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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문체부 국·과장 경질 진상 밝혀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청와대 집무실에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불러 문체부 체육국·과장의 교체를 지시했다고 유 전 장관이 직접 확인함에 따라 ‘비선 실세 정윤회씨의 국정 농단 의혹’에 ‘문체부 국·과장 경질’ 문제가 추가됐다. 유 전 장관은 또 김종 문체부 2차관이 각종 인사와 민원을 같은 대학 출신인 이재만 총무비서관을 내세워 처리했다고 주장해 ‘문고리 3인방’의 국정 농단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 문체부 2차관은 허위사실 유포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체부 국·과장 경질’의 단초는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인 정윤회씨 딸의 승마선수 국가대표 탈락 논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체부는 지난해 5월 청와대의 지시로 승마협회의 국가대표 선발전 특혜 시비를 조사한 뒤 정윤회씨 쪽이나 반대쪽이나 다 문제가 많아 정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를 올렸다고 한다. 보고 후 청와대는 조사를 진행한 문체부 담당 국장과 과장에 대해 인사 조치를 요구했고, 그 좌천성 인사를 박 대통령이 직접 챙겼다는 것이다. 유 전 장관은 박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로 불러 수첩을 꺼내 문체부 국장과 과장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면서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라고 한 한겨레 신문의 보도를 두고 “대충 정확한 정황”이라고 밝혔다. “정씨 입장에서는 상대방만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 것을 (우리 문체부가) 안 들어주고 자신까지 대상이 되었다고 해서…, 괘씸한 담당자들의 처벌을 요구한 것”이라고도 했다. 유 전 장관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문화관광부 차관으로 재직하면서 청와대 비서관의 인사청탁을 거절하다 취임 6개월 만에 경질된 소신이 뚜렷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지난 7월 청와대가 유 전 장관을 면직 처분했을 때도 “유 장관이 청와대의 인사청탁을 거부한 탓”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문체부뿐 아니라 청와대가 장관 몫인 부처의 과장 인사까지 틀어쥐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지난 2년간 많았다. 청와대는 어제 “박 대통령은 작년 8월 21일 유 장관 대면보고 때보다 적극적으로 체육계 적폐 해소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고, 이에 따라 유 장관이 일할 수 있는 적임자로 인사 조치를 했다”고 해명했지만 충분하지 않다. 일각의 주장대로 문체부 관계자들에 대한 인사가 비선 실세의 외압 때문이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청와대는 보고 라인과 구체적 내용을 보다 분명히 제시해 인사를 둘러싼 소문과 불신을 잠재워야 한다.
  • PD수첩 광우병·일심회, 언론 손 들어줘… 정부 승소율 매우 낮아

    청와대 인사들이 ‘정윤회씨 국정 개입 의혹’ 문건을 보도한 언론사를 고소해 수사가 진행되면서 언론 옥죄기 비판도 제기된다. 현 정부 들어 정부 측이 언론을 상대로 제기한 고소·고발 사건은 이미 10여건에 이른다. 하지만 과거 유사 사례에서 법원의 판단은 언론 쪽에 우호적이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과거 국가기관을 대표한 공직자들이 언론을 상대로 제기한 민형사 소송에서 “권력 비판 기능의 사회적 중요성”을 이유로 언론의 손을 들어준 경우가 많다. 언론 상대 소송은 공인 또는 국가기관이 원고가 되면 승소율이 확연히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 당시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대해 정운천 당시 농림식품부 장관 등이 프로그램 제작진을 고소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사건은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난 뒤 검찰이 항고를 거듭했지만 2심과 3심 재판부 모두 제작진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방송 보도 내용 중 일부가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한다”면서도 “전체 취지와 내용은 소고기 수입 협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공공성 및 사회성을 지닌 사안을 대상으로 한 보도를 명예훼손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일심회 사건’ 관련 의혹 보도에 대해 대통령 비서실 측이 명예가 훼손됐다며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냈다 패소한 사례도 있다. 이준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가기관의 소송 남발은 언론의 감시·비판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특히 최고권력자와 관련된 사안이 재판정에 넘어오면 재판부의 공정성 침해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현직 수장도 찍퇴… 무서운 ‘新관치’

    현직 수장도 찍퇴… 무서운 ‘新관치’

    “우리가 꼭두각시입니까. 이럴 거면 행장추천위원회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하나 마나 한 요식행위) 전 안 하렵니다.” 2일 오전 차기 우리은행장 선출을 위해 서울 모처에 모인 행추위원들은 잔뜩 격앙돼 있었다. 하루 전날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돌연 연임 포기를 선언하고 이 은행의 이광구 부행장이 차기 행장으로 사실상 내정됐다는 얘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행추위는 이날 압축한 행장 후보 3인의 명단을 비공개에 부쳤지만 이 부행장을 포함해 김승규 부행장,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비슷한 상황은 최근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선출 과정에서도 벌어졌다. 한 시중 은행장은 “낙하산을 보내려면 사전에 귀띔이라도 해야 하는데 이사회와 사전 정보 공유가 일절 없었다”며 “이사회 멤버(행장)들도 신문 보고 (차기 회장 후보자를) 알았다”고 불쾌해했다. 하 회장은 KB금융 회장직에 도전할 당시부터 금융 당국의 지원을 받는 ‘위장 관피아(관료+마피아)’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금융권 인사를 둘러싸고 ‘신(新)관치’, ‘변종 낙하산’ 논란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낙하산’ 논란이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최근에는 그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게 금융권 인사들의 전언이다. 한 금융권 인사는 “예전엔 낙하산을 내려보내더라도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사전 정지 작업을 어느 정도 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특정 인사를 미리 낙점해 두고 ‘알아서 따라오라’는 식”이라고 전했다. 불도저처럼 일방통행으로 밀어붙이다 보니 “신관치가 더 무섭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현 정부는 세월호 참사 이후 ‘낙하산 근절’을 강력히 공언했다. 하지만 관료나 정치인이 직접적으로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일 뿐 실제로는 관(官)이나 정치권의 의중이 담긴 인물을 속속 내려보내고 있다. 우리은행의 정수경 감사, IBK투자증권의 김영희 감사 내정자, 기업은행의 이수룡 감사가 대표적인 예다. 세 사람은 모두 지난 대선 때 정권 창출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현직 수장조차도 ‘찍퇴’(찍어서 퇴직) 신세다. 금융 당국의 강한 부인에도 불구, 이 행장의 연임 포기를 둘러싸고 외압설이 끊이지 않는다. 행추위의 한 관계자는 “(외압이 있었더라도 이 행장이) 외압 때문이라고 말하겠느냐”고 반문한 뒤 “패자는 말이 없다”며 외압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시인했다. 외압의 주체를 둘러싸고는 여러 주장이 엇갈린다. ‘현직 찍퇴’는 현 정부 들어 두드러진 현상이다. 지난해 6월에도 이장호 전 BS금융지주 회장이 임기를 9개월 남겨 두고 물러났다. 당시 이 전 회장은 조영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에게 두 차례 전화를 받고 중도 사퇴했다. 이 전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인사로 분류된다. 이명박 정권 때 ‘4대 천왕’이 득세했다면 현 정권은 ‘서금회’(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의 모임)가 기세등등하다.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 내정자를 비롯해 이광구 부행장 등이 모두 서금회 출신이다.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과 공명재 수출입은행 감사도 서강대 출신이다. 김옥찬 SGI서울보증보험 사장 역시 현 정부 실세와 줄이 닿아 있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낙하산 인사는 선임된 사람의 리더십에도 큰 타격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질적 저하를 가져온다”며 “인선 과정에 외압을 행사하면 처벌받도록 하는 ‘낙하산 금지법’을 마련하는 등 강력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서울광장] 어쩌면 비선 실세는 칸막이인지 모른다/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어쩌면 비선 실세는 칸막이인지 모른다/진경호 논설위원

