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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요리도 일도 재미있게! 유 사장의 요리론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요리도 일도 재미있게! 유 사장의 요리론

    아이들 생일 케이크를 직접 구워낼 정도의 요리 실력을 갖춘 유 사장. 그러다 보니 주방에서 부인과 함께 알콩달콩 보내는 시간이 많다.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 즉 광고·홍보·디자인을 작업하는 것과 요리는 창의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녔다. 타고난 요리 솜씨 덕분일까. 음악적 끼도 간단치 않다. 시간나면 드럼을 두드리고, 불현듯 직원들과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다 끼가 발동, 음반을 내기도 한다. 해마다 송년 파티에서는 밤무대 가수처럼 빤짝이 양복으로 무대를 누비며 한바탕 즐거움을 만들어낸다. 화장품업계와 광고업계에서는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유민수(44) 스위치 코퍼레이션 사장의 요리 솜씨가 대단하다고. 일본과 미국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세계 각국의 요리를 근사하게 만들어 낸다는 소문이 퍼졌다. 스위치 코퍼레이션은 화장품회사인 코리아나의 협력회사로 광고, 홍보, 디자인을 하는 곳이다.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치는 스산한 봄날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 위치한 유 사장의 자택으로 향했다. 분당의 남쪽 끝자락에 자리잡은 집을 찾느라 다소 시간이 지체됐지만 이날은 이래저래 특별한 날이었다. 주방에 막 들어서려는데 ‘생일을 축하합니다, 장인 장모’라는 리본이 달린 난 화분이 눈에 띈다. 마침 이날은 유 사장의 생일. 사랑받는 사위라는 증거물인양 난 꽃이 활짝 피었다. # 아이들 생일 케이크를 한번도 사본 적이 없어요 유 사장은 부인 최주연(39)씨와의 사이에 영준(14), 영상(7)두 아들을 두고 있다. 아이들이 크면서 한번도 생일 케이크를 사본 적이 없다는 그다. 자신이 직접 구워낸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아이들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상한 아빠. 이날 유 사장은 자신의 생일을 위해 레몬 케이크를 구웠다. 레몬빛깔이 도는, 보기에도 예쁜 케이크다. 그의 요리 인생은 지난 1985년 일본 게이오 대학원으로 유학을 가면서 시작됐다.3년간 자취생활을 하다 보니 논새우 된장찌개, 닭스키야키(닭구이)등 많은 요리를 해내는 재주꾼이 됐다. 논에서 나오는 작은 새우로 끓이는 된장찌개는 그의 부친이 좋아하는 음식. 유상옥 코리아나 회장이 바로 그의 부친이다. “공부하는 것보다 맛있게 요리하는 것이 더 재미 있던데요.”라고 말하는 그에게는 고달픈 유학생활이 요리실력을 키우던 시절로 기억되나 보다.“혼자 사니까 잘 먹어야 되잖아요. 저는 혼자 먹어도 계란말이, 두부 등 적어도 반찬 7∼8가지를 상에 차려 놓고 먹었어요.” 그가 가끔 하는 닭요리 가운데 재밌는 것은 콜라를 넣은 닭요리.“닭날개를 냄비에 넣고 콜라 캔 하나를 쭉 부으세요. 아무것도 넣지 않아도 콜라가 졸아들면서 닭에 간이 배어요.” 옆에 있던 부인 최씨가 “콜라 맛도 안 나고, 닭이 반짝반짝 윤기가 흐르는 것이 얼마나 맛있는데요.”라며 남편의 음식 솜씨를 칭찬한다. 신혼 때 남편이 해주던, 사랑이 담뿍 담긴 요리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맛있단다. 부창부수(夫唱婦隋)라 했던가?사실 그의 부인 최씨의 요리솜씨도 만만찮다.‘요리의 달인’이라고 불렸던 친정어머니의 손맛을 물려 받아서 이런저런 요리를 잘해낸다. 남편 유 사장에게 케이크 굽는 것을 전수해 준 스승이기도 하다. 유 사장은 “정식으로 빵과 케이크 만드는 것을 배운 것은 아니며, 아내가 만드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고 배웠다”고 말했다. 요리에 대한 감각이 있다보니 남들보다 배우는 것이 빠르단다. 요리 잘하는 그의 부인도 바비큐에서는 유 사장을 못 당해낸다. 고기 굽는 것이 뭐 그리 어렵냐고 묻자 부인의 얘기는 다르다. 바비큐가 보기보다 어렵단다. 고기를 언제 뒤집을지, 얼마나 익혀야 하는지 등 까다로운 것이 바비큐라고. 덕분에 가족, 직원들과 야외에서 갖는 바비큐 파티에서 고기를 굽는 것은 항상 유 사장 몫. # 요리는 경영적 의사결정 과정과 비슷해 지난 2004년 11월 스위치사를 설립한 이후 그는 코리아나에서 나오는 한방 화장품 ‘자인’의 용기를 확 바꾸는 등 코리아나 제품 마케팅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밋밋하던 용기에 우리의 전통 색이면서도 요즘 트렌드에 잘 맞는 오방색(적, 백, 청, 황, 흑)옷을 입혀 단아한 도자기 분위기를 연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요리는 어떤 측면에서 보면 경영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내리는 것과 비슷해요. 요리를 잘하기 위해 불과의 싸움을 벌이듯 의사결정도 결국은 나와의 싸움이 될 때가 있거든요.” 새로운 ‘요리론’을 설파하는 그의 얘기가 심오해서 다시 한번 요리와 경영을 화제로 토론이 벌어졌다.“사실 인사, 투자 등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는 충분한 정보를 갖고 하는 경우가 있지만 요리는 고민할 사이도 없이 한순간 빠르게 행동을 취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요리를 하는 주부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의사결정을 내리는 셈입니다.” 성공하는 CEO가 의사결정 과정을 즐기듯 매순간 주부들도 요리하는 즐거움과 자부심을 가지라는 뜻이리라. 경영자가 되고 난 뒤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는지 물었다. “한번도 만나지 않은 재료들이 만나서 새로운 맛을 창조하는 것이 재밌어요. 요리는 디자인처럼 창조하는 작업이지요. 요리하면서 녹여 버리고, 지져 버리고, 조려 버리고, 볶다보면 스트레스가 확 사라져요.”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유민수는 ▲1962년 출생 ▲85년 동국대학교 농경제학과 졸업 ▲88년 일본 게이오대 대학원 경영관리연구과 졸업 ▲91년 ㈜제일기획 마케팅국 ▲92년 ㈜제일보젤 광고국 ▲99년 미국 Jubit Computer사장, 미 버클리 대학교 마케팅 연구과 수료 ▲2001년 코리아나화장품 NP팀 부장, 고세 코리아 영업ㆍ마케팅 총괄 이사 ▲05년 ㈜스위치 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사장 ■ 따라해보세요~영양만점 요리 넷! 유민수 사장은 한식, 일식은 물론 아이들이 좋아는 케이크까지 잘 만든다. 특히 그가 만든 ‘검은콩 찹쌀 케이크’는 빵도 아닌 것이, 떡도 아닌 것이 케이크과 떡의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맛이다. 겉보기에는 케이크이건만 먹으면 영락없는 우리의 찹쌀떡. 몸에 좋은 견과류과 검은 콩을 넣어 영양만점. 간단한 한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1) 치킨 커리 오븐 구이 재료:닭고기(넓적다리살) 600g, 감자(혹은 고구마) 1개, 당근 1/2개, 양파 1/2개, 피망 1/2개, 카레가루 3큰술, 후추, 소금, 녹말가루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파프리카 2작은술, 겨자가루 1작은술, 마늘가루 1작은술 만드는 법:(1)오븐을 180℃로 예열한다.(2)손질한 닭에 양념을 모두 섞은 것을 골고루 바른다.(3)오븐 용기에 닭을 넣고 야채를 위에 얹은 후 포일로 덮고 50∼55분간 구워 준다. (2) 검은콩 찹쌀 케이크 재료:찹쌀가루 2컵, 설탕 3/4컵, 베이킹소다 1작은술, 베이킹 파우더 2작은술, 우유 2컵, 호두 1컵, 검은콩 1컵, 크랜베리 약간 만는 법:(1)오븐을 350℃로 예열한다.(2)찹쌀가루에 설탕, 베이킹 소다, 베이킹 파우더, 우유를 섞고 반죽한다.(3)(2)의 반죽에 호두 검정콩을 섞는다.(4)350℃에서 40∼60분간 굽는다.(5)먹기 좋은 크기로 네모지게 썬다. (3) 망고 파인애플 샐러드 재료:닭안심 150g, 샐러드 야채, 호두, 땅콩, 드레싱(파인애플 80g, 망고 40g, 씨겨자 1작은술, 꿀 1작은술, 발사믹 식초 1작은술, 레몬즙 1작은술, 올리브유 1작은술, 소금, 후추) 만드는 법:(1)닭안심을 소금과 후추에 재워 두었다가 굽는다.(2)드레싱 재료를 모두 섞어 소스를 만든다.(3) (1)(2)의 재료를 잘 섞어 내어 놓는다. (4) 치트로넨(레몬케이크) 재료:시트용 스펀지젤리액(물 150g, 설탕 60g, 젤라틴 7g, 양주 5g, 레몬)크림(계란 노른자 2개, 설탕 100g, 버터 75g, 레몬 껍질 1/3개, 레몬즙 60g, 젤라틴 8g, 생크림 200g, 양주 15g)시럽(시럽 40g, 양주 15g) 만드는 법:(1)시트용 스펀지는 2등분 하여 시럽을 바른다.(2) 200℃에서 20분간 굽는다.(3)젤리액은 물과 설탕을 끓이고 불을 끈 후 젤라틴, 양주 순으로 섞는다.(4)틀에 젤리액을 1/2만 따르고 굳힌다.(5)레몬은 반으로 나누어 12쪽으로 썰어 젤리액 위에 장식하고, 남은 젤리액을 따른 후 굳힌다.(6)계란 노른자, 설탕, 잘게 썬 버터를 따뜻한 정도의 뜨거운 물에서 중탕한다.(7)불을 끄고 레몬 껍질, 레몬즙, 젤라틴을 섞고 식힌다.(8)별도의 그릇에서 거품 낸 생크림, 양주를 합친다.(9)젤리액 위에 크림을 바르고, 스펀지 한장을 덮은 후 크림의 나머지를 바르고 스펀지를 덮어 냉장고에서 굳힌다.(10)뒤집어 내어 놓으면 치트로넨이 완성된다.
  • 치매치료 ‘아트테라피’ 와 만나다

