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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0 탄핵 이후] 19대 대통령·정부에 없는 두 가지

    대통령직 인수위가 없다…당선과 동시 임기 시작 취임식 준비위 못 꾸린다…외국 정상 초청 힘들 듯 오는 5월 9일로 예상되는 조기대선으로 출범할 19대 대통령과 차기 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취임식 준비위원회를 꾸릴 수 없다. 당선과 동시에 당장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돼 곧바로 업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12일 “국회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설치되지 못해 대통령직 업무 준비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대비해 국회의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통령 후보자는 대통령직 인수준비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자가 인수위원회를 꾸릴 수 있도록 한 이 개정안에 대해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절차로 예산 낭비다’, ‘이미 대통령 다 된 것처럼 하지 마라’ 등 반대 의견이 많아 난항이 예상된다. 대통령직인수법에 따르면 인수위원회는 대통령 당선자가 확정된 이후 설치하며, 대통령 임기 시작일 이후 30일 안의 범위에서 존속한다. 정부의 조직·기능 및 예산 현황의 파악, 새 정부의 정책기조를 설정하기 위한 준비, 취임행사 등이 인수위원회의 업무다. 정부 초기 총리 인준과 장관 인사청문회 등을 둘러싼 난항 때문에 집권 초기 중요한 100일을 허비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인수위원회에서도 총리와 장관 후보자 검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이 이뤄졌다. 이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국무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대통령 당선자가 정부인사관리시스템을 활용해 내각을 선임할 수 있게 됐지만 조기대선 상황에서는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행자부 측은 “국회 청문회를 거칠 필요가 없는 차관으로 국무회의를 구성하거나, 이명박 정부 초기처럼 전 정부 국무위원으로 국무회의를 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명박 정부의 첫 국무회의는 전임 총리가 주재했으며, 두 번째 국무회의도 15명의 회의 성원을 위해 노무현 정부의 장관 4명이 참석했다. 박근혜 정부 첫 국무회의는 정부조직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아 임명장을 못 받은 장관 대신 차관 2명이 대리 참석했다. 대통령 취임식을 맡은 행자부 의정관도 난망한 상황이다. 선거 다음날 취임식이 치러지기 때문에 외국 정상 초청은 어려울 전망이다. 직선제로 뽑힌 13대 노태우 전 대통령 때부터 취임식은 2월 25일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열렸다. 19대 대통령 취임식도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열릴 전망이지만 13대 대통령 2만 5000여명에서 18대 대통령 7만명으로 점점 늘어난 하객 숫자는 바뀔 가능성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부른 팝페라 가수 임형주,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하공연을 한 싸이처럼 취임식 스타 탄생도 어려울 전망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오늘 ‘운명의 날’…헌재, 오전 11시 탄핵심판 최종 선고

    오늘 ‘운명의 날’…헌재, 오전 11시 탄핵심판 최종 선고

    ‘운명의 날’이 마침내 밝았다. 헌법재판소는 10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국회가 청구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을 최종 선고한다. 작년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안이 의결된 이후 정확히 92일만이다. 헌재의 탄핵 인용·기각 여부에 따라 상황은 천양지차다. 헌재가 탄핵을 기각하면 박 대통령은 직무 정지 상태에서 즉시 복귀한다. 파면을 결정하면 헌정 사상 처음 탄핵으로 중도 하차하는 대통령이 된다. 탄핵심판이 처음이었던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헌재가 국회의 탄핵 청구를 기각하면서 직무에 복귀한 바 있다. 현재 헌법재판관은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1월 31일 퇴임한 박한철 전임 헌재소장의 후임 인선 절차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1명의 결원이 생겼다. 탄핵 인용에 필요한 마지노선은 6표, 기각은 3표다. 재판관 6명 이상이 찬성하면 파면되고, 3명 이상이 반대하면 기각된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 박 대통령의 파면과 함께 정국은 60일 이내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차기 대선 국면으로 급속히 전환된다. 헌재가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는 극도의 보안 속에 알려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재판관들은 이날 선고 직전 다시 모여 최종 평결을 한다. 탄핵심판 선고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헌재 안팎에는 극도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탄핵 찬성 및 반대 시위가 헌재를 에워싸고 있고, 경찰은 전날부터 헌재 앞 도로를 통제하며 만일에 있을 지 모를 불상사에 대비하고 있다. 이날 선고는 생방송으로 중계돼 전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오늘 탄핵심판 선고] 정부 부처별 비상대응 체제 돌입… 軍 “대북 경계태세 강화”

    실·국장급 이상 간부 ‘대기령’ 인용 땐 黃대행 주재 국무회의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정부 부처들은 인용과 기각·각하의 상황별 시나리오를 점검하는 등 비상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헌재가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을 내릴 경우에는 이후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다. 박 대통령은 업무에 복귀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무총리직에 전념하면 된다. 다른 장차관 및 이하 공무원들도 마찬가지다. 반면 헌재가 인용 결정을 내릴 때는 ‘가 보지 않은 길’에 서게 된다. 모든 부처가 2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 관리와 리더십 공백기의 위기에 대응하는 건국 이후 초유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군 당국은 9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며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다음주로 예정된 미국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정상외교 공백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외교 현안을 챙기고 외교 방향이 흔들림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제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결과를 예단하지는 않지만 각 외교안보 부처에서 헌재 판결 이후의 상황을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기각된다면 올해 업무보고부터 다시 검토해야 하고, 인용된다면 선거 국면에 접어들기 때문에 정부가 해야 할 일들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자치부, 여성가족부, 통일부 등도 헌재 선고 이후의 상황별 시나리오를 점검하는 등 비상대기에 들어갔다. 한 부처 국장급 공무원은 “인용 결정이 내려지면 인사를 비롯해 각종 국정과제 추진이 ‘올스톱’되겠지만, 기각될 경우엔 권력이 되살아나 내각 전면 교체 등 힘을 실으면서 엄청나게 바빠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공직사회의 동요에 대한 내부 단속도 이뤄졌다. 다른 부처의 과장급 공무원은 “회의가 있을 때마다 감찰에 대비해 보안 등 단속을 철저히 하라는 지시가 있다”고 귀띔했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경제부처는 인용 또는 기각·각하의 두 가지 경우에 대비한 각각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헌재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차관급 및 실·국장급 간부들은 10일 오전 각각 서울과 세종에서 비상대기를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헌재가 기각 결정을 내릴 때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때의 전례를 따르게 될 것”이라며 “만약 인용 결정을 내릴 경우엔 일단 지난해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됐을 때와 비슷한 프로세스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용 시에는 황 권한대행이 주재하는 임시 국무회의를 거쳐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경제관계장관회의가 열리고, 이어 기재부 내부의 확대간부회의가 소집된다. 정국 불안과 사회 갈등이 불거질 경우에 대비해 금융·실물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이뤄진다. 산업부도 정만기 1차관 주재로 실물경제점검반을 가동한다. 정부 관계자는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단기적인 사회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하지만 우리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정치·경제·사회가 빠른 안정을 찾게 될 것이고, 공직사회가 솔선수범하는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서울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폭언·폭행·추태 외교관, 이대로 괜찮나요?”

    “폭언·폭행·추태 외교관, 이대로 괜찮나요?”

    프랑스 파리7대학에서 인류학을 공부하다 프랑스인이 된 한국인 최은주(43)씨. 프랑스어와 영어 등 3개 국어에 능통한 최씨는 박사 과정을 준비하던 2005년 10월 파리 주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의 비정규직 행정원으로 채용됐다.최씨는 2011년 1월 공관 사무실에서 상사인 남성 행정원으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 한국대표부의 외교관들은 피해자인 최씨를 일방적으로 해고했다. 사내 폭력을 한국 외교부에 보고했다는 이유였다. 프랑스 법원은 2012년 10월 최씨가 한국대표부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 해고 소송에서 그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한국대표부는 면책특권을 내세우며 4년 동안 프랑스 법원의 배상 판결 이행을 거부하다 결국 불어난 이자까지 국고를 털어 물어줬다. 최씨가 쓴 책 ‘프랑스에서는 모두 불법입니다’(갈라파고스)에는 한 개인이 한국대표부와 벌인 5년간의 고단한 소송 과정과 한국 외교관들의 낯뜨거운 갑질 행태가 생생히 담겨 있다. 파리에 살고 있는 최씨는 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한국대표부 행정원 시절을 떠올리면 조선 시대의 노비제도가 오버랩된다”며 “권위 의식과 제왕적 사고로 노동자(행정원)를 대하는 한국 외교관들의 모습이 지겹도록 봐 온 한국 기득권의 모습과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원 채용 당시 ‘프랑스 노동자’ 지위를 선택했다. 한국대표부에 소속된 한국인 직원은 외교증을 발급받는다. 당시 유학생 신분이었던 최씨는 외교증이 아닌 체류증을 선택했다. 외교증을 받으면 한국 노동법을 적용받는 한국 노동자 신분이 되고, 체류증으로는 연봉도 적고 세금은 더 많이 내는 프랑스 노동자 신분이 된다. 최씨는 “을인 제가 갑에 맞서 싸울 수 있게 방패가 돼 준 건 프랑스 노동법이었다”며 “대표부와 소송을 할 때 ‘프랑스는 당신의 권리를 존중할 것입니다’라는 프랑스인 변호사의 말을 절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눈에 비친 한국대표부의 모습은 그야말로 추태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본국의 소식을 듣고도 주말 야유회를 간 공관장의 모습도 담았다. 외교부는 당시 전 재외공관에 국상을 통지하고 분향소 설치를 지시했었다. 프랑스 에어버스 회장의 화려한 대저택을 공관으로 구입한 대표부 외교관들이 일과 시간 이후 1층 테라스에서 단체로 고기를 구워 먹어 누런 기름때가 얼룩진 내부, 한국인 행정원에게 “야”, “너” 등의 반말과 모욕적 언사로 대하는 관행, 서울에서 온 높은 분을 의전하기 위해 미슐랭 3성 식당 4~5군데를 한꺼번에 예약하고 가지 않는 상습적인 ‘노쇼’(예약 부도) 행태로 현지 식당의 기피 대상이 된 에피소드에 이르면 안타까울 정도다. 이 책은 ‘아 정말 이건 아니잖아’라는 한탄에서 ‘우리 이대로 정말 괜찮은 걸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최씨는 “책에서 든 사례들은 빙산의 일각입니다. 한국인으로 보면 견디기 어려운 분노와 서글픔을 느껴요”라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막오른 민주당 ‘대선 레이스’] 후보 4명 첫 토론회 지상 중계

