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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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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보 빠진 정책은 완결성 못갖춘것”

    “장관들이 대통령 얼굴 잊어버린다고 해서 나왔다.” 노무현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한 인사말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 1월4일 이후 한달 반만에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제가 국무회의에 안오니까 대통령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장관들이 대통령 얼굴 잊어버린다고 해서 얼굴이나 보고 인사도 나눌 겸 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여러 혁신과제들이 있지만 대통령이 특히 관심을 갖고 주력하는 것은 업무·행정을 효율적으로 정비하는 것”이라면서 홍보강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특히 최근 새만금 사업과 고속철도 천성산 관통터널 사업이 차질을 빚은 점을 의식한 듯 “홍보가 빠진 정책은 완결성을 갖춘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지시·명령의 시대가 아니라 국민 동의가 중요한 시대”라고 홍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국민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 정책은 K-TV를 통해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알려나가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얼마전 행정자치부의 회의 방식변화에 대한 언론의 보도를 보고 청와대도 이를 벤치마킹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고 소개하고 “장·차관의 자세에 따라 부처 분위기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출산율 정책, 고령화 대책, 에너지 대책, 양극화 극복 등은 본질적·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이라면서 필요하면 발상의 대전환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조용히 가겠다는 자세보다는 힘들더라도 좀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간다는 자세를 갖자.”고 적극적 업무추진을 당부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국내 첫 6000시간 무사고 비행

    국내 첫 6000시간 무사고 비행

    한국 현역 조종사 중 최장 기록인 ‘6000시간 무사고 비행기록’을 달성한 공군 조종사가 탄생했다. 쿠웨이트 알리 알 살렘 기지에서 이라크 자이툰부대를 오가며 병력·물자 수송을 맡고 있는 공군 제58항공수송단(다이만부대) 비행대대장 이해원 중령(42·공사 34기)이 주인공. 특히 그의 기록은 저항세력의 대공화기 위협에 늘 노출돼 있는 이라크 상공에서 수립돼 더욱 빛이 난다.1985년 조종사에 입문한 이 중령은 지난 16일 밤(현지시간) C-130 공군 수송기를 몰고 자이툰부대 공수지원 임무를 완료, 무사고 비행 6000시간이란 대기록을 세웠다. 이 비행기록은 우리 나라 현역 조종사 중 최고 기록이며 지구 둘레를 80바퀴(약 320만㎞) 돈 것에 해당되는 것으로, 금명간 한국 기네스북에도 오를 예정이다. 이라크전에 앞서 걸프전(1992년)과 아프가니스탄의 대테러전(2002년)에도 참가한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6000시간의 비행 중 700시간 이상을 전장의 상공에서 비행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노무현 대통령이 자이툰부대를 전격 방문한 ‘동방계획’ 때는 물론 윤광웅 국방장관이나 각군 참모총장 등 요인들의 자이툰부대 방문 때마다 조종간을 잡아왔다. 이 중령은 “다음 임무를 준비하는 데도 주어진 시간이 짧다.”면서 “6000시간의 기록에 대해 숫자상 의미를 부여할 마음은 없다.”며 짧은 소감을 밝혔다. 올 10월까지 다이만부대 비행대대장으로 임무를 수행한 뒤 공군 제5전술공수비행단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기고] 프랑스식 국방개혁 연구해야/최명상 전 공군대학 총장·소르본대 정치학박사

    노무현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시, 마리(Alliot Marie) 국방장관으로부터 군 개혁에 대해 설명을 듣고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프랑스식 국방개혁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국방개혁을 지시한 것은 지난 1996년 2월이다. 주요 내용은 97년부터 2015년까지 (1)육군을 27만명에서 17만명으로,97개사단 129연대를 85개 연대로,927대의 탱크를 420대로,340대의 헬기를 180대로 줄이고,(2)해군은 7만명에서 5만 6000명으로,101척의 군함을 81척으로,6대의 핵잠수함과 7대의 재래식 잠수함을 6대의 핵잠수함으로 운영하고,33척의 해상초계기를 22대로 줄이며 (3)공군은 9만 4000명에서 7만명으로,405대의 전투기를 300대로 줄이는 대신, 공중급유기를 11대에서 16대로 늘리고,101대의 헬기를 84대로 감축하는 것 등이다. 프랑스 국방개혁의 특징은 국민합의에 의해 병력 규모에서 핵무기에 이르기까지 20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래 계속돼 오던 징병제를 없애고,50여만명의 군병력을 35만명으로 직업군인화하며, 신속전개병력을 1만명에서 5만∼6만명으로 늘리는 것이다. 병력의 3분의1과 국방 예산의 5분의1을 줄이면서 기동성있는 강군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드골주의자들의 오랜 목표인 무기체계에서 완전한 자주국방정책을 포기하고 프랑스 산업에서 미흡한 위성정보,C4I장비, 전략공수 분야는 유보시켰다. 정책 변화에 따른 방위산업 구조조정도 불가피했다. 이러한 결단은 좌·우파 간의 혼란을 부를 수도 있었으나 국민 70%의 찬성으로 가능했다. 프랑스 국방개혁은 유럽연합군 및 NATO군과의 조화도 고려하며 진행되고 있다. 걸프전과 코소보전 참전시 얻은 교훈을 지침으로 비효율적이던 장거리수송, 적방공망제압, 공중급유, 야간폭격능력을 강화시키고 신속장거리 전개군을 증강하고 있다.‘9·11테러사태’ 이후 아프카니스탄 전과 이라크 전을 관찰하면서 정밀공격능력과 대 테러전을 보강함으로써 21세기형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핵무기 운용에서도 알비옹 플라토(Albion Plateau)에 있는 18기의 지대지 전략핵미사일을 폐기하고 전략핵폭격기와 핵잠수함의 2개운영체제로 정책을 바꾸었으며 단거리 하데스 미사일 운영도 폐기시켰다. 또한 대 테러전에는 미국이 핵심역할을 하며,‘미국이 유럽 안보에 필요한 나라’임을 인정하고 있다. 이렇게 프랑스의 국방개혁은 국제안보환경과 국제정치질서의 변화에 따라 방위목적과 능력에 맞추어 전면적으로 재편해가고 있다.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991년 소련이 붕괴되고 세계냉전이 종식되면서 프랑스와 NATO에는 더 이상 적이나 위협이 존재하지 않는다. 유럽연합이 탄생되면서 프랑스와 독일간 국경 위협은 사라졌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국방개혁의 제1단계로 ‘군사계획법 1997∼2002’를 만들어 징병제를 폐기했고 현역과 예비역을 재조직했다. 예비군도 작전예비병력을 사용할 수 있는 작전예비군과 시민예비군의 형태로 바꿨다. 징병제를 지원제로 전환함에 따라 병력은 1996년 57만 3000명에서 2002년 44만명으로 감축되었지만 직업군인의 비율이 60%에서 92%로 증가되었다. 현재 프랑스는 ‘군사계획법 2003∼2008’에 의거 제2단계 개혁이 진행 중에 있다. 프랑스식 국방개혁을 우리 군 개혁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적과 정면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랑스처럼 징병제를 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기술집약적인 군 구조,3군의 균형발전 등은 좋은 연구 모델이 될 것이다. 프랑스와는 다른 적의 위협, 안보환경, 우리군의 취약점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전략전술 수립과 군사력을 건설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북한 핵, 주한미군 재배치, 한·미동맹관계, 국민적 공감대와 국방비 등을 고려하여 조화를 이루는 협력적 자주국방이 되어야 한다. 한반도의 영원한 평화와 통일, 한민족의 번영을 뒷받침하는 강한 군대를 만드는 국방개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최명상 전 공군대학 총장·소르본대 정치학박사
  • [열린세상] ‘꼬붕’의식을 버리자/정세현 이화여대 석좌교수·전 통일부 장관