    치매치료 ‘아트테라피’ 와 만나다

    “어, 내 사진이잖아.” 김영희(이하 가명) 할머니가 액자 하나를 집어들더니 반색한다. 치매를 앓고 있는 김 할머니가 직접 그린 자화상이다. 액자에 곱게 넣은 이 자화상은 오는 27일부터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치매콘퍼런스의 치매미술전시회에 선을 보인다. ●기억 되살리는 아트테라피 김 할머니는 “할머니 얼굴 그리신 거예요?”라고 묻자 “아니야, 그린 게 아니라 내 사진이야.”라며 액자 속 얼굴을 쓰다듬는다. 김 할머니는 요즘 기분이 좋다. 할머니를 괴롭히던 망상 증세가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간호사는 “할머니가 수집 망상이 있어서 화장실 수건이며 비누며 다 가져가는 통에 남아나는 집기가 없었지만 요새는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아트테라피 덕분이란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송파노인종합복지관은 치매 노인들을 위한 아트테라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미술, 음악, 원예 등 예술 전반을 치매노인 임상치료에 응용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30여명의 치매 노인이 복지관에 입소해 보호를 받고 있고, 이와 별도로 낮에만 시설을 이용하는 주간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이 곳에서는 미술, 음악, 체조, 원예프로그램을 매주 두세시간씩 운영한다. 월·화요일 오전에는 미술 수업을 하고, 수요일엔 노래, 목요일엔 체조 수업을 하는 식이다. 송파노인종합복지관에서 아트테라피를 적극 도입한 것은 지난해부터. 복지관측은 “노래나 체조 수업을 하면 문제 행동을 보이던 분들도 그 시간엔 집중력을 보이고 기억을 회상한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전문가를 초빙해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림으로 의사소통하고 감정 표현 치매 노인들이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는 시간은 바로 미술 시간이다. 그림을 그리고 공작을 하는 시간엔 표정부터 달라진다. 의사 표현도 확실히 해 상호 소통이 가능해진다. 권혜원 할머니는 미술 선생님을 그린 자신의 그림이 영 마뜩찮은 얼굴이다. 권 할머니는 “코를 그리다 만 것 같아. 고칠 것 좀 줘 봐.”라며 애착을 보인다. 장순복 할머니는 상상 속의 딸을 그렸다.“이게 누구예요?”하니 “우리 딸”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혈관성 치매로 오른손이 마비된 채기영 할아버지는 왼손으로 그림을 그려낸다. 평소 표정 변화가 통 없는 김수근 할아버지는 얼마 전 손 그리기 시간에 주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담당 미술 치료사는 “할아버지가 옥반지를 낀 손을 그렸는데 누구 손이냐고 물어보니 “할멈이야, 할멈 보고싶어.”라며 눈물을 보이시더라. 먼저 돌아가신 할머니를 그리워하시는데 가슴이 찡했다.”고 전했다. 이번 아·태 치매 콘퍼런스에 전시되는 작품 40여점은 이렇게 그려진 그림들이다. 한국치매가족협회의 김은주 사회복지사는 “그림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고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에 치매 노인들의 그림은 감동 그 자체”라면서 “어떤 작품들은 치매 환자가 그렸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섬세하고 삶의 통찰력도 느껴진다.”고 했다. ●음악 치료도 증세 호전시켜 음악시간도 인기가 좋다. 노래방 반주기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율동을 하는 시간이다. 박금영 할머니는 “난 그림 그리는 것보다 노래 부르는 게 더 좋아.”라며 열심히 박수를 쳤다. 박 할머니가 좋아하는 노래는 ‘과수원 길’이다.‘과수원 길’은 박 할머니뿐만 아니라 이 곳 어르신들의 18번 노래다.‘만남’이라는 가요에는 시큰둥하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과수원 길’ 반주가 나오자 눈을 반짝이며 노래에 열중한다. 가요보다는 역시 동요가 더 인기다. “과수원엔 뭐가 있죠?”노래가 끝난 후 간호사가 묻자 바로 “과일”이라는 대답이 나온다.“과수원에서 무슨 과일 드셨어요?하나씩 말씀해 보세요.”“몰라.”“사과”“먹는 건 좋아하는데 과일은 몰라.”“배”“사과” 느린 속도지만 대화가 이어졌고, 시간이 갈수록 호응도가 높아졌다. 조옥주 보건과장은 “이렇게 놀이처럼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진행하는데, 놀랄만큼 집중력을 보여서 어떤 분들은 노래 가사를 다 외워서 따라부르기도 한다.”면서 “치매증상이 심하셨던 분들도 미술과 음악치료를 통해 문제행동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증세가 호전돼 간호사들도 놀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글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낭만맨’ 최백호 ‘똑순이’ 김민희 라디오서 입맞춘다

    ‘낭만맨’ 최백호 ‘똑순이’ 김민희 라디오서 입맞춘다

    “똑순이만 믿습니다.”(최백호) “호흡이 척척 맞을 것 같아요.”(김민희) 올해로 가수 데뷔 30년째인 최백호씨와 ‘똑순이’ 탤런트 김민희씨가 만났다.24일 개편하는 KBS2라디오 해피FM(수도권 106.1㎒) ‘라디오 챔피언’(매일 오후 6시)의 새로운 MC로 함께 마이크를 잡는다.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나란히 앉은 그들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듯하면서도 22년의 나이차를 극복하고도 남을 만큼 호흡이 잘 맞았다. 라디오 고정 MC는 처음이라는 최백호씨는 “데뷔하는 라디오 MC로는 최고령일 것”이라면서 “섭외 제의를 받고 많이 망설였지만 김민희씨와 같이 한다고 해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같은 시간에 방송을 한다는 것이 힘들고 사투리도 심해서 나에게 거부감을 가질 청취자들도 많을 것”이라면서도 “저녁에 라이브카페 4군데에서 일을 했는데 이번 진행을 위해 3곳을 정리했다.”며 기대와 의욕을 보였다. ‘내 마음 갈 곳을 잃어’‘영일만 친구’‘낭만에 대하여’‘가을편지’ 등 많은 히트곡을 남긴 최씨는 그동안 라디오 게스트로 종종 출연, 입담을 과시했다.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김민희씨는 이미 라디오 MC 경력이 있어 여유가 느껴졌다. 그러나 평소 최씨의 열성 팬인 데다가, 예전에 맡았던 프로그램에 최씨가 게스트로 출연한 인연 등이 있어 가슴이 설렌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어려서부터 연기활동을 시작해 엄마·이모와 함께 다닌 바람에 트로트에 익숙하고 좋아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백호씨에 대해서는 “중학교 때 사귀었던 남자친구와 헤어졌을 때 불렀던 노래가 ‘내 마음 갈 곳을 잃어’였고, 노래방에서 첫 곡으로 부르는 노래는 ‘영일만 친구’”라면서 “최 선배님을 ‘한국의 리처드 기어’라고 여길 정도로 매력을 느끼고 있으며, 무뚝뚝하기보다는 부드러운 분”이라고 밝혔다. 최근 KBS 드라마 ‘인생이여 고마워요’에 출연한 그는 2000∼2003년 SBS 라디오에서 ‘송영길 김민희의 한판 승부’를 진행한 바 있다. 연출을 맡은 하종란 PD는 “최백호씨의 툭툭 던지는 담백하고 솔직한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는 부분이 많다.”면서 “이렇게 튀는 부분은 재주가 많고 여유있는 김민희씨가 깔끔하게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라디오 챔피언’은 개그맨 강성범씨와 김구라씨, 소설가 안정효씨, 언론인 차미례씨 등에게 새로운 코너 진행을 맡겼다. 라이브 음악을 들려주는 ‘토요 콘서트 낭만에 대하여’에서는 가수 남진이 첫 출연자로 선을 보인다. 앞으로 미사리 등에서 활동하는 숨은 실력파 가수들의 라이브 장으로도 활용하겠다는 게 제작진의 계획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예정된 2차 노래방 가다 사고 부상 “업무상 재해로 봐야”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성수제 판사는 19일 직장 간담회 겸 회식을 마치고 뒤풀이 장소인 노래방으로 들어가다 다친 우체국 공무원 윤모씨가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달라.”며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참석한 간담회는 우체국이 마련한 공식행사였고 노래방은 간담회 계획 당시부터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므로 원고가 단순한 사적 모임에서 부상했다고 판단한 피고측의 처분은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윤씨는 2004년 12월 경기도의 모 우체국에서 마련한 부서 간담회 겸 회식에 참가한 뒤 ‘2차’ 장소로 정해진 노래방에 들어가던 중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굴러떨어지면서 부상을 당했다. 윤씨는 공단이 “통상 회식 이후의 2차는 참석이 의무적이지 않은 행사인 만큼 다쳤더라도 업무상 재해가 못 된다.”며 요양 신청을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우리도 문화로 세상과 통하고 싶다

    배부르고 등따스워야 문화건 예술이건 있다고 생각들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문화 향유는 기본적인 삶의 방식이며 서로와 소통하는 도구여서 먹고 사는 일과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비싼 공연을 즐겨야 정신적인 포만감이 늘어나고, 싸다고 해서 감동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문화를 통해 사회와 이웃과 친구와 소통의 징검다리를 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사회복지사가 장래희망인 여고 2년생 선영이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 선영이도 또래처럼 노래방이나 놀이동산, 콘서트에 가고 싶고, 옷도 사고 싶고, 해보고 싶은 게 너무나 많다. 하지만 일을 나갈 때도 걸어다니는 아버지를 보면 용돈 얘기를 꺼내기 어렵다. 그런데 얼마 전 한국복지재단 산하 사회복지관 주선으로 대형 뮤지컬을 볼 수 있었다. 일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흔치 않은 기회였다. 뒷좌석이었지만 멋진 스타들도 보고 화려한 무대도 봐 마냥 즐거웠다. 이튿날 친구들에게 자랑할 보따리를 들고 학교에 간 것은 물론이다.40만∼50만원이 넘는 공연 티켓이 있다는 이야기에 눈을 동그랗게 뜬다.“지원을 받아 문화 공연에 가는 게 ‘난 가정 형편이 어려워’라고 떠벌리는 것 같아 마음 상할 때도 있어요. 양극화 해소요? 그런 건 잘 모르지만 그래도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네요. 평소에 자주 접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소중한 경험과 기억이 되거든요. 친구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게 할 수도 있고요.” 정부가 2005년에 추산한 소외계층은 저소득층 320만명, 장애인 170만명, 노인 417만명 등 인구의 25%이다. 올해를 ‘문화 나눔의 해’로 정한 정부는 이들 말고도 이주노동자 40만명, 새터민 6000여명도 소외계층에 넣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네팔 출신 미누 목단(35)은 한국에 온 지 14년이 된 이주노동자다.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록 밴드 ‘스톱크랙다운’을 2003년 겨울 결성했다. 그는 “일하고 잠자기 바쁜 이주노동자도 당연히 문화를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에 이주노동자가 들어온 지 20년. 주말이면 출신 나라별로 거리에 모여 소식을 주고받고, 가끔 운동을 즐기는 것으로 여가를 채울 때가 많다.“지자체나 사회단체에서 이주노동자를 위한 문화축제를 종종 마련해요. 힘든 노동을 잊고 자유롭고 행복해질 수 있는 순간이죠.” 하지만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 당국에 등록한 이주노동자들은 체류 기간이 짧아 한국 사회에 익숙하지 않은 점 때문에 문화에 관심을 돌리기 힘들다. 반면 체류 기간이 긴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약 18만명)은 불법 체류라는 약점 때문에 문화에 접근하기를 꺼린다. 미누는 직장 안에서 이주노동자와 한국인 직장 동료들이 영화, 연극, 뮤지컬 등을 같이 관람하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편견을 깨고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지민(27·가명)씨는 광명시에 살고 있다. 두 다리가 모두 불편하다. 오른손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지체부자유 1급이다. 동반자가 없으면 주로 집에 머물러야만 했던 그는 이제 홀로 바깥세상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전동 휠체어가 생기면서 서울로 나가 영화나 연극을 보러 다닌다. 그러나 장애인 편의 시설이 늘어나고 보행권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만 답답한 때가 더 많다. 지하철을 타고 서울 시내에 다녀올라치면 왕복 5∼6시간 이상 걸리는 것은 예사다. 길거리와 건물 입구의 턱도 지뢰밭 같지만 천신만고 끝에 공연 시설에 도착해도 객석에 입장하기까지는 왜그리 멀게만 느껴지는지…. 그는 “아직도 수많은 장애인들이 집에만 머무는 경우가 많아요. 용기를 내 세상 밖으로 나올 기회가 자주 주어져야 해요. 장애인도 비장애인이랑 똑같은 사람이고, 문화를 즐기고 싶은 마음도 당연히 있지요. 영화를 보든, 연극을 보든, 뮤지컬을 보든 그런 욕구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용기를 갖게 되죠.”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섬에서 온 봄편지] 청산도·여서도를 가다

