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노루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유산균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대북정책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긴급조치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78
  • 남도의 꽃과 풀 이 한권에

    전남에 자생하는 식물 358종의 일생을 다룬 ‘남도의 자생식물(420쪽)’ 책자가 나왔다. 도 농업기술원 난지과수시험장 박재옥(43)씨 등 연구사 5명이 1999년부터 2004년까지 6년 동안 바닷가와 섬, 산, 들녘을 누비며 자생하는 식물의 사계절 사진을 찍고 이모저모를 조사했다. 봄꽃 132종, 여름꽃 133종, 가을꽃 59종, 겨울에 피는 꽃과 관엽·양치식물 34종 등 모두 358종이 수록됐다. 기존 식물도감과는 달리 식물마다 새순이 돋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모습을 따로따로 사진에 담아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사진만 1498장이다. 또 이름별로 재미나는 유래도 담았다.‘복수초(福壽草)’는 행복과 장수를 가져다 주는 풀이며,‘새끼노루귀’는 새싹이 올라올 때 보송송한 가는 털이 마치 노루귀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조경용으로 알맞은 꽃은 해국·참골무꽃·황근·등덩굴·멀꿀·석이·일엽초 등을 꼽았다. 조사원들은 남도에 흩어진 섬과 해안주변뿐만 아니라 해남 두륜산, 광양 백운산, 영암 월출산, 구례 지리산, 순천 조계산 등까지 발품을 팔아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았다.‘복수초’는 중부권에서는 4∼5월에 꽃이 피지만 남도에서는 겨울철인 1∼3월에 꽃이 피었다.‘깽깽이풀’은 광주 무등산 이남에서는 자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장흥·강진군 등 최남단에서도 확인됐다.‘고려 엉겅퀴’는 덕유산 이남에서는 볼 수 없는 종으로 돼 있었으나 최남단인 완도·진도군의 섬에서 무더기로 자라고 있었다. 박재옥 연구사는 “‘남도의 자생식물’이란 책을 통해서 자생식물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고 식물이 갖는 유전자원을 활용하고 상품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나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눈이 큰 아이’/박목월 글

    ‘나그네’‘청노루’‘불국사’ 등으로 알려진 박목월(1916∼1978)시인의 동화집이 국내 첫선을 보였다. ‘눈이 큰 아이’(원혜영 그림, 이가서 펴냄)는 시인의 문학적 면모를 생생히 엿볼 수 있는 동화 11편이 묶인 동화집. 동요, 동시만을 통해 시인을 접해온 어린 독자들은 간결하고도 깔끔한 창작동화를 통해 목월의 새로운 작품세계를 대면하게 됐다. 눈이 커서 눈물이 많은 어린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표제작에서부터 그 즐거움은 감지된다. 선생님 꾸중에 주루룩 눈물부터 흘리는 창호를 “눈이 큰 사람치고 나쁜 사람은 없어.”라며 쓸어안는 할머니의 풍경이 잠이 올 듯 포근하다. 일기란 일년 열두달 꼬박꼬박 써야 하는 것이라고 일깨워주는 ‘이상한 일기책’, 가지끝에 걸린 꼭지연과 나무의 대화가 신비로운 ‘꼭지연과 낙엽송’, 무릎을 찧어가며 두 발 자전거 타기에 성공하는 즐거운 꼬마의 이야기 ‘자전거’…. 순서없이 어딜 먼저 읽어도 글맛이 진국인 옹골찬 동화집이다. 초등생.89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제주 토종개 보신 적 있나요?

    “옛날 한라산을 누비던 제주 토종개를 본 적이 있나요.” 용맹하고 충성심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제주 토종개가 70여년전 한라산에서 주인과 함께 사냥에 나선 모습의 사진이 병술년을 맞아 새삼스럽게 시선을 끌고 있다. 제주시가 2000년 발간한 ‘20세기 제주시’ 사진집에는 제주 토종개가 털가죽옷과 설피를 신은 사냥꾼과 함께 다정하게 눈밭을 걷고 있는 인상적인 흑백사진이 실려 있다. 이 사진은 1935년 1월 한라산 적설기 등반차 제주에 왔던 경성제대 산악부팀 선발대장 이즈미 세이치(泉靖一)가 찍은 것으로 현재까지 공개된 사진 가운데 제주 토종개 사진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000여년전 중국에서 건너와 제주에 정착해 적응한 것으로 추정되는 제주견은 온순하면서도 행동이 민첩하고 청각·후각·시각이 뛰어나 꿩과 오소리·노루 등 야생동물 사냥에 뛰어난 재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도축산진흥원은 1986년 제주도 전역을 뒤져 순종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되는 제주견 3마리를 찾아내 계통교배하며 순종 발굴에 나서고 있으며, 유전자 및 혈통분석을 지속적으로 거친 뒤 오는 2010년 천연기념물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제주 토종개는 진돗개와 모양이나 색깔은 비슷하지만 진돗개는 꼬리가 말려 올라간 반면 제주개는 꼬리를 거의 꼿꼿이 세우는 게 특징. 몸길이는 49∼55㎝, 몸무게 12∼16㎏, 수명은 15년 안팎이다. 제주견은 일제강점기에 대부분 군견용으로 공출되고, 광복 이후에는 식용으로 도살되거나 수많은 잡종과 교잡이 이뤄져 순수혈통을 가진 개체수가 계속 줄어들었다.제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멸종위기종 복원 프로그램’ 올해부터 단계적 절차 돌입

