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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용하 “日로비에 걸린 ‘제2의 이완용’ 많다”

    신용하 “日로비에 걸린 ‘제2의 이완용’ 많다”

    독도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신용하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22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1999년 체결한 제2차 한·일 어업협정에서 시작됐다고 밝힌 뒤 정부·정치권·학계 등 각계에 ‘제2의 이완용’이 많이 있다고 주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신 교수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이같이 말하며 당시 한·일 어업협정에 참여한 정부 관리들을 “이완용에 버금가는 사람들”이라고 맹비난 했다. 그는 “당시 협정에서 일본은 독도를 기점으로,한국은 울릉도를 기점으로 수역을 선언했다.”며 “일본이 독도 기점을 채택한 것을 전제로 한 것에 비해 우리는 한 발 물러서 울릉도기점으로 한 뒤 독도를 중간수역에 넣어서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어업협정은 한국이 독도수호를 하기에 매우 불리하게 체결돼 있고 어업에도 유리하지 않기 때문에 재협상을 하는 것이 국가이익에 합치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차 협정은 독도 영유권과는 별개의 문제이며 오히려 양국의 충돌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 “국민 기만”이라고 반박한 신 교수는 “협상문 제1조에 ‘이 협정은 대한민국의 배타적 어업경제수역과 일본국의 배타적 어업경제수역에 적용한다.’고 명시해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할 빌미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그는 또 “김대중 정부가 독도를 기점으로 한다는 (일본측 주장이 담긴)어업협정에 합의를 하는 바람에 일본이 국제법상 독도 영유권자라고 주장을 하면서 맹렬한 활동을 하는 동안 우리는 ‘침묵외교’를 강요당했다.”며 이른바 ‘조용한 외교’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신 교수는 “노무현 정부도 초기에는 일본과 친선관계를 유지하겠다며 문제가 많은 대일 외교를 진행하다가 2005년부터 독도를 지키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뒤 “우리나라가 2006년에 독도 기점을 선언했지만 어업협정에는 반영되지 않았으므로 반드시 어업협정을 수정해야 한다.”며 어업협정 개정이 독도수호의 선결 과제임을 거듭 주장했다. 이는 전날 한승수 국무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이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한·일 어업협정 재협상 불가 입장을 밝힌 것과는 대조적인 주장이다. 그는 “1996년부터 2006년 4월 사이에 울릉도 기점을 주장하고 독도 기점을 포기하자고 주장했던 사람들은 독도를 일본에 넘겨주기 위한 수순을 밟은 이완용에 버금가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한 뒤 “국회에서 한·일 어업협상과정을 정밀하게 조사해 책임질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또다시 독도를 국제사법재판소에 가져가서 판결받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도 이완용에 버금가는 매국노”라고 질타했다. 신 교수는 “학계를 비롯한 전 분야에 걸쳐서 일본이 (각계 각층의 인사들에 대한)로비를 했다.일본의 로비에 걸린 사람들은 상당히 많이 (일본쪽으로)넘어갔다.”고 주장하며 ‘제2의 이완용’이 사회 각계에 다수 존재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일본이 해설서에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표시하면서도 우리 보고는 ‘한국은 좀 냉정하라.’고 말하는 일본 정부처럼 마냥 “냉정하자.”고 주장하는 현 정부내 인사들이 바로 일본 로비스트에게 걸린 사람들”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같은 발언은 ‘차분한 대응’을 주장하는 일부 국내 인사들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독도를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나 민간차원의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한 뒤 “말만 하다가 일본이 한 걸음씩 독도 침범에 전진하는 사이 대한민국은 또 한 걸음 후퇴하게 될 것”이라며 독도수호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그는 일부 국회의원들이 대마도를 한국에 반환하라는 결의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실효는 없다.”며 “지금 독도가 한국 영토고 대마도는 일본 영토라는 규정은 1946년 1월 29일 연합군 최고사령부가 선언한 체제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마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은 옛날 이야기”라며 “1945∼46년에 완성된 세계체제는 변동이 없다.예컨대 일본이 아무리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주장해도 대한민국이 후퇴하지 않고 지키려고 하면 일본은 어림도 없는 것과 같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盧 “너무 야비… 대화 말하고선 뒷조사” 靑 “일일이 대응않겠다… 법에 따라 처리”

    노무현 전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기록유출 논란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봉하마을 사저에서 민주당 신임 지도부의 예방을 받고 “(청와대가)너무 야비하게 한다. 앞으로는 대화하겠다면서 뒤로는 뒷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송영길 최고위원의 질문을 받자 “너무 모른다. 사실과 거의 안 맞는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청와대측을 정면 비난했다. 노 전 대통령은 “기록을 보지 말라는 말이냐. 열람권을 보장해주면 된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은 사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부터 대화를 하며 조치를 바랐다. 성남(기록원)에 와서 보라는 것이냐.”면서 자유롭게 열람할 조치가 되는 대로 바로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기밀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청와대 주장에 대해서도 “공무원인 내 비서 3명에게 비밀취급 인가를 내주고 관리시키면 된다.”면서 “지금 선이 연결 안돼 사본 한 부 가지고 있는데 무슨 위험이(있나). 열쇠 2∼3개로 보관하고 있고 대외적으로 연결선이 차단돼 있다.”고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한 부 갖고 있는 게 그렇게 불편하면 전용선 서비스를 해달라. 그러면 돌려주겠다.”고 거듭 주장했다. 반면 청와대는 별도의 e지원시스템을 주문, 발주한 디네르사에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K씨가 개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K씨가 관여하고 있는 유령회사의 돈이 디네르사로 흘러들어갔다는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K씨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당초 12일 정진철 국가기록원장을 봉하마을로 보내 원상반환에 대한 협조요청을 구할 예정이었으나 13일 오전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앞으로 (자료유출건에 대해)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면서 “법적절차에 따라서 원칙이 있고 그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나길회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지방시대] 어떻게 만들어낸 민주주의인가/김준태 조선대 교수·시인

    [지방시대] 어떻게 만들어낸 민주주의인가/김준태 조선대 교수·시인

    정말, 정말 어떻게 만들어낸 민주주의인가. 얼마나 많은 사람의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려서 일구어낸 민주주의인가. 얼마 동안 민족적 자존과 긍지, 통일의 그날에 대비코자 쑥물만을 삼키는 듯한 고통의 나날을 보냈던가. 아, 그래서 우리는 기억한다. 할머니가 켜 둔 등잔불 혹은 촛불 밑에서 제발 이 나라가 평화스럽기를, 사람살기 좋은 나라가 되기를 빌고 빌지 않았던가. 일제 강점기에 징용으로 끌려가 돌아오지 않은 할아버지,‘히로히토 천황군’ 징병으로 태평양 전쟁터에까지 끌려가서 돌아오지 않은 아버지들의 쓰라린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빌면서, 우리는 어느덧 이렇게도, 키가 훌쩍 커버리지 않았던가. 국군과 공산군의 몸이 무더기로 묻혀, 함께 썩어간 이 땅 삼천리 한반도…. 한국전쟁 직후, 무밥과 해초밥만을 먹고 자란 어린 시절부터 나는 이 땅 삼천리 한반도가 제발 폭력과 총소리가 없는 날이 계속되기를 천지신명께 빌지 않았던가. 너무나 빠른 나이에 목숨을 잃은 고향사람들의 무덤 위에서 철없이 뛰놀던 우리들의 유년시대(the Age of Korean Boys), 전후 반공시대의 흑막 속에서 수많은 정치가들이 암살됐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에미애비도 없던 우리들의 슬픈 유년’은 코밑 수염이 시커먼 청년기로 바뀌어 갔다. 그리고 우리들은 부산항에서 배를 타고 떠났던 것이다. “아아 잘있거라 부산 항구야/미스 김도 잘 있거라 미스 리도 안녕히….” 그렇게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부르면서 베트남으로 떠나갔던 10년 동안 연병력 55만여명의 따이한 병사들, 이들이 바로 우리들이 아니었던가.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대가로 250억달러를 벌어와 1960,70년대의 한국근대화의 밑거름이 된 아아 그 시절의 안타까운 젊은 영혼들! 그리고 살아서 돌아온 병사들의 두 손에 묻은 붉은 피의 냄새들! 그랬다. 베트남전쟁에서 별을 달고 돌아온 일부 장군들은 1980년 5월, 자신들의 조국―한반도의 남녘땅 광주에서 선량한 시민들을 총소리, 총소리 속으로 몰아넣었다. 잿밥(정치)에 눈이 어두워 지키라는 최전방(DMZ)을 뒤로하고 후방인 ‘빛고을 광주’를 타깃으로 삼은 것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의 끈을 결코 놓을 수 없었던 광주시민들과 전체 국민들의 함성이 모아진 1987년 6월항쟁 등을 통해 대한민국은 비로소 ‘정치민주주의’의 길로 들어섰던 것 아닌가. 신군부 출신 전두환·노태우를 ‘세기의 재판’을 통해 단죄코자 한 김영삼의 문민의 정부→6·15남북공동선언을 이끌어낸 김대중의 국민의 정부→권위주의를 불식시키려 했지만 ‘경제민주주의’의 코드를 찾아내지 못한 가운데서 연약한 생명을 유지하다가 CEO 출신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명박에게 대권의 바통을 넘긴 참여정부의 노무현-. 아 그런데 2008년 6월, 이른바 ‘이명박호(號)’는 어떤가. 과연 항해가 순조로운가. 우리가 볼 때는 아직 출항 직전인 것 같다. 아직 항로가 불투명하고 안개 속인 것 같다. 아니 어둠보다 더 걱정스러운 안개 속에서 좌초 직전에 놓인 듯이 보인다.“이래서는, 저래서는 안되는데….” 그래서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촛불’을 켜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 나라의 정체성을 비하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려고 하다니! 그 발상부터가 틀리다는 것을 어서 빨리 알아차리고 애당초 잘못 끼운 첫 단추를 다시 끼운 다음, 새로운 출항의 자세로 ‘민주주의의 항로’를 계속하길 바란다. 민주정치와 민주경제는 동전의 앞뒤처럼 같다는 것을, 달리는 열차로 말하면 두 레일이라는 것을 빨리 깨닫길 바란다. 이명박 대통령! 님께서도 세종로에 나와, 촛불 앞에 앉아 ‘하늘을 우러러’ 자신을 돌이켜보길 부탁드린다. 이 땅의 구성원들 모두를 ‘ 끝끝내 보낼 수 없는 님’으로 손잡아주면서 함께 일어서주길 바란다. 김준태 조선대 교수·시인
  • [최태환칼럼] 한나라당은 어디 있나

