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노무현 비하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695
  • 봉하마을 축제 분위기…국밥 1만명분 준비

    봉하마을 축제 분위기…국밥 1만명분 준비

    오는 25일 대통령 이·취임식이 열린다. 이명박 당선인은 이날 청와대로 들어가고,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고향인 김해로 내려간다. 이 당선인측은 고향 덕실마을의 농촌 전경을 개발하지 말고 그대로 두라는 뜻을 포항시에 전했고, 노 대통령 측에서는 화려하다고 지적될 정도로 환영 행사 준비에 바쁘다. 두 진영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차’가 커 보인다. ■[단독]“고향 덕실마을에 돈 쓰지 말라” 경북 포항시가 추진중인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고향마을인 흥해읍 덕실마을의 각종 개발사업이 전면 중단 또는 취소된다. ●“시골 정취 나도록 그대로 두세요” 포항시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당초 10억원 이상을 들여 계획했던 덕실마을 소공원 조성 등 각종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지난 설날(7일) 고향을 찾은 이 당선인측이 시로부터 고향마을 개발 계획을 보고받고 “시골 정취가 나도록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시는 이달 시작할 예정이던 덕실마을 입구 소공원(1400㎡) 및 주차장(600여㎡) 조성사업을 연기 또는 취소하기로 했다. 이 사업에는 부지 매입비 등 최소 3억∼4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됐다. 또 6억여원을 들여 국도에서 덕실마을 진입로로 이용되는 덕장교(길이 30m, 폭 5m) 교체 사업도 당분간 중단한다. 덕장교는 건설된 지 오래돼 노폭이 좁고 낡아 관광객 차량의 진·출입에 불편이 크다. 시는 흥해읍 곡강리 7번 국도변에서 덕실마을까지 5㎞ 구간의 도로 선형 작업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관광 편의시설은 신설·존치 다만 관광객 편의시설인 덕실마을내 화장실과 특산물 홍보·판매센터, 관광안내소는 신규 설치 또는 현행대로 유지한다. 경북도와 포항시 관계자는 “이 당선인측이 많은 돈을 들여 마을을 인위적으로 개발하지 말고 농촌 전경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당부했다.”면서 “당선인측의 검소한 뜻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덕실마을은 지난해 말 대통령 선거 이후 지금까지 19만명 정도가 찾았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봉하마을 축제 분위기…국밥 1만명분 준비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퇴임 후 귀향할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에는 귀향을 축하하는 노란 풍선과 현수막이 내걸려 잔칫집 분위기다. ●전소 숭례문 참배 분위기와 대조적 노 대통령의 귀향 환영행사에는 국밥 1만명분도 준비된다.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을 애도하는 참배객의 발길과 정부중앙청사 화재 등 무거운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주민들은 귀향 4일을 앞둔 21일 대보름을 맞아 노 대통령의 사저 건너편 논바닥에 높이 25m의 대형 달집을 짓고, 달이 떠오르자 소원성취를 빌면서 불을 질렀다. 노 대통령이 거처할 사저는 지하 1층 지상 1층 연면적 1277㎡ 규모로 19일 김해시로부터 사용검사 승인을 받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최근 외곽에 석축을 쌓고, 보안등 설치공사가 진행되면서 보안을 위해 둘러쳤던 펜스가 일부 철거돼 사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봉하마을을 찾은 황모(46·경북)씨는 “(사저가)황토빛 외벽에 ‘디귿(ㄷ)’자 모양으로 지어져 특이하다.”면서 “큰 돈을 들이지 않았다고 하지만 호화롭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저 호화롭다” 지적도 사저와 주변에 대한 경비도 강화됐다. 김해경찰서는 이번 주 들어 사저 인근에 경찰버스를 상시 배치하고 사저와 경호 시설, 생가 주변 등을 24시간 경비하고 있다. 지난달 말 완공된 경호동에는 이미 필요한 집기류가 모두 비치됐고, 최근에는 경호차량 2∼3대도 배치됐다.‘노무현 대통령 귀향환영행사추진위원회’는 참석 인사를 7000∼8000명으로 잡고 있다. 숭례문 화재로 너무 지나치다는 소리가 나오자 계획을 급히 바꿔 1억 3000여만원이었던 당초 예산을 6500만원으로 줄였다. 김해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盧대통령 퇴임후 구상 ‘세 갈래’

    盧대통령 퇴임후 구상 ‘세 갈래’

    9일 뒤면 시민으로 돌아가는 노무현(얼굴) 대통령의 퇴임 구상이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노사모와 전·현직 청와대 직원, 참여정부평가포럼 회원들과 가진 회동에서 홈페이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사이버 정치’에 의욕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청와대 전·현직 핵심 참모들은 노 대통령의 퇴임 후 설계도를 마련하느라 최근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백서 발간을 계기로 한 출판 사업 ▲기금 마련을 통한 재단 설립 ▲민주주의 발전과 진보진영 활동 지원을 위한 연구소 설립 등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모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한 핵심 관계자는 “출판 사업은 청와대 언론관련 비서관들을 중심으로, 재단 설립은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 등 부산·경남지역 출신 참모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면서 “연구소는 학자 출신 참모들이 준비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 갈래 구상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의중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노 대통령은 이들의 논의결과를 수시로 보고받고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퇴임 대통령의 활동유형은 ▲정치적 원로 ▲비정치적 사회활동 ▲은둔형으로 구분한 뒤 “정치 전면에 개입하는 것보다 정치권력의 노하우를 학술적으로 제공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권유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뻔뻔한 채씨 “복원하면 된다”

    뻔뻔한 채씨 “복원하면 된다”

    화재로 숭례문을 잃어버린 지 닷새째인 15일. 화재 현장에는 피의자 채모(70)씨가 현장검증을 위해 짙은 회색모자와 흰색 마스크를 쓰고 모습을 드러냈다. 포승줄에 묶인 채씨는 고개를 숙인 채 서서히 화재 현장으로 걸어갔다. 검증 내내 추운 듯 몸을 부르르 떨었지만 범행사실을 시인하며 당시 상황을 태연하게 재연하기 시작했다. 경찰과 함께 숭례문 서쪽 비탈로 올라가 사다리를 놓은 채씨는 담을 넘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경찰이 준비해 온 모형 시너병 3개를 가방에서 꺼내들더니 바닥에 놓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흉내를 내며 당시 상황을 담담하게 재연했다.2층 누각이 다 타버렸기 때문에 1층에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현장검증은 20분 만에 끝났다. 불과 20분. 이 짧은 순간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불타버렸다는 사실에 검증 현장에 모인 30여명의 시민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 50대 여성은 현장검증을 마친 채씨를 향해 욕설을 퍼붓고 달려들기도 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배치된 200여명의 전·의경들과 작업을 하던 수십명의 인부들도 채씨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채씨는 참으로 뻔뻔했다.“문화재를 훼손해 국민께 죄송합니다. 그래도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문화재는 복원하면 됩니다.”‘사건 현장에 돌아온 기분이 어떠냐.’,‘그날 기억이 다 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채씨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억울한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노무현 대통령 책임이다. 진정을 세 번이나 넣어도 안 됐다.”고 말했다. 아직도 토지보상 문제에 대한 분을 삭이지 못한 듯 보였다.“문화재는 복원하면 된다.”는 한마디에 수많은 취재진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채씨가 사라진 이후에도 시민들은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시민들은 가림막 한 편에 마련된 화재 이전 장엄했던 숭례문의 사진을 보며 아쉬움을 달랬고 역사를 추억했다.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국화꽃 수백송이가 겨울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이경원 황비웅기자 leekw@seoul.co.kr
  • [어떻게 지내십니까] 파라다이스 복지재단 이사장 정원식 前총리

