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노모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유도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iM뱅크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노래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원청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349
  • 신출귀몰 3000억대 인터넷 도박업자 인증샷에 ’덜미‘

    수사기관 감시망을 피해 5년간 3000억대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호화생활을 누린 40대가 ’인증샷‘ 한장에 덜미를 잡혔다. 수원지검 강력부(부장 강종헌)는 11일 3320억원대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2개 조직 운영자 이모(41)씨와 김모(41)씨 등 2명과 서버관리자 이모(43)씨 등 5명을 도박공간개설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 공범 김모(23)씨 등 8명을 불구속기소하고 도망친 프로그램 개발자 노모(36)씨 등 7명을 지명수배했다. 이씨 등은 2011년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중국과 태국, 필리핀, 서울 등지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판돈 3320억원 규모의 ’롤렉스‘, ’빅토리‘ 등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총 106억원의 부당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도박사이트 회원들이 홈페이지에 기재된 입금계좌로 돈을 보내면 해당 금액만큼 사이버머니를 회원들 인터넷 계정에 충전해주고, 국내외 축구·야구·농구 등 경기에 1회당 최소 얼마씩 돈을 건 뒤 승패를 맞춘 회원에게 3∼5% 배당률을 적용해 돈을 주는 방식으로 범행했다. 이씨는 친형과 처남을 직원으로 고용하고 부모와 처 등의 명의로 된 통장을 도박 수익금 자금세탁계좌로 사용하는 등 일가족을 범행에 동원했다. 이씨는 사이트 서버 위치를 중국과 태국으로 번갈아 옮기는 것은 물론 자금 세탁 계좌를 수시로 바꿔가며 수사기관의 단속을 5년이나 피해왔다. 이렇듯 이씨의 철저한 ’자기 감추기‘에 지난해 경찰 수사를 한차례 모면하기도 했으며 5년간 60여 차례 한국과 중국 및 태국을 오가며 단 한번도 수사기관에 적발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제보자 휴대전화에 있던 사진 한 장이 결정적 단서가 됐다. 이씨 방콕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제보자가 사무실에서 자신의 얼굴을 찍은 ’인증샷‘ 배경 벽면에 있던 화이트보드에 흐릿한 글자가 수사관 눈에 포착됐다. 대검 과학수사과 사진판독 결과 도박수익금 관리계좌 번호를 적어놓은 것이란 사실을 확인했다. 계좌 명의자가 운영자 이씨의 형수라는 점을 확인한 검찰은 이를 단서로 관련자 40명에 대한 통화 내역을 분석하고 계좌추적 18회, 한국 내 사무실 압수수색 3회를 거듭하며 수사망을 좁힌 끝에 이씨를 구속기소한 것을 시작으로 관련자들은 일망타진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평생 양복 세 벌뿐이었던 ‘미원의 아버지’

    평생 양복 세 벌뿐이었던 ‘미원의 아버지’

    35세때 일본서 조미료 공법 배워… 1956년 ‘국민 조미료’ 미원 탄생 끝없는 연구·검소한 생활 존경받아 1955년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무역업에 종사했던 35세의 사업가는 한국 식탁을 일본 조미료 ‘아지노모토’가 점령한 것을 보고 반감을 느꼈다. 순수 우리 기술로 조미료를 만들어 해외에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무역업을 접고 그 길로 일본으로 떠나 조미료 제조 공법을 익혔다. 1년여의 시간을 들여 연구한 끝에 그는 부산으로 돌아와 495㎡ 넓이의 우리나라 최초의 조미료 공장이자 대상그룹의 전신인 동아화성공업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여기서 한국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미원’이 만들어졌다. 지난 5일 만 96세의 나이에 노환으로 세상을 떠난 ‘미원의 아버지’ 임대홍 대상그룹 창업주 이야기다. 1920년 전북 정읍에서 농사를 짓던 부친 임종구씨와 모친 김순례씨 사이에서 5남 1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난 고인은 이리농림학교 졸업 후 고창군청 공무원을 지냈다. 1942년 전북도청 직원으로 근무하던 고 박하경씨와 백년가약을 맺었고 2남 1녀를 낳았다. 공무원에 이어 사업가와 식품연구가로 변신한 고인은 1956년 만든 미원을 바탕으로 대상그룹을 창립했다. 미원은 1960년대 초반 CJ제일제당의 미풍과 ‘조미료 전쟁’을 펼쳤다. 당시 미풍이 가격을 확 내리는 전략을 세웠다면 임 회장은 오히려 높은 품질에 따른 고가 전략으로 승기를 잡았다. 미원은 1970년대부터 인도네시아, 일본, 홍콩 등으로 수출됐다. 대상그룹은 이후 조미료 외에도 각종 장류와 냉동식품, 육가공식품 등을 만드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고인은 회장 재직 당시 조용히 자신의 공간에서 실험과 연구에만 몰두했다. 1987년 그룹 회장직을 장남인 임창욱 명예회장에게 물려주고 일선으로 물러난 이후에도 조용히 연구에만 신경 썼다. 고인은 특히 검소한 생활로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그는 지방 출장 시 5만원이 넘는 숙소에는 묵지 않았고 승용차보다는 전철을 더 많이 애용했다. 고인이 임원들에게 벤츠 승용차를 선물 받았지만 시승도 하지 않고 환불했다는 일화도 있다. ‘평생 통틀어 한 번에 양복 세 벌, 구두 두 켤레 이상을 소유했던 적이 없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대상그룹 본사가 1973년 준공 후 지금까지 한 번도 외관을 바꾸지 않은 것도 그의 검소함을 말해준다. 그는 자신에게 쓰는 것을 아꼈지만 1971년 사재를 출연해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등 부의 사회 환원에는 누구보다도 앞장섰다. 검소했던 고인의 유지에 따라 장례식도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러진다. 부고도 별도로 내지 않고 조문객과 화환도 받지 않는다. 유가족으로는 아들인 임창욱 대상 명예회장과 임성욱 세원그룹 회장, 딸 임경화씨와 사위 김종의 백광산업 회장, 손녀인 임세령 대상 전무와 임상민 상무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8일 오전 7시, 장지는 전북 정읍 선영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해외여행 | 핀란드-명백히 아름다운 북위 67.8 레비Levi