    [막오른 민주당 ‘대선 레이스’] 후보 4명 첫 토론회 지상 중계

    文 “한국당과 대연정 납득 못해… 지금은 소연정이 우선” 安 “국가 개혁 동의하면 타협 통해 협치 넘는 대연정 필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가 3일 저녁 CBS라디오 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110여분간 지속된 토론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간 전선(戰線)이 불타오르는 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은 안 지사를 상대로 대연정 논란을 집요하게 제기했다. 이 시장은 문 전 대표에게 법인세 정상화를 비롯한 증세와 재벌개혁 문제를 파고들었고, 안 지사와 이 시장은 기본소득을 놓고 팽팽하게 맞섰다. 문 전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보수가 총결집해도, 공격을 퍼부어도 이길 수 있는 후보여야 하며 준비가 덜 됐거나, 검증이 안 됐거나 흠결이 있다면 안심할 수 없다. 1번타자의 역할은 무조건 출루하는 것이다. 단 한 명의 필승카드는 문재인”이라며 준비된 후보임을 강조했다. 반면, 안 지사는 “국민께 그간 이전투구나 말꼬리 잡기 등으로 비쳤던 정치적 경쟁, 낡은 모습을 극복하는 데 노력하겠다. 그것이 촛불 시민이 원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모습”이라며 시대교체 주역임을 자임했다. 이 시장은 “친재벌이 집권하면 단순히 집권세력만 바꾸는 결과다. 야권 연합정부를 통해 제대로 된 세상을 만드는 길은 흙수저인 이재명만이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최성 고양시장도 강자들의 틈바구니에서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공통질문-개헌 어떻게 해야 할까. 문재인국민을 위한 개헌이 돼야지, 국회의원에 의한 개헌이 되어선 안 된다. 개헌을 한다면 4년 중임제를 지지한다. 나는 이미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국민의 기본권 확대, 지방분권, 선거제도 개편, 결선투표제 도입을 위한 개헌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지금부터 개헌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현재 정치권의 논의가 정략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다. 지금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한다면 과도 정부가 되고 적폐 청산은 물 건너갈 것이다.  안희정나 역시 대선 전 정략적 개헌 논의에 반대한다. 그러나 개헌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개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치 분권이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없애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작동 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의회의 권한과 대통령 권한 조정 문제 역시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당선되면 적극적으로 개헌 논의를 촉진하고 국민의 합의와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 다만 자치분권 문제는 개헌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이재명 지금의 헌법은 철 지난 옷과 같다. 현대 사회와 국민적 욕구에 맞는 대대적 개편을 해야 한다. 대통령제를 유지하고, 대통령의 권한으로 70년 적폐를 해소해야 한다. 지방 자치 분권을 강화한 분권형 대통령제면 좋겠다. 직접민주주의도 강화해야 한다. 당장은 개헌할 수 없다. 개헌을 제시하고 임기 안에 총선,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뜻을 물어 개헌을 확정하겠다.  최성 미국식 연방제에 기초한 혁신적인 자치 분권 형태의 개헌이 돼야 한다. 개헌의 형태로는 4년 중임제 대통령제와 분권형 책임총리제 형태를 제안한다.   안희정 지사 질문권 토론 (안희정→문재인)  안 문재인 후보의 대선캠프가 매우 크고 화려하다.  문 많은 인재를 영입하는 것은 다음 정부를 위해 인재 풀을 넓혀 가는 작업이다.  안 대통령이 되면 선거를 도운 이들이 당과 정부를 접수하고, 캠프 조직이 국정 운영을 주도한다. 정당에 힘을 모아줘야 하는 것 아닌가.  문 인재 등용폭을 넓히려면 그만큼 많은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 경선에서 승리하면 다른 후보의 인재풀도 활용하고 국민으로부터 추천받아 통합된 정부를 만들겠다.  안 대선 공약집도 당의 이름으로 나와야 한다. 당 정책연구소에 힘이 실려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문 대선 후보의 정책을 당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당 정책연구소가 그런 역량이 있다면 가능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후보들이 활발하게 정책을 개발하고 토론하고 공약해 지지를 받아야 당 정책의 지평이 그만큼 넓어진다. 정책 개발을 당에만 맡기는 것은 좀 무책임한 것이 아닌가.  안 후보를 지지한 세력이 당을 접수하고 정권을 꾸리는 낡은 풍경에서 벗어나야 한다. 선거를 도운 사람들의 정권으로 끝나지 않도록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을 만든 것은 정책 풀을 만들어 누구나 그 정책을 이용하게 하기 위해서다. 대학교수와 지식인들은 당으로 결합하는 것을 내키지 않아 한다. 후보들이 정책을 열심히 개발해 나중에 후보가 되면 다른 후보의 공약까지 다 대표하면 된다.  안 협치의 수준을 연정 수준으로 높이자는 제안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문 협치는 꼭 필요하다. 민주당 단독으로 과반수를 이룰 수 없다면 연정도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까지 함께 대연정을 하자는 주장은 납득하지 못하겠다.  안 저는 국가 개혁과제에 동의한다면 대화하고 타협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문 대화하고 타협하는 것과 연정은 다르다. 독일도 처음부터 대연정을 하지 않았다. 지금은 소연정을 먼저 말할 때다.  안 바른정당과의 연정은 가능한가.  문 바른정당도 자유한국당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안 후보가 통합에 너무 꽂혀있다.   (안희정→이재명)  안 기본소득에 들일 예산으로 현재 사회복지 제도를 강화해야 하지 않나.  이 기본소득에는 노인, 장애인, 아동, 학생, 청년 등 취약계층이 다 담겼다. 복지 정책에 더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대기업에 대한 불필요한 연구개발(R&D) 예산을 줄이면 지방과 서울 간의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 기본소득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가 더 활기를 띨 수 있다.  이재명 시장 질문권 토론 (이재명→문재인)  이 문 후보에게 물어보겠다. 재벌들의 준조세 16조 4000억원 없애주겠다고 공약했는데 진심인지 혹시 착오인지. 문 준조세라는 의미 좀 왜곡한 것 같다. 이번 같은 경우에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돈이다. 과거 일해재단처럼 퇴임 후 대비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며 준조세 16조원은 그런 정도로 많다는 것을 표시한 것이다.  이 법인세는 증세의 대상에서 왜 빼나.  문 법인세 증세는 일자리 예산, 기본소득을 하기 위한 재원 대책이다. 그리고 저는 법인세 증세 안 하겠다 말씀드린 적 없다.  이 문 후보가 법인세에 대해 소극적인 건 사실이다. 국민이 판단하실 것. 문 후보의 ‘10년의 힘’ 조직을 보니 삼성을 비롯해 재벌 기업이 상당수 차지한다. 이학수법(재벌들의 부당 이득 환수하는 법) 찬성하셨느냐 반대하셨느냐. 문 표결한 바 없다. 저는 발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범죄자들의 범죄 수익을 환수하는 법인데도 참여하지 않았나. 당대표 때는 하겠다 하다가 나중에 참여하지 않았다. 삼성 엑스파일 반대 의견 가진 것 아닌가. 친재벌 후보 아니냐. 문 제가 재계 인사들도 당연히 만나고 중소기업중앙회나 사회연대포럼, 노동자들 포럼도 대규모로 만난다. 재벌 인사 만났다고 친재벌이다 말하는 건 곤란하다. 삼성 엑스파일은 수사 시기에 특검 가자고 하면서 검찰 수사가 중단됐고 검찰 떡값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했다. 그건 자료가 남아 있다.  (이재명→안희정)  이 안 후보는 법인세 증세 필요한지 아닌지 말씀해달라. 안 법인세 증세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그런데 국가 장기 재정 정책을 짜서 이만저만한 데 돈이 필요하다는 설득을 먼저 해야 한다.   문재인 전 대표 질문권 토론 (문재인→최성)  문 최고의 안보는 평화다. 동의하시나.  최 독일 사례만 봐도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데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통일경제특구법을 발의해 5조원을 투자해 2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공약에 함께할 생각 있나.  문 나도 곧 남북관계 공약을 발표할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펼치면서 압도적 우위의 국방력 확보를 강조했다.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야 평화가 올 수 있다. 북한 퍼주기란 비난이 많았는데, 실제로 대북 송금액은 김영삼 정부와 이명박 정부 때 많았고,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는 오히려 적었다.  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는 일촉즉발의 위기가 없었는데, 지금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북 강경책은 어리석기 짝이 없다.   (문재인→안희정)  문 지금까지는 일자리 문제를 민간기업과 시장에만 맡겼다. 하지만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공공부문이 일자리 창출에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나.  안 일자리 개수도 중요하지만 일자리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가고 싶은 일자리는 서울 수도권에만 있고 지방까지는 안 온다. 가고 싶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청년 일자리의 대안으로 공공 분야 일자리만을 말하는 것은 위험하다.  문 민간이 일자리 창출에 실패하고 있으니 공공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안 비정규직과 일자리 양극화 문제를 푸는 것이 가장 적극적인 일자리 정책이다. 두 번째로 공공분야의 일자리 정책과 사회적 공공분야의 일자리 창출, 국방 분야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문 그 부분은 의견이 같아 논쟁하고 싶지 않다. 충남도가 조직과 인사에서 더 많은 자치권을 갖는다면 더 많은 공공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지 않나.  안 공공일자리 창출을 현재의 저성장 일자리 부족의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라면, 그걸로는 부족하다. 게다가 공공분야에서 81만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은 핀트가 맞지 않는다.  문 박근혜 정부의 고용 부문 예산 합계가 82조원 정도다. 민간 기업 고용 창출을 위해 세금 감면을 해준다든지, 중소기업과 영세기업에 4대 보험을 지원하는 것이 다 정부가 세금으로 하는 것이다.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잘못됐나.  안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과거 대한민국이 해왔던 정부 주도의 패턴이다.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도록 혁신해야 한다.  문 그러기 위해서라도 공공부문이 마중물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이재명)  문 저는 청와대 특권을 버리고 광화문 청와대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동의하시나.  이 외형도 중요하다. 그러나 실제로 국민들이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게 해야 한다. 제가 질문 드리겠다. 81만개 일자리 창출 법인세, 증세 없이 어떻게 하나.  문 매년 4조 1000억원 정도면 가능하다. 저라면 기본 소득에 들어갈 돈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  이 81만개 공공일자리 창출에는 동의하지만 왜 법인세 증세가 마지막 순위인가.  문 1차로 고액 소득자,  이 그렇게 계산해도 5조원을 만들기 어렵다.  문 조세 부담률 1%만 높여도 15조원 확보 가능하다.  이 결국 서민 돈으로 (세금을)올리려는 것 아닌가.    최성 주도권 토론 (최성→안희정)  최 자유한국당은 헌정 파괴적 발언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연정을 하겠다는 건가.  안 무조건 뭘 만들자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의 연정을 할지 치밀하게 논의하자는 것이다.  최 헌재가 탄핵에 힘을 집중하고 있는데, ‘선한 의지’ 발언은 왜 한 것인가. 동네 인간성 좋은 사람으로서 그런 말을 할 순 있지만, 대통령 유력 후보가 하는 말은 헌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안 의회와의 협치 수준을 높이자는 것이다. 연합정부 문제는 정당 간 치밀하게 논의해야 한다. 저는 30년간 당을 지켜왔다. 모든 선배들 탈당하고 철새 정치 할 때도 남았다. 심지어 당에서 감옥에 보내도 책임지고 감옥에 갔다 왔다. 철새 정치인으로 의심하는 것은 슬픈 일이다.   (최성→이재명) 최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이 후보의 구상은 어떤가.  이 사드가 대한민국 안보에 도움이 된다면 왜 반대하겠나. 미국에는 군사적으로 도움이 되지만 우리는 미·중 간 군사적 충돌까지 걱정해야 하며 경제적 부담이 크다. 이 문제는 원칙적으로 돌아가 잘못된 첫 단추를 제대로 꿰어야 한다.   (최성→문재인) 최 더불어민주당이 포괄적 해법을 적극 추진할 용의가 있나.  문 공감한다. 그런 점에서 사드 배치 문제를 다음 정부로 넘겨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 정부로 넘긴다면 저는 충분히 안보도 지키고 국익도 지킬 자신이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손원천 전문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빵맛 보고 벚꽃 보고…빵빵 골목 달콤 꽃길

    [손원천 전문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빵맛 보고 벚꽃 보고…빵빵 골목 달콤 꽃길

