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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 화학상 美 라마크리슈난·스타이츠, 이스라엘 요나트 공동수상

    2009 노벨 화학상은 미국의 벤카트라만 라마크리슈난(57), 토머스 A 스타이츠(69) 박사와 이스라엘의 아다 E 요나트(70) 박사가 공동 수상했다고 스웨덴 노벨상위원회가 7일 밝혔다. 생화학자인 수상자 세 명은 엑스선 크리스털로그래피(X-ray Crystallography) 기술로 인체의 세포 내 복잡한 단백질 구조를 규명해 낸 성과를 인정받았다. 연구 논문은 요나트 박사는 1980년대, 라마크리슈난·스타이츠 박사는 1999년에 발표했다. 단백질 구조는 30~40년 전부터 연구가 시작됐으나 실타래처럼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어 DNA 구조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사람 몸이 아픈 것도 단백질에 박테리아가 침투,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단백질 구조의 연결을 방해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수상자들은 이 같은 단백질의 일종인 리보솜의 구조를 엑스선 크리스털로그래피라는 기술로 입체화해 찍어 내는 데 성공했다. 한진욱 한양대 자연과학대학 화학부 교수는 “몽타주로 범인을 잡는 것은 쉽지 않지만, 사진으로 범인을 잡기는 쉬운 것처럼 가상으로만 생각했던 단백질의 구조를 구체적으로 밝혀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수상자들의 연구성과는 향후 새로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개발의 문도 활짝 열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노벨 문학상 유럽 편중 문제” 한림원 내부서 비판 목소리

    노벨문학상이 유럽에 편중되고 있는 최근 경향에 대한 우려가 한림원 내부에서 터져 나왔다. 올해 노벨문학상 발표를 이틀 앞둔 6일(현지시간) 노벨문학상 심사위원단 신임 종신 서기인 페테르 엥룬드는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유럽의 전통에서 쓰인 문학에 더 쉽게 관련을 맺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문제”라면서 “심사위원단이 이를 인식하고 너무 유럽에 편중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아는 대부분의 언어권에는 진정으로 노벨상을 수상할 만한 작가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노벨문학상은 1994년 오에 겐자부로(일본), 2003년 존 쿠시(남아공)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럽 작가들이 차지했다. 물론 엥룬드의 ‘유럽 편중 비판 발언’이 아니라도 올해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수상자로 거론되는 이들의 면면은 대부분 비유럽권이다. 비교적 당선자를 맞히는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영국의 온라인 베팅사이트 래드브록스(www.ladbrokes.com)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소설가 아모스 오즈, 알제리 여성 소설가 아시아 제바르와 함께 미국에서도 조이스 캐럴 오츠·필립 로스 등이 있고, 아랍의 대표적 시인인 아도니스(시리아)도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무라카미 하루키(일본)와 국내 작가로는 고은 시인 등이 거론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노벨과학상 수상 ‘공식’ 있다

    노벨과학상 수상 ‘공식’ 있다

    2009년도 노벨상 수상자들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노벨 과학상을 받기 위해선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는 1901년 시작된 노벨상에서 100년이 넘도록 단 한 명의 과학상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7일 포항공대 과학문화연구센터 ‘노벨과학상 분석 및 접근전략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노벨상 수상자들은 노벨상을 다수 배출한 ‘명당대학’에서 이미 노벨상을 받은 ‘노벨상 선배’들에게 교육을 받았고, 수상실적도 화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① 수상자를 스승으로 “노벨상을 받으려면 수상자를 스승으로 모셔라.” 역대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들의 절반 이상이 기존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을 멘토 혹은 스승으로 모셨거나 어떤 형태로든 연관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캐번디시연구소의 톰슨(1906년 물리학상)과 어니스트 러더퍼드(1908년 화학상) 박사는 총 17명의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임경순 포항공대 과학문화연구센터장은 보고서에서 “1972년까지 미국 내 노벨상 수상자 92명 중 48명이 앞선 71명의 노벨상 수상자 밑에서 학생, 박사과정, 연구원 등의 경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② 배출 명당 찾아가라 로또 1등 당첨자를 수차례 배출한 명당 판매점이 있듯 노벨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명당 대학·기관이 있었다. 1973년부터 2008년 사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대학 885곳(중복 소속 가능) 중 362곳(41%)이 미국 대학이었다. 그 중 하버드대가 48명 배출로 1위였으며, 캘리포니아대가 39명으로 2위, 매사추세츠공대(MIT)가 32명으로 3위, 컬럼비아 대학이 28명으로 4위를 차지했다. 또한 이들 대학은 노벨상 수상자를 해당 대학 교수로 다시 초빙하는 경우가 많아 재차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③ 독창적 연구 ‘한우물’ 일본은 지금까지 총 14명의 과학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특히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일본에서만 8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했다. 큰 원동력은 ‘실수를 질책하지 않고 계속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연구 풍토’와 해외 우수 연구자와의 협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은경 전북대 과학학과 교수는 “일본 과학계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끈질기게 연구하는 특징이 있다.”면서 “해외 우수 연구자와의 네트워크 구축에도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것이 노벨상 수상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英작가 힐러리 맨텔 ‘부커상’ 수상

