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노루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 SK네트웍스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 뒷돈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 아프가니스탄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 강수량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78
  • 동식물의 낙원 DMZ/최선록 본사 편집위원(굄돌)

    한국 자연보존협회 산하의 일부 생태학자들이 얼마전 비무장지대(DMZ) 인접지역 생태계 종합 학술위원회를 발족,앞으로 추진될 비무장지대의 남북공동 생태계 조사를 대비하고 있다. 남북 학술교류가 적극 추진되고 있는 요즈음 이 위원회의 발족은 머지 않아 비무장 지대를 비롯,남북한 전국토의 자연보존과 멸종돼 가는 희귀한 동·식물을 공동으로 보호하는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조사활동이 주목된다. 비무장지대는 6·25의 전화로 폐허가 된 이래 40여년동안 일체의 이용이나 개발은 물론 민간인의 출입이 엄격히 금지되고 그 인접지역 일대가 통제됨으로써 자연의 섭리만이 지배하는 폐쇄구로 격리되어 동·식물의 낙원을 이루어 왔다. 이에 따라 이 지역은 인위적으로 훼손되었던 자연이 오랜 세월을 지나는 동안 어떻게 복구되고 변천되어 가는가의 생태를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는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연구장소가 된다. 지금까지 부분적으로 조사됐던 비무장지대의 동물과 식물의 분포는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동부의 향로봉일대에는 우리나라 특산 식물인 금강초롱·개느삼·칼잎용담의 대군락지이고 특산어류인 어름치·산천어·열목어가 서식하고 있으며 사향노루·늑대·고라니·산양·곰·여우·살쾡이 등 멸종 직전의 야생동물들이 번식하고 있다. 서부전선 판문점부근의 습초지에서는 국제보호조이자 우리나라 천연기념물인 두루미·재두루미·황새·흑고니·참수리·독수리 등이 흔히 관찰된다. 비무장 지대의 남북공동 자연생태계 조사는 학술연구의 차원을 떠나 상호 신뢰와 협력의 정신을 바탕으로 전국민이 염원하는 남북통일을 성취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정치색을 띠수 없는 이 공동조사는 순수한 민간단체끼리 추진하여 나가는 것이 효과적이고 남북교류를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다. 비무장지대의 자연환경은 통일된 후라도 농경지나 공업단지 및 골프장으로 개발하지 말고 국립공원으로 지정,영원히 보호해야 할 귀중한 우리의 자연자원이다.또 설악산∼향로봉∼김강산 3개 지역을 남북으로 연결,국립공원으로 개발하면 자연보존과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립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
  • 세계수준 일 과학자 많다

    ◎과학지 「일본경제 사이언스」,“26명 노벨상 근접” 보도/전후 5명이나 배출… 물리·의학서 두각/“2명은 노벨상수준 초월했다” 자부심/응용기술 집중투자 불구,기초과학 발전 본받을만 「기술강대국」일본을 떠받치고 있는 힘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그것은 먼저 반세기전인 1949년 첫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의 기초과학실력,악조건 속에서도 자연의 신비와 씨름해온 기초과학자들의 연구열등에서 찾을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일본의 「일본경제 사이언스」지는 이같은 일본의 기초과학 연구수준을 가늠케 하는 특집기사를 게재,눈길을 끌고 있다. 「노벨상급의 우수한 연구성과를 올린 일본의 과학자」란 제목의 이 기사는 물이 화학 생이 의학등 4개 분야에서 무려 26명의 일본인이 노벨상에 근접해 있으며 또다른 2명은 노벨상을 초월한 경지에 있다고 밝혀 기초과학 연구기여에 대한 일본의 자부심을 엿보게 한다. 이에 따르면 우선 노벨 물리학상 수상이 예상되는 일본인 과학자는 소립자 천문학 물성 분광학 관찰수법개발등의 분야에서 10명에 이른다.이가운데 고바야시 마코토(48·고에너지물리학연구소교수)마스가와 도시히데(52·경도대교수)난부 유이치로(71·시카고대 특별주임교수) 사토 가츠히코(47·동경대교수)박사등은 소립자우주론의 인플레이션 이론등 세계적인 소립자이론을 제시한 대가들이며 오다 미노루(69·이화학연구소이사장)박사는 X선 별관측용 콜리미터를 개발한 X선 천문학의 1인자이다.또 니시자와 쥰이치(66·동북대학장)박사는 반도체레이저이론을 제기한 이래 광검출기용 다이오드 실용화,광섬유 전자장치 개발,화합물 반도체의 결정성장에 관한 연구등 많은 업적을 남겼다. 분자이상의 물질을 주요연구대상으로 하는 화학분야에서 노벨상감으로 지목된 과학자는 모두 5명. 이 가운데 이노구치 히루(65·분자과학연구소장)박사는 세계최초로 유기반도체를 개발했으며 다나카 도요이치(46·MIT공대교수)박사는 「젤의 상전이」를 발견,물리학·화학·생물학의 경계영역에 위치하는 「젤의과학」을 창시한 이로 소개됐다.또 아이하라 쥰이치(51·정강대교수) 노조에 데츠오(90·동북대교수)박사등은 방향주화합물에 관한 연구,나카무라 사부로(72·종합연구대학원 대학학장)박사는 화학반응의 자장효과에 관한 연구가 탁월하다는 것. 생리학및 의학상 후보는 모두 11명이 꼽히는데 사람의 백혈병바이러스 세계 첫발견,인체의 면역조절물질인 베타 인터페론 인터루킨2의 유전자 단리,백일해 독소 발견등 현대의학의 획기적인 업적들이 이들에 의해 이뤄졌다.또 고니시 마사카즈(59·캘리포니아공대교수),스가 노부오(59·워싱턴대교수)박사는 각기 부엉이와 박쥐의 청각에 대한 연구를 대뇌생리학에 결합시켜 뇌의 조직을 규명한 독창적인 연구자로,마사키 돔부박사(58·경도대교수)는 가장 강력한 혈관수축작용을 가진 엔도셀렌을 발견,신약개발 연구붐을 일으킨 과학자로 평가됐다. 분자진화중립설을 제창,집단유전학의 세계적 권위로 인정받고 있는 기무라 모투(국립유전학연구소명예교수),알칼리 미생물을 세계최초로 발견,1백여년간 내려온 미생물학계의 정설을 뒤집는 한편 알칼리 아밀라제 제조등 수많은 응용길을 연 호리코시 고오키(60·동경공업대교수)박사등은 「노벨상을 초월한 과학자」로 별도 취급됐다. 일본은 응용및 산업화에 집중투자하는 과학기술풍토에도 불구하고 이미 물리학상 3명,화학상1명,생리의학상1명등 5명의 과학분야 노벨상수상자를 배출했음은 알고 있는 바와 같다.대학의 연구환경이 열악하다느니,대학의 연구수준이 저하됐다느니 하는 지적 또한 우리 못지않게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일본이 자랑할만한 연구성과를 내놓을 수 있는 것은 무엇때문인지 생각해볼 때가 된것으로 여겨진다.
  • 외언내언

    낭중취물.관우가 조조에게 장비를 추켜 세우면서도 이말을 쓴다.『내 무예쯤 아무것도 아니지요.내 아우 장비는 싸움터에서 적장 모가지 베기를 낭중취물하듯합니다』.주머니속 물건을 꺼낸다는 뜻이니 『누워서 떡먹기』며 『땅짚고 헤엄치기』.아주 쉬운 일을 가리키며 쓰인다.◆호남쪽 국회의원(지방의원도 같았지만)선거가 그랬다.노랑 깃발만 들었다 하면 금배지 달기는 낭중취물에 다를 바 없었던 것.사람됨을 저울질한다기보다 깃발쪽을 보았다고 함이 옳다.「지도자」를 믿었고 그에게 날개를 달아주자는 뜻이기도 했다.영광∼함평보선 때는 지역감정 해소책의 일환이라면서 영남쪽 인사에게 노랑 깃발을 들렸다.물론 그도 당선된다.◆그같은 등식이 이번 선거에서도 통하게 될 것인가.누구는 그렇다 하고 누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지도자」의 행각에 비판이 따르기도 하지만 막판에 그가 나서서 바람몰이를 하면 그 기세를 누가 당하겠느냐는 낙관론이 『그렇다』쪽.그에 대해 『그렇지 않다』쪽은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큰 이반이 적지 않다고 맞선다.13대 총선같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이 『그렇지 않다』를 밑 받치는 모임이 있었다.6일에 있었던 광주지역 법조계·학계·재야 등 「1천명의 광주시민 모임」.그들은 광주시민대표 1명을 이번 총선에 출마시키겠다고 선언한다.그러면서 지난날의 「노랑 깃발」을 겨냥하여 일갈한다.­『선거철만 되면 광주를 노루뼈 우려먹듯 이용하고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오만으로 가득차 시민을 얕잡아보고 있다』고.광주시민의 자존심 선언으로 비친다.◆그들이 출마시키겠다는 사람은 「양심선언」으로 감사원을 그만둔 이문옥씨.출마한다면 「노랑깃발」로서는 큰 짐이 된다.어쨌거나 낭중취물의 시대는 지나간 듯이 보인다.당연히 그래야 한다.
  • 급변하는 북녘의 관광정책과 현황(오늘의 북한)

