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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타파 “전경환과 박연차씨 페이퍼 컴퍼니 설립해 비자금 운용한 듯”

    뉴스타파 “전경환과 박연차씨 페이퍼 컴퍼니 설립해 비자금 운용한 듯”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79)씨가 남태평양의 휴양지이자 조세도피처인 미국령 사모아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5일 보도했다. 전씨는 역외법인 명의의 해외 계좌 3개도 개설한 것으로 드러나 전 전 대통령이 통치 시절 조성한 비자금을 거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이 매체는 봤다. 전두환 일가의 조세도피처 페이퍼컴퍼니가 확인된 건 지난 2013년 그의 아들 전재국씨에 이어 두 번째다. 전경환씨는 오래 전부터 형의 비자금 조성 창구나 은닉처로 지목됐으며 스스로도 각종 비리 사건에 연루됐다. 5공 시절 형의 위세를 등에 업고 새마을운동중앙본부 회장에 취임해 전횡을 휘두르고 부정 축재를 일삼았다. 전씨가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던 시점은 지난 2001년이다. 어떤 목적으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고, 이를 통해 어떤 거래를 했는지 조세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전경환’이란 이름은 역외 서비스 업체 중 하나인 ‘아시아시티 트러스트’ 내부 문서에서 발견됐다. 전씨는 이 회사의 도움을 얻어 필리핀 국적의 인물과 함께 ‘트라이포드 인터내셔널’라는 이름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규 회사 설립 정보’가 담긴 ‘트라이포드 인터내셔널’ 관련 엑셀 파일에서는 2001년 7월 전씨가 사모아에 있는 한 쇼핑몰을 주소지로 이 회사를 설립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공동 이사의 주소지는 과거 전씨의 종로구 팔판동 자택 주소와 일치한다. ‘2001년 12월 20일 이사회 결의’란 문서에 따르면 전씨는 ‘트라이포드 인터내셔널’의 공동 이사인 필리핀인과 함께 한 국내은행의 홍콩 코우룬 지점에 계좌를 개설했다. 이듬해 2월 문서에는 전씨가 필리핀 이사와 함께 싱가포르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과 크레딧 스위스 싱가포르 은행에 역시 법인 계좌를 개설한 사실이 나온다. 전경환 씨는 ‘트라이포드 인터내셔널’ 외에 또 다른 역외 페이퍼컴퍼니도 설립했던 것으로 보인다. 회사 이름은 ‘티렐 테크놀로지’인데 전씨와 필리핀 국적자 이름이 관련 문서에 나온다. 전씨의 주소는 역시 서울 종로구 팔판동으로 기재돼 있다. 설립 시점은 ‘트라이포드 인터내셔널’과 똑같다. 2001년과 이듬해 사이 전씨가 필리핀 국적자와 함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복수의 은행 계좌까지 연 배경은 의문이라고 뉴스타파는 지적했다. 그는 새마을운동중앙본부의 공금 76억원을 횡령했다는 등의 혐의로 1988년 구속됐다가 1991년 가석방, 이듬해 사면복권돼 2000년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했기 때문이다. 2002년 적발된 가짜 채권 사기 사건이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다. 당시 필리핀 등 동남아에서 만들어진 위조 채권을 “사두면 떼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거액을 편취하는 사기 범죄가 횡행했는데, 인천공항세관이 필리핀에서 만든 미국 위조채권 1800여장을 들여 오려던 김모 씨를 적발했던 사실이 여러 언론에 보도된 일이 있다. 2년 뒤 MBC는 이 사건의 배후에 전경환씨가 있다고 보도했다. 2003년 전씨가 필리핀 당국에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는 후속 보도도 있었다. 전씨는 그 뒤 다른 사기 사건에 연루돼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하다 지난 2017년 3월 30일 형기를 6개월 이흐레 남기고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전씨의 해명을 직접 듣기 위해 찾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밝혔다. 자택 주소로 기재된 경기도 하남시의 한 주택에서 친인척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성은 “전씨가 요양병원에 있다는 사실만 알며 연락처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뉴스타파는 또 2009년 게이트 파문의 주인공인 고(故)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홍콩에 설립한 4개의 페이퍼컴퍼니 주인으로. 4개 법인 중 3개는 검찰과 국세청 조사 과정에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회사인데 이 역외 법인들 사이에 수백억원대 자금이 오간 내역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든 일등공신으로 고초를 당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산 박연차 회장은 지난해 초 세상을 떠났는데 그가 만든 페이퍼 컴퍼니 한 곳은 아들 박주환 현 태광실업 회장에게 양도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두 전직 대통령에 관련된 인물들이 나란히 해외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해 돈을 빼돌린 것으로 보이는 점은 역설적이다. 이 매체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주관으로 전 세계 600여명의 언론인과 함께 ‘판도라 페이퍼스: 조세도피처로 간 한국인들 2021’ 프로젝트 결과물의 두 번째로 전경환씨와 박연차 회장 관련 건을 내놓았다. 국제협업취재팀은 트라이던트 트러스트, 알코갈, 아시아시티트러스트, 일신회계법인 및 기업컨설팅 등 14개 역외 서비스업체에서 유출된 1190만건의 문서를 입수해 취재하고 있다.
  • [세종로의 아침] 정부 조직개편보다 더 중요한 것은/최광숙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정부 조직개편보다 더 중요한 것은/최광숙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김대중 정부 최대 업적 중 하나는 정보통신부를 없애지 않은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한 인사가 한 말이다. 많은 국민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보화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처음으로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디지털 이동통신 도입 등을 한 것은 김영삼 정부였다. 1994년 말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정보화시대를 열기 위해 전화와 우편업무를 하던 체신부를 정보통신부로 확대 개편해 정보화기획실을 신설했다. 이 전직 장관은 “정통부가 이동통신사와 함께 초고속 인터넷망을 깔아 놓은 덕분에 삼성전자 같은 초일류 기업이 등장하고 QR코드 도입 등 정보통신기술이 뒷받침돼 K방역도 성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14년간 정통부가 독립성을 유지한 덕분에 정보기술 강국이 됐고 외환위기 이후 경제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요즘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폐지론이 거론되는 등 차기 정부 조직개편을 둘러싼 논쟁이 시작됐다. 하지만 역대 정권의 정부 개편을 보면 각 부처를 ‘붙였다, 떼었다’ 했지만 정통부처럼 성공한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긁어 부스럼으로 손대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통부 역시 이명박 정부 들어 “정보통신 분야에 과잉 투자되고 있다”며 결국 간판을 내려야 했다. 이때 정보통신 산업의 중요성을 간과한 결과 우리나라가 콘텐츠, 플랫폼 시장 등에서 뒤처지게 됐다는 뼈아픈 지적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는 자영업과 중소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중소기업청을 확대해 중소벤처기업부를 출범시켰지만 지금은 ‘칼질’ 대상으로 거론된다. 중소기업에 정책자금을 나눠 주던 조직이 체급이 올라가 정책 기획까지 떠맡았지만 역량이 따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세 정치인 출신들이 연이어 장관으로 취임하면서 다른 부처에 ‘갑질’을 하는 바람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정부가 아무리 선의로 조직개편을 한다고 해도 그 결과는 이처럼 엉뚱하게 나타날 수 있다. 조직개편 와중에 정부 부처 간 밥그릇 싸움이 되풀이되는 것도 문제다. 많은 부처가 대선 1년 전부터 조직개편과 관련해 외부 용역을 주는 등 서바이벌 게임에 대비하느라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 대선 캠프에 줄을 대는 것도 다반사다. 조직개편을 하는 것은 결국 일 잘하는 정부,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어 경제를 발전시키고 국민들을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그런데 조직개편이 긍정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부작용만 낳는다면 이제 다르게 접근해야 할 때다. 시대 변화를 반영하기 위한 불가피한 개편이 아니라면 가급적 조직에 손대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 이보다는 정부 조직이 왜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가, 왜 성과를 내지 못하나를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전문성이 강화되고,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 한 국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변화에 맞춰 행정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며 “유연하게 소통하며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풍토 조성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구성원들을 변화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인사와 조직 문화다. 관가에서는 4급 공무원 인사까지 청와대가 틀어쥐고 있다고 하는데, 그러면 장관은 허수아비로 전락한다. 인사에 목을 매는 공무원들이 청와대만 바라보고 일한다면 조직이 제대로 돌아갈리 만무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성과를 내는 정부를 만들고 싶다면 조직개편이 아니라 공무원이 일하도록 혁신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러려면 ‘청와대 정부’라는 말까지 나오게 하는 과도한 인사권한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 대장동·압도적 표차에 ‘반쪽 흥행’… 컨벤션 효과없는 與 집안잔치

