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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불편한 만남/소설가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불편한 만남/소설가

    1984년 즈음이었다. 출근 시간에 사람으로 꽉 찬 버스를 타고 한강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나는 다리를 건너자마자 내려야 했기에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미리 출입문 앞까지 나갔다. 손잡이 기둥에 몸을 의지한 채 출입문 계단 중간에 서 있던 버스 안내원의 얼굴을 내려다보게 되었다.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 초로 진입하던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성이었다. 차들이 정체돼 버스는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고, 출입문 유리창 밖에는 강물이 파랗게 빛나고 있었다. 나는 무심코 안내원의 얼굴을 보다가 그녀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나지막하게 따라 부르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당시에 유행하던 조용필의 노래였다. 버스차장 혹은 안내양이라고 불리던 여성들이 아직 존재하던 시절이었다. 그들은 하나뿐인 버스 출입문으로 승객을 태우고 내려주면서 요금 받는 일을 했다. 승객이 모두 타면 버스 몸통을 손으로 쾅쾅 치는 동시에 “오라이!”를 외치거나, 발 디딜 틈 없이 꽉 찬 버스 안으로 승객을 밀어넣고 아슬아슬하게 손잡이에 매달려 문을 닫던 모습이 안내원에 대한 내 기억의 전부였다. 노량진으로 향하는 버스 속에서 혼자 유행가를 흥얼거리는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는. 창밖에 보이는 강물이나 그녀의 파리한 안색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서정적 노래 가사가 마음을 흔들었을 수도 있다. 그 순간 그녀는 나에게 그냥 버스 안내원으로 보이지 않았다. 기쁨과 슬픔과 외로움을 느낄 수 있으며, 잠깐 숨돌리는 시간에 창밖을 보며 노래하는 개성을 지닌 한 사람으로 보였다. 그동안 나는 수백 명의 버스 안내원들을 만났을 테지만, 조금 과장하자면 그 직업을 가진 진짜 사람을 처음으로 만난 것 같았다. 그때 내가 슬픔이나 연민을 느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 무렵 나는 오직 나와 소수의 주위 사람들만을 위해 울 수 있었다. 나는 잠시 그녀가 느끼는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었으나, 그로 인해 불편한 상황에 갇힌 당혹스러운 기분이 됐다. 무엇이 불편했을까. 나는 학생이고 그녀는 돈을 벌고 있는 노동자라서? 그건 사실이기도 했지만, 사실이 아니기도 했다. 학생은 공부하고 노동자는 일한다. 그뿐이다. 그가 누구든 무슨 일을 하든 세상을 향해 거리낄 것 없다. 그러나 그 시절 버스 안내원으로 일하는 사람이라면 경제적으로 어려워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했을 것이고, 강도 높은 노동의 대가로 형편없는 임금을 받으면서 온갖 수모에 시달려야 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같은 또래의 빈곤층 저학력 여성이 받는 차별과 사회적 편견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것이 내가 느낀 불편의 근원이었다. 나는 알고 있었고, 그녀가 노래하는 모습을 목격한 순간 그것을 모르는 척할 수 없게 돼 버린 것. 영국의 학자 시어도어 젤딘은 ‘새로운 만남은 잃어버렸던 희망을 소생시킨다’고 했다. 그날 버스 안에서 나도 그녀와 새롭게 만났다. 그리하여 나와 그녀를 불편함 속에 가둬 버린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희망을 보았다는 해피엔딩을 맞이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날 이전과 이후의 내가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된 것은 분명하다. 사람들은 추수가 끝난 논바닥에 세워져 있는 볏단들처럼 서로 기대어 존재한다. 나의 세상이 달라졌다면 그녀의 세상도 달라졌을 거라는 희망을 품어 볼 수는 있겠다. 국회의 차별금지법 심사 기간이 2024년 5월까지 연장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가 거리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 속에는 성별, 성적 지향, 종교, 사상, 학력, 장애 등의 이유로 부당한 대우와 차별을 받는 이들이 있다. 그건 나일 수도 있고 당신일 수도 있다. 차별금지법은 그런 우리가 새롭고 불편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것이 뒤로 미뤄지면서 불편함 속에서 천천히 싹틀 변화의 희망도 잠시 사라졌다.
  • “그곳이… 꿈엔들 잊힐 리야” 음유시인 이동원 별이 되다

    “그곳이… 꿈엔들 잊힐 리야” 음유시인 이동원 별이 되다

    ‘향수’와 ‘이별노래’, ‘가을편지’, ‘내 사람이여’ 등으로 널리 알려진 포크 가수 이동원이 14일 별세했다. 70세. 가요계 등에 따르면 이동원은 식도암 투병 끝에 이날 새벽 세상을 떴다. 고인은 한국 개그계 대부 전유성의 지리산 자락 자택(전북 남원)에서 마지막 나날을 보냈다. 고인과 전유성은 1970년대 서울 명동 라이브 카페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고 2000년대에는 경북 청도에서 이웃한 지기다. 전유성이 임종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특유의 헌팅캡에 감성적인 목소리가 트레이드마크인 고인은 음유시인, 낭만가객으로 이름 높다. 1975년 첫 독집 앨범을 냈으나 1970년대 후반을 강타한 대마초 파동 등에 휩쓸려 음악계를 떠났다가 1980년 해금돼 활동을 재개했다. 고은의 노랫말에 김민기가 곡을 붙여 최양숙이 1971년 불렀던 ‘가을편지’를 1982년 다시 불러 인기를 끌었고, 이후 정호승 시를 노래로 옮긴 ‘이별노래’를 비롯해 ‘내 사람이여’ 등이 연이어 히트하며 인기 가수 반열에 올랐다. 특히 고인은 1989년 정지용 시에 김희갑이 곡을 붙여 테너 박인수와 함께 부른 ‘향수’가 한국 대중가요의 지평을 넓힌 국민가요로 등극하며 국내 크로스오버의 효시가 됐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중략)/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라며 고향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담은 노래는 남녀노소, 시대를 뛰어넘어 큰 사랑을 받았다. 수많은 시를 노래한 고인은 ‘향수’, ‘이별노래’ 외에도 천상병의 ‘귀천’, 양영문의 ‘명태’, 김성우의 ‘물나라 수국’ 등 아름다운 시를 노래로 옮겼다. 시낭송 앨범을 내기도 했다. ‘맨발의 디바’ 이은미가 2000년 ‘이별노래’를, 고 김광석과 YB가 각각 1995년과 2011년 ‘내 사람이여’를 새로 불렀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는 “시가 노래가 돼 그의 목소리에 실리면 더욱 아름답게 들려왔다”며 “마치 노래 속에 크고 따듯한 손이 달려 있어 사람들의 지친 어깨를 두드려 주고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 최근 고인의 투병 사실을 알게 된 방송인 정덕희 교수 등 지인들은 오는 22일 서울에서 고인을 위한 사랑의 음악회를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음악회는 추모 음악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음악회에는 가수 조영남, 김도향, 임희숙, 윤형주 등이 함께할 예정이다. 빈소는 동국대일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6일 오전 11시 30분.
  • 빈필의 선율, 다시 채우다