    ◎외국관광객 유치 안간힘/체제손상 안받는 범위서 변신을 모색/개성을 문화도시로… 외국사진출 “손짓”/국토 40%가 출입제한 구역… 「관광입국」실현은 미지수 북한은 최근 해외동포 및 외국관광객들의 주요 관광코스에 들어있는 개성시를 「현대적 문화도시」로 조성한다는 방침아래 도로와 주택 건설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관광개발」움직임과 관련,관심을 모으고 있다. ○도로·주택건설 현장 북한은 지난 6일 중앙방송을 통해 최근 몇년 동안 개성시의 운학·송전·통일거리 등 7개소에 현대적 도로를 신설하고 매년 1천2백가구분의 주택을 신축하는 등 수많은 상점과 편의시설,교육문화 보건기관을 신설해 도시의 변모를 일신했다고 선전했다. 북한은 이와함께 개성시가 고려의 수도였다는 특성을 살리기 위해 남대문으로부터 만월대까지의 1㎞구간에 수백채의 한옥을 복원하고 통일관 민속여관 등 한옥여관들도 새로 건설할 것이라고 중앙방송이 전했다. 북한이 이처럼 관광쪽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사정이 비슷한 중국이 외국관광객 유치를 통해 외화수입을 늘려나가고 있는데 크게 자극을 받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말 국영관광회사인 조선국제여행사의 조직을 일본담당의 1사,동남아 담당의 2사,기타 3사로 확대개편했으며 일본교통공사(JTB)가 개발한 평양∼개성∼판문점 연결 패키지 상품판매를 허용하기도 했다. 또 오는 4월부터는 남포∼원산∼백두산∼김강산을 연결하는 새로운 상품판매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최근 북한의 대남·대일·대미관계개선 움직임과 맞물려 시사하는 바가 큰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북한이 개방에 따른 체제붕괴위험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관광사업개발에 역점을 두는 것은 2가지 이유에서이다. 첫째는 밑천없이도 당장 외화벌이가 가능한 관광사업을 통해 악화일로의 외화사정을 타개하자는 것이며 둘째는 「주체사상」의 선전과 함께 외국인들에게 그들의 「개방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대외관계개선과 경협추진에 도움을 받고자 해서이다. 북한은 종래 관광에 대해 「낭비적이고 안일한 생활을 추구케하는 비생산적인것」이라는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었다.그러나 경제침체로 외화사정이 악화되자 84년 9월 제정된 합영법이 규정하고 있는 외국과의 합작사업 5개분야에 관광사업을 포함시켜 이를 적극 추진해왔으며 86년 5월에는 정무원에 「국가관광지도총국(약칭 관광총국)」을 설치,이때부터 호주·홍콩등지의 여행알선기관을 통한 외국관광단 유치에 발벗고 나서기 시작했다. 이어 북한은 세계관광기구(WTO)에도 가입,외국과의 관광교류에도 힘써왔고 제3차 7개년계획(1985∼92)의 주요사업에 관광지개발계획(백두산·묘향산·명사십리해수욕장·몽금포해수욕장·금강산종합개발)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북한의 대외관광사업실무는 관광총국이 맡고 있으며 그아래 여행알선업을 전담하는 조선국제여행사와 청년여행사 조교여행사를 두고 있으나 조선국제여행사가 모든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서 입국심사 외국관광객에 대한 입국심사는 외교부의 통제 아래 실시되며 실무를 맡고있는 조선 국제여행사에서 외국관광객으로부터 신청서를 받아 1차심사한 후 외교부의 2차심사를 거친다.문제가 없을 경우 해외공관을 통해 비자를 발급해 주고 있다. 북한과 외교관계가 없는 나라의 사람들이 북한을 여행하고자 할 때에는 국경검문소에서 비자를 발급해주며 이 경우에도 조선국제여행사로부터 미리 승인을 얻어야 한다. 북한은 90년도부터 관광객 1인당 미화50∼1백달러의 입국세를 징수,이를 주요 관광외화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 해외에 소개되고 있는 북한의 관광호텔은 22개이며 수용능력은 8천실 정도로 추정된다.특급호텔로는 고려호텔(5백실)과 현재 건설중인 유경호텔(3천실·미준공),국제호텔을 들 수 있는데 모두 평양에 위치해 있다.이외에 향산호텔(묘향산),금강산호텔(금강산)등 1∼2급 호텔을 전국의 관광명소에 세워놓았다. 북한의 관광자원은 대략 6가지로 분류된다. 김일성­김정일찬양 및 정치선전용 관광코스로는 김일성생가인 만경대,보천보,왕재산,백두산 밀영,삼지연등에 있는 항일투쟁기념물(혁명박물관·동상·전적지등)및 서해갑문(혁명치적물)등이 있으며 북한에서 가장 중시되는 관광자원이다.최근에는 2월16일로 50회 생일을 맞는 김정일의 이름을 딴 「김정일화」온실까지도 그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외 사찰·성문 등 유물·유적을 일컫는 문화사적지와 대안중기계공장·청산리 협동농장 등 산업시설이 있으며 백두산·칠보산·묘향산·금강산 등 7개 명산의 명승지와 모란봉·백령굴등 60개 지정명승지·복장노루·풍산개(견)등 30여종의 천연기념물을 관광자원으로 지정,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관광개발사업 노력과 관광자원이 갖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에도 불구,북한의 관광사업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북한이 군사지역,주요공업지대,생활이 낙후된 지역 등 전체 면적의 40%정도를 외국인 출입 제한구역으로 설정해 놓고 있는데다 자동차로 여행할 수 있는 구간도 6개 도로망에 한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같은 규제와 엄격한 주민통제등이 완화되지 않는한 북한의 「관광입국」꿈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정신대문제 다룬 시집 화제

    ◎여성운동가 장정임씨,「그대 조선의 십자가여」 출간/사과·증언 바탕으로 한 서사시 36편 수록 『여자는 너무 어렸습니다/아직 자라지 못한 젖가슴에/소름이 돋은 채/작은 몸뚱어리를 떨며//여자는 목을 젖히고/아무소리도 내지 않았습니다//꼬옥 다문 입술/뺨에 흐르던 눈물/끝내 뜨지 않던 두 눈』(「열두살 위안부 소녀의 고백」중) 정신대문제를 본격적으로 조명한 시집이 선보였다. 여성운동가 장정임씨(44)가 최근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펴낸 시집 「그대 조선의 십자가여」는 여성주의 시각에서 정신대문제를 다룬 서사시 36편을 수록하고 있다.종군위안부 배봉기·노수복·김학순씨 등의 증언과 한일양국에서 수집한 사료등에 바탕한 수록시들은 정신대의 실제적 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 원인과 사후대책에 소홀한 양국과 남성들에 대해 여성의 입장에서 비판적 시선을 드러내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하루 노루마 오십명/그러나 전투에 나가기 전 혹은 전투에 다녀와/죽음의 고통 여자의 자궁에 쏟으려던 날이면/노루마는 삼백명//온몸 후벼파던 짐승들 아래/채송화 접시꽃 분꽃/눈물로 떠올렸습니다/아아 살아갈 수 있을까/사랑할 수 있을까』(「노루마(책임량)」중)와 『여자는 살아 있는 물자였으므로/성병검진은 물자점검이었습니다//천황의 물자들은 엄숙한 군의의 긴 훈시를 듣고/발가벗고 침대에 누워/두 다리를 올려』(「물자점검」중)가 정신대의 실상을 파헤치고 있다면 『힘없고 어리석은 조국은/딸들을 위안부로 뺏기고도/그들의 순결을 요구하였습니다/삼천리가 감옥이 된 나라에서도/여자의 순결은 강요되었습니다』(「하늘에 박힌 사진」중)나 『한국이름 김춘자/가나이 하루코가 되어/일본에 숨어 사는 여자/부모가 준 몸 더럽혔으니/밤마다 고향집 꿈꾸면서도 아직/고향엔 못간다는 여자』(「남양군도의 위안부들」중)등은 정신대문제를 남게 하는 남성우월적 가부장제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 있다. 『제국주의나 가부장제나 그 실행적 도구는 폭력』이라고 밝힌 장씨는 『민족의 순결을 짓밟던 정신대의 사죄는 어떤 국가가 아니라 남자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옛 북청땅 신포시에 새 원전 터 잡아(새로 쓰는 북녘지리지:19)