    대장동·압도적 표차에 ‘반쪽 흥행’… 컨벤션 효과없는 與 집안잔치

    온라인 투표율 49.6% 그쳐 예상치 밑돌아대장동 의혹에 일반당원·국민들 등 돌려李지사, 광주·전남만 빼고 모두 과반 승리‘盧·文 정치적 고향’ 부·울·경서도 인정받아9부 능선 넘었지만 중도층 흡수에는 한계후반전에 접어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본선 직행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컨벤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선거인단 투표율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내부 잔치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인천 경선에서 공개된 2차 선거인단의 온라인 투표율은 49.68%에 그쳤다. 2차 선거인단 규모는 49만 6399명으로 남은 경선 일정 중 가장 컸지만, 절반만이 투표에 참여한 셈이다. 지난 1차 선거인단(64만 1922명)의 투표율은 77.37%였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이 지사의 압도적 승리가 저조한 흥행의 요인으로 꼽힌다. 대장동 의혹이 여야 정쟁으로 확산되면서 일반당원과 국민들이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이 지사가 광주·전남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과반을 넘기면서 승리한 것도 관심을 떨어지게 했다는 분석이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은 대장동 의혹을, 이 지사 측은 압도적 승리를 투표율 하락 이유로 꼽는다. 박상병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광주·전남 경선 이후 ‘게임이 끝나 버렸다’, ‘투표를 하나 마나다’는 심리가 퍼졌다”고 진단했다. 남아 있는 경선 일정 가운데 경기(9일), 서울(10일)과 3차 선거인단을 합쳐도 19대 대선 경선 당시 최종 투표율에 근접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당시 최종 투표율은 76.6%였다. 지난 2일 부산·울산·경남까지 합친 누적 투표율은 69.04%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1차 선거인단 때 투표율이 워낙 높아 상대적으로 낮게 느껴지지만 흥행 실패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한편 이 지사는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울·경에서도 55.34%(1만 9698표)의 압도적 승리를 얻어 대세론이 공고함을 확실히 증명했다. 두 전·현직 대통령 배출을 주도한 ‘부산 친문’ 지지층이 선두 후보에게 힘을 실어 준 셈이고, 이 지사가 이곳에서 적자임을 인정받은 결과란 해석도 가능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당 대표 시절 가덕도 신공항 건설 확정이라는 성과를 냈음에도 이 지사에게 큰 차이로 패한 것은 의미가 크다”며 “이 지사가 이 전 대표의 텃밭인 광주·전남을 제외하고 압도적 승리를 이어 가면서 영남과 호남을 아우르는 확장력이 있는 후보라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 지사는 당내 경선에서 9부 능선을 넘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30% 안팎의 박스권 지지율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장동 의혹으로 지지층은 결집하고 있지만 중도층은 판단을 유보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 교수는 “지금으로서는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고 결국 여야 후보가 확정된 이후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나타나지 않던 중도층을 두고 싸우게 될 것”이라며 “여야 후보 모두 각각 지지층이 결집해도 30%대에서 더 끌어올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이재명 9부 능선 넘었지만, 컨벤션 효과 없는 집안 잔치

    이재명 9부 능선 넘었지만, 컨벤션 효과 없는 집안 잔치

     후반전에 접어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본선 직행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컨벤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선거인단 투표율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내부 잔치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인천 경선에서 공개된 2차 선거인단의 온라인 투표율은 49.68%에 그쳤다. 2차 선거인단 규모는 49만 6399명으로 남은 경선 일정 중 가장 컸지만, 절반만이 투표에 참여한 셈이다. 지난 1차 선거인단(64만 1922명)의 투표율은 77.37%였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이 지사의 압도적 승리가 저조한 흥행의 요인으로 꼽힌다. 대장동 의혹이 여야 정쟁으로 확산되면서 일반당원과 국민들이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이 지사가 광주·전남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과반을 넘기면서 승리한 것도 관심을 떨어지게 했다는 분석이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은 대장동 의혹을, 이 지사 측은 압도적 승리를 투표율 하락 이유로 꼽는다. 박상병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광주·전남 경선 이후 ‘게임이 끝나 버렸다’, ‘투표를 하나 마나다’는 심리가 퍼졌다”고 진단했다.  남아 있는 경선 일정 가운데 경기(9일), 서울(10일)과 3차 선거인단을 합쳐도 19대 대선 경선 당시 최종 투표율에 근접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당시 최종 투표율은 76.6%였다. 지난 2일 부산·울산·경남까지 합친 누적 투표율은 69.04%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1차 선거인단 때 투표율이 워낙 높아 상대적으로 낮게 느껴지지만 흥행 실패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지사는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울·경에서도 55.34%(1만 9698표)의 압도적 승리를 얻어 대세론이 공고함을 확실히 증명했다. 두 전·현직 대통령 배출을 주도한 ‘부산 친문’ 지지층이 선두 후보에게 힘을 실어 준 셈이고, 이 지사가 이곳에서 적자임을 인정받은 결과란 해석도 가능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당 대표 시절 가덕도 신공항 건설 확정이라는 성과를 냈음에도 이 지사에게 큰 차이로 패한 것은 의미가 크다”며 “이 지사가 이 전 대표의 텃밭인 광주·전남을 제외하고 압도적 승리를 이어 가면서 영남과 호남을 아우르는 확장력이 있는 후보라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 지사는 당내 경선에서 9부 능선을 넘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30% 안팎의 박스권 지지율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장동 의혹으로 지지층은 결집하고 있지만 중도층은 판단을 유보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 교수는 “지금으로서는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고 결국 여야 후보가 확정된 이후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나타나지 않던 중도층을 두고 싸우게 될 것”이라며 “여야 후보 모두 각각 지지층이 결집해도 30%대에서 더 끌어올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문 대통령 5년차 2분기 평균 지지도 39%…역대 대통령 중 최고”

