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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실 들어서는 용산 ‘정치 중심지’로 부상… 종로·광화문 정치 상징성 약해질 듯

    대통령실 들어서는 용산 ‘정치 중심지’로 부상… 종로·광화문 정치 상징성 약해질 듯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밝히면서 ‘용산 대통령실 시대’가 막을 열게 됐다. 대통령 집무실이 한양 도성 사대문 밖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청와대가 있는 종로·광화문 일대가 지닌 정치적 상징성은 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용산 땅은 일찍이 군사적 요충지로서 외세의 침입이 끊이지 않았다. 1882년 임오군란 당시 청나라 군대가 주둔했고, 청일전쟁 때 일본군이 상륙한 곳도 용산이었다. 1904년 러일전쟁이 일어나면서 일본군이 용산에 자리를 잡았고 이후 용산 일대에는 일본군의 주요 군사 시설이 들어섰다. 광복 후에는 미군이 주둔하면서 오랜 시간 일반인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 ‘금단의 구역’이 되었다. 용산은 1990년 6월 한미 정부가 용산기지를 이전하는 내용의 기본합의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새 전기를 맞았다. 2003년 5월 한미 정상이 용산기지의 평택 이전을 합의한 데 이어 2005년 10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용산기지의 국가공원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윤 당선인의 대통령실 용산 이전 계획에 따라 향후 용산공원 조성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당선인의 ‘용산 대통령실’ 선언에 따라 권력의 정점을 상징하던 청와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윤 당선인의 구상에 따르면 청와대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현재의 청와대 자리(서울 종로구 세종로 1번지)는 조선 태조 4년(1395년) 경복궁이 창건되면서 궁궐의 후원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총독부가 경복궁을 청사 부지로 사용하면서 지금의 청와대 부지를 공원화했다. 1939년 조선총독부가 이곳에 건물을 짓고 총독관사로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최고 통치자의 공간이 됐다.1948년 8월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이승만 전 대통령이 ‘경무대’라는 이름을 짓고 관저 및 대통령 집무실로 이 건물을 사용하게 된 것이 청와대의 시작이다. 1960년 윤보선 대통령이 선출되면서 ‘청와대’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62년 동안 ‘청와대’는 최고 권력을 상징하는 단어로 통했다. 특히 광화문 인근에 정부서울청사와 서울지방경찰청 등 주요 시설이 자리하면서 이 일대가 정치·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으나 앞으로는 지역이 지닌 그 영향력이 약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윤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나 용산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신중론 등 여론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은 용산 지역에 추가적인 도시 규제는 없다는 방침을 오 시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용산 일대 개발·정비 사업이 무산되거나 변경, 지연될 우려는 해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설 국방부 청사 인근에는 한강로1가 특별계획구역과 삼각맨션 특별계획구역 정비사업이 추진 중이다. 삼각맨션 특별계획구역의 경우 지상 35층 주상복합 3개 동, 150실의 업무시설 1개 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구역은 준주거지역이라 최고 120m 높이의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인근 국방부 청사에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서면 고도 제한으로 정비 사업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와대 인근의 고도 제한은 인왕자연경관지구와 경복궁 주변 고도지구로 인한 것”이라며 “국방부 청사 인근 지역 고도 제한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정부와 군 지휘부 한번에 타격”…역대 합참의장 11명, 집무실 이전반대

    “정부와 군 지휘부 한번에 타격”…역대 합참의장 11명, 집무실 이전반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을 공식화한 가운데 역대 합동참모의장을 지낸 11명의 예비역 고위 장성들이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역대 합참의장을 지낸 11명의 예비역 장성들은 전날 ‘청와대 집무실 이전, 안보공백이 우려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대통령 경호처장이 유력한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예비역 중장)과 윤 당선인 인수위 측에 전달했다. 여기에 참여한 역대 합참의장은 김종환(15대)·최세창·이필섭·조영길·이남신·김종환(31대)·이상희·한민구·정승조·최윤희·이순진 등 총 11명이다. 이들 중 4명(최세창·조영길·이상희·한민구)은 국방장관도 역임한 인물들이다. 이들의 면면은 역대 보수·진보정부를 가리지 않았다. 조영길 전 합참의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이상희 전 합참의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한민구 전 합참의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각각 국방장관을 지냈다. 이순진 전 합참의장은 차기 정부 국방장관으로도 거론되는 인물이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청와대 집무실의 국방부 청사 이전은 국방부·합참의 연쇄이동을 초래해 정권이양기의 안보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북한이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 준비 동향을 보이는 등 안보 취약기 군의 신속한 대응에 대혼란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와대 집무실로 국방부 청사를 사용할 경우 적에게 우리 정부와 군 지휘부를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목표가 된다”고도 지적했다. 또한 “대통령 집무실은 국가지휘부의 상징이며 국가안보의 최후보루로서, 이전은 국가의 중대사인 만큼 속전속결로 밀어붙여선 안 된다”면서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군을 통수한다고 헌법과 법률에 명시된 만큼 이전 과정에서 군심과 민심이 흔들리지 않을 혜안을 발휘해주길 바란다”고도 조언했다. 이들이 안보 공백을 야기하고 혼란이 우려되는 또 다른 이유로 우선 국방 전산망과 전시 통신망, 한미 핫라인 등 주요 통신망이 제 역할을 못 하게 된다는 점을 들었다.또 국방부와 다른 부대들을 재배치할 경우 지휘·통제·통신·컴퓨터·정보통합을 일컫는 C4I 체계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재 구축된 실시간 작전대응을 위한 통신·정보 네트워크 체계를 재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체계를 재구축하는 과정에서 해킹 등 보안사고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국방부와 합참 업무에서 필수적인 군 내부 전산망(인트라넷)은 해킹 방지를 위해 민간의 인터넷망과 분리돼있다. 국방부와 합참, 주한미군을 연결하는 연합지휘통제체계(AKJCCS)를 비롯한 지휘통제체계도 영향을 받는다. 한반도 유사시 일선 부대의 움직임을 실시간 통제하는데 필요한 시스템을 단기간에 이전·재구축하면 해킹, 오작동 등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 통합·외연확장 키워드 내세우는 윤석열…반기문 만나 면담

    통합·외연확장 키워드 내세우는 윤석열…반기문 만나 면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민주당 정권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을 잇따라 접촉하며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18일에는 참여정부에서 외교부 장관을 역임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면담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반 전 사무총장과 만났다. 이날 회동에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 등이 함께 했다. 반 전 총장은 “중국, 일본과의 관계가 아주 나빠졌는데 이를 정상화시켜 인접국으로서 같이 협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최근 불거진 우크라이나 사태를 언급하며 “우리가 어떤 걸 배울 수 있느냐가 가장 큰 문제”라며 “가장 언뜻 들어오는 건 자강”이라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네”라며 호응했다. 약 1시간 동안의 비공개 회담을 마친 뒤 반 사무총장은 “중국과의 관계, 특히 일본과의 관계가 아주 나빠졌다”며 “이런 한일 간의 관계도 정상화시켜 인접국으로서 같이 협력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냐는 말씀을 드렸다”고 취재진에 말했다. 다만 반 사무총장은 “당선인이 새 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주기를 부탁했나”라는 질문에 “그런 것은 일체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윤 당선인은 반 전 총장뿐 아니라 민주당 계열 정부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을 만나거나 인수위에 참여시키며 외연을 넓히고 있다.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내 국민통합위원장에,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임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외연확장과 국민통합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이전 정권 인사들과의 접촉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야당인 민주당이 국회 의석의 과반 이상을 점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해서 이 같은 행보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 정세균 신임 노무현재단 이사장 “5년만에 정부 마감, 盧도 섭섭하지 않을까”

