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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르만 헤세류 교양소설 쓸것”마광수씨 3년3개월만에 강단 복귀

    소설 ‘즐거운 사라’의 마광수(사진·52) 교수가 3년3개월 만에 모교인 연세대 강단에 복귀한다. 2000년 6월 재임용에서 탈락,연세대를 떠났던 마 교수는 지난달 27일 학교측으로부터 부교수직 신분으로 복귀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마 교수는 다음달 1일부터 매주 월·목요일 두 차례에 걸쳐 ‘문예사조사’를 강의한다. 마 교수는 지난해 학교에 사표를 제출했지만,수리가 되지 않아 휴직상태였다.마 교수는 지난 92년 소설 ‘즐거운 사라’가 외설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고,이듬해 연세대에서 직위해제됐으나 98년 5월 신규임용 형식으로 복귀했다. 재임용에서 탈락한 이후 마 교수는 만성위염과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았으며,외부 접촉을 피하며 서울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팔순 노모를 모시고 칩거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마 교수는 “‘즐거운 사라’ 이후 9년 동안 쉬었는데,동료들의 도움으로 다시 강단에 서게 돼 기쁘다.”면서 “열심히 강의하고,문학과 창작활동에 열정을 쏟겠다.”고 말했다.그는 “성을다루는 게 죄는 아니지만 너무 지친 데다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옛 향수에 종종 젖게 돼 앞으로는 헤르만 헤세류의 교양소설을 쓰는 등 작가로서 변신을 꾀해볼까 한다.”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
  • 전북 임실군수 사무관 6자리 모두 ‘賣官’/ 3천만원씩에 팔았다

    기초단체장의 매관매직(賣官賣職)이 사실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전주지검은 전북 임실군의 인사비리에 대한 수사를 벌여 사무관 승진자 6명이 모두 군수에게 3000만원씩 1억 8000만원의 뇌물을 준 사실을 밝혀냈다.자치단체의 사무관승진 대가는 3000만원이 공정가격이라는 소문이 검찰수사로 밝혀진 셈이다. ●승진 6명에 1억 8000만원 수뢰 지난 2001년 4월 보궐선거로 당선된 이철규(64) 군수는 2002년 1월 5명,올 8월 1명 등 6명의 사무관 승진인사를 단행했다.그러나 이들은 모두 승진을 전후해 3000만원의 거액을 군수와 측근들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2002년 승진한 이모,나모,조모,최모,또 다른 이모씨 등 5명은 군수와 군수 조카인 이모(47)씨 등에게 현금을 전달했다.조카 이씨는 받은 돈을 군수와 군수 부인에게 전달하고 승진을 부탁했으며 자신도 별도로 500여만원을 챙겼다. 최근 승진한 송모씨도 이 군수가 보궐선거에 당선되자 2001년 3000만원을 전달하고 1년8개월 동안 보직관리를 받고 올 8월 1일자로 면장 발령을 받았다. 이 때문에지난 17일 임실군청 노모(54)계장이 부인을 통해 3000여만원을 군수부인에게 전달했지만 승진인사에서 탈락하자 이를 비관,극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李군수, 사실 강력 부인 이에 대해 이군수는 승진인사와 관련,뇌물을 받은 적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검찰은 28일쯤 이군수를 소환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조카 이씨는 뇌물을 모두 자신이 챙긴 것처럼 해달라는 군수 측근들의 부탁을 거절하고 검찰에서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수사에 협조한 조카 이씨와 뇌물을 준 이모씨 등 군 공무원들에게 관대한 처벌을 내릴 방침이다.임실군청 직원들은 ‘법철규’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강직한 것으로 소문난 이군수가 승진인사와 관련 거액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모두 일손을 놓고 허탈해하고 있다. ●군의회, 자진사퇴 촉구 한편 군의회는 성명을 내고 이군수의 사퇴를 촉구했다. 군의회는 성명에서 “이번 사건으로 쏟아지는 비판의 여론과 군민들의 분노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면서 “이철규 군수는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자진 사퇴하고 사건의 진상을 밝히라.”고 주장했다.군의회는 이어 “검찰은 철저한 수사와 일벌백계의 의지로 한점의 의혹을 남기지 말라.”고 촉구한 뒤 정부측에 재발방지책을 요구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고시생이라고 공부만 하나요”/ 고시촌 신종 술집 ‘고시바’ 성업

    고시학원·고시서점·고시원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신림동 고시촌의 틈바구니에 신종 유흥업소가 들어서고 있다.고시생들만을 대상으로 한 ‘고시 바’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한 두 곳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40여개가 들어서면서 고시촌의 새로운 업종으로 등장했다. ●“스트레스 해소에 그만” 고시 바는 비교적 싼 값의 술값으로 여성 종업원과 대화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기 때문에 고시생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다.국산 맥주 한 병에 4000원부터 외제 맥주 1만원까지 다양하고 안주는 시키지 않아도 된다. 고시 바에 들어서면 길다랗게 마련된 바 안쪽에 많게는 10여명의 여성종업원들이 있다.고시생들은 이들 가운데 한 명과 마주 앉아 술을 한 잔 하면서 대화를 한다.말벗이 없는 고시생들이어서 술보다는 대화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외로움을 달랜다. 사법시험을 준비 중인 김모(31)씨는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다보면 과음을 하게 되지만,공부에 집중이 안 되는 경우 이곳을 찾으면 기분전환이 된다.”며 “혼자 고시 바를 찾아도대화 상대가 있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고시생들 사이에서는 예비법조인의 술집이라는 뜻에서 ‘PJ 바’(Prospective Judge Bar)로 부르기도 한다.R바에서 일하고 있는 이모(22·여)씨는 “고시 바를 찾는 손님들의 대부분은 혼자 오는 경우”라면서 “고민을 들어주거나 가벼운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스트레스도 풀어 주기 때문에 손님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자기 절제가 중요” 하지만 고시 바를 찾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시험공부에 차질을 빚는 사례도 있다.명모(29)씨는 “사법 1차시험에 합격한 뒤 이곳을 거의 매일 찾다가 결국 2차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한 경우도 주변에서는 있다.”면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이같은 곳을 찾는 것도 좋지만 자기절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성종업원의 자격은 미모보다는 고시생의 말동무로서 적합한 말솜씨다.P바에서 ‘바짱’(바에서 일하는 여종업원들의 책임자)으로 일하는 노모(22·여)씨는 “면접 과정에서는 외모 못지 않게 말솜씨가 채용 여부를 가르는 주요한 변수”라면서 “일도 어렵지 않고,보수도 괜찮기 때문에 지원자도 꽤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고시 바의 여성종업원들은 주당 6일을 근무하는 직원과 3일을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으로 구분된다.여성종업원의 한달 월급은 120만원,아르바이트생 60만원 정도다.노씨는 “방학을 맞은 대학생과 일부 직장인들도 일하고 있다.”면서 “특히 고시공부를 하는 여성수험생이 수험비용 마련을 위해 일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장세훈기자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日열도 만화 동인지 열풍