    해외여행 | 핀란드-명백히 아름다운 북위 67.8 레비Levi

    명백히 아름다운 북위 67.8레비Levi 북부 핀란드, 이 혹한의 땅에 발을 디딘 가장 큰 목적은 오로라를 보는 것이었다. 핀란드 레비에서 보낸 나흘의 이야기는 밤과 낮으로 나뉜다. 겨울의 북극에서는 어둠의 기세가 등등하다. 낮은 맥을 못 춘다. 정오가 돼서야 동이 트고, 점심 식사 후 두 시간 가량 소요되는 일정 하나를 마치면 다시 어둠의 세계다. 밤은 온전히 오로라를 기다리는 시간으로 점철됐다. 지루하지 않았냐고? 전혀! 이곳에서 겪은 모든 일들에는 ‘난생처음’이라는 수식이 붙었기에 하나같이 소중했다. ●조용하고 아담한 스키 마을 레비Levi “어서 와, 이런 추위는 처음이지?” 감각을 자극하는 주변의 모든 환경이 말을 거는 것 같다. 도착한 날의 기온은 영하 31도. 예보에 따르면 기온은 점점 더 내려갈 예정이다. 상상 이상의 추위, 경험한 적 없는 냉기다. 이 정도의 날씨라면 추위, 냉기보다 더 가혹하고 거친 단어가 필요하다. 들숨에 들어오는 공기는 뾰족하게 날을 세워 폐부를 찔렀고 내뱉은 날숨은 공중으로 흩어지기 전 해마의 형태로 잠시 얼어붙는 듯했다. 내복, 바지, 스웨터, 양말 등 모두 두 겹씩 입었다. 몸 구석구석에 핫팩을 붙이고 옷 입는 시간만 대략 20분이 걸렸다. 장갑, 목도리, 모자까지 쓰고 나면 북극의 패션 테러리스트가 됐다.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감각은 둔해졌지만 그만큼 마음은 든든했다. 문제는 이렇게 대비해도 춥다는 것. 입김은 콧수염이나 눈썹에 붙어 고드름이 됐고, 안경도 얼어붙어 앞을 보기 힘들 정도였다. 발에 붙여둔 핫팩은 땅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이기지 못했고 외부 공기와 접촉한 핫팩은 얼고 부풀어 올라 아이스팩과 형태와 기능이 동일해졌다. 맨손으로 차 트렁크, 문고리 혹은 삼각대의 다리 부분을 잡으면 순간접착제를 바른 듯 살이 달라붙었다. 접촉한 것들과 분리되기 위해서는 살점이 뜯기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카메라도 걱정거리. 혹한에 배터리 방전 속도가 LTE급으로 빨라졌고, 입김이 닿은 카메라 뒤판은 얼음 알갱이로 뒤덮였다. 셔터가 올라갔다 얼어붙어 내려가지 않는 횟수도 빈번해졌다. 일행 중 한 사람의 셔터 릴리스 선은 꽁꽁 언 채로 두 동강이 났다. 전선이 냉각된 후 끊어지는 추위, 곁에서 직접 보지 않았다면 과장된 엄살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꼭 다시 가고 싶다. 지금부터의 이야기가 진짜다. 헬싱키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두 시간을 날아 레비 인근의 키틸래 공항Kittila Airport에 도착했다. 키틸래 공항에서 북쪽으로 230여 킬로미터 떨어진 이발로 공항Ivalo Airport을 경유했으니, 헬싱키에서 직항으로 왔다면 약 한 시간 거리다. 공항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레비는 핀란드 최고의 스키리조트 마을로 명성이 자자하다. 멀지 않은 과거에는 젊은 사람들이 모두 도시로 떠나고 노인만 100명 남짓 남았던 시골 마을이었지만, 1964년 첫 번째 스키 슬로프를 개장한 이후 조용했던 마을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후 면세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관광산업이 활성화됐고 현재, 전체 인구 약 5,000명 중 2,500여 명이 관광업에 종사하며 한 해 40만명의 여행자들을 맞는 관광지로 성장했다. 겨울에는 스키를 비롯해 허스키 썰매, 순록 썰매, 스노모빌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여름에는 트레킹, 하이킹, 백야 골프 등을 즐길 수 있다. 핀란드 최대의 스키리조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총 43개의 슬로프를 운영하고 있다. 리조트 전체 규모에 비해 레비 시내는 소박한 편이다. 레스토랑, 기념품 숍 등 필요한 것들이 적재적소에 정량으로 있어 과잉과 소모가 없는 편안한 느낌이다. 겨울 평균 기온은 영하 20도지만 우리가 머문 기간은 이상 기후로 훨씬 더 추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차갑고 고요한 밤의 이야기 꿈엔들 잊힐리야 오로라Aurora 태양이 발산하는 플라스마 중 극소량이 지구의 보호막을 뚫는다. 그리고는 지구 자기장의 영향으로 극지방으로 끌려들어와 대기권의 가장 바깥쪽 열권에서 방전되며 빛을 발하는 현상, 오로라다. 북극에서 발생한 오로라의 이름은 오로라 보리앨리스Aurora borealis 혹은 노던 라이츠Northern lights, 우리말로는 북극광, 그리고 이곳 핀란드에서는 여우불이라는 뜻의 레번툴레Revontulet다. 나에게 오로라는 평생을 꿈꿔 온 소망의 이름이다. 여기까지 왔지만 본다는 확신은 없었고 기대만 가득했다. 운이 따라야 볼 수 있다는 말을 여기저기서 들었다. 오로라를 예보하고 시간대별로 지수를 표기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해 실시간으로 체크했다. 내가 어쩔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가이드는 날씨가 너무 추우면 오히려 보기 어렵다고 말했고, 오로라 지수를 너무 믿지 말라는 이야기도 전했다. 별이 수천개는 보이는 밤하늘이라야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행운을 빌어 주었다. ‘진인사 대천명’이라는 명제를 마음에 품었다. 해보는 데까지 해보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다. 도착 이틀째부터 영하 40도의 혹한에서 서너 시간씩 사흘을 버텼다. 일명 ‘뻗치기’를 감행했다. #first night 첫날밤, 가이드가 알려준 숲으로 향했다. 숙소인 레비 툰투리 호텔Spa Hotel Levi Tunturi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작은 호수를 둘러싼 겨울 숲, 그 건너편에는 아담한 평원도 있었다. 가이드는 이곳이 인공광이 거의 없어 인근에서 오로라가 가장 잘 보이는 곳이라고 했다. 출발 전부터 꼼꼼하게 장비를 챙겼고, 어둠 속에서 촬영 방법을 연습했다. 준비한 것을 차근차근 재현할 차례였으나 혹한에 몸과 마음은 따로 놀았다. 장갑 속에 감춰둔 둔한 손의 감각으로는 어둠 속에서 초점을 맞추는 것부터 노출을 조절하는 일까지 뭐 하나 쉬운 게 없었다. 허둥거리며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제 나타나기만 하면 된다. 한 시간쯤 지나자 하늘빛이 미세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일단 셔터를 눌렀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사진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는 말을 들은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명민한 카메라는 하늘에서 색색의 빛줄기 수십 개가 쏟아져 내리는 순간을 잡아냈다. 오로라처럼 움직이진 않았지만 빛줄기는 계속 색을 바꾸고 있었다. 오로라인가 아닌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오로라를 본 경험이 있는 동행인은 명백한 오로라라고 했다. 촬영은 두 시간가량 이어졌다. 이것이 오로라만큼 드문, 상층의 구름에서 떨어진 공기 중의 얼음 알갱이들이 달빛 혹은 주변의 인공광을 반사하며 일어나는 빛기둥light pole 현상이라는 사실은 서울에 와서야 알게 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econd night 전날 촬영한 빛기둥을 오로라라고 믿었기에 둘째 날엔 더 대담해질 수 있었다. 오로라가 가장 잘 보인다는 숲을 버리고 조금 더 드라마틱한 장소를 찾아 도착한 곳은 레비 툰투리Levi Tunturi다. 산이라고 하기엔 낮고 동산이라 부르기엔 높은 해발 531m, 우리말로 ‘재’라고 표현하면 알맞은 이곳을 레비 사람들은 ‘레비 펠Levi Fell’이라고 부른다. 해질녘의 레비 펠은 겨울 왕국의 모습 그대로다. 핀란드 최고의 캐릭터인 무민을 쏙 빼닮은 스노 몬스터Snow Monster 수천 개가 핑크빛으로 물든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 무민 마을에 잔치라도 벌어진 듯한 동화 같은 풍경은 어둠이 짙어질수록 엄숙하고 장엄한 정취를 덧입었다. 우주 깊은 곳에 떠다니는 외계행성에 발을 디딘 듯한 착각이 일 정도였다. 이곳에 오로라가 나타난다면 지상 최고의 오로라 사진을 얻을 수 있겠다며 기대했지만 하늘이 흐렸고, 날이 습했고, 재 마루에 멈춰 선 구름은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철수했다. #third night 마지막 밤까지 오로라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조바심이 요동쳤다. 마음을 가다듬고 저녁 식사 자리로 향했다. 처음으로 해외에서 생일을 맞은 저녁상에는 초를 밝힌 작은 컵케이크와 서울에서 준비한 3분 미역국이 맑게 빛나고 있었다. 소박하지만 감동적인 생일상에 마음이 울컥해졌다. 오로라를 보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며 초를 불었다. 십분쯤 지났을까. 이미 퇴근한 가이드가 되돌아와 말했다. “지금 밖에 오로라가 있어. 앞으로 몇 시간 동안 볼 수 있을 거야.” 이런 걸 ‘기적’이라고 말하나. 밖으로 뛰쳐나갔다. 하늘을 보며 달려가다 뒷걸음치기를 반복했다. 오로라를 보는 순간, 인생 최고의 생일선물을 받았다는 감동에 가슴이 벅찼다. 수직으로 서서히 솟구쳐 창공으로 올라간 초록빛은 일렁이고 움직이고 너울너울 넘실대며 제 길을 갔다. 빛기둥을 보았던 숲으로 향했다. 멀리서 시작된 올챙이 형상의 초록빛은 별이 총총히 빛나는 검은 하늘을 가르고 번져 나가며 춤을 췄다. 설산을 넘는 북극의 요술 여우의 꼬리가 산꼭대기를 스칠 때 일어나는 스파크라는 핀란드 신화도, 어린 영가들이 춤을 출 때 일어나는 불빛이라는 그린란드의 신화도, 죽은 영혼들이 해골로 축구시합을 벌이는 광경이라는 이누이트족의 신화도, 모두 오롯이 믿어질 만큼 경이롭고 신비로웠다. 영하 40도의 혹한에도 춥지 않았다. 오로라는 땅 위의 사람들을 제대로 홀렸다. 확신했다. 언젠가 인생이 끝날 때 스쳐갈 나의 주마등에, 이 순간 눈앞에 펼쳐진 오로라의 춤이 선명히 새겨질 게다. ●청명하고 귀한 낮의 이야기 진짜 행운이함께 했나 봐! 네 시간, 하루 중 푸른 하늘과 흰 설원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짧은 만큼 값지고 소중하니, 가능한 짜릿하게 즐겨야 한다. 방법은 여러 가지다. #first day 첫날은 이른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였다. 레비에서 차를 타고 북쪽으로 140km 떨어진 헤타Hetta로 향했다. 아침이지만 어두운 사위를 가르기 위해 상향등을 켜고 달려야 했다.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상향등이 눈을 비추면 별처럼 빛났다. 풍경은 화면 가득 노이즈가 반짝이는 오래된 필름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다행히 길이 미끄럽진 않았다. 녹아서 질퍽이는 습설이 아닌 건설인 까닭이다. 운전자와 겨울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축복의 눈이다. 일명 파우더 스노, 넘어져도 아프지 않고 포근하게 느껴질 질감이다. 가이드는 이동하는 동안 헤타에 대해 설명했다. 스칸디나비아 북쪽, 핀란드 북쪽, 러시아 콜라반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목민족인 사미족의 사미랜드, 헤타는 그곳으로 가는 관문이라 했다. 이 지역에 사는 주민의 20퍼센트는 사미인, 그중 8퍼센트가 사라져 가는 사미어를 쓰며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헤타 펠 라플란드 방문자 센터Hetta Fell Lapland Visitor Center에서 사미 문화와 전통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실, 헤타에 온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순록 농장 방문. 우리에게 루돌프로 더 잘 알려진, 아름다운 뿔을 가진 순록을 만난다는 기대로 마음이 들떴다. 농장을 방문하는 것이니 무리 지어 움직이는 순록들을 만날 거라 기대했지만, 추운 겨울 동안은 대부분 주인이 만들어 둔 우리 안에서 지낸다고 한다. 아쉬움은 순록 썰매를 타는 것으로 달랬다. 운동장 한 바퀴 거리를 돌아보는 짧은 여정이었지만, 하얀 설원 위를 네 마리의 순록이 끄는 네 개의 썰매가 천천히 움직이는 풍경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고개를 돌려 돌아보면, 뒤 썰매를 끄는 순록이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다. 힘이 넘치게 좋은데다 마음도 급해 앞 썰매를 제치고 싶다는 듯 씩씩거리며 콧김을 내뿜었다. 맑은 눈망울, 둔탁한 턱의 모양새는 소를 닮았다. 사미족에게 순록은 우리네 옛 시절의 소와 같은 의미다. 함께 살고 함께 일하다가 그 끝엔 고기, 가죽, 뿔까지 모든 것을 내주는 존재. 반려이자 삶의 밑천이다. #second day 노래가 절로 나왔다. 흰 눈 사이로 스노모빌을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일정 중 가장 신나는 경험을 꼽으라면, 단연 스노모빌 타고 달린 순간이라 답하겠다. 눈 덮인 구릉을 오르락내리락, 아름다운 숲길 사이를 쌩쌩, 드넓은 설원을 최고 시속 90km로 시원하게 달리는 것만큼 재밌는 일이 또 있을까. 삼십분을 줄기차게 달리다가 코스 중간에 있는 150년 된 전통 가옥에서 몸을 녹이고 되돌아오는 여정이다. 준비할 것은 운전면허증과 방한대책. 한국 운전면허증, 국제운전면허증 모두 제출 가능하다. 면허증을 제출하고 사인을 하고 나면 우주복 스타일의 두꺼운 방한복을 나눠준다. 거기에 투박한 방한 부츠를 신고, 복면과 헬멧을 차례로 쓰고 스노모빌 작동법을 간단히 익히면 준비완료. 가이드가 선두에 서고 차례로 질주를 시작한다. 추위는 솟구치는 아드레날린의 양에 정확히 비례했다. 바로 앞 스노모빌이 날려 보내는 눈가루는 헬멧에 붙은 바람막이 아크릴에 켜켜이 쌓여 시야를 가렸고, 얼굴을 싸맨 검은 복면은 본래의 색을 감추고 흰빛으로 반짝였다. 길을 잘못 들어 돌아 나오던 중 작은 전복사고가 있었다. 유턴하다 스노모빌과 함께 넘어졌는데, 다행히 폭신한 눈밭 위여서 다치진 않았다. 추위와 작은 사고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고 즐겁게만 기억되는 이유는 설원에서 마주한 일출 때문이다. 지평선에 걸린 동그란 해가 오메가를 만들었고, 하늘과 눈밭은 파스텔톤의 붉은빛으로 곱게 물들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핑크빛이 모여 스스로를 뽐내는 듯한 풍경은 더없이 우아했다. 더불어 한 달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선명한 일출을 만났으니 정말 운이 좋다는 가이드의 말에 위안을 얻었다. 어쩌면 이번 여행, 진짜 행운이 함께했는지도 모르겠다. #third day 3일 내내 허스키 썰매 타기 체험을 무척 기대했었다. 허스키는 달리기를 사랑하는 견종이다. 허스키 썰매에 올라 만끽하는 속도감, 스릴보다 본능에 충실하게 사는 허스키들은 얼마나 행복해 보이는지가 더 궁금했다. 설원을 누비는 허스키 사진을 볼 때마다, 내 집 전기장판 위에서 본능을 거세당한 채 살아가는 나의 허스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쉽게도 허스키를 타고 달리는 2km의 여정은 취소됐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다. 허스키 사파리는 11월부터 4월까지 운영하지만, 영하 35도 이하로 기온이 내려가면 운영하지 않는단다. 사람도 허스키도 빠른 속도로 달리기에 부담스러운 온도다. 농장 인근의 핀란드 말들과 허스키들을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대신했다. 탈것에 기대지 않고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설원을 누빌 차례다. 스노슈잉은 넓은 타원형에 그물을 덧댄 스노슈(설피)를 신고 눈밭을 걷는 트레킹 프로그램이다. 넓은 면적으로 체중이 분산돼 눈 속으로 빠지지 않기 때문에 20cm 깊이의 설원도 걸을 만하다. 추운 날씨였지만, 그간 움츠러든 몸을 움직여 피를 돌게 한다는 차원에서 해봄직하다. 걷다 보면 상쾌한 기분마저 든다. 일상으로 돌아온 후, 언뜻언뜻 생각나는 사소한 풍경들이 있다. 순록의 착한 눈매, 추위를 피해 들어선 핀란드 전통 가옥에서 마신 커피의 온기, 장작 타는 냄새. 문득 생각나는 사람들도 있다. 허스키 농장에서 노견 클로디를 바라보던 주인의 애정과 감사가 가득한 눈빛, 일부러 찾아와 오로라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전한 가이드의 잔잔한 목소리와 차분한 말투. 모두, 불현듯 떠오르는 조각난 추억이지만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되어 같은 지점으로 향한다. 그 끝엔 평온이 있다. 혹한의 공기를 더없이 따뜻하게 데우는 평온을 찾아 꼭 다시 가리라. 그땐, 너와 함께.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el info Finland Levi AIRLINE핀에어는 인천-헬싱키 구간을 주 7회(매일) 운항한다. 헬싱키까지 비행시간은 약 10시간. 레비로 가려면 헬싱키-키틸래 구간을 이용해야 한다. 핀에어를 이용할 때 기대되는 것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헬싱키 반타 공항의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선과 국제선 터미널이 같은 층에 있어 동선이 짧고 환승 절차가 효율적인 데다, 공항 곳곳에 탐나는 핀란드 디자인 제품과 캐릭터를 판매하는 숍, 아늑한 분위기의 레스토랑과 카페가 자리한 것도 큰 장점이다. 지루할 틈이 없는 공항이다. 2014년 새롭게 문을 연 핀에어 프리미엄 라운지는 6개의 독립된 샤워실, 핀란드식 사우나까지 갖추고 있어 장시간 비행에 지친 승객에게 온전한 휴식을 제공한다. 프리미엄 라운지는 핀에어 플러스 플래티넘Finair Plus Platinum, 골드 회원 및 원월드Oneworld 에메랄드, 사파이어 카드 소시자에 한해 이용이 가능하다. www.finnair.com Hotel 스파 호텔 레비 툰투리Spa Hotel Levi Tunturi레비 지역에 최초로 생긴 호텔이다. 1981년, 마당이 있는 11개의 라플란드 스타일의 통나무집으로 영업을 시작한 호텔은 5년 전 3층 규모의 건물을 증축해 성업 중이다. 패밀리, 스탠더드 트윈, 슈퍼리어 트윈, 주니어 스위트, 스위트 총 다섯 개의 룸 타입이 있으며 주니어 스위트, 스위트룸을 예약할 경우 방 안에서 핀란드 사우나를 이용할 수 있다. 호텔에서 운영하는 스파는 핀란드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17개의 실내 및 실외 풀이 있고, 9개의 사우나 시설을 완비했다. www.hotellilevitunturi.fi activity스노슈잉 en.lapinluontoelamys.kotisivukone.com허스키사파리 www.polarlightstours.fi스노모빌을 비롯해 레비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은 www.levi.fi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staurant 아틱 레스토랑 스노 돔Arctic Restaurant Snow Dome특이한 경험을 해보고 싶은 호기심 많은 여행자라면, 호텔 레비 파노라마에서 운영하는 아틱 레스토랑 스노 돔으로 가볼 것을 권한다. 식기와 음식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 얼음으로 만들어진 이곳은 올겨울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아티초크 수프와 순록 찜 요리가 맛있다. 애피타이저와 메인 요리는 스노돔 안에서, 아이스크림이 곁들여진 디저트는 따뜻한 호텔 내 식당으로 이동해 먹는다. www.golevi.fi/en/snowdome Tip오로라 촬영 팁 어두운 곳에서 초점을 맞출 땐 랜턴이 있으면 유용하다. 오로라만 촬영할 경우 초점거리를 무한대로 두면 되지만, 앞부분에 나무나 집이 있는 경우는 초점을 앞에 맞춰야 한다. 암흑 속에서 초점 맞추는 일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랜턴을 챙겨 가자. 발밑에 폭신한 눈밭이 있다면 트라이포드는 최대한 땅에 닿도록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촬영하는 동안 서서히 눈을 파고 들어가 완전히 흔들린 사진을 찍게 된다. 셔터 릴리스보다는 무선 동조기를 챙겨가는 게 편하다. 앞서 언급했듯, 전선이 끊어질 정도의 혹한을 견뎌야 한다. 오로라는 한번 생겨나면 두 시간 가량 지속된다. 적정 노출에 한해 다양한 셔터스피드로 촬영해 볼 것. 다른 느낌의 오로라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문유선 취재협조 핀에어 www.finnair.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아들 치료비 위해 죽음 택한 中 엄마, 그러나…