    영국 작가 힐러리 맨텔(57)이 6일(현지시간)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을 움켜쥐었다. 맨텔의 작품 ‘울프 홀’(Wolf Hall)이 최종심사에서 노벨상 수상작가인 존 쿠체의 ‘서머타임’을 3대2로 제쳤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울프 홀’은 16세기 영국 헨리 8세 집권기에 벌어진 정치적 음모와 치정, 혼돈 등을 왕실 자문관인 토머스 크롬웰의 눈으로 투영한 역사소설이다. 헨리 8세는 6번의 결혼과 이혼을 거듭하고 궁녀 앤 불린을 아내로 삼기 위해 가톨릭 교회와 결별, 영국 국교회를 설립해 종교개혁을 이룬 것으로 유명하다. 이날 런던 길드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맨텔은 “수상 소식을 듣고 열차에 충돌한 것 같았다.”면서 “지금 이 순간, 나는 공중을 날아다닐 듯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동시에 작가는 “이 책을 시작하기 전에 꽤 오랜 시간을 망설였다. 사실 20년 동안 그랬다.”며 역작을 낳기까지의 진통을 들려줬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올 노벨 물리학상 英 가오·美 보일 -스미스 공동수상

    올 노벨 물리학상 英 가오·美 보일 -스미스 공동수상

    2009 노벨 물리학상은 중국 출신의 영국인인 찰스 쿠엔 가오(왼쪽·76)와 미국의 윌러드 스터링 보일(가운데·85), 조지 엘우드 스미스(오른쪽·79)가 공동 수상했다고 스웨덴 노벨상위원회가 6일 밝혔다. 광학 기술자인 가오 박사는 1966년 광통신에 쓰이는 광섬유(Optical glass fiber)에서 불순물을 제거, 빛의 신호를 100㎞까지 손실 없이 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1960년대 초반 광섬유가 개발됐을 때 빛의 신호가 광섬유의 불순물로 인해 20m 이상을 가지 못하고 소멸하던 것을 기술적으로 개선한 것이다. 이 기술은 초고속 광랜, 디지털 광통신 등 통신용 광섬유를 개발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받고 있다. 보일 박사와 스미스 박사는 전하결합소자(CCD, Charge-Coupled Device) 기술을 이용한 전자 영상 기록 기술을 개발한 성과로 노벨상을 수상하게 됐다. 보일·스미스 박사는 1921년 아인슈타인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안겨준 ‘광전효과’를 응용, 빛을 물질에 비췄을 때 그 물질의 이미지를 전자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오늘날 디지털카메라가 탄생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 결과 화학적인 변화로 영상을 기록하는 필름이 사라지게 됐다. 최근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었을 때 필름 없이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이 CCD 기술 덕분이다. 이밖에도 CCD 기술은 내시경, CCTV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김재완 고등과학원 교수는 “이번 노벨물리학상은 디지털 기술에 응용된 실용적인 과학 원리에 손을 들어 주어 세상을 변화시키고 인류의 복지에 공헌한 업적에 수여하라는 노벨상의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주인에게 사랑받는 젖소가 우유생산도 많아”

    “주인에게 사랑받는 젖소가 우유생산도 많아”

    결국 동물이 바라는 건 주인으로부터 흠뻑 사랑을 받는 것이었다. 사랑을 듬뿍 받는 젖소가 우유도 많이 생산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최근 수의학 부문에서 ‘IG노벨상’을 수상했다. 주인이 이름을 지어주고 애정을 갖고 대하는 젖소가 그렇지 않은 젖소보다 훨씬 많은 우유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뉴캐슬대학 연구팀이 영국 축산인 516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주인이 이름을 지어준 젖소의 연간 우유생산량이 이름이 없는 ‘보통 젖소’보다 214리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축산인 중 절반에 가까운 48%는 “소에게 주인이 긍정적으로 대하면 우유생산이 늘어난다.”고 답했다. 주인과 동물 사이에 친구처럼 가까운 관계가 맺어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뉴캐슬어폰타인 근교에서 농장을 경영하며 젖소 3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는 한 농장주는 최근 영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들에게 꽃이나 나무에 이름을 붙여주었다.”며 “소를 사람처럼 대해 주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수의학 부문 ‘IG노벨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미국의 유머 과학잡지인 ‘애널스 오브 임프로버블 리서치가 1991년 제정한 IG노벨상은 일종의 엽기노벨상이다. 웃으면서 생각할 수 있는 연구결과를 분야별로 심사해 ‘노벨상’을 주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박수문 울산과학기술대 교수 JES ‘논문 톱25’에

    울산과학기술대(UNIST) 박수문(67) 교수가 전기화학분야 최고 학술지 JES(Journal of the Electrochemical Society)에 가장 많은 논문을 발표한 저자 상위 25명 중 14위를 기록했다. 아시아인으로서는 1위의 기록이다. 또한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 저자 ‘Top100’에서도 56위에 올랐다.JES는 10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 전기화학회에서 발행하는 학회지로 세계적으로도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도 미 전기화학회 회원이었다. 박 교수는 현재까지 360여편의 논문을 국내외 학회에서 발표해 연구성과를 높이 평가 받았고, 다수의 기조강연 및 초청연설 등으로 관련 학계와 산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노벨상 수상에 가장 근접한 과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는 또 미국 과학정보연구원이 선정한 국내 최다 피인용 과학자 3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씨줄날줄] GDP와 행복/함혜리 논설위원

