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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도청사 이전 ‘째깍째깍’…어디로 가든 후유증 불 보듯

    강원도청사 이전 ‘째깍째깍’…어디로 가든 후유증 불 보듯

    이달 말 강원도 신청사 부지 선정을 앞두고 춘천지역 주민 간 유치 열기가 과열 양상을 보여 후유증이 우려된다. 12일 강원도에 따르면 신청사 건립 부지 선정위원회(이하 선정위)는 오는 13일 제5차 회의를 열고 후보지를 2~3곳으로 압축한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지는 ▲근화동 옛 캠프페이지 ▲동내면 다원지구 주변 ▲동면 노루목저수지 ▲봉의동 현 청사 ▲우두동 옛 농업기술원 등 5곳이다. 앞선 지난달 30일 선정위는 이들 후보지에 대한 현장실사를 마쳤다. 도는 선정위가 이달 중 제6차 회의를 열고 후보지 1곳을 최종 선정하면 다음 달 기본계획 수립 용역 발주를 시작으로 바로 신축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러자 유치전에 나선 후보지 주민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최근 도청뿐만 아니라 도소방본부, 강원사회서비스원 등 공공기관의 동반 이전 가능성까지 제기돼 주민들은 도청 유치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주민들은 각각 유치위원회나 추진위원회 구성해 거리 곳곳에 저마다 당위성을 피력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피켓 시위도 벌이고 있다. 유치 염원을 담은 주민 서명부를 도에 전달하기도 했다. 한 유치위의 주민은 “도청을 비롯한 여러 기관이 옮겨온다면 파급 효과는 더 커져 어느 지역 주민이나 양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각 시의원은 시의회 상임위원회나 본회의에서 공개 발언을 통해 자신의 지역구 주민들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오동철 춘천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지역사회에서 민감한 사안이어서 어떤 결론이 나도 갈등과 대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선정 절차가 공정·투명해야 하고, 사후대책도 철저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속도 내는 강원 신청사 건립

    강원도 신청사 건립 사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도 신청사 건립 부지선정위원회(부지선정위)는 부지 선정 평가기준을 수립한 데 이어 30일 후보지에 대한 현장실사를 벌였다. 부지선정위는 이날 제4차 회의를 겸한 현장실사를 ▲근화동 옛 캠프페이지 ▲동내면 거두리·신촌리(다원지구 예정지 주변) ▲동면 노루목저수지 ▲우두동 옛 도농업기술원 등 후보지 4곳에서 비공개로 진행했다. 후보지 중 하나인 봉의동 현 청사는 교통, 편의시설 등 부지 여건이 이미 파악돼 현장실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부지선정위는 현장실사에서 접근 편리성, 장래 확장성, 비용 경제성, 개발 용이성, 주변 입지 환경 등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최종 선정은 12월 이뤄질 예정이다. 우창효 도 공공청사담당은 “현 청사는 현장실사를 생략한 것이지 평가 대상에서 빠진 게 아니다”라며 “결론이 5차 회의에서 날지, 6차 회의까지 갈지 아직 모르지만 12월 중에 마무리 짓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도는 부지선정위가 부지를 결정하면 내년 1월 신축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시작으로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 기본 및 실시설계 등의 절차를 거쳐 2026년 1월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완공 목표 시기는 2028년 6월이고, 신축 비용은 공사비와 용역비를 포함해 총 3089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런 가운데 도 산하기관의 동반 이전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도 소방본부와 도 출자·출연기관인 강원사회서비스원은 최근 신축 이전을 보류했다. 이를 놓고 지역사회에서는 도청사와 함께 두 기관이 동반 이전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지선정위가 부지 선정 평가기준에서 추가 개발이 가능한 ‘확장성’에 높은 배점을 주기로 해 동반 이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도 관계자는 “소방본부와 서비스원 신축 이전이 잠시 보류된 것은 맞고 그 외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 천지연폭포·산방산… 천혜의 제주 자연을 만나다

    천지연폭포·산방산… 천혜의 제주 자연을 만나다

    민관 연구기관 제주 지역서 조사생물표본·사진·영상 300점 소개국립문화재연구원,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가 다음달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두 달 동안 제주 서귀포 지역의 자연을 주제로 한 공동 특별전시회 ‘제주의 자연, 세계의 유산이 되다’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국립문화재연구원과 한국동굴생물연구소 등 민관 12개 기관이 2019년부터 올해까지 서귀포 성산일출봉 천연보호구역, 천연기념물인 평대리 비자나무숲을 포함해 천지연폭포, 천제연폭포, 안덕계곡, 산방산, 정방폭포 등 제주 전역에서 다양한 생물분류군을 조사한 연구 성과를 대중에게 공개하는 자리다. 전시회에서는 ▲천연기념물 흑비둘기, 흑두루미, 독수리 등 조류 ▲포유류(노루, 족제비 등) ▲곤충(제주풍뎅이, 한라산누에나방 등) ▲식물(지네발난, 탐라산수국 등)을 포함한 약 300점의 다양한 생물 표본과 현장조사 사진, 영상을 선보인다. 특히 그동안 천지연과 천제연폭포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 무태장어가 정방폭포에서 서식하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도 이번 전시 내용에 포함된다. 국립문화재연구원 측은 “이번 특별전시회 개최를 통해 자연유산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각료 낙마에 선거법 위반까지…흔들리는 日 기시다 탈출구는 바이든일까