    ‘멸종위기종 복원 프로그램’ 올해부터 단계적 절차 돌입

    사향노루와 대륙사슴, 여우, 호랑이, 표범, 스라소니…. 밀렵과 마구잡이 포획 그리고 서식처 파괴 등에 따라 우리 땅에서 이미 사라졌거나 멸종의 길로 접어든 야생동물들이다. 이들 멸종위기종이 영원히 자취를 감추는 사태를 막기 위해 ‘멸종위기종 복원 프로그램’이 올해부터 본격 가동된다. 현재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동식물은 모두 221종(동물 157종, 식물 64종). 이 가운데 포유류 9종을 비롯, 모두 64종의 동식물이 우선적인 복원대상으로 선정됐다. 복원사업 1호인 지리산 반달가슴곰처럼 이들 동식물들은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복원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서식환경이 상대적으로 좋은 국립공원이 이들의 주요 터전이 될 전망이다. ●동물 28종, 식물 38종 복원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2일 국립환경과학원과 전북대학교 등이 지난 한해동안 수행한 ‘멸종위기종 증식·복원에 관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전국 20개 국립공원의 생태특성 등을 감안해 공원별로 어떤 종을 복원할 것인지 등을 담았다. 환경부는 지난해초 “국립공원별로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번 연구로 복원의 밑그림이 그려진 셈이다. 총 221종의 멸종위기종 가운데 ▲희소성 ▲기존 생태계와의 적합성 ▲고유 유전자원으로서의 가치 ▲복원기술 개발 가능성 등 8가지 항목에 대한 평가를 거쳐 동물 28종과 식물 36종이 ‘시급하게 복원돼야 할 대상’으로 최종 선정됐다(표 참조). 이 가운데 식물과 어류, 양서·파충류를 제외한 포유류, 조류는 대부분 국내에서 완전 멸종한 상태거나 절멸한 것으로 추정돼 외국에서 개체나 수정란 등을 도입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포유류의 경우 9종(반달가슴곰 포함) 가운데 수달과 산양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외국 도입 대상으로 파악됐다. 사향노루는 현재 정부 용역으로 인공증식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 강원도 일대에서 수컷 한 마리를 포획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암컷을 잡지 못해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사향노루와 스라소니 등은 아직 극소수가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복원가능할 정도의 개체수는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북한이나 중국·러시아 등지로부터 수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2004년 3월 강원도 양구에서 사체로 발견돼 26년 만에 서식이 확인된 여우는 현재 야생하고 있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어 외국도입 여부는 추후 검토키로 했다. 이들 포유류는 모두 국립공원이나 비무장지대(DMZ) 등지에 풀릴 예정인데, 호랑이와 표범은 사람을 해칠 위험성이 워낙 커 대규모의 인공증식장을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연구팀은 “북한산국립공원 안에 5만여평의 인공증식장을 설치해 증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제안했다. ●“최종 계획은 7∼8월쯤 수립” 산양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복원사업이 실시된다. 다른 종과는 달리 국내에서 토종 확보가 가능해 반달가슴곰에 이어 ‘복원 2호 사업’으로 정해졌다. 당초 대륙사슴이 검토됐으나 “구제역 위험과 검역 등의 문제에 걸려 대상종을 변경했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자연자원과 김홍주 사무관은 “올해 중 강원도 오지와 DMZ 일대 등지에 다수 서식하고 있는 산양을 포획한 뒤 월악산국립공원에 풀어놓을 방침”이라면서 “3억원의 예산도 이미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조류는 황새와 크낙새·수리부엉이·올빼미 등 4종이 복원대상으로 선정됐는데, 이 가운데 황새와 크낙새가 우선적으로 복원된다.1990년 이후 남한에서 자취를 감춘 크낙새는 현재 북한에 수십마리가 서식 중인 것으로 파악돼 현재 북한 당국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황새는 복원사업이 이미 무르익고 있다.1996년 한국황새복원연구센터(소장 박시룡)가 러시아에서 한 쌍을 들여와 꾸준히 번식한 끝에 현재 33마리로 늘어났다. 충북 청원군 등지에 농약을 치지 않는 생태마을을 조성해 오는 2012년쯤 자연으로 되돌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밖에 소똥구리와 상제나비는 국내 서식실태를 정밀조사해 증식 가능성 여부를 우선 파악키로 했다. 연구팀은 “소똥구리는 30여년, 상제나비는 6년여 개체군이 국내에 남아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정밀조사 결과 원종 확보가 불가능하면 북한에서 도입해 DMZ에 풀어놓는 방안이 검토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의 종(種)복원 프로그램은 앞으로 10개년 계획으로 추진되는데, 이르면 2008년부터 본격적인 자연 방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김홍주 사무관은 “올 상반기 중 복원대상 64개 종에 대한 기술적 복원 가능성 여부 등을 일일이 검토한 뒤 7∼8월쯤 복원 마스터플랜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에는 시설 건립과 외국으로부터의 종 도입비, 증식·사육에 대한 기술개발비 등을 합쳐 10년 동안 총 650억원이 들 것으로 추정됐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길섶에서] 짚불/심재억 사회부 차장

    참 허망한 것이 짚불이었습니다. 솔잎 마른 솔가리와 달라 불땀이 시원찮습니다. 노루꼬리 같은 겨울 볕에 바짝 말린 짚 두어 단을 태워도 밥 삶고 국 끓이기가 수월치 않았습니다. 구워 먹을 양으로 아궁이에는 고구마를 묻어도 설익기 일쑤였고요.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면 마당 한 구석의 짚가리를 헤쳐 땔감으로 쓸 볏짚을 가려내지만 눅눅해 애 좀 먹습니다. 여기에 마파람이라도 불라치면 아궁이에 불이 들지 않아 거꾸로 샌 연기가 부엌을 가득 채우고 남아 마당이며 고샅길에 우연(雨煙)처럼 낮게 깔립니다. 연방 기침을 해대며 짚불을 사르던 어머니는 매운 연기에 무른 눈자위를 훔치며 긴숨을 내쉽니다.“날 풀리면 고래 좀 손봐야 되겠다.” 짚불로 밥 짓는 날은 구들도 왠지 미적지근해 새우잠을 자기 일쑤였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매운 연기가 또한 세상에서 마주치는 신고(辛苦)의 다른 이름임을 알겠습니다. 사는 일 팍팍해 불현듯 가슴 속에서 매운 짚불 연기가 피어오르면 ‘사는 게 고해(苦海)’라는 세상 일에 지쳐 넘어지지 않으려고 걸음 멈추고 서서 긴 숨 몇번 내쉬고 갑니다. 심재억 사회부 차장 jeshim@seoul.co.kr
  • ‘독살’ 체험관광지로

    ‘의좋은 형제 체험촌’ 등 충남도에 독특한 관광지가 잇따라 들어선다. 13일 충남 예산군에 따르면 2008년까지 60억원을 들여 대흥면 예당저수지 앞에 ‘의좋은 형제 체험관광촌’을 만든다. 교과서에 나오는 실존인물 이성만·이순 형제가 살던 곳이다. 현재 ‘의좋은 형제상’이 세워져 있는 1만 9917평의 이곳에 이들 형제 생가 및 전시관,전통 담장, 관아거리 등이 만들어진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의좋은 형제 축제’가 열린다. 태안군은 남면 청포대해수욕장 밑 노루미해변에 ‘독살 체험관광지’를 만든다. 이곳에는 돌을 쌓아 밀물 때 들어온 물고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 잡는 전통 어로방식인 독살 10개가 있었다. 현재 3개가 복원됐고 2008년 말까지 7개가 추가로 복원된다. 오는 3월부터 관광객을 받아 체험관광을 시작한다. 팀당(10명 이상) 20만∼30만원을 받고 마을주민이 지도교사로 나선다. 뜰채 등 고기잡이 도구들도 준비했다. 태안군 관계자는 “지난해 한번에 1t트럭 한대가 넘는 고등어가 잡히기도 했다.”면서 “낚싯배보다 수확도 낫고 아이들도 고기 잡으면서 무척 즐거워한다.”고 기대했다. 부여군은 충화면 가화리 SBS ‘서동요’ 세트장 옆에 ‘계백장군 무예촌’을 조성한다. 1만 3896평으로 현재 부지매입이 진행중이다. 올해 착공되는 이곳에는 마상무예 체험장과 청소년 심신수련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밖에 영화 ‘JSA’ 촬영지로 유명한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 공원이 2008년까지 조성되는 등 인기를 끌 관광지들이 잇따라 선보인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조용섭의 산으路] 지리산 반야봉(1732m)

    [조용섭의 산으路] 지리산 반야봉(1732m)