    만화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이지만 만화와 만화영화는 침체,불황에 허덕이고 있다.그러나 만화 동인지만은 불황을 모른 채 유일하게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만화 동인지에 빠져드는 수많은 일본인들은 10년 불황의 일본이 안고 있는 또 다른 면모다. 지난 15일 오후 도쿄 오다이바에 자리잡은 대형 전시장 ‘도쿄 빅 사이트’.이른 아침부터 내린 폭우에도 아랑곳없이 우산 쓴 인파로 일대가 대혼잡이다.주최측이 동원한 300명의 경비원으로는 턱없이 모자라 경찰관까지 나와 행렬을 유도하고 있다. 정문은 육중한 고래가 물고기 떼를 삼키고 내뱉듯 사람들이 끊임없이 들어가고 나오기를 되풀이한다.동인지 판매행사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코믹 마켓(코미케)’의 첫날 풍경이다.주최측 집계로 사흘간의 행사에 전국의 동인지 애호가 46만명이 참가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유사법제 반대 집회(6월6일 일본 국회 앞·5500명),이라크 반전 시위(3월20∼21일 도쿄 히비야 공원·1만 1000명) 같은 정치성 집회가 일본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은 오래 전 일.인기절정의 남성 5인조 보컬그룹 ‘스마프’가 관중 동원 기록을 경신했다는 콘서트(7월28일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5만 5000명)의 8배가 넘는 인파다. 행사장에 들어서자 수만명의 인체가 한꺼번에 내는 체열이 뜨거운 바람으로 변해 고스란히 전달된다.도대체 안에 무엇이 있길래. ●나만의 세계를 즐기는 동인지 매력에 빠져 “기다리고 기다린 축제이니까요….”아침 9시부터 개장을 기다렸다는 유카(17·여·고3·도쿄 거주)는 선뜻 ‘축제’라고 정의한다.그녀는 북적거리는 행사장 안에서 점심을 먹어가며 마음에 드는 동인지를 사기에 여념이 없다.구입한 동인지는 9권에 총 8000엔어치.11살 때 친구가 사 온 동인지를 보고 ‘매력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작가를 직접 만날 수 있고,상업만화에서는 볼 수 없는 표현이 있어 재밌다.”는 유카는 한 해 두 차례(여름·겨울) 열리는 코미케 행사를 기다리는 게 낙이다.함께 온 친구는 1박스 분량을 구입해 택배 서비스로 보냈다고 귀띔한다. 축구장 3∼4개 넓이의 행사장.자신이 그린 동인지를 책상 위에 내놓고 팔거나,마음에 드는 동인지를 고르는 팬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주최측으로부터 공간과 책상,의자를 빌려 이날 하루 판매자로 참가한 동인 서클은 무려 1만 5000개. 휴가를 내 요코하마에서 왔다는 에리(22·여)는 동인지를 팔러 왔다.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6종류의 동인지를 출품한 그녀의 매상은 신통치 않다.1종류에 50권씩 인쇄한 동인지의 40% 정도를 팔았을 뿐이다.오후 4시 폐장을 알리는 방송이 나오자 주섬주섬 짐을 꾸린다. “전문대학을 다니던 4년 전부터 동인지 활동을 시작했다.”는 그녀의 본업은 간호사.참가비,인쇄비,교통비를 합치면 단단히 적자를 봤지만 “좋아하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만화를 그리고 그 만화를 사주는 팬들이 있어 적자 같은 건 신경 안쓴다.”고 했다. 온종일 전시장을 둘러보느라 지쳤다는 여성 일행 3명이 바닥에 주저앉아 구입한 동인지를 보느라 정신이 없다.군마현에서 왔다는 미치코(19·대학2년)에게 몇 권 샀냐고 물었더니 가방에서 한 뭉치의 동인지를 꺼내 세어 보고 “24권”이라고 대답한다.“만화‘데니스 왕자님’의 캐릭터를 좋아해 나도 모르게 많이 사버렸다.”고 덧붙인다.친구인 후키에(19·무직)도 13권을 샀다고 거든다. ●열기를 공유하고 싶어서 그리는 게 좋아서,좋아하는 동인지가 있어서,다양한 캐릭터·스토리를 만날 수 있어서,소품종·소량생산의 희소가치 매력 때문에. 동인지 세계에 푹빠진 사람들의 찬사다.상당수가 취미로,대량생산되는 상업만화와는 다른 아마추어로서,익명이지만 작가와 구매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특수한 판매구조 때문에 일본의 동인지 애호가들은 증가일로이다. 효고현에서 부인(32),딸(3)과 함께 자신이 그린 동인지를 팔러 온 모리시타(36)는 취미로 시작한 동인지가 본업이 됐다.‘가나메미오’라는 서클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15년 전부터 빠짐없이 코미케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그가 다루는 캐릭터는 ‘도라에몬’.“아직은 저작권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좋아하는 상업만화 캐릭터를 이용해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거나 캐릭터를 변형하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 그의 예찬론이다.부인 미오를 동인지 이벤트에서 만난 그는 취미로서의 동인지 활동을 고집하지만 ‘팔리지 않는 만화가’ 입장에서 “유명 출판사의 눈에 띄고 싶은 욕심도 없지는 않다.”고 말한다. ●갈수록 커지는 동인지의 경제효과 동인지 시장의 경제 효과는 막대하다.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코믹 마켓의 3일간 여름 이벤트만 대략 계산해 보면 40억엔 전후이다.참가하는 동인 서클(4만 5000개)의 참가비가 7500엔,팬들(50만명)의 입장료에 해당되는 팸플릿이 1800엔.1개 서클에 200권(권당 300∼500엔)을 판다고 할 때의 계산이 그렇다.뿐만 아니다. 오사카에서 온 에쓰코(21·여)는 교통·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간사이 코믹 버스투어’라는 초저가 상품을 이용했다.메테쓰 관광이 개발한 이 상품은 오사카,나고야 등에서 참가하는 지방 애호가를 겨냥한 것이다.밤에 오사카 등지를 출발하는 심야버스를 타고 새벽에 도쿄에 도착,행사에 사흘간 참가한 뒤 돌아가는 호텔 숙박이 딸린 2만 2300엔짜리 초저가이다. 택배 서비스도 한몫 톡톡이 잡았다.폐장 시간을 전후해 행사장 밖에는 팔다 남았거나구입한 동인지를 부치려고 임시로 마련된 택배 서비스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100m가 넘게 장사진을 쳤다.50만명의 교통비,숙박비,식대에 동인지를 인쇄하는 수요까지 넣으면 그 규모는 더 늘어난다. 비영리 원칙인 코믹 마켓뿐 아니라 기업적으로 운영되는 크고작은 동인지 판매 이벤트가 일본에서 1주일이 멀다하고 열리는 점을 감안할 때 동인지로 파생되는 수백억∼1000억엔(추산)의 경제효과는 불황의 일본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몇 안되는 ‘효자’다. ●10년 만에 50배,폭발적인 시장 증가 만화 동인지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이를 전문판매하는 회사도 생겨났다.상설 동인지 판매회사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도라노 아나’가 그것.이 회사는 동인지 작가의 위탁판매는 물론 유망한 동인지 작가를 발굴해 애호가들을 연결하고 있다. 코믹 마켓의 팬이었던 요시다 히로다카 사장이 1994년 창업할 당시 1억 5000만엔이었던 매상은 2003년 6월 결산 때에는 53배를 넘는 80억엔으로 껑충 뛰어올랐다.도쿄 5곳을 비롯해 오사카,나고야,히로시마,후쿠오카 등 11곳에 점포를 두고 있다. 비약적인 성장의 비결은 역시 만화 동인지 인구의 증가이다. 도쿄의 전자상가 아키하바라에 있는 본사를 겸한 1호점은 7층 건물.1층부터 5층까지 동인지는 물론 CD,DVD,완구 등 관련 상품이 즐비하다.도라노 아나와 거래하는 동인 서클만 해도 8000개,판매되고 있는 동인지는 5만 종류에 달한다. marry01@ ■‘코믹 마켓' 기획자 요네자와 요시히로 |도쿄 황성기특파원|“상업 세계에 들어가지 않고,그리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그리는 자유,더욱이 작가를 눈앞에서 만나고 자신의 작품을 눈앞에서 사가는 그런 생생한 만남의 매력이 있다.” 만화평론가인 요네자와 요시히로(사진·50)는 동인지(만화) 판매이벤트 ‘코믹 마켓’에 46만명의 동호인이 몰려드는 불가사의한 현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한번 동인지의 세계에 발을 디뎌 좋아하는 동인지를 사러 오면 1∼2년 뒤에는 절반쯤이 자신이 그린 만화를 팔러 온다.”고 말했다. 한 해 두 차례 100만 가까운 동인지 애호가를 끌어모으는 ‘코믹 마켓’의 창시자이기도 한 그는 일본 동인지 세계에서는 카리스마적인 존재.1975년 ‘안티 상업만화’를 내걸고 30개의 동인지 서클이 참가한 제1회 판매 이벤트로 시작해 지금은 일본 최고의 이벤트로 키워냈다. 사흘간의 여름 이벤트에 든 5억엔(약 50억원)의 경비는 참가비,카탈로그 판매로 충당했을 뿐 이윤은 남기지 않았다. 충분히 장사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 법도 한데 “표현의 자유를 유지하고,만화의 표현을 넓혀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자 이념”이라고 강조한다.그래서 “동인지 작가와 구매자를 잇는 공간을 제공하는” 자원봉사 정신을 30년 가까이 고수하고 있다. 행사의 덩치가 갈수록 커지면서 어쩔 수 없이 사원 10명의 회사로 발전했다.그러나 이 회사는 어디까지나 한 해 두 차례의 행사를 준비하는 데 전념할 뿐 이익 추구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는 일본인들이 동인지 이벤트에 몰리는 이유 중 하나를 “가정,학교,직장 같은 생활과는 달리 이곳에 오면 이해관계가 없는 전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특히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상업만화가 읽는 사람을 머리 속에 넣고 그림을 그리는 것과는 달리 동인지는 팔기 위한 만화가 아닌,자기를 위한 만화라는 점,낯선 사람끼리 직접 만나 사고파는 커뮤니케이션 구조의 특수성이 사람을 끌어모으는 요인도 된다고 덧붙인다.
  • 범행권총 比원정 구입 부산항‘접선’건네받아/파주강도 용의자2명 영장

