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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여론 외면한 외교안보팀 개각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정부 외교안보팀 개편 내용을 발표했다. 통일장관에 이재정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외교장관에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 국방장관에 김장수 육참총장, 국정원장에 김만복 국정원 1차장이 발탁됐다. 당초부터 유력하게 거론됐던 인사들이다. 우리는 새 외교안보팀 후보 면면이 알려졌을 때 더 폭넓게 인재를 찾아보도록 촉구했었다. 여론이 그것을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대통령의 인사에 대해 야당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예는 드물다. 한나라당은 이번에도 코드인사, 오기인사, 보은인사라고 맹렬한 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일부 여당 인사들까지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면 여론을 반영하지 못한 인선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엊그제 안보·경제 위기관리 내각의 필요성을 거론했음에도 청와대는 이를 묵살했다. 다른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인선 잘못을 꼬집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드를 완전히 무시하고, 기존 정부 정책과 반대되는 성향을 가진 이들을 장관으로 기용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새 외교안보팀은 너무 코드에 연연하지 않는 게 바람직했다. 북한의 핵실험 강행과 6자회담 복귀 등 한반도 주변 안보환경이 급박하다. 유연하고 실용성있게 대처할 인물이 외교안보팀을 이끌어야 한다. 당·청간, 여·야간 갈등을 증폭시킬 소지를 가진 인사 기용에 신중했어야 했다. 특히 비리로 처벌받은 경력을 가진 이를 장관으로 임명해 보은인사 논란을 빚는 상황은 피해야 했다고 본다. 여야 정당은 장관과 국정원장 내정자 인사청문회를 충실히 준비하기 바란다. 외교안보정책의 방향성을 무리없이 잡아갈 추진력이 있는지, 국론결집을 이뤄낼 포용력은 있는지, 국제사회와 공조할 의지는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결격 사유가 발견된다면 최종 임명과정에서 과감히 탈락시키겠다는 생각을 청와대는 가져야 할 것이다.
  • 여당發 정계개편 ‘3대 변수’

    여당發 정계개편 ‘3대 변수’

    여권 인사들은 현재의 열린우리당 간판으로는 차기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10%대의 당지지율과 현재 대선주자로 손꼽히는 당내 ‘잠룡’들의 한자리 숫자의 지지도를 감안했을 때 2002년처럼 ‘노란색 돌풍’을 일으킨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란 뜻이다. 여당 소속 의원들은 10·25재·보궐 선거의 참패 앞에서, 북한 핵실험으로 보수화되는 정치환경에서 또다시 갈대처럼 흔들리고 있다. 여당은 정계개편을 통해 대선의 동력을 찾고 싶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친노세력의 동향 등 3가지 변수를 극복해야하는 게 선결 과제일 것이다. ●고건은 신당논의에 참여하나 열린우리당의 고건 전 국무총리에 대한 ‘러브 콜’은 일방적이다. 유력한 대권주자들 중에서 그래도 여당과 힘을 합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무소속의 그밖에 없다. 범여권 인사로 두 자리 숫자의 인지도·지지도를 가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의 어설픈 국정운영에 신물이 난 국민들은 고 전 총리의 대과없는 행정가의 모습에서 위안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 측은 최근 고 전 총리가 “여권의 통합신당 논의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하자 크게 고무되기도 했다. 그러나 고 전 총리는 그 후 침묵하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고 전 총리는 여권에서 신당의 틀을 완벽하게 정비하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추대를 기다리지,‘오픈프라이머리’와 같은 경쟁체제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한다. 여당이 그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당 대권주자의 지지율은 올라갈 것인가 40%대의 공고한 지지율을 자랑하는 한나라당과 10%의 열린우리당. 때문에 여당 의원들 대부분은 18대 총선에서 ‘배지’를 뗄 각오를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대표적 ‘잠룡’인 정동영 전 의장은 정계개편보다 자신의 지지율을 현재 5% 수준에서 1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첫번째 목표로 삼고 있다. 정계개편의 동력이 되려면 유의미한 지지도가 필요하다. 한 측근은 “지지율을 급속히 끌어올릴 방법은 고향인 호남에서 찾아야 한다.”면서 “26일 전북대에서 강연을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천정배 전 법무장관은 당에 복귀한 뒤 강연 정치를 시도했지만, 인지도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낮은 지지율은 김근태 의장 등 여당 잠룡들이 조기 정계개편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여당이나 잠룡들은 지지율 제고를 위해서 노무현 대통령과의 다소 과격한 수준의 새로운 관계설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영남권 유권자와 광범위한 친노세력을 의식할 때 운신의 폭이 좁다. ●친노 세력은 과연 침묵할까 조기 정계개편과 ‘헤쳐 모여’식 신당 창당 논의에 가장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당내 세력은 친노 세력이다. 이광재 의원은 “조기 정계개편 논의가 시작되는 것은 여당과 참여정부의 패배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정계개편 논의가 내년 전당대회 때까지는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친노 측에선 “지금 정계개편 논의를 시작하면 여당은 더이상 여당이 될 수 없다.”면서 “지역주의 극복, 시대정신 구현이라는 창당정신을 버릴 것이냐.”고 반문한다. 친노 세력들은 정계개편이 ‘손쉬운’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문소영 구혜영기자 symun@seoul.co.kr
  • [안보리 대북결의안 채택] 靑 “안보리 결정 지지”

    정부는 15일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이 채택되자 결의안의 이행 방안과 대책,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느라 긴박하게 움직였다. 서주석 청와대 안보수석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부처 차관보들이 참석하는 안보관계 실무조정회의를 소집, 정부의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에 장관급인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까지 참여, 사안의 중대성을 감지케 했다. 청와대 안보실은 또 오후에 별도의 사안 점검회의를 갖기도 했다. 회의 결과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곧바로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앞서 14일 노 대통령의 주재 아래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안보리 결의안 채택에 대비하는 한편 안보관계 장관급 회의의 경우,‘수시체제’, 차관보급 실무조정회의는 ‘상시체제’로 운영할 방침을 세웠다. 북핵실험과 관련된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긴밀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서 수석이 이날 주재한 실무조정회의도 이같은 원칙 아래 열렸다. 장관급 회의는 전날에 이어 다시 개최하지 않았다. 조정회의에서는 결의안과 확산방지구상(PSI), 대북 경협과의 연관 관계 등을 조목조목 따졌다. 정부는 일단 물리적 충돌을 야기할 가능성이 큰 군사적인 조치가 빠져 있다는 데 한숨을 돌렸다는 분위기였다는 후문이다. 외교통상부는 안보리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명환 제1차관과 실국장급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안보리 결의안의 내용을 분석했다.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안보리의 결정을 환영하고 지지한다.“면서 “정부는 이를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실천 방침을 분명히 했다. 북한의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의 포기, 핵확산금지조약(NPT)체제의 복귀도 요구했다. 한명숙 총리는 이날 제24회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 개막식에 참석,“정부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면서 “핵실험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북한이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사설] 외교안보라인 전면 재정비하라