    정계로 나간 선배가 이런 말을 했다. “정치부 기자로 20년 일하면서 정치를 좀 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정치권에 발을 딛고 보니 기자 시절엔 지금의 10분의1만큼도 이 바닥을 몰랐던 것 같다.” 선배가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는 헤아릴 수 없으나 적어도 듣는 처지에선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다. 보이는 정치와 보이지 않는 정치는 따로 있다. 정치를 어깨 너머로 볼 수밖에 없는 기자는 결코 보이지 않는 정치를 모른다. 따라서 언론이 전하는 정치는 결코 정치의 전부가 아니다. 이런 결론은 허탈하다. 기자로서의 열패감 차원을 넘어 언론을 다리 삼은 정치와 국민의 간극이 그만큼 멀다는 얘기인 까닭이다. 정치부 기자가 이런 판에 일반 국민들은 어찌 정치를 알겠는가. 한데 국민이 모르는 정치. 이건 과연 온당한가, 정당한가. 정윤회씨 동향을 담았다는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의 문건을 통해 ‘보이지 않는 정치’가 일단을 드러낼 모양이다. 한때 국회의원 박근혜의 비서실장을 지낸 정씨가 이재만 총무비서관을 비롯한 청와대 ‘문고리 권력 3인방’ 등과 작당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몰아내려 했다는 내용의 이 ‘박관천 문건’은 언뜻 청와대 출입 기자들조차 넘보지 못하는 청와대 담장 속 권력 암투를 여실히 보여 주는 듯하다. ‘날조된 찌라시(정보지) 내용을 모아 놓은 문건에 불과하다’는 청와대 측 반박 속에 쟁점은 문건 내용의 진위와 문건 유출 경위로 정리됐고, 국민들은 머지않아 서울중앙지검의 날고 기는 검사들에 의해 보이지 않는 정치의 민낯을 보게 될 수도 있을 듯하다. 한데 이 ‘박관천 문건’이 보도된 뒤 정씨와 박 전 행정관,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지난 며칠 언론에 쏟아낸 하소연을 곰곰이 들여다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대목이 발견된다. 저마다 파문의 주역들이건만 그들 중 누구도 알력의 실체를 제대로 모르는 듯하다는 점이다. 정씨는 ‘자신에 대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지속적인 음해’로 상황을 규정했다. ‘박지만 미행설’이나 이번 박관천 문건 모두 민정수석실의 날조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배후에 박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씨가 있다는 인식의 일단을 내비쳤다. 반면 조·박 두 사람은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정호성 제1,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이 정씨를 중심으로 인사 전횡을 일삼았다는 투로 얘기한다. 자신들이 갑작스레 인사 조치된 것도 이들의 작품으로 보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면서도 양쪽 모두 이에 대한 팩트, 즉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근거는 내놓지 못했다. 서로가 “그런 것 같다”, “그럴 것이다” 식의 추정형 화법만 구사하고 있다. 프랜시스 베이컨이 말한 ‘동굴의 우상’이 어른댄다. 동굴 속에 갇힌 채 햇볕을 받아 동굴벽에 비치는 그림자를 실재(實在)인 양 인식하며 일희일비하는 군상들의 모습이 권부의 정점에 있다는 이들에게서 묻어난다. 그림자를 보며 누구는 저기 정윤회가 있다 하고, 누구는 저 뒤에 박지만이 보인다고 한다. 그러면서 저마다 피를 토해 낼 듯 억울해한다. 죄가 있다면 ‘숨죽이고 지낸 죄’나 ‘분골쇄신하며 대통령을 모신 죄’밖에 없는데 왜 흔들어 대느냐며 울분을 토한다. 파문을 진정 심각하게 바라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지 모른다. 박 대통령을 가운데 두고 촘촘하게 짜인 칸막이 속에 제각기 갇힌 채 서로 실체가 없는 그림자를 향해 연신 돌을 던져 대는, 저마다 ‘박근혜 보호막’이라 여기고 자처하지만 기실 진작에 ‘박근혜 가림막’이 된 줄 모르는 이 동굴 속 존재들이야말로 박근혜 정부가 앓고 있는 중병의 가장 정직하고 확실한 증세일지 모른다. 수사의 영역이 아니다. 정치의 영역이다. 검찰 수사의 결론이 어떠하든 사법적 단죄만으로 파문을 매조지하려 한다면 화근은 훗날 재앙이 돼 돌아올 것이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가 증거다. 모두 정권 초반의 비선 실세나 측근들의 권력 암투를 정리하지 못해 임기 후반 화를 입었다. 청와대라는 동굴의 칸막이를 이제라도 거둬야 한다. jade@seoul.co.kr
  • [단독]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

