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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 탱크, 리쌍 길 폭로 “오인혜에 욕설”…길 측 “사실무근”(종합)

    [전문] 탱크, 리쌍 길 폭로 “오인혜에 욕설”…길 측 “사실무근”(종합)

    “무한도전 때도 폭언·폭행 일삼아유재석·하하로부터 혼났다 들었다” “쇼미더머니5 ‘호랑나비’ 표절 문제되자‘네가 뒤집어써라’며 매니저 통해 종용” 가수 겸 프로듀서 ‘탱크’(안진웅)가 그룹 리쌍의 길(길성준)에게 노동착취와 언어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길 측은 탱크의 폭로 내용이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탱크 “반성하는 모습과 전혀 다른 삶 살고 있다”탱크는 지난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음주운전 3번/여성혐오/매니저 폭행/원나잇/협박/노동착취/언어폭력/범죄자. 여러분은 지금도 속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이 영상에서 “이 영상은 한때는 최고의 힙합 프로듀서이자 대한민국 최대의 예능인으로 살다가 음주운전을 3번 저지른 뒤 현재는 대중에게 미운털이 박힌 어떤 남성을 고발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탱크는 폭로 대상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네티즌들은 그가 제시한 설명을 토대로 길을 지목했다. 탱크는 “지금부터 내가 그에 대해 드릴 말씀은 전부 진실이며 일부는 통화녹음 등의 파일 증거를 소유하고 있다. 이유는 단 한 가지, 그가 여러분을 속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는 최근에도 자신의 장모를 동원하고 부인과 아들을 팔아 동정심을 유발하여 자신의 컴백 기반으로 삼으려고 했다. 또 기부를 한다고 기사를 내는 등의 행동을 하고 있지만, 실체는 놀고먹어도 될 만큼의 저작권료와 실연권료, 연예인 협회에서 들어오는 돈으로 서래마을의 100평에 가까운 크기의 고급 빌라에서 호의호식하고 있으며 다른 PD, 무면허 음주운전을 한 기록이 있는 한 연예인과 골프를 치러 필드를 다니는 등, 끊임없이 복귀를 노리고 있다. 본인이 말하는 ‘반성하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성 혐오 행위, 매니저 폭행, 4명의 여자친구를 동시에 사귀면서도 클럽에서 원나잇을 즐겼으며, 1년간 저를 비롯한 사람들을 계약서없이 노예처럼 부렸고 이에 대해 어떠한 돈도 당연하다는 듯이 지불하지 않았다”라며 “심지어 제가 자신을 떠난 이후 저를 모함하고 다녔으며, 자신에게 다른 작곡가가 표절 소송을 걸겠다고 협박을 하자 저에게 그것을 뒤집어쓰라며 ‘그게 너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협박을 한 적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폭로 상대가 ‘무한도전’에서 하차한 뒤 자숙 없이 바로 새 음반을 준비했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과 인연을 맺게 됐다고 설명한 뒤 한 연습실에 자신을 비롯해 3명의 프로듀서를 가둬두고 제대로 된 임금 지불조차 없이 음악 작업을 시켰다고 폭로했다. 또 “곡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의 언어폭력과 폭행 행위는 멈추지 않았다. 이는 고용노동부 지침에 어긋나는 엄연한 불법 행위이며 범죄”라고 강조했다. 폭로 대상의 사생활도 거론했다. 탱크는 “그에게는 당시 4명의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그 중 한 분이 고 오인혜씨였다”라며 과거 폭로 대상이 자신의 집에서 청소 중인 고 오인혜씨에게 ‘XX 시끄럽네, XX’라는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 외에도 아이유가 노래방에서 그의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보냈을 당시에도 ‘XX하네, XXX’라는 욕설을 서슴지 않았다고 전했다. 탱크는 “그는 약자에게는 한없이 강하고 강자에게는 한없이 약했다”라며 “코디, 매니저 등에게 수시로 언어 폭력을 행사했고 때로는 직접적으로 폭행했다. 그로 인해 ‘무한도전’ 녹화 분위기가 안 좋아지면 때로는 유재석 형님이, 때로는 하동훈 형님이 따로 불러서 혼을 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이 이야기는 제가 유일하게 목격하지 못한 이야기로, 노홍철씨의 전 매니저였으며 그의 회사의 실장으로 아주 잠깐 일하셨던 분께 직접 들은 이야기”라고 밝혔다. 이 사건들로 인해 결국 그의 곁을 1년 만에 떠나게 됐다는 탱크는 이후 그로부터 “‘쇼미더머니5’의 ‘호랑나비’가 원곡 작곡가로부터 ‘콘셉트 표절’ 혐의로 고소당할 위기에 처했으니 네가 뒤집어써라”는 협박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탱크는 “(쇼미더머니5의) ‘호랑나비’는 제가 처음 주도해서 쓴 곡이 맞고, 브라스 라인과 송 폼을 짠 것이 사실이나 편곡은 그(폭로 대상)이 독단적으로 혼자 정한 일”이라며 “그는 곡을 만든 저작자에게 아무런 허락도 받지 않고 가수만 무대에 초대해서 노래를 도용했다. 당연히 저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이었지만 그의 매니저는 ‘네가 다 뒤집어쓰고, 서류에 도장을 찍어 보내라’고 협박했다. 그 역시 이게 잘못된 일이라는 걸 알고 혹시나 녹취 당할까봐 자신의 매니저를 앞세워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이다. 지금도 이 통화 내용을 전부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영상이 그에게 전달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양심이 있으면 그런 식으로 불쌍한 척하며 국민들을 속이려 하지 말라. 그리고 본인이 한 행동에 대해 사과하라. 당신과 연관돼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이 벌써 3명이다. 적어도 아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돼라”고 덧붙였다. 이 영상은 지난 18일 삭제됐다가 탱크의 유튜브 채널에 다시 올라왔다. 그는 영상 설명에 “이 영상의 인물들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많은데 제가 밝힌 것 이외에 더 나아가는 추측은 삼가해주시면 감사드리겠다”고 밝혔다. 길 측 “입장 발표와 함께 법적 조치 준비 중”이같은 폭로에 대해 길과 탱크와 작업했던 ‘매직 맨션’(길의 작곡팀) 조용민 프로듀서는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길을 옹호했다. 조용민은 “이 시간에 무고한 많은 사람들이 휘말리게 되고 씻을 없는 상처를 입을까 걱정되어 글을 쓴다”면서 “곡비를 안 받은 적도 없으며 저작권을 부당한 비율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모두 똑같이 나눠 받았다. 안진웅이 길이라는 사람을 어떠한 이유로든 혹은 이유가 굳이 없더라도 싫어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 단지, 제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도 있고, 그로인해 파생된 억울함을 벗기기에는 몇 배가 되는 에너지를 소모해야하고 서로에게 상처는 지워지지 않음을 너무 잘 알기에 글을 쓴다”고 밝혔다. 폭로 속 인물로 거론되는 길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길 측은 “탱크가 업로드한 유튜브 영상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이에 대해 입장 발표와 법적 조치를 준비 중”이라며 “길의 전 매니저와 현재 오하이오주에 살고 있는 매직 맨션의 메인 작곡가에게 사실을 확인했다”고 여러 매체에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다음은 탱크 영상 전문 반갑습니다. 제 이름은 탱크, 본명은 안진웅입니다. 쇼미더머니 5에서 호랑나비라는 곡을 작곡하였고 이 업계에서 대략 7년간 일하여 이하이, 버벌진트, 백지영, 옹성우 등의 가수들의 곡을 만든 프로듀서이자 가수입니다. 이 영상은 한때는 최고의 힙합 프로듀서이자 대한민국 최대의 예능인으로서 살다가 음주운전을 3번 저지른 뒤에 현재는 대중들에게 미운털이 박힌 어떤 남성을 고발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이유는 단 한 가지, 그가 여러분을 속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최근에도 자신의 장모를 동원하고 부인과 아들을 팔아 동정심을 유발하여 자신의 컴백기반으로 삼으려고 했으며 기부를 한다고 기사를 내는 등의 행동을 하고 있지만, 실체는 놀고 먹어도 될 만큼의 저작권료와 실연권료, 연예인 협회에서 들어오는 돈으로 서래마을의 100평에 가까운 크기의 고급 빌라에서 호위호식하고 있으며 다른 PD, 무면허 음주운전을 한 기록이 있는 한 연예인과 골프를 치러 필드를 다니는 등, 끊임없이 복귀를 노리고 있고, 본인이 강조하는 반성하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제가 그에 대하여 여러분께 드릴 말씀은 전부 진실이며 일부는 통화녹음 등의 파일 증거를 제가 현재 소유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그는 여성혐오행위, 매니저 폭행, 4명의 여자친구를 동시에 사귀면서도 클럽에서 원나잇을 즐겼으며, 1년간 저를 비롯한 사람들을 계약서없이 노예처럼 부렸고 이에 대해 어떠한 돈도 당연하다는 듯이 지불하지 않았고, 심지어 제가 자신을 떠난 이후 저를 모함하고 다녔으며, 자신에게 다른 작곡가가 표절 소송을 걸겠다고 협박을 하자 저에게 그것을 뒤집어 쓰라고, 그게 너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협박을 한 행적도 있습니다. 이제부터 자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를 처음 만났던 것은 홍대의 ‘곽스튜디오’ 였습니다. 여름이었으며 그 자리에는 지금은 고인이 된 우혜미 누나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가 무한도전에서 하차한 지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은 여름 때였으며, 즉 그는 무한도전 하차 뒤에 자숙한 적 없이 바로 음반을 준비했던 것입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저에게 몇 가지 오디션을 시켜보더니 함께 음악을 하자며, 다음과 같이 제안했습니다. “이제 방송 복귀전까지 나는 팀을 꾸릴 것이다. 나는 쇼미더머니 5로 복귀할 것이며 너와 함께 일하기를 원한다. 곡을 써봐라.” 그렇게 쓴 곡이 ‘냉장고’ 라는 곡이었습니다. 그 후에 그는 당시 압구정로데오에 있는 무한도전 연습실에 저와 다른 세 명의 프로듀서를 사실상 가둬놓고, 정확히 120만 원이 들어있는 체크카드를 주며 이로 4개월간 밥을 사 먹도록 했습니다. 당연히 그를 위해 일하는 거였으며 월급도 없었고 곡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의 언어폭력과 폭행 행위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비싼 거 먹지 말고 삼각김밥 사서 먹으라고 하던 그였습니다. 이는 제 얕은 지식으로는 고용노동부 지침에 어긋나는 엄연한 불법행위이며 범죄입니다. 그러나 당시 겨우 20대 초반이었던 저는 그게 당연하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 썩은 동아줄을 계속 붙잡고 있었고 그러면서 수없이 많은, 차마 여러분이 들어도 믿지 못할 행위들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에게는 당시 4명의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그중에 한 분이 故 오인혜 누나였습니다. 그녀는 정말 따뜻했고 친절한, 아름다운 사람이었습니다. 하루는 그가 저와 다른 2명의 프로듀서를 자신의 집으로 불렀고 우리가 모인 약 5분 뒤에 오인혜 누나가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녀는 집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고 당연하다는 듯이 집안 정리와 청소를 하였습니다. 여기서 저뿐이 아니라 저희 모두 그들의 관계가 얼마나 깊은지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오인혜 누나가 청소를 시작한 지 약 2분이 지나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향했습니다. 우리는 당연히 그가 그녀에게 따뜻한 한마디를 말할 거로 생각했습니다만 문을 쾅 닫으며 그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XX 시끄럽네, XX” 그뿐이 아닙니다. 당시는 아이유 양이 장기하 님과 교제하던 시기였는데, 아이유 양이 자신과 장기하 님이 노래방에서 데이트하며 그의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보냈고, 그는 그것을 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XX하네, XXX” 그는 또한 약자에게는 한없이 강하고 강자에게는 한없이 약했습니다. 그는 코디 매니저 등에게 수시로 언어폭력을 행사하였고 때로는 직접적으로 폭행했습니다. 그로 인해서 무한도전 녹화 분위기가 안 좋아지면 때로는 유재석 형님이, 때로는 하동훈 형님이 따로 불러서 분위기 망치지 말라고 혼을 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지금 이 이야기는 유일하게 제가 목격하지 못한 이야기로서 노홍철 씨의 전 매니저이셨으며 그의 회사의 실장으로 아주 잠깐 일하셨던 그분께 직접 들은 이야기입니다. 무한도전에 직접 출연하신 적도 있으신 분이니 직접 찾아보시면 될 겁니다. 저는 그렇게 1년의 세월 동안, 어렸을 때는 나의 영웅이었던 자의 실체를 목격하였고 결국, 그의 곁을 떠나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당시 그의 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이 아니었고, 계약을 한 것도 아니었으며 당연히 돈을 받은 적도 없었기에 그에게 어떠한 것도 고지할 의무가 없었습니다. 되려 그를 신고하고 고소하지않은 것을 그는 평생 고맙고 은혜롭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에게 돌아온 것은 배신과 모함, 그리고 협박이었습니다. 저는 사회복무요원이었습니다. 따라서 훈련소에서 28일간 훈련을 받았었습니다. 훈련을 받고 나온 뒤 저의 전화기에는 그의 전 매니저였다가 다시 돌아온, 역시 무한도전에서 노홍철 씨의 전 매니저와 제기차기를 하던 그에게 부재중 전화가 수십 통이 와있었습니다. 내용인즉슨, 쇼미더머니 5의 호랑나비가 김흥국 선생님의 호랑나비를 쓴 작곡가님께 가사와 컨셉을 표절했다는 이유로 고소에 처할 위기에 놓여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께 이 자리에서 한가지 밝힐 것이 있습니다. 호랑나비는 제가 처음 주도해서 쓴 곡이 맞습니다. 브라스의 라인과 송폼을 제가 짠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후렴구와 가사의 멜로디, 그리고 편곡에는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 사람이 독단적으로 혼자 김흥국의 호랑나비를 흥얼거리며 부르더니 이걸로 하자고 독단적으로 정한 일이었습니다. 여기서 그의 일 처리 능력을 볼 수 있는데, 여러분은 아마 쇼미더머니 5의 보이비의 호랑나비 무대에서 김흥국 선생님이 직접 등장하신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근데 그는 고소를 당할 위기에 처했었습니다. 즉, 그는 곡을 만든 저작자에게는 아무런 허락도 받지 않고 냅다 가수만 초대해서 노래를 도용한 것입니다. 이는 당연히 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매니저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너 솔직히 우리 회사에 있을 때 아무것도 한 거 없잖아. 그러니까 이거 다 네가 뒤집어쓰자. 지금 당장 메일로 서류 보낼 테니까 도장을 찍어서 보내 새끼야.” 여러분. 저는 이 매니저와 말을 놓은 적도 없었고, 어떤 친분도 없는 사이였습니다. 저는 솔직히 용역 깡패인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비겁하게 이걸 스스로 직접 얘기할 용기도 없었던 그 프로듀서도 아주 사람이 작아 보이더군요. 자신도 이게 잘못된 것이라는 걸 알았던 거죠. 그러니까 혹시나 녹취 당할까 자신의 매니저를 앞세워서 이런 일을 저지른 것입니다. 저는 지금도 이 통화내용을 전부 저장해서 하드에 갖고 있습니다. 이 영상이 그에게 전달될지 안 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만약 본다면, 양심이 있으면 그런 식으로 불쌍한 척하면서 국민들을 속이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본인이 한 행동에 대하여 사과하십시오. 당신과 연관되어 극단적 선택한 사람이 벌써 3명입니다. 당신이 생각해도 뭔가 이상한 것 같지 않습니까? 스스로 한번 고민해보십시오. 적어도 아들보기에 부끄럽지는 않은 아버지가 되셔야죠. 이건 지난 1년의 정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 탱크, 리쌍 길 폭로? “고 오인혜·아이유에 욕설…폭행·노동착취”[전문]

