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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대법원장 “영장발부 심사 더 엄격해야” 檢 압박용?

    대검 중수부가 청구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이례적으로 법리 적용의 문제를 들어 기각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서울중앙지법 이상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중수부가 공직자에 대한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부동산업자 노모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번 영장 기각은 수도권 영장전담 판사들이 모임을 갖고 영장 심사기준을 강화하겠다고 합의한 데 이어, 이용훈 대법원장의 ‘엄격한 영장 심사’ 언급 직후 나온 것이어서 검찰의 영장 청구에 대한 법원의 견제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노씨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자 즉각 ‘법리 곡해’라고 전례 없이 강한 어조로 불만을 표출하며 영장 재청구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검찰 관계자는 “공무원에 해당하는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에 대한 청탁이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법원의 판단은 법리를 곡해한 것이어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른 판단이라고 하지만 중수부의 법리적용을 문제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도주한 전력이 있는 피의자에 대해 도주우려가 없다고 한 판단도 수긍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앞서 이용훈 대법원장은 2일 법원행정처 실·국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영장심사를 엄격히 하라고 지시했으며, 서울·수도권 영장전담 판사들도 지난달 24일 회의를 갖고 영장발부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런 방침은 법조브로커 김홍수씨 수사와 연루된 고법 부장판사 부인의 계좌추적 영장이 기각된 뒤 법원과 검찰이 신경전을 벌이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파장이 예사롭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는 앞으로 법원이 구속·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하는 일이 잦아져 손발이 묶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선우용녀의 “그님은 어디있나, 맹장 아플까”

    선우용녀의 “그님은 어디있나, 맹장 아플까”

    『알리는 말씀-금일 12시 결혼식은 사정에 의하여 취소되었읍니다』 연전 영화 『동경(東京)나그네』 촬영도중 돌연 태국(泰國)으로 증발해 버려 화제를 모았던 여배우 선우용녀(鮮于龍女)양의 결혼식장에 나붙은 쪽지다. 이번엔 결혼식이 증발해 버린 셈이다. 신부 집에선 결혼 전야(前夜)에 신랑의 맹장염 연락받아 11월12일 정오 반도(半島) 「호텔」 「다이너스티·룸」에 모여든 하객들은 이래서 발걸음을 되돌려야 했다. 이 날 이후 당사자인 선우용녀(鮮于龍女·24)양과 신랑이 될 예정이었던 김세명(金世明·34)씨는 행방을 감추어 버리고 양가(兩家)는 한결같이 철저한 보안조치를 취해버려 더욱 의아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다. 이 취소되어 버린 결혼식의 취소사연은 신랑인 김세명씨가 결혼식 2일전인 10일 광주(光州)에 계신 노모(老母)를 모시러 갔다가 돌연 급성맹장염에 걸렸다는 것. 있을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김세명씨의 친동생인 세환(世煥)씨조차 병명(病名)에 대해 아리송한 대답을 하는걸 보면 급성맹장염 같은 단순한 사연이 아닌, 보다 깊은 사연이 숨어있는 듯하다. 신부인 선우용녀양의 집에서는 결혼식 전날인 11일 저녁8시께 신랑쪽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혼사손님 치를 음식장만에 한창 부산할 때 신랑 김세명씨의 외삼촌된다는 이가 용녀(龍女)양의 아버지를 찾아왔다. 어머니를 모시러 고향에 갔던 세명(世明)씨가 급성맹장염에 걸려 결혼식에 참석할수 없으니 식을 연기하자고 했다. 너무 엄청난 소식이라 당황한 용녀양의 아버지는 『본인인 신랑이 나타나거나 전화 연락을 하기 전에는 결혼식을 연기할 수 없다』고 버티었다. 그러나 결혼식장에 신랑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창피하긴 신부쪽도 마찬가지. 이래서 신부아버지는 『그럼 연기를 하되 손님한테 미안하니 결혼식 올릴 날짜를 미리 정하자』고 제의했다. 신랑은 해남(海南) 출신 사업가 돈번 내막은 자세히 몰라 그러자 신랑쪽은 『어차피 이렇게 된 바에야 신랑이 이번달엔 재수가 없는 모양이니 내달초순께 다시 날을 잡아 식을 올리자』고 했다. 신부 아버지는 『급성맹장염 같으면 1주일이면 회복될 텐데 왜 날짜를 오래 끄느냐?』고 했으나 역시 「신랑의 기분」만을 내세우며 12월초 거식을 주장했다. 다음 날 아침 신랑쪽이 식장에 내붙인 쪽지엔 「연기」아닌 「취소」로 되어 있었다. 이렇게 되자 상심한 선우(鮮于)양은 사람들의 이목을 꺼려 서울 신림(新林)동에 있는 큰 언니네 집에 몸을 숨기고 말았다. 선우양은 결혼식을 위해 현재 출연중인 TBC-TV 연속극 『다모기담(茶母奇譚)』 2회분을 미리 녹화 해두었으나 21일께부턴 다시 연습 녹화에 나와야한다. 『더 이상 남의 입에서 이러쿵 저러쿵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21일께부턴 TBC에 나가겠다는 선우양의 해명이다. 신랑인 김명세씨는 전남(全南) 해남(海南)태생으로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4남2녀의 장남. 10여년전 서울에 올라와 상당한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무엇으로 재산을 모았는지는 아리송하다. 현재 직함은 한국수력(韓國水力)의 대표이사로 되어있으며 을지로(乙支路)2가 일대의 대지관리인이기도 하다. 한때 을지로2가서 3·1도기사를 차렸던 일이 있으나 그후 곧 집어치우고 그자리는 전세를 주어 한국(韓國) 「스테인리스」가 들어앉았다. 한땐 약혼녀와 살림차려 증발은 사업때문일 지도 그를 아는 이웃 친구들의 말을 빌면 여자관계는 좀 복잡한 편. 다음 기사가 이런 사정을 잘 알려준다. 『6일낮 12시30분 서울 동대문(東大門)구 숭인(崇仁)동56 돌산에서 2백「톤」의 거대한 바위덩이가 40여「미터」 언덕으로 굴러 떨어져 아래에 있던 경수현(庚秀鉉·52) 종철웅(宗鐵雄·46)씨집등 4채가 바위에 깔려 완전히 부서져 묻히고 김세명(34)씨집등 4채는 반파됐다. 이 사고로 金씨의 장녀 진오(眞娛·2)양이 깔려 숨지고 金씨의 어머니 오영래(吳英來·56) 여인과 庚씨의 딸등 5명이 경상을 입었다』(서울신문68년1월6일자 사회(社會)면) 당시 金씨는 숭인동서 모여인과 약혼만하고 동거중이었다. 이 낙반사고로 딸이 죽자 김씨는 그 여인과 합의 파혼해 버렸다. 집도 답십리로 옮겼다. 김씨가 선우양을 알게된 건 선우양의 어머니 때문. 중매가 들어와 사귀게된 선우양은 헌칠한 키에 「핸섬」한 김씨의 용모에 반해 버렸다. 답십리 김씨의 집에 놀러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선우양은 『TBC-TV와의 전속계약이 끝나는 내년 8월쯤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고 밝힌바 있는데 선우양의 아버지는 『이왕 할 혼사인 바에야 시간을 끌 필요가 없지않나해서 서둘렀다』고 말하고 있다. 김씨의 친구들은 이번 결혼식취소에 대해 김씨가 사업상실패로 당분간 몸을 숨겨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 가정을 뒷받침해 줄 증거로는 ①김씨가 광주로 내려갔다는 10일 한국 「스테인리스」가 부도(不渡)를 내고 문을 닫았다는 점 ②살고있던 답십리2동242의38에서 10일께 딴 곳으로 이사 ③승용차안에 무선전화까지 갖고 있는 김씨가 광주에선들 처가에 직접 연락을 못하나 하는 점 등이다. 그런가하면 신부 아버지는 딴 여자관계가 있어 그런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기도. 그러나 이런 모든 의심은 명확한 증거가 없는 이상 김씨가 하루 빨리 나타나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는한 알길이 없다.[선데이서울 69년 11/23 제2권 47호 통권 제 61호]
  • [女談餘談] 28년 잔인한 세월에 묻힌 모정/김수정 정치부 차장급