    흰 눈을 업고 있는 구상나무는 이미 묵상에 잠긴 지 오래. 뱀사골 그 깊은 골짜기에서 올라온 바람은 서슬퍼런 죽비가 되어 적막의 산자락을 뒤흔든다. 눈서리 옷을 입고 낮게 엎드린 철쭉은 멀기만 한 구도의 길이 안타까운지 한나절 내내 울고있다. 지금 지리산 반야봉은 동안거 중. 이상은 혹한과 칼바람이 머물고 있는 반야봉 겨울풍경을 그려본 것이다. 지리산 주능선 서쪽에 부드러운 모습으로 서 있는 반야봉(1732m)은 반야낙조(般若落照)라는 풍경(지리8경)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지리산 주능선의 연봉들을 바라보며 맞이하는 웅혼한 일출 풍경이 더욱 아름답기로 이름난 곳이다. 병술년 새해를 맞이하는 일출산행 대상으로 제격인 듯하다. 산길은 성삼재를 출발하여 노고단 대피소~임걸령을 거쳐 반야봉에 오른 뒤, 뱀사골~반선으로 하산하는 코스로 잡았다. 만약 성삼재로의 차량 이동이 힘들 경우에는 피아골이나, 뱀사골 대피소에서 일박 후, 반야봉에 올랐다가 반대방향으로 하산하는 코스도 좋을 듯하다. 성삼재에서 너른 길을 따라 약 1시간정도 진행하면 노고단 대피소에 닿고, 대피소 취사장 오른쪽 돌계단을 올라 노고단 고개에 이르면 정면의 산자락으로 들어서며 산길이 이어진다. 눈이 많이 쌓이는 곳이기는 하나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라 운행에 큰 불편은 없다. 숲을 벗어나면 환하게 드러나는 주능선 길로 돼지령을 거쳐 피아골삼거리에 닿는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약 1시간30분 소요된다. 삼거리에서는 약간 왼쪽으로 비켜서는 길이 주능선 길이다. 샘터를 지나 약 50여분 걸으면 노루목이 나오고, 정면의 가파른 길을 50분여 힘들게 오르면 돌탑이 있는 반야봉에 닿는다. 노루목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주능선 삼도봉으로 바로 이어지는 길로 하산길에 만나게 된다. 반야봉은 널리 알려진 이름에 비해 의외로 소박한 모습, 하지만 이 곳에서 만나는 풍경들은 시시각각 변화무쌍하고 조망도 거침이 없어 늘 마니아들의 발길을 향하게 하는 곳이다. 하산은 삼도봉 방향으로 잡는다. 삼도봉은 전북, 경남, 전남 3도의 경계가 된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삼도봉을 지나서 길고 긴 계단길을 내려서면 목제 데크가 깔려있는 화개재에 닿는다. 반야봉에서 약 1시간 소요. 화개재에서는 왼쪽 뱀사골 대피소 방향으로 내려선다. 대피소를 거쳐 뱀사골로 내려서는 길은 생각보다는 거리가 멀어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이나 군데군데 다리와 시설물이 잘 설치되어 있고 길도 뚜렷해 진행에는 어려움이 없다. 화개재에서 반선까지는 약 3시간30분 소요된다. #대중교통:구례~성삼재 간 군내버스는 동절기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구례터미널(철도 이용시는 구례구역)에서 택시 이용.(택시요금 3만원 정도) #자가용:구례나 반선에서 성삼재에 이르는 도로는 통제되는 경우가 많으니 사전에 운행가능 여부 확인.(지리산남부사무소 061-783-9100) #숙박:반선, 달궁 등지의 식당을 겸한 민박집에서 1박을 한 뒤, 성삼재로 차량 이동하거나, 대피소(노고단, 뱀사골, 피아골) 이용. 노고단대피소는 사전 인터넷 예약 필수. 뱀사골 입구 일출식당(063-626-5071,011-651-5071) 등에서 1박을 한 뒤, 성삼재로의 차량이용을 부탁하는 방법도 권할 만하다. #산행팁:방수. 방풍, 방한복 등을 철저히 준비하고, 휴식시간에 바람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보온장갑, 귀마개, 안면모 등 소품류의 준비에 소홀하지 않도록 한다. 스패츠와 아이젠은 사전에 착용법을 반드시 익히도록 하고, 헤드램프는 여벌의 건전지를 포함하여 준비한다.
  • 수원 광교산 등산로 휴식년제 확대

    수원시는 3일 시민들이 즐겨찾는 광교산 환경보호를 위해 내달 1일부터 일부 등산로에 대해 제2단계 부분휴식년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휴식년제에 들어가는 구간은 사방댐∼노루목(1.4㎞), 절터 약수터∼억새밭(0.4㎞), 백년수 약수터∼백년수 정상(0.3㎞), 백년수 삼거리∼천년수 정상(0.3㎞) 등 4개 노선이다. 시는 부분휴식년제 지정구간 등산로에 감시원을 배치하고 입산통제 안내판과 차단시설을 설치하는 한편, 지정된 등산로만 이용해 줄 것을 시민들에게 홍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는 지난 2003년 2월부터 제1단계 부분휴식년제가 실시된 경기대∼백년수 약수터(3㎞) 구간과 삼림욕장∼광교헬기장(4㎞) 구간의 등산로를 내달 1일부터 다시 개방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1단계 부분휴식년제가 시행된 구간은 토양이 비옥해지고 다람쥐와 청설모 등의 야생동물이 출현하는 등 생태계가 복원되는 변화를 보였다.”며 “자연이 복원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많은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해발 582m의 주봉(시루봉)에 능선이 완만한 광교산은 도심에 가까이 위치해 있어 1995년 11월 시민들에게 연중 개방된 이후 평일 2000∼3000명, 휴일에는 최고 1만여명의 등산객이 몰리는 등 등산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아키라 다카사키 “내년 25주년 앨범 내놓을 것”

    아키라 다카사키 “내년 25주년 앨범 내놓을 것”