    ◎함경남도:상/도면적 80%가 산림… 동식물 보호구역 많아/비료공장으로 유명한 흥남은 함흥시 편입 해방 이듬해인 1946년 9월 원산시를 강원도에 념겨주어 도청 소재지를 만드는등 다른 도와 마찬가지로 함경남도도 여러 차례에 걸친 행정개편으로 도세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리에게 「1·4후퇴」로 친숙한 흥남시가 함흥시의 한 구역(흥남구역)으로 「전락」한 것도 그 한 예. 옛 흥남비료공장은 현재 대규모 화학 비료기지인 연합기업소로 확대되었는데 지난 해 연말께 그 설비의 대형화·현대화 공사를 끝내고 조업식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3개시,15개군 거느려 1896년 함경도가 두 개의 도(남·북)로 쪼개지면서 도가 형성되었다. 1946년 9월 당시 원산시·안변군·문천군이 강원도에 편입되는 대대적인 개편이 있었으며 또 1949년에는 도의 북·서부 일부 지역을 자강도로 넘겨주었다. 1954년 10월에는 부전령산줄기의 북부 지역을 량강도에 랑림군을 다시 자강도에 넘겨주고 그대신 대흥군을 받아 들였다. 그후 1960년 10월 함흥시가 직할시로승격되면서 당시의 흥남시와 락원군(당시 퇴조군)함주군의 일부와 영광군(당시 오로군)의 일부 지역이 직할시로 편입되었다.그러나 그후 함흥직할시가 보통시로 격하되어 다시 함경남도에 속하게 되었다. 또한 1965년 1월 량강도의 부전군이 함격남도로 넘어오고 1972년 11월에는 대흥군이 다시 평안남도로 흡수됐다. 또 1974년 1월에는 당시 수동군의 일부 지역을 강원도 천내군에 넘겨주고 1981년 8월에는 반대로 천내군의 일부 지역을 넘겨받는 등 많은 변화를 겪었다. 함경남도의 행정구역은 현재 도소재지인 함흥시 등 3개 시(함흥 신포 단천)와 15개 군(함주 락원 정평 금야 고원 요덕 장진 부전 영광 신흥 홍원 북청 덕성 리원 허천)으로 되어 있으며 상주인구 약2백28만명,면적은 약 1만8천7백여㎦이다. 함흥상주인구 80만명 일제때부터 도소재지였던 함흥시는 보통시로 격하되긴 했지만 직할시 당시의 6개 구역 차회(행정구역표 참조)외에도 해안구역(동·리 구성은 미상)이 신설되었으며 시가지에는 1·2㎞의 새별거리를 비롯,광장거리 회양거리 정성거리서산거리 등이 조성되어 공공기관과 산업시설·교육기관 등이 들어서 있다. ○함흥 상주인구 80만명 상주인구 80만명가량으로 알려진 함흥시에는 1947년에 세워진 화학공업대학(전함흥화학공업대학)을 비롯 최희숙대학(전함흥제1교원대학)동흥대학(전함흥제2교원대학)정성대학(전함흥의학대학)고려약학대학(함흥약학대학)수리동력대학(함흥수리동력대학)등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시내의 수송수단으로 일부 지역에 무궤도전차노선을 새로 놓은 것으로 북한의 매체가 전한 바 있다. 신포시는 1960년 10월,시로 승격되기 전까지 북청군과 홍원군 지역이었다가 1952년 12월 행정구역 개편때 당시 북청군의 신포면 양화면 속후면과 홍원군 룡원면 등과 함께 묶여 시로 승격.그후 1974년 1월에는 신창군이 없어지면서 남대천 서쪽에 있던 북청군의 8개리를 넘겨받아 현재의 시세를 갖추었다.상주인구는 약 16만명의 수산도시.북한 당국은 이 신포시에 원자력발전소 건설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해 부지선정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단천시는상주인구 약 35만명의 광산도시.1952년 행정구역 개편때 당시 리중면 남두일면 북두일면은 광천군에 넘어가고 수하면은 허천군에 빼앗겼다. 북부는 량강도,북동부는 함경북도,서부는 자강도와 평안남도,남부는 강원도 동부는 동해와 접한다. 북동∼남서 방향으로 뻗은 부전령산줄기를 비롯하여 북수백산줄기 련화산줄기가 뻗어 있다.그리고 북동부에는 백두산줄기,서부는 랑림산줄기와 북대봉산 줄기가 뻗어 있다. 도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산은 차일봉(2천5백4m)이며 강·하천은 장진강과 지류인 부전강 북대천(단천) 남대천(북청) 섬천강 금진강 룡흥강 등이 흐르고 있다. 도내에는 광포 하포 대인호 룡연호 등 자연호수가 있으며 부전호 문양저수지 추상청년저수지 등 인공호수도 개발되었다. 또 면적의 80%가 산림이며 각종 천연기념물과 동식물 보호구역이 많은데 차일봉식물보호구 부전부채붓꽃보호구 천불산동물보호구 사수산동물보호구 양화밥조개보호구 호도반도자연굴보호구 락원생복보호구 등이 대표적. 북한 당국이 특별히 보호하고 있다고 선전하는천연기념물은 함흥의 동흥산은행나무 참오동나무와 팽나무,신포의 호남향나무와 속후회나무,함주의 조선닭,천불산사향노루(영광),사철오리(정평)청백행나무(금야),곡구리 백리향(리원)등이다.배기찬연구위원(서울신문사통일안보연)
  • 외언내언

    화이트 크리스마스에의 기대를 저버린 눈이 영동쪽 산간지방에는 내렸다.그것도 경보가 내려질 만큼 엄청나게.특히 1백50㎝의 적설량을 보인 대청봉은 눈벼락을 맞았다 할 만하다.◆눈벼락이란 산에 사는 짐승들로 볼 때 그렇다는 뜻.그렇게 쌓이면 날짐승 들짐승 할 것 없이 먹이를 찾지 못한다.그래서 노루하며 고라니 같은 동물이 먹을걸 찾아 산기슭의 인가로 내려온다.이런 동물은 잡아먹지 않고 먹여서 놓아 보냈던 것이 옛 사람들의 마음.이렇게 큰 눈이 올때 산촌에서 당상하면 치상못하고 눈 녹을 때까지 기다리기도 했다.이번 폭설은 그럴만한 양이다.◆펄펄 바람에 흩날리는 눈송이는 3월 나비와 같으며(비래편편 삼월접),쌓인 눈 밟을 때 나는 소리는 6월 개구리 우는 소리 같구나(답거성성 육월왜)고 읊조리는 시인.그는 방랑의 김삿갓이다.시인이 아니더라도 『여인의 옷 벗는 소리』(김광균의 설야)같이 고요히 내리면서 눈꽃을 피워가는 설경은 사람의 감흥을 돋우어 주는 것.거기 도취되지 않는 사람은 없다.하지만 매사는 과유불급.엄청나게 쌓이고보니 교통두절·교통사고 등의 피해도 크다.◆그런 터에 설상에 가상이 아닌 가한으로 되리라는 예보다.오늘 27일 하오부터 추워지면서 28일 아침의 중부지방 기온이 평균 영하9도 정도로 되리라는 것.산간지방은 더 떨어지게 될 것이다.그럴 때 교통등의 어려움이 잘 풀리지 않고 산속의 동물들은 기한속에 죽어가기도 할 듯.추위가 오래 가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눈내린 뒤끝의 강추위라 하니 걱정이다.스키장 등 겨울관광의 인파야 즐거워 할지 몰라도.◆영동의 산간지방에는 지난 초순에도 한차례 큰 눈이 내린 바 있다.한데도 저지대에는 이렇다 할 눈이 내리지 않고 있는 터.오염돼 있는 여항의 심신을 하늘의 하얀 은총이 한 차례 씻어가주었으면….
  • 북한 벌목공 또 귀순/어제 입국/3달 걸려 소 대륙 횡단