    [어떻게 지내십니까] 파라다이스 복지재단 이사장 정원식 前총리

    정원식 총리는 전임 강영훈 총리로부터 남북 총리회담의 바통을 이어받아 1991∼92년 3차례 평양을 다녀온다. 회담의 결과가 남북관계의 모체가 된 남북기본합의서이다. 그의 파트너는 지금은 고인이 된 연형묵 총리다. 체구는 비슷했지만 공대 출신인 연 총리를 정 전 총리는 “과학도라 그런지 일반 교양이 부족하고 고지식했어요(웃음). 물론 일에 대해서는 열심이었지만 말이에요.”라고 회고한다. 서울대 사범대 교수 출신으로 인문에 밝은 정 전 총리. 회담 당시 그가 묵었던 평양의 백화원초대소 입구에 큰 벽화가 걸려 있었다. 한눈에 봐도 묘향산을 묘사한 극사실주의 기법의 걸개 그림이었다. 정 총리는 숙소까지 동행한 연 총리에게 서산대사의 묘향산 평을 들려준다.“금강산은 수이부장(秀而不壯·빼어나지만 웅장하지 않고)이요, 지리산은 장이불수(壯而不秀·웅장하지만 빼어나지 않다)라, 구월산은 불수부장(不秀不壯·빼어나지도 웅장하지도 않지만)이나 묘향산은 역수역장(亦秀亦壯·빼어나고도 웅장하다)하다.” 정 전 총리의 표현을 빌리면 “그런 것을 알 리 없는 연 총리가 넋을 빼놓고 그림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김장수 국방장관이 지난해 10월 남북정상회담 때 고개를 꼿꼿이 한 채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악수를 해 화제가 됐지만 뻣뻣 악수의 ‘원조’로 치면 정 전 총리를 꼽지 않으면 섭섭해할 일이다.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합의한 직후인 92년 2월20일 김일성 주석을 예방한 자리. 덩치는 비슷했지만 키는 작았던 김 주석을 약간 내려다 보며 악수를 했다고 한다. 결연한 자세는 북측의 가족상봉 제의에서도 드러난다.“북측이 조사해 보니 먼 친척까지 100명 정도 제 가족이 있는데 만날 의사가 있냐고 타진하는 거예요. 그래서 딱 잘라 거절했지요. 남에서 가족을 그리는 이산가족이 많은데 그들에게 기회를 줘야지 내가 만날 수 있겠느냐고. 그랬더니 더 말이 없었어요.” 연 총리는 차량에 동승한 정 총리에게 한·미 팀스피릿 훈련 중지를 요구했다. 비핵화 선언의 조건으로는 군산에 있던 미군의 전술 핵무기 철수도 달았다. 정 총리의 보고로 한·미가 협의를 했고 훈련 중지와 핵 철수가 실현됐다. 정 전 총리는 남북기본합의서에 일역을 한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그 연장선에서 지난해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10·4선언’에 대해 “방향은 그렇게 가야 한다.”면서도 “비핵화를 못 박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화려했던 지난 시절을 뒤로하고 80세의 그는 ‘장애인 고용을 돕는 모임(장고모)’의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발기인 총회를 열고 사단법인으로 등록한 ‘장고모’에는 성공회 김성수 주교, 강지원 변호사, 권기홍 단국대 총장이 이사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장고모’는 첫 사업으로 일본형 장애인 복지타운인 ‘태양의 집’과 비슷한 산업단지의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공장 직원의 30%를 장애인으로 고용하는 공단이다. 지방자치단체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 열여섯 곳에서 부지를 무상으로 영구 임대해 주겠다고 한다.3만평가량의 땅에 장애인도 생산이 가능한 제품을 만들어 자활의 터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관건은 대기업의 참여인데 현대차의 해비치 사회공헌위원회측과도 접촉을 가졌다. 정 전 총리가 장애인의 삶에 눈을 뜬 것은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한 인연으로 전낙원(고인)씨가 설립한 장애아 지원기구인 파라다이스 복지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부터이다. 이 재단은 장애아 교육에 필요한 자료 개발, 특수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수, 낡은 장애아 시설에 대한 재정 지원은 물론이요 장애아에 대한 사회인식 개선사업도 펼치고 있다.“장애인을 얘기할 때 1288이란 숫자를 강조합니다. 우리 사회에 250만명의 장애인이 있다고 하는데, 선천적 장애가 12%이고, 나머지 88%가 후천적 장애인이라는 말입니다. 실명만 해도 그렇습니다. 청소년기에 검안을 하면 실명 여부를 가려낼 수 있고, 치료하면 시력을 잃지 않게 되는 거죠. 의사들이 만든 한국실명예방재단에도 저희가 후원을 하고 있어요.” 그는 총리로 재직하던 91년 6월 한국외국어대학에 특강을 갔다가 학생들에게 붙잡혀 계란과 밀가루 세례를 받는 봉변을 당한다. 이 사건으로 문교부장관과 외대 총장이 사표를 냈고, 학교측은 학생 8명을 제적 처분했다. 이들은 대부분 구속됐다. 반정부 시위로 궁지에 몰려 있던 노태우 정권은 ‘스승도 몰라보는 운동권’이란 단초를 제공한 밀가루 사건으로 반전의 기회를 잡는다.“그때의 심정을 지금도 말씀드리긴 뭐하지만 줄을 잇던 학생들의 투신과 분신이 그때 일로 중단되고 정국이 안정된 것만은 사실이었지요.” 팔순의 나이에도 건강해 보이는 그는 일주일에 닷새는 수영장에서 30분쯤 걷는 운동을 한다. 꾸준한 운동과 술, 담배, 과식을 않는 균형된 섭생, 마음의 평온 등 세 가지를 건강의 비결로 꼽는다. 1968년 개발된 서울 화곡동 주택단지에 들어가서 지금도 살고 있다.“총리까지 지내신 분이 아직도 화곡동이냐고 주변에서 ‘주변머리가 없다.’고 하지만 아주 살기가 좋다.”고 한다. 게다가 몇해 전부터 막내딸 부부와 손자, 손녀가 집에 들어와서 노부부의 여생에 활력을 보태고 있다고 한다. 그는 차기 정부가 적어도 3가지 과제는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안보를 확고히 하고, 경제를 살리며, 한·미 관계를 완전히 회복시킬 것”을 이명박 당선인에게 주문했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이명박 당선인과의 인연 정원식 전 총리는 지방자치선거가 시작된 1995년 민자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와 대결을 펼친다. 정치에 큰 뜻이 없었으나 김영삼(YS) 대통령의 간곡한 권유 때문에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김영삼 대선 후보와 갈등을 빚던 정권 말기의 노태우 대통령이 92년 9월 민자당을 탈당하고 중립내각을 구성하면서 23대 총리였던 정원식 총리는 현승종 총리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마음의 빚처럼 있던 정 전 총리에게 YS는 대통령 선거 선대위원장을 맡기고 당선 후에는 정권 인수위원장에 취임시켰다. 무난하게 6공화국에서 문민정부로 이행한 뒤에는 세종연구소 이사장 자리로 옮겼다.“YS가 청와대로 몇 차례나 불러 회를 얻어 먹었는데 ‘정 총리가 나가야 한다.’면서 서울시장에 출마하라는 거예요. 몇 번이나 고사했는데 억지에 못이겨 승낙을 했지요.” 이왕 나가는 선거 열심히 해보자고 뛰었고,YS의 전폭적인 후원도 있었다.1만 2000명이 참가한 당내 경선에서 8000여표의 유효 투표 중 6000여표를 얻어 이 후보에게 더블스코어 이상의 압승을 거뒀다. 시장 선거에서는 김대중(DJ) 민주당 총재의 후광을 업은 조순 후보와 붙었으나 “선거운동을 하면서 안 되겠다 싶었다.”고 직감했다고 한다. 서울지구당이 움직여 주지 않았다. 그의 분석으로는 “시장으로 당선돼 들어오면 민자당에 새 판도가 구성될 것으로 우려하고 견제 받았기 때문”이다.YS와 DJ의 대리전에서 그는 낙선했다. “그때만 해도 당내 경선이 지금처럼 헐뜯는 게 아니어서 경선 후에 오히려 이명박씨와 친해졌다.”고 한다. 정 전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일꾼”이라고 치켜세웠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그는 누구인가 1928년 황해도 재령 출신인 정원식 전 총리는 관운이 좋은 편이다. 문교부 장학관을 거쳐 1962년부터 서울대 사범대 교수로 26년간 재직한 뒤 노태우 정부 시절 문교부장관(88∼90년)으로 발탁된다. 장관을 마치고는 국무총리(91∼92년)에 기용됐으며 김영삼 정부에서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해 잠시 ‘외도’한 시기를 빼고는 세종연구소 이사장(93∼97년)으로 있었다.YS 정권 말기에는 총리 경력자들이 거치는 대한적십자사 총재(97∼2000년)를 김대중 정부 때까지 지냈다. 지금의 파라다이스 복지재단 이사장은 2003년부터 맡고 있다. 파라다이스 그룹이 갖고 있는 계원학원의 이사장직을 겸임하다가 “너무 힘들어” 자리를 내놓았다.
  • [데스크시각] 5년뒤 박수 받는 대통령 보고싶다/손성진 경제부장