    빈필의 선율, 다시 채우다

    14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로비가 한껏 붐볐다. 세계 최정상 교향악단인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2년 만에 갖는 내한 공연은 이전과 사뭇 다른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지난해 예정됐다가 코로나19로 미뤄졌던 공연은 팬데믹 이후 국내에서 열린 첫 해외 교향악단의 무대이기도 했다. 현관에서 체온을 재고 문진표를 작성하는 관객들 표정엔 설렘이 가득했다. 객석은 ‘위드 코로나’를 더욱 실감하게 했다. 이날 공연은 VVIP석 43만원, VIP석 38만원에 가장 저렴한 B석이 8만원일 만큼 고가였지만 백발 부부부터 엄마 손을 잡은 아이까지 약 2400명이 극장을 가득 메웠다. 무대로 나온 빈필 단원들도 한참이나 객석을 둘러보며 웃음을 건넸다. 객석은 최대 네 자리까지 붙어 앉은 뒤 한 칸 띄어 앉기가 적용됐다. 거장 리카르도 무티가 지휘봉을 잡고 모차르트 교향곡 35번 D장조 ‘하프너’를 연주했다. 모차르트가 어린 시절 친구인 지크문트 하프너의 작위 수여식을 축하하기 위해 쓴 곡이다. 그가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정말 열화와 같이 연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듯 힘차게 흐르는 1악장이 그 순간을 잠시나마 자축하는 느낌이 들도록 했다. 코로나 확진자 수는 크게 줄지 않고 마스크도 계속 쓰지만 그래도 어느덧 일상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데 위안을 주는 듯했다. 안단테(걷듯이 느리게)의 서정적인 2악장과 격조 높은 궁중무곡 같은 미뉴에트로 채워진 3악장, 매우 빠르고 다채로운 선율이 엮인 4악장까지 현실과 다소 거리감이 느껴진 시간을 아름답게 꾸몄다. 2부에서 위엄을 더욱 뽐낸 빈필은 슈베르트 교향곡 9번 C장조 ‘그레이트’로 오스트리아 정취를 물씬 느끼게 했다. 슈베르트가 곡을 쓸 무렵 여행한 곳을 따 ‘그문덴가슈타인 교향곡’이라고 불리기도 한 작품이다. 병마에 시달리던 슈베르트가 잠시 건강을 회복한 시기에 쓴 곡답게 피날레로 갈수록 활기가 넘쳤다. 1악장 주제 선율을 시작한 호른과 2악장을 경쾌하게 노래한 오보에 등 빈필이 19세기 후반부터 쓴 방식을 그대로 지켜온 관악기와 절제하면서도 깊고 풍부한 현악기의 조화는 ‘빈 사운드’의 정수를 들려줬다. 여든 거장의 절제된 움직임은 묵직한 힘과 카리스마를 전했다. 내내 집중하던 객석에선 마지막 음이 끝나자마자 “브라보”가 터져 나왔다. 뜨거운 박수에 무티와 빈필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황제 왈츠’를 앙코르로 화답했다. 하피스트와 타악기 주자 등 4명이 새로 무대에 올랐고 무티가 직접 곡을 소개했다. 이들이 선사한 화려하고 우아한 선율에 객석 곳곳에서 기립 박수가 나왔다.
  • [이정수의 원픽] 가장 예쁜 순간들만 이은 듯… 6년째 사랑을 부르는 트와이스

    [이정수의 원픽] 가장 예쁜 순간들만 이은 듯… 6년째 사랑을 부르는 트와이스

    해마다 수백 명의 아이돌이 데뷔하지만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라 대중의 주목을 받는 아이돌은 극히 소수에 그친다. 케이팝이 전 세계로 뻗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아이돌 음악을 평가절하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치는 아이돌 음악 중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숨은 보석’을 찾아 4주마다 소개한다.이별의 위기 한 번 겪지 않고, 잠깐의 권태기도 스친 적 없이, 가장 예쁘게 빛나는 순간들만 연결해 놓은 것 같은 6년간의 사랑 이야기. 현실 사연이라면 선뜻 믿기 어렵겠지만, 트와이스의 노래로 지어진 세계에선 그것이 세계 그 자체다. 언제나 사랑에 폭 빠져 있던 트와이스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달콤 가득한 사랑을 안고 돌아왔다. 지난 12일 발표한 정규 3집 타이틀곡 ‘사이언티스트’(SCIENTIST)에서 트와이스는 사랑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내놓는다. 사랑에 대한 정답을 찾으려는 듯 머리만 굴리는 상대를 향해 ‘사랑 앞에서 이론이 무슨 소용’이냐며 ‘거침없이 돌진해’라고 말한 것. ‘왓 이즈 러브?’(What Is Love?)에서 사랑이 뭔지 알고 싶다던 트와이스는 어느덧 사랑학 박사로 거듭났다. (타이틀곡 기준으로) 데뷔 후 6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사랑이란 주제에만 천착해 왔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런데 아무리 대중가요 대부분이 사랑 노래라지만 트와이스처럼 설레는 감정이 제일 뜨겁게 달아오르는 시기만 쏙쏙 골라서 들려주는 경우가 또 있나 싶다. ‘밀어내려고 하면 할수록 자꾸 끌려 왜’(TT)라며 어쩔 줄 몰라 하던 데뷔 초나 ‘너는 눈으로 마시는 내 샴페인 내 와인’(알콜프리·Alcohol-Free)이라며 사랑에 흠뻑 취했던 최근이나 이들의 사랑은 한시도 식을 날이 없었다. 이렇게 쓰고 나니 ‘왜 항상 비슷한 노래만 부르냐’고 비판해야 할 것만 같은데, 실제로 그런 지적은 초창기부터 늘 따라다녔다. 하지만 정말 역설적이게도 지금은 트와이스가 가장 전형적인 트와이스표 노래를 낼수록 독창적인 느낌을 주는 때가 됐다. 해외 케이팝 팬덤 규모가 국내 팬덤을 압도하기 시작한 몇 년 전부터 ‘청순함’과 ‘소녀스러움’으로 대표되던 전통적인 걸그룹 콘셉트는 점차 자취를 감췄고, 강렬함을 앞세운 걸그룹들이 우후죽순 등장했다. 남자에게 의존하는 사랑을 노래하지도 않는다. 트와이스 직속 후배 그룹인 있지(ITZY)는 ‘사랑 따위에 목매지 않아/세상엔 재밌는 게 더 많아’(달라달라)라고 외쳤고, ‘4세대 걸그룹’ 문을 열고 있는 에스파는 가상세계 속 ‘광야’에 대해 노래할 뿐 사랑엔 일말의 관심도 없다. 그런 흐름 속에서 트와이스의 사랑은 한층 더 또렷해진다. 먼저 고백하기보다 상대의 행동을 재촉하는 가사의 이번 ‘사이언티스트’ 역시 수동적인 여성상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겠지만, 이제는 외려 역비판의 설득력도 높아진다. 모두가 ‘왕자님’을 노래하던 시절엔 의존적인 콘셉트가 타파 대상이었겠지만, 반대로 ‘나’가 가장 중요시되는 분위기에서라면 ‘진정한 나’를 또 다른 ‘반쪽’에게서 찾는 유형의 사랑도 성별을 떠나 그 다양성을 존중받아야 마땅하겠다. 누구나 금세 따라 부르게 되는 쉬운 음악과 함께 트와이스의 한결같은 사랑 노래는 그렇게 ‘고전’이 되고 있다.
  • 일제 치하 압박받는 조선 민초들, 나그네 신세 시름·절망·설움 담아 탄식·은유로 자기 치유한 ‘浪漫譜’

