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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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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민변 탈퇴

    문재인 대통령이 30년 가까이 활동해 온 진보적 성향의 변호사단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을 떠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대선 직후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민변에 탈회 신청서를 냈다. 민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대선 전부터 탈회 의사를 전해 왔다”며 “신청서를 낸 것은 대선 이후지만, 내부 규정상 따로 탈회 절차가 없어 사실상 대선 전부터 회원 자리를 내려놨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정부를 견제하는 활동을 전개한 민변을 배려한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현직 대통령을 회원으로 두면 자칫 민변 활동이 위축되거나 불필요한 오해에 휘말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 대통령과 함께 민변에서 활약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런 이유로 2002년 대선 후보자 시절에 탈회 신청서를 냈다. 문 대통령은 1988년 민변 창립 무렵부터 부산에서 인권·노동 변호사로 활동했고, 1991년 부산·경남 지역 민변 대표도 맡았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李총리 “대인 관계 지혜 얻고 싶다”… 정치 원로 릴레이 예방

    李총리 “대인 관계 지혜 얻고 싶다”… 정치 원로 릴레이 예방

    이명박, 반기문 前 총장과도 면담 전두환 前 대통령 예방 돌연 취소 전날 여야 지도부와의 소통에 나선 이낙연 국무총리가 2일 정치 원로를 잇달아 예방하며 조언을 구했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 및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도 면담하면서 보수층 끌어안기에 나선 모양새다.다만 지지층 정서를 의식해서인지 이날 오전에 예정돼 있던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 일정은 돌연 취소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를 만난 뒤 마포구 동교동으로 이동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각각 20분씩 머무르며 취재기자 시절의 추억 등을 회고하는 등 환담을 나눴다. 이 여사는 이 총리에게 “전남지사 때 영호남의 상생과 협력에 많은 애를 썼는데, 총리직에 있을 때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여의도 국회로 이동해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과 국무총리를 지낸 이해찬 의원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 총리는 이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과 총리의 바람직한 관계 모델을 찾다 보니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해찬 총리 시대가 제일 근접한 것 같다”며 “훈수를 받고 대인 관계에 대한 지혜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리는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이 전 대통령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 총리와 이 전 대통령은 과거 송정역 KTX 착공식 당시 야당에서 이 총리만 참석한 일 등을 회상하며 대화를 이어 갔다. 이후 이 총리는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이동해 반 전 총장과 면담했다. 한편 이 총리는 이날 오전에 예정돼 있던 전 전 대통령 예방 일정을 취소했다. 총리실은 출입기자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전 전 대통령 예방 문제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여러 논의가 있었고, 최종적으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공지가 됐다”며 “오늘은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5·18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고 한 공약과 상충돼 예방을 취소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총리실 관계자는 “실무진의 단순 착오로 봐 줬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씨줄날줄] 위원회 공화국/박건승 논설위원

    [씨줄날줄] 위원회 공화국/박건승 논설위원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때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관심이 많은 듯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복지부 장관 소속으로 위상이 추락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격상했다.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 직속으로 출범했던 조직이다.박 전 대통령은 2015년 말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만혼 현상은 젊은이들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방치하면 젊은이들 가슴에 사랑이 없어지고, 삶에 쫓겨 가는 일상이 반복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때를 포함해 임기 중에 딱 두 차례 저출산위원회 회의를 주재했을 뿐이다. 당연히 정책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한계가 있었고, 성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었다. 가슴에 사랑이 없어지고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더 늘어 ‘인구절벽’에 부닥쳐 있는 게 우리 현실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총리 직속의 ‘농어촌특별위원회’를 운영한 적이 있다. 예산부처와 농정 관련 장관은 당연직이었다. 농협·수협·축협·산림조합 중앙회장 등이 농어업계 대표로 참여했다. 당사자인 농어민 대표는 쏙 빠졌다. 직능단체 대표들이 어떻게 일선 현장의 어려움을 알고 개선 방안을 내놓을 수 있었겠는가. 새 정부 들어 정부위원회가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일자리위원회나 4차산업혁명위원회 등 대통령 직속 기구뿐 아니라 자문기구 성격의 소규모 위원회 출범이 줄을 이을 것이다. 정책 환경이 갈수록 복잡해지다 보니 정부위원회 설치는 시대적 흐름일 수 있다. 일본과 유럽도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의 위원회 도입이 활발한 편이다. 정부위원회는 국회 동의 없이 대통령령에 따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위원회는 생겼다 없어졌다를 셀 수 없이 반복한다. ‘위원회 공화국’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전 정부에선 554개의 정부위원회를 뒀다. 이 중 소속 기관에 정책을 자문하는 자문위원회가 518개나 됐다. 행정기관 소관 업무를 받아 독자 권한을 행사하는 행정위원회는 36개였다. 554개 위원회 가운데 1년에 한 차례도 회의를 하지 않은 곳이 106개로 20%에 육박했다고 한다. 회의 내용을 정책에 실제 반영하는 위원회는 10%에 지나지 않았다. 이러니 정부위원회에 ‘빈껍데기’ ‘거수기’ ‘옥상옥’이란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어 다니는 것은 당연하다. 새 정부 위원회는 책상머리나 지키는 사람들은 빼고 ‘현장의 고수’ 위주로 진용을 짜 보는 것이 어떨까. 대선 때 이른바 ‘대세론’에 편승했던 1000여 폴리페서들의 ‘놀이터’가 되지 않도록만 해도 이미 절반은 성공한 것 아니겠는가. 박건승 논설위원 ksp@seoul.co.kr
  • [In&Out] 국방비 공약 걱정과 기대/서우덕 건국대 초빙교수