    경기도 파주시 농협 권총강도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도 고양경찰서는 17일 전날 검거한 용의자 이모(46·특수강도 등 전과3범·고양시 덕양구 주교동)씨와 또 다른 이모(32·특수절도 등 전과7범·고양시 일산구 탄현동)씨에 대해 특수강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주범 이씨가 범행에 이용하기 위해 빼앗은 차량의 소유주 노모(22)씨의 휴대전화를 자신의 집 근처에 버린 것을 단서로 용의자들의 위치를 추적,지난 16일 오전 1시35분쯤 부산시 서구 암남동 D모텔에 투숙 중이던 주범 이씨를 체포했다.또 다른 이씨는 오후 7시쯤 파주시 문산역 부근에서 붙잡았다. 주범 이씨는 “경륜 등 도박으로 진 빚 1억 3000여만원을 갚으려고 택시운전을 하며 알게 된 이씨에게 범행을 제의했다.”고 말했다.그는 1000여만원을 제2금융권 부채 변제에 쓰고,4500여만원을 부산으로 도피 중 기차 안에서 분실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경찰은 범행에 사용한 38구경 권총 1정과 실탄 21발을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 마상공원 산책로에서 찾아냈다. 주범 이씨는지난 4월3일 필리핀으로 건너가 1만페소(23만원)에 권총과 실탄을 구입키로 한 뒤 귀국,같은 달 중순 부산 감천항 보세구역에서 필리핀 선원에게 1000달러를 추가로 주고 권총 등을 건네받았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오전 2시쯤 고양시 성사동 원당전철역 인근 도로에서 노씨의 경기45로 6382호 EF쏘나타 승용차를 빼앗아 범행을 준비했다.이후 원당지역 은행 6곳을 사전답사했으며,지난 6일 오후 4시22분쯤 청원경찰이 없고 손님이 뜸한 농협 운정지점에 들어갔다.범행 뒤 주범 이씨는 서울역에서 열차를 이용,부산으로 잠적했다.공범 이씨는 파주 등 경기북부 일대를 돌아다녔다. 경찰은 범인들이 나눠가진 돈이 농협이 강탈당한 액수와 20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데다,주범 이씨의 분실 주장이 신빙성이 없어 정확한 사용처를 찾고 있다.경찰은 총기입수 과정도 석연치 않다고 보고 이 부문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
  • [씨줄날줄] 한 탈북여성과의 대화