    일제 치하 압박받는 조선 민초들, 나그네 신세 시름·절망·설움 담아 탄식·은유로 자기 치유한 ‘浪漫譜’

    절망의 나락에 서면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운명에 탄식하게 된다. 탄식은 한숨과 넋두리를 동반하는데, 속이 상할 때 한숨을 쉬거나 누구에겐가 하소연이라도 하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대중가요에도 극한적인 슬픔이나 아픔을 이기기 위해 탄식의 방법으로 ‘은유 치료’를 돕는 작품이 드물지 않다. 일제 치하인 1940년 2월 태평레코드사에서 발매한 ‘나그네 설움’(조경환 작사, 이재호 작곡, 백년설 노래)에는 당시 민초들의 시름과 절망의 신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1940년 2월 9일(동아일보)과 14일(조선일보) 신문에는 ‘고달픈 인생 여로를 하염없이 걸어가는 나그네의 피로 엮은 낭만보(浪漫譜)?’라는 광고 문구가 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나그네의 피로 엮은 낭만보?’라는 문구다. ‘피로 엮은’이 수탈당하는 조선의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면 ‘낭만보’라는 말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당시 레코드는 물론 모든 출판물에 단속령(취체령)이 적용되고 있었던 이유로 검열을 피하기 위해 ‘낭만’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뒤에 물음표를 덧붙여 반어법으로 썼음을 짐작할 수 있다. 즉 이 노래는 처음부터 핍박받는 조선 민초들의 아픔과 설움을 표현하고자 만든 작품인 것이다. 가수 백년설은 독립운동 단체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경기도 경찰부 외사과에 호출됐다. 혹독한 취조를 받은 그는 밤늦게 시말서를 쓰고 방면된 뒤 마중 나와 있던 작사가 조경환과 함께 광화문 뒷골목 선술집에 앉았다. 밤새 울분을 토한 두 사람은 창밖으로 보이는 광화문 거리가 그날따라 유난히 낯설게 보여 이 가요를 만들었다고 한다. 평소 익숙한 거리가 그날따라 생경해 자신이 영락없는 나그네로 느껴진 순간 종이에 다음과 같이 써 내려갔다. ‘낯익은 거리다마는 이국보다 차워라/가야 할 지평선엔 태양도 없어/새벽별 찬 서리가 뼛골에 스미는데/어데로 흘러가랴 흘러갈소냐.’ 맨 처음 쓴 노랫말은 이러했다. 일제의 사전 심의에 걸릴 것을 감안해 음반에는 3절로 배치했지만 ‘나그네 설움’의 원뜻은 바로 이 가사에 녹였다. 이 노랫말에는 희망을 잃고 떠도는 주인공의 심경이 묘사돼 있고, 다시 자기가 의사가 돼 은유적 개입으로 치료하는 ‘탄식에 의한 치료’가 이뤄진다.자기치료는 외부의 도움을 얻기 불가능한 상황일 때 쓰인다. 1907년 이준·이상설·이위종이 고종 황제의 특사로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된 세계평화회에서 조선을 강점한 일제의 만행을 규탄했지만 조선에는 아무런 희망도 나타나지 않았다. ‘가야 할 지평선엔 태양도 없어’는 처절한 조선의 절망감을 표현한 가사로 볼 수 있다. 세계 어디에나 떠오르는 태양이 조선에는 뜨지 않는 것이다. 창작 당시 주인공의 정서에 의한 일차적 이미지는 ‘낯익은 거리=서울의 광화문 거리’라는 원형이었지만, 취조를 받은 후엔 울분에 의한 정서 변형으로 이차적 이미지인 ‘차가운 거리=이국의 거리’로 바뀌었다. 이러한 이미지의 변형은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어데로 흘러가랴 흘러갈소냐’와 같은 지향 없는 삶도 다다를 목적지가 없는 나그네의 은유다.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나그네의 길을 걸어야 했던 일제강점기의 조선 민초들. 그러나 저항할 수 없는 거대한 집단적 폭압에 억눌려 있던 자신의 병든 몸과 마음을 달리 가눌 길이 없었다. 이럴 때 한숨이 나온다. 또 탄식이 나온다. 이때 내쉬는 탄식이야말로 본능적이고 반사적인 방어기제에 해당한다. 나라 잃은 슬픔에 갇혀 있던 사람들은 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는 ‘나그네 설움’에서 은유적 치료의 공감을 얻었을 것이다.탄식을 통한 은유 치료는 대개 독백적 구술 형태를 띤다. 억압된 제도 때문에 발생하는 여성들의 내적 상처를 치료하는 방식 또한 탄식의 형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과 ‘님이라 부르리까’, 김수희의 ‘애모’ 등 여성 일생사를 다룬 수많은 가요와 규방가사에 푸념과 넋두리가 많은 이유가 이에 해당한다. 이렇게 민족의 탄식을 은유 치료로 위안해 주었던 백년설은 본명이 이갑룡(훗날 이창민으로 개명)으로 1915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났다. 1938년 문학을 공부할 목적으로 일본에 유학했으나, 고베에서 당시 태평레코드사 문예부장 박영호를 만난 것을 계기로 가수의 길에 들어섰다. 1939년 전기현 작곡의 ‘유랑극단’으로 데뷔해 큰 인기를 얻었고 ‘번지 없는 주막’, ‘산팔자물팔자’, ‘고향설’, ‘두견화 사랑’, ‘대지의 항구’ 등 많은 명곡을 불렀다. 그러나 연이은 사업 실패 후 1978년 자녀들이 있는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1980년 12월 6일 ‘나그네 설움’ 가사처럼 타국에서 사연 많은 일생을 마쳤다. 사후인 2002년 보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나그네 설움’은 자기를 지킬 힘이 없으면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한 노래로, 힘과 전략을 항시적으로 충분히 비축해야만 비로소 평화가 보장된다는 교훈을 말해 주고 있다. 작곡가·문학박사
  • 동진씨가 부른 ‘낭만에 대하여’… 도봉 영웅들 향한 찐한 헌정곡