    1970년대 초 동서데탕트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먼저 적십자회담을 제의하여 남북간에 대화가 시작되었지만 물론 ‘판문점의 봄’이 오래가지는 못했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은 매년 8·15경축사에서 남북관계 관련 대북제의를 했다. 그리고 이 전통은 5,6공과 문민정부까지 이어졌다. 이는 북한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경제를 보호하고 국민들이 전쟁공포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90년대 중반까지는 북한도 방어적이었기 때문에 남북간 접점조차 찾기가 쉽지 않았다. 김대중 정부 들어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고 남북교류·협력이 활성화되면서 적어도 일반국민들은 안보불안감을 훨씬 덜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복무쌍지(福無雙至)인가? 그렇게 바라던 남북관계 개선이 막상 현실로 구현되면서 오히려 ‘남남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북한 편들고 퍼주는 친북정권이다.”,“미국에 대드는 반미정권이다.”,“남북관계 때문에 한·미관계가 나빠지고 있다.” 등등의 비난은 노무현 정부 들어서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기본적으로 냉전논리나 흑백논리, 또는 대미의존의식의 발로라고 할 수 있지만, 앞으로의 건전한 통일논의와 민족자존 외교를 위해서 몇 가지는 좀 짚어둘 필요가 있다. 첫째, 대북압박을 하지 않고 기계적 상호주의를 적용하지 않으면 친북이고 퍼주기인가? 대화·교류·협력·왕래·지원이야말로 경쟁적·적대적 국가간 평화정착과 통합의 유력한 방법론이라는 것은 유럽연합(EU) 형성과정에서 입증되었다. 남북경협과 대북지원은 반북하자는 것이 아니지만 친북하자는 것도 아니다. 현실을 인정하는 토대위에서 현실을 고쳐나가는 방법이다. 이 방법 말고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적으로 통일할 묘수가 있는가? 둘째, 미국에 대든다, 외교를 거칠게 한다고 비판하지만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상대가 우리 주장을 귓등으로 듯는 것처럼 보이면 큰소리로 힘을 주어 말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핵참화만은 막으려는 절박한 심정에서 하는 문제제기조차 오히려 우리 내부에서 ‘대들기’,‘반미’로 규정하면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미국이 우리를 많이 도와주었고 지금도 동맹국이지만, 미국과 우리의 국가이익이 똑같을 수는 없다. 미국의 정책이 우리에게 불리할 때는 불리하다고 말하고, 대미설득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외교는 왜 하는가? 한·일관계에서는 친일·반일 구분없이 ‘할 말 하기’와 국익극대화를 주문하면서, 유독 한·미관계에서는 친미·반미의 선부터 긋는 것은 자가당착이고 굴종주의다. 셋째, 남북관계 개선은 ‘평화만들기’를 위한 방법이다. 한·미관계는 경제적 의미도 크지만, 기본적으로 ‘평화지키기’를 위한 수단이다. 그런데 ‘평화지키기’만으로는 ‘적극적 의미의 평화’나 통일을 기약할 수 없다. 따라서 평화와 통일이라는 국가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는 적절하게 균형을 잡으면서 활용해 나가야지 어느 한쪽으로 기울 일이 아니다. 요컨대 한·미관계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일 뿐이다. 이제는 남북관계와 한·미관계에서도 반북이 아니면 친북이고 반미라는 흑백논리는 버릴 때가 되었다. 지금이 냉전시대도 아니지만, 한반도문제는 아이들 같은 흑백논리나 이데올로기적 양단논법으로 접근해서 풀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는 우리도 누구의 바짓가랑이라도 잡아야 비로소 안심이 되는 ‘꼬붕’의식을 버리고,2만달러 시대를 준비하는 나라의 국세(國勢)에 맞게 ‘내나라 입장에서’ 정세를 분석하고 상황을 주도해나가야 한다. 북한을 더 변화시키고 남북관계를 개선해나가는 것도 우리 책임이고 주변국들이 우리의 통일에 협조하도록 만드는 것도 우리의 일이다. 이런 일을 다른 나라에 맡길 수도 없지만, 다른 나라가 해 줄 리도 없다. 물론 현실적으로 중요한 나라는 미국이기 때문에 미국과는 긴밀한 공조를 하되, 숭미(崇美)가 아닌 용미(用美)차원에서 협력해 나가면서 그때그때 유관국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외교를 능소능대하게 해나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마음속의 변방의식(邊方意識)부터 걷어내야 한다. 대한민국은 스스로 평가하는 것보다 상당히 큰 나라다. 정세현 이화여대 석좌교수·전 통일부 장관
  • 盧대통령 “과반수보다 대의 중요” 입장표명

    盧대통령 “과반수보다 대의 중요” 입장표명

    노무현 대통령은 26일 임채정 의장 등 열린우리당 새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베푼 자리에서 느닷없이 “일희일비하지 말자.”면서 인연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간의 연정론에 대해 ‘선(先) 대통령 탈당’을 제기하며 반발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한때의 정책에 호불호도 중요하고 당과 정책적인 조율이 안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연”이라면서 “시끄러워도 둘이 만나면 잘되는 집안이 있고, 손발이 맞는 것같은데 둘이서 만나면 자꾸만 사업이 안되는 인연도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좋은 인연을 만나면 다 잘되듯이 당에서도 그렇게 생각해 주시고 나도 당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애정을 표시하고 “일희일비하지 말고 섭섭할 때도 섭섭하다 하지 마시고, 같이 꾸준히 가자.”고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당정분리에 대해 “나는 새 질서에 대해 완전히 익숙하고 아주 편안하다.”면서 “아직까지 정착되지 않고 혼란스럽고 불안해 보이지만 익숙해지면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질서이고, 훨씬 효율적인 질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임 의장이 “대통령 지지도가 크게 올라가고, 당도 따라서 올라가고 있다.”고 인사말을 건네자 “제 스스로의 지지도에 대해 대단히 둔감한 편”이라고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긴 승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때그때 지지도 가지고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한다.”면서 당원들의 사기를 생각하면 지지도에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일부에서 4월 재보선으로 과반수에 대한 걱정을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하지만 숫자 한두명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역설했다. 이어 “대의를 가지고 가느냐, 대의에서 벗어나느냐가 핵심적인 문제”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지도부 초청 만찬은 지난해 12월23일 송년회 이후 한달여만이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5월 ‘승전60돌’ 행사…남북정상 러서 만날까

    5월 ‘승전60돌’ 행사…남북정상 러서 만날까

    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5월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60주년’ 기념 행사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과 함께 초청을 받은 것으로 16일 밝혀졌다. 노 대통령은 행사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며, 북한 정상도 초청된 것으로 전해져 남북 정상의 모스크바 회담이나 회동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승전 60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받아 참석 여부를 검토중”이라면서 “참석 여부는 4월쯤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북한 김정일 위원장도 초청받은 것으로 안다.”면서 “노 대통령의 참석 여부는 김정일 위원장의 참석과 완전히 별개 사안으로 검토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해 참석하더라도 김정일 위원장과 회담을 전제로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북한 정상이 초청을 받았는지, 참석할 것인지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가 준비하는 승전 60주년 기념행사에는 부시 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55개국 정상이 초청됐으며 패전국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데스트 시각] 여성과 상속의 역사/서동철 사회부 차장

    호주제를 비롯한 호적제도는 상속을 전제로 고안됐을 것이다. 호주제 역시 장자(長子)상속을 공고하게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나 다름없다. 호주제를 일본의 통치가 남긴 유산의 하나로 보기도 한다. 봉건시대 지배계급인 무사들이 봉토와 재산을 유지하기 위해 장남에게 독점 상속토록 한 데서 비롯된 제도라는 것이다. 호적제가 대단히 정치적 의미를 담을 수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조선시대는 중기를 지나면서 호주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장자 상속이 일반화되어 갔다. 이를 두고 조선 초기까지도 굳건했던 남녀균분상속제도가 쇠퇴한 것이란 주장을 펴기도 한다. 잘 알려진 대로, 조선의 근본 법전인 ‘경국대전’은 기본적으로 큰아들과 작은아들, 아들과 딸을 구별하지 않고 재산을 고르게 분배하도록 명문화했다.‘조선왕조실록’에도 성종대까지는 자녀균분의 재산상속 원칙이 조정의 보호를 받았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여럿 있다고 한다. 세종대왕은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같은 어머니의 형제이면서, 노비와 재산을 모두 차지할 욕심으로 혼인한 여자에게 나누어주기를 꺼려하는 자는 엄중히 처벌하라.’는 전교(傳敎)를 내린 일이 있다. 하지만 극단적인 남녀 불평등 사회였다고까지 평가되곤 하는 조선왕조가 상속제도만은 세계사의 어느 나라, 어느 시대보다 평등하게 시행하려 노력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조선왕조는 설명할 필요도 없이 고려왕조를 딛고 일어섰다. 태조 이성계가 역성혁명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고려왕조의 모순이 한계점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구시대의 중앙세력이든, 근거지의 지배권을 인정받은 지방세력이든 그 경제적 기반의 해체는 갓 출범한 조선의 지배세력에게는 가장 중요한 현안이었을 것이다. 남녀균분상속제도는 구지배세력이 가진 대농장의 해체를 제도적으로 보장한다는 점에서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노무현 후보의 ‘충청권 행정수도’와 맞먹는 이성계 정권 핵심브레인의 깜짝 아이디어는 아니었을까. 고려 지배층의 대농장은 일본의 봉토가 그렇듯 철저히 장자상속이 이루어졌을 때만 규모가 유지된다. 균분상속제도라면 한 세대가 지날 때마다 자녀의 수에 반비례해 토지 규모는 쪼그라들기 마련이다. ‘고려사’가 언급하고 있는 상속제 역시 정치적 배경이 없지 않을 것이다.‘고려사’는 ‘무릇 부조(父祖)의 토지는 약정이 없을 경우 적장자에게 우선적으로 지급한다.’고 적고 있다. 대농장의 존재가 지배계층의 기반이었기에 적장자 상속 규정은 불가피했을 것이다. 물론 전해오는 고려시대 호주단자에는 여성이 호주로 기록된 사례도 있다. 균분상속이 이루어졌다는 흔적이지만,‘고려사’기록은 적어도 지배층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정치적 목적으로 도입한 조선의 균분상속제도는 당연히 초기부터 흔들렸다. 세종이 직접 신하들에게 경고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 증명한다. 국가운영의 주체로 떠오른 사대부들에게도 균분상속은 세월이 흐를수록 체통마저 유지하지 못할 만큼 가문(家門)전체를 위기로 몰아넣는 제도였을 것이다. 불평등 상속의 근거가 됐던 호주제의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가족법 개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대법원도 이미 새로운 신분등록제도를 마련하고 ‘호주제 이후’에 대비하고 있다. 경제적 균분상속을 이룬 데 이어 정신적 균분상속의 토대까지 갖추게 된 데는 여성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상속의 역사를 되짚어보면서, 새삼 여성이 강력한 정치권력으로 떠올랐음을 깨닫고 있다. 서동철 사회부 차장 dcsuh@seoul.co.kr
  • [盧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성장·분배 함께 안가면 둘다 실패”

    [盧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성장·분배 함께 안가면 둘다 실패”