    [섬에서 온 봄편지] 청산도·여서도를 가다

    ■ 완도에서 뱃길 45분…청산도를 가다 ‘나비야 청산 가자 범나비야 너도 가자/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청산도나 여서도처럼 베일 속에 감춰진 섬들의 이름을 들을 때면, 알 수 없는 기대감과 설렘이 고개를 쳐든다. 그래서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중독과도 같다. 시계추처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난 짧은 일탈, 그리고 해방감. 청산여수(靑山麗水)란 뜻에서 이름붙여 졌다던가. 푸른 보리밭과 쪽빛 바다가 넘실대는 곳. 청산도와 여서도를 다녀왔다. 글 사진 완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뭍과 하늘, 그리고 바다 등이 온통 쪽빛으로 물든 것 같다고 해서 ‘청산(靑山)’이란 이름을 갖게 된 청산도. 행정구역은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이다. 문학작품 속에서나 접했던 그 섬에 가기 위해 완도항에서 청산페리호에 올랐다. 뱃길로 45분. 청산도에 대해 ‘예습’이라도 할 생각으로 운항실 문을 열어 항해사 이기정(56)씨를 찾았다.13년 동안 완도와 청산도를 오가며 뭍 사람과 섬 사람들을 실어나른 베테랑 항해사다.“ 청산도 처녀들이 시집갈 때꺼정 쌀을 서말(세말)을 못먹는당께요.”청산도는 농사지을 땅이 모자라 항상 쌀이 부족했다. 그래서 이곳에서 나고 자란 처녀가 뭍으로 시집갈 때까지 쌀 세말만 먹으면 ‘부잣집 처녀’소리를 들었단다. 뭍에서 자란 처녀를 ‘청산도로 시집보내지 말라.’는 말과 함께 이런 얘기도 들려준다. 육지 처녀가 청산도로 시집을 갔다. 어느날 아침. 시어머니가 새색시에게 “오늘 안으로 12개의 밭을 매라.”라고 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어느 분의 영이라고 거역하랴. 하루종일 밭을 맨 새색시가 저녁무렵 허리를 펴고 세어보니 아무리 봐도 11개밖에 안 되더란다. 설움에 북받쳐 울던 새색시가 털고 일어서는 데, 바로 그곳이 12번째 밭이었더라는 얘기. 작디 작은 섬을 일구며 살아온 섬 사람들의 고단한 생활사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일 게다. 풍요로운 때도 있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바다뿐인 천혜의 어장에서는 사시사철 고기가 끊이질 않았다. 주로 잡혔던 어종은 멸치와 고등어, 삼치 등. 특히 70년대초 청산도의 고등어 파시는 교과서에 실릴 만큼 유명했다. 청산도 입구 도청항에는 건착망(巾着網)이라는 그물로 무장한 수백척의 고등어잡이 배들이 몰려들었다. 건착망은 그물아래쪽에 죔줄을 대 두 척의 어선이 고등어떼를 포위하고 주머니모양으로 조여가며 잡는 방법. 청산도 뭍과 바다가 밤, 낮을 가리지 않고 흥청거렸던 건 당연지사였다.“아, 그때가 좋았지라. 뱃놈들 보고 뭍에서 건너온 술집 아가씨들이 200명도 넘었당께라.” 항해사 이씨의 말끝에 향수가 묻어나왔다.“도청항 주변으로 한집 건너 술집이 들어섰제.” 요즘엔 고등어가 잘 들지 않는다. 해수의 온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고등어의 먹이가 되는 멸치를 모두 잡아버렸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어느덧 해거름에 도착한 청산도 도청항. 섬색시의 따스한 환대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다소 휑한 느낌만은 지울 수가 없었다. 도청항 주변을 일별한 다음, 서둘러 숙소에 짐을 풀고 밥집으로 향했다. 뭍에서 손님이 왔다고 마중을 나온 정성희(57) 청산면장과 함께 찾은 곳은 바다식당(061-552-1502).‘체도(본섬을 뜻하는 현지말)’ 내의 다른 식당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산 활어가 주종이다. 우럭과 광어를 다진 배추 위에 얹어 내오는데, 한 접시에 5만원을 받는다. 곰삭은 김장김치인 ‘묵은지’에 싸서 먹는 회맛이 일품. 무엇보다 특이한 음식은 ‘꾸죽(참소라)’구이다. 청산도와 소안도 등 일부지역에서만 생산되는 꾸죽을 참기름과 함께 볶은 것. 껍질에 불퉁스러운 뿔이 나 있는 것이 다른 소라들과는 영 딴판이다. 술이 한 순배 돌고나자, 정 면장이 청산도에 얽힌 옛이야기들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고등어가 파시를 이루던 60~70년대. 유난히 교육열이 높았던 청산도에는 부산이나 광주는 물론, 일본으로까지 유학가던 학생들이 많았다.‘청산도에 가서 글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나온 것도 그 때문. 돈은 골목마다 지천으로 넘쳐났다.“그 시절엔 서울에만 명동이 있는 거이 아니고 청산에도 명동이 있었당께.” 요즘엔 다른 어촌들과 마찬가지로 청산도에도 젊은이들이 없다. 모두가 저마다의 ‘명동’을 찾아 도회지로 떠난 것.60세 이상이 주민의 절반을 넘고,40세가 넘은 택시운전기사가 이 섬의 ‘막내’급이다. 사람이 없다보니 “면장이 쓰레기도 치워야 한다.” 그러나 총총히 뜬 별과 함께 돌아오는 길에 얼핏 눈에 띈 노래방만 해도 서너곳. 청산은 아직도 옛 영화를 잊지 못하는 듯하다. 이튿날 날이 밝기 무섭게 찾은 곳은 청산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당리. 도청항에서 고개 하나 넘으면 닿는 거리에 있다.1993년 청산도를 세상에 알렸던 영화 ‘서편제’의 촬영지다. 이웃마을에서 ‘소리’를 팔고 돌아오던 유봉(김명곤)과 의붓딸 송화(오정해), 그리고 의붓아들 동호(김규철)가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내려오던 돌담길이 바로 이곳. 현재 당리에 남아 있는 유일한 초가집도 이때 만들어졌다. 최근엔 ‘봄의 왈츠’라는 한 방송사의 주말연속극이 촬영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다시한번 ‘청산도 붐’이 불기를 기대하는 것이 현지의 분위기. 이 드라마를 위해 당리와 읍리 등의 민가지붕이 모두 새로 칠해져 넓은 ‘세트장’으로 변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이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것. 드라마 촬영을 위해 돌담길 언덕 위에 세워진 ‘그림 같은 집’ 때문에 예전의 토속적인 느낌이 많이 사라진 것도 사실이다. 당리는 청보리가 무릎언저리에 이를 만큼 자라고, 유채꽃이 노오란 꽃잎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지금부터가 가장 아름답다. 마치 시인 정지용의 ‘향수’를 연상케 한다. 당리에서 바닷가쪽 도락리 포구까지는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읍리쪽에서는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소리가 들린다.“차마 꿈엔들 잊힐리” 없는 곳이다. 다음에 들른 곳은 부흥리의 구들장논. 농사 지을 땅이 부족해 산비탈에 논을 만든 것으로 계단식 논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윗논과 아랫논의 높이차이가 2m에 이르는 곳도 있다. 산자락을 깎아 돌을 평평하게 깐 다음 그 위에 흙을 얹은 모습에서 섬사람들의 억척스러움과 애틋함이 고스란히 배어나왔다. 대부분을 여자들이 만들었다는 얘기도 전해온다. 박토의 천수답에 물을 대고 작대기 모를 심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선비기질이 남달라 ‘똥지게를 지고도 한시(漢詩)를 읊조리는’ 이 섬의 남정네들이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청산도로 시집오지 말라는 말도 그래서 생겨난 듯하다. 