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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연 탄생 800주년 7월 내내 기념행사

    삼국유사를 집필한 보각국사 일연(一然·1206∼1289)의 탄생 80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27일 경북 군위군 인각사(주지 상인 스님)에 따르면 일연 스님의 탄생일인 7월6일부터 입적한 8월1일까지 각종 법회와 음악회, 학술대회, 템플스테이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갖기로 했다. 인각사는 일연이 만년에 노모를 모시며 ‘삼국유사’를 집필한 곳이다. ‘반만년 민족혼을 찾아 나서는 은빛바다 대항해’를 주제로 개최될 행사 첫날에는 인각사에서 일연 탄신 기념법회가, 오후 7시30분엔 일연의 출생지인 경산시의 자인 계정숲 야외 특설무대에서 민요와 국악 연주, 초청가수 공연 등 기념음악회가 마련된다. 8일부터 23일까지 주말에는 인각사에서 추모다례 행사와 기념음악회가 이어지고 10일부터 27일까지 평일에는 ▲템플 스테이 ▲사찰음식 체험전 ▲청소년 민족문화학교 ▲삼국유사 탐방여행 ▲팔공산 달빛산행 등의 행사가 인각사와 영천 은해사에서 마련된다. 20,21일에는 경기도 성남시 한국학 중앙연구원에서는 중국, 일본 등 7개국 일연학 관계자들이 참가하는 ‘일연·삼국유사 국제학술세미나’가 열린다.28∼30일 인각사 경내에서는 오세암, 동승, 화엄경, 우담바라, 파계, 관세음 리틀붓다, 티베트에서의 7년 등 불교관련 영화 8편이 상영된다.군위 김상화기자shkim@seoul.co.kr
  • 첨단기술 3000억대 해외유출

    자동차의 첨단 산업기술을 빼돌려 중국 등 제3국으로 유출해 3000억원의 피해를 준 산업스파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외사수사대는 27일 자신이 근무하던 벤처기업의 자동차 금형분야 첨단기술을 빼돌려 동종업종 기업을 만든 뒤 중국 등 해외 경쟁업체에 제품과 함께 설계도면 파일을 판매한 혐의(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위반)로 A사 대표 최모(45)씨와 박모(32)씨 등 2명을 구속했다. 또 A사 설계원 박모(26), 노모(27)씨와 영업팀원 김모(26·여)씨, 자금을 대준 임모(41)씨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자동차 보닛·트렁크·문짝 금형설계 및 제작업체인 D사의 해외영업팀 과장과 대리로 근무하던 지난해 10월 초 설계부 사무실의 메인컴퓨터에 접근해 2차원,3차원 설계용 프로그램과 자동차 금형설계 핵심 데이터베이스 파일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어 올해 초 회사를 그만두고 A사를 설립한 뒤 빼돌린 도면을 이용해 금형제품을 생산한 뒤 중국 금형업체에 접근해 제품과 도면파일 등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마니아] 인천 ‘마니아 플라잉 아워스 클럽’

    [마니아] 인천 ‘마니아 플라잉 아워스 클럽’

    도전은 즐겁다… 날자! 날아보자! 하늘을 날고 싶은 인간의 꿈은 비행기를 만들어 냈다. 아득한 우주공간을 탐사하는 시대지만 우리는 여전히 하늘을 나는 꿈을 꾼다. 꿈은 도전하는 자에게는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초경량 비행기에 몸을 싣고 하늘을 나는 사람들이 있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비행장에 가면 초경량비행기에 마음을 빼앗긴 마니아들을 만날 수 있다. 보는 사람은 아찔해도 타는 사람은 편안하다. 그렇지만 초경량비행기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아직까지 여성 회원은 없다. 꿈이 있는 사람이라면 비행운전 면허시험에 응시해 보자.14세 이상이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말로만 듣던 초경량 비행기를 가까이서 보는 순간 과연 이것이 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게 225㎏에 길이 7m, 마치 장난감 비행기를 확대시켜 놓은 것 같다. 전체 폭이 9m라고는 하지만 날개를 빼면 비행기 동체 폭은 50㎝에 불과하다. 더구나 비행기 좌석 옆은 아무런 차단막없이 오픈돼 하늘에 오르니 조금만 움직여도 밑으로 떨어질 것 같다. 자연히 의자를 움켜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그런데도 비행기는 잘도 날아간다. 활주로 400m중에 불과 50m만 달려 가볍게 하늘로 오르더니 인천 송도국제도시 300m 상공에서 시속 110㎞로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닌다. 매립이 진행중인 송도국제도시 6·8공구와 첨단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가는 1∼4공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북서쪽으로 다소 떨어진 곳에서는 최근 상량식을 가진 인천대교(송도와 영종도를 잇는 연륙교)가 건설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창공에 오른지 5분 정도 지나니 어느새 공포감도 없어졌다. 착륙할 때는 활주로가 비포장임에도 새처럼 가볍게 내려 앉았다. ●비행·정비 모두 스스로 해야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해안도로 옆에 자리잡은 송도비행장에는 초경량 비행기(ULP)를 매개삼아 ‘하늘을 나는 꿈’을 실현하는 마니아들이 있다. 누구나 쉽게 흉내낼 수 없는 마니아들이기에 클럽 이름도 ‘마니아 플라잉 아워스’로 지었다.2002년 10월 생겨난 이 클럽은 회원수가 50명으로 비행 실력이 모두 수준급이다. 이들 가운데 자가용 비행기를 보유한 사람은 11명에 불과하지만 회원들끼리 비행과 정비 등을 함께 하며 파트너십을 익힌다. 회원들은 20대부터 70대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다. 어찌보면 같이 동호인 활동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지만 목숨이 걸린 비행을 함께한다는 동지애가 나이를 떠나 이들을 하나로 묶는다. 직업도 신부 교사 대학생 자영업자 등 천차만별이다. 다만 초경량 비행기는 위험하다는 인식 탓인지 아직까지 여자 회원은 없다. 회원들은 정기모임 없이 시간이 날 때마다 팀을 이뤄 비행을 함께한다. 초경량 비행기는 정비사가 따로 없기 때문에 정비도 스스로 해야 한다. ●2인승 제작비 3000만원선… 연료는 일반 휘발유 회원들이 가지고 있는 기종은 대개 2인승 ‘드리프터(Drifter)’로 클럽 회장인 김은회(44)씨가 직접 만든 것이다. 비행경력 20여년의 김 회장은 “엔진만 들여오면 나머지는 조립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제작과정이 생각만큼 복잡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계기도 고도계 속도계 상승계 온도계 등 비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기만을 갖춰 단출하다. 연료는 일반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를 쓴다.1대 제작하는 데 3∼4개월 걸리며 3000만원 정도 소요된다. 외국에서 수입하면 가격이 월등히 비쌀 뿐 아니라 수입하는 데 6∼8개월이 걸린다. ●14세 이상이면 비행운전 면허 응시 자격 비행기를 제작한 뒤 교통안전관리공단에서 감항 검사를 받으면 등록 자격이 주어진다. 서울지방항공청이 관할하는 대전 이북에서는 비행기 넘버가 S로 시작되며, 부산지방항공청 관내인 대전 이남에서는 B로 시작된다. 비행운전 면허증은 14세 이상이면 응시자격이 주어지며, 교통안전관리공단에서 실시하는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거쳐야 한다. 실기는 본인이 배운 비행기로 하며 시험관이 출장나와 판정을 한다. 합격률이 80∼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개인면허 취득과정이 까다롭고 정비사와 정식공항 등을 갖춰야 하는 경비행기(GA)에 비하면 규제가 적은 편이다. 별도의 복장조차 없어 헬멧만 갖추면 된다. 회원들이 비행할 수 있는 구역은 ‘UFA-16’이다. 이른바 별도의 신고없이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는 구역으로 ‘비행공역’으로 불린다. 송도비행장에서 반경 3마일 이내로 북으로 월미도, 남으로는 시화방조제까지다. 여기에는 송도국제도시, 소래포구, 인천대공원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인천시 전경도 볼 수 있다. ●한달 유지비 30만원 정도 비행공역을 벗어난 지역에 가려면 비행 1주일 전에 서울지방항공청에 비행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초경량 비행기로 화성 제부도까지 15분, 대천 1시간20분, 안면도 1시간40분가량 걸린다. 초경량 비행기는 고급 레포츠라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유지비가 별로 안 든다. 비행장 계류비 월 15만원 외에 연료비, 부품교체비, 연회비(50만원) 등을 합쳐도 월 30만원을 넘지 않는다. 연료탱크(38ℓ)를 가득 채우면 3시간30분∼4시간가량 운항할 수 있다. 비행기 동체 자체가 워낙 간단하다 보니 정비도 어렵지 않다. 기계에 대한 특별한 안목이 없어도 매뉴얼대로 하면 출항 전 10여분이면 정비를 마칠 수 있다. 엔진 등에 대한 정밀점검은 2∼3개월마다 실시한다. 게다가 비행기 수명이 반영구적이다. 엔진만 비행시간 800시간을 넘겨 교체해주면 40∼50년을 거뜬히 사용할 수 있다. ●엔진 꺼져도 바람 타고 활공토록 설계 ‘마니아 플라잉 아워스’클럽 회원들은 대체로 김은회 회장이 운영하는 ‘송도비행스쿨’출신이다. 초경량 비행기를 운전하려면 30시간 이상의 비행교육을 거쳐야 한다. 여기에는 교관과 함께 타는 20시간의 교육비행과 5시간의 단독비행이 포함돼 있다. 이를 마치는 데는 대체로 3∼4개월이 걸리며, 교육비는 시간당 14만원이다. 초경량 비행기의 최대 관건은 안전성이다.1988년 국내 처음으로 초경량 비행기가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0여명. 초경량 비행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1000여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인명피해다. 그러나 초경량 비행기는 생각보다 안전하다. 공중에서 엔진이 꺼져도 행글라이더처럼 바람의 힘으로 글라이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이론상 추락이 불가능하다. 송도비행스쿨의 경우 응급대처 요령으로 엔진을 끈 상태에서 글라이딩하는 방법까지 가르치고 있다. 또 불시착을 시도하다 충돌하더라도 동체와 랜딩기어가 충격을 흡수하도록 돼 있어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그러면 왜 사고가 날까? 김 회장은 “안전수칙을 무시하고 곡예비행을 하거나 돌풍 등 기상상황이 악화될 경우 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어느 골수 마니아에 들어보니… “비가 온 뒤 맑게 갠 날 비행을 하다가 무지개를 보게 되면 황홀감마저 느끼게 됩니다.” 초경량 비행기 경력 4년째인 배기화(41)씨는 벌써 비행시간이 400시간을 넘어섰다. 1회 비행이 10∼20분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매일 탄 셈이다. 건설회사 간부인 배씨는 날씨가 나쁜 날을 제외하고는 퇴근하기가 무섭게 송도비행장으로 달려간다. 배씨는 “학창 시절 파일럿이 꿈이었는데 그것을 뒤늦게 비슷하게나마 이뤄 기쁘다.”면서 “힘들고 짜증날 때 하늘에 오르면 세상의 모든 것이 내 발 아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 배씨가 타는 기종은 ‘MXL-1’로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1200만원을 들여 각종 부품을 사들인 뒤 동체, 날개, 바퀴 등을 조립했다. 동호인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리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자전거를 조립한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없습니다.” 하지만 공업고등학교와 공업전문대를 나와 손재주가 남다른 배씨이기에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될 것 같다. 배씨의 기종은 시속 70㎞ 안팎으로 90∼120㎞인 ‘드리프터’에 비해 느리지만 폭이 넓어 안정감이 있다. 배씨의 또 다른 취미는 자신의 비행기에 지인들을 태워 하늘을 나는 느낌을 공유하는 것이다.9살 배기 딸을 비롯해 칠순을 넘긴 모친, 형(50) 등 가족은 물론 지인들도 거의 배씨의 비행기를 한번쯤 타봤다. 심지어는 비행장에 놀러온 사람들이 호기심을 보이면 주저없이 자신의 비행기에 태운다. 특이한 것은 초경량 비행기를 탔을 때 여자보다 남자가 더 겁을 낸다고 한다. 노모와 딸은 30분을 거뜬히 탄 반면 형은 하늘에 오르자마자 사색이 돼 1분만에 내려왔다. 비행시간이 많다 보니 아찔했던 경험도 있다. 지난해 10월 송도앞바다 상공을 돌다 착륙하려는데 바퀴 하나가 나오질 않았다. 결국 외발로 비상착륙을 했는데, 무사히 착륙할 때까지 동승자는 위급상황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배씨는 “동승자가 놀랄까봐 당시 상황을 얘기하지 않았지만 만약 얘기했으면 오히려 안전에 지장을 초래했을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씨줄날줄] 사랑의 회초리/이용원 논설위원