    아들 치료비 위해 죽음 택한 中 엄마, 그러나…

    ‘신은 가정마다 신을 보낼 수 없어 대신 엄마를 보냈다’고 했던가? 대체 모성애의 끝은 어디일까? 최근 중국에서는 병든 아들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모의 사연이 대륙을 적시고 있다. 스스로 삶을 마감하면 보험회사에서 나오는 사망보험금으로 아들의 병을 치료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러나 보험금 수령은 ‘자살’을 예외항목으로 규정한다. 게다가 가입했던 보험은 지난해 만기로 혜택을 볼 수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노모의 목숨을 담보로 기대했던 사망 보험금은 한 푼도 나오지 않았다. 다수의 중국 언론에 따르면, 선전(深圳)시 뤄후취(罗湖区)에 사는 추(楚)씨는 10년 전 강직성 척추염이 발병했다. 치료가 어려운 병이었고, 급기야 지난해 10월에는 병세가 악화되어 목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추씨는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요양해 왔다. 병원에서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양측 고관절 치환수술을 제안했지만, 수술비는 수십만 위안에 달했다. 아내의 한달 급여는 3000위안(한화 54만원)에 불과했고, 이 돈으로는 아이의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에도 빠듯했다. 추씨의 부친은 추씨가 8살 때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추씨의 엄마는 온갖 궂은 일을 하며 홀로 두 딸과 아들을 키워올 만큼 강인했다. 그러나 아들의 막대한 치료비 앞에서 엄마는 무너졌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과거 딸이 자신을 위해서 보험에 가입한 사실이 떠올랐다. 가난한 노모에게 막대한 아들의 치료비를 벌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추씨 말에 따르면, 사고 당일 엄마의 행동이 이상했다고 한다. 엄마는 아들에게 중요한 물품이 있는 장소를 알려준 뒤, 무슨 일이 생기면 외삼촌과 이모를 찾으라고 당부했다. 잠시 뒤 엄마는 아들이 방에 있는 사이 베란다에서 몸을 던져 숨졌다. 추씨는 “내게 병이 생기지만 않았더라도 엄마가 이렇게 가지 않으셨을 텐데… 차라리 내가 죽으면 죽었지, 엄마가 나를 위해 죽음을 택할 순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안타까운 추씨의 사연이 보도되자, 자선단체에서 발벗고 나섰다. 선전시 자선회 덕의기금(德义基金)은 선전박애병원과 공동으로 추씨에게 치료를 무상 지원하기로 했다. 선전시 자선회는 전국적으로 모금운동을 시작했고, 모금액은 추씨의 치료비로 쓰고, 잔여 금액은 가정환경이 불우한 강직성 척추염 환우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또한 중국 전역에서는 남겨진 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결국 엄마의 소원대로 엄마의 숭고한 생명이 아들을 살린 셈이다. 사진=BTV신문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중국인 울린 ‘아름다운 거짓말’

    중국인 울린 ‘아름다운 거짓말’