    “엄마, 엄마, 좋은 날 자꾸 울면 돼?”28년의 세월이 지나 마흔다섯이 됐지만 막내아들 영남은 여든을 넘긴 노모 앞에서 여전히 17살 소년이었다. 가슴 찢기는 삶을 살았던 노모는 한동안 “아유, 아유”란 비명에 가까운 말밖에 쏟아놓질 못했다. 하지만 지난 19일부터 2주일간 진행된 제14차 이산가족 상봉에서 영남씨 가족의 ‘28년’은 나머지 가족들이 삼켜야 한 세월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상봉한 394가족 태반이 55년,56년 만에 피붙이들을 만났다. “어머니는 정말 아버지를 사랑했어요. 결혼 후 4년 동안 아버지가 주신 사랑을 잊지 못해서…. 사진을 꺼내놓고 그렇게 그리워하는 모습을 제가 이 나이 되도록 봐왔거든요. 이렇게 또 헤어져야 하다니….” 금강산에서 지난주 만난 57세의 딸은 “엄마나 저처럼 맘놓고 울지도 못하는 아버지가 가슴아파 죽겠다.”고 했다.2시간의 작별상봉 시간. 딸은 돌배기 때 헤어진 아버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주름 가득한 손을 자신의 얼굴에 비벼댔다. 남편의 손만 마냥 잡고 울던 할머니는 “이제서라도 무릎에 앉아보자.”며 남편 무릎에 올라 안겼다. 다시 기약없는 생이별을 눈앞에 둔 여든살 할머니의 절박함이었다. ‘꿀꺽’ 울음 덩어리를 삼키던 북녘 할아버지의 애처로운 눈길이 기자의 뇌리에서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56년만의 상봉에서 하룻밤이라도 함께 보내야 하는 것 아닌가.2박 3일 정해진 두세시간 만났다 헤어지고, 함께 나들이 한번 하더니 버스에 태워 사라지는 ‘잔인한’ 상봉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이렇게라도 어렵사리 상봉하는 게 어디냐는 게 남북의 현주소다. 지난 2000년 치러진 이산상봉 행사에서 기자들은 반세기만의 재회라고 표현했다. 내년이면 57년, 몇년 후면 60년만의 만남이 된다. 최근 상봉에서 점점 부모자식간, 배우자간 상봉수는 줄어들고 있다. 상봉을 신청한 12만명의 이산가족 가운데 고령자들이 속속 눈을 감고 있기 때문이다. 북측은 영남씨의 기자회견을 통해 ‘납북’이 아니라 ‘돌발 입북’이란 당혹스러운 논리를 내세웠다. 누가 봐도 뻔한 그 억지 주장에 ‘역풍’을 맞지 않으려면 북측은 이산상봉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60년,65년만의 상봉이란 표현을 쓸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은 커다란 죄악이다. 김수정 정치부 차장급 crystal@seoul.co.kr
  • 노모 “너 봤으니 죽어도 여한없다”

    노모 “너 봤으니 죽어도 여한없다”

    남측 어머니 최계월씨와 북측 아들 김영남씨는 28일 오후 첫 상봉에 이어 저녁 7시부터 2시간 동안 만찬을 함께하면서 헤어진 28년의 한을 달랬다. 최씨는 금강산호텔 2층 상봉장 93번 테이블에 앉은 아들 영남씨를 보자마자 손을 덥석 잡으며 “우리 아들이야, 우리 아들”이라며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했다. ●“엄마, 혈압높아?” 노모 건강에 관심 영남씨는 “엄마, 혈압높아?”라며 최씨의 건강상태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최씨는 “높아. 몇달 돼.1년 돼.”라면서 “너 봤으니 죽어도 돼.”라며 행복감을 표시했다. 영남씨는 왼손은 누나 영자씨, 오른손은 어머니 최씨의 손을 꼭 잡고 이야기 꽃을 피웠다. 영자씨가 귓속말로 “이렇게 사니 괜찮아?”라고 묻자 영남씨는 “괜찮아.”라고 말했다. 영남씨는 “결국은 누구 말대로 나라가 통일되긴 해야지. 이런 일이 보통된 일이 돼야 하는데. 특별한 일이 됐어.”라며 몰려든 취재진의 시선 집중을 부담스러워했다. 영자씨는 하얀 저고리를 입고 있는 은경(일명 혜경)양에게 “요즈음 나이에 맞지 않게 왜 한복을 입고 있니?”라고 물었고, 영남씨는 “대학생 교복”이라고 답했다. 최씨 모자와 가족은 만찬을 끝내기 전에 가족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편 영남씨는 만찬 직전에 “어머님을 뵈어서 행복하시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네.”라고 간단히 대답했다. 하지만 은경양이 남측에서 매우 유명하다는 말에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혜경양에 “IT강국 남쪽에 유학와라” 만찬이 끝날 무렵에 한완상 한적 총재가 최씨 모자 테이블을 찾아 인사를 건넸으며 은경양의 전공을 물었다. 영남씨는 “제가 미래를 보고 컴퓨터학과를 보냈다.”고 은근히 자랑했고, 한 총재는 “남쪽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나은 IT강국인 걸 아느냐.”면서 “나중에 남쪽으로 유학을 와라.”고 말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김영남 납북 및 행적 일지 ▲1977년;요코다 메구미 일본에서 실종 ▲1978년 8월5일;김영남(당시 16세) 납북 ▲1986년;김영남·메구미 결혼 ▲1987년;김영남·메구미 부부 딸 혜경(19·가명 은경) 출산 ▲1994년;메구미 자살(북한 주장) ▲1997년;남파간첩 김광현,“김영남 납치” 진술 ▲1997년;김영남, 박춘화(31)와 재혼 ▲1999년;김영남·박춘화 부부, 아들 철봉(7) 출산 ▲2002년 9월;김정일 국방위원장, 메구미 납치 및 사망사실 시인 ▲2004년 11월;김영남, 일본 정부 대표단에 메구미 유골 직접 전달. ▲2004년 12월;일본,DNA 감정결과 메구미 유골 가짜라고 주장 ▲2004년 12월;북, 일본 주장은 날조라고 반박 ▲2006년 4월11일;일본, 김영남의 남한 내 가족과 딸 혜경 DNA 대조해 김영남·메구미 부부 사이 확인 ▲2006년 5월16일;메구미 아버지 요코다 시게루씨와 김영남 어머니 최계월씨 서울서 상봉. ▲2006년 6월8일;북, 김영남 생존사실 확인. ▲2006년 6월28일;김영남, 금강산 상봉장서 어머니 최계월씨·누나 영자씨와 상봉.
  • 김일성종합대학 컴퓨터학과 재학

    28일 남의 노모 최계월씨와 북의 아들 김영남씨가 28년만에 얼굴을 마주하자 은경(19·일명 혜경)양은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훔쳤다.“할머니 절 받으시라요.” 그리곤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장’에서 생면부지인 친할머니에게 처음으로 큰절을 올렸다. 동생인 철봉(7)군도 함께 큰절을 올렸다. 혜경양은 영남씨와 요코다 메구미씨의 딸. 남한에서 납북된 아버지와 일본에서 납북된 어머니를 둔 기구한 운명으로 태어났다. 그나마 그 어머니마저 북한에선 사망한 것으로 주장하고, 일본은 사망을 인정치 않아 또다른 아픔을 겪고 있는 주인공이다. 남한의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동그스럼한 얼굴에 북한에서 자라고 북한 여성 옷차림을 한 탓인지 여느 ‘북녀(北女)’와 별 다름이 없었다. 키는 160㎝도 되지 않을 정도로 작았고 나이에 비해 앳된 모습이었다. 혜경양은 왼쪽 가슴에 김일성 배지와 함께 김일성종합대학 배지도 달고 있었다. 이름표에는 남측에 홍보한 대로 ‘김은경’으로 돼 있었다. 그동안 남측에선 혜경으로 알려져 있었다. 혜경양의 고모 김영자(48)씨는 “표정이 무척 밝았고 또랑또랑한 눈매였다.”며 “아버지와 할머니가 어릴 적 얘기를 하면 고개를 끄덕이며 환하게 웃었다.”고 전했다. 이어 “공부를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니 컴퓨터학과에 다닌다고 답하더라.”면서 “경황이 없어 왜 이름이 혜경이로 알려졌던 것과 달리 은경인지 물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엄마 나 막내 맞아, 이젠 효도할게”