    탈북자,귀순자로부터 듣는 북한 생활 체험담은 북쪽 체제의 문제점을 생생히 알려주기도 하지만 남쪽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냉정히 반성해 보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최근 관훈클럽 주최 모임에서 만난 평양 출생 탈북 여성 L(39)씨의 얘기도 폐부를 찌르는 내용이 많았다. 그는 6·25때 서울에서 월북해 북한에서 의사가 된 인텔리 여성의 딸로 약사 직업을 갖고 있었다.정치적 성분 불량자로 낙인 찍혀 온 가족이 함흥으로 추방당한 후 약사가 되기까지 과정은 남북 교육체제를 선명하게 대비시켜 준다.그는 중학교 6학년(고3) 때까지 학교에서 이름을 날린 우등생이었으나 성분 문제로 대학 진학이 좌절돼 노동자의 길을 간다.교사들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우수 학생 특별 지도에 열을 올리게 되는데 그는 6학년 때 이 대열에서 갑자기 제외됐다.그러나 워낙 뛰어났던 그는 노동 현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3년 이상 실적 우수자에게 주는 진학 추천 케이스로 약대에 진학했다고 한다.비록 좌절이 있었으나 평등한 교육 기회의 수혜자가 된 셈이다. 노모와초등학생 두 딸을 이끌고 탈북한 그는 장차 아이들의 학원비가 큰 걱정이라고 했다.아직은 과외를 받지 않고도 선두 그룹에 들어 있으나 중학 진학을 하면 피할 수 없을 것 같은 학원 교육은 북한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것이라는 것이다.그는 약대와 의대의 좁은 문에도 놀랐다고 했다.그는 목숨을 건 탈출에 자격증이나 다른 증빙 서류를 갖고 오지 못해 이쪽에서 약사로서 활동하자면 다시 약대에 입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현행 대입 제도는 탈북자를 뽑는 특별 전형이 있지만 약대와 의대만은 거의 문호를 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꼭 약사직을 고집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남한에 와서 사람들이 얼마나 정년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는지 알게 됐습니다.그러나 약사는 정년이 없지 않습니까.” 자녀 교육,정년에 대한 불안은 하루 아침에 해결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다.그러나 10년 이상 약사로 일해 온 탈북 여성이 약대 재입학을 원할 때 우리 교육 제도는 정말 이를 수용해 줄 방법이 없는 것일까.탈북여성을 통해 우리 교육의 허점을 다시 보는 느낌이었다. 신연숙 논설위원
  • ‘황색 돌풍’/차오친후이‘투수들의 무덤’서 벌써 2승

    황색 돌풍의 새로운 주역이 떴다. 타이완의 첫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투수인 차오친후이(사진·22·콜로라도 로키스)가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쿠어스필드에서 2승을 거둬 눈길을 끈다.지난달 26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데뷔전에서 첫 승을 거둔데 이어 7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도 승리로 이끈 것.13일 현재 2승1패 방어율 4.50.쿠어스필드는 지난해 9월 타이완 선수로 처음 첸친펑(LA 다저스 외야수)이 데뷔한 구장. 겨우 4차례 등판했지만 쿠어스필드를 무색케한 투구에 차오는 벌써부터 노모 히데오(35·LA)와 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의 뒤를 이을 아시아 대표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차오는 이날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경기에서 일본의 오카 도모카즈(27·몬트리올)와 메이저리그 사상 첫 타이완과 일본 투수 선발 맞대결을 펼쳐 이래저래 화제를 몰고다니는 선수가 됐다.5와 3분의1이닝 동안 3실점하고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삼진을 5개나 뽑아내는 등 강한 인상을 남겼다.콜로라도가 11회 연장전 끝에 6-3으로 승리.콜로라도에 젊은 피를 수혈할 유망주로 크고 있는 차우는 지난 1999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23이닝 무실점에 3승 무패를 기록,계약금 220만달러에 입단했다.같은 해 김병현(24·보스턴 레드삭스)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25만 달러,최희섭(24·시카고 컵스)은 120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차오는 시속 155㎞에 달하는 빠른 공과 뛰어난 체인지업,예리한 슬라이더가 주무기.2000년에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아 선수생명이 끝날 위기를 맞기도 했다. 차오가 가세하면서 이젠 한국 타이완 일본 등 아시아 야구 3강이 메이저리그에서도 뜨거운 경쟁을 펼치게 됐다. 김영중기자 jeunesse@
  • 공유지 매각 관련 수뢰 혐의 부산 前구청장 긴급체포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박종기 부장검사)는 10일 공유지 8000여㎡를 특정 건설업체에 매각하기로 하고 돈을 받은 이모 전 부산 구청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긴급 체포,조사하고 있다. 또 이 전 청장은 수의계약으로 이 땅을 팔 수 있도록 구 조례개정을 주도,직권을 남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노모씨와 이모씨 등 담당 공무원 2명과 공무원들에게 돈을 건넨 건설업체인 J사 대표 강모씨,D사 대표 정모씨를 구속했다. 이 전 청장은 지난 2000년 9월 재해위험지구로 관리되고 있던 부산 남구 문현동 공유지를 특정건설업체에 수의계약으로 매각할 수 있도록 조례개정을 이끈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청장은 건설업체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공유지는 지난 85년 7월5일 산사태로 36명이 사망하고 가옥 24채가 파손된 이후 재해위험지역으로 관리돼 왔다. 당시 구청측은 신청사 건립비용을 마련한다는 이유로 중앙부처의 반대에도 불구,조례개정을통해 이 땅을 수의계약으로 매각하려 했다. 그러나 이 전 청장이 지난해 선거에서 낙선한 뒤 부지매각이 무산됐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파주 권총강도 범행차량 발견/고양 일산동서… 용의자 2명 모텔투숙도 확인

    파주 교하농협 운정지점 권총강도사건 범행에 사용된 경기45로 6382호 짙은 초록색 EF쏘나타 승용차가 10일 오후 3시21분쯤 고양시 일산구 일산2동 중산마을 부사관 주택 부근 공터에서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또 차량 발견장소로부터 50여m 떨어진 야산에서 범행에 사용한 복면(스키 마스크),운동복과 강탈한 현금을 담았던 대형 손가방이 경찰 수색과정에서 발견됐다.차안에선 모발 10여개와 담배 꽁초,흰색운동화도 발견됐으나 이 운동화는 차량을 강탈당했던 노모(23)씨의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 발견장소는 운정지점에서 7∼8㎞가량 떨어졌으며 시골길을 거쳐 승용차로 20여분 정도 소요되는 지점이다. 경찰은 차량 내·외부와 유류품에 대한 지문 채취 등 정밀감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또 범행 직후 목격된 키 170㎝ 가량의 범행차량 운전자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1명 등 20대 후반 남자 2명이 지난 3일 자정부터 사건 전날인 5일 오후 2시까지 사건현장에서 7∼8㎞ 떨어진 고양시 일산구 탄현동 모 모텔에 투숙했던 사실을 모텔 주인의 신고로 확인,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중이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
  • 파주 농협 2인조 복면 권총강도 실탄 쏘며 2분만에 1억 강탈