    손자를 보고 싶어 하는 노모를 위해 숨진 아들을 대신할 대역을 구해 만나게 해 준 중국 남성의 ‘아름다운 거짓말’이 중국인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20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후난성 창사에 사는 황샤오융(56)은 지난 17일 시력을 점점 잃어가는 89세 노모에게 아들 황거가 건강하게 돌아왔다며 손자를 노모의 품에 안겼다. 그러나 노모가 만난 이는 손자 역할을 한 다른 청년이었다. 황거는 선천성 진행형 근육수축증을 앓다가 이미 7년 전에 숨졌다. 황샤오융은 손자가 숨진 사실을 알리면 노모가 상심할 것을 걱정해 미국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안심시켜 왔다. 희귀질환을 앓고 있던 황거는 지난 2006년 자신을 격려해 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3륜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 1만 3000㎞를 여행해 중국을 감동시켜 10대 인물에 올랐던 청년이다. 18세까지밖에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그는 21세 때인 2009년 11월 숨을 거두어 중국의 근육수축증 환자 가운데 가장 오래 산 기록도 갖고 있다. 아들의 사망 소식을 오랫동안 숨겨 왔던 황샤오융은 올해 초 또다시 거짓말을 보태야 하는 처지가 됐다. 자신이 시력과 청력을 완전히 잃기 전에 손자를 꼭 보고 싶다는 노모의 애원에 그는 현지 언론을 통해 나이 25∼28세에 키 170㎝, 몸무게 55㎏가량의 남성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결국 왕펑(28)이라는 청년이 황거의 대역을 자원하고 나섰다. 서로 휠체어에 앉아 양로원에서 ‘손자’와 마주하게 된 노모는 아무런 눈치도 채지 못한 채 마지막 소원을 이뤘다. 왕펑은 “할머니의 소원을 이뤄 주는 데 도움이 돼 기쁘다”면서 “앞으로 가끔 할머니를 찾아 뵐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노모 위해 가짜 아들까지…대륙 울린 ‘아름다운 거짓말’

    노모 위해 가짜 아들까지…대륙 울린 ‘아름다운 거짓말’

     손자를 보고 싶어하는 노모를 위해 숨진 아들을 대신할 대역을 구해 만나게 해 준 중국 남성의 ‘아름다운 거짓말’이 중국인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20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후난성 창사에 사는 황샤오융(56)은 지난 17일 시력을 점점 잃어가는 89세 노모에게 아들 황거가 건강하게 돌아왔다며 손자를 노모의 품에 안겼다. 그러나 노모가 만난 이는 손자 역할을 한 다른 청년이었다. 황거는 선천성 진행형 근육수축증을 앓다가 이미 7년 전에 숨졌다. 황샤오융은 손자가 숨진 사실을 알리면 노모가 상심할 것을 걱정해 미국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안심시켜 왔다. 희귀질환을 앓고 있던 황거는 지난 2006년 자신을 격려해 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3륜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 1만 3000㎞를 여행해 중국을 감동시켜 10대 인물에 올랐던 청년이다. 18세까지밖에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그는 21세 때인 2009년 11월 숨을 거두어 중국의 근육수축증 환자 가운데 가장 오래 산 기록도 갖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 당시 삼성전자 ‘화합(和諧)의 사절’로 아버지와 함께 봉송 주자로 뛰기도 했다. 아들의 사망 소식을 오랫동안 숨겨 왔던 황샤오융은 올해 초 또다시 거짓말을 보태야 하는 처지가 됐다. 자신이 시력과 청력을 완전히 잃기 전에 손자를 꼭 보고 싶다는 노모의 애원에 그는 현지 언론을 통해 나이 25∼28세에 키 170㎝, 몸무게 55㎏가량의 남성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결국 왕펑(28)이라는 청년이 황거의 대역을 자원하고 나섰다. 황샤오융은 왕펑이 노모와 만나게 하기 전에 아들의 무덤에도 데리고 가고 아들이 생활했던 침상도 보여 줬다. 휠체어에 앉는 법, 목발 짚고 걷는 법도 가르쳤다. 서로 휠체어에 앉아 양로원에서 ‘손자’와 마주하게 된 노모는 아무런 눈치도 채지 못한 채 마지막 소원을 이뤘다. 왕펑은 “할머니의 소원을 이뤄 주는 데 도움이 돼 기쁘다”면서 “앞으로 가끔 할머니를 찾아 뵐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후쿠시마원전 사고 5년] 방사능 불안·복구 지연… 주민들 “가족·일터 잃었는데 어디로”

    [후쿠시마원전 사고 5년] 방사능 불안·복구 지연… 주민들 “가족·일터 잃었는데 어디로”