    교육이 백년대계(百年大計)라면 한국사회는 100년은커녕 10년후조차 기대하기 어렵게 생겼다. 요즘 교육현장 돌아가는 꼴을 보면 누구라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초등학교 여교사가 학부모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한 다음날 어느 중학교에서는 남학생이 여교사를 넘어뜨린 뒤 걷어차는 일이 벌어졌다. 그런가 하면 한 여고 교사가 학생들을 교실에 감금하고 밖에서 문을 잠근 사실이 어제 뒤늦게 알려졌다. 이같은 일련의 사태를 놓고 교육 당국과 일선학교, 학부모단체는 책임 떠넘기기에만 바쁠 뿐 자성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지금은 사라지다시피 한 말로 ‘달초(撻楚)’가 있다.‘부모·스승이 훈계할 목적으로 회초리로 볼기·종아리를 때리는 일’이다. 예컨대 ‘아버지의 달초로 잘못을 뉘우쳤다.’라는 식으로 쓴다. 전통사회에서 달초는 효과적인 교육수단이었다. 단지 어린 자녀·제자에게만 적용되는 수단이 아니어서, 중년을 넘은 가장도 잘못을 저지르면 노모 앞에 나가 회초리를 드리고 목침 위에 올라섰다. 달초가, 때리는 어른이나 맞는 아이 모두에게 기껍게 받아들여진 까닭은, 자기 자신을 때리는 마음으로 회초리를 들기 때문이다. 달초와는 거꾸로 자식·제자가 부모·스승에게 회초리를 드는 징벌도 있었다. 자식이 큰 잘못을 저지르면 어머니는 아이 앞에서 종아리를 걷고 “에미를 쳐라.”라고 명령한다. 만약에 아이가 회초리를 들지 못하면 스스로 종아리에 피가 맺힐 정도로 회초리질을 하는 것이다. 이쯤 되면 아무리 못난 자식이라도 그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빌게 마련이다. 이같은 방식은 사제지간에도 통용됐다. 청주기계공고 어머니회가 엊그제 전교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학교 측에 ‘사랑의 회초리’를 전달했다. 학교 당국은 그 회초리를 체벌에 쓰지 않고 각반 교실에 걸어놓기로 했다고 한다. 꼬일 대로 꼬인 교육 문제를 해결하려면 학생·교사·학부모·교육당국자 모두가 가슴에 회초리 한 자루씩은 품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물론 상대방을 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종아리를 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사랑의 회초리’로서 기능을 다해 스러져가는 우리 교육을 되살릴 수 있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어머니의 희생·미덕·향수 못잊어”

    “어머니의 희생·미덕·향수 못잊어”

    광주대 문창과 교수로 재직 중인 소설가 문순태(65)가 8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소설집 ‘울타리’와 산문집 ‘꿈’(이룸)을 동시에 펴냈다. 소설집은 2002년 ‘된장’이후 아홉 번째이며, 산문집은 세 번째다.‘타오르는 강’‘그들의 새벽’‘느티나무’등을 통해 분단과 5·18이라는 격동의 현대사에 천착했던 작가는 이제 역사인식의 틀에서 비켜나 자신의 문학적 뿌리인 어머니의 존재를 깊이 응시한다. ●어머니는 언제나 가족 감싸는 울타리 “올해 아흔셋의 노모는 도시 생활을 한 지 5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 농사 걱정을 하십니다. 농사꾼 집안에서 태어나 전형적인 가부장제 아래서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하셨던 어머니는 언제나 우리 가족을 든든히 감싸는 울타리였지요. 점점 잊혀져가는 농경사회 어머니 세대의 강인한 생명력과 삶의 미덕을 일깨우고 싶었습니다.” 수록작 ‘늙으신 어머니의 향기’에는 어머니의 냄새를 못 견뎌하는 아내가 나오는데 작가는 어머니가 아들에게 하는 말을 빌려 어머니의 냄새를 ‘에미가 자식 놈들을 위해서 알탕갈탕 살아온, 길고도 쓰디쓴 세월의 냄새’라고 표현한다.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 작품으로 작가는 2004년 이상문학상 특별상을 받았다.‘은행나무 아래서’‘느티나무와 어머니’등이 삶의 가치를 어머니와 관련지어 쓴 글들이라면 ‘울타리’는 작가가 요즘 화두로 삼고 있는 ‘경계인’에 관한 소설이다. 젊은 시절 빨치산 활동을 같이 했던 두 친구가 오랜 세월이 흘러 한명은 탈북자로, 한명은 비전향 장기수로 재회하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그렸다.“‘된장’이후 역사에서 비켜서려 했는데 쓰다보면 결국 역사의 자리에 와있더라.”는 그는 “그게 작가로서 내 운명인 것 같다.”며 웃었다. 산문집 ‘꿈’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전쟁을 체험한 세대로서의 성찰, 그리고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반성하는 시각을 담았다. 지하철이나 버스정류장에서 쏟아지는 인파를 보며 시골길의 한적한 버스정류장을 떠올리고, 인터넷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보며 시골 우물가를 떠올리는 작가의 글은 광속의 시대 아날로그의 미덕을 돌아보게 한다. ●교단 퇴직후 고향서 창작활동할 것 “홀가분하다”는 말로 15년 교단 생활을 마감하는 소회를 전한 작가는 퇴직 후 고향인 담양으로 돌아가 창작활동에 몰두할 것이라고 했다. 무등산 깊은 골짜기에 집필실 겸 창작교실을 지어 지역 문인들과 일반인들을 위한 문학 사랑방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당장 해야 할 일은 20년째 미뤄온 대하소설 ‘타오르는 강’의 완간. 작가는 “7권까지 써놓고 시간이 없어 손대지 못했던 것인데 앞으로 3권을 더 써서 10권으로 완간하겠다.”고 말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5·3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24時-(5) 서울시장] 민주 박주선 “서울생활이 벌써 40년”