    정세균 신임 노무현재단 이사장 “5년만에 정부 마감, 盧도 섭섭하지 않을까”

    노무현 재단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촛불 시민들이 만들어준 정부였는데 5년만에 정부를 마감하게 되서 송구한 마음이다. 아마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도 섭섭해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통합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사실 통합의 정신은 바로 우리 노 전 대통령의 정신, 노무현 정신이고 또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정말 민주주의의 진보를 갈구하셨고 또 노력하셨다”며 “그래서 통합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전 총리는 이어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부설 기관이 매년 민주주의 수준을 평가하는데 지난해에 우리가 16위에 랭크가 됐다”며 “그 전에 23위였는데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대한민국이 가장 앞선 걸로 돼있다. 거기에 대해서 저는 큰 자부심 느끼고 그런 민주주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데는 우리 노무현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민주당 동지의 역할이 매우 컸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은 아시아권의 그런 나라들과 제휴를 한다든지 그런 나라의 정치지도자들과 함께하면서 그런 나라들이 좀 더 민주주의가 진보할 수 있도록 우리 재단이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취임식에 참석한 유시민 전 이사장은 “부족했던 저보다는 훨씬 더 멋지게 재단을 이끌어주실 것으로 그렇게 믿는다”며 “참석해주신 민주당 의원님들도 감사드리고. 제가 이사장 3년 재직하며 말썽도 좀 있었고 성과도 일부 있었습니다만, 봉하에 대통령 기념관하고 서울에 노무현 시민센터가 코로나19라든가 이런 것들 때문에 원래 작년 연말에 완공됐어야 하는데 다 안 된 상태로 정세균 이사장님께 짐을 이렇게 맡겨드리게 돼 죄송한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 ‘윤석열 인수위’ 당선 8일만의 속전속결 출범…인수위 면면 살펴보니

    ‘윤석열 인수위’ 당선 8일만의 속전속결 출범…인수위 면면 살펴보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8일 현판식을 열고 공식적으로 닻을 올렸다. 지난 10일 윤 당선인의 당선이 확정된 지 8일 만이자,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발탁된 지 5일 만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진행했다. 이날 현판식에는 안 위원장과 권영세 부위원장,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 등을 포함해 약 40명 정도가 참석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도 이날 현판식에 함께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출범 후 첫 회의를 주재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인수위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코로나19”라면서 “하루 수십만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인수위 회의는 수시로 당선인이 주재하면서 함께 국정과제를 점검하고, 운영 상황을 돌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인수위는 당선 후 8일 만에 속전속결로 꾸려졌다. 2012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가 당선 후 현판식까지 16일이 소요됐던 것과 비교하면 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됐다. 당선 후 7일 만에 출범한 2007년 이명박 인수위 때와 비슷하다. 노무현 인수위는 12일이 걸렸다. 인수위 인적 구성은 법에 따라 위원장 1명, 부위원장 1명, 위원 24명 이내를 포함해 200명 안팎으로 이뤄진다. 이명박 인수위는 약 180명, 박근혜 인수위는 약 150명이었다. 이번 윤 당선인 인수위는 약 200명 규모다. 전날 인선을 완료한 윤 당선인의 인수위는 7개분과로 구성됐다. ▲기획조정 ▲외교안보 ▲정무사법행정 ▲경제1(경제정책·거시경제·금융) ▲경제2(산업·일자리) ▲과학기술교육 ▲사회복지문화 분과로 구분된다. 분과별 인원은 경제2분과와 사회복지문화 분과는 4명, 나머지 5개분과는 3명씩 배정됐다. 별도로 당선인 비서실과 국민통합위, 지역균형발전특위, 코로나비상대응특위 등의 조직을 꾸렸다. 인수위 구성은 서울대 출신 50대 남성을 주축으로 이뤄졌다. 24명의 인수위원 가운데 13명이 서울대 출신이다. 여성 인수위원은 사회복지문화분과의 임이자 의원과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교수, 대변인을 맡은 신용현 전 의원, 정무사법행정분과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등 4명이었다. 윤 당선인이 안 위원장과의 ‘공동정부’를 약속한 만큼 인수위 구성에서의 균형감 있는 안배도 포착된다. 안 위원장계 인사는 3분의 1 정도 배치됐다. 안 위원장 측 인사인 신용현 전 의원이 대변인을 맡고, 윤 당선인을 도와 온 원일희 전 SBS논설위원과 최지현 변호사가 부대변인을 맡는 식으로 안배했다. 인수위는 이날부터 집권 후 첫 100일 과제 선정을 위한 작업에 돌입한다.
  • 정책 조율?… ‘폭주’ 뒤탈

    정책 조율?… ‘폭주’ 뒤탈

    청와대 정책실은 역대 정권을 거치며 ‘폐지’와 ‘부활’을 반복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신설한 정책실은 이명박 전 대통령 때 청와대 조직을 1개 비서실장 체제로 줄이면서 폐지됐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이 2009년 8월 조직 개편을 단행할 때 경제수석이 정책실장을 겸임하게 되면서 부활한다. 당시엔 정책실장이 각 부처의 정책 결정에 개입하기보다는 조정 기능을 맡는 정도의 역할을 했다. 정책실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3년 6개월여 만에 다시 없어진다. 정책실을 없앤 것은 경제부총리가 경제 부처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인데, 장관급인 청와대 정책실이 유지되면 일선 부처와 업무가 중복되거나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정책실을 복원한다. 국가 정책 어젠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었다. 이후 장하성 정책실장 등은 정책 사령탑 역할을 하면서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대책, 탈원전 정책 등을 쏟아낸다. 경제부총리와 장관들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고 청와대와 번번이 부딪친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지난 1월 한 방송에서 부동산 정책을 놓고 장하성 실장 등 청와대 정책 라인과 싸웠다고 털어놨다. “당시 2018년인데 투기 억제 일변도 정책만으로는 안 되니 (제가) 공급 확대를 얘기했는데 안 받아들여졌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핵심 인사가 ‘다주택자의 양도차액에 대해 100% 과세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고, 깜짝 놀라 ‘미쳤냐. 이 나라가 사회주의 국가도 아니고…’라며 거절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 과정에서 배석한 비서관이 ‘대통령한테 항명하는 거냐’는 말까지 했고 제가 쌍소리까지 했다”고 말했다.
  • ‘제왕적 대통령제 상징’ 청와대, 역사 뒤안길로 사라진다 [김성수의 뉴스 톺아보기]

    ‘제왕적 대통령제 상징’ 청와대, 역사 뒤안길로 사라진다 [김성수의 뉴스 톺아보기]