    11일로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이에 따른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과 방사능 누출 사고 등 ‘복합 재난’이 발생한 지 만 5년이 됐다. 당시 재난으로 인한 사망자는 1만 5892명, 행방불명자는 2573명이었다. 또 질병, 자살 등 관련 사망자도 3314명에 이른다. 5년이 지나면서 일본 정부는 원전 피난민의 귀환을 준비하며 상처 치유에 들어갔지만 현실은 녹록잖다. 피난민 17만 4000여명은 정든 집에 돌아가지 못한 채 가설주택이나 친척 집 등에서 새우잠을 자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방사능 불신과 지지부진한 후속 조치가 남긴 마음의 상처는 일본 사회에서 트라우마로 깊어졌다. 경제산업성 등 정부 부처 건물들을 길 하나 사이에 둔 도쿄 중심부 히비야 공원에서는 원전 피해자들의 집회가 최근 연일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 800여명이 모인 지난 2일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아베 신조 정부의 피난 지시 해제와 ‘원전 피난민’에 대한 지원 축소 결정을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원전 사고피해자단체 연락회’(연락회) 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방사능) 안전이 확보되지 않았는데, 정부가 피난 지시를 해제하고, 일부 피난자에 대한 주택 무상 제공 등 지원을 내년 3월부터 끊겠다고 한 결정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日정부, 피난자 지원 끊어 복귀 유도 내년 3월까지 피난 지시구역 내 거주제한구역과 해제준비구역에 대한 피난 해제를 마무리하겠다는 아베 정부 정책은 사실상 ‘재해지역’으로 원주민 복귀를 유도하겠다는 것으로, 피난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세가와 겐이치 연락회 공동대표는 “연간 피폭 선량이 1mSv(시버트·방사선이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단위)를 밑돈다는 것이 실증되지 않는 한 피난 지시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면서 “정부와 도쿄전력은 빨리 사고 마무리를 하면서 없었던 일로 하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사능 위험에 대한 불안이 여전한 상태에서 피난민들은 내키지 않는 복귀에 떠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 전부터 후쿠시마현 나라하마치의 옛집으로 돌아간 60대 중반의 엔도 오쿠조는 “8명의 가족 가운데 노모와 처, 아들 부부와 손자, 손녀 등은 돌아오지 않고 센다이 등에 계속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부족한 인프라 시설에다 방사능 불안이 큰 탓이었다. 다른 한 피난민은 “방사능은 둘째치고, 돌아가 봐야 부서진 집을 다시 지을 돈도 없고, 공장과 일터도 문을 닫았으니 어떻게 하냐”고 반문했다. 가족과 집을 잃고, 직업과 터전을 상실한 채 임시 주택에서 목숨을 부지해 온 적잖은 원전 피난민들은 5년이 지났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과 현실의 벽 앞에서 망연자실한다. 일본 정부는 지난 5년 동안 26조 3000억엔(약 273조 9200억원) 을 쏟아부으며 거리를 새로 조성하는 등 복구 작업에 힘을 쏟았지만, 되레 방사능 불신과 마음의 상처는 깊어졌다. 후쿠시마 제1원전이 있는 후쿠시마현 오오쿠마를 비롯해 후타바, 나미에, 도미오카 등 원전 인근 지역은 여전히 방사능 오염 제거 작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여전히 돌아갈 수 없는 곳으로 텅 빈 채 남아 있다. ●인구 감소 속 아이 울음소리 사라져 총무성의 지난 2월 발표에 따르면 원전 주변 42개 시·읍·면 가운데 36개 지역에서 15만 6000명이 빠져나갔다. 인구 감소 속에 더 큰 문제는 젊은이 비율이 더 줄어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졌다는 데 있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피해지역인 이와테 현 12개 연안 시·군 인구가 2040년에는 현재보다도 34.9%가 적어지고, 미야기현의 15개 시·마치는 11.3%가 더 줄 것으로 예측했다. 젊은이들은 방사능에 더 민감했다. 후쿠시마, 이와테 등 피해 지역에선 주산업이던 농수산업, 임업과 관련 산업이 죽었고, 가공공장들도 문을 닫았다. 일자리가 없어져 타지로 피난 간 젊은이들이 돌아올 길도 없어졌다. 이 때문에 “산업 재생, 일자리 마련이 함께 진행돼야 했다”는 볼멘소리가 커졌다. 산업진흥을 겨냥한 아베 정부가 지난해 11월까지 4727억엔(약 5조원)을 1만여 사업자에게 지원했지만 최근 도호쿠지역 경제산업국 조사에 따르면 “예전 상태로 돌아갔다”고 응답한 수산·식품가공업은 3할 수준으로 8할 수준인 건설업과는 대조적이었다. 일본 농림수산성의 지난 1일 발표에 의하면 피해 농지 중 74%인 1만 5920㏊가 생산을 재개할 수 있는 상태로 회복됐다. 또 피해를 본 319개 어항(漁港) 가운데 지난 1월 말 현재 73%인 233곳의 기능이 회복됐다. ●“다니는 사람 90% 복구 근로자”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복구작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도로 정비, 택지 조성 등 건설 인프라 진행은 나은 편이다. 다시 올지 모르는 쓰나미 대비를 위한 방조제 건설, 재해민을 위한 공영주택인 ‘부흥 주택’ 건설 등도 계획보다 늦어졌다.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 등 3개 현에서 지어진 부흥 주택은 1만 4000여 가구. 전체 계획 2만 9385가구 가운데 절반 정도가 이뤄졌다.방조제 총연장도 도쿄에서 오사카 간 거리와 맞먹는 400㎞. 매우 어렵고 복잡한 용지 취득과 입찰 부진 등으로 완공은 계획의 14%, 83곳에서만 이뤄졌다. 미야기 현 등에서는 방조제가 경관을 망가뜨린다는 반대도 나왔다. 일본 정부는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다음달부터 5년 동안 6조 5000억엔(약 68조원)을 더 배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한 피난민은 “지역민이 돌아와야 복구가 이뤄지는 것이지 지금은 후쿠시마 등 피해 지역에 다니는 사람들의 9할은 복구 작업을 하는 근로자들”이라고 씁쓸해했다. 그런 가운데 쓰나미에 쓸려간 가족들의 시신을 혹시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바닷가와 폐허 더미 속에서의 행방불명자 수색은 계속되고 있다. 피난민의 고통과 복구작업도, 원전 안전성 논란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단독]서류만 한 달… 다나의원 구제신청 10%뿐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 내원했다가 C형 간염에 집단 감염된 환자 97명 가운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한 사람은 고작 10명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다나의원 사태가 발생하자 지난해 12월 보도자료를 내고 “신속하고 충분하게 권리 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의료사고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 신청 제도를 안내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 중재원 문을 두드린 환자는 극히 일부였다. 정부의 약속과 달리 적극적인 구제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일단 보도자료로 안내했고, 환자들에게 따로 연락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 구제를 신청한 환자들은 신청서 서류를 떼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고 말한다. 다나의원 피해자 30대 임모씨는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건소는 ‘경찰이 자료를 다 가져갔다’고 하고 경찰은 ‘조사 중이니 줄 수 없다’고 떠넘겼다”며 “복지부마저 도와주지 않아 다들 지쳐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C형 간염으로 간경변이 오고 있는데도 몇 날 며칠 다나의원을 오가고 환자 단체의 도움으로 정보 공개 청구를 해서 서류를 마련했다. 임씨는 “일반인이 국가 기관에 피해 구제를 신청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가는 책임 없다고 나 몰라라 하는데, 우리는 어디에 가서 호소해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감기 치료차 다나의원에 내원했다가 아버지와 함께 C형 간염에 감염됐다. 중재원의 권위적인 태도도 문제였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중재원이 피해자들과 상담하며 아직 역학조사가 끝나지 않아 (조정 중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이 얘기를 듣고 상심해 발길을 돌린 환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주사기 재사용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조항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그러나 환자에게 불리한 의료분쟁 조정 제도를 개선하는 이른바 ‘신해철법’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신해철법에 대해서는 현재 의료계에서 논란이 있어 정부는 국회 논의 결과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10명의 환자에 대한 조정·중재 절차가 시작됐지만 결론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다. 다나의원 사건에 대한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 이 병원이 재사용한 주사기 때문에 C형 간염에 감염됐다는 인과관계가 증명돼야 한다는 이유로 중재원이 절차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복지부 관계자는 “다나의원 내원 환자에 대한 C형 간염 검사는 아직 70%밖에 진행되지 않아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빨리 보상을 받아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 입장에선 속이 탈 뿐이다. C형 간염 치료제 ‘하보니’는 12주 약값이 약 4600만원이다. 12주 복용 시 완치율이 95% 이상이고 부작용도 적지만 항암제보다 비싸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페그인터페론’이라는 주사제가 있지만 부작용이 심해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안 대표는 “중재원이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구제하기보다 여론의 눈치만 살피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C형 간염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또 다른 병원인 강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 피해자들에게 우선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원장 노모(59)씨가 숨져 피해자 보상이 어려워진 점을 고려했다. 다만 대상은 이 병원에서 주사 시술을 받아 C형 간염에 걸렸음이 명확히 입증된 환자에 한해서다. 치료비는 고인의 유족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환수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 15일부터 이달 4일까지 혈액 매개 감염병 검사를 완료한 이 병원 환자 2365명 가운데 C형 간염 항체 양성반응이 확인된 감염자는 306명이며 이 중 치료받아야 하는 사람은 153명이다. 다나의원 피해자들에게도 정부가 치료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복지부는 “구제 절차를 적극 안내하겠다”고만 밝혔다. 권 실장은 의료기관을 잘못 관리한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정부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는 입장은 변함없으며,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책임 문제도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단독] 서류만 한 달… 다나의원 구제신청 10% 뿐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 내원했다가 C형 간염에 집단 감염된 환자 97명 가운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한 사람은 고작 10명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다나의원 사태가 발생하자 지난해 12월 보도자료를 내고 “신속하고 충분하게 권리 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의료사고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 신청 제도를 안내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 중재원 문을 두드린 환자는 극히 일부였다. 정부의 약속과 달리 적극적인 구제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일단 보도자료로 안내했고, 환자들에게 따로 연락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 구제를 신청한 환자들은 신청서 서류를 떼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고 말한다. 다나의원 피해자 30대 임모씨는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건소는 ‘경찰이 자료를 다 가져갔다’고 하고 경찰은 ‘조사 중이니 줄 수 없다’고 떠넘겼다”며 “복지부마저 도와주지 않아 다들 지쳐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C형 간염으로 간경변이 오고 있는데도 몇 날 며칠 다나의원을 오가고 환자 단체의 도움으로 정보 공개 청구를 해서 서류를 마련했다. 임씨는 “일반인이 국가 기관에 피해 구제를 신청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가는 책임 없다고 나 몰라라 하는데, 우리는 어디에 가서 호소해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감기 치료차 다나의원에 내원했다가 아버지와 함께 C형 간염에 감염됐다. 중재원의 권위적인 태도도 문제였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중재원이 피해자들과 상담하며 아직 역학조사가 끝나지 않아 (조정 중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이 얘기를 듣고 상심해 발길을 돌린 환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주사기 재사용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조항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그러나 환자에게 불리한 의료분쟁 조정 제도를 개선하는 이른바 ‘신해철법’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신해철법에 대해서는 현재 의료계에서 논란이 있어 정부는 국회 논의 결과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10명의 환자에 대한 조정·중재 절차가 시작됐지만 결론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다. 다나의원 사건에 대한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 이 병원이 재사용한 주사기 때문에 C형 간염에 감염됐다는 인과관계가 증명돼야 한다는 이유로 중재원이 절차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복지부 관계자는 “다나의원 내원 환자에 대한 C형 간염 검사는 아직 70%밖에 진행되지 않아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빨리 보상을 받아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 입장에선 속이 탈 뿐이다. C형 간염 치료제 ‘하보니’는 12주 약값이 약 4600만원이다. 12주 복용 시 완치율이 95% 이상이고 부작용도 적지만 항암제보다 비싸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페그인터페론’이라는 주사제가 있지만 부작용이 심해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안 대표는 “중재원이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구제하기보다 여론의 눈치만 살피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C형 간염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또 다른 병원인 강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 피해자들에게 우선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원장 노모(59)씨가 숨져 피해자 보상이 어려워진 점을 고려했다. 다만 대상은 이 병원에서 주사 시술을 받아 C형 간염에 걸렸음이 명확히 입증된 환자에 한해서다. 치료비는 고인의 유족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환수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 15일부터 이달 4일까지 혈액 매개 감염병 검사를 완료한 이 병원 환자 2365명 가운데 C형 간염 항체 양성반응이 확인된 감염자는 306명이며 이 중 치료받아야 하는 사람은 153명이다. 다나의원 피해자들에게도 정부가 치료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복지부는 “구제 절차를 적극 안내하겠다”고만 밝혔다. 권 실장은 의료기관을 잘못 관리한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정부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는 입장은 변함없으며,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책임 문제도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동전 녹여 구리로 팔면 징역 1년… 처벌 2배로

    동전 녹여 구리로 팔면 징역 1년… 처벌 2배로

    앞으로는 옛 10원짜리 동전을 녹여 구리로 파는 행위가 줄어들 전망이다. 옛 10원짜리 동전의 가치가 10원보다 크다 보니 이를 훼손해 되파는 범죄를 막기 위해 처벌이 두 배로 강화됐다. 지난해 12월 전국을 돌며 옛 10원짜리 동전 960만개(약 39t)를 모아 녹여서 구리 덩어리로 만들어 팔아 1억 6000만원의 차액을 챙긴 혐의로 노모(58)씨가 경찰에 잡혔다. 노씨는 2010년부터 네 차례나 같은 범죄를 저질렀는데 처음 검거된 2010년에는 동전 훼손에 대한 규제 법령마저 없어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았다. 옛 10원짜리 동전은 화폐 가치는 10원이지만, 구리 65%와 아연 35% 합금이라 녹여서 구리로 팔 경우 2배 안팎의 가치가 있다. 이에 한은은 2006년 12월부터 10원짜리 크기도 줄이고 값싼 재료로 동전을 만들고 있다. 7일 한은에 따르면 영리 목적으로 고의로 동전을 훼손했을 때의 처벌이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된 한은법 개정안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11년 12월 동전 훼손에 대한 처벌 근거가 만들어진 지 4년여 만에 처벌이 두 배로 강화된 것이다. 김동균 한은 발권정책팀장은 “시중의 동전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매년 한은에서 600여억원을 쓰고 있다”며 “동전 훼손이 명백한 범죄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에멘탈 치즈… 北 김정은 ‘입맛’까지 제재하라

    김정은 비만 원인… 대부분 中 통해 수입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70호 채택에 따라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 이행에 착수한 가운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확실히 압박하기 위한 제재 방안으로 스위스산 ‘에멘탈 치즈’ 수출 금지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외교가에서 나오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이 거의 ‘중독’ 수준으로 좋아한다는 치즈 공급을 끊음으로써 대북 압박을 몸소 실감케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외교 소식통은 4일 “이번 결의안에서 예로 든 대북 사치품 금수 품목에 식품류는 들어 있지 않다”면서 “결의안의 사치품 예시 목록은 말 그대로 예시일 뿐 그게 전부가 아닌 만큼 각국이 자율적으로 사치품이라고 판단하는 품목을 추가로 폭넓게 금수조치할 수 있는 게 결의안의 맥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국이 에멘탈 치즈를 제재하면 김 제1위원장이 큰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결의에서는 사치품 예시 목록이 기존 7개에서 12개로 확대됐다. 고급 시계, 납 크리스털, 스노모빌 등 김정은 일가가 구입해 쓰는 물품들이 추가됐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의 비만 원인으로도 지목됐던 에멘탈 치즈는 들어가지 않았다. 이 치즈는 구멍이 송송 뚫린 경질 치즈로 고소한 호두맛이 나며 와인 안주로 쓰인다. 스위스 유학파인 김 제1위원장은 집권 이후 북한 기술로는 스위스에서 즐기던 치즈맛을 내지 못하자 화를 내기도 했다고 한다. 2014년에는 북한 관리들이 프랑스의 치즈전문학교에 찾아가 기술 교육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한 사실이 외신을 통해 알려졌다. 관건은 치즈를 사치품으로 볼 수 있느냐다. 우리나라에서 스위스산 에멘탈 치즈 가격은 100g당 1만원 수준이다. 각국이 사치품의 정의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해석하느냐에 달렸다는 얘기다. 실제 일본은 지난달 18일 북한에 초콜릿, 쿠키 등을 수출한 무역업자를 체포했다. 초콜릿 등을 생필품이 아닌 사치품으로 봤기 때문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사치품 예시 목록에는 없지만 북한 간부들이 즐기는 코냑 같은 양주도 수출이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에멘탈 치즈를 대부분 중국을 통해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의안 전면 이행의 의지를 보인 중국이 과연 김 제1위원장의 ‘입맛’까지 제재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원주 주사기 병원장 숨진 채 발견