    [5·3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24時-(5) 서울시장] 민주 박주선 “서울생활이 벌써 40년”

    “내가 서울에서 40년을 산 사람이요. 세금을 내도 오세훈 강금실 후보 보다 오래 냈고” 15일 오전 11시 마포구 공덕동의 한 인터넷라디오 방송사 사무실. 한 시간가량 방송에 출연하고 스튜디오를 막 나서는 민주당 박주선(56) 서울시장 후보가 방송사 간부와 논쟁을 하고 있었다. 과거 전남·광주지역 방송사에서 근무할 때부터 후보와 친분을 쌓았다는 그 간부는 “왜 꼭 서울시장에 출마해야 하느냐.”며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박 후보는 “입법·사법·행정부 경험을 두루 갖추고 시정(市政)을 이끌 적임자는 박주선뿐”이라고 되받았다. “후원금을 내겠다.”며 미소를 짓는 방송사 간부에게 손을 흔들며 15분가량의 짧은 논쟁을 마친 그는 인근 아현시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승용차에 올랐다. 그 옆 자리에 탔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 나왔다.“차떼기당에 공천비리 파문이 줄줄이 터지는데도 한나라당 지지율은 떨어질 줄 모른다.”고 했다. 민주당의 낮은 지지율에 답답함을 우회적으로 토로하는 말로 들렸다. 6분 만에 아현시장에 도착해 상인과 주민 손을 부여잡고 “서울시장 선거는 서울시라는 거함의 운전기사를 뽑는 일”이라고 했다. 그리곤 “소속 정당은 운전면허 받는 학원일 뿐이니 누가 운전 잘하는지 보고 투표해 달라.”고 당부했다.‘장사가 안돼 빚만 는다.’는 하소연에 그는 “깊은 신음소리를 새겨듣고 간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점심으로 설렁탕 한 그릇을 먹은 박 후보는 구로구 오류동 언덕의 한 양옥집을 찾았다. 스승의 날을 맞아 46년 전 초등학교 5학년 당시 담임이었던 최기태(68) 은사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초상화도 그려주고 가난한 그를 위해 방과 후에 따로 공부를 가르쳐줬다고 한다. 카네이션 바구니를 받고 눈시울이 촉촉해진 은사는 “거의 매년 망년회를 열어준 고마운 제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의 어머니 얘기를 했다.“초등학교 때 자네 어머니가 얼마나 자네 부탁을 나한테 했는지 몰라. 훌륭한 어머니셨지.” “꼭 당선돼서 좋은 술을 한 병 들고 찾아뵙겠다.”며 은사와 헤어진 박 후보는 여의도 선거사무실로 향하는 차 안에서 어머니 얘기를 꺼냈다. 일흔 여덟 살의 노모를 모시고 사는 그는 “어머니께선 출마 사실도 모르신다.”고 했다.“2004년 아들(박주선)이 검찰에 두번째 구속됐을 때 충격으로 기억을 놓으셨다.”고 했다. 장사일로 전국을 떠돈 아버지 대신 행상 등으로 생계를 맡은 어머니는 피를 팔아 그의 중학교 입학금을 댈 정도로 내리사랑이 각별했다고 한다. 끊임없이 걸려오는 참모들과 지인들의 전화를 받던 그가 잠시 눈을 붙였다. 새벽 4시30분이면 일어나 집 근처 산에 오르며 체력을 관리해 왔지만, 바쁜 일정에 피로가 쌓인 듯했다. 여의도 선거사무실에 도착, 이날 저녁 예정된 방송토론회 준비를 하던 중 손님이 찾아왔다.‘선배’라고 부르는 이훈평 전 의원. 이 전 의원은 “호남 표가 자포자기 안 하면 당선인데, 노무현 정권에 허탈감을 느껴온 호남표가 꿈틀대기 시작했다.”고 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감기약 히로뽕

    국내 시판이 금지된 감기약을 국제우편으로 들여와 일부 성분만 추출, 히로뽕으로 만들어 투약한 일당이 처음 적발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0일 히로뽕을 제조, 투약한 노모(39)씨 등 전·현직 영어강사 2명과 김모(44·영어강사 소개업)씨 등 투약자 2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1명을 수배했다. 노씨 등 제조자 2명은 지난 3월 중순부터 3차례에 걸쳐 해외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환각성분이 포함된 감기약·다이어트약 54병(병당 50정)을 국내에 들여온 뒤 이를 원료로 경기도 안산시 노씨 집에서 19.8g(시가 1200만원)의 히로뽕을 제조, 친구 3명과 함께 10여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노씨는 미국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2년간 수형생활을 할 때 기술을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사회플러스] 롯데월드 지원본부장 영장신청

    롯데월드 무료개장 안전사고를 수사 중인 서울 송파경찰서는 29일 롯데월드 외곽경비 총책임자인 지원본부장 노모(53) 상무에 대해 업무상 과실 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안전과장 박모(47)씨 등 안전부서 직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노 상무는 안전관리 총괄책임자로서 이번 특별행사에 평소보다 더 많은 안전요원을 배치해야 했지만 관리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사고를 유발시킨 책임이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 롯데월드 책임자 구속키로

    롯데월드 무료개장 안전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 송파경찰서는 28일 롯데월드 지원본부장 노모(53) 상무와 안전과장 박모(47)씨 등 4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외곽경비를 책임졌던 안전경비 관련자 4명에 대해 형사책임을 묻기로 했으며 이 가운데 책임이 중한 관계자는 구속수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이틀 동안 롯데월드 지원본부장과 영업본부장, 경영기획이사 등 이사급 간부와 행사 기안자, 안전·관리 부분 실무진 등 10명을 소환해 조사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소머리국밥’ 장사 10년 코미디언 배연정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소머리국밥’ 장사 10년 코미디언 배연정

