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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노래주점 火因은 “누전”

    노래방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현장 합동 감식에서 수거한 잔해물 등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식 결과 누전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났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국과수의 정밀 감식 결과를 이번 주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김모(21)씨 등 종업원 2명과 전 업주, 건물주 및 건물 관리인 등 5명을 추가로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영화음악 저작권 ‘錢爭’

    영화음악 저작권 ‘錢爭’

    4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건축학개론’에는 전람회의 명곡 ‘기억의 습작’이 중요 모티브로 쓰인다. 영화 앞뒤 부분에 한 차례씩 7분 남짓 쓰인 ‘기억의 습작’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물론 잊혀진 노래였던 ‘기억의 습작’도 음원차트에 다시 오르는 등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하지만 앞으로 ‘건축학개론’과 ‘기억의 습작’ 같은 상생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영화 음악에 대해 한 곡당 극장 매출액의 0.06~0.2%를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에 공연사용료로 지급하도록 한 징수규정 개정안이 지난 3월 15일 문화체육관광부 승인을 얻었기 때문이다. ‘건축학개론’에 새 개정안을 적용하면 영화제작자는 ‘기억의 습작’ 사용 대가로 음저협에 복제사용료 300만원과 공연사용료 명목으로 5843만원(관람객 수 407만명×평균관람료 7400원×0.97×음악사용료율 0.2%)을 더 내야 한다. ‘건축학개론’은 지난해 제작된 것이어서 소급적용을 받지 않는다. 당시 제작사 명필름은 1750만원에 저작권 문제를 해결했다. ●CGV 29억·메가박스 16억원 소송 당해 제작사·투자배급사·극장 등 영화계와 음저협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음저협은 최근 복합상영관 CJ CGV와 메가박스씨너스를 상대로 각각 29억원과 16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2010년 10월부터 징수규정개정안이 발표된 지난 3월까지 영화 음악에 대한 공연사용료를 받겠다는 게 음저협의 입장이다. 2010년 10월은 영화에서 음악을 쓸 때 복제와 공연사용료를 뭉뚱그려 내던 관행에서 벗어나 공연사용료를 별도 징수하겠다고 음저협이 공표한 시점이다. 음저협 관계자는 “협회 징수규정에 따라 곡당 1%의 음악사용료율을 적용해 CGV와 메가박스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면서 “복제사용료만 받다가 공연사용료도 받게 된 노래방의 경우(노래방 기계 공급 업체가 복제사용료를 내고, 노래방 업주가 공연사용료를 낸다)처럼 민형사상 판례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징수대상도 제작사가 아닌 대기업이 운영하는 극장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협상 거부 소송 남발 이해 안 가” 반면 멀티플렉스 측에서는 소송 의도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오희성 롯데엔터테인먼트 마케팅팀장은 “징수규정 개정안은 음저협도 불만이겠지만 영화업계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래서 공동협상을 하기로 한 것인데 소송을 남발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영화제작자들이 음악 사용 대가로 쓴 돈이 20억원가량이다. 그런데 음저협이 받은 돈은 2억여원 안팎이다. 결국 저작권을 해결하려고 신탁단체인 음저협 외에 저작권자와 또 협상을 해야만 했다는 얘기”라면서 “징수규정 개정안대로면 애꿎은 영화업계만 음저협과 저작권자에게 이중부담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제작자들은 공연사용료 발생을 인정하지만 현실적인 시스템을 만들자는 입장이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현재 징수규정안은 수익이 아닌 매출액 베이스로 징수하도록 하고 있다.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못 넘거나 제작사가 망하더라도 공연사용료를 추후에 내라는 얘기다. 줄소송을 낳을 수도 있고, 이러면 음저협도 손해”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부터 복제권과 공연권을 합쳐 포괄 협상을 하면 제작사도 투자를 받을 때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제작비 규모는 늘더라도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화재지점 인적없어 방화 아닌듯