    [최태환칼럼] 한나라당은 어디 있나

    대선만 이기면 뭐든 되는 걸로 알았다고 했다.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의 고백이다. 지난달 말 미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가진 당 환송모임에서였다. 그는 “(정권의)잘못과 책임을 청와대에 떠넘기지 말라.”고 했다. 국회의원 개개인이 대통령이라 생각하라고 했다. 강한 여당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메아리 없는 반성문이었을까. 그는 워싱턴에서 폭발하는 촛불집회의 열기를 전해들었다. 보따리도 정리하지 못한 상황이었다.‘6·10’집회의 열기를 가슴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지금 그의 심경은 어떨가.MB정권의 전도사였던 그다. 실세 중 실세였다. 장수는 전장에 있어야 한다고 했던 그다. 하지만 기약없는 유랑의 길을 떠났다.‘이재오가 있으면 한나라당에 안간다.’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여전히 지리멸렬이다. 당 주변엔 권력투쟁의 유령이 넘실댄다. 그는 이제 이국에서 지켜볼 도리밖에 없는 신세다. 자업자득이라 받아들일까. 지난 총선에서의 낙선이, 친이의 갈등이 새삼 더 아프게 와닿을지 모르겠다. MB정권이 100일을 막 지났다. 출구 없는 터널을 헤매고 있다. 집권 초반 이처럼 곤궁했던 정권이 있었던가. 벌써부터 레임덕의 시작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지난 한 달여 정권 퇴진의 목소리가 길거리를 뒤덮었다. 촛불집회의 파고가 청와대를 삼킬 태세였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보이지 않았다. 국민과 정부의 소통창구 역할은 아예 포기한 것일까. 오로지 자고 나면 친박 복당 논란이었다. 중진들은 감투 다툼에 날을 샜다. 국회의장단 후보,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만 눈에 들어왔다. 소고기 수입 파동에 대해 꿀먹은 벙어리였다. 아직까지 국회의 재협상 결의안 채택마저 저어하고 있다. 국민들은 집권여당의 중심이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 국정 현안에 대한 목소리는 있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뒤늦게 목청을 높이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의 대대적 쇄신을 주창했다. 이제야 국민의 감성지수를 헤아렸다는 것일까. 뒤늦은 호들갑이 민망하다. 촛불 뒤에 숨으려는 포퓰리즘에 다름아니다. 정부와 청와대 인사쇄신 때 당 인사들의 중용설이 나돈다. 국정혼란의 와중에 과실만 따먹겠다는 비판을 알고 있을까. 대통령의 탈정치, 탈여의도의 편벽된 인식만 탓할 수 있을까. 이 대통령과 국민 감성에 심각한 골이 생기고 있다면 당이 나서 메우려 고민했어야 했다. 자기반성의 목소리가 먼저 나왔어야 했다. 얼마전 유인태 전 의원은 노무현 정권의 실패 이유를 반성했다. 대통령과 집권당의 소통 단절을 꼽았다. 노 정권 초기 실세였던 그다. 노 대통령의 의회 정치에 대한 인식부족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나라당이 새겨야 할 대목이다. 당이 정치의 중심, 민의수렴의 중심축으로 나서야 미래가 있다. 민생과 민심을 수렴하고, 정부측과 통로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을 정비하지 못하면, 무기력한 공룡에 다름아니다. 대통령이 정치 프렌들리로 나아가게 해야 한다.CEO 대통령에서 정치 대통령으로 거듭나게 하는 역할은 한나라당의 몫이다. 새 대표를 뽑는 7월 전당대회가 관심인 이유다. 당이 제 역할을 해야 국민이 덜 피곤해진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의 미덕이 새삼 크게 다가온다. 당·정은 화합은 하되,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해야 건강성이 보장된다. 대통령과 당이 함께 추구해야 할 지향점이다. 최태환 논설실장 yunjae@seoul.co.kr
  • “盧정부때 처리했으면 말썽 안났을 것”

    “盧정부때 처리했으면 말썽 안났을 것”

    이명박 대통령은 7일 기독교계 지도자와의 오찬 자리에서 ‘쇠고기 파동’과 관련,“그때(노무현 정부) 처리했으면 이런 말썽이 안 났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여의도 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가 “일은 그때 다 벌여 놓은 것”이라고 말하자 아쉬움을 표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4월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노무현 정부에서 하기로 했던 것을 우리가 설거지 해준 것”이라고 한 말을 떠올리게 한다. 이 대통령은 촛불집회에 대해 “세상을 밝게 하려는 그런 점도 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면서 “결과적으로 나라가 잘돼야죠. 그분들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쇠고기 문제는 발표할 때 어떻게 문제가 될지 예측하고 대비하는 자세와 소통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자성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말썽’ 발언에 대해 “대통령을 필두로 권력 주변 인사들이 일제히 색깔론을 언급하며 촛불집회를 이간질하려는 태도에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기독교 지도자들은 각종 정부 조치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 필요성을 제기하는 한편, 일부 참석자는 미국과 재협상을 하고 대국민 설득에 나설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조용기 목사는 “대통령이 재협상에 준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국민이 알아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고, 하용조 온누리 교회 담임목사는 “‘대통령에게 해결의 의지가 있구나.’ 하는 진의가 국민 마음속에 자리매김되도록 제대로 알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엄신형 기독교총연합회장은 “광우병 사태가 불거졌을 때 각계 전문가가 냉정하고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사실상의 재협상과 마찬가지의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국민 건강이 우선이다. 국민이 우려하는 월령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수입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전날 불교계와의 오찬 자리에서 “일단 소나기는 피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청와대는 “문제의 ‘소나기 발언’은 운산 스님이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盧전대통령 ‘민주 2.0’ 사이트 준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치와 국정 전반에 대해 전직 대통령으로서 이야기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 ‘민주 2.0’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민주당 최철국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사람이나 일반 시민이 참여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광장을 만드는 것”이라며 “5월 중에 개설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조금 늦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장차관 軍면제 盧정부보다 7.4%P↓