    부산 사람들은 수영구 남천동을 두고 흔히 ‘빵천동’이라 부릅니다. 이유야 단순합니다. 워낙 빵집이 많아서지요. 불과 수백m 거리에 토박이 빵집과 새내기 빵집,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경쟁하듯 늘어서 있습니다. 빵을 좋아하는 이라면 즐거운 비명을 지를 법합니다. ‘빵천동’에서 한 블록 건너엔 남천동 벚꽃거리가 있습니다. 저 유명한 광안리 해변을 품고 있는 꽃길입니다. 아직은 이르지만, 볕 좋은 뜨락의 벚나무들은 벌써 가지 끝에 꽃잎 몇 장 내걸었습니다. 조만간 여기저기서 화르르 꽃등불이 켜지겠지요. 그러니 이 시기에 ‘빵천동’을 찾는다면 한 걸음에 빵 먹고, 또 한 걸음에 꽃 보는 여정이 가능해 집니다. 부산관광공사에서 ‘3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빵천동과 벚꽃길’을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일 겁니다. 골목 여기저기엔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제법 많이 숨어 있습니다. 외관은 여염집이 분명한데 맛있는 차와 커피를 내니 분위기가 남다를 수밖에 없지요.가장 먼저 드는 의문. 왜 남천동에 빵집이 많을까. 현지인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렇다. 옛 남천동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비슷했다. 비교적 요족하게 사는 이들이 많았다. 부산에서 가장 먼저 아파트가 들어선 곳도 이 지역이었다. 게다가 학원이 밀집돼 있다 보니, 이를 좇아 학생과 학부모들이 몰려들었다. 덩달아 집값도 오르고, 점점 더 주민들의 수준도 높아졌을 터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고급 제과점들도 늘게 됐다는 것이다.●빵집 순례의 출발지 ‘옵스’ 빵집 순례의 출발지는 ‘웁스’이다. 로마신화 속 ‘다산의 여신’이 상호다. 영문 표기법대로라면 ‘옵스’(OPS)라 해야 한다. 하지만 표기법대로 발음하는 부산 사람들은 없다. 옵스는 ‘빵천동’의 상징적인 가게다. 가장 먼저 생기지는 않았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건 분명하다. 전설적인 무용담도 전해 온다. 오래전, 가게 바로 옆에 생긴 거대 프랜차이즈 제과점과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여 꿋꿋이 살아남았다나. 이 집의 간판 메뉴는 ‘학원전’과 슈크림 빵이다. 특히 학원전의 경우 이미 ‘전국구’ 간식으로 발돋움했다. 학원전은 줄임말이다. 풀자면, ‘학원 가기 전에 먹는 요깃거리’ 정도 되겠다. 식사 대용으로 만든 빵이니 계란 등 영양 많은 재료가 들어간 건 당연하다. 학생 입맛에 맞췄다고는 하나 그리 달지는 않다. 매장에 학원전만 있는 건 물론 아니다. ‘김치 고로케’처럼 실험정신 깃든 빵도 있다.●옵스 골목길 옆 신흥강자 ‘롤링 핀’ 옵스에서 골목길 하나 지나면 ‘롤링 핀’이다. 두터운 마니아층을 갖고 있는 신흥 강자다. 주종목은 식빵류. 주인장이 ‘옵스 키드’가 아닐까 싶었지만, 본인은 차별성을 강조하며 완곡하게 부정했다. 하긴 빵집 주인에게 자부심은 곧 생명줄과 같을 터다. 롤링 핀은 천연발효빵을 내세운다. 빵 반죽에 이스트 대신 천연발효종을 쓴다. 무슨 차이일까. 이스트는 반죽을 빠르게 발효시킨다. 그래서 빵 만드는 시간이 단축되고 보다 효율적으로 팔 수 있다. 단점도 있다. 소화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는 것. 반면 천연발효종은 발효시간이 오래 걸린다. ‘빨리빨리’보다 ‘느릿느릿’에 초점을 맞춘 재료다. 특히 이 가게는 저온숙성 방식을 택해 더 천천히 발효된다. 한기태(48) 대표는 “빵 하나 만들려면 재료 준비하는 데만 꼬박 하루가 걸린다”고 했다. 공급량도 제한적이다. 많이 만들 수 없어 일정한 양을 만들고 나면 팔고 싶어도 더 팔 수가 없다. 이렇게 만든 빵은 위에 부담을 덜 준다. 풍미도 깊다. 바로 이 맛에 두터운 마니아층이 형성됐다. 롤링 핀 앞의 나무 한 그루가 인상적이다. 보호수로 지정된 팽나무다. 새로 지은 건물 틈에서 힘겨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이제야 겨우 쉴 공간을 얻었다는 안도감도 느껴진다. 글쎄, 나무의 속내야 사람이 알 길이 없다. 팽나무 위는 ‘보성녹차팥빙수’다. 부산 사람 치고 이 집 모르면 간첩으로 몰릴 만큼 유명한 집이다. 너나없이 못 먹던 시절, 팥빙수에 전남 보성의 녹차가루를 뿌려 팔았는데, 이게 ‘대박’을 쳤다. 팥빙수는 맛과 값이 예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여전히 팥과 얼음, 녹차가루가 주재료다. 요즘 유행하는 팥빙수와 확연히 다르다.●골목길 따라 내공 깊은 식빵·크루아상·쌀빵 팥빙수 집에서 좁은 골목길을 스무 걸음 남짓 올라가면 ‘옥미당’이다. 가게 이름에서 ‘고전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문을 열면 검은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우유에 소보루빵 먹으며 재잘대고 있을 듯하다. 상호에 견줘 빵집 외형이나 만들어 내는 제품들은 매우 ‘모던’하다. 얼핏 외국풍의 거대한 2층 건물이 마을 주변을 압도한다는 느낌도 받는다. 한데 엇비슷한 질감의 양옥집들만 있다면 그 또한 밋밋할 터. 주변과의 부조화가 희한하게 잘 어울린다. 부조화는 이 가게 집기로 이어진다. 옛 ‘국민학교’ 시절 책상으로 쓰였을 법한 낡은 탁자가 가게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매끈하고 도회지 느낌이 확 풍기는 집기들도 있다.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는 시폰케이크다. 특히 바질 시폰이 인기다. 시폰 위에는 올리브유가 담긴 플라스틱 스포이트가 꽂혀 있다. 빵을 먹을 때 올리브 오일을 뿌려 먹으란 배려다. 거친 질감의 탁자에서 먹는 시폰케이크가 일품이다. ‘메트르 아티정’은 한국인 아내와 프랑스인 남편이 운영하는 빵집이다. 프랑스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동네 빵집, 현지의 맛을 잘 살린 빵집이 이 가게의 지향점이라고 한다. 밀가루를 프랑스에서 가져다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발효종 역시 르방이라는 천연 효모를 쓴다. 가장 잘 나가는 건 크루아상이다. 바로 위의 ‘어바웃제이’는 빵집이라기보다 디저트와 케이크를 파는 카페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겠다. 레몬 파이, 딸기 케이크 등이 잘 나간다.‘시엘로’는 쌀로 만든 빵을 판다. 특히 ‘홍국’(紅麴) 품종으로 만든 빵이 인상적이다. 홍국은 붉은색 쌀이다. 이 때문에 빵도 붉은빛을 띤다. 이 집도 반죽할 때 천연발효종을 쓴다. ‘대한민국 제과 기능장’이 만든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강하다. 홍국으로 만든 베이글과 식빵이 인기 품목이다. 발걸음을 광안리 해변으로 옮기면 ‘순쌀빵’과 만난다. 2002년 부산에 온 고 노무현 대통령이 밀가루빵 대신 주문해 먹었다고 해서 명성을 얻은 집이다. 어디 이뿐이랴. 하루 두 번 빵을 굽는 ‘브레드 슈가’ 역시 당일 생산, 당일 판매가 원칙이고, ‘무띠’ 또한 입소문 난 독일식 빵집이다. 150년 전통을 가졌다는 스페인의 도너츠 브랜드 ‘카페 도츠’, 단팥빵과 팥빙수 전문집 ‘홍옥당’, 일본식 센베이 전문집 ‘이대명과’ 등도 대단한 내공의 빵집들이다. ●남천동 벚꽃거리 재개발에 2~3년 내 사라질 듯 이제 벚꽃거리를 돌아볼 차례다. 바다 옆 삼익비치 아파트 단지 주변 700m 거리에 늙은 벚나무들이 빼곡하다. 이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때 함께 식재됐으니 수령이 얼추 40년을 헤아린다. 벚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지만 굵은 밑둥만 보더라도 벚꽃 핀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이 된다. 하지만 남천동 벚꽃거리는 2~3년 안에 사라질 전망이다. 이 아파트 단지 일대가 재개발되기 때문이다. 벚나무가 사라진다는 건 벚꽃만 못 본다는 뜻이 아니다. 분분히 꽃잎이 날리고 난 뒤 찾아오는 신록과 숲그늘, 그리고 붉게 물든 가을의 정취도 함께 잃는다는 뜻이다.●광안리 해변 ‘오랜지 바다’도 인상적 마지막으로 광안리 해변에서 꼭 찾아야 할 곳 하나 덧붙이자. ‘오랜지 바다’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선물가게다. 상호는 ‘오랜만이지 바다’를 줄인 표현이다. 800원짜리부터 8만원짜리까지 다양한 기념품을 갖췄다. 특히 우편엽서는 여행객이 그린 작품이 엽서로 제작됐을 경우 판매대금 일부를 인세 형태로 지급한다. 방문객이 제작하는 우표도 인기다. 무엇보다 좋은 건 이 집에서 보는 광안리 해변 전망이다. 낡은 3층 건물의 통유리 너머로 펼쳐진 바다와 광안대교가 정말 인상적이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 남천동 일대를 돌아보려면 차보다 걷는 게 훨씬 수월하다. 승용차는 해변시장 옆의 공영주차장에 대면 된다. 옵스 바로 맞은 편에 있다. 지하철을 이용할 수도 있다. 2호선 남천역 3번 출구가 빵의 세계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맛집 : 갈삼구이는 갈미조개와 삼겹살을 함께 구워 김과 깻잎에 싸 먹는 토속 음식이다. 콩나물을 곁들여 먹기도 한다. 달달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다소 자작하게 끓이면 짭조름한 맛이 더해진다. 광안리 갈삼구이(051-612-9266)가 이름 났다.
  • “범죄행위 입증 안 돼… 탄핵은 인간 박근혜 마녀사냥 하는 것”

    “범죄행위 입증 안 돼… 탄핵은 인간 박근혜 마녀사냥 하는 것”

    박근혜 대통령 측은 27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최종변론기일에서 “대통령의 탄핵은 법전 속에 존재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실제 현실에 나올 때는 엄청난 갈등과 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언론과 검찰에 대해 “인간 박근혜를 마녀사냥 하는 식으로 폭주했다”고 비난하고 헌재 재판부에 대해서는 “(탄핵안을 인용할 경우)헌정 질서의 파괴를 막지 못했다는 엄청난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직 공범들에 대한 1심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을 파면하고 추방하는 것은 위험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사실이다”며 탄핵 기각을 호소했다. 다음은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최후변론 요지.●“탄핵은 대통령 단임제 무력화 시켜” 이동흡 변호사 박 대통령의 명백한 범죄행위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권한남용이라는 모호한 이유로 탄핵을 하면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저해할 것이다. 피청구인이 범죄를 저질렀다면 임기 만료 후 일상적인 수사와 재판 절차를 통해 형사책임을 추궁할 수 있다. 민주국가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법전 속에 존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법률상 다른 책임 추궁 수단이 충분히 있는데 굳이 비상적 수단인 탄핵을 동원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최순실·안종범 등에 대한 죄가 확정되지도 않았다. 이들은 피청구인의 범죄행위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검찰에서 기소한 사람들에게 무죄가 선고되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언론과 검찰은 인간 박근혜를 마녀사냥 하는 식으로 폭주해 심각한 국론 분열을 초래했고, 헌재는 헌정 질서의 파괴를 막지 못했다는 엄청난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아직 공범들에 대한 1심 선고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을 파면하고 공직에서 추방하는 것은 지나치게 위험하다. 탄핵 인용은 대통령 단임제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5년 단임제는 지난 30년간 대한민국 정치 안정과 민주주의를 지켜온 보루였다. 대통령이 5년 동안 소신에 따라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다. 따라서 임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안 되는데 벌써 2명의 대통령이 탄핵 심판대에 섰다. 이와 같이 12년마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다면 국가적으로 엄청난 혼란을 겪게 된다. 미국에선 240년 넘게 탄핵 소추가 인용된 대통령이 없었다. 미국 대통령이라고 해서 모두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을 것이지만 국민의 절제와 지혜로 국가 혼란을 막아온 사실을 배울 필요가 있다. 이번 탄핵심판 인용은 인간적 측면에서도 가혹하다. 박 대통령은 성장과정에서 부모를 흉탄에 잃은 뒤 충격을 극복하고 1998년 정치에 입문해 오늘에 이르렀다. 대통령은 누구보다 부정부패를 증오하고 깨끗한 정치를 위해 목숨을 건 인물이다. 그런 대통령이 혈육도 아닌 지인을 위해 부정부패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민심은 수시로 변한다. 이제는 촛불집회 참석자보다 피청구인 지지자들이 훨씬 더 많이 모인다고도 한다. 대구·경북은 대다수 주민들이 탄핵에 극구 반대하고 있다. 피청구인의 지지도가 4~5%였지만 최근 탄핵반대 여론이 29.4%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여론조사로 인한 탄핵은 이유 없다. 국민 대립이 심각해지는 현실에서 대통령을 탄핵하면 대한민국의 앞날은 어려워질 것이다. 오히려 심기일전해서 이 상황을 수습하고 국가적 통합을 위해 희생할 기회를 주는 것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 ●“세월호 7시간, 神이 아니면 안 돼” 김평우 변호사 우리나라 사람들이 탄핵소추의결서로 국어 공부를 하면 큰일 난다. 구체성과 명확성·논리성이 없다. 소송이라는 것은 무엇을 재판해달라는 것인지 특정시켜야 한다. 그런데 지금 이 탄핵소추장을 보면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특정이 안 된다. 위반사실이 한 가지가 아니라 복합적이며 일시와 장소에 대한 내용이 없다. 피청구인 쪽에서 답변을 할 수 없는 것이어서 방어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재판도 불가능하다. 고의가 없으면 처벌도 없다는 것은 근대법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다. 탄핵소추장을 유심히 읽어보라. 피청구인에게 고의라는 구성요건을 적시한 단 한마디의 말도 없다. 고의에 대한 입증 책임도 소추자에게 있다. 고의라는 것에 대한 증거 설명이 있어야만 한다. 세월호 7시간 관련해 대통령은 신이 아니면 안 되겠다. 대통령이 사고 날 걸 미리 알고 대비하고 있어야 한단다. 이게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간다. 박 대통령은 인간이고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다. 다른 사람이 대통령 되면 우리나라 세월호 같은 재난사고 안 생길 것 같나. 상식에 맞지 않는 주장이고 궤변이다. 박 대통령에게 세월호 7시간의 행적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건 표현의 자유 침해다. 표현의 자유는 침묵의 자유도 포함하는데 어떻게 ‘노 코멘트’가 헌법 위반이 되느냐. 그리고 세월호 사건이 언제 적의 일인가. 탄핵소추장 쓸 시기를 기준으로 2년 반 전이다. 원래 탄핵이라고 하면 지난 일을 갖고 하는 것은 아니다. 탄핵이라는 것에는 시효가 없는가. 절대로 재판관 개인의 견해나 지식으로 재판하면 안 된다. 언제 어디에 내놔도 부끄럼 없는 공명정대한 담론으로 결정해야 한다. 우리 국민뿐 아니라 세계 모두를 승복시키는 명판결을 내려주시길 바란다. ●“최와 내연관계 고씨, 靑 자료 불법 취득” 이중환 변호사 이번 사건은 그 동기가 매우 불순하다. 최순실에 대한 검찰 기소 후 뒤늦게 발견된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의 녹취파일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대화 내용을 살펴보면 이 사건은 피청구인의 40년 지기인 최순실의 불륜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최순실과 내연관계였던 고영태가 청와대 자료를 불법적으로 확보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취득하다가 실패를 본 것이 이번 사건의 전부이다. 허구의 사실로 가득 찬 과장·왜곡된 언론보도가 시민들의 도덕적 감정을 자극했다. 분노한 시민들은 거리로 뛰쳐나가 촛불을 들었다. 촛불민심에는 순수한 시민적 공분과 특정 정치세력의 불순한 정략이 뒤엉켜 있다. 이는 국회의 특정 정치세력이 대통령의 권한을 찬탈하려는 실로 반헌법적인 시도라 할 것이다. 4년 전 헌법에 의한 민주적 선거 절차에 따라 국민이 주권의 행사를 통해 대통령에게 부여했던 ‘민주적 정당성’을 국회가 촛불민심을 등에 업고 빼앗겠다는 것이다. 촛불이 민심이라는 주장은 헌법 제1조를 자신들의 편의대로 잘못 읽은 것이다. 촛불민심은 그 수가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결코 ‘국민의 주권 행사’가 아니다. ‘일부 시민들의 정치적 의사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본건의 발단은 최순실의 것이라는 태블릿 PC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런데 그 태블릿 PC는 형사법정에서도, 헌재 심판정에서도 제출되지 않았다. 가까운 훗날 조작된 사실에 근거해 방송보도가 됐고, 조작된 사실을 알면서 이를 기초로 수사가 진행된 사실이 밝혀지면 이는 언론사와 수사기관에 의한 크나큰 범죄행위라고 할 것이다. ●“고영태, 내부고발자 보호 대신 구속을” 서석구 변호사 국회에는 고영태를 의인으로 떠받드는 야당 의원이 있는가 하면 검찰과 특검은 내부고발자로 보호하고 있다. 고영태 녹음파일에는 그가 사무총장 쫓아내고 재단의 곶감 빼먹는다고 하는 표현이 나온다. 증거인멸 위해 메일을 지우고 한강에 휴대폰 던진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검팀은 바로 이런 고영태를 구속해야 하는 거 아닌가. 박 대통령은 국민 주권자를 배반한 적이 없다. 이석기 촛불집회가 민심이라고 한 국회가 대의민주주의를 위반한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북한에 돈을 줬다가 돌아온 것은 미사일뿐이다. 돈을 퍼줘서 이적 행위를 한 것이다. 우선 이 사건부터 조사해 엄정히 다스려야 한다. 우리가 마지막 순간까지 ‘중대한 결심’ 카드를 꺼내지 않고 있는 것은 그래도 헌재 권위를 존중하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려 국민에게 민주주의와 헌법적 가치관을 주신 헌법재판관님들의 양심을 믿기로 했다. 국민의 최후 보루인 헌법재판관들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소중한 판결을 내려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장모 별세… 정세균 국회의장 등 잇단 조문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장모 별세… 정세균 국회의장 등 잇단 조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모친 박덕남씨가 24일 오전 7시 18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96세.박씨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부터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권 여사와 함께 지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이다’에서 권 여사와 결혼하게 된 계기를 언급하면서 “아내는 청와대에 있을 때나 퇴임한 후에나 친정어머니를 오랜 세월 함께 모시고 살았다. 장모님은 연세에 비하면 지금도 비교적 건강하시다”고 썼다. 이날 빈소에는 애도의 발길이 이어졌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등은 25일 오후 조문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권 여사를 포함해 창좌·진애·기문씨 등 2남2녀가 있다. 상주는 권 여사 남동생인 기문씨가 맡는다. 빈소는 김해 진영전문장례식장이며, 발인은 26일 오전 7시, 장지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선영이다. 전전면은 권양숙 여사 가족이 봉하마을로 이사를 오기 전 살았던 곳이다. 선영에는 권 여사 부친인 권오석씨의 묘가 있다. 봉하재단 사무실(055-344-1004).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고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모친상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모친 박덕남(96)씨가 24일 오전 7시 18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박씨는 노 전 대통령 서거 뒤 무렵부터 봉하마을에서 권 여사와 함께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서거 후 발간된 자서전 ‘운명이다’에서 권 여사와 결혼하게 된 계기를 언급하면서 “아내는 청와대에 있을 때나 퇴임한 후에나 친정어머니를 오랜 세월 함께 모시고 살았다. 장모님은 연세에 비하면 지금도 비교적 건강하시다”라고 썼다. 박씨는 슬하에 권기문, 권창좌, 권양숙, 권진애씨 등 2남 2녀를 뒀다. 상주는 권 여사 남동생인 기문씨가 맡는다. 빈소는 김해 진영전문장례식장(055-345-9444) 201호. 발인은 26일 오전 7시, 장지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선영이다. 전전면은 권양숙 여사 가족이 봉하마을로 이사를 오기 전 어릴 때 살던 곳이다. 선영에는 권 여사 부친인 권오석 씨 묘가 있다. 유족은 최대한 조용히 장례를 치르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하재단 사무실(055-344-1004).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文·安 ‘전우애’ 뜨겁다지만… ‘내전’ 불가피