구장리에서 본 ‘초분’은 외지인에겐 다소 당혹스러운 장례풍습이었다. 망자를 돌 위에 얹고 짚으로 만든 이엉으로 지붕을 삼아 초가집처럼 만든 것. 이곳에서 2∼3년간 머물다 뭍으로 나간 후손이 돌아와 다른 곳에 이장하게 된다. 일종의 풍장(風葬)으로 청산도 등의 일부 섬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아직도 청산도 안에 3∼4기의 초분이 남아 있기도 하다. 청산도에서 유명세를 치르는 또다른 명소가 ‘유두봉’. 여인네의 가슴언저리와 비슷하다 해서-반대편 화랑포쪽에서보면 상당히 설득력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일부 현지 남자들이 명명했다. 이곳에서 보는 주변모습 또한 절경이다. 가깝게는 거북바위와 저멀리 다도해 국립공원의 수려한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5월쯤 전망대가 들어서면서 정식명칭도 생길 예정. 권덕리 주차장에서 도보로 15분정도 걸린다. 청산도 여행이 가장 즐거울 때가 바로 지금부터. 푸르른 보리가 섬을 수놓고, 바다에서는 삼치잡이가 한창일 때다. 이때부터 비로소 청산(靑山)이 훨훨 날갯짓을 한다. 가는길 완도항에서 청산페리호가 하루 4회(오전 8시,11시20분, 오후는 2시30분과 6시) 운항한다. 요금은 편도 5800원. 승용차를 실을 경우 편도 2만 3000원,1인은 무료. 여름 성수기에는 8∼10회로 증편된다. 문의 완도군청 문화관광과(061)550-5421. 완도 여객터미널 (061)552-0116. 숙박업소 등대모텔(061-552-8558) 등 4∼5개의 깔끔한 숙박업소들이 도청항 주변에 몰려 있다. 현지교통 여객선 입출항 시간에 맞춰 청산운수(051-552-8546)소속 버스가 선착장에 나와 있다. 개인택시는(061-552-8747) 지프차로 모두 4대. ■ 청산도에서 25km…여서도의 봄 ‘그 곳에 가면 애 배 나온다.’는 섬 여서도. 청산도에서도 남동쪽으로 25㎞ 떨어진 외딴섬이다. 배가 여서항 선착장에 닿자 서너명의 마을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섬의 형상이 쥐와 같다 해서 고양이 모습을 한 거문도 사람과는 혼인을 하지 않는 풍습이 여전히 남아 있을만큼 순박한 섬사람 모습 그대로다. 청산도보다는 다소 차가운 날씨. 습도가 높아선지 말할 때마다 입가에 김이 서렸다. 남도의 끝자락에 있는 섬답게 벌써 제비들이 하늘을 주름잡고 있었다. 청산도와 여서도 등의 해녀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제주도 출신이라는 것과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는 것. 채민자(60)씨도 돈을 벌기 위해 청산도를 찾았다가 섬마을 총각과 눈이 맞아 눌러 살게 된 전형적인 케이스다. 고향은 제주도 북제주군 구좌읍 종달리. 제주도에서 해녀생활을 하다 30여년 전 청산도에 돈과 해산물이 많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져 고향을 떠났다. 그때 나이 23세.‘물질’의 고단함이야 어디라고 다를까. 하루하루가 힘들었던 객지생활 끝에 ‘불과’ 4개월 만에 남편 정규만(61)씨의 포근한 품에 안겨버렸다. 지금껏 편안하게 대해준 남편을 의식해서였을까. 힘들었던 기억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 점은 대화를 나눴던 다른 해녀들도 마찬가지. 그러나 자식들 얘기를 하면서는 목소리가 촉촉이 메었다. “고 어린 것들을 배에 두고 물 속에 들어갔다 오면 언 놈은 토해놓기도 하고, 또 언 놈은 기절이라도 한 듯 쓰러져 있기도 했지라.” 뭍의 친척집에 맡겨두고 나올 때도 있었다. 밤 9∼10시쯤 빈손으로 돌아와 저녁도 거른 채 쓰러져 자고 있는 아이들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찢어질 듯했다는 것. 지금은 건강하게 잘 살고 있는 삼남매가 참 고맙단다. 맑은 날이면 청산도에서도 보이는 고향 제주도. 떠나온 후 지금까지 4∼5번밖에 찾아가 보지 못했다.“볼 때마다 반갑지라. 언니랑 동생, 그리고 친구들도 보고잡고….” 55가구 100여명이 주민의 전부인 섬. 이렇게 조용한 섬에 여자가 들어오면 애를 밴다는 난잡한 얘기가 나돌게 된 이유는 뭘까. 여서도는 예로부터 제주도의 해녀들이 많이 들락거릴만큼 완도보다는 오히려 제주도에 가까운 곳이었다. 이곳에 ‘물질’하러 온 제주 해녀들이 ‘청산도 모퉁이까지는 장담을 해도 여서도까지는 가봐야 안다.’는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뱃길이 막혀 묶이게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젊은 처녀가 한달이고 두달이고 갇혀 있다 보면 섬총각과 가까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이러구러 시간이 지나 앳된 처녀가 그 섬을 나올 때면 어느덧 애엄마가 되었다는 얘기다. 외진 곳에서 ‘물질’로 살아가는 섬아낙네들의 애환을 질펀한 해학으로 풀어낸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녀가 시집갈 때까지 쌀 세 말을 못먹는 곳’이 청산도라면, 여서도에는 ‘평생을 살아도 쌀 한 가마니를 못먹는다.’는 말이 전해진다. 그만큼 먹을거리가 궁하고 가난하기 짝이 없는 섬이란 뜻이다. 그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섬총각과 ‘애 밴’여인네들은 산모퉁이를 깎아내 논을 일구었다. 마치 계단처럼 산자락을 돌아나간다고 해서 ‘두렁논’이라 불렀다. 요즘엔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 그나마 소의 방목장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여서도는 아직까지도 때묻지 않은 천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섬이다. 특히 30∼40m 깊이의 바닷속이 훤히 보일 만큼 맑은 물색이 자랑이다. 여서도로 시집가던 새색시의 앞섶이 풀어지며 옷고름이 바닷물에 빠져 황급히 들어보았더니 옥색으로 물들어 있더라는 전설이 전해질 만큼 맑고 곱다. 이 맑은 바닷속 비경을 보기 위해 해마다 스킨 스쿠버 다이버들이 여서도를 찾아 오기도 한다. 미역, 다시마 등의 해산물과 함께 많이 나는 것이 문어. 마을 앞이 문어밭이어서 문어를 잡아 던지면 집안 빨랫줄에 바로 걸릴 정도란다. 구멍 등에 숨기를 좋아하는 문어의 특성을 이용한 ‘단지어업’도 성행하고 있다. 자그마한 단지모양을 한 플라스틱 통을 그물에 연결해 바닷물 속에 사나흘 넣어두면 통마다 문어들이 가득차 있다는 것. 여서도에는 학교가 한 곳, 청산초등학교 여서분교뿐이다. 학생은 김민욱(11), 은빈(8)남매와 정주훈(9)군 등 세 명. 반면에 선생님은 김금남(48) 분교장 등 두 명이다. 교육환경만큼은 무척 좋은 편(?)이다. 요즘 여서도 주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뭍에서 오는 낚시꾼들을 돌봐주는 것이다. 섬 주변에 고기들이 많아 사철 낚시꾼들이 몰려든다. 이들에게 밥도 지어주고 잠도 재워주는 것이 주업이 되었다. 며칠 조용하게 쉬다 오기에는 딱 좋은 섬이다. 청산도에서 휴가를 즐기다 1박정도는 이 섬에서 보내도 좋을 듯하다. 단, ‘애 배는 불상사’를 피하려면 사전에 기상정보를 꼼꼼히 살펴보고 가야 한다. 가는 길 완도항에서 섬사랑 3호가 매일 오후 2시30분에 출항한다. 소모도와 대모도, 장도 등을 들러가는 ‘완행’이다. 요금은 여서도까지 편도 8800원. 승용차를 싣고 가는 데는 편도 2만 8000원이다. 운전자 요금은 무료. 문의 완도군청 문화관광과(061)550-5421. 완도 여객터미널 (061)552-0116. 숙박업소 민박집 외에는 없다. 대부분의 집에서 민박이 가능하다. 문의 김명남 이장 (061)552-8927.
  • 파주 LG필립스 LCD 산업단지를 가다