    “앗! 저기 온다.” “귀하신 몸 행차 하시나이까?” “어흠.” “저 어른이 누구신가요?” “쉬~경무대서 똥을 치는 분이요.” 1958년 1월 23일자 일간지에 실린 네 컷 시사만화 ‘고바우영감’의 한 에피소드다. 똥지게를 진 행인 두 명이 똑같이 똥지게를 졌지만 짐짓 젠체하는 어떤 이를 만나자 깍듯이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를 하는 내용이다. 청와대(경무대)에선 똥지게를 진 사람까지 권력을 갖고 있다는 신랄한 풍자를 담았다. 이른바 ‘경무대 똥통 사건’이다. “당시 대통령(이승만)을 왕 대하듯 하는 것이 우스워서 실험 삼아 그렸다. 이 대통령의 양자인 이강석(이기붕 전 부통령의 친자)이 권력 실세이니 전국에서 ‘가짜 이강석’이 판을 쳤고 시장·도지사들이 ‘가짜 이강석’에게 아부를 하다가 나중에 큰 망신을 당한 걸 풍자한 거다.” 작가인 고(故) 김성환 화백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 만화 때문에 시경 사찰과에 끌려가 나흘 동안 고초를 당하고 나중에 벌금형까지 받는 필화(筆禍)를 겪는다.60년도 넘게 지난 제1공화국 시절 얘기지만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청와대의 위세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정권이 바뀌어도 청와대 사칭 사건은 끊이지 않는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에는 청와대가 직접 청와대 사칭 사기 59건을 분석해 이런 사기꾼에게 속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부탁을 했을 정도다. 2018년에도 “임종석 비서실장과 15년 전부터 잘 아는 사이”라고 사기를 친 사람이 3000만원을 가로챘다가 쇠고랑을 찼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청와대 직원 사칭 사건은 빈발했다. 청와대를 팔면 일단 먹힌다. 청와대는 다 아는 대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 그중에서도 청와대 비서진의 최고 선임자인 대통령 비서실장은 ‘권부(權府)의 2인자’라는 말을 듣는다. “비서실장도 대통령을 모시는 여러 비서들 중의 한 명일 뿐”(MB정부 때 대통령비서실장)이라고 했지만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 역할을 하는 건 맞지만 총리 못지않은 막강한 파워를 갖고 있다. 다른 직원도 마찬가지다. 차관급인 청와대 수석의 힘이 장관보다도 더 세다.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 기구에 힘과 권한이 지나치게 쏠리면서 청와대는 정부 부처의 전면에 나서서 국정을 주도한다. 내각이 있는데도 청와대가 ‘내각의 내각’ 역할을 하는 ‘옥상옥’ 구조다. 한술 더 떠 청와대가 장관들을 제치고 실질적인 내각의 역할을 한다. 청와대 정책실은 대놓고 장관들에게 지시하고 이 과정에서 마찰이 일어난다. 2018년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정책 등을 놓고 매번 충돌했다. 김 전 부총리는 “부총리에 처음 임명돼서 청와대팀과 첫 만남을 했는데 그들이 ‘경제 일반적인 운영은 부총리가 책임지고 경제개혁은 저희가 책임지겠다’고 해서 완강히 거부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후 권력의 무게추는 급속히 장 실장 쪽으로 쏠렸다. 국정 운영도 부처가 아니라 청와대가 주도한다. 매주 월요일 청와대에서는 대통령, 비서실장, 정책실장, 수석들이 참석하는 수석보좌관회의(수보회의)가 열려 주요 국정 현안을 논의한다. 회의가 끝나면 대통령의 모두 발언이 공개되고 비공개 회의 내용은 관련 부처에 전달된다. 수보회의 때마다 대통령의 중요 메시지가 나오기 때문에 다음날인 화요일 총리와 장관들이 참석하는 국무회의는 관심도 떨어지고 형식적인 회의에 그치게 된다. 국정이 각 부처가 아닌 청와대 중심으로 기형적으로 돌아가면서 전문가인 공무원들이 청와대 입맛에 맞는 정책을 만드는 모순도 생긴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청와대의 무리한 개입으로 인한 정책 실패의 폐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간다. 가장 큰 문제는 청와대의 과도한 인사 권한이다. 부처 국장, 과장 인사까지 전부 청와대가 개입하니 장관은 허수아비가 된다. 공무원들은 장관이 아니라 청와대만 쳐다보고 일을 한다. ‘BH(청와대) 지시’나 ‘BH 전달 사항’이라고 하면 다른 업무는 다 제쳐 두고 최우선적으로 챙긴다. 청와대는 정부 부처뿐 아니라 공공기관 등 산하기관을 포함해 최소 3000곳 이상의 인사권을 휘두른다. 그러다 보니 상상도 못할 일도 일어난다. 청와대 실장도, 수석도, 비서관도 아닌 30대의 청와대 5급 행정관이 토요일에 육군참모총장을 커피숍으로 불러내 인사 문제를 협의했다. 코미디 같은 사건은 문재인 정부 집권 4개월째인 2017년 9월 일어난 일이다.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자 청와대 대변인은 “행정관이 참모총장을 못 만날 이유는 없다”고 황당한 해명을 했지만 역시 청와대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초(超)권력기관이라는 점만 다시 확인됐다. ‘청와대 정부’라는 평을 듣는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내 기업에도 갑(甲) 역할에만 충실했다. 역대 대통령이 빠지지 않던 경제계 행사에 문 대통령은 임기 5년간 한 번도 참석하지 않으면서도 청와대 행사에는 대기업 총수들을 매번 동원했다. 심지어는 청년들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까지 만들어 제출하라는 ‘숙제’까지 냈다. 청와대의 막강한 권력이 닿지 않는 곳이 없는데 정작 청와대를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할 기관도 없다. 국정감사를 받고는 있지만 ,여당의 비호하에 형식적인 연례행사에 그칠 뿐이다. 청와대가 종식해야 할 제왕적 대통령제의 상징이 된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런 폐해를 없애기 위해 윤석열 당선인은 ‘청와대 해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청와대라는 명칭부터 ‘대통령실’로 바꾼다.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도 청와대 밖으로 옮긴다. 광화문이 됐든 용산이 됐든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오는 건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하지만 관건은 청와대의 조직과 기능, 권한을 합리적으로 재조정하는 일이다. 과도한 인사 권한을 대폭 줄이고 정책실도 폐지해야 한다. 부처 인사는 장관이 하고, 경제정책은 경제부총리가 결정하는 등 그간의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정부 부처들이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 정책 결정을 하며 일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대신 대통령실은 규모를 크게 줄여 범부처·범국가적 현안을 기획·조정하고 미래전략 수립에 집중하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440여명에 달하는 대통령실 인원을 30% 줄이고, 민정수석실도 폐지한다고 이미 발표했다. ‘작은 청와대’를 지향하고 ‘책임총리, 책임장관’을 실천하기 위한 선결 조건이기도 하다.
  • ‘서오남’ 대거 포진… 전문성·통합 중시

    ‘서오남’ 대거 포진… 전문성·통합 중시

    서울대 출신 13명이나 차지평균 연령 57.6세… 男 20명분과별 현직 교수 11명 포함MB·朴정부 인사들도 발탁대선 열흘 만에 현판식 가져17일 24명의 인수위원 인선을 마무리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서울대 출신 인사가 가장 많이 포진됐고, 평균 연령 57.6세에 남성이 20명으로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번 인수위의 인적 구성을 ‘서오남’(서울대 출신 50대 남성)이라는 신조어로 평가하는 말도 나온다. 인수위원을 출신대학별로 보면 서울대 출신이 13명으로 과반을 차지했고, 고려대와 연세대가 각각 2명으로 그다음 순이었다. 윤 당선인과 같은 서울대 법대 출신은 경제1분과 간사인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1차관과 정무사법행정 분과 유상범 의원이 포함됐다. 권영세 부위원장과 원희룡 기획위원장, 박주선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장을 포함하면 서울 법대 출신만 5명이다. 윤 당선인은 최초의 서울대 법대 출신 대통령이기도 하다. 이 밖에 성균관대, 서강대, 경기대, 광운대, 명지대, 육군사관학교, 한국항공대가 각각 1명이었다. 인수위원 평균연령은 57.6세로, 2030세대는 포함되지 않았다. 최고령은 64세(박성중 의원), 최연소는 45세(남기태 교수)다. 박근혜 인수위(평균 연령 59.2세)보다는 젊고, 이명박 인수위(평균 연령 53.3세)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노무현 인수위 때는 개혁성향의 40대 학자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평균 연령이 48.5세로 가장 젊었다. 4명으로 집계된 여성 인수위원은 박근혜 인수위 시절 2명, 이명박 인수위 시절 3명과 비교하면 다소 늘어난 숫자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로 인수위를 대체한 문재인 정부의 경우 자문위원 35명 중 여성의원은 6명이었다. 출생지역은 서울이 12명(50%)으로 절반을 차지했고, 경북, 부산, 경남이 각각 2명으로 뒤를 이었다. 대구와 강원, 경기, 충북, 전북, 인천은 각 1명이었다.인수위원 가운데 현역의원 6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현직 교수 11명을 포함해 전직 관료 등이 다수 참여해 전문가그룹을 형성했다. 분과별로 교수 출신이 최소 한 명씩 포함되는 등 직업별로는 현직 교수가 가장 많은 인원을 차지했다. 특히 전문가그룹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출신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영입했던 인사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경제2분과 인수위원인 유웅환 SK텔레콤 고문은 2017년 문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기술 관련 인재영입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나눠 먹기식 인사’를 하지 않겠다며 능력만 있다면 진영이나 과거 이력을 문제 삼지 않겠다는 윤 당선인의 의중이 드러난 사례라는 게 인수위 측 설명이다. 특히 윤 당선인은 앞서 청와대를 해체하고 분야별 민간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민관합동위원회를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전문가가 다수 포함된 이번 인수위 구성은 새 정부 민관합동위의 선행작업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역대 정부에 비춰 볼 때 속도감 있게 인수위가 구성된 것은 윤 당선인 특유의 추진력을 보여 준다는 시각도 있다. 인수위 현판식이 대선 열흘 만인 18일 오전으로 예정돼 19일이 걸렸던 2012년 박근혜 인수위 현판식과 비교해 아흐레나 빨리 이뤄지게 됐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선인 확정 후 (인수위) 현판식으로 새 출발을 알리는 시간은 역대 정부에서 가장 빠를 것”이라며 “1분 1초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쓰겠다”고 말했다.
  • “대한민국, 성평등 사회 아냐… 여가부 폐지는 명백한 퇴행”