    [In&Out] 국방비 공약 걱정과 기대/서우덕 건국대 초빙교수

    문재인 대통령의 국방 분야 공약 중에서 국방비 증액이 요구되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와 선제타격체계인 킬체인의 조기 구축 등 북핵 위협에 대비한 국방력 강화이다. 강력한 안보를 표방한 문 대통령이 북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를 조기에 구축한다는 것이다.둘째는 사병 급여를 최저임금의 50% 수준까지 높이는 것이다. 국방부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업무보고에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의 50% 수준으로 병사 봉급을 인상하겠다는 문 대통령 공약 검토 내용을 보고했다. 셋째는 병사복무 기간을 18개월로 단축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를 약 3%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내용이다. 북핵 대비 국방력 강화는 매우 고무적인 정책방향이지만, 걱정되는 점이 두어 가지가 있다. 첫째는 복지와 경제의 틈바구니에서 실제 얼마나 강력한 의지로 국방비를 증액할 것인가이다. 우리나라는 안보 위협이 큰 데도 불구하고 과거 군사정권에 대한 피해인식, 안보 불감증, 복지예산 증대 등으로 국방비는 계속 위축되어 왔고, GDP 대비 5% 이상 수준에서 지금은 2%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북핵 위협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나 킬체인의 완성도를 한참 더 높여야 하고, 국방개혁도 더이상 미룰 수는 없는 데다가, 자주국방은 국방 연구개발(R&D) 투자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에 대한 절박성을 정부 재정 당국과 국회에서도 충분히 공유하고 있는지 걱정이다. 방위력 개선비는 더이상 소모성이 아니라 기술 및 산업 파급효과가 입증된 투자비라는 점과, 안보 불안이 가져오는 경제·사회적 파괴력은 크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둘째는 사병 급여 증액과 병사 복무기간 단축에 대한 논란이다. 공약대로 할 경우 병장 월급이 내년부터 매년 39%씩 증가하여 2022년에는 월 110만원을 넘어선다. 이 비용은 경직성이기 때문에 한 번 인상되면 줄일 수도 없다. 이러한 급격한 증가율을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지, 의식주가 100% 제공되는 사병의 순수 용돈을 일반인 최저임금의 50%까지 올리는 것이 적정한지는 의문이다. 병사 복무기간 단축으로 인해 소요되는 간부와 지원병의 증원 및 무기의 첨단화에 투자되는 비용은 계산하기도 어렵다. 재정이 충분하면 봉급 인상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국방비 증액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에 병사의 복지 예산과 전력증강 예산은 자칫 상호 제로섬 게임이 된다.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와 킬체인의 구축을 위한 2017년 예산이 1조 6000억원에 지나지 않는데, 병사 봉급 증액을 위해서는 2018~2022 국방중기계획 기간 중에만 매년 평균 2조원 이상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 이는 보나마나 방위력 개선비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증액의 방점을 방위력 개선비에 두지 않으면 외형적으로 국방비가 증가되더라도 시급한 안보 위협에 대한 투자 효율성은 저하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역대 정권 중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이래 ‘자주국방’을 위해서 비용을 지불할 의지를 갖고 가장 많이 국방비를 증액시켰던 정치 지도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국방개혁 2020’이 그것이었다. 국방개혁은 예산 부족으로 지연되고 있고, 여기에 북핵 위협이 더해졌는데, 문 대통령이 자주국방과 안보의 기틀을 다지는 국가 지도자로 역사에 남을 것인지, 이를 가늠하는 시금석은 국방비 투자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 文대통령 가야사연구 직접 챙긴 까닭은

    “약간 뜬금없는 얘기일 수도 있는데,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국정과제에 가야사 연구와 복원도 넣어 주세요.”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가야사 연구와 복원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 스스로 “뜬금없는 이야기”라고 말했을 정도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급박한 현안과 거리가 있는 언급에 참석자들은 “가야사…”라고 되뇌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가야사 복원 지시는 대선 공약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부산·경남(PK) 지역 공약의 하나로 ‘가야 문화권 개발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등 가야 문화 복원을 제시했었다. 경남 김해, 함안, 창녕 등지의 가야 유적을 발굴하고 가야의 왕도였던 김해를 경주나 부여에 버금가는 역사문화도시로 조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날 언급에는 가야사 복원을 통해 영호남 화합을 이루길 바란다는 메시지까지 담겼다. 문 대통령은 “고대사가 삼국사 이후부터 다뤄지다 보니 연구가 제대로 안 된 측면이 있고 특히 가야사는 신라사에 덮여 그런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은 가야사가 경상남도를 중심으로 경북까지 미치는 역사로 생각들을 많이 하는데 광양만, 순천만, 금강 상류 유역까지도 유적이 남은 아주 넓었던 역사”라면서 “영호남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좋은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영남은 물론 충청과 호남에까지 세력을 떨친 가야사를 복원해 역사를 매개로 세 지역의 정서적 공동체 의식을 높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영호남 지역 통합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가야사 복원은 김대중 정부 때 시작돼 노무현 정부까지 이어졌지만 예산 문제로 진척되지 못한 사업이다.문 대통령의 가야사 언급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PK는 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만큼 지방 선거 결과가 향후 국정운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수뇌부에 개혁의지 교감할 ‘국정원맨’ 인사

    수뇌부에 개혁의지 교감할 ‘국정원맨’ 인사

    국내정보 수집 폐지 공약 초점…인사카드에 출신지 없애고 평가“새로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도태될 것이고 규정과 질서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응분의 조치를 받게 될 것이다. 무관용의 원칙이 적용될 것이다…우리는 지금 어려운 길에 들어서려 한다. 팔이 잘려 나갈 수도 있다. 그러나 상처 없이 다시 설 수 없는 상황에 와 있다.”(서훈 국가정보원장 취임사) 국정원이 강도 높은 ‘셀프 개혁’에 돌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서 원장을 임명하고 국정원 1~3차장 인사를 단행하면서 대선 핵심 공약이던 국정원 개혁의 첫 단추를 뀄다. 박근혜 정부가 대통령이나 실세의 측근들, 특히 군과 검찰 출신을 중용했던 것과 달리 문 대통령은 본인과 개혁 의지를 교감하고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국정원맨’들로 수뇌부를 채웠다는 점에서 ‘탈(脫)정치’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된다. 국정원이 ‘수사 기능 및 국내 정보수집 업무 폐지’라는 대통령의 공약 이행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되는 까닭이다. 국내 정치 개입 근절이란 맥락에서 과거 의혹 사건에 대한 조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 원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과 ‘박원순 제압 문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등과 관련해 “국가 차원의 물의가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정권 시절 국내 정치에 ‘플레이어’로 개입하는 등 줄을 섰던 이들에 대한 인적 쇄신도 뒤따를 전망이다. 서 원장은 “앞으로 국정원에서 지연·학연은 사라지고 직원들은 철저하게 능력과 헌신만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면서 “모든 인사카드에서 출신지를 지울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관계와 관련한 역할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여러 수단을 총동원해 태도 변화를 끌어내야 하고, 북핵 폐기와 함께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대전환도 이뤄내야 한다는 점에서도 국정원이 해야 할 역할이 아주 많다”고 강조했다. 서 원장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남북대화 창구로 활약했고 김상균 3차장 역시 서 원장과 사수·부사수 관계로 호흡을 맞췄다. 당장 1~3차장 업무 분장은 유지되겠지만, 조만간 변화가 예상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내 정보 파트를 없앤다는 공약은 오늘 인사와는 별개로, 공약의 정신과 원칙을 어떻게 지켜 나가야 하는가의 문제인데, 현재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틀을 짜고 있으니 곧 실천 방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도 임명 직후 ‘국정원 발전위원회’를 출범시켜 중장기 발전과 정보업무 역량 강화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박홍기 칼럼] 아세안이 뭐지?