    신이 내린 유일한 축복이다. 인간의 걱정거리를 확 덜어낸다. 뭘까. 푸하하하, 웃음이다. 맞다. 신은 웃는 사람을 건강하고 오래 사는 길로 안내한다. 웃음은 스트레스와 분노, 긴장을 완화시켜 심장마비와 같은 돌연사도 막아준다. 또 있다. 순환기와 소화기관을 자극해 혈압을 내려주고 암도 물리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희귀 질병에 걸린 미국의 한 작가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계속 보면서 일부러 크게 웃어 건강을 되찾았다. 코미디언·개그맨이 인기를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작고한 김형곤씨도 살아 생전 그런 철학으로 많은 웃음을 온몸으로 선사했기에 더욱 안타깝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6월 LA에 해외체인점 1호 오픈 배연정(55)씨. 언제나 건강한 웃음을 생산하는 대표적 여성 코미디언이다.1971년 4월에 데뷔했으니 다음달이면 꼭 35년째가 된다. 신세대 개그가 주류인 요즘에도 여전히 TV를 통해 특유의 ‘재기발랄’한 웃음을 공급한다. 세대를 뛰어넘어 폭넓은 팬들을 확보한 것도 배씨의 독특한 미소와 향기에서 나온다. 배씨는 10년전 경기도 광주 곤지암으로 이사와 텃밭을 가꾸며 반농부처럼 지낸다. 아울러 집 인근에 ‘배연정 소머리국밥집’을 차려 10년째 음식장사를 하고 있다. 지금은 대구에 공장을 두고 창원과 벽제 등을 포함,4개의 체인점까지 거느려 어엿한 ‘사장님’으로 돈을 벌었다. 특히 오는 6월 초에는 미국 LA에 해외 체인점 1호를 오픈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다. 그동안 ‘배연정 소머리국밥’‘오삼불고기’‘마돈치’ 등 음식메뉴 특허만 10여가지를 받아놓을 정도로 ‘음식 사업’에 각별한 열정으로 성공을 일구었다. 이같은 감동 스토리가 알려져 기업체나 각 지방단체 등에 수시로 초청강연까지 나간다.‘코미디언’‘기업가’‘강사’ 등 그야말로 1인 다역의 억척 아줌마로 변신했다. 지난주 경기도 곤지암에 위치한 배씨의 식당에서 만났다. 편안한 운동복 바지에 가벼운 티셔츠 차림이었다. 활짝 웃으면서 반긴다. 화장은 얼굴만 살짝 찍어발랐다고 했다. 여전히 동안(童顔)이었다.“나이요? 51년생이죠. 까짓 것 뭐 어때요.(나이를)밝혀도 괜찮아요.”하며 천진스러운 표정이다. 그의 매력은 콧잔등의 까만 점을 중심으로 부채꼴처럼 쫙 펼쳐지는 웃음이다. 걱정거리라곤 하나도 없어보인다. 배씨는 최근 한달 동안 미국에 다녀왔다. 뉴욕에 사는 큰딸집에 들렀다가 라스베이거스와 LA, 하와이 등을 거쳐 돌아왔다. 식당 체인점 계약에 앞서 시장 조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결과 LA지역에 우선 사업계약을 했다.“자신 있어요. 그동안 ‘배연정표’가 인기를 끌어온 비결이 있잖아요. 음식맛은 독특하고 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재료도 한국에서 직접 공수할 거예요.”라며 엄지손가락을 내민다. ●직원대신 경찰서 30번 들락거려 문득 매출이 궁금해졌다. 여름 성수기때에는 하루 3000∼4000명정도 찾는다고 귀띔했다. 슬쩍 메뉴표를 봤더니 가격이 7000원. 하루매상이 얼마인지 짐작이 간다. 바쁠 때에는 직원이 40여명까지 늘어난다. 나약한 여인네 혼자 음식장사를 하기가 간단치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10년전 여기에(곤지암) 오픈했을 때 동네사람들이 연판장 돌리고, 쫓아내려고 난리법석을 떨었어요. 주변이 다 죽는다는 이유 때문이지요. 오죽했으면 제가 보디가드까지 구했겠습니까. 혹시 음식에 해꼬지나 하면 어떡해요. 구두가 바뀌었다는 손님들도 많아 구두값 계산하다가 볼짱 다보기도 했어요. 잃어버렸다는 구두는 왜 그리 죄다 비싼 건지…. 손님과 직원 사이에 시비도 많았지요. 직원대신 백차(경찰 순찰차) 탄 것만 30번은 더 됩니다.” 세월이 지난 지금은 주위 사람들이 오히려 고마워한다. 찾는 이도 많고 주변 땅값도 올랐단다. 또한 곤지암 주변 골프장이나 다른 곳 가는 약도에 항상 이 지역을 가장 먼저 그려질 정도로 중심지가 됐다고 부연했다. 배씨의 경영철학은 철저히 부지런함에 있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면 ‘어떤 음식이 맛있을까. 오징어와 삼겹살이 만나면 어떨까.’라고 버릇처럼 생각한다. 맛있는 식당에서 슬쩍 ‘커닝’도 한다. 그리곤 집에 와서 식구들을 상대로 실험을 통해 완전히 ‘배연정식화’로 만든다. 이렇게 해서 음식특허를 받은 것이 10가지 넘는다. 배씨는 매일 아침 식당으로 출근한다. 직원회의를 주도한 다음 직접 주방에서 청결유무를 챙긴다. 배씨는 1분에 물컵 5000개를 닦을 정도로 이 방면에 달인이 됐다. 직접 시범까지 보인다. 컵을 일렬로 세워놓고 위 아래로 양손이 휙휙 지나간다. 눈썹이 휘날릴 정도. 지난 10년 세월의 그림이 단박에 그려진다. 직원들 봉급은 철저한 능력제.“봉급이 몇천원 단위까지 다 달라요. 그걸 열두번 하면 한 해가 후딱 지나가거든요.” 좋아하던 골프는 10년전 딱 끊었다. 인근 골프장 사장이나 대기업 회장이 가끔 들러 라운딩을 요청해도 정중히 거절한다. 정신적으로 해이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 “음식점 창업 강의도 자주 나가요. 보세요. 직장 다니다 정년퇴직하면 대개 32평짜리 아파트 한 채에 현금 1억∼2억원정도 갖게 되거든요. 대개 그걸로 음식점 사업을 생각해요. 그런데 3개월도 못가 망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음식점은 철저하게 시장조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너무 싸게 나온 집을 골라도 위험해요. 공간이 너무 커도, 또 너무 작아도 안 돼요.” 다음은 배씨가 귀띔하는 성공 노하우. 첫째 남편은 창업하고자 하는 음식메뉴의 식당에 들어가 주방에서 7개월 동안 열심히 배운 뒤 시작할 것. 둘째 식당을 차리면 부인이 반드시 카운터를 볼 것. 셋째 직원은 홀 서빙만 시킬 것. 다섯째 손님들이 ‘겉반찬’을 더 주문할 때까지 음식맛에 계속 정성을 쏟을 것 등이다. ●사업실패 남편 억척 뒷바라지 배씨는 현재 86세된 친노모를 모시며 남편 막내딸(중학생)과 함께 지낸다. 아버지는 여덟살 이후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그때 어머니와 헤어졌기 때문이다. 아버지를 만나고 싶지 않느냐고 했더니 “아버지 얘기만 나오면 어머니가 지금도 펄쩍 뛰신다.”고 했다. 어머니도 돈벌이를 위해 젊을 때 집을 나가 자신은 할머니 밑에서 성장했다. 배씨 나이 열아홉부터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돌아온 어머니는 워낙 고생해서인지 온갖 잔병이 생겨 지금도 배씨가 병수발을 도맡아 한다. 남편은 몇해전 사업 실패로 62억원의 빚을 졌지만 배씨의 억척손으로 이를 극복했다. 지금은 남편의 건강도 회복돼 다들 새로운 인생의 봄을 맞고 있다. 문득 여자의 일생이 무엇이냐고 했더니 “참아야 하는 것이죠. 다시 태어난다면 남자이고 싶어요.”라고 한다. 건강을 위해 평일 오후에는 마을 뒷산과 동네 한 바퀴를 산책한다. 휴일에는 청계산이다. 이때마다 자신이 직접 만든 도시락을 꼭 챙긴다. 아파트 주위 텃밭에 고구마, 감자, 상추, 고추, 무 등 농약 한번 뿌리지 않은 유기농 야채들로 반찬을 만든다. 평소 이웃의 농사일을 조금씩 거드는 품앗이를 해 무공해 먹을거리는 풍부하다. 현재 방송출연은 매주 금요일 아침마당(KBS-TV)과 충주 문화방송 토론 프로그램에 고정적으로 나간다. 이때마다 방송국 수위 아저씨한데 꼭 인사를 받는다.“좀 전에 딸(가수 채연)이 들어갔어요.”라고. 반면 채연은 “어머니(배연정) 금방 나갔어요.”라고 듣는다. 둘이 얼굴이 닮아 ‘어머니와 딸’로 여긴다. 또 동료 코미디언 배일집씨와 부부로 착각해 출연료를 배일집씨 통장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환상의 콤비 둘은 오는 6월 말 뉴욕에서 첫 디너쇼를 갖는다. 반응이 좋을 경우 연말 팬들을 위해 국내 디너쇼도 계획 중이다. 건너 마을에는 선배 배삼룡씨가 살고 있어 가끔 맛있는 반찬을 갖다드린다. “돈은 어느정도 벌었습니다. 하지만 죽을 때 숟가락 하나 못가지고 가는 게 인생 아닌가요. 미혼모 아이들과 독거노인들이 함께 살 수 있는 복지타운을 세울 계획입니다.”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했다. 요즘 코미디가 말장난 위주롤 변질됐다고 지적한 뒤, 올드 코미디언과 섞으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순발력과 재치는 결코 젊은이 못지 않거든요.”라고 하면서 활짝 웃는다. ■ 그가 걸어온 길 ▲1951년 서울 출생(본명 홍애경) ▲70년 동덕여고 졸업 ▲71년 MBC 코미디언 데뷔 ▲73년 TBC 명랑극장, 코미디쇼 ▲이후 MBC 웃으면 복이와요, 폭소대작전, 일요일 일요일밤에 출연 ▲영화 형님먼저 아우 먼저, 난 모르겠네 출연(80년) ▲96년 경기도 곤지암에서 ‘배연정 소머리국밥집’ 개업 ▲97년 뮤지컬 신데렐라(예술의 전당) ▲98년 ‘너IMF냐 나 배연정이야’ 단행본 출간 ▲2002년 대한민국 연예예술상(국무총리표창) ▲현재 KBS-TV ‘아침마당’ 금요일 출연,‘배연정 소머리국밥집’ 체인점 4곳 운영 주말매거진 We팀장 km@seoul.co.kr
  • 간 큰 50억대 기름도둑