    탱크, 리쌍 길 폭로? “고 오인혜·아이유에 욕설…폭행·노동착취”[전문]

    “무한도전 때도 폭언·폭행 일삼아유재석·하하로부터 혼났다 들었다” “쇼미더머니5 ‘호랑나비’ 표절 문제되자‘네가 뒤집어써라’며 매니저 통해 종용” 가수 겸 프로듀서 ‘탱크’(안진웅)가 그룹 리쌍의 길(길성준)에게 노동착취와 언어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탱크는 지난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음주운전 3번/여성혐오/매니저 폭행/원나잇/협박/노동착취/언어폭력/범죄자. 여러분은 지금도 속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이 영상에서 “이 영상은 한때는 최고의 힙합 프로듀서이자 대한민국 최대의 예능인으로 살다가 음주운전을 3번 저지른 뒤 현재는 대중에게 미운털이 박힌 어떤 남성을 고발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탱크는 폭로 대상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네티즌들은 그가 제시한 설명을 토대로 길을 지목했다. 탱크는 “지금부터 내가 그에 대해 드릴 말씀은 전부 진실이며 일부는 통화녹음 등의 파일 증거를 소유하고 있다. 이유는 단 한 가지, 그가 여러분을 속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는 최근에도 자신의 장모를 동원하고 부인과 아들을 팔아 동정심을 유발하여 자신의 컴백 기반으로 삼으려고 했다. 또 기부를 한다고 기사를 내는 등의 행동을 하고 있지만, 실체는 놀고먹어도 될 만큼의 저작권료와 실연권료, 연예인 협회에서 들어오는 돈으로 서래마을의 100평에 가까운 크기의 고급 빌라에서 호의호식하고 있으며 다른 PD, 무면허 음주운전을 한 기록이 있는 한 연예인과 골프를 치러 필드를 다니는 등, 끊임없이 복귀를 노리고 있다. 본인이 말하는 ‘반성하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성 혐오 행위, 매니저 폭행, 4명의 여자친구를 동시에 사귀면서도 클럽에서 원나잇을 즐겼으며, 1년간 저를 비롯한 사람들을 계약서없이 노예처럼 부렸고 이에 대해 어떠한 돈도 당연하다는 듯이 지불하지 않았다”라며 “심지어 제가 자신을 떠난 이후 저를 모함하고 다녔으며, 자신에게 다른 작곡가가 표절 소송을 걸겠다고 협박을 하자 저에게 그것을 뒤집어쓰라며 ‘그게 너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협박을 한 적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폭로 상대가 ‘무한도전’에서 하차한 뒤 자숙 없이 바로 새 음반을 준비했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과 인연을 맺게 됐다고 설명한 뒤 한 연습실에 자신을 비롯해 3명의 프로듀서를 가둬두고 제대로 된 임금 지불조차 없이 음악 작업을 시켰다고 폭로했다. 또 “곡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의 언어폭력과 폭행 행위는 멈추지 않았다. 이는 고용노동부 지침에 어긋나는 엄연한 불법 행위이며 범죄”라고 강조했다. 폭로 대상의 사생활도 거론했다. 탱크는 “그에게는 당시 4명의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그 중 한 분이 고 오인혜씨였다”라며 과거 폭로 대상이 자신의 집에서 청소 중인 고 오인혜씨에게 ‘XX 시끄럽네, XX’라는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 외에도 아이유가 노래방에서 그의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보냈을 당시에도 ‘XX하네, XXX’라는 욕설을 서슴지 않았다고 전했다. 탱크는 “그는 약자에게는 한없이 강하고 강자에게는 한없이 약했다”라며 “코디, 매니저 등에게 수시로 언어 폭력을 행사했고 때로는 직접적으로 폭행했다. 그로 인해 ‘무한도전’ 녹화 분위기가 안 좋아지면 때로는 유재석 형님이, 때로는 하동훈 형님이 따로 불러서 혼을 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이 이야기는 제가 유일하게 목격하지 못한 이야기로, 노홍철씨의 전 매니저였으며 그의 회사의 실장으로 아주 잠깐 일하셨던 분께 직접 들은 이야기”라고 밝혔다. 이 사건들로 인해 결국 그의 곁을 1년 만에 떠나게 됐다는 탱크는 이후 그로부터 “‘쇼미더머니5’의 ‘호랑나비’가 원곡 작곡가로부터 ‘콘셉트 표절’ 혐의로 고소당할 위기에 처했으니 네가 뒤집어써라”는 협박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탱크는 “(쇼미더머니5의) ‘호랑나비’는 제가 처음 주도해서 쓴 곡이 맞고, 브라스 라인과 송 폼을 짠 것이 사실이나 편곡은 그(폭로 대상)이 독단적으로 혼자 정한 일”이라며 “그는 곡을 만든 저작자에게 아무런 허락도 받지 않고 가수만 무대에 초대해서 노래를 도용했다. 당연히 저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이었지만 그의 매니저는 ‘네가 다 뒤집어쓰고, 서류에 도장을 찍어 보내라’고 협박했다. 그 역시 이게 잘못된 일이라는 걸 알고 혹시나 녹취 당할까봐 자신의 매니저를 앞세워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이다. 지금도 이 통화 내용을 전부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영상이 그에게 전달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양심이 있으면 그런 식으로 불쌍한 척하며 국민들을 속이려 하지 말라. 그리고 본인이 한 행동에 대해 사과하라. 당신과 연관돼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이 벌써 3명이다. 적어도 아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돼라”고 덧붙였다. 이 영상은 지난 18일 삭제됐다가 탱크의 유튜브 채널에 다시 올라왔다. 그는 영상 설명에 “이 영상의 인물들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많은데 제가 밝힌 것 이외에 더 나아가는 추측은 삼가해주시면 감사드리겠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다음은 탱크 영상 전문 반갑습니다. 제 이름은 탱크, 본명은 안진웅입니다. 쇼미더머니 5에서 호랑나비라는 곡을 작곡하였고 이 업계에서 대략 7년간 일하여 이하이, 버벌진트, 백지영, 옹성우 등의 가수들의 곡을 만든 프로듀서이자 가수입니다. 이 영상은 한때는 최고의 힙합 프로듀서이자 대한민국 최대의 예능인으로서 살다가 음주운전을 3번 저지른 뒤에 현재는 대중들에게 미운털이 박힌 어떤 남성을 고발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이유는 단 한 가지, 그가 여러분을 속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최근에도 자신의 장모를 동원하고 부인과 아들을 팔아 동정심을 유발하여 자신의 컴백기반으로 삼으려고 했으며 기부를 한다고 기사를 내는 등의 행동을 하고 있지만, 실체는 놀고 먹어도 될 만큼의 저작권료와 실연권료, 연예인 협회에서 들어오는 돈으로 서래마을의 100평에 가까운 크기의 고급 빌라에서 호위호식하고 있으며 다른 PD, 무면허 음주운전을 한 기록이 있는 한 연예인과 골프를 치러 필드를 다니는 등, 끊임없이 복귀를 노리고 있고, 본인이 강조하는 반성하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제가 그에 대하여 여러분께 드릴 말씀은 전부 진실이며 일부는 통화녹음 등의 파일 증거를 제가 현재 소유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그는 여성혐오행위, 매니저 폭행, 4명의 여자친구를 동시에 사귀면서도 클럽에서 원나잇을 즐겼으며, 1년간 저를 비롯한 사람들을 계약서없이 노예처럼 부렸고 이에 대해 어떠한 돈도 당연하다는 듯이 지불하지 않았고, 심지어 제가 자신을 떠난 이후 저를 모함하고 다녔으며, 자신에게 다른 작곡가가 표절 소송을 걸겠다고 협박을 하자 저에게 그것을 뒤집어 쓰라고, 그게 너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협박을 한 행적도 있습니다. 이제부터 자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를 처음 만났던 것은 홍대의 ‘곽스튜디오’ 였습니다. 여름이었으며 그 자리에는 지금은 고인이 된 우혜미 누나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가 무한도전에서 하차한 지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은 여름 때였으며, 즉 그는 무한도전 하차 뒤에 자숙한 적 없이 바로 음반을 준비했던 것입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저에게 몇 가지 오디션을 시켜보더니 함께 음악을 하자며, 다음과 같이 제안했습니다. “이제 방송 복귀전까지 나는 팀을 꾸릴 것이다. 나는 쇼미더머니 5로 복귀할 것이며 너와 함께 일하기를 원한다. 곡을 써봐라.” 그렇게 쓴 곡이 ‘냉장고’ 라는 곡이었습니다. 그 후에 그는 당시 압구정로데오에 있는 무한도전 연습실에 저와 다른 세 명의 프로듀서를 사실상 가둬놓고, 정확히 120만 원이 들어있는 체크카드를 주며 이로 4개월간 밥을 사 먹도록 했습니다. 당연히 그를 위해 일하는 거였으며 월급도 없었고 곡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의 언어폭력과 폭행 행위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비싼 거 먹지 말고 삼각김밥 사서 먹으라고 하던 그였습니다. 이는 제 얕은 지식으로는 고용노동부 지침에 어긋나는 엄연한 불법행위이며 범죄입니다. 그러나 당시 겨우 20대 초반이었던 저는 그게 당연하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 썩은 동아줄을 계속 붙잡고 있었고 그러면서 수없이 많은, 차마 여러분이 들어도 믿지 못할 행위들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에게는 당시 4명의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그중에 한 분이 故 오인혜 누나였습니다. 그녀는 정말 따뜻했고 친절한, 아름다운 사람이었습니다. 하루는 그가 저와 다른 2명의 프로듀서를 자신의 집으로 불렀고 우리가 모인 약 5분 뒤에 오인혜 누나가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녀는 집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고 당연하다는 듯이 집안 정리와 청소를 하였습니다. 여기서 저뿐이 아니라 저희 모두 그들의 관계가 얼마나 깊은지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오인혜 누나가 청소를 시작한 지 약 2분이 지나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향했습니다. 우리는 당연히 그가 그녀에게 따뜻한 한마디를 말할 거로 생각했습니다만 문을 쾅 닫으며 그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XX 시끄럽네, XX” 그뿐이 아닙니다. 당시는 아이유 양이 장기하 님과 교제하던 시기였는데, 아이유 양이 자신과 장기하 님이 노래방에서 데이트하며 그의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보냈고, 그는 그것을 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XX하네, XXX” 그는 또한 약자에게는 한없이 강하고 강자에게는 한없이 약했습니다. 그는 코디 매니저 등에게 수시로 언어폭력을 행사하였고 때로는 직접적으로 폭행했습니다. 그로 인해서 무한도전 녹화 분위기가 안 좋아지면 때로는 유재석 형님이, 때로는 하동훈 형님이 따로 불러서 분위기 망치지 말라고 혼을 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지금 이 이야기는 유일하게 제가 목격하지 못한 이야기로서 노홍철 씨의 전 매니저이셨으며 그의 회사의 실장으로 아주 잠깐 일하셨던 그분께 직접 들은 이야기입니다. 무한도전에 직접 출연하신 적도 있으신 분이니 직접 찾아보시면 될 겁니다. 저는 그렇게 1년의 세월 동안, 어렸을 때는 나의 영웅이었던 자의 실체를 목격하였고 결국, 그의 곁을 떠나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당시 그의 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이 아니었고, 계약을 한 것도 아니었으며 당연히 돈을 받은 적도 없었기에 그에게 어떠한 것도 고지할 의무가 없었습니다. 되려 그를 신고하고 고소하지않은 것을 그는 평생 고맙고 은혜롭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에게 돌아온 것은 배신과 모함, 그리고 협박이었습니다. 저는 사회복무요원이었습니다. 따라서 훈련소에서 28일간 훈련을 받았었습니다. 훈련을 받고 나온 뒤 저의 전화기에는 그의 전 매니저였다가 다시 돌아온, 역시 무한도전에서 노홍철 씨의 전 매니저와 제기차기를 하던 그에게 부재중 전화가 수십 통이 와있었습니다. 내용인즉슨, 쇼미더머니 5의 호랑나비가 김흥국 선생님의 호랑나비를 쓴 작곡가님께 가사와 컨셉을 표절했다는 이유로 고소에 처할 위기에 놓여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께 이 자리에서 한가지 밝힐 것이 있습니다. 호랑나비는 제가 처음 주도해서 쓴 곡이 맞습니다. 브라스의 라인과 송폼을 제가 짠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후렴구와 가사의 멜로디, 그리고 편곡에는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 사람이 독단적으로 혼자 김흥국의 호랑나비를 흥얼거리며 부르더니 이걸로 하자고 독단적으로 정한 일이었습니다. 여기서 그의 일 처리 능력을 볼 수 있는데, 여러분은 아마 쇼미더머니 5의 보이비의 호랑나비 무대에서 김흥국 선생님이 직접 등장하신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근데 그는 고소를 당할 위기에 처했었습니다. 즉, 그는 곡을 만든 저작자에게는 아무런 허락도 받지 않고 냅다 가수만 초대해서 노래를 도용한 것입니다. 이는 당연히 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매니저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너 솔직히 우리 회사에 있을 때 아무것도 한 거 없잖아. 그러니까 이거 다 네가 뒤집어쓰자. 지금 당장 메일로 서류 보낼 테니까 도장을 찍어서 보내 새끼야.” 여러분. 저는 이 매니저와 말을 놓은 적도 없었고, 어떤 친분도 없는 사이였습니다. 저는 솔직히 용역 깡패인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비겁하게 이걸 스스로 직접 얘기할 용기도 없었던 그 프로듀서도 아주 사람이 작아 보이더군요. 자신도 이게 잘못된 것이라는 걸 알았던 거죠. 그러니까 혹시나 녹취 당할까 자신의 매니저를 앞세워서 이런 일을 저지른 것입니다. 저는 지금도 이 통화내용을 전부 저장해서 하드에 갖고 있습니다. 이 영상이 그에게 전달될지 안 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만약 본다면, 양심이 있으면 그런 식으로 불쌍한 척하면서 국민들을 속이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본인이 한 행동에 대하여 사과하십시오. 당신과 연관되어 극단적 선택한 사람이 벌써 3명입니다. 당신이 생각해도 뭔가 이상한 것 같지 않습니까? 스스로 한번 고민해보십시오. 적어도 아들보기에 부끄럽지는 않은 아버지가 되셔야죠. 이건 지난 1년의 정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 ‘묻지마 개발’ 서울시… 보선 앞두고 은평차고지 강행 논란

