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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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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수신당 “臨政 법통 이어받고”… ‘건국절’ 주장과 선 긋기

    새누리당 탈당파를 중심으로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개혁보수신당(가칭)이 지난 5일 발표한 정강·정책은 새누리당의 그것과 완전히 다른 결을 드러냈다. 두 정당의 정강·정책은 당이 추구하는 정치 이념을 정강(전문)으로 앞세우고 그 뒤에 기본 정책 방향을 붙이는 형식인데 정강 첫 대목부터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 성장·복지·대북정책 등 두루 강조 새누리당의 정강은 ‘우리 국민은 일제의 질곡에서 벗어나 (중략) 이를 이겨내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건국했음은 물론…’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면 개혁신당의 정강·정책 전문은 ‘우리 대한민국은 대일항쟁기 3·1운동의 정신과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고…’로 시작한다. 새누리당의 ‘건국절’ 주장과 선을 긋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보수신당, 패권주의 정치 비판 등 대립각 새누리당 강령은 또 국내외 악조건을 언급한 뒤 성장과 복지의 병행, 공정한 시장경제, 유연하고 적극적인 대북정책 등을 두루 강조하고 있다. 반면 신당은 새누리당 강령과 비슷하게 현 상황을 평가하면서도 권력의 사유화와 패권주의 정치 행태를 강력 비판하며 기존 정당과 각을 세웠다. 정책 차이점도 두드러진다. 새누리당 기본 정책은 ‘모든 국민이 더불어 행복한 복지국가 건설’을 맨 앞에 세우고 ‘맞춤형 복지’, ‘일자리 대책’, ‘경제민주화’ 등의 내용에 힘이 들어가 있다. 지난 대선을 준비하던 2012년 2월 전면 개정된 기본 정책인 만큼 대선 공약부터 이어진 현 정부 정책 기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신당의 정책은 유승민 의원이 강조했던 ‘정의’가 맨 앞에 나와 있다. ‘인권’, ‘법치’ 등 항목별 정책에서는 공정한 시장 경제, 공동체 유지, 양성 평등, 삼권 분립, 언론과 표현의 자유 등을 내세웠다. 특히 ‘안보’ 항목에서는 정통 보수의 기조인 ‘확고한 한·미 동맹과 굳건한 안보체제’를 드러내면서도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6·15 남북공동선언 및 10·4 남북정상선언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보다 한결 ‘좌클릭’ 된 안보정책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신년 업무보고] “좋은 정책 차기 정부서 꺼내자”… 관료사회 침묵의 카르텔

    탄핵정국에 靑 정책 조율 ‘마비’ 각 부처 각개전투… 책임감 부족 저출산·美 통상마찰 대책도 없어 관료사회 몸 사리기에 내용 부실 지난해 1월 14일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7개 경제부처로부터 합동 업무보고를 받았다. 정책 실무자 외에 민간 전문가와 대기업, 중소기업 경영진이 참여해 투자 활성화와 경제 위기관리 등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화려한 형식, 압도적인 규모로 치러진 이 행사의 중심은 박 대통령이었다. 나흘 뒤 박 대통령은 자신의 국정철학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주제로 미래창조과학부 등 6개 부처의 업무 계획을 보고받았다. 장소가 파격이었다. 민간업체인 경기 판교 차바이오 콤플렉스였다. 해당 건물의 주인인 차병원 그룹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특혜 의혹이 불거진 곳이다. 정부가 4일부터 신년업무보고를 시작했다. 올해는 중심이 없다. 박 대통령의 모든 업무가 국회 탄핵안 가결로 정지됐기 때문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상황을 고려해 업무보고 방식을 대폭 간소화했다. 문제는 형식뿐 아니라 내용까지 실종됐다는 점이다. 청와대의 정책조율 능력이 마비된 탓에 ‘이게 정말 최선인가’라는 물음이 나올 정도로 업무 계획에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침묵의 카르텔(담합)이 작동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좋은 정책 아이디어는 아껴뒀다가 다음 정권에서 꺼내자’는 관료사회의 의도된 소극성이 반영된 결과란 것이다. 5년 단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해에 주목받긴 어렵다. 차기 대권주자들의 지지율 여론조사가 발표되는 신년 초에는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지난 대통령들은 5년차 업무보고를 통해 국정 마무리 의지를 전달하려 애썼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2년 12월 14일부터 이듬해 1월 6일까지 22차례에 걸쳐 각 부처 업무보고를 받았다. 메시지는 단순했다. 일자리를 67회 언급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 3월 ‘국민과 함께하는 업무보고 대회’라는 콘셉트를 제시했다. 관계부처 장관 외에 노동단체, 인터넷을 통해 뽑은 구직자, 비정규직 근로자 등 국민 참여단 70여명을 구성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여성, 청년, 노인,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이 업무보고의 중심이었다. 올해 업무보고는 탄핵 정국이라는 특수한 정치상황을 고려한다 해도 ‘콘텐츠’가 너무 없다는 평가가 정부 내부에서조차 나오고 있다. 한 정책 당국자는 “국무총리실에서는 당초에 ‘부처 업무 계획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정책 추진의 책임성을 강화해 내실 있는 업무보고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어디에 내놓기 부끄러운 수준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 주된 이유로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실의 기능 마비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경제부처 A 과장은 “청와대에서 큰 주제를 잡아주면 각 부처가 관련 정책을 일사불란하게 준비하는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업무 계획을 준비해 왔지만 권한대행 체제에서 청와대 수석실의 힘이 빠지다 보니 각 부처가 각개전투를 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올해가 경제활동 인구가 감소하는 첫해인 만큼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비전 제시, 미국 트럼프 신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마찰 대응책 등 결코 가볍게 다뤄선 안 되는 선 굵은 주제들이 업무보고에서 빠져 있다는 것이다. 관료사회의 몸 사리기도 업무보고 부실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 부처 B 국장은 “정권 말이라 청와대 파견이나 1급 승진까지 고사하는 판국에 새 정책 아이디어를 6개월이면 폐기될 업무 계획에 누가 넣고 싶어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속도 내는 ‘개헌열차’… 잠룡들 대통령 임기단축 신경전

    속도 내는 ‘개헌열차’… 잠룡들 대통령 임기단축 신경전

    이재명·박원순 임기단축 적극적 문재인 “대통령 임기 5년도 짧다” 반기문 구체적 개헌방식 안 밝혀 국회가 29일 개헌 논의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헌법개정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19명, 찬성 217명(99.1%), 기권 2명으로 가결 처리됐다.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조기 대선을 준비하는 주자들의 손에 쥐어진 ‘개헌 카드’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선 출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면담한 충청권 새누리당 의원을 통해 자신이 개헌론자임을 밝혔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자신과 함께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의식하고 그와 차별화된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는 개헌은 해야 하지만 추진 의지에선 다소 소극적이다. 다만 반 총장은 개헌의 방식에 대해선 아직 선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문 전 대표는 당 안팎에서 극심한 ‘개헌론’ 견제를 받고 있다. 비문(非文)으로 통칭되는 야권 세력이 모두 개헌에 적극성을 띠고 문 전 대표를 흔드는 형국이다. 특히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 개헌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지금 촛불 민심이 요구하는 대청산과 개혁을 해내자면 오히려 5년 임기도 짧다”며 개헌을 위해 차기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자는 정치권의 논의에 반대했다. 문 전 대표와 ‘친노’(친노무현)라는 궤를 같이하는 안희정 충남지사도 “(개헌은) 대선을 앞두고 선거 한번 이겨 보겠다는 정략”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헌법을 바꾸지 않겠다는 호헌제는 수구파의 논리”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 합의로 임기 단축이 필요하다고 하면 수용해 공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문 전 대표를 견제했다. 안철수 전 대표의 국민의당은 개헌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개헌 추진에 적극성을 띠고 있다. 개혁보수신당에 합류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우리 시대의 병폐인 양극화를 없앨 수 있는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유승민 의원도 개헌의 필요성을 부정하진 않고 있다. 다만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개헌은 차기 정부의 몫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개헌파 의원들의 개헌 논의도 줄을 이었다. 새누리당 의원들로 구성된 ‘국가변혁을 위한 개헌추진회의’는 이날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없애자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씨줄날줄] 정치인의 입/박건승 논설위원