    올해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 회견은 지난해에 비해 작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대통령 뒤편에 ‘병풍’처럼 도열했던 각료·참모들의 모습이 사라졌다. 청와대 참모 가운데 김우식 비서실장, 김병준 정책실장, 김세옥 경호실장,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 등 장관급 네 명만 배석했다. 이들의 자리도 기자석 맨 앞줄이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보다 훨씬 여유있게 회견을 진행했다는 평이다. 노 대통령은 경제의 정책우선순위가 국가보안법에 우선하느냐는 질문에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노 대통령은 국가보안법을 경제에 걸어버렸기 때문에 국회에서 경제관련 법안이 많이 처리되지 못했다면서 은근히 야당을 겨냥했다. 이어 “경제는 경제고, 국가보안법은 국가보안법이고 동시에 두배 세배 다해 나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국정원에서 과거사 조사한다고 우리 경제가 나빠진 것이 있느냐.”고 반문하고 전혀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을 관계가 있는 것처럼 묶어내고 하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회에서 예산통과가 늦어지는 바람에 연초에 새해 계획도 제대로 세우지 못하는 지장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성장과 분배 논쟁에 대해 “저한테 ‘성장이냐 분배냐.’를 묻는 사람한테 성장이 중요하냐, 분배가 중요하냐 묻고 싶다.”면서 “지금 경제를 잘하는 나라는 두가지 모두 잘하고 있고, 경제를 못하고 있는 나라는 두가지 다 시원치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포퓰리즘이라고 알려져 있는 남미의 일부 국가도 성장과 분배 문제 때문에 경제가 침체돼 있는 것도 아니고, 포퓰리즘도 사실이 아니다.”면서 “성장과 분배는 두마리의 토끼가 아니라 함께 가지 않으면 둘 다 성공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일본 ‘천황’과 ‘황태자’의 방한을 초청할 의사가 없느냐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일본에서는 천황이라고 부르지요. 이것이 세계적으로 보편적으로 불려지는 것인지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제,“일본 왕이라고 해야 하나, 천황이라고 해야 하나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서 방한시 최대한 예우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이는 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제주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독도문제에 대한 일본 기자의 질문을 받아 ‘다케시마’로 표현해 논란을 빚었던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12월20일부터 24일 동안 준비해왔다고 청와대 브리핑이 전했다. 올해 초 연설문 초안이 노 대통령에게 보고됐으며, 네차례의 독회가 열려 회의때마다 2시간이 넘는 강도높은 토론이 노 대통령과 참모들 사이에 오갔다는 후문이다. 이날 회견에서는 참여정부 들어 달라진 언론 환경을 반영하듯 기존의 메이저 언론사 이외에 오마이뉴스와 케이블 TV인 MBN 소속 기자 등이 질문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여의도 IN] 손학규지사 “80년대 운동권식 사고가 오히려 수구”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손학규 경기지사가 청와대와 여당내 강경파들에 대해 “80년대 운동권식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수구세력”이라고 맹비난했다. 운동권 출신인 손 지사는 올들어 노무현 대통령이 ‘통합’과 ‘선진화’를 국정 운영 지표로 삼은 데 대해 “바람직한 일”이라며 “통합과 선진화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걸림돌부터 정리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손 지사는 7일 밤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시대 흐름을 정확히 내다보고 미래를 대비하는 세력이 진보세력”이라며 “이미 민주화된 나라에서 아직도 민주주의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결코 진보세력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안에는 아직도 80년대 운동권의 이념과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세력이 있는데 그들이야말로 수구세력”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정말로 나라를 잘 이끌고, 나라의 미래를 준비하는 대통령이라면 80년대에서 의식적 진화가 멎어버린 사람들부터 멀리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사람 ‘섬기는 리더십’ 뜬다

    사람 ‘섬기는 리더십’ 뜬다

    ‘우울한 경제, 자신감 회복, 남북 관계 대형 이벤트’ 삼성경제연구소는 5일 ‘2005년 국내 10대 트렌드’를 발표하면서 “국내외 여건 불안으로 내수경기에 이어 수출도 악화되는 등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겠지만 사회 전반에 한국과 한국인으로서의 자신감을 회복하는 움직임도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경제분야에서는 공급능력 감소와 수요 위축이 겹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 후반에 머무는 등 저성장 기조가 지속된다. 다만 정치권과 정책 당국이 민생경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사회 통합에 노력을 기울인다. ●GDP성장률 3% 후반 전망 한·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일본과의 FTA 최종 협상 등으로 개방이 급물살을 타면서 이해 당사자간 마찰도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기술(IT) 등 성장산업으로의 ‘쏠림현상’이 가속화되고 대기업·중소기업간의 격차는 더욱 커진다. 우량기업들조차 상시 구조조정 체제를 갖춰야만 살아남을 전망이다.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영업범위가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국내외 금융기관간, 은행과 제2금융권간 경쟁이 격화된다. 하이브리드카,700만화소 TV폰,e헬스케어,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등 신기술과 디지털 편의점, 슈퍼슈퍼마켓, 셀프다이어트방, 남성미용전문점, 죽카페, 빅사이즈 의류 전문점 등 새로운 창업이 성행할 전망이다. ●디지털 편의점·슈퍼슈퍼마켓 창업 유망 기업의 고용 창출력 악화로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 등 체감 고용사정은 더욱 악화된다. 결국 과격투쟁 대신 합리적 노동운동이 확산되고 노사정이 대화를 시작한다. 증권집단소송과 개정 공정거래법 등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기업 부담은 커진다. 거래소 상장을 폐지하는 기업이 생겨나고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위협에 대처해 기업간 전략적 제휴가 활발해진다. 경제분야의 보랏빛 전망과 달리 정치·사회분야는 희망적이다. 정치권에서 역량있는 인사들이 파벌과 당선 횟수를 뛰어 넘어 지도부에 참여하는 등 다원화 사회로 이동한다. 권위적·통제적 리더십 대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섬기는 리더십’이 확산된다. 개인의 가치관은 ‘부자’에서 ‘웰빙’,‘명상’,‘느림의 미학’ 등으로 바뀐다. ●개인 가치관은 ‘부자’서 ‘웰빙’으로 을사보호조약 100년, 광복 60년을 맞아 지난 역사를 반성하고 미래를 준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한국의 가능성을 재발견하고 정치, 경제, 법, 문화 등에서 한국적 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발굴한다. 미국과 북한의 갈등은 계속되겠지만 북핵문제를 ‘주도적’으로 풀겠다고 선언한 노무현 대통령이 광복 60주년,6·15선언 5주년을 계기로 대규모 정치 이벤트를 벌일 가능성도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실용파 목소리 커진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의 변화 방향이 관심이다. 최근 일련의 언급으로 보면 키워드는 탈갈등·관용·화해와 민생경제·동반성장 등으로 집약된다. 국정운영 기조가 실용주의와 통합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하는 단어들이다. 노 대통령은 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선진한국의 전략지도 마련’과 ‘국민과 함께하는 정책’이다. 그는 “혁신의 기본 의미는 새로운 것을 하자는 것보다 일을 제대로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무슨 대단한 진보를 이루자는 게 아니라 최소한의 시스템을 제대로 정비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목표 달성을 위해 무리수를 두다 오히려 큰 화를 자초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새겨지는 까닭이다. 김우식 비서실장도 이날 비서실 직원 시무식에서 “갈등과 분쟁의 악귀를 씻어내고 복된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첨단산업과 전통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수도권과 지방, 상·하위 계층간 심화된 격차 문제를 푸는데 여와 야, 진보와 보수, 성장과 분배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국무총리도 화답했다. 그는 이날 “경제와 외교안보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구체적인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국민통합이 필수적”이라며 “올해를 국가 균형발전과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서 진정한 국민통합을 이루는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번 개각을 앞두고 주로 김우식 실장과 집중적으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선 과정에서 달라진 국정운영 기조가 반영될지 주목된다. 다만 개각이후 단행될 청와대 비서진 개편의 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 비서실 개편에서는 비서관 몇 명을 바꾸는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했다. 건강을 이유로 청와대를 떠난 이호철 전 민정비서관의 복귀 여부가 관심이다. 청와대 비서진 개편이 소폭으로 이뤄지더라도 따라서 청와대 내에서는 실용주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책기획위원회의 기능 일부가 정책실로 넘어갔고, 정책기획위원장 산하의 국정과제비서관이 정책실장에게도 함께 보고하도록 해 정책기획위의 위상이 약화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번 청와대 개편은 소폭에 그치겠지만 2월25일 취임 2주년 즈음엔 청와대 참모들이 적지 않게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권 3년차의 키워드에 맞게 참모 교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광복60년 국민여론조사] (3)정치지형 양극화