    송유관에서 50억원대의 기름을 훔친 뒤 버젓이 주유소까지 운영해 온 유류전문 절도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일 대한송유관공사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노모(40·울산 반구동) 씨 등 5명을 구속했다. 또 달아난 이모(37·포항 대도동) 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전국에 수배하고, 운반책 선모(48·부산 신만덕동)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노씨 등은 지난해 1월 울산∼경기 성남을 잇는 송유관이 지나가는 경주 외동읍 구어리 2m 깊이의 땅속에 매설된 송유관에 전기드릴로 구멍을 뚫은 뒤 지름 5㎝의 유압호스를 설치해 최근까지 모두 220차례에 걸쳐 휘발유 231만ℓ, 경유 206만ℓ 등 시가 56억원 상당을 훔친 혐의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4월 유압호수를 묻은 지점의 대지 300평을 매입한 뒤 모 정유회사의 유류를 취급하는 주유소까지 운영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송유관에서 빼낸 유류 장물을 사들인 경주·부산지역의 주유소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꽃들의 사업

    [한승원 토굴살이] 꽃들의 사업

    나의 92세 노모께서 강건한 ‘늙은이’이므로 그분의 아들은 예의상 싱싱한 ‘풋 늙은이’여야 한다. 나이 들면서 일과 꽃들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집착이고 탐욕인지도 모른다. 꽃을 보면 허기진 듯 코를 대고 향을 맡곤 한다. 색을 밝히는 남자들은 사랑해야 할 여인이 없으면 꽃이라도 희롱한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여성들이 꽃을 탐하는 것은 무어라 흉허물해야 하는가. 나는 그것을 꽃들의 사업 사랑하기라고 말한다. 꽃 한 송이 피는 것을 보고 우주의 변환을 헤아린다. 꽃들이 하는 사업처럼 화사하고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우주 율동의 원리에 따라 천하 인민들에게 베푸는 것을 사업이라 한다.’고 주역은 말한다. 강진에서 18년 동안 유배살이를 한 다산 정약용 선생은 실사구시적인 글쓰기가 사업이었다. 사업을 통해 정심(깨달음)에 이르곤 하신 그분의 한 권 한 권의 결과물들은 거대한 꽃 타래이다. 꽃들의 사업은 열정으로 자기를 불태우듯이 터뜨리는 것이고, 세상을 황홀하게 장식하는 것이고, 향기 퍼뜨리고 꿀벌에게 화분 주고 꿀 주고, 열매 맺어 번식한다. 세상을 온통 자기 꽃으로 덮으려 하고, 자기가 언제 떨어져 썩어 없어질 것인가를 알고 스스로 땅에 떨어진다. 꽃은 사람으로 치자면 생식기인 것인데, 사람의 그것과는 정 반대쪽에 향기롭고 화사한 모습을 드러낸다. 사람이 자기의 꽃을 몸의 아래 땅 쪽(陰)의 깊숙한 옷 속에 감춘다면 그들은 몸 위의 하늘(陽)을 향해 드러내어 장엄하다. 나무의 뿌리와 사람의 머리털은 모양새가 비슷하다. 뿌리는 땅 속에 숨어 영양소를 빨아들이고, 머리털은 하늘 쪽으로 뻗어 신령스러움을 빨아들인다. 식물과 사람은 정 반대의 삶을 살면서 서로 교통하고 교감한다. 가장 불가사의한 것들은, 초봄에 잎사귀보다 먼저 꽃을 터뜨리는 족속들이다. 상식적으로는 줄기와 잎사귀들이 나온 다음에 꽃을 터뜨리는 순서여야 하는데, 그들은 발가벗은 몸으로 겨울철을 보낸 다음 꽃망울을 키웠다가 펑펑 터뜨린다. 입춘 훨씬 전, 눈보라 치는 소한·대한 때부터 나는 매화나무 산수유나무의 꽃망울들을 살피며 기다려왔다. 시인 김영랑이 한 해의 모란꽃잎 떨어져 시드는 5월의 어느 날부터 다음해 그 꽃 피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내내 기다렸듯이. 내 기다림에 보답하듯 매화나무는 입춘이 지나면서부터 좁쌀만하던 꽃망울들을 참새의 검은자위만하게 키우고 다시 녹두알만하게 키우고 콩알만하게 키웠다. 그리고 바야흐로 폭죽처럼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내 토굴 앞 정원의 매화 꽃망울 커지는 것을 보면서 한 원로 영화감독의 사업을 생각한다. 소설가에게는 소설쓰기가 사업이고 영화감독에게는 영화 찍는 일이 사업이다. 사람이 치열하게 자기 사업을 하면서 영육을 소진시킨다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행운인가. 또 그 사업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불행인가. 나는 살아 있는 한 내 사업을 할 것이고 사업을 하는 한 살아 있을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것은 무엇인가. 사업을 하지 않는 나의 생물학적인 생명은 무의미 그 자체라는 것이다. 그가 찍으려 하는 영화가 돈이 안 될 것이라며 처음의 제작사가 매정하게 그를 배반했을 때,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각박한 인심에 분노하고 슬퍼했었다. 그런데 감격적이게도 그는 다른 제작사의 도움으로 그 영화를 다시 찍게 되었고 그의 영화는 천년 동안을 기다려 온 신화 속의 학처럼 비상을 꿈꾸고 있다. 청매화 꽃망울들은 가장자리가 진한 옥색으로 변하고 홍매화 꽃망울들은 붉은 빛을 띠고 있다. 그의 마음은 지금 광양의 매화 꽃 지천으로 피는 마을에 가 있을 터이다. 젊은 시절에 그가 영화 찍는 것을 따라다니며 구경한 적이 있다. 그는 한 장면을 찍기 위하여 하루 혹은 며칠을 허비하곤 했다. 허비한다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찍을 대상에 내리는 빛과 어리는 그림자가 마음에 들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것이었다. 한 차례 봄비가 내린 다음에는 날씨가 연일 따스할 거라고 한다. 올해의 매화꽃들은 넉넉하게 그의 사업을 도와주는 향기로운 사업을 하게 될 것이다. 매화 꽃망울들아, 그의 천년학의 비상을 위해 한사코 곱고 예쁘게 터져라.
  • 신고포상금 5000만원 ‘대박’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손지열)는 5·31 지방선거 입후보 예정자인 현직 광역시장의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해 행사를 조직적으로 기획·집행한 공무원 3명을 적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모 광역시청 소속 공무원인 황모(46·5급)·노모(41·5급 상당 계약직)씨는 지난해 11월 해당 시장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2030세대 지지층 확보를 위한 영·유아 독서잔치’라는 행사를 기획, 상급자인 이모(56) 과장의 결재를 거쳐 행사를 진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관위는 이들이 작성한 선거운동 전략 문건이 관내 ‘2030세대’의 영·유아 학부모 연령별 통계와 관심사항 등을 분석하고, 이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산하기관 총동원계획, 학부모 직접 접촉을 통한 신세대 시장 이미지 구축 등의 선거전략을 적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씨는 또 시청 내 전산망을 통해 시장 부인과 소속 공무원 10명의 식사모임을 주선하고 식대 27만여원을 직접 부담한 혐의도 받고 있다.시장 부인은 이 모임에서 “잘 도와달라.”며 7000원어치의 초콜릿을 제공했다고 선관위는 밝혔다. 선관위는 이들 공무원 10명에게 수수금액의 50배인 148만원의 과태료를 각각 부과키로 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현직 공무원의 선거 관여나 조직적인 줄서기·줄세우기 등 불법 사례가 적발되면 예외없이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상 공무원이 선거범죄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공무담임권이 제한되어 공무원의 신분을 상실하게 된다. 한편 선관위는 시장 부인과 공무원 간의 모임을 제보한 A씨에게 신고포상금 500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방선거와 관련해 선관위가 지급한 신고포상금으로는 가장 큰 액수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빔 벤더스의 새 로드무비 ‘돈 컴 노킹’

    빔 벤더스의 새 로드무비 ‘돈 컴 노킹’