    “대한민국, 성평등 사회 아냐… 여가부 폐지는 명백한 퇴행”

    “제 아이에게 제 성을 물려줄 수 있었던 것은 여가부의 정책 때문입니다.”(함아연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 활동가) “여가부를 폐지한다는 것은 국가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젠더적 시각을 폐지하고 존재하는 차별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대학생 장효은씨) 오는 5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 조직 개편 방안 중 하나로 ‘여성가족부 폐지’가 유력하게 거론되자 여성 시민들이 모여 성평등 정책 강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성평등정책 강화를 요구하는 여성과 시민모임’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성미래센터 소통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 여가부 폐지 공약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성평등 정책을 전담할 정부 부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민모임이 발표한 선언문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장필화 이화여대 명예교수, 정현백 전 여가부 장관, 차경애 전 YWCA 회장,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홍찬숙 한국여성연구소장 등 8709명(이날 오전 9시 50분 기준)이 함께 했다. 노무현 정부 때 여가부 장관을 지낸 장하진 전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가부가 갖고 있는 업무를 각 부처로 분산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여가부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총괄 조정 업무”라며 “호주제나 성매매 문제 역시 법무부 소관이지만, 여가부가 (호주제 폐지, 성매매특별법 제정) 결국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여가부 존폐는 윤석열 당선인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손에 달려 있다”며 “정부 부처 협상 과정에서 다른 것들을 내주고 여가부를 제물로 삼지 않기를 진심으로 당부한다”고 전했다.구지혜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와 전수미 변호사가 낭독한 선언문에서 시민모임은 여성할당제에 대한 부정적 입장 등 최근 윤 당선인의 행보에 우려를 표했다. 시민모임은 “대한민국은 성평등 사회가 아니다. 그래서 여성가족부의 소명은 끝나지 않았다”며 “지금은 우리 사회를 위해 더 강화된 성평등 정책을 추진해야 할 시점이지 후퇴할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 세계 97개국에 여성 혹은 성평등 전담 장관급 부서가 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주요 선진국 20개국에 장관급 성평등 부서가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여가부 폐지는) 명백한 퇴행”이라고 말했다.
  • 차기 국세청장은 누구?

    차기 국세청장은 누구?

    윤석열 정부의 국세 행정을 책임질 국세청장으로 누가 낙점될지 관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6일 세정 당국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5월 10일 새 정부 출범 이후 곧바로 새 국세청장을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장 임기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지만 통상 2년 주기로 바뀌어 왔고, 김대지 현 청장이 2020년 8월 취임했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尹, 외부서 발탁… 조직 변화 꾀할 수도 그동안 새 국세청장 후보자는 주로 내부 인사가 지명돼 왔다. 국세청 차장과 서울국세청장, 중부국세청장, 부산국세청장까지 ‘4룡’으로 불리는 1급 중 국세청장이 탄생하는 게 공식처럼 여겨져 왔다.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국세청장 15명 가운데 국세청 차장에서 청장으로 승진한 사람은 7명, 서울청장에서 발탁된 사람은 5명, 중부청장에서 영전한 사람은 1명이었다. 나머지 2명은 외부 인사였다. 전례에 따르면 임광현 국세청 차장과 임성빈 서울청장이 국세청장에 가장 가까운 인물로 꼽힌다. 국세청 내부에서도 “다음 국세청장은 임 청장이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성이 같은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윤 당선인이 외부 인사를 청장으로 기용해 국세청 조직의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무원들 “국세 잘 아는 내부인 적절” 그동안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지명 때마다 공식을 깨는 파격 발탁이 이뤄졌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노무현 정부 첫 지명자 이용섭 전 국세청장과 이명박 정부 첫 지명자 백용호 전 국세청장 모두 외부 인사였다. 박근혜 정부가 처음 지명한 김덕중 전 국세청장은 국세청 차장과 서울청장을 제치고 처음으로 중부청장에서 국세청장으로 깜짝 영전했다. 그럼에도 국세 공무원 사이에서는 “국세 행정을 잘 아는 내부 인사가 청장이 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 민주 새 정책위의장 김성환… 더미래, 윤호중 사퇴 건의

