하니 수많은 과학자들이 오늘도 현미경을 뚫어져라 들여다보며 인생을 거는 게 아닌가 싶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노벨의학상 濠 마셜·워런…헬리코박터균 발견 공로

    호주의 배리 J 마셜(54)과 J 로빈 워런(68)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벨의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마셜과 워런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발견하고 이 균이 위염 및 소화성 궤양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공로로 올해 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현재 마셜은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학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의사 겸 미생물학자이며, 워런은 호주 로열 퍼스병원에서 병리학자로 일하고 있다. 마셜은 국내에서도 H사의 유산균 음료 CF에 출연해 익숙한 인물이다. 워런은 지난 79년 생체조직 현미경 검사를 실시한 환자들 중 50%에서 위 아랫부분에 기생하는 굽은 형태의 작은 박테리아를 찾아냈으며, 이 박테리아가 발견된 곳에서 가까운 위 점막에는 항상 염증이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마셜은 워런과 함께 10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몇 차례의 생체조직 검사를 실시한 끝에 당시 정체가 알려지지 않았던 박테리아의 정체를 확인, 이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라고 명명했다. 이들은 대부분의 위·십이지장 궤양 등 위장관 염증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관련돼 있으며, 이 박테리아가 일련의 소화기질환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주창했다고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82년 이 박테리아의 배양에 성공해 연구를 도움으로써 병 치료를 수월하게 한 공로도 함께 인정됐다. 특히 마셜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치료법을 찾기 위해 스스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먹어 급성 위궤양이 생기게 한 뒤 항생제를 복용해 이를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일화도 의학계에는 널리 알려져 있다. 마셜과 워런은 이날 A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노벨상 수상은 의학 연구 분야 종사자로서 최고의 영예”라면서 “정말 믿을 수 없으며, 매우 흥분되고 압도된 기분”이라고 밝혔다. 이준행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들에 의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발견, 배양됨으로써 위·십이지장 궤양 등 위장관의 염증질환 치료는 물론 위암과 위림프종의 원인과 치료가 일대 전환기를 맞게 됐다.”고 평가했다. 정훈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도 “이 박테리아의 발견은 강한 위산이 분비되는 위에서는 세균이 증식할 수 없다는 기존 학설을 뒤엎은 것으로 20세기에 이룬 의학계의 위대한 업적 가운데 하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시상식은 오는 12월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1000만 스웨덴크로네(130만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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