    각료 낙마에 선거법 위반까지…흔들리는 日 기시다 탈출구는 바이든일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0월 취임 후 1년여 만에 가장 큰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다. 사용 내역이 적혀 있지 않은 ‘백지 영수증’ 문제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불거진 데다 분위기 쇄신을 위한 내년 초 개각에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2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24일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을 만나 백지 영수증 문제에 대해 “첨부 서류의 기재에 일부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선거관리위원회 측에 상담한 뒤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일본 최대 주간지 슈칸분슌이 지난 22일 온라인으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10월 31일 치러졌던 중의원 선거와 관련해 히로시마현 선관위에 제출한 270장의 영수증 가운데 9만 5000엔(약 90만 1000원) 상당의 영수증 94장은 이름과 사용 목적 등이 없는 백지 영수증이었다. 또 사용 목적만 없는 영수증은 약 106만엔(약 1014만원) 상당의 98장에 달했다. 일본 공직선거법은 선거 운동과 관련된 모든 지출에 대해 사용 금액과 날짜, 목적 등을 기재한 뒤 영수증과 함께 선관위에 제출해야 한다. 이 때문에 기시다 총리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혐의가 나왔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백지 영수증의 내용은 식음료와 문구류 구입 등에 관한 것으로 지출 목적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기시다 총리의 인사 문제도 심각하다. 최근 한 달 사이 경제재생상을 비롯해 법상, 총무상 등 3명의 각료가 줄줄이 낙마했다. 하지만 탈세 등 정치자금 문제로 물러난 데라다 미노루 전 총무상의 후임으로 지난 21일 임명된 마쓰모토 다케아키 신임 총무상도 정치자금 문제가 불거졌다. 마쓰모토 총무상의 자금관리단체가 매년 9월마다 지역구인 효고현의 한 호텔에서 후원회를 열었는데 회장 수용 인원을 초과하는 입장권을 판매해온 게 드러났다. 아키바 겐야 부흥상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제기되며 야당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아키바 부흥상은 비서 2명이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에서 선거운동 보수로 각각 12만엔, 8만엔을 받은 혐의가 있다. 일본 공직선거법에서 선거운동 보수 지급은 사무원들에게만 한정돼 있다. 또 아키바 부흥상은 지역구 사무소 비용 신고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내년 초 개각을 통해 여러 의혹이 제기된 각료들을 경질하기보다 자연스럽게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료의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경질할수록 정권이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자 아사히신문은 “직전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지지율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당내 인사를 실시했지만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면서 정권 퇴진으로 이어졌다”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러자 기시다 총리는 24일 개각 논란에 대해 “(개각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지금 국회의 일에 전념해야 하고 연말을 앞두고 방위 3대 문서 개정 등 다양한 정치적 문제에 전념해야 한다”며 수습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외교 이벤트로 반전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복수의 미일 양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기시다 총리가 내년 1월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을 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했다. 이 신문은 “지난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미국 방문을 타진했고 미국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 기시다, 이번엔 선거법 위반 혐의

    기시다, 이번엔 선거법 위반 혐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사용 내역을 안 밝힌 ‘백지 영수증’을 대량으로 지역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가 들켰다. 최근 한달 간 각료 3명이 줄줄이 낙마한 데 이어 총리 본인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보태져 취임 이후 가장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23일 일본 최대 주간지 슈칸분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10월 31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와 관련해 히로시마현 선관위에 270장의 지출 영수증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 중 총액이 9만 5000엔(약 90만 1000원) 상당인 영수증 94장이 이름과 사용목적 등이 없는 백지 영수증이었다. 사용목적만 빠진 영수증도 98장으로, 전체 금액은 약 106만엔(1014만원)이었다. 가미와키 히로시(헌법학) 고베학원대 교수는 “절대적으로 공정성이 확보돼야 하는 선거에서는 무엇보다 자금 흐름에 높은 투명성이 요구되는데 총리일수록 더욱 그렇다”고 비판했다. 기시다 총리는 확인 중이라고만 답했다. 탈세 등 정치자금 문제로 물러난 데라다 미노루 총무상 후임으로 지난 21일 임명된 마쓰모토 다케아키 총무상도 정치자금 문제로 시달리는 터다. 마쓰모토 총무상의 자금관리단체가 매년 9월 지역구인 효고현의 한 호텔에서 후원회를 열었는데 수용인원을 웃도는 입장권을 판매해 말썽을 빚었다. 마쓰모토 총무상이 국민들을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앞서 낙마한 각료들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기시다 총리에게 치명타를 입히는 셈이다.기시다 총리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내년 1월 개각과 당내 인사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아사히신문은 “총리의 구심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인사를 단행하면 정권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도 있다, 스가 요시히데 직전 총리가 지지율 침체에서 벗어나려고 당내 인사를 실시했지만 오히려 혼란을 부추겨 정권 퇴진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 위기의 日 기시다, 이번엔 본인 선거법 위반 혐의로 ‘흔들’

    위기의 日 기시다, 이번엔 본인 선거법 위반 혐의로 ‘흔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사용 내역이 적혀 있지 않은 ‘백지 영수증’을 대량으로 지역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최근 1개월간 각료 3명이 줄줄이 낙마한 데다 이번엔 본인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제기되면서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래 가장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일본 최대 주간지 슈칸분슌이 22일 온라인으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10월 31일 치러졌던 중의원 선거와 관련해 히로시마현 선관위에 제출한 270장의 영수증 가운데 9만 5000엔(약 90만 1000원) 상당의 영수증 94장은 이름과 사용 목적 등이 없는 백지 영수증이었다. 또 사용 목적만 없는 영수증은 약 106만엔(약 1014만원) 상당의 98장에 달했다. 일본 공직선거법은 선거 운동과 관련된 모든 지출에 대해 사용 금액과 날짜, 목적 등을 기재한 뒤 영수증과 함께 선관위에 제출해야 한다. 헌법학 전공의 가미와키 히로시 고베학원대 교수는 “절대적으로 공정성이 확보되어야 하는 선거에서는 무엇보다 자금 흐름에 높은 투명성이 요구되는데 총리일수록 더욱 그렇다”라고 비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에 대해 “확인 중인 상황”이라고 했다. 기시다 총리의 위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탈세 등 정치자금 문제로 물러난 데라다 미노루 전 총무상의 후임으로 21일 임명된 마쓰모토 다케아키 신임 총무상도 정치자금 문제가 불거졌다. 마쓰모토 총무상의 자금관리단체가 매년 9월마다 지역구인 효고현의 한 호텔에서 후원회를 열었는데 회장 수용 인원을 초과하는 입장권을 판매해온 게 드러났다. 마쓰모토 총무상은 “법대로 적절하게 처리했다”라고 반박했다. 기시다 총리는 22일 참의원 본회의에 출석해 “총무상 본인이 우선 제대로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마쓰모토 총무상이 일본 국민들이 납득할 정도로 해명하지 못한다면 앞서 낙마한 각료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기시다 총리로서는 치명타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기시다 총리가 분위기 쇄신을 위해 내년 1월 개각과 당내 인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부정적인 여론이 많다. 아사히신문은 23일 “총리의 구심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인사를 단행하면 정권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도 있다”라며 “직전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지지율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당내 인사를 실시했지만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면서 정권 퇴진으로 이어졌다”라고 지적했다.
  • [특파원 칼럼] 리더의 자질은 판단력에 있다/김진아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리더의 자질은 판단력에 있다/김진아 도쿄 특파원