    북한이 외화벌이사업을 위해 설치한 소련 시베리아 벌목장에서 벌목공으로 일하던 장기홍씨(29)가 우리나라에 귀순,28일 상오 김포공항에 도착했다.북한의 재소임업대표부 소속인 장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폐쇄된 북한사회로 돌아가기 싫어 자유를 찾아왔다』고 귀순동기를 밝혔다. 장씨는 소련 하바로프스크 체르노젠벌목장에서 일해오면서 남한방송을 몰래 들어오다가 동료가 남한방송을 듣는다는 이유로 강제송환당하는 것을 보고 귀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지난 8월20일 벌목장을 탈출,재소교포들의 도움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모스크바에 도착한뒤 다시 열차를 이용,동유럽으로 탈출해 현지주재 우리 공관에 귀순을 요청했다. 장씨는 『북한돈 4천원에 해당하는 한달봉급 1백50루블로는 생활이 어려워 사향노루배꼽을 소련인 사냥꾼으로부터 사 1개에 1천5백루블씩 받고 북한열차승무원에게 팔아왔다』고 털어놨다. 장씨는 염주읍에 부인(28)과 두 아들,그리고 부모·형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 일·영·불·독/「핵에너지 개발」 각서 조인

    ◎21세기 50년간 에너지 해결/「고속증식로」/지식·연구정보등 교환 【교토 AFP 연합 특약】 일본·영국·프랑스 그리고 독일은 28일 21세기의 첫 50년동안 세계에너지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보고 있는 고속증식로개발에 상호 긴밀히 협조한다는 이해각서에 조인했다. 미노루 오카베 일본원자력회사 사장과 유럽3국을 대표한 한스 헨니스 독일대표는 이날 열린 연소성원료의 사용에 따르는 문제점과 고속증식로 연구를 위한 제5차 국제협의회 개막식에 참석,이 각서에 각각 서명했다. 이 협정에 따라 양측은 이 핵에너지 개발에 관련된 지식,노하우및 연구정보등을 서로 교환하게 되며 세부협의에도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협의회에 참석한 1백50명의 전문가들은 오는 2010∼2030년에는 플루토늄을 불태우는 고속증식로가 현재의 수냉식 또는 입력식의 원자로를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이들 전문가들은 또한 고속증식로가 현재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핵폐기물 처리를 위한 장기저장소 설치필요성도 극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3국은 현재 1천5백메가와트의 유럽고속증식로(EFR)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으며 3년이내에 이 고속증식로의 미래에 관한 정치·기술적인 결정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 남포직할시(새로 쓰는 북녘지리지:6)

    ◎서해안 작은 어촌이 대표적 수산 기지로/간석지 1천6백여 정보는 농경지로 개발/「특급연합기업소」 많아 총포류도 대량 생산 ▷자연과 생태◁ 시의 서부를 오석산줄기가 남북으로 시원하게 가르고 있는 가운데 국사봉(5백6m)오석산(5백66m)백암산(4백19m)등 고만고만한 산들이 서로 키다툼을 하고 있다. 지세는 대부분의 지역이 오랜 세월의 풍파에 깎이고 씻기어 이루어진 구릉성 언덕벌(준평원)과 대동강 연변의 퇴적평야등 평평한 평야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북부지역에는 강선벌 청산벌 채성벌,중부지역에는 룡강벌 구룡벌등이 펼쳐져 있으며 대동강 하류에는 와우도 가덕도 압도 제비섬 언정도 일출도 사엽진도등의 섬들이 떠 있다. 서해안 일대는 거의가 식량증산을 위해 일군 1천6백여정보의 간석지. ◎룡강엔 밤나무 단지 시는 또 동부와 남부 지역으로 흐르는 대동강과 봉상강 인황천 삼화천 서천 등을 거느리고 있다. 시의 남부 지역에는 온대 남부계통 식물인 고욤나무 생강나무 분지나무,룡강군 옥도리 삼화리 룡흥리 일대에는 밤나무가 많이 분포되어 있다. 산과일 산나물 약초도 풍부하며 멧돼지 노루 꿩 너구리 승냥이 부엉이 뻐꾸기등이 서식하고 있다. ▷산업·경제 동향◁ 시의 공업은 기계로부터 조선 유색금속 유리 편직 건재 화학 식료 광업 제염에 이르기까지 그 분야가 다양하며,대안중기계연합기업소 남포제련연합기업소 남포조선연합기업소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등 특급 연합기업소가 수두룩 하다.금성뜨락또르(트랙터)종합공장은 특히 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으며 전쟁용 총포류를 만드는 병기공장도 이곳에 있다. 대안중기계연합기업소는 주로 여러 규격의 발전기 변압기 용접기 용접봉 전주 등 전기기계 전기소재를 생산하고 있으며,남포제련합기업소에서는 각종 유색금속과 여러 규격·재질의 유색금속압연제품을 내놓고 있다. 금성뜨락또르종합공장의 주제품은 「천리마」호 「풍년」호 등의 트랙터와 불도저,벼종합수확기 탈곡기를 포함한 농기계. 지난 5월 대형 부도크 「회령623호」를 건설한 것으로 전해진 남포조선연합기업소는 그동안 「대성산」호,「대보산」호등 1만t급의 선박과 각종 군용선을 건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나 북한의 조선능력은 현재 전국 각지 조선소의 능력을 모두 합쳐도 연간 21만t에 불과하며,엔진을 비롯한 주요 기자재는 소련·동구 국가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시에는 이밖에도 유리제품 생산공장이 있어 판유리 화학유리 광학유리 압연유리등 여러 유리제품이 생산되고 있으며,도자기 신발 의약품 식품 피복 직물등을 만들어내는 지방공업 공장들도 적지않다. ◎벼·강냉이 주로 생산 시의 경지면적은 전체 시 넓이의 39.1%로 그 가운데 논이 46.7%다.청산벌 태성벌 룡강벌에 주로 분포되어 있으며 주요 알곡으로 벼 강냉이 수수 콩 밀등도 생산된다.관광코스로 지정될만큼 외국인에게 널리 공개·선전되고 있는 이곳 청산벌 청산협동농장의 관리위원장인 안금희여인은 지난해 최고인민회의 제9기 대의원에 뽑히기도. 원래 어촌이었던 시는 지금도 북한내 대표적인 수산기지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주요수산물은 조기 갈치 가자미 미역 바지락 등등…. ▷교통·운수◁ 시에는 평남선(평양∼남포)평안선(남포∼온천)등의 철길과 평양∼남포 고속도로등 자동차 길이 있으며 남포항은 중국의 칭타오 텐진 뤼타등과 뱃길로 연결된다.이밖에도 육·해 운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서해갑문이 건설되어 있다. 1986년 6월에 완공된 이 서해갑문은 대동강 하구에 외해를 가로막아 건설한 길이 8㎞의 다목적댐. 이 댐은 2천t급(1호갑실)5만t급(2호갑실)3만t급(3호갑실)의 선박이 동시에 통과할 수 있는 3개의 갑실과 36개의 수문으로 되어 있다.이 댐은 인근 간척지에는 농업용수를,공장지대에는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으며 순천과 재령의 농공지대와는 대운하로 연결되고 있다.또한 댐제방에는 철길과 차도·보도를 부설,평안남도와 황해남도 사이의 차량운행시간을 크게 단축시키고 있기도. ◎폐수 몰려 공해 심각 그러나 부작용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 댐 건설이후 시 연근해 일대주민들이 이 지역 공장 기업소에서 흘러나오는 폐수가 역류,악취에 시달리고 있으며 댐 상류는 수온이 상승하는등 어업에 폐해를 주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승·유물·유적◁ 룡강의 안성리에는 5세기의 「고구려벽화무덤(능)「룡강큰무덤」「쌍기둥무덤」등이 있으며 대안과 성암리 사이에는 고구려 후기의 벽화무덤인 「대안리 제1호무덤」이 있다. 고구려때 쌓은것으로 알려진 둘레 5㎞이상 높이 2.5∼5m되는 황룡산성이 오석산을 감싸고 있으며 룡강읍에서 약 4㎞떨어진 석천산마루와 그 주변의 「석천산 고인돌떼(군)」는 장관을 이룬다.이들 고인돌은 모두 청동기 시대의 것으로 무려 1백20개가 한데 몰려있다. 태성리의 고구려고분 「연화벽화무덤」과 삼묘리의 「강서세무덤(강서삼묘)」「큰무덤(대묘)」「중무덤(중묘)」「작은무덤(소묘)」도 유명하다. 서해갑문 55㎞ 이웃에 원산 송도해수욕장과 명성을 다투는 서해해수욕장이 있으며 그 부근에 「백리청년과수원」이라 불리는 대규모 과수단지가 조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본업 제치고 “외화벌이 밀렵”골몰(시베리아 북한 벌목장취재기:4)