    9명의 사망자를 낸 부산 부전동 시크노래주점 화재사건 발화지점은 24번 방이며 새어나온 연기가 순식간에 노래방 내부를 덮친 것으로 확인됐다. 노래방 화재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9일 화재진압당시 물에 젖은 노래주점 24번 방 입구 통로 폐쇄회로(CC)TV(5번) 와 카운터 입구에 설치된 CCTV (6번)등 2대의 CCTV를 복원 분석한 결과, 화재 첫 발화지점은 24번방이며, 주출입구가 있는 카운터까지 연기가 퍼진 것은 채 1분이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미뤄 이날 불은 24번방 안에서 어떤 요인에 위해 일어나 연기를 가득 채우고 있었고 종업원이 문을 열자 이 연기가 일시에 바깥쪽으로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많은 인명피해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24번 방을 비추는 5번 CCTV를 분석한 결과, 5일 오후 6시쯤 방을 정리하는 종업원들의 출입이 있었지만 이후부터 불이 난 오후 8시 50분쯤 까지는 아무도 출입한 사실이 없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방화에 의한 화재는 아닌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또 당일 이뤄진 에어컨 설치공사는 화재와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노래방 등 연기배출구 설치 의무화

    앞으로 밀폐형 구조를 한 다중이용업소(노래방·유흥주점·PC방 등)는 연기 배출구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화재 참사가 일어난 부산 노래주점의 건물 외벽이 밀폐된 통유리 형태라서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서울신문 5월 7일자 11면>에 따른 것이다. 8일 소방방재청은 이런 내용 등을 담은 ‘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입법 추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방재청은 비상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비상구를 출입구 반대 방향에 설치하도록 할 방침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영업정지 노래주점 재개업 땐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추진

    앞으로 노래주점, 노래방, PC방 등 창이 없는 다중이용업소가 영업 정지 등 행정 처분을 받은 뒤 재개업할 때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소급 적용된다. 방을 구분할 때 건물 구조상 천장까지 불연소재 담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소방방재청은 이 같은 내용의 다중이용업소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관계 부처와 협의해 입법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2010년 11월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개정돼 노래방·유흥주점 등 다중이용업소는 창이 없으면 간이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으나 최근 참사가 빚어진 부산의 노래주점 등 법 개정 이전에 개업한 업소에는 법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주류 판매 및 제공, 접대부 고용·알선 등으로 영업 정지된 노래방도 재개업을 하려면 스프링클러 등 안전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방재청은 또 부산 노래주점 화재의 가장 큰 원인을 ‘건물 골격상 천장’ 아래 설치된 ‘인테리어 석고보드 천장’에 불이 붙어 삽시간에 불길이 층 전체로 퍼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 등록하는 다중이용업소에 대해서는 방을 구분할 때 건물 구조상 천장까지 불연소재 담을 설치하도록 하는 방안과 벽면에 불연재나 준불연재를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부산 노래주점 ‘비상구 불법개조’ 참사 키웠다