    한 줄기 봄바람인듯 팍팍한 가슴을 풀어줄 영화에 갈증이 난다면 23일 개봉하는 ‘돈 컴 노킹’(Don´t Come Knocking)을 놓치지 말 일이다. 길 위의 허허로운 대기를 아련한 시선으로 훑어내리되 마침내 인생을 성찰하게 만드는 빔 벤더스 감독의 로드무비이다.‘파리, 텍사스’(1984년)의 감수성을 20여년만에 다시 잇는, 가족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 시나리오 작가이자 배우인 샘 셰퍼드와 또 한번 손을 잡았다는 대목도 의미심장하다. 서부영화의 주인공으로 주름잡았던 왕년의 스타 하워드(샘 셰퍼드)가 촬영 도중 소리소문없이 고향을 찾아 떠나는 지점에서 영화는 운을 뗀다. 술과 마약, 여자에 빠져 방탕한 젊은 시절을 보내던 그에게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던 걸까. 희끗희끗 백발이 되어 수십년만에 불쑥 찾아간 고향집에서 노모를 만나 안식을 취하는 기쁨은 잠시. 어딘가에 살고 있다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아들을 찾아 무작정 또 길을 나선다. 그대로 TV드라마로 옮겨져도 좋을 만큼 부담없이 완만한 곡선의 사색형 드라마이다. 툭하면 완력을 휘둘러 사고를 치는 철부지 중년의 거친 캐릭터는 신기하게도 관객의 팔짱을 스르륵 풀어놓는다. 모성과 가족을 향한 회귀본능을 웅변하는 초라하고 힘없는 주인공은, 어쩌면 그 자체로 모든 인생에 대입해도 좋을 강렬한 은유장치이기 때문이다. 좀체 흥분하는 일 없이 감정의 평정을 유지하는 영화는 드라마틱한 재미요소 대신 성찰의 흐뭇함을 안겨준다. 젊은 시절 촬영장에서 우연히 하룻밤을 보낸 여자(제시카 랭)에게서 아들이, 또 다른 하룻밤 여인에게서 딸이 태어나 장성했다는 사실 앞에서도 하워드는 그저 담담하게 화해를 청한다. 큰 요철 없이도 딴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 드라마의 묘미는 기막히다. 엄마의 유골함을 끌어안은 채 비로소 아버지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 딸 스카이(사라 폴리)의 조용한 동선 등이 어우러진 영화에는 성찰과 유머가 쉼없이 고른 간격으로 교직한다.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중풍 모친 수발 위해 재혼 포기한 ‘효녀 심청’

    “오랜 기간 동안의 병수발 앞에는 효자가 없다.”는 옛말이 무색할 만큼 반신불수의 모친 병수발에 정성을 다하고 있는 효녀가 등장,화제를 모으고 있다. 중국 동북부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에 살고 있는 한 여성은 일찍이 남편과 사별하고 어린 아들을 키우며 재혼도 포기한채 10여년동안 묵묵히 모친의 병 수발을 해온 까닭에 이 시대의 훌륭한 귀감이 되고 있다고 동아무역신문(東亞貿易新聞)이 20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시대에 보기 드문 효녀로 불리는 화제의 주인공은 왕수즈(王淑芝·49)씨.그녀는 지난 1990년대 초반 교통사고로 남편이 사망한 이후 13년동안 재혼도 미룬채 뇌출혈을 쓰러져 반신불수가 된 노모의 병 수발을 위해 그 어려운 ‘가장,어머니,딸’이라는 1인3역도 마다 않고 있다. 왕씨는 결혼 초만하더라도 하루하루가 행복했다.집안에서 남편이 벌어오는 돈으로 갓 태어난 아들과 70대 후반의 모친과 함께 남부럽지 않은 단란한 삶을 꾸려갔다. 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할까.91년 남편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불행이 겹쳐졌다.남편을 잃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인 93년 모친이 뇌출혈로 쓰러져 잠시도 혼자 둘 수 없는 반신불수의 몸이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낮에는 가게 점원 노릇을 하며 생활비를 벌고 퇴근하면 모친의 병 수발로 눈코 뜰새가 없을 정도로 바빴다.특히 가게 점원 일을 하다가도 집에 있는 모친이 걱정돼 동료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집으로 돌아와 병수발을 들기도 했다. 그러나 하루 이틀도 아니고 무작정 동료들에게 신세를 지며 어머니의 병 수발하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웠다.결국 일과 어머니 중 어머니를 택하고 점원 일을 그만두게 됐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이웃 사람들은 생활에 보탬이 되는 재혼을 할 수 있도록 너도나도 왕씨의 매파가 되겠다며 자처하고 나섰다.그때마다 그녀는 “우리 집안 사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도저히 재혼할 수 없다.”고 완곡히 거절했다. 재혼도 포기한 효심 덕분에 모친의 병세는 점차 호전되기 시작했다.왕씨는 “가게 일을 끝내고 돌아오면 70㎏이 넘는 모친의 대소변을 처리하는 것은 물론,더렵혀진 옷 등을 빨다보면 밤을 새우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그나마 어머니가 팔·다리를 조금씩 움직일 있게 됐다는 점이 너무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왕씨는 현재 93살의 반신불수의 노모,17살의 아들과 함께 퇴직금으로 매달 받는 500위안(元·6만 5000원)으로 어렵게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 “세상사 모두 만두 빚는 일과 같아”

    “세상사 모두 만두 빚는 일과 같아”

    ‘비둘기집 사람들’‘소수의 사랑’‘바람의 노래’등 세 편의 장편소설을 발표한 작가 은미희(46)가 첫 단편집 ‘만두빚는 여자’(이룸)를 펴냈다. 전남 광주에서 방송사 성우, 신문기자로 활동하다 1996년 전남매일,199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소설가로 전업한 작가는 지방의 허름한 여인숙에 깃든 하층민(비둘기집 사람들), 근친상간과 동성애(소수의 사랑), 떠돌이 엿장수 공연단(바람의 노래)같은 그늘진 인생에 남다른 애착을 보여주는 작품을 주로 써왔다. 표제작 ‘만두빚는 여자’의 미례도 삶이라는 무대에서 한번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주변부 인생이다. 미례는 아파트 단지 어귀의 다섯평 남짓한 만두가게에서 10년 넘게 만두를 빚고 있다. 치매걸린 노모와 자신의 생계를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그녀에게 삶은 까딱 잘못 손놀리면 터져버리는 만두피같은 것이다.‘미례는 생각했다. 세상사는 일도 만두 빚는 일과 동일하다고. 세상일을 싸잡아서 무리 없이 제 안으로 끌어안는 것. 조심하지 않고 조금만 힘을 줘도 여기저기 만두피가 찢어지고 내용물이 쏟아져서 먹음직스럽게 빚어지지 않듯 세상일도 그렇다고.’(66쪽) 외롭고 막막한 일상을 견딜 수 없는 그녀는 성질 고약한 뜨내기 남자 손님에게 몸과 마음을 주지만 남자는 노모를 핑계삼아 그녀와 그녀 뱃속의 아이를 버린다. 분노와 아픔, 슬픔을 만두소에 버무려넣은 그녀가 노모가 가출하자 새로운 남자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결말은 아릿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어느덧 기성세대로 전락한 386세대의 쓸쓸한 자화상을 보여준다. 친구 아버지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단지 ‘가진 자’라는 이유로 그를 경멸했던 20대 청년들은 그들 스스로도 결국 돈밖에 모르는 속물로 변했다. 나날이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가는 대학강사 성모(편린, 그 무늬들), 북에 두고 온 가족을 잊지 못하는 송 노인(나의 살던 고향은), 홀어머니를 모시는 문제로 갈등을 빚는 부부(갈대는 갈데가 없다)등 수록작의 등장인물들은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묘사와 힘있는 필체에 힘입어 우리 이웃들의 생생한 이야기로 되살아난다. 첫 창작집 출간에 대한 소감을 “기쁘다거나 설레지 않고 다만 무서워 숨고 싶을 따름”이라고 밝힌 작가는 “앞으로 인생의 밝은 부분을 그린 소설을 써보겠다.”고 다짐했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작가는 곧 서울로 거처를 옮겨 새로운 삶을 시작할 계획이다.95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日 혼슈 앗피스키장, 은빛 세상속으로