    동진씨가 부른 ‘낭만에 대하여’… 도봉 영웅들 향한 찐한 헌정곡

    “제가 나비넥타이를 매고 온 이유는 행사 마지막에 아실 겁니다.”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지난 10일 서울 도봉구 구민회관 하모니홀. 도봉구청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도봉봉TV’ 1주년을 기념하는 ‘도봉봉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코로나19로 휴관했던 도봉구민회관 대강당은 개선 공사를 통해 도봉하모니홀로 변신했다. 도봉구는 2014년 8월부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지만, 지난해 11월 도봉봉TV라는 정겨운 이름을 붙이면서 본격적으로 활성화됐다. 도봉봉TV는 구의 한 주간 소식을 전하는 ‘도봉주간뉴스’, 구 정책을 알기 쉽고 재밌게 풀어주는 ‘도봉구정책백서’, 도봉구 공식 유튜버인 도봉 영상크리에이터들이 만드는 콘텐츠 등이 있다. 이날 출연자들은 행사의 드레스코드 ‘보라’에 맞춰 옷차림을 뽐냈다. 이 구청장은 보라색 나비넥타이로 멋을 냈다. 멜랑쉬 오페라단, 앙상블 드라뮤지션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하모니홀을 찾은 주민 외에도 유튜브 실시간 중계로 많은 주민이 행사를 즐겼다. 한 주민은 채팅창에 “이름뿐만 아니라 내용도 재미난 도봉봉TV 덕에 도봉구 정책을 쉽고 재미있게 알게 됐다”는 글을 남겼다. 행사 주제는 ‘도봉봉TV 속 히어로’였다. 1년 동안 도봉봉TV 속 숨은 주인공을 찾아내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밤샘 히어로’, ‘강심장 히어로’, ‘홍보 히어로’, ‘클릭 히어로’, ‘발로 뛴 히어로’ 등을 소개했다. 밤샘 히어로는 도봉봉TV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밤새 작업하는 구 직원들이 뽑혔고 홍보 히어로는 도봉봉TV에서 정보를 얻고 공유하는 도깨비시장 상인들이 선정됐다. 이 구청장은 도봉봉TV의 최다 출연으로 ‘최다 히어로’로 선정됐다. 토크 콘서트 패널로 출연한 이 구청장은 그동안 도봉봉TV에서 소개됐던 기후환경 정책, 공동체 강화 정책, 창동신경제중심지 조성 사업 등을 설명했다. 행사의 마지막, 이 구청장은 성악가들과 함께 가요 ‘낭만에 대하여’를 불렀다. 이 구청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로하려고 노래를 준비했다”며 “도봉구는 신경제사업 조성이나 탄소중립에서 선도적 지방정부로서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도봉봉TV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PC방·노래방 등 이용 청소년도 ‘방역패스’ 확대 적용 검토

    PC방·노래방 등 이용 청소년도 ‘방역패스’ 확대 적용 검토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2주 만에 위중증 환자 수가 500명대에 육박하고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정부가 ‘방역패스’(접종완료·음성확인제) 적용 대상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방역 당국은 15일 PC방, 노래방 등을 이용하는 18세 이하 청소년에게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현재 방역패스는 유흥시설,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 목욕장, 경마·경륜·경정·카지노, 입원자와 시설 입소자 면회, 500명 이상 대규모 공연 등에 적용되고 있다. 이 중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 목욕장에 대해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18세 이하의 이용을 허용하지만 최근 방역 완화로 10대 감염자가 증가해 소아·청소년 방역패스 추가 적용 필요성이 제기된 상황이다. 지난 9월 개학 이후 학교·학원 관련 집단감염은 9월 72건에서 지난달 99건으로 급증했다. 1건당 평균 30.1명이 확진되는 셈이다. 1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2419명 중 446명(18.4%)이 19세 이하다. 반면 12~17세 예방접종 완료율은 7.3%에 불과하고 1차 접종률도 34.1%로 낮은 편이다. 위중증 환자가 이날 0시 기준 483명으로 전날(485명)에 이어 이틀 연속 480명대를 기록하면서 정부 기류도 ‘청소년 자율접종’에서 ‘적극 접종’을 권고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감염 시 격리치료와 학업 손실 영향을 고려하면 이익이 위험보다 크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도미노 감염’의 고리를 끊어 고위험군의 위중증·사망 위험을 줄이겠다는 복안도 깔렸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지난 12일 브리핑에서 “18세 이하 학생들은 접종률이 낮아 유행이 확산하기 쉽고, 가정 내 고령층 등 고위험군으로 전파가 연달아 발생할 수 있다”면서 “올해 초에는 어르신들이 아이와 학생을 위해서 접종했다면 이제는 우리 학생들이 사회 전체를 위해서 접종을 받을 때”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방역패스로 소아·청소년을 보호해야 연쇄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어린이집에 방역패스를 적용한 배경이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교실 교수는 “우리나라의 방역패스는 한정적인 대상에 한정적으로 적용되고 있는데, 소아·청소년의 감염이 계속 늘 수 있어 정책도 시간과 상황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소년이 자주 드나드는 이런 시설에 방역패스를 적용하면 사실상 접종을 강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이들 10만명 중 1명은 부작용으로 고생할 텐데, 백신 접종을 압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방학 때까지 학교를 보호하려면 어느 정도의 방역패스는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성인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방역패스 적용 시설이 더 확대될지는 미지수다.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서울의 중환자 병상 345개 중 263개(76.2%), 인천은 79개 중 60개(75.9%) 등 수도권 병상 가동률이 80%에 육박하는 점을 고려하면 방역을 더 조여야 하지만 생업과 맞닿아 있어 쉽지가 않다. 실내체육시설은 방역패스 적용 계도기간이 이날 종료돼 15일부터 위반 시 과태료가 부과되나 일부 사업주와 이용자들의 반발로 현장 수용성이 낮은 상황이라고 방역 당국은 밝혔다.
  • ‘노원구 어린이집 29명 확진’...당국 어린이집 ‘방역패스’ 도입

    ‘노원구 어린이집 29명 확진’...당국 어린이집 ‘방역패스’ 도입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어린이집 내 영유아와 종사자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빠르게 늘면서 외부인 출입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진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어린이집에 외부인이 출입할 경우 백신 접종완료 증명서 또는 48시간 이내의 PCR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12일 밝혔다. 현재 노래연습장이나 실내체육시설, 유흥시설 또는 요양시설·중증장애인·치매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에 적용 중인 방역패스가 적용되는 셈이다. 중수본은 방역수칙을 지키는 조건으로 어린이집 내 특별활동이나 집단행사가 허용되기는 하지만, 불특정 타인과 접촉할 가능성이 있는 외부 활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달 우선접종 직업군을 대상으로 한 추가접종(부스터샷)이 진행되는 가운데 기본 접종을 마친 후 6개월이 지난 보육 교직원은 사전예약을 통해 적극적으로 추가 접종을 받아달라고 당부했다.어린이집 관련 확진자는 지난 9월 한 달간 891명, 일평균 29.7명에서 10월 693명, 하루 22.4명꼴로 감소했지만, 일상회복 시행 직후인 이달 첫 주에만 359명, 일평균 51.3명으로 급증했다. 이날 서울시는 어린이집에서 원생 15명과 종사자 4명, 가족 10명 등 누적 2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달 8일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어린이집 종사자 가족 1명을 제외하고 28명이 서울시 확진자다. 시는 어린이집을 방역 소독하고 종사자와 원생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벌이고 있다. 아직 16명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 ‘2021년 생물다양성 축제’ 13일 열린다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알리고 생물자원보전 활동에 앞장선 청소년들을 격려하는 자리인 ‘2021년 생물다양성 축제’가 13일 열린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생물다양성 축제는 이날 오후 2~4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에 모범을 보인 제16기 생물다양성 청소년리더(37개교 38개팀 297명)와 2021년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32명) 등 총 329명이 생물자원보전 활동에 대한 수료증을 받는다. 아울러 청소년리더 활동 우수팀과 녹색기자단 최우수기자가 환경부 장관상 등을 수상한다. 제16기 생물다양성 청소년리더 최우수상에는 분당중앙고 ‘에스디지에스(SDGs)’와 대전도안중학교 ‘지음지기’가 선정됐다. 우수상은 글로벌리더지역 알씨와이(RCY) ‘희망을 노래하는 동고비’, 인천초은중 ‘초은가비’, 창원과고 ‘이스퀘어(E-SQUARE)’, 장안여중 ‘어서스-이(Adsus-e)’, 대전중앙중 ‘우리별’이 받는다. 이번 행사에서는 청소년리더 활동 영상,‘함께 찾는 우리나라 생물’ 영상이 상영되고,생물다양성 퀴즈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린다. 누리집(keystonellc.kr/eco/2021/eco_festival/ecomom_festival_eDM.html)에 접속해 ‘참가하기’를 누른 후 소속·이름을 입력하면 시청할 수 있다.
  • [금요칼럼] 늙은 래퍼/전민식 작가