    [데스크시각] 5년뒤 박수 받는 대통령 보고싶다/손성진 경제부장

    “7.7%의 성장을 달성하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 호기롭게 출범했던 참여정부의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역대 어느 정권이나 매양 출발은 씩씩했지만 마지막은 참담했다. 참여정부도 국민들의 외면 속에 쓸쓸한 퇴장을 맞고 있다. 출범 당시의 기세는 간데없다. 평가야 다를 수 있겠지만 실패에 가까운 결말 앞에서 참여정부는 또 다른 시행착오의 하나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동기는 순수했다. 그러나 현실과 유리된 채 밀어붙이기식 개혁은 반감만 샀다. 새 길을 내려다 때로는 스스로 진흙탕에 빠지는 우도 범했다. 참여정부는 5년 전 경제분야 공약에서 이렇게 밝혔었다. 물가안정을 이룩해 성장잠재력을 더욱 확대시키겠다고 했고 250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했다. 기업관련 규제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준조세를 정비해 기업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완화시키겠다고 소리쳤다. 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서민경제의 주역으로 육성하겠다고 약속도 했고 투자환경 개선으로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겠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어떤가. 물가는 오르고 있고 2000∼2006년 평균 잠재성장률은 4.8%로 실질성장률 5.2%를 밑돌고 있다. 신규 일자리 창출은 계획대로 되지 않고 있으며 기업 규제는 변한 것이 없다. 소기업과 소상인은 거의 고사 상태에 빠져 있다. 투자환경은 개선된 것이 없어 외국인들은 가장 여건이 좋은 경제자유구역에도 투자를 꺼리고 있다. 물론 성과를 낸 부분도 있겠지만 경제 공약들 대부분이 실현되지 못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외생변수 탓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 또한 변명이 되지 못한다. 결국은 정부의 리더십이 약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규제를 풀고 투자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해놓고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소기업과 소상인을 살리겠다는 약속은 정책적인 뒷받침이 부족했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불만이고 소상인들은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와중에 서민, 빈민층은 더욱 어려움에 빠졌다. 참여정부 최대의 실정이 양극화 심화라는 데 이견은 있을 수 없다. 겉으로는 서민을 위한 정부를 표방했지만 결과는 거꾸로가 됐다. 이제 이명박 정부가 공을 넘겨 받았다. 우습게도 ‘7.7%의 경제성장’과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5년 전 공약은 지금과 비슷하다. 출발선에서의 생각은 다르지 않다. 문제는 앞으로의 과정이다. 이명박 정부가 5년 후에 차별화된 평가를 받는 것은 약속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다. 목표의 100% 달성은 불가능하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돌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정해진 목표를 향해 얼마나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서 나아가느냐 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 바라는 것은 지난 정부들의 과오를 반복하지 말라는 것이다. 장밋빛 환상에 국민들은 오래 빠져 있지 않는다.6개월이나 1년이 지나면 환상이 아닌 결과물을 요구한다. 지키지 못하는 약속은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실천하는 과정에 충실하다 보면 목표는 저절로 가까워진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에 존경받는 인물 중 한 사람이 32대 루스벨트다. 신체 장애를 극복하고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 인물이다. 대공황이 닥쳤을 때 대통령이었던 루스벨트는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두려움 그 자체다.”라며 국민들을 독려했다.‘뉴딜 정책’을 앞세워 미국을 구해냈던 그는 국민들의 박수를 받으며 네번이나 당선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 과연 웃을 수 있는 기분일까. 봉하마을에서는 떠들썩한 환영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나머지 국민들도 봉하마을 주민들과 같이 퇴임하는 대통령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져줄지 궁금하다.2013년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하는 날에는 활짝 웃는 대통령에게 전국 곳곳에서 큰 박수를 보내는 국민들의 모습이 보고 싶다. 손성진 경제부장 sonsj@seoul.co.kr
  • 한나라·靑 ‘盧대통령 귀향행사’ 설전

    한나라·靑 ‘盧대통령 귀향행사’ 설전

    노무현 대통령의 퇴임일에 열리는 봉하마을 귀향 행사를 놓고 13일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설전을 벌였다. 노 대통령은 오는 24일 청와대에 머무른 뒤 다음날 이명박 당선인의 취임식과 서울역에서 열리는 간단한 퇴임 행사에 참석한 뒤 곧바로 KTX를 이용해 밀양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날 진영읍 번영회와 이장단협의회, 새마을부녀회, 노사모 등으로 구성된 ‘노무현 대통령 귀향 환영추진위원회’는 예술 공연과 환영식 행사를 갖기로 했다. 현재 봉하마을 곳곳에는 노란 풍선과 환영 현수막이 걸려 있다. 행사 참석자는 6000∼1만명 정도로, 행사비용 약 1억 3000만원은 참여단체가 나눠서 부담하기로 했다는 것이 추진위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강성만 부대변인은 “5년간 국정을 맡아 수고하시고 귀향하는 길이니 고향 사람들이 어느 정도 환영은 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도 “그러나 50가구 120명이 사는 조그만 시골 마을에 1만명 분의 떡국을 준비하고 연예인까지 동원한 대규모 군중 행사까지 한다는 것은 과거 대통령들의 퇴임 때와 비교해 봐도 지나치다고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강 부대변인은 “더구나 지금 국보 1호인 숭례문이 불타, 온 국민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노 대통령은 봉하마을 주민들과 노사모,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귀향 행사를 조촐하게 하자고 설득하는 것이 마땅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같은 당 박태우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그동안의 실정으로 민생경제가 파탄이 날 지경인 상황에서 화려한 귀향행사는 되도록 자제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오는 25일은 새 대통령의 취임식도 있고 그만두는 대통령의 퇴임 행사도 있는 날”이라면서 “새 대통령에 대한 예의도 필요하고 퇴임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필요하다.”며 유감을 드러냈다. 대변인은 “환영행사를 청와대와 협의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것”이라며 불쾌해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무주공산’ 지역구에 문전성시