    文·安 ‘전우애’ 뜨겁다지만… ‘내전’ 불가피

    야권의 ‘파이’ 함께 키우고 있지만 “경선 본격화 땐 호남 격전” 전망 안희정 충남지사가 지지율 20%의 ‘벽’을 넘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10% 포인트 선까지 추격하면서 ‘노무현’이란 정치적 뿌리를 공유하는 두 주자의 경쟁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관심이 집중된다.지난 17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전국 성인 남녀 1003명 대상, 신뢰도 95%, 표본오차 ±3.1% 포인트) 결과를 보면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각각 4% 포인트, 3% 포인트 동반 상승해 33%와 2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경쟁이 현재로선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 서로 뺏고 빼앗기는 ‘제로섬게임’이 아니라 민주당 내지 야권의 ‘파이’를 키우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의미다. 안 지사는 충청 지역에서 전주보다 7% 포인트 올랐고 5060세대에서는 14% 포인트 수직 상승했다. 반면 지지 기반이 겹치는 호남 표심은 지난주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의 이병일 상무는 19일 “민주당 경선이 곧 대선 본선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경쟁에 관심이 쏠려 지지율이 동반 상승한 것”이라고 분석했다.실제 양측은 상대에 대한 네거티브를 자제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우리 당 전체의 외연이 넓어지는 것이고 함께 모인다면 정권 교체의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안 지사도 촛불집회에서 “우리는 동지애로서 서로 신뢰하고 사랑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안 지사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민주당 경선이 본격화되면 ‘제로섬게임’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선’은 야권 민심의 바로미터 격인 호남에서부터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중도·보수층 유권자가 밀집한 무응답층이 갈수록 줄고 있다”며 “안 지사가 이미 중도·보수표를 끌어올 만큼 끌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전하려면 지금부터 집안 싸움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한편 문 전 대표는 이날도 공개일정을 최소화한 채 탄핵 우선 기조를 이어 갔다. 전날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뒤 페이스북에 “정권 교체를 다 된 밥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아직 솥단지를 불에 올리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좋은 대통령이란?’ 토론회에서는 “감히 저는 이미 검증이 끝난 인물”이라며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심성과 철학을 가진 후보라 하더라도 다음 정부는 실패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처음 김해와 부산을 방문한 안 지사는 부산대에서 열린 ‘즉문즉답’ 행사에서 “그분들(이명박 전 대통령·박근혜 대통령)도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과 국민 위해 좋은 정치 하려고 했는데 뜻대로 안 됐던 것”이라면서 “K스포츠·미르재단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기업의 후원금을 받아 동계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었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맘카페 회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출산하면 아주 저가에 10년 이상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아이사랑 주택’ 공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직장어린이집 의무 사업장을 현행 53%에서 100%로 확대하고 산후조리비 100만원 지급 등 육아공약을 발표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단독] 안희정 “文 이길 수 있어… 총통처럼 군림하는 대통령 문화 바꿔야”

    [단독] 안희정 “文 이길 수 있어… 총통처럼 군림하는 대통령 문화 바꿔야”

    ‘안희정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10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19%)은 1주 새 두 배 가까이 올라 문재인 전 대표(29%)와의 격차를 10% 이내로 좁혔다. 그에게 고무적인 대목은 ‘야권의 심장’인 호남에서도 그를 ‘문재인의 페이스메이커’가 아닌 ‘대체재’로서 궁금해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처음으로 지난 주말 목포와 광주에서 ‘호남민심’을 확인한 안 지사는 1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요즘 백척간두의 심정으로 다닌다. 엄청난 공포와 두려움이 있는데 계산 없이 진심으로 지르고 다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충남도청 도지사실에서 이종락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90분간 이어졌다. 그는 시종 “대통령이라고 말하고 총통처럼 군림하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문재인 대세론을 깰 자신이 있나. -문재인 대세론은 정확한 단어가 아니다. 후보가 대세론이 되려면 당 지지율보다 높아야 하는데 그 어떤 후보도 당의 지지율보다 높지 않다. 충분히 경쟁할 수 있고 저의 도전이 승리할 수 있다. →경선에서 진다면 5년 뒤 기회가 있을까. -미래의 일을 어찌 알겠는가. 다만 언제 어느 때나 정당인으로 살아갈 것이다. 5년 뒤 기회, 저는 모르겠다. 미래가 모두를 위해 기다려주는 것은 아니다. 1971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도전,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도전도 그렇고 모두 무모하다고 했지만 그런 도전을 통해서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다. ●돈·공천으로 수렴청정 黨패권주의 없어 →20% 지지율이면 ‘본선 직행’ 유혹도 있을 법한데. -선거 때마다 후보자 중심으로 급조된 정당으로는 책임 정치가 이뤄지지 않는다. 소비자는 브랜드 신뢰도로 상품을 소비하게 되는데 상품이 나올 때마다 브랜드가 바뀌면 리콜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 시장이 죽어버리지 않겠나. 당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했고, 고난과 시련의 시간을 겪었다. 스스로 배신의 정치로 만들지 않고 충성과 의리의 정치로 버텼다. 그 이유는 제가 정당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탈당은 없다. →야권, 당내에서도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를 말하는 이들이 많다. -옛날에 패권이라는 게 돈과 공천을 주고 수렴청정하는 당내 헤게모니 질서를 말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친문 패권주의는 보이지 않는다. 문 전 대표를 지지하고 좋아하는 분들은 정권교체가 꼭 필요하고 문 전 대표가 앞서니까 몰아주자는 것이다. 정권교체 가능성과 새로운 정치 비전, 능력에 따라 지지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기성 질서(대세론)에 도전하려면 기존 소비자(유권자)에게 전혀 다른 맛으로 돌풍을 일으킬 만한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그걸 만드는 게 도전자의 의무다. 저도 마찬가지다. 대연정 제안이 공격받는데 어쩔 수 없다. 그런 매도 안 맞고 어떻게 도전하겠나. 반복해서 이야기했을 때 사람들 귀에 내 이야기가 꽂히면 다시 판단할 것이다. 몇 대 맞아서 내가 삐치면 어떻게 하나(웃음). →박근혜 대통령 탄핵 헌재 판결에서 기각된다면 어떻게 하겠나. -너무 끔찍한 일이라 그걸 전제로 어떤 말도 못하겠다. →야권과 지지층에선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을 배제하지 않은 대연정 구상으로 욕을 많이 먹었는데. -의회 내 압도적 다수파를 형성하자는 원칙을 말했을 뿐이지 새누리당과 연정까지 연동시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언제까지 국민이 촛불광장에서 소리 지르게 만들 것인가. 국가 개혁과제를 시행하고 헌법을 작동시키려면 겨우 다수파로는 안 되고 압도적 다수파를 위한 대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마치 당 정체성과 소신을 팔아먹는 사람처럼 됐다. 현실적 문제에 직면해서 솔직하고 정직하게 당원, 국민에게 보고한 것이다. 당장 혼나는 말이라도 예선과 본선 계산을 따지지 않았다. 유불리를 따져서 표를 얻을 생각 자체가 없다. 그런 계산법은 국민이 원하는 새 정치가 아니다.●사드 배치 한·미 합의 바꾸면 불안 요소 →친박(친박근혜)이 건재한 새누리당에 동아줄을 던져줄 수도 있지 않을까. -국가 개혁과제에 합의한다면, 원론적으로 대화와 타협은 열려 있다. 누구와는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하면 의회정치는 할 수 없다. 새누리당을 용서하자고 말하지 않았다. 심판하려면 다음 총선에서 낙선운동을 하면 된다. 우리에게는 선거 외에 도리가 없다. (대연정을) 곡해하시는 분들의 정서적 부대낌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인용하게 되면 2~3개월 안에 정권을 출범시켜야 하고 안정적 다수파로 의회가 구성되지 않으면 차기 정부 출범은 어렵다. 무조건 포용하고 화합하겠다는 게 아니다. 국회가 총리를 인준하는 방식은 우리나라밖에 없다. 헌법의 의미는 대통령이라고 쓰고 총통처럼 운영하라는 게 아니라, 협치를 하라는 것이다. →민감한 현안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밝히길 꺼린다는 지적도 있는데. -예를 들어 국방개혁이라고 하면 대통령으로서 다뤄주길 바라면 여러 방안이 올라올 것이고 여기서 토론이 이뤄지고 집단지성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현명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 지휘자이자 대통령이다. →어제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대북관계 어떻게 풀어야 하나. -도발이 수시로 있는데 일희일비하지 말자. 유엔 제재 결의로서 국제 공조를 꾸준히 하고 이면에는 다양한 루트로 대화채널을 가동시키자. 협상만 하다가, 또 북한이 일을 벌이면 대화를 단절하는 쏠림 자체가 북에 말려드는 것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는. -제가 박 대통령이라면 그렇게 안 했다. 하지만 우리 안보는 한·미연합 안보체계다. 합의한 내용을 바꿔버리면 불안 요소가 된다. ●日과 경제·외교 협력… 역사 진실 밝혀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위안부 문제에 관한 정부 간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당사자들이 ‘사과받지 않은 것 같다’고 하면 다시 사과를 받는 게 맞다. 정부가 전쟁범죄 피해자들과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민간인들을 적극 도와야 한다. 경제·통상과 외교·안보 등 협력관계는 유지하되 진실을 밝히는 것, 투트랙으로 해결하자.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불거진 재벌 개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불공정 거래를 깨고 민주주의 원칙을 실현하는 게 경제민주주의의 핵심이다. 다수가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민주주의 시장경제 원칙으로 개혁해야 한다. 금산분리법 등 기존 제도를 공정하고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에서 부정행위가 잡힌다. ●일자리 양극화… 노조·中企 역량 강화를 →청년 일자리가 심각하다. 복안은. -(한숨을 쉰 뒤) 정말 많은 전문가에게 이야기를 들어도 답이 안 나온다. 다만 일자리 수 자체가 부족하기보다 가고 싶은 일자리가 없는 양극화가 심각하다. 서울에만 좋은 일자리가 몰린 ‘인서울패권’,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적용되지 않게 대기업이 노동시장의 법칙을 깨는 게 문제다. 노동조합의 교섭력을 높여야 하고 중소기업의 독자적 기술력을 높여줘서 가격협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또 대기업 투자로는 더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박근혜정부의 규제프리존은 엉망이다. 규제를 풀어주는 게 정부의 간접적 역할이기도 하지만 그게 기업의 경쟁력은 결코 아니다. 전쟁 때도 기업은 필요하면 투자하지 않나. 정부가 할 일은 사회안전망과 소득재분배를 왕성하도록 돕는 것이다. →문 전 대표는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을 공약했는데. -정부의 사회적 서비스 기능 강화를 말하는 거면 이해되겠는데 그렇게 공공부문 일자리를 만드는 게 (지속 가능한) 일자리가 되겠는가란 비판도 가능할 것 같다. →김종인 전 대표와 함께 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 -김 전 대표와 함께한다는 것은 논의해본 적 없다. 그분과 행사장에서 왔다 갔다 하며 보고 이야기하고 그랬을 뿐이다. 김 전 대표는 제가 귀담아듣고 지혜를 빌려야 하는 원로 중의 한 분이다. →집권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잠시 침묵하더니)대통령 경호·의전 시스템을 바꾸고 싶다. 미 대통령 경호팀에서 ‘양탄자를 깔아놓고 경호하는 건 바보 같은 일이다’란 말이 있다. 경호란 존재 자체가 드러나지 않아야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 박 대통령과 여러 공식행사에 참여했는데 내빈 중 노인분들이 많이 있는데도 대통령이 입장하니 일어서달라더라. 이해할 수 없다. 그런 의전문화 자체가 대통령이라 쓰고 총통 혹은 임금님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 아니겠나. →캠프에서 ‘안깨비’(안희정+드라마 ‘도깨비’) 마케팅을 많이 한다. ‘충남엑소’(충남+아이돌그룹 ‘엑소’)란 별명도 있다. 스스로 잘생겼다고 생각하나. -자랑을 좀 해도 될까. 어렸을 때부터 동네 아줌마들로부터 예쁘다는 소리 많이 들었다. 그런데 꼭 외형을 가지고 예쁘다고 하진 않을 것 같다(웃음). 홍성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홍성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정치 뒷담화] 대통령 나온 천하 명당 ‘서여의도’로 헤쳐 모여