    “문 대통령 5년차 2분기 평균 지지도 39%…역대 대통령 중 최고”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5년차 2분기 직무수행 지지도가 전임 대통령들에 비해 현격히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직전 조사(9월 3주차)보다 2% 포인트 오른 38%로 나타났다.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전주보다 3% 포인트 내린 54%로 조사됐다. 5년차 2분기 평균 지지도, 文 가장 높아갤럽은 문 대통령의 5년차 2분기 평균 지지도가 39%로, 전임 대통령과 비교하면 가장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후 취임 5년차 2분기 지지율은 노태우 12%, 김영삼 7%, 김대중 26%, 노무현 24%, 이명박 25%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5년차인 2017년 3월 10일에 탄핵 결정이 났기 때문에 비교 대상에서 제외됐다 민주당 33%, 국민의힘 31%…무당층 26%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1% 포인트 오른 33%, 국민의힘은 3% 포인트 떨어진 31%를 각각 기록해 서로 엇갈렸다. 국민의당과 정의당, 열린민주당이 각각 3%로 뒤를 이었다.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26%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서울광장] 야당에 ‘어른’이 없다/김상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야당에 ‘어른’이 없다/김상연 논설위원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얼마 전 36세의 이준석 대표가 다른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과 갈등을 빚자 “나이 어린 당대표가 들어오니 상당수가 얕보고 있다. 흔들면 안 된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미안하지만 이 대표의 나이가 30대 중반이 아니라 80대 고령자였다고 해도 상황은 별로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실제 국민의힘은 지난해 80대의 김종인 전 의원을 삼고초려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해 놓고는 내내 흔들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지난 4월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난 직후 “국민의힘은 아사리판”이라고 일갈했다. 자신들이 애걸복걸해 ‘구원투수’로 모셔 온 비대위원장도 흔들고, 당원과 국민이 직접 뽑은 당대표도 흔들어 대니 아사리판 정당이라고 욕을 먹어도 반박할 도리가 없어 보인다. 홍 의원은 “나이가 어려도 당대표가 되면 당의 최고 어른”이라며 이 대표를 두둔했는데, 이 말은 역설적으로 지금 국민의힘에 어른이 없다는 얘기다. 정당에서 어른이라 하면 생물학적인 연장자가 아니라 시공을 초월한 당내 압도적 권위 내지 구심점을 말한다. 국민의힘의 대척점에 있는 더불어민주당엔 어른이 우뚝하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당대표 회의실 벽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을 정도다. 민주당 사람으로서 이 두 전직 대통령의 유훈에 맞서려면 ‘사문난적’으로 몰려 파문당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 국민의힘에서 어른의 아우라가 인상 깊게 나타났던 것은 2004년이었다.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당이 위기에 처하자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해 모래바람이 휘몰아치는 벌판에 천막당사를 세우는 파격을 밀어붙였다. 지극히 보수적인 정당이 대표의 이런 미증유의 파격을 순순히(또는 마지못해) 따랐던 것은 박 대표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카리스마를 업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돼 아우라가 사라지자 국민의힘은 내부적으로 누구의 권위도 인정하지 않는 ‘어른 부재(不在) 정당’이 돼 버렸다. 마치 ‘너나 나나 왕후장상의 씨도 아닌데, 왜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며 서로 삿대질하는 것 같다. 그러니 아사리판으로 보이는 것이다.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이 이 대표의 의원직 사퇴 요구를 거부한 것도 크게 보면 어른 부재의 단면이다. 어른이 없는 정당은 비단 기분만 공허한 게 아니다. 실리적인 측면에서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 선거에서 이기려면 똘똘 뭉쳐야 하는데 구심점이 없으면 분열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박빙의 표차로 승패가 갈리는 대선에서는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윤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며칠 전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각각 방문했다가 보수단체 인사들의 항의에 곤욕을 치른 것은 그래서 예사롭지 않다. 어른이 없는 국민의힘에 내연한 ‘박근혜 탄핵 책임론’이 내년 대선 때 분출할 경우 야권표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경선을 통해 선출된 대선 후보를 어른으로 인정하고 ‘원팀’(one team)으로 뭉칠 수 있는지도 국민의힘엔 어려운 숙제다. 민주당의 경우 누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든 탈락한 대선 주자가 지원 유세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지 않았다가는 당내에서 사문난적으로 몰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낙연 전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만약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선 후보가 된다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겠느냐는 질문에 “하라면 해야 한다. 원래 그런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경선에서 진 사람이 과연 대선 후보를 위해 발벗고 뛸지 확신이 안 드는 게 사실이다. 예컨대 ‘윤석열 후보 캠프의 홍준표 선대위원장’, 반대로 ‘홍준표 후보 캠프의 윤석열 선대위원장’이란 그림이 잘 안 그려진다. 이 역시 어른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당내 경선에 매몰돼 있어 이런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지만, 앞으로 후보가 확정돼 민주당과 1대1 구도가 되면 심각한 난제로 대두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이기고 싶다면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 전에 이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요체는 어른을 세우고 그 어른을 구심점으로 뭉치는 것이다. 첫걸음은 ‘너나 나나 왕후장상의 씨도 아닌데’라는 마인드부터 버리는 것이다. 민주 정당에서 어른은 왕후장상처럼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당원들이 손수 만들어 내는 것이다.
  • [사설] 마침내 세종시 국회 분원, ‘행정수도’ 재논의로 이어져야

    세종시에 국회 분원으로 ‘세종의사당’을 설치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엇그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사사건건 대립하는 여야가 이 법안만은 합의로 처리한 만큼 국토 균형 발전은 누구도 반대할 수 없는 시대적 명제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행정부와 청와대, 국회까지 세종시로 이전하자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계획은 2004년 헌법재판소의 ‘관습법 위헌’ 결정으로 좌절됐다. 우여곡절 끝에 ‘행정중심복합도시’로 2012년 세종시가 출범했지만, 미완의 행정수도에 머물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행정의 비생산성이 큰 문제로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모처럼 의견일치해 개정안을 처리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여야는 대선을 앞둔 시기이지만 국가 백년대계 차원에서 심사숙고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 국민은 자칫 세종의사당이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한다. 세종시의 국회의사당 분원 부지는 61만 6000㎡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면적 33만㎡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당장 국회사무처는 세종의사당 설계비 147억원을 곧바로 집행하고, 의사당 건립 기본계획을 수립해 설계 공모에도 들어간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건축비만 수천억원이 들어갈 세종의사당에서 기껏 일 년에 한두 차례 본회의가 열릴 뿐이라면 엄청난 국민의 세금을 투입할 이유가 전혀 없다. 개정안 처리 이후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제 세종시를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만드는 일이 남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정진석 국회부의장도 “분원이 아니라 국회가 세종시로 옮겨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차제에 여야는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세우는 협의를 본격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세종의사당’이 정치권의 충청권용 선거 구호에 머물러서야 될 말인가.
  • 여야 대선 앞두고 ‘세종의사당’으로 충청 표심 잡기

    여야 대선 앞두고 ‘세종의사당’으로 충청 표심 잡기

    세종시에 국회의사당 분원을 설치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28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2016년 개정안이 처음으로 발의된 지 5년 만에 법이 통과되면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신(新)행정수도 공약이 약 20년 만에 현실화하게 됐다. 국회는 본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비롯한 법안 39건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세종특별자치시에 국회 분원으로 세종의사당을 둔다’고 명시했다. ‘국회사무처는 2021년 세종의사당 건립 설계비 예산을 활용해 기본계획을 조속히 수립하고 비효율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포함한다’는 부대의견도 달렸다. 주요 부처를 포함해 청와대, 국회까지 모두 이전하겠다는 노 전 대통령의 계획은 2004년 헌법재판소의 관습법 위헌 결정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축소됐다. 우여곡절 끝에 2012년 세종시가 출범했지만, ‘미완의 행정수도’라는 아쉬움 때문에 국회 분원인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가 대안으로 거론됐다. 2016년 세종에 지역구를 둔 친노 좌장 이해찬 전 대표가 20대 국회에서 세종분원 설치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지만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표류하던 세종의사당 설치 논의가 통과된 것은 대선이 다가오면서다. 지금껏 여야는 이견을 보이며 지난한 줄다리기를 했지만, 이번 정기국회를 앞두고 의견 일치를 보이며 법안 처리도 급물살을 탔다. 대선을 앞두고 ‘캐스팅보트’ 충청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페이스북에 “국회 세종 시대가 열린다”며 “민주당의 숙원이 마침내 매듭을 풀었고, 이제 세종시를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만드는 일이 남았다”고 밝혔다.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지사도 페이스북에 “국토 균형발전은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이었던 행정수도 완성을 현실화하는 길”이라며 “(저는) 대통령 제2 집무실을 세종시에 설치할 것을 약속드렸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돕고 있는 정진석 국회 부의장은 “세종시는 명실상부한 ‘행정수도’가 돼야 한다”면서 “분원이 옮겨질 게 아니라 국회 전부가 세종시로 옮겨 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는 “10월부터 사전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에 곧바로 착수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세종의사당 설치 규모와 운영방안에 대한 국회 규칙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되면 이르면 2024년 세종의사당 건립의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세종의사당 건립이 차질 없이 이뤄지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사무처가 세종의사당 설계비 147억원을 바로 집행하도록 하고, 세종의사당 건립기본계획 수립 및 설계 공모를 바로 착수할 계획이다. 행복청은 세종의사당 설계에 2년, 공사에 3년 정도 소요돼 2027년 개원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여야 원내지도부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이틀째 협상을 이어 갔으나 본회의 상정을 하루 더 미루기로 했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오전과 오후 잇따라 회동을 갖고 이렇게 결정했다.
  • 여야 대선 앞두고 ‘세종의사당’으로 충청 표심 잡기

