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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갈등만 키운 ‘2004 정치’/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갈등만 키운 ‘2004 정치’/김경홍 논설위원

    지난 1년 정치를 되돌아보면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고 보여진다. 정치인들이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기보다는 오히려 지켜보는 시민들이 험난했구나 하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북한의 외교를 ‘벼랑끝 전술’이라고 불렀던 적이 있다. 결과가 이로울 수도 나쁠 수도 짐작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버텨보는 것이다. 운에 맡기는 것이다. 운이 좋으면 그나마 성공한 전술이 되겠지만 운이 나쁘면 함께 망하는 것이다. 2004 한국정치는 ‘벼랑끝 정치’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배째라 정치’로까지 뒷걸음질쳤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총선도 치렀고, 정치판도 새판으로 갈아봤지만 남은 것은 없다. 이념, 색깔, 빈부, 계층간 이해 등 모든 이슈들을 도마에 올려봤지만 결과물은 없다. 갈등만 증폭시켰다. 생산이 없다면 일년 농사는 망친 것이다. 보스정치가 사라졌고, 돈 먹는 정치가 고개를 숙였다는 사실은 정치발전일 것이다. 하지만 새정치는 결국 생산적인 면에서는 걸음마도 못 뗀 형국이다. 지난 1년의 정치를 돌아보면 엄청난 사건들로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파동은 국론을 절반으로 갈라놓았다.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위헌 판결은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미워할 수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뿐이 아니다. 법치논란이 계속됐고, 과거사니 국가보안법이니 하면서 한순간도 국민들을 편안하게 내버려두지 않은 것이 지난 1년이다. 보수, 진보 세력은 물론 농민과 노동자, 솥단지 상인, 성매매여성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세력이 거리로 나선 것은 우리의 삶이 그만큼 피곤했다는 방증이다. 그저께 여야 수뇌부 4인이 연말까지 새해예산안과 이라크파병연장동의안을 처리하고, 이른바 4대입법은 여야가 합의해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을 해를 넘길까 두려워 생색을 내는 정치권이나, 이런 합의를 지켜보며 손톱만큼의 기대를 갖는 국민들이 안타깝기는 매 한가지다. 지난 한해가 정치권이 앞장서고, 국민들이 갈라선 갈등의 한 해였다면 내년은 갈등을 수습하고 경제적 활력을 회복하는 한해가 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서민들이 아우성치고, 자살자가 줄을 이었다면 어떤 이유를 댄다고 하더라도 좋은 정치라는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새해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60% 이상이 내년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정치가 나아질 것이라는 징후도 없다.4대입법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기다리고 있고, 더욱이 여야는 전당대회 등 대권 전초전을 예비하고 있다. 희망보다는 불안한 요소들만 도사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정권을 목표도 일관성도 없는 정권이라고 비난한다. 분배도 놓치고 성장도 포기한 정권이라는 악평까지 듣고 있다.2년도 못 채운 정권으로서 억울한 면도 없지 않겠지만 적어도 우리사회 구성원의 절반 가까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저 넘길 일은 아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여권이 새해 국정운영 기조를 사회대통합으로 전환한다는 소식은 반갑다. 정치의 기본은 국민들의 삶을 보살피는 데 있다. 갈등을 줄이는 데 있다. 이제 역사니 민족이니 하는 거대담론을 붙잡지 말라. 가장 급한 것부터 해결하라. 이를테면 국가경쟁력 회복과 먹고 사는 문제가 시급하다. 정치쟁점에 대해서는 쉬운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4대입법 가운데 국보법이 가장 어렵다면 과거사나, 언론개혁법 등을 먼저 하면 될 것이고, 갈등을 줄이려면 차선책을 마련하는 데 주저하지 말라.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천지개벽이나 혁명이 아니지 않은가.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국민 동의에 기초 국정수행”

    노무현 대통령은 20일 “권력기관의 힘이 아닌 국민적 동의에 기초해서 국정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참여정부 정책평가보고회에 참석해 “정경유착이나 권언유착, 권력기관의 권력남용 등 사회적 특권구조를 어느 정도 해소해 나간 측면에서 성과가 있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이날 보고회는 노 대통령이 2년 동안의 참여정부 정책을 평가하고앞으로 3년 동안의 정책대안을 제시해 달라는 지시에 따른 것이다. 참여정부의 자체 ‘중간평가’인 셈이다. ●“분권형 국정운영 강화 필요” 노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적 동의를 구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라면서 “국민의 동의에 의해 국정이 운영돼야 하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국민적 동의를 구하기 위해 국민들과 새롭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 특권구조 해체는 권력이 지배하는 권치(權治)에서 법이 지배하는 법치(法治)로 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와 지도자의 리더십에 대해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면서 “정부와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미래를 준비해 가는 미래관리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분권형 국정운영을 강화하고 대통령은 정치의 대립각에서 한발 뒤로 물러서서 국정운영을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과도적으로 정당과 대통령의 관계가 새롭게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비전 국민 체감 못해” 이날 평가위원들은 경제분야에 대해 “참여정부 들어 경제비전이 많이 제시됐지만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체감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비전의 가능성을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창출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구조를 정착시키는데 핵심과제라고 진단했다. 사회분야에서는 “균형발전사회가 참여정부의 국정과제였다.”면서 고용없는 성장의 한계를 인식하고 이를 위해 복지의 내수진작 효과를 충분히 살려야 한다고 지적됐다. 정치행정분야에서는 “분권과 자율을 정착시키고 책임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분권형 국정운영을 발전시키는데서 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안보분야에서는 한·미관계와 남북관계가 동시에 발전하는 것이 필요하고, 남북관계를 단계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병행해서 발전시켜 나가는 접근방법을 강조했다. ●강신호 전경련회장에 존경 표시 ‘눈길’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전경련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김용준) 공동 주최로 열린 사랑의 열매 음악회에서 강신호 전경련 회장을 가리키며 “나만 열심히 하는 줄 알았는데 강신호 회장님은 더 열심히 하시더라.”면서 “저는 안할 수 없지만, 강 회장님은 안해도 월급 깎이는 것도 아닌데 참 존경심이 생겼고 정도 좀 들었다.”고 친밀감을 표시해 눈길을 끌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북한 체제변화와 형법개정] ‘北체제 보장’ 국제 화두 급부상