    민주 새 정책위의장 김성환… 더미래, 윤호중 사퇴 건의

    더불어민주당이 16일 신임 정책위원회 의장에 김성환 의원, 수석대변인에 고용진 의원을 임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광주시당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렇게 결정했다고 조오섭 비대위 대변인이 밝혔다. 정책위의장은 당 정책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원내대표·사무총장과 함께 ‘당3역’으로 꼽힌다. 앞서 박완주 전 정책위의장이 지난 10일 지도부 총사퇴 때 함께 물러나면서 공석이 됐다.노원병을 지역구로 둔 김 의원은 기초·광역 의원, 노원구청장 등의 경력을 거친 재선 의원이다. 정책위의장은 3선 이상의 중진에게 맡기는 관행에 비추면 이례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과 이해찬 대표 시절 당대표 비서실장을 지내 친노·친문 인사로 분류되기도 한다. 직전에는 윤호중 원내대표 체제에서 기획 담당 수석부대표를 맡았다. 고 수석대변인은 앞서 송영길 지도부에서도 수석대변인을 지냈다. 한편 86그룹 등이 참여하는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더미래)는 이날 서울 여의도 서울시당에서 전체회의를 갖고 윤호중 비대위원장에게 사퇴를 건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더미래 간사를 맡고 있는 기동민 의원은 “지금 비대위원장이 역할을 하는 게 적절치 못하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었다”면서 “공식적인 의견은 발표하지 않기로 했지만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비대위원장에게 전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비대위원장은 “항상 여러 의견이 있다”며 “내일 재선 의원, 초선 의원들과의 간담회도 있고 하니까 소속돼 있는 분들을 모셔서 (초선·재선 의원들이) 충분히 말씀하실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 노무현 흠집내기 vs 이명박 발목잡기… 최악의 충돌은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노무현 흠집내기 vs 이명박 발목잡기… 최악의 충돌은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신구 권력 충돌은 2008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 사이에 벌어진 일의 데자뷔 같다. 노 대통령과 이 당선인은 해양수산부 등 정부조직 개편안을 두고 극한으로 대치했고, 이런 악연은 이 당선인이 취임한 이후 국가기록물 유출 논란으로 이어졌다. 14년 전 새해 들어 정부조직 개편안을 두고 갈등을 빚기 시작한 노 대통령과 이 당선인은 사사건건 충돌했다. 인수위원회가 광역경제권 구상을 발표하자 청와대는 현 정부의 정책을 베낀 것과 다르지 않다고 논평했고, 다시 인수위가 발끈하는 등 감정싸움을 벌였다. 청와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는 취소되고 서면으로 대체됐다. 노 대통령이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며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노 대통령은 “철학과 소신이 충돌하는 개편안을 수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고, 이 당선인은 곧바로 다음날 “타협하지 말고 원안대로 통과시켜 달라”고 한나라당에 주문하며 기름을 부었다. 청와대는 인수위 주요 정책에 대해 일일이 반박했고, 인수위와 한나라당은 ‘권력 남용’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청와대는 “군사작전같이 개편안을 처리하려고 하면서 무조건 도장을 찍으라는 것이야말로 시작되지도 않은 권력을 남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명박 정부의 ‘노무현 지우기 작업’이 성급했다”, “노무현 정부의 ‘새 정부 발목 잡기’”라는 등 해석이 분분했다. 결국 2월 18일 노 대통령과 이 당선인은 대선 이후 첫 회동을 한 지 52일 만에 추가로 극비 회동을 가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가 공식 의제였지만 관심은 해수부 폐지 등 정부조직 개편안에 쏠렸다. 이 당선인 요청으로 성사된 회동 이후 당선인 측은 “노 대통령이 물류 측면에서 보면 (해수부) 통합이 맞는 것 같다는 언급을 했다”고 소개하며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노 대통령이 해수부 장관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해수부 폐지에 찬성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다른 해석을 내놨다. 노 대통령의 발언 때문인지 교착 상태에 빠졌던 정부조직 개편 협상은 취임 닷새 전에 민주당이 해수부 통폐합 방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타결됐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신구 권력 갈등 양상을 보이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노 대통령 시절 여수엑스포 유치 등 성과를 올리며 건재했던 해수부는 사라지게 됐고, 대신 통일부와 여성부는 유지하기로 했다. 노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곧바로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이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에도 신구 권력 갈등은 계속됐다. 청와대는 노 전 대통령 측이 불법적으로 대통령기록물을 유출했다며 공격했고, 봉하마을은 전직 대통령 흠집 내기라고 반박했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박연차 게이트’로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됐다.
  • 윤석열, 국세청장 임명 공식 따를까… 국세 공무원들 “경찰처럼 내부 승진 원해요”

    윤석열, 국세청장 임명 공식 따를까… 국세 공무원들 “경찰처럼 내부 승진 원해요”

    윤석열 정부의 국세 행정을 책임질 국세청장으로 누가 낙점될지 관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기존 국세청장 임명 공식대로 내부 인사가 승진 임용될지, 정권 교체 이후 분위기 쇄신을 이끌 외부 인사가 기용될지가 주요 관심사다. 16일 세정 당국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5월 10일 새 정부 출범 이후 곧바로 새 국세청장을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장 임기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지만 통상 2년 주기로 바뀌어 왔고, 김대지 현 청장이 2020년 8월 취임했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그동안 새 국세청장 후보자는 주로 내부 인사가 지명돼 왔다. 국세청 차장과 서울국세청장, 중부국세청장, 부산국세청장까지 ‘4룡’으로 불리는 1급 중 국세청장이 탄생하는 게 공식처럼 여겨져 왔다.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국세청장 15명 가운데 국세청 차장에서 청장으로 승진한 사람은 7명, 서울청장에서 발탁된 사람은 5명, 중부청장에서 영전한 사람은 1명이었다. 나머지 2명은 외부 인사였다. 전례에 따르면 임광현 국세청 차장과 임성빈 서울청장이 국세청장에 가장 가까운 인물로 꼽힌다. 국세청 내부에서도 “다음 국세청장은 임 청장이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성이 같은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윤 당선인이 외부 인사를 청장으로 기용해 국세청 조직의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지명 때마다 공식을 깨는 파격 발탁이 이뤄졌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노무현 정부 첫 지명자 이용섭 전 국세청장과 이명박 정부 첫 지명자 백용호 전 국세청장 모두 외부 인사였다. 박근혜 정부가 처음 지명한 김덕중 전 국세청장은 국세청 차장과 서울청장을 제치고 처음으로 중부청장에서 국세청장으로 깜짝 영전했다. 그럼에도 국세 공무원 사이에서는 “국세 행정을 잘 아는 내부 인사가 청장이 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한 국세 공무원은 “경찰공무원법에 따라 바로 아래 계급에 있는 사람을 승진임용하는 경찰처럼 국세청도 내부 인사가 국세청장을 맡도록 규정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올해 5·18 기념식 참석하나?

    5월10일 대통령 취임식 8일 뒤 42주년 5·18기념식 열려 박주선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 “윤 당선인 호남 애정 남달라. 기념식 당연히 참석할 것“ 지역선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약속한 윤 대통령 당선인 국민통합 첫 시험대” 목소리 5·18 제42주년 기념식 준비가 본격화한 가운데 광주·전남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기념식에 참석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기념식은 윤 당선인이 5월 10일 대통령에 취임한 후 8일만에 열리는 것이라는 점에서 새 정부의 국민통합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16일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오전 10시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출범식을 열고 제42주년 5·18기념행사 준비에 착수했다. 올해 5·18기념행사는 ‘오월, 진실의 힘으로! 시대의 빛으로!’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오월정신 헌법전문 수록, 진실규명 및 책임자 처벌 등의 목소리도 담아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제외한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취임 첫 해 5·18기념식에 참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참석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은 불참이 많았고, ‘님을 위한 행진곡’제창 문제로 오랫동안 갈등이 이어지기도 했었다. 특히 윤 당선인은 지난 대선 기간동안 광주 5·18민주묘지를 두 번 방문했지만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한 항의를 받고 두 번 다 추념탑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런 만큼 윤 당선인의 이번 기념식 참석은 ‘국민 통합’의 의지를 보여주는 첫 발짝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은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 5·18 국제자유민주인권연구원 설립 등을 약속했다. 이와 관련 박주선 대통령취임식 준비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윤 당선인은 호남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호남을 홀대했던 전임 대통령들과는 다르다“며 ”이번 5·18기념식에도 당연히 참석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윤 당선인이 5.18 국가기념식에 참석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으로서 올해 기념식 참석은 새 정부의 국민통합 의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씨줄날줄] 대통령의 무궁화대훈장/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통령의 무궁화대훈장/박록삼 논설위원