    [금요칼럼] 늙은 래퍼/전민식 작가

    오디션 프로그램 중에 ‘쇼미더머니’라는 래퍼들의 경연 프로그램이 있는데 올해로 10년째라고 한다. 힙합 장르 중 세부 장르로 구분하는 랩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던 나도 요즘 어린 아들과 함께 텔레비전 앞에 앉아 랩을 들으며 신나게 고개를 끄덕인다. 아들이 이 프로그램을 5회차부터 보았고 나 역시 아들 덕에 매년 같이 보게 되었다. 마치 기성복 같은 노래들이나 음악만 들어 왔던 내게 랩은 굉장히 신선한 음악이었다. 어린 래퍼가 훈련을 통해 커 나가는 과정을 보는 것도 즐거웠고 이 장르의 음악에는 어떤 원초적인 리듬 같은 게 존재한다는 기분도 들었다. 아마 말을 하듯 노래를 하는 랩의 특성 때문인 듯했다. 그런데 나를 사로잡은 건, 다름 아니라 늙은 래퍼들이었다. 이미 음반도 내고 유명해져 광고에도 출연하는 등 자신만의 음악적 영역이 있을 법한 늙은 래퍼들이 출연한다는 사실이었다. 심지어 심사위원들로부터 선생님이라 불리는 래퍼도 오디션에 참가했다. 과거에 심사위원이었던 래퍼도 바닥에서부터 경쟁을 통해 올라오는 경우도 보았다. 이미 자신의 영역이 구축된 늙은 래퍼들이 왜? 각자 사정이 있겠지만 그들은 우선 자신만의 음악이 낡지 않았다는 걸 보여 주려 했던 건 아닐까. 그게 아니라면 자신의 음악은 낡았으니 새로운 도전을 통해 신선하고 낯선 음악을 찾고자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나를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나이 먹었다고 소설을 쓰고 보는 일에 대해 나만의 편협한 틀을 갖게 되었고 모든 걸 안다는 듯 굴지는 않았는지, 조언이랍시고 내가 배우고 익혀 온 얄팍한 지식들을 마치 진리처럼 늘어놓는 꼰대가 된 건 아닌지…. 이제 무엇을 쓰건 타성에 젖어, 문장에 대해, 시대에 대해 그리고 인간에 대해 더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건 아닌지. 늙은 래퍼들이 자신의 예술 세계로 신선해지거나 잃지 않은 초심을 보여 주기 위해선 지금까지 살아온 노력보다 더 큰 노력이 필요할 터였다. 이미 대중에 익숙한 래퍼들이 출연해 나름의 랩을 부르는데 예전의 모습에서 더이상의 변화를 느끼지 못할 때 그들은 외면당할 테니까. 낯설어지거나 신선해지지 않으면 결국 탈락하고 심할 땐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는 걸 각오하고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오는 걸 보면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다. 예술가라면 의당 그래야 하지 않을까. 이제 겨우 책 몇 권 내놓고 소설의 정수를 다 알게 된 것처럼 굴었다면 나는 이미 죽은 소설가이다. 이쯤의 서사와 이쯤의 문장이면 읽을 만하지 않으냐고 자찬했다면 그 역시 죽은 소설가이다. 끝없이 새로운 것들에 대해 고민하고 낯선 것들을 거부하지 않으며 완전하지 않지만 신선하고 패기 있는 이야기들을 써내는 게 진짜 소설가의 몫일 것이다. 사실 난 늙지도 않았고 중견작가라 말하기엔 작가로 등단한 후 지낸 세월이 그리 길지 않다. 그럼에도 날 중견작가 취급해 주는 건 고마운 일이나 그건 내가 낡았다는 말인지도 모른다. 난 습작생처럼 긴장된 마음가짐으로 희망보다는 재능 부족에 절망하는 그런 작가로 매일을 살려고 한다. 때론 생활에 지쳐 쉬운 길을 택할지도 모른다. 그럴 때마다 ‘쇼미더머니’에 출연한 늙은 래퍼들이 혼신을 다해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새롭게 각성할 일이다. 매년 11월에 이르면 신춘문예에 응모할 소설을 쓰느라 밤새 뜨거운 열병을 앓았다. 뜬눈으로 밤을 보내고 소설 쓰는 일에만 골몰했다. 그 시절의 열병이 앞으로도 영원하길. 남들이야 좀 우습게 바라볼지 모르지만 나 자신에게만이라도 새롭고 신선한 세상을 구축하기 위해 경계도 넘고 장르도 넘어 보려 한다. 어떤 소설을 쓰든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그런 심정으로 이야기를 해야겠다. 그렇게 산다면 늙은 래퍼가 아니고 늙은 소설가도 아니다. 그냥 래퍼가 있고 그냥 소설가가 있을 뿐이다.
  • 6년 만에 신곡으로 돌아온 전인권…‘물고기’ 발매

    6년 만에 신곡으로 돌아온 전인권…‘물고기’ 발매

    ‘록의 대부’ 전인권이 6년 만에 새 싱글로 돌아왔다. 11일 전인권 측은 “9일 오후 6시 신곡 ‘물고기’를 발매했다”고 밝혔다. 전인권의 신곡은 2015년 12월 ‘전인권 밴드’로 발매한 ‘겨울 이야기’ 이후 약 6년 만이다. 2017년 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OST ‘봄이 온다면’ 등에 참여한 적은 있다. 싱어송라이터 호연주가 작사·작곡한 ‘물고기’는 우리 삶을 외로운 우주를 유랑하는 물고기에 비유했다. 전인권 특유의 거친 느낌에 담담함이 더해졌다. 전인권 측은 “시간의 너울을 가로질러 오래도록 울려 퍼질 전인권의 새 노래에는 어지러운 세상에 건네는 담담한 위로와 연민 그리고 사람이 담겨 있다”고 소개했다. 전인권은 1979년 그룹사운드 따로 또 같이로 데뷔했다. 1985년 밴드 들국화의 메인 보컬로 ‘그것만이 내 세상’, ‘행진’, ‘매일 그대와’ 등 히트곡을 내며 인기를 누렸다.
  • 코로나19 방역 이행업소에 민생회복자금 70만원 지원