    영국의 공리주의 철학자이자 법이론가인 제레미 벤담(1748∼1832년)은 1789년에 발표한 ‘도덕과 입법의 원리서설’에서 인간행위의 동기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했다. 벤담에 따르면 인간의 모든 행위는 행복을 얻고, 고통이나 아픔은 피하려는 동기에서 출발한다. 희생이나 고통에 비해 가능한 한 많은 ‘행복 잉여분’을 얻으려는 노력이 인간 행위의 동기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누리는 데 기여한 행동이 사회적으로 선한 행동이며, 이를 실현하는 것이 국가의 유일하고도 정당한 역할이라고 정의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국가의 경제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하고 있는 ‘국내총생산(GDP)’은 눈속임이라며 행복지수를 포함하는 새로운 경제성장 지표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노벨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가 이끄는 위원회가 18개월간의 작업 끝에 만들어낸 새로운 경제생산지표는 기존의 GDP 계산법에 삶의 질과 지속가능 발전 부문을 추가한 것이다. 삶의 질에는 휴가일수와 평균 기대수명, 가계소득과 구매력, 의료보험 서비스, 복지 시스템 등이 포함됐으며 지속가능 발전 부문에는 환경보호 수준이 주요 지표로 들어갔다. 경제활동의 양을 단순하게 계산해 경제 외부효과나 삶의 질을 반영하지 못하는 GDP 지표를 대체할 새로운 지표에 대한 각국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세계은행이 집계한 지난해 명목 GDP에서 1위는 미국(14조 2043억달러), 2위는 일본(4조 9093억달러), 3위는 중국(3조 8600억달러)이 차지했다. 다음은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순이다. 그러나 삶의 만족도, 기대수명 등을 감안한 행복지수 순위는 좀 다르다. 영국 신경제재단이 각국의 행복지수를 산출한 결과 코스타리카가 76.1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도미니카 공화국, 과테말라, 콜롬비아, 쿠바, 엘살바도르, 브라질, 온두라스 등 중남미 국가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한국은 행복지수에서 44.5점으로 68위에 머물고 있다. 한국의 지난해 명목 GDP는 9291억달러로 전 세계에서 15위를 차지했다. 새 경제지표를 적용한다면 대한민국의 순위는 과연 얼마나 될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해외석학 10명 전남대 교수로

    ‘노벨상급’ 해외 유명 석학 10명이 1일부터 전남대 교수로 재직하며 강의와 연구를 맡는다.전남대는 1일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사업에 모두 6개 연구과제가 선정되면서 해외석학 10명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5년 동안 전남대에서 에너지·환경, 생명과학, 화공재료, 기계 분야 등에서 연구과제 수행과 강의를 한다. 연봉은 2억원 수준이다. 특히 ‘식물의 세포신호 전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 생루엔 미국 버클리대 교수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의 존 칼슨 교수, 미시간 공대의 산드라세카 조시 교수, 미시간 주립대학의 한경환 교수 등 4명은 내년 3월 전국 처음으로 전남대에 신설되는 ‘바이오에너지공학과’에서 공동 강의와 연구를 담당한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책꽂이]

    ●편집자란 무엇인가(김학원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미국 컬럼비아대 동아시아연구소 초청연구원에서 복귀한 김학원 휴머니스트 출판그룹 대표가 현재와 미래의 편집자들에게 전하는 매뉴얼. 부제 ‘책 만드는 사람의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답게 600여종의 책을 펴내며 현장에서 기록한 편집일기, 출판기획 강의 노트, 설문, 인터뷰 등이 망라돼 있다. 1만 7000원. ●경제의 고향을 읽는다-고전편(홍훈·김진방·박만섭·류동민·박종현 지음, 더난출판사 펴냄) 경제학자 5명이 새롭게 해석한 경제학 고전.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토마스 만의 ‘잉글랜드의 재보와 무역’,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칼 멩거의 ‘국민경제학 원리’, 카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등을 파헤친다. 3만 5000원. ●100년의 난제 푸앵카레 추측은 어떻게 풀렸을까?(가스가 마사히토 지음, 이수경 옮김, 살림 펴냄) 1904년 프랑스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는 난제를 제시했다. 1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렸다. 러시아 출신 수학자 그리고리 페럴만은 이를 약 100년 만에 풀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 공로로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 수상자로도 선정됐지만, 그는 이를 거부하고 은둔했다. 왜? 1만 1000원. ●커피인사이드(유대준 지음, 해밀 펴냄) 많은 사람들이 매일 한 잔 이상 즐기는 커피의 알파와 오메가. 커피의 재배와 수확부터, 커피 산업,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한 로스팅, 추출법, 향과 맛의 깊이를 찾는 법까지 총천연색으로 설명한다. 커피를 잘 알고 싶다면 곁에 두고 볼 만한 책. 3만 8000원.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생물들(마크 카워다인 지음, 윤길순 옮김, 궁리 펴냄) 텍사스뿔도마뱀은 자기 피의 4분의1을 포식자에게 뿜어 낸다. 섭씨 영하 270도를 견딜 수 있는 개구리도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놀랍고 기이한 동·식물들을 보여주며 자연의 위대한 상상력에 경이를 보내고 있는 책이다. 3만 5000원. ●언어의 진화(크리스틴 케닐리 지음, 전소영 옮김, 알마 펴냄)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는 ‘언어가 인간 고유의 능력’이라고 주장했지만, 생물학자인 수 새비지 럼버는 ‘침팬지나 보노보 원숭이도 수백개 문장을 만든다.’고 코웃음쳤고, 생물사회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도 ‘인류를 하나의 종으로 생존하게 만든 요인은 아니다.’고 심드렁하게 말했다. 누구 말이 맞나. 2만 8000원. ●마초(표장안 지음, 봄날 펴냄)10·26, 5·18, 6월 항쟁 등 격변의 현대사 속에 서 있었던 386세대의 이야기를 다뤘다. 남로당원의 아들로 성격이 거친 ‘표세은’을 주인공으로 삼아 민주화를 외치던 1970~80년대에 사춘기와 대학시절을 보낸 사람들의 젊음과 사랑을 그렸다. 자전적 내용을 포함한 성장소설 형식. 맛깔나는 사투리를 버무린 시원스럽고 거침없는 문체가 돋보인다. 1만원.
  • DJ 추모열기 서점가에도 후끈

