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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86세대의 수명 다했다…총선 뒤 당 구성 큰 변화”

    “586세대의 수명 다했다…총선 뒤 당 구성 큰 변화”

    “586세대의 수명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선거가 끝나면 당 구성이 많이 바뀔 것이다.” 9년 만에 정치권으로 돌아온 이광재(55) 전 강원지사가 4·15 총선에서 강원 원주갑으로 등판한다. ‘총선용 사면’이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정치권에 복귀한 그가 위기에 몰린 더불어민주당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린 이 전 지사는 고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가 2011년 1월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되면서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지난해 12월 말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복권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여시재 옆 자택에서 만난 그는 “최근 두 달의 시간이 지난 9년만큼이나 길었다”며 입을 열었다. -그동안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었나. “갑작스레 사면이 됐는데 당의 요구는 많고, 스스로 부족한 점도 잘 알고 있다. 9년이나 지나 (내가) 이미 흘러간 물은 아닌지 계속해서 고민했다. 그러나 강원도민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원주갑 출마 이유는. “강원도는 지금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지역구 의석수 비율이 1대7로 민주당이 1석이다. 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경쟁하는 운동장으로 바꾸는 것이 목표다.” -이번 선거에 대한 전망은. “정권 심판도, 야당 심판도 모두 잘못됐다. 총선은 20대 국회에 대한 심판이 돼야 한다. 국민은 국회가 이제 싸움을 그만하고 먹고사는 문제를 찾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쟁 말고 경제를 가까이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그러려면 투표 용지 두 장을 아주 잘 써야 한다. 후보는 인물을 보고 뽑고, 정당은 지지하는 당을 선택해 달라.” -현 정치권의 가장 큰 문제는. “첫째 산업화, 민주화 다음에 나아가야 할 목표가 없다는 것이고, 둘째 리더가 부족하는 점이다. 셋째 가장 큰 위기의 본질은 분열이다. 분열된 땅 위에는 집을 지을 수가 없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꿀 수 있나. “과거 모든 정치인의 목표는 국내총생산(GDP), 즉 경제성장이었는데 이 지표는 삶의 질을 바꾸지 못했다. 이제는 일자리·교육·의료·문화 부문 등을 반영한 삶의 질 지표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기초·광역자치단체 의원과 단체장, 국회의원, 대통령까지 단계별로 평가하면서 인재를 발굴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국회가 구성되면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과 장관, 광역단체장들과 공부 모임을 하고 싶다. 이를 통해 미래를 위한 컨센서스(공동의 목표)를 만드는 거다.” -586 대표주자로서 정치권에서의 역할은. “586세대의 수명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새로운 세대를 끌어 줘야 한다. 과거 ‘3김 시대’ 386은 서울대 김민석, 고려대 김영춘, 연세대 송영길 등으로 조직화돼 있었다. 지금의 20~30대는 굉장히 우수하지만 세력화돼 있지 않다. 이제는 유명한 사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양성 시스템을 만들어 발굴할 때다.” -임미리 칼럼 고발, 강서갑 공천 논란 등 민주당의 잇따른 실책을 어떻게 보나. “당의 정체성도 중요하지만 중간층의 마음을 얻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 쏠림 현상을 줄이고 균형을 찾으려고 논의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이번 선거가 끝나면 당 구성이 많이 바뀔 것이다. 경선에서 보듯 민주당 안에서는 거대한 태풍이 시작되고 있고, 그것이 긍정적인 작용을 할 거라고 본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총선 출마 이광재, ‘위기의 與’ 구원투수 될까

    총선 출마 이광재, ‘위기의 與’ 구원투수 될까

    “586세대의 수명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선거가 끝나면 당 구성이 많이 바뀔 것이다.”9년 만에 정치권으로 돌아온 이광재(55) 전 강원지사가 4·15 총선에서 강원 원주갑으로 등판한다. ‘총선용 사면’이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정치권에 복귀한 그가 위기에 몰린 더불어민주당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린 이 전 지사는 고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가 2011년 1월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되면서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지난해 12월 말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복권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여시재 옆 자택에서 만난 그는 “최근 두 달의 시간이 지난 9년만큼이나 길었다”며 입을 열었다. -그동안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었나. “갑작스레 사면이 됐는데 당의 요구는 많고, 스스로 부족한 점도 잘 알고 있다. 9년이나 지나 (내가) 이미 흘러간 물은 아닌지 계속해서 고민했다. 그러나 강원도민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원주갑 출마 이유는. “강원도는 지금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지역구 의석수 비율이 1대7로 민주당이 1석이다. 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경쟁하는 운동장으로 바꾸는 것이 목표다.”-이번 선거에 대한 전망은. “정권 심판도, 야당 심판도 모두 잘못됐다. 총선은 20대 국회에 대한 심판이 돼야 한다. 국민은 국회가 이제 싸움을 그만하고 먹고사는 문제를 찾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쟁 말고 경제를 가까이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그러려면 투표 용지 두 장을 아주 잘 써야 한다. 후보는 인물을 보고 뽑고, 정당은 지지하는 당을 선택해 달라.” -현 정치권의 가장 큰 문제는. “첫째 산업화, 민주화 다음에 나아가야 할 목표가 없다는 것이고, 둘째 리더가 부족하는 점이다. 셋째 가장 큰 위기의 본질은 분열이다. 분열된 땅 위에는 집을 지을 수가 없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꿀 수 있나. “과거 모든 정치인의 목표는 국내총생산(GDP), 즉 경제성장이었는데 이 지표는 삶의 질을 바꾸지 못했다. 이제는 일자리·교육·의료·문화 부문 등을 반영한 삶의 질 지표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기초·광역자치단체 의원과 단체장, 국회의원, 대통령까지 단계별로 평가하면서 인재를 발굴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국회가 구성되면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과 장관, 광역단체장들과 공부 모임을 하고 싶다. 이를 통해 미래를 위한 컨센서스(공동의 목표)를 만드는 거다.” -586 대표주자로서 정치권에서의 역할은. “586세대의 수명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새로운 세대를 끌어 줘야 한다. 과거 ‘3김 시대’ 386은 서울대 김민석, 고려대 김영춘, 연세대 송영길 등으로 조직화돼 있었다. 지금의 20~30대는 굉장히 우수하지만 세력화돼 있지 않다. 이제는 유명한 사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양성 시스템을 만들어 발굴할 때다.”-임미리 칼럼 고발, 강서갑 공천 논란 등 민주당의 잇따른 실책을 어떻게 보나. “당의 정체성도 중요하지만 중간층의 마음을 얻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 쏠림 현상을 줄이고 균형을 찾으려고 논의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이번 선거가 끝나면 당 구성이 많이 바뀔 것이다. 경선에서 보듯 민주당 안에서는 거대한 태풍이 시작되고 있고, 그것이 긍정적인 작용을 할 거라고 본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4년짜리 ‘알짜 차관’ 감사위원 놓쳐 아쉬운 감사원