    장차관 軍면제 盧정부보다 7.4%P↓

    이명박 정부 장·차관급 고위공직자의 병역이행 성적표는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 내각’ 파문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5년 전 노무현 정부 출범 당시 장·차관급보다 병역 면제율이 7.4%포인트 낮다고 병무청이 26일 밝혔다. 그러나 장·차관 본인과 아들들이 제시한 면제사유 중에는 석연치 않아 보이는 대목도 없지 않다. 원세훈 행정안전부장관은 질병으로 면제됐다면서도 무슨 병을 앓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과 김경한 법무부장관은 31세가 넘어 ‘고령’이라는 이유로 면제를 받은 케이스다. 병무청은 “1970년대에 병력자원이 넘쳐 입대를 못하고 기다리다 나이가 차 면제받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원세훈 행안 등 질병종류 공개 안해 성대경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장과 김청 행정안전부 차관급은 1930년대 생으로 병적관리가 본격 시작됐을 무렵 이미 31세를 넘어 41세에 가서야 병역의무가 종료된 경우다. 박종구 교육과학기술부 차관과 김장실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각각 고도근시와 중이염 등을 이유로 면제를 받았다. 또 이창용 금융위원회 차관급이 인대 이상으로 면제를 받는 등 주로 시력과 무릎 인대쪽 질병이 면제 사유로 빈번하게 제시됐다. 특히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과 전광우 금융위원장, 윤여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본인이 면제받기도 힘든 병역면제를 아들까지 대물림했다. 정 장관 본인은 1974년 ‘장기대기’ 사유로 면제를 받았다. 병력자원에 비해 근무보직이 부족해 자리가 날 때까지 대기하다가 3년을 넘겨 자동 면제를 받은 경우라는 게 병무청의 설명이다. 정 장관의 장남 정모(37)씨는 1990년 위 절제 수술로 면제를 받았다. 전 위원장은 1971년 체중미달로 면제를 받았고, 장남 전모(23)씨도 2003년 국적 상실(해외 국적 취득)로 병적에서 제적됐다. 전 위원장측은 “6년간 폐결핵을 앓아 체중미달이 됐고, 미국에서 태어난 아들은 이중국적을 갖고 있다가 국적을 선택해야 하는 20세에 말 못할 지병을 안고 사는 데 편견이 덜한 미국을 택하는 과정에서 부득이 한국국적을 포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2세 면제 사유 ‘신증후군´·체중 미달 등 제각각 윤여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1983년 ‘생계곤란’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윤 청장의 차남 윤모(20)씨는 2006년 질병을 사유로 병역이 면제됐다. 그러나 병무청은 윤씨의 질병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병무청은 “정신질환과 같이 개인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40여개 질환에 대해서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 김성호 국정원장의 차남(31)은 ‘신증후군’으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장남(38)은 체중 미달 또는 과다를 이유로 면제를 받았다. 어청수 경찰청장의 장남(25)도 면제 판정을 받았는데 질병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힘 잃은 친노진영 각개약진

    힘 잃은 친노진영 각개약진

    한때 ‘친노’(親盧)는 참여정부를 좌지우지하던 정치세력이었다. 그러나 이명박정부에서는 지나간 권력일 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했던 친노진영이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각자도생 속에서 절치부심 중이다. 노 전 대통령은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터를 잡고 제2의 인생을 맞고 있다. 다음달 중으로 ‘민주주의 2.0’(가칭)이라는 웹사이트를 구축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토론하는 사이버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당초 예상보단 늦어졌지만 김종민 전 대변인이 주도해 사이트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6일엔 노혜경·정영애·박기영·김은경·김현·조현옥 전 청와대 여성비서관들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한 참석자는 “노 전 대통령 일정이 너무 바빠 퇴임 후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지만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가 7·4·7 공약을 통해 경제성장률 7%를 자신했다. 잠재성장률 5%대에 원가상승률과 환율상승분까지 고려한 것으로 짐작되지만 이런 식으로 따지면 참여정부는 10%대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농담삼아 말했다.”고 또 다른 참석자가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최근 봉하마을에서 논 4500여평을 무상 임대받아 친 환경농사에 의욕을 보인다고 한다. 노사모 회원들은 지난 25일 봉하마을 현지에서 노사모 기념관 개관식을 가지면서, 변함 없는 ‘노무현 사랑’을 과시했다. 유시민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불모지인 대구 수성을에서 낙선했지만 32.6%의 득표율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조만간 경북대에서 강의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린 이광재 의원은 당 최고위원 출마설이 나돈다. 대운하와 삶의 질 문제에 집중하며 진보적 내용이 담긴 입법활동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기억을 털고 ‘자기 정치’를 시작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다른 최측근인 안희정씨는 비리전력자 배제 방침으로 이번 총선에 출마하진 못했지만 경선 경쟁자였던 양승숙 후보를 돕는 등 원칙있는 정치를 실천했다. 봉하마을에 내려가지 않고 당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신 40대 기수론을 내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씨줄날줄] 일왕과 천황/황성기 논설위원

    대통령의 일본 방문 때마다 소소한 논란이 됐던 게 일왕의 호칭이다. 정부는 김대중(DJ) 대통령의 1998년 10월 첫 방일을 한달쯤 앞두고 일왕을 ‘천황’으로 부른다고 선언했다. 찬반이 팽팽했지만 DJ는 천황이란 호칭을 밀어붙였다. 그는 오부치 게이조 총리와 ‘21세기 파트너십’이란 한·일 외교사에 남을 성과를 거뒀다. 거기에는 상대국 원수를 존중하는 한국 정부의 배려가 작용했다. 천황 호칭에 대해 청와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방일 전 59.1%이던 반대가 방일 후에는 51.7%로 줄었고,31.7%이던 찬성은 35.4%로 늘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5년 연두회견에서 ‘천황’을 언급한 적이 있다. 그는 “일본에서는 천황이라고 부르지요.”라면서 “세계적으로 보편적으로 불리는 이름인지 확인하지 못했다.”며 능청맞게 ‘천황’이란 호칭을 썼다.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대해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겠다.”던 김영삼 대통령도 94년의 방일 때 일왕 주최 만찬에서 천황이란 말도 모자라 ‘천황폐하’란 극존칭을 쓰기도 했다. 거기에 비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방일 중에 나온 ‘천황’ 발언은 화젯거리조차 되지 않았다. 그가 “천황이 방한 못할 이유가 없다.”고 자연스럽게 호칭을 쓴 것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이 “역사관이 의심스럽다.”고 꼬집었지만 논란은 확산되지 않았다. 일왕이란 표현은 일종의 신문 용어다.1980년대 역사교과서 왜곡 파동과 재일동포 지문날인 강요로 반일 감정이 극에 달하면서 천황을 격하시켜 일왕으로 표기했다. 대통령은 천황이라 부르는데 신문과 방송은 꼬박꼬박 일왕으로 바꾸어 쓴 게 20년이 넘었다. “천황이라는 용어는 일본의 고유명사이므로 그대로 불러준다.”는 정부 입장은 더도 덜도 없이 맞다. 태국 국왕, 영국 여왕처럼 일본 국왕으로 하자거나, 천황의 일본 발음인 ‘덴노’로 부르자는 대안도 있으나 적절치 않다. 일왕이란다고 해서 국격이 높아진다거나, 천황이란다고 해서 굴욕스럽다는 단선적 사고는 버릴 때가 됐다. 한·일관계의 본질과도 거리가 멀다. 미래 지향의 한·일 신시대를 열자는 마당에 대통령과 언론의 ‘천황’ 호칭은 이제 통일시키는 게 자연스럽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아웃사이더들, 학문현실에 비판의 칼

    아웃사이더들, 학문현실에 비판의 칼

    “지금의 우리는 선배 학자들과 다르고 앞으로도 달라야 한다. 우리 세대와 앞 세대의 학술운동엔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세대의식을 뚜렷이 드러내는 7명의 젊은 연구자들이 최근 ‘대안지식연구회’란 이름으로 모였다. 김원(성공회대 노동사회연구소 연구원), 이명원(전 서울디지털대 교수), 하승우(한양대 제3섹터 연구소 연구교수), 김윤철(전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 이승원(전 국회외교통상정책 보좌관), 이영제(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 연구원), 김정한(‘대중과 폭력’ 저자)이 그들이다.1989년 혹은 90년 대학문을 들어선 ‘포스트 386’이자, 마흔이 채 되지 않은 학계의 막내들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학계 선배들과 적극적으로 차별화한다.1970∼80년대를 헤치며 선배들이 땀 흘려 일궈온 학술운동단체에 비판의 칼날을 서슴없이 들이대고, 학계의 관료화된 지식생산 시스템에 거침없는 분노를 표시한다. 대학에 안정적 터를 마련하지 못한 ‘아웃사이더들’이기에 가능한 비판이지만, 대학에서 생존기반을 닦아나가야 할 비정규직 연구자들이기에 무모한 비판이기도 하다. ●뚜렷한 세대의식 표출로 지식사회 비판 대안지식연구회는 구성원들간의 오랜 인연에 뿌리를 뒀다.2001년, 명지대 신입생 강경대 사망으로 촉발된 1991년 ‘5월 투쟁’의 10주년을 준비하며 서로를 알게 됐다. 당시 대학원생이던 그들은 7년이 흐르는 동안 반수 이상이 박사학위를 받았고, 각자의 전문영역도 확보했다. 김원은 노동사를 중심에 둔 아래로부터의 대중운동 연구로 거대서사에 가려진 ‘사회적 약자들’을 복원하는 데 주력했고,2000년 당시 서울대 김윤식 교수의 논문표절을 비판해 문단을 발칵 뒤집었던 이명원은 반년간지 ‘비평과 전망’을 통해 기성 평단에 전투적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윤철은 진보정당에 몸담아 새로운 정치를 꿈꿨고, 하승우는 풀뿌리 민주주의에 희망을 걸고 가능성을 탐색해왔다. 자기 분야에서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그들은 지난해 가을 다시 한 자리에 앉았고, 한국 지식사회를 향한 공통의 문제의식을 확인했다. 선배 학자들과 스스로를 구별하는 신진 연구자들의 날 선 세대의식엔 학문후속세대로서 자신들이 겪고 있는 실존적 고민이 투영돼 있다. 독재 시기 관제학문에 반발하며 비판적 학술운동의 전성기를 열었던 선배들의 현재를 바라보는 실망감도 반영돼 있다. 연구회 김원 대표는 “우리 세대 연구자들이 학문적 시민권을 얻지 못한 채 사회적 발언의 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동안, 제도권에서 안정적 기반을 확보한 선배들은 학문공동체의 역동성을 강화하기보다 현실인식과 실천방식에서 후속세대들과의 차이를 지속적으로 확대시켰다.”고 지적했다. 단적인 예가 학술진흥재단으로 대표되는 국가의 학문지원 및 개입정책에 대한 시각차다. 선배세대 학자들이 학진의 연구 프로젝트에 적극적·소극적 참여를 통해 제도권 지식사회에서 자기 위치를 정립해간 반면, 연구회는 학진 프로젝트를 ‘학문 부르주아’와 ‘학문 프롤레타리아트’로 양극화시키는 관료화된 지식생산 메커니즘이라고 비판한다. 영어로 쓰인 SCI(과학논문인용지수) 논문에 가중치를 주는 국내 대학들의 교수 승진·재임용 심사 정책 또한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해괴망측한 행태”라고 혹평한다. 김 대표는 “앞 세대 학술운동을 주도했던 선배들이 지난 10년간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시장주의적 학문정책에 너무 안이하게 대응했다.”면서 “결국 선배들과의 소통이 단절된 후배들은 대안적 학문공동체를 구성하기보다 개별적으로 뿔뿔이 흩어져 자기 학문에만 몰입하는 현상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연구회가 향후 활동의 초점을 ‘제도권과 비제도권, 선배세대와 후배세대간 소통 모색’에 맞추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학계 내·외부와 위·아래 소통 매개 연구회는 지난달 31일부터 매주 1회씩 연구자들이 돌아가며 사회 현안에 대해 논평하고, 이를 이메일로 구독자들에게 발송하는 ‘정치사회비평’을 시작했다. 같은 달 29일엔 ‘대안정치 실험의 성과와 한계’란 주제로 연구회의 첫 번째 월례토론회를 열었다. 특정 텍스트를 정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텍스트비평도 매달 진행된다. 모두 학문후속세대로서의 자의식을 분명히 표출하면서도 지식사회의 내·외부와 위·아래를 소통시킨다는 목적의식 하에 고민된 기획들이다. 김 대표는 “지금 당장 이거다 하고 제시할 만한 대안은 우리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오늘의 학문현실에 대해 유사한 문제의식을 가진 소장 연구자들이 공동의 논의 테이블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출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열린세상] 한 치 혀의 설화(舌禍)/강미은 숙명여대 언론정보학 교수