    [씨줄날줄] 정치인의 입/박건승 논설위원

    노무현 전 대통령이 5공 청문회 스타라는 것은 잘 알면서도, 그 청문회가 1988년 11월 처음 열렸다는 사실을 잊고 지내는 이는 적지 않다. 지금 서른 이전의 세대라면 청문회가 그해 열렸다는 사실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나 알게 된 경우도 많을 것이다. 노무현은 청문회 증인신문의 서두를 이렇게 시작한다. “저는 증인석에 앉아 있는 증인(정주영)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감히 마주하기도 어려운 보잘것없는 존재입니다”라고. 그런 뒤 탄탄한 논리와 증거를 앞세워 모르쇠로 일관하던 장세동 등 5공 실세를 쩔쩔매게 했다. 같은 해 12월 31일 우여곡절 끝에 출석한 전두환을 명료하고 집요하게 몰아붙였다. 사람들은 역에서, 터미널에서, 집에서 청문회를 지켜봤고 노무현은 그런 국민의 가슴을 뻥 뚫어 줬다.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의 ‘스타’는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다. 고영태 증인에게 “지금도 최순실을 좋아하느냐, 아니면 미워하느냐”고 묻더니 “고영태를 왜 소개했습니까”라고 증인 고씨에게 묻는 촌극을 연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라크 무장단체 납치사건 당시 (박근혜 대통령처럼) 본관 아닌 관저에 머물렀다”고 말한 것도 그였다. 하긴 “(세월호) 가족들이 전문지식이 있나, 이성이 있나”, “미국에서 경찰이 총을 쏴서 시민을 죽여도 정당한 공무다”, “(성주에 모여) 사드 배치 반대투쟁을 해 온 분들이 외부에서 왔다는 얘기가 있다”고 했던 사람 아닌가.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서울구치소가 최태원 회장에게는 멀지 않다”고 윽박질렀고 안민석 의원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게 “아직 쉰 살도 안 된 어린 분이 동문서답이 버릇인가”라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그는 이 부회장보다 겨우 두 살 많은 만 50세다.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은 “(세월호는)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 7시간 동안 놀아도 된다”고 말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민주당 김정우 의원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기간 단축 문제를 따지며 “이완용과 같다”고 다그쳤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윤전추 행정관 등의 청문회 불출석의) 배후에 황 총리가 있다고 의심받을 수 있다. 촛불에 타죽고 싶으냐”고 했다. 하기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난 모른다. 난 잘못 없다”는 식의 뻔뻔함과 몰염치에 얼마나 속이 터졌겠는가. 의원들은 국회라는 장(場) 안에서 어떠한 질문도 할 수 있지만 이제 원색적인 감정의 토론과 인신공격성 발언은 삼가야 한다. 프랑스의 수구적 사상가 조제프 드 메스트르는 “모든 나라는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며 “국민은 그들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다”고 했다. 물론 부인하고 싶은 말이다. 그러나 훗날 뜨거운 역사로 기록될 2016년 겨울의 한국에 이보다 더 아프게 와닿는 말은 없을 듯하다. 박건승 논설위원 ksp@seoul.co.kr
  • 달라진 양상…이제는 ‘선택과 집중’ vs 보수는 ‘집결’

    달라진 양상…이제는 ‘선택과 집중’ vs 보수는 ‘집결’

    지난 10월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부르짖으며 처음 열린 촛불집회는 17일 8차까지 이어지면서 매번 다른 양상과 특징을 보였다. 참여인원은 1차 2만명에서 점차 증가해 6차 촛불집회 때 전국 232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박 대통령 탄핵의결이 국회에서 통과한 다음날 열린 7차 촛불집회는 ‘조심스러운 축제’ 분위기 속에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가 도드라졌다. 이날 8차 촛불집회에 박 대통령의 탄핵과 퇴진을 주장하는 시민 60만명(오후 7시 현재 주최측 추산)이 모였다. 직전 촛불집회에서 104만명(주최측 추산)이 모였던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 촛불집회의 주제로 잡은 ‘끝까지 간다! 박근혜 즉각퇴진! 공범처벌·적폐청산의 날’처럼,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면서 곳곳에 노란 풍선을 띄우고 박 대통령과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을 비판하는 자유발언을 다양하게 진행하면서 강도높은 집회를 이어갔다. 집회에 참가한 회사원 김준호(28)씨는 “헌법재판소에 똑바로 하라고 말하고 싶다”며 “탄핵안이 가결됐는데도 이렇게 시민들이 많이 모인 것은, 박 대통령이 자리에서 내려오기 전까지 끝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초등학생인 아이들에게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고 싶어서 먼길을 왔다”는 박민정(39·전남 목포)씨는 며 “탄핵안은 가결됐지만 헌재가 국민들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결론을 내릴까 두렵다. 황교안 국무총리도 대통령 직무대행 역할을 하면서 자중해야 하는데 대통령급 의전을 바라는 등 민심과 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촛불이 줄어든다고 분노가 사그라든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4학년인 장재원군은 ”나라가 시끄러워서 공부도 안된다”며 “지하철에서 박사모인가 이상한데서 탄핵 무효라고 적힌 종이를 할아버지가 주더라. 예의에 어긋나면 안되니깐 받긴 했는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이다”고 말했다. 그동안 광화문광장 외곽에서 맞불집회를 하던 보수단체들은 이날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집결해 촛불집회의 중심부까지 진출했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 50여개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헌법재판소 인근인 종로구 안국역 근처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오후 1시부터 동십자각을 지나 청와대 인근 국립민속박물관, 세종문화회관 등을 거쳐 서울역을 향해 행진하기도 했다. 탄기국 측은 이날 참석자가 100만명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3만명(일시점 최다인원 기준)으로 추산했다. 경찰이 잡은 보수적인 인원으로 봐도 이날 보수단체의 맞불집회 인원으로는 최대규모다.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박 대통령은 종북세력과 언론의 선동으로 억지 탄핵을 당했다”며 “좌파세력은 헌재 협박을 당장 멈추고, 헌재는 탄핵심판 기각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정의로운 심판을 내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태극기를 들지 않은 채 지나는 시민들에게 호통을 쳐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촛불집회마다 광화문광장을 찾은 야당 지도부와 야권 대선주자들이 이날 보이지 않은 것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대신 이들은 전국으로 흩어져 ‘촛불’을 들었다. 이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울산 남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6차 울산시민대회에 참가해 “4·19혁명, 6월항쟁에서 국민은 승리했지만 정치가 망쳐서 미완의 시민혁명에 그쳤다”며 “촛불민심의 목표는 정권 교체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책임자 처벌을 넘어 구시대의 적폐를 대청소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광주 민족민주열사묘역(5·18 구묘역)에서 고(故) 백남기 농민의 묘소를 참배한 뒤 금난로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경북 구미 촛불집회에서 거리강연을 열었다. 이 시장은 “우리나라에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정치·경제·사회·관료 영역 중 경제 분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재벌을 만든 게 잘못된 첫 출발”이라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만 서울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송년회에 참석한 뒤 광화문 촛불집회를 찾았다. 한편 박 대통령 퇴진이라는 한목소리를 내던 촛불집회에 다른 이름이 등장하는 데 우려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날 ‘한상균을 석방하라’거나 ‘이석기를 석방하라’는 문구가 눈에 띄기도 했다. 일부 정치·노동 단체들이 이들을 현 정권의 억울한 희생양이라면서 관심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촛불집회의 순수한 의도가 변질되는 것 같아 좋아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경찰은 이날 서울 도심에 경비병력 228개 중대(1만 8200여명)를 배치해 촛불집회와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 간 충돌 방지와 안전관리에 나섰다. 행진 과정에서 양측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불참 1, 찬성 234, 반대 56, 무효 7…탄핵안 절묘한 표심