    파주 LG필립스 LCD 산업단지를 가다

    기술력과 생산력에서 세계 최고·최대를 자랑하는 LG필립스LCD(LPL)산업단지 가동으로 경기도 파주시가 개벽(開闢)을 하고 있다. 접경 군사도시에서 시 승격 10년만에 자족도시를 꿈꾸며 캐치프레이즈도 ‘대한민국 대표 기업도시’로 바꿨다.LPL은 올부터 LCD 7세대 라인을 월롱면 덕은리와 탄현면 금승리 본단지에서 양산하기 시작했다. 또한 당동·선유 협력단지의 본격 입주가 시작됐으며, 문산에 LG전자 등 4개 계열사 입주가 결정돼 파주는 이제 ‘LG촌’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풍속도가 바뀐다 LPL단지는 140만평 규모로서 12만 4000평이 입주할 운정신도시와 함께 파주 개발의 양대 프로젝트다. 자유로 낙하IC와 1번 국도 통일로 양쪽에서 LPL 초입에 이르는 LG로엔 ‘LG’와 ‘필립스’를 상호로 내건 식당·주점·노래방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젊은층이 많아 문화코드도 급속히 바뀌고 있다.LPL 배후 교하·금촌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는 인근 일산 집값에 비해 평당 200만∼400만원이 싸지만 부동산업계에선 그 때문에 상승여력이 있다고 전망한다. 개발호재 지역 신규아파트 리스트엔 금촌·교하지구 아파트들이 늘상 오른다. 뉴욕타임스는 연초 LPL이 오랫동안 공포의 대상이던 DMZ(비무장지대) 장벽마저 무기력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할 정도이다. 첨단장비 도입 등과 관련해 현지에 상주하는 일본업체 등 외국인도 수백명에 이른다.LPL은 일본과 유럽·중국 등지에서 올해 이공계 석·박사와 MBA 소지자 등 100여명의 해외인재를 채용할 예정이다. ●LG단지의 위용 자유로 낙하IC 방향에서 LPL쪽으로 진입하면 산을 깎아 평지로 만들면서 생긴 높이 수십m의 축대가 거대한 성벽처럼 버티고 있다. 반대편 통일로 방향 경의선 월롱역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지난해 9월16일 완공, 개통한 LG로가 나온다. 폭 7m의 군도를 연장 5.95㎞, 폭 25m의 4차선으로 넓혔다.LG로를 진행하면 좌측 야산기슭 멀리 차기 생산동(P8)을 신축하는 현장의 타워크레인 20여대가 보인다. LPL구내 초소마다엔 ‘World´s No.1 LCD Company’란 간판이 붙어 있다.7세대 공장의 크기는 가로 205m, 세로 213m, 높이 63m로 축구경기장 6개 규모이다. 이승엽 선수가 소속한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실내 홈구장 도쿄돔을 통째로 집어넣고도 남는다. 공장 구내 만우천에선 친환경하천 정비사업이 한창이다. 본공장에서 환경동으로 흐르는 폐수처리와 LNG가스 이동용 파이프라인이 980m에 이른다. 일반인 출입이 철저하게 차단된 공장내부 거대한 자동화장비 틈에선 방진복을 입은 인력이 드문드문 보인다. 반도체와 똑같은 클린룸 상태를 유지한다. 이곳에선 연초부터 가로 1950㎜, 세로2250㎜의 사이즈로 생산능력 세계최대인 7세대 LCD 제품의 양산이 시작됐다. 이 유리기판 구격은 패널(반제품 상태의 화면부품) 기준 42인치 8장, 또는 47인치 6장을 만든다. 지난달 초 세계 최초로 100인치 LCD 패널을 생산, 공개했다. ●세계 1위는 ‘쭉’ 내년 1분기엔 월 9만장의 7세대 LCD를 생산한다.2012년 이후엔 LPL이 사용할 하루 22만t의 공업용수와 전력,LNG 사용량이 인구 100만명 도시와 맞먹게 된다. LPL 본단지에만 오는 2012년까지 25조원이 투자된다. 본단지 2만 5000명. 문산의 당동·선유지구 협력단지 1만명 등 3만 5000명의 고용효과가 창출된다. 본단지 51만평, 협력단지는 60만평(당동지구 40만평, 선유 20만평)에 이른다. 문산읍 당동리·문산리 일원의 당동지구는 외국투자기업 전용단지로 TFT-LCD 관련부품 및 소재·장비 제조업체가 입주한다. 현재 파주 전기초자 등 2개 업체가 입주, 분양률 14.5%를 기록 중이다. 선유지구는 국내업체 분양단지로 업종은 당동과 동일하다. 문산읍 선유리와 파주읍 향암리 일원에 대아산업 등 28개 업체가 입주할 예정으로 분양률은 현재 20%선. LPL의 주생산품인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는 HD(고화질)TV나 컴퓨터·노트북 컴퓨터, 휴대전화 액정화면 등 각종 모니터에 사용된다. 현재 대형 LCD 세계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44.6%로 세계 1위다. 국내 업체에선 LPL이 지난해 22.0%로 1위에 올랐다. ●LG계열 4개사도 문산 입주 LPL 조성은 13개월로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경기도와 파주시의 유례없는 신속 행정서비스 덕이다. 2003년 2월 LPL과 경기도가 투자양해각서를 교환하고 2004년 2월 실시계획 승인, 착공 이후 19개월만에 LCD 패널을 양산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최근 LG전자 등 LG계열 4개 사가 문산읍 내포리 일원 33만평에 입주를 결정했다. 올 10월 산업단지 지정이 이뤄지면 2009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LG화학은 파워모듈,LG 마이크론은 포토마스크(LCD용 사진원판),LG화학은 편광판·감광제 등 모두 LPL에 공급되는 부품 제조를 맡는다.LG전자는 이들 3사가 LPL에 납품해 모듈(Module)화 작업을 통해 나온 LCD 패널로 LCD TV 완제품을 만들게 된다. 경기개발연 김순수 박사는 “4개 계열사가 2010년까지 3조 5000억원을 투자하면 연간 2조 8000억,5년간 14조원의 매출과 함께 국내 생산유발효과가 25조 2000억원에 초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파주 LCD단지 최단기 완공 뒷얘기 “파주 LG필립스LCD는 3년도 안 되는 기간에 단지와 공장을 완공해 양산체제에 들어간 유례없는 사건입니다.” 손학규 경기지사가 외국의 CEO들을 만날 때면 ‘경기도의 기업환경’을 설명하며 꼭 하는 말이다. 경기도와 LG필립스는 2003년 2월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공장 착공시기를 2004년 10월로 잡았다. 그러나 이후 LG필립스측은 7개월가량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 세대교체가 급격한 LCD산업의 특성상 생산이 빠르면 빠를수록 우위를 점하기 때문. 경기도는 흔쾌히 LG필립스측의 부탁을 모두 들어줬다.MOU 체결 이후 기본계획 수립에서 실시계획 승인, 착공까지 모든 절차를 1년 안에 끝냈다. 통상 3년 이상 걸리던 일을 2004년 3월18일 산업단지 기공식을 치르면서 착공식도 동시에 진행했다. 사실 7세대 생산단지 조성을 서두르던 LG필립스는 절대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 중국쪽 투자를 결정하고 검토에 들어간 상태였다. 특히 당시로선 수도권에 대기업 신설은 불가능했다. 경기도는 LG필립스측을 설득해 투자처를 파주로 돌린 데 이어 중앙부처와 타 지방자치단체를 설득해 관련법을 개정했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라는 장애물은 군부대의 협조를 이끌어냈다. 단지 내 출토된 문화재들을 빨리 시굴하기 위해 겨울철에는 대형천막을 치고 불을 피워가며 발굴을 추진했다. 토지소유주들이 보상문제에 불만을 터뜨리자 직원들이 밤낮 집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승낙서를 받아냈다.3일 밤을 꼬박 지새운 적도 있었다. 또한 460기의 묘지는 담당공무원을 지정해 이장을 추진했다. 종중묘는 종갓집 제사까지 찾아다니며 끈질기게 설득했다. 단지 조성은 3교대 작업으로,24시간 공사가 이뤄졌으며 하루 6000여명의 인력과 덤프트럭, 포클레인 등 3000여대의 장비가 투입됐다. 경기지방공사 오국환사장은 “파주 LCD단지는 국내 최초·최단 기간 내에 산업단지를 조성한 성공작으로 한국이 LCD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허만복 LPL 총무담당 “정부와 경기도·파주시의 전폭적 지원이 없었다면 LPL단지가 이처럼 빨리 양산체계를 갖추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파주 LPL 허만복 총무담당(상무급)은 정부가 인프라 구축과 인·허가 과정에서 보여준 신속한 행정지원에 감사했다. 그는 “파주가 우수인재 확보가 용이하고 인천공항과 항구 등 물류환경이 빼어난 수도권에 위치해 LCD 클러스트 입지로 정했다.”며 “접경지역이란 지정학적 위치는 더 이상 장애가 아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를 위해 고용창출 외에도 사회복지·문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현재는 가동초기라 공정관리에 몰두하고 있지만 조만간 구체적 협력방안을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파주시와 LPL은 지난 2월 ‘파주지역 발전공동실무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허 상무는 “LPL과 파주가 함께 도약하는 모습은 자유로와 통일로∼LG로에 이르는 주요 간선도로에 최근 눈에 띄게 빈번해진 물동량을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LPL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국가대표 효자산업’인 7세대 이후 차세대 LCD에서 세계 최고를 지향하고,‘대표 기업도시’를 목표로 하는 파주시와 함께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20년 관록 메탈밴드 블랙신드롬 日 바우와우와 투어

    20년 관록 메탈밴드 블랙신드롬 日 바우와우와 투어

    “보아만이 무기일까요? 지금은 주류에서 벗어난 메탈도 세계를 겨냥한 한국 음악의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척박한 토양에서 오랜 세월 변함없이 밴드를 꾸려가고 있다는 자부심도 느껴졌지만 고단함도 함께 묻어난다. 결성 20년, 데뷔 18년에 이른 관록파 메탈밴드 블랙신드롬(BLACK SYNDROME)이다. ●메탈 르네상스 이끌던 ‘라이브 제왕´ 생소함을 느끼는 음악 팬들도 있겠다.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를 넘어서까지 ‘메탈 키드’ 사이에선 날렸던 밴드다. 시나위, 백두산보다는 후발주자로, 블랙홀 등과는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내 메탈 르네상스 시기를 이끌었다. 초창기 100일 연속 무대에 올랐고,1년에 200회 이상 공연을 하며 ‘라이브 제왕’으로 군림하기도 했다. 겉모습은 어느새 아저씨가 됐다. 오래도록 메탈 신을 지키고 있다고 운을 띄우자,“우리도 직장인 밴드가 됐어요.”라는 농담이 먼저 날아든다. 아닌 게 아니라 김재만(기타)은 음악 스튜디오를, 박영철(보컬)은 홍대 클럽을 운영하고, 최영길(베이스)은 모 노래방기계 회사에서 일한다.(드럼은 일본 뮤지션 히데키 모리우치가 맡고 있다.) 이제 비주류 중 비주류가 된 메탈을 하다 보니 밴드만으로는 생계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래도 음악에 관련된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밴드를 했기에 가능했던 인프라라며 웃는다. “꾸준히 라이브를 해왔고, 앨범도 냈는데 ‘블랙신드롬이 아직도 활동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쑥스러워요.” 말 그대로다. 언제나 음악을 해왔다. 그러나 음악계가 트렌드와 상업성을 쫓는 사이 “세상과 인연을 끊고 살아가는 것 같다.”고 할 정도로 메탈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했다. 잠시 밴드를 떠났다가 2000년부터 다시 합류한 박영철은 “역사가 있는 장르를 아끼고 좋아하는 풍토가 없어 아쉽기도 해요. 요즘은 너무 빨리 바뀌고 새 트렌드를 쫓아가기 바쁘잖아요.”라고 털어놨다. 김재만은 세계 수준에 견줘 뒤지지 않는다는 국내 기타리스트가 수두룩하다 하지만 제대로 된 인스트루멘탈(연주) 앨범이 드물 정도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자조 섞인 농담 하나. 언젠가 국내 밴드 가운데 한 팀이 실력을 인정받아 해외 유수 록페스티벌에 초청됐다고 한다. 그렇지만 비행기 티켓을 끊을 수가 없어서 갈 수 없었다고. 그동안 하고 싶은 음악과 상업성 틈새에서 제대로 줄타기를 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상업적 편식이 한국 음악계가 떨쳐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래도 이들은 끊임없이 무대에 선다. 대답은 하나다. 음악이, 메탈이 좋으니까. 아직도 현역에서 뛰다 보니 후배 밴드들에게도 일러주고 싶은 게 많다. 최영길은 “직장 다니는 저보다 연습을 안 하는 후배들도 있어요. 진정한 공연보다는 돈이 된다고 해서 악기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이벤트 위주로 무대를 꾸리는 경우를 보면 마음에 걸리지요.”라고 했다. ●아무도 찾지 않는 그날까지 공연 계속 블랙신드롬의 열정은 계속된다. 지난해 12월 서울 공연을 함께 했던 일본 하드록의 거장 밴드 바우와우(BOWWOW)와 투어를 한다.7일 대전 8일 대구를 거쳐 9일 서울 홍대 인근 클럽에서 스페셜 파티로 대미를 장식한다. 올해에는 새로운 스튜디오 앨범도 선보일 예정이다. 블랙신드롬은 “나이 먹고, 넥타이 매고 직장 다니는 분들이 우리 공연에 와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면 그게 보람이죠.”라면서 “판이 한 장도 안 팔리고, 아무도 공연에 오지 않는 그날까지 메탈을 할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문화 몰아내는 ‘문화의 거리’

    문화 몰아내는 ‘문화의 거리’