    ‘무주공산’ 지역구에 문전성시

    한나라당 공천 신청이 5일 마감되면서 현역의원의 불출마 선언이나 의원직 상실 등으로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특히 한나라당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인식되는 영남 지역에서 비어 있는 지역구는 공천경쟁이 더욱 뜨겁다. 통합신당의 거물급 인사를 저격하기 위한 한나라당 정치 신인들의 도전장도 줄을 이었다. ●“영남 낙점은 곧 당선” 지난해 대선 당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를 지지하면서 한나라당을 탈당한 곽성문 의원과 동반 탈당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김병호 전 의원의 지역구에는 한나라당 공천 신청자들이 대거 몰려 10대1의 경쟁률을 훌쩍 넘겼다. 곽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중·남구에는 무려 15명 이상의 공천 신청자가 접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자 중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박영준 당선인 비서실 총괄팀장과 남병직 뉴라이트 대구연합 대표 등이 포함돼 있다. 박 총괄팀장의 공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김 전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진갑도 한나라당 공천 신청자가 15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이 확실시되는 유력 주자는 없지만 경쟁은 어느 곳보다 치열하다. 이경훈 전 부산시 정무부시장, 허원제 전 SBS 이사, 최재범 한진중공업 건설부문 부회장, 신현기 당 정책위 부위원장 등이 공천을 신청했다. 70세의 고령으로 3선을 지낸 박종근 의원의 대구 달성갑에도 11명의 공천신청자들이 모여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SBS ‘출발 모닝와이드’의 진행자로 잘 알려진 홍지만 앵커도 이 지역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선진당으로 당을 옮긴 박상돈 의원의 지역구(천안을)에도 14명 이상의 공천 신청자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친동생인 김호연 빙그레회장과 윤종남 전 수원지검장, 장상운 백석대 부총장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불모지를 개척하라” 서울 은평·구로·금천·강서 등 한나라당의 전통적 불모지로 꼽히는 지역구에도 공천 신청자들이 대거 몰렸다. 대통합민주신당의 텃밭인 이들 지역에서도 한나라당 지지율이 50%를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신당의 이미경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서울 은평갑에는 김영일 전 MBC 보도제작국장 등 11명이 넘는 한나라당 공천신청자들이 몰려들었다. 같은 당의 이목희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금천에도 한나라당 문희(비례대표) 의원을 포함,11명 이상의 공천 신청자들이 한나라당 간판을 놓고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통합신당 한광원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중·동·옹진에도 박상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상임위원을 비롯해 10여명의 공천 신청자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으로 경남 지역에 유일한 통합신당 지역구였던 김해을에도 한나라당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공천 신청자가 몰리고 있다. 이 지역에는 김영일 전 한나라당 당사무총장을 비롯한 10여명이 공천 접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김영덕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의령·함안·합천에는 동아일보 기자출신의 김충근 전 이인제 대선후보 대변인이 공천 신청했다. ●“통합신당 거물 잡아라” 한편 통합신당 간판 정치인들을 비롯한 정치 거물들의 지역구에도 한나라당 정치 지망생들의 출사표가 이어지고 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내리 3선을 했던 서울 도봉갑에는 양경자 전 국회의원과 뉴라이트의 선봉격인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 권중길 당 중앙위 환경부위원장 등이 도전장을 던졌다. 참여정부 총리를 지내고 통합신당 대선후보 선출 경선에도 출마했던 한명숙 총리의 지역구인 일산갑에는 이 당선인 측근과 당 간부들이 대거 몰려 공천 낙점을 기다리고 있다. 정군기 이명박 대통령후보 언론특보와 당선인의 최측근인 백성운 인수위 행정실장 등이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신당 중진인 문희상 의원의 지역구인 의정부갑에도 한나라당 신진인사들의 도전이 거세다. 김남성 당협위원장과 김춘식 전 방송위 방송정책실장, 이건식 연화복지의원 행정원장 등이 한나라당 공천을 노리고 있다. 한편 통합신당을 탈당하고 고향인 대구에서 출마 의지를 밝힌 유시민 의원도 이명박 당선인 대변인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과 대구 수성을에서 맞붙을 예정이어서 친노(親盧)와 친이(親李)의 대결이 될 전망이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인수위 과잉행동과 언론의 편승 보도/최영재 언론학부 한림대 교수

    [옴부즈맨 칼럼] 인수위 과잉행동과 언론의 편승 보도/최영재 언론학부 한림대 교수

    박빙의 투표 결과를 놓고 대법원 판결까지 갔던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 직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한동안 혼란한 시기를 거친 뒤 조지 부시 당선자가 대통령직 인수인계를 하면서 새 정부의 각료 후보들을 지명, 발표하고 있었다. 이때 미국 언론의 보도 태도는 우리 언론과 사뭇 달랐다. 미국 언론들은 새로 임명된 장관들은 지명 사실과 이력, 간단한 인터뷰 정도를 보도하고, 정작 정책과 관련한 심층 인터뷰는 전임 장관과 했다. 가령 부시 대통령에 의해 흑인으로서 역사상 처음으로 국무장관에 지명된 콜린 파월에 관한 보도는 바로 그러한 사실을 보도하는 데 그쳤다. 대신 미국 신문과 방송은 전임 클린턴 행정부에서 일했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심층 인터뷰하면서 미국의 외교 정책에 관한 경험과 향후 부시 행정부의 정책 방향과 과제 등에 대해서 의견을 청취하고 보도했다. 8년간의 민주당 클린턴 행정부에서 공화당 부시 행정부로 이른바 진보에서 보수로의 정권교체시기에 과거 정부와 미래 정부는 우리처럼 ‘단절’을 얘기할 법했지만 그렇게 신·구 정권이 합리적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2008년 대한민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신·구 정권의 인수인계는 그야말로 인수인계가 아니라 교체만 강조되고, 지금까지의 정부와의 단절 시도들이 난무해 황당하다. 그것은 아마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조용하고 침착하게 이전 정부의 업무를 인수하고, 차기 정부의 조직과 운영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아직 인수되지도 않은 권력을 행사하려 들기 때문일 것이다.‘청와대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책 기조를 둘러싼 마찰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도 결국은 인수위의 월권과 과잉행동에서 비롯되고 있다(서울신문 1월28일자 ‘인수위-청와대 사사건건 마찰음’). 여기에 일부 언론의 새로운 정치권력에 편승하는 듯한 보도는 인수위의 과잉행동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로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를 두둔하는 편파보도를 했던 신문들은 인수위 활동을 거의 무비판적으로 중계 보도하고 있다. 반면에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현정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보다 더욱 공격적이다. 과거 정부와 단절을 도모하고픈 인수위의 위험한 정치행위는 이렇게 일부 언론 보도에 의해 더욱 증폭 효과를 발하고 있다. 통합신당의 채수찬 의원에 의하면, 인수위의 월권행위는 1997년 말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 시절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당시 IMF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 때문에 당선자와 인수위가 국정운영에 조기에 개입한 것인데, 이것이 노무현 당선자에 이어 이명박 당선자로 무비판적으로 인계돼 버렸다는 것이다. 올해는 특히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다 당선자 비리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이른바 이명박 특검 등이 정치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해 인수위의 과잉행동을 조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수위의 과잉행동은 언론에 있어서는 호재일 수밖에 없다. 현실적인 타당성,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의 동의 절차 등이 상당 부분 생략된 설익은 정책들이 인수위에서 발표되는 바람에 언론은 이것을 받아 적고 보도하느라 바쁘다. 모처럼 새 정권이 언론과 친해보겠다는 ‘프레스 프렌들리(Press F riendly)’라는 말에 동조하여 그렇다면 새 정권과 친해 보겠다는 ‘파워 프렌들리(Power Friendly)’를 보여주는 보도 태도도 상당수 언론에서 발견된다. 서울신문의 인수위 보도는 나름대로 균형과 공정을 유지해 온 것으로 보인다.1월28일 사설 ‘국민 불안 높이는 신·구 정권 충돌’과 2월1일자 사설 ‘인수위 가벼운 처신이 논란 키운다’ 등은 청와대와 인수위원회간의 갈등에 대해 양측에 적절한 충고를 하면서도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인수위에 대해 마땅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최영재 언론학부 한림대 교수
  • “국회로…” 떠나는 장·차관들

