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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생애의 바닷가에서’ 펴낸 사제시인 이정우

    경북 경산시 자인면은 신라의 고승 원효와 그 아들로 대(大)학자인 설총이태어난 곳이라고 한다.자인(慈仁)이란 고을 이름부터 원효의 자비(慈悲)와설총의 인(仁) 사상에서 한글자씩 따와 지었다는 얘기가 전한다. ‘삼국유사’를 쓴 일연이 불지촌(佛地村)이라고 부를 만큼 불교와 인연이깊은 자인.그 마을 끝자락 계정숲 언덕에는 결코 뽐내지 않는 표정으로 자그마한 천주교회가 하나 앉아 있다. 위대한 불교사상가를 낳은 땅에 대한 경의의 표시일까.사제관에 들어서면 중광스님이 그린 동자승(童子僧)이 먼저 환한 얼굴로 객(客)을 맞는다. 그러나 막상 사제관의 주인은 “이 먼 데까지 뭐하러 왔느냐”고 기자를 나무랐다.이정우 신부(53),그는 최근 ‘내 생애의 바닷가에서’(문학수첩)라는일곱번째 시집을 내놓은 시인이기도 하다. 그의 집무실에는 10대들처럼 요란스럽지는 않지만,외국연예인들의 사진을 담은 자그마한 액자가 여기저기 놓여 있다.소피 마르소와 제임스 딘,찰리 채플린….그러나 눈길을 붙잡는 것은 경주에 갔을 때 샀다는 달마그림이다. 달마는 또 어디로 갔을까./그는 이 세상 어느 마을에 살며/오늘은 누굴 만나러 나들이라도 갔을까./초여름 저녁바람을 쐬러,나는/아픈 다리로 동구 밖을 나서면서/“달마,달마”라고 불러본다.…(달마 1)그는 지난 6월 ‘현대문학’의 청탁으로 달마연작을 썼고,새 시집에도 실었다.왜 가톨릭 사제가 선(禪)불교의 시조인 달마를 이렇게 애타게 찾아다니는 것일까. 그는 “달마는 특정인물이 아니라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빈데로 가서 있는그런 태도를 말하는 것”이라면서 “내가 지금 세상속에 무더기로 휩쓸려가면서 죽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혼란스런 세상을 비껴서서 바라보아야겠다고 달마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않아도 그는 요즘 달마처럼 산다.자신이 태어난 자인의 작은 성당을자원한 것도 대구 봉덕성당을 지을 때 다리뼈가 삭는 줄도 모르고 무리를 한탓도 있지만,‘빈곳’에 비껴서 있고 싶어서 였다고 한다.그래서 달마연작에서도 자신이 종종 달마가 된다. 달마가 승용차의 시동을 걸고/온천목욕을 하러간다./낡은 차 안의 카스테레오에서/돈 크라이 아르헨티나가 들려온다.…달마가 점심을 먹으러 간다./홍두깨 국시집에서/손으로 잘빚은 콩국수 한 그릇을 먹고,/선풍기 바람을 쐬며/김치두루마리 만두를 안주로 해서/동동주 한사발을 마신다.(달마 6)이런 ‘달마같은 신부’를 따르는 신자들이 한밤중에 찾아와 옷자락을 잡아끌면,그 또한 고스톱도 같이 치고,노래방에 가 ‘카츄샤’나 ‘번지없는 주막’을 함께 부른다.그는 “신부라고 꼭 기도만 하거나 신앙적이어야 하는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요즘 신자들은 소탈하게 같이 어울려주는 사람을 원한다”면서 “어쨌든 신부 성격에 신자들도 따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경북대 국문과를 졸업하던 해 대구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서울로 올라가 합동통신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뒤늦게 신학교에 들어갔다.그는자신에게서 ‘신부냄새’가 별로 나지않는 것도 이런 사회경험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이 곳에서 사제로서는 물론 시인으로서도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한다.97년 부임하자 건물은 폐허에 가까웠고,그는 성당을 되살리기 위해 대구에서 시화전을 열었다.그림과 시집을 팔아 1억 3,000만원이라는 거금을 모을 수 있었고,교구에서 일부를 지원받아 오늘의 아담한 성당을 일구었다.그는 “시가 돈이 되는 것을 경험한 시인이 그렇게 많겠느냐”면서 ‘시인이된 것이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달마처럼 웃었다. 경산 서동철기자 dcsuh@
  • [99문화계 결산] 미술