    DJ 추모열기 서점가에도 후끈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에 대한 대한 추모열기가 서점과 인터넷 서점 등에서 뜨겁게 일고 있다. 이들 서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많은 사람들이 관련 책을 찾으며 반응을 보였던 것과 마찬가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21일 교보문고와 인터넷서점 예스24·인터파크 등에 따르면, 독자들이 가장 많이 찾고 있는 책은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이다. 2005년 4월에 김영사에서 출간한 책으로, 14대 대선에서 패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영국에 있는 동안 DJ가 직접 쓴 자전적 에세이이다. 예스24에 따르면 “일평균 0.3권 판매되던 이 책20일 현재 114권이나 팔렸다.”고 말했다. 인터파크 측도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김대중 잠언집 배움’ 등 에세이가 하루 동안 모두 100여권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현재 DJ 관련 책은 모두 25권이다. 이중 직접 집필한 책은 ‘다시~’와, ‘내가 사랑한 여성’, ‘배움’, ‘21세기와 한민족’ 등 4권. ‘대선주자들의 출판문화 정책’,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나’ 등 나머지 21권은 언론사 정치부나 DJ의 측근, 정치평론가 등이 집필한 책이다. 교보문고 측은 “서거 이후 25권에서 71부가 팔렸다.”면서 “재고가 확보되면 더 많이 팔릴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3개 온·오프라인 서점에 따르면 주로 판매가 이뤄지는 책은 ‘다시~’ 외에 ‘동행’(이희호 여사 자서전), ‘해태타이거즈와 김대중’, ‘누구를 위한~’, ‘배움’, ‘김대중 정권의 흥망’, ‘김대중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21세기와 한민족-김대중 전 대통령 주요 연설· 대담’과 ‘김대중 대통령의 시스템사고’ 등이다. 책들은 에세이 3종을 제외하면 정치·사회계열의 책으로 쉽게 손이 가는 책이라고 할 수 없는 만큼 추모열기가 느껴진다는 평가다. 한편, 교보문고는 서울 광화문점 노벨상 수상자들의 초상화를 전시해 입구 쪽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초상화에 근조 장식을 하고, 관련 도서를 기획전시할 예정이다. 인터넷 서점들도 DJ 관련 서적 20여권을 소개하는 별도의 기획전을 마련해 운영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김대중 前대통령 서거] NYT “한국의 만델라” 인생역정 소개

    전 세계 주요 언론은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외신들은 한국의 민주주의와 통일의 초석을 다진 정치인의 서거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 김 전 대통령의 파란만장했던 일대기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WSJ “독재정권에 맞선 지도자”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김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펼쳤던 햇볕정책과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극복, 노벨평화상 수상 등을 주요 성과로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전 대통령은 한국인들의 민주화 투쟁과 남북간 화해, 통일에 대한 염원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라면서 “그는 아시아의 ‘넬슨 만델라’라는 칭호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한국 민주화 투쟁사에 우뚝 솟은 인물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김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고 전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인들에게 김 전 대통령은 독재정권에 맞선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 방송은 파란만장했던 김 전 대통령의 인생 역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유럽 언론들도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큰 관심을 보이며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영국의 BBC 방송은 “군사 정권이 지배하던 수십년 동안 한국에서 위험한 급진주의자로 통했다.”면서 “네 차례의 도전 끝에 1997년 대통령에 당선돼 건국 이래 처음으로 여당으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았다.”고 소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은 “김 전 대통령이 제임스 본드가 등장하는 007 소설의 한 페이지에 나올 법한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았다.”면서 “햇볕정책이 재임 중 가장 큰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독일과 프랑스, 러시아 등의 주요 언론들도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업적을 조명했다. ●中 포털사이트 즉각 특집코너 마련 일본 NHK 방송은 고시엔 고교야구 중계방송을 중단하고 서거 사실을 긴급 뉴스로 내보냈다. 요미우리신문은 “김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일본 대중문화를 해금하는 등 한·일관계 개선에 성과를 남겼다.”고 전했다. 신화통신과 CCTV를 비롯한 중국 언론들도 서거를 긴급 보도했으며 시나, 써우후 등 포털 사이트들은 서거에 대비한 듯 즉각 그의 프로필, 병세 악화 상황 등의 특집 코너를 마련했다. 이 밖에도 아랍계 알자지라 방송을 비롯해 인도, 태국, 싱가포르 언론도 노벨상 수상자인 김 전 대통령 서거를 긴급뉴스로 다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김대중 前대통령 서거] 세계 지도자 애도 메시지