    유서 발견 안돼… 공소권 없음 종결될 듯 원주 C형간염 집단감염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강원도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원주경찰서는 4일 오전 7시 50분쯤 원주시 무실동 노모(59)씨의 집 안방 화장실에서 노씨가 숨져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 경찰과 119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숨진 노씨는 원주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된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으로 이날 오후 경찰의 2차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노씨는 지난달 29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당시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를 찾은 노씨는 진술녹화실에서 10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노씨를 상대로 자가혈 주사시술(PRP) 때 주사기를 재사용했는지 여부와 C형간염 집단감염 경로 등을 집중 수사했다. 경찰은 그동안 노씨를 비롯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당 의원에서 근무했던 병원사무장, 간호사, 간호조무사와 의료기기 납품업자 등 30여명 가운데 자가혈 주사시술 관련 업무를 했던 직원들을 불러 주사기 재사용 여부를 수사해 왔다. 노씨는 지난해 4월 원주시 학성동 자신의 병원에서 자가혈 시술을 받고 C형간염에 걸렸다는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자 한 달여 만인 5월 27일 병원을 폐업하고 다른 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은 “질병관리본부, 원주시보건소 등과 협조해 병원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하겠다”면서 “숨진 노씨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건 당국은 지난 2일까지 해당 의원을 방문한 환자 가운데 C형간염 감염자가 245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현재 원주시는 역학조사를 위해 ‘C형간염 대책 종합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보건 당국이 한양정형외과의원 내원자 가운데 C형간염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최초 접수한 때는 지난해 4월이었다. 이 병원을 방문했던 C형간염 감염자가 원주시보건소에 신고했다. 그러나 보건 당국은 그해 11월 추가 신고가 접수되고서야 심층 역학조사를 했다.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를 시작했을 때 이 병원은 이미 폐업한 후였다. 진료 기록 등도 상당 부분 사라지고 없어 주사기 재사용이 의심되는데도 입증할 증거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양정형외과의원을 방문한 환자 가운데 현재까지 밝혀진 C형간염 감염자는 모두 217명이다. 감염 환자는 자가혈 주사시술을 받았다. 조사 대상자는 1만 4000여명에 이른다. 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원주 C형간염 집단 감염사건 조사 받던 병원장 자살

    원주 C형간염 집단 감염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강원도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원주경찰서는 4일 오전 7시 50분쯤 원주시 무실동 노모(59)씨의 집 안방 화장실에서 노씨가 숨져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 경찰과 119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숨진 노씨는 원주 C형간염 집단 감염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된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으로 이날 오후 경찰의 2차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노씨는 지난달 29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당시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를 찾은 노씨는 진술녹화실에서 10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노씨를 상대로 자가혈 주사시술(PRP)때 주사기 재사용 여부와 C형간염 집단 감염 경로 등을 집중 수사했다. 경찰은 그동안 노씨를 비롯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당 의원에서 근무했던 병원사무장, 간호사, 간호조무사와 의료기기 납품업자 등 30여명 가운데 자가혈 주사시술 관련 업무를 했던 직원들을 불러 주사기 재사용 여부를 수사해왔다. 노씨는 지난해 4월 원주 학성동 자신의 병원에서 자가혈 시술을 받고 C형간염에 걸렸다는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자 한 달여 만에 병원을 폐업하고 다른 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은 “질병관리본부와 원주보건소 등과 협조해 병원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하겠다”면서 “숨진 노씨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지난 2일까지 해당 의원을 방문한 환자 가운데 C형간염 감염자가 245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원주시는 역학조사를 위해 ‘C형간염 대책 종합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보건당국이 한양정형외과 의원 내원자 가운데 C형간염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최초 접수한 때는 지난해 4월이었다. 이 병원을 방문했던 C형간염 감염자가 원주시 보건소에 신고했다. 보건당국은 그해 11월 추가 신고가 접수되고서야 심층 역학조사를 했다.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시작했을 때 이 병원은 이미 폐업(2015년 5월 27일)한 후였다. 진료 기록 등도 상당 부분 사라지고 없어 주사기 재사용이 의심되는데도 입증할 증거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양정형외과의원을 방문한 환자 가운데 현재까지 밝혀진 C형간염 감염자는 모두 217명이다. 감염환자는 자가혈 주사시술을 받았다. 조사대상자는 1만 4000여명에 이른다. 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원주 C형 간염 병원장 자택서 숨져

    원주 C형 간염 집단 감염 사건의 지원지로 지목된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 노모(59)씨가 숨진채 발견됐다. 노씨의 가족은 4일 오전 7시 53분쯤 원주시 무실동 노씨의 집에서 노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노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숨진 노 씨는 지난달 29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노씨는 이날 경찰의 2차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경찰은 노씨의 자택에서 유서 등을 찾고 있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시 경찰은 노씨를 상대로 자가혈 주사(PRP) 시술 시 주사기 재사용 여부를 집중 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는 지난해 4월 자신의 병원에서 자가혈 시술 후 C형 간염에 걸렸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한 달여 만에 병원을 자진 폐업하고 다른 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까지 강원도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을 방문한 환자 중 C형간염에 감염된 사람(항체 양성)은 217명으로 이 중 95명이 치료가 필요한 ‘RNA(리보핵산) 양성’ 감염자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신건강 종합대책] 배우자 ·부모 강제입원시키지 못하게… 국립정신병원에 ‘심의위’

    올해 1월 상속재산 때문에 89세 노모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던 아들과 손자가 붙잡혔다. 의사에게 거짓 진료의뢰서를 발급받아 강제 입원을 시도하기까지 과정은 의외로 간단했다. 50대 A씨는 이혼을 요구한 남편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 남편이 평소 술을 많이 마시고 자신을 심하게 폭행한다는 이유를 댔다. 현행 정신보건법은 보호의무자 2명의 동의와 의사 1명의 진단만 있으면 최대 6개월까지 정신병원 입원을 허용하고 있다. 허술한 법 규정은 정신질환이 없는 사람을 강제 입원시키는 데 악용되고 있다. 2013년 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정신질환 입원자 8만 462명 중 73.1%가 강제 입원한 것으로 보건 당국은 추산했다. 가족 간 불화, 재산 문제 등으로 강제 입원한 피해자가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최초 입원 후 6개월이 되는 때에 계속 입원 여부를 심사하기 때문에 한 번 입원하면 쉽사리 퇴원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정신병원 평균 입원 일수는 197일이나 된다. 정부는 25일 강제 입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5개 국립정신병원에 ‘입원 적합성 심의위원회’를 두고 강제 입원의 소지가 있을 때 입원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사법기관이 입원 적합성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체계를 갖춘다. 강제입원 요건 강화 대책은 이날 발표한 ‘정신건강 종합대책’(2016~2020)에 담겼다. 정신병원에서 환자를 함부로 격리하거나 묶을 수 없도록, 격리와 강박을 허용하는 요건과 절차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가이드라인도 올해 안에 마련한다. 또 정신질환 이력자와 가족, 인권 전문가로 ‘인권지킴이단’을 꾸려 입원환자들이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진 않는지 감시한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정신보건법 개정안에 이런 내용을 담아 일부 수정한 뒤 4월 국회에 다시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기존에 제출한 정신보건법 개정안보다 강제 입원 규정을 까다롭게 했다. 환자를 계속 입원시키려면 3개월마다 정신과 전문의 2명의 진단 등 심사를 거쳐야 한다. 질병·고령 등으로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사람을 입원시킬 때 법원이 선임하는 성년후견인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다만 판단이 어려운 사람이 직접 법원에 성년후견인을 사전 신청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제도를 활용하는 데 제약이 따를 것이란 지적도 적잖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가가 공공후견인을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아픈 어머니 편하게 해주려” 70대 노모 살해한 40대 아들

    지병이 있는 70대 노모를 살해한 40대 아들이 경찰에 검거됐다. 세종경찰서는 22일 성모(47·회사원)씨를 존속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성씨는 이날 오전 5시 30분쯤 세종시 연기면 부모 집에서 어머니 정모(74)씨를 장갑을 낀 양손으로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씨는 어머니를 살해한 뒤 자신의 방에서 노끈으로 목을 매 자살하려 한데 이어 집 인근 축사에서 다시 목을 맸으나 실패했다. 성씨는 이날 산책을 나갔다 돌아온 아버지의 신고로 붙잡혔다. 성씨는 경찰에서 “어머니가 오랫동안 병으로 심하게 고통을 받아 편하게 해주려고 함께 죽으려 했다”고 진술했다. 어머니 정씨는 30여년 전부터 당뇨와 심부전증 등 지병을 앓았고, 4년 전부터는 매주 3차례 신장투석을 하며 고통스러운 투병생활을 해왔다. 성씨는 6년 전 이혼한 뒤 딸을 데리고 부모 집에 들어와 함께 살았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지병 있는 어머니 목 졸라 살해한 40대

    지병이 있는 70대 노모를 살해한 40대 아들이 경찰에 검거됐다. 세종경찰서는 22일 성모(47·회사원)씨를 존속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성씨는 이날 오전 5시 30분쯤 세종시 연기면 부모 집에서 어머니 정모(74)씨를 장갑을 낀 양손으로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씨는 어머니를 살해한 뒤 자신의 방에서 노끈으로 목을 매 자살하려 한데 이어 집 인근 축사에서 다시 목을 맸으나 실패했다. 성씨는 이날 산책을 나갔다 돌아온 아버지의 신고로 붙잡혔다. 성씨는 경찰에서 “어머니가 오랫동안 병으로 심하게 고통을 받아 편하게 해주려고 함께 죽으려 했다”고 진술했다. 어머니 정씨는 30여년 전부터 당뇨와 심부전증 등 지병을 앓았고, 4년 전부터는 매주 3차례 신장투석을 하며 고통스러운 투병생활을 해왔다. 성씨는 6년 전 이혼한 뒤 딸을 데리고 부모 집에 들어와 함께 살았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부시 전 주지사, 결국 美대선 중도 포기…트럼프 승리가 원인?

    부시 전 주지사, 결국 美대선 중도 포기…트럼프 승리가 원인?