    [단독]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

    서울신문이 우리 사회의 뉴스와 화제의 인물을 만나는 심층 인터뷰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을 새로 선보입니다. 중견 기자들이 직접 각 분야의 이슈메이커들을 만나 현안을 진단하고 사회적 파장을 짚어봄으로써 의미와 대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주제와 세대를 뛰어넘어 다양한 인물들을 찾아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실타래처럼 뒤엉켜 있는 우리 사회에 희망의 화두를 던지고자 합니다. 정부가 지난달 10일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한 데 이어 국회도 2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한·호주, 한·캐나다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했다. 미국, 유럽연합(EU), 아세안, 인도에 이어 뉴질랜드와도 FTA를 체결함으로써 명실상부한 FTA 강국에 올랐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무역협회 집무실에서 만난 한덕수(65) 회장은 “한·중 FTA는 농업을 포함한 한국경제가 한단계 도약하기 위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국이 메가(거대) 지역적 FTA시대에 조정자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중국에 이어 뉴질랜드와 FTA를 전격 타결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특히 한·중 FTA를 ‘양날의 칼’에 비유하며 경계하고 있습니다. -먼저 세계에서 FTA를 체결하기 어려운 나라들이 어디인지 아십니까. 바로 호주와 캐나다, 뉴질랜드입니다.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경제 규모는 작지만 국제통상 협상에서 목소리가 큰 이들 3국과 FTA를 타결지은 건 의미가 매우 큽니다. 중국과의 FTA에 대해 중간 수준의 FTA라고 비판하는 소리도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이 5대 교역국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과 가장 포괄적인 FTA를 체결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양허제외 대상에 제조업 품목이 상당수 포함돼 장기적으로 수출 여력이 줄어든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중국의 농업에 대한 영향을 고려할 때 이 정도에서 시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봅니다. 중국과의 FTA의 가장 큰 성과는 비관세장벽에 대해 논의하는 장을 만든 것입니다. 각 성마다 한국 투자자의 애로사항을 논의할 수 있는 대책반을 정하기로 한 것이죠. 시작점이라고 했지만 가장 큰 효과는 경쟁에 의한 경쟁력 향상입니다. 다음으로 5000만이 넘는 국민들이 소비하고 사용하는 제품 값이 내려감으로써 소비자의 잉여가 늘어나는 점을 꼽을 수 있는데 둘 다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중국 산업이 급속도로 한국을 추격해 오고 있는데 우리는 산업을 고도화, 고부가가치화하고 상대적으로 낙후한 서비스 산업을 발전시켜 동북아, 아시아, 세계적인 분업구조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중국과의 FTA 체결은 우리에게 처절하지만 더 나은 환경이 될 것입니다. →‘처절하지만 더 나은 환경’, 무엇을 두고 하는 말입니까. -한·중 FTA가 양날의 칼이 아니라 기회라는 뜻입니다. 전 세계적인 경쟁의 압력이 큽니다. FTA 체결로 우리 앞에 중국이라는 시장이 훨씬 더 활짝 열렸고 하고자 하는 절박성도 더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농업에는 타격이 적지 않은데요. -위협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안전하고 신선한 고품질의 농산품을 원하는 2억명에 가까운 중국의 중산층을 공략할 기회가 열렸다고 봐야 합니다. 우리 농업은 온실 재배, 정보기술(IT)과 연계한 농업대량생산체계, 신선재배 기술이 상당히 축적돼 있습니다. 위협은 지난 60년간 우리의 경제발전 기초 위에서 보면 더 열심히 빠른 시일 내에 사업을 고도화하는 데 큰 자극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FTA로 피해가 예상되는 농업 등에 대한 무역이득공유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익을 보는 사람이 어려워진 사람을 돕는다는 철학은 굉장히 좋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기업들의 이익이 비용절감 때문인지, FTA 때문인지, 훈련 때문인지, 좋은 마케팅 기회를 잡아서인지 정확하게 산출해 낸다는 것은 불가능해요. 그래서 2년 전 국회의원 299명 전원에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유를 간곡하게 설명해 관련법이 계류 중입니다. 이는 경제 전체에 비효율을 엄청나게 늘리는 것입니다. 좋지만 FTA를 포함해 모든 경제 여건에 따라 이득을 본 사람이 세금을 더 내니까 그걸로 (피해를 본 산업을) 지원하는 것이 맞습니다. (한 회장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무역이득공여제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세금 문제가 나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법인세 인상 문제에 대해 물었다. 법인세는 전 세계가 경쟁 중이어서 다른 지역보다 높으면 기업은 물론 개인도 움직인다며 반대했다. 대신 국제적 기준에 맞추되 각종 감면 혜택을 모두 없애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인터뷰는 FTA로 인한 그늘 문제로 이어졌다. ) →그러나 개방과 경쟁에 방점이 찍힌 FTA로 인해 빈부격차와 기업격차 심화 등 그늘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좋은 지적입니다. 두 가지를 짚고 싶은데 첫째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서 조치를 취할 것인가와 둘째 대책이 무엇이냐입니다. 첫째, 인식의 문제입니다. 개방·(무역) 자유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정부의 개입을 완전히 배제한 완벽한 유리알식 자유주의를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역·투자에 대한 직접 규제를 없애면 경제가 커지고 새로운 세수로 교육 복지 혁신에 지원하자는 입장입니다. 복지제도에서 제일 나쁜 건 가격에 개입하는 것입니다. 즉 투명하게 기업의 운영은 시장, 세금은 국제적 수준의 약간의 누진적 세제, 각종 감면은 없애고 개인적으로 어려워진 사람들에게 소득을 이전시켜 다양한 서비스를 개인이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포용적이고 효율적인 경제를 이룰 수 있는 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둘 다 제대로 안 되고 있어 문제죠. →주제를 바꿔 미국과 중국이 외교·안보적 측면에서뿐 아니라 통상적으로도 한국을 둘러싸고 선택을 압박하는 상황입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중국과 아세안 위주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사이에서 한국의 현명한 선택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먼저 협상이 진행 중인 TPP나 RCEP를 메가 이니셔티브 싸움이라고 보고 싶지 않습니다. 지구촌은 세계화돼 있고 비경제적·외교적 이니셔티브도 있겠지만 이는 과거 제국주의처럼 영토를 점령하는 식의 싸움이 아닙니다. 자유화 시대의 헤게모니는 가치를 가능한 한 많이 공유해 세계가 잘 사느냐를 경쟁하는 것이다. 경제의 메가 지역적 FTA를 과거 외교 헤게모니 시각에서 보는 건 전혀 맞지 않습니다. →TPP와 RCEP가 대립적 관계가 아니라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오히려 보완적인 관계입니다. 이번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이 2020년까지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언론들은 중국 주도라고 보도했지만 이 아이디어는 1994년 인도네시아 보고르에서 열린 제2차 APCE 정상회의에서 나왔습니다. 그동안 회원국들이 소극적이다 2006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논의가 시작돼 오늘에 이른 겁니다. TPP 그룹과 RCEP 그룹은 회원국이 상당수 겹치지만 개방 범위는 조금 다릅니다. 자연스럽게 가면서 통합되면 FTAAP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결국 하나의 메가 FTA가 되고 전 세계 약 384개 지역무역협정(RTA)이 어느 시점이 되면 마지막 단계로 세계무역기구(WTO)가 다 끌어안아 전 세계 무역자유화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중 사이에서 한국의 균형자 역할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한국은 FTA 경험이 많습니다. 메가 지역FTA 트렌드가 제대로 작동해 무역과 자유화를 증진시켜 번영시키는 데 한국이 헬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것입니다. (균형자보다) 조정자 역할은 아이디어 리더십이 중요합니다. 헬퍼와 경제규모는 직결된다고 보지 않습니다. 조정자나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려면 합리적이고 좋은 아이디어를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FTA와 관련해 무역협회의 중소기업 지원전략은 무엇입니까. -스파게티볼효과라는 게 있습니다. (체결된 FTA 숫자가 많다 보니) 내용이 각기 달라 스파게티처럼 뒤엉켜 있다는 거죠. 중국은 비교적 새롭게 타결된 협상이어서 내용을 제대로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서울에 34명으로 구성된 종합지원센터와 지방에 16개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1380으로 전화하면 언제든지 상담이 가능합니다. 개별적으로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미국을 다녀오셨는데요. -한국의 TPP 조기 가입 희망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다녀왔습니다. 우리가 봐도 미국으로서는 내년 1분기에 TPP를 타결 짓지 않으면 절대로 안 되는 상황입니다. 미국을 포함해 12개국 중 여러 나라가 하반기로 넘어가면 정치적 일정이 있어 새로운 참가자를 받을 여유가 없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오히려 한·미 FTA가 제대로 이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상당히 광범위하게 전달하더군요.(한 회장은 이 대목에서 말을 아껴 한·미 FTA의 이행을 놓고 미국 업계의 불만이 적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한·중 관계가 급격하게 가까워지면서 미국에 경계 내지 불편해하는 기류가 팽배해 있다고 들었는데. -경제·무역 문제에서 미국의 우려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2년 가까이 돼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공고히 하고 중국과 잘 지낸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는 걸 충분히 이해하는 분위기입니다.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다수당 지위를 차지했습니다. 북한핵과 북한 인권, 사드 등 한반도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지속될 것입니다. 미 행정부와 의회 사이에 몇 가지 정치적 이슈를 제외하고는 협조가 잘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내년 한국 경제가 맞닥뜨릴 가장 큰 대내외 도전을 꼽으신다면. -국제경제가 어떻게 되느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유럽 경제 침체가 여전하고 중국이 여러 이유로 감속성장하는 상황인데 중국 지도부가 7% 언저리 성장에 만족한다고 생각됩니다. 일본도 강한 경제자극정책을 폈지만 실물경제는 썩 좋지 않습니다. 우리로서는 교역과 내수의 균형성장을 이끌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회장은 인터뷰 직전인 11월 17일부터 1주일간 미국을 다녀왔다. 지난 8월 말부터 일곱 번째 해외출장이다. 열흘에 한 번꼴이다. 1년에 10번 정도는 해외 출장을 다녀온다. 국내에 있을 때는 가능한 한 현장을 찾는다. ‘우문현답’, 즉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좌우명을 반영한다. 신문 스크랩 대신 신문을 직접 챙겨 읽는다는 한 회장 집무실 내 대형 탁자에 출장기간 동안 읽지 못한 외국신문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언젠가 쓰고 싶다는 45년 공직생활과 통상 현장에서의 노하우, 경제에 대한 탁견이 고스란히 녹아 있을 한국경제에 대한 책이 기다려진다. 김균미 편집국 부국장 kmkim@seoul.co.kr ■한덕수 회장은 국무총리까지 지낸 대표적 ‘통상 전문가’… 한·미 FTA 美 의회 비준 일등공신 한덕수(65)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공직자로서 모든 것을 이뤘다는 주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대표적인 통상전문가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 국무총리에까지 오른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2012년 무역협회 회장에 임명되기 직전까지 주미대사로 활동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미 의회 비준안 처리를 위해 노력했다. 행정고시 8회 출신으로 옛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1982년 부처 간 교류 때 옛 상공부 미주통상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상공부 중소기업국 국장, 대통령 비서실 경제비서실 통상산업비서관, 특허청장, 통상산업부 차관, 통상교섭본부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대사 등 통상 전문가의 길을 걸어왔다. 대통령 비서실 경제수석 비서관, 국무총리국무조정실 실장을 거쳐 2005년 3월부터 2006년 7월까지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냈다. 노무현 대통령 당시인 2007년 3월 최초의 경제관료 출신 국무총리에 올랐다. 대표적인 참여정부 사람으로 꼽혔던 한 회장은 한·미 FTA 체결지원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한·미 FTA 전문가라는 점 등이 고려돼 이명박 정부 때 주미대사에 임명돼 화제가 됐었다. 주미대사 당시 한·미 FTA의 미 의회 비준을 이끌어 내기 위해 100명의 상원의원과 435명의 하원의원을 모두 수차례 만나 직접 설득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1949년 출생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석·박사 ▲행시 8회(1970년) ▲통상산업부 통상무역실상 ▲특허청장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주OECD 대사 ▲경제수석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2007.4) ▲주미국대사(2009.2~2012.2) ▲한국무역협회 회장(2012.2~현재)
  • 물꼬 튼 남·북·러 3각 협력 사업… ‘나진·하산’ 내년 본계약 기대감

    물꼬 튼 남·북·러 3각 협력 사업… ‘나진·하산’ 내년 본계약 기대감

    러시아산 유연탄이 북한을 거쳐 남한으로 수송되는 나진·하산 물류 협력 프로젝트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자 본계약 체결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1일 “정부는 남·북·러를 거친 이번 석탄 시범운송사업이 3각 협력의 시발점으로 우리 경제 혁신과 동북아의 평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을 위한 기반 구축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사업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남북 간 인도적 목적 외에 교류·왕래를 금지하는 5·24조치의 예외로 인정할 만큼 성공에 공을 들였다. 이와 관련, 임 대변인은 “정부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 등을 위해 추진 중인 나진·하산 물류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은 해나간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3각 협력이 본격화될 경우 경색된 남북 관계를 회복하고, 대화·협력의 통로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다만 시범사업이 본계약으로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통일부 관계자는 “본계약을 금년 안에 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고 내년 정도에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것도 협상하는 것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 등 방북 대표단의 현장 점검 과정에서 러시아와 북한 모두 협조적인 분위기를 보이고 있어 본계약 체결 가능성을 밝게 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 철도성 관계자와 나선시 인민위원회 관계자들도 나와서 전반적으로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정부의 남·북·러 3각 협력이 결실을 맺은 데 대해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지원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남북한과 러시아가 추진하는 ‘나진·하산 물류 프로젝트’가 남북한 경제교류의 물꼬를 트고 화해 협력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반색했다. 문재인 비대위원도 “러시아 석탄이 나진을 통해 지난 주말 포항에 도착했는데, 이 구상은 ‘철의 실크로드’로 시작해 노무현 전 대통령 때 구체화되고 이명박 정부 때 중단됐다가 이제 결실을 맺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씨줄날줄] 찌라시/문소영 논설위원