    부산 노래주점 ‘비상구 불법개조’ 참사 키웠다

    9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 서면의 노래주점이 불법적으로 구조를 변경한 탓에 인명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7일 노래주점에 설치된 비상구 3곳 중 2곳의 비상구가 제 역할을 못 하게 구조가 변경된 것을 확인했다. 출입구 오른쪽에 있는 옥외계단으로 연결되는 비상구의 경우 비상구 앞에 별도 문을 설치하고 이 문을 지나 비상구로 연결되는 통로 양쪽에 맥주박스 등을 쌓아 놓아 사실상 비상구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비상구 앞에는 물건을 적치하거나 별도의 문을 설치할 수 없다. 접이식 비상 사다리와 연결되는 부속실은 1번 노래방으로 개조됐고 밖으로 탈출할 수 있는 접이식 계단도 없앤 것으로 드러났다. 부속실이 노래방으로 개조되지 않고 이곳을 통해 밖으로 탈출할 수 있는 비상 사다리가 있다는 사실을 노래주점 측에서 손님들에게 안내했다면 이곳 맞은편 25번 노래방에 있던 기수정밀 직원들은 비상 사다리를 통해 탈출할 수 있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경찰은 이에 따라 노래주점 주인 등을 과실치사상혐의로 사법 처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화재 현장에서 수거한 잔해물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부산경찰청과학수사대에 보내 성분분석을 의뢰하는 등 화인 규명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화재 원인과 노래주점 측의 대피 조치에 대한 적절성 여부를 밝힐 노래방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8개도 확보해 복원 작업을 벌이고 있다. 폐쇄회로TV를 복원한 결과 첫 불길이 보인 24번 방은 5일 오후 8시 52분까지 외부 출입자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복구 중인 21번 방 화면에서도 출입자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될 경우 방화 가능성보다는 전기적 요인에 의해 발화가 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각 CCTV가 보여주는 장면을 같은 시간대에 맞춰 완성하면 화재가 방화나 실화에 의한 것인지, 전기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화면이 완성되면 화재 당시 종업원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어 대피 조치가 적절했는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화마가 앗아간 코리안 드림

    노래방 화마로 근로자 6명을 한꺼번에 잃은 부산 금정구 금사동 기수정밀은 “어째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회사 간부들은 6일 새벽 긴급히 회사에 모여 상황을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김지원씨 등 사고를 당한 직원들은 휴일인 어린이날에도 근무를 한 뒤 노래방에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등 한국인 근로자 3명은 자동차 부품 생산을 담당하는 현장 근로자로 입사 1∼2년 차의 새내기들이다. 회사 기숙사에서 생활한 가얀 등 스리랑카인 3명은 지난해 8월과 9월 입사해 생산 보조로 성실히 일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손영태 관리이사는 “근로자들은 너무 순박하고 성실하게 일해왔다.”고 말했다. 이들이 참변을 당한 것은 회사가 마련한 모임이 아니어서 회사로부터 피해 보상을 받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부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부산 노래방 화재참사 9명 사망·25명 부상

    부산 노래방 화재참사 9명 사망·25명 부상

    어린이날이자 주말인 지난 5일 오후 부산의 한 노래방에서 불이 나 9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치는 등 참사가 빚어졌다. 지난 5일 오후 8시 55분쯤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있는 6층짜리 건물 3층 S노래방에서 불이 나 김지원(24)씨 등 한국인 6명과 가얀(28)을 포함한 스리랑카인 3명 등 모두 9명이 숨졌다. 스리랑카인 3명 등 6명은 부산 금정구 금사동 기수정밀 직원들이었다. 6일 부산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불은 노래방 입구 쪽 24번 방과 21번 사이 벽에서 시작됐고 불길과 함께 연기와 유독가스가 통유리로 밀폐된 3층 노래방에 순식간에 퍼지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다. 584㎡(180평) 규모의 노래방 외에 이 건물 6층 주점에도 수십여명의 손님들이 있었지만 옥상 등으로 대피해 화를 면했다. 4층과 5층은 내부 수리 중이어서 영업을 하지 않았다. 이날 불은 24번 방 주변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발견하고 주인 조모(26)씨 등이 진화에 나섰으나 실패해 119에 신고했다. 부산소방본부는 소방차 60여대 등의 장비와 소방대원 350여명을 투입해 화재 발생 1시간여 만인 오후 10시쯤 진화에 성공했다. 경찰은 노래방 관계자들이 손님들을 적절하게 대피시키지 못한 혐의가 드러나면 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노래방 불법개조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노래방은 당초 구청에 신고된 24개보다 2개가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노래방 주인 조씨가 허가를 받은 뒤 불법으로 방 2개를 달아냈는지와 관할구청에서 이 같은 불법을 알고도 묵인해줬는지 여부 등을 캐고 있다. 부산 김정한·박정훈기자 jhkim@seoul.co.kr ●사망자 명단 함진녕(31·회사원), 김은경(25·여·대학생), 제민정(22·여·대학생), 김지원(24), 서한결(21), 박승범(20), 가얀(28·스리랑카), 제모누(26·스리랑카), 팔랑가(25·스리랑카·이상 기수정밀 직원).
  • [사설] 안전불감증이 빚은 부산 노래방 화재 참사