    노무현 대통령이 엊그제 “전장에서는 말을 갈아타지 않는다.”고 했다. 북핵사태와 관련해 당분간 외교안보라인을 교체할 뜻이 없음을 에둘러 나타낸 것이다. 내일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될 반기문 외교부 장관도 일단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반도 안보정세가 급박한 마당에 외교안보라인을 흔들 수는 없다는 판단일 것이다. 노 대통령의 언급이 지금의 외교안보라인을 계속 끌고 가겠다는 뜻은 아니리라 믿는다. 그리고 그리 해서도 안 될 것이다. 북의 핵실험 이후 전장은 바뀌었다. 북핵을 저지하기 위한 전장에서 우리는 실패했고, 있는 북핵을 없애야 하는 더 험난하고 불리한 싸움터로 내몰렸다. 새로운 전장에 필요한 외교안보라인이 요구되는 시점인 것이다. 노 대통령도 어제 “하루이틀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했지만 지금은 6·25 이후 최대의 위기를 향한 초입에 들어섰다고 봐야 한다. 조만간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되고, 이에 따라 해상봉쇄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파상적 대북압박이 시작되면 한반도 안보는 벼랑 끝으로 치달을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우리 외교안보당국의 대응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대체 북핵 매뉴얼이 있기나 한지 허둥대기에 바쁜 모습이다. 김승규 국정원장은 북 핵실험 사실을 37분이 지나서야 알았다. 그것도 북한발 통보내용을 중국-주중 한국대사관-외교부-청와대를 거쳐 전달받았다. 그런가 하면 이종석 통일부 장관과 유명환 외교부 차관은 PSI(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 참여를 놓고 국회 상임위에 나란히 앉아 전혀 다른 말들을 했다. 윤광웅 국방장관의 오락가락 발언 또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안보환경이 바뀐 만큼 새로운 대북전략과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외교안보라인 정비로 그 첫 발을 떼야 한다.
  • [北 핵실험 파장] 남북경협 관계자 靑오찬 발언록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남북경협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하면서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기업인들의 애로를 들었다.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대북 경협 사업들이 중단없이 지속됐으면 한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다음은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 요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남북경협사업 총괄) 정부와 공동 보조를 맞춰나갈 계획이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더라도 잘 버티겠다. 금강산 관광객이 한 명이 있더라도 사업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이중명 에머슨퍼시픽 회장(금강산 골프장) 이렇게 하기까지 돈이 상당히 들었는데 지금 와서 중단하면 엄청난 시간과 자금이 소요된다. ●김기문 로만손 대표(시계 및 부품 제조) 자본과 기계, 공장 등이 철저히 보호됐으면 좋겠다. 일부 시중 은행은 진출업체에 대해 대출 축소를 지시하고 있는데 이것이 오히려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배해동 태성산업대표(플라스틱 제품 제조) 기업들이 진출한 것은 미래에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전쟁 억지력도 충분히 있다. 동남아 태국에 비하면 지리적으로 가깝고 말이 통해 기업에 큰 이익이 된다. ●이도균 CS글로벌 회장(모래반입) 남쪽에 고갈된 양질의 모래를 가져다 쓰면 북쪽에 기여하는 바도 있지만 남쪽에는 30배 정도의 기여 효과가 있다. 북쪽 직원들과 인간적으로 통해져서 본격적으로 가는 상황이다. 이런 상태가 위축되면 다시 보완하는 데 수십 배의 노력과 자본이 들 것이다. ●변동호 성남전자 대표(IT 위탁가공) 정부가 최소한 이 문제에선 정경분리 정책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금강산관광사업) 작년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냈다. 그런데 다시 이런 얘기가 나오니 적자가 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된다. 우리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 신인도 전체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 사업을 계속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있다.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 ●김형일 태창 사장(금강산 샘물공장 운영) 이제 곧 마트에 판매하려고 하는데, 투자를 해야 할지 혼란스러워서 잠을 못자고 있다. 백화점에서는 반품이 들어오는 상황이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북 핵실험 임박했나] 정부, 핵실험 저지 ‘예방외교’ 주력

    4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과 연쇄 통화. 5일 반 장관, 아소 다로 일본 외상과 통화. 6일 윤광웅 국방장관,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과 통화. 7일 외교부, 유엔 안보리 의장 성명의 지지성명 발표. 정부의 외교·안보팀은 어느 해보다 바쁜, 그리고 절박한 한가위 연휴를 보냈다.‘추석(秋夕)연휴’가 아니라 추핵(秋核)연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블룸버그 통신 등 일부 외신의 북한 핵실험 임박설이 긴박감을 부채질했다. 정부의 몸놀림은 ‘예방 외교’(preventive diplomacy)란 말로 집약할 수 있다. 북이 실제로 핵실험을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파국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핵실험 자체를 사전에 막는 데 외교력을 집중한다는 얘기다. 현실적으로 북이 핵실험을 단행할 경우 미국·일본 등이 앞장서 군사제재로 갈 수 있는 관문 격인 유엔 헌장 제7장을 원용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채택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는 우리가 중국과 더불어 유엔 헌장 7장이 원용되는 데 반대했고 그 뜻을 관철했다. 하지만 핵실험 국면에서 또 한번 헌장 7장 원용을 반대한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정부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그림이다. 상황이 이처럼 긴박하게 돌아감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도 어느 때보다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노 대통령은 연휴 첫날인 5일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을 불러 북핵 관련 상황을 보고 받았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기 전에는 여러 경로를 통해 핵실험시 초래될 사태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하고, 대화와 협상을 재개하는 노력을 가속화하도록 외교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6일에는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고향인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아 선영에 성묘를 한 뒤 그날 밤 바로 귀경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사전 계획을 취소하고 청와대로 돌아온 것이다. 외교부와 통일부는 연휴기간 수시로 간부 회의 및 실무자회의를 열어 핵실험 계획에 대한 대응방안을 협의했고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도 ‘위기조치반’을 가동하며 북한의 동향을 수시로 관찰했다. 윤광웅 국방장관과 이상희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는 연휴기간 거의 매일 출근, 북한의 핵실험 동향과 관련한 각종 정보 상황을 보고받았다. 합참은 또 4일부터 전군에 군사대비 태세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하달한 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으며 이상희 합참의장과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수시로 통화하며 긴밀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예방외교가 싹수를 드러낼지는 이번 주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우선 천영우 6자회담 수석대표가 9일 중국으로 급파된다. 중국은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국가라는 점에서 예방외교의 화력이 집중되고 있다.노무현 대통령도 9일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13일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데, 이때를 전후해 예방외교는 피크를 이룰 것 같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대선주자들 책임감부터 느껴야