    “음악을 위해 태어났고, 음악 밖에 모르고 살아왔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음악을 할 것이다.” 정말 오랜 세월 밴드를 이끌고 왔다. 숱하게 멤버가 교체됐지만 메탈밴드 ‘라우드니스’라는 전설의 중심에는 언제나 아키라 다카사키(44)가 있었다. 1980년대 잉베이 말름스틴 등 서양 속주 기타리스트에 한국 록키드들이 매몰되고 있을 당시 라이트 핸드 주법으로 무장한 동양 대표 속주 기타리스트로 혜성과 같이 등장했던 그다. 세계 시장을 공략하며 동양 최초로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에 연달아 이름을 올렸던 ‘선더 인 디 이스트’(85) ‘섀도즈 오브 워’(86)-미국 발매 당시에는 ‘라이트닝 스트라익스’로 이름이 바뀌었다.-‘허리케인 아이즈’(87) 등을 통해 80년대 최전성기를 함께 했던 최강 라인업으로 다시 뭉친지도 어언 4년이 흘렀다. 지난 2일 서울 홍익대 인근 프리버드뮤직스쿨에서 두 번째 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는 아키라를 비롯한 미노루 니하라(45·보컬), 마사요시 야마시타(44·베이스), 무네타카 히구치(47·드럼)를 만났다. 어느새 세월의 멋을 드러내는 노장이 된 아키라는 “16세에 프로에 입문했다.”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음악을 하다가 죽는 것이 소원”이라고 토로했다. 그의 손에서 끊임 없이 명곡들이 이어졌다.‘라이크 헬’,‘크레이지 나잇’,‘소 론니’,‘애쉬스 인 더 스카이’,‘에스·디·아이’ 등이 국내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정작 스스로는 “‘크레이지 사무라이’ ‘더 배틀십 무사시’ 등 최근에 만든 곡들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현재 진행형’의 활동에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또 “연주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두 번째이고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창작의 중요성을 뮤지션의 조건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81년 첫 앨범인 ‘더 버스데이 이브’ 발매를 기준으로 데뷔 25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 여름쯤 22번째 스튜디오 앨범을 내놓을 계획이다. 아키라는 “지미 핸드릭스, 레드 제플린 등과 작업했던 에디 크레이머와 다시 손잡고 미국 올 레코딩을 통해 새 앨범을 낼 것”이라면서 “그리고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투어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그는 “일본은 세계적인 빅네임 밴드들이 많이 찾아오고, 라이브 페스티벌과 콘서트도 꾸준히 열리고 있다.”면서 “한국은 거리상으로 가깝기 때문에 이를 잘 조정해서 공연을 유치하면 다시 록에 대한 붐이 일어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日 메탈밴드 ‘라우드니스’ 내한공연

    日 메탈밴드 ‘라우드니스’ 내한공연

    “메탈이여 부활하라!” 지난 3일 서울 홍익대 인근 클럽 롤링홀에서 세계적인 메탈밴드 ‘라우드니스’의 내한 공연 ‘리유니언 인 더 코리아’가 열렸다. 이들이 한국에서 전성기 라인업으로 풀 라이브 무대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 앞선 공연은 모두 조인트 형식으로 진수를 맛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큰 눈이 내릴 것이라고 예고된 초겨울 저녁 무렵을, 오프닝에 나선 국내 밴드 ‘마하트마’와 ‘피아’가 서서히 달구기 시작했다. 또 ‘넥스트’의 리더 신해철이 무대에 올라 너스레를 떨며 분위기를 이어가기도 했다. 무대 세팅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소문을 증명하듯, 오후 8시가 넘어서야 ‘라우드니스’가 마침내 무대에 섰다. 일상과는 달리 레게 가발을 쓰고 나온 아키라 다카사키가 눈에 띄었다. 첫 곡은 ‘크레이지 닥터’. 이어 ‘인 더 미러’가 울리는 순간 롤링홀을 가득 메운 400여 명의 팬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1시간30분이 넘는 시간에 모두 12곡이 선사됐다. 속주와 라이트 핸드 주법을 뽐내는 아키라의 킬러기타, 미노루 니하라의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파워풀한 보컬, 또 안정감 있는 마사요시 야마시타의 베이스에다 테크닉은 물론 비트가 돋보이는 무네타카 히구치의 드럼은 지난 세월을 무색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두 차례 앙코르를 통해 ‘크레이지 나잇’과, 공연 내내 팬들이 그토록 원했던 ‘에스·디·아이’를 선물로 하며 이날 쇼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스피커가 다소 불안정한 상태를 보였고, 국내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던 곡들이 그다지 많이 연주되지 않아 호응도가 다소 떨어졌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사상 첫 단독 무대를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날 공연은 가치가 있었다. 국내 뮤지션들도 ‘라우드니스’ 공연에 관심을 보였다.‘윤도현 밴드’의 드럼 김진원과 베이스 박태희,‘오메가3’의 키보드 고경천, 야구 선수에서 록 뮤지션으로 변신한 ‘왓!’의 이상훈 등도 공연장을 찾았다. 김진원은 “오랜 세월 밴드를 함께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존경스러운 밴드”라면서 “전성기 라인업을 볼 수 있다는 그 자체가 좋았다.”고 말했다.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日 록그룹 ‘라우드니스’ 내한 공연

    7080세대 록키드들의 영원한 우상인 일본 하드록·헤비메탈의 살아있는 전설 ‘라우드니스(Loudness)’가 내한 공연을 갖는다. 3일 오후 6시 홍익대앞 롤링홀에서 펼쳐지는 이번 무대는 최근 아키라 다카사키, 무네타카 히구치, 미노루 니하라, 마사요시 야마시타 등 전성기 시절 네 멤버로 재정비된 뒤 선보이는 첫 단독 공연. 라우드니스는 최근 독일에서 열린 유럽 최대 규모의 메탈페스티벌 ‘EARTH SHAKER’에서 정열적인 무대로 건재함을 과시했고,NHK ‘POP JAM’ 등의 TV 라이브 프로그램의 출연이 쇄도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최근 발매된 한국 한정판 앨범 ‘The Best of Reunion-Special Edition’ 발매에 맞춰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서 라우드니스는 ‘Like Hell’,‘Crazy Doctor’,‘Crazy Night’,‘S.D.I’ 등 올드팬들을 열광케 할 추억의 명곡들을 선사할 예정이다. 린킨파크, 림프비즈킷의 내한공연에서도 오프닝 무대를 장식해 호응을 얻은 한국 록밴드 피아와 최근 CDBABY를 통해 미국에까지 음반을 발표하여 화제가 된 마하트마가 게스트로 참여한다.(02)546-4433(트라이앵글 뮤직),(02)325-6071(롤링홀).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데뷔 35년… ‘문인들이 좋아하는 화가’ 이왈종 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데뷔 35년… ‘문인들이 좋아하는 화가’ 이왈종 씨