    “국회로…” 떠나는 장·차관들

    오는 4월9일 총선을 앞두고 공직사퇴 시한(2월9일)이 임박한 가운데 공직자들이 잇따라 사표를 내고 있다. 행정부처 장·차관은 물론 국·실장급 고위 공무원들이 대부분이다. 지방자치단체 부단체장 등 지방의 고위공무원들 가운데 상당수도 국회행을 노리고 있다. 일부는 아직도 출마 여부 또는 출마지역 등을 놓고 막판 저울질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설 연휴(2월6∼10일) 전까지는 모두 사직한 뒤 연휴기간 동안 출마지역에 내려가 본격 출마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고위 공직자들의 총선 출마 움직임을 살펴본다. 우선 참여정부의 장·차관 등 정무직 공직자들이 새달 5일쯤 대거 사퇴할 전망이다. 현재 출마가 예상되는 장관은 이상수 노동, 이용섭 건설교통,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 등이다. 이용섭 장관은 지난 7일 출판기념회를 갖고 광주 출마 입장을 밝혔으며, 이상수 장관은 서울 중랑 지역에 출마할 예정이다. 장병완 장관은 광주 북 갑에 출사표를 던질 계획이다. 박명재 장관은 경기 안양 동안구 출마를 검토해 왔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불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행자부의 한 간부는 “정부 조직개편 등 행자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때 장관이 자리를 비울 수 없어 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여당 지지율이 바닥인 상황에서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차관급 이하에선 총리실에서 가장 먼저 총선바람이 불었다. 대부분 청와대나 정치권 출신이다. 윤후덕 총리 비서실장이 최근 사직하고 경기 파주 지역에 출사표를 던졌다. 앞서 사퇴한 김형욱 전 민정수석비서관은 전북 정읍에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또 황창화 전 정무수석은 서울 노원에, 이용범 전 시민사회비서관은 강원 춘천, 심상대 전 정무기획비서관은 강원 동해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한때 윤대희 국무조정실장도 총선 출마설이 돌았으나 본인이 최근 사석에서 참여정부 마지막까지 임기를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이번 총선엔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자부 출신 관료들도 잇따라 총선행에 나서고 있다. 산자부 산하 중소기업청 이현재 청장과 이기우 전 차장의 동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산자부에서 1급(기획관리실장)까지 지낸 이 청장은 경기 하남 출마설이 나돈다. 당초 고향인 충북 보은·옥천·영동을 저울질했으나 중소기업이 많은 하남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차장은 고향인 경남 창원(을)에서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일찌감치 등록, 지역에 상주하고 있다. 오영호 산자부 차관은 폭넓은 인맥과 특유의 친화력 때문에 주위에서 출마를 권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내 길이 아니다.”라는 본인의 뜻이 워낙 강해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다. 김영룡 국방부 차관은 출마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국방부 내에선 설 연휴 직전인 다음달 4일 사표를 제출하고 선거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향인 전남 화순이나 광주 남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관은 최근 ‘시골 소년의 세상 구경’이란 제목의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신삼철 전 조달청 차장은 자유선진당에 충남 논산·금산·계룡에 공천을 신청했다. 이곳은 이인제 의원의 텃밭이고,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가 출마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회창 총재가 지난 대선에서 1등을 한 지역으로, 공천만 받으면 해볼 만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밖에 정상명 전 검찰총장은 경북 군위·의성·청송, 한범덕 행정자치부 제2차관은 충북 청주, 황환식 해양수산부장관 정책비서관은 강원도 춘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부처종합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사설] 국민 불안 높이는 신·구 정권 충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출범한 지 한달이 지났다. 그동안 인수위는 정부조직 개편, 교육개혁 등 주요 정책부터 크고 작은 민생 현안에 이르기까지 향후 국정 운영의 방향을 제시하는 정책안을 수없이 쏟아냈다.10년 만에 맞는 정권교체인 데다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보니 많은 정책 가운데 설익은 것들도 없지 않았다. 국민들도 변화를 원하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혼란스러운 점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이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정책기조를 둘러싼 신·구 정권간 마찰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수위가 참여정부의 정책기조를 뒤집는 중대발표를 하면 청와대가 정면 반박하고 다시 인수위가 재반박하는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정부개편안 처리, 김만복 국정원장 사표처리 지연 등을 둘러싼 이명박 당선인 측과 청와대 간의 감정싸움이 극에 달하면서 정권 인수인계의 상징적 절차인 청와대의 대통령직 인수위 업무보고가 무산될 공산이 크다고 한다. 총선을 겨냥한 정치행위라는 분석도 있지만 우리는 정권이양기를 코 앞에 둔 시점에서 신·구 정권의 충돌은 국민들을 불안하게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대로 가다간 경제살리기는 커녕 국정공백 없이 정권이 교체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권을 인수인계받아 국정을 차질없이 이끌어 나가도록 준비하려면 일분일초가 아깝다. 신·구 권력이 완전히 등을 돌리고 있는 작금의 현상에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다시 한번 당부한다. 인수위는 남은 기간 동안 평상심을 잃지 말고 냉철한 판단력과 겸손한 자세로 정권 인수작업에 임해야 한다. 아울러 순조로운 정부이양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협조해 주는 것이 물러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해야할 마지막 역할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 정몽준특사 부시대통령 전격면담

    정몽준특사 부시대통령 전격면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얼굴 왼쪽) 미국 대통령이 한·미관계를 매우 중요시하며, 새 정부의 출범을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국민에게 보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 특사로 워싱턴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의 정몽준(오른쪽) 의원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을 전격 면담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정 의원과 한승주 전 외무부장관, 황진하 의원 등 특사단이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는 자리에 들르는 형식으로 20분간 비공식적인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부시 대통령은 한·미 공조를 통한 북한 핵 문제 해결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고 정 의원은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이명박 당선인이 빠른 시일 안에 미국을 방문해 달라고 초청했다. 정 의원도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초청하는 이 당선인의 뜻을 전했다. 정 의원은 한·미동맹의 강화 의지를 담은 이 당선인의 친서도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정 의원은 부시 대통령이 최근 중동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오는 28일 의회 국정연설을 준비하는 데다가 최근의 주가 폭락 때문에 잇따른 경제정책 회의를 주재하는 바쁜 시간을 쪼개 특사단을 만났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한국의 특사단을 만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하지 않았으며 “꼭 만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만난 것을 느꼈다.”고 정 의원은 말했다. 정 의원은 이와 함께 이번 방미 중에 미 정부와 의회, 싱크탱크 및 학계의 한반도 담당자들을 만나본 결과 한·미관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미국측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특사로 워싱턴을 방문했던 정대철 전 의원은 딕 체니 부통령을 면담하고 돌아갔다. dawn@seoul.co.kr
  • [사설] 부처내 몸집 늘리면 작은 정부 안된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정부 조직개편의 큰 그림을 마련함에 따라 실·국 등 하위조직 정비방안 논의가 시작되었다. 부처 통폐합이 실효를 거두려면 세부조직이 실질적으로 줄어야 한다. 실·국 대부분을 그대로 옮겨 붙이면 장관 몇 명을 줄이는 효과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통폐합 부처 공무원들은 자신이 속한 실·국을 살리려 온갖 로비를 펼치고 있다. 인수위는 로비에 흔들리지 말고 당초 공언한 대로 대국(大局)·대과(大課)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하지만 첫 조짐이 좋지 않다. 인수위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통폐합되는 9개 부처 모두에 복수차관제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한다. 한 명의 차관이 담당하기에 업무가 방대하고, 소관 영역을 실·국 단위에서 섞기 힘든 부처가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통폐합 부처에 복수차관제를 일괄 도입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로 비친다. 장·차관 아래 실·국 숫자를 크게 줄이기도 어려워진다. 복수차관제를 선별 도입하고, 실·국의 중복기능을 과감하게 조정한 뒤 조직·인력·예산을 슬림화하는 방안을 짜야 한다. 지금 정부 조직개편을 둘러싸고 정치권은 물론 노무현 대통령까지 끼어들어 신경전이 한창이다. 신·구 권력충돌 양상이 심상치 않다. 이럴 때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는 국민을 보고 개편을 추진해야 한다. 부처 통폐합에 이어 하위조직 역시 효율적으로 정비해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확신을 줄 필요가 있다. 인수위는 각 부처에서 올리는 자체 개편안을 참고로 하되, 그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이 당선인의 언급처럼 부처 밥그릇에 관한 공직자들의 집착은 ‘시대의 걸림돌’이라고 봐야 한다. 이번에 실·국을 정비하면서 활동이 미미한 기획단과 태스크포스, 기능이 중복되는 기획관·심의관 자리도 주저없이 없애야 할 것이다.
  • [정부조직 개편안] 작지만 강한 靑