    차기 대선주자가 주목받는 것은 민주국가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대선까지 남은 1년2개월이 각 주자에게 긴 시간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정치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다른 현안은 묻혀버리는 우리 풍토에서 대선 정국의 조기 과열이 바람직한지 여야 정당과 대선주자들은 숙고해야 한다. 특히 정책과 비전을 준비하기보다는 이벤트성으로 지지율만 높이고 보자는 식이라면 더욱 곤란하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후보경선 출마 의사를 밝혔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경선 도전의 뜻을 내비쳤다. 이명박·박근혜씨는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 이렇듯 유력 예비후보라면 자신의 정체성과 정책 비전을 가다듬는 데 먼저 신경을 써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바닥이라고 해서 그 반사이익으로 지지율을 유지하려고 한다면 자칫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경제를 회복시키고, 외교안보를 다잡을 정책대안을 내놓을 때 책임감 있는 대선 예비주자로 평가받을 것이다. 양 진영간 헐뜯기가 지금처럼 계속되고, 후보선출 방법이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는 상황이 이어져선 안 된다. 페어플레이를 다짐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열린우리당은 ‘100% 국민참여 경선제’를 도입키로 확정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독일에서 귀국해 대권 도전 채비를 갖추고 있다. 국민참여경선제의 장단점을 따지기에 앞서 이를 통해 판을 흔들어보자는 의도라면 옳지 않다. 여당의 영입 1순위로 거론되는 고건 전 총리도 마찬가지다. 여야를 넘나들면서 눈치 보지 말고,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1987년 직선제 개헌 후 네차례의 대통령선거를 통해 유권자들의 의식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 제대로 된 정책을 준비하는 예비후보가 누구인지 세밀히 관찰하고 있다. 민생입법을 비롯, 정치·경제를 무분별한 선거판으로 만들지 않는 책임감을 가진 후보를 국민은 벌써 고르고 있을 것이다.
  • 정계개편 시나리오와 전망

    내년 연말 대통령선거에 앞서 대선정국이 조기에 달아오르면서 정치권의 대지각변동이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대표가 1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의장도 이날 독일서 귀국하는 등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셈이다. 대선 스케줄을 감안하면 정기 국회가 종료되는 연말쯤 ‘정치권 빅뱅’의 발화점이 될 듯하다. 정계개편의 풍향계는 ‘올 추석 민심’이 좌우할 듯하다.‘한가위 민족 대이동’에 따른 추석 민심이 곧바로 향후 정계개편의 풍향과 속도를 규정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여야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추석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새판짜기’를 위한 합종연횡에 착수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금까지의 백가쟁명(百家爭鳴)식 정계개편 논의가 현실에 착근하면서 고도의 수읽기와 탐색전을 겸비한 여야간 합종연횡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의 정계개편은 과거 정당 탈당과 신당으로 이어지는 단선적 흐름이 아니다. 여야간 수차례의 핵분열과 통합이 반복되는 ‘다층적·복합적’ 빅뱅이 예고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정권교체와 정권 재창출’의 갈림길에서 여야의 대선주자들은 정계개편의 ‘줄타기 곡예’ 속에서 사활을 건 정치게임을 시작한 셈이다. # 시나리오 (1) 민주·고건등 반한나라당 연합전선 정계개편의 1차 진앙지는 열린우리당이다.“이대로 정권을 내줄 수 없다.”는 비장한 각오 속에 정치적 생존을 정계개편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여권이 추진하는 ‘범민주개혁 세력 대연합론’은 ‘반(反) 한나라당 연합전선’과 맥을 같이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외부 선장론’은 다른 정파들과의 연대를 위한 ‘연결 고리’의 의미가 크다. 여권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고건 전총리, 시민·사회 세력 등 ‘반(反) 한나라당 세력’들의 ‘헤쳐모여’식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민주개혁 대연합의 ‘실행 코드’가 바로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개방형 경선제)’다. 최근 여당은 ‘100% 국민참여’ 방식의 오픈 프라이머리를 결정했다. 하지만 최소한 고 전총리나 민주당의 동참을 끌어내지 못할 경우 흥행참패는 물론 정권 재창출에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 시나리오 (2) 인터넷 중심 확산… 당사자들 펄쩍 완전한 ‘헤쳐모여 정계개편’이 힘을 받으면서 ‘이명박-노무현 연대론’도 한때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신 대권 시나리오’다. 노 대통령의 ‘대연정론’에 입각, 중도 보수세력을 흡수할 수 있고 영호남 통합과 지역주의 청산 명분과 맞물린 가상 그림이다. 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이 전 서울시장과 고려대 동문인 안희정씨 등이 메신저 역할을 맡았다는 그럴 듯한 풍문도 나돌았다. 최근에는 개혁 정체성이 맞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범여권의 후보로 내세우는 ‘노무현-손학규 연대론’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한나라당의 보수화가 심화될 경우 손 전지사가 여당행을 결단할 수도 있다.”며 ‘호객성’발언을 했다. 물론 당사자들은 펄쩍 뛰고 있다. 이명박·손학규 캠프에서는 “황당무계한 가설이다. 여당 내부에서 한나라당 내부를 분열시키려는 음모”라고 항변했다. # 시나리오 (3) 원로중심 反盧·非韓 통합신당 창당 ‘반(反)노무현 비(非)한나라당’의 정계개편도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노 대통령(친노그룹 포함)의 정계개편 배제 여부가 여권 내부에서 쟁점으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현재 여권 원로들은 ‘친노 배제론’으로 기울고 있다. 김원기 전국회의장과 정대철 상임고문, 이부영 전의장 등 원로들은 노 대통령을 빼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고 전총리, 국민중심당 등이 뭉치는 ‘반(反)노, 비(非)한’의 대통합 신당 창당에 의견 접근이 이뤄지는 중이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결국 여당내에서 반노세력과 노 대통령의 결별이 이뤄져야 통합의 전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 일각에서 친노 세력들의 ‘노무현 신당’이 탄생할 경우 각개 약진 속에서 최종적 ‘후보 단일화’로 가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이날 귀국한 정동영 전의장이나 김근태 의장 등의 주류파들은 “모든 정파의 힘을 합쳐야 한다.”는 입장이라 여권 내부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 시나리오 (4) 중도개혁 실용주의 노선 확대 승부수 여권 정계개편의 핵심 고리는 고건 전 총리다. 고 전총리는 ‘중도개혁 실용주의’ 노선을 고리로 여야 정파를 떠나 폭넓은 지지 기반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승부수는 ‘비(非)호남, 비(非)정치권’을 망라하는 전국 조직의 창출이다. 기존 정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고 전총리는 내년 봄까지 ‘희망연대’와 ‘경제와 미래’ 등 자신의 외곽단체들을 확충하면서 세력 확대에 몰두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고 전총리는 내심 여권 단일 후보로의 ‘옹립’을 기대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정계개편의 고삐를 단단하게 쥐면서 범여권이 참여하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에서 최종 승부를 겨룰 가능성도 적지않다. # 시나리오 (5) ‘韓-民 공조론´ 정치판 흔들기 가능성 하지만 민주당의 노림수는 정계개편에서의 ‘캐스팅 보트’의 역할이다. 민주세력통합론, 한-민 공조론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 양당 내부의 변화를 촉구하면서 ‘헤쳐모여식 신당창당’을 무기로 정치권 판흔들기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한-민 공조는 호남 민심의 뿌리 깊은 한나라당 불신과 거부감을 넘어설 수 있을지 미지수다. 민주개혁세력의 적자임을 강조해 온 민주당의 내부 분열을 가속화시킬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나라당에서 제기되는 정계개편의 핵심은 동서통합과 범보수연대다. 지역적 차원에서는 취약지인 호남, 충청세력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정체성 차원에서는 뉴라이트계열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보수 진영을 끌어들여 ‘보수 대연합’의 진용을 짜는 것이다. 최근 당내에서 민주당과의 통합·연대론이 심상치 않게 불거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당내 일각에서는 민주당과 손을 잡기 위해서 “대선후보를 제외한 모든 것을 다줘야 한다.”는 ‘올인론’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른바 ‘한나라당판 대연정 구상’으로 불리고 있지만 현재로선 성사 여부는 극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盧대통령“합리적 보수·진보 아우를 수 있어야”