    복면을 한 2인조 권총강도가 농협에 침입,실탄과 공포탄을 쏘며 직원들을 위협하고 현금과 수표 등 1억여원을 빼앗아 달아났다.범행에는 2분 남짓밖에 걸리지 않았다. ●현금·수표 군용백에 가득 담아 6일 오후 4시22분쯤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상지석리 교하농협 운정지점에 검정색 옷을 입고 복면을 한 남자 2명이 출입문을 열고 들어갔다.이 가운데 1명은 천장과 출입문 옆 창문을 향해 실탄 2발과 공포탄 1발을 발사했다.이들은 “전부 엎드려.”라고 소리친 뒤 군용 더플백을 창구로 던지며 금고를 열 것을 요구했다. 이에 출납담당 주임 정모(45)씨가 금고를 열고 현금과 수표 등 1억 3265만원을 담아줬다.금고문을 여는 순간 정씨는 엎드린 상태에서 비상벨을 눌렀다.이들은 곧바로 출입문을 통해 나간 뒤 농협 앞에 시동을 켠 채 대기시켜 놓은 진녹색 구형 뉴EF쏘나타 승용차를 타고 고양시 일산 쪽으로 달아났다.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범행에 걸린 시간은 단 2분13초에 불과했다.지점장 기모(49)씨는 “강도들이 진짜 권총을 가진 것으로 보여 돈을주는 게 낫다고 판단해 금고를 열었다.”고 밝혔다. ●도난차량 범행에 이용 당시 농협 안에는 지점장 기씨가 객장내 응접실에서 손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창구에는 정씨와 여직원 2명이 근무중이었다.객장에는 손님 4명이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이들은 “범인들이 쏜 권총에 창문이 깨지는 장면을 보고 실제 상황이라고 판단,범인들의 요구대로 바닥에 엎드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CCTV에 찍힌 범인들의 인상착의와 권총의 종류를 파악하고 있다.경찰은 범인들이 170∼175㎝의 키에 건장한 체격이라고 밝혔다.이들이 범행에 이용한 차량은 지난달 25일 오전 2시쯤 고양시 성사동 M마트 앞길에서 노모(23)씨가 20대 남자 2명에게 폭행당한 뒤 빼앗긴 차량인 것으로 밝혀졌다. ●“내부 사정 잘 아는 사람 범행 가능성” 경찰은 운정지점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직원과 주변인물을 조사하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오후 4시가 되면 운정지점 남자직원 2명이 현금을 입금하러 본점으로 가 상대적으로 은행경비가 취약하다.”면서 “범인들이 이 사실을 알고 이때를 범행시간으로 택한 것 같다.”고 밝혔다.지점장 기씨도 “범인이 농협 안에 들어서자마자 총을 바로 나에게 겨냥한 것을 보면 내부 사정을 아는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이 농협에는 두달 전에도 강도가 외부에 설치된 현금인출기를 망치로 부수고 돈을 빼내려다 미수에 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농협 천장에서 탄두 1발을 발견,정밀 감식을 벌이고 있다.경찰은 탄피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38구경 리볼버 권총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경찰은 이들이 사용한 총기가 군 부대에서 유출된 것인지 밝히기 위해 서울·경기·강원지역 군 부대를 점검토록 국방부에 요청하고,전국 경찰관들의 총기 실태를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경찰은 최근 발생한 대구 권총 강도사건과의 관련성도 캐고 있다. 파주 이세영기자 sylee@
  • 카드빚 비관 노모·아들 살해

    카드빚 1억여원을 갚지 못하는 것을 비관해오다 60대 노모와 세살배기 아들을 목졸라 살해한 30대 회사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도 용인경찰서는 30일 어머니와 아들을 목졸라 살해하고 아내마저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존속살인 등)로 조모(34·회사원·용인시 풍덕천동)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29일 오후 4시쯤 자신의 집 안방에서 잠을 자던 아들(3)을 목졸라 숨지게 한 뒤 작은 방에서 자고 있던 어머니(68)도 목졸라 살해한 혐의다. 조씨는 이어 이날 오후 8시50분쯤 퇴근한 아내(30·간호사)를 뒤에서 붙잡고 “어머니와 아이를 죽였는데 너도 죽이고 나도 죽겠다.”며 목졸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용인 윤상돈기자 yoonsang@
  • 한·일 두 사내의 엇갈린 운명/ 찬호, FA뒤 부진… 올시즌 1승 노모, 화려한 재기… 벌써 12승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메이저리거 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와 노모 히데오(35·LA 다저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한솥밥을 먹은데다 미묘한 한·일 관계까지 겹쳐 더욱 비교 대상이 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박찬호.지난 1994년 LA에 입단했고 이듬해 노모가 같은 팀에 들어왔다. 성공의 기쁨은 노모가 먼저 누렸다.일본에서 이미 실력을 검증받은 노모가 모든 면에서 박찬호를 압도한 것.노모는 95년 13승을 올리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이듬해 메이저리그 역대 최단기간 500탈삼진도 세웠다.메이저리그 아시아 관련 최초 기록도 모두 노모 몫이었다.아시아인 최초 포스트시즌 출전(95년),최초 노히트 노런(96년),최초 홈런(98년),최초 정규시즌 개막전 투수(2000년) 등. 박찬호는 뒤늦게 발동을 걸었지만 무섭게 추격했다.97년 14승을 시작으로 5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올렸다.2000년에는 아시아인 최다승 기록(18승)을 세웠다.아울러 2001년에는 5년간 총액 6500만 달러,평균 연봉 1300만 달러(투수 부문 역대 9위)의 자유계약(FA)대박을 터트리며 텍사스로 이적했다.노모에 견줘 갑절이 넘는 몸값이다.박찬호가 이렇게 성공시대를 즐기는 동안 노모는 좌절의 길을 걸어야 했다.주무기인 싱커가 타자에게 파악된데다 무리한 투구로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떠돌이 신세가 된 것.98년 뉴욕 메츠,99년 밀워키,2000년 디트로이트로 해마다 팀을 옮겨야 했다. 이들의 희비는 또 엇갈렸다.지난해 노모는 LA로 돌아와 16승을 거두며 재기에 성공했다.올 시즌도 30일 현재 12승8패. 반면 박찬호는 무리한 등판으로 인한 후유증과 부상 등으로 이적 첫해인 지난해 9승8패에 머물렀다.올 시즌도 부상자 명단(DL)에 오르내리면서 단 1승(3패)에 그치는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박찬호가 내년에 노모처럼 재기에 성공,영원한 맞수 대결을 펼칠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영중기자 jeunesse@
  • ‘50년 기른情’ 미운情으로 갚다니…/ 양아들이 팔순노모 봉양 외면 법원 “친자 아니다” 인연 정리