    불참 1, 찬성 234, 반대 56, 무효 7…탄핵안 절묘한 표심

    국회 본회의에서 9일 가결 처리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표결에는 여야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유일하게 1명이 참여하지 않았다. 찬성표는 234명, 반대표는 56명이 각각 던졌고 무효표가 7명으로 집계됐다. 나란히 열거하면 ‘1,234,56,7’이 되는 셈이다. 유일하게 표결에 불참한 의원은 새누리당 친박(친박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최경환 의원이다. 최 의원 측은 “가결이든 부결이든 극심한 국정 혼란을 초래한다고 봤기 때문에 불참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효표가 비교적 많이 나온 것은 의원들 상당수가 무기명 투표 경험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통령(박근혜) 탄핵소추안’이라고 적힌 투표용지에 자필로 찬성이면 ‘가’ 혹은 한자로 ‘가(可)’를, 반대면 ‘부’ 혹은 한자로 ‘부(否)’를 써야 하는데 일부 의원이 동그라미를 그리는 등의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찬성표 234명은 ‘광장민심’을 대의민주주의 대표기구인 국회가 정확하게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5~6일 전국의 성인 1천47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78.2%로 집계됐다고 밝혔는데, 이를 국회의석수(300명)에 대비하면 234명이 나온다. 또 지난주 말 제6차 촛불집회의 주최 측 추산 참가자인 ‘232’만 명과 찬성표의 숫자 ‘234’도 엇비슷하다. 이날 탄핵안 표결을 위한 국회 본회의는 오후 3시 2분에 개의돼 4시 13분에 산회됐다. 1시간 11분 만에 속전속결로 진행된 셈이다. 지난 2004년 3월 12일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 당시 오전 11시 22분 개의해서 11시 56분에 산회에 34분 걸린 것에 비해서는 길어진 것이지만 당시에는 전날 밤부터 여야가 본회의장에서 철야 대기하면서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특히 지난 2004년 당시에는 여야가 격렬하게 충돌하면서 몸싸움까지 벌어졌으나 이날 표결은 시종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돼 ‘질서있는 표결’로 역사에 기록됐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대통령 탄핵 가결로 직무정지되면?···길면 내년 6월까지 ‘관저 칩거’

    朴대통령 탄핵 가결로 직무정지되면?···길면 내년 6월까지 ‘관저 칩거’

    9일인 오늘 정기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박 대통령은 최장 6개월 동안 직무가 정지된 채 관저에 칩거하게 된다. 탄핵안 가결 시 소추의결서를 받은 헌법재판소가 180일(약 6개월) 안에 탄핵심판 절차를 마쳐야 한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직무정지 기간은 길면 내년 6월 6일까지다. 앞서 국회의 가결로 탄핵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3월 12일 직무가 정지된 이후 같은 해 5월 14일 헌재의 탄핵안 심판청구 기각 결정 전까지 두 달 동안 관저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칩거 생활을 한 바 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주로 신문과 책을 읽고, 주말마다 가족과 산행을 하는 비공식 일정을 주로 소화하면서 정치적 언행을 최대한 자제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박 대통령도 노 전 대통령과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의 경우 최근 6주 동안 주말마다 시민 100만명 이상이 모여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고, 국정수행 지지율이 4∼5%로 떨어진 상태여서 행보가 더욱 제약될 것으로 보인다. 또 탄핵 심판과 특별검사 수사를 받을 처지인 만큼 법리대결을 꼼꼼히 준비하는 작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 유력하다. 이미 특검 수사에 대비해 4명의 변호인단을 구성한 박 대통령은 헌법재판관이나 재판연구관 또는 판사 출신 변호인들을 별도로 선임해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권한대행 보좌 체계로 재편될 청와대 참모진으로부터 주요 현안에 관한 최소한의 보고를 받으면서 국정 흐름을 놓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 전 대통령도 탄핵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으로부터 일정 범위 내에서 현안 보고를 받았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기자단과 산행을 하거나 참모진과 식목일 행사를 함께하는 등 가끔 단체 일정을 소화한 노 전 대통령과 달리 박 대통령은 촛불 민심의 비판 여론을 감안해 최대한 외부에 드러나는 일정을 자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의 관저 칩거는 180일을 거의 다 채운 내년 6월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야당과 촛불 민심의 즉각 사퇴 요구에 분명히 선을 그은 이상 헌재 결정이 언제 내려지느냐가 관건인데, 헌재의 심리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법조계에서는 보고 있다. 아울러 특검 수사가 내년 4월 초까지 진행될 예정이어서 헌재가 특검 수사결과까지 보고 결론을 내리려면 야당에서 기대하는 내년 초 헌재 결정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을 포함한 헌법재판관 9명 중 박 소장이 내년 1월 말, 이정미 재판관이 내년 3월 중순 각각 임기를 마칠 예정인 데다 정국 안정을 위해 선고를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강해 예상보다 결정이 앞당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연재 국민의당 부대변인 발언 논란 “막말, 인신 공격에 똑같이 응수”

    강연재 국민의당 부대변인 발언 논란 “막말, 인신 공격에 똑같이 응수”