    여야 대선 앞두고 ‘세종의사당’으로 충청 표심 잡기

    세종시에 국회의사당 분원을 설치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28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2016년 개정안이 처음으로 발의된 지 5년 만에 법이 통과되면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신(新)행정수도 공약이 약 20년 만에 현실화하게 됐다. 국회는 본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비롯한 법안 39건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세종특별자치시에 국회 분원으로 세종의사당을 둔다’고 명시했다. ‘국회사무처는 2021년 세종의사당 건립 설계비 예산을 활용해 기본계획을 조속히 수립하고 비효율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포함한다’는 부대의견도 달렸다. 주요 부처를 포함해 청와대, 국회까지 모두 이전하겠다는 노 전 대통령의 계획은 2004년 헌법재판소의 관습법 위헌 결정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축소됐다. 우여곡절 끝에 2012년 세종시가 출범했지만, ‘미완의 행정수도’라는 아쉬움 때문에 국회 분원인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가 대안으로 거론됐다. 2016년 세종에 지역구를 둔 친노 좌장 이해찬 전 대표가 20대 국회에서 세종분원 설치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지만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표류하던 세종의사당 설치 논의가 통과된 것은 대선이 다가오면서다. 지금껏 여야는 이견을 보이며 지난한 줄다리기를 했지만, 이번 정기국회를 앞두고 의견 일치를 보이며 법안 처리도 급물살을 탔다. 대선을 앞두고 ‘캐스팅보트’ 충청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페이스북에 “국회 세종 시대가 열린다”며 “민주당의 숙원이 마침내 매듭을 풀었고, 이제 세종시를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만드는 일이 남았다”고 밝혔다.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지사도 페이스북에 “국토 균형발전은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이었던 행정수도 완성을 현실화하는 길”이라며 “(저는) 대통령 제2 집무실을 세종시에 설치할 것을 약속드렸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돕고 있는 정진석 국회 부의장은 “세종시는 명실상부한 ‘행정수도’가 돼야 한다”면서 “분원이 옮겨질 게 아니라 국회 전부가 세종시로 옮겨 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는 “10월부터 사전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에 곧바로 착수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세종의사당 설치 규모와 운영방안에 대한 국회 규칙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되면 이르면 2024년 세종의사당 건립의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세종의사당 건립이 차질 없이 이뤄지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사무처가 세종의사당 설계비 147억원을 바로 집행하도록 하고, 세종의사당 건립기본계획 수립 및 설계 공모를 바로 착수할 계획이다. 행복청은 세종의사당 설계에 2년, 공사에 3년 정도 소요돼 2027년 개원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여야 원내지도부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이틀째 협상을 이어 갔으나 본회의 상정을 하루 더 미루기로 했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오전과 오후 잇따라 회동을 갖고 이렇게 결정했다.
  • 세종 국회 분원 2027년 문 연다

    세종 국회 분원 2027년 문 연다

    세종시에 국회의사당 분원을 설치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28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2016년 개정안이 처음으로 발의된 지 5년 만에 법이 통과되면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신(新)행정수도 공약이 약 20년 만에 현실화하게 됐다. 국회는 본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비롯한 법안 39건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세종특별자치시에 국회 분원으로 세종의사당을 둔다’고 명시했다. ‘국회사무처는 2021년 세종의사당 건립 설계비 예산을 활용해 기본계획을 조속히 수립하고 비효율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포함한다’는 부대의견도 달렸다. 주요 부처를 포함해 청와대, 국회까지 모두 이전하겠다는 노 전 대통령의 계획은 2004년 헌법재판소의 관습법 위헌 결정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축소됐다. 우여곡절 끝에 2012년 세종시가 출범했지만, ‘미완의 행정수도’라는 아쉬움 때문에 국회 분원인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가 대안으로 거론됐다. 2016년 세종에 지역구를 둔 친노 좌장 이해찬 전 대표가 20대 국회에서 세종분원 설치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지만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표류하던 세종의사당 설치 논의가 통과된 것은 대선이 다가오면서다. 지금껏 여야는 이견을 보이며 지난한 줄다리기를 했지만, 이번 정기국회를 앞두고 의견 일치를 보이며 법안 처리도 급물살을 탔다. 대선을 앞두고 ‘캐스팅보트’ 충청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페이스북에 “국회 세종 시대가 열린다”며 “민주당의 숙원이 마침내 매듭을 풀었고, 이제 세종시를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만드는 일이 남았다”고 밝혔다.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지사도 페이스북에 “국토 균형발전은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이었던 행정수도 완성을 현실화하는 길”이라며 “(저는) 대통령 제2 집무실을 세종시에 설치할 것을 약속드렸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돕고 있는 정진석 국회 부의장은 “세종시는 명실상부한 ‘행정수도’가 돼야 한다”면서 “분원이 옮겨질 게 아니라 국회 전부가 세종시로 옮겨 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는 “10월부터 사전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에 곧바로 착수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세종의사당 설치 규모와 운영방안에 대한 국회 규칙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되면 이르면 2024년 세종의사당 건립의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세종의사당 건립이 차질 없이 이뤄지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사무처가 세종의사당 설계비 147억원을 바로 집행하도록 하고, 세종의사당 건립기본계획 수립 및 설계 공모를 바로 착수할 계획이다. 행복청은 세종의사당 설계에 2년, 공사에 3년 정도 소요돼 2027년 개원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여야 원내지도부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이틀째 협상을 이어 갔으나 본회의 상정을 하루 더 미루기로 했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오전과 오후 잇따라 회동을 갖고 이렇게 결정했다.
  • “차기 대통령, 명령자 아닌 조정자로 열린 리더십 필요”

    “차기 대통령, 명령자 아닌 조정자로 열린 리더십 필요”

    이념 떠나 새 인물·아이디어 받아들여야국민들 도덕성보다 결단력에 호감 보여지나친 외향성은 독단에 이를 수도 있어“차기 대통령은 기존의 권위주의적인 ‘명령자’가 아니라 국회와 소통하고 반대편을 포용하는 정치적 ‘조정자’ 역할을 하는 개방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국내 대통령학 개척자인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26일 인터뷰에서 “차기 대통령은 진보·보수 이념을 떠나서 새로운 인물과 아이디어를 채택하는 개방적인 스타일로, 여당은 물론 야당 정치인들과도 만나 소통하고 타협해 자신이 원하는 정책이 국회에서 원만하게 통과될 수 있도록 ‘입법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함 교수는 “이런 개방적 리더십이 있어야 과거 전임 대통령들이 범했던 제왕적·명령적 대통령의 폐해를 없앨 수 있을 것”이라며 “제왕적 대통령은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 즉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리더십의 위기가 문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함 교수는 민주화 이후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보면서 대통령학을 연구해 정치 이론과 현장 감각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차기 대통령의 자질과 관련, “자신의 권한을 바르게 행사하고 책임을 지는 대통령, 결단력이 있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대 대선은 과거 지향적이었다”며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 내향적인 성격이어서 거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국민은 개방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의 대통령을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선 후보 중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여야 주자 1위를 달리는 것도 도덕성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화끈하게 결정할 수 있는 후보에게 국민들이 호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함 교수는 그러나 “외향성이 너무 강하면 독단에 흐를 수 있어 외향성은 양날의 칼”이라면서 “대통령은 오만하지 않고 겸손한 마음으로 국정에 임해야 실패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사’를 꼽았다. 특히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국정 운영을 함께하는 브레인이기에 그 자리에 누구를 앉히는가가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함 교수는 “당선 이후 국정 운영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한 사람은 임기 60개월(5년)을 내실 있게 활용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여야 정치권 대립 등으로 실질적으로 30개월도 안 되게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권력 의지보다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네거티브 중단을” “검증”… 지지자들 대장동 신경전