    [광복60년 국민여론조사] (3)정치지형 양극화

    정당에 대한 지지도 조사에서는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을 다소 앞섰다. 하지만 국민 10명 중 무려 6명 이상이 ‘지지 정당이 없다.’고 응답할 정도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크다. 정당 지지도는 한나라당이 14.7%로 열린우리당(12.8%)을 약간 앞섰다. 민주노동당(5.5%), 민주당(2.9%), 자민련(0.4%) 등이 뒤를 이었다. ■ 정당지지도로 본 정치 신뢰도 열린우리당의 경우 20대(17.4%)와 30대(19.1%) 등 젊은 층의 지지도가 높은 반면, 한나라당은 40대(18.5%)와 50대 이상(18.1%)에서 높게 나타났다. 지지도의 바닥에는 ‘지역주의’가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열린우리당은 ‘텃밭’인 호남지역(22.7%)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 지역의 한나라당 지지율은 1.8%로 민주당(6.4%)과 민노당(5.5%)보다 훨씬 낮았다. 반면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지역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17.1%와 17.7%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두 지역의 열린우리당 지지율은 각각 10.5%와 11.4%였다. 2002년 대선과 지난해 총선에서 노무현 후보와 열린우리당을 적극 지지한 수도권과 충청에서 한나라당의 지지가 더 높게 나타난 점은 흥미롭다. 서울과 인천·경기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각각 14.2%와 15.8%로, 열린우리당의 지지도인 10.2%와 12.1%를 앞질렀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이른바 ‘무당파(無黨派)’가 63.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기존 정당을 거부할 만큼 한국의 정당 정치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특히 여야 정치권이 ‘일하는 국회’ ‘상생의 국회’를 기치로 내걸고 17대 국회를 출범시킨 지 불과 6개월 만에 이뤄진 평가라는 점에서 다소 ‘충격적’이다.16대 총선후 첫 정기국회를 끝낸 2001년 당시 서울신문사가 실시한 여론조사 때 무당파 비율은 47.9%였다. 이번 조사에서 소득계층으로는 저소득층, 연령별로는 20대와 50대, 이념적으로는 중도성향에 무당파가 많았다. 중도성향의 국민들은 정치권이 주도하는 좌·우, 보수·진보 논쟁이 건설적인 정책 경쟁이 아니라, 정파 이익을 위한 ‘색깔론’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치권 불신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젊은이들 중에는 정치문제에 대해 의견을 적극 개진하는 일이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20∼30대의 젊은 층에서 ‘내가 참여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이른바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 이번 조사에서는 20대 응답자의 42.8%와 30대의 39.3%가 정치문제에 대한 개인의 의견 개진이 ‘의미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40대의 49.5%와 50대 이상의 47.5%는 ‘별 의미가 없다.’는 쪽에 답을 해 대조를 보였다. 정리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국민 이념성향 분석 우리 국민들의 이념성향은 갈수록 보수와 진보의 양분화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스스로 평가한 이념성향은 진보보다 보수 쪽에 약간 치우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스스로를 보수로 평가한 응답자는 전체의 39.0%, 진보는 31.8%, 중도는 29.3%로 각각 집계됐다. 자신을 보수로 보는 응답자가 진보로 생각하는 이들보다 7.2% 포인트 높은 것이다. 또 10점 만점으로 측정된 이념성향 조사 결과, 응답자들의 평균은 5.223점으로 중간(5점)보다 약간 보수에 치우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도파의 비율은 16대 총선 직후인 2000년 5월 서울신문사 여론조사 때 35.7%(‘생각해 보지 않았다.’와 무응답을 합쳐 23.3%였던 점을 감안하면 훨씬 높아짐)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6.7% 포인트가 낮아졌다. 이처럼 중도파의 축소는 최근 일부 다른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와도 다르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 조사를 맡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 이남영(숙명여대 정치학과 교수) 소장은 “이같은 현상은 국가보안법 개폐문제 등 참여정부 들어 우리 사회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보·혁간 갈등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념성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연령과 학력으로, 연령은 낮을수록 학력은 높을수록 진보적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 참여정부 2년 성적표 집권 3년을 준비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낮았다. 점수로는 10점 만점에 4.474점으로 보통(5점)에도 못 미쳤다. 특히 연령상 우리 사회의 ‘중심 세대’인 40대에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적으로는 ‘잘하고 있다.(6∼10점)’는 응답자가 30.3%에 그친 반면 ‘보통이다.(5점)’ 26.7%,‘잘못하고 있다.(1∼4점)’ 43.0%로 집계됐다. 부정적인 응답자가 긍정적인 응답자보다 12.7% 포인트 높은 수치다. 서울신문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공동 기획한 신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무엇보다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세대·이념·지역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계층간, 즉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간에도 높낮이가 다르고, 응답자의 경제 형편에 따라 제각각으로 나타난 점 등이 이번 조사 결과의 특징으로 꼽힌다. 우선 20대와 30대는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4.926점과 4.778점을 각각 줬다. 이는 ‘보통 수준’에도 못 미치지만 40대와 50대의 3.896점과 4.364점보다 다소 높은 수치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중심 세대라고 할 수 있는 40대에서는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52.7%로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잘하고 있다.’는 비율은 20.1%에 불과했다. 이는 2002년 대선과 지난해 총선에서 노무현 당시 후보와 열린우리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40대 지지층의 급격한 이탈을 보여주는 것으로 주목된다. 40대 이탈의 가장 큰 요인은 ‘경제’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와 구조 조정에 따른 불안감, 정부 정책의 신뢰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판단된다. 이념적으로는 진보성향 국민들의 점수가 5.278점으로, 보수성향 국민의 3.831점보다 훨씬 높았다. 중도성향 국민의 점수는 4.497점이었다. 20∼30대 젊은 세대와 진보성향의 국민들은 경제 문제도 중요하지만, 변화와 개혁의 필요성에 비중을 두면서 개혁의 방향성에 대해 일정 부분은 공감한 결과로 분석된다. 근로계층 기준으로 보면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의 평가는 모두 보통 수준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화이트칼라층의 평가 점수는 4.737점으로 전체 평균보다 높은 반면, 오히려 블루칼라층에서는 3.560점으로 전 직업층에서 가장 낮게 나왔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친(親) 노동계’임을 자임해 온 노 대통령에 대한 평가치고는 다소 의외다. 노동자를 대변하는 민주노동당과의 경쟁 구도에서 열린우리당이 뒤처지고, 비정규직 문제를 둘러싼 노동계와 정부간의 힘겨루기, 블루칼라층의 반정부 시위 격화 등에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내수 부진과 투자 위축으로 IMF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라는 경제 상황이 직업별로도 주목할 만한 차이를 불러왔다. 경기를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자영업층이 3.956점으로 낮게 평가한 반면, 경기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학생(5.03점)과 전문직·공무원(5.000점) 쪽에서는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도 큰 편차를 보였다. 우선 수도권과 대구·경북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지역은 4.097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으며, 그 다음으로 대구·경북(4.185점)과 인천·경기(4.322점) 지역이었다. 반면 호남지역에서는 5.387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강원·제주(5.031점)가 뒤를 이었다. 한편 지난 2002년 대선과 2004년 총선때 노무현 후보와 열린우리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충청지역의 경우 4.583점으로 전국 평균보다는 높았으나, 노 대통령의 출신지역인 부산·울산·경남지역(4.603점)보다는 낮았다. 이처럼 충청지역에서 예상보다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신행정수도 이전 무산에 대한 실망감으로 지지층이 이탈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정리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부시 2기와 한반도 진로] 발비나 황 헤리티지재단 동북亞정책분석관