    “엄마 나 막내 맞아, 이젠 효도할게”

    까까머리 고등학교 1학년이던 아들은 28년만에 머리가 벗겨진 중년의 모습으로 팔순 노모의 품에 안겼다. 28일 금강산호텔의 이산가족 상봉장에서 남측의 어머니 최계월(82)씨는 아들 김영남(45)씨의 손을 잡고 놓을 줄 몰랐다. 최씨는 “아유, 우리 아들. 아유, 우리 아들”하면서 흐느끼기만 했다. 영남씨는 어머니를 만난 게 믿기지 않는 듯 “이 좋은 날 왜 울어요.”라고 웃으면서 어머니를 다독거렸다. 최씨는 휠체어에 앉아 아들의 머리에 손을 올려놓고 영남씨를 부둥켜안고 “이제 죽어도 한이 없다.”고 말했다. 영남씨는 북한 사투리가 약간 섞인 말투로 “오래오래 사셔야지. 막내아들이 이제 효도 좀 할게.”라고 말했다. 한참을 부둥켜안고 운 뒤에 영남씨는 일어나 “막내아들 걱정 많이 했을텐데, 불효막심한 아들이 절 드리겠다. 인사드리겠다.”면서 큰절을 올렸다. 양복 차림의 영남씨가 사망한 납북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에 이어 재혼한 둘째 부인 박춘화(31)씨를 소개했으며, 한복 차림의 박춘화씨는 “평양 며느리 절 받으세요.”라면서 큰절을 했다. 이어 박씨와 사이에 낳은 아들 철봉(7)군이 최씨에게 다가가 “할머니, 김철봉입니다.”라고 또박또박 인사를 하자 최씨는 “영락없이 아빠구나.”라며 손자를 껴안았다. 또 메구미와의 사이에 낳은 손녀 혜경(18)양이 “절 받아주세요.”라면서 할머니에게 큰절을 했다. 흰 저고리에 검은색 치마차림인 혜경양은 모자 상봉을 지켜보면서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고, 며느리 박씨와 철봉군도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최씨가 “어디 보자.”라면서 아들의 얼굴을 확인하려 하자 영남씨는 “엄마, 나 맞아. 막내 맞아.”라고 말했다. 영남씨는 “아버지 언제 돌아가셨어.”라면서 가족상황을 물었고, 최씨는 “막내아들 때문에…”라면서 말문을 닫았다. 영남씨는 “형님은? 다 살아 있으니 다 만나자.”고 말했고 최씨는 “딸 이쁘고, 막내도 착하고, 마누라도 이쁘고, 다 잘 얻었다.”고 말했다. 누나 영자(48)씨는 동생을 부둥켜안으면서 “딸도 이쁘고 다 이쁘다.”면서 영남씨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영남씨가 “건강하신 모습을 보니 좋구만. 기쁘구만.”이라고 말하자 누나는 “어릴 때와 너무 똑같아. 머리카락도, 목소리도…”라면서 눈물을 흘렸다. 영남씨는 누나를 껴안으면서 “누나 보고싶었어.”라고 응석을 부리듯 인사도 했고. 영자씨는 혜경양에게는 “텔레비전으로 많이 봤다.”고 했고, 철봉군에게는 “너는 너네 아버지 어릴 때 두상하고 똑같다.”고 말했다. 이날 모자 상봉은 다른 이산가족들과 별도로 마련된 방에서 진행됐다. 김씨는 이날 자신의 납북 경위, 일본인 전처 요코다 메구미 관련 얘기를 비롯한 민감한 문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영남씨는 29일 30여분 동안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북측은 회견을 통해 납북 여부 및 경위, 메구미씨의 사망 경위,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공동취재단·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일연 탄생 800주년 7월 내내 기념행사

    삼국유사를 집필한 보각국사 일연(一然·1206∼1289)의 탄생 80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27일 경북 군위군 인각사(주지 상인 스님)에 따르면 일연 스님의 탄생일인 7월6일부터 입적한 8월1일까지 각종 법회와 음악회, 학술대회, 템플스테이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갖기로 했다. 인각사는 일연이 만년에 노모를 모시며 ‘삼국유사’를 집필한 곳이다. ‘반만년 민족혼을 찾아 나서는 은빛바다 대항해’를 주제로 개최될 행사 첫날에는 인각사에서 일연 탄신 기념법회가, 오후 7시30분엔 일연의 출생지인 경산시의 자인 계정숲 야외 특설무대에서 민요와 국악 연주, 초청가수 공연 등 기념음악회가 마련된다. 8일부터 23일까지 주말에는 인각사에서 추모다례 행사와 기념음악회가 이어지고 10일부터 27일까지 평일에는 ▲템플 스테이 ▲사찰음식 체험전 ▲청소년 민족문화학교 ▲삼국유사 탐방여행 ▲팔공산 달빛산행 등의 행사가 인각사와 영천 은해사에서 마련된다. 20,21일에는 경기도 성남시 한국학 중앙연구원에서는 중국, 일본 등 7개국 일연학 관계자들이 참가하는 ‘일연·삼국유사 국제학술세미나’가 열린다.28∼30일 인각사 경내에서는 오세암, 동승, 화엄경, 우담바라, 파계, 관세음 리틀붓다, 티베트에서의 7년 등 불교관련 영화 8편이 상영된다.군위 김상화기자shkim@seoul.co.kr
  • 첨단기술 3000억대 해외유출

    자동차의 첨단 산업기술을 빼돌려 중국 등 제3국으로 유출해 3000억원의 피해를 준 산업스파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외사수사대는 27일 자신이 근무하던 벤처기업의 자동차 금형분야 첨단기술을 빼돌려 동종업종 기업을 만든 뒤 중국 등 해외 경쟁업체에 제품과 함께 설계도면 파일을 판매한 혐의(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위반)로 A사 대표 최모(45)씨와 박모(32)씨 등 2명을 구속했다. 또 A사 설계원 박모(26), 노모(27)씨와 영업팀원 김모(26·여)씨, 자금을 대준 임모(41)씨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자동차 보닛·트렁크·문짝 금형설계 및 제작업체인 D사의 해외영업팀 과장과 대리로 근무하던 지난해 10월 초 설계부 사무실의 메인컴퓨터에 접근해 2차원,3차원 설계용 프로그램과 자동차 금형설계 핵심 데이터베이스 파일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어 올해 초 회사를 그만두고 A사를 설립한 뒤 빼돌린 도면을 이용해 금형제품을 생산한 뒤 중국 금형업체에 접근해 제품과 도면파일 등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마니아] 인천 ‘마니아 플라잉 아워스 클럽’

    [마니아] 인천 ‘마니아 플라잉 아워스 클럽’