    [북한 체제변화와 형법개정] ‘北체제 보장’ 국제 화두 급부상

    북핵 문제가 국제적인 초미의 현안이 되면서 그 해법 속에 포함된 북한체제 보장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북핵 폐기와 대북 체제보장이 문제 해결의 양대 축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숙청하고, 형법을 대거 정비하는 등 친정체제 강화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북한체제의 안정성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12일 ‘LA발언’ 이후 거침없이 이어져온 노무현 대통령의 북핵 관련 언급들은 결과적으로 북한체제 보장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공론화에 불을 지폈다. 특히 “(북한체제의)붕괴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 같다.”는 지난 4일 폴란드 발언은 백가쟁명식 논쟁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미국과 일부 서구 국가들이 북한 체제가 무너져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더 불안해하고 있다.”는 노 대통령의 지적에 미국의 일부 네오콘들은 즉각 반응했다. 대표적 ‘북한체제 교체론자’인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지난 6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북한체제교체론은 남북한 평화통일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7일 신보수주의 논객인 마이클 호로위츠 미국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이 가세했다. 호로위츠는 서울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미 국무부 일부 관리들과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을 제외한 세계가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끝났다는데 공감하고 있다.”며 “미국의 북한인권법 통과는 미국 대북 포용정책의 종언”이라고 단언했다. 이에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부시 미 행정부는 북한 체제를 해체하려는 목적을 포기하지 않은 채 한국과 일본에 대북 경제 제재를 가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북한측 인사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선 미국이 적대적인 정책을 우선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팅옌(張庭延) 전 주한 중국대사는 7일 서울서 열린 포럼에서 “미국이 북한의 체제변화나 정권 전복을 말하고, 북한이 이에 굴하지 않고 맞서는 북·미 상호 불신이 북핵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엔 외형상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국회 방문단에 따르면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7일 “언론 등 일부에서 우리가 북한의 체제붕괴 계획을 갖고 있는 것처럼 자꾸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을) 굳이 표현한다면 ‘체제 변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석했던 마이클 그린 국가안전보장회의 선임보좌관은 “경제적 변형이 그 하나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체제의 교체나 붕괴가 아니라, 경제체제의 변형 정도를 추구한다는 미 관리들의 발언이 외교적 수사 이상의 진정성을 담고 있는지는 부시 2기 행정부의 대북 정책 실행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년초 부시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불거진 북한체제 보장문제의 공론화 과정은 북핵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데 있어 중대 전기가 될 것이다. 이 논쟁이 결과적으로 북한이 핵 폐기에 상응하는 대가로, 줄기차게 요구해온 체제보장 요구에 대해 미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에 어떤 형태이든 답안을 제시할 것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제아무리 훌륭한 제안이라도 그 결과가 궁극적으로 자신의 발등을 찍게 될 것이라고 의심한다면 김정일 정권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심지어 북한은 순망치한의 관계라고 믿어온 중국에 대해서도 미국이 타이완 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조건하에 북한체제 변화를 바라는 미국의 입장에 동조하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고 있는 판이다. 어쨌든 6자회담 관련국들이 북핵 문제를 평화적·외교적으로 풀기 위한 양대 전제조건 중 하나인 북한체제 보장 문제를 본격 논의하고, 하나의 안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김인철 전문기자 ickim@seoul.co.kr
  • 美네오콘 호로위츠-與 386의원들 ‘비밀 설전’

    미국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이자 ‘네오콘’(신보수주의자)으로 분류되는 마이클 호로위츠 허드슨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지난 10일 방한 중 열린우리당의 운동권 출신 ‘386’ 의원들을 극비리에 만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부시 행정부내 대북 강경노선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호로위츠 연구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을 직접 찾아 열린우리당 송영길·임종인·우상호 의원을 잇달아 면담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12일 “현행 미국 ‘북한인권법’의 모태가 된 ‘북한자유법안’ 초안 작성에 간여한 호로위츠 연구원은 북한인권법과 같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여당의 젊은 의원들을 직접 만나 견해를 듣고 싶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로위츠 연구원은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보다는 첨예한 시각차만 확인하고 발길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여당내 대표적인 대북 유화론자인 임종인 의원과는 얼굴을 붉힐 정도로 독설을 주고받으며 설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임 의원이 전한 대화 내용. (호로위츠)북한 주민의 인권을 탄압하고 있는 김정일 체제는 무너져야 한다. 그것은 미국에 있는 한국인들이 더 원하는 것이다. -(임종인)체제 선택은 우리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 북한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다. 가령 내가 부시 행정부를 바꾸라고 하면 되겠느냐. 세상에 국민들로부터 100% 지지받는 정부가 어디 있느냐.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2차대전 때 유대인 학살과 비슷한 짓을 저지르고 있다. -북한 사람 걱정 말고 미국에 있는 어려운 사람이나 걱정하라. 부시 행정부 들어 미국내 빈민층이 20% 이상 더 어려워졌다고 하지 않느냐. 왜 미국이 도덕 교사 역할을 하려 하느냐. 임 의원은 “호로위츠 연구원이 전쟁이라는 말은 안했지만,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호로위츠 연구원이 우리 당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한다고 해서 만났는데, 오히려 나를 일방적으로 가르치려 했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임 의원은 “호로위츠 연구원은 내가 자기 의견을 시종 반박하자 인사도 안 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을 정도로 무례한 사람이더라.”라면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을 너무 우습게 아는 것 같았다.”고 비난했다. 송영길 의원도 “나는 내 의견을 얘기했고 호로위츠 연구원은 자신의 시각을 말했다.”면서 “한마디로 서로의 시각차만 확인한 자리였다.”고 밝혔다. (호로위츠)한국은 북한의 붕괴 가능성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금 중국도 ‘포스트 김정일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데 유독 노무현 정부만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는 정권과 사랑을 하고 있다. -(송영길)우리는 남북한 동족의 입장에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평화공존을 원하는 것이다. 북한이 급작스럽게 붕괴한다면 우리나라는 경제적·사회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이다. 북한 흡수 통합을 얘기하는 것은 한달 단식하다가 바로 육개장을 먹자는 것과 같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은 북한의 붕괴를 원치 않는다.’고 했는데 당장 김정일이 사망했을 때 이러한 잘못된 노 대통령의 시각 때문에 미국이 북한 인민을 도와야 할 때 돕지 못하게 되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일종의 ‘사인’으로 이해해야 한다. 송 의원은 “처음 만나본 호로위츠 연구원은 아주 주관이 강한 사람이었다.”면서 “좋게 말하면 저돌적이고 정열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독선적인 사람으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호로위츠 연구원이 아예 ‘나는 네오콘이다.’라고 말해 놀랐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우상호 의원도 “특별한 결론 없이 서로의 의견만 듣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압박 통한 북한붕괴 가능할까/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미래전략연구원장