    [박홍기 칼럼] 아세안이 뭐지?

    2007년 1월 필리핀 세부로 출장을 간 적이 있다. 아세안(ASEAN)+3(한·중·일) 정상회의를 취재하기 위해서다. 늘 그렇듯 초점은 한·중·일 정상에 맞춰졌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 원자바오 총리, 아베 신조 총리가 만나 ‘3국 외교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북핵 문제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공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아세안 정상회의는 정작 비중을 두지 않았다. 뒷전이었다. 그해 6월 1일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됐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아세안’은 낯설다. 아시아인을 일컫는 ‘아시안’(Asian)으로 알아듣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세안은 1967년 8월 창설된 동남아국가연합이다. 경제·문화·사회 전반에 걸쳐 협력하는 한편 강대국의 이념 대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치적 중립을 선언하고 있다. 현재 10개국의 구성체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다. 익히 아는 국가들이다. 싱가포르 말고는 한국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은 곳이 없다.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태국을 제외하고는 1인당 국민소득이 1000~3000달러 수준이다. 대체로 자동차보다 오토바이 행렬이 거리를 누비는 가난한 나라들이다. 10개국을 떼놓으면 작아 보일 수도 있지만 합체된 아세안은 전혀 다르다. 다양성 속에서 통합을 이뤄 내는 거대한 경제공동체로의 탈바꿈이다. 아세안 10개국 인구는 6억 4000만명으로 세계 3위, 명목 국민총생산(GDP)은 2조 6000억 달러로 세계 6위다. 엄청난 시장이다. 인도네시아가 2억 5800만명, 필리핀이 1억 200만명에 이른다. 한국과는 달리 젊은 인구가 많고 중간층이 빠르게 늘고 있다. 풍부한 자원까지 갖춰 성장 잠재력을 예측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다. 해마다 안정적인 5%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도약의 발판을 다지는 것이다. 한국은 1989년 아세안과 부분적 관계를 텄다. 추진한 지 7년 만이다. 만장일치제인 아세안 회원국 중 반대가 있어서다. 1991년 전면적 대화 관계로 확대됐다. 현재 무역·투자·원조의 주요 대상 지역이다. 지난해 기준 아세안과의 교역액은 1188억 달러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무역흑자도 매년 300억 달러다. 한국의 해외투자 규모도 미국 다음으로 2위다. 상호 인적 교류도 800만명에 달한다. 한국을 찾은 아세안인은 200만명이 넘는다. 사드 문제로 중국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지자 동남아인들이 눈에 띄고 있다. 요즘 늘어난 게 아니라 비로소 보이는 것이다. 한국에 거주하는 아세안 사람은 거주 외국인의 28%인 50만명이다. 대다수가 노동자인데 결혼 이주 여성도 9만명 이상이다. 다문화 사회에서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친숙하고 가깝다. 하지만 낮춰 보거나 차별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인식의 변화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박원순 서울시장을 아세안 특사로 파견했다. 역대 처음이다. 지금껏 정부 차원에서 아세안을 어떻게 대했는지를 보여 주는 단면이다. 현실적으로 4강 외교에 치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명분에 급급해 실리 외교를 다하지 못한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박 시장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정상과 만나 새 정부의 뜻을 알렸다. 문 대통령의 말마따나 4대국 특사 중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평을 넓혔다. 진작 했어야 했다. 다만 아세안을 찾고도 일정상 사무총장과 면담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아세안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은 까닭에 한국에 더 호의적이다. 한류의 열풍이 뜨겁고 한국 제품의 선호도 역시 높다. 한국의 경제발전 노하우와 기술력을 배우려는 의욕이 강하다. 아세안은 한국에 없는 값싼 노동력과 천연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상호 보완적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 중국에 대한 쏠림 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전초기지’임에 틀림없다. 문재인 정부에서 더 확실하게 아세안을 품을 필요가 있는 이유다. 올해는 아세안 창설 50주년, 아세안+3 20주년, 한·아세안 FTA 체결 10주년, 그리고 한·아세안 문화 교류의 해다.
  • 인사청문 통과율 93%… MB때 낙마자 10명 최다

    공직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율이 9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회 인사청문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후 현재까지 실시된 인사청문회를 전수 조사한 결과 대통령이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한 횟수는 모두 310회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공직에 임명되지 못한 사례는 20회였다. 낙마율 6.5%다. 국회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공직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선출안 포함)은 88회 제출됐다. 각각 가결 78회(88.6%), 부결 4회, 철회 6회로 집계됐다. 10명이 청문 절차를 통과하지 못한 셈이다. 낙마율은 11.4%다. 국회 본회의 미표결 대상자에 대한 청문요청안은 222회 제출됐다. 이 가운데 청문경과보고서는 182회(82.0%) 채택됐다. 미채택이 33회(14.9%), 청문요청안 철회가 7회였다. 공직에 임명되지 못한 사례는 10회로 낙마율은 4.5%다. 청문경과보고서 미채택자 33명 가운데 30명(90.9%)의 임명이 강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청문회가 의원에겐 정권 ‘군기잡기’의 장에 그치고 후보자에겐 ‘눈 딱 감고 버티면 임명되는 관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성호 전 국가정보원장, 안병만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4명은 국회 파행 등으로 아예 청문회를 거치지 않고도 공직에 임명됐다. 역대 정부별(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간 포함)로 살펴보면 이명박 정부에서 낙마한 후보자가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박근혜 정부 6명, 노무현 정부는 2명이었다. 인사청문제도가 도입된 김대중 정부도 2명의 낙마자를 배출했다. 청문회를 가장 많이 통과한 사람은 바로 김황식 전 국무총리였다. 김 전 총리는 2005년 대법관, 2008년 감사원장, 2010년 국무총리 후보자로 임한 3회의 청문회를 모두 통과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文대통령 “새만금, 靑서 직접 챙기겠다”… 균형발전 박차