    ◎3∼4명씩 조편성,사향노루등 마구잡이/금렵기에 활동… “환경파괴” 동물연서 항의 사냥꾼 라시케비치 스테판 세묘뇨비치씨(62)는 사냥오두막문을 심하게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해발 1천5백m의 준봉들이 솟아 있는 하바로프스크 북부 베르히 브렌스키지역,시간은 이미 밤 11시를 넘었다. 왼손에 곰사냥용 엽총을 든 세묘뇨비치씨 앞에 모습을 드러낸 불청객은 뜻밖에도 왜소한 두 사람의 동양인이었다. 러시아말을 한마디도 할 줄 모르는 이들 두 동양인은 손짓발짓으로 하룻밤 유숙을 부탁한 뒤 다음날 새벽 늦가을 서리가 내린 산줄기를 타고 사라져갔다. 세묘뇨비치씨가 이들의 정확한 정체와 역할을 알게 된 것은 이들이 떠난 지 3일이 지난 뒤였다. 소수 산족인 나나이족 사냥꾼들이 와 4㎞쯤 떨어진 곳에 수십 개의 사냥용 올가미가 설치되었고 이미 여러 마리의 까발가(사향노루)가 죽어 있었다고 이야기한 뒤에야 그는 이들이 북한 벌목인부이며 소문으로만 듣던 사냥행각이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지난 85년 10월의 이야기다. 북한 인부들의 사냥이야기는 벌목사업소의 비극성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부분이다. 베르히 브렌스키지역의 고봉들은 한여름에도 녹지 않는 만년설을 이고 있다. 세묘뇨비치씨가 북한인들을 만났던 지역은 이들 고봉의 북쪽 산자락. 북한의 벌채지역은 고봉 남쪽자락의 강 하나를 건넌 지역에 있다. 한겨울에도 목이 다 드러나는 누비옷과 반장화 한 켤레로 북한 인부들은 만년설을 넘고,소련인들의 감시와 곰의 날카로운 이빨 앞에 올가미 몇 개로 달러벌이에 동원되고 있는 것이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소금과 생쌀 몇 주먹으로 조선인민의 용감성을 자랑하기에는 시베리아의 기후와 지형은 너무 거칠다. 하바로프스크 국립 동물 및 어류연구소는 80년대 이후 해마다 북한 벌목인부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불법사냥 실태와 이에 따른 환경파괴를 관계요로에 진정했다. 그러나 사회주의적 동맹관계라는 이유 하나로 이 같은 연구소의 진정은 모두 휴지통으로 들어갔다고 알렉산더 바탈로브 소장은 회고하고 있다. 바탈로브 소장은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페레스트로이카 이후여론 반영환경이 달라지면서 중앙정부에서 하바로프스크지역 주민들의 불만에도 귀를 기울이게 됐고 불법사냥에 대한 감시와 밀수품 검색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인부들의 사냥은 주업인 벌목사업보다 오히려 더 비중이 주어지고 있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볼멘 설명이다. 바탈로브 소장의 이야기다. 『함정과 올가미를 놓아 잡는 북한 인부들의 사냥은 장난이나 부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3명 또는 4명 단위로 사냥을 다니는 것에서 우선 그렇고 실제로 우리는 이들이 명령과 복종에 의해 사냥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해주는 여러 가지 증거를 갖고 있다. 그 중에는 북한 인부들의 육성증언도 들어 있다』 바탈로브 소장은 러시아어를 할 줄 아는 몇몇 벌목인부로부터 불법사냥현장에서 이들이 상부의 명령에 의해 사냥에 나서고 있음을 확인하는 녹음을 몇 차례 채증했다고 말했다. 사향노루의 배꼽은 소련에서 기껏 화장품의 재료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아시아권에서 사향은 때론 생명의 영약으로,때론 사랑의 묘약으로 예전부터 한방가의사랑을 받아온 귀물이다. 특히 홍콩과 일본에서 이들 사향이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면서 북한 인부들이 조직적으로 사향노루 사냥에 나선 것으로 소련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하바로프스크의 암거래상들은 동양여행객들에게 사향노루 배꼽을 g당 15달러 내지는 20달러에 판매한다. 성장한 사향노루 수컷은 20에서 30g의 사향을 갖고 있고 달러로 치면 산지에서만 3백 내지 6백달러의 값어치가 있는 셈이다. 『북한 벌목인부들은 지나칠 정도로 산을 잘탄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북한이 사향노루 사냥을 위해 특수부대 출신들을 시베리아에 파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이다. 한 번은 밤중에 다른 사냥꾼과 함께 뗏배를 타고 강을 내려오다 불을 지피고 있는 북한 인민들을 발견한 적이 있었다. 우리가 다가가자 이들은 마치 네발짐승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30대부터 사냥을 하고 있다는 세묘뇨비치씨는 자신이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다른 사냥꾼으로부터 북한 벌목인부의 시체가 강가에 밀려나 있는 것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소련당국의 눈을 피해 사냥을 해야 하는 북한 인부들은 간소복차림으로 약간의 생쌀만을 지참하고 사냥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사냥금지기간인 초봄부터 늦은 가을까지에 주로 사냥을 한다. 그래야만 소련 사냥꾼을 만날 가능성이 적고 그만큼 적발의 위험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사냥 오두막을 이용하기도 쉬울 것은 당연하다. 북한 벌목인부들에게는 사냥용 엽총이 없다. 하바로프스크 자연보호 관계자들은 북한의 주사냥구역에 호랑이만 3백마리 이상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유추하고 있다. 그 이상의 곰 역시 서식하고 있다. 북한인들이 나타나고 있는 베르히 브렌스키지역은 도보로 북한의 단위사업소인 중대본부까진 10일 가까이 걸려야 하는 곳이다. 간편한 복장,생쌀만으로 견디기에는 지나치게 길고 험한 여정일 수밖에 없다. 중대본부는 5명의 시신이 모이면 본국으로 송환한다고 하바로프스크 거주동포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이들 동포들은 사망자 중 상당수가 벌목이 아닌 사냥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었다.
  • 김영만특파원,소 체그도민 첫 취재(시베리아 북한벌목장 취재기:1)