    북한은 탈냉전, 민주화의 세계적 추세에서 볼 때 수수께끼의 나라다.1980년대 후반부터 있어온, 그리고 급격하게 시작된 탈냉전의 추세를 작고 허약한 북한은 꿋꿋하게 버텨냈고, 민주화의 바람 속에서도 홀로 설 수 있는 질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대체 북한, 보다 정확히 말하면 김정일 정권은 주민들을 식량난과 경제난에 시달리게 하면서, 강압정치를 구사하는데 왜 붕괴하지 않는 것일까? 김정일 정권은 앞으로도 당분간 붕괴하지 않을 것인가? 노무현 대통령이 유럽순방 중 당분간 북한의 붕괴가능성이 없다고 입장을 밝힌 이후, 북한의 붕괴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노 대통령이 어떠한 이론과 분석에 기초하여 북한 붕괴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였는지 모르지만 몇가지 이론적 관점에서 보면 압력(전쟁이라는 수단을 제외한)에 의한 북한 정권의 붕괴는 상당히 어렵다는데 동의한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은 규모가 작은 국가이므로 외부의 경제적, 정치적 압박이 있어도 체제 유지비용이 크지 않다. 즉 가용한 자원을 국가의 통제기구와 군에 집중하면 북한 규모의 국민은 통제가 가능하다. 이것이 선군정치의 배경이라고 할 수 있으며 기왕에 있었던 강한 국가조직을 재정비하는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1987년 한국의 민주화과정이 증명하였듯이 물적기반이 성장한 시민사회의 저항이 있어야 정권은 붕괴하거나 변화를 모색하게 되는데, 배급에 기초한 사회주의체제에서는 국가에 대항하는 시민사회의 존재 자체가 있을 수 없으며 주민의 물적기반 또한 취약하기 때문에 국가와 군에 자원을 집중하면 북한 규모의 주민은 통제가 가능하다. 둘째, 북한에 대한 압박은 국민을 더욱 굶주리게 하지만 굶주리는 것이 체제붕괴의 필연적 요인이 될 수는 없다. 조선시대는 지금 북한보다 훨씬 주민이 가난하였지만 그 체제는 500년 가까이 유지되었고, 중국도 1958년 시작된 대약진운동 이후 1961년 식량난으로 2700만명에 달하는 중국인이 사망하였다는 추계가 있지만 체제의 붕괴를 가져오지 못했다. 따라서 북한 경제가 악화되고, 보다 많은 주민이 굶주린다는 것을 북한 붕괴의 지표로 삼는 것은 너무 단순한 논리이다. 오히려 국민이 더욱 굶주리면 두 가지 통제의 가능성이 생긴다. 굶주림의 원인을 외부의 압박으로 돌릴 수 있고, 동시에 저항의 물적기반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외부의 압박은 잘못하면 북한 주민을 더욱 고생시키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 셋째, 외부와의 접촉을 최대로 제한하면서 사상교육을 강화하면 적은 체제비용으로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 특히 북한과 같이 고립되어 있는 소규모의 국가는 더욱 그러한 가능성이 크다. 주민들이 다른 나라와의 비교의 관점을 갖지 못하고, 북한체제의 정당성이 유훈통치나 주체사상 등으로 재생산된다면 국민의 저항은 크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압박을 통한 고립이 북한 체제 붕괴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그렇다면 북한의 변화를 바라는 우리의 옵션은 무엇인가? 위의 논리를 계속 따라간다면 답은 의외로 명확하다. 북한의 체제전환은 외부와의 교류를 늘리고, 주민들의 물적기반을 높이면 가능하다. 즉 북한을 세계화의 조류 속에 올려놓으면 되는 것인데, 그 방법은 경제교류와 시장의 확산이다. 경제교류와 시장의 확산은 북한을 외부와 연결시키면서 주민의 물적기반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한다. 한국의 경우 군부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체제전환이 가능했던 이유도 외부와의 끊임없는 교류가 있었고, 자본주의 시장을 통한 시민사회의 물적기반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북한 체제전환의 연착륙을 바라는 한국으로서는 점진적 경제교류를 통하여 서서히 외부와의 접촉을 늘려가면서 시장이 확산되는 북한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얼마 전 미국의 해들리 NSC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가 발언한 북한의 체제전환 목표는 적절히 설정된 것이라고 일단 받아들일 수 있다. 다만 방법론적으로 강압적인 방법보다는 교류와 시장을 강조하는 방법을 채택하기를 희망한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미래전략연구원장
  • ‘네오콘’ 호로위츠 서울서 독설

    “지금 중국도 포스트 김정일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데 유독 노무현 정부만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는 정권과 사랑하고 있다.” 마이클 호로위츠 미국 허드슨 연구소 종교담당 선임연구원이 7일 서울 순화동 명지빌딩 20층 회의실에서 ‘북한구원운동’이 주최한 ‘김정일 정권교체 전략의 이해와 가능성’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에 참석,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유럽 순방 중 발언과 대북 정책을 겨냥해 독설을 퍼부었다. 미국 레이건 정부에서 대통령 보좌관을 지낸 그는 북한인권법의 모태가 된 북한자유법안의 초안 작성에 관여했으며 북한 정권의 교체를 주장하는 대표적 대북 강경파로 분류된다. 호로위츠 연구원은 이 자리에서 “누구랑 얼굴을 붉혀야 한다면 얼굴을 붉히지 않을 수 없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을 거론하며 “그 대상은 부시 대통령이나 네오콘이 아니고 북한 인권 개선을 기원하며 매주 교회에 나가는 기독교인과 인권단체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북핵 6자회담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며 지금은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포스트 김정일을 대비한 회의를 해야 할 때”라면서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한국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고 중국에서도 배반을 당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씨줄날줄] 레짐 체인지/이기동 논설위원