    도전은 즐겁다… 날자! 날아보자! 하늘을 날고 싶은 인간의 꿈은 비행기를 만들어 냈다. 아득한 우주공간을 탐사하는 시대지만 우리는 여전히 하늘을 나는 꿈을 꾼다. 꿈은 도전하는 자에게는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초경량 비행기에 몸을 싣고 하늘을 나는 사람들이 있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비행장에 가면 초경량비행기에 마음을 빼앗긴 마니아들을 만날 수 있다. 보는 사람은 아찔해도 타는 사람은 편안하다. 그렇지만 초경량비행기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아직까지 여성 회원은 없다. 꿈이 있는 사람이라면 비행운전 면허시험에 응시해 보자.14세 이상이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말로만 듣던 초경량 비행기를 가까이서 보는 순간 과연 이것이 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게 225㎏에 길이 7m, 마치 장난감 비행기를 확대시켜 놓은 것 같다. 전체 폭이 9m라고는 하지만 날개를 빼면 비행기 동체 폭은 50㎝에 불과하다. 더구나 비행기 좌석 옆은 아무런 차단막없이 오픈돼 하늘에 오르니 조금만 움직여도 밑으로 떨어질 것 같다. 자연히 의자를 움켜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그런데도 비행기는 잘도 날아간다. 활주로 400m중에 불과 50m만 달려 가볍게 하늘로 오르더니 인천 송도국제도시 300m 상공에서 시속 110㎞로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닌다. 매립이 진행중인 송도국제도시 6·8공구와 첨단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가는 1∼4공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북서쪽으로 다소 떨어진 곳에서는 최근 상량식을 가진 인천대교(송도와 영종도를 잇는 연륙교)가 건설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창공에 오른지 5분 정도 지나니 어느새 공포감도 없어졌다. 착륙할 때는 활주로가 비포장임에도 새처럼 가볍게 내려 앉았다. ●비행·정비 모두 스스로 해야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해안도로 옆에 자리잡은 송도비행장에는 초경량 비행기(ULP)를 매개삼아 ‘하늘을 나는 꿈’을 실현하는 마니아들이 있다. 누구나 쉽게 흉내낼 수 없는 마니아들이기에 클럽 이름도 ‘마니아 플라잉 아워스’로 지었다.2002년 10월 생겨난 이 클럽은 회원수가 50명으로 비행 실력이 모두 수준급이다. 이들 가운데 자가용 비행기를 보유한 사람은 11명에 불과하지만 회원들끼리 비행과 정비 등을 함께 하며 파트너십을 익힌다. 회원들은 20대부터 70대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다. 어찌보면 같이 동호인 활동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지만 목숨이 걸린 비행을 함께한다는 동지애가 나이를 떠나 이들을 하나로 묶는다. 직업도 신부 교사 대학생 자영업자 등 천차만별이다. 다만 초경량 비행기는 위험하다는 인식 탓인지 아직까지 여자 회원은 없다. 회원들은 정기모임 없이 시간이 날 때마다 팀을 이뤄 비행을 함께한다. 초경량 비행기는 정비사가 따로 없기 때문에 정비도 스스로 해야 한다. ●2인승 제작비 3000만원선… 연료는 일반 휘발유 회원들이 가지고 있는 기종은 대개 2인승 ‘드리프터(Drifter)’로 클럽 회장인 김은회(44)씨가 직접 만든 것이다. 비행경력 20여년의 김 회장은 “엔진만 들여오면 나머지는 조립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제작과정이 생각만큼 복잡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계기도 고도계 속도계 상승계 온도계 등 비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기만을 갖춰 단출하다. 연료는 일반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를 쓴다.1대 제작하는 데 3∼4개월 걸리며 3000만원 정도 소요된다. 외국에서 수입하면 가격이 월등히 비쌀 뿐 아니라 수입하는 데 6∼8개월이 걸린다. ●14세 이상이면 비행운전 면허 응시 자격 비행기를 제작한 뒤 교통안전관리공단에서 감항 검사를 받으면 등록 자격이 주어진다. 서울지방항공청이 관할하는 대전 이북에서는 비행기 넘버가 S로 시작되며, 부산지방항공청 관내인 대전 이남에서는 B로 시작된다. 비행운전 면허증은 14세 이상이면 응시자격이 주어지며, 교통안전관리공단에서 실시하는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거쳐야 한다. 실기는 본인이 배운 비행기로 하며 시험관이 출장나와 판정을 한다. 합격률이 80∼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개인면허 취득과정이 까다롭고 정비사와 정식공항 등을 갖춰야 하는 경비행기(GA)에 비하면 규제가 적은 편이다. 별도의 복장조차 없어 헬멧만 갖추면 된다. 회원들이 비행할 수 있는 구역은 ‘UFA-16’이다. 이른바 별도의 신고없이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는 구역으로 ‘비행공역’으로 불린다. 송도비행장에서 반경 3마일 이내로 북으로 월미도, 남으로는 시화방조제까지다. 여기에는 송도국제도시, 소래포구, 인천대공원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인천시 전경도 볼 수 있다. ●한달 유지비 30만원 정도 비행공역을 벗어난 지역에 가려면 비행 1주일 전에 서울지방항공청에 비행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초경량 비행기로 화성 제부도까지 15분, 대천 1시간20분, 안면도 1시간40분가량 걸린다. 초경량 비행기는 고급 레포츠라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유지비가 별로 안 든다. 비행장 계류비 월 15만원 외에 연료비, 부품교체비, 연회비(50만원) 등을 합쳐도 월 30만원을 넘지 않는다. 연료탱크(38ℓ)를 가득 채우면 3시간30분∼4시간가량 운항할 수 있다. 비행기 동체 자체가 워낙 간단하다 보니 정비도 어렵지 않다. 기계에 대한 특별한 안목이 없어도 매뉴얼대로 하면 출항 전 10여분이면 정비를 마칠 수 있다. 엔진 등에 대한 정밀점검은 2∼3개월마다 실시한다. 게다가 비행기 수명이 반영구적이다. 엔진만 비행시간 800시간을 넘겨 교체해주면 40∼50년을 거뜬히 사용할 수 있다. ●엔진 꺼져도 바람 타고 활공토록 설계 ‘마니아 플라잉 아워스’클럽 회원들은 대체로 김은회 회장이 운영하는 ‘송도비행스쿨’출신이다. 초경량 비행기를 운전하려면 30시간 이상의 비행교육을 거쳐야 한다. 여기에는 교관과 함께 타는 20시간의 교육비행과 5시간의 단독비행이 포함돼 있다. 이를 마치는 데는 대체로 3∼4개월이 걸리며, 교육비는 시간당 14만원이다. 초경량 비행기의 최대 관건은 안전성이다.1988년 국내 처음으로 초경량 비행기가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0여명. 초경량 비행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1000여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인명피해다. 그러나 초경량 비행기는 생각보다 안전하다. 공중에서 엔진이 꺼져도 행글라이더처럼 바람의 힘으로 글라이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이론상 추락이 불가능하다. 송도비행스쿨의 경우 응급대처 요령으로 엔진을 끈 상태에서 글라이딩하는 방법까지 가르치고 있다. 또 불시착을 시도하다 충돌하더라도 동체와 랜딩기어가 충격을 흡수하도록 돼 있어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그러면 왜 사고가 날까? 김 회장은 “안전수칙을 무시하고 곡예비행을 하거나 돌풍 등 기상상황이 악화될 경우 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어느 골수 마니아에 들어보니… “비가 온 뒤 맑게 갠 날 비행을 하다가 무지개를 보게 되면 황홀감마저 느끼게 됩니다.” 초경량 비행기 경력 4년째인 배기화(41)씨는 벌써 비행시간이 400시간을 넘어섰다. 1회 비행이 10∼20분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매일 탄 셈이다. 건설회사 간부인 배씨는 날씨가 나쁜 날을 제외하고는 퇴근하기가 무섭게 송도비행장으로 달려간다. 배씨는 “학창 시절 파일럿이 꿈이었는데 그것을 뒤늦게 비슷하게나마 이뤄 기쁘다.”면서 “힘들고 짜증날 때 하늘에 오르면 세상의 모든 것이 내 발 아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 배씨가 타는 기종은 ‘MXL-1’로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1200만원을 들여 각종 부품을 사들인 뒤 동체, 날개, 바퀴 등을 조립했다. 동호인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리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자전거를 조립한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없습니다.” 하지만 공업고등학교와 공업전문대를 나와 손재주가 남다른 배씨이기에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될 것 같다. 배씨의 기종은 시속 70㎞ 안팎으로 90∼120㎞인 ‘드리프터’에 비해 느리지만 폭이 넓어 안정감이 있다. 배씨의 또 다른 취미는 자신의 비행기에 지인들을 태워 하늘을 나는 느낌을 공유하는 것이다.9살 배기 딸을 비롯해 칠순을 넘긴 모친, 형(50) 등 가족은 물론 지인들도 거의 배씨의 비행기를 한번쯤 타봤다. 심지어는 비행장에 놀러온 사람들이 호기심을 보이면 주저없이 자신의 비행기에 태운다. 특이한 것은 초경량 비행기를 탔을 때 여자보다 남자가 더 겁을 낸다고 한다. 노모와 딸은 30분을 거뜬히 탄 반면 형은 하늘에 오르자마자 사색이 돼 1분만에 내려왔다. 비행시간이 많다 보니 아찔했던 경험도 있다. 지난해 10월 송도앞바다 상공을 돌다 착륙하려는데 바퀴 하나가 나오질 않았다. 결국 외발로 비상착륙을 했는데, 무사히 착륙할 때까지 동승자는 위급상황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배씨는 “동승자가 놀랄까봐 당시 상황을 얘기하지 않았지만 만약 얘기했으면 오히려 안전에 지장을 초래했을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씨줄날줄] 사랑의 회초리/이용원 논설위원