    │워싱턴 김균미·도쿄 박홍기·베이징 박홍환특파원·서울 이경원기자│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세계의 주요 국가 지도자들은 한목소리로 깊은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이들 지도자는 김 전 대통령이 한국의 민주화와 국제 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높게 평가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8일 김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애도 성명을 발표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용감하게 싸워온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슬픔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미국민을 대표해 유족과 한국 국민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은 생명의 위협을 감수해가며 한국의 역동적이고 민주적인 체제를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면서 “조국을 위한 봉사와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 자유를 위한 개인적 희생 등은 절대로 잊혀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소 “한·일협력 구축에 지대한 공헌”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조전을 보내고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슬픔과 심심한 애도를 보내며 유가족에게도 위로의 뜻을 전한다.”면서 “김 전 대통령은 한·중 관계 발전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 중국 정부와 인민은 이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한다.”면서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한·일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평가하며 영면을 기원했다. 유럽 지도자들도 김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한반도 평화 조성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김 전 대통령이 최근까지 세계 인권수호를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수호와 한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헌신한 분”이라고 애도했다. 프랑스 정부도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교부 장관 명의의 성명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평생을 바쳐 지칠 줄 모르고 투쟁한 용기 있는 정치인이었다.”고 평가했으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조전을 통해 “독일 정부를 대표해 귀하와 유족,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노벨위 “노벨상 수상자 선택 자부심”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도 민주화와 남북화해를 위한 김 전 대통령의 노력이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우리는 그를 수상자로 선택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대외 창구인 넬슨 만델라 재단도 “인권을 위해 싸우고 북한과의 화해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기억한다.”고 밝혔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도 “저명한 정치인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해 들어 매우 애통하다.”면서 조의를 표시했다. leekw@seoul.co.kr
  • 가곡 ‘아리아리랑’ 작곡가 안정준씨 케냐서 쓸쓸히 별세

    가곡 ‘아리아리랑’ 작곡가 안정준씨 케냐서 쓸쓸히 별세

    가곡 ‘아리아리랑’의 작곡가 안정준씨가 케냐 나이로비에서 별세했다. 72세. 18일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13일(현지시간) 나이로비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 긴급 입원했으나 15일 새벽 1시 숨을 거뒀다. 현지 경찰은 인근 호텔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으로 쓰러져 있던 안씨를 호텔 직원들이 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DJ 노벨상 축하공연서 조수미가 불러 신분 파악에 애를 먹던 한국대사관은 경찰 주재관이 정보망을 가동한 끝에 단서를 잡아 신원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전통민요 ‘아리랑’을 콜로라투라(성악의 한 양식으로 고난도의 기교와 고음역을 요함) 양식에 맞춰 편곡한 가곡 ‘아리아리랑’으로 명성을 얻었다. 아리아리랑은 1995년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신작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수록해 유명해졌고, 조씨가 2000년 12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시상식 축하 공연에서 부르면서 대표적인 창작 가곡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안씨는 젊은 시절 중동에서 의료기 사업으로 성공하는 등 사업가로 이름을 날렸으며 음악 전공자가 아닌데도 아리아리랑 이외에 가곡 ‘가을의 기도’ 등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음악활동을 펼쳤다. ●‘가을의 기도’ 작곡… 남성중창단 창립 1997년에는 남성 중창단 ‘프리모깐딴떼’를 창립하기도 했지만 2000년 사업을 이유로 중국으로 떠났고 2년 전부터는 케냐에 머물며 건설업에 종사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모깐딴떼 단원인 고성호 국민대 겸임교수는 “사업에서 번 돈을 문화 사업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분이셨다.”면서 “중창단 차원에서 고인의 작품을 모은 추모공연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김대중 前대통령 서거] 사선 다섯번 넘어… 민주주의 유토피아 꿈꿨다