    4년짜리 ‘알짜 차관’ 감사위원 놓쳐 아쉬운 감사원

    감사 결론 내리는 ‘요직’… 임기도 보장 국정운영실장 승진하며 총리실 화색 기재부, 경제 관료 배분 관행 깨져 실망 외부 4·내부 2… 감사원, 자리 추가 실패 기존 차관급만 3명… 위원 늘리기 난항 “총리실 출신이 감사원 감사위원직을 처음으로 뚫었다.” 최근 임찬우 전 총리실 국정운영실장이 감사원 감사위윈에 임명되자 총리실에 화색이 돌았다. 임 전 실장은 당초 국무조정실 제1차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감사위원으로 간 것이 오히려 잘됐다는 분위기다. 국무조정실 제1차장과 감사위원 모두 차관급이지만 감사위원은 4년 임기가 보장돼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무조정실 제1차장은 통상 임기가 1~2년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관가에서 요직으로 통하는 감사원 감사위원 자리를 두고 부처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경제부처에서는 최근 물러난 김상규 전 위원 후임으로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들이 거론됐다가 물거품이 되면서 ‘한 자리를 놓쳤다’는 반응이다. 감사위원회는 감사정책, 주요 감사계획과 감사 결과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리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위원회는 감사원장과 감사위원 6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다. 감사위원은 관례적으로 외부인사(경제부처·법조계·학계) 3명과 감사원 출신 3명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이후 외부 4명, 내부 2명으로 감사원 몫이 줄었다. 임 위원 임명으로 외부인사 중 하나는 경제부처 몫이라는 관행도 깨지게 됐다. 감사위원은 감사원장 제청으로 임명되지만 청와대 등 정치적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외부 출신은 더욱 그렇다. 그동안 외부인사 중 정권 실세와의 인연으로 감사위원에 임명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 시절 A 전 감사위원은 당시 청와대 실세 수석이 뒤를 봐줬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은진수 전 위원은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다. 그는 감사위원으로 재직 중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감사 무마 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물의를 일으켰다. 감사원은 이를 계기로 감사위원 임명제청 대상에서 정치 경력자를 배제하는 쇄신안을 내놓았다. 양건 전 감사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인 B교수의 감사위원 임명이 정치적 중립성을 저해한다고 제청을 거부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하지만 그 이후 쇄신안은 유야무야됐다. 이번 인사를 두고 감사원 일각에서 아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감사원 출신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종호 사무총장이 있을 때 ‘잃어버린 감사원 내부 몫을 탈환하자’는 기대감이 있었다. 김 수석은 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일 때 그 밑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을, 김 총장은 문재인 정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다. 한때 김 총장이 감사위원 후보로 거론됐지만 본인이 고사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로 인해 김 총장의 ‘총장 롱런설’이 제기된다. 박근혜 정부 김영호 전 사무총장의 재임기간(27개월) 기록이 깨질지 주목된다. 감사원 몫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사무총장과 감사위원 2명 등 차관급이 3명이다. 감사위원 1명이 추가되면 차관급만 4명에 달한다. 정부 부처는 차관이 1명이고 기재부 등 일부만 예외적으로 2명이다. 총리실도 차관이 2명이지만 1명은 경제부처 몫이고, 내부 몫은 하나뿐이다. 감사원 몫의 감사위원이 1명 줄어들면서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내부 물밑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손창동 위원이나 유희상 위원처럼 1급에서 감사위원으로 승진하기도 하지만 역대 사무총장(차관급) 중 일부는 다시 차관급 감사위원으로 직행하기도 했다. 인사권을 갖고 있는 사무총장의 경우 다른 이들보다 감사위원으로 가기 유리한 구도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사무총장으로 일하면서 훗날 감사위원으로 갈 것을 염두에 둘 경우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에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며 “사무총장이 감사위원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노무현 비하사진’ 교학사 “노무현시민센터에 5000만원 후원”

    ‘노무현 비하사진’ 교학사 “노무현시민센터에 5000만원 후원”

    붙잡힌 도망 노비 얼굴에 盧합성해 수험서 실어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을 KBS 드라마 ‘추노’에서 붙잡힌 도망 노비의 얼굴에 낙인을 찍는 장면과 합성해 비하한 사진을 교재에 담아 논란을 일으켰던 출판사 ‘교학사’가 노무현시민센터에 5000만원을 후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무현재단(이사장 유시민)은 27일 노 전 대통령 비하 사진을 교재에 담은 출판사 ‘교학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종결됐다고 밝혔다. 재단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재단소식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유족과 집단소송인단이 교학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됐다”면서 “피고(교학사)가 노무현시민센터 후원계좌에 5000만원을 송금할 것과 원고(유족)의 선택에 따라 조선·중앙·동아일보 중 한 곳에 사과문을 게재하거나 3000만원을 센터에 추가 송금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내용은 원고의 청구취지를 최대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지닌 이번 결정이 노 전 대통령을 부당하게 비난하거나 모욕하는 행위를 일삼는 이들에게 일종의 경고로서 작용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단 측 관계자는 언론매체에 “교학사도 이런 화해권고결정을 수용했다고 법률대리인단이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씨와 집단소송인단 1만 7264명은 노 전 대통령을 모욕하는 합성사진을 수험서에 게재했다며 지난해 5월 교학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패스추리tv]시대전환 “정치 운전대, 3040이 잡아야”

    [패스추리tv]시대전환 “정치 운전대, 3040이 잡아야”

    지난 20일 사퇴 발표 현장에서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청년(정당)과의 통합이 무리한 요구로 결렬됐다”고 했다. 손 전 대표가 구애했던 정당 시대전환 정치네트워크가 했다는 ‘무리한 요구’란 무엇일까. 그저 “이제 3040세대가 정치 운전대를 잡겠다”는 것이었다. 3040세대가 스스로 모여 만들어낸 정당의 운전대마저 기성 유력 정치인 손에 쥐어 드려야 한다는 ‘기성 정치권식 생각’은 시대착오적일 뿐 아니라 세계적 추세와도 어긋난다고 시대전환 당직자들은 말했다. 40세에 대통령이 돼 전격 노동개혁을 이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까지 가지 않고 한국 정치만 되짚어도 40대 혁신 정치인이던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을 금새 떠올릴 수 있다. 더욱이 한국의 3040세대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수혜를 입은 세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세대, 세계 수준 교육을 통해 전문가로서 분야별 경쟁력을 키운 세대이다. 경제계, 문화계, 스포츠계, 산업계에서 ‘가교’ 역할을 한 낀 세대인 3040세대는 왜 유독 정치권에서만 배제되거나 철부지 취급을 당할까. 3040세대가 정치 운전대를 잡는 게 대한민국에 좋다는 수많은 이유를 시대전환 이원재 공동대표, 김중배 사무처장, 정대진 정책위원에게 듣는다. ※새로운 정치 경험 ‘현장의 소리’와 ‘강남의소리’ 콘텐츠는 유튜브 ‘패스추리tv’에 있습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통합당 “‘코리안’이 ‘코로나’ 취급받아…中도 조롱” 비판