    폴 고갱은 나이 마흔셋에 문명 세계에 대한 혐오감을 느껴 남태평양의 작은 섬 타히티로 훌쩍 떠났다. 여기에서 ‘타히티의 여인들’ 등 불후의 명작을 많이 남겼다. 빈센트 반 고흐 역시 대도시 생활에 싫증을 느껴 지중해로 떠나 걸작 ‘해바라기’를 남겼다. 아마 예술가의 포부를 위해 자기유배의 길을 스스로 떠나지 않았을까. 이왈종(60)씨.‘생활속에서-중도 시리즈’로 잘 알려진 한국 화단의 중견작가다. 지난 1990년, 그해 어느날 교수직(추계예술대)을 홀연히 버리고 따뜻한 남쪽의 섬 제주를 택했다. 주위에서는 서울로 곧 돌아오리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예술가적인 기(氣)를 충전하고 돌아올 것으로 다들 생각했지만 15년째 눌러 살고 있는 것. 이젠, 자신을 해방시킨 제주를 왜 떠나느냐고 오히려 반문한다. 또 복잡한 서울을 더 이상 생각조차 하기 싫을 정도로 푹 파묻혀 있다. 이 화백은 올해로 화단 데뷔 35년째를 맞고 있다. 그러니까 1970년 한국미술대상전(국립현대미술관)에 이어 이듬해인 스물여섯 나이에 국립공보관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후 그동안 국내외 개인전만 20여차례, 단체전의 경우 매년 1∼2차례 참가했으니 그의 왕성한 작품활동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지난주 제주의 밤 바다가 보이는 서귀포의 한 식당에서 그를 만났다. 때마침 서울에서 온 손님(화랑 관계자)과 싱싱한 복어회에다 소주를 들이켜고 있었다. 서울에서 오느라 고생이 많았다며 ‘후래삼배’를 먼저 권한다. 이 화백이 약간 취기가 있었기에 같이 보조를 맞추자는 뜻에서였다. 창너머 서귀포 앞바다에는 한치잡이 어선에서 켠 불빛이 아름답게 빛나 장관을 이루었다. 문득 한마디 건넨다.“선생님, 아름답죠?” 그러자 “암요, 일체유심조.”라는 말이 돌아왔다. “……?” “자연입니다. 인간에게 맞추면 괴롭고요, 자연에 맞추면 아름답습니다. 모든 것이 마음의 작용이지요. 괴로움도 즐거움도 말입니다. 파리나 참새도 똑같은 생명입니다.” 술잔이 다시 오고갔다. 안주도 권했다. 사전에 질문 거리를 몇 가지 생각했지만 취기가 있어서인지 갑자기 순서가 헷갈린다. 들켰을까. 이 화백도 그걸 아는지 껄껄 웃으며 선문답 형태의 얘기로 분위기를 설렁설렁 몰아간다. 에라 모르겠다,“선생님은 그동안 제주 어디에다 맞춤표를 두셨는지요?”라고 질문을 툭 던졌다. “아닌 곳이 없지요. 제주에 왔을 때 시장바닥을 봐도, 잡초나 동백꽃을 봐도 행복했습니다. 마음이 어디에 치우치느냐가 문제이지요. 꽃을 봐도 괴로울 수가 있습니다. 제주란 아름다움이고 그렇게 맞추었습니다. 또 집착하지 않고 평등하게 바라보면서 ‘중도관’을 생각했습니다.” 이 화백은 제주 생활을 하면서 ‘중도시리즈’를 표방해 왔다. 또 오랜 금욕적인 생활방식과 돌담처럼 쌓인 열정으로 붓의 힘이 더욱 세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석한 화랑 관계자도 “이 화백은 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라면서 “(그림이)흥분된 에너지를 능란한 서예의 획으로 쓱쓱 그려진다.”고 거들었다. “중도란 무엇입니까.” “너무 가까이 가서도, 너무 멀리 떨어져도 괴롭지요. 하나는 전부요, 전부는 하나입니다.” “지난 제주생활의 15년을 관통한다면 어떤 의미로 새겨집니까?” “행복,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은 행복합니다. 몸속에 채워져 있을 때가 괴롭지요. 비운 마음은 작은 것도 크게 보입니다. 사람 만날 일도 없고, 그림 그리고 밥 먹는 게 전부입니다.(제주)올 때 모든 것을 놓았어요.” 처음 5년은 그리고 싶은 그림을 실컷 그리다 죽었으면 원이 없겠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벌써 15년이 됐단다. 어디서나, 아무때나 들을 수 있는 새소리, 파도소리, 장중하고 때론 감미로운 바람소리, 그리고 동백꽃, 매화, 수선화 등 온갖 꽃들 향기에 취해 살아온 몽유의 세월이었다고 했다. 까닭에 화폭에는 꽃, 새, 물고기, 노루, 자동차, 전화기 등이 자주 등장했다. 요즘에는 골프장 풍경을 많이 그린다. 예술성이든, 상업성이든 따지지 않고 즐겁게 그렸고 그것으로 만족한다며 활짝 웃는다. “최근에는 도자기 작업에도 열중하고 있지요. 향로를 만들고 거기에 그림을 집어넣는 향로들이지요. 저 세상으로 떠난 친구의 영혼 안식을 빌어주고 또 다사다난한 현실에서 많은 번뇌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심사를 편안케 해주고 싶은 마음에서이지요.” 다시 건배를 하고 나서 잠시 창밖을 응시한다. 때를 놓칠세라 제주에 대한 감상을 물었다. “곡선입니다. 인간은 수직적이고 상하관계로 연결되고 이해관계로 얽혀져 있습니다. 해안선과 돌담, 다들 아름다운 곡선이지요. 제주의 자연을 보면 마음을 덜어내는 행복을 느낍니다. 또 솟구치는 파도를 보면서 인간의 한계를 새삼 절감하지요.” “선생님, 왜 서울을 버리고 제주를 택했나요? 그리고 다시 서울 갈 생각은 없나요?” “그곳은 와글와글합니다. 먼지 속으로 사람 많은 곳으로 갈 이유가 하나도 없지요. 자연과 호흡하는 시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평생 제주에 있을 작정입니다. 여기에서 놓고 가야지, 어떡하겠습니까.” 요즘 그는 어린이들과 일주일에 두번씩 동심의 세계에 푹 빠져든다. 지난 10월 초부터 서귀포시 평생학습센터 ‘엄마랑 아이랑 함께하는 미술교실’의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는 것. 매주 월요일 유아반, 화요일 초등반으로 나눠 각각 한시간반씩 그림 지도를 해주고 있다. 친근감을 주는 ‘동시’와 ‘동요’들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 초부터 틈틈이 어린이들에게 지도를 해오다 아예 고정적인 시간을 마련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학부모들로부터 수강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고 서귀포시 관계자는 전했다. “어린이들한테 많이 배우고 있어요. 어른들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거든요. 어린이들에게 그림은 상상력과 사고력을 확충시켜 주지요.” 이 화백은 새벽 3시에 일어나 오후 5시까지 철저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버린 자식처럼 들꽃과 산꽃을 무작정 만나기도 하고 붓을 들어 그림의 세계에 빠져들기도 한다. 두달에 한번 만나는, 서귀포 시내의 향토예술인 모임 ‘문화사업회’에 참석하는 것이 유일한 개인생활이다. 슬쩍 젊었을 적 시절을 물었더니 “국전에서 아홉번 낙선하고 아홉번 당선(입선)했다.”는 말이 금방 나온다. 자료를 뒤졌더니 국전 15회(66년)부터 27회까지 17∼19회를 제외하곤 연이어 심사에 뽑힌 것으로 확인된다.‘9전9기’가 아니냐고 했더니 그냥 멋쩍게 웃기만 한다. 경기도 화성 출신인 그는 가난한 농사꾼의 아들이었다. 어려서 할머니 손에서 자랐는데 몸이 하도 허약해 농사꾼조차 못되는 쓸모없는 아이로 취급받았다. 중학때 미술 선생이 좋아 특활시간에 미술반에 들어간 것이 계기가 돼 화가의 길을 걷게 됐다. 소정 변관식(76년 작고) 화백 등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데뷔 초기에는 실경산수를 자주 그렸다. 그는 슬하에 딸과 아들을 두었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딸은 동양화를 전공, 현재 전시회를 준비 중이고 아들은 영국 켄트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다.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생로병사의 근심을 털고 모두들 아름다운 마음이 되어 행복과 안식이 온 누리에 펼쳐지길 희망합니다.” ■ 그가 걸어온 길 ▲1945 경기도 화성 출생 ▲70년 중앙대 회화과 졸업, 한국미술대상전(국립현대미술관) 전시 ▲88년 건국대 교육대학원 회화과 석사 ▲79∼90년 추계예술대 교수 ▲90년∼현재 제주에서 생활 ▲71년 국립공보관 첫 개인전 ▲76년 2회 개인전 미도파화랑 ▲80년 3회 개인전 미도파화랑 ▲이후 2005년까지 19회 국내외 개인전 ▲단체전은 75년 아시아 현대미술전(도쿄)을 시작으로 50여회 참여 ■ 상훈 국전 제15,16,20,21,22,23,25,26,27회 입선. 한국미술대상전 입선(70년), 한국미술대전 문공부장관상(74년), 미술기자협회 미술기자상(83년), 미술시대 미술작가상(91년), 월전미술문화재단 제5회 월전미술상 수상(2001년) ■ 저서 ‘생활속에서-중도의 세계 이왈종의 회화’ ‘도가와 왈종’‘중국 회화 사상 및 문학성에 대한 연구’‘이왈종 화집’ km@seoul.co.kr
  • [주말탐방-버려진 개] 서울 인근에 들개?