    [김대중 前대통령 서거] 사선 다섯번 넘어… 민주주의 유토피아 꿈꿨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인동초’, ‘행동하는 양심’으로 불리며 반세기 한국 정치사를 풍미했다. 한국 정치사에서 ‘3김(金)시대’의 한 축이었던 고인(故人)은 1997년 겨울, 반세기만에 ‘선거혁명’을 통한 정권교체를 이뤘다. 3전4기로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는 외환위기를 극복했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켜 한반도 정세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5차례의 죽을 고비와 5년여의 감옥생활, 6년여의 가택연금, 3년의 망명생활 등 고인의 삶은 견디기 어려운 시련으로 점철됐다. 가톨릭 세례명인 ‘토마스 모어’처럼 고행하는 구도자의 삶을 이어온 셈이다. “정이 많은 분이다.” 영원한 비서실장인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을 이같이 묘사했다. 말년에도 거의 매일 서울 동교동 자택을 드나든 박 의원은 “지난 1월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방문해 용산참사에 대해 말을 꺼내자 이내 김 전 대통령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면서 “평소에도 드라마 속 (비참한) 사람들을 보며 눈시울을 붉힐 만큼 평소 인정도 많으셨다.”고 전했다. 말년에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등장과 맞물려 케네디 전 대통령과 관련된 책을 탐독하고 여론주도층을 만나 서민과 비정규직을 위한 사회 안전망, 생산적 복지를 강조했다고 한다. 전남 목포에서 뱃길로 150리. 김 전 대통령은 1924년 매서운 바닷바람을 등진 하의도라는 작은 섬에서 3남2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신안군 하의면 후광리에는 지금도 생가터가 남아 있다. ‘후광’(後廣)이라는 호(號)도 여기서 따왔다. 중농의 아들이었던 그는 목포상고(현 전남제일고)에 수석 입학한 수재였지만 반일운동으로 학적부에 ‘시찰계요’라고 적힐 만큼 반골기질을 드러냈다. 1945년 약관의 나이에 ‘건국준비위원회’와 조선 신민당에 입당했지만 8개월 만에 탈당한다. 이어 3단계 통일방안(1972년)과 광주 민주화운동(1980년) 등을 거치면서 색깔론에 휘말렸다. 고인은 1946년 첫 부인 차용애 여사와 가정을 꾸리고 해운회사를 경영, 큰돈을 모은다. 뛰어난 상술로 목포일보를 인수한 뒤 주필을 겸하기도 했다. 자금을 끌어대고 경쟁상대를 꺾으며 사람의 마음을 낚는 장사와 정치는 닮은꼴이다. 1950년 한국전쟁 때는 우익단체 참여를 빌미로 인민군에게 처형될 위기에 몰렸지만 이송 중 극적으로 탈출, 첫 죽음의 고비를 넘긴다. 1954년 3대 민의원 선거에서 목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3대를 포함, 4차례 낙선의 쓴잔을 연거푸 마셨다. 1958년 강원도 인제군 민의원 선거 때는 후보등록이 취소됐고, 1959년 보궐선거에선 색깔론에 휘말렸다. 4·19혁명이 일어난 1960년 선거에서도 낙선했다. 1961년 인제군 보궐선거에서 당선의 첫 기쁨을 누린 김 전 대통령. 하지만 사흘 만에 5·16을 맞아 반혁명사건에 연루돼 교도소로 직행한다. 토머스 모어의 교훈은 오히려 고난 극복의 힘이 됐다. “늦어도 100년 뒤면 (토머스 모어처럼) 역사에서 재평가받을 것”이라며 고통을 이겨냈다. 1962년 이희호 여사와 재혼한 고인은 이듬해 목포에서 민주당 후보로 공화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1964년 5시간20분간 행한 ‘필리버스터’ 발언과 6개월간 13차례 본회의 발언 등은 지금도 기록으로 남아 있다. 1971년 7대 대선은 기회이자 시련의 계기였다. 1970년 45세의 나이에 ‘40대 기수론’의 라이벌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물리치고 신민당 후보로 나섰지만 이듬해 선거에선 94만표 차로 패배했다. 이후 20년간 혹독한 시련이 밀려왔다. 일본 망명 중인 1973년 ‘김대중 납치사건’을 시작으로 전두환 군사정권까지 55차례의 연금생활, 5년반 동안의 감옥생활, 2차례의 망명생활을 겪었다. 1976년 명동 3·1구국선언으로 구속(긴급조치 9호 위반)됐고, 1981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훗날 고인은 “솔직히 죽는 것이 두려웠지만 영원히 사는 길을 택했다.”고 회고했다. 가톨릭계의 구명운동 덕에 목숨을 건진 고인은 1982년 도미, 두 번째 망명길에 오른다. 한국인권문제연구소와 민주화추진협의회를 이끌며 민주화 운동의 외로운 무게중심이 됐고, ‘인동초’란 별칭도 얻게 된다. 1985년 12대 총선을 앞두고 전격 귀국한 고인은 김포공항에서 연행돼 가택연금에 처해졌다. 하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만든 신한민주당이 2·12총선에서 109석을 확보, 1987년 6월 항쟁의 기틀을 마련한다. 사면복권 뒤 1987년 13대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3위에 머무르며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후보 단일화 실패에 따른 비난에 휩싸였다. 1988년 총선의 평민당 ‘황색 돌풍’으로 일선에 복귀했지만 1992년 12월 대선에서 패배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한다. 고인은 “40여 년의 파란 많았던 정치생활에 사실상 종막을 고한다고 생각하니 감개무량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며 대선 낙선의 소회를 곱씹었다. 막을 내릴 것 같던 정치인생은 영국으로 건너간 지 6개월만에 다시 불꽃을 살렸다. 1993년 귀국해 아태평화재단을 설립했고, 빗발치는 비판 여론을 무릅쓰고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했다. 이듬해 총선에서 제1야당으로 올라서자 대선 4번째 출마를 선언한다. ‘대통령병 환자’라는 비난이 일었지만 단 1.6%포인트의 표차이로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색깔론과 지역감정의 벽을 넘었다. 