    ‘묻지마 개발’ 서울시… 보선 앞두고 은평차고지 강행 논란

    서울시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이후 각종 개발 사업을 서두르면서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터지고 있다. 양화인공폭포 재단장 사업과 광화문광장 사업에 이어 이번에는 은평차고지 개발로 구설에 올랐다. 시장 보궐선거를 두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서울시가 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일부 건설사들이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서울시는 지난 14일 은평차고지 일대 16만5000㎡ 개발을 위한 기본구상 용역을 발주했다. 서울시는 고양시와 인접한 해당 지역 일대에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 수색역세권, 경기 고양 향동지구와 연계한 산업지원 공간 육성방안을 마련하고 상암·수색 광역중심 연결축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에 고양시는 18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기에 생뚱맞게 은평차고지 개발계획을 발표한 서울시의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정면 비판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은평차고지는 고양시 향동지구 초입에 있어 관할 자체가 사실상 고양시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서울시가 개발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시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중대한 개발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고양시와 경계지역 간 갈등을 불러올 사업계획을 성급히 추진하는 것은 토건 자본과 결탁한 행정 난맥상이 아니길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고양시를 무시한 처사가 아니라면서 해당 사업을 중단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때도 전면 재논의 하겠다던 700억원대 규모의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도 사망 직후인 지난 11월에 시작해 시민단체 등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도시연대 등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졸속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는 지난해 11월 20일 서울시가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공사를 기습적으로 강행했다며 비판했다. 이들은 “박 전 시장이 2019년 9월 기온이 낮아 파낸 땅이 얼어버려 부실한 시공이 발생하기 쉽고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겨울인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도로굴착 공사와 보도블록 공사를 금지했다”면서 “이를 어기고 공사에 나서는 서울시의 저의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또 오는 4월 완공 예정이었던 100억원대 양화인공폭포 공사도 기약이 없다. 서울시가 A기업의 폭포 디자인을 도용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A 기업은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사업자 선정 기준을 바꾸고 자신들의 폭포 디자인을 도용했다”고 반발하면서 서울시는 다른 디자인을 찾는 등 사업이 제자리걸음이다. 서울의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없는 서울시의 무리한 공사 강행은 누가 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면서 “무리한 사업 강행의 피해는 고스란히 서울시민의 몫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NASA의 ‘퍼서비어런스’ 5시 55분 화성 표면에 안착, 첫 화면 전송

    NASA의 ‘퍼서비어런스’ 5시 55분 화성 표면에 안착, 첫 화면 전송

    화성에 존재하는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해 떠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상 탐사선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 끈기)가 19일 새벽 5시 55분(이하 한국시간) 화성 표면에 안착했다. 새벽 4시 15분부터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퍼서비어런스의 착륙 과정을 생중계했는데 30여명의 JPL 통제 센터 요원들이 30여 차례 하나하나를 통과할 때마다 숨을 죽이다 안착 순간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이날 오후 8시부터 퍼서비어런스 착륙과 관련한 해설 방송을 진행한다. 지난해 7월 30일 지구를 떠나 4억 7000만㎞를 날아간 NASA의 다섯 번째 화성 탐사 로버인 퍼서비어런스는 7개월여 여정을 마치고 ‘마의 7분’을 견뎌냈다. 곧바로 제제로 분화구를 촬영한 첫 사진을 보내왔다. 영국 BBC는 앞서 ‘진실의 시간이 열린다’고 했다. 대기권 진입부터 지표면 착륙까지 7분이 걸리는데 통신이 끊긴 상태에서 1600도에 이르는 뜨거운 화성 대기 저항을 뚫어내야 해 착륙 과정 중 가장 난도가 높은 시간이다. 무게 1톤의 6륜 로봇차량인 퍼서비어런스는 총알보다 6배 빠른 시속 약 2만㎞ 속도로 화성 대기권에 진입한 후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제제로 분화구’에 착륙했다. 화성에서 미생물 흔적을 발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장소다. 새벽 5시 48분 화성 대기권에 진입해, 4분 뒤 낙하산을 펼치고 그 2분 뒤 동력을 끄고 1분이 지나면 바퀴가 표면에 안착했다.일주일 전 차례로 화성 궤도에 도착한 아랍에미리트(UAE) 화성 탐사선 아말, 중국 톈원 1호와 달리 화성 궤도에 도착한 후 곧바로 화성 지표면에 착륙했다. 퍼서비어런스는 화성의 지질 정보와 기후 정보를 수집한다. NASA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는 등 여러 조건에서 지구와 닮아있던 화성이 어떤 계기로 지구와 다른 모습을 갖게 됐는지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퍼서비어런스는 흙과 암석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보내는 ‘화성 샘플 귀환’ 임무도 수행한다.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오는 2031년 화성 흙 샘플이 지구에 도착한다. 퍼서비어런스에는 1.8㎏의 로봇 헬리콥터인 ‘인저뉴이티’(ingenuity)도 실려 있다. 차량형으로 개발된 기존 로버와 달리 비행 방식으로 이동해 절벽 등 험난한 지형 관찰에 한계가 있던 종전 탐사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 책임자인 미미 왕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지금까지 행성 표면에 착륙을 시도한 14차례 가운데 8번만 성공했다. 물론 모두 미국의 차지였다. NASA는 1999년 딱 한 차례 실패했다. 제제로란 이름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한 마을 이름에서 따왔는데 슬라브어로 호수란 뜻이다. 500m 깊이의 분화구로 서쪽 벽에 엄청난 물이 유입됐던 흔적이 남아 있다. NASA가 단독 운영하는 것은 일년이며 나중에 유럽우주국(ESA)이 함께 운영해 9년 정도 탐사하게 된다. 2026년 두 번째 로버를 보내 2031년 채취한 암석을 지구로 가져오게 된다. 한편 NASA는 이날 두 시간여 생중계를 마치며 소년소녀들의 우주 탐사에 대한 꿈과 희망, 많은 이들이 보내온 격려 메시지를 보여주며 음악 하나를 들려줬다. 데이비드 보위의 ‘라이프 온 마스’, 절묘할 뿐만아니라 의미심장한 선곡이었다. 이날 노래는 어느 젊은 음악인이 들려줬지만 아래 동영상은 2000년 보위의 공연 실황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우리말로 주고받는 70분짜리 오페라…대구오페라하우스 가족 오페라 ‘마술피리’

    우리말로 주고받는 70분짜리 오페라…대구오페라하우스 가족 오페라 ‘마술피리’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가족 오페라 ‘마술피리’를 24일부터 공연한다. ‘마술피리’는 모차르트가 당시 이탈리아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독일 서민들을 위해 독일어로 작곡한 노래극으로 초연 당시부터 큰 사랑을 받아 지금까지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 중 하나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이 작품을 2016년부터 가족 오페라로 재해석해 선보여 어린이들도 환상적이고 동화 같은 줄거리를 만나고, 더욱 극적이고 다채로운 음악으로 처음 오페라를 접하는 이들도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독일 출신 디자이너 페트라 바이케르트의 심플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무대가 돋보이는 가족 오페라 ‘마술피리’에선 2막에 등장하는 ‘밤의 여왕 아리아’ 등 작품 속 주요 아리아와 합창의 매력적인 부분을 골라 우리말 대사로 70분이라는 짧은 시간으로 구성한 점이 큰 특징이다. 특히 전 연령층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 형식의 레치타티보 부분을 우리말로 재미있게 바꿔 친근하게 오페라를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공연은 독일 오페라 극장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연출가 이수은의 재연출과 독일 트리어시립극장, 울름시립극장 수석지휘자를 지낸 지휘자 지중배의 지휘로 꾸며진다. 중견 성악가들과 대구 오페라하우스 오펀스튜디오 소속 신진성악가 등 폭넓은 출연진과 오페라 전문 연주단체이자 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단체인 디오오케스트라, 대구오페라콰이어 연주로 더욱 풍성한 연주가 펼쳐진다. 이달 마지막주인 대구시민주간을 축하하는 공연이기도 해 코로나19 시기에도 많은 시민들이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전석 1만원에 25일부터 28일까지 네 차례 공연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성폭행 미수·노래방 난동·택시기사 폭행…공무원 물의(종합)

    성폭행 미수·노래방 난동·택시기사 폭행…공무원 물의(종합)

    동부지법 소속 30대, 강간미수 혐의대법원 소속 50대, 노래방 업주 폭행 공무원들이 술에 취해 여성을 성폭행하려 시도하고 파출소에서 난동을 부리는 등 잇따라 물의를 일으켰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서울동부지법 소속 30대 공무원 A씨를 강간미수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전날 밤 송파구 문정동의 한 상가 화장실에서 술에 취한 채 처음 보는 여성을 마구 때리고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피해자가 반항하자 달아났다가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대법원 소속 50대 기능직 공무원은 폭행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입건됐다. 관용차량을 운행하는 B씨는 지난 10일 오후 8시쯤 서초구의 한 노래방에서 만취 상태로 “손님을 받지 않겠다”고 한 업주 등과 시비를 벌이다 주먹 등으로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인근 파출소로 연행된 뒤에도 30여분 동안 난동을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B씨에게 관공서 주취소란 혐의도 추가할 방침이다.“마스크 써라” 요구에 택시기사 폭행도 한편 부산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택시 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사상구청 공무원이 입건됐다. 부산 사상경찰서에 따르면 사상구청 공무원 C씨는 전날 오후 9시 55분쯤 50대 택시 기사가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며 기사를 밀고 폭행했다. 당시 C씨는 만취한 상태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C씨를 검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SBS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 키스신 편집…아담 램버트 “이중잣대”

    SBS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 키스신 편집…아담 램버트 “이중잣대”