    전북도가 코로나19 방역 행정명령을 이행한 업소에 민생회복자금 70만원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집합금지 명령에 따른 유흥주점 993개소와 단란주점 464개소, 콜라텍 16개소, 감성주점 3개소, 헌팅포차 1개소 등이다. 영업시간 제한을 준수한 노래연습장 986개소, 체육시설 2388개소, 음식점 3만 2795개소, 종교시설 5327개소 등도 지원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큰 타격을 본 문화예술인 4004명, 전세버스 종사자 1900명, 택시 종사자 8500명 등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반면 방역수칙을 위반해 과태료 처분 등을 받은 업소는 제외된다. 이들 업소와 종사자 등 7만 3402명에게는 각각 70만원을 지원한다. 전체 지원 규모는 525억원으로 추산된다. 도는 각 시군 재정 형편을 고려해 내년 2월 안에 전액 도비로 자금을 집행할 계획이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경제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을수록 행정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지난 7월 모든 도민에게 지급한 재난지원금에 이어, 이번 선별지원이 일상회복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사랑과 정치적 음모 얽힌 베르디 역작…오페라 콘서트로 만나는 ‘가면무도회’

    사랑과 정치적 음모 얽힌 베르디 역작…오페라 콘서트로 만나는 ‘가면무도회’

    예술의전당은 25일 콘서트 오페라의 일곱 번째 시리즈로 베르디의 오페라 ‘가면무도회’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선보인다. ‘가면무도회’는 1792년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 3세 암살 사건을 배경으로 3막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세 남녀의 사랑과 우정, 그를 둘렀나 정치적 음모까지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화려하고 거대한 스케일로 베르디의 역작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콘서트 오페라 무대는 테너 김재형과 소프라노 서선영, 바리톤 김기훈 등 우리나라 대표 성악가들이 꾸민다. 베르디 작품 가운데 드물게 ‘테너의 오페라’로 불릴 만큼 극의 중심을 잡는 총독 리카르도 역을 테너 김재형이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하게 노래한다. 총독을 사랑하는 여인 아멜리아는 깊고 섬세한 감정 표현이 돋보이는 소프라노 서선영이, 아멜리아의 남편이자 총독의 우직한 충신인 레나토 역은 올해 BBC 카디프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리톤 김기훈이 맡았다. 점성술사 울리카는 독보적인 음색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메조 소프라노 이아경이, 톡톡 튀는 매력으로 총독을 보필하는 시중 오스카 역은 소프라노 신은혜가 맡는다. 베이스 김철준과 이준석은 정치적 배신을 꾸미는 사무엘과 톰을 맡아 극중 긴장감을 더한다. 지휘자 김광현과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가 음악을 완성한다. 뉴욕 엘빈 에일리에 한국인 최초로 입단하고 현재 국립현대무용단과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에서 객원으로 활동 중인 무용수 성창용도 무대에 올라 아리아 선율과 현대무용을 아우르는 색다른 무대를 펼친다. 예술의전당 콘서트 오페라 시리즈는 클래식 전용홀인 콘서트홀에서 연주와 노래에 오롯이 집중하며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이다. 특히 이번 ‘가면무도회’는 보다 화려한 세트와 현대적 해석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끌 예정이다. 유인택 사장은 “어려운 시기에 2년 만에 재개한 콘서트 오페라인 만큼 화려하고 독창적인 무대로 올 연말 최고의 공연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끝나지 않은 100만보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끝나지 않은 100만보

    차제연, 매일 6시간씩 한 달간 걸어청년·노인 아우른 수백 명 모여 구호“논의 미루는 국회 가서 응답 듣겠다”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의 염원을 담아 매일 6시간씩 30일 동안 500㎞를 걸었다. 161개 단체로 구성된 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제연)의 두 활동가 이종걸(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미류(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국회가 차별금지법 논의를 차일피일 미루는 모습을 보고 “뭐라도 해야 한다”는 마음에 부산에서 서울까지 100만보를 행진했다. 서울신문은 도보행진 마지막 날인 10일, 이들과 함께 약 4시간을 동행했다. 마지막 행진은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지하철 금천구청역 앞에서 시작했다. 지난달 12일 활동가 단둘이 부산시청 앞에서 시작했던 도보행진이었지만, 마지막 날이 되자 앳된 청년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수백 명의 사람이 금천구청역 앞에 모였다. 사람이 많이 모인 탓에 방역수칙에 따라 행진은 ‘차별금지법’팀과 ‘제정하자’팀으로 나눠 진행됐다. 이종걸 활동가는 “너무 많은 사람이 나서 줘서 뜻깊다”면서 “용감하게, 씩씩하게 우리의 삶을 우리가 만들어 내는 마음으로 걷자”고 말하며 행진의 포문을 열었다. 행진단은 함께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고, 한 명씩 나와 연설을 하면서 마지막 4시간을 꿋꿋하게 걸었다. 곳곳에서 집회·농성을 벌이는 노동자들이 행진단이 지나갈 때 환호하며 반겨 주기도 했다. 거리의 시민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상점 밖으로 나와 구경하거나 차별금지법이 뭔지 묻는 시민도 있었다. 부산에서부터 행진을 이어 온 미류 활동가는 “30일을 걷는 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이유로 차별금지법을 바란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왔다”면서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하다는 말을 14년째 반복 중인데 ‘차별하면 안 된다’는 건 이 사회의 상식”이라고 마지막 행진의 소감을 밝혔다. 지난 6월 14일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국회 국민동의 청원이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서 소관 상임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됐다. 국회는 90일 이내에 심사 결과를 내놓아야 했지만 이를 다시 60일 연장해 이날 심사 결과를 내놓겠다고 했다. 약속한 날이 다가오자 전날 법사위는 차별금지법 국민동의청원의 심사 기한을 21대 국회 임기만료일인 2024년 5월까지 연장했다. 차제연은 지난 8일부터 시작한 국회 앞 농성 등 활동을 계속 해나갈 예정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송두환 위원장 명의로 성명을 내고 “평등법(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요청을 받아 국회가 법 제정을 위한 절차를 조속히 진행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 “로이더 많이 봤다. 김종국은 아냐”…비뇨기과 의사 한마디[이슈픽]

    “로이더 많이 봤다. 김종국은 아냐”…비뇨기과 의사 한마디[이슈픽]