    [부시 2기와 한반도 진로] 발비나 황 헤리티지재단 동북亞정책분석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2차대전 이후 미국 최고의 동맹은 바로 한국이다. 펜타곤의 군인들은 ‘한·미간의 군사협력 수준이 미국의 동맹 가운데 최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의 자유를 위해 피를 흘렸고, 한국은 미국이 큰 전쟁을 벌일 때마다 도와주고 있다. 전 세계에서 그만큼 굳건한 동맹관계가 어디에 있는가?”미국의 보수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발비나 황 동북아시아 정책분석관은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 사이에 이견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양국 동맹관계의 틀은 기본적으로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황 분석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관계가 삐걱거리는 것은 동맹으로서의 기대치가 높은데 비해 한국과 미국 모두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2기의 한·미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나. -앞으로 4년 동안 양국 관계가 개선되기를 희망한다. 부시 대통령은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끈끈한 유대를 맺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달았을 것으로 본다. 온건파인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물러나지만 강경파들은 건재하다. 한반도 정책이 강성화되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 부시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가 지난 4년 동안 ‘매파적(hawkish)’이었다거나 ‘강경(hard-line)’했다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부시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북한의 김정일을 싫어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는 독재자이고 북한 주민을 굶주리게 만들었다. 누가 그런 김정일을 좋아하겠는가. 그러나 부시 정부는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지난 4년간 일관되게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해결을 모색해왔다. 강경정책이라면 군사적 대응이나 경제 제재를 말할 것이다. 그런 것은 전혀 없지 않았다. 또 후임 국무장관인 콘돌리자 라이스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스티븐 해들리가 파월보다 강경하다는 징표는 없다. 한·미관계가 껄끄러운 것은 어느쪽의 책임일까. -한국과 미국 모두 최근 들어 상대방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또 상대방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미국 정부는 한국에서 미국의 정책에 대한 오해가 확산되는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에 외교적으로 하는 말과 한국 국민을 상대로 하는 말이 일치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미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들을 꼽는다면. -한국 사회가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면서 북한에 대한 시각도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볼 때 북한은 커다란 위협으로 남아있다. 대규모 군대와 미사일, 핵 무기 개발 및 확산, 인권 유린 등이 바로 위협 요소다. 반면 한국 국민들은 북한의 약화를 두려워한다. 김정일 체제가 무너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북한을 보는 기본적인 시각에 괴리가 있기 때문에 정책의 목표도 달라지는 것이다. 6자회담은 계속될 것으로 보는가. -아마 한 번이나 두 번 정도 더하지 않을까. 그러나 미국 정부가 지난 3차 회담에서 내놓은 제안을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인내심에 한계가 올 것으로 본다. 미국에서 6자회담이 아니라 5자회담을 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나 역시 지난 6월부터 북한이 참석하지 않아도 6자회담을 예정대로 열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5자회담이 아니라 북한이 빠진 6자회담이다. 그렇게 해서 6자회담이 계속되지 못하는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실제로 5자회담이 열린다면 어떤 의미가 있나. -6자회담의 종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후는. -다음 단계(Next Stage)로 넘어갈 것이다. 다른 외교적 대안은 없는지 찾아본 뒤에 결국 유엔으로 가게 될 것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보나. -천만에. 북한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핵 무기를 보유하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6자회담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 -북한의 의도가 그렇다 하더라도 김정일이 이를 포기하도록 국제사회가 강력한 압력을 넣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얻을 수 있는 당근과 반대의 경우 감수해야 하는 채찍을 모두 보여주자는 것이다. 지금 6자회담의 문제는 한국이 당근만 주고 채찍은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원하는 당근은 미국산(産)이 아닐까. -그래서 한국이 주는 당근은 낭비라고 말하는 것이다. 만일 한국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줄이면 오히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워싱턴에서 북한의 붕괴를 말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들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 정부는 지금 강제로 북한 정권을 교체할 만한 이해관계가 전혀 없다. 더욱이 북한의 붕괴가 가까워졌다는 시각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북한이 붕괴하는 사태가 발생한다고 가정할 때 북한지역은 누가 맡게 되는가. 자동적으로 남북통일이 이뤄지는 것이냐. -바로 그런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가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북한 붕괴의 결과가 통일이 될 것인가는 예측하기 어렵다. 붕괴가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미 정부 고위관리가 정권교체가 아니라 체제전환(Regime Transformation)을 말했다. 무슨 뜻인가. -정권의 행태를 바꾸자는 것이다. 말하자면 꼭 정권 자체를 바꿀 필요는 없는 것이다. 북한인권법이 북·미관계, 그리고 한·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북한과 한국 모두 이 법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다. 이 법은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을 돕기 위한 법이다. 북한 자체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다. 어찌보면 중국을 겨냥한 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인권을 이용한다는 말인가. -그게 아니다. 중국이 탈북자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유엔고등난민판무관(UNHCR)이 역할도 제대로 못하게 가로막는 것 아닌가. 그런 면에서 중국에 좀 더 압박을 가하자는 것이다. 미국에선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이 어느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가. -네오콘의 파워는 과장돼 있다. 물론 정부의 중요한 자리에 네오콘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들이 이라크전에서는 실제로 영향력을 미쳤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도 힘을 잃어가고 있다. 사실 이름은 네오콘이지만 그들은 정통 보수주의자들과는 많이 다르다. 오히려 우드로 윌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고전적 리버럴리즘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네오콘의 창시자인 리바이 스트라우스도 공산주의에서 출발한 것 아닌가.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은 영국인가. -유럽에서는 그렇다. 그러나 영국이 세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라는 데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으로서는 어느 한 나라를 찍어서 가장 중요한 동맹이라고 말할 수 없다. 미국에 동맹은 수직적인 순위의 개념이 아니라 수평적인 개념이다. 한국은 몇번째로 중요한 동맹인가.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가장 중요한 동맹이다. 요즘은 미·일관계가 나은 듯하다. -미국이 늘 일본을 신뢰하는 것은 아니다. 미·일동맹의 시작을 돌아보자. 미국은 일본에 원자폭탄을 터뜨리고 점령했다. 미·일동맹은 공통된 이해관계(common interest)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다. 지난 50년간 미국이 전쟁을 벌였을 때 한국은 한번도 도움주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은 “헌법 때문에…”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끝으로 주미 한국대사의 역할을 말한다면. -미국으로서는 누가 오든지 받아들이지 않겠는가. 좀 더 활동적이고, 적극적이고, 왕성한 활동가이면서 영어도 잘한다면 좋겠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미대사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현지의 상황을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본다. dawn@seoul.co.kr ■ 발비나 황은 누구 발비나 황은 워싱턴의 보수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동북아시아 정책분석관이다. 발비나 황 분석관은 아시아재단의 스캇 스나이더 동북아담당국장, 맨스필드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연구원 등과 더불어 워싱턴의 대표적인 ‘신세대’ 한반도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한국에서 태어난 황 분석관은 한국의 신문과 방송 등 1차적인 정보에 대한 접근도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과 북한에 대한 이해도가 다른 전문가에 비해 깊은 편이다.AP통신이나 CNN, 뉴욕타임스 등을 통해 한국관련 정보를 접하는 다른 한반도 전문가들과 견줘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것이다. 1973년 설립된 헤리티지재단은 고 이병철 삼성·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등도 관심을 갖고 지원해온 기관이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중시한다. 조지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네오콘(신보수주의자) 중심의 미국기업연구소(AEI)에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차츰 보수주의 본가로서의 역할과 위상을 되찾아가고 있다. 황 분석관은 매사추세츠주의 명문여대인 스미스 칼리지를 졸업하고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국제관계를, 버지니아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각각 공부했다.98년부터 99년까지는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서울에서 한국의 대외경제 정책에 관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기도 했다. 황 분석관은 미국 상무부와 워싱턴의 해외투자회사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으며, 조지타운대학과 아메리칸대학에서 국제관계와 정치경제를 강의한다. 한국 이름은 황영경이다.
  • [키워드로 풀어본 퀴즈2004]온가족이 함께 머리를 맞대보세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기습적인 신사 참배로 시작한 갑신년이 사상 초유의 희생자를 낸 남아시아 대재앙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올 한해 우리의 일상에 머문 뉴스속의 키워드를 퀴즈 형식으로 되짚어 본다. 파란과 격동의 ‘그 때 그 순간’을 곱씹어보며 희망의 을유년을 준비하자. 출제 채종규 DB팀장 jkc@seoul.co.kr 1월 1. 갑신년이 열린 첫날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가 이 곳을 기습 참배해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 곳에는 중·일전쟁에서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전몰자 250만여명의 위패가 안치돼 있다. 일본의 지배를 당한 경험이 있는 아시아 국가들은 일본 정부 인사의 참배를 군국주의 부활의 조짐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곳은? 2. 4일과 25일 미 항공우주국(NASA)의 쌍둥이 탐사로봇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이 행성의 표면에 차례로 안착, 유럽의 마스 익스프레스호와 함께 모두 3개의 탐사선이 물 흔적을 뒷받침하는 사진 자료와 광물 분석 자료를 보내왔다. 과학자들은 생명체도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행성은? 3. 5일 국세청은 기업이 한도액 이상 접대비를 지출할 때 정규 영수증에다 접대하는 사람, 접대 받는 사람, 목적 등을 별도 기재,5년간 보관해야 비용으로 인정받게 했다. 이른바 ‘접대비 실명제’ 도입이다. 기업들은 접대 구조를 개선하기보다는 편법·불법을 부를 가능성이 높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기업 접대비의 건당 한도액은? 2월 1. 12일 한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복제된 인간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얻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 저명한 과학잡지 ‘사이언스’가 선정한 올해의 ‘10대뉴스’ 3위에 올랐다. 국가로부터 요인급 경호를 받는 ‘국보급 과학자’로 떠오른 이 교수는? 2. 13일 이라크 파병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파병 규모는 3600명. 올리브를 뜻하는 아랍어인 자이툰 부대로 불린다. 극도의 보안속에 8월 3일 선발대가 파견됐다. 이후 단계적으로 배치가 완료됐다.12월 8일 노무현 대통령은 이 곳을 전격 방문, 장병들의 사기를 높였다. 자이툰 부대가 평화 재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의 지명은? 3. 19일 강우석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개봉 58일 만에 한국영화 최초로 관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관람 등급인 ‘15세 이상’ 가운데 3명중 1명이 이 영화를 본 셈이다. 뒤이어 ‘태극기 휘날리며’도 1000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안성기 설경구 등이 열연한 이 영화 제목은? 3월 1.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이르자 6일 정부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여러 금융 기관에 빚이 있는 경우 원리금 일부를 갚으면 신용 불량자에서 해제한 뒤 이 곳을 통해 장기 저리로 대출을 해줘 금융기관에 돈을 갚아나갈 수 있도록 했다. 여러 은행의 부실채권을 모아 처리하는 이 곳을 무엇이라고 부를까? 2. 12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등 3당의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5월 14일 헌법재판소가 기각 결정을 내림으로써 노무현 대통령은 다시 대통령직에 복귀했다.60여일에 이르는 탄핵정국 기간에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무리없이 수행해 ‘행정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은 국무총리는? 3. 30일 서울중앙지법은 작년에 귀국해 ‘경계인’ 논쟁을 불러 일으킨 재독 학자에 대해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의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7월 21일 서울고법은 증거 미흡을 내세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현재 독일 뮌스터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새해부터 서울신문에 칼럼을 집필할 예정인 이 사람은? 4월 1. 1년 4개월을 끌던 한국과 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1일 공식 발효됐다. 이로써 한국은 자동차 휴대폰 등을, 칠레는 커피 배합사료 등을 무관세로 수출하게 됐다. 그렇다면 동남아 시장 교두보 확보를 위해 한국이 11월 29일 FTA를 체결한 국가는 어디? 2. 15일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처음으로 지역구 후보에 1표, 지지정당에 1표를 각각 찍는 투표방식이 실시됐다. 기존의 인물 위주에서 정당의 정책 등을 평가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된 것. 진보정당인 이 정당은 지역구에서 2석, 득표율에 따른 비례대표 8석 등 모두 10석을 확보해 창당 이후 처음으로 원내에 진출했다. 이 정당은? 3. 22일 평안북도 신의주 인근의 한 기차역에서 거대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질산암모늄을 실은 화물열차와 유조차 등이 폭발해 역 인근 소학교 학생 등 150여명이 죽고 1300여명이 다친 대형사고였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이틀 만에 사실을 발표,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해 눈길을 끌었다. 대형 참사가 일어난 이 역은? 5월 1. 1일 서울시는 자동차에 빼앗긴 도심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조성한 이 곳을 개방했다. 총 면적 3995평 중앙에 104mx76m의 타원형 잔디밭은 보름달을 상징하며,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 깔린 것과 같은 ‘켄터키 블루그래스’라는 양잔디를 깔았다. 인근에 마련된 분수대와 스케이트장 등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이 곳은? 2. 23일 제5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차지해 한국 영화의 위상을 한껏 드높였다. 박찬욱 감독 작품으로 최민식 유지태가 주연을 맡았다. 일본만화를 각색했으며, 영문도 모른 채 15년간 사설 감옥에 갇혔다가 나온 남자와 그를 가둔 남자의 비밀을 다룬 이 영화의 제목은? 3.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28일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을 총장으로 선임했다. 지난 98년 ‘분자 양자 홀 효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으며, 최근 KAIST의 사립화를 골자로 한 ‘KAIST 비전 구상’을 발표해 과학기술계와 교육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기도. 총장 취임전에도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소장과 포항공대 석좌교수로 부임하는 등 유독 한국과 인연이 많은 이 사람은? 6월 1. 미국의 대통령을 지낸 이 사람이 5일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93세를 일기로 타계했다.81∼88년 대통령 재임기간 미국인들에게 자신감을 되찾아주고 냉전 종식을 가속화한 인물로 평가된다.37세때 할리우드에 진출해 5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레이거노믹스’로도 잘 알려진 이 사람은? 2. 세계 최초의 민간 우주왕복선이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에 무사 귀환, 민간 우주비행 시대에 성큼 다가섰다. 이후 미국의 버진갈락티카를 비롯한 우주여행 관련 회사들이 잇따라 설립돼 향후 민간에 의한 우주개발 경쟁이 본격화 될 것임을 예고했다. 순수 민간 자본으로 제작돼 타임지 선정 ‘올해의 발명품’에 선정된 이 우주 왕복선은? 3. 알 자르카위가 이끄는 이라크 무장단체 ‘유일신과 성전’에 피랍된 가나무역 직원이 22일 무참히 살해됐다. 납치범들은 비디오를 통해 이라크 주둔 한국군의 철수를 요구했고, 이틀 뒤 만행을 저질렀다. 생존을 염원한 온 국민을 비탄에 잠기게 한 이 사람은? 7월 1. 1일 이 기구 산하의 세계유산위원회는 고구려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중국과 북한의 신청을 동시에 등재시켜 중국이 고구려사를 자국 역사에 편입시킬 수 있는 나름의 근거와 논리를 제공한 셈이 됐다. 유엔을 대표하는 단체중 하나로 정식명칭은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이다. 이 기구는? 2. 미국·유럽이 공동 참여한 이 탐사선은 80개월간 35억㎞를 항해한 끝에 1일 토성 궤도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이 탐사선이 보내온 영상을 통해 새로운 위성 2개를 발견, 토성 위성이 모두 33개임이 밝혀졌다. 토성고리 사이 간극을 최초로 발견한 프랑스 과학자의 이름에서 따 온 이 탐사선의 이름은? 3. 18일 2003년 9월부터 부유층 노인, 여성등 21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범인을 체포했다. 한 사람이 저지른 살인 숫자로는 정부수립이후 최대이다.“100명을 죽이려 했는데 빨리 잡혀 아쉽다. 시신의 일부를 먹었다.”는 등 충격적인 발언을 쏟아내 국민을 경악케 했다.12월 13일 1심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희대의 살인마는? 8월 1. 제28회 아테네하계올림픽이 ‘신의 땅’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서 14일 막을 올렸다.1896년 제 1회 대회 개최이후 108년 만에 고향으로 귀환한 지구촌 축제에서 한국은 금 9, 은 12, 동메달 9개로 종합 9위에 올라 지난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8년만에 톱10에 복귀했다. 차기 2008년 올림픽은 어느 도시에서 열릴까? 2.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법관 임명동의안이 23일 국회를 통과했다.“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게 그의 법철학이다.‘왕따 학생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에서 소수자의 편에 섰다. 탤런트 최진실의 변론을 자청한 강지원 변호사의 부인으로도 유명한 이 사람은? 3. 24일 한국과 중국은 ’고구려사 문제의 정치화 방지’ 등 5개 구두 양해사항에 합의했다. 마찰원인은 중국이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고구려 유적이 자리잡은 지린성 일대를 중국 유적지로 홍보하는 등 역사 왜곡을 본격 시도했기 때문이다. 고구려사를 자국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논거를 제공한 중국의 연구 프로젝트 명칭은? 9월 1. 11일 열린 베니스 영화제에서 ‘빈집’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지난 2월 15일 베를린 영화제에서도 ‘사마리아’로 같은 상을 받았다.‘섬’(2000년) ‘수취인 불명’(2001년) 등은 베니스영화제 본선에 진출하기도 했다. 국내 보다 해외서 높은 평가를 받아 세계와 소통하는 ‘충무로 이단아’로 불리는 이 감독은? 2. 정부는 고위 공직자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결정을 할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보유한 주식을 매각하거나 신탁기관에 맡기는 제도를 14일 확정했다. 단 ‘직무와 관련이 없는’ 주식은 보유를 허용했다, 공직자 윤리법에 정해진 ‘재산공개대상자’ 5697명이 대상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이 제도는? 3. 중국공산당 전당대회가 열린 19일 장쩌민의 군사위 주석자리를 전격적으로 물려받아 10여년간의 2인자 생활을 마감하고 공산당·정부·군 등 3권을 모두 장악하게 됐다. 중국은 2차대전 이후 교육받은 세대로 지도부가 전면 교체돼 본격적인 ‘테크노크라트’시대를 맞이했다. 공산당의 ‘모범생’으로 권력의 정점에 우뚝 선 이 사람은? 10월 1. 1일 국내에서 첫 번째로 현대자동차가 두가지 이상의 동력을 사용하는 자동차 개발에 성공했다. 저속 주행에는 전기 모터, 고속 주행에는 휘발유 엔진을 사용해 연료와 배출가스를 줄일 수 있다. 영어로 ‘잡종’이라는 뜻으로,2008년부터 상용화될 미래형 자동차는? 2. 일본의 야구천재인 이 선수는 2일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5타수 3안타를 때려 한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259개)을 세웠다.1920년 조지 시슬러가 세운 257개를 84년만에 갈아 치운 대기록. 타고난 센스와 자로 잰 듯한 타격, 강한 어깨 등 완벽한 조건에 노력까지 겸비한 이 선수는? 3. 헌법재판소는 21일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헌재는 서울이 수도라는 사실은 국가생활의 오랜 전통과 관습에서 확고하게 형성된 법 규범이며, 모든 헌법사항을 성문헌법으로 규율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법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문자화되지 않은 헌법적 관행 내지는 관례를 말하는 이 법은? 11월 1.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초접전 끝에 민주당 존 케리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부시 대통령은 집권 2기 국무장관으로 국가 안보보좌관을 지낸 흑인 여성을 내정했다. 미국 역사상 올브라이트에 이어 두번째 여성 국무장관이 된 이 사람은? 2. 11일 ‘중동의 큰 별’이 떨어졌다. 이스라엘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69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창설해 무장 독립투쟁을 주도한 그는 7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94년 이스라엘과 오슬로 평화협정에 합의, 라빈 당시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2001년부터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의해 자치정부 청사에 연금당한 이 사람은? 3.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한 부정 행위가 19일 적발된 뒤 26만여건의 문자메시지를 분석하여 모두 314건의 부정행위를 밝혀낸 곳.2000년 온라인상의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서울경찰청에 창설된 조직으로, 인터넷에 떠도는 범죄 정보 수집, 인터넷상의 명예훼손과 스토킹, 전자상거래 사기사건 등을 전담하는 이 곳의 이름은? 12월 1. 개성공단 시범단지에서 생산한 제품이 15일 국내에 첫 반입됐다.2000년 8월 현대아산과 북한의 조선아태평화위가 개성공단 개발에 합의한 후 4년4개월만의 첫 결실. 개성에서 만든지 8시간 만에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400세트가 판매돼 15분 만에 동이 났다. 개성공단과 더불어 민족 화해와 협력의 상징으로 떠오른 이 주방기구는? 2. 교수신문이 주요 일간지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약하는 교수 162명에게 2004년 한국을 정리하는 사자성어를 물은 결과 1위로 꼽혔다.‘뜻이 맞는 사람끼리 한패가 되어 그렇지 않은 사람을 친다.’는 이 말은? 3. 사상 최악의 지진해일이 26일 동남아와 서남아를 강타했다.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는 물론 인도 스리랑카와 아프리카 소말리아까지 여파가 미쳐 사망·실종자가 1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닷속 지진이나 화산 폭발등으로 발생하는 이 지진해일을 일컫는 국제 공용어는? ■ 힌트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 기사검색란을 활용하세요(기획섹션 참조).
  • 혁신리더십, 역사적 인물에게서 배워라