    TEXT 서울 인근에 ‘들개’가 살고 있다? 얼마전 서울 도심에 야생 멧돼지가 몇차례 등장한 사건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해석이 분분했다. 대부분은 “개체수가 늘어 영역 싸움에서 밀린 멧돼지들이 내려온 것”이라는 풀이를 내놓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주목할 만한 분석을 했다. 도심에 등장한 멧돼지가 상당히 크고 힘이 좋았다는 점, 그리고 지나치게 흥분돼 있었던 점 등을 들어 멧돼지 서식처 근처에 ‘들개’가 살고 있을 것이라는 설을 내놓은 것이다. 주인으로부터 버려진 개들이 산속으로 들어가 공격성향을 보이는 들개로 변했고, 이들에 의해 멧돼지가 쫓겨 내려왔다는 주장이다. 멧돼지라는 큰 이슈에 가려 들개의 존재 여부가 확인되지는 못했지만, 들개가 서울 인근의 산에 살고 있다면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는 심각한 일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부산 금정산에 들개떼가 출몰해 가축을 죽이고 등산객을 위협했던 사건이 발생했었다. 결국 들개들은 K2소총으로 무장한 경찰관들에게 모두 소탕됐다. 지난 2002년에는 제주도 한라산 1700m 윗세오름 대피소 부근에서 야수로 변한 들개 4마리가 출현해 노루나 꿩 등을 잡아먹는 장면이 방영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라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이보다 앞선 2000년 등산객들에게 위협을 주는 들개 7마리를 포획하기도 했었다. 이같은 들개 아닌 들개들은 수도권 인근 골프장 야산에서 죽은 까치나 청설모 등의 잔해와 함께 간간이 목격되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서울 인근의 산에 들개가 살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 고개를 가로젓는다.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이수정 과장은 “사람을 많이 접하는 도심에서 살다 버려진 개는 산속으로 간다 하더라도 들개로 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인적이 드문 시골에서 자란 대형견의 경우 들개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야생동물협회 관계자는 “서울 근교의 산에서 4∼5마리씩 무리지어 다니는 개가 있더라도 크기가 작은 것들이 대부분”이라며 “전문가들이 말하는 ‘들개’라기보다 버려진 개들이 숲속에 들어가 사는 ‘숲개’라고 부르는 편이 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직 서울 인근에서 들개에 의한 피해가 접수된 사례는 없다. 그러나 사람이 개를 버리면 ‘들개’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는 게 애견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현대 일본희곡 공연·심포지엄 개최

    한·일연극교류협의회는 17∼19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2005 현대 일본희곡 낭독공연 및 심포지엄’을 개최한다.재일교포 작가 정의신의 ‘행인두부의 마음’, 가라 주로의 ‘진흙인어’, 베스야쿠 미노루의 ‘나무에 꽃피다’등이 소개된다.20일에는 ‘한·일 양국의 극작 양상과 극작가의 미래’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02)744-0300.
  • [임영숙칼럼] ‘여우를 찾습니다’

    [임영숙칼럼] ‘여우를 찾습니다’

    사슴가족과 마주쳤습니다. 산자락을 끼고 도는 시골길을 자동차로 달리던 중이었습니다. 사슴이 출몰하니 조심하라는 표지판이 설치된 길이었습니다. 저만큼 앞서 사슴이 길을 건너는 것을 보며 자동차를 세웠습니다. 어미 사슴을 따라 새끼 사슴 세마리가 길을 건너 해 저문 들판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다음 순간 우리 일행이 관찰 당하는 쪽이 되고 말았습니다. 새끼 사슴이 모두 길을 건넌 것을 확인한 어미 사슴이 고개를 돌려 우리 쪽을 한동안 쳐다 보는 것이었습니다. 경북 의성군 중앙고속도로에서 멧돼지 새끼 다섯마리가 자동차에 치여 숨졌다는 보도를 보고 10여년전 미국 동부 지역에서 겪은 일이 떠 올랐습니다. 멧돼지 새끼들과 충돌한 자동차 운전자는 얼마나 놀랐을까요. 차량통행이 적어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만도 다행입니다. 그러나 사람과 야생동물이 그런식으로 마주치게 된 것이 안타깝습니다. 지난 1년동안 지리산 일대 4개 도로에서만 차량사고로 죽은 야생동물이 3000마리에 가깝다지요. 길을 너무 많이 만들고 야생동물이 지나갈 수 있는 생태통로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탓이랍니다. 최근 한달사이 네번씩이나 벌어진 서울의 멧돼지 출현소동도 그렇습니다. 분명 도심의 멧돼지는 문명속의 야만입니다. 아파트 주차장까지 휘젓고 다닌 멧돼지가 놀라움을 넘어 공포감을 안겨준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더라도 인간이 길 잃은 멧돼지를 잡는데 ‘이토록 서툴어서야’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10월 환경운동단체 생명의 숲이 마련한 ‘양구 생태기행’에 참여했습니다. 소양호 선착장에 내리자 ‘여우를 찾습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길가에 걸려 있었습니다. 작년 봄 죽은 여우 한마리가 양구에서 발견됐답니다. 지리산에서 여우가 마지막으로 발견된 지 26년만이었습니다. 이에 양구의 환경단체 산사모(산양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여우 찾기에 나선 것입니다. 여우가 살아 있을 것으로 확신한 양구군은 천연기념물인 산양 증식에 이어 여우 증식사업을 벌일 계획이랍니다. 양구는 자연생태계의 보물창고로 불리는 비무장지대(DMZ)와 민통선 면적이 전체의 7분의1을 차지하는 곳입니다. 역사적으로는 고통스러운 민족의 상처를 안고 있지만 생태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지역입니다. 금강산 가는 길목에 자리한, 천연기념물 열목어의 최대서식지 두타연에서 우리 일행은 말을 잃었습니다. 인적이 드문 새벽녘 두타연 계곡에서 산양과 사향노루, 여우와 고라니가 노니는 모습도 상상해 보았습니다. 땅속에 묻힌 지뢰 때문에 50여년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숲속엔 이미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스라소니, 표범과 반달가슴곰이 살아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내금강에서 발원해 파로호로 흘러들어가는 수입천은 요즘은 보기 힘든, 하천의 원래 모습을 간직한 아름다운 강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양구군의 야생동물 피해 대책이었습니다.3년전부터 야생동물로 피해를 입은 농가에 3000만원의 예산을 책정해서 전액 보상해주고 있답니다. 예산 범위를 넘어선 피해농가엔 전기철책선을 설치해 주고요. 양구에서처럼 사람과 야생이 공존할 수는 없을까요? 사실 멧돼지 소동은 우리 생태환경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헐벗은 민둥산을 50년만에 울창한 숲으로 바꾸었듯이 DMZ와 민통선 지역을 앞으로 50년동안 고스란히 보존할 수는 없을까요? 생물종다양성, 유전자원이 국력인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논설고문 ysi@seoul.co.kr
  • [생각나눔] 안타까운 이웃