    통합당 “‘코리안’이 ‘코로나’ 취급받아…中도 조롱” 비판

    심재철 “中 제한 불필요 오판…측근 교체하라”주호영 “유시민 사실 왜곡…제발 입 좀 다물라” 미래통합당이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놓고 여권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다. 특히 ‘대구·경북 봉쇄조치 시행’ 발언 파장으로 비판여론이 들끓자 이 부분에 공세를 집중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영입인재 환영식 후 기자들과 만나 “봉쇄를 해야 할 것은 대구가 아니다”라며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전염병을 확산시킬 수 있는 그런 분들에 대해서 봉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부분(대구·경북 봉쇄 발언)에 관해선 정말 당사자는 물론이고, 그 감독 책임이 있는 분들이 국민에게 납득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말할 수 없는 공포와 고통을 겪고 계신 대구 시민, 경북 도민께 이 무슨 망발이냐. ‘대구 코로나’라는 표현으로 이미 대구 시민의 마음을 찢어놓지 않았느냐”며 “더이상 국민을 욕보이지 말라”고도 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오후 의원총회에서 “우리나라가 발원국인 중국에 이어 코로나19 발생 세계 2위가 돼 버렸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국의 아픔이 곧 우리의 아픔’이라더니 말이 씨가 됐다”고 꼬집었다. 심 원내대표는 ‘대구·경북 봉쇄’ 표현은 이 지역을 발병지로 취급하고 지역민을 모독한 것이라며 “중국인 입국 제한이 불필요하다며 잘못된 조언으로 오판하게 만든 소위 측근 그룹을 즉각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정병국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원산지 : 우한, 수입 : 문재인, 배급 : 신천지’라는 3행시가 인터넷에 회자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이 정부야말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귀태’가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곽상도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통령이라면 국가적 재앙 상태서 ‘대통령직을 걸고 코로나 사태를 막겠다’, ‘막지 못한다면 책임지고 하야하겠다’ 선언부터 하고 대구·경북 시민에게 봉쇄에 대한 양해를 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압박했다. 통합당은 중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이 한국인 혹은 한국 경유자에 대한 입국 금지를 확대할 조짐을 보이는 점도 공세 소재로 삼았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코리안’이 ‘코로나’로 취급받고, 세계 20여 국가가 국민의 입국을 통제하는 상황에서도 외교부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며 “외교부가 국민 보호책임을 방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윤 의원은 정부가 방역 원칙이 아닌 정치선전 효과에 집중해 ‘정책 결정 농단’이 발생했다며 “그 중심에 청와대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언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이 총선 전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염두에 두고 중국 눈치를 보고 있다”며 “국민들은 문 대통령을 중국 대통령으로 안다. 화난 국민들이 문 대통령 당신을 중국으로 쫓아낼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도 입장문에서 “중국으로부터 조롱받는 현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도저히 견디기 어려운 수모”라며 “세계로부터 삼류 국가 취급을 받는 대한민국의 명예와 국민의 자존심은 대체 어디에서 찾아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통합당은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의 코로나 19 대응을 비판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유 이사장은 지난 25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라이브’에서 권 시장과 이 지사를 거론해 “별로 열심히 막을 생각이 없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며 “총선을 앞두고 대구·경북 시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주호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지금도 애를 태우고 피땀 흘리는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를 격려해 주지는 못할망정, 사실을 왜곡하고 책임을 떠넘기려는 언행은 도저히 용서하기 힘들다”며 “제발 그 입 좀 다물라”고 비난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도 “도저히 입에 올릴 수 없는 패륜적인 망언”이라며 “범여권이 대구·경북에 혐오와 비아냥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는 것은, 보수 궤멸을 공공연히 외치며 끊임없이 증오와 국론 분열을 일으켜 온 현 정권 때문”이라고 논평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맑은 공기, 깊은 호흡이 그립다

    맑은 공기, 깊은 호흡이 그립다

    마스크가 몸의 일부가 된 요즘, 파릇파릇한 식물원에 앉아 깊은 호흡을 하고 싶어진다. 대상을 가둬두고 관찰하는 동물원보다는 함께 호흡하는 식물원을 좋아한다. 여행지에서 빼먹지 않는 일 중 하나는 공원이나 식물원을 찾아 반나절 정도 피크닉을 즐겨 보는 것이다. 도시의 허파라 일컫는 뉴욕의 센트럴 파크, 런던의 하이드 파크, 파리의 뤽상부르 공원 모두 그렇게 누렸다. 도시가 주는 갑갑한 기분이 한순간 사라졌다. 초록이 주는 시각적인 즐거움과 코에 닿는 싱그러운 내음 덕분이었다. 아시아에선 싱가포르가 생각난다. 늘 덥고 축축한 싱가포르지만 아침은 놀랍도록 상쾌하다. 야자수가 우거진 공간엔 너른 잔디가 있어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얀 ‘난닝구’를 입고 맨손 체조를 하는 할아버지, 최신형 이어폰을 끼고 달리는 청년, 강아지와 산책하는 아주머니. 맑은 공기가 폐로 기분 좋게 스민다.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로부터 1965년 독립한 젊은 국가다. 면적은 서울보다 조금 크다. 초고층 빌딩이 먼저 떠오르는 싱가포르가 스스로 ‘정원의 도시’라 하는 이유는 인공 녹지 때문이다. 싱가포르 중심에 자리한 보태닉 가든(Singapore Botanic Gardens)은 영국 식민지 시대인 1859년 개장했다. 국가의 역사보다 오래된 식물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있다. 보태닉 가든이 자연유산이 아니라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데에는 공간을 잘 보존한 관리능력과 생태계에 대한 교육적 의미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유네스코의 등재 배경을 살펴보면 ‘식물의 발전상을 입증하는 유산’이라고 명시돼 있다.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국립 난초 정원이다. 싱가포르의 난 재배 기술은 독보적이다. 물론 국화(國花)이기 때문에 귀하게 모시는 경향이 있다. 국립 난초 정원엔 VIP 대접을 받는 난초가 180여개 있다. 싱가포르를 방문한 각국 귀빈의 이름을 난초에 붙여 특별 관리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배우 배용준과 권상우의 이름을 딴 난초가 있으며, 2018년 문재인 대통령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생긴 문재인·김정숙 난초도 단단히 뿌리 내렸다. 1930년 세워진 ‘밴드 스탠드’는 군악대 무대로 만들어졌다. 보태닉 가든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식물이 아닌 이 인공 구조물 앞에서 사진을 남긴다. 홍보용 사진에도 늘 나오며, 신혼여행을 온 이들의 웨딩사진 장소로 인기가 높다.보태닉 가든의 24만㎡(약 7만 3000평)라는 규모는 들어가기 전엔 가늠하기 어려웠다. 미로처럼 얽힌 식물원에서 갔던 곳을 또 가는 불상사가 연달아 발생하자 어쩔 수 없이 구글맵을 켜고 걸었다. 백조의 호수에선 실제로 백조가 유유히 헤엄치고, 심포니 가든에선 교향곡 연주회가 열렸다. 스콜이 한바탕 내리니 더 촉촉해진 공기가 피부에 닿는다. 행여 도마뱀을 밟을까 조심하며 걸었다. 코로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요즘 유난히, 마스크 없이 지내던 상쾌한 순간들이 생각난다.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심재철 “1당 되면 文대통령 탄핵”… 민주당 “금도 넘었다” 강력 반발

    심재철 “1당 되면 文대통령 탄핵”… 민주당 “금도 넘었다” 강력 반발

    통합당 공수처법 헌법소원도 청구 총선 앞두고 연일 ‘정권심판’ 강수 여권 ‘노무현 탄핵 역풍’ 언급 압박 윤건영·고민정은 “반민주적” 격앙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20일 “(4·15 총선에서) 1당이 되면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기소 이후 꺼낸 ‘탄핵 카드’를 점차 구체화하며 ‘정권심판론’의 연장선상에서 강수를 둔 것이다. 여당은 “금도를 넘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저희들이 1당이 되거나 숫자가 많아지게 되면 탄핵을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가 몸통이라는 게 드러나면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총선이 가까워지자 통합당은 연일 정권심판론 강도를 높여 가고 있다. 통합당은 이날 헌법재판소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대한 헌법 소원을 청구했다. 공수처법은 헌법의 권력분립 원칙과 삼권분립 원칙에 반하는 유례없는 국가기관을 탄생시키고 국민의 기본권과 검사의 수사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는 것이 통합당의 주장이다. 통합당은 지난 18일에도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 문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을 언급하며 통합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국정농단으로 탄핵된 정치세력, 무한 정쟁과 상습 보이콧으로 20대 국회를 마비시킨 것도 모자라 문 대통령 탄핵 운운하는 통합당이 다수당이 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총선 출마자들도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서울 광진을 민주당 후보로 공천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은 “16년 전 노 전 대통령을 인정할 수 없다며 탄핵을 도모한 이들의 후예는 다시금 그 역사를 반복하려 한다”면서 “반민주적 탄핵이 어떤 파국을 맞이했는지 되짚어 보라”고 했다. 서울 구로을 출마를 선언한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도 “정치에도 금도라는 게 있다.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은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진중권 “586세대가 대통령을 운동권 낡은 정치문화에 가둬”

    진중권 “586세대가 대통령을 운동권 낡은 정치문화에 가둬”