    교육이 백년대계(百年大計)라면 한국사회는 100년은커녕 10년후조차 기대하기 어렵게 생겼다. 요즘 교육현장 돌아가는 꼴을 보면 누구라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초등학교 여교사가 학부모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한 다음날 어느 중학교에서는 남학생이 여교사를 넘어뜨린 뒤 걷어차는 일이 벌어졌다. 그런가 하면 한 여고 교사가 학생들을 교실에 감금하고 밖에서 문을 잠근 사실이 어제 뒤늦게 알려졌다. 이같은 일련의 사태를 놓고 교육 당국과 일선학교, 학부모단체는 책임 떠넘기기에만 바쁠 뿐 자성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지금은 사라지다시피 한 말로 ‘달초(撻楚)’가 있다.‘부모·스승이 훈계할 목적으로 회초리로 볼기·종아리를 때리는 일’이다. 예컨대 ‘아버지의 달초로 잘못을 뉘우쳤다.’라는 식으로 쓴다. 전통사회에서 달초는 효과적인 교육수단이었다. 단지 어린 자녀·제자에게만 적용되는 수단이 아니어서, 중년을 넘은 가장도 잘못을 저지르면 노모 앞에 나가 회초리를 드리고 목침 위에 올라섰다. 달초가, 때리는 어른이나 맞는 아이 모두에게 기껍게 받아들여진 까닭은, 자기 자신을 때리는 마음으로 회초리를 들기 때문이다. 달초와는 거꾸로 자식·제자가 부모·스승에게 회초리를 드는 징벌도 있었다. 자식이 큰 잘못을 저지르면 어머니는 아이 앞에서 종아리를 걷고 “에미를 쳐라.”라고 명령한다. 만약에 아이가 회초리를 들지 못하면 스스로 종아리에 피가 맺힐 정도로 회초리질을 하는 것이다. 이쯤 되면 아무리 못난 자식이라도 그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빌게 마련이다. 이같은 방식은 사제지간에도 통용됐다. 청주기계공고 어머니회가 엊그제 전교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학교 측에 ‘사랑의 회초리’를 전달했다. 학교 당국은 그 회초리를 체벌에 쓰지 않고 각반 교실에 걸어놓기로 했다고 한다. 꼬일 대로 꼬인 교육 문제를 해결하려면 학생·교사·학부모·교육당국자 모두가 가슴에 회초리 한 자루씩은 품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물론 상대방을 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종아리를 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사랑의 회초리’로서 기능을 다해 스러져가는 우리 교육을 되살릴 수 있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어머니의 희생·미덕·향수 못잊어”

    “어머니의 희생·미덕·향수 못잊어”

    광주대 문창과 교수로 재직 중인 소설가 문순태(65)가 8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소설집 ‘울타리’와 산문집 ‘꿈’(이룸)을 동시에 펴냈다. 소설집은 2002년 ‘된장’이후 아홉 번째이며, 산문집은 세 번째다.‘타오르는 강’‘그들의 새벽’‘느티나무’등을 통해 분단과 5·18이라는 격동의 현대사에 천착했던 작가는 이제 역사인식의 틀에서 비켜나 자신의 문학적 뿌리인 어머니의 존재를 깊이 응시한다. ●어머니는 언제나 가족 감싸는 울타리 “올해 아흔셋의 노모는 도시 생활을 한 지 5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 농사 걱정을 하십니다. 농사꾼 집안에서 태어나 전형적인 가부장제 아래서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하셨던 어머니는 언제나 우리 가족을 든든히 감싸는 울타리였지요. 점점 잊혀져가는 농경사회 어머니 세대의 강인한 생명력과 삶의 미덕을 일깨우고 싶었습니다.” 수록작 ‘늙으신 어머니의 향기’에는 어머니의 냄새를 못 견뎌하는 아내가 나오는데 작가는 어머니가 아들에게 하는 말을 빌려 어머니의 냄새를 ‘에미가 자식 놈들을 위해서 알탕갈탕 살아온, 길고도 쓰디쓴 세월의 냄새’라고 표현한다.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 작품으로 작가는 2004년 이상문학상 특별상을 받았다.‘은행나무 아래서’‘느티나무와 어머니’등이 삶의 가치를 어머니와 관련지어 쓴 글들이라면 ‘울타리’는 작가가 요즘 화두로 삼고 있는 ‘경계인’에 관한 소설이다. 젊은 시절 빨치산 활동을 같이 했던 두 친구가 오랜 세월이 흘러 한명은 탈북자로, 한명은 비전향 장기수로 재회하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그렸다.“‘된장’이후 역사에서 비켜서려 했는데 쓰다보면 결국 역사의 자리에 와있더라.”는 그는 “그게 작가로서 내 운명인 것 같다.”며 웃었다. 산문집 ‘꿈’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전쟁을 체험한 세대로서의 성찰, 그리고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반성하는 시각을 담았다. 지하철이나 버스정류장에서 쏟아지는 인파를 보며 시골길의 한적한 버스정류장을 떠올리고, 인터넷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보며 시골 우물가를 떠올리는 작가의 글은 광속의 시대 아날로그의 미덕을 돌아보게 한다. ●교단 퇴직후 고향서 창작활동할 것 “홀가분하다”는 말로 15년 교단 생활을 마감하는 소회를 전한 작가는 퇴직 후 고향인 담양으로 돌아가 창작활동에 몰두할 것이라고 했다. 무등산 깊은 골짜기에 집필실 겸 창작교실을 지어 지역 문인들과 일반인들을 위한 문학 사랑방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당장 해야 할 일은 20년째 미뤄온 대하소설 ‘타오르는 강’의 완간. 작가는 “7권까지 써놓고 시간이 없어 손대지 못했던 것인데 앞으로 3권을 더 써서 10권으로 완간하겠다.”고 말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5·3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24時-(5) 서울시장] 민주 박주선 “서울생활이 벌써 40년”

    [5·3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24時-(5) 서울시장] 민주 박주선 “서울생활이 벌써 40년”

    “내가 서울에서 40년을 산 사람이요. 세금을 내도 오세훈 강금실 후보 보다 오래 냈고” 15일 오전 11시 마포구 공덕동의 한 인터넷라디오 방송사 사무실. 한 시간가량 방송에 출연하고 스튜디오를 막 나서는 민주당 박주선(56) 서울시장 후보가 방송사 간부와 논쟁을 하고 있었다. 과거 전남·광주지역 방송사에서 근무할 때부터 후보와 친분을 쌓았다는 그 간부는 “왜 꼭 서울시장에 출마해야 하느냐.”며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박 후보는 “입법·사법·행정부 경험을 두루 갖추고 시정(市政)을 이끌 적임자는 박주선뿐”이라고 되받았다. “후원금을 내겠다.”며 미소를 짓는 방송사 간부에게 손을 흔들며 15분가량의 짧은 논쟁을 마친 그는 인근 아현시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승용차에 올랐다. 그 옆 자리에 탔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 나왔다.“차떼기당에 공천비리 파문이 줄줄이 터지는데도 한나라당 지지율은 떨어질 줄 모른다.”고 했다. 민주당의 낮은 지지율에 답답함을 우회적으로 토로하는 말로 들렸다. 6분 만에 아현시장에 도착해 상인과 주민 손을 부여잡고 “서울시장 선거는 서울시라는 거함의 운전기사를 뽑는 일”이라고 했다. 그리곤 “소속 정당은 운전면허 받는 학원일 뿐이니 누가 운전 잘하는지 보고 투표해 달라.”고 당부했다.‘장사가 안돼 빚만 는다.’는 하소연에 그는 “깊은 신음소리를 새겨듣고 간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점심으로 설렁탕 한 그릇을 먹은 박 후보는 구로구 오류동 언덕의 한 양옥집을 찾았다. 스승의 날을 맞아 46년 전 초등학교 5학년 당시 담임이었던 최기태(68) 은사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초상화도 그려주고 가난한 그를 위해 방과 후에 따로 공부를 가르쳐줬다고 한다. 카네이션 바구니를 받고 눈시울이 촉촉해진 은사는 “거의 매년 망년회를 열어준 고마운 제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의 어머니 얘기를 했다.“초등학교 때 자네 어머니가 얼마나 자네 부탁을 나한테 했는지 몰라. 훌륭한 어머니셨지.” “꼭 당선돼서 좋은 술을 한 병 들고 찾아뵙겠다.”며 은사와 헤어진 박 후보는 여의도 선거사무실로 향하는 차 안에서 어머니 얘기를 꺼냈다. 일흔 여덟 살의 노모를 모시고 사는 그는 “어머니께선 출마 사실도 모르신다.”고 했다.“2004년 아들(박주선)이 검찰에 두번째 구속됐을 때 충격으로 기억을 놓으셨다.”고 했다. 장사일로 전국을 떠돈 아버지 대신 행상 등으로 생계를 맡은 어머니는 피를 팔아 그의 중학교 입학금을 댈 정도로 내리사랑이 각별했다고 한다. 끊임없이 걸려오는 참모들과 지인들의 전화를 받던 그가 잠시 눈을 붙였다. 새벽 4시30분이면 일어나 집 근처 산에 오르며 체력을 관리해 왔지만, 바쁜 일정에 피로가 쌓인 듯했다. 여의도 선거사무실에 도착, 이날 저녁 예정된 방송토론회 준비를 하던 중 손님이 찾아왔다.‘선배’라고 부르는 이훈평 전 의원. 이 전 의원은 “호남 표가 자포자기 안 하면 당선인데, 노무현 정권에 허탈감을 느껴온 호남표가 꿈틀대기 시작했다.”고 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감기약 히로뽕