    SBS가 설 연휴 영화로 방영한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동성 간 키스 장면을 편집하자 영국 록밴드 퀸의 객원 보컬 아담 램버트도 비판하고 나섰다. SBS는 지난 13일 퀸의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생애를 그린 ‘보헤미안 랩소디’ 방송 중 동성 연인 짐 허튼과 입을 맞추는 장면 등을 편집해 논란이 일었다. 방송 이후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국내 인권단체들은 “프레디 머큐리의 음악뿐만 아니라 성소수자로서의 그의 삶을 담은 전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동성 간 키스신을 삭제 또는 모자이크 처리한 것은 고인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모두를 모욕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의 영향력 있는 성소수자 매거진 ‘아웃’(Out)도 16일(현지시간) 이 논란을 보도했다. ‘아웃’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그대로 보여주는 검열”이라고 지적한 인권단체 논평 내용 등을 전했다. ‘아웃’ 측이 기사 내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자 램버트는 “그러면서도 그들은 퀸의 노래를 주저 없이 틀 것이다. 그 키스신에 노골적이거나 외설적인 점은 전혀 없다. 이중잣대는 정말로 존재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가수인 램버트는 머큐리를 대신해 수년간 퀸의 객원 보컬로 투어에 참여해왔다. 지난해 초에는 원년 멤버 로저 테일러, 브라이언 메이와 내한 공연을 열었다. SBS는 지상파로서 심의 규정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방송 시간대가 가족 동반 시청률이 높아 15세 관람가였고, 신체 접촉 시간이 긴 장면은 편집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2010년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방영 당시에는 동성애 반대 단체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2015년 JTBC ‘선암여고 탐정단’은 여고생간의 키스 장면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인 경고를 받기도 했다. “청소년 대상 드라마에서 동성애를 소재로 다루면서 여고생 간의 키스 장면을 장시간 클로즈업해 방송한 것은 방송심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유에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CGV, 20일부터 ‘골든글로브’ 화제작 8편 기획전

    CGV, 20일부터 ‘골든글로브’ 화제작 8편 기획전

    CJ CGV는 20일부터 전국 상영관에서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후보작에 오른 8편을 모아 기획전을 연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골든글로브 기획전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이달 28일 열리는 시상식보다 한 주 앞서 진행된다. 기획적 상영작에는 지난해 개봉한 ‘엠마’,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 ‘힐빌리의 노래, ‘맹크’, ‘더 프롬’ 외에도 국내 첫 상영작인 ‘프라미싱 영 우먼’과 ‘더 파더’도 포함됐다. 오는 24일 개봉을 앞둔 ‘프라미싱 영 우먼’은 캐리 멀리건 주연의 복수 스릴러물이다.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포함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3월 개봉 예정인 ‘더 파더’는 안소니 홉킨스와 올리비아 콜맨이 아버지와 딸로 출연하는 드라마다. 작품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주요 부문 후보작이다. 김홍민 CGV 편성전략팀장은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바로미터라 불리며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시상식”이라며 “이번 기획전으로 후보작들을 관람하면서 나만의 수상작을 미리 뽑아보는 재미있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여기는 남미] 315일 만에 코로나 극복한 스페인 여성, 축복 속에 퇴원

    [여기는 남미] 315일 만에 코로나 극복한 스페인 여성, 축복 속에 퇴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300일 넘게 입원 치료를 받은 스페인 여자가 의료진의 축하인사를 받으며 퇴원했다. 엘파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엘사(53)는 16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그레고리오 마라뇬 병원에서 생일을 하루 앞두고 퇴원했다. 이 병원에 입원한 지 정확히 315일 만이다. 의료진은 병원 복도 양편에 도열해 마드리드 최장 기간 입원치료 기록을 세우고 퇴원하는 엘사에게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며 격려와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장기 투병 탓에 말까지 어눌해졌지만 엘사는 "나쁜 기억은 곧 잊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젠 감사할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엘사의 코로나 투병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두에로 협곡 투어를 앞두고 코로나19에 걸린 엘사가 그레고리오 마라뇬 병원에 입원한 건 지난해 4월 7일. 입원 15일 만에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그는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이렇게 시작된 중환자실 생활은 5개월 넘게 이어졌다. 진정제와 수면유도제를 맞고 대부분의 시간을 평온하게 잠자듯 보냈지만 이 기간은 그에겐 급박한 상황이 반복됐다. 자가 호흡이 힘들어 인공호흡기를 달고 지내야 했고, 특히 1달 동안은 에크모(체외막 산소 공급장치) 치료를 받아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혈전증, 뇌졸중, 감염증이 줄줄이 꼬리를 물었다. 엘사를 담당한 의사 에우헤니아 가르시아는 "코로나19 환자가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모두 경험했다고 보면 된다"며 "엘사가 코로나19를 이겨낸 건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워낙 오랜 기간 입원치료를 받다 보니 엘사는 치료에 투입된 의료진 수에서도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4월부터 퇴원까지 그를 담당한 의사와 간호사는 자그마치 300명을 웃돈다. 엘사는 "(중환자실에서 나온 후) 휠체어를 타고 병원에서 이동하다 보면 모르는 사람들이 인사를 건네더라"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모두 나를 돌봐준 의료진들이었다고 말했다. 가족처럼 친해진 의사와 간호사도 여럿이다. 간호사들은 엘사의 부탁으로 염색을 도와주기도 했다. 엘사는 "병원에서 무슨 염색이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를 스스로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간호사들이 이런 뜻을 알고 염색을 도와주곤 했다"고 말했다. 엘사는 지난 17일 53번째 생일을 맞았다. 그는 "약간의 두려움도 드는 게 사실이지만 바이러스와의 치열한 전쟁 끝에 건진 소중한 인생인 만큼 더욱 열심히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고리오 마라뇬 병원은 포스트 코로나19 프로그램을 통해 엘사의 건강을 살피고 재활을 지원할 예정이다. 사진=엘파이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문화마당] 사막을 걸어가는 법/송정림 드라마 작가

    [문화마당] 사막을 걸어가는 법/송정림 드라마 작가

    산책 시간을 조금 더 늘렸다. 시간을 정해 놓고 했는데, 이제는 걷고 싶을 만큼 걷는다. 걸으면서 생각을 많이 한다. 놓친 일들과 놓아 버린 사람들에 대해서. 더 마음을 기울여야 하는 것들과 이제는 놓아 버려도 되는 것들에 대해서. 가장 아쉬운 것은 다가서려고 하지 않고 다가와 주기를 기다리느라 놓아 버린 인연이다. 어릴 때의 놀이가 생각난다. 여러 명이 빙글빙글 노래를 부르며 돌다가 사회자가 “다섯 명” 하거나 “두 명” 하면 얼른 달려가 그 무리 속에 소속되는 놀이가 있다. 나는 그 놀이가 두려웠다. 무리 지을 사람을 잘 봐두었다가 얼른 달려가 부둥켜안고 그 무리 속에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굼뜨고 악착같지 못해서 혼자 남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 여지없이 탈락이었다. 그런 외로움이 느껴지는 날이 있다. 상실의 공간에 불어 드는 바람이 쓸쓸한 날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제베타 스틸의 ‘콜링 유’(Calling You)를 들었다. 문득 그 노래가 먹먹히 흐르던 영화 ‘바그다드 카페’를 다시 보고 싶어졌다. 사막 같은 인생을 살며 늘 화를 내며 살아가는 브렌다, 사막의 길을 걸어가면서도 다가온 인연과 일상에 기쁨의 요소들을 찾아가며 사는 야스민, 두 여자 사이에 흐르는 커피색 우정을 담은 영화다. 독일 여성 야스민은 남편과 차를 타고 미국을 여행하는 중이다. 그런데 황량한 사막의 도로에서 남편과 크게 다투고 내려 버린다. 사막을 막막하게 헤매던 그녀는 바그다드 카페에 닿았다. 바그다드 카페의 주인 브렌다는 삶에 지쳐 악다구니로 살아가는 여성이다. 가족도, 카페에 머무는 사람들도 하나같이 그녀에게 혹이고 짐이다. 고단하고 허망한 브렌다는 카페 앞 의자에 무너지듯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곳으로 야스민이 걸어왔다. 뚱뚱한 독일 여행객 야스민과 미국 흑인 여자 브렌다는 그렇게 만났다. 일상에 찌들어 뺨에 눈물 자국이 어린 얼굴로, 사막을 헤매어 다니다 땀에 젖은 얼굴로. 서로의 첫인상은 편견으로 가득하다. 커피 맛에서도 문화 차이를 느낀다. 야스민이 보온병에 담아서 마시던 커피는 브렌다에게 ‘독약’처럼 진하다. 그러나 야스민에게 아메리칸 커피는 ‘다갈색의 물’처럼 밋밋하다. 그들의 간격은 그렇게 태평양이 가로놓인 것처럼 멀지만, 야스민은 브렌다에게 계속 다가간다. 일방적으로 당하면서도 그녀를 미워하지 않고 주춤거리지도, 주눅 들지도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브렌다는 그런 야스민에게 계속 으르렁댔지만 어느 날 서로의 슬픔을 알게 되고 빠르게 가까워진다. 아무도 오지 않던 사막의 작은 카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미워하며 물어뜯기만 하던 가족들이 서로 마주 보고 웃는다. 그럴 즈음 관광객 비자가 만료되면서 야스민이 떠나게 된다. 그가 떠나자 갑자기 바그다드 카페가 텅 빈다. 다시 황량한 사막이 된다. 브렌다는 처음 야스민을 만나던 날처럼 카페 문 밖에서 그녀를 기다린다. 황혼이 붉게 물든 사막, 부메랑이 날아가는 하늘가로 ‘콜링 유’가 울려 퍼진다. ‘난 당신을 부르고 있어요/들리지 않나요/난 당신을 부르고 있어요’ 우리가 사는 곳, 어쩌면 바그다드 카페 같은 곳은 아닐까. 황량하고 턱턱 숨이 막히고 막막한 곳. 그러나 야스민은 그곳에서도 살 만한 가치를 만들어 나간다. 다가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다가가 마음을 내주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척박한 사막 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법을 야스민이 짙은 커피 향을 풍기며 전해 준다. 무리 지어 있어도 외로운 사람도 있고, 혼자여도 행복한 사람도 있다고. 그러나 혼자가 너무 외롭다면, 함께할 때 더 행복한 사람들이 있다면 먼저 달려가 힘껏 껴안으라고. 그리고 최선을 다해 그 인연을 이어 가라고.
  • 마스크엔 ‘캣츠’ 로고 디퓨저엔 무대 향기 굿즈, 여운을 달래다

    마스크엔 ‘캣츠’ 로고 디퓨저엔 무대 향기 굿즈, 여운을 달래다

    ‘명성황후’ 건천궁 무드등·파우치 등 인기‘위키드’ 초록색 활용 친환경 패키지 판매 ‘젠틀맨스 가이드’ 작품 속 물건 담은 키링‘호프’ 속 서류 파우치·‘비프’ 디퓨저도 눈길공연이 주는 즐거움과 감동을 계속 기억하고 싶을 때 관객들은 공연을 기념하는 머천다이즈(MD)를 구입한다. 프로그램북과 음반은 물론이고 공연 로고가 새겨진 마그넷(자석)이나 컵, 캐릭터들이 그려진 배지 등은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상품이다. 요즘은 특히 공연장을 한번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어서 제작사들도 어려운 발걸음을 해 준 관객들이 더욱 특별하게 공연을 기억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MD상품을 준비하고 있다.25주년을 맞은 뮤지컬 ‘명성황후’는 시대극의 특성을 살려 전통이 담긴 7가지 종류의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명성황후가 시해된 장소인 경복궁 건천궁을 그린 마그넷과 무드등으로 작품의 분위기를 전달하고, 국가무형문화재 22호 매듭장 이수자인 박형민 장인이 직접 직조한 끈을 사용한 오얏꽃팔찌와 전통 복주머니 형태를 띤 오얏꽃 자수 파우치 등도 선보였다.지난 16일 개막한 뮤지컬 ‘위키드’는 초록마녀와 에메랄드 시티 등 작품을 한눈에 설명할 수 있는 초록색을 활용해 시즌 때마다 활발하게 벌였던 친환경, 동물 보호를 강조하는 캠페인을 이번에도 이어 간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로 종이와 면 재질의 친환경 소재로 만든 오즈(OZ) 손수건과 파우치 등을 모은 스페셜 에디션 MD 4종과 VIP 티켓 1장을 엮어 ‘포 그린’(For Green) 패키지로 17일부터 판매한다. 이전 시즌에는 초록색 텀블러를 판매해 일회용품 컵 대신 사용하도록 했다. 40년 만에 처음으로 고양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노래하게 돼 화제를 모은 ‘캣츠’ 내한공연에선 코로나19 시대 필수품인 마스크와 마스크줄을 판매하고 있다. 빨아서 사용할 수 있는 폴리에스테르 재질의 ‘CATS’ 로고가 담긴 마스크와 고양이 눈이 그려진 마스크줄, 폴리염화비닐(PVC) 재질 파우치 등 일상에서 매일 써야 하는 ‘생활밀착형’ 기념품으로 더욱 친숙하게 작품을 홍보하는 효과도 있다.작품이 끝난 뒤에도 계속 무대와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기념품들 역시 오래도록 극의 내용을 기억하게 한다. ‘젠틀맨스 가이드’는 몬티 나바로가 9명의 다이스퀴스를 제거할 때 사용된 아이템들을 하나로 묶은 키링과 작품의 핵심 배경이 된 하이허스트성을 귀엽게 그려 낸 담요, 1인 9역을 해내는 다이스퀴스와 몬티를 역동적으로 담은 트럼프 카드 등에 작품의 매력을 담았다. 인기가 너무 많아 당일 관람 관객들만 MD를 구입하도록 제한하다 보니 팬들 사이에서는 대신 사다 달라는 ‘품앗이’ 요청도 많다. 현대문학의 거장 요제프 클라인의 미발표 원고를 두고 벌어진 이스라엘 국립도서관과 에바 호프의 법정 다툼을 다룬 창작뮤지컬 ‘호프’(Hope)는 호프 모녀가 평생을 움켜쥔 애증의 원고 뭉치를 떠올리게 하는 가죽 서류 파우치로, 연극 ‘비프’(Beep)는 공연장을 가득 채운 향기를 담은 디퓨저로 관객들이 작품의 여운을 오래도록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자유의 손짓, 희망 깃발 꽂아라