    [열린세상] 한 치 혀의 설화(舌禍)/강미은 숙명여대 언론정보학 교수

    글을 잘못 써서 화를 당하는 것은 필화, 혀를 잘못 놀려서 화를 당하는 것은 설화다. 말을 잘못 해서 실수가 되기도 하고, 안 해도 될 말을 해서 쓸데없이 여론의 분노를 사기도 한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서 해야 할 말은 안 하고, 안 해도 될 말은 해서 사회적 혼란을 초래한 사례는 많다. 본심과는 다른 말이 실수로 튀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마음 속에 있던 본심이 튀어 나와서 설화로 번지기도 한다. 공직자의 말실수는 한번 엎질러진 물처럼 되담을 길이 없다. 그 말은 없었던 걸로 해달라고 할 수도 없다. 공인의 말실수는 대중매체를 통해서 급속도로 전달되면서 파장이 커진다. 전후좌우 상황을 다 떼어내고, 그 자체로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되어 버린다. 공인일수록 자신이 하는 모든 말은 조심해야 한다. 일만 잘하면 되지, 말 한마디 가지고 사람을 매도해서야 되겠느냐고 항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중의 인식은 냉정하다. 그 사람이 평소에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얼마나 충실한 사람이었는지는 잘 모른다. 그저 대중에게 알려진 말 한마디를 가지고 평가하기도 한다. 대중의 인식이란 ‘이미지’와의 싸움이다.‘현실’과의 싸움이 아니다. 예전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 도중에 “우리는 미국을 해치는 방법을 찾고 있다.”는 실언을 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서 백악관 대변인은 “가장 정직하고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도 부정확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런 말실수는 단순한 말실수라는 것이 누가 봐도 분명했기 때문에 그리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다. 그저 부시 대통령이 ‘또’ 실수를 했다는 어록 하나를 덧붙인 정도였다. 하지만 백악관 대변인이 그 후로도 계속 대통령의 말에 대해서 해명을 해야 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부시 대통령의 이미지는 실추되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광주학살은 중국 천안문 사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동영 전 대표가 예전 선거에서 “노인들은 투표 안 하시고 집에 계셔도 된다.”는 실언을 해서 국민의 분노를 산 적이 있다. 여기자를 성추행한 어느 국회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변명을 하느라고 “술이 취해서 식당 여주인인 줄 알았다.”고 해서, 전국의 식당 여주인들이 다 분노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말실수는 5년동안 거의 매일 신문에 대서특필되었다. 최근 이명박 정부의 인사를 둘러싸고 ‘나와서는 안 될 말’들이 줄이어 나왔다. 공직을 맡을 사람들이 여론에 대해서 저렇게 감각이 없을까 싶은 말들이었다. 일단 고위 공직에 오르면 사적인 자리는 없다. 공식적으로 기자회견을 해야만 기사화되는 것이 아니라, 일거수일투족이 다 기삿거리가 된다. 어떤 발언도 미디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말실수를 한 내용도 그렇고, 말실수에 대한 반응까지도 그대로 동영상에 담겨져서 여과 없이 시청자들에게 전달된다. 다매체 시대가 될수록, 예전처럼 공식적인 내용만 걸러주는 친절함은 점점 기대하기 어렵다. 거르거나 정화하지 않고 생생한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더 인기를 끌다 보니 말실수 장면도 인기다. 일단 말실수로 사회적인 문제가 되면, 솔직한 사과가 상책이다. 섣부른 해명이나 어설픈 발뺌, 또는 남 탓을 하게 되면 1차 스캔들로 끝날 수 있던 일도 2차 스캔들로 확산된다. 말실수라는 죄명으로 끝날 일에 거짓말이라는 죄명이 붙으면, 스캔들은 더욱 커져 치명적인 사태로 번진다. 말실수로 위기가 닥쳤다고 생각되면 국민 앞에 솔직하고 겸허하게 자기반성과 사과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상을 엎어도, 엎은 상을 자신이 치우는 겸허한 태도를 보여주면 여론은 한번쯤 용서받을 기회를 준다. 그런 태도가 안 보일 때 여론은 가차없이 돌아선다. 강미은 숙명여대 언론정보학 교수
  • [열린세상] 총선보다 총선후가 걱정이다/이해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열린세상] 총선보다 총선후가 걱정이다/이해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대개 인정하는 것이 3대4대3 비율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어떤 사안에 대해 여론조사를 해보면 진보가 약 30%, 중간이 약 40%, 보수가 약 30%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진보건 보수건 30%정도의 고정 지지층이 있고, 중간에 서 있는 약 40%의 선택에 따라 여론의 향방이 정해진다고 볼 수 있다. 그 자체로 나쁘지 않다. 우리 사회가 나름대로, 즉 최소한 여론구조상으로는 균형이 잡힌 사회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여론구조상의 균형을 정치구조에 대입하는 순간 그 균형은 여지없이 무너진다. 못해도 30%는 되어야 할 진보의 지분이 현실정치에서 그 반의 반이라도 될는지 의문이 드는 것이다. 18대 총선을 놓고 최대의 관심은 역시 한나라당의 과반 여부(150석), 민주당의 개헌저지선(100석) 달성 여부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 참여한 정당들의 노선과 정책 즉, 콘텐츠를 들여다보면 150석이니 100석이니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한나라당을 보자. 지금 고향에서 인기몰이에 여념이 없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당내 ‘비주류의 비주류’였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 당내 ‘주류의 비주류’였다. 따라서 18대 총선은 비록 대권은 잡았지만 여전히 당권을 잡지 못한 주류내 비주류 대 주류내 주류 사이의 치열한 권력투쟁이 될 수밖에 없다. 그 결과가 심각한 공천 후유증이고 이는 ‘친박연대’‘무소속연대’로 표현되고 있다. 여기다 새로운 지역주의 정당인 자유선진당도 있다. 그런데 정책과 노선으로 보자면 이들간에 아무런 본질적인 차이가 없음을 누구나 알고 있다. 사실상 대동소이한 노선에 약간의 강조점의 차이에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정파간의 이해다툼이다. 적지 않은 국민이 통합민주당이 과거의 오류를 딛고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래서 공천과정에 많은 기대가 쏠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 소란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상당히 유감이다. 태산이 울리는가 했더니, 등장한 것은 쥐 한마리 꼴이다. 제대로 된 호남 물갈이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업그레이드’는 고사하고 잘해야 ‘옆그레이드’에 머물고 말았다. 원성이 자자했던 수도권의 노후한 386 등은 건재를 과시하며, 다시금 ‘민족 지도자’ 흉내를 준비하고 있다. 호남의 노회한 토호집단과 수도권의 노후한 386이 중심이 되어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누가 생각할 것인가. 또 이들이 정책노선에서 한나라당과 무슨 그리 큰 차이를 보일 것인가. 선거판의 열정과 흥분에 가려 이들의 본질을 놓치더라도, 다음 4년동안 받을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나로서는 출신지와 정치적 레토릭과 보유부동산 자산총액에서 좀 차이가 나겠지만, 적어도 절반은 보수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한나라당이 실용보수라면, 민주당 다수는 보수실용이라 부름이 맞다. 그래서 만에 하나 한나라당이 과반을 못해도, 보수는 200석이 왠 말인가,250석도 넘볼 지경이다. 그나마 진보에 어울린다 싶을 정파가 창조한국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이다. 대선에 반짝하던 창조한국당은 이후 내홍에 형체가 없다가 당대표의 대운하 반대 출사표로 다시금 시선을 모은다. 하지만 정치세력으로서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선거를 앞두고 반토막이 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미래 역시 마찬가지다. 이전 의석수와 비교해, 합해서 반토막이라도 유지할는지 그저 안쓰러울 따름이다. 누가 감히 선거를 축제라 부르는가. 그것은 이길 자, 이긴 자의 립서비스일 뿐이다.18대 총선의 최대 패자는 진보다. 이제 보수는 1980년대 6월 민주화 이후 유례가 없는 천하통일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해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 [총선 D-13] 용퇴 선배 2인의 고언