    [정치 뒷담화] 대통령 나온 천하 명당 ‘서여의도’로 헤쳐 모여

    대통령을 배출하는 천하의 명당이 있을까. ‘천운’이 따라야 한다는 대통령선거, 그에 앞서 ‘예선’에 해당하는 각 당 경선에서 승리를 거머쥐어야만 하는 건곤일척의 승부를 준비하다 보니 여야 대선 주자들은 선거캠프의 터를 결정하는 데에도 각별한 공을 들인다. 그렇다면 대선캠프 ‘명당’의 기준은 뭘까. 첫 번째는 역대 대선에서 대통령을 배출한 빌딩이다. 수차례의 대선을 치렀다는 정치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역대 대통령을 배출했다고 하면 그곳에 둥지를 틀면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DJ·박근혜 승리한 대하빌딩… 반기문 계약해지 정치권에서 ‘선거 명당’으로 유명한 곳은 서여의도 대하빌딩이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경선캠프가 있던 곳이며 1997년에는 김대중 후보의 새정치국민회의 대선 캠프가 차려졌던 곳이다. 조순·고건 전 서울시장도 이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2008년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외곽조직도 이곳을 거쳐 갔다. 명당인 만큼 임대료도 일대에서 가장 비싼 편으로 알려졌다. 평당(3.3㎡) 보증금은 현재 기준 43만원, 평당 임대료는 4만 3000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전격적으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본래 대하빌딩에서 새 살림을 시작하려 했다. 반 전 총장 측은 660㎡(약 200평) 규모의 사무실 계약까지 완료했었으나 출마를 포기한 후 계약을 해지했다. 반면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각각 캠프를 뒀던 금강빌딩과 용산빌딩에는 이번에는 아무도 인연을 맺지 않는다고 한다. 명당의 또 다른 조건은 국회와의 인접성 및 임대료다. 캠프를 돕는 국회의원이나 보좌진 등이 주로 여의도 국회에서 상주하는데다 국회에 상주하는 정치부 기자들과의 접근성이 용이한 서여의도 빌딩촌이 선호되는 까닭이다.야권과 인연 깊은 대산빌딩… 문재인 후보 ‘둥지’ 재수에 나선 ‘대세론’의 주인공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서여의도 대산빌딩에 둥지를 튼다. 4층 일부와 5층 전체를 사무실로 사용하며 브리핑실을 포함해 460㎡(약 139평)가량을 6개월간 임대했다. 2012년 대선 때 문 전 대표의 ‘담쟁이캠프’가 입주했던 동여의도 증권거래소 인근 동화빌딩 660㎡ 크기의 사무실보다는 작다. 입주는 4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최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 건물에 캠프 사무실을 뒀었다. 대산빌딩은 야권과 유독 인연이 깊다. 2012년 대선 패배 후 민주당이 기득권 내려놓기와 정치 혁신의 목적으로 영등포 당사를 폐쇄하고 이곳에 ‘미니 당사’를 뒀다. 천정배 의원이 국민의당에 합류하기 전 창당한 신당 ‘국민회의’도 이 건물에 있었다. 2015년에는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이 건물에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를 열고서 정치 복귀를 선언했고 지난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며 캠프를 차렸었다. 안희정, 文 캠프와 200m 떨어진 곳에 베이스캠프 문재인 캠프와 200m 떨어진 동우국제빌딩에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230㎡(약 70평) 규모의 베이스캠프를 만들었다. 이 빌딩은 더불어민주당의 정책연구기관인 민주연구원이 있는 데다 다수 정치인이 캠프를 꾸렸던 곳이다. 추미애 대표가 지난해 당대표 선거 캠프를 꾸렸고, 문 전 대표가 2015년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캠프를 열었던 곳이다. 또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도 2010년 서울시장 경선 때 이곳에 사무소를 열었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 캠프는 정원빌딩 9층에 132㎡(약 40평) 규모로 마련돼 있다. 국민의당 당사로 쓰이는 신축건물에 이재명 이재명 성남시장의 캠프 사무실은 국회도서관과 국회대로를 사이에 둔 신축건물 ‘비앤비타워’ 13층 중 3~4층에 열었다. 이 건물의 5개층은 국민의당 당사로도 활용된다. 성남과 서울의 동선이 길었던 이 시장은 이곳에 집무실도 마련했다. 3층은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 기자들이 캠프를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게 한 것은 물론 이 시장의 지지자 모임인 ‘손가락 혁명군’이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풍수지리보다는 여의도 정치와 가깝고 당장 입주할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그곳에 사무실을 꾸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산정빌딩 자리 잡은 안철수·유승민 ‘적과의 동침’ 서여의도에 몰리다 보니 본의 아니게 ‘적과의 동침’을 하게 된 주자들도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다. 이들은 산정빌딩에 자리를 잡았다. 안 전 대표는 10층에, 유 의원은 6층에 캠프를 마련했다. 여권의 또 다른 후보인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 지사는 신동해빌딩 7층에 자리잡았다. 이 빌딩은 2012년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대선 경선캠프를 차렸던 곳이다. 남 지사는 대산빌딩에 입주하려고 했으나 계약을 미루는 사이 문 전 대표에게 선수를 뺏겼다.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한양빌딩에 자리를 잡았다. 대하빌딩과 마주한 한양빌딩은 1997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 당시 새정치국민회의가 입주했고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 땐 한나라당이 자리잡았던 곳이다. 같은 당 원유철 의원은 국회 맞은편 진미파라곤 건물에 캠프를 꾸렸다. 대선 일정이 갑작스레 당겨질 가능성이 커지다 보니 주자마다 서둘러 입주할 곳을 찾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한다. 대선캠프를 꺼리는 건물주들도 많다. 정치인들과 언론 등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 시끄럽고 경비가 힘들기 때문이다. 또 건물주로서는 대부분 짧게 임대했다가 철수하기 때문에 이른바 ‘복비’(부동산 중개수수료) 부담도 만만치 않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그래도 여의도가 단기 임대가 가능한 건물이 많은 편이라고 한다 야권 대선 주자 캠프의 한 관계자는 “대선 주자들은 몇 개월만 쓰면 되기 때문에 대부분 보증금 없이 들어갈 수 있는 건물을 선호한다”면서 “건물주들이 이런 이유로 웃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기성 정치권과 거리 둔 손학규 등은 마포구 대선캠프 위치의 상징성에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여의도가 아닌 다른 지역에 캠프를 꾸리는 주자들도 있다. 대부분 정당 소속이 아니고 기성 정치권과 거리를 두려는 주자들인 경우가 그렇다. 여의도는 ‘정치 1번지’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을 탈당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마포구의 다보빌딩에 개인 사무실을 두고 캠프로도 활용하고 있다. 반 전 총장도 귀국 후 마포구 도화동 트라팰리스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했었다. 바로 옆 건물에는 안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도화동 성우빌딩)이, 400m 거리에는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용강동 광산회관)이 자리 잡고 있다. 마포는 여의도와 다리 하나 사이로 접근성이 좋은데다 세간의 시선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라 정치인들이 선호하는 지역 중 하나다. 2012년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던 안 전 대표는 당시 종로구 공평동에 선거캠프를 꾸렸었다. 안 전 대표가 ‘새 정치’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던 만큼 여의도와 떨어진 곳을 물색했었고 ‘공평’(公平)이라는 지명도 마음에 들어 했다는 후문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씨줄날줄] 정치인의 별명/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정치인의 별명/황성기 논설위원

    정치인에게 별명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유권자의 마음을 사려고 대중 노출을 직업으로 삼은 자의 업보다. 별명이란 그 사람의 외모, 성격, 행동에서 추출되는 이미지다. 때론 긍정적으로, 한편으론 부정적인 뜻으로 쓰이지만 실명이건 별명이건 기억해 주는 것이 고마운 정치인에게 별명은 한두 개씩 있게 마련이고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다.박근혜 대통령은 선거 때마다 승리를 가져왔다 해서 붙여진 ‘선거의 여왕’이 드물게 긍정적인 별명인데, 대부분은 부정적이다. 한나라당 대표 때 수첩에 적은 단어와 문장을 보고 말하는 습관 때문에 생긴 ‘수첩 공주’는 대통령이 되고서는 꼭 챙기거나 혼내 줘야 할 사람의 이름을 적었다는 뜻이 추가됐다. ‘얼음 공주’, ‘불통 공주’, ‘발끈해’는 박 대통령의 부정적인 언행이 낳은 산물이다. 19대 대선의 대세론을 주장하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대 대선 때 ‘노무현의 그림자’를 선호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우직하고 서민 냄새가 풍기는 ‘고구마’를 좋아한다. 중고등학생 때는 그 나이 또래의 별명답게 ‘문제아’였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뭐든지 대든다는 뜻에서 ‘싸움닭’인데, 요새는 시원하게 쏘아 주는 ‘사이다’가 더 유통되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사려 깊게 간을 보는 ‘간찰스’에서 강한 이미지로 변신을 꾀한다는 뜻에서 요즘은 ‘강철수’. 안희정 충남지사는 잘생긴 외모답게 아이돌 이름을 딴 ‘충남 엑소’이고,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아이돌급 미모를 지닌 딸 덕분에 ‘국민 장인’이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혈통서 딸린 파시스트’. 3세 정치인이라는 혈통에 우파적 정치 행보를 빗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후보 시절 ‘테플론 트럼프’였는데, 인종 및 여성 비하 등 어떤 차별적 발언을 해도 끄떡없는 것이 어떤 음식도 눌어붙지 않는 조리 기구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음모적인 분위기를 풍겨서 ‘회색의 추기경’. 유럽의 인기 지도자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난민 수용 정책을 일관되게 편 공로로 ‘난민의 어머니’이고, 푸근하다고 해서 ‘무티’(엄마)이기도 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별명은 ‘시아저씨’란 뜻의 ‘시다다’(習大大)이다. 시 주석의 특권층 이미지를 지우고 친근함을 심으려고 관영 매체에서 써오다 개인 우상화란 비난이 일자 지난해 사용을 금지했다. 오늘 미국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가 첫 해외 순방지로 한국에 오는데, 우리 국방부의 사전 브리핑이 배꼽을 잡는다. 국방부는 “동맹국 예우 차원에서 그의 별명인 매드독(미친개) 표현을 자제해 달라”고 언론사에 요청했다. 미국 측 부탁이 아니라 “저희 판단”이라고 한다. 트럼프조차 아베 총리에게 매티스 장관을 가리켜 “미친 개를 잘 부탁한다”고 했다는데, 국방부는 과공비례(過恭非禮)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반기문 대선 불출마] 외교 영웅 → 유력 대권후보 → 실패한 대선주자로

    유엔 사무총장 10년 ‘승승장구’ 文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후보 각인 가십성 논란 의연하게 대처 못해 ‘세계 대통령’이라는 호칭까지 들었던 ‘외교 영웅’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하루아침에 실패한 대선 주자로 전락했다. 1일 갑작스러운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온 국민을 놀라게 한 반 전 총장은 한국 정치에 발을 들이기 전까지 유엔 사무총장을 10년간 역임하는 등 한국 역사에서 가장 성공한 외교관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서울대 외교학과에 진학해 외무고시에 합격, 역대 정권의 외무부에서 승승장구하다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부 장관을 지내고 정권 말기인 2006년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됐다. 외교부에서 반 전 총장은 최고 요직인 미주국장, 외교정책실장을 거쳤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외무부 1차관보와 대통령 비서실 의전수석비서관, 외교안보수석을 역임한 뒤 김대중 정부에서는 외교통상부 차관에 올랐다. ‘충청 대망론’과 함께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대선 후보 지지율 수위를 다투던 반 전 총장은 지난해 5월 방한을 전후로 대선 가도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방한 기간 김종필 전 총리 예방과 보수의 본산인 대구·경북 방문 등 사실상 대권 행보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왔다. 반 전 총장은 퇴임이 다가올수록 지지율이 상승했다. 지난해 말까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앞서 있었다. 그가 귀국한 지난달 12일 인천공항엔 엄청난 환영 인파와 취재진이 몰렸다. 귀국 직후부터 반 전 총장의 일거수일투족은 뉴스가 됐고 ‘문 전 대표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후보’로 각인됐다. 그러나 귀국 이후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국 순회 행보 내내 ‘턱받이’, ‘승차권 발매기’, ‘퇴주잔’ 등 가십성 논란에 의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나쁜 놈들’ 발언 논란도 빚어졌다. 순회 일정이 끝난 뒤에는 캠프 내부 불화설도 제기됐다. 반 전 총장과 ‘연대’, ‘통합’을 준비하던 정치인들도 그를 만나고 난 뒤 매우 어정쩡한 입장을 취했다. 이날까지 정치 세력화를 고심하던 반 전 총장은 결국 정치를 포기하고 명예로운 퇴장을 선택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전시 논란 표창원 “진심으로 사과”

    전시 논란 표창원 “진심으로 사과”