    엄밀히 말할 때,‘정권(Regime)’은 ‘정부(Administration)’와 구분되는 용어다. 따라서 김정일정권이라고 할 때, 이 말에는 북한체제의 독재성, 폐쇄성이 함께 담겨있다.‘노무현정권’ ‘부시행정부’라고 할 때와는 다른 의미다. 미국의 보수주의 학자 니컬러스 에버스타트가 말하는 북한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는 북한의 억압체제를 바꾸자는 것이지, 단순히 김정일을 다른 독재자로 바꾸는 통치자교체가 아닌 셈이다. 전세계적으로 정권교체의 전성기는 냉전시절.2차대전 뒤 동유럽의 공산정권 수립배경에는 소련의 정권교체 작업이 있었다. 토착 공산혁명을 성공시킨 중국이 북한, 베트남 등 동아시아의 공산정권들을 가리켜,‘모스크바에서 열차로 수출된 공산정권’이라고 비하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독일, 이탈리아, 일본으로 대표되는 전후 서방세계의 정권교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의 정권교체 공작이 가장 활발했던 곳은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 지역. 쿠바, 파나마, 아이티, 도미니카, 그레나다, 니카라과가 모두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활동무대였다. 중동, 아시아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회교혁명으로 쫓겨난 이란의 레자 팔레비는 1953년 CIA의 공작으로 왕위에 올랐던 인물이다.1992년 피플파워로 물러난 필리핀의 마르코스는 집권과 축출 배후에 모두 CIA가 개입한 경우다. 냉전때 미국의 정권교체 목적이 소련과의 경쟁 때문이었다면, 냉전 이후에는 테러, 독재,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로 주목적이 바뀌었다. 이란,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북한 등 소위 ‘불량정권’이 잠재적 정권교체 대상이 됐다. 이중 이라크의 후세인정권과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정권이 무력사용의 첫번째 타깃이 됐다. 그리고 그 이론적 토대가 된 것이 바로 9·11 이후 등장한 선제공격론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북한의 정권교체에 반대의사를 밝힌 배경은 분명치 않다. 현재 상황에서 김정일 정권붕괴는 북한 핵무기 해결이나, 남북통일 방법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의 발로로 짐작될 뿐이다.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북한 정권교체는 무력이 아니라 인권문제, 주민불만을 이용한 체제붕괴다. 그 첫째 무기가 바로 지난달 발효된 북한인권법인 셈이다. 김정일위원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사실은 미국의 무력사용 위협이 아니라, 이 ‘소리 안 나는 무기’의 위력이 아닌가 싶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盧대통령 “북핵 한국민 뜻 벗어난 해법 안돼”

    盧대통령 “북핵 한국민 뜻 벗어난 해법 안돼”

    |런던 박정현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은 1일 오전(한국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청으로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영국을 국빈방문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공식환영행사에 앞서 왕실 소유인 세인트 제임스 궁에서 동포간담회를 갖고 북핵문제에 대해 “장애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느 나라도 한국 국민들의 뜻을 벗어나는 일을 강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에 대한 무력행사와 봉쇄정책에 반대한다고 한 ‘LA 발언’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국민의 역량이 그만한 걸 담보한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역량과 수준에 맞는 발언권을 행사할 것”이라면서 “북한도 함부로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북한도 개혁과 개방을 해야할 것이고 누구보다도 한국 정부와 국민의 도움을 받아야만 성공할 수 있다.”면서 “이것이 객관적인 상황이고,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북핵 문제를 반드시 대화를 통해 풀어내겠다.”면서 “우리도 생각이 있고 미국·중국·일본, 그리고 북한의 생각이 있지만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단지 핵문제를 푸는 데 끝나는 게 아니라 회담 테이블에 앉았던 6개 국가가 앞으로 동북아에서 협력하고 공동의 번영을 꾀하면서 공동체의 평화를 확실히 다지고 번영을 추진하는 틀을 만들도록 준비하고 있다.”면서 “전화위복으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영국의 국경일 퍼레이드 행사가 열리는 런던 시내 호스 가즈(Horse Guards) 광장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공식환영을 받은 뒤 여왕의 관저인 버킹엄 궁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jhpark@seoul.co.kr
  • [정치플러스] 권영길 “노동정책 항의” 단식 농성

    민주노동당 전 대표인 권영길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 경찰이 강제 진입한 사건과 정부의 노동정책 등에 항의하기 위해 29일 단식 농성에 돌입할 계획이다. 민노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28일 “권 의원은 원내 제3당의 전 대표 사무실에 공권력이 투입되고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환 노동장관 등이 노동운동 비하 발언을 하는 등 민주주의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며 “이러한 시국에서 정부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권 의원이 단식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29일 의원단총회를 통해 단식 일정을 확정한 뒤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본청 앞에서 옥외 단식농성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 盧대통령·여야대표등 만찬

    25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초청으로 열린 3부 요인·여야 대표 만찬에서는 북핵문제, 남북정상회담, 경제살리기,4대법안 처리 등의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특히 이날 만찬은 노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의제를 놓고 처음으로 자리를 함께해 관심을 끌었다. 만찬은 오후 6시30분 시작됐고 예정된 2시간을 넘겨 9시10분쯤 끝났다. 중국 음식에 포도주가 나왔으며, 노 대통령은 만찬시작 전에 “입법부와 사법부의 발전을 위하여.”라고 건배를 제의했다. 노 대통령은 만찬이 끝난 뒤 현관으로 나가 참석자들을 일일이 배웅했다. ●북핵, 한·미 및 남북관계 박근혜 대표는 “시중에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서 이런 저런 얘기가 떠돌고 있는데 말씀을 정리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지금 준비하거나 추진되는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러나 기본적으로 물밑 교섭 같은 것은 필요하고 상황을 무르익게 하는 물밑 교섭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반문, 여운을 남겼다.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자신감을 가진 것 같아 든든하다. 부시 2기 행정부를 맞아 원만하게 대화를 하게 돼 다행스럽다.”면서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데 의미는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주도적 역할이라는 표현은 우리가 앞장서서 문제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게 아니고 6자회담과 한·미 공조의 틀에서 우리 의견을 적극 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기금 및 경제살리기 박 대표는 “연기금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문제점이 좀 있다.”면서 “연기금은 안전하고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이날 발언의 비중을 민생경제에 뒀다. 박 대표는 “공정거래법은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출자총액제한 규제를 풀어 대통령께서 기업을 격려하고 용기를 주면 투자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규제개혁을 주문했다. 김학원 자민련 대표는 “신행정수도는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여야간 합의처리되도록 대통령께서 뒷받침하고, 대통령의 공약사항이 꼭 지켜지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연기금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고, 이해찬 국무총리는 “내년부터 25조원이 조성되는 국민연금을 은행에 넣어 놓으면 물가상승률과 상쇄해 제자리 걸음을 한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국회에서 민생경제 관련 법안을 만들어 통과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4대 입법 등 상생의 정치 박 대표는 “4대 입법이 무리하게 추진되지 않도록 대통령께서 잘 해결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고 김원기 국회의장은 “4대 입법에서 여야간 의견차이가 현격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합의를 이뤄나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의장은 “국회의장으로서 이런 저런 문제를 짚어 보니 상당부분 해결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노 대통령은 “4대 입법은 국회와 정당간에 협의해서 처리해 주는 게 좋겠다.”면서 “대통령이 당을 지휘 명령 감독하는 존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상생의 정치와 관련해서 지금까지는 저를 포함해서 정치인 모두가 부도를 내지 않았느냐.”고 반문하고 “자기반성을 할 필요가 있겠다.”고 강조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美 ‘한반도 코드’ 갈등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에서 한반도를 향해 흘러나오는 상반된 목소리가 한·미 관계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우선 공식적인 목소리는 듣기에 좋다.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간의 칠레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끝난 뒤 미 국무부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국무부 관계자는 “현재의 한·미 관계는 A+”라고 평가했다. 과장이 섞였겠지만, 양국 모두 한·미 관계의 전략적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메시지로 들렸다. 이 관계자는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에서 북한 핵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한 연설을 한 뒤 국무부가 “협의할 대목이 있다.”고 코멘트했던 것과 관련,“북한을 복귀시켜 6자회담을 진전시키는 구체적인 방법을 계속 협의해 나간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하고 “양국간에 이견이 있는 것처럼 비쳤다면 유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장외에서’ 들리는 한국 정부와 북한에 대한 강경 목소리는 예사롭지 않다. 정부 밖에서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은 네오콘의 기관지라고 할 수 있는 ‘위클리 스탠더드’에 북한정권의 붕괴를 촉구하는 글을 기고했다. 그는 ▲북핵문제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국무부 관리들을 교체하고 ▲대북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실패를 선언해야 하고 ▲북핵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책임의식을 고취하고 ▲한국정부내 대북 유화파에 대처하고 ▲북핵문제의 비외교적 해결 수단을 준비하고 ▲북한정권 붕괴 후를 가정한 한반도 정책을 수립할 것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북한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까지도 겨냥한 것이다. 문제는 에버스타트의 주장이 단순히 장외의 목소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스티븐 해들리 신임 국가안보보좌관,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존 볼턴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 등 정부내 핵심요직을 차지한 네오콘들과 뜻을 공유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대 한반도 정책의 최종결정자인 부시 대통령은 일단 국무부의 공식 입장과 같은 선상에 서 있다. 부시 대통령은 칠레에서 한국·중국·일본 정상과 합의한 대로 일단 북핵 문제는 6자회담을 가동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라크 전에 이어 팔레스타인 평화협상까지 겹친 중동문제 해결이 시급해 북한에 강공책을 펴기도 어려운 것이 미국의 현실이다. 이와 함께 미국인의 75%가 핵 무기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북한이 미국에 즉각적인 위협을 제기하지 않거나 전혀 위협이 안 된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부시 대통령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CNN과 USA투데이가 갤럽에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가운데 북한이 즉각적인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응답한 경우는 20%에 불과했다. dawn@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한국 “대성공”… 미국 “글쎄”