    패관문학(稗官文學)에서 ‘패관’은 옛날 중국에서 황제나 제후가 민간의 풍속이나 정사를 살피고자 거리의 소문을 모아 기록시키던 벼슬의 이름이었다. 벼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본질적으로는 잡초인 피를 나타내는 한자가 패(稗)이니 벼슬이라고 해 봤자 보잘것없고 자잘한 말단의 관리였다. 패관들은 수집한 진위가 불분명한 소문들을 기반으로 창의성과 윤색이라는 피와 살을 붙여 패관문학·패관소설을 발전시켰다. 1세기 중국의 반고가 지은 역사서 ‘한서’에 ‘소설가의 무리는 주로 패관에서 나왔다’는 구절이 있다 하니 패관소설의 역사는 오래됐다. 한반도에서는 중국과 달리 고위직 관료들이 직접 집필했는데, 이규보의 ‘백운소설’이나 이제현의 ‘역옹패설’, 서거정의 ‘필원잡기’, 강희맹의 ‘촌담해이’, 성현의 ‘용재총화’, 어숙권의 ‘패관잡기’, 유몽인의 ‘어우야담’ 등이다. 현대 한국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시중의 소문들을 모아 적어 놓은 증권가의 정보지를 ‘찌라시’라고 부른다. 찌라시는 원래 조간신문에 끼워 배달되는 광고 전단을 일컫는 비속어였다. 1980년대 중반 증권시장 상승기에 시작됐다는 증권가 정보지는 기업정보뿐 아니라 청와대 수석회의나 국무회의 등에서 나온 대통령·장관·청와대 수석의 날 선 발언이나 실세들의 권력투쟁, 특정 정책의 도입 배경, 정경유착, 연예계 험담 등을 그럴듯하게 제공했다. 정보원은 누구인지 모른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3월 연예인 실명이 거론된 사생활이 담긴 ‘연예인 X파일’이 무분별하게 인터넷 등에 확산되자 ‘찌라시와의 전쟁’도 벌였다. 증권가 정보지는 한때 자취를 감추는 듯했지만 늘 그렇듯이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끈질기게 부활하고 공유됐다. 올 2월에 개봉한 영화 ‘찌라시: 위험한 소문’처럼 말이다. 찌라시는 면죄부의 근거로도 제시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012년 대통령 선거 직전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본문을 고스란히 인용한 대중 연설을 해 유출 논란을 일으켰는데, 그 내용을 증권가 찌라시에서 봤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그의 해명을 받아들여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문제의 찌라시는 훌륭한 정보원이 있었던 모양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공직기강비서실에서 작성한 ‘민간인 정윤회씨와 ‘문고리 3인방’의 비선 국정 개입’ 의혹을 담은 문서가 논란이다. 정식 명칭은 ‘청 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 측근 동향’이다. 청와대 대변인은 문건의 실체를 인정했지만 “시중의 근거 없는 풍설을 모은 찌라시에 불과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대표에게 무혐의를 허락한 특급 찌라시들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점을 망각한 모양이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野 “정윤회게이트” 정국 블랙홀 조짐

    野 “정윤회게이트” 정국 블랙홀 조짐

    정윤회(59)씨를 비롯한 현 정권 공식·비선라인의 국정 개입 의혹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살아 있는 숨은 권력’의 국정 농단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메가톤급 후폭풍이 온 나라를 뒤흔들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윤회 게이트’로 명명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여권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일단 1일부터 시작될 검찰 수사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을 비롯해 문건에 등장하는 인사들의 명예훼손 고소 사건을 수사하면서 그들의 국정 개입 및 권력 암투 사실관계 등도 자연스럽게 ‘진실규명 리스트’에 올라갈 것이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수사의뢰한 문건의 유출 경위 등도 명백히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문건 작성 및 유출자로 지목된 박모(48) 경정은 3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문건에 (내) 이름도 없는데 왜 자꾸 물어보느냐. 청와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면 될 것 아니냐”며 전면 부인하는 등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일단 공은 검찰로 넘어갔지만 수사 결과와는 무관하게 앞으로 상당기간 이 문제는 뜨거운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새정치연합의 한정애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정씨와 ‘문고리 권력’ 3인방 등 이른바 십상시의 국정개입 농단에 대해 박 대통령은 내일(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분명한 입장과 엄정한 처벌 대책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진실 규명의 열쇠는 이제 사법당국에 맡겨지게 됐다”면서 “야당은 정치적인 공세에서 벗어나 인내심을 갖고 수사 결과를 기다려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미 박범계 의원을 단장으로 ‘비선실세 국정농단 조사단’을 출범시킨 새정치연합은 조만간 국정조사 실시 및 특별검사 도입 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 권력지형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청와대의 공직기강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역대 정권과 마찬가지로 비선라인의 국정농단 의혹에 휩싸인 박 대통령과 여권의 선택도 주목된다.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제기된 소문에 이어 ‘활화산’ 같은 문건까지 등장한 상황에서 무작정 부인만 하기에는 역부족인 듯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문민정부 시절에는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 DJ 정부 시절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세 아들, 참여정부 때는 노무현 대통령의 형 건평씨와 핵심 측근 인사들, MB 정부 시절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영포회’ 등의 국정농단 의혹이 결국 사실로 드러나면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린 바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열린세상] 집권 2년차의 빛과 그림자/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열린세상] 집권 2년차의 빛과 그림자/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박근혜 정부의 집권 2년차인 올해도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현 정부의 집권 2년차는 역대 정부와 비교해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정부가 도저히 통제할 수 없는 외생적 변수에 의해 국가 재앙 수준의 위기를 맞이했다. 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정치 실종, 국회 마비’를 초래하면서 정상적인 국정 운영을 어렵게 했다. 정치로 풀어야 할 일을 정치로 풀지 못하면서 국정은 장기간 표류했다. 둘째, 대통령 어젠다의 과잉으로 극도의 피로감이 쌓였다. 박 대통령은 올해 벽두 ‘통일 대박론’을 시작으로 경제혁신 3개년 계획→국가 개조→ 규제 개혁과 관피아 척결→공무원연금 개혁 등 너무나 많은 대형 국가 어젠다를 쏟아냈다. 결과적으로 정부 정책의 진정성과 집중력이 사라졌다. 셋째, 여당에 비주류 지도 체제가 등장했다. 역대 정부에서는 집권 초기 대통령 친위 세력이 집권당의 주류를 차지하면서 일사불란한 당·청 관계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올해 7월 비박의 김무성 대표 체제가 등장하면서 당·청 간에 긴장적 협력관계가 구축됐다. 급기야 박 대통령이 ‘개헌은 경제 블랙홀’이라며 논의 자제를 당부했음에도 김 대표가 해외에서 “정기 국회 이후 봇물이 터질 것”이라면서 ‘개헌 불가피론‘을 제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고 대통령의 권위는 크게 흔들리면서 대통령 지지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더 심각한 것은 집권한 지 2년이 다가오는데 이렇다 할 만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집권 2년차의 부족함을 극복해 정부가 약속한 “국민이 행복한 시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통령의 인식과 행동에서 담대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 현 상황을 국정 운영의 큰 위기로 인식해야 한다. 수평적 당·청 관계를 목청껏 외쳤던 집권당 대표가 대통령 경고 한마디에 바짝 엎드려 “대통령과 싸우지 않겠다”고 백기 투항하고 야당은 여전히 무기력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이 청와대로 하여금 마치 ‘대통령 천하 시대’가 온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착각은 위기를 위기로 깨닫지 못하게 하는 암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세월호 정국 이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40% 중반대에서 고착화되고 있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 못한다’는 부정 평가가 ‘잘한다’는 긍정 평가를 추월하기 시작했다. 만약 ‘초이 노믹스’로 불리는 현 정부의 경제 활성화 대책이 내년 상반기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부딪칠 것이다. 그동안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하는 ‘새정치연합’이 주는 반사이익만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둘째, 대통령이 ‘정치 정상화’에 몰입해야 한다. 그 핵심은 통치에서 정치로, 불통에서 소통으로, 밀실에서 투명으로, 힘에서 권위로, 밀어붙이기에서 설득으로 국정 운영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더불어 “국회와 야당을 존중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킬 필요가 있다. 경제 활성화 대책, 공무원연금 개혁, 지속 가능한 복지를 위한 재원 조달, 남북한 관계 개선 등을 포함한 다양한 의제를 갖고 야당 대표와 수시로 만나 대화하고 타협하는 모습을 통해 극단과 배제의 정치를 통합과 포용의 정치로 바꾸어야 한다. 셋째, 새로운 어젠다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고 기존 어젠다 중 우선순위를 정해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3당(민정-민주-공화) 합당’,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역사 바로 세우기와 전두환·노태우 구속’,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 회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공정사회 구축’ 모두 집권 3년차 때 나온 것이다. 대통령의 독단과 독선으로 인한 민심 이반을 막고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제기된 것들이었다. 하지만 이런 어젠다들은 정치공학적 차원에서 제기돼 진정성을 의심받고 궁극적으로 대통령의 실패를 막지 못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2004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기적적으로 구했던 것과 같이 박 대통령은 위기 속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이 앞으로 닥쳐올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집권 2년차 때 겪은 시행착오와 위기를 집권 3년차에 긍정의 에너지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 [공직 파워 열전] 행자부 지방재정세제실