    “법무상(법무부 장관)이 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법무상이라는 게 아침에 사형 도장을 찍고 낮 뉴스에 톱기사로 나오는 정도에 그치는 따분한 직무다.” 일본 하나시 야스히로 전 법무상이 11월 9일 집권당인 자민당 의원 저녁 모임에 나가 이같이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정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도쿄신문은 사설에서 “하나시의 발언은 국가가 인명을 빼앗는 사형 제도의 중대성이나 엄숙함을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을 경솔하기 그지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문제가 발생한 다음날 오후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앞으로 직책의 무게를 느끼며 발언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데 그쳤다. 하나시 전 법무상은 6선 중의원으로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기시다파에 속했던 측근이었다. 어느 나라의 정치권이든 ‘일단 버티고 보자’는 생각이 항상 문제다. 하나시 전 법무상이 한 문제의 발언은 그날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 과거에도 수차례 사형을 가볍게 보며 자신의 직무를 희화화하는 등 경솔한 발언을 해 왔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자민당 내부에서도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기시다 총리는 논란이 불거진 지 이틀 만에 사직서를 수리하는 형식으로 하나시 전 법무상을 경질했다. 기시다 총리의 늦은 판단력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기시다파 소속인 데라다 미노루 전 총무상은 탈세 등 정치자금 문제로 하나시 전 법무상에 앞서 사퇴 압박을 받았다. 정치자금법을 소관하는 총무성의 수장이 위법행위를 일삼았기 때문이다. 기시다 총리는 동남아 순방 기간 3년 만의 한일, 중일 정상회담은 물론 한미일 정상회담 등 각종 외교 이벤트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성과 없음’이라는 냉정한 평가만 나왔다. 결국 그는 하나시 전 법무상 때와 마찬가지로 20일 데라다 전 총무상을 사직서 수리 방식으로 경질했다. 기시다 총리는 옛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와 자민당 의원 간 유착 관계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지난 8월 서둘러 개각을 단행했다. 하지만 최근 1개월 동안 3명이나 되는 각료가 낙마했다. 1차 내각에 이어 2차 내각에도 등용됐던 야마기와 다이시로 전 경제재생담당상은 옛 통일교와의 관련성을 해명하지 못했다. 기시다 총리는 간판 정책인 ‘새로운 자본주의’를 진두지휘한 야마기와를 신임하며 두 달을 버텼지만 역시 여론의 압박에 교체했다. 기시다 총리의 판단력 부재는 결국 지지율 하락을 자초했다. NHK가 11월 11~13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5% 포인트 하락한 33%로 역대 최저치였다. 자민당 내에서는 장관들의 문제가 불거진 후 빠르게 정리했다면 문제가 이렇게까지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총리의 판단력 문제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리더의 판단력 상실은 일본만의 일이 아니다. 수많은 내외국인이 번화가에서 어이없이 죽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 분노가 이어지고 있지만 버티는 중이다. “폼나게 사표” 등 비상식적인 발언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서로 감싸기에 바쁘다. 기시다 총리와 비슷한 수준의 30%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는 이유가 있다. 한일 관계 개선 이면의 닮지 않아야 할 부분까지 따라갈 필요는 없다. 외교의 시간은 이제 끝났고 국내 정치의 시간으로 돌아온 현재 대통령과 여당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 2차 내각 3번째 낙마… 기시다 정권 타격

    2차 내각 3번째 낙마… 기시다 정권 타격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치 자금 문제가 불거진 데라다 미노루 총무상을 20일 경질했다. 옛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와 집권당인 자민당 의원 간 유착 관계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지난 8월 조기 개각을 단행했지만 반년도 안 돼 세 명의 각료가 낙마하면서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데라다 총무상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기시다 총리는 기자들을 만나 각료들의 경질이 계속되는 데 대해 “깊이 사과한다”며 “임명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후임 총무상은 21일 오전 임명하기로 했다. 기시다 총리의 자민당 내 파벌인 기시다파 일원인 데라다 총무상은 지역구 후원회 정치자금 보고서에 사망자를 약 3년 동안 회계책임자로 기재하는 등 정치 자금 부실 문제가 드러났다. 특히 정치자금법을 담당하는 총무상직을 계속 맡는 건 부적절하다는 야당의 사퇴 압력이 거셌다. 기시다 2차 내각으로서는 벌써 세 번째로 장관이 낙마하면서 리더십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야마기와 다이시로 전 경제재생담당상은 옛 통일교와의 유착 관계를 제대로 해명하지 못해 지난달 사임했다. 하나시 야스히로 전 법상은 “법상이라는 게 아침에 사형 도장을 찍고 낮 뉴스에 톱기사로 나오는 정도에 그치는 따분한 직무”란 경솔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지난 11일 경질됐다.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잇단 리더십 여파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20~30%대로 고꾸라져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최저치 기록을 연일 갈아 치우고 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한 내년 1월 정기국회 전 개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시다 총리는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기 위해 적절한 시기에 총리로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 2차 내각 반년도 안돼 총무상까지 3번째 낙마…흔들리는 日 기시다 정권

    2차 내각 반년도 안돼 총무상까지 3번째 낙마…흔들리는 日 기시다 정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치 자금 문제가 불거진 데라다 미노루 총무상을 경질하기로 했다. 옛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과 집권당인 자민당 의원 간 유착 관계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지난 8월 조기 개각을 단행했지만 반년도 안 돼 3번째 각료 낙마가 예정되면서 기시다 총리가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20일 NHK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19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동남아 순방 기자회견에서 데라다 총무상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는 점을 언급한 뒤 “적절한 타이밍에 총리로서 판단하겠다”라고 말했다. 국내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데라다 총무상 문제로 발목 잡힐 수 없다는 것으로 사실상 경질하겠다는 방침을 드러낸 것이다.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 내 파벌인 기시다파 소속인 데라다 총무상은 지역구 후원회 정치자금 보고서에 약 3년 동안 이미 사망한 사람을 회계책임자로 기재하는 등 정치자금 문제가 드러났다. 특히 총무상은 정치자금법을 담당하고 있어 데라다 총무상이 직을 계속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야당의 사퇴 압력이 거셌다. 자민당 내에서도 데라다 총무상의 경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꼽는 추경안이 21일부터 중의원 본회의에서 심의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악영향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데라다 총무상의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데라다 총무상이 경질되면 기시다 2차 내각으로서는 3번째 장관 경질이다. 야마기와 다이시로 전 경제재생담당상은 옛 통일교와의 유착 관계를 제대로 해명하지 못해 지난달 사임했다. 하나시 야스히로 전 법상은 “법상이라는 게 아침에 사형 도장을 찍고 낮 뉴스에 톱기사로 나오는 정도에 그치는 따분한 직무”라고 경솔한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지난 11일 경질됐다. 이처럼 각료들의 문제가 잇따르면서 기시다 총리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 영향으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20~30%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한 내년 1월 정기국회 전 개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기 위해 적절한 시기에 총리로서 판단하겠다”라고 말했다.
  • 강원도청 신축 부지 ‘잣대’ 나온다…내일 평가기준 수립