보수세력인 자민련과의 DJP연합이 힘이 됐지만, 역설적으로 색깔과 지역의 부조화스러운 조합이기도 했다. 고인의 대표 브랜드는 ‘햇볕정책’이다. 반세기 동안 닫혔던 북쪽의 문을 열게 하는 열쇠로, 서독 빌리 브란트 총리의 동방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이를 바탕으로 이뤄진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가 ‘레드 콤플렉스’를 벗어던지고 탈냉전체제로 진입하는 촉매제가 됐다. 고인을 한반도 유일의 노벨상 수상자로 만든 일대 사건이었고, 퇴임 뒤에도 논쟁이 있는 사안에 대해 비중있게 언급할 수 있는 유일한 지위를 부여했다. 고인은 대통령 임기말 측근들의 비리가 뒤늦게 터진 데다 아들들이 구속되는 등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다. 6·15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북한과 밀거래한 사실은 안타까운 기록으로 남게 됐다. 또 완벽주의와 제왕학적 리더십은 권위주의적 통치라는 오명도 남겼다. 오상도 허백윤기자 sdoh@seoul.co.kr
  • [CEO 칼럼] 따뜻한 과학/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CEO 칼럼] 따뜻한 과학/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얼마 전 노벨상 수상자들을 초청한 포럼에 참석한 적이 있다. 세계적 석학들의 지적 호기심과 통찰력을 들여다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날 초청된 노벨상 수상자 가운데 199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미국의 루이스 이그나로 캘리포니아대 LA캠퍼스(UCLA) 의대 교수가 가장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시종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소탈한 인상에 유머 감각도 뛰어난 과학자였다. 그의 이야기에서 ‘따뜻한 과학’이라는 말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심혈관질환 전문가인 이그나로 교수는 인체에 해롭다고 알려진 ‘산화질소’가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30년간 연구에 매진했다. 그는 오로지 ‘어떻게 하면 이 새로운 연구를 성공시켜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까.’를 고민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따뜻한 과학, 재미있는 과학’이 중요하다는 표현을 썼다. 얼핏 생각하면 과학이라는 단어의 뉘앙스는 어렵고, 논리적이고, 통계적이고,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좀 차가운 느낌이다. 그런데 이그나로 교수는 과학을 연구하는 기본적인 출발이 인류를 위한 따뜻함에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일깨워 줬다. 결국 노벨상을 받으려면 독창성과 함께 인류에 대한 공헌이 중요한데, 평소 이그나로 교수의 이같은 철학이 노벨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가져온 원동력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 기업의 연구개발 목표도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제품력 우위 확보와 수익 창출에 있지만 그 출발은 결국 고객가치의 창출, 즉 ‘고객에 대한 사랑과 배려’에 있다는 점에서 이그나로 교수가 생각하는 과학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특히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바이오제약사의 경우 이런 인류애와 고객에 대한 사랑이 더욱 중요하다. 그만큼 우리가 하는 사업과 연구개발 성과에 대한 사명감과 자긍심이 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LG그룹의 계열사 가운데 LG의 기본 철학인 고객과 사랑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가슴형 기업문화’에 가장 적합한 회사가 우리 회사라고 말한 적이 있다. 우리 회사는 인간의 존엄한 생명과 관계되는 연구 개발에 매진하는 미래지향적인 회사로서, 고객에게 진정한 사랑, 따뜻함을 베푸는 정신이 모든 부문에 배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적이 있는데 이그나로 교수와의 만남 이후 더욱 공감이 간다. 몇 해 전 국내의 한 대기업이 ‘사람을 향합니다’라는 기업광고 캠페인을 했다.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호응을 끌어낸 성공적인 기업 광고 사례라고 들었다. 이런 광고가 여러 사람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결국 기업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진정어린 따뜻한 마음으로 고객에게 다가설 때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 회사도 저신장 아동과 난임부부에 대한 치료의약품 지원,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한 저개발 국가에 대한 간염백신 공급, 희귀의약품의 지속적 공급, 새로운 효능과 고객 편의를 창출할 수 있는 신약 출시 등 의약품 회사로서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이렇듯 인류에 기여하는 작은 성과들이 계속 모여서 앞으로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들이 ‘따뜻한 과학’을 실현하는 회사, ‘고객에 대한 사랑과 배려’를 실천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 코스타리카 대통령 신종플루 감염