    [공직 파워 열전] 행자부 지방재정세제실

    지난해 초 재난안전관리 총괄 부처라는 명목으로 조직이 커진 안전행정부가 2년도 안 돼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행정자치부로 회귀했다. 하지만 안행부 출범 당시 지방재정세제국에서 확대된 지방재정세제실은 이번 조직 개편에서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됐다. 지방세와 지방재정 관련 정책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특히 국고보조사업 확대에 따른 중앙과 지방 간 재정갈등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악화에 대응하는 핵심 정책 부서라는 점에서 어깨가 무겁다는 데 이견이 없다. 지방재정세제실은 1998년 행자부 출범 이후 지방재정세제국으로 있다가 지난해 안행부 출범과 함께 지방재정세제실로 확대됐다. 핵심 업무만 해도 지방재정정책을 총괄, 조정하고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 등 국가와 지자체 간 재원배분과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등 폭이 넓다. 지방세와 지자체 세외수입 정책도 총괄한다. 도로명 주소 사업도 소관 업무 중 하나다. 하나같이 지자체 운영과 직결되는 핵심 사업들이다. 지방세법과 지방재정법, 지방계약법 등 담당 업무와 직결되는 곳만 해도 243개 지자체와 500개에 가까운 지방공기업, 540개나 되는 지방 출자·출연기관 등 1000곳이 훨씬 넘는다. 한마디로 ‘바람 잘 날 없는’ 부서인 셈이다. 담당하는 업무를 생각하면 ‘2관 9과 132명 정원’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업무량 자체가 많은 데다 요즘같이 국회 예산안 심사 기간에는 말 그대로 하루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지경이라고 한다. 지난해 4월부터 재임 중인 이주석 실장은 재정정책과장과 지방재정세제국장 등을 거친 지방재정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지난해부터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지방세 발전 방안을 준비해 왔고 최근 지방세법 개정으로 결실을 맺었다. 지자체의 재정 규율을 강화하는 정책 역시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준비 과정에서 “욕 먹을 일은 내 임기 동안에 하겠다”는 말을 자주 하며 직원들을 독려하는 뚝심을 과시했다. 역대 지방재정세제실장 중에는 이처럼 뚝심과 ‘전투력’으로 이름을 날린 사람이 적지 않다. 그만큼 지자체는 물론 기획재정부와의 업무 조율 과정에서 정책경쟁과 논쟁이 잦다는 뜻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초대 지방재정세제국장이었던 이삼걸 전 국장은 지방소비세와 지방소득세 도입을 두고 ‘싸움닭’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기재부와 격한 논쟁을 벌였다. 당시 원세훈 장관이 “이 국장, 좀 살살하세요”라고 말렸을 정도다. 정재근 행자부 차관은 지방재정세제국장과 기획조정실장, 지방행정실장까지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방재정세제국장을 마친 뒤 충남부지사로 거론됐고 자녀들을 대전에 있는 고등학교에 입학까지 시켰지만 당시 맹형규 장관이 강력하게 요청해 기조실장이 됐을 정도로 조직 내 신망이 두텁다. 현재 충북도 부지사로 일하고 있는 정정순 전 지방재정세제국장은 1993년 정태수 내무부 지방재정국장 이후 20년 만에 나온 고졸, 비고시 출신 국장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노병찬 전 국장은 성실함과 깍듯한 태도로 동료들에게 신망을 얻은 대표적인 ‘믿을 맨’이다. 재정 분야를 처음 맡고는 종이 수십장에 깨알같이 지방재정 관련 사항들을 메모해 갖고 다니며 틈날 때마다 읽고 업무를 파악했다는 얘기는 지금도 행자부에서 널리 회자되고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무능한 한국정치 현주소 ‘연금개혁’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연내 국회 처리가 사실상 무산되는 수순으로 들어가면서 한국 정치가 또 한번 무능력을 드러내고 있다. 개혁안 마련을 위한 정부·여당·공무원노조 실무회의의 한 축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이 지난 24일 전격 탈퇴를 선언하며 논의의 틀이 와해된 데 이어 국회는 예산을 둘러싼 줄다리기로 26일 끝내 파행됐다. 연말 정국이 더욱 얼어붙을 조짐인 데다 논의 과정 등의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연내 처리는 어렵다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청와대는 리더십이 결여됐고 여당은 의지가 부족한 상태에서 야당의 기회주의적인 발목 잡기와 공직사회의 격렬한 저항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우선 청와대는 여당과 충분한 교감을 하지 못했고, 여당은 이해 당사자들과 화학적 결합, 정서적인 교감을 시도하기보다 자신들의 논리를 관철시키는 데 급급한 모습을 드러냈다. 새누리당은 그간 공노총 등과의 면담에서 “‘새누리당 안을 보고 얘기하자. 안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그렇게 많은 액수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물리적 결합만 시도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무원 사회가 ‘더 내고 덜 받는다’는 구호에 감정적인 반발을 하고 있는 만큼 감성적인 접근을 통해 신뢰를 먼저 형성했어야 한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야당이 연금 개혁의 시급성에 동조하면서도 뜨뜻미지근한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서는 공무원 100만표와 그 가족까지 수백만표가 걸린 일이어서 문제를 장기화하려 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정국이 2016년 4월 총선 사정권에 들 때까지 끌고 갈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온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공무원연금 개혁 필요성에 대해 여야 간 공감이 있는 상황에서 야당이 애매모호한 ‘사회적 합의기구’의 필요성만 주장해서는 안 된다”며 “야당이 안을 빨리 내놓고 여야가 국회에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노무현 정권 때도 시도했던 만큼 여야는 당리당략을 떠나 서둘러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 법안 정기국회 내 처리 무산…연내 국회 통과도 불투명

    공무원연금 개혁 법안 정기국회 내 처리 무산…연내 국회 통과도 불투명

    ‘공무원연금 개혁’ 여야 간 견해차로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의 국회 안전행정위 상정이 25일 무산됐다. 이에 따라 회기를 2주 남긴 이번 정기국회 내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또 정기국회 이후 임시국회가 소집된다고 하더라도 야당의 태도 변화가 없는 한 연내 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이날 열린 안행위 전체회의에서 소속 의원 전원의 서명을 받아 제출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상정, 심사에 착수하려고 했으나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반대에 부딪혀 관철하지 못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회의에서 “공무원연금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빨리 법안을 상정해서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논의를 국회 차원에서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빨리 개혁안을 내놓아 같이 상정하든지, 우리가 제출한 것을 먼저 상정한 뒤 야당안이 제출되기를 기다리든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선 전적으로 동의하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공무원의 동의 하에 해야 한다”면서 “사회적 대타협위원회를 구성, 단일안을 만들어 국회에서 통과시키자”고 맞섰다. 또 “새누리당안을 상정부터 하면 공무원들이 반발한다”면서 “새누리당안을 철회하고 사회적 대타협위원회에서 단일안을 먼저 만들자”고 거듭 요구했다. 특히 정 의원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시절 제주 4·3사건에 대해 사과한 사실을 거론하며 “전임 정부가 공무원연금에 대해 잘못 설계한 데 대해 현 정부가 국민과 공무원에게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조 의원은 “과거 정부에서 사회적 협의체라는 허울 때문에 공무원연금이 개혁이 아닌 개악이 됐다”며 국회 차원의 즉각적인 논의 착수를 촉구했으나, 정 의원은 “(새누리당안) 상정 자체가 일을 악화시키는 것이므로 무조건 상정에 반대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정치연, 全大 룰 전쟁 ‘빅3 대리전’

    내년 2월 전당대회의 권리당원 자격 요건을 의결한 새정치민주연합이 선거인단 구성 비율을 놓고 계파 간 이견을 표출하고 있다. 25일 당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등에 따르면 전날 열린 전준위 회의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 일반당원·국민의 투표 반영 비율을 놓고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친노무현(친노)계는 일반당원·국민에게 높은 비중을 두는 안을 선호한 반면 정세균계는 대의원, 비노는 권리당원의 표심을 더 확대하는 방향으로 주장하는 등 이른바 당권 도전의 ‘빅3’로 불리는 문재인·정세균·박지원 비상대책위원을 대신한 대리전을 펼치는 모습이었다. 정세균계는 지난해 5·4전당대회와 같이 대의원의 비율을 50%로 정하고 권리당원은 30%, 일반당원·국민은 20%로 정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5·4룰’을 적용한 이 비율은 당심(黨心)의 영향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 반면 친노계는 일반당원·국민의 여론조사 비율을 30%로, 대의원과 권리당원을 각각 30%와 40%로 배분해야 한다는 안을 제시해 문 비대위원에 유리한 주장을 펼쳤다. 비노계는 ‘대의원 30%+권리당원 50%+일반당원·국민 20%’ 안을 제시해 정세균계와 마찬가지로 일반당원·국민의 비중을 낮췄다. 당 일각에서는 친노계를 대표하는 문 비대위원이 각 계파를 아우르는 선거 캠프를 구성하거나 후보 간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와 전대를 앞둔 눈치전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준위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그동안 논란이 됐던 전당대회 권리당원 자격을 ‘올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3회 이상 당비를 납부한 자’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선출직 대의원의 규모도 9931명으로 의결했다. 선출직 대의원에 당연직 대의원 등을 합하면 전체 대의원 숫자는 1만 5000여명 규모가 될 것이라고 새정치연합 측은 밝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서울특별시장(하)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서울특별시장(하)