    엊그제 저녁 부산 부전동 노래방에서 불이 나 20대 손님 9명이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의 현장감식 결과 불이 난 노래주점에는 창문이 하나도 없는 데다 별도의 비상구는 물론 스프링클러 시설조차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한다. 불이 나면 대형 참사를 피할 수 없는 구조였음에도 버젓이 영업할 수 있었다니 믿기지 않는다. 이런 유의 대형 사고가 날 때마다 당국은 대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그동안 무슨 대책을 세웠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이번 참사는 안전불감증이 빚은 인재라는 사실이 조사 과정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즉시 소방서에 신고하는 게 기본 상식이다. 그런데도 업주와 종업원은 손님에게 알리지 않고 자체 진화에 나섰다가 화를 키웠다. 연기가 빠져나갈 곳도 없고 스프링클러 시설조차 없는 복잡한 미로형 구조는 처음부터 영업허가를 내주지 말았어야 했다. 인허가 못지않게 소방 점검도 부실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노래방 화재 참사가 비단 처음이 아니었던 만큼 소방 당국은 좀 더 꼼꼼하게 살폈어야 했다. 아프리카 국가도 아니고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에서 일어난 사고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다중이 모이는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인명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예방이 중요하다. 특히 이번 사고와 같은 화재는 기본만 제대로 지킨다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그런 까닭에 이번 참사는 안전불감증에 여전히 둔감한 우리 사회의 치부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아 분노를 치밀게 한다. 업주들은 비용을 조금 아끼려다가 뒤늦게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그리고 사고가 터지면 앵무새처럼 되뇌는 당국의 대책도 더 이상 듣기에 지겹다. 언제까지 말 따로, 행동 따로의 행정을 계속할 것인가. 인허가 과정은 물론 평소 소방 점검에 이르기까지 비리를 낱낱이 밝혀 철저히 응징해야 할 것이다.
  • 업주 자체 진화 시도하다 ‘늑장 대피’

    업주 자체 진화 시도하다 ‘늑장 대피’

    부산 노래방 화재 참사는 노래방의 밀폐된 구조와 늦은 신고가 화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노래방이 있는 건물 외벽은 통유리로 사실상 밀폐된 구조였다. 비상시에 손님들이 창문을 깨고 뛰어내릴 수 있는 높이였으나 건물 미관과 방음을 고려한 고강도 통유리 구조여서 탈출은 불가능했다. 한 소방대원은 6일 “노래방 창문이 이중창으로 돼 있었으며 안쪽에서 열 수 있는 창문이 있었으나 소음 차단 등을 위해서인지 창문 모두가 닫혀 있었다.”면서 “이로 인해 불과 함께 연기와 유독가스가 밖으로 빠져 나가지 못한 채 실내를 가득 메우면서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상구 위치도 문제였다. 3개의 비상구 중 2개는 출입구와 가까운 화장실 양쪽에 있었다. 화장실 맞은편은 화재로 연기가 맨 처음 난 24번 노래방 쪽이다. 불길이 치솟으면서 유독가스와 연기가 순식간에 밀폐된 노래방 3층 전체를 메웠다. 손님들이 대피하기 위해 제각각 뛰쳐 나왔으나 출입구나 비상구 쪽으로 갈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비상구가 주 출입구와 멀리 떨어진 반대편에 있었더라면 탈출이 훨씬 용이했을 수 있다. 노래방 측의 대응미숙도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노래방 주인과 종업원들은 손님들에게 화재 사실을 제때 알리지 않은 채 자체 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불길은 오히려 커졌다. 이들은 출입구를 통해 대피했으나 숨진 9명은 미처 대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에도 2층의 다른 노래주점에서 불이 났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노래방은 화재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길섶에서] 오디션 1984/이도운 논설위원