    노무현 대통령은 1일 “합리적 보수, 합리적 진보, 이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제3·제4의 길도 추구할 수 있는 유연한 자세와 노력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경향신문 창간 60주년 기고문(2일자)을 통해 사회에 팽배한 극단주의에 대한 진단과 함께 올바른 공론으로서의 언론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극단주의로는 미래사회 해법 못찾아” 노 대통령은 “극단주의를 배제해야 한다.”고 전제,“극단주의는 우리가 거쳐온 60년 현대사의 어쩔 수 없는 그림자처럼 보인다.”면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급속한 발전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마지막 시련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변화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는 좌·우 극단주의, 성장·분배의 극단주의, 진보·보수의 극단주의는 우리의 미래를 해결해주지 못한다. 냉전시대의 교조적인 이념의 잣대와 흑백논리로는 지식정보화시대·글로벌시대의 미래를 설계하고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변화의 시대에 살아남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적응하고 도전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국민의 동의가 중요하고, 무엇보다 정보의 균형잡힌 소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미래의 비전과 합리적 선택, 냉철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론은 비판대상보다 투명·공정해야” 노 대통령은 언론을 겨냥,“감시와 비판의 대상보다 더 높은 공정성과 투명성, 도덕성을 가져야 비판의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 “언론은 우리 사회의 의사결정과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감시와 비판의 역할을 맡는 주체가 스스로 정치화되고 권력화되는 일은 구시대의 유물”이라면서 “성숙한 민주사회에선 사라져야 할 금기”라고 규정했다. 이어 “정부와 언론과의 유착이나 부당한 공생관계는 더 이상 없다.”고 강조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서울광장] 손학규의 행복과 불행/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손학규의 행복과 불행/이목희 논설위원