    [총선 D-13] 용퇴 선배 2인의 고언

    “유권자 의견이 무시되는 오만한 공천, 민주주의의 엄청난 후퇴”,“국민들에게 그럴듯한 호감을 줄 수 있으나 내부발전 없이 외과수술로 목숨 연명하는 꼴”. 한나라당 김용갑(사진 왼쪽·3선, 경남 밀양·창녕) 의원과 창조한국당 김영춘(오른쪽·2선, 서울 광진갑) 의원의 4·9 총선 공천에 대한 평가다. 두 사람은 18대 총선 불출마와 정계은퇴를 선언한 상태다. 당은 다르지만 정치권 행태에 대한 비판은 똑같이 날카로웠다. 한나라당 김 의원은 정당의 후보 선출방법에 대해 “무엇보다 공천심사기간이 너무 짧다.”면서 “최소한 선거 한달 전에 공천을 끝낼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정비하고 공천심사위도 절반 이상은 당의 중진들이 들어가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12년간 일관되게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보수원조로서 의정활동을 했다.”는 그는 “남아일언 중천금인데 (새 정부에서)국방장관하라고 했을 때 불사이군이라고 하더니….”라면서 김장수 전 국방장관의 한나라당 비례대표 도전을 꼬집으며 정치인들의 소신 있는 처신을 주문했다. 창조한국당 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달리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을 친위부대로 만들려 하는데 그렇게 하면 한나라당은 5년 지나면 없어질 것”이라며 “당 자체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회의원 자체를 성공이라고 말할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정치를 하는 게 성공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사익 아닌 국가이익을 위해 발언하고 행동해야 한다. 당 실세에게 잘 보이려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총선 D-15(KSDC 여론조사)] ‘한반도 대운하 건설’ 찬성 17%, 반대 51%

    [총선 D-15(KSDC 여론조사)] ‘한반도 대운하 건설’ 찬성 17%, 반대 51%

    ■ 총평 보수 분열·공천파동 한나라 치명타…친박·무소속 돌풍은 민주당도 불리 이번 총선에서 주목해야 할 첫번째 요소는 한나라당의 과반 의석 확보 여부다. 서울신문과 KSDC가 2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46.5%만이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보수 세력이 분열돼서’가 31.3%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공천을 잘못해서’,‘이명박 정부가 잘못하기 때문’이 각각 30.0%,22.7%로 그 뒤를 이었다.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경우 이명박 정부는 정치적 탄력을 받아 향후 국정 운영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반면 과반 의석 달성에 실패할 경우, 현 정부는 여소야대 정치 구조 하에서 매우 힘든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공천 파동’이 선거결과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지난 23일 있었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제기한 공천 책임론과 강재섭 대표의 불출마 선언, 한나라당 공천자들이 제기한 청와대 책임론과 이상득 의원 사퇴론 등은 한나라당이 선거를 앞두고 얼마나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는가를 시사한다. 민주당이 자력으로 개헌 저지선인 3분의1 이상의 의석을 차지할 수 있는가도 중요한 문제다.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친박연대, 무소속 돌풍은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민주당에도 불리한 환경을 조성할 전망이다. 지난 대선에서 당시 이명박 대선 후보가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한반도 대운하 건설 문제가 이번 총선에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경우 한나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의 65.0%가 이 문제를 한나라당 총선 공약에 포함시켜 국민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답한 가운데, 전체 유권자의 51.5%가 한반도 대운하 건설 계획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 지지자는 유권자의 47.3%에 불과했다. 과거 대통령들이 집권 직후 압도적 지지율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형편없는 지지도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내각 구성에서 돌출된 문제점, 공천 과정에서 빚어진 당내 갈등이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을 약화시켰다고 본다. 지역주의적 투표 행태는 이번 총선에서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영남권, 호남권, 충청권의 지역주의가 각각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남영 세종대교수(KSDC 소장) ■ 후보·정당 지지 與 서울 강세…민주 인천·경기 선전 서울신문과 KSDC의 이번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39.0%가 지역구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통합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13.3%였다. 그 밖에 자유선진당(3.3%), 민주노동당(2.2%), 창조한국당(1.8%), 진보신당(0.9%) 등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투표할 후보가 없다는 응답자는 7.1%, 모름·무응답자는 28.8%로 조사됐다. 남은 기간 이러한 부동층이 어디로 움직이느냐가 선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고소득·보수층 한나라 후보 지지 연령과 소득이 높고 보수적일수록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지지가 높았다. 역대 선거에서 영향력을 갖지 않았던 소득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율(42.3%)이 서울 지역에서 지지율(44.1%)에 못미쳤다. 지난 대선을 통해 한나라당의 지역기반이 영남에서 서울로 어느 정도 이동했음을 확인해주고 있다. 인천·경기 지역의 경우 한나라당 후보 지지율(38.4%)이 전국 평균(39.0%)보다 낮은 반면, 민주당 후보 지지율(15.1%)은 전국 평균(13.3%)보다 높았다. 손학규 대표가 경기도지사를 역임했다는 사실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정당 투표에서는 한나라당이 44.8%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민주당(17.0%), 자유선진당(4.2%), 민노당(3.3%), 창조한국당(2.7%), 진보신당(1.3%) 등의 순이었다. 투표할 정당이 없다는 비율은 6.3%, 모름·무응답자 비율은 17.9%였다. ●갈수록 야당의 견제론 우세 가능성 현재 지지하는 정당으로는 응답자의 46.6%가 한나라당을 선택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 비율은 12.8%, 자유선진당 3.7%, 민노당 3.1%, 창조한국당 2.4%, 진보신당 0.9%를 기록했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비율은 22.9%, 모름·무응답자 비율은 5.3%였다. 이처럼 현재 지지 정당과 총선에서 투표할 정당 간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이는 시간이 갈수록 여당의 ‘안정론’보다 야당의 ‘견제론’이 좀더 우세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현재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 상당수가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각종 선거효과 MB 대선 지지자중 12.5%가 이탈 이번 총선은 ‘대선 같은 총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인수위의 정책 혼선, 내각 인선, 한나라당 공천 후폭풍을 겪으면서 새 정부에 대한 심판론과 견제론이 부상, 민심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자영업자·영남 ‘이명박 이탈´ 많아 이번 조사결과에서도 이명박 대통령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주목할 만한 결과가 발견되었다.‘이전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현재는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이명박 이탈층’이 12.5%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핵심 지지계층이었던 50대 이상 고연령층(15.0%), 자영업자(19.9%), 화이트칼라(14.3%), 부산·울산·경남(15.8%), 보수(14.5%)에서 ‘이명박 이탈층’의 규모가 상당히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 무소속 세력 출현에 대해 국민들은 찬성(37.9%)보다 반대(50.4%)하는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영남권에서는 오히려 반대보다 찬성 분위기가 앞서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에서는 찬성이 43.5%로 반대 42.4%보다 약간 앞섰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지난 일요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한나라당 공천에 직격탄을 날렸기 때문에 상황은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찬성이 44.1%로 반대(39.7%)보다 훨씬 높았다. ●무소속 출마에 영남 찬성·호남 반대 수도권 지역에서는 영남권과는 달리 한나라당 공천 탈락자들이 중심이 되어 ‘친박 연대’라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출마를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강하다. 서울 지역에서 ‘정당 공천 탈락자들이 무소속 또는 새로운 정당으로 출마하는 것’에 대해 찬성 비율은 35.3%인데 반해, 반대는 53.7%로 높았다. 구 민주당 출신들의 무소속 출마가 예상되는 호남에서는 수도권에서와 같이 이들의 무소속 출마에 대해 찬성(38.5%)보다는 반대(50.8%)가 많았다. ‘어느 정당의 공천이 가장 잘 되었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는 예상을 깨고 ‘한나라당’이라는 응답이 16.3%로 통합민주당(12.2%)보다 높게 나왔다. 부정비리 연루자에 대한 예외없는 공천 배제 원칙을 표방했던 민주당이 초기에는 지지를 받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현역 의원 교체율이 기대만큼 높지 않고, 공심위와 당 지도부간의 힘겨루기가 지속되면서 공천 경쟁에서 한나라당에 밀리는 경향을 보였다. ■ 총선 쟁점 국정 안정론 56.2%-독주 견제론 34.4% 대부분 응답자들이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가장 시급한 과제로 경제 성장(65.1%)을 꼽고 있다. 고학력자이거나 상위 소득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저학력자이거나 하위 소득자가 경제성장을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경제적으로 보다 취약한 계층이 최근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성장 다음으로 중요한 총선 쟁점은 공교육 안정이 뽑혔다. 사교육비가 증가하고 이 과정에서 부모들이 겪게 되는 각종 경제적·사회적 어려움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그 원인이다. ●경제 성장→공교육 안정 순 중시 세번째로 중요하게 생각되는 항목이 사회차별과 불평등 해소이다. 이 항목에 대해서는 여성보다는 남성이,40대 이상보다는 20·30대가, 다른 직업보다는 전문직·화이트칼라·학생들이 보다 중요한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번 총선의 또다른 화두인 안정론과 견제론에 대해서는 안정론이 56.2%인데 반해, 여당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견제론은 34.4%이었다. 이는 정권 출범과 총선 2개월 전후라는 점에서 이례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경우 일정 기간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인가 다를 수 있다는 기대를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점에서 이명박 정권은 초기의 국민의 높은 기대를 유지하고 이것을 총선으로 이끌고 나가는 측면에서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전재산 환원·대운하 ‘한나라 계륵´ 야당의 집중공격을 받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 문제는 총선 공약에 포함시켜 국민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65.0%에 이르렀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계획 자체에 대해서도 찬성률이 그렇게 높지 않다. 이 문제에 대해서 찬성률이 17.0%에 지나지 않는다.‘지지하지 않는다.’는 반대율이 51.5%에 이르고, 유보적인 의견을 가진 응답자의 비율도 25.1%에 이른다. 사실 경제전문가로서 이 대통령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한반도 대운하 문제는 지금 시점에서 ‘전재산 사회 환원’과 더불어 일종의 계륵으로 보인다. ■ 선거 관심·투표율 투표참여율 하락…50% 초반 예상 4월9일 실시되는 국회의원 선거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가운데 17.2%가 ‘매우 관심 있다.’,38.2%가 ‘대체로 관심 있다.’고 답해, 이번 총선에 관심을 표명한 응답자는 55.4%로 나타났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선거관심도가 70% 내외 수준이었다. 선거관심도가 대략 15%포인트 정도 떨어진 것이다. 각 당의 공천파동과 정치인들의 이합집산, 그리고 쟁점 없는 선거과정 등으로 인한 정치적 불만족과 불신이 선거에 대한 커다란 무관심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공천잡음·정책실종에 무관심 늘어 이번 총선의 투표의향을 묻는 질문에 ‘꼭 투표할 것이다.’라는 응답자는 55.3%,‘아마 투표할 것이다.’는 응답자는 23.4%로 투표의향이 있는 응답자가 84.7%로 나타난 반면, 투표의향이 없다는 응답자는 12.7%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일반적으로 ‘꼭 투표할 것이다.’라는 응답자만이 실제 투표에 참여한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이번 18대 총선의 투표참여율은 최대 50% 초반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유권자의 선거 관심도가 낮고 적극적 투표 의사층이 적을 경우, 조직에서 강세인 현역의원들이 유리하다. 통합민주당의 수도권 현역의원 교체율이 낮았던 이유는 이러한 선거 환경을 의식한 것이다.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에 공천된 신진 인사들이 현역 야당 의원들에게 고전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투표율 낮으면 현역의원에 유리 ‘이번 총선에서 투표할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인물’을 꼽은 응답자가 43.2%로 가장 다수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이념과 정책’ 32.8%,‘소속 정당’ 14.6%,‘지역연고’ 5.1% 등의 순이었다. 수도권의 정당 지지도에서 한나라당이 평균 40% 중반으로 민주당보다 훨씬 높지만 실제로 후보 지지도에서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후보간에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지역구가 많은 것은 그만큼 한나라당 후보의 인물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 조사개요 서울신문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공동으로 실시한 4월 총선 관련 국민여론조사의 분석기사는 KSDC 소속 여론조사 전문 교수들이 직접 작성했다. 조사·분석 참여교수는 이남영(세종대·정치학·KSDC 소장) 김형준(명지대·정치학·KSDC 부소장) 김욱(배재대·정치학) 이명진(고려대·사회학) 김영태(목포대·정치학) 교수 등 5명이다.
  • “DJ·盧정부 세력 사퇴해야”