    자유의 손짓, 희망 깃발 꽂아라

    14년 전 처음 베를린 여행을 왔다. 그때 가장 오래 머물렀던 지역이 크로이츠베르크였다. 당시 120유로(16만여원) 하던 미테의 호텔비를 열흘 동안 낼 재간이 없어서 이틀 만에 친구 집으로 옮겨왔다. 독일 친구는 넓지 않은 공간인데도 흔쾌히 잠잘 곳을 내주었고, 그 집에서 염치없이 일주일을 머물렀다. 창문 밖에는 100년 넘은 교회가 보였고 주말에는 바로 귀에 대고 치는 듯 엄청나게 큰 종소리가 들렸다. 크고 작은 종들이 번갈아 가며 쉴 새 없이 울릴 땐 골이 흔들릴 정도였다. 귀를 막아도 엄청 큰 종소리에 잠을 깼고 베를린에 있다는 걸 실감했다. 지금 사는 집에선 종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지만 가끔 거리에서 교회 종소리를 들으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싱그러운 새소리와 함께 엄청난 울림으로 나를 깨우던 베를린의 종소리. ●베를린을 대표하는 진짜 문화, 그라피티 베를린에 있다는 걸 실감 나게 해 준 또 하나는 그라피티였다. 건물 벽과 공원 담벼락은 물론 지하철 계단과 전봇대, 철도 다리까지 그라피티가 빼곡했다. 서울에서 보던 그라피티와는 차원이 달랐다. 당시 유럽 여행이 처음이었던 나는 날것 그대로의 자유가 느껴지는, 언더그라운드의 상징인 그라피티에 흠뻑 매료됐다. 지워지고 벗겨진 벽에 계속 덧대지고 칠해진 그라피티만큼 멋져 보이는 것이 없었다. 낡은 것은 낡은 대로, 지저분한 것은 지저분한 대로 모두 다 개성이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베를린을 대표하는 진짜 문화라고 느꼈다.미테에서 처음 갔던, 지금은 사라진 타헬레스도 그라피티 천지였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타헬레스의 건물 벽면에는 사람의 얼굴과 함께 큰 글자가 그려져 있었다. ‘HOW LONG IS NOW’, 분명 뭔가를 묻는 말이지만 물음표는 없는 문장. ‘지금은 얼마나 오래가는가’, ‘지금은 얼마나 긴 것일까’ 정도로 해석될 이 유명한 문구를 당시에는 뜻도 모른 채 보일 때마다 따라 읽었다. 건물 벽면 가득 써 있는 그 문장은 미테 어디서나 선명하게 보였다. 1990년 통일 직후, 동베를린의 중심가에 있던 타헬레스는 예술가들이 무단 점거해 사용했던 예술 공동체 공간이었다. 당시 동베를린에 살던 사람들이 서베를린으로 대거 옮겨가면서 동베를린에는 빈 건물이 많아졌다. 이런 빈 건물을 예술가들이 무단점거해 사는 ‘스콰트’(Squat) 운동이 벌어지면서 타헬레스는 베를린의 전설이 됐다. 처음 그곳을 방문했을 때 사람들은 이미 타헬레스는 변질됐고 더이상 반예술적인 저항의 공간이 아니라는 말을 했지만, 유럽 초짜 여행자의 눈에는 여전히 멋진 공간이었다. 타헬레스를 방문한 사람들이 남긴 낙서들은 그 자체로 예술이 됐고 내부는 그 역사를 보여 주는 현장이었다. 반항적이고 발칙한 이미지도 많았다. 강렬하고 급진적인 자유의 낙서를 나는 타헬레스에서 처음 보았다. 2012년까지 남아 있던 타헬레스는 이후 몇 년간을 다시 빈 채로 남아 있다가 2019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20년 넘게 역사를 이어 온 타헬레스는 이제 사라졌다. 그 부지는 함부르크 하펜시티의 엘필하모니를 완공한 헤르조크 앤드 드뫼롱 건축팀이 맡아 현재 새로운 랜드마크로 짓고 있다.●크로이츠베르크로 떠나는 그라피티 순례 베를린 어딜 가나 그라피티가 넘쳐났지만 그중에서도 크로이츠베르크는 더했다. 동네 전체가 그라피티의 전당 같았다. 코트부서 토어 지하철 역을 올라오는 계단부터 낙서와 컬러풀한 색과 선의 벽화들이 동네를 지배하고 있었다. 사이즈도 비교가 안 되게 컸다. 건물 꼭대기에 그려진 글자들은 어딜 가나 보였고, 거대한 벽을 가득 메운 그림은 탄성을 자아냈다. 도대체 어떻게 저런 데까지 올라가서 그렸는지, 저런 건 대체 누가 그리는 건지 궁금했다. 베를린에서 손꼽히는 유명 그라피티 작품은 모두 크로이츠베르크에 있었다. 한번은 친구 집에서 나와 스칼리처 거리 모퉁이를 돌다가 건물 벽 앞에서 우뚝 서버렸다. 거대한 흰 벽에는 우주복을 입은 비행사가 달 위에 떠 있는 것처럼 그려져 있었다. 그렇게 큰 그림을 본 적이 없었다. 그 벽화는 내가 갔던 2007년도에 막 그려진 것으로, 프랑스의 유명한 스트리트 아티스트인 빅토르 애슈의 작품이었다. 사이즈만 세로 22m, 가로 14m에 달하는 그 벽화의 제목은 ‘Astronaut Cosmonaut’(애스트로넛 코즈모넛). 각각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비행사를 뜻하는 제목이었다. 냉전과 우주 탐험, 서브 컬처에 관심이 많았던 애슈는 당시 베를린을 냉전의 상징으로 보았고, 러시아와 미국 간의 우주 경쟁을 빗댄 우주비행사를 벽화로 그렸다. 우주에서 길을 잃은 비행사를 노래한 데이비드 보위의 곡 ‘스페이스 오디티’(Space Oddity)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으며, 완성된 벽화에는 다른 이야기도 숨어 있었다. 벽화가 그려진 건물 맞은편에 깃대가 설치된 자동차 대리점이 있는데, 밤에 불이 켜지면 바람에 흔들리는 깃발의 그림자가 벽면에 투영되면서 마치 우주비행사가 땅에 깃발을 꽂는 듯한 모습이 되는 것이다. 거대한 우주비행사의 모습만으로도 충격적인데, 이런 숨은 이야기까지 더해져 스트리트 아트에 흥미를 더했다. 애슈의 이 작품은 베를린에서 손꼽히는 대표 벽화로 지금도 유명하다.●브라질 쌍둥이 작가의 명소, 옐로맨 그라피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스트리트 아트’라는 말이 따라오고 혼용돼서 많이 쓰인다. 둘 다 벽에 그리고 도시의 한 서브컬처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다른 점도 있다. 우선 그라피티는 글자 기반, 스트리트 아트는 그림이나 디자인의 형태를 띤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그라피티는 불법, 스트리트 아트는 합법적이라는 것. 스트리트 아트는 주최자의 승인하에 작가에게 그릴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우리나라의 많은 소도시에 유행처럼 번진 벽화도 스트리트 아트, 즉 거리예술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그라피티가 불법이다 보니 작가들은 몰래, 주로 밤에 작업을 한다. 이름이나 사인도 남기지 않으며 익명으로 활동을 많이 한다. 이에 반해 스트리트 아티스트들은 기꺼이 자신의 이름을 남긴다. 명성에 따라 프로젝터와 크레인 등의 대형 장비를 이용해 최적의 환경에서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그렇게 그려진 벽화는 도시 개선을 위한 이미지나 디자인으로 활용된다. 애슈의 우주비행사와 함께 손꼽히는 베를린의 벽화 중엔 오스 제미오스의 ‘옐로맨’(Yellow Man)이 있다. 브라질 출신의 쌍둥이 형제 작가가 그린 이 옐로맨은 2005년에 그려진 것으로 큰 코와 작은 귀, 넓은 입을 가진 노란 얼굴과 극도로 얇은 팔다리의 모습이 특징이다. 이는 제미오스 작품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기도 한데, 이 거인은 작가의 페르소나인 동시에 특정 인종이나 민족을 넘어선 보편적 인간을 의미하고 있다. 이 쌍둥이 형제는 가난한 그라피티 작가로 시작해 지금은 전 세계의 유명 갤러리와 작업하는 인기 작가가 됐다. 뱅크시, 셰퍼드 페어리 등과 함께 세계에서 주목받는 거리 예술가로 인정받는다. 지난해에는 서울에서도 단독 전시회를 가져 우리에게도 친숙해졌다. 작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벽화를 본다 하더라도 이 작품은 누구에게나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이다. 16년이 지난 지금 ‘옐로맨’의 옷은 바래고 빨간 구두는 다른 낙서에 가려졌다. 하지만 영구적이지 않은 점이 거리예술의 아름다움인 것처럼, 이 노란 남자도 언젠가는 영원히 사라지는 숙명을 따를 것이다. ●하루아침에 지워진 도시 랜드마크 벽화 그라피티의 도시답게 베를린에서는 이 유명 벽화들만 찾아다니는 관광 투어도 갖춰져 있다. 최근엔 소수의 인원이 조깅을 하면서 벽화를 찾아다니는 로컬 투어도 생겼다. 뛰든, 걷든 찾아가기만 하면 보이는 벽화들은 야외에 전시된 갤러리 작품처럼 그려져 있으니, 코로나19로 록다운이 연장된 시대에도 늘 열려 있다.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진 벽화도 있다. 크로이츠베르크의 큐브리 스트라세에 그려져 있던 블루(Blu)의 작품이다. 세계적인 거리예술가인 블루는 2007년과 2008년에 창문이 없는 건물의 측벽에 두 개의 대형 작품을 남겼다. 한쪽 벽면에는 금색의 시계를 수갑처럼 차고 넥타이를 매만지고 있는 얼굴 없는 남자가, 다른 벽면에는 서로의 가면을 벗기려고 손을 뻗치고 있는 두 명의 얼굴이 있다. 이 대형 작품들은 단숨에 베를린 스트리트 아트 신의 아이콘이 됐고, 여행객을 태운 관광버스들은 이 랜드마크 앞에서 속도를 늦췄다. 오버바움 다리를 지날 때 선명하게 보이던 이 벽화들은 그러나 2014년 11월 하루아침에 없어졌다. 이 벽화가 그려진 건물 앞의 빈 공터를 사들인 부동산 개발업체가 이 유명 작품이 보이는 전망을 이용해 비싼 빌라를 지어 팔려고 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작품이 부동산 업자들에게 이용당하는 걸 알게 된 블루 작가 팀은 결국 크레인을 동원해 작품을 모두 새카맣게 칠해 버렸다. 처음엔 가운뎃손가락을 들고 있는 희미한 욕 사인을 남겨 두었지만 후에 이것 또한 지워졌다. ‘Reclaim your city’(너의 도시를 되찾아라)라고 쓰여 있던 문구는 되찾지 못한 ‘너의 도시’(your city)만 남았다. 이는 해마다 치솟는 집값과 젠트리피케이션에서 자유롭지 못한 베를린을 보여 주는 일화이기도 하다.다행히 아직 많은 그라피티와 벽화들이 도시에 남아 있다. 무너진 장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부터 유명 그라피티 작가들의 벽화, 그리고 대문 앞에 그려진 무명의 낙서에 이르기까지 가장 솔직하고 거침없는 예술이 베를린의 거리에서 시대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dongmi01@gmail.com
  • 마스크엔 ‘캣츠’ 로고, 디퓨저엔 무대 향기… 굿즈, 여운을 달래다

    마스크엔 ‘캣츠’ 로고, 디퓨저엔 무대 향기… 굿즈, 여운을 달래다

    공연이 주는 즐거움과 감동을 계속 기억하고 싶을 때 관객들은 공연을 기념하는 머천다이즈(MD)를 구입한다. 프로그램북과 음반은 물론이고 공연 로고가 새겨진 마그넷(자석)이나 컵, 캐릭터들이 그려진 배지 등은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상품이다. 요즘은 특히 공연장을 한번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어서 제작사들도 어려운 발걸음을 해 준 관객들이 더욱 특별하게 공연을 기억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MD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25주년을 맞은 뮤지컬 ‘명성황후’는 시대극의 특성을 살려 전통이 담긴 7가지 종류의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명성황후가 시해된 장소인 경복궁 건천궁을 그린 마그넷과 무드등으로 작품의 분위기를 전달하고, 국가무형문화재 22호 매듭장 이수자인 박형민 장인이 직접 직조한 끈을 사용한 오얏꽃팔찌와 전통 복주머니 형태를 띤 오얏꽃 자수 파우치 등도 선보였다. 지난 16일 개막한 뮤지컬 ‘위키드’는 초록마녀와 에메랄드 시티 등 작품을 한눈에 설명할 수 있는 초록색을 활용해 시즌 때마다 활발하게 벌였던 친환경, 동물 보호를 강조하는 캠페인을 이번에도 이어 간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로 종이와 면 재질의 친환경 소재로 만든 오즈(OZ) 손수건과 파우치 등을 모은 스페셜 에디션 MD 4종과 VIP 티켓 1장을 엮어 ‘포 그린’(For Green) 패키지로 17일부터 판매한다. 이전 시즌에는 초록색 텀블러를 판매해 일회용품 컵 대신 사용하도록 했다. 40년 만에 처음으로 고양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노래하게 돼 화제를 모은 ‘캣츠’ 내한공연에선 코로나19 시대 필수품인 마스크와 마스크줄을 판매하고 있다. 빨아서 사용할 수 있는 폴리에스테르 재질의 ‘CATS’ 로고가 담긴 마스크와 고양이 눈이 그려진 마스크줄, 폴리염화비닐(PVC) 재질 파우치 등 일상에서 매일 써야 하는 ‘생활밀착형’ 기념품으로 더욱 친숙하게 작품을 홍보하는 효과도 있다.작품이 끝난 뒤에도 계속 무대와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기념품들 역시 오래도록 극의 내용을 기억하게 한다. ‘젠틀맨스 가이드’는 몬티 나바로가 9명의 다이스퀴스를 제거할 때 사용된 아이템들을 하나로 묶은 키링과 작품의 핵심 배경이 된 하이허스트성을 귀엽게 그려 낸 담요, 1인 9역을 해내는 다이스퀴스와 몬티를 역동적으로 담은 트럼프 카드 등에 작품의 매력을 담았다. 인기가 너무 많아 당일 관람 관객들만 MD를 구입하도록 제한하다 보니 팬들 사이에서는 대신 사다 달라는 ‘품앗이’ 요청도 많다. 현대문학의 거장 요제프 클라인의 미발표 원고를 두고 벌어진 이스라엘 국립도서관과 에바 호프의 법정 다툼을 다룬 창작뮤지컬 ‘호프’(Hope)는 호프 모녀가 평생을 움켜쥔 애증의 원고 뭉치를 떠올리게 하는 가죽 서류 파우치로, 연극 ‘비프’(Beef)는 공연장을 가득 채운 향기를 담은 디퓨저로 관객들이 작품의 여운을 오래도록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뮤지컬 속 재미와 감동 그려낸 MD…공연장 밖에서도 간직하는 여운