    국내 시판이 금지된 감기약을 국제우편으로 들여와 일부 성분만 추출, 히로뽕으로 만들어 투약한 일당이 처음 적발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0일 히로뽕을 제조, 투약한 노모(39)씨 등 전·현직 영어강사 2명과 김모(44·영어강사 소개업)씨 등 투약자 2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1명을 수배했다. 노씨 등 제조자 2명은 지난 3월 중순부터 3차례에 걸쳐 해외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환각성분이 포함된 감기약·다이어트약 54병(병당 50정)을 국내에 들여온 뒤 이를 원료로 경기도 안산시 노씨 집에서 19.8g(시가 1200만원)의 히로뽕을 제조, 친구 3명과 함께 10여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노씨는 미국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2년간 수형생활을 할 때 기술을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사회플러스] 롯데월드 지원본부장 영장신청

    롯데월드 무료개장 안전사고를 수사 중인 서울 송파경찰서는 29일 롯데월드 외곽경비 총책임자인 지원본부장 노모(53) 상무에 대해 업무상 과실 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안전과장 박모(47)씨 등 안전부서 직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노 상무는 안전관리 총괄책임자로서 이번 특별행사에 평소보다 더 많은 안전요원을 배치해야 했지만 관리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사고를 유발시킨 책임이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 롯데월드 책임자 구속키로

    롯데월드 무료개장 안전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 송파경찰서는 28일 롯데월드 지원본부장 노모(53) 상무와 안전과장 박모(47)씨 등 4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외곽경비를 책임졌던 안전경비 관련자 4명에 대해 형사책임을 묻기로 했으며 이 가운데 책임이 중한 관계자는 구속수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이틀 동안 롯데월드 지원본부장과 영업본부장, 경영기획이사 등 이사급 간부와 행사 기안자, 안전·관리 부분 실무진 등 10명을 소환해 조사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소머리국밥’ 장사 10년 코미디언 배연정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소머리국밥’ 장사 10년 코미디언 배연정