    김종국 로이더 논란에…비뇨기과 의사“운동 열심히 하면 50대 이상 남성도호르몬 10~11 이상 수치 나온다” 해외 유명 헬스 유튜버가 가수 김종국이 로이더(불법 약물을 사용해 근육을 키운 사람)라는 의혹을 제기해 김종국이 도핑 검사를 진행한다고 밝힌 가운데, “약물로 만든 게 아닐 것”이란 현직 비뇨기과 의사의 소견이 나왔다. 대구의 한 비뇨기과 원장 이영진씨는 10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김종국 몸은 약물로 만든 게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약물로 근육을 키운 남자들 몸을 많이 봤다. 그런 경우 부피가 커진 근육, 소위 말해 벌크업된다”며 “김종국처럼 잔잔한 잔근육과 갈라진 근육은 약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정말 치열한 운동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46세 김종국의 남성 호르몬 수치가 9.24인 데 대해서도 설명했다.이씨는 “충분히 가능한 수치다. 운동을 열심히 하면 50대 이상 남성도 10~11 이상 수치가 나온다. 만약 김종국이 약물을 복용했다면 9.24보다 훨씬 더 높거나, 더 낮은 수치가 나왔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이씨는 “김종국은 노래도 잘하고 예능 출연도 열심히 한다. 그래서 몸이 더 좋아졌을 거다. 우리 몸은 운동만 한다고 단련되는 게 아니다. 심신의 이완을 유지해서 혈액 순환이 잘돼야 호르몬도 증가하고 몸도 좋아진다”고 부연했다. 그는 김종국에 대한 논란을 빨리 종결시키려고 긴급히 방송을 했다고 말했다.그렉 듀셋 “김종국 약물, 100만 달러 걸 것” 앞서 세계적인 보디빌더 겸 헬스 유튜버인 그렉 듀셋은 지난 10월 3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김종국, 약물을 사용했을까 그렇지 않을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김종국이 로이더일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듀셋은 “김종국처럼 멋진 몸을 가졌고, 2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헬스 유튜버라면 자연스럽게 트레이너를 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된다”면서도 “45세에는 25세, 35세에서 분비되는 남성호르몬의 양을 따라갈 수 없다”며 김종국이 약물을 사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00만 달러를 걸거나 누군가 내 머리에 총을 겨누고 그가 로이더인지 아닌지를 묻는다면, 나는 그가 로이더라고 답할 것”이라며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는 45세의 나이에 김종국과 같은 몸을 가지기 쉽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종국은 정면 반박하며 391가지의 도핑 검사를 받겠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도핑방지위원회는 “금지약물 검사는 선수 등록이 돼 있어야 검토라도 할 명분이 있다”며 김종국의 도핑 검사를 거절했다.김종국, 스포츠의학연구검사실험실서 ‘도핑 검사’ 김종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종국 GYM JONG KOOK’ 커뮤니티에 사진과 함께 “시간, 돈 여러 가지 소모가 많을 작업이겠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며 “2022년 기준 가장 최근까지 업데이트된 불법 약물 단 한 가지도 빼지 않은 WADA(세계도핑방지기구) 기준 391가지 도핑 검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도움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의혹을 제기한 호르몬 부분을 넘어 이번 기회에 모든 약물을 검증하겠다.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할 줄 아는 성숙함을 배울 수 있길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종국이 공개한 사진에는 스포츠의학연구검사실험실(SMRTL) 검사지와 검사 도구들이 담겼다. 네티즌은 “김종국은 돈아까워서 약물 안할 듯”, “김종국을 안다면 돈 아까워서 약물 못살거란 걸 알텐데...”, “종국씨의 약물여부는 우리의 삶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그래그래, 검사해서 증명을 해보이면 된다”등 대체로 김종국을 믿는다는 반응을 보였다.고환 작아지고 탈모 온다…‘스테로이드’의 부작용 손쉽게 근육을 키우려다 약물의 유혹에 빠지게 되면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단백동화 스테로이드’ 등 스테로이드 제제를 근육 강화나 운동 효과를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는 단백질 흡수를 촉진하는 합성 스테로이드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Anabolic Steroid)로 불린다. 세포 내 단백 합성을 촉진해 세포 조직 특히 근육의 성장과 발달을 가져오지만 갑상선 기능 저하, 간수치 상승, 불임, 성기능 장애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 송해 “남산 낭떠러지서 투신했다가 나뭇가지 걸려 살았다”

    송해 “남산 낭떠러지서 투신했다가 나뭇가지 걸려 살았다”

    ‘전국노래자랑’을 33년간 진행해온 최고령 현역 연예인 송해씨가 다큐멘터리 영화 ‘송해 1927’ 개봉을 앞두고 열린 기자시사회에서 지난 세월을 살아온 기억들을 꺼냈다. 송해씨는 지난 9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송해 1927’ 언론시사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아들은 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내가 반대했다. 자식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가슴 아파했다. 그의 아들은 1986년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2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송해씨는 아들을 떠올리며 “내가 아버지 노릇을 잘했는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때리더라. 자격을 잃은 아버지로서 후회가 크다”라면서 “사고 이후엔 한남대교를 건너가지도 못했다. 나는 죄인이었고 몹시 마음이 아팠다.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면서 자식을 밀어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의 행복이란 게 무엇이겠나. 부모와 자식 간의 소통이 잘 됐으면 그런 화는 면하지 않았을까”라며 “오늘 솔직하게 아버지로서는 못했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가족끼리 많이 대화하시길 바란다”고 조언했다.송해씨는 인생에서 가장 힘겨웠던 때로 유랑극단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유랑극단 시절 예인으로 살기 위해 발버둥쳤다며 “건강을 해치게 돼 병원에 6개월 입원했다가 다시 한번 마음을 추스르려고 했지만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산 팔각정에 올라가서 마음으로 빌고 빌면서, 가족들에게도 미안해하면서 눈 꼭 감고 뛰어내렸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 순간 소나무 가지에 걸려 목숨을 건졌고, 다시 가족에게 돌아갔다고 전했다. 송해씨는 “영화를 보면서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한없이 눈물이 났다”면서 “젊은 사람들이 내 영화 한 편에 관심을 갖고 고생하는 걸 보면서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서 개봉하는구나’ 싶더라. 그저 감사하다”고 영화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송해씨의 인생 이야기가 담긴 ‘송해 1927’은 오는 18일 개봉해 일반 관객들을 만난다.
  • 피살 고교생 부모 호소 “멈춰버린 시간...최대 형량 내려달라”

    피살 고교생 부모 호소 “멈춰버린 시간...최대 형량 내려달라”