    “민주당, 단단히 고장났다…위기인데 위기인 줄 모른다”“쓴소리하면 극성 친문에 ‘양념’당해…자유주의 아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586세대가 대통령을 과거 운동권 시절의 낡은 정치문화에 가둬버렸다”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위기인데 위기인 줄 모른다”면서 “(민주당이) 고장이 나도 단단히 고장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 의식을 가진 극소수의 의원들마저 괜히 쓴 소리 했다가는 극성스러운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에게 ‘양념’ 당할까, 권리당원인 친문 조직표를 (의식해) 두려워 말을 못 한다”면서 “안에서 비판을 못 하면 밖에서라도 얘기를 해줘야 하는데, 극성 지지자들이 집단으로 ‘양념’질을 해대는 바람에 밖에서 비판을 못 한다”고 비판했다. ‘양념’이란 19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경선에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경쟁 후보였던 안희정·이재명 후보에게 비난 문자를 보낸 데 대해 문재인 당시 후보가 “경쟁을 흥미롭게 만드는 양념”이라며 지지자들을 감싼 데서 비롯된 말이다. 최근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을 썼다가 민주당으로부터 고발당한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의 경우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비판에 민주당이 결국 고발을 취하했지만,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이 고발에 나섰다.진중권 전 교수는 “상황이 이 지경인데 민주당은 그냥 손 놓고, 아니 이 상황을 즐긴다”면서 “다수의 지식인이 기가 죽어 침묵하는 사이 일부는 대중독재의 흐름에 기회주의적으로 편승하거나 아예 어용선동가가 돼 그 흐름을 주도하고 그 공으로 돈도 벌고 공천도 받는다”고 개탄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민주당의 586세대 정치인들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교해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상황이 이 지경인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더 절망적인 것은 이게 문제라는 것을 인식조차 못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철저한 자유민주주의자 김대중, 노무현은 젊은 386들을 데려다가 자유주의 틀 내에서 자기 뜻을 펼치게 해 주었는데 어느덧 그들이 586 주류가 되어 대통령을 만들고 그 대통령을 과거 운동권 시절의 낡은 정치문화에 가둬버렸다”면서 “이들이 당정을 장악, 이 나라 정치 문화가 졸지에 80년대 운동권 문화에 물들어 버렸다”고 했다.그 결과 “이견을 가진 이의 존재를 묻어버리는 식으로 처리하고, 상대를 없애버려야 할 적으로 간주하고, 투표를 적으로 섬멸하기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는 것”이라면서 “이건 결코 자유주의적 정치문화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이러한 정서로 세뇌된 여권이기에 “청와대에서 조국 임명을 강행했던 윤건영 전 국정상황실장이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를 하게 한 중대한 정치적 실수를 하고도 외려 국회의원으로 영전한다”면서 실망을 금치 못했다. 이어 “이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까지 한 사안(조국 사태)인데 외려 김용민, 김남국 등 조국 키즈들을 영입한다”면서 “(이 모든 일이 위기도, 문제도, 실수도 인식 못 하는 여권의 정신 상태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 갑갑하다”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법원, 노무현 전 대통령 ‘합성 사진’ 교학사-노건호씨에 화해 권고

    법원, 노무현 전 대통령 ‘합성 사진’ 교학사-노건호씨에 화해 권고

    아들 노건호씨, 10억원 청구…형사사건은 불기소법원 “희망처에 기부…일간지에 사과문” 화해 권고양측 14일 이내 이의서 제출 안 하면 화해 성사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 사진을 역사 교재 자료 이미지로 사용해 정신적 고통을 당했다며 노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가 출판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양측에 화해를 권고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15부(부장 김국현)는 원고가 희망하는 기부처에 피고 교학사가 일정 금액을 기부하라는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또 출판사가 일간지에 사과문을 게재하도록 했다. 다만 사과문 게재를 원치 않으면 그 비용만큼 기부금을 추가로 내도록 했다. 구체적인 기부처와 기부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법원은 기부금 총액으로 1억원이 넘지 않는 금액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건호씨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교학사에 청구한 금액은 10억원이다. 노건호씨와 교학사 양측이 모두 법원의 화해 권고를 받아들이면 이대로 소송이 종료된다. 화해 권고 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효력이 같아 항소·상고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한쪽이라도 이의서를 제출하면 변론이 재개돼 소송이 계속된다. 노무현재단은 “법원의 권고안을 받아들일지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의서는 결정문이 송달된 지 14일이 되는 24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교학사는 KBS 2TV 드라마 ‘추노’에 노비로 분한 출연자의 얼굴에 비하할 목적으로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고급 최신기본서’에 실었다.사진이 게재된 사실이 지난해 3월에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이 사진은 당초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 저장소’에서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할 목적으로 만들어 유포한 사진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건호 씨는 작년 남부지법에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교학사 관계자들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 등으로 처벌해달라고 서울서부지검에 고소장도 제출했다. 검찰은 고소 사건을 경찰에 맡겼고, 경찰은 수사를 거쳐 ‘구체적인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이 사건을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與 현역 중 첫 ‘험지’ 뛰어든 김현권 “TK행 왜 없나… 노무현 계승자 맞나”

    與 현역 중 첫 ‘험지’ 뛰어든 김현권 “TK행 왜 없나… 노무현 계승자 맞나”

    “이번 총선을 보면 노무현 정신이 완전히 실종됐습니다. 청와대 출신이며, 당에서 명망가라고 하는 분들이 대구·경북은 왜 아무도 안 오려고 합니까. 이렇게 도전정신이 없어서야 정말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고 할 수 있습니까.” 더불어민주당 김현권(56) 의원은 1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대구·경북(TK) 지역을 외면하고 있는 민주당에 대해 크게 아쉬움을 표했다. 김 의원은 이날 경북 구미을 출마를 선언하며 현역 의원들 가운데 처음으로 험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한 구미는 보수 정당에서 내리 국회의원을 배출하며 TK 지역에서도 대표적인 보수의 텃밭으로 꼽힌다. 험지 출마와 관련해 김 의원은 “지역의 민심과 정치의식은 많이 성장하고 (민주당에 대한) 현장의 기대와 수요도 분명 있는데 정작 정치권은 서울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하는 분들이 꽃길만 좇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민주당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에 입성한 김 의원은 이미 1년 반 전부터 구미로 내려가 지역 현안을 챙겨 왔다. 그는 “제조업의 본산인 구미는 다른 어떤 곳보다 경제 활성화에 대한 절박한 요구가 있는 곳”이라며 “문재인 정부에서 풀지 못한 40대 일자리 문제를 제조업 활성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발전 전략을 수립할 때 당이 관심을 갖고 함께해 주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5일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등 험지를 중심으로 공천을 우선 확정해 선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대구 동갑 서재헌 예비후보, 경북 안동 이삼걸 예비후보 등은 민주당의 간판을 달고 3차례 이상 출마하고 있어 이번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주목된다. 또 이흥석 전 마산창원노동조합 총연합 의장이 이날 민주당 입당을 선언하며 경남 창원성산에 출사표를 던졌다. 창원성산은 민주당 공천 지원자가 없어 추가 공모를 진행한 곳으로, 민주당은 정의당 여영국 의원의 지역구인 이곳을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박정희 고향으로 간 민주당 김현권 의원, 왜?

    박정희 고향으로 간 민주당 김현권 의원, 왜?