    강연재 국민의당 부대변인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지지자를 향해 “진실 왜곡, 반말짓거리. 사실판단 못하고 지령 받은 좀비처럼 막말 함부로 질러대는 짓거리들”이라고 비난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강 부대변인은 4일 자신의 트위터에 “트위터를 하다 보면 매번 느끼는 거. 보수꼴통 지지자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뒤지지 않는 소위 ‘친문ㆍ문빠ㆍ광신도’들의 진실 왜곡. 반말짓거리. 사실판단 못하고, 지령받은 좀비처럼 막말 함부로 질러대는 짓거리들. 우리가 탄핵 반대? 소가 웃네”이라는 내용의 비난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은 현재 트위터에서 삭제된 상태다. 논란이 일자 그는 “저는 반말짓거리. 함부러 인신 공격, 사실 왜곡하는 짓에는 똑같이 응수합니다. 소신대로 못하는 정치는 안 하면 그 뿐. 정치해서 뭐 대단한 자리 챙길수 있다고? 심한 병자에게는 형사 처벌로 반드시 돌려드립니다. 온라인에서 더욱 아름다워지시길”이라고 대응했다. 이어 “막말. 비하. 욕설이 아닌 말씀은 얼마든지 수용합니다. 저의 거친 응수는, 이보다 더한 모욕적인 말을 하신 분들에게 보내는 답변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이 분들의 비매너 역시 시정되어야할 잘못된 정치문화라 생각합니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앞서 그는 문 전 대표의 ‘대통령 명예 퇴진론’에 대해서는 “뭣이 중하고 뭣이 두렵습니까. 당신들이 진정 바보 노무현님의 정신을 이은 친노 맞습니까. 아니면 ‘매노’입니까. 기득권부패세력을 개혁할 수나 있는 집단입니까”라고 비판했다. 한편 변호사강연재법률사무소 대표이기도 한 강연재 부대변인은 대한변호사협회 사무차장과 국회 입법지원위원, 방송통신위원회 제19대국회의원선거방송심의위원과 한국여성변호사회 대변인 등을 지냈다. 2014년에는 더불어민주당 전신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상근부대변인이자 7.30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을 맡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1. 촛불집회에서 헌팅을 한다고?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1. 촛불집회에서 헌팅을 한다고?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아침 댓바람부터 뉴스를 보던 ‘원조 TK’ 아버지와 정치적 지형으로 우리 집에서 가장 왼쪽인 어머니가 또 맞붙었다. “당신 같은 사람들이 박통을 찍어줘서 이 난리”라든지 “내가 저렇게 무능할지 알았나”라든지, 아무튼. 어쨌든 간에 현 대통령이 잘못했다는 데는 간만에 부처 간에 한 목소리가 나왔는데, 대안이 또 문제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하야하면 누가 국정을 운영하노?” (아버지), “그라믄, 하야 안하믄 우짜겠다는 기고?” (어머니)의 도돌이표다. 우리집표 썰전은 오늘도 절찬리 생방 중이다. 누구든 정치 평론가가 되는 이 계절에 우리들의 연애는 안녕한가. 나와는 정치 성향이 다른 그와의 연애는 시한폭탄인가 아닌가.   ◆ “헐, 어떻게 노무현을 좋아하니?” “헐, 어떻게 1번을 찍냐?” 나는 정치외교학과를 나왔다. 전공 특성상 무언가를 읽고 토론하는 게 대다수였다. 그 토론 수업들에서 나는 항상 불청객(?)이었다. 수업의 끝에는 항상 나와 과 동기였던 남자친구가 자기 말이 옳다고 빽빽 핏대를 세우고 있었다. 종내에는 교수님이 꼭 이렇게 말했다. “야, 너네 사랑 싸움은 좀 나가서 해라.” (그러나 사랑 싸움이 아니고 그냥 개싸움이었다.) 그는 나에게 항상 “너는 진짜 힘든 사람들 상황을 몰라서 그런 한가한 얘길 하는 거야”라고 했다. (사실 정확히 무슨 얘기로 그토록 씩씩댔는지 이젠 기억조차 안 난다.) 나는 항상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그는 ‘투쟁’ 등의 단어를 자주 언급했던 것 같다. 정치적인 이슈로 머리 터지게 싸운 날, 자연히 다른 커뮤니케이션은 더 엉망이었다. “아, 됐고 밥 먹으러 가자. 뭐 먹을래?” “뭐어???” “뭐 먹을거냐구?” “그냥 물어보면 되지, 왜 소리 지르냐고!” 뫼비우스의 띠였다. 나처럼 정치가 피할 수 없는 필수 불가결의 영역인 이들에게(그리고 꽉 막힌 이들에게) 다른 성향의 남친·여친은 허용하기 힘든 객체이다. 그들의 기본 전제는 “정치 얘기를 아예 안하고 어찌 살죠?”(농염한농·31·남)이기 때문. 특히나 나처럼 고집 세고, 같은 뇌를 공유하는 샴쌍둥이 같은 연애를 지향하는 이들에게는 더더더... 출근없는세상원해여(28·여·이하 출세녀)는 “나는 결혼할 사람 1순위가 ‘나랑 잘 맞는 사람’이기 때문에 정치 성향도 잘 맞았음 좋겠어! 유머 코드, 좋아하는 음식이 비슷한 것처럼 !!!!!!!!!!!!!!” 이라고 느낌표를 15개나 써가며 말했다. 실제 출세녀는 친구가 다른 정치 성향으로 말미암아 타협 없는 연애 끝 파국을 맞은 장면을 목격했다. 불꽃이 튀는 일베(일간베스트)남과 오유(오늘의유머)녀의 만남이었다. “이런거야. 내 친구(오유녀)가 별 생각 없이 ‘우리 아빠는 노무현 좋아했는데’ 이러면 남친이 ‘헐, 어떻게 노무현을 좋아하니?’ 이러고, 남친이 ‘나 이번에 새누리 찍었는데’ 하면, 내 친구가 ‘헐, 어떻게 1번을 찍냐?’ 하는 식?” 소개팅으로 만나 걷잡을 수 없이 사랑에 빠져들었던 해당 커플은 수백번의 ‘헐, 어떻게’ 끝에 결국 헤어졌다. “‘헐, 어떻게’는 논리가 끼어들기 힘든 영역이잖아. 그야말로 ‘헐’인데. 그 뒤부터 내 친구는 정치 성향부터 확인하고 사귀자는 결론을 얻었대.” 출세녀도 비슷한 교훈을 얻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 그래도 기적은 일어난다…‘다른’ 그들이 연애하는 방식 사실 커플 사이에 정치 성향은 별 문제가 안된다는 의견도 많다. 정치는 연인 관계에 부차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나주혁신도시홍보왕(31·여·이하 홍보왕)는 “일단 정치 얘기를 잘 안하잖어. 진짜 깊게 사귀는 단계가 돼야 정치 얘기하는 듯. 정치에 노관심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고로 1년 이상 사귀어야!” 라고 말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홍보왕은 이어 말했다. “소개팅에서부터 종교는 제하고 가는 사람들이 많잖아. 그거에 비하면 정치는 별 거 아녀~” ‘극(좌)과 극(우)’을 모두 경험해봤다는 후회해여(31·여)는 자신의 경험담을 상세히 들려줬다. 결국 “자세의 문제”라는 것. 스스로를 “(전)원책이 오빠 정도의 스탠스야”라고 말한 후회해여는 자신이 보수라는 이유로 빈정댔던 전 남친을 기억한다. “‘우주의 기운’ 짤방이 돌았을 때 있잖아. 그거 보고 내가 너무 웃겨서 키득키득 대고 웃었어. 근데 걔가 막 나한테 이런 ‘골빈 X’이 국가 수장이니 어쩌니 하길래, 아니 그래도 나라의 대통령을 그런 식으로까지 표현하는 건 품위없어 보인다고 했더니 나한테 빈정대며 ‘아, 너 근빠였지?’ 막 이러는거야. 이후로 뭐 말만 하면 막 눈을 희번덕거리면서 ‘그래서 박근혜 뽑으셨쎄여~~~~?!?!’ 하는데 눈을 한 대 패버리고 싶었다니까.” 그러나 후회해여가 눈을 빛내며 말하는 지금의 ‘오빠’는 다르다. “지금 오빠도 나랑 정치 성향이 다르지만 정치 얘기 굉장히 많이 하거든? 근데 전혀 짜증나거나 피곤하지가 않아.” 이어 덧붙인 말은 “(오빠 말이) 내가 자기와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나와 얘기를 하면 정말 재미있고 오히려 그런 부분이 나의 매력을 구성하는 것 같댔어.” 이번 집회 때 후회해여는 가지 못했지만, 집회에 간 남친으로부터 실시간 카톡 중계를 받았다. ‘다른’ 그들이 연애하는 방식이다. ◆ 전쟁터에서도 사랑은 꽃핀다는데… 지난 12일의 촛불집회가 시민들의 축제라고 느껴진 까닭은 100만이라는 그 어마어마한 숫자 때문도 있지만 무엇보다 커플들이 많이 보였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들을 대동한 부부나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듯한 풋풋한 커플들도 심심찮게 눈에 띠었다. 집회 현장을 지키고 섰던 압사할뻔한하릴없이개키우는여자(29)는 당시 상황을 생생히 전달했다. “대학 과잠(바)을 입은 한 무리의 학생들이 있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나는 압사할 지경이었는데 남자애가 팔로 공간을 확보해서 여자애를 지켜줬어. 생수 뚜껑을 따서 주지를 않나, ‘그러게 내가 목마를거라고 물 가져오랬잖아~!’ 라면서 면박 주는데 그 말투에서도 그 여자애가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느낌이었어...”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집회 헌팅 논란’마저 일고 있다. 그 경건한 집회에서 감히 여자의 전화번호를 따려는 목적으로 온 무리들이 있다는 거다. 물론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집회장에선 집회 참가가 최우선이지만, 번호 따는 게 문제가 될 건 또 뭐람. 노래도 부르는데? 예로부터 전쟁터에서도 사랑은 꽃피는 거랬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 [다시보기] 박근혜 퇴진 촉구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

    [다시보기] 박근혜 퇴진 촉구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집회가 12일 오후 서울 도심과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에서만 오후 6시 20분 현재 85만명(주최측 추산)이 모여 이번주가 박 대통령의 퇴진 등을 가늠할 정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경찰은 오후 5시 기준으로 22만명으로 추산했다. 경찰 추산 기준만으로도 2000년대 들어 최대 규모다. 2008년 6월10일 광우병 촛불집회(8만명, 주최 측 추산 70만명),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규탄 촛불시위(13만명, 주최 측 추산 20만명) 참가 인원을 이미 넘어섰다. 한편 경찰은 이날 272개 중대 2만 5000여명을 집회현장 주변에 배치해,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행진 종착지인 내자동네거리 등 청와대 방면 진입로에는 차벽이 설치됐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박근혜 물러나라” 3차 촛불집회 수십만 운집…광화문~숭례문까지 100만명