    “피고인은 아들 찌르고 조롱…최대 형량 선고해 달라”“사랑하는 아들이 죽어갈 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자괴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10일 오전 전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 강동원) 301호 법정. 전북 완주군 한 노래방에서 살해당한 고교생의 아버지는 법정 방청석에서 일어나 애써 울음을 참고 어렵게 입을 뗐다. 강 부장판사는 이날 재판에서 이 사건 피해자 유족에게 진술 기회를 줬다. 아버지는 “나는 지난 9월 25일 완주군 이서면 소재 노래방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은 고교생의 부모”라고 소개하며 “그날 이후 나와 아이 엄마의 시간은 멈췄다”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이어 “병원 영안실에 누워있던 아들의 모습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며 “가슴이 미어지고 분통이 터지고 억장이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들을 살해한 피고인은 집에서 흉기를 소지하고 노래방 문을 부수고 들어가 범행했다”며 “아들을 죽일 의도로 몸 여러 곳을 흉기로 잔인하게 찔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버지는 또 “피고인은 항거불능 상태인 아들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면서 ‘지혈하면 살 수 있다’고 조롱했다고 한다”며 “사건이 불거진 이후 피고인은 유족에게 용서도 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아버지는 “흉기에 찔려 죽어가던 아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엄마 아빠가 얼마나 보고 싶었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며 “피고인에게 법이 허용하는 최대 형량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법정에 함께 앉아 있던 어머니는 한동안 흐느끼며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유족의 말을 들은 재판부는 검찰 측이 신청한 증거를 조사하기 위해 재판을 속행했다. 다음 재판은 12월 15일 열린다.
  • ‘코로나 확진’ 임창정 백신 미접종… 연예계 비상(종합)

    ‘코로나 확진’ 임창정 백신 미접종… 연예계 비상(종합)

    가수 임창정이 9일 방송 출연을 위해 받은 PCR(유전자증폭)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날 이지훈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예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임창정이 백신 미접종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임창정 측은 제주도 집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느라 백신 접종을 미처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창정이 술집을 운영하며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연예인 특성상 마스크를 하지 않고 방송에 출연하는 만큼 부주의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한 웨딩홀에서 진행된 이지훈과 일본인 아내 아야네 결혼식은 가족과 지인들만 참석해 비공개로 치러졌지만, 해당 자리에 함께한 연예인들의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현장 영상과 사진이 일부 공개되기도 했다. 임창정 외에도 가수 아이유와 뮤지컬 배우 카이, 손준호 등도 축가를 불렀고, 배우 정태우, 방송인 홍석천 등은 결혼을 축하하며 인증샷을 남겼다. 다행히 임창정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노래했지만, 임창정과 함께 있었던 사람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이지훈의 결혼식에 참석한 다수 연예인들과 함께 출연한 방송 관계자들 모두 스케줄을 취소하고 선제 검사 일정을 알렸다. 대부분 백신 접종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훈 소속사는 10일 입장을 내고 “임창정은 식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했고 축가 이후 잠시 자리에 머무른 뒤 이동한 것으로 확인했다. 현재까지 추가 확진자는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임창정은 당분간 방송 활동을 중단한다. 임창정 측은 방역 당국의 지침을 지키며 가수와 스태프의 건강 및 안전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1일 정규 17집 ‘별거 없던 그 하루로’를 컴백한 뒤 후속곡 ‘나는 트로트가 싫어요’로 활동을 앞두고 있었지만 이번 확진으로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 이지훈 결혼식 축가 부른 임창정 ‘확진’…연예계 비상

    이지훈 결혼식 축가 부른 임창정 ‘확진’…연예계 비상

    가수 임창정이 9일 방송 출연을 위해 받은 PCR(유전자증폭)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날 이지훈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예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한 웨딩홀에서 진행된 이지훈과 일본인 아내 아야네 결혼식은 가족과 지인들만 참석해 비공개로 치러졌지만, 해당 자리에 함께한 연예인들의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현장 영상과 사진이 일부 공개되기도 했다.  임창정 외에도 가수 아이유와 뮤지컬 배우 카이, 손준호 등도 축가를 불렀고, 배우 정태우, 방송인 홍석천 등은 결혼을 축하하며 인증샷을 남겼다. 다행히 임창정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노래했지만, 임창정과 함께 있었던 사람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임창정은 당분간 방송 활동을 중단한다. 임창정 측은 방역 당국의 지침을 지키며 가수와 스태프의 건강 및 안전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1일 정규 17집 ‘별거 없던 그 하루로’를 컴백한 뒤 후속곡 ‘나는 트로트가 싫어요’로 활동을 앞두고 있었지만 이번 확진으로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 추운 날씨에 뭐 볼 거 없을까… 핫한 日영화 무료로 즐겨봐!

    추운 날씨에 뭐 볼 거 없을까… 핫한 日영화 무료로 즐겨봐!

    지난해 JFF 재팬 필름 페스티벌에서 상영했던 인기작 네 편을 무료 감상할 기회가 찾아왔다. 일본국제교류기금은 내년 2월 ‘JFF 재팬 필름 페스티벌 2022’ 개막을 앞두고 오는 15일부터 21일까지 지난해 페스티벌 상영작 중 인기 작품을 엄선해 온라인 앵콜 상영회를 연다. 이번 상영작은 ‘댄스 위드 미’(2019), ‘리틀 나이츠, 리틀 러브’(2019), ‘극장판 곤-작은 여우’(2019), ‘고토의 토라상’(2016)이다. 15일 오후 5시부터 재팬 필름 페스티벌 누리집에서 간단한 회원 가입을 통해 무료 관람할 수 있다.①코미디 거장의 뮤지컬 영화 ‘댄스 위드 미’ ‘댄스 위드 미’는 ‘워터 보이즈’(2001), ‘스윙걸즈’(2004), ‘해피 플라이트’(2008)로 유명한 일본 코미디 영화계의 거장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뮤지컬 코미디로 화제를 모았다. 최면에 걸려 노래만 들으면 걷잡을 수 없이 춤과 노래를 멈출 수 없게 된 직장 여성 시즈카(미요시 아야카)가 최면을 풀기 위해 겪는 에피소드를 그렸다.②청춘 배우 로맨스 ‘리틀 나이츠, 리틀 러브’ ‘리틀 나이츠, 리틀 러브’는 ‘좋아해, 너를’(2016), ‘사랑이 뭘까’(2018)로 이름을 알린 이마이즈미 리키야 감독의 작품으로 미우라 하루마, 다베 미카코 등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들을 만날 수 있는 로맨스물이다. 회사원 사토가 설문조사를 하는데 길을 지나던 사키가 설문에 응하면서 둘의 연애가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사귄 지 10년 되는 날 사토가 사키에게 프로포즈를 하지만 “10년 사귀었으면 결혼해야 하는 거냐”고 되묻는 사키를 통해 만남과 결혼의 의미를 짚어 본다.③나무 스톱모션 애니 ‘극장판 곤-작은 여우’ ‘극장판 곤-작은 여우’는 일본을 대표하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장인 야시로 다케시 감독의 극장용 단편이다. 장난기 많은 고아 여우 곤이 어미를 잃은 어린 인간 효주를 위로해 주려고 매일 몰래 작은 선물을 갖다주는 우정을 다뤘다. 나무를 이용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특유의 질감이 인상적이다.④대가족의 22년 다큐 기록 ‘고토의 토라상’ 이 밖에 오우라 마사루 감독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고토의 토라상’은 나가사키현 고토 열도에서 우동과 천일염 제조에 종사하는 대가족의 성장 과정을 1993년부터 22년에 걸쳐 기록한 작품이다. 주인공 이누즈카 토라의 자녀 다섯 명은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한 시간 동안 아버지의 일을 돕고 학교로 향한다. 엄하면서도 가족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인생은 울림을 주고, 아름다운 고토 열도의 자연은 눈부신 볼거리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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