    “DJ·盧정부 세력 사퇴해야”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11일 “김대중·노무현 추종 세력으로 발목을 잡고 개혁을 방해하는 세력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사퇴하는 것이 옳다.”며 참여정부에서 공직에 참여한 인사들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이날 “임기나 법리 이전에 정치적 금도와 상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왜 전 정권 사람들이 물러나야 하는지 잘 정리했더라.”고 말해 안 원내대표의 발언을 뒷받침했다. 이 관계자는 “안 원내대표의 발언이 청와대와의 교감 아래 나온 것은 아니다.”고 말했으나 이같은 발언은 정연주 KBS 사장 등 임기가 보장된 공기업 사장과 정부 산하 기관장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돼 파장이 예상된다. 안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지난 10년간 국정을 파탄시킨 세력들이 정부조직, 권력기관, 방송사, 문화계,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의 요직에 남아 새 정부 출범의 발목을 잡고 개혁을 방해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지난 10년간 좌파정권에서 이뤄진 수많은 과잉 규제, 과잉 입법, 경제 활성화를 저해하는 좌파적 법안을 정비해야 할 것”이라며 “새 정부는 이런 좌파법안의 심사기구를 만들어 정비하는 작업을 신속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최재성 원내 대변인은 “정치 파트너인 야당에 대해 몰살시키는 듯한 발언을 하고 그 자리에서 죽으라는 얘기를 한 것은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로서 해서는 안될 위험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김지훈 윤설영 박창규기자 kjh@seoul.co.kr
  • “해양부 와 없애노… 부산 홀대 아이가”

    “해양부 와 없애노… 부산 홀대 아이가”

    “해양수산부는 와 없애노…. 작은 정부도 좋지만 3면이 바단데 부산을 푸대접하는 거 아이가.”(50대 자갈치시장 상인) “대통령이 경제를 확 살린다 안심니껴, 기다려 봅시더.”(40대 택시기사) “기대할 꺼 없어예. 총선이 낼모렌데 뽄때를 보여조야지예.”(회사원) ●실망·우려 우세한 편 ‘실용’을 표방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0여일이 지난 7일, 부산 민심의 공통분모는 실망과 우려가 우세했다. 비꼬는 이가 많은 것도 한 축이었다. 경상도란 지역 특성상 ‘보수’가 강하지만 특유의 ‘야성’도 만만찮은 지역 특성 때문이다. 참여정부가 사수를 원했던 해양수산부가 국토해양부로 통폐합되면서 17대 대선 때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줬던 부산 시민들의 말 속엔 배신감이 묻어 있었다. 일각에선 “4·9 총선 때 보자.”는 말을 툭하면 한다. “명색이 제2의 도시라는 부산은 껍데기뿐 아이가.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제, 기업은 자꾸 빠져나가제. 덩달아 먹고 살게 없으니까 사람들도 자꾸 외지로 나간다 아이가.” “그놈이 그놈이제. 기대가 컸는데 장관 내정자들 꼬라지(모습) 보니까 틀려묵었다 아이요.”. 부산역 지하철에서 만난 김모(73) 할아버지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커서인지 말투에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주위 사람들은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해양부의 폐지 불만도 ‘소주 한잔’에 얼큰하게 취하면 나오는 단골 메뉴다.‘참여정부가 부산과 밀접했지만 얻은 게 없다.’는 소외감이 바닥에 깔려 있다.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을 찍었다는 회사원 김모(48)씨는 “떡은 주지 못할망정 매(해양부 폐지)를 때린다.”면서 “이번 4·9 총선 때 야당을 찍겠다.”며 내놓고 말했다.“당 이름(자유선진당)은 모르지만 ‘이회창당’ 찍을끼다.”라는 이도 제법 있다. 하지만 성미가 급해 흥분을 잘하는 지역인의 특성상 한 달여 남은 총선에서 표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표로 연결 여부는 미지수 부산시도 이 분위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해양부 폐지로 현안 사업인 부산 신항 개발, 북항 재개발, 항만배후 연결도로 조성 등 국가적 대형 사업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전국 380개 해양수산 관련 단체로 구성된 ‘해양부 해체 저지 범국민연대’는 지난달 22일 “4월 총선 한나라당 표 안 주기 운동, 신정부 해양수산 행정정책 감시 및 평가 강화’ 등을 거론했다. 가라앉은 민심은 일상에서도 여실히 느껴졌다.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만난 건어물가게 주인 윤재웅(52)씨는 “제발 서민들 주름살 좀 펴게 해조야 할거 아이것소.”라며 볼멘소리를 했다.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주인 아주머니도 “별로 큰 기대 안합니더. 쪼매만이라도 경제가 낫게 해조야지예.”라며 부쩍 안 좋아진 경제사정을 대변했다. 택시 기사도 “5년 전만 해도 택시 승차율이 70∼80%였는데 요즘에는 50%를 밑돌고 있어 사납금 맞추기도 힘들다.”며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고 푸념했다. ●지역 정치권도 곤혹 곤혹스럽기는 지역 정치권도 마찬가지다.‘부산항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박인호 대표는 “해양부 설치에 앞장섰던 일부 지역 국회의원이 해양부 폐지에 앞장섰다.”며 “이들을 표로 심판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물러난 부산지역 가신 대부분은 본업으로 되돌아가지만 일부는 이번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차성수 전 시민사회수석과 전재수 전 제2부속실장은 이번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출신인 박재율 민원·제도개선비서관은 총선 출마를 포기했으며, 이정호 전 시민사회수석은 부경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보수층이 두껍기 때문이다. 한 야당의 부산시당 홍보팀장은 다가올 총선과 관련,“해양부 폐지가 민심으로 나타나지 않겠느냐.”며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다. 그는 이어 “상대적으로 우리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런 분위기 가운데서도 일본과 교역을 한다는 M통상 대표 김진헌(48·동구 초량동)씨는 “뜸이 들어야 밥이 익듯이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시각을 달리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대화전문가 이정숙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대화전문가 이정숙