    강원도청 신축 부지 ‘잣대’ 나온다…내일 평가기준 수립

    강원도청사 신축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후보지 평가기준이 오는 2일 세워진다. 도는 신청사 건립 부지 선정위원회(이하 선정위)가 이날 3차 회의를 열고 평가기준을 정한다고 1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중순 도가 도내 18개 시·군에 거주하는 2231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접근편리성’이 신청사 부지 선정 시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꼽혔다. 도 관계자는 “도청사 신축 시 행정기관이 주변에 모여 있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70%가 ‘모여 있는 것이 효율적이다’고 답했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평가기준에 반영할지는 선정위가 결정한다”고 말했다. 선정위는 3차 회의에서 정해질 평가기준으로 도가 자체 발굴한 후보지와 춘천시가 제안한 후보지를 심의해 다음 달 신청사 부지를 최종 확정한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지는 ▲근화동·소양동 옛 캠프페이지 ▲동내면 거두리·신촌리 다원지구 ▲동내면 학곡지구 ▲동면 노루목저수지 ▲동산면 ▲봉의동 현 청사 부지 ▲삼천동 옛 중도배터 일대 ▲신북읍 옛 102보충대 ▲신동면 정족리 ▲우두동 옛 농업기술원 부지 등이다. 도는 신청사 부지가 정해지면 내년 1월부터 신축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시작으로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 기본 및 실시설계 등의 절차를 거쳐 2016년 1월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완공 목표 시기는 2028년 6월이다. 우창효 도 공공청사팀장은 “거론되는 후보지들 모두를 대상으로 심의할지 압축해서 심의할지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 뜨거운 강원 신청사 유치전에 지역 갈등 불붙을라

    강원도가 도청사 신축 사업에 속도를 내자 지역 간 유치 경쟁도 뜨거워져 후유증이 우려된다. 도는 다음달 2일 신청사 건립 부지 선정위원회가 3차 회의를 갖고 후보지 평가 기준을 마련한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김진태 강원지사는 춘천 지역을 전제로 한 신청사 부지 재선정 및 신축 로드맵을 발표했고 8월 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회는 이달에 나올 청사 건립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에서 제기된 복수의 후보지와 춘천시가 도에 제안한 후보지들을 평가해 연말 최종 후보지를 선정한다. 김 지사 발표 뒤 도청사 신축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자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 주민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유치전에 뛰어든 지역도 당초 3~4곳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지는 ▲근화동·소양동 옛 캠프페이지 ▲동내면 거두리·신촌리 다원지구 ▲동내면 학곡지구 ▲동면 노루목저수지 ▲동산면 ▲봉의동 현 청사 부지 ▲삼천동 옛 중도배터 일대 ▲신북읍 옛 102보충대 ▲신동면 정족리 ▲우두동 옛 농업기술원 부지 등이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거나 서명운동 또는 토론회를 가지며 저마다 당위성을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도는 원주시번영회가 춘천으로 신청사 부지를 국한한 것에 반발해 내놓은 ‘18개 전 시군을 대상으로 한 공론화’ 요구에 대해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신청사 유치전이 과열되자 지역사회에서는 최종 후보지 결정 뒤 일어날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동철 춘천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결정돼야 하고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지역 간 갈등과 대립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 가정폭력범 발로 걷어 차 6주 상해 입힌 경찰관 선고유예

    가정폭력범 발로 걷어 차 6주 상해 입힌 경찰관 선고유예

    완전히 제압한 가정폭력범을 여러 차례 발로 걷어차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은 경찰관이 항소심에서 선고유예를 받았다. 선고유예는 가벼운 범죄에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보류했다가 면소하는 판결이다.수원고법 제2-1형사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독직폭행) 및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경찰관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피해자가 입은 상해는 피고인의 동료 경찰관이 제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의 드러난 범죄사실만으로 경찰관 신분을 박탈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판단돼 형 선고를 유예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2월 경기 평택에서 “남편이 흉기를 들고 협박한다”는 112신고를 받고 지구대 소속 경찰관들과 함께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관들은 노루발(속칭 빠루)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테이저건을 발사해 중국 국적 B씨를 제압했다. 당시 경찰관 A씨는 B씨가 완전히 제압돼 저항하지 못하는 상태인데도 발로 얼굴을 한 차례 차고, 수갑이 채워진 채 바닥에 앉아 있는 그의 가슴을 걷어찼다. 또 순찰차로 이동해 B씨를 태우는 과정에서도 다리 부위를 두 차례 걷어 차 코뼈와 정강이뼈를 골절시키는 등 전치 6주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 [여기는 동남아] 태풍에 침수된 도로를 뚫고…노젓는 음식 배달원 화제

    [여기는 동남아] 태풍에 침수된 도로를 뚫고…노젓는 음식 배달원 화제

    태풍의 영향으로 도로 곳곳이 침수되면서 집안에 고립된 주민들, 이에 보트를 타고 음식을 배달하는 배달 기사의 모습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말 태국은 16호 태풍 ‘노루’의 여파로 도로 곳곳이 침수되면서 주민들은 집안에 고립됐다. 폭우로 인해 물이 허리까지 차올라 이동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장을 보기 위해 집을 나설 수도 없는 상황, 음식 배달도 이용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결국 당국에서는 군인들을 동원해 위험 지역의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음식을 제공하며 발 벗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한 그랩(Grab) 배달 기사의 새로운 배송 수단이 눈길을 끌었다. 그랩 유니폼과 헬멧까지 착용한 배달 기사는 작은 보트에 올라타 노를 저어 홍수 지역을 가로질러 가고 있었던 것. 다름 아닌 고객이 주문한 음식을 어떻게든 배달하기 위해서였다. 한 시민이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자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음식 배달원의 모습에 감동을 받은 누리꾼들은 “철두철미한 서비스 정신에 감탄이 나온다”, ““놀라운 헌신과 따뜻한 서비스 정신”, “노 젓는 기술까지 훌륭하다”는 등의 찬사를 보냈다. 지금까지 11만 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해당 영상에 ‘좋아요’ 를 눌렀다. 한편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은 동남아의 음식 배달 시장 점유율이 49%에 달한다.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동남아 국가에서는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다. 그랩은 음식 배달 외에도 그랩 택시, 그랩 바이크, 그랩 택배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남아 최대 공유 플랫폼이다. 
  • 시속 240㎞ 강풍 품은 태풍 ‘노루’… 필리핀 수도권 강타