    朴대통령 풍자 파장 입장 밝혀 새누리 “사퇴·제명 마땅” 주장 민주 이르면 오늘 징계 논의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그림의 국회 전시 논란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특히 여성분들께서 상당히 많은 상처를 입은 것으로 얘기를 들었다.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표 의원의 의원직 사퇴·제명을 요구하는 등 맹공을 퍼부었다.표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논쟁과 정쟁을 불러일으키고 소속 정당이나 새누리당 등 다른 정당 분들, 여성분들께 상처를 드린 작품이 있었다. 이유를 막론하고 제가 책임질 부분이며 공개사과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내 대선주자들도 피해를 당하셨다면 사과를 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기자들이 “논란이 된 작품을 미리 보지 못했느냐”고 묻자 “(미리)알았다. 외국 미술관들에서도 유사한 작품을 봤고 교과서에서도 원작 ‘올랭피아’를 본 적이 있어서 ‘그렇구나’ 하고 지나간 작품이었다”고 답했다. 지도부가 징계절차에 착수한 데 대해 “윤리심판원 결정에 승복하고 따르겠다”고 밝혔다. 다만 여권의 의원직 사퇴 요구에는 “과한 요구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김성은 비대위원은 “여성 비하를 넘어서 국격을 추락시키는 일”이라며 “책임을 통감하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고 제명돼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넘어가긴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전 여성을 모독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도 “민주당의 작금의 교만함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국정농단은 용서받을 수 없지만 품위와 품격 있는 방식으로 지적해야 공감을 얻는다. 진솔하게 사과하는 게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진화를 서둘렀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만약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됐을 때 새누리당이 노 전 대통령을 벌거벗겨 풍자 그림을 걸었다면 가만히 있었겠는가”라면서 “그런 점에서 징계 사유가 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르면 26일 윤리심판원에서 표 의원 징계안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유진모의 테마토크] ‘더 킹’과 ‘공조’로 읽는 정치와 권력

    [유진모의 테마토크] ‘더 킹’과 ‘공조’로 읽는 정치와 권력

    새해 초 극장가 흥행의 쌍끌이는 ‘더 킹’(한재림 감독)과 ‘공조’(김성훈 감독)다. ‘더 킹’은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를 꿈꾸는 스타 검사와 한때 그의 앞잡이 노릇을 했던 젊은 검사가 나락으로 떨어진 뒤 대립한다는 내용이다. ‘공조’는 남측에 숨어든 북측 테러범을 잡기 위해 양측의 형사가 공조수사를 한다는 게 기둥 줄거리다. 이들의 흥행의 이면엔 ‘우리 대한민국’의 민낯 까발리기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킹’. 신입 검사 박태수(조인성)는 형편없는 건달 아버지를 뒀다는 핸디캡에 내내 몸살을 앓는다. ‘족보’ 없는 그를 스카우트한 인물은 스타 검사 한강식(정우성) 전략부장. 이들은 한 팀을 이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 전략팀 자료실엔 ‘터지면 이 나라가 들썩들썩할 사건’들이 수두룩하고 강식 일당은 시류에 맞춰 적당히 하나씩 자료를 꺼내 야바위 기획수사, 표적수사 등으로 교묘하게 자신들의 이익에 맞는 정권을 돕는다. 강식의 맹목적인 출세지향 행동의 합리화의 근거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한 사람과 가족은 연금 60만원으로 한 달을 버티지만 친일파 부역자들은 장차관을 해먹었고 그 가족들은 재벌이 됐다’는 것. 그는 자신이 역사고 곧 나라라는 궤변을 펼친다. 국정교과서 파문이다. “조폭인지 경찰인지 검찰인지 구분이 안 된다”는 폭력조직 2인자 최두일(류준열)의 대사 역시 촌철살인이다. 영화는 대중이 잘 몰랐거나 의심하는 검찰 내부의 비리와 관행의 근거를 파헤치면서 결국 그게 정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지점에 탄착군을 형성한다. 강식의 입을 통해 ‘보복은 복잡한 정치 엔지니어링의 철칙’이라며 왜 검찰이 바로 서야 헌법정신이 곧추서고, 왜 정치가 투명해야 국가질서가 건전할 수 있는지 반어법으로 외친다. 취임 후 검찰개혁을 가장 크게 부르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해석이다. 영화는 자신을 죽이려던 강식에 맞서 진격하는 태수의 반격이 반전의 묘미를 주면서도 그 결론에 대해서는 열어놓고 있다. 투표 참여 독려의 프로파간다다. ‘공조’. 북측은 슈퍼노트(정교한 100달러 위조지폐) 동판을 만들어 세계경제 질서를 교란 중이다. 인민보안부 간부 차기성(김주혁)은 ‘조국’을 배신하고 테러조직을 결성해 동판을 탈취한 뒤 팔기 위해 서울로 숨어든다. 그의 소재를 파악한 북측은 한때 기성의 부하였던 보안부 형사 림철령(현빈)을 공식적으로 남측에 보내 공조수사를 부탁한다. 남측은 무기력한 중년의 생계형 형사 강진태(유해진)를 파트너로 붙인다. 영화는 남북의 이데올로기 대치 국면을 교묘하게 피해 가는 듯하지만 사실 이념 대결의 허상을 일깨우는 가운데 중요한 건 함께 사는 공동체 의식이라고 열변을 토한다. 두 사람은 표면적으론 공조하지만 속으론 각자 상부로부터 받은 임무수행을 위해 서로 속고 속이며 갈등한다. 진태는 매번 투덜대며 철령의 비협조를 힐난한다. 뻔뻔하게 신뢰를 강조하면서. 겉으론 웃으면서 공조를 강조하지만 정작 그들의 속내는 각자의 이해타산이다. 어디선가 많이 본 구조 아닌가? 그럼에도 결론은 ‘중요한 건 국가에 대한 충성심도, 이념의 대립도 아닌, 가족의 정과 친구의 의리, 즉 모든 사람들의 조화롭고 평화로운 공동체 삶의 영위’다. 강우석 감독은 ‘투캅스’(경찰 비리)와 ‘공공의 적’(사회 부조리)을 조합한 영화를 준비하다 캐스팅까지 해놓고 중도에 포기했다고 얼마 전 밝혔다. 그 이유는 “현실이 더 영화 같은데 누가 영화를 보러 오겠느냐”였다.
  • ‘1300년 보존’ 한지 산업 육성… 고문서 복원 ‘기록한류’ 꿈꾼다

    ‘1300년 보존’ 한지 산업 육성… 고문서 복원 ‘기록한류’ 꿈꾼다

    국가기록원은 과거의 기록으로 나라의 미래를 준비하는 곳이다. 요즘 기록원은 비상 상황이다. 원래 대통령 퇴임 6개월 전에 기록원 직원이 청와대와 함께 기록 이관작업을 준비한다. 하지만 만약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되면 두 달 안에 1000만건에 가까운 기록물을 세종시 대통령 기록관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다. 참여정부 때 대통령 기록물법이 제정된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은 755만건, 이명박 전 대통령은 1088만건의 기록을 남겨 박근혜 정부의 기록물 양도 비슷한 수준이란 전망이다. 물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기록도 대통령 기록관으로 옮겨진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도 국가기록원은 수년간 전통 한지 제작과정을 복원해 국가의 품격을 높이 세우는 일을 열성적으로 해 왔다. “매일 풀을 쑤어서 6·25 한국전쟁 작전지도, 1949년 제1회 국무회의 회의록 등을 한지로 살려내는데 엄청난 수작업이라 한 해에 복원할 수 있는 서류가 2300장 정도에 불과해요.” 경기 성남시 국가기록원의 기록보존복원센터는 깃털 같은 한지로 생산된 지 불과 수십 년 만에 바스러진 국가 중요 문서를 살려내는 곳이다. 고도의 정밀한 손길로 인간 뇌의 혈관을 이어붙이는 것처럼 잘게 파편이 난 문서의 조각을 붙이고 사라진 부분은 한지로 메운다. ●500년 비단보다 2배 이상 오래 보존 닥나무로 만든 한지가 국가 중요기록 복원에 사용되는 것은 뛰어난 보존성과 내구성 때문이다. 고연석(46) 학예연구관은 “산업혁명 이후에 공장에서 나온 종이는 모두 운명이 같다. 첨가제와 화학약품을 범벅한 종이는 수명이 짧다”면서 “하지만 천연재료를 일일이 손으로 만든 한지는 보존이 잘된다. ‘견오백 지천년’이라고 비단은 500년, 종이는 1000년을 간다는 말이 있다”고 설명했다. 60여년 전에 만들어진 국가 중요 문서는 이미 누렇게 변하고 조각이 떨어져나가 복원이 필요하지만 전통 한지로 만든 조선왕조실록은 여전하다. 종이 강도는 A4용지보다 한지가 357배 크다. 대한민국의 요즘 성인들은 서예시간에 화선지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 사실 이 화선지는 일본의 화지와 중국의 선지를 결합한 국적불명의 종이로 오히려 한지의 뛰어난 점을 갉아먹은 측면이 있다. 한지는 ‘외발뜨기’란 독특한 방법으로 제작해서 월등한 내구성을 자랑한다. 1300년 가까이 석가탑 속에서 살아남은 ‘무구정광다라니경’이 바로 한지의 탁월한 보존성을 증명하는 좋은 예다. ‘외발뜨기’란 한지 틀을 한 개의 줄에 매달아 장인이 앞뒤, 좌우로 흔들어 닥섬유가 엇갈리게 결합되도록 하는 제조방법이다. 장인의 노동력과 섬세한 손길로 만든 습지는 ‘도침’(搗砧)이란 후처리 과정을 거치면 컬러인쇄가 가능한 매끈매끈한 종이가 된다. 도침은 나무로 종이를 두드리는 것으로 한지의 장점인 매끈하고 윤기 나는 표면을 완성하는 후처리 공정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인 1920년경 조선총독부는 도침과 같은 전통 한지 제작방식을 말살하고, 화학제품인 양잿물을 사용하도록 해 천연재료로만 만들던 한지의 질을 떨어뜨렸다. 한지의 뛰어난 보존성은 이탈리아 교황청에서도 고문서 복원에 한지를 사용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기록원은 수천억원대로 추산되는 유럽의 고문서 복원 시장에 한지의 가치를 알려 ‘기록한류’란 새로운 행정한류를 퍼뜨릴 계획이다. 이미 한지는 미국 국회도서관, 하버드대 박물관에서 복원처리에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이탈리아 도서병리학연구소에서도 한지를 복원용 재료로 인증했다. 그동안은 일본산 선지가 복원용지 시장을 선점했지만 한지의 우수성이 인정받아 ‘기록한류’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다. 전통 한지를 꾸준히 소비하는 곳은 문서 복원에 사용하는 국가기록원이 유일하다. 연간 5000만원어치의 한지를 기록원에서 사용하지만 복원용 한지만으로는 전국 20여곳에 불과한 한지 공방이 전통 방식으로 꾸준한 생산을 하기란 불가능하다. 기록원은 전통 한지 시장을 확대하고자 훈장용지 개선사업을 추진했다. 국가기록원 직원들은 한지 스터디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주말이면 직접 장인을 찾아다니며 전통 한지 제조법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조선시대 왕이 내리던 문서인 교지와 가장 근접한 전통 한지를 재현해 훈장과 포장의 증서로 사용하게 됐다. 연간 훈·포장 증서와 대통령, 국무총리 표창장은 3만여명 규모로 발행된다. 올해는 약 3000여명이 전통 한지로 만든 훈장 증서를 받을 예정이다. ●일제 판결문·토지조사부 등 복원 추진 인사혁신처에서는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필경사가 직접 붓글씨로 공무원 임명장을 쓴다. 임명장의 붓글씨뿐 아니라 종이도 한지로 제작해 전통 한지의 시장을 넓히는 것이 국가기록원의 목표다. 인쇄가 어렵다는 단점을 보완해 보통 사무실에서 쓰는 컬러프린터로 인쇄할 수 있는 한지도 개발했다. 기록원 직원들의 미세한 붓끝에서 한지가 연결한 닥섬유를 타고 새 생명을 얻은 국가문서들의 가치는 막대하다. 서른세 살의 나이에 3군 총사령관을 맡아 6·25 한국전쟁을 지휘했던 정일권 전 국무총리의 작전명령서 등 일제강점기부터 근현대 정부의 설립 기록이 되살아났다. 일제강점기의 판결문은 독립유공자 추서의 유일한 증거물이며 토지조사부는 국민의 재산권을 회복하는 기록이기 때문에 문서 복원은 국민 개개인의 존재 의미를 살려내는 작업이기도 하다. ●기록문화유산 등재 세계 4위·亞 1위 역시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조선말 큰사전과 3·1 독립선언서도 국가기록원이 복원한 중요 문서다. 고문서 복원작업에도 참여해 조선시대 가장 화려했던 혼례 기록인 명성왕후와 순종왕후의 ‘가례도감의궤’ 복원도 국가기록원이 맡게 된다. ‘기록한류’는 새마을운동, 전자정부에 이어 새로운 행정한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의 기록문화는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전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10개의 유산이 등재될 정도로 이미 인정받았다. 아시아에서는 가장 많은 세계기록문화유산을 보유한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국가기록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 때인 1968년 세워져 현재 서울, 부산, 대전에 기록관이 있고 재작년 세종시에 대통령 기록관을 건립했다. 우리나라 기록문화유산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 조선왕조실록을 춘추관, 충주, 전주, 성주에 나눠 보관했다가 정족산, 적상산, 태백산, 오대산 등에도 사고를 지어 보관했던 것과 비슷한 체계다. 왕의 잠자리까지 따라다니며 철두철미하게 기록을 남겼던 조선시대 사관의 책임의식은 오늘의 국가기록원까지 이어졌다. 기록한류는 단순히 기록을 많이 남기고 보존하는 것만이 아니다. 가장 기록한류로 내세울 점은 디지털 기록의 생산과 이관, 보존을 통합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대한민국 공무원이 만든 문서는 공공기록물 관리법에 따라 생산 10년이 지나면 국가기록원에서 보관한다. 매년 법에 따라 수백만건의 문서를 국가기록원은 정보자원으로 자료화한다. 기록을 융합해서 생산과 연계되도록 하여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바로 기록한류다. 세계 어느 국가도 우리나라만큼 디지털 기록을 생산하여 바로 이관하고, 보존하는 시스템을 갖춘 곳이 없기에 기록한류로 알리는 것이 국가기록원의 역할이기도 하다. 이상진(55) 국가기록원장은 미국 워싱턴의 ‘내셔널 아카이브’처럼 우리의 국가기록원도 수도 서울에서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이는 곳이자 국민과 친밀한 장소가 되길 희망했다. 현재 대통령 기록은 모두 세종시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관됐지만 기록원 서울관에는 여러 흥미진진한 전시물이 많다. 이 원장은 “인공지능인 ‘알파고’도 결국 기록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국가기록원이 모든 기록을 관리하고 특히 전통 한지를 살려내어 훈장 증서와 기록 보존에 사용하는 것은 나라의 격을 높이는 일이자 국가 미래의 길을 밝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반기문, 영암 농촌마을서 1박…모처럼 밝은 표정 “왜?”