    “험지 외면한 민주당, 노무현 계승자라 할 수 있나” “이번 총선을 보면 노무현 정신이 완전히 실종됐습니다. 청와대 출신이며, 당에서 명망가라고 하는 분들이 대구·경북은 왜 아무도 안 오려고 합니까. 이렇게 도전정신이 없어서야 정말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고 할 수 있습니까.”더불어민주당 김현권(56) 의원은 1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대구·경북(TK) 지역을 외면하고 있는 민주당에 대해 크게 아쉬움을 표했다. 김 의원은 이날 경북 구미을 출마를 선언하며 현역 의원들 가운데에서 처음으로 험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한 구미는 보수 정당에서 내리 국회의원을 배출하며 TK 지역에서도 대표적인 보수의 텃밭으로 꼽힌다. 험지 출마와 관련해 김 의원은 “지역의 민심과 정치 의식은 많이 성장하고 (민주당에 대한) 현장의 기대와 수요도 분명 있는데 정작 정치권은 서울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하는 분들이 꽃길만 좇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민주당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에 입성한 김 의원은 이미 1년 반 전부터 구미로 내려가 지역 현안을 챙겨 왔다. 지역 민심은 어떨까. 그는 “시민들은 구미 경제가 어려워진 것에 대해 정부 여당에게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동안 구미를 이끌어온 정치 지도자들은 무얼 했느냐, 무사안일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경향이 있다”며 승산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제조업의 본산인 구미는 다른 어떤 곳보다 경제 활성화에 대한 절박한 요구가 있는 곳”이라며 “문재인 정부에서 풀지 못한 40대 일자리 문제를 제조업 활성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LG화학의 2차전지 양극재공장을 유치한 데 이어 올해 방위산업혁신클러스터 사업을 통해 구미형 일자리 모델을 확립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지역 발전 전략을 수립할 때 당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함께해주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흥석 전 마창노조 의장, 창원성산 출사표 앞서 민주당은 지난 15일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등 험지를 중심으로 공천을 우선 확정해 선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대구 동구갑 서재헌 예비후보, 경북 안동 이삼걸 예비후보 등은 민주당의 간판을 달고 3차례 이상 출마하고 있어 이번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주목된다. 또 이흥석 전 마산창원노동조합 총연합 의장이 이날 민주당 입당을 선언하며 경남 창원성산에 출사표를 던졌다. 창원성산은 민주당 공천 지원자가 없어 추가 공모를 진행한 곳으로, 민주당은 정의당 여영국 의원의 지역구인 이곳을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법제처 출신 ‘친문 쌍두마차’ 12년 만에 요직

    법제처 출신 ‘친문 쌍두마차’ 12년 만에 요직

    김기표 권익위 부위원장, 고교·대학 동창 2007~08년 나란히 법제처장·차장 근무요즘 관가에서 법제처 출신 ‘올드보이’들의 귀환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남기명(67)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준비단장과 김기표(66)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입니다. 2007~2008년 남 단장은 법제처장으로, 김 부위원장은 그 밑에서 법제처 차장으로 일했지요. 나란히 장·차관을 하던 두 사람이 공교롭게도 최근 다시 요직을 맡아 복귀하니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지요.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 보니 더욱 그렇지요. 정세균 국무총리는 최근 공수처 설립준비단장에 남 전 처장을 위촉했습니다. 충북 영동 출신의 남 단장은 대전고·충남대 법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법제처장에 임명됐지요. 문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실장을 할 때입니다. 그는 2007년 9월 노 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고려인 중앙아시아 정주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남 단장은 특히 2007년 법제처장 시절 노 전 대통령이 ‘원 포인트 개헌’ 카드를 내놓았을 때 법제 실무 준비를 뒤에서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5년 단임제인 대통령제를 4년 연임제로 바꿔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르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당시 문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실장이었으니 개헌 문제를 놓고 남 단장과 접촉이 많았을 것이라는 것이 법제처 인사들의 전언입니다. 정치적 중립성이 필요한 공수처 설립 준비를 ‘친문 인사’에게 맡긴 것은 문제가 있다는 뒷말이 나온 것도 문 대통령과의 이런 인연 때문이지요. 김 부위원장은 지난달 권익위 부위원장(차관급)으로 임명됐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부산 경남고, 부산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법학 석사를, 그리고 경희대에서 법학 박사를 받았습니다. 문 대통령과 경남고를 같이 다니고 경희대에서 법학 박사를 취득해 고교 동기, 대학 동문이지요. 중앙 부처의 한 인사는 “법제처 출신 인사들이 퇴직 이후 공직으로 다시 돌아오는 경우는 드문데, 상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꼰대 이미지 벗자?… 새롭게 등장한 ‘밀레니얼 핑크’

    꼰대 이미지 벗자?… 새롭게 등장한 ‘밀레니얼 핑크’

    ‘변신’ 전략 안철수 측 신당은 오렌지색 민주당은 ‘파란 일으키자’ 파란색 유지 ‘따뜻한 정당’ 표방 정의당 노란색 사용당명뿐 아니라 상징색도 정당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다. 특히 상징색은 선거철에는 유권자들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요소로 선거전 흥행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보수 통합신당인 미래통합당은 상징색을 ‘밀레니얼 핑크’로 정했다. 자유한국당이 그동안 써 온 빨간색 계열은 유지하면서도 강성 이미지를 탈피해 중도까지 외연을 넓히려는 의도가 담겼다. 이미 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꼰대 정당’ 이미지를 벗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이 색깔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원색이 아니라 선거전에 도움이 안 된다”, “예비후보들이 이미 빨간색을 쓰고 있는데 바꾸기가 어렵다”는 등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통합 주체들이 뜻을 모은 만큼 상징색을 다른 계열로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색은 당을 대표하는 시각적 이미지이기 때문에 비슷한 상징색을 쓰는 다른 정당이 있을 경우 혼란을 유발할 수도 있다. 최근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전 의원 측과 민중당 간에 ‘오렌지색·주황색’ 논란이 일어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 전 의원 측이 4년 전 국민의당 시절 쓰던 초록색과는 정반대에 가까운 오렌지색을 택한 것은 상징색 교체를 통한 이미지 변신 전략으로 풀이된다.17일 통합을 앞둔 옛 국민의당 계열 3개 정당의 당색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청록색, 대안신당은 진녹색, 민주평화당은 녹색을 쓰고 있다. 3당의 공통 기반을 고려하면 녹색 계열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호남 정당’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색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정치권에서는 당색 변화를 통해 낡은 이미지를 깨려는 시도가 이어져 왔다. 2012년 새누리당은 수십년간 보수를 상징해 왔던 파란색을 버리고 빨간색을 입었고 그해 총선과 대선에서 연달아 승리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남겨 둔 파란색을 채택했고 19대 대선에서 ‘파란을 일으키자’는 선거문구에 활용하기도 했다. 노란색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색이었다. 열린우리당 이후 명백이 끊어진 노란색은 지금은 ‘따뜻한 정당’을 표방한 정의당이 사용하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아크로리버파크와 반지하/김동현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아크로리버파크와 반지하/김동현 경제부 차장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하면서, 주인공들이 살았던 ‘반지하 주택’에 외신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BBC는 반지하 주택을 분단의 산물이라고 소개했지만, 사실 1970년대 산업화로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발생한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확산된 측면이 크다.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 중 하나인 반지하는 겨울철에는 난방비가 덜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름철에는 습기로 벽면에 곰팡이가 생기는 일이 다반사다. 또 길가에서 들어오는 먼지와 암막 커튼을 치지 않아도 낮잠을 잘 수 있는 어두컴컴한 방은 기본 옵션이다. 때문에 반지하 주택은 주거 빈곤의 상징으로 통한다. 2015년 기준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는 가구는 총 36만 3896가구로 전체 가구의 1.9% 수준이다. 하지만 반지하 주택이 대도시에 집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 중 반지하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훨씬 높을 것으로 추산된다. 반지하 주택이 주거 빈곤의 상징이라면 지난해 3.3㎡당 1억원에 거래가 이뤄진 서울 서초구의 ‘아크로리버파크’는 부의 상징으로 통한다.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고, 지하철과 고속버스터미널, 대형종합병원 등 각종 편의시설이 주변에 다 모여 있다. 좋은 것만 다 모아 놓으니 가격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높다. 이 아파트는 KB시세 기준 전용면적 84㎡가 2018년 1월 24억원이었는데, 지금은 31억 5000만원이다. 불과 2년 만에 30% 가까이 급등하면서 아크로리버파크는 부의 상징을 넘어 똘똘한 재테크 수단이 됐고, 그 결과 가격이 다시 뛰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는 사이 강남 아파트는 서민들이 갈 수 없는, 그들만의 섬이 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토교통부의 주택정책 중심은 서울, 특히 강남을 중심으로 뛰는 아파트값을 잡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당시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집값 급등으로 정권을 잃었다는 기억 때문인지 일단 주택시장 안정에 쏟는 정부의 노력은 결과를 떠나 박수를 쳐줄 만하다. 문 정부 출범 이후 공급 확대, 대출 규제, 세제 강화 등 전방위 규제 대책이 18차례나 나왔고, 이상 거래의 경우 세무조사까지 진행하고 있다. 한마디로 부자에게 꼭 가져야 하는 아이템(MUST HAVE)이 된 강남 아파트의 가격을 잡아 상대적 박탈감을 해결하는 데 어느 정권보다 열심히 노력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세력을 잡으면 통쾌하겠지만, 국민들의 주거 환경이 나아지지는 않는다. 2018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고시원과 여관, 판잣집, 비닐하우스, PC방 등 비주택에서 살고 있는 가구가 전국에 36만 9501가구나 된다. 반지하 주택 36만 3896가구와 합치면 73만이 넘는 가구가 제대로 된 집에서 살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대통령부터 경제부총리, 국토부 장관 등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수차례 선포했지만, 국민들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비전을 보여 주지는 않는다. 통쾌한 활극 같은 부동산 정책은 표가 되지만, 시민을 위한 임대아파트를 더 짓는 것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2018년 우리나라의 임대주택 재고율은 7.1%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8%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네덜란드(34%)나 오스트리아(27%)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진정 지·옥·고에 사는 청년들과 서민을 위한다면 30개월 동안 잡지 못한 서울 집값을 잡겠다고 요란하게 떠들 것이 아니라 착실하게 임대주택을 늘리는 게 더 낫지 않을까. moses@seoul.co.kr
  •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그래도 답은 노동조합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그래도 답은 노동조합