    현정부 초기 386핵심들이 외교관 리스트를 일별하다가 특이경력 소유자를 발견했다. 대학 시절 학생운동 가담으로 외무고시 면접에서 탈락했던 이가 있었다. 참여정부에서 그 외교관은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외교부 차관을 거쳐 주미대사로 파격 발탁된 이태식 대사가 주인공이다. 이처럼 386핵심들에게 우적(友敵)을 가르는 주요 잣대는 운동권 경력이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에 버금가는 민주화투쟁 이력을 갖고 있다. 비록 한나라당에 몸담고 있지만 여권이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 배경이다. 여권 모처에서 손학규 영입을 둘러싼 장단점과 시나리오 분석을 철저하게 끝냈다는 얘기가 있다. 손 전 지사의 ‘100일 민심 대장정’도 추적권에 들어가 있다. 손 전 지사가 고간 지역 민심을 정밀검토한 결과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손 전 지사를 접한 주민들이 “나는 이제 손학규 팬”이라고 입을 모은다는 것이다. 손 전 지사의 행복은 여기서 시작한다. 여권마저 지지율 상승을 기대하니 도무지 견제세력이 없다. 한나라당에서는 ‘세발솥 안정론’이 설득력있게 거론된다. 손학규가 뜨면 박근혜·이명박의 사생결단 대치를 완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소장파뿐 아니라 몇몇 중진 의원들이 가세하고 있다. 우호 의원 명단이 30여명에 달한다는 보도가 있으니 지지율에 비하면 괜찮은 편이다. 언론 보도나 전문가 평가에 이르면 손 전 지사의 호사는 과거 예를 찾기 힘들 정도다.‘저평가 우량주’를 몰라주는 민도가 안타깝다는 식이다. 그러나 그의 행복은 과정일 뿐이다. 냉엄하게 보면 행복 가운데 불행은 이미 잉태되고 있다. 지지율이 올랐다고 하지만 5%선에서 까닥거린다. 국민지지가 쉽게 달궈지지 않은 이유는 구조적이다. 기회주의적으로 비칠 수 있는 중도합리 이미지, 그리고 지역구도의 혜택을 기대하기 어려운 태생적 한계가 그의 도약을 막고 있다. 손 전 지사는 ‘찍새와 딱새들’이라는 저서에서 산업화 세력에 합류한 배경을 영국 유학경험으로 들었다. 박정희식 성장모델을 주목하는 외국인과의 접촉에서 생각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변신의 설명이 대단히 부족하다. 경제회복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보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선점당할 수밖에 없다. 경기고, 서울대에 이은 옥스퍼드대 박사 출신의 학자풍은 서민과의 거리를 줄이는 데 난관으로 작용한다. 영호남, 충청권에 지역연고가 없는 점은 ‘노무현식 지지율 급상승’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그가 불행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세가지. 박근혜·이명박 중 한명이 스스로 거꾸러지는 상황은 하늘에 맡길 일이다.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이념좌표를 분명히 하는 대형사고를 치거나, 지역구도에 편승하는 길이다.‘돌출아´ 혹은 ‘배반자´가 되어야 급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런 손학규는 지금처럼 모두가 칭찬하는 정치인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다. 손 전 지사가 정치호흡을 길게 쉬길 바란다. 지지도가 서서히 오르더라도 손학규의 본령을 지키는 게 한국 정치발전에 도움이 된다. 합리적 중도를 기회주의가 아닌, 통합의 정치로 봐주고 지역에 기댄 이합집산에 휩쓸리지 않는 정치인을 찍어주는 유권자가 늘어날 때를 기다리면 어떨까. 내년에 그런 행운이 오면 좋고, 아니면 다음이 있다. 여러곳에서 평가받는, 행복한 손학규로 남는 것이 대통령 당선보다 의미있다고 본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한·일정상회담 새달 9~12일중

    한·일정상회담 새달 9~12일중

    |도쿄 이춘규 특파원·서울 박홍기 기자|지난해 11월 이후 중단됐던 한·일 정상회담이 다음달 9~12일 우리나라에서 열릴 전망이다. 청와대 당국자는 29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한·일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현재 아베 총리가 방한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시기가 정해진 것은 없지만 대략 10월 중순,20일 이전을 염두에 두고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 “추석 명절에 지장을 주지 않겠다는 정부 입장 아래 일본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담 성사를 위한 전제와 관련,“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고, 그같은 한국 정부의 입장을 일본 정부가 잘 알고 있다.”면서 “새 일본 총리가 왔다고 해서 입장을 바꾸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교도통신·민영후지TV 등 일본 언론은 우리 추석명절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달 7일을 전후, 아베 총리가 한국을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과 회담하는 일정을 조정 중이라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10개월여간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의 이유로 정상회담을 거부해온 한국이 아베 내각 발족을 계기로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자숙 요구를 계속하고 있어 정상회담을 재개해도 본격적인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라고 전했다.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새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취임 후 첫 소신 표명 연설을 통해 한국과 중국을 ‘중요한 이웃나라’로 규정하면서 “미래를 향해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단절된 한·중 양국과의 정상회담 개최를 강력히 희망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북한 관계에 대해 “납치문제 해결 없이는 정상화 협상이 없다.”고 단언하고 총리실에 자신이 직접 본부장을 맡는 ‘납치문제 대책본부’를 설치, 납치문제의 완전 해결에 주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세계와 아시아를 위한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거론하면서 외교와 안보의 국가 전략을 신속히 수립할 수 있도록 총리실의 사령탑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혀 총리실과 일선 성·청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또 총리실과 미 백악관간의 의사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틀을 정비하는 한편 주일 미군의 재편도 착실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위해 추진 중인 ‘집단적 자위권’ 행사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금지하고 있는 정부의 헌법 해석을 변경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hkpark@seoul.co.kr
  • [열린세상] 한탕주의식 정계개편은 독(毒)이다/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원장