    |산티아고(칠레) 박정현특파원·서울 이지운기자|“노무현 대통령의 기분이 너무 좋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20일 노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전한 노 대통령의 반응이다. 반 장관은 “내 기분도 최고다.”라고 말했고,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은 “역대 한·미 정상회담 결과 중에서 가장 출중한 결과가 나왔다.”고 자찬했다. 정상회담 내용에 정통한 외교안보 소식통은 “분명한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구체적인 성과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미 강경파 목소리에 일단 쐐기? 한·미 양국이 북한 핵문제를 정책 최우선과제로 삼고, 평화적·외교적 방법으로 해결하기로 한 합의에 대한 평가치고는 ‘과대 포장’에 가깝게 받아들여진다. 노 대통령의 ‘LA 발언’으로 양국간에 미묘한 긴장국면이 조성됐던 분위기와도 정반대다.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에 대해 우리가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역점 프로젝트’ 구상을 구체화할 계획이었으나,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이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북핵해결을 강조했지만 무력행사를 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방콕 정상회담에서는 공동언론발표문에서 ‘북한에 대한 공격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던데 비하면 차이가 난다. 구체적인 성과를 들자면 미국내 강경파들의 입장이 마구 분출되지는 못하도록 일단 쐐기를 박은 것으로 관측된다. 노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나 북한 정권을 보는 여러가지 평가가 (미국에서)다양하게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평화적 방법이나 제재를 통한 방법이 전문가나 언론의 시각을 통해 나오고 있고, 결국 이런 것들이 원만하고 순조로운 6자회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무력행사나 봉쇄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던 LA 발언에 대한 설명이기도 했다. 외교소식통들은 “당장 구체적인 강경책이 거론되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강경론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한·미간 미묘한 입장차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부시 대통령이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한핵 프로그램 종식을 위해 공통된 목소리를 낼 것을 촉구했다고 강조해 다른 기류를 설명했다. 북한이 원하는 북·미 양자회담보다는 6자회담을 통해 평화적 북핵 해법을 추구하되 참가국들의 일사불란하게 협조하지 않을 경우 다른 ‘옵션’을 강구하려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이와 관련,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다는 한국의 ‘주도적 역할’은 실제 대화에서는 거론되지 않은 표현으로 알려진다. 한 정부 당국자는 “회담에서의 분위기가 그랬다는 것”이라면서 “한·미간 전략적 인식은 공유하고 있으나 전술적으로 볼 때 방법상 의견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이를 주도적이고 창의적으로 상황을 관리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북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내용은 노 대통령의 요구에 부시 대통령이 “‘중요한 이슈’(vital issue)로 삼겠다.”고 답한 데서 비롯됐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는 이를 ‘사활적 이슈’라고 해석, 부시 대통령이 좀더 민감하고 강렬한 뜻을 내보인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jhpark@seoul.co.kr
  • 親盧 ‘참정연’ 당권 레이스 돌입

    ‘참여정치연구회’가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열린우리당의 노무현 대통령 측근들과 개혁당 출신 의원, 당직자, 친노 성향 시민 등의 모임인 참여정치연구회(공동대표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장관)는 지난 18일 밤 워크숍을 갖고 4대 법안을 연내 처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아울러 내년 3월 전당대회에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이로써 차기 당의장, 상임중앙위원 등 지도부와 중앙위원 선출을 둘러싸고 물밑에서 진행돼 온 당내 계파들간의 치열한 각축이 더욱 가속화하며 수면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참정연은 논의를 더욱 구체화하기 위해 다음달 4일 300명 규모의 전국 이사회를 가질 예정이며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 중국에서 유학중인 김 대표도 일시 귀국할 예정이다. 유기홍·김재윤·이경숙·김형주·유시민·이광철·김태년·박명광 의원 등 의원들과 상임이사, 집행위원들이 참여한 이날 워크숍에서는 차기 지도부 선출 준비뿐 아니라 국가보안법, 진실규명화해기본법, 언론관계법, 사학법 등 4개 법안의 연내 처리를 위한 구체적 방안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는 24일 의원총회에서 4대 법안의 연내 처리 방침을 천명하는 한편 같은 날 2차 워크숍을 갖고 보다 구체적인 원내 대책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평당원들의 자발적 모임인 ‘중단없는 개혁을 위한 전국당원연대(중개련)’는 창립총회를 준비하고 나서 개혁파에 무게를 실을 전망이다. 중개련은 내년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일부 보수적인 중앙위원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부시2기 韓·美관계] “전략적 동맹은 最高의 동맹관계”

    [부시2기 韓·美관계] “전략적 동맹은 最高의 동맹관계”