    올 미술계는 다른 분야보다 국제통화기금 충격의 해소가 더딘 가운데서도 창작과 전시 활동의 맥을 잇고 살을 붙이는 데 힘을 쏟았다.그러나 큰 테두리에서는 90년대의 미술계 장기불황에 억눌린 채 박두한 새 밀레니엄이란 대이벤트에는 어색할 정도로 평이한 한해를 보냈다. 지난해말 전시총감독 전격해촉으로 세인의 눈길이 쏠렸던 광주비엔날레는 10월 무난히 작가선정까지 끝냈으나 사람들의 관심은 연초보다 줄어들었다.이행사와 관련 9월에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한민국미술축전’이 지역 미술계의 고질적인 편가르기 병폐를 드러내며 무산됐다.또 광주비엔날레 새 전시총감독이 됐던 오광수씨가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선임되었는데 미술계에적지않은 논란을 일으킨 인사였다. 여름에는 미술품 위조·위작 파문이 잇달았다.1,000여점의 고미술품 위조사건에 한국고미술협회 전 회장과 감정위원이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고 위조범으로 구속된 권모씨는 몇년전 핫이슈였던 천경자의 ‘미인도’가 자기 작품이라고 주장했다.이어 변관식의 대표작으로 꼽히는‘외금강 옥류천’를 두고 제자 조순자씨가 스승과 공동으로 그려 자기 이름으로 국전까지 냈다가이름 부분을 잘라낸 뒤 스승의 사인을 붙여 판매했다고 밝히는 스캔들이 뒤따랐다. 서울 강남 포스코사옥 앞에 설치된 프랭크 스텔라의 환경조형물 ‘아마벨’에 대해 소유주 포항제철이 흉물스럽다는 이유로 퇴출키로 해 뜨거운 찬반양론을 일으켰다.‘데몬스트레이션-버스’ 전의 버스에 걸려있던 이동기의‘수배자’ 그림이 탈옥범 얼굴을 확대한 것이라며 경찰에 의해 철수되기도했다. 미술계의 불황과 여러 불미스러운 사건 속에서도 올 초 유료로 열린 갤러리현대의 ‘이중섭 특별전’에 9만명의 관람객이 몰렸다.이외 ‘소정과 금강산’전(호암갤러리) ‘우리의 화가 박수근’전(호암갤러리) 및 ‘한국미술 50년’전(갤러리 현대) 등 대가들의 대형 회고전은 큰 인기를 끌었다.여러 새로운 조류에 도전받아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평면회화의 역습이 눈에 띠기도 했지만 그보다 미술의 대중화를 표방한 이벤트 형 전시회들의 활기가 훨씬강했다.이 전시회들의 내실을 문제삼는 지적 또한 끊이지 않았다. 기존의 전시공간을 대신하는 다른 공간을 뜻하는 대안공간이 비영리 성격으로 여럿 등장한 점이 긍정적으로 주목되고 있다.또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경매가 활발하게 모색되었다.화랑협회가 정기경매를 시도한 가운데 전문회사 서울경매가 전문공간 옥션하우스를 개관했다. 젊은 설치작가 이불이 노래방 작업으로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수상해 미술팬들을 고무시켰다.이로써 한국은 전수천 강익중과 함께 세차례 연속 특별상을 받는 큰 기록을 세웠다. 김재영기자
  • [오늘의 눈] 외국서도 못버리는 지역감정

    부에노스아이레스 서쪽 상업지역인 플로레스 구(區) 카라보보 거리.몇년전까지 109번 시내버스의 종점이 있어서 ‘109지역’으로 불리는 이곳에 아르헨티나의 코리아타운이 형성돼 있다. 70년대의 서울 신촌거리를 연상시키는 이 거리에는 알록달록한 한국말 간판이 200m정도 이어져있다.한국인 교회의 붉은 십자가가 높이 반짝이고 한국식당,식품점,노래방,비디오대여점,미장원,한국인 학교가 옹기종기 모여있다. 3만명이 넘는 아르헨티나 교민들의 모임인 ‘재아한인협회’도 바로 이곳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페르난도 델 라 루아 신임대통령 경축사절로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11일 교민들과의 간담회에서 “가슴 뭉클하다”며 눈시울을 적실 정도로,아르헨티나의 한국인들은 이민 30여년만에 현지 사회의 중요한 일원이 되어 있었다. 우리와는 지구의 반대편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까.아르헨티나는 여러가지면에서 우리와는 다르다.그들은 콧물이 흐르면 밑에서 위로 닦는다.숫자를셀 때는 주먹을 쥔 뒤 새끼 손가락부터 펴기 시작한다.그런저런 관습과 풍토의 차이를 극복하고 한국 교포들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의류산업의 60%를 장악할 정도로 성장했다.또 최근의 대통령 선거에서는 청년교민들이 중심이 돼공개적으로 델 라 루아 야당연합후보의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정치적 영향력도 확대해나가고 있다.쉴틈없이 일하는 한국인들 때문에 24시간 편의점이 생기고 토요일에 문을 여는 상점이 있을 정도다.한국 교민들이 조국에서부터몸에 익혀온 부지런함에 현지인들은 혀를 내두른다. 그러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국인들은 고국을 떠나며 떨쳐버렸어야 할 고질병(痼疾病) 하나를 그대로 짊어지고 온 것 같다.최근 이곳의 경남향우회와 경북향우회가 영남향우회로 통합했다고 한다.그 이유는 “요즘 잘나가는 호남향우회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고.3만명의 교민이 살고 있는 이 지역에영·호남,충청,경기 등 도단위 향우회는 물론이고 수화회(수원과 화성 향우회) 등 시·군별 향우회까지 있다고 한다. 고향을 그리는 마음이야 누가 탓하겠는가.그러나 조국을 떠나 지구의 가장먼 곳으로 이민와서도 지역별로 무리를 지으려는 움직임에는 씁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도운 정치팀 기자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 ‘청소년 신문고’클릭하세요