    “박근혜 물러나라” 3차 촛불집회 수십만 운집…광화문~숭례문까지 100만명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집회가 12일 오후 서울 도심과 전국에서 열렸다. 서울에서만 오후 7시 30분 기준 100만명(주최측 추산)이 모여 이번주가 박 대통령의 퇴진 등을 가늠할 정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경찰은 같은 시각을 기준으로 26만명으로 추산했다. 경찰 추산 기준만으로도 2000년대 들어 최대 규모다. 2008년 6월10일 광우병 촛불집회(8만명, 주최 측 추산 70만명),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규탄 촛불시위(13만명, 주최 측 추산 20만명) 참가 인원을 이미 넘어섰다.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4시 서울광장에서 ‘백남기·한상균과 함께 민중의 대반격을! 박근혜 정권 퇴진! 2016 민중총궐기’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서는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을 중심으로 세월호 참사, 백남기 농민 사망, 국정교과서 강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등을 두고 현 정부를 향한 날선 비판이 계속됐다. 도심 행진과 이후 이어지는 행사 과정에서 인원은 더 늘어나 100만명을 넘길 전망이다. 서울시민은 물론 지방에서 전세버스나 열차로 상경한 인원도 상당수이고, 대학생, 청소년, 가족 단위 참가자 등 면면도 다양하다. 참가자들은 총궐기 집회 이후 종로, 을지로, 의주로 등 서울 도심 곳곳을 거쳐 청와대 진입로인 내자동네거리까지 5개 경로로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은 앞서 최소한의 교통 소통 확보를 이유로 내자동로터리를 낀 율곡로 남쪽까지만 행진을 허용했다. 그러나 주최 측이 경찰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이날 법원이 받아들여 내자동네거리까지 행진이 가능해졌다. 행진이후 오후 7시쯤부터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로 광화문 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열린다. 문화제는 방송인 김제동·김미화, 가수 이승환·정태춘 등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발언, 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이후에는 광장 일대에서 텐트 농성과 시민 자유발언 등으로 다음날까지 ‘난장’ 행사가 이어진다. 한편 경찰은 이날 272개 중대 2만 5000여명을 집회현장 주변에 배치해,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행진 종착지인 내자동네거리 등 청와대 방면 진입로에는 차벽이 설치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죽을 고비를 세 번 넘긴 김병준/이종락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죽을 고비를 세 번 넘긴 김병준/이종락 정치부장

    김병준(62) 국무총리 후보자는 세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다. 경북 고령에서 부친이 군청 내무과장을 하던 집안의 3남 1녀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워낙 약골이라 초등학교에 입학하기까지 수시로 까무러쳤다. 다섯 살 때 친척 아이들과 도끼 장난을 하다 오른 손가락 두 개(약지와 새끼손가락) 두 마디를 잃었다. 이때 신장염도 심하게 앓았다. 어머니는 ‘정말 아들이 죽는 걸로 단념했을 정도’라고 한다. 여섯 살 때는 친척 누나를 따라 가파른 산에서 진달래를 따다 40~50m 아래로 굴러 큰 바윗돌 사이에 머리를 부딪혀 크게 다쳤다. 이런 내용은 김 후보자의 블로그 ‘높이 나는 연’에 본인이 직접 작성한 ‘살아온 날들’이라는 연보를 옮긴 것이다. 내용을 검증하기 위해 고령 출신 몇 명의 지인들로부터 크로스체크를 해 보니 맞는다는 답변을 들었다. 강원대를 거쳐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 후보자는 1990년대 지방분권 운동에 매진했다. 전국을 돌며 분권 운동 단체들을 상대로 한 해 100회 안팎의 강연을 했다. 분권을 촉진하기 위한 법률 개정 운동도 전개했다. 199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설립한 지방자치연구소장을 맡았다. 노 전 대통령의 심복이었던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전 강원지사, 서갑원 전 의원을 연구원으로 거느렸다. 기자는 김 후보자를 2002년에 만났다. 지방자치 관련 좌담회를 준비하면서 알게 된 그는 “정부가 무슨 말을 해도 지방을 살릴 수 없습니다. 수도를 지방으로 이전해야 지방 발전과 분권이 이뤄집니다”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불과 1년 뒤 김 후보자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정무분과 간사위원을 지낼 때 정부 조직 개편 방향을 묻자 “이 기자는 한두 마디 해 주면 신문 한 면을 쓰잖아”라며 짐짓 불쾌한 표정을 지었던 모습도 생생하다. 당시 김 후보자의 입만 바라보고 취재하던 기자로서는 그가 약간 거만해졌다고 느꼈을 정도로 당당한 이미지로 각인돼 있었다. 실제 노무현 정권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과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을 역임하며 종합부동산제와 각종 부동산 대책, 제주특별자치도,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를 관철시키는 등 지방분권에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렇게 당당했던 김 후보자가 지난 3일 눈물을 흘렸다. 다소 의외였다. 그는 눈물의 의미로 “참여정부에서 국가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그때 다 (완수) 못 했고, 좌절하고 넘어지기도 하고…”라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같은 노무현계이지만 ‘친문’(친문재인)과는 결을 달리했다. 함께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모셨지만 이젠 친문 세력이 다수인 더불어민주당의 거센 비토 대상이 됐다. 총리직 수락이 노무현 정신을 거스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친노 세력은 이미 ‘배신자’라는 주홍글씨를 김 후보자에게 새기려 하고 있다. 그로서는 어쩌면 지금 상황이 세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던 어린 시절의 아찔한 순간보다 더 엄혹할지도 모른다. 정치권이 총리 인준에 대해 어떤 결말을 내릴지 불확실하다. 혹시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를 임명하기 위해 김 후보자가 낙마하더라도 행정학계의 스테디셀러인 ‘한국지방자치론’을 펴내며 평생 지방분권에 힘쓴 그의 학자적인 노력은 인정했으면 한다. 정치권에 발을 담그기만 하면 시정잡배로 전락하는 작금의 풍토에서 김 후보자가 블로그에 2016년 11월의 상황을 어떻게 기록할지 자못 궁금하다. jrlee@seoul.co.kr
  • “최순실 사단 모인 靑 뉴미디어실, 수시로 ‘극우 글’ 보고했다”

    “최순실 사단 모인 靑 뉴미디어실, 수시로 ‘극우 글’ 보고했다”

    최순실 사단의 핵심인물들이 모여있던 청와대 뉴미디어정책실에서 수시로 극우 사이트 게시글을 보고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7일 JTBC ‘뉴스룸’은 뉴미디어정책실의 업무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내용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청와대 뉴미디어정책실 인터넷 모니터링팀의 카카오톡 단체창의 대화 내용에는 극우 성향의 인터넷 게시글이 실시간으로 보고됐다. 카톡에는 이런 글을 퍼뜨리라고 지시하는 내용까지 담겨있었다. 꺽쇠 표시를 하고 내용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보고 된 카톡 대화는 극우사이트 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글들이 조회수와 함께 담겼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 하는 글을 비롯해 야당을 비하하는 은어도 포함됐다. 북한을 찬양하는 역적들이라고 말하는 내용도 확인됐다. 야권 대표인사로 분류되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등의 악의적인 신상털이는 물론 SNS와 블로그 글 등을 실시간으로 보고하기도 했다. 이 내용들은 최종적으로 뉴미디어정책실 선임행정관 김한수씨에게 전달됐다고 JTBC는 보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파면된 최우원 교수는 누구?

    파면된 최우원 교수는 누구?