    반기문, 영암 농촌마을서 1박…모처럼 밝은 표정 “왜?”

    3박4일 일정의 ‘민심 청취’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7일 전남 영암 지역의 한 농촌 마을을 찾았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하루를 시작해 전남 진도 팽목항에 들러 세월호 분향소에 참배한 뒤 마지막 일정으로 전남 영암군 영암읍에 있는 한 마을회관을 찾았다. 마을회관에서 주민들과 하루 숙박하며 농촌 민심을 청취한다는 취지이다. 이곳에서야 넥타이를 푼 반 전 총장의 표정은 밝았다. 가는 곳마다 시위대와 승강이를 벌여야 했던 봉하마을이나 팽목항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주민들은 감, 고구마 등 지역 특산물로 다과를 차려놓고 반 전 총장을 환대했다. 한 여성 주민은 반 전 총장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준비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주민들과의 대화에서 월출산 등 지역 명소를 거론하며 “이곳 영암에서 많은 훌륭한 분이 배출됐다고 하는데, 저도 이런 곳에서 좋은 정기를 받아볼까 해서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이 존중해가면서 서로서로 이웃으로 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서로 신뢰하고 사랑하는 사회가 되도록 미력이나마 노력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여성사회활동 참여 확대 및 인재 계발, 도농 간 균형발전 및 농수축산물 가공산업 육성의 필요성 등의 정책적 견해를 밝혔다. 반 전 총장은 18일 오전 광주로 이동해 5·18 민주묘지에 참배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유선, “남편 이성호 판사 만나 100일 만에 결혼” 아이들 누구 닮았나?

    윤유선, “남편 이성호 판사 만나 100일 만에 결혼” 아이들 누구 닮았나?

    윤유선 방송 출연에 윤유선 남편이 재조명됐다. 12일 방송된 TV조선 ‘엄마가 뭐길래’에는 윤유선이 새로운 엄마로 출연해 아이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윤유선은 세련된 인테리어의 집과 자녀들과 함께 하는 일상을 공개했다. 윤유선은 시험을 앞둔 아들을 위해 일찍부터 식사를 준비하고, 딸과 친구처럼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드라마에서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였다. 윤유선 남편 이성호 판사는 서울대 외교학과 출신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2001년 윤유선과 결혼했다. 윤유선은 앞서 한 방송에서 “지인의 소개로 현직 판사인 남편을 소개받았다”며 “남편을 만난 후 한 달도 안 돼 프러포즈 받고 100일도 안 돼 결혼을 했다”고 러브 스토리를 공개한 바 있다. 한편 이성호 판사는 지난 2013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해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그는 2012년 8월 성추행 사건으로 실형이 확정된 고려대 의대생 배모씨의 모친 서 모 씨에 대해서도 피해 여학생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전문]박근혜 대통령 측 세월호 7시간 관련 석명