    文대통령 “새만금, 靑서 직접 챙기겠다”… 균형발전 박차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새만금을 청와대 정책실을 중심으로 대통령인 제가 직접 챙기겠다”며 대선 후보 시절 새만금 공약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전북 군산 새만금 신시광장에서 열린 제22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동북아 경제 허브, 특히 중국과의 경제협력 중심지가 될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 새만금이지만 문제는 속도”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매립도 필요한 부분은 공공매립으로 전환해 사업 속도를 올리고 신항만과 도로 등의 핵심 인프라를 빠른 시일 내에 확충해 새만금이 환황해 경제권의 거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환경 요소도 균형 있게 고려해 활력 있는 녹색 수변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정책실 균형발전비서관이 새만금 문제를 전담하고 범정부적인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도록 했다. 새만금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국가균형발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외국어선 불법 조업 강력히 대응” 문 대통령은 해양 자원 개발과 해운·조선 산업 부활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 설립을 언급한 문 대통령은 “해운·항만·수산기업의 신규 선박 발주, 노후 선박 교체, 공공선박 발주, 금융 지원, 해외 항만 개발 등 할 수 있는 모든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해양 안보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국방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까지 높여 나간다는 목표 위에서 해군 전력에 대한 투자도 대폭 늘리겠다”면서 “민생을 위협하는 외국 어선의 불법조업은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를 언급한 문 대통령은 “다시는 이런 해양 사고가 없어야 한다”면서 “바다의 모든 것을 새롭게 하는 ‘재조해양’(再造海洋)의 절박한 심정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에서 해양수산부에 힘을 실어 주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 이후 관계자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 때 해수부가 폐지돼 안타까웠다”면서 “지난 정부에서 해수부가 부활하긴 했지만 아직도 힘이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제 속에 바닷사람 기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거제에서 태어나, 바닷바람을 맞고 성장했고, 부산 영도에서 변호사 생활도 했다. 바다에 대한 꿈, 실현하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으론 14년 만에 참석 현직 대통령이 바다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2003년 제8회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4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오찬 자리에서 “대선 기간 동안 저를 가장 뜨겁게 지지해 준 곳이 전북”이라고 했다. 이어 “그동안 전북이 소외와 홀대의 느낌을 갖고 계셨는데 이번 인사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후보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후보자), 윤영찬 국민소통수석과 그 외의 (청와대) 비서관들에 전북 출신을 고르게 기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이 기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국회의원, 인사 검증도 ‘제 식구 감싸기’

    이낙연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전·현직 국회의원의 ‘인사청문회 불패 신화’는 계속 이어지게 됐다. 국회 특유의 ‘제 식구 감싸기’ 전통이 발현된 결과로 보인다. 공무원·대학 교수·군인 등 비의원에 대해서는 ‘현미경’ 검증을 하는 국회가 같은 의원 출신에 대해서는 ‘망원경’ 검증을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공직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후 현재까지 실시된 인사청문회에서 대상자가 전·현직 의원이었던 사례는 모두 40차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낙마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통과율 100%다. 김대중 정부에서 헌정 사상 첫 인사청문 대상이 된 이한동 전 총리는 당시 6선의 거물급 정치인이었다. 부실한 자료 제출로 지적이 쏟아졌고 전관예우에 따른 재산 형성 의혹이 불거졌지만 청문회 통과에는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 고건 전 총리는 12대 의원, 내무부 장관, 서울시장, 김영삼 정부 마지막 총리를 역임한 묵직한 정치인이었다. 현재 7선의 이해찬 의원은 2004년 당시 5선 의원 신분으로, 유시민 작가는 2006년 재선 의원인 상태에서 각각 국무총리·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 나섰다. 6선의 정세균 국회의장도 2006년 3선 의원이었을 때 산업자원부 장관 후보자 신분으로 청문회를 경험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전·현직 의원 대상 청문회가 모두 16차례 열렸다. 한승수 전 총리는 13·15·16대 의원을 지냈다. 2010년 8월 한 달 동안 진수희·이재오·박재완·이주호·유정복 등 5명의 전·현직 의원이 청문회에 나서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전·현직 의원 대상 청문회가 14회 개최됐다. 후보자들의 거듭된 청문회 낙마에 따른 ‘고육지책’ 성격의 인선이었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선 두 번째 청문회를 경험한 전·현직 의원이 4명에 달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박근혜 정부에서만 두 차례,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과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명박 정부에 이어 두 번째 청문회를 거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0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 4명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도 ‘청문회 통과’를 최우선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야당으로부터 자신이 공약한 공직자 원천 배제 원칙을 어겼다는 비판을 받던 중이었다. 앞으로 낙마자가 발생한다면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에 참여하는 전·현직 의원의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의원 출신은 청문회를 무조건 통과한다”는 정치권 내 통설이 정설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의원 간의 ‘동료 의식’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야권의 한 중진 의원은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을 비롯한 의정 활동을 다년간 함께하면서 쌓아 온 친분을 어떻게 저버릴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 의원 개개인별로 갖는 “나도 언젠가 저 자리에 앉게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의원 간 ‘솜방망이 검증’ 원인으로 지목된다. 암묵적인 합의 아래 낙마하지 않을 수위로만 검증의 칼날을 겨누며 ‘상부상조’한다는 의미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정부, 6·15 남측위 대북접촉 승인…9년 만에 처음