    日 혼슈 앗피스키장, 은빛 세상속으로

    스키어들이 은빛 설원의 짜릿함을 만끽하기 위해 해외 스키장을 노크하고 있다. 국내 스키장들의 쉽지 않은 숙박 예약과 북적대는 슬로프, 붐비는 리프트 등을 피해 보다 여유로운 스키를 즐기기 위해서다. 최근 여행사들이 앞다퉈 해외 스키투어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무엇보다 비용과 함께 실제 스키를 탈 수 있는 ‘스키 가용시간’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상품 중에는 ‘말뿐인’ 스키투어도 적지 않다. 이런 점에서 일본 혼슈 북동부 이와테(岩手)현의 앗피(APPI·安比)스키장은 새롭게 주목을 받는 곳. 지난 1987년 문을 연 앗피는 700여개에 달하는 일본 스키장 중 ‘톱 10’에 꼽히는 고급 리조트로 한국 등 외국인들에게 개방된 지 2∼3년밖에 되지 않는다. 오전에 서울을 출발하면 당일 야간 스키는 물론 하루 12시간 스키를 탈 수 있다. 또 적설량이 많아 5월초까지 스키를 즐길 수 있고, 리프트를 기다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한적하다. 국내 스키장과 가격을 비교해 볼 때 크게 비싸지도 않다. 하얀 눈꽃을 감상하며 은빛 슬로프를 내려오는 앗피 스키장은 한겨울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글 이와테(일본)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천연설에서 즐기는 환상적인 스키 일본 스키장 리프트 중에서 가장 길다는 자이라 곤돌라(길이 3494m)를 20분쯤 타고 마에모리(前森)산 정상에 올라서자 발아래로 새하얀 눈 세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1305m 높이의 원뿔형 정상에서 베이스로 부채꼴처럼 퍼져나간 슬로프에는 바람에 흩날리는 눈송이가 소복히 내려 앉았다. 주변에는 자작나무와 ‘부나’(無名)로 불리는 잡목 위로 눈꽃이 활짝 피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저멀리 하얀 눈에 휩싸인 이와테산(2038m)은 흰눈을 소복히 쌓아놓은 아이스크림처럼 탐스럽다. 앗피는 일본 북해도 원주민 아이누족의 언어로 ‘아주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땅’이라는 의미로 정상에 올라서면 방사상으로 퍼지는 슬로프와 눈덮인 리조트가 한데 어우러져 설국(雪國)을 연상케 한다. 스키장은 정상에서 내려오는 슬로프가 21개(총 연장 46.8㎞), 곤돌라 2기를 포함해 전체 리프트가 18기, 베이스가 3개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커 슬로프에는 사람이 거의 붐비지 않는다. 슬로프는 5.5㎞에 이르는 야마바토 코스를 비롯해 4㎞와 5㎞코스가 각각 1개씩이며, 나머지도 길이가 2∼3㎞에 이른다. 폭도 50∼100m에 이르며, 위에서 내려보면 넓은 직선 활주로처럼 곧게 뻗어있다. 때문에 리프트를 기다리는 일은 거의 없다. 스노 보드 마니아를 위한 100m 길이의 하프 파이프가 이달 중순 오픈한다. 먼저 야마바토 코스를 택해 메인 베이스로 활강을 시작했다. 아무도 지나간 흔적조차 없는 슬로프에는 쏟아지는 함박눈이 시야를 가릴 뿐 다른 스키어를 발견하기조차도 쉽지 않다. 슬로프를 벗어나면 눈이 허리까지 잠길 정도로 높이 쌓였다. 아무도 없는 외딴 숲속에서 나홀로 스키를 즐긴다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환상적이다.3∼4번은 쉬어야 겨우 내려올 정도로 길다. 설질도 최상이다. 눈은 넘어져도 아프기는커녕 포근하다 싶을 정도로 습기가 적은 건설(乾雪·dry powder). 활강을 하거나 회전할 때 스키 플레이트와 부츠를 타고 전해지는 설질의 느낌이 상쾌하다. 눈을 가르는 느낌은 솜털 위에 몸이 살짝 떠가는 듯하다. 시즌 최고 적설량이 무려 3m에 육박할 정도로 눈이 많이 내린다. 다양한 슬로프를 오가며 내려오다 잠시 한눈을 팔아 길을 잃었다. 슬로프를 내려와보니 메인 베이스가 아닌 산 반대편에 있는 다른 베이스. 슬로프가 워낙 넓은 데다 영어 표지판이 없었던 탓이다. 다시 산 정상으로 올라가 내려오려면 최소 1시간. 동료와 만나기로 한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베이스의 프런트 직원에게 서툰 영어로 사정을 이야기하자 “셔틀버스가 없지만 (외국인에 대한) 스페셜 서비스”라며 친절하게 본관으로 태워준다. 직원의 친절함에 여행이 더욱 즐겁다. 오는 4월1일까지 리프트 요금은 5시간권 4400엔,8시간권 4700엔,2일권 8400엔,3일권 1만 2100엔이다. 야간권(오후 4∼8시)은 2200엔이다. 스키·스노보드 세트는 물론 스키복과 장갑까지 대여할 수 있는데 스키는 5시간에 3만 7000엔,‘스키+웨어’는 5시간에 5300엔이다.5시간권은 빌리거나 타는 시간부터 시간이 계산된다. 환율은 100엔은 870원 정도. 리조트 영업담당자인 조지 히로시(38)는 “동북지역이라 눈이 많은데다 슬로프의 산사면이 북쪽을 향하고 있어 북해도 못지않게 설질이 좋고, 다양한 슬로프를 갖춰 초심자들도 산 정상에서 스키를 즐길 수 있다.”면서 “지난해 65만명의 내장객 중 한국인이 1000여명에 불과하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인 한국 관광객 유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럭셔리한 리조트에서의 아늑한 휴식 앗피 리조트는 1000개가 넘는 일본내 스키장 중 최고로 꼽힌다. 일본 거품경제가 꺼지기 이전까지만 해도 내국인들을 수용하기에도 벅찰 정도로 붐비던 곳이었다. 한국 스키어에게 개방된 것은 불과 2년전. 대부분 마을형 리조트 형태인 일본내 다른 스키장과 달리 우리에게 익숙한 ‘스키인 스키아웃’(현관에서 스키를 신고 벗기)형 고급 리조트다. 리조트는 호텔 그랜드, 타워, 빌라, 아넥스 등 4가지로 1000여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숙박료는 1박 2식에 그랜드 호텔은 1만 3500∼3만 2500엔, 타워는 1만 6500∼4만엔이다. 식당은 야키니쿠(한국식 불고기 요리)를 파는 이조원(李朝苑)과 이향(李香)을 비롯해 라팡드르(양식), 나나시구레(일식), 란란(중식), 알베르그(일양식) 등 22개가 있다. 가격은 모리오카 냉면(800엔), 야키니쿠 세트 2∼3인분에 5000엔 정도. 스키를 마친 뒤 본관 온천 대욕장과 노천온천에서 피로를 풀면 좋다. 본관 온천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노천온천은 성인 840엔이다. 마사지로 피로를 풀 수 있는데 전신마사지(150분)가 1만 5750엔, 발마사지(30분)가 3150엔이다. 부대시설로는 실내 온천풀장, 헬스클럽, 스쿼시 코트 등도 갖추고 있다.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많다. 스노모빌을 타고 앗피코겐 눈목장을 도는 스노모빌랜드의 액티비티가 인기. 전문 강사로부터 간단한 스노모빌 작동법을 배운 뒤 강사를 따라 눈쌓인 목장 코스를 도는 것으로 30분에 4000엔 정도다. 크로스컨트리도 즐길 수 있는데 5시간에 1500엔이다. 스키장 메인 베이스에는 2000여개의 전구로 만든 일루미네이트 축제가 열려 오는 3월말까지 화려하게 빛을 뿜어낸다. # 원조 한류의 멋과 맛을 찾아서 이와테 현청이 있는 모리오카(盛岡)시에 가면 한국의 맛과 멋을 발견할 수 있다. 원조 한류의 뿌리를 체험할 수 있다. 리조트에서 시내까지 셔틀 버스를 타고 40분쯤 걸리는데 편도 요금이 800엔 정도. 모리오카에서 가볼 만한 곳은 세계적인 ‘옻칠장인’ 전용복(53)씨가 운영하는 이와야마 우루시(칠예) 미술관. 지난 11월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장인 누리마루에 그의 작품을 전시한 인물로 한국에서 보다 일본 등에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20년전 일본 도쿄의 최대 연회장인 메구로가조엔(영빈관)을 리모델링하면서 내부에 5000여점(3000억원)의 옻칠 작품을 설치해 화제가 됐다. 현재 옻칠 분야의 일본인 제자로 2000여명, 한국인 제자는 10여명을 두고 있다. 미술관에 가면 나전칠기 기법을 사용한 ‘암수의 혼’이라는 세계 최대 옻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길이가 무려 18m에 이르며 작품값만도 12억원에 이르는 대작이다. 입장료 700엔. 모리오카 냉면은 빼놓을 수 없는 먹을거리. 원조 모리오카 냉면은 쇼쿠도우엔(食道園)이란 음식점으로 주인인 아오키 마사히코는 한국인 아버지 양용철씨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교포 2세다. 또 재일교포 2세인 변용철씨가 운영하는 ‘변변카이’는 이 지역에만 6개의 음식점이 있다. 또 일본 최대 모리오카 냉면 제조 공장을 운영한다.1965년도부터 야키니쿠가 유행하면서 냉면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인근에 있는 야키니쿠와 모리오카 냉면 전문점 ‘변변카이’도 재일교포 2세인 변용욱(57)씨가 운영하는 곳. 그의 성과 ‘즐겁게 팡팡튀다.’라는 뜻의 이름. 시내에만 6개의 분점이 있고, 일본 최대 모리오카 냉면 공장을 운영한다. 일본 NHK 맛대맛에서 사누키 우동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일본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연간 150만개의 생면을 생산한다. 포장 냉면은 2인분에 600엔이며, 식당에서는 1인분에 700엔에 판매한다. 이밖에 시내에는 귀여운 대접에 나와 이름 붙여진 ‘왕코소바’가 이색적이다. 한그릇에 한젓가락 정도의 모밀이 나오는데 성인의 경우 20∼30그릇을 비운다고 한다. 유래는 400년전 잔칫집에서 손님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시작됐다고 한다. 히라이즈미에 있는 주손지 절(中尊寺)은 이와테 현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850년의 역사를 지닌 사찰이다. 황금색 불상이 모셔진 금색당 등 3000여점의 국보급 문화재가 전시된 헤이안 미술의 보고다. 입장료는 평일 800엔. # 미리알고 떠나세요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에서 미야기현 센다이까지 매일 운항한다. 가는 편은 아침 10시20분 출발,12시20분 센다이 도착하며, 돌아오는 편은 오후 1시25분 센다이를 출발, 오후 4시 서울에 도착한다. 센다이 공항에서 앗피리조트까지는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도호쿠(東北)자동차도로를 타고 하치만타이 IC로 빠지는데 245㎞로 2시간30분에서 3시간가량 소요된다. 센다이에서 일본철도(JR)를 타고 모리오카역에 내린 뒤 앗피스키장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앗피리조트 홈페이지(www.appi.co.jp)는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한다. 사용전압이 110볼트로 전자 기기를 사용하려면 110볼트 어댑터를 가져가야 한다. 전화는 리조트에서 1000엔짜리 전화카드를 구입해 로비에 설치된 국제전화기를 이용하면 된다. 전화는 ‘001+010+82+(0을뺀)지역번호+전화번호’로 하면 된다. FIT(개별 자유여행)도 시도해 볼 만하지만 살인적인(?) 일본의 교통비를 감안할 때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패키지는 씨에 프랑스(www.ciefrance.com)에서 2박 3일(53만 9000원부터),3박 4일(62만 9000원부터) 앗피리조트 상품을 판매한다. 상품에는 왕복 항공료와 교통비, 숙박료, 조식·석식, 야외온천 프리패스 등이 포함된다.1588-0074.
  • 화마입고 길거리서 새해맞은 우면동 비닐하우스촌 사람들