    오스카 아리아스(69)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신종인플루엔자(인플루엔자A/H1N1)에 감염됐다. 지난 4월 신종플루가 확산되기 시작한 이후 국가 수반이 감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아리아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감염 사실을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만성 천식을 앓고 있는 그는 지난 9일 목이 아프고 두통과 발열 증세를 보이자 신종플루 검사를 받았고 이날 확진을 받았다. 아리아스 대통령은 “열이 조금 나고 목이 아픈 것을 빼면 전화를 통해 업무를 볼 수 있을 만큼 몸 상태가 좋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로드리게스 아리아스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은 최소한 일주일간 집에 격리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 기간동안 권한을 다른 사람에게 이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코스타리카 신종플루 감염자는 약 800명이며 이 가운데 27명이 숨졌다.아리아스 대통령은 1986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됐으며 2006년 재선에 성공했다. 1987년 중남미 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수상한 그는 최근 온두라스 쿠데타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자로 나서면서 다시 국제적 관심을 받은 바 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수치여사 가택연금 연장에 불복 항소

    미얀마 군사정부가 아웅산 수치 여사의 가택연금을 18개월 연장하자 수치 여사 측은 군사정권의 결정에 불복, 항소할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국제 단체와 각국 정부 등은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AFP통신에 따르면 아웅산 수치 여사 변호인단의 니안 윈 변호사는 판결에 만족하지 않기 때문에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4명의 변호사로 구성된 변호인단은 이날 수치 여사와 1시간가량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수치 여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전적으로 부당하다.”고 언급하며 항소를 승낙했다고 변호인단은 덧붙였다.이런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프랑스의 요청으로 긴급 회의를 열고 수치 여사 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서방 국가들은 안보리가 미얀마 군정을 규탄하는 성명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이 “미얀마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맞서 입장 조율에는 실패했다. 안보리 의장국인 영국의 존 사우어스 대사는 “성명 채택안에 대한 지지가 많았지만 일부 대표들이 본국과 상의하길 원했다.”며 “회의가 12일 오후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입안한 것으로 알려진 성명 초안은 수치 여사를 포함한 미얀마 내 정치범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내용과 함께 수치 여사에 대한 평결이 미얀마 정치 상황에 미칠 영향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담고 있다.유럽연합(EU)도 미얀마에 대한 경제제재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으며 각국 지도자들도 미얀마 군정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에서 수치 여사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평결을 보고 침울해지고 화가 났다.”고 비난했다. 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야만적이고 불공정한 재판”이라며 EU 차원에서 미얀마 군정을 제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깊은 실망감을 느낀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말레이시아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긴급회의를 개최해 수치 여사 문제를 논의하자고 요구했다. 노벨상 수상자 14명도 공동 성명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애증의 50년’… DJ - YS 역사적 화해

    ‘애증의 50년’… DJ - YS 역사적 화해

    죽음의 문턱에서야 풀린 50년 애증의 한(恨). ‘이제 화해한 것으로 봐도 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이제 그렇게 봐도 좋다. 그럴 때가 됐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병문안을 마치고 나오는 길이었다. YS는 DJ를 직접 위문하지는 못했다. 이에 앞서 YS를 맞은 DJ 부인 이희호 여사는 “염려해 주시고 와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오셨다는 말씀을 들으면 위로가 될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반세기를 이어온 한국 정치사 두 거목 간의 반목은 이렇게 청산됐다. YS는 이날 “(DJ는) 나와는 가장 오랜 경쟁관계이고 협력관계”라면서 “세계에서 유례없는 특수한 관계”라고 말했다. 또 “둘이 합쳐 한국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데 큰 힘을 쏟았다. 목숨 걸고 싸웠다.”면서 정적이자 동지인 DJ를 회고했다. 내내 침통한 표정이었다. 협력과 반목을 거듭하던 두 거목은 1997년 결정적으로 갈라서게 된 것으로 알려진다. 문민정부 말기 터져 나온 YS 차남 현철씨의 비리 사건이 화근이었다. YS는 DJ가 조속히 사면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앞서 97년 DJ의 비자금 의혹에 대해 수사유보를 결정하며 민주화 동지의 대선 승리에 길을 터줬다고 생각해온 YS는 DJ의 늑장(?) 사면을 ‘배신 행위’로 여겼다. YS의 독설이 늘어간 것도 이때부터다. DJ의 노벨상 수상 소식에도 “상의 가치가 떨어졌구먼….”이라며 깎아내렸다. 지난 6월 DJ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직후 이명박 정부를 ‘독재’로 규정하자 “그 입을 닫으라.”고 했다. DJ는 묵묵부답, 무대응 전략으로 일관했다. DJ는 이날 위중한 병세로 YS에 직접 화답하지는 못했다. 대리인격인 권노갑 전 의원이 “이번 일을 계기로 화해 문제가 해소됐다.”며 사의를 전달했다. YS의 차남인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아버지가 대승적으로 생각해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가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은 DJ의 병세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9일 병세 악화 소식을 접한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의 10일 일정을 전격 취소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당초 이날 전남 여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여수세계박람회 D-1000일’ 행사에 참석하려 했으나 청와대는 DJ의 병세에 따라 “이 대통령이 갈 수 없다.”는 뜻을 여수세계박람회 측에 통보했다. 8·15 전후로 예정됐던 개각과 청와대 개편도 상당기간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여야 정치권도 병문안을 위해 줄줄이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찾았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오전 10시20분쯤 공성진·박순자 최고위원, 윤상현 대변인 등과 함께 이희호 여사를 위로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 송영길·김민석·안희정·장상 최고위원 등은 병원에서 쾌유를 비는 예배를 했다. 김형오 국회의장과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 여사를 만나 DJ의 쾌차를 기원했다. 한편 병원 측은 “이날 새벽부터 혈압과 맥박 등 건강 수치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고령에 지병으로 신체 기능이 서서히 저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홍성규 김지훈 오달란기자 cool@seoul.co.kr
  • 11~14일 인제서 ‘만해축전’

    만해 한용운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그의 사상을 계승하기 위한 ‘2009 만해축전’이 11일부터 14일까지 강원 인제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열린다.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3일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만해대상 시상식을 비롯해 고교생 백일장으로는 유일하게 대통령상이 주어지는 전국고교생백일장, 학술심포지엄 등 다채롭게 이번 행사가 열린다고 밝혔다. 올해 만해축전은 11일 만해시인학교 입교식으로 시작된다. 만해마을 청소년수련원에서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만해시인학교는 시인 고은, 신달자, 김남조, 김기택 등 문단의 원로와 중진 문인들을 강사로 초청해 만해 선생의 나라 사랑 정신을 고취한다.12일 열리는 만해대상 시상식에서는 평화부문 수상자에 이슬람권 최초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 변호사를 비롯해 실천부문 이소선 전태일기념사업회고문, 학술부문 김용직 서울대 명예교수, 문학부문 로버트 하스 미국 버클리대 교수·김종길 고려대 명예교수, 포교부문 판냐와로 스님이 수상의 영예를 안는다. 인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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