    정부, 6·15 남측위 대북접촉 승인…9년 만에 처음

    통일부는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이하 남측위)의 대북접촉 신청을 승인했다고 31일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다른 민간교류와 마찬가지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검토한다’는 원칙에 따라 승인을 결정했다”고 말했다.남측위는 지난 23일 북측과 6·15 공동선언 17주년 행사를 논의하기 위해 통일부에 대북접촉을 신청했다. 남측위는 2월 정부 승인 없이 중국 선양에서 북측 관계자들과 만나 6·15 남북공동행사를 평양이나 개성에서 열기로 합의한 바 있다. 6·15 남측위는 북한과 팩스를 통해 접촉할 예정이다. 공동행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합의하면 2008년 이후 9년 만의 6·15 행사를 위해 방북신청을 하게 된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는 6·15 공동선언 기념일을 계기로 민간 주도로 남북을 오가며 공동행사가 열렸고, 통일부 장관이 참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금강산 행사를 마지막으로 남북 공동행사는 열리지 못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방북 신청이 들어오면 그에 대해서는 별도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새 정부 문화정책 방향은 ‘불간섭’, ‘공정’, ‘디지털’/진달용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교수

    [열린세상] 새 정부 문화정책 방향은 ‘불간섭’, ‘공정’, ‘디지털’/진달용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교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문화산업 정책이 새로운 변환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와의 차별성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당위성 이외에도 디지털 기술 등의 발전으로 문화산업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문화산업 정책은 진보 정부와 보수 정부 간 큰 차이를 보여 왔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문화산업 부문에서 정부의 역할을 줄이거나 간접적인 지원 형식을 취한 반면,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직접적인 지원 형식을 유지했다. 현 정부 문화산업 정책의 근간은 과거 진보 정부의 전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 정부의 문화산업 정책은 그러나 과거 진보 정부는 물론 보수 정부에서 시행했던 정책의 장단점을 파악, 시대가 요구하는 전혀 다른 차원의 그림을 그려 내야 한다. 현 정부의 문화산업 정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과거 진보 정부의 대원칙을 재천명하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문화산업 분야는 다른 분야와 달리 정부의 재정적인, 법적인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야다. 미국 영화산업이 초창기부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성장했던 것처럼 문화산업 분야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정부의 지원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은 그러나 이를 빌미로 정부가 문화예술계의 목줄을 죄는 불필요한 규제와 간섭을 해서는 안 된다. 새 정부의 문화산업 정책은 그 대신 균형감각 제고와 투명성 확보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문화산업 정책이 문화산업의 수출을 통한 경제활성화라는 목표 이외에도 문화·예술계의 창의성과 예술성 역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당장 문화상품의 생산과 수출에 도움을 주지 못할지라도 장기적으로 문화산업 발전에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소규모 문화예술단체 등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문화 부문에 대한 지원이 전체 정부 예산의 2% 이상이 되도록 하고 필요할 경우 기금조성 등을 단행하되 사용하는 데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문화산업 정책에서 또 다른 중요 요소는 문화산업의 발전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함께 문화예술계 구성원들의 복지와 인권을 확보하는 일이다. 잘 알려진 대로 우리나라에서 문화산업 분야가 정부의 핵심 산업 정책에 포함된 것은 김영삼 정부가 ‘문화산업국’을 문화부 안에 설치하면서부터다. 문화산업을 통한 경제개발을 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내세우며 문화산업을 수출 논리 위주로 인식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문제는 문화예술을 지나치게 경제 논리 위주로 전개하면서 구성원들의 복지나 인권 등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소홀했다는 점이다. 문화예술계는 다른 분야에 비해 창의성과 감성이 중요시되는 영역이다. 새 정부의 문화산업 정책은 당연히 해당 분야의 성장에 따른 경제 기여도를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문화예술계 구성원들이 그들 특유의 창의성과 감성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최저임금의 확보, 절대 근무 시간의 준수, 그리고 노동 현장에서의 인권이 존중될 수 있는 정책 시행이 절대적이다. 새 정부의 문화 정책은 이와 함께 문화산업계가 디지털 미디어 발전과 직접 연계돼 있음을 염두에 두고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VR) 등을 이용한 최첨단 산업으로 거듭나도록 추진돼야 한다.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에서 증명된 바와 마찬가지로 게임산업은 이미 인공지능과 증강현실을 이용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정부가 대중문화 콘텐츠 개발과 생산에서 디지털 미디어를 중점으로 운영하는 기업과 개발자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문화산업 분야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잘못된 정책이 시작되면 바로잡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새 정부는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 사람을 중시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문화예술인을 존중하고 디지털 친화적이며, 장기적인 전망을 강조할 때 문화산업계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정부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나갈 것이다.
  • 경계를 허물다… 무대도 장르도