    화마입고 길거리서 새해맞은 우면동 비닐하우스촌 사람들

    “이런 곳에 사는 게 죄지요. 끔찍해서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병술년 새해가 밝은 1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화훼단지 안 무허가 비닐하우스촌. 주민 박옥희(42·여)씨는 요즘 습관적으로 결리는 오른쪽 어깨가 유난히 더 시리다. 박씨는 지난 12월30일 오전 갑자기 들이닥친 불길에 4평 가량의 단칸방 살림살이를 모두 잃고 새해 첫 아침을 근처 구립 노인정에서 맞았다. 지난해 중풍과 치매로 쓰러진 시어머니(75)는 더욱 말을 잃었다. 고2 아들과 중3 딸은 책부터 새로 사야 할 처지다. 식당에서 하루 8시간 일하고 한달 130만원을 받아 다섯 식구를 건사해온 박씨는 일손도 놓은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치매노모 말을 잃어… 보금자리 걱정에 한숨만 우면동 비닐하우스촌 주민들의 새해는 쓰라린 악몽과 함께 시작됐다. 이곳에 갈곳 없는 빈민들이 모여든 건 1980년대 초. 농지에 무허가로 비닐하우스를 개조해 쪽방을 만들었다. 때문에 이곳 주민 212가구 400여명은 주민등록상으로는 다른 곳에 살고 있다. 호구조사를 할 때마다 주소지를 옮겨야 했다. 제대로 된 상수도 시설이 없어 지하수를 이용하지만 화훼단지인 탓에 물에선 농약 냄새가 진동한다. 전국이 세밑 분위기로 한껏 들떠 있던 지난달 30일 오전 8시쯤 여러 집이 함께 쓰는 바람에 과부하가 걸린 전기선에서 갑자기 불꽃이 일었다. 불은 거센 칼바람을 타고 주거용 비닐하우스 150여평을 30여분만에 재로 만들며 22가구 61명을 차가운 거리로 내몰았다. 박씨는 지난 89년 경기도 수원시에 살던 시절 기계 납품대금을 받지 못해 남편(42)의 전기사업이 부도나면서 겨우 백일 지난 아들을 등에 업고 비닐하우스촌에 들어왔다. 그는 “가족들 모두가 허리띠 졸라가며 힘들게 살아왔는데도 2000여만원의 빚이 있다.”면서 “그나마 이대로 있으면 이 땅에 붙어 있을 권리마저 빼앗길 것 같아 또다시 1000여만원의 빚을 내 새로 비닐집을 짓고 있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이웃에 사는 김경숙(51·여)씨도 마찬가지다. 김씨는 91년 수원 세류동에서 가구점을 운영하다 도산하면서 세 딸을 데리고 이곳에 들어왔다. 화훼단지에서 꽃농사를 하는 친척의 도움으로 방 3개에 부엌 하나 딸린 15평짜리 비닐하우스를 겨우 마련해 남편(51)과 함께 중국집 일을 하며 근근이 살아왔지만 최근 경기불황으로 이마저도 접었다. 그나마 안산의 한 공장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매월 30만∼40만원씩 돈을 부쳐주는 큰딸(25) 덕에 입에 풀칠을 해왔지만 갑작스러운 불은 삶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 김씨는 “지금은 머리가 텅 빈 것처럼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나는 친척들이 다시 조금씩 도움을 줘 그나마 낫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부족하기만한 온정의 손길 따뜻한 손길이 있어 사회복지관과 동사무소, 교회와 절 등에서 성금과 쌀, 라면 등 각종 생활필수품이 답지하고 있다. 하지만 화마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이들에겐 한참 모자란다. 허술한 비닐하우스집이라도 다시 지으려면 모두 합쳐 수천만원이 든다. 거주민 주거대책위원회 최윤규(55) 위원장은 “당장 갈 곳 없는 사람들이 한숨만 쉬고 있을 순 없어 다시 망치를 들었지만 외부 도움의 손길 없이는 상황이 뚜렷하게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정권실세 친척 사칭 사기단 검거

    대전지검 형사2부는 29일 현 정권실세의 친척임을 내세워 사유림을 매입하면 국유림과 바꿔주겠다면서 기업가에게 접근해 사유림 매수대금을 가로채려한 노모(57)씨 등 2명을 사기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또 정치인 정모씨의 고종사촌인 이모(66)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노씨 등은 지난 9월 식물백신제조회사 대표 A(53)씨에게 접근,“전라도에 있는 사유지를 사면 산림청에 말해 당신이 평소 갖고 싶어하는 경기 양평군 양동면 국유림 100만여㎡와 바꿔주겠다.”고 속이고 사유림 매입비로 16억원을 받아 가로채려 한 혐의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이씨가 현 정권실세의 친척이다.”고 내세우고 조모(48·구속)씨는 국가정보원 제2인자로 행세하며 A씨를 안심시켰다. 또 산림청 국유림 경영과장 명의의 공문서를 위조해 속이는 치밀함을 보였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타인저작물 홈피 올려도 입건

    “미리 알았다면 죄를 저지르지 않았을 텐데…”대검찰청은 올 한 해 처리한 사건 가운데 법률을 잘 몰라 입건되거나 피해를 본 ‘아쉬운 사례’ 4가지를 선정해 27일 발표했다. 먼저 개인 홈페이지에 남의 저작물을 올린 네티즌들이 저작권법 위반으로 입건되고 있다. 검찰은 인터넷에 친숙한 만큼 저작권법이 규정한 복제의 허용 범위를 몰라 범죄자가 되는 일이 일어난다고 설명한다.현행 저작권법 27조는 비영리 목적에 한해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내 이용하는 경우에만 복제를 허용하고 있다. 두번째 법정대리인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 다시 만나줄 것을 거절한 옛 애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모씨는 지난 9월 피해자의 고모부라며 접근한 브로커 김모씨로부터 합의 알선 제의를 받고 합의금 150만원을 줬다가 고스란히 떼였다. 검찰은 “강간죄 같은 친고죄에 대한 처벌 의사는 피해자 본인이나 법정대리인(변호사)만이 밝힐 수 있다.”고 밝혔다. 사망한 시아버지의 재산정리를 위해 시아버지 명의로 동사무소에 인감증명서를 신청했던 며느리가 사문서위조죄로 입건되기도 했다. 또 숨진 남편의 자동차를 팔기 위해 인감증명 위임장을 작성한 아내가 고발되기도 했다.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사망한 사람 명의로 작성한 문서라도 공공의 신용을 해칠 위험이 있으면 문서위조죄가 성립한다. 벌금 납부연기 및 분납제도를 몰라 구금된 사례도 있다. 지난 10월 벌금 500만원을 내지 않아 노역장에 가게 된 김모(59)씨. 기초생활수급자인데다 노모를 모시고 있던 김씨는 자신과 같은 경우 벌금 일부납부나 납부 연기 등 편의를 봐주는 검찰청사무규칙 12조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노역을 피할 수 있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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