    신이 내린 유일한 축복이다. 인간의 걱정거리를 확 덜어낸다. 뭘까. 푸하하하, 웃음이다. 맞다. 신은 웃는 사람을 건강하고 오래 사는 길로 안내한다. 웃음은 스트레스와 분노, 긴장을 완화시켜 심장마비와 같은 돌연사도 막아준다. 또 있다. 순환기와 소화기관을 자극해 혈압을 내려주고 암도 물리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희귀 질병에 걸린 미국의 한 작가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계속 보면서 일부러 크게 웃어 건강을 되찾았다. 코미디언·개그맨이 인기를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작고한 김형곤씨도 살아 생전 그런 철학으로 많은 웃음을 온몸으로 선사했기에 더욱 안타깝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6월 LA에 해외체인점 1호 오픈 배연정(55)씨. 언제나 건강한 웃음을 생산하는 대표적 여성 코미디언이다.1971년 4월에 데뷔했으니 다음달이면 꼭 35년째가 된다. 신세대 개그가 주류인 요즘에도 여전히 TV를 통해 특유의 ‘재기발랄’한 웃음을 공급한다. 세대를 뛰어넘어 폭넓은 팬들을 확보한 것도 배씨의 독특한 미소와 향기에서 나온다. 배씨는 10년전 경기도 광주 곤지암으로 이사와 텃밭을 가꾸며 반농부처럼 지낸다. 아울러 집 인근에 ‘배연정 소머리국밥집’을 차려 10년째 음식장사를 하고 있다. 지금은 대구에 공장을 두고 창원과 벽제 등을 포함,4개의 체인점까지 거느려 어엿한 ‘사장님’으로 돈을 벌었다. 특히 오는 6월 초에는 미국 LA에 해외 체인점 1호를 오픈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다. 그동안 ‘배연정 소머리국밥’‘오삼불고기’‘마돈치’ 등 음식메뉴 특허만 10여가지를 받아놓을 정도로 ‘음식 사업’에 각별한 열정으로 성공을 일구었다. 이같은 감동 스토리가 알려져 기업체나 각 지방단체 등에 수시로 초청강연까지 나간다.‘코미디언’‘기업가’‘강사’ 등 그야말로 1인 다역의 억척 아줌마로 변신했다. 지난주 경기도 곤지암에 위치한 배씨의 식당에서 만났다. 편안한 운동복 바지에 가벼운 티셔츠 차림이었다. 활짝 웃으면서 반긴다. 화장은 얼굴만 살짝 찍어발랐다고 했다. 여전히 동안(童顔)이었다.“나이요? 51년생이죠. 까짓 것 뭐 어때요.(나이를)밝혀도 괜찮아요.”하며 천진스러운 표정이다. 그의 매력은 콧잔등의 까만 점을 중심으로 부채꼴처럼 쫙 펼쳐지는 웃음이다. 걱정거리라곤 하나도 없어보인다. 배씨는 최근 한달 동안 미국에 다녀왔다. 뉴욕에 사는 큰딸집에 들렀다가 라스베이거스와 LA, 하와이 등을 거쳐 돌아왔다. 식당 체인점 계약에 앞서 시장 조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결과 LA지역에 우선 사업계약을 했다.“자신 있어요. 그동안 ‘배연정표’가 인기를 끌어온 비결이 있잖아요. 음식맛은 독특하고 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재료도 한국에서 직접 공수할 거예요.”라며 엄지손가락을 내민다. ●직원대신 경찰서 30번 들락거려 문득 매출이 궁금해졌다. 여름 성수기때에는 하루 3000∼4000명정도 찾는다고 귀띔했다. 슬쩍 메뉴표를 봤더니 가격이 7000원. 하루매상이 얼마인지 짐작이 간다. 바쁠 때에는 직원이 40여명까지 늘어난다. 나약한 여인네 혼자 음식장사를 하기가 간단치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10년전 여기에(곤지암) 오픈했을 때 동네사람들이 연판장 돌리고, 쫓아내려고 난리법석을 떨었어요. 주변이 다 죽는다는 이유 때문이지요. 오죽했으면 제가 보디가드까지 구했겠습니까. 혹시 음식에 해꼬지나 하면 어떡해요. 구두가 바뀌었다는 손님들도 많아 구두값 계산하다가 볼짱 다보기도 했어요. 잃어버렸다는 구두는 왜 그리 죄다 비싼 건지…. 손님과 직원 사이에 시비도 많았지요. 직원대신 백차(경찰 순찰차) 탄 것만 30번은 더 됩니다.” 세월이 지난 지금은 주위 사람들이 오히려 고마워한다. 찾는 이도 많고 주변 땅값도 올랐단다. 또한 곤지암 주변 골프장이나 다른 곳 가는 약도에 항상 이 지역을 가장 먼저 그려질 정도로 중심지가 됐다고 부연했다. 배씨의 경영철학은 철저히 부지런함에 있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면 ‘어떤 음식이 맛있을까. 오징어와 삼겹살이 만나면 어떨까.’라고 버릇처럼 생각한다. 맛있는 식당에서 슬쩍 ‘커닝’도 한다. 그리곤 집에 와서 식구들을 상대로 실험을 통해 완전히 ‘배연정식화’로 만든다. 이렇게 해서 음식특허를 받은 것이 10가지 넘는다. 배씨는 매일 아침 식당으로 출근한다. 직원회의를 주도한 다음 직접 주방에서 청결유무를 챙긴다. 배씨는 1분에 물컵 5000개를 닦을 정도로 이 방면에 달인이 됐다. 직접 시범까지 보인다. 컵을 일렬로 세워놓고 위 아래로 양손이 휙휙 지나간다. 눈썹이 휘날릴 정도. 지난 10년 세월의 그림이 단박에 그려진다. 직원들 봉급은 철저한 능력제.“봉급이 몇천원 단위까지 다 달라요. 그걸 열두번 하면 한 해가 후딱 지나가거든요.” 좋아하던 골프는 10년전 딱 끊었다. 인근 골프장 사장이나 대기업 회장이 가끔 들러 라운딩을 요청해도 정중히 거절한다. 정신적으로 해이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 “음식점 창업 강의도 자주 나가요. 보세요. 직장 다니다 정년퇴직하면 대개 32평짜리 아파트 한 채에 현금 1억∼2억원정도 갖게 되거든요. 대개 그걸로 음식점 사업을 생각해요. 그런데 3개월도 못가 망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음식점은 철저하게 시장조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너무 싸게 나온 집을 골라도 위험해요. 공간이 너무 커도, 또 너무 작아도 안 돼요.” 다음은 배씨가 귀띔하는 성공 노하우. 첫째 남편은 창업하고자 하는 음식메뉴의 식당에 들어가 주방에서 7개월 동안 열심히 배운 뒤 시작할 것. 둘째 식당을 차리면 부인이 반드시 카운터를 볼 것. 셋째 직원은 홀 서빙만 시킬 것. 다섯째 손님들이 ‘겉반찬’을 더 주문할 때까지 음식맛에 계속 정성을 쏟을 것 등이다. ●사업실패 남편 억척 뒷바라지 배씨는 현재 86세된 친노모를 모시며 남편 막내딸(중학생)과 함께 지낸다. 아버지는 여덟살 이후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그때 어머니와 헤어졌기 때문이다. 아버지를 만나고 싶지 않느냐고 했더니 “아버지 얘기만 나오면 어머니가 지금도 펄쩍 뛰신다.”고 했다. 어머니도 돈벌이를 위해 젊을 때 집을 나가 자신은 할머니 밑에서 성장했다. 배씨 나이 열아홉부터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돌아온 어머니는 워낙 고생해서인지 온갖 잔병이 생겨 지금도 배씨가 병수발을 도맡아 한다. 남편은 몇해전 사업 실패로 62억원의 빚을 졌지만 배씨의 억척손으로 이를 극복했다. 지금은 남편의 건강도 회복돼 다들 새로운 인생의 봄을 맞고 있다. 문득 여자의 일생이 무엇이냐고 했더니 “참아야 하는 것이죠. 다시 태어난다면 남자이고 싶어요.”라고 한다. 건강을 위해 평일 오후에는 마을 뒷산과 동네 한 바퀴를 산책한다. 휴일에는 청계산이다. 이때마다 자신이 직접 만든 도시락을 꼭 챙긴다. 아파트 주위 텃밭에 고구마, 감자, 상추, 고추, 무 등 농약 한번 뿌리지 않은 유기농 야채들로 반찬을 만든다. 평소 이웃의 농사일을 조금씩 거드는 품앗이를 해 무공해 먹을거리는 풍부하다. 현재 방송출연은 매주 금요일 아침마당(KBS-TV)과 충주 문화방송 토론 프로그램에 고정적으로 나간다. 이때마다 방송국 수위 아저씨한데 꼭 인사를 받는다.“좀 전에 딸(가수 채연)이 들어갔어요.”라고. 반면 채연은 “어머니(배연정) 금방 나갔어요.”라고 듣는다. 둘이 얼굴이 닮아 ‘어머니와 딸’로 여긴다. 또 동료 코미디언 배일집씨와 부부로 착각해 출연료를 배일집씨 통장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환상의 콤비 둘은 오는 6월 말 뉴욕에서 첫 디너쇼를 갖는다. 반응이 좋을 경우 연말 팬들을 위해 국내 디너쇼도 계획 중이다. 건너 마을에는 선배 배삼룡씨가 살고 있어 가끔 맛있는 반찬을 갖다드린다. “돈은 어느정도 벌었습니다. 하지만 죽을 때 숟가락 하나 못가지고 가는 게 인생 아닌가요. 미혼모 아이들과 독거노인들이 함께 살 수 있는 복지타운을 세울 계획입니다.”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했다. 요즘 코미디가 말장난 위주롤 변질됐다고 지적한 뒤, 올드 코미디언과 섞으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순발력과 재치는 결코 젊은이 못지 않거든요.”라고 하면서 활짝 웃는다. ■ 그가 걸어온 길 ▲1951년 서울 출생(본명 홍애경) ▲70년 동덕여고 졸업 ▲71년 MBC 코미디언 데뷔 ▲73년 TBC 명랑극장, 코미디쇼 ▲이후 MBC 웃으면 복이와요, 폭소대작전, 일요일 일요일밤에 출연 ▲영화 형님먼저 아우 먼저, 난 모르겠네 출연(80년) ▲96년 경기도 곤지암에서 ‘배연정 소머리국밥집’ 개업 ▲97년 뮤지컬 신데렐라(예술의 전당) ▲98년 ‘너IMF냐 나 배연정이야’ 단행본 출간 ▲2002년 대한민국 연예예술상(국무총리표창) ▲현재 KBS-TV ‘아침마당’ 금요일 출연,‘배연정 소머리국밥집’ 체인점 4곳 운영 주말매거진 We팀장 km@seoul.co.kr
  • 간 큰 50억대 기름도둑

    송유관에서 50억원대의 기름을 훔친 뒤 버젓이 주유소까지 운영해 온 유류전문 절도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일 대한송유관공사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노모(40·울산 반구동) 씨 등 5명을 구속했다. 또 달아난 이모(37·포항 대도동) 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전국에 수배하고, 운반책 선모(48·부산 신만덕동)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노씨 등은 지난해 1월 울산∼경기 성남을 잇는 송유관이 지나가는 경주 외동읍 구어리 2m 깊이의 땅속에 매설된 송유관에 전기드릴로 구멍을 뚫은 뒤 지름 5㎝의 유압호스를 설치해 최근까지 모두 220차례에 걸쳐 휘발유 231만ℓ, 경유 206만ℓ 등 시가 56억원 상당을 훔친 혐의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4월 유압호수를 묻은 지점의 대지 300평을 매입한 뒤 모 정유회사의 유류를 취급하는 주유소까지 운영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송유관에서 빼낸 유류 장물을 사들인 경주·부산지역의 주유소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꽃들의 사업