    경계를 허물다… 무대도 장르도

    튀어야 혹은 낯설어야 산다. 요즘 공연계는 기발한 발상이 돋보이는 신개념 무대가 눈길을 모은다. 무대와 객석이 하나 되는 작품부터 장르의 융합이 돋보이는 작품까지 경계를 허문 작품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기존의 공연 형식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독특한 관극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이색 공연을 살펴봤다.●‘내일…’ 공연의 새 가능성 제시 가장 눈길을 모으는 작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선보이는 ‘내일 공연인데 어떡하지’(6월 22~2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전역)다. 관객 참여형 공연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김태형이 연출한 이 작품은 평소 관객들에게 공개되지 않는 극장의 구석구석을 이동하면서 진행된다. 작품의 기본 설정은 공연이 내일인데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스태프들의 의견을 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조연출이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관객들은 30명씩 네 그룹으로 나뉘어 각각 다른 조연출을 만나 서로 다른 동선으로 흩어진 채 공연에 참여한다. 극장 내 분장실, 연습실, 직원용 사무실 등 일반인들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공간을 돌아다니면서 다 같이 힘을 모아 스피드 퀴즈, 줄넘기와 같은 간단한 미션을 수행하는 게임 같은 연극이다. 작품 회당 관람 인원은 120명으로 제한되는데 공간을 이동하는 문제와 안전, 관객의 집중도를 고려한 숫자다. 2013년 초연 당시 새로운 형식으로 관객의 이목을 끌며 2015년까지 매년 매진을 기록한 작품이다. 공동 연출 황희원씨는 “초연 당시 축제를 위한 공연으로 기획된 작품이지만 평소 공연을 전혀 안 보시는 분들을 타깃으로 공연장 문턱을 낮추기 위한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객석 움직이는 첫 4D연극 ‘바보햄릿’ 연극 ‘바보햄릿’(6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은 국내 최초로 객석이 움직이는 ‘4D 연극’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지식인이라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얼마나 깨어 있는 시민으로 살고 있는지 묻는 작품이다. 총 90명이 앉을 수 있는 객석을 무대 위 4개 구역으로 나눠서 배치한다. 극 중 장면이 전환될 때 앙상블 배우 16명이 바퀴가 달린 이동 객석을 직접 밀어서 무대를 구성한다. 높이를 다르게 쌓아서 만든 3단 객석은 때로 일렬로 놓였다가 마주 보기도 하고 사각형으로 배치되기도 한다. 배우의 숨소리가 들릴 만큼 무대와 관객의 거리가 가까운 덕분에 관객들의 공연에 대한 집중도 역시 높은 편이다. 객석이 이동하는 동안 극 중 분위기를 환기하기 때문에 지루할 틈도 없다. ‘바보햄릿’을 쓰고 연출한 김경익씨는 “객석이 무대를 두른 채 그 가운데에서 배우가 연기하는 일종의 마당극 형식인데 관객들이 추임새를 넣으면서 공연에 동참하는 전통의 관극 스타일을 극장판으로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동 객석은 무대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객들이 공연을 보는 시간을 즐겁게 기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마련한 장치”라고 덧붙였다.●DIMF 폐막작 ‘폴리타’ 3D뮤지컬 제11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폐막작으로 선정된 폴란드의 ‘폴리타’(7월 6~8일 대구 달서구 계명아트센터)는 공연 내내 3D 안경을 착용한 채 관람하는 ‘3D 뮤지컬’이다. 무성영화 시대에 미국 할리우드로 진출, 세계적인 인기를 모았던 폴란드 출신의 인기 여배우 폴라 네그리의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 폴리타 제작진은 배우이자 댄서이며 가수이기도 한 네그리의 매력을 작품에 담기 위해 7년 전부터 준비와 실험을 거듭해 3D 입체 기법을 작품에 접목했다. 최윤정 DIMF 홍보팀장은 “폴란드에서 오랫동안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 온 국민 뮤지컬로 무대 전체가 화염에 휩싸이는 장면 등 극 중 다수의 장면을 3D 기술을 접목해 볼거리가 풍부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무용·뮤지컬 장르 결합 ‘컨택트’ 무용과 뮤지컬을 결합한 ‘댄스 시어터’ 뮤지컬 ‘컨택트’(6월 8~18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도 시선을 끈다. 대사가 거의 없고 뮤지컬 넘버 가사 없이 춤과 움직임으로만 표현하는 작품 성격상 출연 배우 역시 무용수와 댄서가 주를 이룬다. 베테랑 발레리나 김주원을 비롯해 춤 경연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 를 통해 수준급의 춤 실력을 선보인 배우 김규리, 케이블 채널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9’에 출연한 실력파 댄서 한선천 등이 무대에 오른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경제 블로그] 금융위원장 인선 하마평도 없다니

    [경제 블로그] 금융위원장 인선 하마평도 없다니

    김광수·이동걸·심인숙 물밑 거론 문재인 정부가 각 부처의 장·차관 후보자를 속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아직 발표가 안 된 부처도 하마평이 무성합니다. 그런데 하마평에서도 빠진 부처가 있습니다. 금융위원회입니다. 세간에선 새 정부의 관심이 ‘경제’에만 있을 뿐 ‘금융’은 안중에 없다고 수근댑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캠프나 주변 참모 중에 금융통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제 정책이란 있을 수 없다”면서 “금융에 대한 철학과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금융위원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위원장 인선도 시급한 문제인데 새 정부가 뒷전으로 밀쳐 두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습니다. 물론 물밑에서는 이런저런 후보군이 오르내립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이는 김광수(왼쪽) 전 금융정보분석원장(FIU)과 이동걸 동국대 교수입니다. 관료 출신을 원하는 쪽에서는 김 전 원장을, 민간을 원하는 쪽에서는 이 교수를 선호합니다. 행정고시 27회인 김 전 원장은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과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등을 지낸 정통 관료입니다. 무죄 판결을 받기는 했지만 저축은행 사태에 연루된 점과 최근까지 몸담은 로펌의 수수료가 다소 걸립니다. 이 교수는 ‘문재인 캠프’에서 가계부채 등 금융 정책을 총괄했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냈습니다. 이 때문에 참여정부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는 얘기가 나오자 문재인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직을 고사했다는 말도 들립니다. 새 정부의 30% 여성 쿼터 공약 때문에 최근 새롭게 떠오른 인물은 심인숙(오른쪽)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입니다. 변호사 출신으로 인맥이 넓고 특히 새 정부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국회 정무위원회 저승사자로 불렸던 김기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꼽히자 반대 진영에서 이에 대한 대항마로 밀고 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하지만 2011~2015년 금융위 비상임위원을 맡은 것 외에 금융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다소 회의적입니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과 윤종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도 후보군에 꾸준히 거론됩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文정부 20일 만에 9개 신설 추진… ‘위원회 공화국’ 부활하나