    희귀병인 ‘윌슨병’을 앓는 환자와 붕어빵 장수 간의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인천시 남구 용현동의 오현택(26·국일아파트 104호)씨는 구리가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간이나 뇌에 축적돼 각종 신경장애를 일으키는 윌슨병을 5년째 앓고 있다. 의식과 손가락 정도만 멀쩡할 뿐 사지가 마르고 뒤틀려 식물인간과 다름없는 처지다. 이런 오씨에게 또다른 ‘강적’이 생겼다. 오씨 방 창문 바로 밑에 있는 붕어빵 장수다.1년 전부터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져 후각만 예민해진 오씨에게 붕어빵을 굽는 기름 냄새는 견디기 힘든 ‘고문’에 비견될 만하다. 오씨는 음식조차 입으로 먹지 못해 가슴에 뚫은 관을 통해 음식을 투입받는 신세. 더더욱 붕어빵 기름 냄새는 미약하게나마 남아 있는 오씨의 온 신경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주민들 의견도 엇갈려 오씨가 사는 곳은 서민아파트라 완충 공간 없이 바로 길가에 인접해 있다. 자연히 붕어빵 파는 곳과 오씨의 창문은 불과 3m 지척에 있다. 방에는 환풍시설이 없어 창을 닫고 지낼 수도 없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오씨는 붕어빵 장사가 시작되는 오후 1시부터 밤 11시까지는 아예 코를 솜으로 막고 지낼 정도로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보다 못한 오씨의 어머니 변영희(48)씨는 6개월 전부터 붕어빵 장수 이모(49·여)씨에게 자리를 옮겨줄 것을 여러 차례 간곡하게 요청했다. 아들의 기막힌 사연과 함께. 하지만 이씨 역시 사정이 여의치 못해 선뜻 요청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구청, 포장마차 철거 계고장 현재 자리가 골목길 커브에 위치해 포장마차를 설치할 수 있는 적합한 공간인데다, 일종의 삼거리여서 ‘노루목’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씨는 포장마차를 위쪽으로 조금 옮기는 방안을 생각했지만 그쪽에는 노면 주차장이 있어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새로 가게를 얻을 만한 형편도 되지 못한다. 더구나 이씨의 남편(55)은 한달 전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데다,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도 뇌종양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이러한 양쪽의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동네 주민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어떤 이들은 “암보다 더한 병에 걸린 현택이에게 더이상 고통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편드는가 하면,“어렵게 가족을 먹여 살리는 부녀자를 어떻게 내쫓느냐.”고 항변하는 이들도 있다. 민원을 제기받은 남구청은 ‘장고’를 거듭하다 최근 포장마차를 오는 12일까지 철거하라는 계고장을 보냈다. 주민 이모(54)씨는 “힘없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일어난 참으로 안타깝고도 기가 막힌 동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지구촌 선거의 잔다르크들

    9월 ‘선거의 계절’을 맞은 지구촌에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오는 7일 이집트 대선을 시작으로 11일 일본 총선이 예정돼 있고,18일에는 독일과 아프가니스탄에서 각각 총선이 실시된다. 이 가운데 여성 후보들이 가장 맹위를 떨치고 있는 곳은 독일이다.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전체 3648명의 후보 가운데 여성이 1017명으로 약 3분의1을 차지했다고 독일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밝혔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이끄는 사민당(SPD)은 470명의 후보 가운데 44.5%인 209명이 여성이었고, 기민련(CDU)은 524명 가운데 여성이 168명으로 32.1%였다. 특히 기민련이 총선에서 승리하게 되면 앙겔라 메르켈(51) 기민련 당수는 독일 사상 첫 여성총리가 된다. 독일 RTL방송이 지난달 22∼26일 성인 2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민련은 43%의 지지율을 얻어 30%에 그친 사민당을 13%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이렇게 되자 슈뢰더 독일 총리의 부인 도리스 슈뢰더 쾨퍼 여사는 지난달 30일 주간지 디 차이트에 “메르켈 당수는 아이를 낳지 않아 보통 여성의 생활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공격, 여·여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 아프간 정부는 249명의 의원과 34개 지방의회 의원을 뽑는 이번 총선에서 의석의 4분의1을 여성에게 할당,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전체 후보 가운데 약 10%인 582명의 여성후보가 출마, 탈레반 세력의 위협 속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총선 역시 여성들이 전방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전체 여성후보는 147명으로 2003년 149명보다 조금 줄었지만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이른바 ‘여성 자객단’ 또는 ‘개혁의 마돈나들’로 불리는 여성 후보들을 전략지역에 배치, 재집권을 노리고 있다. 자민당은 2003년보다 여성 후보 공천을 2배 이상 늘렸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반란파의 선봉장인 고바야시 고키 의원의 지역구인 도쿄 10구에 출마한 방송인 출신의 고이케 유리코(53) 환경상, 역시 반란파인 기우치 미노루와 시즈오카에서 맞붙는 ‘미스 도쿄대’ 출신의 가타야마 사쓰키(46) 전 재무부 과장을 대표적 ‘자객’으로 꼽았다. 유명 요리연구가인 후지노 마키코(55), 경제학자 사토 유카리(44), 전 유엔 군축대사 이노구치 구니코(53) 등도 의석을 노리는 여성 후보들이다. 이같은 자민당의 여성 후보 우대 전략에 대해서는 찬반이 팽팽하다.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블룸버그통신에 기고한 글에서 일본의 뿌리깊은 성 차별 의식을 깨뜨리는 데 기여할 “고이즈미 총리의 빅 아이디어”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하마 노리코 도시샤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LA타임스에 “미디어에 성 대결을 부각시켜 선거의 쟁점을 흐리려는 얕은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독자의 소리] 야생동물 생태통로 확보 절실/조진우 (전남순천경찰서 주암지구대)