    ‘노무현 대선 조작 증거’ 리포트 작성을 학생들에게 요구해 24일자로 파면된 부산대 철학과 최우원(61) 교수의 과거 행적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최 교수는 지난해 6월 ‘과학 철학’ 전공 수업 시간에 “노 전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전자 개표 부정 사기극으로 당선된 가짜 대통령”이라고 주장한 뒤, 수강생들에게 “인터넷에서 노무현 대통령 선거가 조작됐다는 증거 자료를 찾아 첨부하고, 대법관 입장에서 이 명백한 사기극을 어떻게 판결할 것인가를 리포트로 제출하라”고 요구해 학생들의 반발을 샀었다. 이후 최 교수는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인터넷 극우 커뮤니티인 ‘일베(일간 베스트저장소)’ 사이트에 글을 올려 “10년 넘게 강의하고 1600개 이상의 리포트를 받아온 주제”라고 말해, 이른바 ‘일베 교수’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통했다. 최 교수는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적도 있다. 출마 선언 당시 최 교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반역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종북 일당’으로 비하하는 등 물의를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2012년에는 전공시험에서 ‘종북 좌익을 진보라 부르는 언론을 비판하라’는 문제를 냈다 정직 1개월 처분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8월 파주 임진각에서 대북전단을 보내려다 경찰과 충돌했다. 한편 이날 일베 사이트에서는 최 교수의 파면 소식에 “부산대에서 노무현 적극 비판하시던 최우원 교수님 결국 파면 당하셨다. 부산대 빨갱이들한테 표현의 자유마저 짓밟히는게 노무 안타깝다. 일베에 인증까지 하신분인데 우리가 뭐라도 해야지 않겠냐?”라며 안타까워하는 반응이 나왔다.“이건 대학의 만행이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로, 소송해서 반민주적 행태, 표현의 자유 억압 바로 잡아야 한다.”거나 “이번 파면 건은 최교수에게 전화위복이 될거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특정 대통령의 안티라고 하더라도 합법과 불법, 선동적 주장과 일반화된 사실을 구분하고,양식과 합리, 균형적 사고에 의해 교수로서 해야 할 행동과 자제해야 할 행동을 가릴 줄 알아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어처구니없습니다”라는 비판도 있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매우, 중대, 심각, 충격”… 강공 예고한 靑

    수석비서관회의도 돌연 연기 추이 지켜본 뒤 입장 정리 가닥 청와대는 17일 노무현 정부가 2007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과정에서 북한에 의견을 물어본 뒤 기권했다는 송민순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내용과 관련해 “사실이라면 매우 중대하고 심각한, 충격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이번 의혹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어 정 대변인은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서 기권 결정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물음에는 “앞의 말씀으로 답을 드리겠다(대신하겠다)”고만 답했다. ‘사실이라면…’이라는 전제를 달며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하긴 했지만, 곧이어 ‘매우’, ‘중대’, ‘심각’, ‘충격’ 등 강경한 단어를 총동원했다는 점에서 이 의혹이 사실로 가닥이 잡힐 경우 매우 강력한 비판을 예비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초 이날 오전으로 예정했던 수석비서관 회의를 돌연 연기한 배경에도 이 의혹이 주요하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태의 추이를 좀더 지켜본 뒤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면 입장을 밝히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오는 21일 열리는 청와대 비서실 등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정감사를 의식해 수석비서관회의를 연기했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 이날 연기된 수석비서관 회의는 청와대 국감 전날인 20일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날 수석비서관회의가 열린다면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과 우병우 민정수석 등의 의혹과 관련한 야당의 공세에 대해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밝힐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공식적으로는 수석비서관회의 연기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 대변인은 회의 연기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가질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경제현안 해법을 찾는 데 고민, 고심하고,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宋 회고록 파문’, 공방보다 규명이 먼저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이 정국에 큰 회오리를 불렀다. 2007년 11월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전에 노무현 정부가 북한 정권에 의견을 물어본 뒤 ‘기권’을 결정했다는 내용이 불씨가 됐다.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 현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는 사실 때문인지 후폭풍이 더 거세진 형국이다. 여야는 그끄저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논란을 벌인 이후 날 선 장외 설전을 이어 가고 있다. 새누리당이 “대한민국의 일을 북으로부터 결재받은 건 국기를 흔든 사태”라고 비난하자 더민주 측은 “권력 게이트에 쏠린 국민 시선을 돌리려는 정치공세”라고 맞받아치는 식이다.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남북 당국 간 흥정거리로 다뤘다면 온당치 않지만, 과거 정책 오류를 빌미로 과도한 이념 공세를 취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참여정부가 북한 인권결의안에 관한 한 국제사회 여론과 달리 대체로 부정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한 2006년에 찬성한 것을 제외하고는 4차례 유엔 표결 때마다 불참 또는 기권했다. 그러나 송 전 장관이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유엔 표결 직전 “북한의 의견을 물어보자”고 결론을 내렸다는 회의체의 참석자 중 3명은 이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즉, 김만복 전 국정원장과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그리고 백종천 전 안보실장 등이 관련 내용을 부인하고 있는 만큼 정확한 진상 규명이 급선무일 것이다. 뒤집어 보면 작금의 여야 간 정치 공방이 성급해 보이는 이유다. 그런 맥락에서 여당 지도부가 “적들과 내통한 것”(이정현 대표)이라거나 “문 전 대표 등이 단순한 종북 세력이 아니라 북한의 종복(종노릇했다는 뜻)이었다”고 비난한 것은 지나쳐 보인다. 참여정부가 10·4 남북정상회담 직후 남북 관계의 큰 전기를 만들려 했던 역사적 맥락을 간과했다는 점에서다. 그렇다 하더라도 북한 보통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한 결의안에 대한 찬반 여부를 세계가 공인하는 인권 탄압의 주체인 김정일 정권에 물어본 게 맞다면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세계인의 보편적 정서에도, 국민적 상식에도 어긋난다는 점에서다. 그래서 “날아가는 방귀를 잡고 시비하느냐”(추미애 대표)며 진상 규명 자체를 피하려는 더민주 측의 태도는 설득력이 없다고 본다. 우선 문 전 대표가 사실 관계부터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그러지 않고 “치열한 토론으로 기권을 결정한 노무현 정부를 현 정부가 배우라”는 식이니, 여권으로부터 “대통령이 될 경우 사드 배치 등 남북 간 모든 현안을 북한에 물어보고 결정할 건가”라는 역공을 받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올 3월 국회에서 더민주도 북한인권법 통과에 호응하지 않았나. 이로써 더민주 측도 북한 인권 문제를 둘러싼 정책 혼선을 정리했다고 본다면 여당도 이를 놓고 과도한 이념 검증 공세는 자제해야 할 것이다.
  • [정치 뒷담화] 안방마님 동반 출장비 지원 규정 없어 그때그때 달라요