    일선 자치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청소년들이 직접 각종 유해시설을 신고·고발할 수 있는 신문고가 개설됐다. 동대문구(구청장 柳德烈)는 10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청소년신문고’란을개설,이날부터 운영에 들어갔다.청소년신문고는 공지사항,여론광장,신고 및고발 등 모두 3개 분야로 나뉘어 운영된다. 공지사항란은 청소년보호법을 상세히 설명하는 한편 청소년들이 자주 가는유해업소를 종류별로 수록해놓고 있다. 또 청소년보호단체 및 구청에서 정기적으로 하는 단속현황 등도 알려준다. 여론광장란은 학교와 가정에서 청소년들이 평소 느끼는 점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도 제안할 수 있는 토론공간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유해환경 신고 및 고발란.청소년들이 직·간접으로겪는 노래방,오락실 등의 유해업소 실태를 직접 신고하게 함으로써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풀어갈 수 있게 꾸민 공간이다. 동대문구는 교육청과 각급 학교에 신문고 개설을 알리고 유관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청소년신문고의 기능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문창동기자 moon@
  • [대한포럼] 기대되는 ‘시민 감시방’ 역할

    어느덧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 들어섰다.연말이 되면 아쉬움과 설렘이엇갈려 사회 분위기가 들뜨기 마련이다.올해는 지난 한세기를 정리하고 새천년을 맞이한다는 점에서 누구에게나 남다른 감회와 의미를 느끼게 한다.연말은 또 입시의 계절이자 각급 학교가 방학에 들어가고 청소년들의 교외(校外)활동이 활발해져 ‘청소년 선도’ 구호가 높아지는 때이다. 이때문에 각 시·도가 청소년 보호감시단을 구성해 1일부터 내년 2월까지활동에 들어갔다.서울의 경우 시와 검찰·경찰·시교육청 등 관계기관뿐만아니라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등 각종 시민단체 회원과 시민들이 매일 오후7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청소년들의 출입이 잦은 유흥업소 밀집지역을돌면서 청소년 선도활동을 벌여 주류판매등 불법 상행위를 집중 적발하기 시작했다.올해는 한차례라도 적발될 경우 영업장 폐쇄등 ‘원스트라이크 아웃’조치를 취한다는 것이다. 연말이면 청소년 선도활동이 연례행사처럼 인식돼 요란한 캠페인이 되풀이돼 왔지만 올해는 수원 씨랜드 참사사건과 인천 호프집 화재사건등 대형 사고가 잇따라 사고예방을 위한 각별한 활동이 요구된다.씨랜드참사가 여름방학이 시작되자마자 발생했으며 인천 호프집 화재가 지역 중고등학교 축제 직후에 일어난 사건인 만큼 연말연시는 대형사고의 위험이 큰 취약시기라고 하겠다. 두 사건 모두 시기적으로 들뜬 분위기와 업주의 불법상행위가 원인인 만큼행정당국이 불법업소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것은 당연한 조치라고 하겠다.다만 우리를 안타깝게 하는 것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단속이 강화됐건만 똑같은 유형의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이다.불법업소의 근절은 당국의 단속과 업주의 상도덕,시민의 감시가 어우러져야 실효를 기대할 수 있다.그런 점에서 서울시가 1일부터 인터넷 홈페이지(www.metro.seoul.kr)를 통해 청소년 유해업소를 실(實)시간대로 감시하는 ‘시민감시방’을 운영하는 데 대해기대가 크다. ‘시민감시방’은 지역·업종·상호별 검색기능을 갖춰 단란주점,유흥업소,비디오방,노래방,멀티게임장,콜라텍,무도장,무도학원등 청소년 다중이용업소의 불법행위를 신고하면 상시 모니터링제를 이용,즉시 현장조사를 거쳐 행정조치가 내려진다.행정조치된 업소는 곧바로 인터넷상에 공개돼 누구나 이들업소의 동태를 감시할 수 있다. 청소년 유해업소 추방은 시민의 감시가 절대적이다.우리는 되풀이되는 대형사고를 통해 우리 자녀들의 고귀한 생명을 일부 이윤추구만을 우선시하는 업주나 토착비리에 물든 감독기관에만 맡길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이용자인 청소년과 보호자인 시민 모두가 불법 업소 감독자가 될 때 우리 사회의 생명경시 풍조와 얄팍한 상행위를 추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서울의 경우 학교 절대정화구역 안에서 98년말까지 이전·폐쇄 조치한 유해업소 139곳이 아직도 버젓이 영업중인 것도 업소의 배짱과 행정기관의 솜방망이 감독이 아니고는 이해할 수 없다. 이미 헌법재판소는 지난 7월 이들 업소가 업소폐쇄조치가 부당하다며 제기한 위헌소송에 대해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두는배려를 했으며,학생 보호를 위해 유해업소를 규제하는 것은 정당하다”는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기막힌 현실이다. 인터넷 이용이 대중화된 요즘 시민들의 결집된 힘을 모을 수 있는 수단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만큼 좋은 방법이 없을 것이다.시민들 스스로가 불법업소를 고발하고 감시하는 것은 자위권(自衛權) 행사라고 하겠다.시정되지 않는 단속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이는 책임회피를 위한 명분 축적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잘못된 점을 끊임없이 지적하고 시정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민감시방'과 같은 감시체제가 확대 실시되어야겠다.이와 함께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불법업소가 발붙이지 못하는 시민 공동감시체제가 확립되어야한다. 李 基 伯 논설위원 kbl@
  • 인터넷TV 서비스, 내년3월 본격개시