    [정부조직 개편안] 작지만 강한 靑

    16일 발표된 청와대 조직개편안은 ‘작지만 강한 청와대’를 지향한다. 우선 조직 축소가 눈에 띈다. 현행 4실 10수석에서 1실 1처 7수석 체제로 바꿨다. 대통령 비서실과 대통령 경호실로 이원화된 조직을 ‘대통령실’로 일원화했다. 경호실은 대통령실 산하 경호처로 된다. 비서실·정책실·안보실은 대통령실 단일체제로 바뀌었다. 10개 수석·보좌관도 7수석으로 축소했다. 경제정책수석과 경제보좌관이 경제수석으로, 안보정책실장과 안보수석이 외교안보수석으로 통합됐다. 시민사회수석·혁신관리수석·인사수석은 비서관으로 하향 조정됐다. 대신 국정기획수석, 정무수석이 신설되고, 과학기술보좌관이 폐지되고 인재과학문화수석이 신설됐다. 비서관수도 53명에서 36명으로 축소하는 등 대통령실 규모는 현재 533명에서 427명으로 줄었다. 조정 기능은 강화돼 대통령의 위상 강화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설치해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두고 ▲투자유치 ▲공공부문 혁신 ▲한반도 대운하 등 굵직한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구상이다. ●靑 “정부 경쟁력 타격 우려” 이에 대해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절차가 부실해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있었는지 의문스럽다.”면서 “정부의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날 정부혁신 전문가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작은 정부가 일면 타당성은 있지만 검증된 적이 없다.”면서 “작은 정부라는 말의 위력이 워낙 커서 5년 내내 투쟁했는데도 작은 정부가 좋은 정부라는 관념을 바꿀 수가 없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대부처주의가 어떤 근거에서 유래됐고, 어떤 성과가 있는지 알 수 없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청와대는 ‘통일부 폐지’를 심각하게 바라봤다. 천 대변인은 “통일을 준비하는 시기에 전담부서를 폐지하는 것은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김경준씨 “구속상태로 재판 방어 힘들다”

    김경준씨 “구속상태로 재판 방어 힘들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 등을 수사할 정호영 특별검사는 14일 수사팀 인선을 마무리지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특검보에 검사출신 김학근(사시 23회·검사 출신) 변호사, 판사출신 문강배(〃 25회)·이상인(〃 26회) 변호사, 변호사 출신 최철(〃 26회)·이건행(〃 27회) 변호사 등 5명을 임명했다. 이 당선인과 가깝다는 논란을 빚어온 박요찬·김욱균 변호사는 임명에서 제외됐다. 정 특검은 인천지검 특수부 박정식(사시 20), 대전지검 특수부 유상범(〃 21), 대검연구관 윤석렬(〃 23) 등 부장검사 3명과 평검사 7명 등 파견감사 10명을 확정했다. 특검팀은 15일 오전 11시 역삼동 한신인터밸리 빌딩에서 현판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돌입한다. 한편 ‘BBK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경준씨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김동오)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대한민국 검사에게 실망하고 있다. 검사가 대한민국 헌법을 구겨버리고 있다.”며 검찰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정의(justice)를 지키라고 국민이 힘을 줬는데 검사들은 세금을 낭비하고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만 일하고 있다.”고 검찰을 공격했다. 김씨는 “이런 상태로 재판에서 방어하기 힘들다.6∼7년 전에 발생한 사건이고,4년이나 갇혀 있었다. 없앨 증거가 남아 있지도 않고, 국민이 모두 얼굴을 아는데 어떻게 도망 가느냐.”며 보석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미국 판결문 등 변호인의 추가 자료를 검토해 보석을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4일 오전 10시.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기고] ‘공룡부처’와 ‘경제살리기’/이창원 한성대 교수ㆍ한국조직학회회장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인 미국과 일본의 정부가 세계 13위 경제규모의 우리나라 정부조직보다 적은 것이 있다. 중앙행정기관 중 비교 가능성을 고려해 부(部)에 해당하는 기관만을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18부인데,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인 미국이 15부이고, 일본이 1부 11성 1위원회로 총 13개이다. 노무현 정부의 행자부도 “부처의 수는 국가마다 편차가 심하나, 선진국의 경우에 내각의 중심인 부는 15개 전후 수준임”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요즘 차기정부 조직개편 논의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개념이 바로 대부처주의(大部處主義)이다. 조직세분화로 인한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부처할거주의로 인한 폐해를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대부처주의로 가자는 것이다. 음식점도 퓨전(fusion)형이 인기가 높듯이, 정부조직도 지식정보사회가 요구하는 산업융합(convergence), 기술 및 서비스융합 등의 현상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부처간 통합을 기반으로 한 대부처형태가 적절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정말 조심해야 할 것은 대부처주의의 추구가 ‘공룡부처’ 출현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2001년 일본의 하시모토 내각이 우리의 보건복지부격인 후생성과 우리의 노동부격인 노동성을 통합하여 후생노동성을 출범시킨 후 벌어진 사건은 공룡부처의 출현이 나라의 재앙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후생노동성이 내부조직에 대한 통제가 부실해져 작년 연금납부기록 5000만건이 누실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작년 7월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터진 이러한 연금 부실관리 문제는 국민들의 엄청난 불신을 부추기면서 여당인 자민당이 선거에서 참패함으로써 결국 아베 정권 퇴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사례를 언급하는 이유는 현재 우리나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논의하고 있는 정부조직개편의 방안 중에도 우려할 만한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인수위 관계자들이 “우리나라의 경제 정책은 기획조정 기능이 너무 약화돼 있다. 기획·조정 기능을 강화한 경제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 경제기획원이나 재정경제원에 대한 향수가 느껴지는 언급으로, 국가전략 관련 부처를 만들자는 주장으로 들린다.IMF 외환위기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 재정경제부·기획위원회·예산청으로 쪼개졌던 재정경제원을 ‘전략’이라는 개념을 하나 더해서 부활시키고자 하는 것은 공룡부처의 재출현으로 볼 수도 있다. 한국조직학회에서 정부조직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국가 전체의 전략을 마련하고 미래에 대비하고자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80% 찬성), 전략기획 기능을 담당할 조직으로는 반민·반관 형태가 가장 바람직하고(52% 찬성), 특정부처가 담당해야 한다는 의견은 18%에 불과하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차기정부가 기업친화적인 정부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금융관련 정부조직을 일원화하고, 일본의 경제산업성처럼 기업지원 기능을 강화해야 하며, 예산관련 부처는 예산편성권만 유지함으로써 각 부처에 대한 지원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세계 13대 경제대국인 우리나라의 국가전략 개발은 고위 경제관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나라 경제 관료들이 이야기하는 ‘조정’이라는 것은 다른 힘없는 부처와 민간기업에는 사실상 ‘명령’이고 이러한 인식은 앞으로도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경제부처 강화는 ‘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사용될 뿐이다. 결국, 경제부처 강화는 경제관료와 경제부처를 살릴 뿐 시장중심적 경제운영에는 걸림돌이 된다. 이러한 사실을 과연 경제관료들만 모르고 있을까? 이창원 한성대 교수ㆍ한국조직학회회장
  • [윤곽 드러나는 새정부 조직개편] “靑비서실은 대통령~내각 윤활유 역할”

    [윤곽 드러나는 새정부 조직개편] “靑비서실은 대통령~내각 윤활유 역할”