    “네거티브 중단을” “검증”… 지지자들 대장동 신경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북 합동연설회가 열린 26일 전북 완주 우석대 체육관 앞에는 당원 및 지지자 800여명이 집결해 경선 열기를 더했다.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해 달라는 당 선관위의 요구에도 이들은 연설장 밖에서 천막을 치고 구호를 외치며 온라인으로 지지 후보의 연설을 지켜봤다. 각 후보자는 합동연설회가 시작하기 약 1시간 전인 오후 2시 30분쯤부터 입장을 시작했다. 이낙연 전 대표가 가장 먼저 입장했고 뒤를 이어 김두관 의원, 이재명 경기지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속속 등장하며 지지자들과 악수를 청했다. 특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두고 맞붙고 있는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지지자 간에는 서로 “네거티브를 중단해라”, “검증이다”라는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지사 지지자들은 ‘조선일보 구독 취소’, ‘이재는 합니다’, ‘상머슴 이재명’이라고 적힌 피켓과 현수막을 걸고 손에 파란 풍선을 들고 이 지사를 응원했다. 광주에서 온 간호사 한수진(여·49)씨는 “이 지사는 본인이 해 온 정치가 청렴하고 사익보다 공공의 이익이 우선이었다”며 “부패 기득권인 검·언·정과의 싸움도 잘할 것”이라고 지지를 밝혔다. 다른 지지자는 “대세는 이 지사를 향하고 있다”고 경선 승리를 자신했다. 반면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지켜줄게’, ‘연이 뜬다, 연이 난다’, ‘본선에서 이길 후보’ 등을 적은 현수막을 들고 ‘이낙연’ 구호를 연호했다. 전주에서 온 이모(여·28)씨는 “이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서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이끌어 줄 후보”라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다른 지지자는 대장동 개발 의혹에 대해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인으로선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이 지사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에는 추 전 장관 지지자도 상당수 모였다. 이들은 ‘추미애가 옳았다’, ‘검찰 개혁’, ‘조국 수호’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미애로 합의 봐”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 의원 지지자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 상징색인 노란색 옷을 입고 “진정한 지방 분권, 민주당을 대표할 후보는 김두관뿐”이라고 주장했다.
  • 이낙연·이재명에게 모두 기회 준 호남의 전략적 선택

    이낙연·이재명에게 모두 기회 준 호남의 전략적 선택

    이낙연, 호남의 선택 추격 발판 얻어이재명, 누적 과반과 대세론 유지 더불어민주당 경선 최대 승부처로 꼽힌 광주·전남이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에게 모두 기회를 주며 치열한 경쟁을 주문하는 ‘전략적 선택’을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남 출신인 이 전 대표는 첫 승리를 거두며 ‘호남의 선택’이라는 명분과 추격의 발판을 얻었고, 이 지사는 누적 과반(52.90%)을 유지하며 ‘결선투표 없는 후보확정’이라는 대세론을 이어 갈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지난 25일 광주·전남(7만 1835표)에서 각각 46.95%(3만 3727표), 47.12%(3만 3848표)를 얻으며 122표 차 ‘호남대전’을 이어 갔다. 광주·전남 승리에 고무된 이낙연 캠프는 “이낙연 후보의 노무현식 대역전극, 이제 시작”이라며 “역대 대통령 경선에서 광주·전남은 항상 본선에서 이길 후보를 1위로 승리를 안겨 주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이 지사의 득표도 만만치 않았다. 광주·전남 권리당원과 대의원은 3위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4.33%(3113표)만 주고 두 후보에게 94.07%(6만 7574표)를 몰아 주면서 이 지사가 누적 과반과 11만표 차 1위를 고수할 수 있게 됐다. 이재명 캠프 전략기획위원장인 민형배(광주 광산을) 의원은 “누구에게도 ‘몰아’ 주지 않는 전략투표”라고 평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한 호남권 의원은 2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122표 차이지만 이 전 대표는 이겼다는 의미를 가져갔다”면서도 “결선투표로 갈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였다. (표 차이가 작아) 그 부분은 도움이 크게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도 “이 전 대표가 민주당 본진에서 이긴 것을 가볍게 볼 수는 없지만, 어느 한쪽에 힘을 실어 주지 않는 투표 결과”라면서 “대장동 의혹이 투표에 조금 반영됐지만, 이재명의 ‘본선 경쟁력’도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장동 의혹’이 광주·전남 민심에 미친 영향에 대한 해석도 캠프별로 달랐다. 이재명 캠프의 한 호남권 의원은 “두 후보의 득표 차를 볼 때 (이 전 대표에게) 크게 이득은 아니었다”며 “호남의 정서는 정권 재창출이다.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의 논리를 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반면 이낙연 캠프의 한 호남권 의원은 “이낙연이 더 얻은 게 아니라 이재명이 못 얻은 것”이라면서 “화천대유 의혹 때문에 이 지사 쪽 지지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서울광장] 대선 전리품, 공공기관 감사/전경하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선 전리품, 공공기관 감사/전경하 논설위원