    정치권과 사회 일각에서 정계개편 논의가 백가쟁명(百家爭鳴)식으로 분출되고 있다. 정권 재창출에 대한 위기감이 짙게 배어 있는 범여권이 정계개편론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최근 “수구보수대연합에 대응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고건 전 총리 등 개혁진보세력이 민주개혁세력 대연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전 총리는 기존 정당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연말에 정치권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 중도실용개혁세력의 통합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정계개편론에 불을 지폈다. 한편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지역감정 해소와 국민통합을 위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합쳐질 수 있다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의장인 김진홍 목사는 “내년초 다른 보수세력과 연대한 뒤 3,4월쯤 한나라당과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 정치권과 연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실시된 한국 대선에서는 국민들의 상식을 뛰어 넘는 깜짝 놀랄 만한 역발상의 정계개편을 주도한 세력에 선거 승리라는 달콤한 열매를 안겨 주었다.92년 대선에서는 정통 야당의 한 축이었던 김영삼 후보(PK)가 군부독재세력의 뿌리라고 할 공화당의 김종필(충청)과 민정당의 노태우(TK)와 함께 정계개편을 통해 반DJ(김대중), 반호남 연대를 지향하는 3당 합당을 이끌어 냄으로써 승리할 수 있었다.97년 대선에서는 유신저항세력이었던 김대중 후보(호남)가 유신 본류세력인 김종필(충청)과 내각제를 매개로 반한나라당, 반영남 연대를 구축함으로써 승리했다.2002년 대선에서는 재벌개혁 세력인 노무현 후보가 재벌본류인 정몽준과 극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이룩함으로써 승리했다. 하지만, 이와 같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선거 승리를 위해 철학과 뿌리가 다른 이질적인 정치세력간에 추진된 인위적인 정계개편의 최대 비극은 이것이 통치 실패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90년 3당 합당이나 97년 DJP(김대중·김종필) 연대는 결과적으로 개혁 세력과 개혁 대상이 뒤범벅되어 함께 국정운영에 참여함으로써 한국 정치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정의를 실종시켜 버렸다. 개혁은 용두사미식으로 변질되었으며, 대통령의 지지도는 끝없이 추락하는 비극을 초래했다. 그렇다면 87년 민주화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퇴보하고,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건 투쟁으로 한때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민주화운동 출신 대통령들이 통치하면서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은 근본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해서가 아니라 대선 과정에서 정도정치를 벗어나 독(毒)이 든 정계개편의 열매를 두려움 없이 따 먹었기 때문이다. 정권창출을 준비하는 세력과 유력 대권후보들은 이러한 통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현 시점에서 여야 정치권이 앞장서서 취할 행보는 정계개편 논의가 아니라 자기 성찰과 반성이다. 민생을 챙기면서 동시에 자신들의 철학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민생 파탄에 대한 자신들의 무능과 오만에 대해 진솔하게 참회해야 한다. 정권재창출의 위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대처해 나가는 비장함과 용기도 필요하다. 한나라당도 보수대연합을 운운하기 전에 차떼기 부패정당, 기회주의적 잡탕 정당, 기득권 옹호 수구꼴통 정당이라는 낡은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당의 환골탈태를 위한 제대로 된 개혁 논쟁을 전개해서 한나라당판 과거사 정리를 한번쯤은 실시해야 한다. 철학과 정체성이 없는 정당들이 추진하는 한탕주의식 정계개편의 최대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이제 국민들은 정치권의 현란함에 현혹되지 말고 눈을 크게 뜨고 누가 독이 든 정계개편의 칼춤을 또 다시 추려고 하는지 정확하게 선별해서 제대로 심판해야 한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원장
  • [이경형칼럼] 객석 모놀로그

    [이경형칼럼] 객석 모놀로그

    미국 극작가 이브 엔슬러 원작의 ‘버자이너 모놀로그(Virgina Monologues)’가 서울 대학로 한 소극장에서 공연중이다. 평소 입에 담기 어려운 ‘여성 성기’의 금지된 언어들이 도발적으로 쏟아지면서 객석은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맛본다.“이게 음식이야, 늘 먹고 싶다고 말하게.”라는 대사에서는 웃음을 자아내지만, 출산의 숭고함을 묘사하는 ‘나 거기 있었다’에서는 장내가 숙연해지기도 한다. 최근 국정 무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객석에서 절로 짜증과 탄식의 독백이 터져 나온다. 헌법재판소장 문제도 그렇다. 눈만 뜨면 법조문만 캐는 그 많은 율사들, 청와대 비서진 등 그 많은 검증기관들, 입법 활동으로 세비 받는 여야 국회의원들 모두가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사태는 헌법재판소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현직 재판관이 소장 후보로 추천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또 지난 해부터 소장뿐 아니라 재판관도 청문회를 거치도록 절차가 바뀌었다. 이런 변화된 상황에서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에 대비하는 제대로 된 검토 작업이 청와대, 국회, 헌법재판소 할 것 없이 이뤄져야 했다.‘재판관 중에서 임명한다.’(헌법 제111조4항)는 조항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3명의 헌법재판소장은 ‘재판관이 아닌 자’중에서 임명되어 왔다. 대통령이 헌재소장으로 임명해서 재판관직을 겸하게 하는 것이 관행으로 되어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임기 6년에 3년여를 지낸 전효숙 재판관을 임기 6년을 새로 시작하는 재판소장으로 임명하려면, 임기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없더라도 ‘사퇴 후 새로운 지명’이라는 편의적 선택을 하기 전에 더 세심한 검토가 있어야 했다. 차기 정권의 임기까지 ‘코드 재판소장’이 헌법 해석의 최고 기관장이 되기에 더욱 그랬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당시 전 재판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에게서 일단 사퇴를 한 뒤, 임명 절차를 밟는다는 통보를 받고 왜 얼른 사표를 냈으며, 좀 더 사려깊은 대응을 할 수 없었던가 하는 대목이다. 과거 권위주의정권 시절처럼 청와대가 내정만 하면 일사천리로 끝나는 시대가 아니지 않는가. 9·15 한·미정상회담을 전후해 대북제재를 둘러싼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주미대사와 청와대가 엇박자를 놓은 것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사실 주요 외교 현안에 관해서는 일선 담당 과장에서부터 장관까지 똑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정상이다. 대사도 본국 정부 훈령에 따라 어휘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선택해야 한다. 이태식 주미대사는 “노 대통령이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계좌 조사를 조기에 종결해줄 것을 미 재무장관에게 요청했다.”고 밝힌 반면, 청와대는 이를 부인했다. 주미대사는 대미외교의 야전사령관이 아닌가. 이런 망신스러운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가. 결국 청와대 부연 설명에 주미대사관이 꼬리를 내려 일단락되었지만 뒷맛은 영 개운치가 않다. 공정거래위 공무원들의 ‘민간근무 휴직제도’가 그들에게 부당하게 높은 수입을 보장해 주는 빨대로 변질한 것은 또 뭔가. 민·관의 이해 증진과 상호 발전이라는 그럴싸한 명분으로 포장된 돈맛과 봐주기의 야합을 보는 관객은 목구멍까지 욕이 나올 지경이다. 객석의 독백이 아스팔트 위의 함성으로 가게 해서는 안 된다. 공직자들이 좀 더 지혜롭고 치밀하고 치열한 프로 정신을 보여줄 수는 없는 것인가. 본사 고문 khlee@seoul.co.kr
  • [여의도 in] 임의장 “추석선물은 나주쌀로”

    임채정 국회의장이 올 추석선물로 정부가 추진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농심을 고려해 나주산 ‘쌀’을 준비하고 있다고 21일 비서진이 밝혔다. 임 의장의 비서진들은 이날 “비서진은 통상적으로 차례상에 오르는 ‘나주 배’를 선정했으나 임 의장이 한·미 FTA 추진으로 마음의 고통을 받고 있는 농민을 위해 ‘나주 쌀’로 바꾸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추석선물로 채택된 나주 쌀은 10㎏짜리로, 가격은 택배비용을 포함해서 2만∼3만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헌법에 열거된 기관장인 노무현 대통령과 한명숙 국무총리, 이용훈 대법원장, 전윤철 감사원장 등이 1차 선물대상이다. 지난 19일 본회의에서 임명동의 절차가 무산된 전효숙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자는 이번 선물 명단에 끝내 오르지 못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정치플러스] 靑 “노대통령 별도 회갑연 없다”