    ●유권자수 두 번째 많아 ‘선출직 빅2’로 꼽혀 민선 서울특별시장 시대가 열린 지 내년이면 20돌을 맞는다. 그동안 1기 조순(민주당·1995~1998), 2기 고건(새정치국민회의·1998~2002), 3기 이명박(한나라당·2002~2006), 4기 오세훈(한나라당·2006~2010), 5기 오세훈(한나라당·2010~2011), 5기 보궐 박원순(무소속· 2011~2014), 6기 박원순(새정치국민연합·2014~2018) 등 모두 6기에 걸쳐 5명의 서울시장이 선출됐다. 출신을 따져 보면 학자(조순), 관료(고건), 최고경영자(이명박), 법조인(오세훈·박원순)이다. 당선 당시는 관료(조순·고건), 국회의원(이명박·오세훈), 시민 운동가(박원순)의 신분을 가지고 있었다. 대통령(이명박)을 배출했고, 2명의 시장(오세훈·박원순)은 재선에 성공했다. 전직 총리 4명(정원식·고건·한명숙·김황식)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1승(고건) 2패(정원식·한명숙)의 초과한 성적표를 제출했다. 김황식 총리는 본선에도 나가지 못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1995년 정원식 후보에게 경선에서 패했고, 1998년에는 선거법 위반 유죄가 확정돼 경선을 포기하는 등 2번의 예선탈락 끝에 시장직을 거머쥔 서울시장 ‘3수생’ 출신이다. ‘대권가도’ ‘제2의 권부’ ‘소통령’으로 인식되는 서울시장의 성공 여부는 대통령, 국회, 서울시의회 등 3박자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대통령 선거에 이어 유권자 수가 가장 많아 ‘선출직 빅2’로 꼽히는 민선 서울시장은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다. 지방선거의 시기적 특성상 대통령과 소속이 다른 야당 후보가 당선된 사례가 7차례 중 5차례였다. 조순 시장은 신한국당 김영삼 대통령(1993~1998) 임기 중 당선됐고, 고건 시장은 새천년민주당 김대중 대통령(1998~2003), 신한국당이 당명을 바꿔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된 이명박 시장도 김대중 정권 아래 당선됐다. 고 시장은 김 대통령 임기와 겹쳤고, 이 시장은 노무현 대통령(2003~2008) 집권 때는 야당 서울시장이었다. 4기 오세훈 시장도 노 대통령 때 당선됐다. 박원순 시장은 이명박 대통령(2008~2013) 재임 때 5기 보궐선거에서 승리했고, 지금은 파트너를 바꿔 박근혜 대통령(2013~2018)과 6기를 동행 중이다. 고건·오세훈 시장은 여당 시장으로 밀월관계를 보냈지만, 조순·이명박·박원순 시장은 재임 기간 대부분을 불편한 야당 시장으로 보냈거나 보낼 예정이다. 그러나 영향력 측면에서 보면 집권 여당 대통령이 공천해 당선된 여당 시장보다 야당 시장이 센 경향이 있다. 대통령의 의중을 살피기보다는 시민의 표심에 따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건 시장은 김대중 대통령의 그늘에 가려 ‘행정의 달인’ 역할에 만족했다. 오세훈 시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한 4기 야당 시장일 때 디자인 서울 등 서울의 얼굴을 바꾸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추진해 재선에 성공했으나 여당 시장이던 5기 때는 같은 당 소속이자 전임 시장인 이명박 대통령의 뉴타운정책이나 교통정책 등 뒤치다꺼리를 맡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서울시장의 힘은 유권자인 서울시민과 감시자인 서울시의회에서 나온다. 불특정 다수인 시민과 달리 서울시 의회는 서울시장이 유일하게 눈치를 보는 대상이다. 서울시의회는 조례·예산 의결이나 행정사무 감사 등을 통해 서울시장과 집행부의 권한 남용과 독주 등을 감시하고 견제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의회의 지배력은 바람에 휘날리는 깃발처럼 그때그때 달랐다. 조순 시장은 야당 시장이었지만 소속 민주당이 서울시의회 의석 147석 중 130석을 차지하던 시절이라서 끗발이 있었다. ‘서울 포청천’의 인기를 만끽했다. 당산철교 폐쇄와 여의도 공원화 사업이 가능했던 배경이다. 구청장도 강남과 서초 2곳을 제외한 23곳이 민주당 소속이었다. 고건 시장은 여당 시장이면서 시의회(104명 중 80명)와 구청장(25명 중 19명)까지 여당인 최고의 호시절을 누렸다. 이명박 시장은 임기 전반은 김대중, 후반은 노무현 대통령과 맞물렸다. 한나라당은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는 연속으로 졌지만 2000년 16대 총선에서 승리했고, 시의회(96명 중 81명)와 구청장(25명 중 23명)을 지배해 남부러울 게 없는 여건이었다. 청계천 복원, 뉴타운사업, 대중교통체계 개편 등 주력 사업에 올인할 수 있었다. 오세훈 시장의 4기는 화려했다. 강금실 후보를 61% 대 27% 압도적 표차로 따돌리면서 시의회(106명 중 100명)와 구청장(25명 중 25명)을 석권했다. 디자인 서울, 한강르네상스 사업 추진에 힘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불행의 씨앗은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싹텄다. 자신은 한명숙 후보를 실낱같은 차(47.4%대 46.8%)로 이겼지만 시의회(민주 79명, 한나라 27명)와 구청장(민주 21명, 한나라 4명)을 내주었다. 무상급식 불협화음을 놓고 주민투표라는 극단적인 선택이 나온 것은 의회와의 불편한 관계에서 불거졌다. 시의회를 지배하던 4기 시절의 달콤한 추억을 잊지 못한 탓이다. 그 결과는 2011년 보궐선거에서 안철수의 ‘새 정치’ 바람을 탄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승리와 지난 6·4선거에서의 재선으로 이어졌다. 안방을 야당에 내준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의 장탄식이 광화문까지 흘러나왔다고 한다. 박원순 시장의 5기 잔여 임기와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한 6기 시정은 비록 야당 시장이지만 잔여 임기 2년 8개월에 이어 서울시의회(106명 중 77명)와 구청장(25명 중 20명)을 장악한 힘있는 시장이다. 게다가 소속 정당까지 지리멸렬이니 소속 국회의원들이 전부 박 시장을 쳐다본다. 야당의 대통령 격이나 진배없다. ●민선 서울시장의 권한과 리더십 2013년 현재 서울의 인구는 1014만명으로, 면적은 국토의 0.61%에 불과하지만, 인구는 20%에 가깝다. 교육예산을 합친 올해 예산은 33조 원으로 우리나라 예산(376조원)의 10분의1쯤이다. 금융 등 경제력의 60~70%가 집중돼 있을 뿐 아니라 청와대와 입법·사법부가 자리 잡고 있어서 단순한 하나의 도시로 보기 어렵다. 서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수도권 인구(인천시 288만명, 경기도 1223만명)를 합치면 2527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 4991만명의 절반을 넘는다. 초거대 도시인 메가시티이면서 인접 수도권 대도시와 연결된 거대한 도시띠 메갈로폴리스이기도 하다. 서울이 한국이고, 한국이 서울인 셈이다.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종합적인 요소와 기능이 작동하고 있어서 ‘서울공화국’은 단순한 상징 용어가 아니다. 서울시장이 시정과 관련된 사무를 통괄하는 의사결정권자이자 집행 책임자라는 점은 다른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과 같지만 1964년 시행 된 ‘서울시 행정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더욱 높은 위상과 권한을 가지고 있다. 유일한 장관급 단체장이며, 조선시대 한성판윤의 전통에 따라 대통령과 당적이 달라도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서울시와 관련된 정책 수립은 물론 국가의 업무 배분이나 기획, 조정, 통제 등에도 참여할 수 있어서 국가정책 수립 과정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시장은 서울시 본청과 25개 자치구, 서울시의회와 서울시 산하 국가직 5명을 제외한 시 소속 지방공무원 1만 6000여명의 임면·징계권도 행사할 수 있다. 정무부시장 등 정무직의 임면권도 마찬가지다.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농수산물공사, SH공사, 서울시설공단 등 5개 투자기관의 사장과 서울의료원, 서울연구원 등 12개 출연기관장 역시 추천하거나 임명한다. 4만 8000명이 영향권 안에 있다. 정부, 여야 정당과 언론, NGO, 수도권 지방정부와의 관계 등 정치적 위상도 막중하다. 서울이 가진 수도의 상징성과 위상 때문에 서울시장의 리더십은 관심의 초점이다. 서울시장은 1000만 시민이 주주인 법인체의 CEO와 같은 위상을 가진다. 어떤 정책이든 입안하고 시행하기까지는 시의회, 시민단체, 수많은 이해집단과 갈등 해소를 위한 타협이 불가피하다. 고도의 비전 제시 기능과 출중한 리더십이 요구되는 까닭이다. 업무상 행정가로서의 역량이 더 많이 요구되지만, 선출직이라는 태생상 정치가일 수밖에 없다. 서울시장이 행정 경험과 지역 기반을 무기로 대권에 도전하는 일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국회의원이 수상이 되는 내각제가 아닌 이상 서울시장이 대통령감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조순은 포청천 리더십·이명박은 코뿔소 리더십 역대 민선 시장의 리더십은 어떨까. 조순 시장이 보여 준 ‘포청천 리더십’은 다분히 유학자형이었다. 고건 시장의 ‘행정 리더십’ 또한 돌다리를 두드리고 또 두드리는 관료 스타일이었다. 이명박 시장의 ‘코뿔소 리더십’은 치밀한 코뿔소의 저돌성이 빛을 발해 대통령직까지 움켜쥐었지만 토건주의의 상처를 남겼다. 오세훈 시장의 ‘독불장군 리더십’은 세련된 외모와 언변 뒤에 감춰 둔 고집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나타난 결과였다. 박원순 시장은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시민소통 리더십’을 안고 완주할 모양이다. 그러나 NGO 시절 얻은 ‘협찬 인생론’의 습관이 혹여 주머니 밖으로 새나올까 우려된다. 리더십에 왕도는 없다. 대권 가도의 가시밭길이 있을 뿐이다. 현재 전적은 1승(이명박)3패(조순·고건·오세훈)로 열세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 [남대문시장서 들어본 한국 정치 현주소] “空約 50년…서민경제 압사!”