    TV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 대학 동창 임성민. 10년만 늦게 태어났어도 연예계를 평정하고도 남았을 친구다. 노래, 춤, 외모, 스타일, 유머, 스포츠, 외국어…. 그의 노래는 이승철과 이광조의 장점만 뽑아낸 것처럼 들렸고,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추면 외국인들까지 주위에 모여들었다. 대학교 2학년 때 학과 노래 대결이 벌어졌다. 성민이는 음대 작곡과에 다니는 단짝 친구가 만들어준 노래를 그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불렀다. 앙코르가 쏟아졌다. 앙코르 곡으로 ‘슬픈 인연’을 불렀는데, 지금도 나미의 원곡보다 성민이의 노래가 더 기억에 남는다. 1980년대는 대중문화 산업이 꽃을 피우기 이전이었다. 연예인을 꿈꾸는 친구는 없었다. 성민이도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다시 만나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 갔다. 성민이의 목소리는 예전 같지 않았다. 많이 아쉬웠다. 하늘은 왜 그에게 큰 재능을 주면서, 때(時)를 함께 주지는 않았던 걸까.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사건 Inside] (28) ‘한탕’을 위해 3년을…‘친절한 김 시스터즈’의 정체

    [사건 Inside] (28) ‘한탕’을 위해 3년을…‘친절한 김 시스터즈’의 정체

     “언니, 요즘 입을 옷 없다면서? 좋은 물건 들어와서 생각 나 가져왔어.”  “아유~ 뭘 이렇게 자꾸 퍼줘. 지난번엔 먹을 것을 잔뜩 싸들고 오더니….”  한 동네에 오밀조밀 모여 장사하는 영세 상인들은 ‘형님, 동생’ 하며 친분을 쌓는 경우가 많다. 서로 배려하고 챙겨주다 보면 먼 친척보다 두터운 정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를 이용해 누군가 사기행각을 꾀했다면 그때 느낄 허탈함과 배신감은 대단할 것이다. 최근 3년에 걸쳐 동네 주민들의 환심을 산 뒤 거액을 가로챈 자매 사기단이 덜미를 잡혔다.    ●동네 일이라면 무엇이든…돈 많고 인심 좋은 자매의 속내는  2004년 서울 광진구 화양동에 작은 옷가게와 노래방이 들어섰다. 가게 주인은 새로 동네에 이사온 김씨 자매. 두 사람은 넉넉한 인심과 붙임성 있는 태도로 금세 이웃들의 호감을 샀다.  언니 김씨(53)는 자기 노래방에 찾아온 손님들이 지쳐 제발로 나가야 할 정도로 ‘서비스(무료 추가) 시간’을 듬뿍 줬다. 동생 김씨(49)는 자기 가게에서 가져온 옷가지들을 이웃들에게 나눠줬다. 명절이나 생일 같은 날에는 선물도 챙겨줬다.  동생의 남편 구모(59)씨는 동네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는 ‘마당쇠’ 역할을 자처했다. 자기를 부동산 회사 전무라고 소개하며 어려운 일이 생긴 이웃에게 조언을 하고, 동네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 돌잔치나 장례식 등 동네 경조사에도 빠지지 않았다.  이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데는 ‘돈 자랑’도 한몫 했다. 김씨 자매는 이웃들에게 “언니가 쌓아둔 돈이 많다.” “동생네가 진짜 부자다.”라는 얘기를 천연덕스럽게 하고 다녔다. 