    TV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인터넷TV’서비스가 내년 3월 본격 개시된다. 삼성전자는 조선인터넷 TV㈜ 등 6개업체로 된 인터넷TV 서비스 컨소시엄과29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전략적 제휴 조인식을 가졌다.인터넷TV는 TV에 셋톱박스를 내장,TV화면을 통해 인터넷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첨단기기로,고속 인터넷이 가능한 모뎀과 LAN(근거리 통신망) 기능지원이 가능한 쌍방향멀티미디어다. 인터넷 TV서비스는 기존 인터넷과 전자우편은 물론,주식거래 원격진료 노래방 인터넷화상 전화 등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일체형 인터넷TV가 동급의일반TV보다 40∼50% 이상의 원가 상승요인이 있지만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인터넷TV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10% 정도만 제품 가격에 반영키로 했다. [김환용기자]
  • 인천 호프집화재 수사 검찰 확인

    인천 호프집 화재참사를 수사중인 인천지검은 29일 ‘라이브Ⅱ’호프집 관리사장 이준희씨(28·구속)가 화재 직후 술값을 받기 위해 학생들이 나가지못하게 출입문을 닫은 사실을 밝혀냈다. 유성수(柳聖秀)차장검사는 “부상한 학생들과 이씨를 대질신문한 결과 이씨가 술값을 받기 위해 문을 닫은 사실이 인정돼 이를 공소사실에 포함시켜 이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 55분쯤 지하노래방에서 발생한 불이 2층 호프집으로 번져 안에 있던 학생들이 밖으로 탈출하려하자 술값을 받기 위해 현관 안쪽의 유리문을 닫아 학생들이 빠져나가지 못한 채 주방과 화장실 쪽으로 몰려가 숨졌다. 인천 김학준기자 hjkim@
  • 서울시 청소년보호종합대책 내용

    서울시와 관계 기관이 합동으로 마련,24일 발표한 청소년보호 특별종합대책은 신고와 처벌의 강화,청소년 이용시설 확충 등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특히 새로 도입된 제도가 많이 포함돼 있다.단속원 실명제와 시민신고방,원스트라이크 아웃제,서울 유스텍,전용 사이트 개설,그린존 설치 등 주요 대책들을정리한다. ■원스트라이크 아웃(One Strike Out)제 청소년을 접대부로 고용하거나 출입시킨 업소,청소년에게 주류를 판 업소 등은 단 한번의 적발로 허가를 취소하고 영업장을 폐쇄하며 1년간 유사업종의 신규 허가를 금지한다.현재는 과징금처분에 그치고 4차 위반시에 허가를 취소하도록 돼 있다. ■서울 유스텍 설치 1단계로 연말까지 시립청소년수련관 10곳과 YMCA회관 2곳 등 모두 12곳에 ‘서울 유스콜라텍’을 설치,시범운영한다.이어 2단계로 내년 3월부터 신촌로터리와 성신여대 입구,두산타워 등 청소년이 많이 모이는 시내 20곳으로 확충한다.이와 함께 서울 인근의 예비군훈련장 23곳이주말마다 1박2일 일정의 청소년캠프로 개방돼 서바이벌게임과 등산등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단속원 실명제 업소에 출입기록부를 비치,점검때 기록토록 하는 제도다.단속일시와 단속자 이름,내용,점검결과 등을 기록하며 소주방 호프집 주점 콜라텍 노래방 게임방 등 청소년에게 유해 가능성이 있는 모든 업소가 대상이다. ■시민신고방 개설 서울시 홈페이지에 신고방을 개설,다음달 1일부터 운영한다.서울시 문화관광국과 각 자치구에는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120민원전화를통해 유해업소 신고도 받는다. ■청소년 이용공간 정비 및 확충 기존의 ‘블루 존’을 ‘그린 존’으로 변경하고 12월 말까지 청소년 이용공간 확충 종합계획을 수립한다.실태를 조사한 뒤 유관기관과 시정개발연구원,전문가,청소년,교사,학부모 등이 참여해계획을 수립한다.더불어 서울시 청소년보호위원회 주관으로 시내에 있는 청소년 통행금지 및 제한구역의 관리실태를 점검해 해제 및 완화,추가 지정,강화 등을 결정한다. ■청소년 전용사이트 개설 서울시와 자치구의 청소년 시설과 각종 프로그램을 안내하는 청소년 전용사이트(Girl&Boys)를 서울시인터넷 홈페이지에 개설한다.또 전용 안내전화도 만들고 프로그램과 시설이용 지도도 제작,각급학교에 배포한다. 조덕현기자 hyoun@
  • 청소년출입 유흥업소 즉각 폐쇄