    #1. 2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세계 연극의 날’을 기념해 연극인 70여명이 휴지 줍기 퍼포먼스를 펼쳤다.상업화에 찌든 대학로를 정화하자는 의미에서다. #2. 같은 시각 행사장에서 불과 20여m 떨어진 곳.권리금까지 붙은 것으로 알려진 노점들이 이미 보도를 점령하고 있어 ‘걷기 좋은 거리’가 무색할 정도다.밤이 되면 술집·노래방의 간판만 휘황찬란할 뿐 정작 극장들은 제대로 눈에 띄지도 않는다. ‘문화의 거리’ 대학로에서 문화가 밀려나고 있다. 2004년 5월 서울시가 대학로를 문화지구로 지정한 뒤 땅값·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극장들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연극인 겸 서울문화재단 대표인 유인촌씨는 “대학로에서 문화와 상업주의가 물과 기름처럼 겉돌고 있다.”면서 “대학로를 다른 곳으로 통째로 옮기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상업화에 찌든 대학로 대학로에 위치한 극장은 2004년 60여개 안팎에서 현재 75곳으로 늘었다.하지만 새로 생겨난 극장들은 자본력이 탄탄한 300석 이상의 대규모 극장이거나 개그 공연 전용 극장이다.연극인들은 극장의 양적인 성장이 질적인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지난해 말 연극인 이윤택씨가 운영하는 ‘게릴라’ 극장은 문을 닫았다.건물주가 700만원선이던 월세를 1500만원선으로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최근 소극장 ‘까망’도 건물주가 임대료를 두 배 가까이 올려달라는 요구가 있었지만 가까스로 중재했다.지금은 ‘아룽구지’ 극장이 임대료 협상을 하고 있다. 한국연극협회 방지영 사무국장은 “임대료 상승으로 오히려 기초예술의 기반인 소극장과 극단들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유행에 민감한 가게를 꾸미고 권리금 올려 받는 형식으로 이득을 얻는 ‘먹튀(먹고튀는)’ 세력들이 임대료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화지구 지정 너무 늦었다 이미 상권이 형성된 가운데 문화지구로 지정된 것이어서 소극장 연극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기에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관할 구청의 경우 팸플릿제작과 융자 알선에 그친다.오히려행정 편의주의적으로 정책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해 종로구청은 문화지구 지정을 기념하는 취지에서 주말마다 대학로에서 초대가수를 불러 공연을 펼쳤다.하지만 앰프를 너무 크게 틀어놓는 바람에 극장안까지 노랫소리가 들려 가수 공연이 있는 날이면 연극 공연을 취소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혜화동 1번지’ 이수현씨는 “주객이 바뀐 이벤트성 행사였다.”고 꼬집었다. ●관객도 절반으로 뚝 연극인들은 대학로가 ‘잘나갔던 시기’로 1990∼95년으로 꼽는다.당시 연극 한 편당 평균 관객이 하루 50여명이었지만 지금은 20∼30여명에 그친다.그나마 10여명은 ‘초대권 고객’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심재찬 사무처장은“연극에 대한 각종 지원금이 연극인이나 작품 자체보다는 대관료 등 시설 부문으로 상대적으로 많이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라면서 “좋은 작품이 나오지 못하니까 관객들에게 외면을 받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이런 교사 영구 퇴출을”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은 2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원들의 각종 성추행 사례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내용은 그동안 교육기관 등에 접수된 사례 등을 모은 것으로 학교 안팎에서 제자를 상대로 한 성폭행·성추행은 물론 학부모에 대한 성추행·성희롱도 포함돼 있다. 이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 모 고교 체육교사 A씨는 2003년 7월 “왜 보충수업에 나오지 않느냐.”며 제자 B양을 식당으로 불러내 술을 먹인 뒤 “술 깨고 가자.”며 인근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강원도 인제군 모 중학교 교사 C씨는 2004년 3월 수업 도중 D양을 창고로 불러내 포옹하는 등 추행했다. 전북 익산시 모 중학교 교사 E씨는 빈 교실로 제자를 불러 가슴을 만지는 등 반 학생 5명을 성추행했다. 경남 거창군 모 고교 교사 F씨는 지난해 3월 수련회 도중 여학생 숙소에 들어가 자고 있는 학생을 성추행했고, 경북 영주시 모 여고 교사 G씨는 2000년 강원 속초시 한 여관에서 수련회에 참석한 여학생 3명에게 강제로 술을 먹인 뒤 방문을 잠그고 동침을 요구했다고 학사모는 주장했다.자녀문제 상담 등을 핑계로 학부모를 성추행한 경우도 있다. 서울 모 중학교 교사 H씨는 지난해 3월부터 학교 폭력으로 자녀가 피해를 본 학부모를 상담하면서 4차례 성추행과 성희롱을 해 부모들에게 이중의 상처를 줬고, 울산 모 초등학교 교사 I씨는 지난해 6월 노래방에서 학부모를 성추행하기도 했다. 학사모는 “최근 한 교사가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던 기간제 여교사를 성폭행하는 등 교원의 성추행이나 성폭행 문제가 심각하지만 솜방망이 처벌 때문에 가해 교사 대부분이 여전히 교단에 있다.”고 주장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문화 몰아내는 ‘문화의 거리’

    문화 몰아내는 ‘문화의 거리’

    #1 2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세계 연극의 날’을 기념해 연극인 70여명이 휴지 줍기 퍼포먼스를 펼쳤다. 상업화에 찌든 대학로를 정화하자는 의미에서다. #2 같은 시각 행사장에서 불과 20여m 떨어진 곳. 권리금까지 붙은 것으로 알려진 노점들이 이미 보도를 점령하고 있어 ‘걷기 좋은 거리’가 무색할 정도다. 밤이 되면 술집·노래방의 간판만 휘황찬란할 뿐 정작 극장들은 제대로 눈에 띄지도 않는다. ‘문화의 거리´ 대학로에서 문화가 밀려나고 있다.2004년 5월 서울시가 대학로를 문화지구로 지정한 뒤 땅값·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극장들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연극인 겸 서울문화재단 대표인 유인촌씨는 “대학로에서 문화와 상업주의가 물과 기름처럼 겉돌고 있다.”면서 “대학로를 다른 곳으로 통째로 옮기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학로에 위치한 극장은 2004년 60여개 안팎에서 현재 75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새로 생겨난 극장들은 자본력이 탄탄한 300석 이상의 대규모 극장이거나 개그 공연 전용 극장이다. 연극인들은 극장의 양적인 성장이 질적인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지난해 말 연극인 이윤택씨가 운영하는 ‘게릴라’ 극장은 문을 닫았다. 건물주가 700만원선이던 월세를 1500만원선으로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최근 소극장 ‘까망’도 건물주가 임대료를 두 배 가까이 올려달라는 요구가 있었지만 가까스로 중재했다. 지금은 ‘아룽구지’ 극장이 임대료 협상을 하고 있다. 한국연극협회 방지영 사무국장은 “임대료 상승으로 오히려 기초예술의 기반인 소극장과 극단들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유행에 민감한 가게를 꾸미고 권리금 올려 받는 형식으로 이득을 얻는 ‘먹튀(먹고튀는)’ 세력들이 임대료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미 상권이 형성된 가운데 문화지구로 지정된 것이어서 소극장 연극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기에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할 구청의 경우 팸플릿제작과 융자 알선에 그친다. 오히려행정 편의주의적으로 정책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해 종로구청은 문화지구 지정을 기념하는 취지에서 주말마다 대학로에서 초대가수를 불러 공연을 펼쳤다. 하지만 앰프를 너무 크게 틀어놓는 바람에 극장안까지 노랫소리가 들려 가수 공연이 있는 날이면 연극 공연을 취소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혜화동 1번지’ 이수현씨는 “주객이 바뀐 이벤트성 행사였다.”고 꼬집었다. 연극인들은 대학로가 ‘잘나갔던 시기’로 1990∼95년으로 꼽는다. 당시 연극 한 편당 평균 관객이 하루 50여명이었지만 지금은 20∼30여명에 그친다. 그나마 10여명은 ‘초대권 고객’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심재찬 사무처장은“연극에 대한 각종 지원금이 연극인이나 작품 자체보다는 대관료 등 시설 부문으로 상대적으로 많이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라면서 “좋은 작품이 나오지 못하니까 관객들에게 외면을 받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방송 진행자 변신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방송 진행자 변신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씨