    한·미 정상이 20일 회담에서 조율하게 될 ‘전략적 동맹’은, 동맹에 있어 가장 강력한 관계 설정이다. 한 정부 당국자는 18일 “미국의 세계 전략에 있어 파트너가 되는 것이며, 상호간 최고 수준의 신뢰가 있어야 가능한 관계”라고 설명했다. 향후 이같은 관계가 실제로 설정되면 양국간에는 여러 방면에서 적지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예컨대 국가 예우가 격상돼 미국 비자 면제가 가능해진다.“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가 ‘임기 내에 한국민에 대한 비자 면제를 달성하겠다.’고 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얘기”라고 정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국가예우 격상 美비자 면제 가능 투자관계 등도 마찬가지다. 우리 쪽에서도 스크린 쿼터를 비롯한 무역장벽을 제거, 쌍무투자협정(BIT)을 맺은 뒤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한다. 안보분야에서는 장기적으로 ‘신안보동맹’에 대한 논의가 예상되나, 서둘러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도 최근 ‘LA 발언’을 통해 주한미군 운용에 있어서의 ‘전략적 유연성’은 사전에 배제해놓았다. 전략적 동맹은 현재 양국간 실무선에서 논의 중이며, 정부는 큰 틀에서 후속조치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의 LA 발언이나 이날 발표된 ‘협력적 자주국방 계획’은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며 외교·안보 라인의 재배치도 거론된다.”고 전했다. ●차기 주미대사 반기문 외교 물망 우선 차기 주미 한국대사에 반기문 현 외교통상부 장관이 물망에 올라 있다.“워싱턴 정가에서 대단히 반길 인물이지만,1년만에 장관을 교체하는 일이 다소 부담”이라고 한다. 문정인 동북아시대추진위원장과 유재건 의원 등도 적합한 인물로 꼽힌다. 통일부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의장직에 변동이 생긴다면 이종석 NSC 사무차장이 그 자리를 이어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동영 장관이 다른 책무를 맡거나 정계로 복귀하는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이같은 관측에 대해 한 정부 인사는 “구체적인 하마평은 섣부른 예측일 수 있으나 외교·안보라인의 재정비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고, 그 방향은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미 관계가 전략적 동맹 관계로 격상되기 위해서는 북핵문제에 대한 확고한 공조 등이 담보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 점에서 20일 칠레에서의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이지운 구혜영기자 jj@seoul.co.kr
  • 저지선 뚫고 ‘기습 전야제’

    전국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14일 밤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서울 신촌 연세대에 진입해 전야제를 치렀다. 이들은 경찰 투입이 예상되자 이날 밤 10시35분쯤 연세대를 빠져 나와 숙소로 이동하는 등 조별로 움직였다. 이에 따라 경찰과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총파업을 선언한 전공노 소속 노조원은 오후 6시쯤 한때 흩어졌다가 오후 7시20분쯤 연세대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전공노는 집결장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20∼30명 단위로 인솔자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전공노는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전교조와 민노당 깃발을 든 채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지도부와 조합원들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신속하게 연락을 취했다. 조합원 30여명을 인솔하고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한 여성 노조간부는 시청역에서 신대방역, 신대방역에서 신촌역으로 움직이며 ‘오뚝이’라는 암호를 정해 “오뚝이 내립니다(탑니다).”라며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내렸다. ●전공노 지도부와 조합원 1000여명은 당초 서울대에 집결하려다 경찰이 정문과 낙성대쪽 후문의 출입을 봉쇄하자 민주노총·민주노동당 등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상대적으로 진입이 수월한 연세대로 방향을 틀었다. 노조원들은 종각역 부근에서 집회를 마친 뒤 1호선을 타고 신도림역까지 이동한 뒤 다시 2호선으로 갈아타고 서울대입구까지 이동했으나 경찰이 서울대 출입을 봉쇄하자 선봉대가 전철역 안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 틈을 타 본대는 전철을 거꾸로 갈아타고 신촌역으로 이동해 연세대로 들어갔다. 연세대 정문앞에선 한총련,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등 정당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노조원의 안전한 진입을 도왔다. 정부가 전공노에 대한 강경 방침을 밝히자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산하 조합원 1500여명과 한총련 소속 대학생 500여명 등 2000여명은 “전공노 노조원을 보호해야 한다.”며 함께 이동했다. ●전공노 조합원들은 집결지가 연세대로 확정되자 오후 7시20분부터 지하철 2호선 신촌역으로 속속 모여 들기 시작해 50분 남짓 동안 신촌역에서 연세대 정문쪽으로 1개 차선과 연세대 정문 주변 왕복 8차선을 가로질러 정문을 통해 진입했다. 처음 신촌역에 도착한 700여명은 “뛰어”라는 구호와 함께 연세대 정문까지 달려간 뒤, 정문 담을 넘어 들어갔다. 전공노가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파업 전야제를 갖는 동안 한총련 소속 대학생 300여명은 경찰의 투입에 대비, 정문 안쪽에서 보도블록을 깨 투석전을 준비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전공노·민주노총·한총련 등 모두 3000여명이 연세대로 진입하는 동안 주변 교통이 완전히 막혔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승용차 운전자들이 10여분씩 두 차례에 걸쳐 경적을 울려대며 항의하기도 했다. ●경찰의 수배를 받아온 전공노 김영길 위원장은 경찰의 삼엄한 경비망을 뚫고 전국노동자대회까지 참석해 총파업을 선언, 경찰의 정보망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오후 5시10분쯤 전국노동자대회가 끝날 무렵 무대에 오른 김 위원장은 “15일 오전 9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이 땅의 모든 공무원 노동자들이 노동자, 국민과 함께하고자 하니 노무현 정부는 이성을 잃고 유신독재보다 더한 행태로 탄압을 가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곁으로, 노동자의 곁으로 가기 위해 공무원 노동자들은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전공노 파업을 하루 앞둔 이날 오후 정부중앙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관계부처 장관 기자회견에선 장관들이 전공노를 강한 톤으로 비난, 서로의 ‘갈길’을 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허성관 행자부장관은 “일부에선 전공노와 대화를 이야기하지만 전공노는 대화상대가 아니다. 절대 용납하지 못한다.”라고 강경입장을 밝혔다. 조덕현 이재훈 박지윤기자 hyoun@seoul.co.kr
  • [이경형칼럼] 中道, 넓힐 수 있다