    [전문]박근혜 대통령 측 세월호 7시간 관련 석명

    재판부 석명 사항에 대한 답변 사 건 2016 헌나 1 대통령(박근혜)탄핵 피청구인 대통령 박 근 혜 위 사건에 관하여 피청구인의 대리인들은 다음과 같이 재판부의 석명에 대하여 답변합니다. … 다 음 … - 세월호 7시간 피청구인의 행적에 대하여 1. 세월호 사고 당일 피청구인의 행적 정리 가. 전제 사실 ○ 청와대는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인 대통령의 거주 및 집무 공간으로 적의 공격이 예상되는 중요 국가 안보시설1) 과거 북한의 청와대 무장 침투 공격 시도가 있었고, 최근에도 북한에서 계속하여 ‘청와대 타격’ 운운 하는 협박이 있었습니다. 이어서 내부 구조나 배치, 특히 대통령의 위치와 동선은 국가기밀에 해당하며 어떤 나라, 어느 정부에서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 대통령등의경호에관한법률 제9조(비밀의 엄수) ① 소속공무원[퇴직한 사람과 원(原) 소속 기관에 복귀한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소속공무원은 경호실의 직무와 관련된 사항을 발간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공표하려면 미리 실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 세월호 사고와 무관하게 당일 대통령의 행적에 관해 각종 유언비어가 횡행하여 결국 국회 국정조사, 특검 수사,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로까지 이어졌기에 더 이상 국민이 현혹?선동되고 국가 혼란이 가중되지 않도록 부득이 대통령의 집무 내용을 공개한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절실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나. 일반적 설명 ○ 2014. 4. 16.은 대통령(이하, 피청구인이라 합니다.)은 공식 일정이 없는 날 대통령은 공식 행사가 없는 경우에도 쉬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집무실)에 머물며 비서실과 행정각부로부터 보고를 받고 지시를 하는 등 업무를 처리합니다. 따라서 대통령의 근무처는 대통령이 현존하는 그곳이 근무처로 보는 것이 통상 헌법학자들의 견해입니다. 이었고, 그날따라 피청구인의 신체 컨디션도 좋지 않았기에 관저 집무실에서 근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관저 집무실은 피청구인이 업무를 보는 공식적인 집무실입니다. ○ 피청구인은 평소처럼 기상하여 아침 식사를 한 후 관저 집무실에 들어갔습니다. 이 집무실은 역대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빈번하게 이용해 온 사무공간으로 책상과 컴퓨터, 서류철로 가득하며, 대통령이 그곳에서 전자결재를 하거나 주로 보고서를 읽고 행정부처, 비서실 등과 전화를 하며 각종 보고를 받고 업무 지시를 하는 곳입니다. ○ 피청구인은 그날 역시 공식 일정이 없을 때의 평소와 다름없이 집무실에서 그간 밀렸던 각종 보고서를 검토했고 이메일, 팩스, 인편으로 전달된 보고를 받거나 전화로 지시를 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였습니다. ※ 피청구인을 측근에서 보좌하는 안봉근, 정호성 등 비서진은 별도의 사무공간이 있고 그곳에 텔레비전이 있기 때문에 중요한 내용이 보도되면 직접 혹은 전화나 쪽지 메모로 피청구인에게 보고하는 경우가 있음. 사고 당일 오전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이 직접 관저 집무실로 피청구인을 찾아와 세월호 상황을 대면보고 하였고, 점심식사 후 즈음에도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으로부터 세월호 관련상황을 대면보고 받은 사실이 있습니다. ○ 피청구인은 10:00경 국가안보실로부터 08:58 세월호 침수 사고에 대해 처음 서면보고 국가안보실 보고서는 인편으로 부속실에 전달되고, 즉시 대통령에게 보고됩니다. 를 받았고, 서면보고 내용은 사고 원인, 피해 상황 및 구조상황이었습니다. 구조상황은 56명이 구조되었고 09:00 해군함 5척, 해경함 4척, 항공기 5대가 현장에 이동했으며, 09:35 상선 3척, 해경함 1척, 항공기 2대가 추가로 현장 도착해서 구조 중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 그 후 인명 구조를 위해 수시로 보고받고 지시를 하는 과정에서 피청구인은 짧게는 3분, 평균 20분 간격으로 쉼 없이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지시를 하였습니다. 관계기관의 잘못된 보고와 언론의 오보가 겹쳐 나라 전체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피청구인이 계속 상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국가안보실장이 오후 2시 50분경 승객 대부분이 구조되었다는 보고가 잘못되었고 인명 피해가 심각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고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은 동 보고를 받고서 바로 정부 대책을 총괄, 집행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이라 합니다) 방문을 지시하였고 경호실의 외부 경호 준비, 중대본의 보고 준비 및 중대본 주변의 돌발 상황 때문에 17:15경 중대본에 도착하게 된 것입니다. ○ 그날 관저 출입은 당일 오전 피청구인의 구강 부분에 필요한 약(가글액)을 가져온 간호장교(신보라 대위)와 외부인사로 중대본 방문 직전 들어왔던 미용 담당자 외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 이상의 개괄적 상황이 당시의 피청구인 정확한 행적입니다. 시간 피청구인 행위 장소 증거, 증빙 09:53 . 외교안보수석 서면보고 수령하여 검토 - 국방 관련 사항(세월호와 무관한 내용) 집무실 10:00 . 국가안보실로부터 세월호 사고 상황 및 조치 현황 보고서(1보) 받아서 검토 - 사고 상황 개요 정리 - 해경 조치 현황 : 상선 3척, 해경함 1척, 항공기 2대가 현장 도착해 구조 중, 해군함 5척, 해경함 4척, 항공기 5대 현장 이동 “ 보고서 10:15 .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하여 상황 파악 및 지시 - 안보실장 보고 : 선체가 기울었고 구조 진행 상황 및 구명조끼가 정원보다 많이 구비되어 있다 - 피청구인 지시 : “단 한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구조에 만전을 기)할 것. 여객선 내 객실 등을 철저히 확인하여 누락 인원이 없도록 할 것” “ 안보실 행정관이 대통령 지시사항을 중대본안전관리본부장,해경청장(상황실)에 즉시 전달함 10:22 . 피청구인이 국가안보실장에게 다시 전화하여 ‘샅샅이 뒤져서 철저히 구조해라’고 강조 지시 “ 10:30 . 피청구인이 해경청장에게 전화해 “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인원 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 지시 ※ 당시 해경은 10:24 이미 특공대를 투입했고, 세월호는 기울어져 갇힌 승객 탈출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나 피청구인에 보고되지 않았음 집무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2차에 걸쳐 대통령의 안보실장, 해경청장 상대 지시 내용 언론 브리핑 10:36 . 사회안전비서관의 여객선 침몰 사고 상황 보고서(1보)받아 검토 - 471명 탑승, 09:50 현재 70명 구조 완료 “ KBS TV에 중대본 발로 ‘구조는 신속하고 순조롭게 진행, 사망 위험 비교적 낮다’ 보도 10:40 . 국가안보실 보고서(2보) 받아 검토 - 10:40 현재 106명 구조, 왼쪽으로 60도 기운 상태, 해군 3척, 해경 2척, 항공기 7대 및 민간선박 11척 현장 도착 구조 중 - 합참 탐색구조본부(09:39), 중대본(09:45) 가동 “ 보고서 10:57 . 사회안전비서관의 여객선 침몰 상황 보고서(2보) 받아 검토 - 총 476명 탑승, 10:40 현재 133명 구조 완료 “ 보고서 11:20 . 국가안보실 구조 상황 보고서(3보) 받아 검토 - 11:00 현재 161명 구조, 10:49 선체 전복(침몰 선체 사진 첨부) “ 보고서 11:23 . 국가안보실장의 유선보고(4보) 받고 통화 “ 김장수 11:28 . 사회안전비서관의 여객선 침몰 상황 보고서 (3보) 받아 검토 - 탑승자 현황 및 구조 상황 “ 보고서 11:34 . 외교안보수석실 보고서 받아 검토 - 000 대통령 방한 시기 재조정 검토 “ 보고서 11:43 . 교육문화수석실 보고서 받아 검토 - 자율형 사립고 관련 문제점 “ 보고서 12:05 . 사회안전비서관의 여객선 침몰 상황 보고서 (4보)받아 검토 - 11:50 현재 162명 구조, 사망자 1명 확인 “ 보고서 12:33 . 사회안전비서관의 여객선 침몰 상황 보 고서(5보) 받아 검토 - 12:20 현재 179명 구조, 사망자 1명 확인 “ 보고서 12:50 .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의 전화를 받아 10분간 통화 - 기초연금법 관련 국회 협상 상황 긴급 보고 “ 최원영, 통화 기록 12:54 . 행정자치비서관실의 여객선 침몰 관련 중대본 대처 상황 보고서 수령, 이후 검토 - 탑승 인원 현황, 178명 구조, 사망 1명 - 해군 특수구조대, 해경 특공대 투입하여 침몰 선체에 생존자 여부 확인 중 집무실 보고서 13:07 . 사회안전비서관의 여객선 침몰 상황 보고서(6보) 받아 검토 - 13:00 현재 370명 구조, 사망자 2명 확인 - 행정선 구조 인원 신원 파악으로 구조자 증가됐다고 보고하였으나 결과적으로 잘못된 보고 “ 보고서 13:13 . 국가안보실장이 피청구인에게 전화하여 보고(5보) - 190명 추가 구조, 총 370명 구조(사망자 2) “ 김장수 13:30 이후 .국가안보실에서 13:30 팽목항 입항 예정 보고됐던 190명 탑승 진도 행정선이 입항하지 않자 해경에 관련 상황 확인 독촉 - 13:45 해경에서 190명 추가 구조가 아닌 것 같다는 취지를 청와대에 보고 14:11 . 피청구인이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 상황 파악 - 정확한 구조 상황 확인토록 지시 집무실 김장수 14:23 . 해경에서 190명 추가 구조는 잘못 보고라고 최종 확인 - 서해해경청과 해경 본청간 구조 인원 확인 과정에서 오류 또는 중복 계산 14:50 . 국가안보실장이 피청구인에게 전화, 370명 구조 인원은 사실 아니라고 정정 보고(6보) 집무실 김장수 14:57 .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지시 - 구조 인원 혼선 질책, 정확한 통계와 구조 상황 재확인하도록 지시 “ 김장수 15:00 . 피청구인이 비서관에게 중대본 방문 준비 지시 - 경호실, 중대본, 해난 담당 비서관실 등 전파 “ 부속비서관 15:30 . 사회안전비서관실의 여객선 침몰 상황 보고서(7보) 받아 검토 - 15:00 현재 탑승자 459명 중 구조 166명(사망 2) - 해경, 해군, 민간 특수구조요원 300여명이 선체 수색 예정이나 조류 심해 난항 등 상황 “ 보고서 15:35경 . 미용 담당자가 들어와서 머리 손질(약 20분 소요) - 청와대 체류 : 15:22~16:24 관저 15:42 . 외교안보수석실 서면 보고 받아 검토 - 주한 일본 대사와 오찬 회동 결과 집무실 15:45 . 사회안전비서관실에서 대통령의 중대본 방문 말씀자료 준비하여 피청구인에게 보고 “ 부속실 수령 16:10 .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 - 구조 방안, 실종자 가족 대책, 대통령 조치, 총리 팽목항 방문 등 논의 BH 회의실 회의 결과는 정리하여 대통령 보고 16:30 . 경호실, 중대본의 대통령 방문 준비 완료 보고 집무실 17:11 . 사회안전비서관실의 여객선 침몰 상황 보고서(8보) 받아 검토 - 향후 잔류자 구조 계획 등 차량 이동 보고서 17:15 ∼ 17:30 . 피청구인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하여 구조 상황 등 보고받고 지시 - 지시사항 : ① 많은 승객들이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음. 생존자를 빨리 구할 것 ② 중대본 중심으로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할 것 ③ 피해자 가족들에게 모든 편의를 제공할 것 ④ 일몰 전에 생사 확인해야 하니 모든 노력 경주 - 질문 사항 : ① 특공대 투입했다는데 구조 작업 진척 정도는? ②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든가? ③ 구조자 숫자가 200명이나 큰 차이 나게 된 이유는? 중대본 비서실장, 정무수석 등 수행/ 피청구인이 중대본 방문하여 지시 및 질문한 내용은 녹화 파일 있음 다. 소위 세월호 7시간 관련 피청구인의 구체적 행적 정리 . 이후에도 피청구인은 청와대로 돌아와서 국가안보실, 관계 수석실, 해경 등으로부터 세월호 관련 구조 상황을 계속 보고받고 구조를 독려하다가 23:30 직접 진도 팽목항 방문·지원을 결심하고 안전 업무를 담당하는 정무수석실에 준비토록 지시 . 2014. 4. 17. 01:25(진도 방문 말씀 자료), 02:40(진도 방문 계획안), 07:21(여객선 세월호 전복 사고 종합 보고) 등 보고를 받으며 상황 파악, 대책 검토한 후 14:00 진도 구조 현장 방문, 16:20 진도 실내체육관 실종자 가족 위로 방문 및 요구 사항 청취 . 4. 17. 22:00 피청구인이 실종자 가족(단원고 실종학생 문지성양 부친)과 전화 통화하여 정부의 약속이 지켜지고 있는지 묻고 구조와 수색 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 ※ 피청구인의 중대본 방문 직전 주변에서 발생한 사고 관련 : 사고 동영상이 있음 2. 청구인 측 주장에 대한 검토 가. 대통령이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아 직무유기에 가깝고 헌법 제10조에 의해 보장되는 생명권 보호 의무를 위배했다는 주장에 대하여 ○ 위 사고당일 구체적 행적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청구인은 청와대 내 집무실에서 근무하던 중 10시경 세월호 사고 발생 보고를 처음으로 받았고, 직후부터 구조 상황을 보고받고 보고된 상황에 따른 지시를 하는 등의 대처를 하다가 15:00경 피해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한 즉시 중대본 방문을 결심하고 준비가 완료된 시점에 중대본을 방문하여 동원 가능한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구조에 최선을 다하도록 지시하는 등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 그날은 엄청난 참사 와중에 구조 상황에 대한 관계기관의 잘못된 보고와 언론의 오보가 겹쳐 나라 전체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 11시 6분 경기도 교육청이 학부모에게 ‘전원 무사 구조’란 내용의 문자 발송을 시작으로 11시 25분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해경 공식 발표’란 문자 재차 발송하였습니다. <4월 16일 사고 당일 혼선을 극적으로 보여준 언론사 사과문> 사과드립니다 문화일보는 16일 오전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 1·3면을 통해 ‘477명 탄 여객선 침몰... 대형 참사 날 뻔했다’ ‘독도함 동원 군·경 신속구조... 승객 차분 대응. 화 막았다’는 제목으로 경기 안산시 단원고 학생 325명 전원 구조 등의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보도는 이날 오전 경기교육청 대책반이 ‘학생 전원을 구조했다“는 문자를 발송한 사실과 조난자 구조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는 안전행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및 해양경찰청 측의 발표를 토대로 한 것이지만 정부는 오후 이같은 내용을 번복했습니다. 이에 따라 오전 상황을 전달한 문화일보의 보도는 결과적으로 사실과 다른 보도가 됐으며, 독자 여러분과 사고 관련자 여러분께 혼선을 드리고 심려를 끼쳐 드렸습니다. 이 점 머리 숙여 깊이 사과 드립니다. 문화일보는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더 정확하고 신중한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과 사고 관련자 여러분의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 이 같은 혼란은 오후까지 이어져 정부에서도 오후 1시 7분과 13분 피청구인에게 ‘370명이 구조되었다’는 잘못된 보고를 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은 계속 상황을 확인하였고, 안보실장이 오후 2시 50분 ‘190명 추가 구조가 잘못된 보고’라고 최종 확인하자 피청구인은 오후 3시 중대본 방문을 바로 지시하였습니다. ? 그간 수차에 걸쳐 이런 경과를 공개적으로 밝혔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월호 사고 원인이 대통령의 7시간인 것처럼 몰아가는 악의적인 괴담과 언론 오보로 국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 처음에는 ‘정OO를 만났다’ 하더니 다음은 ‘굿판을 벌였다’고 하고, 그다음은 ‘프로포폴 맞으며 잠에 취했다’ 하였고, 그 다음은 ‘성형시술을 받았다’는 식으로 의혹은 계속 바뀌어가며 괴담으로 떠돌고 있습니다. 나. 대통령이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서 서면보고만 받았다는 주장 ○ 청와대에는 대통령의 집무 공간으로 본관 집무실, 관저 집무실, 위민관 집무실이 있으며 이날은 관저 집무실을 이용했습니다. 청와대는 어디서든 보고를 받고 지시, 결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으며 대통령의 일상은 출퇴근의 개념이 아닌 24시간 재택 근무 체제라 할 수 있습니다. 국가의 통수권자로서는 24시간 대통령 그 자체로서 근무하는 것이지 어떠한 장소적 개념에서의 행위 즉 본관집무실에서의 행위만이 정상적인 업무라는 등의 개념은 대통령의 직무의 특수성에 비추어 성립될 수 없다 하겠습니다. ※ 역대 대통령들은 가족관계와 성향에 따라 관저에 머무는 시간이 달랐을 뿐 모든 대통령이 관저 집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하였습니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령과 질병으로 평소 관저에서 집무할 때가 많았고 -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오전 10시 이전 회의나 저녁 회의, 휴일 업무를 대부분 관저에서 봤음. 2004. 6. 이라크 무장 단체가 우리 국민 생명을 담보로 촌각을 다투던 김선일씨 납치 사건 당시도 관저에 머물며 전화와 서면으로 보고를 받았고, 심지어 ‘관저 정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치인이나 지인을 관저에 불러 대소사를 논의하는 일이 흔했으며 참모들과의 아침회의를 관저에서 개최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였다(2003. 12. 3. 한국일보 ‘한나라·민주 “관저 정치, 안방 정치, 386 정치 중단하라”, 2007. 11. 27. 매일경제 “노대통령 특검엔 대못질 못했다” 등등) ※ 당시 민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측근들을 관저로 불러 맞담배 피며 국정을 논하는 안방 정치를 하고 있다. 국무회의나 비서실 회의는 장식용이고 무용지물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던 사례가 있고, 대연정 제안 직전에는 3일 동안 관저에서 두문불출, 한 발자국도 안 나오고 면담도 일절 하지 않았던 적이 있다. 비서실장이나 정책실장도 안 만나니 뭘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고 한다(김병준 회고록 ‘99%를 위한 대통령은 없다’ 제4장 참조) ※ 피청구인 박근혜 대통령은 특히 관저에 거주하는 가족이 아무도 없어서 다른 대통령보다 더 관저와 본관, 비서동을 오가며 집무하는 경우가 많았음. 피청구인에게는 관저가 ‘제2의 본관’이라고 할 수도 있음 ○ 세월호 사고와 같이 분초를 다투는 업무는 현장 지휘 체계와 신속한 인명 구조 활동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준비에 시간이 걸리는 대면회의나 보고 대신 20~30분마다 직접 유선 등으로 상황 보고를 받고 필요한 업무 지시를 했던 것입니다. 다. 중대본 방문 시 ‘뜬금없는 발언’을 한 것으로 보아 전혀 상황 파악이 안 되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하여 ○ 피청구인은 중대본 방문 시 관계자들에게 ‘피해 가족들을 위로하고, 생존자 구조에 총력을 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 단 1명의 생존 가능성도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 중대본을 중심으로 동원 가능한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여 보다 세밀한 수색과 구조를 해 달라.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조치라면 조금도 망설이지 말고 적극 협조하라. 사고 현장의 가족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세밀하게 살펴 달라’는 취지로 지시와 독려를 하였고, ○ 그런 연후에 ‘특공대를 투입했다는데 구조 작업 진척 정도는? 구조자 숫자가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등 궁금한 사항을 담당자에게 물으면서 중간에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든가?’(배가 일부 침몰하여 선실내에 물이 침범하여 침수되었더라도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으니 물에 떠(선실내부에서) 있을 것이므로 특공대를 투입하였으면 발견할 수 있을 것이 아니냐라는 취지의 질문임)라고 물은 것이어서 전체 대화 내용을 보면 전후 맥락상 이상한 점이 없는데 일부만 거두절미하여 사실을 왜곡, 오도한 것입니다. 라. 소위‘대통령의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헌법 제69조) 위반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는 헌법적 의무에 해당하나 ‘헌법을 수호해야 할 의무’와는 달리, 규범적으로 그 이행이 관철될 수 있는 성격의 의무가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확고한 판례입니다(헌법재판소 2004. 5. 14. 2004헌나1). ○ 청구인측은 위 헌재 판례가 ‘경제 정책 실패’와 같은 추상적 사유를 대상으로 한 것인데 반해 세월호 문제는 ‘구체적 직무 태만’ 여부가 문제되기 때문에 생명권 보호 의무 외에 대통령의 직책 성실 수행 의무 위반도 앞으로 심리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 하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피청구인은 세월호 사고 수습과 인명 구조,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였고 직무에 태만하였다는 비판을 받을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마. ‘세월호 7시간’ 진실 규명 요구에 비협조와 은폐로 일관, 국민들의 알권리를 침해하였다는 주장 ○ 피청구인은 세월호 사고 당일 청와대(관저 집무실)에서 정상 근무하면서 피해자 구조와 사태 수습을 위해 국가안보실, 비서실, 중대본, 해경 등 유관기관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상황을 보고받고 필요한 지시를 하는 등 최선을 다해 대처하였습니다. ○ 이런 경과는 이미 2014. 7. 7. 국회 운영위원회 보고, 2014. 7. 10.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보고, 2014. 10. 28. 청와대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소상하게 밝힌 바 있습니다. ※ 이렇게까지 설명했음에도, 사고 당일 피청구인이 청와대 외부에서 제3자와 밀회했다는 차마 입에 담기도 창피한 이야기가 언론에까지 보도되고,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을 통해 근거 없음이 밝혀지자 청와대 경내에서 굿을 했다는 황당한 이야기, 성형 시술을 했다는 터무니없는 악의적 유언비어가 끊이지 않고 계속되었음 3. 향후 주장 및 입증 계획 ○ 피청구인이 ‘생명권 보호 의무’ 및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를 위배하여 헌법을 위반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법리적 반박은 차후의 준비서면을 통하여 상세히 진술할 예정입니다. ○ 세월호 사고 당일 피청구인의 행적에 관련된 사실관계 입증을 위하여 가. 증인신청 : 김장수 당시 국가안보실장, 김규현 안보실 차장, 박준우 정무수석비서관, 구은수 사회안전비서관, 김석균 해경청장 등 나. 입증취지 : 피소추인의 소명과 관련하여 세월호 관련 보고내용, 대통령 지시사항 및 피소추인의 행적 관련 사항들입니다. ○ 이외 추가로 증거서류 제출 및 사실조회신청을 하겠습니다. 4. 결어 세월호 사고로 인하여 소중한 생명을 잃은 피해자와 유족, 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과 여론을 모르는 바 아니고 피청구인에게도 평생 잊을 수 없는 가슴아픈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다만, 피청구인의 대리인단의 입장에서는 피청구인이 대응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설사 있다 하더라도 국민의 직접 투표에 의하여 선출된 민주적 정당성이 있는 대통령을 파면시킬 정도의 탄핵사유에 해당될지는 사실적, 법률적 양면에서 다툼의 여지가 크다고 할 것입니다. 피청구인은 재판부의 석명요청에 따라 세월호 사고 당일 피청구인의 행적을 시간대별로 밝히며, 소위 세월호 7시간의 문제는 대통령의 동선이 국가기밀사항임으로 인하여 그동안 소상히 밝힐 수 없었던 관계로 이에 대한 일반국민들의 오해와 동 오해가 만들어낸 각종 유언비어로 인한 왜곡된 인식에 기한 것으로서, 이 사건 탄핵사유는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전혀 사실에 부합하지도 아니할 뿐 아니라 법리적으로도 헌법적, 법률적 측면에서 탄핵사유가 될 수 없다고 사료됩니다. 이와 같은 사정을 혜량하시어 공정하고 엄격한 판단을 하여 주시기를 재판부에 부탁드립니다. 끝. 첨 부 서 류 1. 진도 인근 여객선(세월호) 침수, 승선원 474명 구조작업 중(1~3보) 2017. 1. . 위 피청구인 대리인 변호사 이 중 환 변호사 전 병 관 변호사 서 석 구 변호사 송 재 원 변호사 서 성 건 변호사 손 범 규 변호사 이 상 용 변호사 채 명 성 변호사 황 성 욱 변호사 배 진 혁 헌 법 재 판 소 귀 중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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