    ‘대한민국 1호 훈장’은 1949년 8월 15일 이승만 전 대통령이 받은 무궁화대훈장이다. 그해 4월 독립·건국 공로자들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상훈제도가 새로 만들어진 이후 첫 훈장이다. 우방국 전현직 정상에게 수여할 수 있다. 내국인 중에서는 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만 받는 훈포장 중 가장 높은 등급이다. 무궁화대훈장은 오른쪽 어깨에서 왼쪽으로 비스듬히 드리운 벽돌색 대수(大綬)와 경식장, 부장, 금장 등으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훈장은 대통령이 서훈자에게 직접 패용해 준다. 재미있는 것은 상훈법에 따른 훈장 수여자가 대통령이기 때문에 무궁화대훈장은 본인이 수여하고 본인이 받는 형식이 될 수밖에 없다. 무궁화대훈장 수여 행사의 진행 방법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커다란 거울을 마주 보고서 자신이 직접 패용하는지 그냥 주무 부처 장관으로부터 대수, 경식장 등을 전달만 받는지 알 수 없다. 역대 대통령들은 무궁화대훈장을 받았다. 배우자로서 처음으로 무궁화대훈장을 받은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씨였다. 취임식 또는 취임 직후 첫 국무회의에서 무궁화대훈장을 받았던 전례와 달리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직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훈장을 받았다. 임기 중 공과에 대한 평가를 통해 받고 싶다는 뜻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그의 운명을 예견이라도 한 듯 과거 관례처럼 취임 직전 훈장을 받았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는 언론도 국민도 대통령의 훈장 따위에 신경 쓸 여유조차 없었다. 하지만 민주화가 절차적으로 이뤄져 갔고,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양새의 ‘훈장 셀프 수여’에 대해 여야는 공수를 바꿔 가며 주기적으로 비판을 반복했다. 여기에는 성공한 전직 대통령을 갖지 못했던 정치 문화도 한몫했다. 퇴임 직전 대통령 중 역대 최고인 40% 남짓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 논란을 피해 갈 수 없게 됐다. 지지와 반대 절반으로 쫙 갈라진 국민 정서에서 비판은 당연한 건지 모르겠다. 굳이 훈장을 받지 않는다고 대통령의 권위와 명예가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상훈법 개정을 고민할 때가 된 것 같다.
  • 전두환·노태우부터 한명숙까지 …정권마다 ‘국민 통합’ 내세워 사면

    전두환·노태우부터 한명숙까지 …정권마다 ‘국민 통합’ 내세워 사면

    역대 정부는 임기 말이면 정치인 특별사면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을 맞은 상태에서 ‘국민 통합’을 내세워 정치인 특사를 단행해 왔던 것이다. 정치 보복을 예방하기 위해 특사를 활용했다는 비판이 뒤따르기도 했다. ●김대중·전두환 서로 사면 주고받아 대표적으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특사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임기 말에 이뤄졌다. 김 전 대통령과 김대중 당선인은 1997년 12월 청와대 회동에서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혐의로 수감 중인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특사에 합의했다. 당시 청와대는 “15대 대선의 종료에 즈음해 국민대통합을 이뤄 당면한 경제난국 극복에 국가 역량을 총집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반대로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사면 혜택을 입기도 했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임기가 막바지에 이른 전 전 대통령은 당시 김대중 민주화추진협의회 공동대표를 비롯한 ‘시국사범’을 대규모로 사면했다. 10년의 시간 차를 두고 전·현직 대통령이 서로 사면을 주고받은 것이다. 탄핵으로 물러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대통령도 거의 예외 없이 임기 말에 정치인 사면을 단행했다. 그때마다 여야 인사를 섞어 발표하며 국민 통합이란 대의명분을 앞세웠다.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박 전 대통령 ‘깜짝 특사’를 발표하며 여권 인사인 한명숙 전 총리를 함께 명단에 올린 것이 가장 최근 사례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임기 말인 1992년 12월 밀입북 사건의 임수경씨, 전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 전 새마을운동 중앙본부장 등에 대한 사면을 함께 단행했다. ●정치보복 예방에 특사 활용 비판도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말에 접어든 2007년 2월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김현철씨,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 등 여야 인사를 섞어 사면했다.이명박 전 대통령도 2013년 1월 ‘친이계’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박희태 전 국회의장에다 ‘친박계’ 서청원(오른쪽) 전 친박연대 대표를 함께 사면한 바 있다.
  • 악연으로 얽힌 신구 권력… 文·尹도 오늘 ‘불편한 덕담’ 나눌까 [INTO]

    악연으로 얽힌 신구 권력… 文·尹도 오늘 ‘불편한 덕담’ 나눌까 [INTO]

    朴, 친박계 공천학살에 MB와 갈등정치적 일격 주고받은 노태우·YSYS, 평생의 경쟁자 DJ에 “독재자”盧·MB, 당선인 회동 때부터 잡음DJ·盧만 사적 원한 없어 화기애애‘적폐 수사 논란’ 文·尹 만남도 주목2012년 12월 28일. 청와대에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이 대선 후 9일 만에 만났다. 새누리당 소속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간의 첫 회동이었다. 이 대통령은 현관까지 내려와 “추운데 빨리 들어와요”라며 웃으며 인사했고, 박 당선인도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두 사람은 50분간 티타임을 함께 하며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불과 4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장면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2008년 총선 새누리당 공천에서 친이(친이명박)계가 친박(친박근혜)계를 ‘학살’하자 당시 박근혜 의원은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며 이 대통령을 향해 정면으로 반발했다. 이런 구원(舊怨)을 뒤로하고 ‘저무는 권력’과 ‘뜨는 권력’은 결국 품위있게 마무리를 한 셈이지만, 한 번의 만남으로 마음속 앙금까지 지워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같은 ‘정권 재창출’ 케이스에 해당하는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YS) 당선인의 관계는 더한 악연이었다. 1992년 대선 당시 노 대통령은 YS가 ‘차별화’를 꾀하며 자신을 비판하자 ‘집권당 탈당’이라는 극단적 방식으로 YS에 일격을 가했다. YS는 크게 당황했지만, 결국 대선에서 승리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좋을 리 없었다. 노 전 대통령은 결국 퇴임 후 ‘12·12, 5·18 사건’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사법 처리됐다. 노 전 대통령은 이후 김대중(DJ) 대통령 취임식에서 만난 YS를 감정적으로 노려보면서 악수해 눈길을 끌었다.평생의 경쟁자였던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당선인은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 케이스였다. 이들은 부부동반 모임을 포함해 대선 이후 2차례 이상 만났다. 그러나 YS는 퇴임 후 DJ가 독재자라며 비난에 앞장섰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도 정권교체 케이스였다. 그해 12월 28일 대선 8일 만에 두 사람은 2시간 10분간 청와대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노 대통령이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라고 하자 이 당선인은 “문재인 (비서)실장님이 오셔서 화분까지 보내 주시고 해서 그때 잘 봤습니다”라고 답례했다. 겉으로는 ‘화기애애했다’고 전했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노 대통령과 이 당선인은 이례적으로 이듬해 2월 18일 추가 회동을 했는데, 정부조직개편안을 두고 공감대를 찾지 못했고 양측에서 자신의 말을 흘렸다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박연차 게이트’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비극적 선택을 했고, 이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들어 검찰 수사를 받고 구속됐다.유일하게 원만했던 관계는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당선인이었다. 정권 재창출 케이스인 데다 두 사람 사이에 맺힌 원한도 없었다. 2002년 12월 23일, 김 대통령과 노 당선인이 대선 4일 만에 회동했다. 김 대통령은 청와대 현관에 서서 기다리다 노 당선인을 맞았고, 서로를 깍듯이 예우했다. 결국 ‘DJ·노무현’ 케이스를 빼곤 정권 재창출이든, 정권교체든 대부분의 권력 이양은 불편했던 역사를 우리 정치는 갖고 있다.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사이에 악연이 내재돼 있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16일 낮 12시 청와대에서 배석자 없는 오찬 회동을 한다.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은 2020년 6월 청와대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으로서 참석한 지 21개월 만이다. 원래 선연(善緣)으로 출발한 두 사람은 검찰개혁을 놓고 갈등을 벌이다 악연이 됐다. 더욱이 불과 한 달여 전 윤 당선인의 ‘문재인 정부 적폐 수사’ 발언으로 문 대통령이 발끈해 사과를 요구했던 여운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다. 두 사람의 만남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대통령제의 원조인 미국도 정권교체 케이스엔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의 만남이 어색하다. 2016년 11월 10일 민주당 소속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을 백악관에서 만났다. 악연을 가진 두 사람은 서로 덕담을 나눴지만 시종 굳은 표정이었다. 2011년 백악관 출입 기자단 연례 만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오바마 국적 음모설’을 퍼뜨리는 트럼프를 놓고 조롱 섞인 유머를 구사하자 트럼프가 화난 표정을 지은 바 있다. 다만 한국과 다른 건 퇴임 후 ‘정치 보복’ 논란이 없다는 점이다.  
  • 靑 임기말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정치인 특별사면’ 카드