    시속 240㎞ 강풍 품은 태풍 ‘노루’… 필리핀 수도권 강타

    사상 최고의 풍속을 보이는 태풍 ‘노루’가 필리핀을 강타했다. 특히 초대형 슈퍼 태풍 ‘노루’가 필리핀 동부 지역을 강타하면서 주민 수천명이 대피하고 관공서가 폐쇄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BBC는 태풍 노루가 25일 전국 인구 1억1000만 명 중 절반 이상이 살고 있는 루손 섬에 최고 240㎞의 돌풍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이번 폭풍은 산사태, 갑작스러운 홍수와 위험한 폭풍해일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이미 8400명 이상이 대피했으며, 필리핀 당국은 수도 마닐라 지역에 심각한 홍수 위험을 경고했다. 노루가 필리핀에 접근하면서 최고풍속은 열대성 폭풍에서 5등급 허리케인에 해당하는 속도로 변화하면서 폭풍의 속도는 24시간 동안 시속 90㎞가 증가했고, 기상 캐스터 롭 질은 AFP통신에 “전례가 없는 속도”라고 말했다. 사진은 2022년 9월 26일 필리핀 마닐라 북쪽 불라칸주 산미겔 마을에서 주민들이 태풍 노루로 인한 홍수를 거닐고 있다. 태풍 노루는 9월 25일 필리핀 북부 루손 지역을 가로질러 폭우와 강풍으로 인해 수천 명의 사람들이 대피했다. 태풍 노루는 9월 26일 저녁까지 필리핀 지역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 아시아 최대 미술 장터 열린다…미리 보는 키아프·프리즈 주요 출품작

    아시아 최대 미술 장터 열린다…미리 보는 키아프·프리즈 주요 출품작

    서울에서 열리는 미술 장터 키아프(KIAF·한국국제아트페어)·영국 프리즈(Frieze)가 일주일 앞으로 훌쩍 다가왔다.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키아프가 21회를 맞은 올해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히는 프리즈와 공동 개최되며 아시아 최대 규모로 거듭났다. 9월 2일 코엑스에서 개막하는 키아프와 프리즈에서 꼭 봐야 할 전시 작품 하이라이트를 모아봤다. 우선 9월 2~5일 열리는 프리즈 서울은 코엑스 3층 C, D홀을 쓴다. 21개국 110개 갤러리가 참여하는데,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어 좋은 기회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갤러리 18곳이 참여하는 ‘프리즈 마스터즈’ 섹션이다. 근현대 미술사의 거장들이 포함돼 박물관 수준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1921년 설립된 애콰벨라 갤러리즈는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프랜시스 베이컨, 장 미셸 바스키아, 알베르토 자코메티, 키스 해링, 엘즈워스 켈리, 윌리엄 드 쿠닝, 앙리 마티스, 피에트 몬드리안, 로버트 라우센버그 등의 작품을 전시한다. 미술 책에서나 보던 그림들이 현장에 걸린다.카스텔리 갤러리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팝아트를, 앤리 주다 파인 아트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을 선보인다. 도쿄갤러리는 일본의 모노하 국내 단색화 작가들의 교류를 보여주는 기획전을 마련한다. 스카 키시오, 다카마쓰 지로 등 일본 작가와 김창열, 김환기, 이동엽, 이강소, 박서보, 윤형근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와 함께 현재 미술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작가들의 작품도 다수다. 가고시안 갤러리는 데미안 허스트, 무라카미 다카시, 루이스 보네, 마크 그로찬, 알베르트 올렌, 낸시 루빈스, 리처드 세라, 스펜서 스위니, 마크 낸시, 조나스 우드, 게오르그 바젤리츠, 우르스 피셔, 지아 아일리, 에드 루샤, 제니 사빌, 루돌프 스팅겔, 쩡판즈 등 쟁쟁한 작가들을 소개한다.하우저앤워스는 루이스 부르주아, 마크 브래드포드, 조지 콘도, 필립 거스턴, 루치타 후르타도, 라시드 존슨, 마이크 켈리, 피필로티 리스트 등 역사적 작품과 현대 작품을 고루 출품한다. 스테판 프리드먼 갤러리는 마마 앤더슨, 레일라 바비라이, 사라 볼, 리사 브라이스 등 여성 작가들의 그룹전을 선보인다. 마리안 이브라함 갤러리는 세계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가나 출신 작가 아모아코 보아포 등의 작가를 소개하고, 데이비드 코단스키 갤러리는 캘빈 마커스 개인전을 차린다. 국내에 이미 자리 잡고 있는 갤러리들도 단단히 준비한 모습이다. 리만 머핀은 한국 작가 이불과 서도호의 신작 등을 전시한다. 프리즈에 처음 참가하는 부산의 조현화랑은 이배, 박서보, 보스코 소디의 작품을 출품한다. 페로탕은 키아프 부스에 이어 타바레스 스트라찬의 회화를 개인전 형태로 선보인다. 또 국내 갤러리인 학고재가 이봉상, 포 킴, 류경채, 이상욱, 하인두, 이남규 등을, 갤러리현대가 곽인식, 이승택, 박현기 등을 각각 소개한다. 코엑스 1층 전체를 사용하는 키아프는 6일까지 열리는데, 17개국 갤러리 164곳이 부스로 참여한다. 주요 갤러리에서는 국내외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펼친다. 가나아트는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 김구림을 비롯해 전속 작가들의 작품을 출품한다. 갤러리현대는 한국 전위예술을 선도한 이건용의 대표작 ‘신체 드로잉’을 소개한다. 이건용의 개인전은 리안갤러리 서울에서도 열리고 있다. 국내 1세대 화랑인 동산방화랑은 자개를 캔버스에 한 조각씩 붙여 고목의 풍경을 그려내는 박희섭의 작품을 소개하고, 이화익갤러리와 웅갤러리는 김미영, 장광범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악셀 베르포트 갤러리는 보따리 연작으로 유명한 개념미술가 김수자 작가의 솔로 전시를 보인다. 갤러리 바지위는 예술가 부부 이응노와 박인경, 그들의 아들 이융세를 조명한다. 또 안네 모세리 말리오 갤러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저명한 일본 예술가로 알려진 미노루 오노다의 작품을 내놓는다. 탕 컨템포러리 아트에서 선보이는 중국 현대미술 거장 아이웨이웨이의 신작도 빼놓을 수 없다. 에스더 쉬퍼 갤러리는 슬로바키아 개념예술가 로만 온닥의 작품을 소개하고, 최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된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신작은 크리스티아 로버츠 갤러리가 전시한다. 세계적 조각가 아니시 카푸어, 안토니 곰리의 작품은 갤러리아 컨티누아에서 살펴볼 수 있다. 최근 서울에 도산파크를 새로 개관하기도 한 페로탕 갤러리는 베르나르 프리츠 작품을 내놨다. 페레스 프로젝트는 지난해 인기에 힘입어 돈나 후앙카, 레베카 애크로이드의 작품을 다시 선보인다.국제갤러리는 유리 조각으로 유명한 장 미셸 오토니엘의 작품을 출품하고, 거대한 벽을 마주하고 점과 선으로 하나하나 채워나가는 린 마이어스의 작품은 제이슨함 갤러리 부스에 걸린다. 이와 함께 열리는 ‘키아프 플러스’는 9월 1일부터 세텍(SETEC)에서 볼 수 있다. 미디어아트와 대체불가토큰(NFT) 등 디지털 아트와 신생 화랑을 조명하는 아트페어다. 11개국 화랑 73곳이 참여하며 상당수가 5년 미만 신생 갤러리다. 주요 참여 작가로는 도미니카공화국의 자연환경에서 영향을 받은 타니아 말모레호, 트리스탄 피곳, 베네딕트 힙 등이 있다. 키아프·프리즈 외에도 이 기간 서울에서 함께 볼 수 있는 전시가 다채롭다. ‘더 아트 플레이스 HMC 2022’는 특별 기획전 형식으로 한국 현대미술의 트렌드를 리드하는 3060세대 대표 작가 55인을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장소 역시 코엑스와 같은 건물에 있는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센터 6층이다. 경매사 크리스티는 9월 3~5일 분더샵 청담에서 프랜시스 베이컨과 아드리안 게니의 작품 16점을 공개한다.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교황’ 시리즈 등인데, 작품 가치는 총 4억 4000만달러(약 5800억 원)에 달한다. 미술관들 역시 관객맞이 채비를 마친 상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이건희 컬렉션 이중섭 기획전을 선보이고, 덕수궁관은 오는 31일부터 조각가 문신의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개최한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은 9월 1일 조각가 정서영 개인전과 함께 아시아를 둘러싼 문화 집단 현상을 조망하는 그룹전 ‘춤추는 낱말’을 동시 개막한다.
  • 고립 경험 청년 4명 중 3명 “20세 이후 첫 증상”… 예방하려면 아동청소년 때 지원해야