언니가 “구 서방 월급이 1000만원이 넘는다.”고 하면 동생이 “언니네 시댁은 마산 땅부자지.”라고 받아치는 식이었다. 자매를 모두 부자로 인식하도록 만들려는 계산된 말들이었다. “비싼 차를 몰고 다니며 필요할 때마다 현금을 쑥쑥 꺼내는데 어떻게 의심할 수 있겠어요? 들리는 소문도 있고 하니 ‘부자구나’ 할 수 밖에….” 주민 김모(51)씨의 증언이다.    ●차곡 차곡 인심을 쌓은 뒤 가로챈 돈이 무려…  모든 것은 사기를 위한 ‘밑밥’이었다. 자매는 ‘한탕’을 위해 3년동안이나 이웃들에 공을 들였다. 김씨 자매가 변하기 시작한 것은 2007년 즈음. 주변 사람들에게 급전이 필요하다며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조금씩 돈을 빌렸다가 높은 이자를 얹어 갚으면서 신용을 쌓는 상투적인 수법을 썼다.  돈을 빌리는 이유도 가지각색이었다. ‘아들이 육군 대위인데 카드값을 못 갚아 진급에서 누락될 위기에 처했다’, ‘아파트 분양권에 당첨이 됐는데 현금이 약간 모자란다’는 식이었다.  자매가 돈을 빌리면 꼬박꼬박 갚았기 때문에 이웃들은 별 의심 없이 돈을 빌려줬다. 암수술을 한 남편을 간호하기 위해 병원에 상주하던 70대 여성은 김씨 자매가 병원까지 찾아와 돈을 빌려달라고 하자 그 자리에서 텔레뱅킹으로 2000만원을 이체하기도 했다. 김씨 자매가 빌린 돈은 어느덧 4억 6000만원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김씨 자매는 이 돈을 갚을 의사도, 능력도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김씨 자매가 차일피일 변제를 미루자 이웃들의 의심이 커져갔다. 이웃들이 빚 독촉을 할 때마다 “곧 돈이 들어온다.”며 시간을 끌던 이들이 결정적으로 덜미가 잡힌 것은 지난해 7월. 동생 남편 구씨가 서울중앙지법에 파산 신청서를 내면서였다.  부자라던 이들이 돈을 갚지 않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한 주민이 소송을 냈고 그 과정에서 구씨의 파산 신청서를 보게 됐다. 채권자 목록에는 다른 주민들의 이름이 여럿 적혀 있었다. 돈을 떼인 사람이 자기만이 아니라는 사실에 놀란 주민은 채권자로 이름이 적힌 다른 6명과 함께 김씨 자매와 구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조사 결과 부동산 회사 전무라던 구씨는 해당 분야에서 영업사원으로 잠깐 일했던 게 전부였고 신용불량자 신분이었다. 담보로 잡힌 집도 이미 다른 사람에게 팔린 상태였다. 동생 김씨와 구씨는 실제 부부가 아닌 동거 관계였다. 이들은 이미 빌린 돈을 써버려 갚을 능력이 전혀 없었는데도 경찰 조사에서 “곧 갚을 것”이라고 큰소리치기도 했다.  지난 1월 사기 혐의로 입건된 이들은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피해 주민들은 돈을 빌려주고 못받은 사람이 수십명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피해자는 “김씨 자매의 평소 행동으로 볼때 피해액 4억 6000만원은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 “몰래 돈을 빌려준 피해자들이 있을 것이고 그 돈을 합치면 금액이 몇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사설] 불법사채 없애려면 은행 문턱 확 낮춰라