    김형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은 9일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해 “정부 부처가 산하단체를 동원하고 광고를 내거나 공무원이 직접 오거나 사람 보내서 로비하는 건 문제 있다.”며 “정부 개혁이 어렵다는 것 실감한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청와대의 윤활유 역할’을 강조하면서 “역대 어떤 정부에서도 왜 정부 조직을 제대로 하지 못했나를 실감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여성가족부 개편에 대해서도 “남성 쪽에서는 ‘세계적으로 부처에 건강, 헬스라는 이름이 들어가지 않은 부처가 없다. 왜 여성이라는 이름이 들어가야 하냐. 시대착오적이다.’고 하고 여성계쪽에서는 ‘여성’은 절대 빼면 안 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부처 이기주의’로 인한 어려움도 토로했다. 소방방재청을 예로 들며 “소방공무원들이 월급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받는데 지시는 중앙정부에서 받는다. 그래서 소방공무원들은 국가공무원으로 만들어 달라고 한다.”면서 “그렇다고 방재청을 따로 떼어 해경과 붙여놓는 것도 이상하고….”라며 곤혹스러워했다. 당초 폐지에서 존치로 선회하고 있는 통일부 개편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린다.”며 “아직 결론이 안 났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조직 개편이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가 야당일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 집권 초기에 국가적 차원에서 다 찬성해 줬다.”며 “집권해서 나라를 잘 이끌겠다고 하는 것인데 당연히 도와줘야 하지 않나.”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反노무현이면 무조건 善이냐… 소금 계속 뿌리면 대응할 것”

    “反노무현이면 무조건 善이냐… 소금 계속 뿌리면 대응할 것”

    노무현 대통령은 4일 “참여정부 정책과 차별화하면 무조건 선(善)이다, 이것은 포퓰리즘”이라며 전날에 이어 이틀째 교육과 정부조직개편 등 ‘이명박 정부’의 정책 기조를 강력 비판했다. 정책 노선의 차이에서 비롯된 신·구 권력의 갈등 양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참여정부 심판하는 것이 새 정부의 전략인 것처럼, 새 정부가 국민에게 지지를 받는 방법인 것처럼 하면서 참여정부 정책을 계속 속전속결식으로 무너뜨리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 그래선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안 그래도 초라한 뒷모습에다 좀 심하다 싶은데 소금까지 날아온다.”며 새 정부의 참여정부 비판에 각을 세웠다. 그는 “미국 부시 대통령이 ABC(Anything But 클린턴, 전임 클린턴 대통령과는 뭐든 반대로 했다는 뜻)정책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ABN(Anything But 노무현)이냐.”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소금을 더 뿌리지 않으면 오늘로 이야기를 그만하겠지만, 계속 소금뿌리면 저도 깨지고 상처를 입겠지만 계속 해보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대통령은 특히 인수위의 신용불량자 사면 방침을 겨냥,“5년 전 제가 신용불량자(문제에) 부닥쳐 화끈하게 밀어주고 싶었지만, 잘못 건드리면 도덕적 해이 일어나고 빚을 갚지 않기 시작하는 경제주체의 왜곡된 행동이 불붙어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해 신불자를 잡았다.”면서 “저는 절대로 포퓰리즘 정책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은 불도저 경제의 시대가 아니라 지식경제 시대이며, 속전속결하는 시대가 아니다.”면서 “합리적이고 신중하게 정책을 이끌어 가야 할때”라고 말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인수위 업무보고와 관련된 일부 장관의 구두보고를 받은 뒤 “인수위는 다음 정부의 정책을 준비하는 곳이지, 호통치고 자기반성문 같은 것을 요구하는 곳이 아니다. 정부조직 개편은 신중해야 하고 특히 교육정책은 더더욱 그렇다.”면서 “인수위의 정책추진 과정이 다소 위압적이고 조급해 보인다. 미리 결정부터 해버리고 밀어붙이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수위측은 “상황 인식이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어떤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호통을 치고 얼굴을 붉히는 자리는 없다.”면서 “상황 인식이 잘못됐으니 비판과 진단도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서울광장] 격조있는 프로 외교를/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격조있는 프로 외교를/황성기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은 5년간 27차례 55개국을 다니며 정상 외교를 했다. 김영삼 대통령이 14차례 33개국, 김대중 대통령이 24차례 35개국을 방문한 것에 비하면 참여정부는 외교에 꽤나 공을 들였다. 그러나 134회의 정상 외교 횟수만큼 노 대통령이 성과를 올렸느냐 하면 성적표는 별로다. 미국과 막판에 자유무역협정(FTA)에 합의해 협력의 끈을 이었으나 취임 초부터 시종 살얼음판을 걸었다. 아시아를 무시한 고이즈미 총리라는 독특한 상대가 있긴 했지만 일본과도 최악의 관계였다. 얻을 것은 없더라도 할 말은 하고, 각을 세우는 게 외교인 듯한 5년이었다. 동북아 균형자론을 내세워 미·일의 의심을 샀다면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라도 좋았어야 하는데 오히려 지금의 중국과는 무덤덤한 사이다. 딱히 친분이 두텁다고 내세울 정상도 없다. 양자회담만 일본 11차례, 미국 8차례, 러시아 6차례에 중국은 후진타오 주석, 원자바오 총리를 더하면 18차례나 가졌는데도 우리가 기억하는 이렇다 할 정상 간 개인적 우의에 관한 비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노 대통령의 마지막 정상외교가 된 지난해 11월의 싱가포르의 아세안+3 정상회의. 노 대통령, 원자바오 총리,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한·중·일 회담을 가진 자리였다. 회담이 끝나갈 즈음, 후쿠다 총리가 유엔 개혁에 관한 화제를 꺼냈다. 일본이 관심을 갖는 유엔 개혁이라면 상임이사국 진입일 것이다. 회의를 주재한 노 대통령은 다음 기회에 얘기하자고 일축했다. 회담장이 싸늘해졌다. 원 총리가 분위기를 돌리려는 듯 소방수로 나선다. 일본의 유엔 공헌을 지지한다며 두루뭉술하게 후쿠다 총리를 치켜세웠다. 상임이사국 진입과 관련해 찬반 어느 입장도 아닌 립서비스였다. 노 대통령의 공세가 이어진다. 제국주의 국가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진 유엔 역사를 장황하게 설명하며 지금도 유엔은 제국주의 국가의 이해에 따라 움직인다는 비판론을 개진한다. 덕담을 하고 끝내야 할 회의 말미에 예기치 않던 돌발상황이었다. 이어 열린 한·일 양자회담. 한방 먹은 후쿠다 총리 측이 일본인 납치 팸플릿을 정상을 비롯한 참석자에게 돌렸다. 사전에 협의가 없었던 돌출행동이었다. 외교적으로는 실례에 해당하는 이 일로 우리 측이 일본 측에 항의했고, 결국 양측은 없었던 일로 덮었다. 회담을 지켜본 외교관은 “한·중·일과 한·일 외교의 현주소를 보여준다.”고 당시의 일화를 한탄조로 들려준다. 외교란 게 충돌하는 국가 간의 이해를 조정하는 일이라서 정상들이 인간적 관계로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피부로 느끼는 신뢰, 친밀감은 양자 혹은 다자회담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런 점에서 노 대통령은 둘도 없는 반면교사이다. 자주 외교라고 하지만 어딘가 불안하고 어색해 보이는 정상끼리의 장면을 지난 5년간 숱하게 봐온 우리 국민들이다. 참여정부가 2차 남북정상회담 후 집착한 4자 종전선언도 그렇다. 유효한 어젠다이긴 하지만 동북아 균형자론 못지않게 주변국을 곤혹스럽게 했다.“종전선언이 대통령의 신념이라기보다 주위에서 부추긴 것 같다.”는, 대통령을 잘 아는 고위 외교관의 우려는 외교의 아마추어리즘을 지적했을 것이다. 더 이상 나빠질 게 없는 5년이 끝나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미지의 외교’의 막이 오른다. 실용이든 무엇이든 격조 있는 프로의 외교를 보여줬으면 한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열린세상] 낡은 패러다임 확실하게 깨라/정종섭 서울대 법학 교수