    부시 전 주지사, 결국 美대선 중도 포기…트럼프 승리가 원인? 부시 전 주지사, 트럼프 승리 부시 전 주지사가 20일(현시시간) 공화당 경선에서 중도하차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정치 명문 ‘부시가’(家)의 3번째 대통령 배출이라는 꿈이 무산됐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날 공화당 경선 3차 관문인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 결과 발표 직후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대선풍향계’로 통하는 1차 아이오와, 2차 뉴햄프셔에서 3위에 들지 못한데다가, 마지막 보루로 여겼던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성적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자 더는 희망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대권의 꿈을 접었다. 4위에 그친 부시 전 주지사의 득표율은 7.8%로, 3위 주자에 무려 15%포인트 가까이 뒤졌다. 부시 전 주지사는 41대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차남이자 43대 조지 W.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의 친동생이다. 만약 부시 전 주지사가 대권 도전에 성공했더라면 미 역사상 처음으로 ‘3부자 대통령’의 기록이 탄생할 수 있었던 셈이다. 부시 전 주지사가 지난해 12월 여야를 통틀어 처음으로 대권 도전 의사를 내비쳤을 때 미 정치권 전체가 주목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그는 이런 가문의 후광을 등에 힘입어 한때 공화당의 가장 유력한 주자로 거론됐다. 민주당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본선 맞대결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부시-클린턴 가문’의 대결이라는 말까지 회자됐을 정도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 출마하면서 그의 지지율이 급속히 꺼지기 시작했다. 트럼프가 ‘막말’에 가까운 거침없는 화법과 기존의 질서를 깨는 역발상으로 기성 정치권에 성난 민심을 속속 흡수하면서 부시 전 주지사는 설 자리를 잃게 됐다. 더욱이 한때 자신의 ‘정치적 제자’이자 지지기반이 겹치는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까지 경선 레이스에 합류하면서 부시 전 주지사는 진퇴양난의 입장에 빠졌다. 이처럼 기성 정치권을 확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루비오 변수와 부시가문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까지 겹치면서 부시 전 주지사는 어느 순간 지지율 5% 안팎의 군소 후보로 전락했다. 부시 전 주지사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친형인 부시 전 대통령과 90세 노모 바버라 부시 여사까지 총동원해 막판 불씨를 살리려 했으나 이미 꺾인 판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부시 전 주지사가 이처럼 고전을 면치 못한 데는 정치와는 거리가 먼 지나치게 신사적인 이미지와 유약한 스타일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많다. 일각에서는 부시 가문이 부시 전 주지사에게 ‘양날의 칼’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제기한다. 가문의 후광 덕분에 한때 선두 자리에 오르기도 했지만, 부시 전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을 둘러싼 논란 등 집안의 유산이 걸림돌도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는 경선 내내 부시 전 대통령이 2003년 개시한 이라크 전쟁을 지속적으로 비판하면서 부시 전 주지사에 대한 공격 소재로 활용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시 전 주지사, 공화당 경선 중도 포기…부시 VS 클린턴 가문 대권 경쟁 무산

    부시 전 주지사, 공화당 경선 중도 포기…부시 VS 클린턴 가문 대권 경쟁 무산

    부시 전 주지사, 공화당 경선 중도 포기…부시 VS 클린턴 가문 대권 경쟁 무산 부시 전 주지사 부시 전 주지사가 20일(현시시간) 공화당 경선에서 중도하차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정치 명문 ‘부시가’(家)의 3번째 대통령 배출이라는 꿈이 무산됐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날 공화당 경선 3차 관문인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 결과 발표 직후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대선풍향계’로 통하는 1차 아이오와, 2차 뉴햄프셔에서 3위에 들지 못한데다가, 마지막 보루로 여겼던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성적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자 더는 희망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대권의 꿈을 접었다. 4위에 그친 부시 전 주지사의 득표율은 7.8%로, 3위 주자에 무려 15%포인트 가까이 뒤졌다. 부시 전 주지사는 41대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차남이자 43대 조지 W.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의 친동생이다. 만약 부시 전 주지사가 대권 도전에 성공했더라면 미 역사상 처음으로 ‘3부자 대통령’의 기록이 탄생할 수 있었던 셈이다. 부시 전 주지사가 지난해 12월 여야를 통틀어 처음으로 대권 도전 의사를 내비쳤을 때 미 정치권 전체가 주목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그는 이런 가문의 후광을 등에 힘입어 한때 공화당의 가장 유력한 주자로 거론됐다. 민주당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본선 맞대결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부시-클린턴 가문’의 대결이라는 말까지 회자됐을 정도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 출마하면서 그의 지지율이 급속히 꺼지기 시작했다. 트럼프가 ‘막말’에 가까운 거침없는 화법과 기존의 질서를 깨는 역발상으로 기성 정치권에 성난 민심을 속속 흡수하면서 부시 전 주지사는 설 자리를 잃게 됐다. 더욱이 한때 자신의 ‘정치적 제자’이자 지지기반이 겹치는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까지 경선 레이스에 합류하면서 부시 전 주지사는 진퇴양난의 입장에 빠졌다. 이처럼 기성 정치권을 확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루비오 변수와 부시가문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까지 겹치면서 부시 전 주지사는 어느 순간 지지율 5% 안팎의 군소 후보로 전락했다. 부시 전 주지사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친형인 부시 전 대통령과 90세 노모 바버라 부시 여사까지 총동원해 막판 불씨를 살리려 했으나 이미 꺾인 판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부시 전 주지사가 이처럼 고전을 면치 못한 데는 정치와는 거리가 먼 지나치게 신사적인 이미지와 유약한 스타일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많다. 일각에서는 부시 가문이 부시 전 주지사에게 ‘양날의 칼’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제기한다. 가문의 후광 덕분에 한때 선두 자리에 오르기도 했지만, 부시 전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을 둘러싼 논란 등 집안의 유산이 걸림돌도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는 경선 내내 부시 전 대통령이 2003년 개시한 이라크 전쟁을 지속적으로 비판하면서 부시 전 주지사에 대한 공격 소재로 활용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두 타이완 기록자의 일기①그 여자의 일기,남쪽의 이야기를 들려줘-타이베이