    [남대문시장서 들어본 한국 정치 현주소] “空約 50년…서민경제 압사!”

    박근혜 대통령은 여기서 산 브로치를 달고 대선을 뛰다 대통령이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여기서 만두를 먹으며 경제를 말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따뜻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박정희·전두환·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 중 누구도 이곳을 그냥 지나치진 못했다. 선거 때면 정치인들의 구두소리가 요란한 ‘핫플레이스’,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이다. 연말을 앞두고 지난 20일 찾은 남대문시장은 김장 행사가 한창이었다. 상인들과 새마을금고 직원, 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 함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할 김치 5t을 담그는 시끌벅적한 자리였다. 여기서 비닐옷에 고무장갑으로 무장하고 절인 배추에 양념을 치대던 한 50대 상인은 ‘최근 시장에 정치인들이 좀 오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얼굴에서 웃음기를 싹 지웠다. “기자 양반은 알면서 묻는 거요 모르고 묻는 거요? 볼일 끝난 사람들이 뭐한다고 옵니까. 와도 반길 사람 하나도 없어요.” 올해로 개시(開市) 600주년을 맞은 남대문시장은 하루 40만명이 오가는 유서 깊은 서민 경제의 중심지다. 그 상징적인 의미 때문에 여야 정치인들은 선거 때면 빼놓지 않고 이곳에 들른다. 하지만 지난 6·4지방선거 이후 5개월여 동안 정치인들의 악수 공세는 뚝 끊겼다. 상인들은 “새삼스럽지도 않고 정치인은 관심도 없다”며 덤덤해했다. 하지만 각종 ‘정치 현안’ 얘기를 꺼내자 상당수 상인들은 표정이 달라졌다. 이들은 정치에 대한 불신과 불만, 무능에 대한 질타를 ‘폭주’ 수준으로 쏟아냈다. ●“우리 세금으로 공무원 배만 불려… ” 남대문시장에서 만난 상인과 장을 보러 온 시민 등 52명에게 ‘가장 처리가 시급한 정치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여기에 답한 39명 중 18명은 ‘공무원연금 개혁’이라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연내 처리’를 밀어붙이는 가운데 공무원 단체는 극렬히 반대하고 있지만 상당수의 이곳 사람들은 개혁에 지지를 보내는 것이다. 특히 상인들은 공무원연금에 대해 ‘적개심’ 수준의 불만을 드러냈다. 카메라 수리점에서 일하는 이경승(40·여)씨는 “공부한 사람들이 다들 공무원하려는 게 결국 노후에 연금받고 살라고 그러는 것”이라며 “공무원도 소수 일하는 사람만 일하고 나머지는 다 논다. 우리 세금으로 공무원들 배만 불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선(45·여·경기 남양주시)씨는 “박봉, 박봉 하는데 공무원들은 지들만 박봉인 줄 아는 모양”이라며 “다들 박봉인데 공무원연금도 국민연금과 수준을 맞추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많은 응답이 나온 건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7명)였다.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와 새정치민주연합 정치혁신실천위원회 등 여야가 추진 중인 혁신 작업이 언론에서 자주 다뤄진 만큼 상인·시민들은 상당한 관심을 표했다. 특권 내려놓기가 시급하다고 답한 상인·시민들은 특히 거의 전부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0년간 시계 장사를 했다는 한 70대 상인은 “장사꾼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일해도 일당을 벌까 말까 한데 국회의원은 하는 일보다 너무 많이 받는다”며 “노동해야 돈 버는 거다. 돈 벌려면 일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출석을 따지든지 법안 수를 따지든지 일한 만큼 합당한 보수를 받게 하고 안 하면 안 한 만큼 월급도 디시(DC·디스카운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인들 중에는 “순 도둑놈들이다. 전부 다 내놔야 한다”고 막연한 분노를 터뜨리는 경우까지 있었다. ●“이 말 저 말 필요없고 공약만 지켜라” 상인·시민들은 구체적인 현안 대신 소박하게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펴 달라’, ‘경제를 살려 달라’는 바람을 전하는 경우도 많았다. 30년 경력의 인삼 판매상 조혁복(63)씨는 “이거다 저거다 말할 거 없이 내세운 공약이나 잘 지키면 된다”고 일축했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 중인 무상복지 논쟁은 대부분 ‘잘 모르겠다’며 답을 피했다. 다만 의견을 제시한 17명 중에는 ‘선별적 복지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13명으로 ‘보편적 복지를 해야 한다’고 답한 4명보다 월등히 많았다. 남대문시장은 선거를 주기로 정치인들이 밀물·썰물처럼 드나들다 보니 상인 중에는 정치인들이 ‘서민 이미지’를 껴입는 데 시장이 이용만 당한다는 자괴감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면 제뜻대로 오가는 정치인이 아니라 정작 이곳 사람들이 ‘환영’하는 정치인은 누굴까. 이 질문에 답한 36명 중 가장 많은 10명이 뽑은 인물은 박원순 서울시장이었다. 주로 ‘시민들과 소통을 잘할 것 같다’, ‘서민의 삶을 잘 이해할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박 시장을 불러놓고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문제를 따지고 싶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고가도로가 폐쇄되면 상권이 타격을 받고 노점상 철거의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마침 이 문제로 이날 서울시청까지 갔다 왔다는 한 노점상은 “여기 공원을 만들면 우리는 당장 어디로 가란 건지 어떻게 장사를 하란 건지 박 시장에게 속 시원한 얘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시장 사람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애증 교차 뒤를 이어서는 7명이 박 대통령을 언급했다. ‘실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경기를 잘 살릴 것 같다’는 이유로 6·4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나왔다 낙선한 새누리당 정몽준 전 의원을 뽑는 경우도 4명이 있었다. 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강조했던 상인 2명은 “혁신 작업에 공감이 간다”며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을 뽑았다. 지난 9월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한 상인이 ‘정치인들은 명절 때만 시장에 온다’고 하자 “그럼 시도 때도 없이 와야 하느냐”고 날을 세웠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뽑은 건 1명이었다. 대신 김 대표는 ‘남대문에 오지 말았으면 하는 정치인’을 묻는 질문에는 2명에게 호명됐다. 남대문시장에 오지 말았으면 하는 정치인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건 박 대통령(5명)이었다. ‘서민을 모른다’, ‘소통이 안 된다’는 걸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나머지 상인·시민들은 특정 정치인을 꼽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누가 다녀가도 바뀌는 건 없다는 회의감 때문이다. 50년을 넘게 이곳에서 땅콩을 팔며 정치인들을 봐 왔다는 80대 상인의 말이 이곳 사람들의 심정을 잘 압축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대통령? 시장? 다음 대통령 후보? 다 소용없어. 진짜 남대문시장에 왔으면 하는 정치인은 약속을 잘 지키는 정치인, 그거 하나뿐이야.”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위기의 수능] 올바른 수능 개선 방향은