    한국전쟁 직후 데려다 키운 혼혈아 양아들로부터 버림받은 80대 노모가 50년 만에 모자 인연을 끊었다. 북한에 살던 권모(81·여)씨 부부는 1950년 6·25 전쟁이 터지자 아들을 홀로 친척집에 맡겨두고 남쪽으로 내려왔다. 남편은 춘천 육군부대 이발사로 일하게 됐지만,북에 두고온 아들 생각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53년 4월 권씨는 부대 근처에 나물을 캐러 갔다가 버려진 아기를 발견,집으로 데려왔다. 6년 뒤 부부는 이 백인 혼혈아를 친생자로 입양했다.77년 10월 남편 이씨가 사망하자 성장한 아들은 아버지의 호주를 승계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권씨는 아들이 선교활동에만 열중하고 부모 부양에 관심을 쏟지 않자 못마땅해졌다. 지난해 7월 아들이 결국 미국으로 떠나자 권씨는 “양아들이 50년동안 키워준 은혜를 갚지 않는다.”면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을 서울가정법원에 냈다. 서울지법 가사5단독 양범석 판사는 “양아들이 부모를 저버린 점이 인정된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정은주기자 ejung@
  • [사설] 어느 철도원의 살신성인

    서울 영등포역 열차운용팀장 김행균씨의 살신성인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죽음과 삶이 교차되는 급박한 상황에서 맡은 직분을 다한 공직자가 있다는 게 여간 자랑스럽지 않다.김 팀장의 살신성인이 알려지자 인터넷엔 ‘아름다운 철도원’이란 카페가 만들어지고 수천명이 쾌유를 기원하며 그의 희생 정신을 기렸다.이기심과 위선이 넘쳐나는 세태에서 아직도 목숨을 돌보지 않는 ‘마음’이 살아 있다는 게 세상을 감동시켰을 것이다. 김 팀장은 의식을 회복하자 자신이 구한 어린이의 안전을 먼저 물었다고 한다.그리고 비슷한 또래의 여덟 살짜리 둘째 아들을 찾았다고 한다.이번 김 팀장의 살신성인에 대한 보답은 치료비를 제외하면 보험금 3000만원에 불과하다.다행히 한쪽 발목만 잘리고 다른 쪽은 발가락만 절단돼 공직 생활이 가능하다고 한다.그러나 김 팀장이 희생됐을 경우를 상정해 보면 앞이 캄캄해진다.가장을 잃은 노모와 아내 그리고 고만고만한 두 아들이 받게 될 공식적 보상은 1억원이라고 한다.네 식구가 살기엔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하마터면 가족들을 지독한 생활고에 빠뜨릴 뻔하지 않았는가. 이제 우리도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데 그쳐선 안 된다.공무원은 물론이고 누구나 아름다운 희생에 대해 충분하지는 않지만 부양받던 가족들이 생활고에 허덕이지 않도록 경제적 보답을 해주어야 한다.구태여 외국 사례를 들먹일 것도 없이 사회의 마땅한 도리일 것이다.철도원이라면 관련 보험을 확충하고 사안에 따라 국가가 나서 지원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이번 철도원의 살신성인이 희생에 대한 보답의 틀을 제도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영화투자사 ‘쇼이스트’ 대표 김동주

    영화가에서 ‘김동주’란 이름 석자는 언제나 대박영화 ‘친구’와 짝을 이뤄 기억된다.지난 2001년 ‘친구’를 한국영화사상 최고의 흥행작으로 띄워올린 투자·배급사 코리아픽처스의 대표.충무로의 내로라하는 투자자들이 ‘돈 안된다.’며 버린 영화를 한 눈에 가치평가해낸,눈 밝은 사람이다. 그런 그가 올 초 명함을 바꿨다.‘김동주(39) 쇼이스트 대표’.영화·공연 투자배급사인데,별도의 펀드나 투자조합 없이 출발한 투자대행사로는 관련분야에서 최초다.코리아픽처스에서 공연팀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임영근씨와 다시 의기투합해 업무를 나눴다.공연쪽 투자는 임씨에게 일임하고,그는 덩치 큰 영화쪽만 맡는다.요즘 그는 자칭 “앵벌이”다. “개인·벤처·은행·창투사 가리지 않고 돈이 있는 데면 어디든 달려가야 하니까요.영화에 투자하고 싶은 사람,투자를 기다리는 영화제작자와 감독 사이를 오가며 양쪽의 이해를 맞춰주는 역할이죠.따로 회사의 지분을 갖고 투자금을 운영하는 방식이 아니라,그때그때 투자에 따른 수익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고 회사는 수수료만 갖는 방식입니다.” 스스로 벌여 놓은 사업이지만,어떻든 일복은 타고 났다.영화판에 돈줄이 바싹 마른 요즘,촬영현장으로 수십억원의 뭉칫돈을 장만해 나르기가 어디 쉬운가.“멀리 내다보고 투명경영으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쇼이스트가 투자하는 작품은 ‘똥개’(감독 곽경택),‘올드보이’(박찬욱),‘아카시아’(박기형) 등 하반기 화제작들.오는 16일 정우성 주연의 ‘똥개’가 개봉돼 그의 새 사업이 마침내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고향이 목포인 김 대표는 경희대 무역학과를 나왔다.영화는,그의 전공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분야다.하지만 그의 타고 난 ‘리베로’ 기질을 들여다 보면 그 조합을 이해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고교시절 그룹사운드에서 보컬로 활동했던 이력을 믿고 대학가요제에도 나갔던 그다.광고대행사 거손을 거쳐 할리우드영화 직배사인 20세기폭스코리아에 입사하면서 영화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3년4개월 동안 폭스에서 ‘다이하드2’‘나홀로 집에’‘스피드’ 등을 흥행시킨 뒤 피카디리·익영영화사·일신창투·미래에셋을 거쳐 1998년 코리아픽처스의 대표로 발탁됐다. ‘고용사장’(코리아픽처스는 미래에셋의 자회사)에서 ‘창업주’가 된 소감을 묻자 씁쓸한 웃음부터 짓는다.새 회사를 열기까지 겪었던 마음고생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한 쪽이 내려 앉는다.투자작품인 ‘챔피언’ 개봉 뒤 친형제처럼 지내던 주인공 유오성과 송사를 치를 뻔한 일은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을 만큼” 큰 시련이었다.그래도 그는 다시 ‘사람’에게 희망을 걸기로 했다. “영화판이건 어디건 남는 건 ‘사람 재산’밖에 없지 않겠어요?” 다행히 그의 믿음은 현실이 되고 있는 중이다.곽경택·박찬욱 감독과 손잡은데다,‘8월의 크리스마스’‘봄날은 간다’ 등으로 두꺼운 팬층을 거느린 허진호 감독까지 ‘한 배’를 타겠다고 자청해 왔다.“허 감독의 새 시나리오가 멋지게 나오기만을 기다린다.”며 여유있게 웃는다.눈앞의 희망사항은 또 있다.‘똥개’가 대박이 터져 줄 것.“어려울 때 지갑을 열어준 이들에게 한 푼이라도 더 돌려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도 일이 꼬이면 번개처럼 고향집을 다녀온다.“어느 구름에서 해가 날지 모른다.”는 노모(老母)의 말을 들으면 신기하게도 재충전이 된다.“좋은 투자가 곧 좋은 기획입니다.모친의 당부처럼 매사에 열심히 매달리다보면 좋은 열매를 딸 때가 또 있겠지요.” 황수정기자 sjh@
  • “어머니 생전모습 마지막 뵙나”/ 암투병노모 만난 양심수 ‘눈물’ 교도소측 1주일간 특별휴가