    [이경형칼럼] 中道, 넓힐 수 있다

    한국사회가 풀어야 할 최대 과제 가운데 하나는 양극 대결 현상의 극복이다. 특히 권력을 장악한 측의 2분법적 사고와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가진 계층의 반발은 이념 면에서 진보와 보수, 좌와 우로 나누는 편 가르기를 촉진하고, 나아가 세대간 갈등, 수도권·충청권 간의 신 지역 대립을 증폭시켜 왔다. 가까스로 이해찬 총리의 사과 표명으로 정상화의 물꼬를 튼 정기국회가 지난 14일 동안 헛바퀴를 돈 것도 이런 2분법 사고에 젖은 오기의 정치가 낳은 산물이다.‘전부가 아니면 전무’라는 승부사의 정치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타협을 도출하는 중도(中道) 정치의 설 자리를 잃게 해왔다. 최근 교계에서는 각기 보수와 진보 성향으로 양립된 한국교회를 초교파적으로 일치시키자는, 이른바 중도 통합을 외치는 개신교 단체와 비정부기구(NGO)가 곧 출범한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중도 성향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21세기 지구넷’을 결성하는 것이나, 과거 운동권 출신으로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는 소장 학자들의 ‘자유주의 연대’의 발족 움직임도 양극화 현상에 대한 반성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헌법재판소의 수도이전 위헌결정 이후, 중도 성향의 소장 변호사들이 독자적인 변호사 단체의 설립을 준비하고 있고, 역시 이념적으로 중도적 입장을 취하겠다는 시민단체 ‘나라생각’도 내년초 출범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우리 사회가 더이상 양극화로 달리지 않도록 제동을 걸고, 중도의 영역을 확장하려는 거대한 물결의 단초로 읽혀진다. 본래 ‘중도통합론’은 과거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공화국 시절, 신민당 대표최고위원이었던 이철승씨가 제창한 것이다. 이씨는 독재정권과 싸우기 위해서는 다 같이 옥쇄하기보다는 살아서 싸워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전부가 아니면 전무’식의 극한 선명 투쟁보다는 점진적으로 민주화의 영역을 넓혀가는 ‘참여 속의 개혁’방식이 현명하다고 주창했다. 당시 이씨는 ‘낮에는 야당, 밤에는 여당’하는 ‘사쿠라’소리까지 들었지만, 그는 유신헌법 아래 두 번째 총선인 제10대 총선(1978. 12. 12)에서 사상 처음으로 총 득표에서 야당이 여당을 1.1% 누르는 승리를 거두었다. 이때 야당의 승리는 이듬해 부마사태의 밑거름이 되었고, 결국 유신 독재의 비극적인 종말을 재촉한 한국 민주주의 투쟁사의 중대한 분수령으로 기록되었다. 지금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중도 성향 인사들의 결사 움직임은 과거 ‘중도통합론’과는 시대 상황 등 여러가지 면에서 다르다. 적어도 민주 반민주 구도 아래서 과거 야당이 추구했던 정권 쟁취의 수단은 아니라고 본다. 2002년 대통령선거에 이은 노무현 대통령정부의 출범 이후, 증폭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순화시키고, 사회 결속을 지향하는 신(新)중도통합론은 아직 이론적으로 확립된 개념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박세일 의원 같은 이가 국회에 들어오기 전부터 강조한 ‘중도(국민)통합론’과 대강을 같이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중도(주의)는 좌나 우, 진보나 보수를 선택하는 개념이 아니라 상대의 가치를 인정하고 포용하는 것이어야 한다. 또 공허한 탁상의 논리가 아니라, 현실과 부딪치는 실물 정책이어야 한다. 정치적으로는 완승이 아니라,‘51%’승리에 만족하고 ‘49%’패배에 승복하는 것이다. 그리고 21세기 한국사회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분명히 진보쪽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는 중도여야 한다. 편집제작 이사 khlee@seoul.co.kr
  • 멈춘 국회… 외유엔 여야 한마음

    멈춘 국회… 외유엔 여야 한마음

    국회 파행 13일째로 접어든 9일 열린우리당 노웅래 의원은 “하루하루를 ‘참회’하는 심정으로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리고는 “국회 공전으로 ‘국회의원 세비를 깎자.’는 여론까지 들끓어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본청과 의원회관을 오가며 ‘5분 대기’하고 있다는 그는 이날 같은 당의 40대 개혁파 모임인 ‘아침이슬’ 의원들과 “초선 187명이 국회 기본값 복원의 동력이 됩시다.”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5분 대기조의 하루 의사일정은 중단된 상태지만 ‘금배지’들은 여전히 바쁘다. 당론을 대표해 입법안을 준비하고, 언젠가 국회가 정상화되면 곧 시작될 법안·예산처리를 미리 준비한다는 열성파도 눈에 띈다. 보건복지위 소속인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은 “국회가 다시 열리기만 하면 곧바로 법안 처리와 예산심의에 들어갈 것이 뻔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고, 공부하느라 다른 짬을 낼 틈이 없다.”면서 “보건복지위에 상정된 25개 법안의 조문을 모두 들여다 보면서 더 나은 개정안은 없는지 연구하다 보면 밤을 훌쩍 샌다.”고 전했다. 이날 당론에 따라 ‘군의문사 진상규명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열린우리당 문병호 의원은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장까지 맡아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노영민 의원은 “지역구인 충북 청주 흥덕을에 내려가 행정수도 위헌반대 집회에 동참했다가 서울에 부랴부랴 올라와 당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등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당 조세개혁특위와 재정경제위의 연석회의에 참석했다는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남들은 국회가 ‘놀고 있어서’ 시간이 남아 도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오히려 운동회·결혼식과 같은 각종 지역구 행사에도 얼굴을 모두 내비쳐야 하는 부담감도 크다.”면서 “의사 일정은 중단됐지만, 당 차원에서 여당의 입법안에 대응해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회의도 자주 열고, 의원간 토론도 활발해져 가욋일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외유성? 외교성? 이런 가운데 국회 교육위의 황우여 위원장과 한나라당 박창달·이군현, 열린우리당 복기왕·정봉주·유기홍 의원이 8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교육방송(EBS)측과 함께 수능강의 방송분과 교재 1300여권 등 모두 6억∼7억원어치에 달하는 콘텐츠를 현지 교민에게 전달하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이에 대해 교육위 한 관계자는 “미리 확정됐던 행사도 아닌데 국회가 파행에 접어들자 덥석 출국하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외유성 행사에는 참석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반면 황 위원장측은 “EBS가 먼저 요청한 행사이고 교육위는 아직 소위도 구성하지 못할 정도로 여야 의견 조율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초당적으로 합의를 도출해 보자는 속내도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신기남·김형주 의원은 이날 4박5일 일정으로 러시아로 출국했다. 이들은 지난달 노무현 대통령이 현지를 방문한 뒤 ‘자원외교’가 절실하다는 판단 아래 한·러의원외교협의회에 가입한 러시아 두마(하원) 의원들과 자원위원회 의원들을 만난다. 레닌그라드 상공회의소에서는 경제토론회를 여는 등 경제 외교에도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박록삼 박지연 김준석기자 anne02@seoul.co.kr
  • [이경형칼럼] ‘좋은 도시 만들기’도 代案이다