    고속도로상에서 사슴·오소리·고라니·노루·족제비·뱀 등 야생동물이 주행차량에 치여 죽는 일명 ‘로드킬’이 올 상반기만 해도 1500여건 발생했고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50% 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계수화된 수치에 불과할 뿐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로드킬이 고속도로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런데 로드킬을 예방키 위한 유도 펜스나 생태통로가 전국 고속도로를 통틀어 14개에 불과하다는 최근의 보도를 보면서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를 촉구하고자 한다.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차량 운전자의 입장에서 볼 때 로드킬을 사소한 자연현상쯤으로 치부할 수 없다. 멸종위기의 동물들이 무참히 죽어간다는 사실 외에도 갑작스러운 야생 동물의 출현으로 정상적 운전자에게 자칫 사고 위험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가 자동차의 고속주행에 사용되는 도로임을 감안하면 야생동물의 순간적인 출현은 동물에게는 물론 운전자에게도 커다란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귀중한 야생동물 보호와 교통안전 확보를 위해서라도 생태통로 등의 관련시설이 적재적소에 설치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조진우 (전남순천경찰서 주암지구대)
  • 멧돼지 퇴치엔 호랑이똥 특효

    ‘호랑이 똥 냄새에 멧돼지 줄행랑.’ 긴 주둥이로 마구 고구마 밭을 휘젓는 멧돼지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박종천(54·전남 장흥군 장흥읍 건산리)씨는 기상천외한 방법을 생각해냈다. 지난 6일 낮 장흥군 장동면 북교리 마을 앞산 고구마 밭(500여평) 주변에 호랑이 똥을 군데군데 뿌렸다. 동물의 왕이 실례한 것이니 혹시나 효험이 있을까 해서다. 광주 우치동물원에서 호랑이 9마리가 1주일 동안 배설한 똥 20㎏를 모아서 가져왔다. 노린내와 함께 지독한 냄새 때문인지 거짓말처럼 6일부터 9일까지 나흘 동안 멧돼지는 고구마 밭에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출몰해 재미를 본 이 멧돼지는 수컷으로 150㎏이 넘는 거구다. 때문에 박씨는 밭 가장자리에 움막을 짓고 불침번을 서면서까지 멧돼지와 숨바꼭질을 해왔으나 역부족이었다. 고구마 밭 100여평은 이미 멧돼지가 밟고 뒤엎어버려 못쓰게 됐다. 먹성이 좋은 멧돼지는 특히 고구마를 좋아한다고 한다. 박씨는 “호랑이 똥 냄새가 역겨울 정도로 짙어서인지 똥을 뿌린 뒤로는 멧돼지는 물론이고 초식동물인 노루나 고라니마저 밭 근처에 얼씬도 않는다.”고 좋아했다. 이 아이디어는 박씨의 친구인 김모(54) 전남도 의원으로부터 “호랑이 똥이 멧돼지 퇴치에 좋다더라.”는 말을 듣고 밑져야 본전이라며 즉각 실천에 옮긴 것. 요즘 농촌 산간지방에서는 급격히 불어난 멧돼지 개체수로 인해 밭농사는 물론이고 논농사마저 포기할 정도로 이들의 횡포에 시달리고 있다. 동물병원 수의사들은 “호랑이를 만나본 적이 없는 멧돼지라도 본능적으로 호랑이 채취가 남아 있는 똥 냄새에 놀라 얼씬도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제2 자유로’ 지역대결 양상

    ‘제2 자유로’ 지역대결 양상

    제2자유로 운정신도시 연결도로 노선을 놓고 고양시와 파주시 주민간에 갈등이 빚어져 지역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로부지를 내놓아야 할 고양시와 주민들은 운정신도시 사업자인 주택공사가 당초 설계한 아파트 밀집지역 통과 노선에 반대하고 있다. 반면 파주시와 주민들은 고양시와 주민들이 제시하는 대안 노선을 일축, 당초 노선대로 조속히 착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선결정이 늦어지면 운정신도시 입주시점(2008년) 이후 수도권 서북부 일대 교통대란이 우려된다. ●고양시 입장 주택공사는 50만명이 입주할 운정·교하신도시를 일산신도시를 피해 제2자유로를 통해 서울로 직접 연결하는 연장 7.6㎞,6차로 자동차전용도로를 지난 2003년에 설계(1번노선)했다. 그러나 고양시 대화·가좌·법곶 마을 등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소음·분진·매연 등 피해와 절대농지의 방대한 훼손, 일산신도시와의 단절 등을 들어 지난해 8월 노선확정 공청회를 단상 점거해 무산시켰다. 주민들은 대신 제2자유로 대화IC로부터 기존 자유로 여유 노반을 확장, 계획중인 김포·관산간 도로에 연결하는 안을 제시(2번노선)했다. 그러나 주택공사측은 제1노선은 연장이 5㎞나 늘어나고, 대화·송포배수펌프장, 이산포하수처리장 등 이설이 불가능한 기존 자유로변 시설 때문에 2.5㎞를 고가로 시설해야 해 추가공사비도 당초의 3000억원에서 6000억원에 육박한다며 난색을 표했다. 파주시 역시 제2노선의 경우 5㎞, 노선 3의 경우 3㎞이상 연장이 길어지는 우회노선인 이 안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제1노선 확정을 기대하며 불만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고양시와 주민들은 이에 법곶·풍요·노루뫼 마을 80여가구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됐지만 4500여가구의 가좌마을과 4200가구의 대화마을을 피해 자유로와 평행으로 김포·관산간 도로와 연결하는 제3노선을 구상했다. 고양시는 이 노선에서 갈라져 운정지구를 직접 연결하는 별도의 4차선 시가화도로(4번노선)의 건설도 주공에 요구할 계획이다. ●파주시 입장 이달초 파주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고양시와 주민이 구상한 제3 노선이 확정된 것처럼 소개됐다. 내용은 기존 1번 노선을 원하는 파주 운정지구 아파트 입주예정자가 가좌마을 입주예정자 동우회원들간의 비공개 인터넷 홈페이지를 해킹한 것이었다. 이에 ‘발끈한’ 파주시는 지난 14일 시 홈페이지에 “운정연결도로는 주공의 당초안이 타당하며 이를 관철하겠다.”는 뜻의 도시개발사업소 명의의 글을 올렸다. 또 21일 열린 고양시 주민설명회에 공동사업시행자인 주공이 참여하지 말도록 요구했다. 주공측은 설명회에 입회했을 뿐 전혀 의견을 개진하지 못했다. 또 파주지역 아파트 입주민들과 입주예정자 대표 20여명도 회동, 원칙적으로 주공안대로 노선을 정하도록 요구하기로 합의하고 조만간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주민들의 대립은 고양시와 파주시 관계자들의 감정대립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려되는 교통대란 운정연결도로는 일정상 내달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마련한 뒤 기술자문위, 노선조정위와 주민공청회를 거쳐 내년 4월까지 노선을 확정해야 한다. 이 일정에 조금이라도 차질이 생기면 2008년말 완공이 물리적으로 어려워 수도권 일산과 파주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서북부 지역은 최악의 교통대란을 피할 수 없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