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츠바이크「천재와광기」·일 가나모리「예술가의 사생활」번역서 나와
◎“예술가의 전재성 광기서 나왔다”/발자크·니체 등 행적통해 명작의 비밀 규명
세를 풍미한 예술가들은 천재인가 광인인가.인류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위대한 예술가들은 천부적인 광기에 시달렸으며 광기로부터 창작의 원동력을 얻어 인구에 회자되는 명작을 남겼음을 증언하는 흥미로운 2권의 책이 서점에 나왔다.
독일의 인기작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천재와 광기」(예하간)와 일본 기록문학가 가나모리 세이야(김삼성야)의 「예술가의 사생활」(한국문화사간)은 각각 9명,16명의 위대한 예술가들의 생애와 이들의 천재성을 밝히는 고뇌의 실체탐구를 통해 그들의 삶의 진실을 드러낸다.
「천재와 광기」는 뛰어난 소설가이면서 전기작가로 명성을 떨친 슈테판 츠바이크의 대표적 전기집.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이 책에서 지은이는 발자크,디킨스,도스토예프스키,휠더린,클라이스트,니체,카사노바,스탕달,톨스토이의 예술가적 삶을 「광기」라는 측면에서 예리한 감수성으로 기술하고 있다.
발자크의 삶과 디킨스의 삶,클라이스트와 니체의 삶은 저마다다르지만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들어있는 것은 그들 내부에 살아 숨쉬는 열정,참되고 강렬한 삶에의 욕구,그리고 형상화의 창조적 열망이라고 지은이는 주장하고 있다.『발자크의 주인공들은 모두가 끝없이 불만스럽다.각자가 한결같이 세계정복자이자 변혁자,아나키스트이자 동시에 폭군이다.…도스토예프스키의 주인공들 역시 열성적이고 또한 망아적이다.…디킨스는 최초로 일상의 나날을 시적인 것으로 굴절시켰다』
츠바이크가 이 전기집에서 시도하는 것은 단순한 사실이나 기록의 재생이 아니라 천재적 예술가를 사로잡은 「광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요체를 이룬다.니체와 도스토예프스키는 병과 광기,그리고 천재와 인내심의 관계에서,톨스토이는 러시아의 대자연과 농부들과의 관계에서,그리고 휠더린과 클라이스트는 광기와의 투쟁에서 천재성이 비롯됐다고 분석한다.
니체는 병과 고통을 가장 잘 참아내는 자가 「천재」이자 「초인」이라고 부르짖었으며,톨스토이는 82세의 노령에도 말을 타고 15마일이나 질주하고 들판에서 농주를 마시며 신을 우러렀다.휠더린은 하늘의 소리를 지상에 전달하기 위해 피뢰침의 역할을 했다.클라이스트는 밀려오는 광기때문에 언제나 극단을 추구하다가 마침내 한 여인과 동반자살을 시도했다.「천재와 광기」에는 이같은 이야기가 원당희,이기식,장영은등 3명의 젊은 독문학전공자들의 세심한 번역에 의해 펼쳐진다.
일본의 기록문학연구가 가나모리 세이야의 「예술가의 사생활」은 제목에서 풍기는 흥미위주의 스캔들 캐내기가 아니다.「이솝우화」의 저자인 이솝은 아주 못생긴 노예였으며 노예의 신분으로 외교상 큰 공적을 세운 인물임을 밝히고 있다.또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가족에게 남긴 유산은 침대와 가구뿐이었다는 사실이나,베토벤은 보기 드문 구두쇠였으며 출연료나 식대문제에 있어 잔소리가 심했다는 흥미로운 사실이 공개된다.또 노름에 미친 도스토예프스키,마더콤플렉스에 빠져 동성연애자가 된 프루스트,복잡한 여자관계로 유명한 피카소등의 기행과 사생활을 통해 이들 천재들을 시달리게한 고뇌의 정체가 창작에 얽힌 비밀을 푸는 열쇠임을 알려준다.
홍경호교수(한양대·독어독문학과)는 「천재와 광기」해설에서 『이들 광기의 천재들은 어떻게 세계속에서 자신의 의지를 펼쳤고,그 의지의 오만불손한 형제인 충동과 욕망을 어떻게 삶의 투쟁속에서 구체적이고 생산적으로 형상화했는지,그리고 영혼의 위기와 충격뒤의 저 비극적 이완이 어떤 결실로 잉태되고 후세에까지 정신의 거대한 음영을 남길 수 있었는가를 이 책은 보여준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