    청와대는 오는 27일 노무현 대통령의 만60세 회갑을 맞아 별도의 회갑연을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은 회갑을 맞아 당일 아침 수석·보좌관들과 조찬을 함께 하는 일정 정도를 잡고 있다.”면서 “청와대에서 준비하는 별도의 특별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 [서울광장] ‘젊은 대통령’ 딜레마/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젊은 대통령’ 딜레마/이목희 논설위원

    오지랖 넓게 남의 나라 대통령 걱정을 했던 적이 있다. 클린턴이 미국 대통령이었던 시절, 한·미 정상회담을 취재했다. 가까이서 보니 한마디로 싱싱했다. 재선을 했어도 퇴임 후 그의 나이는 54세. 국가원로로서 강연·저술로 한가하게 여생을 보내기에 너무 젊어 보였다.‘지퍼 게이트’를 일으킬 정도로 몸과 마음의 열기가 뜨거운데…. 대통령제의 원조국가 미국에서는 대통령에서 물러난 후 현실정치에 참여한 전례가 있다.17대 대통령 앤드루 존슨은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사들여 훗날 평가를 받은 이였다. 그는 퇴임한 뒤 상원의원으로 활동했다. 앞서 존 타일러는 대통령 퇴임 후 남부동맹의 하원의원을 역임했다.27대 윌리엄 태프트는 대통령에서 대법원장으로 전직했다. 이는 20세기초 이전의 얘기들이다. 지금은 미국에서도 전직 대통령의 현실정치 복귀는 엄두를 못낸다. 클린턴의 부통령·상원의원 출마설이 떠돌긴 했으나 낭설에 그쳤다. 부인 힐러리가 뉴욕주 상원의원에 당선돼 대통령후보 물망에 오르는 것으로 대리만족을 느껴야 했다. 요즘의 노무현 대통령을 보면 클린턴 생각이 난다. 노 대통령이 내후년 퇴임할 때 나이는 62세. 은퇴 당시 클린턴에 비하면 높은 연배다. 하지만 왠지 원로로 조용히 지내기 어려울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 이 부분은 중요하다. 단순히 대통령 개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집권 후반을 맞은 대통령이 퇴임 구도를 어떻게 짜느냐는 정국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과거 정권의 예에서도 분명히 볼 수 있다. 노대통령은 고민중인 듯 싶다. 언급이 극에서 극을 달린다. 지금 공식화된 것은 낙향이다. 고향 김해 봉하마을에 거처를 준비하고 있다. 노 대통령 부부가 바로 고향을 거주지로 정한다면 헌정사상 낙향 1호다. 고향에서 숲과 생태계를 돌보고, 읍·면 수준의 자치운동을 한다면 새로운 전직 대통령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귀향을 하더라도 정치활동을 할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지방과 서울을 오갈 수 있고, 여당의 상임고문을 맡아도 된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 스스로는 부산이나 김해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에 출마할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한 핵심 측근은 “출마 얘기는 농담성”이라고 못박았지만 심상치는 않아 보인다. 노 대통령은 대연정을 비롯해 기발한 발상을 수차례 선보였다. 필생의 업으로 여기는 지역감정 해소를 명분으로 지역구 선거에 나설 여지가 있다고 본다. 전직 대통령이 의원직에 도전하는 것을 비상식으로 몰아칠 일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대통령직에 있으면서 퇴임 후 정치행보를 준비하는 게 문제다. 야당의 극한 반발을 부르고, 여당에서도 분란이 일어난다. “퇴임 후를 갖고 벌써 난리냐.”는 반응이 청와대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 부분을 모호하게 가져가면 남은 기간 국정운영이 불편해진다. 야당이 걱정하는 게 뭔가. 노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크게 판을 흔들 것이라는 우려를 버리지 않고 있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포함, 청와대가 주도하는 국정과제에 강력히 반대하는 배경이 된다. 미국의 예를 다시 들자면 ‘카터식’이 좋아 보인다. 대통령 재임 말기 지지도가 형편없었던 카터는 왕성한 봉사활동으로 이미지를 회복했다. 여세를 몰아 평화운동까지 전직 대통령의 활동영역을 넓혔다. 노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와 따로 만나 퇴임 후 구상을 진솔하게 전하고 재임 중 협조를 당부해 보면 어떨까.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현정부 1년미만 단명 장관수 줄어

    현정부 1년미만 단명 장관수 줄어

    6일 중앙인사위원회가 열린우리당 이인영 의원에게 제출한 역대 정권 국무위원들의 현황은 직업·재직기간·출신지역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 들어서 국무위원들의 재임기간이 길어지고 특정 지역 출신이 줄어든 것이 눈에 띄는 특징이다. 재임기간의 경우 1년 미만은 28%에 머물렀다. 김영삼 정부 68%, 김대중 정부 52%에 비하면 절반에 그치는 비율이다. 지난 2000년 인사청문회법이 제정된 이후 지난해부터 국무위원에게도 인사청문회법이 적용된 결과라는 게 이 의원의 분석이다. 단기간에 일신상의 사유로 사직하는 과거 행태는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반면 정책 실패 논란에도 해당 부처 장관에게 책임을 묻지 않은 노무현 대통령의 ‘고집 인사’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참여정부 들어 이기준(5일)·김병준(30일) 전 부총리 등 특히 교육부가 수난을 겪었다.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김영진 전 농림부장관도 각각 7개월과 5개월로 단명했다. 참여정부 국무위원들의 출신 직업은 역대 정권에 비해 다양해졌다. 시민단체(지은희 전 여성부장관,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장관, 박홍수 전 농림부장관,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 등)·문화예술인(이창동·김명곤 문화관광부장관,)·연구원(박호군 전 과학기술부장관, 정세현·이종석 통일부장관) 출신이 늘어났다. 이 의원은 “정치인과 공무원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발탁 대상이 확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세 정권 공히 공무원 출신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출신직업 분포로 볼 때 IMF 위기를 맞았던 김영삼 정부 때는 언론인 비중이,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경제인 출신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출신대학별 통계상으로는 세 정권 모두 서울대 출신 국무위원이 가장 많은 가운데 참여정부에서는 여성 각료의 진출이 다른 정권보다 늘어났다. 특히 이화여대 출신이 늘어났고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과 김화중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포함된다. 김영삼 정부 이래 서울 출신의 국무위원 비율이 줄었다. 이 의원은 “특정 명문고 출신 인사들이 중용되던 과거 정권의 인사 관행이 옅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정치권 ‘동북공정’ 비난