    고립 경험 청년 4명 중 3명 “20세 이후 첫 증상”… 예방하려면 아동청소년 때 지원해야

    고립을 경험한 청년 4명 중 3명은 첫 고립 시기로 20세 이후를 꼽았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시기인 청년기에 여러 요인으로 혼자가 돼 버리는 고립 증상이 발현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7일 공공의창·서던포스트와 함께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250명의 고립 경험 청년(만 20~39세) 중 75.8%가 이같이 답했다. 10대 때 고립을 처음 경험했다는 청년은 23.4%였다. 청년고립이 심각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지만 전문가들은 청년기 고립이 발생하는 건 아동청소년기 혹은 그전부터 어떤 문제가 쌓여 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청년고립을 예방하려면 오히려 청년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유민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립은 특정한 ‘상태’이며 부정적 경험이 누적되다가 마지막 단계에 나타나는 것이지 어느 순간 갑자기 고립되는 게 아니다”라면서 “고립이 심화되기 전 단계에서 취약한 특성을 지닌 아동청소년에게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립·은둔청년 상담 지원 등을 하는 사단법인 ‘씨즈’의 오오쿠사 미노루 고립청년지원팀장은 “무한 경쟁의 교육 시스템과 평가를 통해 자존감이 바닥으로 치닫는 환경이 사람들을 고립과 은둔으로 내몰기 때문에 은둔 자체에만 관심을 갖고 사후적으로 대응해서는 근본적 문제 해결이 안 된다”면서 “교육제도 및 학교현장, 가족지원, 직업의 다양성 인정 등 분야별 구체적인 개입을 해야 한다”고 했다. 고립 기간만큼 회복이 필요하기 때문에 힘든 상황이 길어지더라도 “기다려 줄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권용훈 광주광역시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상담원은 “그들의 발걸음에 맞추기 위해 ‘천천히’란 말을 많이 쓴다”고 했다.
  • ‘분홍빛 유혹’…한라산 일대 ‘철쭉’ 만발

    ‘분홍빛 유혹’…한라산 일대 ‘철쭉’ 만발

    제주지방기상청은 지난 3일 한라산 선작지왓의 철쭉이 만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보다 5일 빠른 것으로 한라산 선작지왓 철쭉 만발은 노루샘 주변 관측 표준목을 기준으로 한다. 기상청은 표준 관측목에 80% 이상 꽃이 활짝 필 때를 만발이라 한다. 앞서 지난달 23일 표준 관측목 철쭉이 개화했으며, 11일 만인 이날 만개했다. 기상청은 올해 대체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지난달 평균기온이 작년보다 0.4도, 평년보다 11도 높아 철쭉이 일찍 활짝 피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다만 개화와 만발 시기는 한라산 해발고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은 4일 오전 한라산 윗세오름 일대에 철쭉이 활짝 피어 등반객을 유혹하고 있다.
  • 철쭉 절정… 한라산 탐방 프로그램으로 만끽하세요

    철쭉 절정… 한라산 탐방 프로그램으로 만끽하세요

    한라산 철쭉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가 한라산 해발 1700고지에 위치한 윗세오름 대피소 일대에서 한라산 탐방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한라산 탐방프로그램은 지난 2년 여간 코로나19로 비대면 위주로 축소 운영돼 왔으나 올 4월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라 대면 프로그램 중심으로 전환된다. 대표적인 탐방 프로그램인 ‘고지대에서 듣는 한라산이야기’는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족은오름 전망대까지 고산 초원을 걸으면서 산철쭉 꽃으로 붉게 물든 산상화원의 선작지왓, 오름과 습지, 한라산의 전설 등 다양한 한라산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특히 노루샘에서 한라산의 물이야기와 제주인의 삶을, 봄이면 붉게 피어나는 산철쭉이 천상의 화원을 이루는 선작지왓의 경관에 푹 빠져볼 수 있다. 윗세족은오름은 산행의 마지막에 쉼표와 같은 장소. 주변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경관은 저절로 카메라를 들수 밖에 없도록 가히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했던가. 구름이 밀려왔다가 지나가면 백록담 화구벽에 걸린 구름 한 조각에 마음 한 자락을 띄울 수 있는 행운을 잡을 수 있다. 프로그램은 매주 목~금요일 오전 11시, 오후 1시 30분 총 2회에 걸쳐 현장 접수하며, 1회 20명 내외로 운영된다. 또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에코힐링 프로그램, 한라산 가치 보전을 위한 미래세대 환경교육, 사회적 배려 대상자 프로그램, 한라산 깃대종 홍보 및 한라산 사계절 프로그램 등 한라산탐방객들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 체험이 되도록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한라산 치유프로그램과 특별프로그램을 포함한 탐방프로그램에 참가하려면 한라산국립공원 홈페이지를 통해 수시로 예약할 수 있다. 현윤석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장은 “한라산 명승 선작지왓에 펼쳐진 붉게 물든 산철쭉의 향연 속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는 힐링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정 탐방로를 벗어나 산철쭉 사진촬영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 ‘송아지~ 송아지’… 구름 노닐듯 부드러운 나그네의 말맛 [작가의 땅]