    文정부 20일 만에 9개 신설 추진… ‘위원회 공화국’ 부활하나

    “컨트롤타워 역할” 기대 크지만 일각에선 “옥상옥 행정” 우려도 역대 최대 정부 579개 넘을 듯 문재인 정부가 국정개혁 과제 추진을 위해 다양한 성격과 형태의 정부위원회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취임 20일 만에 최소 9개의 위원회가 설립됐거나 추진되고 있다. 새 정부는 대통령 및 국무총리 소속 위원회와 더불어 각 부처 아래 있는 위원회의 위상과 역할도 강화한다는 입장이어서 ‘위원회 공화국’이란 말까지 나왔던 노무현 정부 시절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전문가와 관료들은 정책환경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점을 들어 일종의 ‘컨트롤타워’로서 위원회의 필요성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위원회가 너무 많거나 권한이 강해지면 ‘옥상옥’(屋上屋)이 되고 각 부처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발표 내용과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공약집을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위원회, 4차산업혁명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지속가능위원회 등 4개의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포함해 최소 9개의 정부위원회를 설치했거나 설치할 계획이다. 정부위원회가 명칭에 관계없이 행정기관에 자문하거나 조정, 협의, 심의 또는 의결을 하기 위한 합의제 기관을 뜻한다는 점에서 보면 현 정부가 추진하는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대책기구나 농민·농촌 복지 향상을 위한 농어업 특별기구도 위원회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일자리 창출과 노사 관계 재정립을 위해 노동 취약계층 대표와 경영계, 대통령이 직접 참여하는 한국형 사회적 대화기구, 노동시간 단축 종합점검 추진단 등도 마찬가지다. 이전 정부가 만든 위원회를 폐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던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달리 문재인 정부는 기존에 있던 위원회의 역할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저출산 정책 컨트롤타워’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고, 이명박 정부가 만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도 개인정보 보호체계의 효율화를 위해 힘을 실어 줄 계획이다. 국세청 산하 납세자보호위원회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독립기구로 분리할 방침이다. 사정기관 산하 위원회의 위상도 강화된다. 검찰총장추천위원회, 검찰인사위원회, 검사징계위원회, 감찰위원회, 경찰위원회, 군판사 인사위원회를 적극 활용해 인사를 투명하게 관리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정부위원회는 국회 동의 없이 대통령령에 따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 기준으로 크고 작은 정부위원회는 554개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역대 가장 많았던 노무현 정부 말기 수준(2008년 2월 579개)을 넘어설 공산이 크다. 노무현 정부 때 13.0% 증가했던 위원회 수는 이명박 정부 임기 동안 12.8% 감소했다. 청년위원회, 문화융성위원회, 통일준비위원회 등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신설했던 박근혜 정부에서는 4년간 위원회 수가 3.4% 증가했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위원회 설치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세먼지 대책만 보더라도 환경부뿐만 아니라 전력산업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 교통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등이 함께 추진해야 하는 문제이듯 한 개 부처에서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정책과제가 많아지고 있다”며 “일본, 유럽 등에서도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의 위원회 도입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그러면서도 “자문위원회보다는 집행력을 가진 행정위원회를 만들어야 위원회가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관가에서는 다시 돌아온 ‘위원회 시대’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제부처 A과장은 “시어머니 역할을 하는 청와대, 국회보다 까다로운 시누이들이 여럿 생기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정책 구상보단 윗선에 보고할 자료 작성에 치중하는 시간이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경제부처 B서기관은 “특정 주제를 총괄하는 위원회가 주도권을 쥔다면 정책 추진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산업경쟁력강화회의, 경제현안점검회의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부처 간 회의를 가져도 결론이 안 나는 경우가 많은데 실행력이 담보된 위원회가 있다면 원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회부처의 C국장은 “위원회가 분야별로 지나치게 많이 만들어지면 ‘옥상옥’이 되기 십상인 데다 각 부처의 할 일도 현격히 줄어들게 된다”면서 “위원회의 고질적인 문제가 책임 소재가 분산된다는 것인데 수평적인 구조의 위원회보다는 대통령 등 리더가 이끄는 수직적 구조로 운영돼야 도덕적 해이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행정자치부 김부겸, 지역 극복 상징… “분권 확고히”

    행정자치부 김부겸, 지역 극복 상징… “분권 확고히”

    ‘지역구도 극복’의 상징으로 불리는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는 대구 출신 4선 의원으로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 정치인으로 불린다.그는 30일 지명 직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통령께서 저를 행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뜻은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풀뿌리 민주주의 확대, 투명한 봉사행정의 정착 등이다. 그런 뜻을 잘 새겨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풀뿌리 민주주의를 확고하게 제도화한 장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1958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대 정치학과에 재학 중이던 1977년 유신반대 시위에 가담해 제적당했고, 이듬해 긴급조치 9호(유신헌법을 반대하면 영장 없이 체포하는 비상조치)를 위반해 징역형을 받았다.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학생운동을 주도하다 또다시 실형을 살았고 1992년에도 ‘이선실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구속되는 등 많은 시련을 겪었다. 1991년 김대중, 이기택 공동대표 체제였던 민주당에 들어가면서 정치권에 입문했다.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계에 복귀하고자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했지만 그는 야권 통합을 주장하며 ‘꼬마 민주당’에 남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함께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에서 활동했다. 1997년 통추가 해체되자 한나라당에 합류해 2000년 16대 총선에서 경기 군포에 출마해 당선됐다. 2003년 참여정부가 출범한 뒤에는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겼고, 2004년 17대, 2008년 18대 의원에 내리 당선됐다. 2012년 1월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뽑혀 대구·경북(TK) 출신으로는 첫 선출직 야권 지도부가 된 그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대구 수성갑 지역구에 출마해 당시 이한구 새누리당 후보와 맞붙어 고배를 마셨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도전해 40.3%라는 높은 득표율을 얻었지만 역시 새누리당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지난해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마침내 대구 민심을 얻으며 4선 의원이 됐다. 소선거구로 지른 총선 기준으로 대구에서 야당의원이 당선된 것은 1971년 이후 45년 만이다. 특히 그는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였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꺾으며 단숨에 잠룡으로 떠올랐다. ▲경북 상주(59) ▲경북고 ▲서울대 정치학과 ▲연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 ▲민주당 부대변인 ▲국회 저출산고령화대책특별위원장 ▲제16·17·18·20대 국회의원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하마평조차 없는 금융위원장..심인숙 중대 교수 등 물밑거론