    ◎“시베리아 벌목장은 북한 축소판”/벌목 뒷전… 희귀동물 남획 환경파괴 말썽/소,인권유린등 들어 재계약 거부 철수령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의 하나인 소련 체그도민 벌목장이 최근 벌목장 내부의 인민재판 등 인권문제와 희귀동물 남획 등으로 소련당국의 철수명령을 받았다. 동부시베리아의 체그도민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는 북한 벌목장은 북한 벌목인부 1만8천명이 현재 벌목작업을 벌이고 있는 곳으로 소련 언론들이 벌목장 내부의 인민재판과 수용소 인권유린실태를 보도함으로써 북한과 소련 양국은 물론 세계의 관심지역으로 등장한 곳이다. 소련과 북한이 벌목목재를 61 대 39의 비율로 나누어 갖는 소련의 북한벌목장은 지난 66년부터 25년간 북한이 벌목을 하고 있다. 붉은 글씨로 쓰인 주체탑,소련시민보다 더 많은 북한인부들,체그도민은 소련내의 작은 북한이었다. 하바로프스크에서 열차로 7시간 걸리는 트인다역에서부터 또다시 「12시간이 걸리는 체그도민까지 기찻길 4백㎞를 따라 북한의 벌목장은 거의 남한 만한 넓이에 걸쳐 있었다. 트인다에서부터 체그도민에 이르는 수십 개의 역 대부분에 북한 벌목중대들이 위치해 있다. 기차를 기다리거나 배웅하기 위해 나온 수십,수백 명의 북한인부들이 있는 역마다 북한으로의 수송을 기다리는 화물열차들이 대기하는 것이 목격됨으로써 벌목장의 크기를 짐작해볼 수 있을 뿐이었다. 현지 주민들의 반대로 폐쇄될 위기에 빠져 있는 체그도민의 북한 벌목장을 기자가 찾은 것은 지난 23일 낮,소련 연방정부는 최근 시베리아 체그도민에 있는 북한 벌목사업소에 전문을 보내 오는 12월말까지 사업소와 1만8천명으로 추정되는 벌목인부들의 철수를 지시했다. 북한당국은 이에 따라 러시아공화국정부와 새로운 벌목계약을 추진중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현지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연방정부가 협약기간 연장을 거부함으로써 설혹 러시아공화국정부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벌목인부들의 입국조건,목재의 운송 등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벌목장은 주사업인 목재벌목보다 외화가득률이 높은 사향노루 사냥 등에 치중함으로써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지난 3월 모스크바 뉴스지가 벌목사업장내의 인권실태를 폭로하고 나섬으로써 지역주민들의 반대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린치·살인 폭로보도에 “사실 아니다”/소선 인권문제보다 환경보호 더 관심 체그도민에는 북한의 벌목사업본부가 자리잡고 있다. 23일 낮 기자는 체그도민의 검찰당국을 통해 수용소가 있는 곳으로 보도된 벌목사업본부 취재와 북한책임자와의 인터뷰를 요청해 사업본부 안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자신을 벌목장 안전책임자인 안전부장으로 소개한 박춘송씨(53)는 비교적 자세하게 벌목장의 현황을 소개해주었다. 어려운 질문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논리를 강조하는 방법으로 질문을 막았다. 이날의 기자에 대한 벌목사업소 공개는 지금까지 소련기자의 방문까지 단 한 번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소 의외로까지 받아들여졌다. ­근로자들의 생활은 어떤가. 『루블로 월급을 준다. 쌀과 부식은 대부분 국내에서 가져온다. 꼭 필요한 생필품은 현지에서 사기도 하지만 뭐가 살 게 있나. 채소는 우리 스스로가 키워서 먹는다』 벌목장에 나와 있는 북한인부는 모두 2만명선,1만8천명 정도가 벌목인부와 중장비 기술자로 알려져 있고 1천∼2천명 정도의 사무요원 및 사회안전부 요원이 나와 있다는 것이 소련관계자들의 이야기였다. 이 중 박씨는 88명이 가족을 동반해 있다고 말해주었다. 말문을 돌려서 벌목장 내부의 인권문제에 대해 질문을 했다. 벌목장내의 인권문제가 문제가 된 것은 지난 3월 모스크바 뉴스지가 한철기 사건을 계기로 북한 벌목장의 인권실태를 폭로하면서부터다. 한철기 사건은 벌목인부로 일하던 한씨가 탈출,소련 여자와 결혼해 정식 소련시민이 됐으나 소련전역에 퍼져 있는 사회안전부 요원들이 한씨를 다시 체포,북한으로 압송하려던 사건을 말한다. 한씨는 이때 소련 경찰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본국으로 압송되는 것을 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벌목사업본부에서 소련의 행정권이 미치지 않는 수용소가 있다는 것을 폭로했다. 한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벌목장에서 인민재판이횡행하고 있고 린치와 심지어 살인까지 예사로 행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모스크바 뉴스지는 이때 아무르강에 북한인부의 토막시체가 버려진 적도 있다고 보도함으로써 한철기 사건과 관련해 벌목장의 인권문제는 현지교포는 물론 소련시민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게 됐다. ­벌목 인민들이 인간 이하의 대접과 린치,죽음의 공포에 시달린다는 현지신문의 보도가 있었고 또 대부분의 교포들도 그렇게 설명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해명할 수 있나. 『한철기란 반역자가 우리에게 손실을 입혔다. 그러나 한철기의 말은 모두 거짓말이라는 게 판명됐다. 한철기는 조선에 있는 가족들이 모두 처벌을 받았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그의 가족들의 모습을 비디오테이프로 촬영해와 검찰관계자들에게 공개했다. 또한 수용소라고 주장한 것도 하바로프스크 제1검찰 부총장이 와서 조사했다』 ­공개할 용의는 없는가. 『기자선생,내게도 상의해야 할 상부가 있다. 이해할 것은 이해해 달라』 ­사진촬영도 안 되나. 『거기는 어렵다. 다른 곳은 다 찍어도 좋다』 하바로프스크에 사는 교포들은 이른바 수용소에 대해 한평짜리 방에 20∼30일씩 대·소변을 함께 처리할 용기 하나와 함께 가둬 둔다고 말했다. 다리를 자르기로 인민재판에서 결론이 나면 걸상 위에 다리를 올리게 한 뒤 나무토막으로 내려친다는 말도 들을 수 있었다. 교포들의 이러한 발언은 이들이 끊임없이 벌목인부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본부에서 만난 북한인들의 대부분은 무표정했다. 처음보는 서울사람에 대해 눈을 반짝거렸으나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그러나 기차역에서,기차에서,시내에서 만난 북한인부들은 서울사람에 대해 놀라울 정도의 반가움을 드러냈다. 자신들과 너무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 서울사람에 대해 자신들의 모습을 부끄러워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소련당국은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남의 나라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들의 관심은 벌목장에서 인권유린이 있느냐하는 것보다 북한사람들이 사향노루를 잡기 위해 불법적인 대규모 사냥을 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생태계 파괴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었다. 체그도민시내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무라트바키예프 나시로비 검찰국장은 북한 벌목사업본부내에 5개의 징벌용 방이 있음을 확인했다. 그는 식당 다음 건물에 철문으로 된 다섯 개의 작은 방을 발견했으며 자신이 방문했을 때 북한사람 3명이 수용돼 있었다고 말했다. ­벌목장 내부에서 체벌과 인민재판이 성행한다는데 들어본 적 있나. 『신문을 보고 그런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들었다. 그러나 일하는 인부들이 그들에게 복종하기 때문에 북한의 권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보통 문제가 있을 때는 본국으로 송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소련의 감옥에는 북한인 3명이 불법 사냥혐의로 체포돼 감옥에 있다. 나머지 다른 문제로 10여 명이 징벌을 받고 있으나 그 혐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검찰국장은 답변하기를 거부했다. 하바로프스크에 있는 국립동물 및 어류연구소는 지난 10년 동안 북한인부들이 1만4천마리에서 2만마리 정도의 사향노루를 올가미와 함정 등으로 잡아갔다고 주장했다.
  • 꿩 1백㏊당 19마리 서식/산림청 전국 야생조수 조사

    ◎20년새 쇠오리 33배 늘어/표범·여우등은 멸종 위기 전국적으로 야생동물들의 숫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황새 흑두루미 독수리 원망 하늘다람쥐 등 천연기념물과 늑대 여우 표범 호랑이 등 희귀동물은 거의 사라졌거나 절멸의 위기에 처해 왔다. 산림청 임업연구원이 전국 1백34개 조사지역에서 지난 한햇동안 조수 서식밀도를 조사,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꿩 멧비둘기 참새 청둥오리 쇠오리 멧토끼 고라니 멧돼지 등 이른바 수렵대상 조수들은 지난 71년 이후 20년간 거의 2배에서 33배까지 늘어났다. 이는 71년부터 81년까지 11년 동안 전국적으로 사냥을 금지한 조치에 크게 힘입은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와 89년을 비교하면 멧비둘기와 참새의 경우 서식밀도가 다소 줄어들었다. 이들이 농작물 등에 끼치는 해를 줄이기 위해 시장 군수 책임하에 지역적으로 유해조수에 대한 구제책을 편 때문이다. 수렵조수 중 꿩의 평균 서식밀도는 1백㏊당 19마리로 금렵조치 이전인 71년의 9.4마리보다 2배 가량 늘어난 거이다. 경남(46.1마리)과 제주(35.7마리)의 밀도는 평균치보다 훨씬 높은데다 농작물과 나무 등에 피해를 입히는 기준이 되는 피해허용밀도 20마리를 크게 넘어섰다. 같은 면적을 기준으로 한 청둥오리의 평균밀도는 3백4마리로 금렵 이전인 71년의 1백25마리보다 2.4배가 늘어났고 쇠오리는 3.6마리에서 1백19.7마리로 무려 33.3배가 증가했다. 멧토끼는 1백㏊당 2.7마리에서 6.9마리로,고라니는 0.4마리에서 3.7마리로 각각 늘어났다. 반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38종류의 조류와 6종류의 짐승류 가운데 큰 고니 등 17종의 조류만 관찰이 됐고 반달가슴곰 수달사향노루 산양 물범 등 짐승류는 전혀 관찰이 되지 않아 멸종위기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연구원의 야생동물연구실 우한정 연구원은 수렵인구의 증가,산업화에 따른 서식지의 파괴,농약의 과용 등으로 천연기념물과 희귀동물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 외언내언