    뮤지컬 속 재미와 감동 그려낸 MD…공연장 밖에서도 간직하는 여운

    공연이 주는 즐거움과 감동을 계속 기억하고 싶을 때 관객들은 공연을 기념하는 머천다이즈(MD)를 구입한다. 프로그램북과 음반은 물론이고 공연 로고가 새겨진 마그넷(자석)이나 컵, 캐릭터들이 그려진 배지 등은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상품이다. 요즘은 특히 공연장을 한번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어서 제작사들도 어려운 발걸음을 해 준 관객들이 더욱 특별하게 공연을 기억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MD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25주년을 맞은 뮤지컬 ‘명성황후’는 시대극의 특성을 살려 전통이 담긴 7가지 종류의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명성황후가 시해된 장소인 경복궁 건천궁을 그린 마그넷과 무드등으로 작품의 분위기를 전달하고, 국가무형문화재 22호 매듭장 이수자인 박형민 장인이 직접 직조한 끈을 사용한 오얏꽃팔찌와 전통 복주머니 형태를 띤 오얏꽃 자수 파우치 등도 선보였다. 팔찌는 분홍색과 옥색, 금색 등 왕실 여성들이 사용했던 노리개에서 모티브를 딴 색에 이 작품을 위해 새로 만든 오얏꽃 매듭을 함게 달아 작품 속 화려한 왕실 분위기를 전한다.지난 16일 개막한 뮤지컬 ‘위키드’는 초록마녀와 에메랄드 시티 등 작품을 한눈에 설명할 수 있는 초록색을 활용해 시즌 때마다 활발하게 벌였던 친환경, 동물 보호를 강조하는 캠페인을 이번에도 이어 간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로 종이와 면 재질의 친환경 소재로 만든 오즈(OZ) 손수건과 파우치 등을 모은 스페셜 에디션 MD 4종과 VIP 티켓 1장을 엮어 ‘포 그린’(For Green) 패키지로 17일부터 판매한다. 이전 시즌에는 초록색 텀블러를 판매해 일회용품 컵 대신 사용하도록 했다.40년 만에 처음으로 고양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노래하게 돼 화제를 모은 ‘캣츠’ 내한공연에선 코로나19 시대 필수품인 마스크와 마스크줄을 판매하고 있다. 빨아서 사용할 수 있는 폴리에스테르 재질의 ‘CATS’ 로고가 담긴 마스크와 고양이 눈이 그려진 마스크줄, 폴리염화비닐(PVC) 재질 마스크 파우치 등 일상에서 매일 써야 하는 ‘생활밀착형’ 기념품으로 더욱 친숙하게 작품을 홍보하는 효과도 있다.작품이 끝난 뒤에도 계속 무대와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기념품들 역시 오래도록 극의 내용을 기억하게 한다. ‘젠틀맨스 가이드’는 몬티 나바로가 9명의 다이스퀴스를 제거할 때 사용된 아이템들을 하나로 묶은 키링과 작품의 핵심 배경이 된 하이허스트성을 귀엽게 그려 낸 담요, 1인 9역을 해내는 다이스퀴스와 몬티를 역동적으로 담은 트럼프 카드 등에 작품의 매력을 담았다. 인기가 너무 많아 당일 관람 관객들만 MD를 구입하도록 제한하다 보니 팬들 사이에서는 대신 사다 달라는 ‘품앗이’ 요청도 많다. 현대문학의 거장 요제프 클라인의 미발표 원고를 두고 벌어진 이스라엘 국립도서관과 에바 호프의 법정 다툼을 다룬 창작뮤지컬 ‘호프’(Hope)는 호프 모녀가 평생을 움켜쥔 애증의 원고 뭉치를 떠올리게 하는 가죽 서류 파우치로, 연극 ‘비프’(Beep)는 공연장을 가득 채운 향기를 담은 디퓨저로 관객들이 작품의 여운을 오래도록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현장] “우리가 정인이 엄마아빠다” 한파 녹인 오열

    [현장] “우리가 정인이 엄마아빠다” 한파 녹인 오열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 사건’의 증인신문이 시작된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신혁재)는 17일 오전 10시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양모 장모씨와 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양부 안모씨의 2회 공판기일을 연다. 영하 10도 가까운 한파에도 남부지법 앞에 모인 수십명은 ‘살인자 양모 무조건 사형’ ‘양부를 즉시 구속하라’ ‘정인이가 죽기까지 경찰들은 무엇을 했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정인아 미안해” “안씨 구속” 구호를 외치고, 정인양을 추모하는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양모 장씨는 현재 구속상태고,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양부 안씨는 이날 재판 시작 약 한 시간 전 법원에 미리 도착했다. 안씨와 변호인은 지난 9일과 15일 재판부에 신변보호조치를 요청했고, 법원은 이날 안씨에 대한 신변보호를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정인양이 다녔던 어린이집의 원장과 교사, 홀트아동복지회 소속 복지사가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고의성 입증이 재판의 관건 정인양은 지난해 1월 장씨 부부에게 입양돼 같은해 10월 서울 양천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정인양은 사망 당시 췌장이 절단되는 심각한 복부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1회 공판에서 장씨에 대해 살인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아동학대치사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하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먼저 살인에 관한 판단을 구하고, 입증이 되지 않으면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달라는 의미다. 살인 혐의 성립의 관건은 고의성 입증이다. 검찰은 정인양을 사망에 이르게 한 외력의 형태와 정도, 장씨의 통합심리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인식과 이를 용인하는 의사가 장씨에게 있었다고 판단했다. 미필적 고의에 따른 살인 혐의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반면 장씨 측은 정인양을 실수로 떨어뜨려 사망한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살해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검찰은 장씨의 살해 의도를 추론할 수 있는 진술을, 변호인은 고의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을 끌어내기 위한 신문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싱! 싱! 싱! 어게인, 내 이름으로

    싱! 싱! 싱! 어게인, 내 이름으로

    “무명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다 이름이 있는 가수들인데 빛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넌 이름이 없다’고 말하는 거니까요.” ●우승 이승윤 “대놓고 무명… 마음 편했다” JTBC 음악 오디션 ‘싱어게인’의 우승자 ‘30호 가수’ 이승윤은 16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프로그램의 부제인 ‘무명가수전’에 대한 첫 느낌를 이렇게 밝혔다. 그러나 3개월 동안 치열하게 달리면서 이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오히려 무명 가수들을 자유롭게 모이라고 하니 오디션에 임하는 마음이 편해졌다”는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정의도 “배 아픈 가수”에서 “사람들을 춤추게 할 수 있는 정통 댄스가수”로 자신감 있게 변화했다. ●이무진 “가수로서의 나, 의문 사라져” 각각 2, 3위에 오른 정홍일과 이무진도 음악 활동에 힘이 붙었다고 했다. 단기간에 많은 사랑을 받다 보니 적응이 필요하지만, 쏟아지는 응원은 뮤지션으로서 더 열심히 해야 할 이유다. 방송 초반 ‘정통 헤비메탈 가수’로 소개한 정홍일은 이젠 “대중적인 록 보컬리스트”라 하고, 이무진은 “전엔 내가 가수인가 하는 것 자체에 의문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냥 이무진”이라며 당당히 자기 이름을 외쳤다. 재야의 실력자, 비운의 가수에게 무대를 열어 준 ‘싱어게인’은 지난 8일 1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매회 출연자들의 무대도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무진이 부른 ‘여보세요’ 무대 영상은 1600만뷰를 넘었다. 오는 3월 열리는 ‘톱10’ 서울 콘서트는 일찌감치 매진됐다. 71명에 달하는 출연자들의 강한 개성과 스토리, 음악적 실험이 결합된 덕분이었다. 특히 서바이벌 방식임에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잃지 않는 모습과 1980~1990년대 옛 명곡을 재해석한 무대는 또 다른 재미였다. “매번 ‘0’에서 다시 무대를 만들며 어떤 메시지를 담을까 고민하다가 얼떨떨하게 톱3가 됐다”는 이승윤은 “기성 가수들과 명곡의 주인인 분들에게 노래를 빌려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홍일 “70~80대 팬 격려에 감동” 화제성만큼 세 사람도 달라진 인지도를 매일 체감한다. 이무진은 “어머니의 높아진 집밥 메뉴 퀄리티와 적어진 잔소리에서 인기를 실감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정홍일은 “70~80대 팬들이 삼행시를 지어 팬카페에 올려 주시는 것을 보면 놀랍고 감동”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승윤은 수많은 댓글 중 악플을 일부러 찾아 읽는다. “내가 더 좋은 방향으로 가는 데 도움 되는 말을 분석하는 차원”에서다. 자기 이름을 재발견한 이들의 다음 행보는 아껴둔 곡들을 세상에 꺼내는 것이다. 정홍일은 “조금 더 진한, 대한민국에서 언제 이런 정통 록을 들어 봤나 싶은 곡들을 모아 뒀다”고 예고했다. “제 이야기가 담긴 노래를 발표한 적이 없다”는 이무진은 “쟁여 둔 ‘내 새끼’들 중 몇몇 친구들을 세상 밖으로 최대한 빨리 내보내려 한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경계 허물고 날아오른 ‘범’… 조선 힙합이 내려온다 ♬