    세상에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얻기 힘든 것은 노동자의 권리이다. 그 기본적인 권리를 갖기 위해 조직된 힘이 필요하고, 그건 노동조합을 통해 가능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말했듯, 노동자의 권리는 “깨어 있는 노동자의 조직된 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노동자의 권리를 기본적인 권리로 또는 시민권의 일부로 인정하지 않는 반노동 정서가 강한 한국사회에서는 노동조합에 대한 부정과 매도가 여전히 횡행한다. 예컨대 민주노총에 대한 적대와 비난은 극우 보수 세력의 전유물이 아닌 지 꽤 됐다. 태극기집회에서 민주노총이 주적으로 호명되는 것은 그렇다 치고, 나경원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는 민주노총을 “한국 경제를 갉아먹는 또 하나의 축”이라고,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법치와 경제를 망치는 암적 존재”라고 공격한다. 여기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민주노총은 “더이상 약자가 아니다”라고 규정하니, 이런 적대적 언어는 서울중앙지검이 시위에 참여한 민주노총 조합원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하면서 그 청구서에 “민주노총은 암적인 존재”라고 인용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는 노동조합이 언제나 옳다거나 민주노총이 비판받을 점이 없는 아름답고 완벽한 조직이라고 강변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난 20여년 한국 노동운동을 연구하면서 민주노총을 가까이에서 관찰해 왔고 그래서 민주노총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한계와 문제를 잘 알고 있다. 여전히 대기업, 공공부문, 정규직, 남성 노동자 중심이고 내부 민주주의와 의사결정 과정에 결함이 많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 내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노동조합이 갖는 조직적 의미와 사회적 정당성이 부정돼서는 안 된다. 역사에 가정이란 없다지만 이런 상황을 가정해 보자.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을 뒤이어 전국의 노동자들이 자신의 기본적인 권리를 요구하는 ‘노동자 대투쟁’이 없었다면, 그 투쟁에 기반해서 민주노총이 1995년에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조직적 힘에 기초해서 2000년에 민주노동당이 창당되지 않았다면, 그리고 2004년 이래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진보 정당이 소수정당으로라도 국회에서 노동, 복지 정책을 강변하지 않았다면, 지금 한국의 노동권은, 사회복지는 어디쯤에 있을까. 특히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이 재편되면서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노동 불안정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노동조합이 없다면 노동자들은 어디까지 내몰릴 것인가. 지금 눈앞에 닥친 그리고 앞으로 가속화할 플랫폼 노동의 증가와 안정된 일자리의 감소에 맞서 누가 나서서 이들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 줄 것인가.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는 2018년 기준 전국노조조직 현황을 발표했는데, 몇 가지 희망적인 지표가 포함됐다.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노동자 대투쟁 이후 1989년에 19.8%라는 최고점을 찍은 이래 감소해 왔고 급기야 2010년에는 9.8%까지 떨어졌다. 참고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은 미국과 함께 노동조합 조직률이 가장 낮은 나라에 속한다. 다행히 2016년쯤부터는 더디지만 조금씩 상승세로 바뀌어 2018년 말을 기점으로 11.8%로 늘어난 것이다. 2017년 대비 24만여명의 노동자가 더 노동조합에 가입했고, 특히 민주노총 가맹 조합원 수가 증가해 한국노총을 조금 앞서게 됐다. 민주노총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 청년과 여성 노동자의 가입이 늘었다고 하니 무엇보다 의미 있는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에 지역노조, 여성노조, 알바노조, 청년노조, 플랫폼 노동연대와 같은 기존 사업장 중심을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조직화 방식도 수년간 시도되고 있으니 조직된 노동자의 힘에 일조할 거라 기대한다. 2020년은 민주노총 출범 25주년이자 민주노동당 출범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무슨 주년을 기념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이를 계기로 더 많은 노동자가 노동조합이라는 조직적 목소리를 갖게 되길 바란다. 특히 노동조합을 가장 필요로 하는 비정규직, 여성, 청년 노동자들이 더 많이 조직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렇게 조직된 힘으로 다가오는 총선에서 친노동 정책을 약속하는 진보정당에 투표하길 기대해 본다.
  • [법서라] 비공개 논란에 더 주목받은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