    나는 마흔 셋이고 마흔 세 해를 살아온 힘으로 너를 사랑한다…. 그랬다. 온몸으로 사랑했다. 열심히 마음주고 상처도 많이 받았다. 좌절 앞에서 ‘진심’이라는 지줏대에 의지해 일어섰다. 그렇게 마흔 셋까지 열렬히 살아오면서 낳은 자식들, 즉 ‘봉순이언니’ 150만부,‘고등어’ 70만부,‘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가 40만부에 이른다. 또 있다. 최근에 발간된 ‘사랑후에 오는 것들’은 벌써 20만부 이상 팔렸다. 지난해 봄 발간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배우 강동원과 이나영의 주연으로 한창 영화촬영 중이어서 곧 스크린을 통해 재현된다. 더 이상 무슨 주저리가 필요할까. 이 시대의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43)씨.1980∼90년대를 치열하게 살면서 우리 문학의 특별한 개성으로 여전히 수많은 독자들의 가슴에 깊이 파고들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말 잘한다는 얘기 많이 들어 이런 그가 요즘 ‘외도’라는 신선한 맛을 보고 있다. 다름 아닌 방송 진행자로 변신한 것. 지난 13일부터 매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공지영의 아주 특별한 인터뷰’(월∼토 오후 4:05∼5:00 98.1㎒, 연출 정혜윤) 코너를 맡아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88년 중편 ‘동트는 새벽’ 이후 소설가의 길을 쭉 걸어왔기에 얼핏 ‘방송 출전’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공씨를 만났다. 시간 약속 때문에 집에서 서둘러 나와서인지 머리모양은 덜 정돈된 듯한 ‘집안형’이었다. 옷차림은 소탈하고 수수한 아줌마의 느낌이다. 먼저 방송 진행의 소감을 물었다.“시간 제약만 안 받으면 재미있어요. 원래 인물탐구를 좋아하거든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잖아요.”라고 대답했다. 또 “고등학교와 대학 다닐 때 방송반에서 아나운서 경험을 했어요.”라고 덧붙인다. 이어 “시사평론가 정범구씨가 진행하는 CBS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 계기가 됐어요. 말도 잘 한다고 판단했던지 담당 PD한테 연락이 왔더군요. 처음엔 거절했는데 나중에 고집이 꺾였죠.”라며 웃는다. 대신 조건을 내세웠다고 했다. 진행을 하면서 출연자들에게 예의나 차리는 식의 입에 발린 말로 동의해주는 것은 탈피하겠다고. 즉 ‘공지영식’으로 솔직하게 진행하는 여유를 달라고 했다. 흔쾌히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방송진행에도 독특한 스타일이 어김없이 반영돼 톡톡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최고위원과 인터뷰에서 “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느냐.”고 질문한다.“옳은 대통령이 되고 싶어서.”라는 대답에 공씨는 즉각 “왜 혼자만 옳다고 생각하느냐.”고 치받는다. 영화배우 안성기씨한테 “연애 몇번이나 해봤어요.”라는 질문을 툭 던진다. 안씨가 부인과의 사랑 얘기로 피해가려(?) 하자 공씨는 “아니요, 아내는 빼고요, 첫사랑과는 왜 헤어졌어요.”라고 지체없이 잡아당긴다. 이에 대해 “푼수처럼 구니까 오히려 편안하게 여기는 것 같아요.”라고 전한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말을 잘 못한다는 속설이 있다고 하자 “글쎄요, 어렸을 때부터 말 잘한다는 얘길 많이 들었어요. 사물을 늘 신선하게 아이의 눈으로 보고 싶거든요.”라고 일축해버린다. 공씨는 인터뷰 도중 물을 자주 마셨다.“어제는 술도 안마셨는데…, 잠을 못자서 그런가.”라고 설명했다. 사실은 어젯밤 집에서 그냥 우두커니 앉아 뭔가 골똘히 생각하다보니 두시간밖에 못잤다고 고백했다. 자연스럽게 술 얘기가 나왔다. 공씨의 술친구들은 두 그룹이 있다. 연세대 81학번 출신들로 모인 언론인·화가그룹, 또 얼마전에 생긴 ‘공사모’가 있다. 저녁 7시에 만나 새벽 2시까지 술판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술버릇은 음주가무. 적당히 술에 취하면 대부분 노래방으로 가 노래와 현란한 춤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애창곡은 ‘광화문연가’와 혜은이의 ‘열정’이다.1차 만나는 장소는 주로 홍익대 주변이다. 거나하게 취해도 집앞까지 데려다 주는 친구들이 있어 걱정이 없다고 했다. 그들 중 혹시 애인이라도? 그러자 “정들었다면 단둘이 마시지 왜 몰려다녀요?”라고 즉각 반박한다. ●“결혼하려면 다섯 남자와 동거를” 채플시간에 강의 방송 외에 다른 외도, 강사 러브콜은 없는지 궁금했다.“얼마 전이더라, 이화여대 채플시간에 강의를 한 적이 있었어요. 거기서 ‘결혼이 중요하다, 이혼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결혼하려면 다섯남자와 동거를 해보라.’는 식으로 했지요. 그것도 채플시간에. 다음부터는 연락이 안오데요.” 이어 소설이란 강의를 통해 가르칠 수가 없다는 지론을 편다. 음악과 미술, 무용 등과 달리 소설작법에는 어떤 정형이 있는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인간이라는 소프트웨어가 갖춰지면 그 자체가 소설의 시작이라는 주장이다. 공씨는 어렸을 때부터 시를 즐겼고 원래 시인이고 싶었다.85년 기성문단에 첫 발표된 것도 시였다. 하지만 곧 방향을 틀었다. 시는 천재의 장르이자 타고난 재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노력하는 소설’이 좋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책을 내는 족족 베스트셀러가 되는 까닭을 물었다. 잠시 망설이더니 “원래 지겨운 거 싫어해요. 성격도 급하고 직설적이지요. 쓸 때, 읽는 독자들이 바로바로 책장을 넘기는 것을 늘 염두에 두지요.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그럴 듯하게 잘 하나봐요.”라며 웃는다. 얼마나 벌었을까.“아직 빚도 다 못갚았어요.”라고 했다. 몇해전 유럽여행을 다녀온 뒤 인간답게 사는 게 뭔지 절실해 강원도 평창에 집을 하나 큰 맘 먹고 사두었다고 했다. 주로 여름에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공간이다. 주위에 텃밭이 조금 있어 배나무 몇그루 등을 심어놓았다. 또 고3인 큰딸과 초등학생인 두 아들 등 네식구를 위해 자전거를 장만했다. 공씨 자신은 중학교때 이후 30년 만에 자전거를 샀다. 자택인 성남시 분당구 탄천 주변을 식구들과 가끔 자전거로 달린다. 아이들은 성씨가 각각 다르지만 어머니를 잘 따르고 화목하게 지낸다. 큰딸이 엄마의 기질을 닮아 글을 썩 잘 쓴다고 했다. 몇군데 대학에서 벌써 오라고 해 요즘 기세가 등등해졌다며 웃는다. 그러나 큰딸에게 이러쿵저러쿵 간섭 안 한다. 다만 “문학은 일단 놔두고 딴 곳의 삶을 봐라. 무슨 책이든 읽어라. 세상 어디든 가봐라. 밀림도 가고, 사막도 가고, 우주도 가봐라.”라는 말을 자주 해준다. 공씨는 잡·박식 스타일. 한달에 책구입 비용으로 적게는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쓴다.‘해방전선의 재인식’이라는 사회과학 서적을 비롯해 부동산, 요리, 탤런트 수기, 여행, 맛집멋집 등의 다양한 책을 구입한다. 잠 안오고 배고플 땐 여행과 요리책을 즐겨본다. 집안에는 6000여권의 책을 꽂을 수 있는 책장이 있는데 오래전부터 꽉 찼다. ●다음달 10년 만에 두번째 산문집 펴내 공씨는 요즘들어 글쓰기가 더욱 여유로워졌다. 한국사회도 많이 변했고 시대적 조건이 성숙해진 덕분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유쾌·경쾌하고 발랄한 소설을 쓸 생각이다. 우선 다음달 10년만에 두번째 산문집을 내고 오는 6월 ‘즐거운 나의 집’이라는 주제로 한 월간지에 연재할 예정이다. “결혼과 이혼에 43년 꺼둘렀어요. 첫사랑에 결혼했고 헤어지고 또 사랑했어요. 그때는 너무 싫었어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다 이해와 용서가 돼요. 요즘 곰곰이 생각하면 저 멀리서 제 인생의 방향을 나침반의 각도처럼 가리키는 것 같아요. 여러 시냇물이 한군데 모이듯 편해진다고나 할까요.” 지나온 세월이 40년이라면 400년을 산 것 같다고 했다. 해보고 싶은 거 다 해봐서 여한이 없단다. 공씨는 얼마전 자신의 사후(死後)에 누군가가 평전을 써준다면 머리에 올리고 싶은 글을 생각해봤다.‘나 열렬하게 사랑했고 열렬하게 상처받았고 열렬하게 좌절했고 열렬하게 슬퍼했으나, 모든 것을 열렬한 삶으로 받아들였다. 하느님, 이제 그만 쉴래요.’라고. 공씨는 사랑하지 않는 순간 영혼은 죽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이 70 넘어서도 연애를 할 것이고 그때에도 자신의 속을 다 퍼주고 말겠다며 활짝 웃는다. 주말매거진 We팀장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63년 서울 출생 ▲81년 중앙여고 졸업 ▲85년 연세대 영문학과 졸업 ▲85년 무크지 ‘문학의 시대’에 시 ‘이태원의 하늘’ 발표. ▲87년 구로공단 근처의 전자부품제조업체에 취업했다가 한 달 만에 프락치에게 걸려 강제 퇴사. ▲88년 ‘창작과 비평’에 중편소설 ‘동트는 새벽’으로 등단. ▲2006년 3월 CBS라디오 ‘공지영의 아주 특별한 인터뷰’ 진행 ■ 주요 작품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89년), 그리고 그들의 아름다운 시작(91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93), 고등어(94), 착한 여자(97), 봉순이 언니(98), 별들의 들판(2004),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05), 시랑후에 오는 것들(05) 등. ■ 수상경력 21세기문학상(01), 한국소설문학상(01), 오영수문학상(04) 등.
  • [스포츠 라운지] 쇼트트랙 ‘2인자’ 이호석

    [스포츠 라운지] 쇼트트랙 ‘2인자’ 이호석

    그는 지금 캐나다에 있다.26일부터 캘거리에서 개막하는 쇼트트랙 팀선수권 출전을 위해 지난 19일 출국했다. 출국전 합숙소인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만났을 때 앞니가 드러나는 특유의 해맑은 웃음을 지어 보였던 그의 얼굴엔 지금쯤 비장한 각오가 서려 있을 것이다. 팀 선수권이 끝나면 바로 31일부터 미국에서 열릴 세계선수권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 쇼트트랙의 ‘2인자’ 이호석(20·경희대). 토리노 동계올림픽 개인전에서 선배 안현수(21·한국체대)에 밀려 은메달만 2개 따는 바람에 얻은 별명이지만 그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지금은 절정기… 4년후 기약못해 그가 토리노 올림픽 이후 국내에 돌아와서 처음 느낀 건 알아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이었다. 은메달을 ‘2개씩’이나 땄기 때문 아니겠냐는 게 그의 분석이었다. 물론 그도 금메달에 욕심이 없는 건 아니었다. 세계선수권에서는 ‘넘버2’를 넘어 ‘넘버1’에 도전해 볼 참이다.“여전히 현수형이 더 잘 하긴 하지만 맞대결 승리를 위해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게 그의 출국전 각오이기도 했다. 사실 중학교 시절에는 이겨보기도 했지만 이후 안현수가 일찍 국가대표팀에 합류하는 바람에 좀처럼 기회가 없었단다. 주종목도 1000m와 1500m로 같다. 경쟁자지만 ‘자기관리가 철저하다.’는 둥 ‘운동을 제일 열심히 한다.’는 둥 안현수에 대한 칭찬을 줄줄이 늘어놓기도 했다.1년여 동안 같은 방을 쓰면서 절친한 사이가 됐다는 말이 거짓은 아닌 듯했다. 올림픽 때 안현수에게 금메달을 양보했다는 항간의 말에 대해 “1500m에선 양보한 측면이 있다.”고 솔직히 털어놓은 그는 “당시 뒤에서 인코스를 파고드는 현수형을 막을 수 있었지만 충돌이 우려돼 길을 내줬다.”고 설명했다. 물론 외국 선수였다면 기를 쓰고 막았고, 충분히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는 것이다.‘한국’을 위해 ‘개인’을 희생한 셈이다. 지금은 절정의 실력을 뽐내고 있지만 4년 뒤 밴쿠버올림픽 대표를 자신하지는 못한다고도 했다.“양궁처럼 국내 선발전이 더 어렵다.”면서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올림픽에 나갈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자친구가 생겨 행복해요 출국하기 전까지 그를 포함한 선수들은 태릉선수촌에 숙소가 마련되지 않아 선수촌과 올림픽파크텔을 오가며 훈련을 했다. 연일 파김치가 됐지만 그는 새로운 즐거움이 생겨 훈련이 신이 난다고 했다. 올림픽 직전 사귀기 시작한 여자친구 때문. 올림픽 기간에도 집보다 더 자주 통화했단다. 함께 영화를 보거나 수다를 떨면서 훈련에 지친 몸을 달래곤 했던 그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장소는 노래방이다. 스스로 ‘음치’라고 말하고 뚜렷한 ‘18번’도 없지만 신세대답게 신곡은 빠트리지 않고 배워 부른다. 쇼트트랙과는 초등학교 2학년때 인연을 맺었다. 어린 시절 학교가 알아주는 개구쟁이였다. 담임선생님이 말썽일으키지 말고 그 열정으로 스케이트를 해보라고 권유한 것이 계기가 됐다.“그렇게 심한 개구쟁이는 아니었는데…”라면서 너스레를 떨었지만 그 선생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함께 전했다. 선수생활을 접은 뒤엔 쇼트트랙 코치와 학교 체육선생님을 하고 싶다는 게 그의 꿈이란다. 글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이호석 프로필 *생년월일 1986년 6월25일 *출생지 서울 *학력 홍익초-신목중·고-경희대 *체격 167cm·60kg *혈액형 A *종교 불교 *경력 토리노동계올림픽 금1(계주) 은2(1000·1500m) 세계주니어선수권 개인종합 1위, 500·1500m 1위(2003·04년)
  • 실습여경 성추행 경찰관 해임