    “아이고 석기야,꿈이냐 생시냐.”,“어머니,막내가 왔습니다.죄송합니다.” 지난 4월 30일 특별사면·석방에서 빠진 공안수 이석기(42·서울 동작구 이수동)씨는 구속된지 1년여 만에 만난 어머니 김복순(85)씨 앞에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씨는 북한 주체사상 노선을 따르는 ‘민족민주혁명당’구성과 관련해 1999년부터 수배생활을 해오다 지난해 5월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가입등 혐의로 구속,지난 3월 3년형을 선고받고 대전교도소에 수감중이다. 이씨는 교도소에서 자궁경부암 3기 진단을 받고 투병중인 어머니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을 치며 눈물만 흘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들의 석방을 위해 싸워오던 중 형이 확정된지 6개월이 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들이 특별사면 대상에서 제외되자 충격을 받고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 이를 견디다 못한 아들은 지난 21일 아픈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휴가를 신청,24일부터 일주일 동안 특별휴가를 받았다. ‘짧은’석방을 환영하기 위해 대전으로 내려간 옛 동지들과 서울 집으로 올라가는 내내 이씨의 걱정은 오로지 어머니뿐이었다.더 야위지는 않았는지,혹시나 아들을 못 알아보지는 않을지.이석기씨 석방 대책위원회 회원과 가족들은 이씨가 사면에서 빠진 이후 이씨의 석방을 외치며 거리에 나섰다.지난달에는 25㎞에 이르는 청와대 주변을 걷기도 했다.이씨는 “기쁘지만 완전히 출소한 게 아니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면서 “일주일이라도 어머니 곁에서 간호하며 못다한 효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
  • 한국 첫 ML 신인왕 탄생할까 / 최희섭 투혼의 슬러거 서재응 컨트롤 마법사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시즌 중반 열전에 돌입한 가운데 한국인 첫 신인왕의 꿈이 영글고 있다.오히려 우리 선수끼리 신인왕을 둘러싸고 ‘한판 승부’를 벌일 태세다. 광주일고 선후배인 서재응(26·뉴욕 메츠)과 최희섭(24·시카고 컵스)이 그들.중간계투 요원이라는 보직상 핸디캡 탓에 신인왕 경쟁에서 다소 밀리지만 봉중근(23·애틀랜타 브레이브스)도 당당한 후보다. 최근 성적으로는 서재응이 한발 앞선다.최희섭이 시즌 초반 홈런 등 호쾌한 장타를 연신 날리며 ‘4월의 신인상’을 거머쥐는 등 강인한 인상으로 스타트를 먼저 끊었다.하지만 최근 부상자 명단(DL)에 올라 다소 주춤거리는 상황. ●서재응, 신인중 유일한 2점대 방어율 서재응은 5승 고지에 우뚝 서 뒤늦게 신인왕 후보로 급부상한 뉴욕 메츠의 샛별이다. 지난 18일 플로리다 말린스전에서 4연승으로 시즌 5승(2패)째를 따내는 등 신인으로선 눈부신 성적을 냈다.올시즌 88이닝을 소화하면서 고작 17개의 볼넷만 허용,게임당 평균 1.73개로 내셔널리그 볼넷 부문 4위.게다가 방어율(2.66)은 팀내 선발투수 중 가장 낮고 소속리그 6위인 데다 최근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에 3실점 이내)를 기록중이다.특히 올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신인 투수 가운데 유일한 2점대 방어율을 자랑한다. 전문가들은 “서재응의 칼날같은 제구력과 흔들리지 않는 피칭은 팬들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돼 있다.”면서 “현재의 페이스만 이어간다면 신인왕 후보는 ‘떼어놓은 당상’이다.”고 입을 모은다. ●‘최희섭 실신' 팬들에 강한 인상 반면 최희섭은 시즌 초반 3할대를 넘던 타율(.244)이 크게 떨어졌다.트레이드 마크인 홈런포(7개)도 지난달 14일 밀워키전 이후 침묵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8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수비 도중 머리를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그러나 세상은 새옹지마.이날 경기는 공중파가 생중계해 9000여만명이 시청했다.실신했을 때 공을 놓지 않은 최희섭의 ‘집념’어린 플레이가 팬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고 당연히 최희섭의 인지도는 올라갔다. 다행히 별다른 이상은 없어 다음달 1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부터 복귀할 예정이다. 초반에 비해 성적이 떨어지지만 루키로서는 좋은 성적인 데다 볼넷을 29개나 고른 선구안과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 투혼은 정상급이라는 평가다.또 최희섭은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슬러거(장타율 .496)라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강력한 경쟁자는 플로리다 윌리스 첫 한국인 신인왕 등극 길에는 물론 복병도 있다.플로리다 말린스의 투수 돈트렐 윌리스(21)가 주인공. 최근 6연승 행진을 이어가는 윌리스는 아직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하면서도 56.2이닝에 6승을 챙겨 서재응보다 1승 많다.지난 17일 뉴욕 메츠를 상대로 단 1안타 완봉승을 거둔 데 이어 22일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의 홈경기에서 5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방어율 2.38.윌리스가 현재의 상승세로 규정이닝을 채울 경우 한국인 첫 신인왕 등극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스포츠전문 웹사이트 CBS 스포츠라인이 23일 발표한 선발 투수 랭킹에서 전체 198명 가운데 15위(평점 55.20)로 서재응(16위·55.07)을 간발의 차로 앞섰다.최희섭은 1루수 부문 16위에 올랐다. 유에스에이투데이 인터넷판의 신인왕 순위에서도 윌리스가 선두에 나섰고 서재응은 6위,최희섭은 8위다. 이런 가운데 서재응과 윌리스가 마침내 정면 대결을 펼치게 돼 관심이 쏠린다.신인왕을 놓고 진검승부가 벌어지는 셈.27일 셰이스타디움에서 손톱 부상을 당한 서재응과 윌리스의 선발 맞대결이 예고된 것. 서재응은 “정면으로 맞붙어 고추장 야구의 힘을 보여주겠다.”며 벼른다.이 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겠다는 각오다. 타자 쪽에선 2할6푼대의 타율에 홈런 7개를 터뜨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3루수 재비어 내디 등이 있지만 서재응과 최희섭에게는 다소 뒤졌다는 평가다. 메이저리그 신인왕은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에서 1명씩 뽑는다.생애 단 한번뿐인 신인왕 타이틀을 향한 새내기들의 경쟁에 팬들의 관심은 높아만 간다. 김영중기자 jeunesse@ ■역대 동양인 신인왕 130년 역사의 미국프로야구에서 동양인 신인왕 출신은 단 3명으로 모두 일본선수다.1995년 노모 히데오(LA 다저스)가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00년 사사키 가즈히로,2001년 스즈키 이치로(이상 시애틀 매리너스)가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했다.동양인에게 넘기 어려운 벽으로 여겨지던 메이저리그는 1990년대 중반 두 동양인의 ‘공습’으로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노모와 한국의 박찬호가 LA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선의의 경쟁을 벌이면서 성공시대를 연 것.노모는 데뷔해인 95년 동양인 처음으로 올스타전 선발로 나서는 영광을 안았고,그해 13승을 올리며 신인왕에 뽑혔다.이어 ‘특급 마무리’ 사사키가 2000년 37세이브를 올리며 리그 신인왕에 등극했다.이치로는 2001년 .356의 타율로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는 영광을 안았다. 한국 선수들도 꾸준하게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다.그러나 일본 선수들이 자국 프로리그에서 충분한 실력을 쌓은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과는 달리 한국 선수들은 국내프로 무대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때문에 한국 선수들의 성공확률이 낮을 수밖에없다. 박준석기자 pjs@
  • 이집이 맛있대요 / 부산 연산동 ‘참나무숯불구이’