    앞으로 청소년의 불법 출입을 허용하거나 청소년들에게 술을 판 유흥업소는 적발 즉시 허가가 취소되고 영업장이 폐쇄되며 1년간 유사업종의 신규 허가가 금지된다.또 청소년을 위한 건전문화 공간으로 콜라텍,노래방,게임방 등을 한데 모은 가칭‘서울 유스텍’이 시내 곳곳에 상설 운영되고 예비군훈련장이 청소년수련시설로 개방된다. 고건(高建)서울시장과 유인종(劉仁鍾)시교육감,임휘윤(任彙潤)서울지검검사장,윤웅섭(尹雄燮)서울지방경찰청장,김성호(金成豪)서울지방국세청장,이남주(李南周)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등 서울지역 기관장과 시민단체 대표들은 24일 서울시청에서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서울 청소년보호 특별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김재순기자 fidelis@
  • 감사원 多衆시설 화재예방실태 特監

    감사원이 인천시 인현동 호프집 화재참사와 관련해 지난10일부터 서울,부산 소방방재본부를 대상으로 다중(多衆) 이용시설의 화재예방 실태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15일 밝혀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날 “인천 화재참사를 계기로 상가 등 다중 이용시설의화재예방 실태에 대한 문제점이 드러났다”면서 “일단 오는 20일까지 서울과 부산의 소방방재본부를 대상으로 소방점검 실태 및 화재예방 조치의 적절성 여부 등에 대한 현장감사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이와는 별도로 지난달부터 대도시의 일부 일선 경찰서들을 대상으로 노래방,단란주점 등 풍속유흥업소의 불법영업 단속 실태에 대한 특감을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본영기자 kby7@
  • [대한매일을 읽고] 대형사고 불구 개선안되는 사회행태 문제

    정부는 8일부터 이달말까지 전국 노래방·주점·호프집 등 대중이용업소 66만4,000여 곳에 대해 일제 점검을 벌여 불법·무허가 영업행위를 단속하기로했다고 한다(대한매일 6일자 28면). 그런데 이런 조치는 인천 호프집 화재참사가 일어난 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왜 항상 우리는 사건사고가 터져 참사로 인명피해를 당하고서야난리법석인지 모르겠다.이는 사전예방보다 사후단속에 불과하므로 지금까지그래왔듯이 별 효과가 없으리라 생각한다.게다가 20여일 동안 66만여곳을 단속한다는 것도 무리가 아닌가.더욱이 유착된 관계자들끼리 제대로 해낼지도의문이다.시·군·구간 교체점검을 하겠다지만 그 나물에 그 밥이 아닌가.일제점검이 끝나면 업소 몇 곳에 폐쇄명령이 내려지고,업주 또한 몇명 구속했다고 장황하게 늘어놓을 것임이 분명하다.그러나 그렇게 해서 모든 불법과탈법이 없어지리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일제단속으로법석을 떨 것이 아니라 연중 끊임없이 단속해야 하고,업소점검에는 시민단체도 참여해야 할 것이다.박동현[모니터·서울 관악구 봉천동]
  • 호프집등 66만여곳 일제점검

    전국 66만4,693곳의 노래방,주점,호프집 등 다중 이용업소에 대한 정부의불법·무허가 영업행위 단속이 오는 8일부터 30일까지 실시된다. 정부는 5일 국무총리실 주관으로 행정자치부 등 관계부처 및 시·도 합동회의를 개최,전국 다중이용업소에 대한 일제점검을 벌여 점검 결과를 토대로정부차원의 안전관리 강화 종합대책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앙부처 합동 표본(100여곳) 점검과 더불어 시·도,시·군·구자체 점검이 동시에 진행된다.특히 시·도 자체 점검 때는 시·군·구간 교체 점검을 통해 공무원과 업자 간의 유착을 차단하고,봐주기식 형식적인 점검을 막기로 했다. 점검 결과 불법·무허가 및 안전관리 미흡 업소로 드러나면 폐쇄명령과 함께 고발조치하고,폐쇄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간판 철거와 출입문·시설물의 봉인 및 단전·단수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한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인천화재 호프집 女경리 본지 단독인터뷰

    정성갑씨가 운영하는 인천 시내 업소 8곳을 총괄하는 ‘라이브유통’ 경리로 일하면서 각 업소 장부를 통합관리한 김모양(20)은 4일 본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정씨의 비리를 전격 공개했다.김양은 정씨가 가장 신임했다고 경찰이 밝힌 경리책임자다. ●일한 기간과 맡았던 일은. 전문대를 다니다 휴학하고 98년 10월부터 지난 7월까지 9개월여동안 일했다. 8개 업소의 장부를 넘겨받아 통합장부에 기록하는 일을 했다. ●정씨가 수입금 중에서 공무원들에게 뇌물로 지출한 경우가 많았다는데. 특별한 용도없이 ‘회장님 지출’로 적혀있는 것은 모두 뇌물용이다.이를 통합장부에 옮겨적을 때는 명목은 삭제하고 금액만 기록했다.대략 한달에 300만∼400만원선이었다. ●노래방 경리를 지냈던 양모양(27)이 공개한 장부사본에 있는 ‘회장님 지출’에는 용도가 대충 적혀 있는데. 용도가 적혀 있는 경우는 드물다.그 언니가 공개한 것은 그런 것만 모은 것같다. ●세금신고는 제대로 했나. 그런 일은 정씨가 직접 담당해 자세한 내역은 모르지만 한번은 정씨의 지시에따라 업소 수입을 30%정도로 줄인 허위장부를 작성한 적이 있다. ●8개 업소의 한달 수입은. 1억5,000만원 정도였는데 5,000만원쯤 지출하고 1억원이 남았다. ●직원들 월급 수준은. 4∼5명에 달하는 관리 사장은 월 100만∼120만원,대부분 20세 미만인 아르바이트생에게는 30만∼50만원을 줬다. ●경찰이 정씨 사무실에 자주 드나들었다는데. 정복을 입은 경찰도 가끔 드나들었다.폭력배로 보이는 사람들은 자주 드나들었다. ●정씨 성격은 어땠나. 금전적으로 상당히 인색했고 장사가 잘 안되거나 기분이 나쁘면 직원들에게심한 욕을 하는 등 인간성이 좋지 않았다. 인천 김학준기자 hjkim@
  • 金炳俊 수사본부장 일문일답