    공공기관에 전문성이 부족한 ‘낙하산’ 감사들이 임명돼 논란은 있지만 법적으로는 전보다 완벽하다. 지난해 3월 개정돼 올 1월부터 시행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제30조는 공공기관 감사 자격 요건을 공인회계사나 변호사 등으로 경력 3년 이상이거나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상장사나 연구기관 등에서 3년 이상 감사 관련 근무를 한 경우 등으로 신설했다. 법률 개정에 맞춰 지난해 11월 시행령도 고쳤는데 전문성 요건에 ‘비영리단체(시민단체)나 정당에서 1년 이상 감사·예산·회계 등을 담당하고, 5년 이상 공공기관 업무 관련 분야에 근무’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시민단체나 정당 출신이 감사로 갈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법을 바꾸기 전에도 낙하산 임명에는 거리낌이 없었다. 지난해 1월 참여정부 때 청와대 민정비서관이었던 남영주 전 국민고충위(현 권익위) 상임위원이 가스공사 감사가 됐다. 직원들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로 해체 주장까지 나온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감사는 2018년 3월부터 올 3월까지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선 캠프 미디어특보였던 허정도 전 노무현재단 경남 상임대표였다.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뒤인 지난 4월에야 염호열 전 감사원 고위감사 공무원이 감사가 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최영호 전 광주 남구청장이 한전 감사, 지난달에는 청와대 총무인사팀장 출신 천경득 전 청와대 행정관이 금융결제원 감사가 됐다. 낙하산으로 기관장보다 감사가 선호되는 이유는 감사의 특성에 있다. 공공기관의 감사는 기관장 다음인 2인자로 연봉이 책정되고 차량, 비서 등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반면 기관을 대표해 외부에 나설 일이 드물고 업무 특성상 내부 상황을 대부분 일이 터진 다음에 접하니 업무 강도는 기관장보다 훨씬 낮다. 낯선 조직이라 조직과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조직의 개선을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다. 개선할 의지마저 없으면 감사는 이른바 꽃보직이 된다. 때론 감사가 갈등 요인이 되기도 한다. 공운법에 따라 기관장은 주무 부처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주무 부처 장관이 임명한다. 감사는 기획재정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기재부 장관이 임명한다. 기관장과 감사를 앉힌 세력이 각각 다르니 임명 세력의 권력 관계에 따라 가끔 알력도 발생한다. 기관장이 감사보다는 업무 관련성이 강한 분야 출신인데 기관장으로서는 속 터질 일이다. 공공기관이라도 상장사면 그나마 낫다. 상장사는 감사위원회가 어떤 안건에 대해 언제 열렸고, 누가 어떤 의견을 밝혔는지 공시한다. 사업보고서 이사회 목록에서 해당 연도 회의 결과를 쉽게 볼 수 있다. 상장사가 아닌 공공기관은 일 년에 몇 번 감사위원회를 열어 몇 개 안건을 통과시켰는지만 공시한다. 회의록 문건을 하나씩 확인해야 하는데 안건 내용이나 누가 어떤 의견을 밝혔는지 공개되지 않는다. 감사위원회가 후행적 성격이고, 공시나 보고서는 시간이 더 지나 공개되는데 해당 내용을 담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생각 자체를 안 해 봤을 거다. 행정규칙 ‘공기업·준정부기관 감사 기준’ 제7조는 감사의 업무자세에 대해 ‘기관 운영 감시자로서의 임무를 인식하고 기관의 주인인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높은 도덕성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공공기관 주인이 국민이라는데 임원 임명 과정을 보면 주인은 정권이다. 임명되는 사람들 또한 공공기관 주인이 국민이라고 생각할까. 외환위기 전 공공기관 감사는 그 조직에서 승진하거나 주무 부처 출신이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업무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사외이사, 감사 등 이사회가 의무화됐지만, 이사회는 경영진을 견제하기보다는 거수기가 됐다. 이사회가 권력기관과의 관계를 생각해 퇴직 관료들 임금을 챙겨 주는 도구로 쓰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은 집권세력의 논공행상 자리가 됐다. 임명 과정을 보면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어 남용으로 쉽게 고갈되는 ‘공유지의 비극’이 떠오른다. 공공기관 감사 제도를 바꿔라. 기관장을 견제하는 2인자라는 우리 사회에서 맞지 않는 명분과 지위가 아니라 기관장을 도와 방만 경영을 줄이는 자리로 만들자. 경영평가, 국정감사 등 기관장을 견제하는 수단은 다양하다. 감사에게 합당한 지위를 주고 이에 맞춰 혜택을 주는 것이 방만 경영을 줄이는 길이다. 그러면 집권세력의 논공행상 자리는 줄어들 것이다. 대선 후보들이 약속해야 할 일이다.
  • [사설] 북한 비핵화에 ‘스냅백’ 방식 고려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데 이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북한의 비핵화 진전을 위한 방안으로 북한이 합의를 위반하면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을 활용하자고 주장해 관심을 모은다. 정 장관은 22일(현지시간) 미국외교협회(CFR) 초청 대담회에서 “한미는 북한을 고립 상태에서 끌어내 국제화 단계로 이끌기 위한 여러 방안을 시도해 볼 수 있다”면서 “보상 제안에 소심할 필요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은 결국 ‘톱다운’ 방식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 주는 것이어서 미국 정부의 의지가 관건이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이 공개적으로 “미국은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에 열려 있다”고 밝힌 점은 고무적이다. 종전선언이든 무엇이든 모든 의제를 열어 놓고 북한과의 대화를 희망한다는 뜻이다. 다만 정 외교부 장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그제 4개월여 만에 3자 회담을 가진 뒤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종전선언이 언급돼 있지 않아 미국 정부의 입장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 북한의 조건 없는 대화 테이블 복귀를 줄곧 강조하고 있는 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대화에만 나선다면 모든 사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공개적 태도를 취하지만, 문 대통령의 임기가 8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상황 관리에 집중할 가능성이 더 높다. 2007년 당시에도 참여정부 임기 종료 4개월을 남겨 놓은 10월 4일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 추진을 위해 협력한다고 합의했으나 이후 정권이 바뀌면서 흐지부지된 사례를 상기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핵 활동 재개로 역진하는 것은 문제다.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이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무력시위를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거듭된 미국의 대화 제의에 도발하기보다 대화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비핵화 트랙과 별개로 이산가족 상봉 마련,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참여 등 문 대통령이 제안한 인도적 제안에 호응하길 바란다. 미국도 대화의 문을 열어 두고 있다는 수사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한반도의 현실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주기 바란다. 미 국무부의 미온적 태도는 문제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유엔 연설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추구한다”고 언급하지 않았나. 정 장관이 제안한 스냅백 방식을 적극 고려할 만하겠다.
  • “수박 기득권자” vs “호남 혐오”… 호남 대전 앞두고 명낙 난타전

    “수박 기득권자” vs “호남 혐오”… 호남 대전 앞두고 명낙 난타전

    이낙연 “수박, 5·18 희생자 상징 일베 용어” 이재명 “겉과 속 다르다는 뜻… 셀프디스” 호남 돌풍 vs 反기득권… 盧 따라하기 전략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오는 25~26일 ‘호남 대전’을 앞두고 호남 민심에 구애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20만 권리당원이 걸려 있는 호남의 선택은 이 지사의 과반 대세론과 이 전 대표의 결선투표론 중 하나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22일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며 호남의 전략적 지지에 호소했다. 이날 발표한 호남권 특별 기자회견문에서는 정권 재창출보다 정권 교체를 바라는 여론이 우세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진보, 중도는 물론 보수의 마음까지 얻어야 하고 전국 모든 지역에서, 모든 세대에서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감히 저 이재명이 그런 후보라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는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각종 논란을 파고들며 “불안한 후보로는 안 된다. 안전한 후보로 본선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에서 “판단에 시간이 필요하다면 결선 투표로 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연합뉴스TV에서도 “앞으로 남은 5개월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며 이 지사를 겨냥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에서도 호남을 겨냥한 공방이 계속됐다. 이 지사가 전날 페이스북에 쓴 “공영개발을 포기하라고 압력 가하던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는 표현을 두고는 이낙연 전 대표 측이 호남 혐오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이낙연 캠프 대변인 이병훈 의원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수박이란 표현은 홍어에 이어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가 쓰는 용어로 5·18 희생자를 상징하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 지사 측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일 뿐 이 전 대표 측의 셀프디스”라고 일축했다.  호남권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연일 조선일보, 토건 세력, 보수 야당을 거론하며 자신을 기득권에 맞선 승부사로 강조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후보 시절 보수언론을 향해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한 전략도 이 지사의 주요 대응법이다. “단 1원이라도 부당한 이익을 취했으면 후보직과 공직을 다 사퇴하겠다”는 이 지사의 발언은 노 전 대통령이 2003년 “(내가 쓴) 불법 선거자금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1을 넘으면 정계를 은퇴할 용의가 있다”며 승부수를 던진 것과 유사하다.  이 전 대표도 이날 “노무현 후보는 경선 전 지지율이 2%에 불과했다. 이인제 후보의 대세론이 선거를 압도하는 듯했다”면서 “그러나 호남은 노무현 후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지역순회 경선 돌풍에 자신의 역전 가능성을 대입한 것이다.  한편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 온라인 투표는 이날 권리당원 최종 투표율 40.29%(5만 826명), 대의원 84.72%(1148명)를 기록했다. 이날 투표를 시작한 전북은 권리당원 24.34%(1만 8347명), 대의원 59.97%(433명)가 참여했다.
  • 호남 승자가 대선후보…이재명 ‘反기득권‘·이낙연 ‘盧 길 따라 역전‘