    두 타이완 기록자의 일기①그 여자의 일기,남쪽의 이야기를 들려줘-타이베이

    두 사람이 나섰다. 타이완 방방곡곡을 훑으며 각개전투를 펼치고 나니 크고 작은 것 모두 버릴 게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기록한다. 두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은 타이완의 얼굴을. 타이완은 어떤 곳일까 공식명칭은 ‘중화민국’이다. 우리나라 3분의 1 정도 크기의 섬나라다. 인구는 약 2,300만명, 수도 타이베이와 함께 가오슝, 타이중, 타이난이 4대 도시로 불린다. 16세기까지는 말레이계 원주민들이 타이완 전역에 분포해 살았으나, 1624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지금의 타이난에 거점을 두고 중국의 한족들을 모집해 토지개간을 시작하면서부터 한족들이 유입됐다. 네덜란드가 타이완을 관할하던 1644년, 만주족이 명나라를 침입하자 한족들이 전쟁을 피해 타이완으로 대거 들어왔다. 1661년 청나라와의 전쟁에서 수세에 밀린 명나라가 2만명의 군사를 이끌고 타이완에 상륙해 네덜란드인을 몰아냈다. 이때부터 타이완은 중국인의 섬이 되었다. 1683년 타이완은 다시 청나라에 정복되어, 청나라의 22번째 성으로 편입되었다. 1895년부터 50년 동안은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타이완을 식민지배했다. 1945년 일본이 2차 대전에서 패전하자 다시 중국국민당이 타이완을 관할하기 시작했다. 1949년 중국 공산당과의 내전에 패한 국민당의 장제스 총통이 그해 12월7일 타이완으로 ‘중화민국’의 정부를 이전함으로써 지금의 타이완이 됐다. 국민당이 타이완으로 넘어올 당시 중국 자금성 뒤편의 고궁박물원에 안치되어 있던 수많은 국보급 유물들을 가져 왔는데, 중국의 역사를 아우르는 그 진귀한 유물들이 현재 중국이 아닌 타이완의 고궁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타이완 인구의 84%는 일제강점기 이전에 유입된 한족 ‘본성인’, 14%는 일제강점기 이후에 유입된 한족 ‘외성인’, 나머지 2%는 한족이 유입되기 이전인 16세기까지 섬에 살고 있었던 ‘말레이계 원주민’으로 구성되어 있다. 말레이계 원주민은 아직도 타이완의 고산지역에서 고유의 언어와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중국 본토의 중화요리는 모두 타이완에 있다’는 말이 있는데, 중국 전역의 요리사들이 다양한 경로로 타이완에 유입된 까닭이다. 그 명맥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 덕에 타이완에 가면 다양한 중국 전통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그 여자의 일기 남쪽의 이야기를 들려줘 오롯한 자유의 시간이 주어졌다. 욕심을 내서 타이베이는 물론 남부 도시 가오슝까지 들렀다. 친구와 이야기를 하듯 구석구석 관심을 가져보고 꼼꼼히 소식을 경청했다. 타이완은 여전히 다정하고 속이 깊은 친구였다. 역시, 내가 눈썰미가 있다니까. ●타이베이 켜켜이 쌓인 시간의 결을 어루만지다 보면 지금까지 알아 왔던 타이베이 말고, 또 다른 타이베이가 보인다. 언제든지 이야기를 쏟아낼 준비가 돼 있다. 콕, 찌르기만 한다면. ▶옛 거리에 움트는 새싹들 디화지에DihuaStreet 아마도 사람들은 조금 덜 꾸미고, 덜 복잡했던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 있나 보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흥행은 바로 그런 감성을 자극했던 것이 아닐까. 희한하게도 타이완에 발을 디디면 멀지 않은 과거를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우리의 과거 모습들이 타이완 곳곳에서 엿보이기 때문일 테다. 세련되지 않아도 소박한 옷차림, 숨기는 것이 없는 날것의 표정. 타이완을 여행하며 보고 싶었던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그래서 번잡한 관광지 대신 도시의 외진 곳으로 숨어들었다. 유리로 마감한 신식 건물들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한눈에 보기에도 낡은 2~3층의 건물이 골목을 이루기 시작했다. 디화지에다. 1850년경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디화지에는 과거 타이완의 경제 중심지였다고. 각종 허브, 직물, 차 등을 파는 골목이었단다. 당시의 건물들이 고스란히 남은 덕에 시간 여행을 하는 듯 황홀한 기분에 젖어들게 된다. 과거의 영화를 재현하듯 아직도 디화지에 골목 곳곳에는 타이완의 각종 전통 먹거리, 직물을 파는 곳들이 남아 있다. 사람을 모으는 호객꾼의 소리는 낡은 건물 사이를 넘나들며 생기를 북돋는다. 가장 번성했던 19세기를 지나면서 디화지에의 화양연화는 지나갔다. 그러나 주름이 패었을지언정 여전히 생기로운 빛을 띠는 것은 왜일까? 정답은 낡은 땅에 찾아와 깃든 젊은이들에게 있다. 디화지에에는 빛 바랜 건물에 어울리지 않을 법한 멋진 카페와 갤러리, 편집숍들이 꽁꽁 숨어 있다. 바쁜 걸음으로 재촉한다면 절대 볼 수 없을지 모른다. 화려한 간판을 내건 것도 아니요, 나만 잘났다고 뽐내는 모양도 아니다. 옛 거리에 살갑게 녹아들어 그저 ‘디화지에’ 같기 때문이다. 이곳에 새로 생긴 숍들만 모은 지도가 빽빽하다. 겨우 2년 남짓한 시간에 만들어진 것이다. 젊은 예술가들이 디화지에에 모이게 된 것은 다름 아니다. 옛 건물이 가득한데다 개발이 늦어지면서 임대료가 저렴했기 때문. 프로젝트처럼 하나의 업체가 주도해 여러 건물에 숍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고, 개별적으로 카페나 갤러리를 운영하기도 한단다. 건물 중앙을 비워둔 ‘ㅁ’자 형 전통 가옥에는 그래서 각 모서리별로 각양각색의 숍이 자리하고 있다. 마치 함정에 갇힌 것처럼 하나의 건물을 다 돌고 나오면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만다. 물론 지갑이 홀쭉해지는 정도도 머문 시간에 정비례한다. 아트야드Art Yard세다이그룹Sedai Group이 디화지에가 속한 다다오청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 만든 복합공간. 지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아트야드가 꾸며지기 시작해 지금 막 기반을 잡았다. 디화지에 거리 곳곳에 아트야드에 속한 총 5개 건물이 운영되고 있다. 소소한 잡화를 파는 숍과 강연장이 운영되는 시아오이청小藝埕 · Xiăo yì chéng, 타이완 전통 예술을 재해석하는 숍이 모인 민이청民藝埕 · Mín yì chéng, 아티스트의 개별 숍이 모여 있는 종이청眾藝埕 · Zhòng yì chéng, 전시회와 강의가 열리는 시에이청學藝埕 · Xué yì chéng, 예술가의 안뜰을 표방한 리안이청聯藝埕 · Lián yì chéng 등이 그것이다. 각각 서점, 갤러리, 카페 등 여러 개의 숍이 입주해 있다.www.artyard.tw 플라이시fleisch타이완에서 난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커피를 내리는 레스토랑. 공정한 방식으로 재료를 공수해 농민에게는 알찬 수익을, 소비자에게는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주방을 개방해 어떻게 음식이 만들어지는지 공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방식에 공감하는 방문객들이 3층 건물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톤다운 된 내부 인테리어가 주는 편안함이 일품. 각종 미디어에 소개된 유명 레스토랑이기도 하다. No. 76, Section 1, Dihua St, Datong District, Taipei City www.fleisch.com.tw +886 2 2556 2526 프로그카페Frog Cafe나무로 만들어진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프로그숍Frog Shop이 카페의 형식을 빌렸다. 엽서나 달력, 작은 사무용품을 전시하는 공간과 카페로 이뤄져 있는데, 디화지에 메인 거리의 입구에 자리하고 있어 항상 붐비는 편. 간단한 식사도 즐길 수 있어 다음 여행을 위한 기력을 보충할 수 있다. No. 13, Section 1, Dihua St, Datong District, Taipei City shop.frogfree.com +886 2 2555 2125 ▶그들이 사는 세상 다다오청DaDaoCheng 디화지에의 정겨움은 바로 인접한 다다오청 항구로 이어진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여행자들이 한강공원에 오면 이런 기분일까. 타이베이의 메인 선착장인 다다오청에는 여가를 즐기기 위해 나온 가족과 연인들이 한 가득이다. 앳된 얼굴을 한 연인들부터, 노모와 아이까지 나선 대가족도 있다. 타이베이 어딘가에서 밥을 짓고 사는 사람들, 진짜 그들의 생활 안에 녹아들 수 있을 것만 같다. ‘땡땡’ 작은 종을 울리며 아이스크림을 파는 사람,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맥주를 시원하게 들이키는 사람도 있다. 쉴 새 없이 휙휙 지나가는 것은 자전거다. 어디서나 자전거를 즐긴다는 타이완 사람들의 생활이 그대로 느껴지는 전경이다. 다다오청 한쪽에는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 대여소가 마련돼 있다. 교통카드만 있으면 자전거 빌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강 너머를 천천히 바라보며 즐기기에는 자전거만한 것도 없겠다. ▶홀로 남은 외딴 섬의 변신 보피리아오BoPiLiao MRT 룽산쓰역을 나서자 사방에서 울리는 번잡한 소음이 귓속으로 파고 든다. 타이베이 시내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다 보니 언제 와도 사람이 많다. 기도를 올리러 찾아온 주민들부터 사진을 찍기 바쁜 관광객까지, 어디에 시선을 둬도 위엄 있는 룽산쓰의 자태보다 사람이 먼저 들어온다. 룽산쓰를 한 바퀴 빙 돌고 발길을 틀었다. 진짜 목적은 보피리아오다. 룽산쓰 오른편으로 딱 한 블록만 걸으면 금세 보피리아오를 발견할 수 있다. 붉은 벽돌로 쌓은 2층 건물이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 간판도 없고 표지판도 찾기 어렵지만 주변 상가 지역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마치 보피리아오만 동떨어진 시간에 놓여 있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보피리아오의 역사는 200년 전 후기 청나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보피리아오 일대는 망카Mangka지구와 구팅Guting지구를 잇는 교통 중심지로 번성했었다고. 일제 식민지 시절을 거치며 인근의 옛 건물들은 모두 새로 개발되어 서양식으로 변모했지만, 어쩐 이유에서인지 보피리아오만은 그대로 남게 됐단다. 우여곡절 끝에 홀로 남아서인지 외딴 섬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희끗희끗한 벽돌색마저도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겨우 한 블록 차이인데 사람이 바글바글하던 룽산쓰와는 달리 보피리아오는 한적하기 그지없다. 아치형 터널을 지나다 보니 한쪽에서 피아노 연주가 들려온다. 보피리아오의 한 구역에서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 연주에 맞춰 성악가의 목소리도 울려퍼졌다. 보피리아오의 희끗희끗한 벽돌이 돋보이는 조용한 거리에는 근대 타이완의 역사를 체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교육관, 공연 및 전시가 이뤄지는 공간 등이 다양하게 자리하고 있다. 여행자에겐 훌륭한 포토존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군사 주거지, 따뜻한 남쪽이 되다 쓰쓰난춘SiSi Nan Cun 우연히 발견한 샘터는 그것이 크건 작건 반갑고 사랑스럽기 마련이다. 쓰쓰난춘이 그랬다. 기대보다 작은 규모에 과연 잘 찾아온 것이 맞나 싶을 정도였지만, 고층 빌딩 옆에서도 기죽지 않는 존재감을 뽐낸다. 우선 외형 때문이다. 타이베이101이 한 발짝 거리에서 하늘을 향해 뾰족하게 서 있고, 그 주변에도 고층 건물들이 즐비하다. 쓰쓰난춘은 1층 높이의 2층 건물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낮고 작았다. 하지만 외형만으로 존재를 파악하는 것은 경솔하다. 건물 곳곳에 숨은 보석 같은 가게들, 매주 주말마다 열리는 플리마켓은 쓰쓰난춘이 진짜 ‘따뜻’하다는 것을 직감하게 한다. 한가한 평소의 모습과 달리 주말만 되면 북적이는 진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매주 주말 오후 1시부터 작은 액세서리부터 옷, 먹거리, 문구까지 다양한 숍이 쓰쓰난춘 중앙 광장에 빼곡하게 들어선다. 이곳은 지난 1949~1960년대 중국에서 넘어온 중화민국의 군인들과 그 가족들이 모여 살던 지역이었다. 100만명이 거주할 정도로 규모가 컸지만, 시간이 가면서 거주하던 군인들이 은퇴하고 사회로 돌아가면서 점점 영향력이 축소되기 시작했다고. 그리고 지금은 단 몇동의 건물만 남아 이색 관광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회색 시멘트 벽 그대로 남은 건물은 빨강, 노랑, 초록 등 원색으로 문과 창틀에 포인트를 줬다. 낡고 바랜 느낌이지만 그런대로 사랑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좁은 벽과 벽 사이를 지나다 보면 자연스레 과거 이곳에서의 삶이 그려진다. 옛 흔적을 모아 둔 전시관에서는 그 상상이 좀 더 구체화될지도 모르겠다. 굿초스Good Cho’s타이완 ‘로컬 푸드’가 총집합했다. 장류, 조미료, 커피, 화장품까지 모두 모인 이곳은 쓰쓰난춘에 입점한 가장 큰 숍이다. 특히 주방에서 바로 만들어 내는 베이글의 인기가 뜨겁다고. 그 명성을 못 들어본 자라도 굿초스에 들어서자마자 풍겨 오는 고소한 빵냄새 때문에 베이글을 사게 될지 모른다. 종류도 수십가지에 달해서 고르는 재미도 쏠쏠한데, 다만 중국어를 하지 못한다면 직감으로 고르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함정. No. 54, Songqin St, Xinyi District, Taipei City +886 2 2758 2609 미도리Midori역시나 로컬 푸드를 이용하는 아이스크림 숍이다. 방부제 등 인체에 유해한 화학 제품을 사용하지 않은 것도 미도리의 특징. 그래서인지 아이스크림의 색이 연하고 부드럽다. 관찰 결과 굿초스에서 베이글을 먹고 미도리에서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이 쓰쓰난춘의 메인 코스가 분명하다. 콘이나 컵 중 선택할 수 있다. No. 50, Songqin St, Xinyi District, Taipei City 에디터 고서령 기자 글·사진 차민경 기자, Travie writer 김봉수 취재협조 내일투어 02-6262-5000타이완관광청 www.taiwan.net.tw, 브이에어 www.flyvair.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