    [한승원 토굴살이] 꽃들의 사업

    나의 92세 노모께서 강건한 ‘늙은이’이므로 그분의 아들은 예의상 싱싱한 ‘풋 늙은이’여야 한다. 나이 들면서 일과 꽃들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집착이고 탐욕인지도 모른다. 꽃을 보면 허기진 듯 코를 대고 향을 맡곤 한다. 색을 밝히는 남자들은 사랑해야 할 여인이 없으면 꽃이라도 희롱한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여성들이 꽃을 탐하는 것은 무어라 흉허물해야 하는가. 나는 그것을 꽃들의 사업 사랑하기라고 말한다. 꽃 한 송이 피는 것을 보고 우주의 변환을 헤아린다. 꽃들이 하는 사업처럼 화사하고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우주 율동의 원리에 따라 천하 인민들에게 베푸는 것을 사업이라 한다.’고 주역은 말한다. 강진에서 18년 동안 유배살이를 한 다산 정약용 선생은 실사구시적인 글쓰기가 사업이었다. 사업을 통해 정심(깨달음)에 이르곤 하신 그분의 한 권 한 권의 결과물들은 거대한 꽃 타래이다. 꽃들의 사업은 열정으로 자기를 불태우듯이 터뜨리는 것이고, 세상을 황홀하게 장식하는 것이고, 향기 퍼뜨리고 꿀벌에게 화분 주고 꿀 주고, 열매 맺어 번식한다. 세상을 온통 자기 꽃으로 덮으려 하고, 자기가 언제 떨어져 썩어 없어질 것인가를 알고 스스로 땅에 떨어진다. 꽃은 사람으로 치자면 생식기인 것인데, 사람의 그것과는 정 반대쪽에 향기롭고 화사한 모습을 드러낸다. 사람이 자기의 꽃을 몸의 아래 땅 쪽(陰)의 깊숙한 옷 속에 감춘다면 그들은 몸 위의 하늘(陽)을 향해 드러내어 장엄하다. 나무의 뿌리와 사람의 머리털은 모양새가 비슷하다. 뿌리는 땅 속에 숨어 영양소를 빨아들이고, 머리털은 하늘 쪽으로 뻗어 신령스러움을 빨아들인다. 식물과 사람은 정 반대의 삶을 살면서 서로 교통하고 교감한다. 가장 불가사의한 것들은, 초봄에 잎사귀보다 먼저 꽃을 터뜨리는 족속들이다. 상식적으로는 줄기와 잎사귀들이 나온 다음에 꽃을 터뜨리는 순서여야 하는데, 그들은 발가벗은 몸으로 겨울철을 보낸 다음 꽃망울을 키웠다가 펑펑 터뜨린다. 입춘 훨씬 전, 눈보라 치는 소한·대한 때부터 나는 매화나무 산수유나무의 꽃망울들을 살피며 기다려왔다. 시인 김영랑이 한 해의 모란꽃잎 떨어져 시드는 5월의 어느 날부터 다음해 그 꽃 피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내내 기다렸듯이. 내 기다림에 보답하듯 매화나무는 입춘이 지나면서부터 좁쌀만하던 꽃망울들을 참새의 검은자위만하게 키우고 다시 녹두알만하게 키우고 콩알만하게 키웠다. 그리고 바야흐로 폭죽처럼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내 토굴 앞 정원의 매화 꽃망울 커지는 것을 보면서 한 원로 영화감독의 사업을 생각한다. 소설가에게는 소설쓰기가 사업이고 영화감독에게는 영화 찍는 일이 사업이다. 사람이 치열하게 자기 사업을 하면서 영육을 소진시킨다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행운인가. 또 그 사업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불행인가. 나는 살아 있는 한 내 사업을 할 것이고 사업을 하는 한 살아 있을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것은 무엇인가. 사업을 하지 않는 나의 생물학적인 생명은 무의미 그 자체라는 것이다. 그가 찍으려 하는 영화가 돈이 안 될 것이라며 처음의 제작사가 매정하게 그를 배반했을 때,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각박한 인심에 분노하고 슬퍼했었다. 그런데 감격적이게도 그는 다른 제작사의 도움으로 그 영화를 다시 찍게 되었고 그의 영화는 천년 동안을 기다려 온 신화 속의 학처럼 비상을 꿈꾸고 있다. 청매화 꽃망울들은 가장자리가 진한 옥색으로 변하고 홍매화 꽃망울들은 붉은 빛을 띠고 있다. 그의 마음은 지금 광양의 매화 꽃 지천으로 피는 마을에 가 있을 터이다. 젊은 시절에 그가 영화 찍는 것을 따라다니며 구경한 적이 있다. 그는 한 장면을 찍기 위하여 하루 혹은 며칠을 허비하곤 했다. 허비한다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찍을 대상에 내리는 빛과 어리는 그림자가 마음에 들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것이었다. 한 차례 봄비가 내린 다음에는 날씨가 연일 따스할 거라고 한다. 올해의 매화꽃들은 넉넉하게 그의 사업을 도와주는 향기로운 사업을 하게 될 것이다. 매화 꽃망울들아, 그의 천년학의 비상을 위해 한사코 곱고 예쁘게 터져라.
  • 신고포상금 5000만원 ‘대박’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손지열)는 5·31 지방선거 입후보 예정자인 현직 광역시장의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해 행사를 조직적으로 기획·집행한 공무원 3명을 적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모 광역시청 소속 공무원인 황모(46·5급)·노모(41·5급 상당 계약직)씨는 지난해 11월 해당 시장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2030세대 지지층 확보를 위한 영·유아 독서잔치’라는 행사를 기획, 상급자인 이모(56) 과장의 결재를 거쳐 행사를 진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관위는 이들이 작성한 선거운동 전략 문건이 관내 ‘2030세대’의 영·유아 학부모 연령별 통계와 관심사항 등을 분석하고, 이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산하기관 총동원계획, 학부모 직접 접촉을 통한 신세대 시장 이미지 구축 등의 선거전략을 적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씨는 또 시청 내 전산망을 통해 시장 부인과 소속 공무원 10명의 식사모임을 주선하고 식대 27만여원을 직접 부담한 혐의도 받고 있다.시장 부인은 이 모임에서 “잘 도와달라.”며 7000원어치의 초콜릿을 제공했다고 선관위는 밝혔다. 선관위는 이들 공무원 10명에게 수수금액의 50배인 148만원의 과태료를 각각 부과키로 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현직 공무원의 선거 관여나 조직적인 줄서기·줄세우기 등 불법 사례가 적발되면 예외없이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상 공무원이 선거범죄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공무담임권이 제한되어 공무원의 신분을 상실하게 된다. 한편 선관위는 시장 부인과 공무원 간의 모임을 제보한 A씨에게 신고포상금 500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방선거와 관련해 선관위가 지급한 신고포상금으로는 가장 큰 액수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빔 벤더스의 새 로드무비 ‘돈 컴 노킹’

    빔 벤더스의 새 로드무비 ‘돈 컴 노킹’

    한 줄기 봄바람인듯 팍팍한 가슴을 풀어줄 영화에 갈증이 난다면 23일 개봉하는 ‘돈 컴 노킹’(Don´t Come Knocking)을 놓치지 말 일이다. 길 위의 허허로운 대기를 아련한 시선으로 훑어내리되 마침내 인생을 성찰하게 만드는 빔 벤더스 감독의 로드무비이다.‘파리, 텍사스’(1984년)의 감수성을 20여년만에 다시 잇는, 가족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 시나리오 작가이자 배우인 샘 셰퍼드와 또 한번 손을 잡았다는 대목도 의미심장하다. 서부영화의 주인공으로 주름잡았던 왕년의 스타 하워드(샘 셰퍼드)가 촬영 도중 소리소문없이 고향을 찾아 떠나는 지점에서 영화는 운을 뗀다. 술과 마약, 여자에 빠져 방탕한 젊은 시절을 보내던 그에게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던 걸까. 희끗희끗 백발이 되어 수십년만에 불쑥 찾아간 고향집에서 노모를 만나 안식을 취하는 기쁨은 잠시. 어딘가에 살고 있다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아들을 찾아 무작정 또 길을 나선다. 그대로 TV드라마로 옮겨져도 좋을 만큼 부담없이 완만한 곡선의 사색형 드라마이다. 툭하면 완력을 휘둘러 사고를 치는 철부지 중년의 거친 캐릭터는 신기하게도 관객의 팔짱을 스르륵 풀어놓는다. 모성과 가족을 향한 회귀본능을 웅변하는 초라하고 힘없는 주인공은, 어쩌면 그 자체로 모든 인생에 대입해도 좋을 강렬한 은유장치이기 때문이다. 좀체 흥분하는 일 없이 감정의 평정을 유지하는 영화는 드라마틱한 재미요소 대신 성찰의 흐뭇함을 안겨준다. 젊은 시절 촬영장에서 우연히 하룻밤을 보낸 여자(제시카 랭)에게서 아들이, 또 다른 하룻밤 여인에게서 딸이 태어나 장성했다는 사실 앞에서도 하워드는 그저 담담하게 화해를 청한다. 큰 요철 없이도 딴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 드라마의 묘미는 기막히다. 엄마의 유골함을 끌어안은 채 비로소 아버지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 딸 스카이(사라 폴리)의 조용한 동선 등이 어우러진 영화에는 성찰과 유머가 쉼없이 고른 간격으로 교직한다.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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