    경계 허물고 날아오른 ‘범’… 조선 힙합이 내려온다 ♬

    2020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 3개 부문, 제18회 한국대중음악상 5개 부문 노미네이트. 2021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 방탄소년단을 떠오르게 하는 이 이력에는 밴드 이날치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올라 있다. 여기에 국악 발전에 기여한 예술가를 꼽는 KBS국악대상 단체상(2020)까지 더하면 장르, 경계 같은 말은 무색해진다. 짧게는 17년에서 길게는 30년, 자기 분야에서 묵묵히 한 우물을 파던 일곱 뮤지션은 이날치라는 이름으로 뭉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밴드가 됐다. 최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에서 만난 그들은 “선을 넘어 자유롭고, 그 자유를 어떻게 잘 누릴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가끔 저희끼리 이런 농담도 해요. 이거 장난 아니지? 허언증 아니지?” 지난해 ‘1일 1범’(하루 한 번 ‘범 내려온다’ 영상을 보는 현상) 열풍을 일으키며 대중음악계를 휩쓴 이날치 멤버들끼리 건네는 우스갯소리다. 가장 ‘핫한’ 인물만 한다는 최신 스마트폰과 카드사 광고 모델에, 지상파 예능과 음악 방송까지 빽빽한 일정에 실감이 안 날 때도 많다. 밴드 결성 1년 남짓, 그간의 경험은 예상도 못한 것이다. “어릴 때 TV를 보면서 난 판소리를 하니까 아무리 잘해도 ‘유희열의 스케치북’ 같은 덴 못 나가겠지, 레드카펫은 못 밟아 보겠지 했는데 다 이뤄지고 있어요.” 소리꾼 신유진이 한껏 들떠 얘기했다. 에스토니아 같은 낯선 나라에서 ‘꼬부랑 글씨’로 달아 주는 댓글과, 판소리 ‘수궁가’를 노래방에서 불렀다는 청년들의 반응은 뿌듯함을 넘어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주변 반응은 말할 것도 없다. 밴드 어어부프로젝트와 퓨전 그룹 씽씽을 이끌었던 장영규와 드러머 이철희, 베이시스트 정중엽도 관심과 응원이 새롭다. 유명 음악인들의 세션도 해 온 이철희는 “난 항상 뒤에 있는 병풍 같은 사람이었는데 주인공이 된 기분”이라며 “저를 고양이 밥 주는 사람으로 알던 동네 주민들도 제 직업을 알게 됐고 아이들은 사인 요청도 한다”고 했다. 소리꾼 신유진, 이나래, 권송희, 안이호도 반가운 연락을 많이 받는다. 20대인 신유진은 또래들이 플레이리스트에 ‘수궁가’를 추가해 외울 만큼 반복 재생하는 모습에, 권송희는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한 우물 파더니 출세했다”는 친구의 문자에 보람을 느낀다. 딸 걱정에 “(고향인) 전주로 내려오라”시던 엄마는 이젠 이날치의 스케줄을 모두 꿰고 실시간 모니터를 하신다. 이나래는 “제가 좋고 행복해서 판소리를 했지만 경제적인 부분이 원활하진 않았다”며 “지금은 엄마가 장사가 안 돼도 살맛난다 하신다”며 활짝 웃었다. 이런 ‘격변’의 서막은 2018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올린 음악극 ‘드라곤킹’에서 열렸다. 판소리 ‘수궁가’를 재해석한 작품의 음악을 맡은 장영규를 중심으로 국악인과 대중음악인들이 모였고, 이듬해 홍대 클럽 공연과 지난해 5월 앨범 ‘수궁가’로 활동이 이어졌다. 베이스 둘, 보컬 넷에 드럼을 더한 구성은 고수와 소리꾼으로 이루어진 판소리 리듬을 살리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2020년판 이날치의 ‘별주부전’은 중독성을 더하며 강력해졌다. “범 내려온다” 같은 후크는 귀에서 계속 맴돌고, ‘좌우나졸’ 등에서는 속사포 랩이 뿜어져 나온다. “이것이 ‘국힙’(한국 힙합)이다”, “조선의 클럽에 온 걸 환영한다”는 댓글과 딱 맞아떨어진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권익도는 “자를 재듯 짜 맞추는 ‘아이돌 중심의 케이팝’과는 DNA부터 다르다. 진정한 음악과 문화란 이 노래처럼 자연스레 얽히고설키는 넝쿨 같은 것”이라며 “이 대안적 대중음악은 케이팝의 정형화된 틀을 다시금 찢어발긴 주머니 속 송곳”이라고 평했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안무가 더해진 ‘힙한’ 영상은 음악의 파급력을 증폭시켰다. 2019년 9월 함께 꾸민 ‘네이버 온스테이지’ 클립에 차츰 ‘좋아요’가 쌓이더니 이들이 출연한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은 단숨에 누적 조회수 5억뷰를 넘겼다. 패러디와 커버 콘텐츠도 넘친다. 안이호는 “중요한 시기마다 산신령 같은 분들이 나타난 덕”이라고 했지만, 멤버들이 쌓아 온 협업 경험은 이날치가 날개를 다는 가장 큰 동력이었다. 각 멤버가 음악을 해 온 시간만 더해도 175년. 엠비규어스댄스컴퍼니에게 협업을 제안한 장영규부터 국악뮤지컬집단과 정가악회 등 여러 그룹을 거쳐 온 소리꾼들까지 모두들 자신의 영역에 골몰하면서도 타 장르와 섞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결과, 음계 정의나 박자 개념이 달라서 생기는 국악과 양악의 이질감은 줄고 합을 맞추는 센스와 눈치는 늘었다. 음악만큼 2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멤버들도 잘 섞였다. 서로 배려하면서 ‘오픈 마인드’를 유지하는 덕분에 “매일이 명절 같다”는 자평이 가능하다. ‘막내 라인’인 신유진, 이나래, 권송희는 “선배님들은 우리가 훨씬 어린데도 항상 존댓말을 하시고 늘 의견을 수렴해 준다. 음악에 있어선 세대 차이도 나지 않는다”고 치켜세웠다. 메이저와 마이너, 나이 구분 없는 작업은 뮤지션으로서 새 길을 열어 주었다. 국악과 대중음악이라는 장벽도 깨져 나갔다. “한 시장에서 다른 시장으로 넘어가 봐야겠다거나, 내가 어디든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지만 이날치를 통해 가능함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11월 ‘적벽가’를 완창한 안이호 역시 “어디 있든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 게 좋다”고 덧댔다. “국악과 대중음악이 그렇게 특별히 다른가 싶다”는 그는 “완창을 하는 나와 클럽에서 노래하는 나, 모두 이날치의 보컬인데 이제 국악을 안 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이젠 그런 질문을 받지 않는 게 고무적”이라고 했다. 경계를 넘는 사람들 덕에 음악의 장벽도 무너지고 있다. KBS국악대상에 이어 오는 28일 열리는 한국대중음악상 종합분야와 최우수 모던록 노래와 크로스오버 음반 후보에 올랐다. 두 시상식에서 모두 트로피를 거머쥔 팀은 11년차 포스트록 밴드 잠비나이 정도다. 이날치가 지향하는 얼터너티브 팝은 “국악을 다시 부른다”는 접근이 아니라, 128bpm의 비트를 만든 뒤 베이스 루프를 짜고, 리듬을 탈 수 있는 곡을 만든 후 ‘수궁가’를 대입하는 방식이었다. 이 역발상은 춤추고 싶은 음악을 만들어 냈다. 국악 전공자들에게 더 넓은 활동 가능성을 보여 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거칠지만 다채로운 요소를 담고 있는 판소리는 문학으로서의 힘도 가져 무궁무진한 재료다. “백화점 같은 음악”, “그림을 그리는 붓이 많아 다른 장르와 만날 때 여러 색을 낼 수 있는 음악”이라는 게 이날치가 표현한 판소리의 매력이다. 지난 3일 낸 새 싱글 ‘여보나리’ 역시 ‘수궁가’의 한 대목이다. 원곡 분위기는 구슬픈데, 한 술자리에서 권송희가 밝게 부른 데서 아이디어를 얻어 댄스곡으로 탄생시켰다. 16일에는 이 곡과 ‘약일레라’를 합친 ‘완전체 수궁가’를 CD로 발매했다. 연결되는 하나의 이야기로서의 매력이 더 잘 살아 있다. 밴드 음악의 새 시장을 일구고 있는 이날치의 다음 발자국은 어디에 새겨질까. 올해 중반부터 작업할 계획이라는 2집 구상은 물론, 장기적인 고민까지 뻗은 답이 돌아왔다. 장영규는 “지금 우리가 유명인인가, 밴드인가 스스로 헷갈릴 정도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 화제성은 사라질 것”이라며 “결국 밴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오래 활동할 수 있는 준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국악이 어느 순간 인격을 가진 말이 되었지만, 결국 음악에 사람이 복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음악을 하는 것”이라는 안이호는 “지금 우리가 재밌게, 잘할 수 있는 음악을 한다고 생각하고 즐겨 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경계 허물고 날아오른 ‘범’, 조선 힙합이 내려온다 ♬

    경계 허물고 날아오른 ‘범’, 조선 힙합이 내려온다 ♬

    2020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 3개 부문, 제18회 한국대중음악상 5개 부문 노미네이트. 2021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 방탄소년단을 떠오르게 하는 이 이력에는 밴드 이날치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올라 있다. 여기에 국악 발전에 기여한 예술가를 꼽는 KBS국악대상 단체상(2020)까지 더하면 장르, 경계 같은 말은 무색해진다. 짧게는 17년에서 길게는 30년, 자기 분야에서 묵묵히 한 우물을 파던 일곱 뮤지션은 이날치라는 이름으로 뭉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밴드가 됐다. 최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에서 만난 그들은 “선을 넘어 자유롭고, 그 자유를 어떻게 잘 누릴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가끔 저희끼리 이런 농담도 해요. 이거 장난 아니지? 허언증 아니지?” 지난해 ‘1일 1범’(하루 한 번 ‘범 내려온다’ 영상을 보는 현상) 열풍을 일으키며 대중음악계를 휩쓴 이날치 멤버들끼리 건네는 우스갯소리다. 가장 ‘핫한’ 인물만 한다는 최신 스마트폰과 카드사 광고 모델에, 지상파 예능과 음악 방송까지 빽빽한 일정에 실감이 안 날 때도 많다. 밴드 결성 1년 남짓, 그간의 경험은 예상도 못한 것이다. “어릴 때 TV를 보면서 난 판소리를 하니까 아무리 잘해도 ‘유희열의 스케치북’ 같은 덴 못 나가겠지, 레드카펫은 못 밟아 보겠지 했는데 다 이뤄지고 있어요.” 소리꾼 신유진이 한껏 들떠 얘기했다. 에스토니아 같은 낯선 나라에서 ‘꼬부랑 글씨’로 달아 주는 댓글과, 판소리 ‘수궁가’를 노래방에서 불렀다는 청년들의 반응은 뿌듯함을 넘어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주변 반응은 말할 것도 없다. 밴드 어어부프로젝트와 퓨전 그룹 씽씽을 이끌었던 장영규와 드러머 이철희, 베이시스트 정중엽도 관심과 응원이 새롭다. 유명 음악인들의 세션도 해 온 이철희는 “난 항상 뒤에 있는 병풍 같은 사람이었는데 주인공이 된 기분”이라며 “저를 고양이 밥 주는 사람으로 알던 동네 주민들도 제 직업을 알게 됐고 아이들은 사인 요청도 한다”고 했다.소리꾼 신유진, 이나래, 권송희, 안이호도 반가운 연락을 많이 받는다. 20대인 신유진은 또래들이 플레이리스트에 ‘수궁가’를 추가해 외울 만큼 반복 재생하는 모습에, 권송희는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한 우물 파더니 출세했다”는 친구의 문자에 보람을 느낀다. 딸 걱정에 “(고향인) 전주로 내려오라”시던 엄마는 이젠 이날치의 스케줄을 모두 꿰고 실시간 모니터를 하신다. 이나래는 “제가 좋고 행복해서 판소리를 했지만 경제적인 부분이 원활하진 않았다”며 “지금은 엄마가 장사가 안 돼도 살맛난다 하신다”며 활짝 웃었다. 이런 ‘격변’의 서막은 2018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올린 음악극 ‘드라곤킹’에서 열렸다. 판소리 ‘수궁가’를 재해석한 작품의 음악을 맡은 장영규를 중심으로 국악인과 대중음악인들이 모였고, 이듬해 홍대 클럽 공연과 지난해 5월 앨범 ‘수궁가’로 활동이 이어졌다. 베이스 둘, 보컬 넷에 드럼을 더한 구성은 고수와 소리꾼으로 이루어진 판소리 리듬을 살리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2020년판 이날치의 ‘별주부전’은 중독성을 더하며 강력해졌다. “범 내려온다” 같은 후크는 귀에서 계속 맴돌고, ‘좌우나졸’ 등에서는 속사포 랩이 뿜어져 나온다. “이것이 ‘국힙’(한국 힙합)이다”, “조선의 클럽에 온 걸 환영한다”는 댓글과 딱 맞아떨어진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권익도는 “자를 재듯 짜 맞추는 ‘아이돌 중심의 케이팝’과는 DNA부터 다르다. 진정한 음악과 문화란 이 노래처럼 자연스레 얽히고설키는 넝쿨 같은 것”이라며 “이 대안적 대중음악은 케이팝의 정형화된 틀을 다시금 찢어발긴 주머니 속 송곳”이라고 평했다.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안무가 더해진 ‘힙한’ 영상은 음악의 파급력을 증폭시켰다. 2019년 9월 함께 꾸민 ‘네이버 온스테이지’ 클립에 차츰 ‘좋아요’가 쌓이더니 이들이 출연한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은 단숨에 누적 조회수 5억뷰를 넘겼다. 패러디와 커버 콘텐츠도 넘친다. 안이호는 “중요한 시기마다 산신령 같은 분들이 나타난 덕”이라고 했지만, 멤버들이 쌓아 온 협업 경험은 이날치가 날개를 다는 가장 큰 동력이었다. 각 멤버가 음악을 해 온 시간만 더해도 175년. 엠비규어스댄스컴퍼니에게 협업을 제안한 장영규부터 국악뮤지컬집단과 정가악회 등 여러 그룹을 거쳐 온 소리꾼들까지 모두들 자신의 영역에 골몰하면서도 타 장르와 섞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결과, 음계 정의나 박자 개념이 달라서 생기는 국악과 양악의 이질감은 줄고 합을 맞추는 센스와 눈치는 늘었다. 음악만큼 2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멤버들도 잘 섞였다. 서로 배려하면서 ‘오픈 마인드’를 유지하는 덕분에 “매일이 명절 같다”는 자평이 가능하다. ‘막내 라인’인 신유진, 이나래, 권송희는 “선배님들은 우리가 훨씬 어린데도 항상 존댓말을 하시고 늘 의견을 수렴해 준다. 음악에 있어선 세대 차이도 나지 않는다”고 치켜세웠다. 메이저와 마이너, 나이 구분 없는 작업은 뮤지션으로서 새 길을 열어 주었다. 국악과 대중음악이라는 장벽도 깨져 나갔다. “한 시장에서 다 른 시장으로 넘어가 봐야겠다거나, 내가 어디든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지만 이날치를 통해 가능함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11월 ‘적벽가’를 완창한 안이호 역시 “어디 있든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 게 좋다”고 덧댔다. “국악과 대중음악이 그렇게 특별히 다른가 싶다”는 그는 “완창을 하는 나와 클럽에서 노래하는 나, 모두 이날치의 보컬인데 이제 국악을 안 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이젠 그런 질문을 받지 않는 게 고무적”이라고 했다. 경계를 넘는 사람들 덕에 음악의 장벽도 무너지고 있다. KBS국악대상에 이어 오는 28일 열리는 한국대중음악상 종합분야와 최우수 모던록과 크로스오버 음반 후보에 올랐다. 두 시상식에서 모두 트로피를 거머쥔 팀은 11년차 포스트록 밴드 잠비나이 정도다. 이날치가 지향하는 얼터너티브 팝은 “국악을 다시 부른다”는 접근이 아니라, 128bpm의 비트를 만든 뒤 베이스 루프를 짜고, 리듬을 탈 수 있는 곡을 만든 후 ‘수궁가’를 대입하는 방식이었다. 이 역발상은 춤추고 싶은 음악을 만들어 냈다. 국악 전공자들에게 더 넓은 활동 가능성을 보여 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거칠지만 다채로운 요소를 담고 있는 판소리는 문학으로서의 힘도 가져 무궁무진한 재료다. “백화점 같은 음악”, “그림을 그리는 붓이 많아 다른 장르와 만날 때 여러 색을 낼 수 있는 음악”이라는 게 이날치가 표현한 판소리의 매력이다. 지난 3일 낸 새 싱글 ‘여보나리’ 역시 ‘수궁가’의 한 대목이다. 원곡 분위기는 구슬픈데, 한 술자리에서 권송희가 밝게 부른 데서 아이디어를 얻어 댄스곡으로 탄생시켰다. 16일에는 이 곡과 ‘약일레라’를 합친 ‘완전체 수궁가’를 CD로 발매했다. 연결되는 하나의 이야기로서의 매력이 더 잘 살아 있다. 밴드 음악의 새 시장을 일구고 있는 이날치의 다음 발자국은 어디에 새겨질까. 올해 중반부터 작업할 계획이라는 2집 구상은 물론, 장기적인 고민까지 뻗은 답이 돌아왔다. 장영규는 “지금 우리가 유명인인가, 밴드인가 스스로 헷갈릴 정도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 화제성은 사라질 것”이라며 “결국 밴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오래 활동할 수 있는 준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국악이 어느 순간 인격을 가진 말이 되었지만, 결국 음악에 사람이 복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음악을 하는 것”이라는 안이호는 “지금 우리가 재밌게, 잘할 수 있는 음악을 한다고 생각하고 즐겨 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40분 기다려 술집 입장했지만 턱스크 취객들 탓 ‘불안한 자유’