    경찰관이 실습나온 여경 교육생을 노래방에서 성추행한 이유로 해임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은 22일 모 경찰서 소속 A경사에 대해 지난달 28일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어 여경 교육생을 성추행하는 등 공무원 품위를 손상시킨 이유로 해임했다고 밝혔다. 울산경찰청은 A경사가 지난달 21일 2주간 일정으로 실습나온 여경 교육생 등과 술을 마신 뒤 노래방에서 놀다 등을 두드리고 배를 만지는 등 성추행해 경찰관의 품위를 손상시킨 사실이 인정돼 해임했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사회플러스] “노파라치 진술 믿기어려워”

    포상금을 노린 ‘전문 신고꾼’ 제보로 기소된 사건에 대해 유죄를 선고할 때는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재윤 대법관)는 16일 노래방 손님에게 술을 판매하고 도우미를 알선해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혐의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유모(31)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 무죄 취지로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불순한 동기로 다른 사람의 범법행위를 탐지해 감독관청에 고자질함을 일삼는 사람의 언행에는 허위가 개입될 개연성이 농후하므로 유죄를 선고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 ‘동상이몽’ 정동영·고건씨 오찬회동

    ‘동상이몽’ 정동영·고건씨 오찬회동

    “연대에 힘을 합쳐야 한다.”(정동영),“지방선거 차원에서 연대하는 것은 내가 얘기해온 것과 거리가 있다.”(고건) 열린우리당 정 의장과 고 전 총리가 12일 오찬 회동을 가졌다. 서울 태평로 근처 한 중식당에서 가진 이날 회동은 고 전 총리가 5·31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과 연대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양측의 ‘동상이몽’을 확인하는 선에서 끝났다. 회동 직후 양측은 이례적으로 대화 전문을 공개했다. ●鄭의장 러브콜에 高전총리 ‘냉랭´ 정 의장은 이날 뉴라이트와 이명박 서울시장,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언급하며 “과거로 가는 열차에 편승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미래로 가는 세력은 흩어져 있다. 참여정부 초대 총리로서, 같은 배를 타고 있는 사람으로서 미래 3각편대에 같이하셨으면 좋겠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고 전 총리는 “중도실용주의 개혁세력의 통합 연대를 주장해 왔는데, 선거전략 차원은 아니고 민생경제 회복과 미래 발전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정당 정파를 초월해 협력하자는 것”이라며 지방선거 연대 의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가 한 배를 탔다는 것은 대한민국호라는 한 배에 국민 모두가 함께 타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큰 배에서 선실이 같고, 층이 같고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고도 했다. 1시간30분가량 이어진 오찬 내내 정 의장은 계속 러브콜을 보냈지만 고 전 총리는 냉랭하게 반응했다. 기존 정치권에 쓴소리를 뱉은 대목은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로 비쳐질 만했다. 고 전 총리는 특히 “노래방이다 골프장이다 이런 데를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정치권이 검증한다는 것이 국민들을 화나게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노래방·골프장 현장검증에 배신감 그는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요즘은 국민이 정치 걱정하고 있다.”면서 “서민이 어려운데 정치권이 성추행이다 골프다 옥신각신해서 국민이 말할 수 없는 배신감 느끼고 있다.”고 질타했다. 비빔밥도 대화 소재가 됐다. 정 의장은 “타계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선생이 비빔밥 정신, 남대문 정신이 있으면 일어선다고 했는데 독창적인 능력, 남의 것을 받아들여서 일으키는 저력이 있었다.”고 말을 건넸다. 이에 고 전 총리는 “전주비빔밥뿐만 아니라 진주비빔밥도 있고 각 지역에 있다. 비빔밥은 각종 나물과 양념이 들어가서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낸다.”면서 “우리 정치가 이것을 배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與 대책위 ‘회식장소’ 방문 조사

    이해찬 총리의 ‘3·1절 골프’ 파문으로 수세에 몰린 여당이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문제로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9일엔 성추행 사건이 났던 한정식집을 찾아 진상조사까지 벌였다.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 등이 골프 파문 진상을 조사하겠다며 부산 골프장을 찾아간 지 닷새 만의 반격이다. 김현미·김형주 의원과 서영교 부대변인 등 열린우리당 성추행·성폭력추방대책위원회 위원들은 성추행 사건이 일어난 서울시내 한정식집을 방문했다. 김 의원 등은 사건 당일 한나라당 지도부와 모 언론사 기자들이 먹고 마신 음식값과 술값이 얼마인지, 최 의원이 성추행한 노래방이 어디인지를 지배인 등 종업원들에게 따져 물었다. 하지만 종업원들은 “매출장부는 사장이 모두 가져가고 영수증도 가져가서 알 수 없다.”면서 “사장은 사건이 난 다음날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 의원은 조사 직후 브리핑을 갖고 “한나라당과 음식점측이 실상을 축소하려 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사회플러스] 법정 허위진술한 2명 잇단 구속

    법정에서 허위 진술한 피의자가 잇따라 구속됐다. 대구지검 공판부(부장검사 최세훈)는 6일 노래방에서 업주를 성추행한 뒤 피소된 친구를 위해 법정에서 허위 진술한 혐의(위증)로 윤모(42)씨를 구속했다. 대구지검 형사 5부(부장검사 강신엽)도 이날 법정에서 조세포탈 업체의 업주라며 법정에서 허위 진술한 이모(44) 씨를 위증혐의로 구속했다.
  • “국가공복이 이럴수가…” 성추행·폭행 일삼아

    “국가의 공복이 정말 이래도 되냐구요? 여성을 성추행하는 것도 모자라 직장까지 쫓아와 행패를 부리고 폭행도 서슴지 않다니….” 중국 대륙에 감찰 공무원들이 자신의 직권을 남용해 감찰 대상 업체로부터 향응을 제공받는 과정에서 업체 여지점장을 성추행하고 도망가는 여지점장들의 직장까지 쫓아가 사무실 집기를 때려부수고 폭행을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주변 사람들로부터 항의의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중국 중부 산시(陝西)성 셴양(咸陽)시의 감찰 공무원들이 감찰 업무는 뒷전이고 감찰 대상 업체 여성들을 성추행하는 것은 물론 사무실 집기를 때려부수고 폭행까지 휘둘러 비난을 사고 있다고 서안만보(西安晩報)가 최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원성을 사고 있는 장본인은 리캉(李康)·장바이칭(張百淸) 등 감찰 공무원 2명으로,이들은 지난 1일 셴양시 약방을 대상으로 불시 감찰 활동을 펼쳤다. 시내 바이싱(百姓)약방 지점에서 감찰 활동을 벌이던 이들은 “이 약방은 시 환경위생 조례를 위반하는 등 많은 문제가 있다.”며 지금 당장 영업정지 처분을 내려야 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에 당황한 약방 지점장 류춘류(劉春柳)씨와 인근 지점의 지점장 리거거(李格格·22)씨는 감찰 공무원에게 “한턱을 내겠다.”며 영업정지 처분만은 재고해달라고 당부했다.이들은 “그러면 저녁 6시쯤 다시 만나자.”며 되돌아갔다. 이날 저녁 6시,약방 지점장과 부지점장 류·리씨 외에 또다른 지점의 부지점장 추이야웨이(崔亞維·여·24)씨가 함께 시내 호텔 식당에서 이들 2명의 공무원에게 향응을 제공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고급술인 우량예(五粱液) 3병과 고급 담배 등을 선물했으나,리·장 두 공무원의 마음을 흡족케 하지 못했다. 이 때문인지 리·장은 2차를 가자고해 할 수 없이 이들 3명의 지점장·부지점장은 노래방(우리의 단란주점에 해당)으로 직행했다. 노래방에 들어가 신나게 놀던 리·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술기운이 올라오자 갑자기 여지점장들을 껴안거나,치마 밑으로 손을 집어넣는 등 성추행을 서슴지 않았다. 깜짝 놀란 이들 3명의 지점장·부지점장들은 이들의 손을 뿌리치고 정신없이 노래방을 빠져 나와 약방으로 도망쳤다.그러자 리·장도 이들을 뒤쫓아 약방으로 쫓아와 책상과 의자를 때려부수는 등 온갖 패악질을 저지르며 약방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참다못한 약방 종업원이 공안(경찰)에 신고하자,출동한 경찰차마저 마구 발로 차는 등 행패를 부리며 버텼으나,끝내 붙들렸다. 감찰 책임자 왕원샤오(王文孝) 주임은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며 “인민의 공복이 어떻게 이런 패악질을 할 수 있느냐며 그 사건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 고로쇠 약수 ‘덕’ 본지가 언젠지…

    경칩(6일)을 전후해 보름가량 특수를 누렸던 고로쇠 약수가 옛날의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6일 전남 광양시와 구례군의 채취농가 등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경제사정을 이유로 고로쇠 물을 마시러 오는 손님들이 줄기 시작하면서 채취 농가들이 울상이다. 백운산으로 들어가는 광양시 봉강면 항월마을에 자리한 광양농원 주인 서병섭(44)씨는 “고로쇠 물을 마시러 백운산으로 올라가는 차량만 봐도 예년의 절반으로 줄었는데 택배 주문량은 해마다 늘고 있다.”고 밝혔다. 서씨는 “남자손님 10명이 오면 물값(2통에 10만원)을 빼더라도 염소 1마리와 술 등 40만원어치를 먹는다.”고 말했다. 광양시청 산림과 정민희(39·여) 담당은 “지난해 고로쇠 택배 주문량은 전체 판매량의 13%로 집계됐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보통 물을 통으로 판 돈에 곱하기 4를 해서 간접수익을 계산했지만 지금은 찾는 손님이 적어 3을 곱하기도 힘들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광양시는 봉강·옥룡·다압·진상 등 4개면 290여 농가에서 18ℓ들이 2만 7000여통(48만ℓ)을 팔아 13억여원의 직접소득을 올렸다. 지리산 자락인 구례군 토지면 토지우체국에는 하루 평균 100여건의 고로쇠 물 택배 주문이 접수되고 있다. 민간인 택배 회사들도 앞다퉈 물량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구례군의 경우 지난해 토지·간전·산동·마산·광의 등 5개 면 375농가가 70여만ℓ를 모아 17억여원의 직접매출을 기록했다. 피아골에서 고로쇠 민박집을 하는 최정순(50·여)씨는 “택배 물량이 늘면서 고로쇠 수입이 옛날의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구례군청 환경산림과 관계자는 “고로쇠 채취농가뿐 아니라 인근 식당이나 노래방 등도 고로쇠 특수를 먼 옛날의 얘기로 생각한다.”고 전했다.광양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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