    하마평조차 없는 금융위원장..심인숙 중대 교수 등 물밑거론

    문재인 정부가 각 부처의 장·차관 후보자를 속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아직 발표가 안 된 부처도 하마평이 무성합니다. 그런데 하마평에서도 빠진 부처가 있습니다. 금융위원회입니다. 세간에선 새 정부의 관심이 ‘경제’에만 있을 뿐 ‘금융’은 안중에 없다고 수근댑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캠프나 주변 참모 중에 금융통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제 정책이란 있을 수 없다”면서 “금융에 대한 철학과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금융위원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위원장 인선도 시급한 문제인데 새 정부가 뒷전으로 밀쳐두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습니다.물론 물밑에서는 이런저런 후보군이 오르내립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이는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FIU)과 이동걸 동국대 교수입니다. 관료 출신을 원하는 쪽에서는 김 전 원장을, 민간을 원하는 쪽에서는 이 교수를 선호하는 모습입니다. 행정고시 27회인 김 전 원장은 청와대 경제수석실과 금융위 금융서비스 국장 등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입니다. 무죄 판결을 받기는 했지만 저축은행 사태에 연루된 점과 최근까지 몸담은 로펌의 수수료가 다소 걸립니다.이 교수는 ‘문재인 캠프’에서 가계부채 등 금융 정책을 총괄했습니다. 특히 금산분리와 재벌 개혁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지요. 노무현 정부 때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냈습니다. 이 때문에 참여정부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는 얘기가 나오자 문재인 정부 초대 금유위원장 직을 고사했다는 말도 들립니다. 새 정부의 30% 여성 쿼터 공약 때문에 최근 새롭게 떠오른 인물은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입니다. 변호사 출신으로 다양한 사회 참여로 발이 넓고 특히 새 정부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국회 정무위원회 저승사자로 불렸던 김기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름이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거론되자 반대진영에서 이에 대한 대항마로 밀고 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하지만 2011~2015년 금융위 비상임위원을 맡은 것 외에 금융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다소 회의적입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피우진 보훈처장 “나라사랑교육 전면 개편하겠다”

    피우진 보훈처장 “나라사랑교육 전면 개편하겠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지난 박승춘 처장 재임 시절 정치적 이념 편향 논란을 초래한 ‘나라사랑 교육’을 전면 개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피 처장은 30일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사회분과위원회에 참석했다. 보훈처 업무보고를 위한 자리로, 피 처장은 정부부처 수장으로는 이례적으로 직접 참석해 “안보관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과거의 교육은 안 된다”면서 “나라사랑교육을 전면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 처장은 “민주화 정신을 체험하고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승춘 전 처장 재임 시절 보훈처는 2011년에는 ‘호국과 보훈’이라는 책자를 만들어 ‘친북정권 창출 저지’를 선동했고, 2012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내용의 DVD와 노무현 정부를 비난하는 안보교육 DVD를 제작·배포했다. 특히 이런 자료들은 나라사랑교육에도 적극 활용돼 우편향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또 우익 성향으로 분류되는 월남참전자회나 재향군인회,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고엽제전우회 등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나라사랑교육 전문강사진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 처장은 “보훈단체에 대해서는 그동안 제기된 수익사업 문제와 정치적 편향성을 해결하기 위해서 관리 감독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체부 장관 지명 도종환 의원은?…“베스트셀러 ‘접시꽃 당신’의 시인”

    문체부 장관 지명 도종환 의원은?…“베스트셀러 ‘접시꽃 당신’의 시인”

    30일 새 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찌감치 문체부 장관 적임자로 거론됐던 인물이다.시인 출신인 그는 베스트셀러 시집 ‘접시꽃 당신’으로 유명하다. 충북 청주 출신으로 원주고와 충북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으며 충남대에서 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바치는 시 ‘운명’을 읽으며 오열하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돼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때인 지난 23일 봉하마을에서도 운명을 낭독했다. 도종환 후보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진압부대의 일원이었으나 소총의 실탄을 거꾸로 장전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를 자신의 에세이에 소개하기도 했다. 탄창 맨 위 실탄을 꺼꾸로 넣어 장착하면 방아쇠를 당겨도 총알이 나가지 않는다. 도 후보자는 진천 덕산중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하던 중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활동으로 해직됐다. 전교조 충북지부장을 맡으면서 교육운동을 하다가 해직 10년 만인 1998년 진천 덕산중학교로 복직했다. 이후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등을 지냈다. 도 후보자는 민주통합당 시절 비례대표 16번을 배정받아 제19대 국회에 입성했다. 20대에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에서 출마해 당선됐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다. 도 후보자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면서 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공론화했다. 또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을 맡아 활동한 바 있다. ▲1954년 충북 청주 ▲원주고 ▲충북대 국어교육과 ▲충남대 국문학 박사 ▲덕산중학교 교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청주지부장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제1심의위원회 위원장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제19대 국회의원(비례대표) ▲제20대 국회의원(충북 청주시흥덕구)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대구 출신의 4선 의원인 김부겸 의원은 ‘지역구도 극복’의 상징으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재야 운동권 출신으로, 합리적 온건 진보파로 분류된다.1977년 유신반대 시위로 구속되고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학생운동을 주도하다 또다시 구속돼 실형을 살았다. 1992년에도 ‘이선실 사건’에 연루돼 불고지죄로 구속되기도 했다. 1988년 한겨레민주당 창당에 참여하며 정계에 입문한 뒤 1991년 3당합당에 반대한 세력이 남은 ‘꼬마 민주당’에 입당했다. 1995년 노무현 전 대통령,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주축이 된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의 막내로 역할했다. 1997년 통추가 해체될 때 한나라당에 합류한 뒤 2000년 군포에서 배지를 달았고 당내 소장 개혁파로 활동했다. 2003년 7월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했고 이후 17대, 18대 의원에 내리 당선됐다. 2012년 1월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뽑혀 TK(대구·경북) 출신으로는 40년 만에 첫 선출직 야권 지도부가 된 그는 지역주의 타파, 경쟁의 정치를 기치로 내세우며 지역구인 경기 군포를 떠나 19대 총선에 대구행을 선택했다. 수성갑 지역구에서 새누리당 이한구 후보와 맞붙어 고배를 마셨으나 39.9%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2012년 말에는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중앙선대위 공동위원장으로 활약했다. 2년 뒤인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도전해 40.3%라는 높은 득표율을 보였지만 역시 새누리당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19대 총선에서 대구 민심을 얻으며 4선 의원이 됐다. 소선거구로 지른 총선 기준으로 대구에서 정통 야당의원이 당선된 것은 1971년 이후 45년 만이었다. 그는 지난 2월 “정권교체를 위한 밀알이 되겠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문재인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재차 맡았다. ▲ 경북 상주(59) ▲ 서울대 정치학과 ▲ 16·17·18·20대 국회의원 ▲ 열린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 ▲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 ▲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 ▲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 18대 문재인 대통령후보 공동중앙선대위원장 ▲ 더불어민주당 정책엑스포추진위원장 ▲ 19대 문재인 대통령후보 공동중앙선대위원장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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