    혁신과 개혁. 대한민국 건국 이후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내건 핵심 화두이고, 시작은 쉬웠지만 성공적 완수는 결코 쉽지 않았던 주제다. 노무현 정권도 파격적 개혁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그에 따른 정파적, 국민적 갈등과 논란 역시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역사속에서 개혁과 혁신의 사례를 찾아 현대적 개혁의 방법론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돼 관심을 끈다.28일 문화재청이 과천 정부청사 국제회의실에서 ‘선조에게서 혁신리더십을 배운다’란 주제로 개최한 콘퍼런스에선 가장 개혁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역사적 인물들의 혁신 리더십에 대한 주제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대상 인물은 태종·세종·영조·정조, 그리고 정도전·이이·유성룡·김육·최명길·채제공·정약용 등 군주와 학자관료 11명. 먼저 세종의 개혁사례를 발표한 박현모 정신문화연구원 교수는 중요 제도개혁에 앞서 충분한 여론수렴과 토론을 거친 공론정치를 소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세종은 풍흉에 따라 세액을 매기는 ‘손실답험법’을 지역별 일기와 토지의 비옥도에 따라 세금을 거두는 내용으로 바꾸면서 개혁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국 17만여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였다. 정조는 왕릉을 참배하는 능행을 현장 민원수렴과 해결의 장으로 이용했다는 점이 제시됐다. 김문식 서울대 규장각 학예사는 “정조는 재위 24년간 66차례의 능행을 하면서 수도권 지역 백성들의 삶을 직접 살피고, 민원을 듣고 바로 해결해주었다.”며 이밖에도 민원인들이 민원사항을 문서로 올리는 상언(上言), 꽹과리를 쳐 억울함을 알리는 격쟁(擊錚) 등의 시행으로 민원정치에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한명기 명지대 교수는 병자호란때 적진에 나가 목숨을 걸고 담판을 벌여 국왕을 구한 최명길의 공직자로서의 책임감과 희생정신을 높이 사 그를 탁월한 정치가이자 외교가로 평가했다. 이밖에 임진왜란 당시 자주국방 원칙을 세워 명령계통을 정비하고 군기를 확립한 유성룡, 고려 후기 전제(田制)개혁과 척불운동을 통해 개혁을 이끌어간 정도전의 혁신적 리더십도 소개됐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네오콘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네오콘