    [열린세상] 낡은 패러다임 확실하게 깨라/정종섭 서울대 법학 교수

    17대 대통령 선거는 단순히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연인만 바뀐 것이 아니라 자칭 진보니 좌파니 하는 세력의 교체를 의미한다. 특히 현 집권세력의 대참패로 나타난 대통령선거는 지난 10년 간의 좌파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고, 우리 사회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강렬한 바람이기도 하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지역주의에 의존한 준비 안 된 세력들의 구호식 낡은 정치와 아마추어적 국정운영으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역사의 지체만 가져왔다. 김영삼 정부가 출범하면서 민주화의 단계로 접어들었으면 김대중 정부에서는 이를 제도화하고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갔어야 했음에도 김대중 정부에서도 2년 채 못가 국정운영에서 실패하고 민주화나 찬양하고 통일타령이나 하면서 남은 시간을 때우고 이너서클간에 권력을 나누어 가지다가 물러갔다. 노무현 정부도 좌파운동의 전술과 전략의 기술을 동원하여 정권을 잡았으나, 철 지난 민주화 패러다임과 구시대적 사회주의 이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여전히 낡은 선전선동의 기술을 이용한 정권유지 그리고 이너서클간의 아마추어적 국정운영으로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5년 내내 안하무인격으로 국민을 실망시킨 대통령의 업무수행 능력과 권위를 상실한 천박한 언행과 돌출행동은 나라의 위신을 심하게 추락시켰을 뿐 아니라 국민의 자존심까지도 여지없이 뭉개어 버렸다. 많은 오류와 잘못에 대한 비판에는 귀를 틀어막고 진보니 민주화니 하는 구호를 방패삼아 무능을 가리려고 했지만, 결국 진보의 진정한 의미와 민주화의 소중한 가치까지 우습게 만들어 버렸다. 집권세력은 정권교체를 막기 위해 대통령선거에서 오로지 네거티브전술에만 올인하여 상대를 비난하고 공격했지만 지난 세월동안 화가 난 유권자들에게 이런 전술은 먹혀들지 않았다. 유권자의 판단기준은 오로지 망가진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들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판단기준은 지난 정권에 대한 심판이자 새 정부에 대한 요청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새 정부도 유권자의 압도적인 지지로 출범한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탄생한 것에 의미가 있다. 새 정부에서도 국민의 기대는 이제 정치와 국정운영에서 낡은 패러다임을 완전히 청산하고 시대에 걸맞은 선진적인 모습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새 정부는 기존의 국정운영과 완전히 달라야 한다. 대선에서 보수세력이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지만, 이는 낡은 보수세력의 복귀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10년간의 좌파정부가 보여 온 형태도 여전히 낡은 사회주의적 가치관에 기초한 좌파수구주의이고 시대착오적인 이념타령으로 나라를 망친 것이기에 이제는 이런 낡은 패러다임을 철저히 깨 달라는 것이고, 시대 흐름에 맞추어 한국을 선진국가로 만들 능력있는 새 인물의 등용과 책임있는 국정운영의 모습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국민이 새 정부의 출범에서 먼저 눈여겨보는 것은 이런 변화욕구에 합당하게 해당 분야의 최고 인물들을 기용하여 국정운영의 진용을 짜느냐 아니면 실패한 이전 정부들과 같이 선거공신들과 이너서클의 자기사람들이나 끼고 돌고, 학연, 지연에 기초하여 권력이나 나누어 먹는 행태를 보이느냐 하는 것이다.4월 총선은 이 지점에서 1차적으로 판가름날 것이고,4월 총선에서 국민 다수의 지지를 얻어내지 못하면 5년 내내 개혁은커녕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된다.10년만에 국정운영의 주도세력이 교체된 2008년에 국민들이 진정으로 보고 싶어하는 것은 국정운영과 사회풍조에서 기존의 낡은 패러다임을 확실하게 깨부수고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들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와 실천력이다. 여기에서 성공하지 못할 때 5년 후 국민의 심판은 또다시 준엄할 것이다. 정종섭 서울대 법학 교수
  • [새 정부 교육정책 어디로] “교육부 보고 기대에 못미쳐”

    [새 정부 교육정책 어디로] “교육부 보고 기대에 못미쳐”

    정부 부처의 첫 업무 보고가 이루어진 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교육인적자원부를 호되게 질책했다. 교육부 기능개편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실천 방향 등 두 가지 사안에 대해 보고가 이루어졌지만 “(교육부의 보고 내용이)무사안일하고 너무나 미흡했다.”는 것이 인수위의 평가였다. 이 자리에서는 교육부가 오랫동안 유지해 온 ‘밥그릇’을 내놓는 초고강도 개편안이 논의됐다. 하지만 누적된 규제를 하루 아침에 푸는 게 결코 쉽지 않음을 느끼게 하는 데 충분했다. ●“무사안일하고 너무 미흡” 질책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위원회 간사인 이주호 의원은 “그동안 교육부가 10년 이상 지속돼온 관치 관행을 한꺼번에 바꾸기 힘든 점을 감안해도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당선인의 핵심 관심사인 수능등급제 개선방안에 대해 교육부가 “3월에 여론 수렴을 해서 보고하겠다.”고 답변하자, 인수위는 “정권이 출범한 후에 보고하는 것은 수요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너무 안이한 자세”라며 불호령을 내렸다고 한다. 인수위는 곧바로 “2월 초까지 결론내려 보고해 달라.”고 다그쳤다.‘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실현방안에 대해서도 “교육부가 공약을 되풀이하는 수준에 머물렀을 뿐, 깊이 있는 내용을 보고하지 못했다.”는 것이 인수위의 판단이다. 인수위는 교육부의 전반적인 보고 태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초·중등 교원의 임용권한을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하는 부분에 대해 교육부가 “교원단체나 노조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전제를 붙인다거나, 특목고 설립지정 권한 이행에 대해 ‘과열진학경쟁 방지대책 필요’라는 전제를 달았던 대목을 인수위는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인수위의 이같은 질책은 새 정부의 정책 기조를 따르라는 고강도 주문으로 해석된다. 인수위 이동관 대변인은 “인수위는 일방적인 점령군이 아닌 쌍방향 의사 소통을 통한 의견 조율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전날까지도 이 당선인이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 대입 자율화와 수능등급제 개선 등을 놓고 내부적으로 상당한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8일까지 52곳 업무보고 끝내 한편, 인수위는 이날 교육부를 시작으로 오는 8일까지 7일 동안 52개 정부부처 및 기관에 대해 분야별 업무파악에 들어갔다. 업무 보고를 시작으로 지난 10년 동안의 정책 기조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향후 5년간의 국정운영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그러나 새정부 출범 전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는 조급증 때문에 인수위는 업무보고 일정을 잡는 단계부터 부처별 일정을 재조정하고 추가하는 등 허둥대는 모습을 연출했다. 당초 34개 기관에 대한 업무보고 일정이 잡혔으나 이날 오전에 49개 기관, 다시 오후에는 52개 기관으로 늘어났다. 인수위 강승규 부대변인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같은 경우 정무분과가 다룰 줄 알았는데 외교통일분과에서 다시 하기로 하는 등 분과별로 조정, 증감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2년 노무현 당선인의 인수위가 1월4일부터 시작해 10일 동안 부처 업무보고를 한 것에 비하면 이번에는 이틀 먼저 시작해 7일 만에 끝낼 계획이다. 보고 기관도 2002년에는 40여개였으나 이번에는 52개로 늘어났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10년 만에 이뤄지는 정권교체여서 시간이 없다. 이 당선인도 국정 전반을 빨리 한번 훑어 보자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구혜영 김지훈기자 koohy@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