    호남 승자가 대선후보…이재명 ‘反기득권‘·이낙연 ‘盧 길 따라 역전‘

    이재명, 후보 경쟁력 내세워 호남 전략적투표 호소이낙연, 흠 없는 호남후보 내세워 결선투표 강조이재명, 노무현 소환해 기득권과 대결 이미지 강화이낙연, 노무현 호남 돌풍에 역전 가능성 대입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오는 25~26일 ‘호남 대전’을 앞두고 호남 민심에 구애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20만 권리당원이 걸려 있는 호남의 선택은 이 지사의 대세론과 이 전 대표의 결선투표론 중 하나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22일 광주·전남·전북 특별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대선은 기득권 적폐세력과의 마지막 승부”라고 했다. 그는 “지금, 정당지지율과 대통령 지지도는 역대 어떤 정권보다 높지만, 정권교체 여론은 정권 재창출보다 높다”며 “진보, 중도는 물론 보수의 마음까지 얻어야 하고, 전국 모든 지역에서, 모든 세대에서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감히 저 이재명이 그런 후보라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후보의 경쟁력을 내세워 호남의 전략적 투표를 호소한 것이다.전남 영광 출신인 이 전 대표도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안한 후보로는 안 된다. 안전한 후보로 본선에 임해야 한다”며 이 지사를 겨냥했다. 그는 “판단에 시간이 필요하다면 결선 투표로 갈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야당보다 더 치열하고 더 역동적인 감동의 드라마가 펼쳐질 수 있도록 호남이 결단해 주십시오”라고 했다. ‘흠 없는 호남후보’로 결선투표론을 강조한 것이다. 호남권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연일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과 대선에서 손 떼라”고 말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후보 시절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고 주장한 것과 비슷하다. “단 1원이라도 부당한 이익을 취했으면 후보직과 공직을 다 사퇴하고 그만두겠다”는 이 지사의 발언은 노 전 대통령이 2003년 “(내가 쓴) 불법 선거자금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1을 넘으면 정계를 은퇴할 용의가 있다”며 승부수를 던진 것과 유사하다. 이 전 대표도 이날 “노무현 후보는 경선 전 지지율이 2%에 불과했다. 이인제 후보의 대세론이 선거를 압도하는 듯했다”면서 “그러나 호남은 노무현 후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보여 준 지역순회 경선 돌풍에 자신의 역전 가능성을 대입한 것이다. 이 전 대표 지지발언에 나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김영삼 대통령은 사이다같이 화끈했다. 반면 김대중 대통령은 조심스러웠다”며 “김영삼 대통령도 여러 업적이 많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건 김대중 대통령의 혜안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지사를 김영삼 전 대통령, 이 전 대표를 김대중 전 대통령에 비유한 것이다. 한편 민주당 광주·전남 권리당원과 대의원 온라인투표율은 둘째날인 22일 낮 12시 기준 각각 33.72%(4만 2544명), 74.76%(1103명)를 기록했다. 이날 전북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첫째날 투표율(낮 12시 기준)은 각각 15.50%(1만 1683명), 39.47%(285명)를 나타냈다.
  • 대선판에 北 미사일 쐈는데도 덤덤한 후보들, 왜?

    대선판에 北 미사일 쐈는데도 덤덤한 후보들, 왜?

    이제 ‘북풍(北風)’은 다한 것일까. 여야의 대선 경선이 한창 진행되는 도중 북한이 잇단 도발을 자행했지만 대선판은 의외로 잠잠한 분위기다. 북한의 총탄 한방에 소란이 일며 판이 흔들리던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번 대선에서 북한발 이슈는 이대로 후순위로 밀려 국민들의 관심 영역 밖에 남겨질까. 순항미사일·탄도미사일 2발 쐈지만… 북한은 지난 15일 북한 중부 내륙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를 ‘철도기동미사일연대의 검열사격 훈련’으로 “800㎞ 계선의 표적지역을 타격할 데 대한 임무를 받고 훈련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열차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북한의 미사일 공격 패턴이 다양화됐다는 의미다. 앞서 북한은 지난 11~12일에는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도 자행했다. 지난 3월 미사일 시험 이후 반년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1주일 사이 신형 무기를 잇따라 공개하며 한반도에 긴장감을 높인 것이다. 하지만 대선 후보들 사이에서 북한의 도발은 주요 이슈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 북한의 순항미사일·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해 여권 대선 주자들은 대부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후보 중 소신파로 통하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정도가 페이스북에 “우리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력 경고해야 한다”며 유감을 표했을 뿐이다. 야권 주자 캠프에서는 비판 메시지가 여럿 나왔다.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북한 도발을) 강력 규탄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면서 실체도 없는 북한과의 평화 놀음에만 매달리는 한심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 문제가 정부에 대한 단발성 비판을 넘어 여야 주자간 이슈로 다뤄질 기미는 크게 보이지 않고 있다.역대 대선마다 북풍은 선거 구도에 크고작은 영향을 미쳤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는 2016년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이 상당한 이슈가 됐고, 2012년 대선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이 제기됐다. 2007년에는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2차 남북 정상회담이 대선 전 큰 주목을 받았다. 北 도발보다 고발사주·대장동 의혹이 더 강해 정치권에서는 최근 북한의 도발이 대선판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은 큰 영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대체적으로 보고 있다. 한 야권 캠프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이 정부의 실정을 비판할 빌미는 되지만 지금으로서는 여기 매달려 얻을 게 별로 없다”고 평가했다. 우선 이번 달에 진행된 북한의 도발은 수위가 낮다. 순항미사일과 달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 위반에 분명 해당하지만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국제사회도 추가 제재 없이 넘어간 경우가 많다. 정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아닌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었다. 오랜 기간 누적된 북한의 도발에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는 물론 정치권의 날도 무뎌진 셈이다. 북한의 도발로 여야 후보 간 ‘각’이 서지 않는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 1위 주자인 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는 평화경제체제, 조건부 대북 제재 완화(스냅백) 등을 공약했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계승하겠다고는 했지만 ‘실용적 남북 관계’도 강조하고 있다. 더구나 이 지사는 문재인 정부에 관여하지 않아 북한 도발의 책임을 묻기도 애매한 상황이다.무엇보다 현재 대선판은 윤 전 총장 고발사주 의혹, 이 지사의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등 유력 주자가 직접 거명되는 의혹을 두고 대대적인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북풍이 명함을 내밀 틈이 전혀 없는 판인 셈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다른 이슈가 없다면 모르지만 지금 북한 이슈는 각 캠프에서는 관심밖일 것”이라면서 “그걸 가져오면 지금 터진 핵폭탄급 화제가 오히려 희석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선에서 여야 주자 간 격돌 가능성 결국 대북 문제는 본선에 가서야 여야 후보 사이에서 치열하게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보수, 진보 진영 간 입장 차가 분명한 분야라 경선보다는 본선에서 주목받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야권 유력 주자인 윤 전 총장은 아직 정리된 대북 정책을 발표하지 않았다. 지난 6월 출마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군사적으로 주적이지만,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하는 데 협력할 것 협력해야 된다”며 원론적 수준의 입장만 밝힌 상태다. 반면 윤 전 총장과 야권 양강 구도를 형성한 홍준표 의원은 지난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강경한 대북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홍 의원은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과의 완전한 단절’을 강조하며 전술핵 재배치, 핵공유 등을 주장하고 있다. 본선에서 여권 후보와 치열한 토론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공약들이다.
  • 박지원도 의혹 피할 수 없었다… 역대 국정원장의 ‘정치개입’ 잔혹사