    靑 임기말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정치인 특별사면’ 카드

    역대 정부는 임기 말이면 정치인 특별사면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을 맞은 상태에서 ‘국민 통합’을 내세워 정치인 특사를 단행해 왔던 것이다. 정치 보복을 예방하기 위해 특사를 활용했다는 비판이 뒤따르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특사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임기 말에 이뤄졌다. 김 전 대통령과 김대중 당선인은 1997년 12월 청와대 회동에서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혐의로 수감 중인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특사에 합의했다. 당시 청와대는 “15대 대선의 종료에 즈음해 국민대통합을 이뤄 당면한 경제난국 극복에 국가 역량을 총집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김대중 전 대통령은 반대로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사면 혜택을 입기도 했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임기가 막바지에 이른 전 전 대통령은 당시 김대중 민주화추진협의회 공동대표를 비롯한 ‘시국사범’을 대규모로 사면했다. 10년의 시간 차를 두고 전·현직 대통령이 서로 사면을 주고받은 것이다. 탄핵으로 물러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대통령도 거의 예외 없이 임기 말에 정치인 사면을 단행했다. 그때마다 여야 인사를 섞어 발표하며 국민 통합이란 대의명분을 앞세웠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박 전 대통령 ‘깜짝 특사’를 발표하며 여권 인사인 한명숙 전 총리를 함께 명단에 올린 것이 가장 최근 사례다.노태우 전 대통령도 임기 말인 1992년 12월 밀입북 사건의 임수경씨, 전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 전 새마을운동 중앙본부장 등에 대한 사면을 함께 단행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말에 접어든 2007년 2월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김현철씨,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 등 여야 인사를 섞어 사면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13년 1월 ‘친이계’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박희태 전 국회의장에다 ‘친박계’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를 함께 사면한 바 있다.
  • 靑 ‘무궁화대훈장’ 논란에 “셀프 수여 아냐…역대 대통령 다 받아”

    靑 ‘무궁화대훈장’ 논란에 “셀프 수여 아냐…역대 대통령 다 받아”

    “거의 모든 대통령 취임 초 수여”청와대가 ‘무궁화대훈장’ 셀프 수여 논란에 대해 “오해”라고 반박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실은 이렇습니다’ 게시글에서 “무궁화대훈장은 셀프 수여가 아니라 상훈법 제10조의 법률집행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 “무궁화대훈장 관련 기사들은 오해” 박 수석은 “많은 언론들이 ‘文대통령 부부, 퇴임 전 1억원대 무궁화대훈장 셀프 수여한다’는 취지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며 “기사 제목을 보면 마치 문재인 대통령이 엄청난 예산을 들여 받지 않아도 될 훈장을 스스로 요청해 받는 것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우리나라 상훈법 제10조는 ‘무궁화대훈장은 우리나라의 최고 훈장으로서 대통령에게 수여하며 대통령의 배우자·우방 원수 및 그 배우자·우리나라의 발전과 안전보장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전직 우방 원수 및 그 배우자에게도 수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궁화대훈장은 일반 포상과 동일하게 서훈 추천→차관·국무회의 상정→대통령 재가→수여의 절차로 진행되고 추천부터 재가까지 약 1개월이 소요된다”며 “대통령 개인이 임의로 제작해서 스스로 수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수여 시기와 관련해서도 박 수석은 전례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제1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거의 모든 대통령이 취임 초에 수여했고 노무현·이명박 대통령만 임기 말에 수여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에 수여하지 않았으니 전직 대통령 사례 등을 감안하여 임기 말에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론에서 보도한 행정안전부의 무궁화대훈장 제작은 해당 부처로서의 당연한 실무적 준비일 뿐”이라며 “청와대는 이와 관련한 어떤 보고를 받은 바 없고 협의도 없었다”고 부연했다.● “文 대통령 받을 무궁화대훈장 한 세트에 6800만원쯤”전직 대통령도 받아…2016년 규격 통일 행안부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6월 한국조폐공사에 의뢰해 무궁화대훈장 두 세트를 제작했다. 제작비는 한 세트에 6800만원쯤 소요된다. 제작 기간도 2달이 넘게 걸린다. 박 수석은 문재인 정부에서 지난 2018년 10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도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한 것 등 7차례 수여가 있었다며 문 대통령 역시 상호교환 차원에서 상대국으로부터 최고 훈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9년에도 대통령에 오르면 ‘누구나 받았다’는 평가를 받던 무궁화대훈장에 대한 상훈법을 개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모든 대통령이 무궁화대훈장을 받았는데 차이가 있다면 받는 시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명박 전 대통령은 퇴임 직전 무궁화대훈장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임 사흘째 훈장을 받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무궁화대훈장을 착용하고 대통령 취임식을 열었다. 모든 대통령이 받는 훈장이란 점 때문에 공적 심사도 하지 않는 ‘셀프 훈장’이란 비판이 잇따랐다. 탄핵당한 대통령에 대한 훈장 수여 규정도 따로 없었다. 무궁화대훈장은 권위뿐 아니라 실질적 가치 면에서도 대한민국 최고다. 무궁화대훈장은 목걸이 형태의 경식장·어깨띠 형태의 대수에 다는 정장·오른쪽 가슴에 다는 부장·왼편 옷깃에 다는 금장이 모두 한 세트다. 박 전 대통령은 제작비가 약 4000만 원인 여성용 훈장을 받았지만 지난 2016년 남녀 훈장 규격이 통일돼 문 대통령 내외가 받을 훈장 제작비는 이 전 대통령 내외 때보다 50% 이상 늘어났다.
  • [단독] 윤희숙 “윤석열, 586과 맞장 뜨게 국민이 불러낸 것”

    [단독] 윤희숙 “윤석열, 586과 맞장 뜨게 국민이 불러낸 것”