    우리 나이로 치자면 올해 80세의 일본노인 와카마쓰 미노루(약송실)씨. 이 노인은 웬만한 한국의지식인보다도 한국의 전통·문물에 대한 이해의 폭이 훨씬 넓고도 깊다. ◆그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젊은 날부터 시작된다. 1932년 천리외국어학교의 조선어부를 졸업하고 한국에 건너와 당시의 경성제대 법문학부의 문학과에서 조선어를 전공하는 것부터 그렇다. 원로 국어학자 김형규박사와 동기동창. 공무원 생활을 끝내고서는 계속 한국에 대한 책자들을 펴내어 온다. 그 첫째가 75년에 내놓은 「대역주해 한국속담선」. 이어 「한국의 수수께끼」(77년),「한국의 고시조」(79년),「한국의 길흉화복」(81년)을 일본어와 대역하면서 주해를 달아 펴냈다. ◆82년에는 「한국의 관혼상제」,83년에는 「한국말 편지쓰기」를 펴내고 85년에는 「한일 속담사전」과 「한국 풍류얘기」를 펴낸다. 「풍류얘기」의 경우 서거정의 「태평한화골계전」,강희맹의 「촌담해이」 등등 여러 문한에서 발췌한 것. 그 다음 그의 관심은 「조선통신사일기」 쪽으로 기운다. 그것을 일본말로 번역해 낸 것이 「해차록」 등 10여권. 노령을 무색케 하는 정력적 저작활동이다. ◆이 한국통 노인이 이번에는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를 일역해 냈다(서울신문 19일자 11면). 그는 이렇게 말한다. 『국가관이 희박한 요즈음의 일본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이순신장군의 위대한 모습을 본받았으면 합니다』 표지에는 일본의 「그림책 태합기」에 실린 「이순신의 지혜가 왜병을 물리치는 그림」을 복사하여 더욱 인상적. 그는 이 책을 번역하면서 충무공의 충효신의에 새삼 감복했다고도 말한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누가 뒷돈을 대주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는 숱한 일본사람에게 한국을 올바로 이해시키는데에 보람을 느끼면서 이 일을 해오고 있는 일본인. 「와카마쓰(약송)」가 아니라 이젠 「오이마쓰(노송)」라면서 서글피 웃는다. 한국이 보내는 영예를 안겨줬으면 싶은 마음이다.
  • 30만평규모 「야생동물원」만든다/광릉수목원서 어제 착공

    ◎멸종위기의 호랑이ㆍ곰ㆍ고라니등 45종 방사/오는 9월 완공…93년부터 일반에도 공개 산림청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국내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경기도 포천군 광릉임업시험장에 국내 최대의 야생동물원을 설치키로 했다. 25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부터 3개년 계획으로 광릉임업시험장내에 방사면적 98㏊등 모두 1백㏊(30만평)의 야생동물원을 설치,야생동물을 보존ㆍ번식시켜 나가기로 했다. 케냐의 야생동물원을 본뜬 이 야생동물원에는 야생짐승중 멧돼지ㆍ고라니ㆍ노루ㆍ사향노루ㆍ산양ㆍ반달가슴곰ㆍ호랑이 등 15종과 들꿩ㆍ청동오리 등 야생조류 30여종을 사육,야생동물에 대한 각종 연구와 자연학습자료로도 활용하고 93년부터는 일반에게도 공개하기로 했다. 이를위해 지난달 30일 들꿩 10마리를 야생동물원 대상지역에 방사,환경적응도를 조사하는등 타당성 조사를 마쳤다. 산림청은 이에따라 이날 사육장공사를 착공,오는 9월에 완공해 우선 산림청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연구용 동물들을 사육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산양ㆍ사향노루등95종의 야생짐승과 3백85종의 야생조류가 살고 있으나 남획과 환경오염 등으로 멸종위기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 사할린교포 120명 반세기만의 “망향 귀국”

    ◎“어무이! 철휘야!…”눈물의 「혈육 상봉」/14살때 일 징용간 60대,8순 부모와 오열/9순 노모 찾아온 교포,“사망”소식에 실신/김포공항은 온통 “울음 바다” 『어무이!』 『오빠야!』 『언니야!』 8일저녁 서울 김포국제공항 제2청사입국장은 온통 눈물바다였다. 소련의 사할린교포 1백20명이 근 반세기만에 조국땅을 밟고 꿈에도 그리던 1천여명의 마중나온 가족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이날 하오5시18분 대한항공편으로 김포에 도착한 사할린교포들은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세관검색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손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느라 여념이 없었다. 때마침 청사에서 울려나온 「목포의 눈물」 「사공의 뱃노래」 등 흘러간 노래에 조국의 품에 안긴 감격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은 대부분 두툼한 외투를 입고 러시아특유의 노루까털모자를 쓴 모습이었고 손에 손에 나름대로 정성스레 마련한 선물보따리를 들고 있었다. 비행기가 도착한지 30분쯤 지나 신명수씨(67ㆍ돌린스크거주)가 처음으로 세관구역을 지나 입국장에 들어서 조카 등 마중나온 친지들과 얼싸안으면서 한많은 이산가족들의 상봉은 시작됐다. 입국장은 순식간에 얼싸안고 오열하는 이산가족들의 눈물과 외침으로 가득찼다. 그 가운데서도 46년만에 9순의 어머니를 만나러 온 양용길씨(73ㆍ토마리스키거주)의 울음소리는 유난히 두드러졌다. 사할린에서 떠날 때까지만해도 그렇게 보고 싶던 어머니가 지난1일 숨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여동생 재정씨(64)로부터 어머니의 사망소식을 들은 그는 그만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통곡하고 말았다. 『좀더 일찍 올 것을,돈을 조금만 더 벌어온다고 하다 끝내 못보다니 이게 웬일이냐』 헤어질 때만해도 6살이던 딸 순희씨(55)는 통곡하는 아버지앞에서 애써 눈물을 삼키기는 했으나 온몸이 격정에 떨리는듯 손에 들고 있던 꽃다발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징용때문에 두고간 순희씨 등 딸 셋을 고생끝에 출가시킨 노모를 생각하니 양씨의 목이 더욱 메일수 밖에 없었으리라. 양씨와는 달리 14살의 어린나이에 징용갔던 이철휘씨(63ㆍ포르노이스크거주)는 마중나온 어머니 홍남순씨(85ㆍ경기도 의왕시)와 아버지 이보영씨(83)의 품에 50년만에 안겨 또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결혼3개월만에 사할린에 끌려갔다가는 윤병철씨(69ㆍ포르나이브스크거주)는 이날 사할린서 새장가든 부인 박만수씨(62)와 함께 와 동생 홍순씨(60ㆍJ전기공사사장)부부와 함께 마중나온 조카들과 얼싸안았다. 이들 모국방문단은 오는9일부터 27일까지 각기 고향을 찾아 일가친척들과 함께 지내고 민속촌과 서울타워 등을 관광한 뒤 오는 3월1일 대한항공편으로 돌아간다. 사할린교포의 조국방문은 지난해 12월 일본적십자사의 주선으로 23명이 온 것을 비롯,그동안에도 소규모로 여러차례 있었으나 대한적십자사가 본격적으로나서 이처럼 대규모방문단을 현지에서 우리 항공기로 태워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 「자연의 소리」전화 큰 인기/서울서만 5일새 28만건