    박지원도 의혹 피할 수 없었다… 역대 국정원장의 ‘정치개입’ 잔혹사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최근 대선 정국의 한복판에 섰다. 박 원장이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제보한 조성은 씨와 의혹 보도 전 만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야권은 박 원장의 대선 개입을 주장하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박 원장처럼 역대 국정원장은 정치 개입 내지 공작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매 정권마다 검찰 수사를 받거나 의혹이 사실로 확인돼 구속되는 원장이 반복해서 등장했다. ●노태우 정부 “정치 개입 없다” 선언했지만 공안탄압·정치공작 이어져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 취임한 노태우 대통령은 전두환 정부의 마지막 국가안전기획부(국정원 전신) 부장인 안무혁 부장을 유임시켰다. 12·12 쿠데타에 참여했던 안 부장은 전두환 정부 하에서 1987년 11월 북한의 대한항공 858편 폭파 사건의 수사와 범인인 김현희 씨의 검거를 지휘했다. 안기부는 1987년 12월 13대 대선 전날에 김씨를 한국으로 압송했다. 이에 폭파 사건을 이용해 여당 후보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 했다는 의혹에 직면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안기부를 쇄신하고자 법조인 출신인 배명인 부장을 후임으로 임명했다. 배 부장은 1988년 5월 안기부 역사상 처음으로 여야 4당 당사를 방문, “안기부가 과거처럼 정치에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뒤를 이은 박세직 부장도 야당 총재들을 안기부 청사에 초청하고 안보 정세 브리핑을 하며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박 부장의 후임으로 1989년 7월부터 1992년 3월까지 재임한 서동권 부장은 공안 탄압과 정치 공작을 시도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서 부장의 안기부는 노 대통령의 후계자로 꼽혔던 여당 민주자유당의 김영삼 총재를 감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에 김 총재는 “정보·공작 정치가 아직도 성행하고 있다”고 반발한 바 있다. 1992년 3월 14대 총선을 앞두고는 안기부 직원이 강남을에 출마한 야당 홍사덕 후보에 대한 비방 선전물을 뿌리다 야당 선거운동원에게 붙잡히는 일도 벌어졌다. 서 부장은 이 사건으로 경질됐다. ●김영삼 정부의 권영해, 북풍·세풍·안풍에 모두 연루되며 징역형 김영삼 대통령은 1993년 취임 후 안기부의 정치 개입을 담당하던 보안정보국의 폐지하고 안기부법에 정치관여죄 신설하는 등 안기부 개혁에 나섰다. 하지만 김영삼 정부의 안기부도 1995년 예정된 지방선거 연기를 검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치 공작을 시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당시 안기부장이었던 김덕 통일부총리는 부총리 임명 60일 만에 경질됐다.후임인 권영해 부장은 김영삼 대통령의 신임을 받으며 정부 임기 끝까지 부장직을 지켰으나, 공안사건을 조작하고 대선자금을 불법 모금한 혐의로 김대중 정부 시절 수감됐다. 권 부장은 1997년 15대 대선 직전 재미교포 윤홍준 씨에게 공작금을 주고 기자회견을 열게 해 ‘(야당의) 김대중 후보가 김정일한테 돈을 받았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도록 했다. 또 같은 해 월북한 오익제 씨에게 김대중 후보 앞으로 편지를 보내도록 해 김대중 후보를 용공 인사로 모는 등 ‘북풍’을 주도했다. 권 부장은 ‘북풍’ 외에도 국세청을 동원해 공기업으로부터 여당의 대선 자금을 불법 모금한 ‘세풍’, 안기부 예산을 빼돌려 선거에서 여당을 지원한 ‘안풍’ 사건 등에 연루된 혐의로 퇴임 이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아울러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청와대 행정관 1명과 사업가 2명이 중국에서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박충 참사관을 만나 휴전선 인근에서 총격을 요청하며 여당 이회창 후보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 했다는 ‘총풍’과 관련, 권 부장은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으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 ●김대중 정부, 안기부를 국정원으로 개편했지만 ‘불법 도청’으로 빛바래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 이듬해인 1999년 안기부를 국가정보원으로 개편하며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차단하고자 했지만 국정원장의 수난은 반복됐다. 김대중 정부 초대 국정원장인 이종찬 원장은 퇴임 이후 국정원의 언론대책 문건을 유출한 혐의, 후임 천용택 원장은 불법 도청 테이프 및 녹취록을 보관·활용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김대중 정부의 국정원은 1998년~2002년 야당 정치인과 민간인을 도·감청했다는 의혹이 2002년 정형근 당시 한나라당 의원의 폭로로 알려졌고, 2005년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이에 당시 재직한 임동원·신건 원장은 불법 도·감청을 묵인한 혐의로 구속됐으며, 징역 3년과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국정원장인 김만복 원장은 자기 정치를 위해 정치 개입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 원장은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유력했던 17대 대선 전날인 2007년 12월 18일 방북해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만났다. 한 달 후 김 원장은 언론에 김양건 부장과의 대화록을 유출했는데, 대화록에는 김 원장이 김양건 부장에게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된다’, ‘이명박 후보가 더 과감한 대북정책을 펼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김 원장은 유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김 원장은 퇴임 후 저서와 언론 기고를 통해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국정원은 그가 재직 당시 취득한 정보를 공개해 공무상 기밀누설을 한 혐의로 기소했다. 김 원장은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명박의 권영해’ 원세훈, 댓글 공작·블랙리스트 작성으로 전방위 개입 김영삼 대통령에게 권영해 부장이 있었다면,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원세훈 원장이 있었다. 이명박 정부의 두 번째 국정원장으로 2009년 임명된 원세훈 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 하에 정부와 임기를 함께 했다. 전신 안기부와 국정원 시대를 통틀어 최장수 수장이며, 현재까지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원 원장은 2012년 18대 대선 당시 국정원을 통해 댓글 공작을 펼친 것으로 그의 퇴임 후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물들을 명단화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들의 활동을 억압·방해했다. 또 우파 단체를 설립해 국정원 예산을 지원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 원장은 지난 17일 파기환송심에서 국정원 예산으로 민간인 댓글부대를 운영한 혐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위 풍문을 확인하는 데 예산을 쓴 혐의, 이명박 전 대통령 등에게 국정원 특수활동비 2억 원을 건넨 혐의 등으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장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정원장 특별활동비를 상납한 혐의로 수감됐다. 대법원은 지난 7월 재상고심에서 각각 6억원, 8억원, 21억원의 특활비를 박 대통령에게 지원한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원장에게 징역 1년 6개월, 3년, 3년 6개월을 확정지었다. 이와 별개로 남재준 원장은 2013년 국정원 댓글 공작 사건의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혐의로 2019년 3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문재인 정부, 국내 정보 기능 폐지했지만 국정원장의 정치개입 논란은 여전 문재인 정부는 국정원법을 개정해 직무 범위에서 국내 정보를 삭제하고 관련 부서를 해체하는 등 정치 개입을 근절하고자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정원장인 서훈 원장은 지난 2019년 5월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양정철 당시 민주연구원장과 만찬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홍역을 치렀다. 국정원장이 총선을 1년 앞두고 여당의 선거 기획을 총괄하는 양 원장과 회동하는 것 자체가 정치 개입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원장은 내정 당시부터 그의 오랜 정치 경력과 정보 관련 이력의 부재 때문에 정치 개입을 시도할 가능성을 의심 받아왔다. 이에 박 원장은 계기마다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밝혀왔고, 지난달 27일 과거 국정원의 불법 사찰과 정치 개입을 사과하며 ‘정치 거리두기’를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박 원장이 지난달 11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제보한 조성은 씨와 만났다는 사실이 지난 10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정치 공작 의혹을 받게 됐다. 박 원장과 조 씨는 만남은 있었으나 고발 사주 의혹은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야권은 박 원장이 제보를 사주했다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아울러 박 원장이 조 씨에게 기밀을 누설한 의혹까지 제기하며 박 원장의 해임과 수사까지 요구함에 따라 박 원장이 과거 국정원장의 수난을 되풀이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 “이낙연 지지”…DJ·노무현·문재인 정부 장차관 35명 캠프 합류

    “이낙연 지지”…DJ·노무현·문재인 정부 장차관 35명 캠프 합류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 캠프는 17일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장·차관을 역임한 고위직 출신 인사 35명이 합류했다고 밝혔다. 17일 이낙연 후보 캠프에 따르면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을 비롯한 민주정부 장·차관 출신 35명은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이낙연 후보 지지선언을 하고 정책자문단을 구성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 전 장관을 비롯해 김형기 전 통일부 차관, 안종운 전 농림부 차관, 서범석 전 교육인적자원부 차관, 강대형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김세옥 전 대통령 경호실 실장, 김진우 전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 박기영 청와대 전 정보과학기술 보좌관, 오성환 전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 이승우 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이진순 전 KDI 원장, 한진호 전 국정원 2차장, 이선희 전 방위사업청장이 참석했다. 정 전 장관은 “현재 서남풍이 거세게 불고 있어 역전의 기운이 일고 있다. 중요한 것은 풍향뿐만 아니라 풍속”이라며 “풍속도 빨라지고 있는데, 정치의 세계에서 1일은 일반의 평생과 같기 때문에 20일이면 큰 바람이 가능하다”며 이 후보의 역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들은 앞으로 경제 및 정치·행정 2개 분야의 정책자문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분야별로 4개 분과위를 두고 ▲ 정책공약 및 현안 자문 ▲ 정책 갈등·쟁점 분석과 대안 제시 ▲ 인재 영입 ▲ 분과별 정책간담회 등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이낙연 후보는 “민주정부를 이끈 세분을 보면서 민주당의 철학, 지향, 가치를 알았는데, 지금은 시대의 요구를 보면서 국민이 만족할 수 있게 변화해야 한다”며 “이번에 참석하신 분들이 각기 분야에서 큰 스승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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