    세상에서 가장 말을 잘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선뜻 누가 생각날까? 여러 인물이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나폴레옹, 루스벨트, 덩샤오핑, 버나드 쇼, 맹자, 마쓰시타 고노스케 등을 동서양의 대표적 ‘화술의 달인’으로 꼽는다. 말 한마디로 세상을 움직였으며 또한 수많은 사람들을 자신의 곁으로 불러모았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화술의 기법’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터.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 힐러리와 오바마의 예를 들어보자.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오바마는 부드러운 태도와 절제된 언어로 다양한 인종과 계층에 감동을 던져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반면 “힐러리는 아주 세련되게 말을 잘한다. 그러나 ‘대화’의 차원을 고려할 때 오바마에 뒤진다.”고 평가한다. 힐러리는 수려한 말 솜씨와 함께 “내가 앞장설테니 여러분은 저를 따라오십시오.”라는 식이지만, 오바마는 “우리가 해냅시다. 같이 뭉치면 됩니다.”는 형태의 대화법을 구사해 더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때 이른바 선동적 ‘대화법’을 즐겨 ‘말’이 경망스럽다는 얘기를 자주 듣곤 했다. 또 지난 17대 대선기간 동안에는 “정동영 후보는 힐러리처럼 말은 잘하지만 대화에서는 이명박 후보에게 뒤진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TV 대선토론을 놓고 이 후보가 상대방으로부터 들으려고 하는 자세가 더 좋았다는 것이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대화법도 눈길을 끈다. 요즘 ‘삼성 특검’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은 한마디 말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소처럼 눈만 꿈뻑꿈뻑하는’ 특유의 대화법에서 비롯된다는 해석이다. 큰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사람일수록 말을 자주 하면 변명이 되고 또 일만 더 키운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보복폭행’으로 지난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복싱처럼 때렸다.”는 등 말을 많이 했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직장 내 대화법´ 다룬 책 출간 어디, 지도자나 경영자들뿐이랴. 요즘들어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대화’나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말을 잘못해 열심히 일하고도 공(功)을 깎아먹고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리더십 부족으로 업무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 이뿐만 아니다. 직장에서 주류가 되는 사람들의 대화습관도 따로 있을 정도로 ‘대화’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대화 전문가 이정숙(54·PR회사 SMG대표)씨.‘준비된 말이 성공을 부른다’ ‘성공하는 여자는 대화법이 다르다’ ‘한국형 대화의 기술’ ‘돌아서서 후회하지 않는 유쾌한 대화법78’ ‘자기확신을 높여주는 셀프대화법’ 등 30여권의 대화 관련 책자를 발간, 이 방면에서는 단연 최고로 꼽힌다.‘∼유쾌한 대화법’의 경우 20만부 이상 팔렸을 만큼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직장인들을 위한 ‘성공하는 직장인은 대화법이 다르다’는 책을 펴내 눈길을 끈다. 그는 1990년대 초 20년 가까이 몸담았던 KBS 성우생활(공채3기)을 그만두고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스피치이론과 커뮤니케이션 3년과정을 이수했다. 이후 매년 2∼3권씩 책자를 발간하고 있으며 여러 기업체에 순회강연 등으로 분주히 보내고 있다. 정·재계 인사들에게 대화 컨설팅도 많이 했다. 직장인들의 성공대화법은 어떤 것인지 직접 만나 들어봤다. “모임이나 회식장소에서 발언할 기회가 자주 생기지요. 이럴 때 건배사나 폭탄사 등을 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말 잘하는 방법은 모임에 가기 전 30초 정도 스피치를 연습하면 됩니다. 우리가 출근할 때 세수하고 이를 닦듯이 화장실이나 혼자 있는 곳에서 현장 분위기를 미리 떠올리면서 중얼중얼 얘기해보는 것이지요. 생각나는 말을 쪽지에 간략히 적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면서 최근 K제과회사의 회식장소에서 한 임원이 “우리가 좋다, 좋∼다. 좋∼∼다!”라고 짧은 건배사를 해 직원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던 예를 소개해준다.‘좋다.’라는 단순한 단어 하나로 분위기를 즐겁게 만드는 재치가 아주 인상적이었다는 것이다. ●동료에 대한 배려 담긴 말 필요 이어 직장 내의 대화법에 대해 언급한다. 직장은 개인의 이익과 조직 전체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대화법이 분명 다르다는 것을 전제한다. 직장에서는 조직 생리에 부합하면서 상사, 동료, 부하직원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도록 요령있게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부나 비겁함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며 “하루 8시간 이상 몸담고 있는 비즈니스 조직에 대한 이해와 함께 동료에 대한 배려이자 직장인이 가져야 할 센스”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직장 내의 대화법은 개성과 사고방식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곳임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 또한 직장 내의 대화법을 익히는, 어쩌면 사소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이같은 작은 변화가 놀랍게도 직장생활 전체를 바꿔놓을 뿐만 아니라 주류가 될 수도 있고 비주류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스페인의 철학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말처럼 ‘금속은 소리로 재질을 알 수 있지만 사람은 대화를 통해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고 했다. 직장에서 나누는 말만 들어도 주류인지 아닌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화를 잘 하려면 우선 상대문화를 잘 알아야 합니다. 들을 때는 눈치가 빨라야 하고요. 또한 말을 잘 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마음이 통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리고 어떤 모임이 있다면 여행갔다 온 얘기 등 미리 주제를 준비하면 좋습니다. 나폴레옹의 경우 3개월 동안 거울 앞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를 떠올리며 눈빛과 말투 등을 똑같이 연습했습니다. 영웅들의 탁월한 대화는 이렇듯 연습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대화 잘 하려면 경청하는 습관부터 전주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밥상머리에서 항상 ‘오늘 한 일을 얘기해봐라.’는 식의 대화교육을 일찍부터 받으며 자랐다. 이런 영향으로 1975년 KBS 성우가 되면서 커뮤니케이션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결국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퇴직금을 털어 미국으로 건너간다. 이때 미스 아메리카와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대화교육을 담당했던 사람 등을 만났으며, 틈만 나면 여러 도서관을 다니면서 관련자료를 모았다. 귀국한 이후에도 서강대 언론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 관련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최고위 과정 운영책임을 맡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내 최초로 커뮤니케이션 및 대화 전문가라는 분야를 개척했다. “오늘 그만둘까, 내일 그만둘까 전전긍긍하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직장인들이 일도 열심히 잘 하지만 재미있는 대화법과 커뮤니케이션으로 자신의 가치를 더욱 빛낼 때 직장은 즐거운 곳이 될 것입니다.” 슬하의 장남은 최근 미시간대 건축과를 수석졸업했으며, 둘째아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미술사 공부와 출판 콘텐츠 사업을 하면서 ‘공부기술’‘르네상스 미술이야기’라는 책을 펴내 일찍부터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기고] 너무 소홀한 ‘아프리카 외교’/박원화 외교통상부 대사·고려대 겸임교수