    20대 대통령 선거는 ‘5년 만의 정권교체’, ‘역대 최소 표차 승부’, ‘극한의 진영 대결’ 같은 외피(外皮)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우리 정치의 ‘탈(脫) 국회화’라는 매우 주목되는 특질을 내포하고 있다. 국회가 정치의 중심인 것은 맞지만, 정치의 외연은 국회 담장을 훌쩍 넘었다. 이를 상징하는 인물이 정치판에 발을 디딘 지 불과 8개월 만에 20대 대통령에 오른 전직 검사 윤석열이다. 국회의원 한 번 한 적 없는 20대 대선 낙선자 이재명이 또 그러하다. 국민의힘 대표 ‘0선’ 이준석도 같은 선상에 있다. 뉴미디어를 통한 정치 담론이 부쩍 활발해지면서 전현직 교수 강준만, 진중권, 서민, 이한상 같은 이들의 정치 비평도 여론에 무시 못 할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런 탈국회 정치의 한 모서리에 1년 4개월짜리 ‘전직 초선’ 윤희숙이 있다. 2020년 7월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되는 임대차 3법 반대 국회 5분 연설로 세인의 이목을 붙든 그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이어가다 부친의 부동산 논란이 불거지자 “공인으로서 책임을 지겠다”며, 그야말로 시원하게 의원직을 던졌다. 자신의 지역구 서울 서초갑이 어떤 곳인가. 국민의힘 텃밭 중에 텃밭인 이곳을 그는 “의원직에 연연하는 건 윤희숙이 생각하는 정치가 아니다”라며 내려놨다. ‘정치는 무엇인가’ ‘정치인은 누구인가’를 우리 사회에 물었다. 죽어야 살고, 버려야 얻는다. 의원직 사퇴로 그는 지금 오히려 정치의 중심에 섰다. 새 정부 첫 국무총리설도 조심스레 나온다. 거칠 것 없어 보이는 이 70년생 경제학자 초짜 정치인에게 이번 20대 대선은 무엇이었는지, 윤석열 정부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15일 오후 서울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물었다. - 20대 대선을 어떻게 보나. “윤석열이라는, 아무 정치 자산이 없는 사람을 왜 국민들이 불러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더는 지금의 정치가 우리 시대에 맞지 않다, 정치를 갈아엎고 싶다는 열망 아니었겠나 싶다. 공인의식으로 무장돼야 할 정치판이 그저 사적 이익만 추구하는 사람들의 집단이 돼 버렸다는 생각에, 특히 지난 5년 문재인 정부와 586 집권세력의 공사를 구분 못 하는 행태를 이제 더는 지켜볼 수 없다는 생각에 국민들이 권력과 맞짱을 뜨는 윤석열을 불러낸 것이라 생각한다. 윤석열의 당선은 한 시대를 정리하고 싶은 국민들 마음이라 본다.” - 거의 대등한 수의 국민이 여당 후보 이재명을 택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민심은 60%였다. 그런데 윤석열은 48%를 얻는 데 그쳤다. 12%의 간극이 있다. 국민의힘과 윤석열이 그만큼 부족했다는 뜻이다.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 47%에 대해서는 지금 대한민국의 지역·계층·세대·이념·젠더 갈등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을 국민의힘은 주목해야 한다. 특히 민주당에 절대적 지지를 보낸 40대에 대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50대 다수는 대학 시절을 함께 보낸 586집권세력의 허상을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그 아래 세대인 40대는 586세대 민주화 투쟁의 이면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 반면 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정권을 만든 일종의 자부심이 강한 것 같다.” - 현 정부에서 해소되지 않은 권력형 비리 의혹을 놓고 현 정부와 차기 정부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이런 건 국기문란 사건 아닌가. 시계를 40년은 뒤로 돌린 사건들이다. 정치보복 논란이 있는데 오히려 실체를 낱낱이 밝히고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해야 논란이 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이들 사건을 보면서 대통령의 명시적 지시를 떠나 대통령 의중을 미리 떠받드는 행태, 소위 알아서 기는 게 더 문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철저한 수사로 가려야 할 일이다.” “더 큰 문제는 경제 범죄들이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대장동 개발비리, 성남FC 후원 의혹 등등. 이들 사건은 특정인이 아니라 특정세력의 돈줄과 관련된 문제로, 정치가 얼마나 썩을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건들이라 의심된다. 정치 권력의 유지, 획득을 위해 국민의 눈을 속이고 국민의 돈을 빼돌리는 경제범죄들은 시스템의 허점이 무엇이었는지 철저히 수사해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한다.” -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이 특검 수사를 주장하는데. “민주당이 특검을 하자고 하면 고마운 일이다. 상설특검을 주장하는데, 결국 특검을 누가 임명하느냐가 문제 아닌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임을 청와대가 당선인과 협의하겠다고 했다는데, 특검도 국회 추천 후보 가운데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과 조율해 임명하면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본다.” - 문재인 정부가 5년 내내 ‘적폐청산’을 외치며 국민을 편 갈랐다는 비판이 많다. 윤석열 정부가 이들 비리사건을 파헤친다고 마냥 시간을 끌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우선 문재인 정부가 적폐라는 말을 끌어댄 것 자체가 큰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 대해선 책임회피이고 상대방에 대해선 무조건 나쁜 놈이다, DNA가 나쁘다 하며 낙인을 찍는 거다. 새 정부에서도 적폐라는 말은 쓰지 않았으면 한다. 다만 지금 얘기한 경제범죄는 적폐 운운할 필요가 없을 만큼 매우 구체적인 문제다. 검찰이 의지만 있으면 금방 실체를 가릴 수 있다. 당선인이 거듭 시스템을 강조하지 않나. 수사해서 혐의가 나오면 기소하고 법원의 판결에 따르는 거다. 그런 식이라면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오히려 의혹들이 있는데도 이를 덮고 가려 한다면 국민들이 답답해할 거다.” -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이 크다. “사실 저도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을 때 여가부 폐지에 반대했다. 잘하는 쪽으로 고쳐나가야지 그냥 없애는 건 좋지 않다고 봤다. 잘못한 부처를 없애기로 하자면 여가부보다 국토부가 먼저라고 말한 적도 있다. 그런데 윤석열 캠프가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을 땐 사실 여론조사를 했었다. 놀랍게도 국민의 60%가 여가부 폐지에 찬성했다. 여기엔 다수의 여성도 포함돼 있다. 남녀 갈등을 조장하는 부처라는 인식이 많았다. 여가부의 원죄가 그만큼 컸던 거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부처를 없애고 합치고 하는 건 많은 나라에서도 늘상 있는 일이다. 기획예산처도 늘 정권에 따라 붙였다 뗐다 하지 않았나.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건 부처 통폐합을 통해 양성평등의 가치를 좀 더 실질적으로 구현해 내는 것이다.” 여가부 존폐에 대한 언급은 자연스레 청년세대 젠더 갈등 문제로 이어졌다. 윤 전 의원은 이 대목에서 말이 무거워졌다. 마음이 무겁다는 얘기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잘못했다고 본다. 우선 민주당이 페미니즘을 묘하게 써먹으면서 20~30대 남성들이 굉장한 모멸감과 박탈감을 느꼈고, 이에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이를 너무 들쑤시면서 선거 막판 2030 여성들이 대거 이재명 쪽으로 집결했다. 기성세대의 눈으로 볼 때 정말 걱정스러운 건 자칫 이들 세대의 큰 싸움이 시작된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결코 남녀의 전쟁이 아니고, 청년세대도 점점 나이가 들면 서로 타협하고 조화를 이뤄나갈 일인데 정치권이 갈등을 키우고 일부 언론이 부채질한다. 굉장히 무책임하다. 코로나 위기 극복, 기후변화 대응, 국민연금 개혁 등 지금 중차대한 과제가 얼마나 많나. 이런 국가적 과제들을 헤쳐가기 위해서라도 기성세대가 정신 차리고 젠더 갈등 해소에 앞장서야 한다.” -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과제를 꼽는다면. “우리 사회는 지금 앞으로 나아갈 힘이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고갈돼 있다. 새 정부는 이걸 채워야 한다. 우선 정신적 측면에서는 국민통합을 이루면서 원칙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갈라치기와 적폐몰이로 상처받은 국민들 마음을 치유하는 한편, 정치적 판단으로 불법과 비리를 적당히 덮어주는 구태는 청산하고 사법·검경 시스템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아울러 나라의 기초체력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오늘만 산다는 식으로 나라를 운영했다. 경제의 잠재력을 높이고 구조개혁을 단행하는 노력은 전무했고, 재정은 빚잔치하는 집안처럼 탕진했다. 새 정부는 국내외의 어려운 상황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를 이겨나갈 장기적 지도를 제시하고 추진해야 한다. 공수표가 아니라 정직한 청사진을 국민들과 공유하고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의 역할을 제대로 할까. “정권교체로 목표를 이뤘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면 제발 정신차리라 외치고 싶다. 문 정권을 심판하고 싶어도 국민의힘은 죽어도 못 찍겠다는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국민의힘은 정권교체를 시작으로 삼아 그간의 무책임 웰빙정치를 청산하고 변화를 향해 몸부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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