    ◎새ㆍ파도소리 많이 찾아/도시민의 향수 반영/통신공사,분석 결과 서울과 부산에서 지난 1일부터 제공되고 있는 오디오텍스 서비스의 이용자들은 생활정보보다 파도소리ㆍ천둥소리ㆍ새소리ㆍ짐승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훨씬 더 듣기 원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전기통신공사가 6일 전화를 통해 각종 생활정보와 자연의 소리 등을 들려주는 오디오 정보서비스의 이용실태를 분석한 결과,1일부터 5일까지 5일동안 서울의 경우 모두 43만5천93명이 이용했으며 이 가운데 폭포소리ㆍ시냇물소리ㆍ다듬이소리ㆍ새소리ㆍ짐승소리ㆍ곤충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찾은 시민이 28만8천2백77명으로 연극ㆍ영화ㆍ음악회 등 문화행사와 육상ㆍ구기ㆍ등산ㆍ낚시 등 스포츠 레저분야를 문의한 7만5천4백73명과 농ㆍ수ㆍ축산물 및 꽃종류 도산매 가격을 알아본 7만5백9명을 더한것 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에서도 5일동안 매일 이용자가 가장 많았던 하오2시부터 3시까지 1시간동안의 이용자를 집계한 결과,자연의 소리를 찾은 시민이 6천86명으로 농ㆍ수ㆍ축산물 가격을 알아본 1천3백10명보다 4배가량 더 많았다. 자연의 소리 가운데는 시냇물소리ㆍ빗소리ㆍ천둥소리ㆍ기적소리 등 순수 자연의 소리를 들은 서울시민이 8만1천9백22명으로 딱딱한 도시공간에서 살고 있는 대도시 시민들의 자연에 대한 갈증이 매우 심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 새소리 가운데는 관상조(1만8천3백69명)보다 야생조(5만4천3백17명)를,짐승소리 가운데는 가축류(3만5백7명)와 양서류(9천2백7명)보다 표범ㆍ노루ㆍ호랑이ㆍ곰ㆍ사자 등 야생류(4만2천2백62명)의 소리를 훨씬 많이 들었다.
  • 김일성 주석에게/최평길 연세대 교수(서울시론)

    ◎역사를 거역하는 어리석음 버려야 김일성주석에게. 안녕하십니까? 올해 1990년은 20세기를 정리하고 21세기를 향해 가는 전환기인 90년대의 첫 해입니다. 마르크스가 공산당 선언을 발표한 지 142년,레닌이 혁명한 지 73년,그리고 해방된 북쪽에 공산정권이 들어선 지 45년,김주석이 6ㆍ25전쟁을 일으킨 지 40년이 되는 해입니다. ○공산주의 실험은 끝나 140여년 전에 마르크스가 공산주의 이론을 제시한 이후,실제로 소련에 적용되기까지는 70여년의 세월이 흘렀고 또한 중국 북한 동구공산국가도 사실은 40년의 공산주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극소수 생산수단 소유자가 노동자를 착취하고 부를 독점하는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고 착취당하고 소외된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무산자계급이 통치하는 사회로 나아가려는 것이 공산사회 아닙니까? 그런데 인간 나이로 보아 70세가 되기도 전에 이러한 공산사회는 통치차원에서 공산당 우위불가론을 제기하고 공산당 일당 독재를 실시한 결과 지난 한햇동안 순식간에 동구권 사회주의국가가 모두 공산당 간판을 내려버렸습니다. 더불어 시장경제원리를 도입하고 조금은 완화된 사회주의 정당을 창설하였으며 더 나아가 다른 정당도 창설되어 자유 경선으로 정치지도자를 뽑겠다는 의지를 표출하였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다당제 주장이 공산주의 체제내에서 개혁ㆍ개방을 부르짖던 소련ㆍ중국에 역수출되게 되었습니다. 중공업에 의한 군사력으로 사회주의 국가를 장악하던 소련은 열려진 사회주의 체제의 민주화 기수로 정치적 선제권을 잡고 있습니다. 고르바초프에 의해 주도되는 이같은 개혁 공세는 90년에는 중국과 북한이 그 주대상이 될 것입니다. 한국이 제1차 5개년 경제계획을 1961년에 시작할 때만 해도 북한이 경제면에서 한국을 훨씬 앞질렀고 철강생산만 하더라도 북한이 독점하였습니다. 그러나 1990년 현재 북한은 예상 기대목표 1천만t에 6백90만t을 생산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포항제철을 필두로 2천만t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60년대까지만 해도 남반부 혁명 완수라는 공격형 정치심리가,70∼80년대에는 「우리는 우리 식대로 살자」는 방어논리로 변질되었고 이제는 북한이 개혁이냐 폐쇄냐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갈등ㆍ모순의 정치상황에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모스크바 북경에 가서 북한에 정통한 정부실무가ㆍ전문가ㆍ교포를 만나보거나 남쪽에온 북한의 시민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면 2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의 노동당ㆍ정무원ㆍ기업소의 핵심 요원이나 알고 있던 한국 사정을 올림픽을 기점으로 또 어쩔수 없이 북한지도부도 업무상 해외나들이가 잦아지게 되어 이제는 한국이 잘 산다는 것을 함경도 산각벽지 농사꾼조차도 알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더이상 주민 못속일 것 그리하여 현재 주석의 통치하에 있는 북한의 최대 딜레마는 식량을 위시한 생필품,물자의 절대빈곤과 북한 시민의 남북한 비교인식 시각이 넓어졌다는 사실 그 자체입니다. 즉 이제는 주체사상,김일성주의 칭송은 선전으로서만 습관화된 반면,우리도 풍요롭고 자유스럽게 잘살아 보자는 욕구표출이 최근 동구 사회주의국가의 민주화와 이를 밀어주는 소련의 입김으로 인해 더욱 상승작용을 한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키 164㎝에 몸무게 81㎏,당뇨기가 있는 데다가 신장염도 앓고 있으며 그저 영화예술에나 심취하고 있는 인기없는 아들 「친애하는 김정일 비서」 자체도 주민의 욕구 분출과 때를 같이하여 북한 정권승계에서의 커다란 걸림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김일성주석은 1986년 12월의 시정연설에서 아직도 북한은 불완전사회주의 사회에서 완전사회주의 사회로 이행하는 과도기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극소수 핵심지도부 외에는 모두 가난한 「가난의 평등사회」라는 오늘날의 북한 실정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소련의 개방화 압력,물자의 절대빈곤,부자세습체제의 모순 등은 김일성주석의 정신적ㆍ육체적 건강에 커다란 심려를 끼치고 있으며 더군다나 주석 다음으로 장기집권한 차우셰스쿠서기장의 처형은 큰 타격을 주었으리라 봅니다. 해방되던 해 33세의 청년으로 소련군을 따라 입성한 주석은 그후 빨치산 생활을 청산하였는 바 밀림 속의 도보행군이 도시의 승용차 생활패턴으로 바뀐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자모산별장 근처 인공사육장에서 키운 꿩과 노루를 차에 탄 채 사냥하는 등 안방생활에 젖어있으며 강철의 영장인 당신도 일흔여덟의 나이를 못속이는지 두 다리가 약해져서 보행에 불편이 있고 허리가 아파 여행도 편히 누워갈 수 있도록 기차여행을 즐기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귀가 멀어가고 옛날 같으면 난치병인 귀의 종양제거수술도 동독의 의사를 불러 하였으나 최근에 다시 재발하여 고생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늙으면 하찮은 병도 이래저래 합병증으로 큰 병을 얻게 마련입니다. 티토가 오래 산 것이 5백m 고지에 있는 별장에서 생활했기 때문이라며 자모산별장의 침대를 해발 5백m에 위치하게 하고 오곡밥에 깊은 계곡에서 서식하는 생선,반드시 먹기 30분 전에 잡은 육류 등만을 먹고 함경도 호수 밑의 3층별장에서 여름을 지낸다고 해도 늙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세습고집도 그만둘 때 아들 정일이나 평일이 모두가 그 수준이라고들 하는데 어느날 갑자기 호쾌한 북한 인민이 「못살겠다 갈아보자」라고 외치게 되면 또 군사분계선에서 근무하는 영롱한 인민군전사마저 한국군이 무서워서라도 김주석과 아들들을 갈아치우는 것이 정치안정에 도움된다며 인민편에 설 때 그 뒤에 오는 불행한 사태는 가히 짐작이 가는 일입니다. 아무리 아들 김정일의 만경대혁명학원 동창생들을 군요직에 앉힌다고 해도 1백만 대군의 요직을 전부 차지하게 할 수야 있겠습니까? 부디 잘 생각하여 마음과 육신이 쇠잔하고 기억이 몽롱하여 대사를 그르치기 전에 실질적인 남북정상회담도 하고 다각적 교류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면서 자유경선으로 후계체제를 정착시키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리고 과거에 거세되어 이국땅 소련에 있는 이상조장군,중국에 있는 서휘ㆍ김강같은 혁명동지들을 다시 불러모아 화해하고 즐거운 여생을 보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올해 신년사에서 사회주의를 건설하는 방법도 변천되는 현실에 맞게 끊임없이 개선,완성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였는데 김주석 스스로가 부단히 자성하고 개선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새해 문안드리며 이만 줄입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