    [법서라] 비공개 논란에 더 주목받은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비공개’ 논란으로 오히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이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공소장은 검사가 피고인의 죄명과 구체적 범죄 사실 등을 기재해 법원에 제출하는 문서로 국회가 요구하면 법무부가 공개해왔습니다. 하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현 정권 실세들이 연루된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을 비공개하기로 결정하고, 71장 분량을 단 3장으로 요약해 국회에 전달했습니다. 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추미애, 공소장 비공개 해명에도 계속되는 반박 추 장관은 직접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습니다. 지난 6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 2층에 신설한 법무부 대변인실 ‘의정관’ 개소식에 참석한 추 장관은 헌법상 공소장 비공개 결정이 정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추 장관은 “헌법상 무죄 추정 원칙에 따라 (형법에) 피의사실 공표 금지 조항이 있고, 이에 법무부가 (훈령인)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형사사건 공개 금지 규정에 근거한 비공개 결정이 국회법 등 상위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에 대해 헌법상 기본권을 들어 반박한겁니다. 또 추 장관은 “미국 법무부도 공판기일이 1회 열린 뒤에야 (공소장이) 공개 되고, 법무부도 공소장을 공개한다”면서 “이와 같은 시스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러 언론에서 미국에서도 재판이 열리기 전이나 기소 직후 법무부가 공소장을 공개한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자 법무부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연방 법무부가 공소장 전문을 공개한 경우는 “대배심 재판에 의해 기소가 결정된 이후 법원에 의해 공소장 봉인이 해제된 사건이거나, 피고인이 공판기일 에서 유무죄 답변을 한 사건 등”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공방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도 기소 뒤 바로 공소장을 공개하는게 원칙이란 주장이 법조계에서 계속 나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일반 시민이 재판에 참여해 기소여부를 결정하는 대배심 제도가 있습니다. 여기서 기소가 결정되어 기소 문서를 법원에 접수하면, 검사가 비공개 요청을 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공소장이 공개된다는 것입니다. ●참여연대·정의당, 진보진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법무부의 계속된 해명에도 불구하고 진보진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5일 논평을 통해 “청와대 전직 주요 공직자가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명예 및 사생활 보호나 피의사실 공표 우려가 국민의 알 권리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없다”면서 “이미 기소가 된 사안인 만큼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보호는 법무부가 아닌 재판부의 역할”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음날 정의당도 “노무현 정부 때부터 15년 넘게 공소장 전문을 공개해 왔다”면서 “이번 결정은 타당성 없는 무리한 감추기 시도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법무부 결정에 유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야권에서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에 대해 “대통령의 연루 정황을 밝다혀야 한다”면서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공소장을 기어이 꽁꽁 숨긴 것을 보면 이것이야말로 셀프 유죄 입증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공소장 비공개 결정에 대해 추 장관을 업무방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습니다. ●비공개 이후 더욱 주목받는 공소장 내용은? 이처럼 법무부의 공소장 비공개 결정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오히려 이런 결정으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동아일보는 7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적법하게 입수한 공소장을 공개한다”고 밝혔습니다. 공개된 공소장에는 ‘송철호 울산시장 만들기’를 위해 경쟁자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위 의혹을 수집하고, 경찰이 표적수사를 벌이는 데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개입한 ‘하명수사’ 정황이 자세히 적시됐습니다.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 시장과 측근인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김 전 시장을 제압하기 위해 김 전 시장과 주변 인물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각종 비위 정보를 수집·정리했다고 검찰은 파악했습니다. 공소장엔 송 시장이 2017년 9월 20일 울산 남구의 한 식당에서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을 만나 ‘김기현 관련 수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해 달라’는 청탁을 했다고 적혀있습니다. 이어 송 부시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문해주 당시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 전화를 걸어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해결책이 없느냐’고 문의했고, 문 행정관은 ‘김 시장과 측근의 비리를 문서로 정리해달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송 부시장은 ‘울산광역시장 비리개요’란 제목의 문건을 작성해 전자우편으로 전달했습니다. 검찰은 문 전 행정관이 전달받은 이 문건을 재가공해 확연히 다른 ‘범죄첩보서’를 생산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예를들면 ‘골프를 쳤다’는 ‘골프 접대를 받고 금품을 수수하였다’로 김 전 시장에게 불리하게 내용을 변경했습니다. ‘2017년 6월 김기현 해외출장시 레미콘 업체 대표를 동행 소문(?)이 있는 등 친밀한 사이’는 ‘2017년 6월 김기현 해외출장시 레미콘 업체 대표와 동행하는 등 김기현과 친밀한 사이’로 단순한 소문을 기정 사실로 단정짓기도 했습니다. 또 검찰은 문 행정관이 송 부시장에게 수차례 연락하며 기재된 내용을 일일이 확인했다고 파악했습니다. 문 전 행정관은 이렇게 생산한 범죄첩보서를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합니다. 검찰은 이 범죄첩보서가 민정비서관실 직무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게 만들어졌고, 송 시장 측이 선거에 유리한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것을 백 전 비서관이 알았다고 봤습니다. 그럼에도 백 전 비서관이 내용 진위를 확인하는 절차도 거치지 않고 경찰에 하달해 수사에 착수하게 했다고 공소장에 적시됐습니다. 다만 본인이나 민정비서관실에서 직접 하달 할 경우 향후 문제가 될 것을 염려해, 비위 정보 수집·하달 권한이 있는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에게 “이미 수사 진행 중인데 경찰이 밍기적 거리는 것 같다. 엄정하게 수사 받게 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박 전 비서관은 심각한 위법임을 인지했지만 청와대 입지가 굳은 백 전 비서관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경찰에 하달했다고 검찰은 봤습니다.청와대는 이 수사 상황을 2018년 6·13 지방선거 전 18회, 선거 이후 3회로 총 21회에 걸쳐 보고 받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청와대에 비위가 이첩되면 경찰은 보통 영장 신청·수사 종결 시에만 보고를 한다”면서 “스무 건 넘는 보고는 이례적인데 특별히 잘 챙기라는 지시가 있을 경우 잦은 보고를 한다”고 귀띔했습니다. 이런 정황은 공소장에 적시되어 있습니다.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 소속 연락관은 경찰청 특수수사과 관리반장에게 2018년 2월 초 ‘청와대 하달 첩보 수사 상황을 파악해서 보고해 달라’는 지시를 했고, 관리반장은 이 지시를 울산청에 전달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습니다. 경찰의 보고에는 수사진행 경과나 피조사자들의 구체적 진술요지, 영장 신청 일정, 추가 압수예정 사실 등 수사 기밀에 해당하는 내용 등이 담겨있었다고 합니다. 백 전 비서관의 수사 개입이 의심되는 정황도 공소장에 적시됐습니다. 백 전 비서관은 2018년 2월~3월 무렵 박 전 비서관에게 ‘울산 지역 경찰들이 검찰에서 영장을 무리하게 기각해서 수사를 진행하는데 불만이 많다’면서 경찰 수사를 도와달라는 취지를 울산지방검찰청 관계자에게 전해달라고 요청해 박 비서관은 이를 전했습니다. 이 외에도 공소장에는 청와대의 ‘공약 지원’을 통한 선거 개입 정황도 담겼습니다. 장환석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선거 전 송 시장 등을 만나 김 전 시장이 추진하던 산재모병원 공약에 대한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결과 발표 연기 요청을 수락했고, 이는 송 시장에게 유리하게 이용됐습니다. 송 시장은 청와대를 방문해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에게도 같은 부탁을 했다고 검찰은 파악했습니다.또 한병도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 송 시장의 당내 경쟁자인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선거 불출마를 대가로 공기업 사장 등을 권한 정황도 담겼습니다.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원하던 임 전 위원이 울산시장 출마를 강행하자, 출마 기자회견 하루 전 한 전 수석이 임 전 위원에게 ‘울산에서는 어차피 이기기 어려우니, 공기업 사장 등 4자리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고 검찰은 파악했습니다. 이처럼 공소장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친구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다수의 청와대 전·현직 실세가 움직인 정황이 담겼습니다. 이 공소장은 비공개 결정 이후 언론을 통해 전문이 공개되는 등, 오히려 더 많은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공소장 비공개를 둘러싼 공방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정치공작’ 원세훈 징역7년 선고한 재판부, “반헌법적 행위” 질타