    ‘송아지~ 송아지’… 구름 노닐듯 부드러운 나그네의 말맛 [작가의 땅]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 / 엄마 소도 얼룩소 엄마 닮았네 /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 / 두 귀가 얼룩귀 엄마 닮았네(박목월, ‘얼룩 송아지’) 시를 읽는데 자연스럽게 노래가 읊조려지는 것은 비단 나만의 일일까. 몰랐다. 뼛속 깊은 데서부터 새겨진 것 같은 이 노래가 시에서 나온 것인 줄은. 게다가 그 작사가 아니 시를 지은 사람이 박목월 시인이라니.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저 시를 끝까지 따라 불렀다. 이 땅에서는 저 노래를 모르는 사람을 찾는 것이 더 빠를 듯하다. 대다수 사람들이 이것을 자장가로 부르거나 보채는 아이를 달랠 때 썼기 때문일 터. 고대에 집단가요가 있었다면, 현대의 우리들에게는 이러한 노래들이 있다. 뼛속까지 스며든 이른바 ‘엄마가 불러 주던 그 노래’.완연한 봄의 경북 경주 불국사 진입로는 그야말로 주차장과 다름없었다. 우리는 그 위쪽에 자리했다는 동리목월문학관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차라리 내려서 걸어가는 것이 빠를 것 같기도 했는데, 우리는 19개월짜리 아이를 동반한 채였다. 아이를 데리고 결국 여기까지 취재를 오다니, 하며 나의 용감하고도 무모한 계획을 다시 한번 돌아봤다. 그런데 불국사가 이렇게나 인기가 많았나 싶어 인터넷을 찾아보니 여기가 전국적으로 유명한 겹벚꽃의 성지라는 설명이 잇따라 나왔다. 봄이고 경주인데 게다가 겹벚꽃이라니. 차도가 주차장이 되어도 무조건 이해할 법한 단어들의 조합이었다. 김동리와 박목월이라는 이름을 따라 경주까지 왔던 참이었다. 어디부터 들어가야 하나 고민을 하기도 전에 진입도 못 하고 있던 터라 이래저래 챙겨 왔던 동리와 목월에 관한 자료들을 살피던 중에 저 시를 만났다. 칭얼대는 아이를 그러안고 송아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운전대를 잡고 있던 아빠도 머지않아 같이 노래를 불러 버려서 차 안의 제창은 돌림노래가 됐다. 아마도 그 노래 덕이었을 거다. 김동리관보다 박목월관에 먼저 들어간 이유는.●정지용 “북에는 소월, 남에는 목월” 시인은 1915년 1월 6일 경북 경주군 서면 모량리 571에서 태어나 건천초등학교와 대구의 계성중학교를 졸업했다. 그 후 일본에 갔다가 귀국해 계성중과 서울 이화여고에서 교사로 일했다. 1962년부터는 한양대에서 근무했다. 본명은 박영종. 본래는 경남 고성 태생이지만 백일이 지났을 무렵에 부모가 경주로 이사를 가서 경주에서 자라게 됐다고 한다. 계성중에 진학했을 적에는 경주에서 대구까지 기차로 통학했는데 이것이 너무 힘들어서 자취를 하게 됐다고. 돈이 떨어져 가자 담임 선생님에게 부탁을 해 학교 온실에서 지내기도 한다. 온실에서 바라본 바깥 세상이 어린 목월에게는 어떻게 다가왔을까. 일본이 조선어 말살 정책을 폈을 적에도 목월은 굽히지 않고 한국어로 시를 써서 마루 밑에 숨겨 뒀다. 그때 지은 시가 앞서 이야기한 ‘얼룩 송아지’다. 목월의 나이 열여덟 살 때 일이다. 1933년 어린이지에 동시 ‘통딱딱 통짝짝’과 ‘제비맞이’가 특선 및 당선이 되면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1946년에 조지훈, 박두진 등과 함께 시집 ‘청록집’(靑鹿集)을 발간했다. 시 ‘임’, ‘윤사월’, ‘청노루’, ‘나그네’ 등이 시집에 실렸다. 청록집은 박목월의 시에서 따온 제목으로, 그때부터 박목월은 청록파 시인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인의 정서를 담아 간결한 리듬이 반복되며 읊조려지는 민요조의 시를 주로 썼다. 그리하여 시인 정지용으로부터 “북에는 ‘소월’(김소월), 남에는 ‘목월’(박목월)”이라는 헌사를 듣기도 했다.●동시 이어 역사·존재 문제에도 관심 초기 대표시로는 ‘청노루’, ‘윤사월’, ‘나그네’, ‘산도화’ 등이 꼽힌다. 이 작품들은 ‘청록집’, ‘산도화’ 등에 실려 있다. 현실적인 삶과 가정을 소재로 한 중기 시는 ‘난·기타’, ‘청담’(晴曇)에 수록돼 있다. 후기에는 역사적인 현실과 존재의 문제에도 천착하는데 사물의 본질을 추구하는 관념성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경상도의 가랑잎’, ‘사력질’ 같은 시집에서 그러한 특징이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슬하에 다섯 자녀를 두었지만 살림을 꾸려 나가기에 교사 월급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무척 곤궁한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박정희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에게 시를 가르쳤던 적도 있고, 육영수 전기를 짓고 대통령 찬가를 작사해 어용시인이라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그의 행적에 관해 소설가 이호철은 “가난해서 그랬을 것”이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훗날 교수가 된 아들이 논문을 보여 주자 빨간 펜으로 교정을 보아 아들의 방문 앞에 다시 놓아둘 정도로 깐깐한 애정을 보였던 시인. 후배를 시인으로 추천할 때 매우 엄격하고 까다로워서 후배들이 무척 서운해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시인 유안진에게 “유군은 국문과나 영문과도 아닌데 시 몇 편 좋다고 시인으로 추천했다가 사는 게 힘들어지고 바빠서 시 안 쓰면 추천한 나는 뭐가 되노”라며 거절을 했다는 일화도 있다. 식솔이 딸린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투영된 일화였을 터다.●중년에 새 사랑 빠졌다가 쓴 이별의 시 기러기 울어예는 하늘 구만리 / 바람이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 한낮이 끝나면 밤이 오듯이 / 우리의 사랑도 저물었네 /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 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 / 촛불을 밝혀두고 홀로 울리라 /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박목월, ‘이별의 노래’) 1952년은 6.25 전쟁이 한창이었고 박목월의 나이도 중년에 접어든 해였다. 그는 여대생과 사랑에 빠져 직업과 가정, 시인의 명예 같은 것들은 모두 버린 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가 제주도에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아내는 그길로 남편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떠났는데 살림이야 오죽했겠는가. 아내는 겨울옷과 얼마간의 돈을 그들 앞에 내밀며 “힘들고 어렵지 않냐”는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그 둘의 사랑은 그길로 끝이 났다. 시인은 애석한 마음을 시로 남겼는데 그것이 가곡으로도 유명한 저 ‘이별의 노래’다. 함께 지내던 제자도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제주항을 떠났다고 하는데 그때 제주 제일중 국어 교사였던 양중해가 그 모습을 보고 시를 썼고, 나중에 곡이 붙어 가곡이 됐다. ‘저 푸른 물결 외치는 / 거센 바다로 떠나는 배 / 내 영원히 잊지 못할 / 님 실은 저 배야, / 야속해라 / 날 바닷가에 홀로 버리고 / 기어이 가고야 마느냐’라는 노랫말이 거기에서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다.1978년 3월 24일 새벽 산책에서 돌아온 박목월은 지병인 고혈압으로 쓰러져 세상을 떴다. 한국시인협회와 한양대의 공동 주최로 장례가 치러졌으며 용인 모란공원에 묻혔다. 그다음 해에 미망인과 장남의 손에서 새로 엮어진 유고신앙시집 ‘크고 부드러운 손’이 세상에 나왔다. 동리목월문학관은 불국사 바로 위쪽에 자리한다. 불국의 정토 위에 있는 시와 소설의 자리라고 해석해도 무방할까. 경주에 가야 볼 수 있는 풍경이어서 더 특별한 것처럼 느껴지는 장소다. 천년 고찰과 등신불로 남은 소설가와 자연과의 교감과 향토적인 정서를 노래했던 시인의 자리. 그곳에는 시집 ‘청록집’이 유리관 안에 소중하게 모셔져 있다. 박목월의 시에 이끌려 그곳을 찾았다가 김동리의 소설이 다시 읽고 싶어지고, 김동리의 소설을 따라 여행을 왔다가 박목월의 시를 더불어 또 읽게 된다.불국사의 겹벚꽃을 따라가면 동리와 목월의 문장들이 꽃잎처럼 넌출대는 장소, 석굴암의 본존불상이 지그시 그들을 모두 내려다보는 터에 시와 소설을 놓아뒀다. 진입로에만 들어서도 노래와 이야기들로 귀와 마음이 꽉 차는 경주 동리목월문학관이다. 소설가 이은선
  • [안도현의 꽃차례] 봄날, 실패의 목록들/시인