    [정치 뒷담화] 안방마님 동반 출장비 지원 규정 없어 그때그때 달라요

    #사례 1. 정세균 국회의장은 지난 9월, 6박 8일 일정의 미국 방문에 배우자 최혜경씨를 동반했다. 당시 순방에 동행한 여야 3당 원내대표는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정 의장과 배우자는 1등석을 이용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과정에서 정 의장과 각을 세운 새누리당은 “의장 내외가 ‘황제 방미’를 했다”며 국회사무처 측에 미국 출장 비용 제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의장실에서는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정 의장 부인의 1등석 탑승은 문제 될 게 없다”고 반박했다. #사례 2. 안상수 창원시장은 지난 4월, 8박 9일 일정으로 배우자 전희정씨와 함께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3개국 출장을 다녀왔다. 배우자의 비즈니스석 왕복 항공료는 859만원에 달했다. 안 시장은 지난해 중국 출장 때도 부인과 동행하면서 항공료 240만원을 썼다. 창원시가 안 시장 배우자의 항공료까지 부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비 낭비’ 논란이 일었다. 결국 안 시장은 배우자 항공료 1100여만원을 반환했다. ●공무원 여비 규정·행자부 ‘지자체장 준수사항’ 등 참조 고위 공직자들의 배우자들이 때아닌 ‘특혜 의전 논란’에 휩싸였다. 배우자가 공직자의 해외 출장에 동반했을 때 지원받을 수 있는 항공·숙박료의 기준은 무엇일까. 과연 특혜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공직자의 직위와 출장 성격에 따라 다르다.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르면 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 등은 해외 출장 시 1등석 금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국회의장도 이에 준한다. 해당 공무원의 배우자에게도 같은 금액의 여비가 지급된다. 즉 국회의장이 부인과 함께 해외 순방에 나선다면 비행기의 같은 좌석등급을 이용하고, 같은 숙소에 묵을 수 있다. 총리나 국무위원도 마찬가지다. 다만 꼭 배우자를 동반해야 하는 출장이냐에 대한 판단 기준은 별개의 문제다. 반면 지방자치단체장은 행정자치부가 마련한 ‘지자체장 배우자의 사적 행위에 대한 준수사항’을 따라야 한다. 준수사항에는 부부 동반으로 해외 출장을 갈 때, 공적 활동이 아닐 경우 지자체장 배우자의 출장비를 지원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됐다. 그렇다면 대통령·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 등 이른바 ‘5부 요인’의 배우자에게 제공되는 ‘의전’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명문화된 규정은 없다. ‘관행’에 따라 그때그때 다르게 적용될 뿐이다. 5부 요인에게는 재임 기간 공관이 제공된다. 공관에는 기관 내규에 따라 관리 직원들이 배치된다. 공관 안에서 이뤄지는 배우자의 활동을 공적, 사적 영역으로 나누기가 모호하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가 남는다. 예컨대 배우자가 공관 만찬 등 공식 행사를 준비하려고 장을 보러 간다면 공적 영역으로 볼 수 있다. 관용차를 타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개인 쇼핑을 위해 관용차를 이용했다면 논란의 여지가 있다. 새누리당이 정 의장의 관용 차량에 현대백화점의 쟈스민 회원(연 4000만원 이상 구매고객)임을 뜻하는 스티커 붙어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영부인 탑승 방탄차 문 무거워… 경호원 따로 지정” 5부 요인 중 대통령 부인에게는 대통령에 따르는 각종 의전이 제공된다. 봉황 문양의 대통령 휘장에 새겨진 무궁화는 영부인을 의미한다. 영부인은 행정자치부에 등록된 정식 공직도, 직함도 아니다. 영부인에 대한 의전 또한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아 청와내 내 매뉴얼이나 관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보통 청와대 제2부속실에서 영부인의 공식 행사는 물론 관저 생활까지 모든 일정을 보좌한다. 역대 제2부속실장도 주로 여성들이 맡아왔기 때문에 남성이 제2부속실장에 임명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이 김영삼 정부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노무현 정부에서 각각 제2부속실장을 지냈다. 청와대 경호실에서도 영부인을 전담하는 팀이 별도로 운영된다. 영부인은 대통령에게 제공되는 헬기, 방탄차 등을 탑승할 수 있다. 영부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수행해야 하는 청와대 직원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전해져 내려온다. 전재수 의원은 “영부인이 타는 차도 방탄 처리가 돼 있기 때문에 차 문이 굉장히 무거웠다”면서 “주로 영부인 차 문을 열어주는 경호원을 따로 지정했을 정도로 의전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영부인을 제외한 5부 요인의 배우자는 경찰 등의 전담경호를 받지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상시 경호를 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 없다. 다만 행사 때나 특별한 요청이 있을 때만 경호를 한다”고 설명했다. ●G20 회의 등 외교 행사 때 ‘배우자 프로그램’ 따로 운영 의전의 ‘꽃’은 외교 행사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담이 열릴 때는 ‘배우자 프로그램’이 따로 마련된다. 2014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이 열렸을 당시 정무수석이던 조윤선 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각국 영부인들의 영접에 나서면서 ‘박근혜의 여자’라는 수식어를 갖게 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영부인 의전을 담당했던 한 인사는 “영부인들에게도 각국 정상들과 같은 수준의 격식을 갖춰 대접한다”고 했다. 그는 “‘배우자 프로그램’은 부드러운 문화 행사 위주로 구성된다”면서 “가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처럼 여성 수장일 경우 남성 배우자를 어떻게 대접해야 할지 몰라 비상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동거가 일반화된 해외에서는 ‘결혼하지 않은 영부인’의 의전에 대한 논란도 일곤 한다. 2014년 프랑스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하기 직전 연인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와 결별하면서 백악관 의전팀이 애를 먹기도 했다. 트리에르바일레가 앉아야 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옆 좌석이 갑자기 비게 되고, 만찬 무도회 때 올랑드 대통령과 춤을 출 파트너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인도나 이슬람 국가에서는 결혼하지 않은 영부인을 맞을 때 곤혹스러워한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은 2008년 1월 인도 방문 때 연인이었던 카를라 브루니를 동반하려 했지만 의전 문제로 무산됐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퍼스트 허즈번드’가 되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도 관심사다. 빌 클린턴의 호칭을 놓고 ‘퍼스트 듀드(First dude), 퍼스트 메이트(First mate), 퍼스트 젠틀맨(First gentleman)’ 등이 거론된다. viviana49@seoul.co.kr
  • [정치 뒷담화] 불모지 껴안고 비주류 뭉치고… 그들만의 짝짓기