    [기고] 너무 소홀한 ‘아프리카 외교’/박원화 외교통상부 대사·고려대 겸임교수

    아프리카 하면 질병, 가난, 내전 등으로 살지 못할 곳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재 상황만 보아도 짐바브웨의 무가베 대통령 때문에 아름답고 풍요한 곡창이 기아의 땅으로 변하였고, 석연찮은 케냐의 대통령 선거결과 부족간 내전으로 10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수단의 다르푸르 사태는 아프리카에서 피부 색깔과 종교 차이에 따른 차별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인종청소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아프리카에 과연 희망은 있는가 하는 의문을 품게 하였다. 아프리카는 2005년도 세계 국민총생산의 약 2%(9800억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구가 세계 12%(8억 4000만명)나 되는 아프리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생명도 포기할 용의가 되어있는 이들의 아픔이 인접 대륙(특히 유럽)으로 전가되기 때문에 서방 선진국들은 수년전부터 아프리카 발전문제를 G-7 회의의 중요의제로 삼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가 2000년부터 아프리카연합(AU)을 구성하여 연 2회 정상 회의 등을 통해 문제를 자체 해결하고자 하였으나, 사태가 개선되기보다는 악화되고 있는 현실을 배경으로 한다. 과거 비동맹정책노선에서 아프리카 등 대 후진국 외교를 중시한 중국은 지금 자원확보 외교로 전환하여 국익을 거양하고 있으며, 이러한 국익 거양에 있어서 과거 서방 종주국들의 입장도 마찬가지이다. 자원이 없는 한국이 아프리카를 어려운 곳이라는 인식으로만 대하여서는 아니된다. 이는 2006년도 1인당 국민소득이 5만달러를 초과하여 세계에서 룩셈부르크 다음으로 고 소득국인 산유국 적도 기니의 이름도 알아야 배럴당 100달러인 고유가 시대에 자원외교를 할 수 있고 또 54개국이나 있는 아프리카의 숫자적 중요성도 알아야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남북한 대립외교에 이어 북핵문제를 둘러싼 주변 4강국 외교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외교에 있어서 이명박 정부의 자원, 에너지 외교 추진 천명은 참으로 참신한 CEO적 국정 운용 방법이다. 다만, 실용측면의 외교만 강조할 경우, 상호 신의와 존경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외교 가치에 배치되는 것으로서 역풍을 맞을 수 있음을 유의하여야 한다. 인간관계에 있어서와 같이 국제관계에서도 신의를 구축한 후, 상호 이익이 되는 거래를 추진하는 것이 시간을 요하지만 낭패를 막을 수 있다. 그런데 그간 우리나라가 아프리카에 원조한 1억달러 정도의 액수는 일본의 100억달러, 중국의 440억달러와 크게 차이가 나며, 중국의 주석과 총리가 지난 수십 년간 매년 아프리카를 각기 순방하는 등 후진국들에 대하여 꾸준한 공을 들인 결과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중국이 일본보다 대국의 대접을 받는다. 이에 비하여 우리는 1982년 전두환 대통령이 아프리카 방문후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이 방문한 것이 전부이다.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효과가 금방 나타날 수 없는, 달리 말하여 우리 목전의 이익과 직접 연결이 되지 않는 아프리카에 대하여 우리나라가 그간 소홀히 하여 왔다. 자원외교를 뒷받침하기 위하여서도 이를 극복하여야 하는데 이는 아프리카 등 후진국의 문화와 언어를 알고 이들의 인간성을 사랑하면서 장기 근무하는 다양한 외교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으로 시작하여야 한다. 우리나라가 필요로 하는 외교의 다변화와 전문성은 이라크의 김선일 피살 사건과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한국인 인질 사건에서도 여실히 증명된 바 있다.
  • 靑,격식대신 소탈하게

    청와대는 25일 새 주인맞이에 분주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개인 짐을 필두로 하루 종일 새로운 식구들의 살림살이가 청와대 문턱을 넘나들었다. 이 대통령의 짐은 작은 트럭 한 대 분량 정도였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써오던 침대와 평소 입던 옷과 이불 등이 대부분이었다는 후문이다. 침대는 이 대통령의 체형에 맞아 숙면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옮겨갔다고 전해졌다. 이 대통령의 애장품 1호인 회중시계도 옮겨졌다. 부친 고(故)이충우씨의 유품이다. 이 대통령이 현대건설 입사 후 첫 월급으로 산 카메라와 중역으로 승진한 뒤 구입한 오디오도 이삿짐 속에 소중히 들어 있었다. 이 대통령이 틈날 때마다 곁에 두고 읽던 책도 청와대 관저에 꽂혔다. 이 대통령은 입주하기 전,“고압적인 분위기가 있으면 개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 청와대 본관의 사각탁자를 원탁으로 바꾸라고 지시했지만 제작에 시간이 걸려 아직 바꾸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식을 마치고 청와대 집무실에 도착한 뒤, 사각 테이블이 그대로 있는 것을 보고 “아직 안 바꿨네. 바꿔야지.”라고 거듭 지적했다. 아울러 청와대측은 나무 팔걸이가 있는 큰 의자를 바퀴 달린 의자로 교체하기로 했다. 한 측근은 “격식을 따지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이 한 테이블에서 회의하고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회의실 한 쪽에는 커피를 직접 타 먹을 수 있는 셀프커피 코너가 마련됐다.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마크도 권위적이라는 이 대통령의 뜻에 따라 각종 집기나 사무기기에서 사라지게 됐다. 다만 지난 1989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가 구입한 봉황 식기는 교체 여부를 결정하지 못해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수저만 새로 마련했다는 후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쓰던 가구도 그대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전용 이발사로 29년간 일해온 박종구씨와 10여년간 전용 운전사였던 신용구씨가 이 대통령의 곁을 지킨다. 신씨는 3주간 경호교육을 받은 뒤 이 대통령의 전용차를 운전하기로 했다. 청와대 주방장은 조만간 교체하기로 했다. 청와대에는 이 대통령 내외만 거처하기로 했다.1남3녀 가운데 세 딸은 이미 출가했고 장남 시형씨는 둘째 누이의 논현동 자택에 머물면서 해외 유학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측 관계자는 “서울시장 퇴임 후 살았던 서울 가회동 집과 개인 사무실인 견지동 안국포럼 사무실도 조만간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정상문, 고위공직 인사도 관여”

    해운업체 S사의 감세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김대호)는 노무현 정부의 정상문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S사 뿐만아니라 고위 공직자 인사 청탁 등과 관련해서 금품을 받아왔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S사 로비 의혹을 제기한 정 비서관의 전 사위 이모(36)씨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장인(정 비서관)이 정부 부처 고위직 인사와 함께 등산하고 나서 1000만원이 든 배낭을 전달받는 등 각종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받아왔다.”고 주장하고 검찰도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2005년 한 부처의 차관이던 A씨가 장관으로 발탁된 직후 정 비서관이 A씨와 함께 청계산으로 등산을 갔다가 배낭 하나를 받아 왔는데 그 안에 들어있던 복주머니에 현금 1000만원이 들어있었다.”면서 “인사 청탁 대가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S사 감세로비에 대해선 “2004년 3월6일 S사에서 로비용으로 받은 돈 중 1억원을 가방에 넣어 정 비서관에게 전했고, 당시 12일까지 정 비서관 집에 머물렀지만 돌려받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정 비서관이 당시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국세청 고위 간부 L·H·K씨 등을 연결해줬고,300억원 정도 추징될 것이라는 국세청 1차 통보와는 달리 최종 추징액이 77억원으로 감액됐고 관련 보고서를 작성해 정 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국세청에 2004년 S해운을 상대로 실시했던 세무조사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씨는 2005년 3월 회사를 퇴사한 이유는 “감세 로비 대가로 정 비서관이 S사에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 기거할 목적으로 경기도 판교지역에 28억원 상당의 땅 매입을 요구했었다.”면서 “하지만 세무조사가 모두 끝나자 S사가 약속을 안지켰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내사 중이라는 첩보가 들어와 정 비서관이 회사를 그만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노 대통령은 돈을 주고 구입할 땅을 알아보라고 했는데, 정 비서관은 ‘땅을 공짜로 구해오라.’는 취지로 듣고 S사에 땅을 사달라고 요구했다.”면서 “하지만 S사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노 대통령이 고향인 경남 봉화마을에 거처를 마련했고, 정 비서관은 이 약속이 깨진 것에 대해 굉장히 분노했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할 증거로 “당시 정 비서관이 청와대 부하 직원에게 ‘땅 매입에 필요한 각종 서류 등을 관할 구청에 알아보고 준비하라.’고 지시해, 필요한 서류도 모두 갖췄었다.”면서 “정 비서관도 2004년 8월 두 차례나 땅을 직접 둘러봤고, 그 일대 땅을 찍은 사진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그는 “내 전 아내도 S사로부터 로비 명목으로 자동차, 명품 핸드백·시계, 생활비 등을 받았고, 장모도 각종 로비대가로 엄청난 명품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홍성규 정은주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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