    요즘 천정부지로 치솟는 한우값 때문에 젖소와 수입소를 한우로 속이거나 슬그머니 끼워 파는 갈비집이 적지 않다.손님들은 대개 미심쩍어 하면서도 ‘그러려니’하고 넘어간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반도보라아파트 밑에 위치한 ‘참나무숯불구이’ 식당은 이런 점에서 안심해도 좋을 듯하다. 이 집은 질 좋기로 이름난 울산시 울주군 언양의 한우만 쓰는 식당으로 부산에서 몇 곳 안된다. 쇠고기의 경우 여러 부위가 있지만 꽃살과 갈비살만 취급한다. 소의 횡격막 부근에 붙어 있는 갈비살과 꽃살은 그 양이 얼마 되지 않아 다른 부위보다 비싸다.하지만 비교적 저렴하게 파는 편이다. 특히 상호가 말해주듯이 여느 집과 달리 연탄보다 배 이상 값이 비싼 참나무숯을 사용한다.석쇠에다 왕소금을 뿌려 살짝 익힌 고기 한 점을 입에 넣자마자 참나무의 독특한 향이 입 안 가득하다.육질이 너무 부드러워 사르르 녹아내린다.이런 맛에 반해 멀리서도 식도락가들이 찾아오는 등 손님들로 항상 붐빈다. 주인 윤은종(42)씨는 “매제 박상홍(40)씨가 매일 아침 언양에서 직접 쇠고기를 골라 냉장상태로 배달해줘 고기가 싱싱하다.”고 말했다. 식사 때 묵은 김치,계절에 맞춘 나물류와 젓갈류 등 밑반찬도 입맛을 돋운다.윤씨의 고향 경북 영천의 노모가 직접 담가 보내는 된장과 김치는 어릴적 어머니가 해주던 바로 그 맛으로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아낸다. 된장에 파·양파·매운 고추와 사태 등을 함께 넣어 숯불에 끓인 된장찌개 맛은 가히 일품이다.여름에는 별미로 열무국수(2000원)도 판다. 영업시간은 낮 12시부터 밤 10시까지며 설과 추석 당일만 쉰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길섶에서] 순박한 인정

    지인의 상가를 찾아가는 어스름 무렵의 어느 지방도시 초행길.초입에서 머뭇거리며 길을 묻는 이방인을 맞은 한 아저씨가 인상에 남는다.통상 “○○대학병원을 어디로 가야 합니까?”하면 “쭉 가다 네거리 몇번 건너 우회전”이 의례적이다.하지만 그는 달랐다. “내 차를 따라 오세요.”하며 천천히 찻길을 인도한다.이번엔 이방인이 방향을 잘못 틀자 가던 길을 멈추고 기다린다.그리고 한참을 가다 제 갈 길에 멈춰서며 차창밖 손짓으로 방향을 가르쳐 준다.안부까지 당부하며.소형차 앞자리에는 노모,뒷자리에는 부인을 태운 것을 보니 효자임에 틀림없으리라.초로의 온고을(익산) 아저씨였다.작지만 순박한 친절에 갑자기 가슴에 구멍이 휑하니 뚫렸다.얼마나 잊고 산 인정이던가.개발의 흔적으로 얼룩진 논밭 사이로 파릇한 실개천을 발견한 느낌이었다.밥 인심이 넉넉하다는 말이 다름 아니었구나.도심의 지친 생활로 타인에 무관심할 수밖에 없다는 스스로의 위안은 다 핑계였구나.그에겐 일상의 사람 대하는 일이었건만 왜 그리 콧등이 시큰하게 다가오던지. 박선화 논설위원
  • 양아들 행패 시달린 노모 소송끝에 30년인연 끊어

    70대 노모가 폭력 등을 일삼아온 양아들에 대해 친생자관계 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결국 30년 모자의 인연을 끊었다.홍모(71)씨는 71년 여름 집 앞에 버려져 있던 이모씨를 거둬들여 호적에 올리고 친자식처럼 키웠다.그러나 86년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아들은 학교수업을 소홀히 했고,마침내 퇴학을 당하고 말았다.결혼한 후에도 별다른 수입 없이 어머니 홍씨에게 수시로 용돈을 요구했고,돈을 받지 못하면 가구를 부수고 지갑을 훔쳐 달아나는 등 행패를 일삼았다.결국 70대 노모는 아들과 인연을 끝내기로 결심,법원에 친생자관계 부존재확인 청구소송을 냈고 원고승소 판결을 받았다. 정은주기자 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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