    40분 기다려 술집 입장했지만 턱스크 취객들 탓 ‘불안한 자유’

    고깃집·감성포차 등 평일에도 ‘북적’‘밤 10시 제한’ 노래주점 등은 한산“여기 소주 한 병 더 주세요.” “손님, 잠시만 줄 서서 기다려 주세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비수도권의 음식점과 호프집 등의 영업제한이 풀리면서 부산 서면·대학로와 울산 삼산동 일원은 자유를 만끽하려는 젊은이들로 붐볐다. 저녁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는 젊은이들 중 일부는 턱스크 등 개인 방역 수칙을 무시하는 모습까지 확인되면서 방역 당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어둠이 짙어지면서 부산 서면과 대학로 일원의 술집 골목에는 몰려든 손님들로 북적였다. 젊은 직장인과 대학생 등 시민들이 음식점 영업제한 해제로 들뜬 모습을 보였다. 김모(26)씨는 “밤 10시까지 영업하는 감성포차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삼겹살집에서 소주를 마시고 있다”면서 “일부 감성포차는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이 제대로 안 돼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부산 전포동의 한 유명 포차는 손님들의 긴 줄 서기로 초저녁부터 붐볐다. 일부 취객은 입장을 위해 줄을 서면서 담배를 피우고 침까지 뱉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아예 마스크를 벗고 활보하는 이들도 보였다. 울산 최대 번화가인 삼산동 일원 유흥가 골목도 마찬가지다. 일부 고깃집에는 초저녁부터 손님들이 몰려들면서 북적였다. 반면 노래주점, 룸카페 등은 대체로 한산했다. 노래방 업주 이모(58)씨는 “영업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지만, 2차를 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한숨지었다. 전남 순천의 번화가인 조례동 수산시장 인근 술집과 식당도 이날 밤늦은 시간까지 손님들로 북적였다. 서모(30)씨는 “술집 입장을 40분 정도 기다리고 있다”며 “손님들이 많아 혹시나 하는 불안감도 크다”고 말했다. 영업규제 완화 조치로 손님들이 몰리면서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울산의 주부 박모(55)씨는 “자영업자들의 생존을 위해 영업규제 완화는 필요하지만, 자칫 코로나 재확산으로 이어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한편 일반 음식점과 달리 유흥주점 등 6종의 유흥시설은 여전히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제한하면서 한산했고, 일부는 아예 문을 열지 않았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경계 지우고 자유롭게 날다…‘조선의 아이돌’ 이날치의 1년

    경계 지우고 자유롭게 날다…‘조선의 아이돌’ 이날치의 1년

    2020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 3개 부문, 제18회 한국대중음악상 5개 부문 노미네이트. 2021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 방탄소년단을 떠오르게 하는 이 이력에는 밴드 이날치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올라 있다. 여기에 국악 발전에 기여한 예술가를 꼽는 KBS국악대상 단체상(2020)까지 더하면 장르, 경계 같은 말은 무색해진다. 짧게는 17년에서 길게는 30년, 자기 분야에서 묵묵히 한 우물을 파던 일곱 뮤지션은 이날치라는 이름으로 뭉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밴드가 됐다. 최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에서 만난 그들은 “선을 넘어 자유롭고, 그 자유를 어떻게 잘 누릴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이거 장난 아니지?” 뜨거운 반응, 실감 안날때 많아 “가끔 저희끼리 이런 농담도 해요. 이거 장난 아니지? 허언증 아니지?” 지난해 ‘1일 1범’(하루 한 번 ‘범 내려온다’ 영상을 보는 현상) 열풍을 일으키며 대중음악계를 휩쓴 이날치 멤버들끼리 건네는 우스갯소리다. 가장 ‘핫한’ 인물만 한다는 최신 스마트폰과 카드사 광고 모델에, 지상파 예능과 음악 방송까지 빽빽한 일정에 실감이 안 날 때도 많다. 밴드 결성 1년 남짓, 그간의 경험은 예상도 못한 것이다. “어릴 때 TV를 보면서 난 판소리를 하니까 아무리 잘해도 ‘유희열의 스케치북’ 같은 덴 못 나가겠지, 레드카펫은 못 밟아 보겠지 했는데 다 이뤄지고 있어요.” 소리꾼 신유진이 들뜬 목소리로 얘기했다. 에스토니아 같은 낯선 나라에서 ‘꼬부랑 글씨’로 달아 주는 댓글과, 판소리 ‘수궁가’를 노래방에서 불렀다는 청년들의 반응은 뿌듯함을 넘어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주변 반응은 말할 것도 없다. 실험적인 사운드로 주목받았던 밴드 어어부프로젝트에 이어 퓨전 국악 그룹 씽씽을 이끌었던 장영규와 드러머 이철희, ‘장기하와 얼굴들’ 출신의 베이시스트 정중엽도 관심과 응원이 새롭다. 유명 음악인들의 세션도 해 온 이철희는 “난 항상 뒤에 있는 병풍 같은 사람이었는데 주인공이 된 기분”이라며 “저를 고양이 밥 주는 사람으로 알던 동네 주민들도 제 직업을 알게 됐고 아이들은 사인 요청도 한다”고 했다. 소리꾼 신유진, 이나래, 권송희, 안이호도 반가운 연락을 많이 받는다. 20대인 신유진은 또래들이 플레이리스트에 ‘수궁가’를 추가해 외울 만큼 반복 재생하는 모습에, 권송희는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한 우물 파더니 출세했다”는 친구의 문자에 보람을 느낀다. 딸 걱정에 “(고향인) 전주로 내려오라”시던 엄마는 이젠 이날치의 스케줄을 모두 꿰고 실시간 모니터를 하신다. 이나래는 “제가 좋고 행복해서 판소리를 했지만 경제적인 부분이 원활하진 않았다”며 “지금은 엄마가 장사가 안 돼도 살맛난다 하신다”며 활짝 웃었다. 날개가 된 협업…수궁가, 춤 추고픈 대중음악으로이런 ‘격변’의 서막은 2018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올린 음악극 ‘드라곤킹’에서 열렸다. 판소리 ‘수궁가’를 재해석한 작품의 음악을 맡은 장영규를 중심으로 국악인과 대중음악인들이 모였고, 이듬해 홍대 클럽 공연과 지난해 5월 정규앨범 ‘수궁가’ 활동이 이어졌다. 베이스 둘, 보컬 넷에 드럼을 더한 구성은 고수와 소리꾼으로 이루어진 판소리 리듬을 살리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조선 후기 명창인 이날치는 국악과 관련된 이름을 찾던 중 느낌이 가장 좋아 팀명으로 낙점했다. 2020년판 이날치의 ‘별주부전’은 중독성을 더하며 강력해졌다. “범 내려온다” 같은 후크는 귀에서 계속 맴돌고, ‘좌우나졸’ 등에서는 속사포 랩이 뿜어져 나온다. 사설, 아니리, 소리 등 판소리 요소들은 댄스, 힙합, 록이 섞인 음악에 속속들이 녹아있다. “이것이 ‘국힙’(한국 힙합)이다”, “조선의 클럽에 온 걸 환영한다”는 댓글과 딱 맞아 떨어진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권익도는 “자를 재듯 짜 맞추는 ‘아이돌 중심의 케이팝’과는 DNA부터 다르다. 진정한 음악과 문화란 이 노래처럼 자연스레 얽히고설키는 넝쿨 같은 것”이라며 “이 대안적 대중음악은 케이팝의 정형화된 틀을 다시금 찢어발긴 주머니 속 송곳”이라고 평했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안무가 더해진 ‘힙한’ 영상은 음악의 파급력을 증폭시켰다. 2019년 9월 함께 꾸민 ‘네이버 온스테이지’ 클립에 차츰 ‘좋아요’가 쌓이더니 이들이 출연한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은 단숨에 누적 조회수 5억뷰를 넘겼다. 패러디와 커버 콘텐츠도 넘친다. 2018년부터 이들의 공연을 눈여겨 보고 함께 무대를 해보자고 제안한 게 제대로 통한 것이다. 안이호는 “중요한 시기마다 산신령 같은 분들이 나타난 덕”이라고 했지만, 멤버들이 쌓아 온 협업 경험은 이날치가 날개를 다는 가장 큰 동력이었다. 각 멤버가 음악을 해 온 시간만 더해도 175년. 영화음악을 비롯해 수많은 협업을 해 온 장영규부터 국악뮤지컬집단과 정가악회 등 여러 그룹을 거쳐 온 소리꾼들까지 모두들 자신의 영역에 골몰하면서도 타 장르와 섞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결과, 음계 정의나 박자 개념이 달라서 생기는 국악과 양악의 이질감은 줄고 합을 맞추는 센스와 눈치는 늘었다. 치열하게 한 우물 판 멤버들…경력 합치니 175년음악만큼 2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멤버들도 잘 섞였다. 서로 배려하면서 ‘오픈 마인드’를 유지하는 덕분에 “매일이 명절 같다”는 자평이 가능하다. ‘막내 라인’인 신유진, 이나래, 권송희는 “선배님들은 우리가 훨씬 어린데도 항상 존댓말을 하시고 늘 의견을 수렴해 준다. 음악에 있어선 세대 차이도 나지 않는다”고 치켜세웠다. 메이저와 마이너, 나이 구분 없는 작업은 뮤지션으로서 새 길을 열어 주었다. 국악과 대중음악이라는 장벽도 깨져 나갔다. “한 시장에서 다른 시장으로 넘어가 봐야겠다거나, 내가 어디든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지만 이날치를 통해 가능함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11월 ‘적벽가’를 완창한 안이호 역시 “어디 있든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 게 좋다”고 소감을 붙였다. “국악과 대중음악이 그렇게 특별히 다른가 싶다”는 그는 “완창을 하는 나와 클럽에서 노래하는 나, 모두 이날치의 보컬이다. 예전에는 이제 국악을 안 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이젠 그런 질문을 받지 않는 게 고무적”이라고 했다. 경계를 넘는 사람들 덕에 음악의 장벽도 무너지고 있다. KBS국악대상에 이어 오는 28일 열리는 한국대중음악상 종합분야와 장르 분야 중 최우수 모던록 노래와 크로스오버 음반 후보에 올랐다. 두 시상식에서 모두 트로피를 거머쥔 팀은 11년차 포스트록 밴드 잠비나이 정도다. 이날치가 지향하는 얼터너티브 팝은 “국악을 다시 부른다”는 접근이 아니라, 128bpm(분당 박자 수)의 비트를 만든 뒤 베이스 루프를 짜고, 리듬을 탈 수 있는 곡을 만든 후 ‘수궁가’를 대입하는 방식이었다. 이 역발상은 춤추고 싶은 음악을 만들어 냈다. 국악 전공자들에게 더 넓은 활동 가능성을 보여 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거칠지만 다채로운 요소를 담고 있는 판소리는 문학으로서의 힘도 가져 무궁무진한 재료다. “백화점 같은 음악”, “그림을 그리는 붓이 많아 다른 장르와 만날 때 여러 색을 낼 수 있는 음악”이라는 게 이날치가 표현한 판소리의 매력이다.지난 3일 낸 새 싱글 ‘여보나리’ 역시 ‘수궁가’의 한 대목이다. 원곡 분위기는 구슬픈데, 한 술자리에서 권송희가 밝게 부른 데서 아이디어를 얻어 댄스곡으로 탄생시켰다. 16일에는 이 곡과 ‘약일레라’를 합친 ‘완전체’ CD를 발매했다. 하나의 연결된 이야기로서의 특징이 더 잘 살아 있다. 밴드 음악의 새 시장을 일구고 있는 이날치의 다음 발자국은 어디에 새겨질까. 올해 중반부터 작업할 계획이라는 2집 구상은 물론, 장기적인 고민까지 뻗은 답이 돌아왔다. 장영규는 “지금 우리가 유명인인가, 밴드인가 스스로 헷갈릴 정도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 화제성은 사라질 것”이라며 “결국 밴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오래 활동할 수 있는 준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악이 어느 순간 인격을 가진 말이 되었지만, 결국 음악에 사람이 복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음악을 하는 것”이라는 안이호는 “지금 우리가 재밌게, 잘할 수 있는 음악을 한다고 생각하고 즐겨 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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