    [위기의 수능] 올바른 수능 개선 방향은

    난이도 조절 실패에 따른 변별력 상실, 치명적 출제 오류와 소송전, EBS 교재 연계에 따른 고교 교육과정 파행….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여실히 보여준 민낯이다. 수능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어떻게 바꿔야 하느냐’에는 저마다 다른 의견이 나온다. 서울신문이 만난 대입 관련 전문가 5명은 20일 “수능이 고교 내신과 대학별 고사 등과 균형을 맞추는 일이 시급하다”며 “지금이 제대로 된 수능 개혁이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았다. 수능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가장 먼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수능의 고졸 겸 대입 자격을 주는 자격고사화다. 수능을 아예 쉽게 출제해 자격고사로 만들면 많은 문제점이 해결된다는 것이다. 하병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은 “수능이 고교 과정을 비정상적으로 몰아가는 이유는 학생들의 변별 도구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자격고사로 만들어 출제하면 고교 교육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럴 경우 변별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기환 전국입학처장협의회장(한국외대 교수)은 “프랑스의 논술형 대입자격시험(바칼로레아)가 좋다고 해서 우리가 도입하긴 어려운 것처럼, 대학 입장에선 변별력이 없는 시험으로 학생을 선발하기 어렵다”며 “대학이 본고사 등을 부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김동석 한국교직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도 “합격, 불합격을 따지는 자격고사는 문제가 많다”며 “미국 대학입학 자격시험(SAT) 방식으로 문제은행을 만들고, 난이도를 적절히 고려하는 방안도 고려할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검증된 문제은행을 활용하면 시험의 널뛰기 난이도 문제 역시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문제은행식 출제에 대한 반박도 만만찮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문제은행 방식이 거론될 때마다 인용되는 미국의 SAT에는 관련 업무에 투입된 박사급 상근 인력만 600명이 넘는다”며 관리의 어려움을 꼽았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도 “지금의 사교육은 어떤 문제은행이라도 다 허물 수 있는 수준”이라며 “문제은행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수능이 지금처럼 고교 교육과정을 측정하는 시험이라면, 우선 교과 반영 비율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현재처럼 수능이 교과 및 사고력 측정 모두 실패한 상황에서는 양자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하 전교조 대변인은 “오지선다 구조에서는 사고력 측정이 한계가 있지 않느냐”며 “주관식 도입도 고려해볼 때”라고 말했다. 김 교총 대변인은 “수능은 고교 학력을 재는 도구로, 나머지 사고력이나 인성은 학생부 또는 대학에서 별도로 측정하는 방식이 유용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EBS연계 방식은 한계에 도달했다는 데에는 모두 입을 모았다. 유 회장은 “초기 수능과 달리 고차원적인 문제들이 사라지면서 EBS 연계비율을 높이다 보니 사고력이나 변별력 있는 문제는 사실상 거의 사라졌다”면서 “변별력을 확보하려면 이런 교과 과정과 사고력을 모두 다 측정할 수 있는 문제들이 나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EBS 교재 연계율을 높이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 때 사교육 줄이기의 목적으로 시작됐지만, 수능을 왜곡시킨 주범으로 변질됐다”며 “꼬리가 고교 교육과정이라는 몸통을 흔드는 지금의 EBS 연계 정책은 폐지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단독] “정부, 교육정책만 권한 행사… 입시서 손 떼야 ”

    [단독] “정부, 교육정책만 권한 행사… 입시서 손 떼야 ”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처음 설계한 박도순(72) 고려대 명예교수(교육학과)는 18일 “수능이 애초 도입 취지와는 달리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과정 개편과 맞물려 춤을 추면서 변질됐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올해 수능 출제오류 및 변별력 상실 논란과 관련해 “수능은 말 그대로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따지기 위해 만들었는데, 20년 동안 잘못 운용되면서 생긴 병폐”라고 지적했다. 1994년 처음 시행된 수능을 도입한 박 교수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수능이 언어와 수리 두 과목뿐이었다”면서 “언어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논리적인 사고력이 있는지 따지자는 게 수능의 도입 취지”라고 말했다. 수능이 변질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역대 정권을 지목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 때에는 영역별 점수제로, 노무현 정부 때에는 등급제가 도입됐다”면서 “사교육비를 줄인다면서 이후 EBS 연계로 또 바뀌었다”고 말했다. 과목별 이기주의도 거론했다. 박 교수는 “‘대학에서 영어 교재로 배운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외국어 영역이 추가됐고, 과학계에서 대통령에게 ‘과학중흥을 위해 과학이 들어가야 한다’고 건의해 탐구영역이 생겼다”면서 “그랬더니 이번엔 ‘탐구는 사회 과목에서 해야 한다’며 사탐이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대입제도 개선과 관련, “정부가 교육정책에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입시에서는 손을 떼야 한다”며 “대학의 학생 선발 과정에서 불합리한 일이 발생할 때 강력하게 단속하면 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정권에 따라 바뀌는 시험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쉬운 수능 방침도 비판했다. 박 교수는 “첫 수능 기자회견에서 ‘언어 영역은 기자들이 공부하지 않고 보더라도 80점 이상을 맞게 하겠다’고 말한 기억이 생생하다”며 “하지만 그게 가능한가. 국어 영역을 기자들이 지금 풀어보면 점수가 낮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능이 EBS와의 연계를 통해 쉬워 보일 뿐이지 결코 쉽지 않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분권형 대통령제 갈아입을 때… 개헌 물밑작업 중”

    “분권형 대통령제 갈아입을 때… 개헌 물밑작업 중”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애증(?)을 드러냈다. 문 위원장은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잘한 점과 못한 점을 꼽으라’는 질문에 “저는 박근혜 대통령을 존경하고 사랑한다”며 “인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깊은 신뢰가 있다.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인간적인 신뢰를 보냈다. 그러면서도 “지난 2년간 약속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 약속이 파기되면 신뢰가 무너지고 지지기반이 흔들리며 성공한 대통령이 되리란 확신이 없다. ‘천상천하 유아독존’같이 (대통령) 혼자만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회는 문 위원장의 유머가 섞여 무겁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예민한 질문에 문 위원장은 “수능 시험도 쉽게 냈다는데 좀 쉽게 합시다”라고 받아쳐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고, 탤런트 이하늬씨가 조카인 게 화제가 되자 “나를 똑 닮았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선 노무현 정부 시절 자신이 ‘기름장어’라는 별명을 지어준 일화 등을 소개하며 “아주 훌륭한 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대선) 3년 전 압도적 1위를 한 분이 대통령이 된 적은 한번도 없다”며 지금은 ‘반기문 대망론’을 언급할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휴화산’ 상태인 개헌 문제는 ‘활화산’이 될 가능성을 높게 봤다. 문 위원장은 “기어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당위라고 생각한다. 꼭 돼야 한다”면서 “제왕적 대통령제 옷이 아닌 분권형 대통령제로 갈아입을 때가 됐다. 물밑에서 여러 가지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논의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말씀 드리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최근 야당이 ‘깜짝 카드’로 내놓은 신혼부부 임대주택 우선공급 정책을 놓고는 “여당이 오히려 정치 공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신혼부부에 집 한 채’라는 문구를 쓴 것은 “인기를 끌기 위한 이름이었던 것 같다”며 잘못을 시인하고 유감을 나타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위기의 수능] 난이도 실패·출제 오류 오명

    [위기의 수능] 난이도 실패·출제 오류 오명

    지난해 세계지리에 이어 올해 생명과학II와 영어에서도 출제 오류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권의 ‘취향’에 따라 계속 바뀌며 ‘누더기’가 돼 버린 수능을 바로잡을 때가 됐다는 것이다.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폐지, 수능 난이도 등에 대한 정부 개입 배제 등의 목소리도 높다. 1994년 첫선을 보인 수능은 거의 매년 크고 작은 변화를 거듭해 왔다. 10년 만인 2004년 선택형 수능을 도입하면서 한 차례 크게 바뀐 것을 비롯해 20년 동안 40여 차례 바뀌어 ‘원형’은 이미 사라져버렸다. 전문가들은 수능이 정권의 입맛에 좌지우지되면서 이 같은 누더기 상태로 변질됐다고 강조한다. 실제 김대중 정부 때 총점제에서 영역별 점수제로 바뀌었고 노무현 정부 때 등급제와 함께 EBS 연계가 도입됐다. 이명박 정부는 곧바로 등급제를 없앴고 현 정부가 역사의식을 강조하면서 2년 뒤에는 한국사 과목이 추가된다. 김신영 한국외국어대 교육대학원장은 “수능이 교육환경 변화에 따라 대입과 관련한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했을 뿐 대학에서의 학습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타당하고 변별력 있는 검사도구로는 발전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박근혜 정부가 전면적으로 ‘쉬운 수능’을 내세우면서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준일 부경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정부는 쉬운 수능을 강조하지만 사실상 전체적인 문제의 난이도는 오히려 어려워졌다”며 “EBS 연계에 따라 학생들이 유형을 익혔을 뿐 쉬운 수능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출제 오류가 빈발하고 땜질식 개선을 하고는 있지만 문제는 그대로다. 일선 학교에서도 피로감을 호소한다. 홍성은 태릉고 교사는 “너무 자주 바뀌다 보니 재수생이나 삼수생이 수능을 볼 때 범위가 달라지는 현상도 벌어진다”며 “학생들 진학상담에 애로가 너무 많다”고 호소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봉하마을에 ‘노무현 기념관’ 세운다

    봉하마을에 ‘노무현 기념관’ 세운다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노 전 대통령 기념관이 건립된다. 봉하마을은 노 전 대통령의 묘역과 사저, 생가 등이 인접해 있어 평일에도 하루 수천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김해시는 17일 노 전 대통령 묘역 인근에 있는 ‘추모의 집’ 자리에 ‘노무현 대통령 기념관’을 건립한다고 밝혔다. 기존 추모의 집을 허물고 6940㎡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1층의 기념관(건축면적 2970㎡)과 추모마당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예상 사업비는 168억원으로 국비 50억원과 도비 15억원, 시비 91억원 등이다. 노무현 재단에서도 기념관 전시시설 사업비 등으로 12억여원을 보태기로 했다. 김해시는 기념관 건립 부지에 사유지가 포함돼 있어 보상비로 50여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이달 안에 타당성조사 및 기본설계 용역을 발주하고 내년 3월 지방재정 투융자심사를 거쳐 내년 말 공사를 시작해 2018년 12월 준공할 계획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기념관을 건립한 뒤 노 전 대통령의 생애·철학·정치 등과 관련한 사료를 전시해 대통령의 역사와 가치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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