    여야는 동북공정을 통한 중국의 역사왜곡 기도에 대해 ‘또 다른 침략행위’‘민족 말살 기도’ 등 거친 표현까지 동원한 고강도 비난을 한목소리로 쏟아냈다. 특히 한나라당은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 이렇다 할 대응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와 여당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6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동북공정은 역사 후퇴와 동북아 미래의 먹장구름을 가져올 뿐”이라며 “중국 정부에 역사 왜곡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어 “역사 왜곡은 또 다른 침략행위로 역사 왜곡과 공동 변영은 양립할 수 없으며, 어떤 희망도 만들 수 없다.”며 “(동북공정을 지속하는) 중국이 일본의 과거사 왜곡을 규탄하는 것은 참으로 이율배반적인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중국의 동북공정을 강도높게 비난한 뒤 “노무현 정부가 자주를 주장하는 정부인데 왜 중국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 하느냐.”면서 “과거사진상규명에 수 천억원씩 낭비하면서 민족 역사 훼손에는 왜 미리 대비하지 않느냐.”며 정부·여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씨줄날줄] 정무특보단/이목희 논설위원

    청와대 사람들과 만나보면 비슷한 직급이라도 권력의 양과 질은 천차만별이다. 어느 정권이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자리의 고하(高下)가 정치적 영향력을 결정하는 정도는 30%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보다는 대통령의 신임이 중요하다. 특히 지연·혈연이건, 정치 배경이건 이너서클에 들어가는 게 필수적이다. 정보량은 물론 인사, 정책결정 과정에서 서클 안과 밖은 크게 차이난다. 김영삼(YS) 정권에서는 상도동계와 부산·경남, 그리고 경복고 인맥이 정치·행정·정보 계통의 주요 포스트를 장악했다. 김대중(DJ) 정권에서는 동교동계와 호남 인맥이 이를 대치했다. 참여정부에서는 386세력이 이너서클의 중심을 이뤘다. 정권 초기에는 이너서클이 그런 대로 작동한다. 후반에 접어들면 단임 대통령 이후를 대비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이너서클은 분열하기 시작한다. 대통령은 답답해진다. 임기말까지 틀어쥐고 정권재창출을 주도하고 싶은데 여당에서도 말발은 약해지고…. 충성심이 강한 인사를 자유롭게 활용할 장치를 찾게 된다. 그것이 청와대 특보(特補)였다.YS는 비서실장을 지낸 김광일씨를 임기말에 정치특보로 임명했다.DJ는 박지원씨를 정책특보로 앉혔다. 형식은 특보였지만 실질적으로는 공식 정무보좌 라인을 뛰어넘는 실세였다. 그러나 이들은 성공하지 못했다. 제 살길을 찾아 뛰고 있는 이너서클의 복원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었다.DJ는 결국 박지원씨를 비서실장으로 기용해 명실상부하게 힘을 모아주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YS·DJ보다도 호기롭게 출발했다. 당정분리를 내세워 정무수석을 아예 없앴다. 돌아온 것은 조기 레임덕 논란. 한두명의 정무특보로는 현상 타개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특보단이다.5명 안팎을 모아 청와대에 연락사무소를 두고 대통령을 보좌하자는 취지다. 기존의 이강철 정무특보에 김병준·신계륜·안희정씨 등을 추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는 특보단 인선에 앞서 과거 예를 면밀히 살피길 바란다. 당·정·청 시스템 재정비로 접근해야지, 특보단 몇명으로 해결될 일은 별로 없다. 특보단 면면이 여당에서도 비호감(非好感)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일 많이 하는 사람 시끄럽듯이 계속 시끄러운 소리 들려줄것”

    |부쿠레슈티(루마니아) 박홍기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은 ‘일 많이 하는 사람이 시끄럽다.’는 평소 주장을 자신의 국정운영에 빗대 “계속 시끄러운 소리 들려 주겠다.”며 특유의 반어법을 통해 참여정부 국정과제의 지속적인 추진 의지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두번째 국빈방문국인 루마니아로 출발하기에 앞서 5일 새벽 (한국 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숙소인 메리어트 호텔에서 동포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대통령 하는 동안 그래도 여러 어려운 문제도 풀고, 밀린 숙제도 풀고, 미래를 위해 준비할 것은 착실히 준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일을 많이 하면 하는 만큼 갈등도 많다.”면서 “국내에서 시끄러운 소리 많이 들리거든 대통령이 열심히 일하고 있구나, 아무 소리도 안 들리면 요즘 대통령이 놀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라.”고 농담을 섞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국정관리의 어려움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국내에 있는 국민들이 모두 열심히 노력한 결과로 제가 어디 나가면 항상 기분이 좋고 대접도 잘 받는다.”면서 “국내에 돌아가면 좀 골치 아프긴하다. 근데 그 분(국민)들이 나오면 잘해준다. 그런데 국내 가면 잘 안 해준다.”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유럽을 순방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밤(한국 시간) 그리스 국빈방문 일정을 끝내고 두번째 국빈방문국인 루마니아에 도착, 동포간담회를 갖는 등 공식 행사에 들어갔다. 노 대통령의 루마니아 방문은 지난 1990년 수교 이래 국가원수로는 처음이다. 노 대통령은 그리스를 떠나기에 앞서 이날 오후 콘스탄티누스 카라만리스 그리스 총리와 회담을 갖고 해운·조선 분야의 협력을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한 뒤 관광·항만·항공·방산 등의 분야까지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카라만리스 총리는 관광·인적교류의 증진을 위해 서울∼아테네간의 직항로 개설을 제안했으며, 노 대통령은 채산성을 고려해 성수기에 전세기를 띄워본 뒤 직항로 개설을 단계적으로 검토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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