    [정치 뒷담화] 불모지 껴안고 비주류 뭉치고… 그들만의 짝짓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각종 ‘연대론’이 꿈틀대고 있다. 정치적 색채가 다른 2개 이상의 지역이나 세력을 한 바구니에 담아 보겠다는 구상으로 일종의 ‘정치 동맹’이다. 1997년 대선 당시 호남과 충청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승리를 이끌어낸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의 뒤를 잇는 논리이기도 하다. 차기 대권을 거머쥘 ‘절대 강자’가 아직은 없는 만큼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연대론은 파괴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달콤한 유혹’으로 다가오지만, 정치적 이해가 다른 지역 또는 세력을 하나로 묶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그림의 떡’이 될 수도 있다. 충청-TK(대구·경북) 연대론 현재 권력인 박근혜 대통령과 차기 권력으로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지역 기반을 연결 짓는 가설로 여권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의 구상이다. 충북 음성 출신인 반 총장이 지난 5월 방한 당시 경북 안동 하회마을 등을 찾으면서 노골화됐다. 충청 출신 대통령이 배출되지 않았다는 데서 비롯된 ‘충청 대망론’의 중심에 서 있는 반 총장이 박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흡수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게 골자다. 2012년 대선에서 박 대통령도 TK와 충청에서 각각 80.5%, 60.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이 연대론을 현실화했다. 영남 기반 대선 후보가 충청에서 60%를 돌파한 것은 박 대통령이 유일하다. 충청의 맹주인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도 13대 대선에서 29.3%를 얻는 데 그쳤다. 지난 4월 20대 총선 기준 전체 유권자 4210만여명의 20.5%인 862만여명(충청 435만여명, TK 427만여명)이 이 지역 유권자다. 이곳에서 70% 이상의 ‘몰표’를 받으면 상대 후보와의 격차를 200만표 이상(투표율 70% 가정) 벌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표 차는 108만여표였다. 지난해 말 친박계를 중심으로 대통령은 외치, 국무총리는 내치를 전담하는 ‘이원집정부제 개헌론’이 고개를 든 것도 이러한 연대론에 근거한다. 다만 반 총장의 대선 출마 여부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이 아직은 시기상조이며 출마하더라도 반드시 친박계와 손잡을 것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는 점은 숙제다. 새누리당-호남 연대론 여권 주류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5일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통해 던진 화두다.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새누리당에 호남은 불모지나 다름없다. 여권의 이런 서진(西進) 전략은 지난 총선에서 노골화된 야권의 동진(東進)에 맞서기 위한 맞불 전략이다. 반 총장 영입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플랜 B’ 성격도 갖고 있다. 이 대표가 지난 8·9 전당대회 경선 당시 “호남 지지율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근거는 역대 대선에서 얻은 여당의 호남 득표율에서 찾을 수 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대세론에도 불구하고 호남 득표율이 3.1%, 4.8%에 그치면서 두 번의 고배를 마셨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8.9%, 2012년 대선에서 박 대통령은 10.3%라는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했다. 차기 대선에서 여권 주자의 호남 득표율이 박 대통령이 얻은 수치를 넘어선다면 정권 재창출 가능성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호남 유권자(지난 총선 기준 424만여명) 자체의 파이는 크지 않지만 수도권 등지에 거주하는 호남 출향민을 감안하면 확장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연대론은 아직은 ‘설익은 밥’에 가깝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호남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데다 호남 내 연대할 만한 정치 세력도 현재로선 마땅찮기 때문이다. 이 대표 측의 한 인사는 “아직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호남-PK(부산·울산·경남) 연대론 야권의 노림수다. 야권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호남과 유력 대선 주자 ‘3인방’(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의 태생적 지지 기반인 PK를 묶는 구상이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02년 대선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경남 김해가 고향인 노 전 대통령은 호남에서 93.4%, PK에서 30.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대권을 잡았다. 이때 노 전 대통령은 호남 기반 정당 후보로서 처음으로 PK에서 30%를 넘겼다. 2012년 대선에서 석패한 문 전 대표가 박 대통령과 3.6% 포인트 차이로 접전을 벌일 수 있었던 것도 PK에서 38.7%의 득표율을 얻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13.9%, 17대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가 13.1%를 기록한 PK 득표율과 비교할 때 만만찮은 수준이다. 때문에 이런 ‘필승 방정식’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부산 18개 지역구 가운데 5곳에서 야당 국회의원을 배출할 정도로 ‘야풍’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도 이런 연대론에 힘을 실어 주는 요인이다. 실제로 “내년 대선에서 호남을 사수하고 PK에서 선전하면 10년 만에 정권을 되찾을 수 있다”고 전망하는 야권 인사들이 적지 않다. 성공 조건은 ‘야권 후보 단일화’다. 총선과 달리 3당 체제에서 치러지는 대선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분열하면 ‘어부지리’는 새누리당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제3지대론 여야에서 소외된 ‘비주류 연대론’이다. 지난달 전당대회를 통해 새누리당 친박계와 더민주 친문(친문재인)계가 각각 당권을 차지하면서 ‘제3지대론’에 불이 붙었다. 일종의 반작용이자 정계 개편의 방법론이다. 연대의 대상과 범위를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먼저 새누리당 비박계와 더민주의 비문계 그리고 국민의당을 아우르는 이른바 ‘빅텐트론’이 나온다. 더민주 비주류와 국민의당이 헤쳐 모이는 방식,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여야의 비주류를 흡수하는 방식 등도 거론된다. 내년 대선을 3자 구도로 치러 집권하겠다는 전략이다. 특정 지역보다는 중도층을 타깃으로 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더민주 김종인 전 대표와 김부겸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김한길 전 대표 등이 ‘키 플레이어’로 주목받고 있다. 중도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새누리당 이재오 전 의원과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도 관심의 대상이다. 물론 제3지대론이 과거 대선에서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는 건 한계로 인식된다. 1997년 대선에서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2002년 정몽준 전 의원, 2007년 문국현 전 의원, 2012년 안 전 대표가 ‘새 바람’을 일으키며 도전장을 냈지만 거대 양당 후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문재인 “야권후보가 대선 이끌어가는 상황…정권교체 자신있다”

    문재인 “야권후보가 대선 이끌어가는 상황…정권교체 자신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 6일 “사상 최초로 야권 후보군이 훨씬 풍부하고 대선을 이끌어 가는 상황”이라면서 “정권 교체를 꼭 이루겠다는 것을 제게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말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문 전 대표 측이 이날 공개한 발언록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전날 친문(친문재인) 인사인 진성준 전 의원이 주최한 강서목민관학교 수료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때는 제가 충분히 준비되지 못한 가운데 정말 벼락치기로 대선에 임했었다”면서 “지금은 우리 후보군이 풍부하고 모두 다 잘 준비하고 있어 훨씬 더 강해졌다. 그만큼 정권교체 희망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지난 총선에서 또 하나 고무적인 희망은 세대투표 양상이 과거보다 훨씬 유리하게 확장됐다는 것”이라면서 “지난번 대선 때 저는 2040세대에서 2002년 노무현 대통령보다 훨씬 많이 이겼지만 5060세대에서는 훨씬 많이 져서 결국 패배했다. 그런데 지난 총선에선 그 분기점이 50대 중반으로 확장됐다”고 말했다. 그는 “50대에서 우리 당과 새누리당이 얻은 표가 비슷했고 야권 전체에서는 새누리당을 이겼다. 오랜만의 현상”이라면서 “지금은 50대가 선거 결과 좌우하는 스윙 보트(부동층 유권자)인데 50대에서 우리가 우위에 섰다는 것은 다음 대선에서 크게 기대를 걸게 만드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진 전 의원에 대해 ”총선에서 낙선해 가슴이 아팠다”면서 “그래도 지난번 실패한 건 전투에서 실패한 것이고 더 큰 전쟁이 남았다. 전쟁에서 이기면 되는 거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냉소하고 외면하던 많은 분이 지난 총선에서 시민으로 거듭나 참여함으로써 선거 결과를 바꿔냈다. 내년 대선에서 그런 경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SBS ‘일베 논란‘ 대체 몇 번째? 대책 세웠다지만 반복되는 논란·실수

    SBS ‘일베 논란‘ 대체 몇 번째? 대책 세웠다지만 반복되는 논란·실수

    SBS 인기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이 극우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용어를 자막에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에도 ‘실수’다. 지난 4일 방송된 SBS ‘일요인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에서는 멤버들이 미션 수행을 위해 골키퍼로 변신하는 과정이 전파를 탔다. 김종국은 개리를 지목해 “우리는 개운재”라고 말했고, 자막에도 “우리는 개운재입니다” “하이트팀 골키퍼 개운재”라고 표기됐다. 하지만 뒤이어 추가로 “이번엔 개운지 슈퍼세이브”라는 자막이 나갔다. ‘운지’는 일베 회원들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다. 이에 대해 5일 제작진 측은 “‘개운지’ 자막은 오타로, 제작진 실수다. 의도적인 실수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베 논란’을 일으킨 ‘실수’는 유독 SBS에 많았다. 2013년 SBS ‘뉴스8’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한 이미지가 담겨있는 도표를 사용해 물의를 빚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다. 그럼에도 같은 해 10월 1일 일베에서 만든 연세대 마크를 스포츠뉴스에 내보내는 일이 있었다. 2014년 3월에는 ‘런닝맨’ 방송 중 고려대학교 로고가 일명 ‘일베대’ 로고로 사용돼 물의를 일으켰다. ‘SNS 원정대 일단 띄워’에서는 브라질 예수상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자막 위에 예수상대신 일베 사진이 삽입돼 구설수에 휩싸이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은 같은 해 10월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는 신윤복의 작품 ‘단오풍정’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목욕하는 동자승이 아닌 故 노무현 대통령의 얼굴로 합성된 모습이 담겨있었다. 최근엔 ‘한밤의 TV연예’에서 영화 ‘암살’을 소개하면서 일베에서 합성한 영화 포스터가 전파를 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SBS는 수차례에 걸쳐 일베 합성 이미지 사고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SBS 내부는 물론이고 외주제작사 또한 SBS에 등록된 이미지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방침을 세웠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면 해당 책임자는 절차에 따라 징계를 받는다”는 내용의 대책을 세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복되는 실수와 논란에 시청자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민희 전 의원은 지난해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과연 SBS 내부에 일베는 없고 오염도 0%는 사실인가”라며 SBS 내에서 일베가 암약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 전 의원은 “지상파가 종편과 다른 것은 스스로 신뢰도를 지킬 능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며 “방심위에 요구한다. 똑같은 잘못은 가중처벌하게 되어있다”며 방송통신심의위에 중징계를 요청한 바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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