    ●압수한 정씨의 영업장부에서 뇌물 규모가 드러났나 정확하게 계산하지는 못했다.장부에는 5만∼80만여원까지 관공서에 상납한것으로 기록돼 있다.그러나 당사자들을 일일이 소환해 확인해야 한다. ●정씨가 관공서에 뇌물을 줬다는 사실을 인정하나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특히 지난해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히트노래방 관리를맡았던 양모씨(27·여)가 “정씨가 관공서에 뇌물을 줬다”고 증언한 부분에대해서는 해고에 앙심을 품고 양씨가 장부를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중부경찰서 방범지도계장이었던 최모(54)경위는 정씨 업소에 단속을 나갔다가 폭력배들로부터 위협을 받았다는데 최경위가 당시 서장에게 불법 영업을 하는 업주를 구속하자는 건의는 했다고들었다.위협을 받았는 지는 더 조사하겠다. 당시 서장의 조치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하겠다. ●왜 초기에 정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않았나 화재 발생 당일에는 사망자와 부상자 후송 및 치료와 화재원인 조사 때문에경황이 없었다.수사를 진행하다가 실제 소유주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알고바로 검거에 나섰다. ●앞으로의 수사 방향은 경찰의 명예를 걸고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조금이라도 의혹이 있는 사람은 지위의 높낮이에 상관없이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다. 전영우기자 ywchun@
  • 인천 호프집 주인 축재수법

    ‘라이브Ⅱ’ 호프집의 실제 주인인 정성갑씨(34)는 철저하게 경찰·구청등 관을 이용해 재산과 야망을 불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자신의 업소 불업영업을 경찰로부터 비호를 받는 것에서 더 나아가경쟁업소의 불법행위는 단속을 받게 하는 방법으로 상대업소에 타격을 입혀왔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인천시 동구 인현동 유흥업주들에 따르면 정씨는 경쟁관계에 있는 호프집·노래방 등이 미성년자 영업 등 불법영업을 하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경찰과의 친분관계를 이용,112신고 등으로 상대업소를 괴롭혀 왔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경쟁업소가 타격을 입으면 싼값에 인수하는 방법 등으로 영업영역을 확장해 왔다. 정씨가 호프집 2곳,노래방 2곳,콜라텍 2곳,인터넷 게임방 3곳 등 모두 9개업소를 운영,‘유흥가의 큰손’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라는 얘기다. 인현동 유흥가 업주 조모씨(42)는 “80년 후반 용동 모카페에서 웨이터로일하던 정씨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관을 이용하는 비상한 재주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정씨가 지난 97년 여름 수해 때 전경들과 경찰차를동원해 호프집을 수리한 것도 위력 과시용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정성갑 리스트’존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정씨가 매달천만원대 이상을 관계공무원들에게 뿌렸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면서 뇌물수수자와 액수가 담긴 리스트의 존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정씨 업소에서 일했던 측근들은 ‘비밀 장부’가 있다고 증언하고있다. 한 측근은 “치밀한 성격인 정씨는 뇌물 액수는 물론 공무원들과 만나 식사를 했던 장소와 식비내역까지 장부에 적어 두었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hjkim@
  • 인천화재참사 사망자 보상싸고 논란 일듯

    인천 화재참 사상자들에 대한 보상을 놓고 한차례 논란이 불가피 할 것같다. 피해보상의 1차책임이 있는 호프집과 지하 노래방의 실제 주인인 정모씨(34)의 재산이 당초 수십억원대로 알려졌던 것과 달리 5,000만여원에 불과한 것으로 잠정 조사됐기 때문이다. 2일 인천 중구청에 따르면 정씨의 재산은 인천시 중구 전동의 1억5,400여만원 상당 단독주택과 96년 3,600여만원을 주고 산 크라이슬러 자동차가 전부이다.단독주택 내 대지는 그나마 1억3,300만원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다. 특히 불이 난 지하 히트노래방의 관리사장인 박모씨(47)의 재산도 인천시남동구 구월동의 5,000만원짜리 전세아파트가 전부지만 6,500만원의 근저당이 설정되어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인천 호프집 화재 수사,탈법 묵인 공무원3명 영장