    “지금 중국도 포스트 김정일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데 유독 노무현 정부만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는 정권과 사랑하고 있다.”마이클 호로위츠 미국 허드슨 연구소 종교담당 선임연구원이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겨냥해 독설을 퍼부어 ‘네오콘’이 또한번 주목을 받았다.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를 뜻하는 네오콘은 미국 패권주의와 북한 적대국가에 대한 강경노선을 추구한다.9·11 테러 이후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것도 이와 같은 배경에서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이라크 파병을 결정했지만 기본적인 노선에서 네오콘과 갈등을 겪을 소지를 안고 있다. 네오콘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포함해 한국의 정계 지도층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그들과 노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도 미국의 입장과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대외정책을 펴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네오콘이란 백과사전에 따르면 네오콘은 네오 콘서버티브(neo-conservatives)의 줄임말이다. 미국 공화당의 신보수주의자들 또는 그러한 세력을 통틀어 일컫는다. 힘이 곧 정의라고 믿고 군사력을 바탕으로 미국이 세계의 패권국이 되는 것을 최대의 과제이자 목표로 삼는다.1980년대 초 레이건 정권에서 세력을 얻은 뒤 클린턴 정권에서는 권력에서 밀려났다가 공화당의 부시 정권이 들어서면서 권력의 핵심으로 등장했다. 오로지 힘을 바탕으로 불량국가에 대한 선제공격 등을 감행함으로써 미국이 훨씬 적극적으로 국제문제에 개입해 새로운 국제질서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인물은 부시 정권의 핵심 인물인 체니, 럼즈펠드, 울포위츠, 리비 등이다. 정계와 언론계는 물론 싱크탱크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유대인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네오콘의 기원과 활동, 주장 네오콘의 사상적 교조(敎祖)는 “야만인들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은 자연의 권리이자 책임”이라고 주장한 미국의 정치철학자로 유대계인 스트라우스(Leo Strauss)다. 스트라우스의 사상적 후계자들은 미국과 서양문명을 구제하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힘의 사용이 정당화된다고 생각한다. 스트라우스 교수의 수제자는 앨럼 블룸 시카고대 교수로 1980년대 초 ‘미국 정신의 종말’이라는 저서에서 좌익 학자들이 대학에서 냉전시대의 안보 개념을 흐려놓아 민주주의 국가들을 무너뜨리려는 적들을 도와주고 있다고 나무랐다. 이러한 사상은 네오콘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정치적 기틀과 가치를 제공했다. 부시 행정부의 대외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싱크탱크요 네오콘의 결집지가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PNAC:Project for the New American Century)’라는 단체로 1997년 6월에 창립됐다. 신보수주의는 원래는 20세기 초 서유럽에서 진보주의에 대립하여 자유주의적 전통을 보존하려는 정치적 신념체계를 지칭했다.1970년대에 나타난 신보수주의는 대체로 자유지상주의(libertarianism), 미국제일주의, 평등화의 거부, 그리스도 부흥으로 요약된다. 네오콘은 냉전시대의 승리자요 세계 유일 초강국인 미국은 21세기를 미국의 원칙과 이상을 전파할 세계적 지도력을 상실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세계 평화를 수호해야 할 책임을 지고 있는 미국은 그 힘을 사용하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위험이 도래하기 전에 이를 방지하여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여야 한다고도 한다. 따라서 국방비의 증액을 주장한다. 또한 민주주의 국가와의 유대를 강화해 비민주적인 국가를 견제할 것을 요구한다. 세계적으로 정치적, 경제적 민주주의를 권장하고 국제질서 유지를 위한 미국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이라크 파병과 네오콘 네오콘과 결부지어서 생각할 문제가 이라크 전쟁과 한국의 파병이다. 네오콘을 등에 업은 부시 행정부가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주창하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 아프카니스탄과 이라크를 선제 공격한 것은 미국의 힘을 과시하고 소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불량국가를 응징하기 위한 것이었다. 독재국가의 지도부를 교체해 세계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의 파병은 어떻게 볼 것인가. 테러에 항전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와 주장을 따를 것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정부도 고심했을 것이다. 파병을 반대하는 여론을 무시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은 미국의 요구를 따르지 않을 수 없는 것은 한국과 미국의 전통적인 관계와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파병에 반대한 사람들은 정부의 파병 결정이 줏대 없는 종속적인 행동이었다고 비난한다. 나아가 김선일씨 피살 사건도 파병을 결정한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무기를 구실로 이라크 침공을 자행하고 이라크 국민들을 끊없는 항전과 갈등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부시와 네오콘 세력에 분노의 화살이 향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서울광장]갈등만 키운 ‘2004 정치’/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갈등만 키운 ‘2004 정치’/김경홍 논설위원

    지난 1년 정치를 되돌아보면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고 보여진다. 정치인들이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기보다는 오히려 지켜보는 시민들이 험난했구나 하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북한의 외교를 ‘벼랑끝 전술’이라고 불렀던 적이 있다. 결과가 이로울 수도 나쁠 수도 짐작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버텨보는 것이다. 운에 맡기는 것이다. 운이 좋으면 그나마 성공한 전술이 되겠지만 운이 나쁘면 함께 망하는 것이다. 2004 한국정치는 ‘벼랑끝 정치’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배째라 정치’로까지 뒷걸음질쳤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총선도 치렀고, 정치판도 새판으로 갈아봤지만 남은 것은 없다. 이념, 색깔, 빈부, 계층간 이해 등 모든 이슈들을 도마에 올려봤지만 결과물은 없다. 갈등만 증폭시켰다. 생산이 없다면 일년 농사는 망친 것이다. 보스정치가 사라졌고, 돈 먹는 정치가 고개를 숙였다는 사실은 정치발전일 것이다. 하지만 새정치는 결국 생산적인 면에서는 걸음마도 못 뗀 형국이다. 지난 1년의 정치를 돌아보면 엄청난 사건들로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파동은 국론을 절반으로 갈라놓았다.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위헌 판결은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미워할 수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뿐이 아니다. 법치논란이 계속됐고, 과거사니 국가보안법이니 하면서 한순간도 국민들을 편안하게 내버려두지 않은 것이 지난 1년이다. 보수, 진보 세력은 물론 농민과 노동자, 솥단지 상인, 성매매여성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세력이 거리로 나선 것은 우리의 삶이 그만큼 피곤했다는 방증이다. 그저께 여야 수뇌부 4인이 연말까지 새해예산안과 이라크파병연장동의안을 처리하고, 이른바 4대입법은 여야가 합의해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을 해를 넘길까 두려워 생색을 내는 정치권이나, 이런 합의를 지켜보며 손톱만큼의 기대를 갖는 국민들이 안타깝기는 매 한가지다. 지난 한해가 정치권이 앞장서고, 국민들이 갈라선 갈등의 한 해였다면 내년은 갈등을 수습하고 경제적 활력을 회복하는 한해가 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서민들이 아우성치고, 자살자가 줄을 이었다면 어떤 이유를 댄다고 하더라도 좋은 정치라는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새해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60% 이상이 내년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정치가 나아질 것이라는 징후도 없다.4대입법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기다리고 있고, 더욱이 여야는 전당대회 등 대권 전초전을 예비하고 있다. 희망보다는 불안한 요소들만 도사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정권을 목표도 일관성도 없는 정권이라고 비난한다. 분배도 놓치고 성장도 포기한 정권이라는 악평까지 듣고 있다.2년도 못 채운 정권으로서 억울한 면도 없지 않겠지만 적어도 우리사회 구성원의 절반 가까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저 넘길 일은 아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여권이 새해 국정운영 기조를 사회대통합으로 전환한다는 소식은 반갑다. 정치의 기본은 국민들의 삶을 보살피는 데 있다. 갈등을 줄이는 데 있다. 이제 역사니 민족이니 하는 거대담론을 붙잡지 말라. 가장 급한 것부터 해결하라. 이를테면 국가경쟁력 회복과 먹고 사는 문제가 시급하다. 정치쟁점에 대해서는 쉬운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4대입법 가운데 국보법이 가장 어렵다면 과거사나, 언론개혁법 등을 먼저 하면 될 것이고, 갈등을 줄이려면 차선책을 마련하는 데 주저하지 말라.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천지개벽이나 혁명이 아니지 않은가.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국민 동의에 기초 국정수행”