    ‘정치공작’ 원세훈 징역7년 선고한 재판부, “반헌법적 행위” 질타

    1심, 8개사건 나눠 2년 넘게 심리댓글부대·MB뇌물 등 혐의 유죄MBC 김재철 전 사장, 집행유예이채필 전 고용부 장관, 법정구속이명박 정부 시절 각종 정치공작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세훈(69)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 징역 7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2017년 12월 처음 기소된 지 2년 2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순형)는 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 혐의로 기소된 원 전 원장에 대해 징역 7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15년의 절반에 못 미치는 형량이다. 재판부는 국고손실 범죄로 횡령한 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고 확인되지 않는다며 추징금은 부과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의 반헌법적 행위로 국정원의 위상이 실추되고 국민 신뢰가 상실됐으며 결국 국가안전보장이 위태로워졌다”고 질타했다. 이어 “죄질이 나쁘고 부하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해 수장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원 전 원장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 적폐청산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전면적인 재수사를 받았다. 이미 기소된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 공작 수준을 넘어 민간인까지 동원된 ‘댓글 부대’가 운영됐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다. 이후 원 전 원장은 2017년 12월 민간인 댓글 부대를 운영해 국정원 예산을 목적 외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뒤 2018년 12월 어용노총 설립에 국정원 예산을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기까지 1년 간 총 9차례 기소됐다. 법원은 이 사건을 8개로 나눠 4개 재판부에 배당해 병행 심리했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에게 적용된 혐의 상당수를 유죄로 판단했다.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위 풍문을 확인하는 이른바 ‘데이비드슨 사업’에 예산을 사용한 혐의, ‘국가발전미래협의회(국발협)’라는 외곽 단체를 만들어 진보세력을 ‘종북’으로 몰아가는 정치 공작을 벌인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됐다. 박원순 서울시장 등 당시 야권 정치인을 제압할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거나, 배우 문성근씨나 권양숙 여사 등 민간 인사들까지 무차별 사찰한 ‘포청천 공작’을 벌인 혐의도 재판부는 유죄로 인정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상득 전 의원 등에게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전달했다는 혐의도 재판부는 유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정권에 비판적인 성향을 보이던 방송인 김미화씨, 김여진씨 등을 MBC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도록 하고, 최승호 현 사장 등 일부 직원들을 업무에서 배제해 방송 장악을 기도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됐다. 검찰은 이 행위를 업무방해, 국정원법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했지만, 재판부는 법리적으로 죄를 물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원 전 원장과 함께 기소된 김재철 전 MBC 사장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원 전 원장이 사저 리모델링 비용 등 개인적인 일에 국정원 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직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원 전 원장과 공모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징역 1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에 대한 사건을 2년 간 심리한 뒤 지난해 12월 다시 하나로 묶어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당시 원 전 원장은 최후진술에서 “검찰은 국정원장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고 하면서 공소를 제기했다”면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일들을 한 직원들을 형사처벌하는 것은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원 전 원장은 2012년 총선·대선에서 국정원 직원을 동원해 특정후보를 겨냥한 댓글을 달게 해 선거에 영향을 미친 혐의로 기소돼 5번의 재판 끝에 징역 4년이 확정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秋·尹 한 달 만에 소통 35분… “한결 풀렸다”

    秋·尹 한 달 만에 소통 35분… “한결 풀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6일 대검찰청을 전격 방문해 윤석열 검찰총장과 만났다. 지난달 2일 추 장관이 취임한 뒤 두 번째로, 한 달 남짓 이어져 온 극도의 갈등관계를 조금씩 풀어보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법무부와 검찰에서 동시에 나오고 있다. 다만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혹 사건 공소장을 비공개하기로 한 결정이나 여권 인사들이 연루됐을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의 수사도 남아 있어 긴장구도는 계속될 전망이다.추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로 예정돼 있던 서울고검 청사 내 법무부 대변인실의 개소식에 앞서 10시 35분쯤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를 찾았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은 법무부 조남관 검찰국장과 심우정 기획조정실장, 대검 구본선 차장검사와 이정수 기획조정부장 등이 배석한 가운데 35분간 대화를 나눴다. 추 장관은 만남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어디 마을에 갔으면 그 마을에 인사하면서 들어오는 게 예의”라고 소개했다. 이어 “권력기관의 개혁을 앞두고 법무·검찰 사이에도 협조할 일이 많고 국가 수사 총역량을 유지하는 원칙에서 기관 간에 잘 협조하라는 대통령의 당부 말씀을 전하면서 서로 소통해 나가자고 했고, (윤 총장도) 굉장히 공감을 해주셨다”고 전했다. 조 국장은 “(법무부) 장관이 대검에 직접 방문한 역사가 2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거들었다. 대검에서도 분위기가 한결 풀렸다는 반응이 나왔다. 검찰 인사나 ‘검사동일체’ 관련 발언 등 갈등 요인들은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은 이날 서울고검 청사 안에 법무부 대변인실을 마련한 데 대해서도 윤 총장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소통하는 의미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수사와 관련해서는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긴장관계는 여전한 형국이다. 추 장관의 ‘분신’ 격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윤 총장과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 지검장은 최근 서울남부지검 다중피해 금융사건의 수사인력을 보강하도록 서울중앙지검 검사들을 파견하라는 윤 총장의 지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도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최강욱(52)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의 처리 결과를 두고 윤 총장과 충돌을 빚었다. 이를 두고 이 지검장이 여권 인사들의 연루설이 제기된 신라젠 사건 수사를 두고 윤 총장에 반기를 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중앙지검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지검장이 표시한 것”이라면서 “총장 지시 하루 만에 3명을 파견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정진원 판사는 7000억원대 불법 투자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691억원의 불법 투자를 유치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대표는 과거 ‘노사모’에서 왕성히 활동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신라젠의 비상장 주식 지분 14%를 갖고 있던 최대주주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당신의 편견 지워 보세요…한국 정치도 웃을 수 있게

    당신의 편견 지워 보세요…한국 정치도 웃을 수 있게

    #30대 #성소수자 #정치 신인으로 요약되는 피터 부티지지(38) 전 사우스벤드시장이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레이스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한국판 부티지지’가 나올 가능성은 0에 수렴된다. 세계 각국에서는 세대교체와 다양성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한국 정치권은 무풍지대다. 공직선거법 16조 4항은 ‘대통령으로 뽑힐 수 있는 자는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이 있고 선거일 현재 40세에 달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국회의원 등의 선거에는 만 25세 이상이면 입후보할 수 있지만 대통령만큼은 만 40세가 넘어야 후보라도 될 수 있다.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 제한의 역사는 뿌리 깊다. 박정희의 5·16 군사정변 이듬해인 1962년 5차 군정대통령제 개헌에서 40세가 명시됐다. 거슬러 올라가면 1919년 대한민국 임시헌법도 임시 대통령 자격을 ‘만 40세 이상된 자’로 제한했다. 미국은 대통령 취임일을 기준으로 만 35세 이상, 프랑스는 만 18세 이상 시민이면 누구나 입후보할 수 있다. 개헌으로 연령 제한이 낮아진다 가정하더라도 두 번째 장벽은 더 높다. 동성 배우자가 있는 부티지지가 정치인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것과 달리 한국 정치권에서는 성소수자 그림자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2008년 총선 당시 민주노동당 최현숙 성소수자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한 성소수자로는 처음으로 서울 종로에 출마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성소수자가 선거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일은 전무하다.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 대선 후보 토론회 등에 단골로 등장하지만, 정의당 심상정 대표 정도를 제외하면 ‘국내에서의 동성 결혼은 아직 이르다’는 게 기성 정치인들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인디애나주 작은 도시 시장 경력이 전부인 부티지지가 수십년 경력의 ‘정치 거인’들과 대등하게 겨루고 있는 것은 미국에서도 화제다. 미국에서는 정치 신인의 대권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보이고 있지만, 국내 역대 대선에서는 비슷한 사례가 없다. ‘노풍’의 주인공 노무현 전 대통령, ‘안풍’을 불러왔던 안철수 전 의원 정도가 신선했던 후보로 분류되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과 장관을 역임한 정치인이었고 안 전 의원은 정계 입문 당시 국민적 인지도를 갖고 출발했다. 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부티지지 돌풍은 미국 국민들이 기성 정치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한 현상”이라고 분석하면서 “우리나라도 정치 불신이 팽배한 만큼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젊은 정치인이 나온다면 기존 정치권에 자극을 가하는 돌풍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진보 진영이라 할지라도 성소수자를 후보로 내세우기엔 자체적으로도 논란이 있을 것”이라며 “그 점만큼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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