    [안도현의 꽃차례] 봄날, 실패의 목록들/시인

    초록이 하루가 다르게 북상하고 있다. 개망초, 지칭개 같은 풀들도 한 뼘 가까이 자랐다. 텃밭의 쪽파는 한 뼘 넘게 푸른 기세를 올리고 있다. 산비탈 귀룽나무는 제일 먼저 초록 잎사귀를 치렁치렁 펼치더니 벌써 꽃망울이 하얗다. 귀룽나무를 한 그루 캐 와서 담 넘어 심어 볼까 하다가 포기했다. 내 눈 앞에서 반드시 꽃을 봐야 하는 건 아니므로. 올봄에도 텃밭에 씨감자를 묻었고, 상추와 아욱과 고수 씨를 뿌렸고, 오이와 배추 모종을 심었다. 꽃이 꽤 화려하다는 서양 꽃 십여 종을 모판에 뿌려 놓았는데 새끼손가락 손톱만 한 싹이 올라온다. 하루에 두 번 물을 주는 일을 놓치면 안 된다. 여기까지 쓴 내용으로는 내가 시골 생활에 아주 잘 적응한 것처럼 보인다. 나무와 채소와 꽃을 심고 가꾸는 일에 제법 부지런하게 몸을 움직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마당과 텃밭에서 성공한 사례보다는 실패의 목록들이 더 많다. 작년엔 텃밭의 거름이 부족해 감자와 땅콩은 볼품이 없었으며, 방울토마토는 줄기를 제대로 잘라 주지 못해 땅에 떨어뜨린 게 더 많다. 흙을 손에 묻히는 즐거움은 컸으나 매번 소출은 변변찮았다. 주목 세 그루, 오죽 두 뿌리, 감나무 한 주, 장미 셋, 수국 대여섯…. 이들은 마당을 가꾸려고 어렵게 구해 왔으나 부끄럽게도 내 실패의 목록에 올랐다. 연못을 휘어잡던 큰 잉어 두 마리는 매서운 한파를 견디지 못했는지 얼음이 녹자 죽은 채 떠올랐다. 닭 한 마리가 이유 없이 축 늘어져 묻어 주기도 했다. 또 있다. 노루귀를 뒷마당에서 보려고 캐어 와서 심었는데 올해 사라진 일, 이끼로 정원을 만들겠다고 부산을 떨다가 몇몇 식물을 죽인 일, 하얀 토종 민들레를 멀리서 택배로 보내 주었는데 한 뿌리도 살리지 못한 일, 산에 살던 산수국의 몸이 마당에 와서 허약해진 일, 실수로 미선나무 허리를 낫으로 뎅강 자르고 만 일…. 자신의 과도한 의도와 욕망을 시에 집어넣으려고 애쓰지 마라. 시 창작 시간에 학생들에게 자주 건네는 말 중의 하나다. 독자는 시인의 의도를 파악하기 전에 시를 이루는 언어를 먼저 만난다는 말도 덧붙인다. 시인의 기획과 독자의 심미안은 대체로 일치하지 않는다. 과유불급이라고 공자께서 말씀하지 않았던가. 마당 가에 호미를 내려놓고 앉은 내게 주의를 준다. 과하게 얻으려고 하지 말고, 과하게 보려고 하지 말고, 과하게 가꾸려고 하지 마라. 벚나무의 벚꽃들이 눈처럼 쏟아져 내린다. 나무에서 꽃잎만 떨어지는 게 아니다. 자세히 보면 수정에 성공하지 못한 꽃은 통째로 떨어진다. 벚나무 가지에 붙은 꽃자루가 끈질기게 꽃받침을 붙잡고 있어야 씨방 속에서 버찌가 익는다. 통째로 떨어진 실패한 꽃들이 있기에 열매는 결실에 성공할 수 있다. 당신도 지는 꽃을 보고 배우기 바란다. 경쟁에서 이겼다고 생각하는 순간 패배한 자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당신은 제대로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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