    인천 화재사고는 청소년을 볼모로 한 호프집 주인과 이를 묵인한 공무원들의 합작품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2일 중구청 보건복지과 임모씨(41·여),신모씨(33·8급)와 문화공보실 이모씨(36·7급)에 대해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문화공보실 정모씨(44·5급),김모씨(40·여·6급)등을 입건,조사했다. 임씨는 지난달 초 신씨로부터 “라이브Ⅱ 호프집에서 무전기를 이용해 단속을 피한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를 무시한 채 신씨가 야간업소를 주간에 확인한 사실을 결재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이씨는 지난 9월27일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학교보건법상 정화구역안에있는 상가건물 지하 히트노래방 영업장 폐쇄 및 이전에 대한 협조공문을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호프집의 실제 주인인 정모씨(34)의 집에 세들어 살고있는 중부경찰서 교통지도계장 이모(45)경위와 호프집 단속을 담당했던 전 축현파출소장 김모 경위 등 모두 10명의 경찰관에 대해 자체 감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도주중인 정씨는 친구(34)를 통해 ‘자수하겠다’고 경찰에 연락했으며 발신지 추적이 급진전돼 정씨에 대한 신병확보가 조만간 이뤄질 수 있을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안전死角 유흥업소’] 3. 청소년 음주

    “술을 마시지 못하면 친구들과 어울릴 수가 없어요” 서울 I고교 2학년 이모양(17)이 전해주는 청소년들의 놀이문화 중심은 술이었다.노래방이나 게임방 또는 오락실은 옛 얘기가 된 지 오래다.호프집과 소주방,나이트클럽,여관 등을 즐겨 찾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아 성인문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인천 호프집 화재 사고로 목숨을 잃은 친구의 빈소 앞에서같은 반 친구들이 버젓이 술판을 벌일 정도다. 서울의 신천·강남역과 화양리,대학로,신림4거리 일대 등은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신천역은 ‘젊음의 거리’로 불릴 정도로 밤만 되면 청소년들로 붐빈다.3∼4명이 소주방에서 술을 마시면 2만∼3만원쯤 든다.담배도 마음대로 피운다.그러나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양은 “경찰은 청소년들이 술집에 들어가는 것을 봐도 모른 체 한다”고말했다.유흥업소에서도 손님을 놓치지 않기 위해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는다.심지어 “오늘은 단속이 있으니까 몇시 이후에 오라”며 친절히 알려주기까지 한다. 서울 J고교 2학년 이모군(17)은 “압구정동은 배경이 좋은 아이들이 많이드나들어 경찰이 단속을 하지 않는다고 친구들 사이에 소문이 나 있어 집에서 멀지만 즐겨 찾는다”고 털어놨다. 이들 빗나간 10대들은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호프집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학원비나 교재비 등으로 부모에게 돈을 얻어내는 등 한 달에 30만∼50만원씩 유흥비로 쓰는 학생들도 있다.심지어 학원 영수증을 위조해부모로부터 돈을 챙기기도 한다. 그러나 교육 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다. 유병세(兪炳世) 인천시 교육감은 지난달 31일 기자들에게 청소년들의 술집출입을 전국적인 현상으로 치부하면서 호프집 참사를 변명하기에만 급급했다. 청소년과 교사는 형식적인 관계가 되어 버렸다.학생들은 고민이 있어도 교사에게 털어놓지 않는다.친구들로부터 당장 따돌림받기 때문이다.학교측은지난해부터 ‘상담 교사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金玟河)가 최근 전국 초·중·고교 교사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교사들은 학생들이 고민을의논하는 대상 순위에서 친구(69.2%),부모(15.6%)에 이어 최하위라고 스스로 답했다.이 단체의 정책연구소 이명균(李明均·34) 선임연구원은 “학생들이 학교보다는학원을 따르는 데다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현실에서 아이들을 제대로지도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문제 학생들을 단순히 처벌하거나 이벤트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 관련 부처가 협조 체제를 강화,구체적인 장·단기 계획을 만들어 실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인천화재참사 표정