    [이경형칼럼] ‘좋은 도시 만들기’도 代案이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로 행정수도 이전계획은 무산되었지만, 수도권 과밀화, 국토 균형발전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넓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국토의 균형발전을 꾀하는 데는 백가쟁명(百家爭鳴)식 대안 제시가 있을 수 있으나, 일거에 이를 해결하는 단방 약은 없다. 노무현 대통령 정부는 그동안 행정수도 이전을 통해 단기간에 충격적으로 수도권 분산 효과를 꾀하려 했다면, 지금부터는 좀 더 포괄적이고 긴 안목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국토 균형발전과 관련하여 몇 가지 의문이 가셔지지 않는다.“반드시 충청도에 행정 도시를 만들어야 하는가?” “지역 특성화를 살리는 각 지방의 중점도시 개발로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는 없는가?” “전국에 수 많은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오히려 지역균형발전의 효과적인 방법이 아닌가?” “정부 기관을 옮기기보다 중앙의 권력과 돈을 실질적으로 나눠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등이다. 어떤 이들은 남한의 중심부에 있는 충청도를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대상 지역으로 삼지 말고, 상대적으로 서울과 더 멀리 떨어져 있는 광주나 대구, 부산을 특성화하여 발전시키면 오히려 국토 균형발전에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서울신문은 금년 봄부터 지역 균형발전을 꾀하고, 난개발된 도시를 기능적으로 재정비하는 캠페인을 벌이기 위해 ‘좋은 도시 만들기’ 특별 연구팀을 운용해왔다. 도시공학, 국토개발, 환경 분야의 학자 및 전문가들이 최근 성안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전 일원을 ‘신행정 수도(도시)’로 발전시키는 외에, 부산은 ‘항구물류 도시’로, 광주는 ‘문화예술 도시’로 집중 개발함으로써 특성화를 통한 지방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울산은 ‘정보 산업 도시’로, 인천은 ‘아시아 네트워크의 허브 도시’로, 대구는 ‘(재래 시장)거리와 광장 도시’로 특성화하여 국토균형 발전의 새로운 모델로 적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지역 균형 발전 대상이 꼭 광역 도시 중심으로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토론 과정에서 중소 도시도 얼마든지 균형 발전의 개념을 적용하여 특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주를 역사와 전통이 숨쉬는 도시로, 여수·통영을 다도해 관광해양 도시로 특성화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지역 특성에 맞는 소도시 개념을 발전시키기에 따라서는 생태도시, 친환경도시, 보행자 천국 도시, 호반·휴양 등 리조트 도시, 문화예술인 도시 등으로 전국의 작은 도시들을 새롭게 가꾸는 ‘좋은 도시 만들기’를 통해서도 국토의 균형발전 모델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지역 균형발전은 수도권 인구의 밀어내기 또는 유입억제 정책만으로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지역활성화의 거점이 되는 지방 중소도시를 ‘이사 가서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 해소, 도시와 농촌의 괴리 극복도 과감한 재정투자와 정책 방향의 전환이 수반되지 않으면 공염불에 그친다. 일본은 1970년대부터 지방도시 특성화로 이를 실천하고 있다. 자연휴양촌을 업그레이드한 여가농원 빌리지, 노령층을 겨냥한 연금생활자 주택단지 도시, 평생교육을 내건 생애학습도시 등으로 사람을 끌어들이고 있다. 또 도시도 지금처럼 급증한 인구 수용을 위한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라, 이웃과 주변 환경과 소통하는 삶의 열린 공간으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 미국 보스턴시가 도심을 재개발한 코플리 플레이스,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시가 부두지역을 수변 주거지구로 재개발한 이스턴 도크랜드의 성공 사례도 ‘좋은 도시 만들기’의 하나로 꼽힌다. 국토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다. 편집제작 이사 khlee@seoul.co.kr
  • “헌재 위헌결정 효력 부정안해”

    “헌재 위헌결정 효력 부정안해”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신행정수도 건설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의 법적 효력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법리 논쟁이 빚어지고 있는 헌재의 결정 이유를 승복한다고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알맹이 빠진 연설’이라며 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노 대통령은 헌재의 결론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국가 균형발전 전략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는 적절한 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혀 행정타운·행정특별시 등의 건설계획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 ‘뉴딜형 종합투자 계획’으로 경기 활성화를 추진해 내년에 경제 성장률 5% 성장세를 유지토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행정타운·행정특별시 추진 시사 노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 의원 대부분이 퇴장한 가운데 이해찬 국무총리가 대독한 ‘2005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에서 “헌재의 결정이유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평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효력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지방 분권과 국가 균형발전, 수도권 과밀 해소가 국가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과제임을 분명히 한다.”면서 “국민 누구도, 나아가 헌재도 이 과제를 부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는 국가 균형발전을 변함없이 추진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헌재의 결론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국가 균형발전 전략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적절한 계획을 세워 반드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는 거시경제 여건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감으로써 내년에도 경제성장률 5%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역설했다. ●내년 성장률 5%유지 최선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승복하는지, 안 하는지 모호하게 한 것은 헌재 결정에 무게를 안 두는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고 사과하지 않고 버티겠다는 태도에 대해서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태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애매모호하기 그지없어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에 매우 실망스럽고 분노가 치밀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도 “부족함과 우려를 느낀다.”거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임종석 대변인은 “헌재 결정으로 신행정수도추진위원회 활동이 중단됐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합헌의 틀에서 대책을 찾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연설문 25쪽 중 17쪽이 민생 경제 회복과 경기 활성화 얘기로 경제 회복 전념 의지를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정연설은 이 총리의 한나라당 비하 발언 사과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한나라당 의원 대부분이 퇴장한 가운데 진행됐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국가경쟁력 하락 탄핵정국탓”

    국무조정실은 세계경제포럼(WEF)이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을 지난해보다 11단계 뒤처진 29위로 평가한 것과 관련,“WEF의 조사시점이 탄핵정국인 지난 4월이어서 낮게 평가됐으며, 평가가 주관적 오류를 가지고 있다.”는 분석 보고서를 냈다. 국무조정실은 19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WEF의 2004년 국가경쟁력 평가 및 국제평가지수 제고 방안’을 보고하면서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고 정순균 국정홍보처장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신뢰성의 이의제기 여지는 있겠지만, 그 조사가 실질적으로 활용된다면 현실로서 존중돼야 한다.”면서 “이같은 조사들이 정부에 대한 평가나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므로 원인과 결과를 치밀하게 분석, 해당 부처는 적절히 대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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