    노무현 대통령은 20일 “권력기관의 힘이 아닌 국민적 동의에 기초해서 국정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참여정부 정책평가보고회에 참석해 “정경유착이나 권언유착, 권력기관의 권력남용 등 사회적 특권구조를 어느 정도 해소해 나간 측면에서 성과가 있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이날 보고회는 노 대통령이 2년 동안의 참여정부 정책을 평가하고앞으로 3년 동안의 정책대안을 제시해 달라는 지시에 따른 것이다. 참여정부의 자체 ‘중간평가’인 셈이다. ●“분권형 국정운영 강화 필요” 노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적 동의를 구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라면서 “국민의 동의에 의해 국정이 운영돼야 하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국민적 동의를 구하기 위해 국민들과 새롭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 특권구조 해체는 권력이 지배하는 권치(權治)에서 법이 지배하는 법치(法治)로 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와 지도자의 리더십에 대해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면서 “정부와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미래를 준비해 가는 미래관리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분권형 국정운영을 강화하고 대통령은 정치의 대립각에서 한발 뒤로 물러서서 국정운영을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과도적으로 정당과 대통령의 관계가 새롭게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비전 국민 체감 못해” 이날 평가위원들은 경제분야에 대해 “참여정부 들어 경제비전이 많이 제시됐지만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체감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비전의 가능성을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창출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구조를 정착시키는데 핵심과제라고 진단했다. 사회분야에서는 “균형발전사회가 참여정부의 국정과제였다.”면서 고용없는 성장의 한계를 인식하고 이를 위해 복지의 내수진작 효과를 충분히 살려야 한다고 지적됐다. 정치행정분야에서는 “분권과 자율을 정착시키고 책임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분권형 국정운영을 발전시키는데서 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안보분야에서는 한·미관계와 남북관계가 동시에 발전하는 것이 필요하고, 남북관계를 단계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병행해서 발전시켜 나가는 접근방법을 강조했다. ●강신호 전경련회장에 존경 표시 ‘눈길’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전경련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김용준) 공동 주최로 열린 사랑의 열매 음악회에서 강신호 전경련 회장을 가리키며 “나만 열심히 하는 줄 알았는데 강신호 회장님은 더 열심히 하시더라.”면서 “저는 안할 수 없지만, 강 회장님은 안해도 월급 깎이는 것도 아닌데 참 존경심이 생겼고 정도 좀 들었다.”고 친밀감을 표시해 눈길을 끌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북한 체제변화와 형법개정] ‘北체제 보장’ 국제 화두 급부상

    [북한 체제변화와 형법개정] ‘北체제 보장’ 국제 화두 급부상

    북핵 문제가 국제적인 초미의 현안이 되면서 그 해법 속에 포함된 북한체제 보장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북핵 폐기와 대북 체제보장이 문제 해결의 양대 축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숙청하고, 형법을 대거 정비하는 등 친정체제 강화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북한체제의 안정성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12일 ‘LA발언’ 이후 거침없이 이어져온 노무현 대통령의 북핵 관련 언급들은 결과적으로 북한체제 보장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공론화에 불을 지폈다. 특히 “(북한체제의)붕괴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 같다.”는 지난 4일 폴란드 발언은 백가쟁명식 논쟁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미국과 일부 서구 국가들이 북한 체제가 무너져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더 불안해하고 있다.”는 노 대통령의 지적에 미국의 일부 네오콘들은 즉각 반응했다. 대표적 ‘북한체제 교체론자’인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지난 6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북한체제교체론은 남북한 평화통일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7일 신보수주의 논객인 마이클 호로위츠 미국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이 가세했다. 호로위츠는 서울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미 국무부 일부 관리들과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을 제외한 세계가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끝났다는데 공감하고 있다.”며 “미국의 북한인권법 통과는 미국 대북 포용정책의 종언”이라고 단언했다. 이에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부시 미 행정부는 북한 체제를 해체하려는 목적을 포기하지 않은 채 한국과 일본에 대북 경제 제재를 가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북한측 인사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선 미국이 적대적인 정책을 우선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팅옌(張庭延) 전 주한 중국대사는 7일 서울서 열린 포럼에서 “미국이 북한의 체제변화나 정권 전복을 말하고, 북한이 이에 굴하지 않고 맞서는 북·미 상호 불신이 북핵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엔 외형상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국회 방문단에 따르면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7일 “언론 등 일부에서 우리가 북한의 체제붕괴 계획을 갖고 있는 것처럼 자꾸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을) 굳이 표현한다면 ‘체제 변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석했던 마이클 그린 국가안전보장회의 선임보좌관은 “경제적 변형이 그 하나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체제의 교체나 붕괴가 아니라, 경제체제의 변형 정도를 추구한다는 미 관리들의 발언이 외교적 수사 이상의 진정성을 담고 있는지는 부시 2기 행정부의 대북 정책 실행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년초 부시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불거진 북한체제 보장문제의 공론화 과정은 북핵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데 있어 중대 전기가 될 것이다. 이 논쟁이 결과적으로 북한이 핵 폐기에 상응하는 대가로, 줄기차게 요구해온 체제보장 요구에 대해 미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에 어떤 형태이든 답안을 제시할 것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제아무리 훌륭한 제안이라도 그 결과가 궁극적으로 자신의 발등을 찍게 될 것이라고 의심한다면 김정일 정권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심지어 북한은 순망치한의 관계라고 믿어온 중국에 대해서도 미국이 타이완 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조건하에 북한체제 변화를 바라는 미국의 입장에 동조하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고 있는 판이다. 어쨌든 6자회담 관련국들이 북핵 문제를 평화적·외교적으로 풀기 위한 양대 전제조건 중 하나인 북한체제 보장 문제를 본격 논의하고, 하나의 안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김인철 전문기자 ickim@seoul.co.kr
  • 美네오콘 호로위츠-與 386의원들 ‘비밀 설전’

    미국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이자 ‘네오콘’(신보수주의자)으로 분류되는 마이클 호로위츠 허드슨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지난 10일 방한 중 열린우리당의 운동권 출신 ‘386’ 의원들을 극비리에 만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부시 행정부내 대북 강경노선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호로위츠 연구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을 직접 찾아 열린우리당 송영길·임종인·우상호 의원을 잇달아 면담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12일 “현행 미국 ‘북한인권법’의 모태가 된 ‘북한자유법안’ 초안 작성에 간여한 호로위츠 연구원은 북한인권법과 같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여당의 젊은 의원들을 직접 만나 견해를 듣고 싶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로위츠 연구원은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보다는 첨예한 시각차만 확인하고 발길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여당내 대표적인 대북 유화론자인 임종인 의원과는 얼굴을 붉힐 정도로 독설을 주고받으며 설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임 의원이 전한 대화 내용. (호로위츠)북한 주민의 인권을 탄압하고 있는 김정일 체제는 무너져야 한다. 그것은 미국에 있는 한국인들이 더 원하는 것이다. -(임종인)체제 선택은 우리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 북한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다. 가령 내가 부시 행정부를 바꾸라고 하면 되겠느냐. 세상에 국민들로부터 100% 지지받는 정부가 어디 있느냐.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2차대전 때 유대인 학살과 비슷한 짓을 저지르고 있다. -북한 사람 걱정 말고 미국에 있는 어려운 사람이나 걱정하라. 부시 행정부 들어 미국내 빈민층이 20% 이상 더 어려워졌다고 하지 않느냐. 왜 미국이 도덕 교사 역할을 하려 하느냐. 임 의원은 “호로위츠 연구원이 전쟁이라는 말은 안했지만,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호로위츠 연구원이 우리 당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한다고 해서 만났는데, 오히려 나를 일방적으로 가르치려 했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임 의원은 “호로위츠 연구원은 내가 자기 의견을 시종 반박하자 인사도 안 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을 정도로 무례한 사람이더라.”라면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을 너무 우습게 아는 것 같았다.”고 비난했다. 송영길 의원도 “나는 내 의견을 얘기했고 호로위츠 연구원은 자신의 시각을 말했다.”면서 “한마디로 서로의 시각차만 확인한 자리였다.”고 밝혔다. (호로위츠)한국은 북한의 붕괴 가능성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금 중국도 ‘포스트 김정일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데 유독 노무현 정부만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는 정권과 사랑을 하고 있다. -(송영길)우리는 남북한 동족의 입장에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평화공존을 원하는 것이다. 북한이 급작스럽게 붕괴한다면 우리나라는 경제적·사회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이다. 북한 흡수 통합을 얘기하는 것은 한달 단식하다가 바로 육개장을 먹자는 것과 같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은 북한의 붕괴를 원치 않는다.’고 했는데 당장 김정일이 사망했을 때 이러한 잘못된 노 대통령의 시각 때문에 미국이 북한 인민을 도와야 할 때 돕지 못하게 되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일종의 ‘사인’으로 이해해야 한다. 송 의원은 “처음 만나본 호로위츠 연구원은 아주 주관이 강한 사람이었다.”면서 “좋게 말하면 저돌적이고 정열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독선적인 사람으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호로위츠 연구원이 아예 ‘나는 네오콘이다.’라고 말해 놀랐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우상호 의원도 “특별한 결론 없이 서로의 의견만 듣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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