    ●호프집 화재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 분향소가 마련된 인천 숭의동 체육회관 강당에는 10여개의 영정이 안치된 채 유가족 50여명의 오열이 온종일 끊이지 않았다.유가족들은 분향소 이전 소식에도 아랑곳않고 영정 앞에 주저앉아눈물을 흘리며 통곡했다. 외아들 신상진군(16·계산공고)을 잃은 어머니(42)는 아들의 영정을 끌어안은 채 “우리 아가 불쌍해서 어떻게 하나.엄마는 눈뜨고 있는데 저 세상에가니 좋으냐”고 오열했다.오상윤군(16·광성고)의 아버지(49)는 영정 앞에서 6살인 상윤군의 막내 여동생을 껴안고 통곡하다가 실신했다. ●유가족들은 체육회관 강당에 마련된 합동분향소가 비좁다며 반발,일부 유가족들은 영정을 다시 병원으로 옮기는 등 소동을 빚었다.한 유가족은 “고인 한사람에 20명씩만 조문을 온다고 해도 1,000명이 넘는데 이 공간에 다들어갈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유가족대책협의회(위원장 장형렬)는 “희생자 55명의 분향소를 설치하기에200여평의 강당이 비좁고 지저분하다”며 분향소를 인천 시립체육관으로옮겨 달라고 요구했다.이에 대해 인천시 중구 사고수습대책본부는 “시립체육관에서는 오는 7일까지 불우이웃돕기 바자회가 열려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시하다가 유가족들의 요구를 수용,“이르면 2일 오전까지 인천 시립체육관으로 분향소를 옮기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체육회관의 합동분향소에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단짝처럼 지내던 죽마고우의 영정이 나란히 안치돼 주위의 눈시울을 적셨다.인항고 1년 김태호군(17)과 대헌공고 1년 박병구군(17)은 90년 용현초등학교부터 용현중학교까지9년을 같이 다녔다.김군과 박군의 부모들은 “이들이 친형제처럼 다정하더니 화마가 휩쓸고 간 뒤에는 주방 쪽에 나란히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며 흐느꼈다. ●이세영(李世英)인천중구청장은 이날 새벽 삭발을 했다.그는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겪은 유족들 앞에서 자숙하는 의미로 삭발했다”면서 “심기일전해서 최선을 다해 사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인현동은 가출청소년들의 비상구? “어차피 갈 데도 없는데 잠만 재워주면 머무는 거죠” 130여명의 사상자를 낸 인천시 중구 인현동 호프러브 건물 앞은 ‘로데오거리’로 통한다.이 거리는 평소에도 10대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이들중 상당수는 집을 나왔거나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청소년들이다. 이들의 주요 활동무대는 노래방,호프집,콜라텍,게임방이다.이곳에서 이른바 ‘삐끼’(호객꾼)나 잡일꾼으로 일한다.호프러브 건물 앞에서 만난 10대 후반 호객꾼들은 “업주로부터 거의 돈을 받지 못하지만 따돌리지 않고 받아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입을 모았다.업주들은 이들을 귀찮아 하면서도이들의 친구들이 업소에 찾아오면 영업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업소에서 잠을자는 것을 묵인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화재사고 당시 지하 1층 노래방에서 청소를 하다가 불을 낸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임모군(15) 역시 올해 초 중학교를 중퇴한 뒤 인현동의 게임방등에서 지내왔다.임군은 당시 아는 형이 일하는 노래방의 청소를 도와주고있었다. 게임방과 호프집을 전전하고 있다는 장모군(17)은 “중학교를 자퇴한 뒤 아는 형들을 찾아다니며 일도 하고 시간이 나면 같이 논다”면서 “집에 있을수도 없고 일자리도 얻지 못하는 우리들을 받아주는 곳은 게임방과 호프집뿐”이라고 말했다. 근처 축현파출소 관계자는 “인현동 유흥가 주변을 배회하며 지내는 청소년들이 많지만 집으로 돌려보낼 강제수단은 없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 [사설] 10대들에게 갈 곳을

    인천 호프집 참사를 지켜보면서 10대들의 해방구,10대만의 아지트가 왜 하필 술집인가 하는 자탄을 금할 수 없다.한창 발랄하고 건강하게 뛰어놀아야할 청소년들이 술 파는 거리에서 악덕 상술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자체가 민망스럽고 안타깝다. 이번 대형 사고를 불러일으킨 동인천역 인현동 일대만해도 전통적인 청소년집결지로서 노래방, 비디오방,당구장과 게임방 등 청소년 상대 업소 300여개가 빽빽이 들어서 있으며 생일파티나 모임이 있을 때마다 지하상가의 공중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청소년들이 유흥가에 드나들었다는 것이다.두 눈을말짱하게 뜬 채 교복 차림의 학생을 출입시킨 업소가 있는가 하면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 2시간에 한번씩 손님을 갈아치우는 등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10대를 상대로 돈을 벌어들인 것은 청소년들의 탈선을 부추긴 중대한 범죄행위가 아닐 수 없다. 청소년에게 술·담배 판매 금지를 목적으로 하는 청소년보호법이 있으나 법을 우습게 아는 이런 악덕업자들이 있는 한 우리 청소년들의 미래는 암담하다.대형참사가 날 때마다 안전불감증과 예고된 인재(人災)를 문제삼기 전에폐쇄명령을 받고도 버젓이 영업을 계속하는 기세등등한 업소와 경찰·구청등 단속반 간의 검은 연결고리를 뿌리째 뽑는 일이 중요하다. 청소년도 즐길 자유가 있고 인격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그러나 90년대 중반 들어 성인들의 술자리문화가 청소년에까지 퍼지면서 갈 곳 없는 10대들이입시로 인한 중압감을 술집에서 풀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뭔가 단단히잘못가고 있다는 증거다. 일그러진 청소년의 놀이문화를 바로잡기 위해서는그들만의 공간을 마련해주는 일과 청소년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대학가와다른 번화가의 축제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최근 각 극장들이 벌이는 옥외축제와 구청의 구민문화회관,공원 등을 청소년 놀이공간으로 개방하는 문제를 검토해볼 만하다.장기적으로는 정부 예산으로 각 지역별 청소년 레포츠센터를 건립토록 촉구한다. 비단 이번 인천뿐 아니라 전국의 곳곳이 멍들고 방치되어 10대들에게 점령된 지역은 바이러스 감염에 비유될 만큼 위험 수준이다.돈을 쓸어담을 듯이벌어들 일때는 즐거운 비명을 질렀을지 모르지만 청소년들에게 마약이나 다름없는 술을 팔아 돈을 번 것은 윤락행위 이상으로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을뼈저리게 느낄 수 있도록 관련자들을 엄벌하고 10대들에게 한 잔이라도 술을판 업소는 당장 영업을 취소시켜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도 이번 대형참사를교훈삼아 유흥업소 등에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본분을 지키도록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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