    정부가 불법 사금융(사채)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금융감독원에 합동신고처리반을, 검찰과 경찰에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하는 한편 피해신고 접수 등을 통해 상담·구제, 수사의뢰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한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어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불법 사금융 척결대책 관계장관회의가 끝난 뒤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불법 사금융은 우리 사회를 파괴하는 독버섯 같은 존재”라고 규정하고 흉악한 범죄이자, 사회악 척결 차원에서 강력 대처하겠다고 선언했다. 불법사채 피해자 대부분이 영세상인, 가난한 대학생, 실업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임을 감안할 때 범정부 차원의 대응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법사채가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단속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등록금 마련을 위해 불법사채업자로부터 300만원을 빌렸다가 갚지 못해 유흥업소로 팔려간 딸과 아버지의 비극적인 죽음은 불법사채가 얼마나 무서운지 단적으로 말해주는 사례다. 불법사채업자로부터 생활비 350만원을 빌렸다가 강제 낙태당한 채 노래방 도우미로 강제 취업된 장애인도 마찬가지다. 다급하다고 불법사채업자에게 손을 내밀었다가는 영원히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법정이자율(연 30%)의 수십배에서 100배까지 순식간에 불어난다. 돈을 받아내려는 불법사채업자들의 닦달은 인간성의 파괴로까지 이어지기 마련이다. 정부는 불법사채 단속과는 별도로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서민금융을 통해 3조원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급 규모도 더 늘려야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문턱을 확 낮추는 일이다. 신용등급 6~10등급의 저신용자들도 이용할 수 있게 지원 조건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 그리고 단속과는 별도로 불법사채로 벌어들인 부당이익에 대해서는 정부가 환수해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나가수’ 못다 한 고백 글로 읊다

    ‘나가수’ 못다 한 고백 글로 읊다

    인순이, 임재범, 이소라, 장혜진, 조관우, 김경호…. 1990년대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라면 노래방에서 이들의 노래를 몇 번씩 열창했을 것이다. 노래로만 따지면 신(神)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이다. 그 ‘신께서’ 노래 한 자락 감정 실어 뽑아주매 많은 사람은 눈물을 쏟아냈고, 음원 판매 1위는 물론 늘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놓여 있었다. ‘신들의 무대’로 칭송받았던 MBC 가수 경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는 그렇게 숱한 화제를 뿌렸다. 무수히 많은 기사가 쏟아졌지만, 진짜 비밀은 꼭꼭 숨겨져 있다가 신간 ‘나는 가수다: 책으로 노래하다’(이도운·이은주·남지은 지음, 블루게일 펴냄)에 담겨 나왔다. 현직 기자인 저자들이 ‘나가수’의 제작자와 출연자, 관련 전문가 등을 만나고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프로그램의 탄생부터 진행 과정, 가수들의 속내와 노래에 얽힌 사연 등을 풀어냈다. ●현직기자 취재 바탕으로… 탄생부터 풀어내 ‘나도 가수다’, ‘나는 하수다’, ‘나는 꼼수다’ 등 다양하게 영감을 준 ‘나가수’는 하마터면 ‘가수들’(Singers)이라는 밋밋한 제목으로 방송을 시작할 뻔했다. ‘나가수’란 아이디어를 들고 온 사람은 바로 가수 이소라였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기획 단계부터 “가장 섭외하기 어려운 가수 이소라를 잡으면 나머지는 문제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는데, 실제로 이소라의 공은 컸다. 출연자 7명의 상징으로 제목에 있는 ‘ㄱ’ 대신 숫자 ‘7’을 넣자는 생각도 이소라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니 말이다. 화제와 관심 속에서 시작했지만 ‘나가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김건모의 재도전 파문과 백지영의 중도하차, 프로듀서 교체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나가수’는 아이돌로 점철되고 후크송이 지배한 대중음악계에 한국 대중음악사를 아우르는 명곡들을 소개하면서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데 큰 역할을 해냈다. 책은 이렇게 ‘나가수’가 경제·사회에 끼친 파급 효과는 물론 모든 출연 가수들의 못다 한 고백을 전하는 인터뷰, 두 프로듀서 김영희와 신정수, 정석원·하광훈·돈 스파이크 등 편곡자, 멋진 무대를 함께 만든 하우스 밴드 마스터 서영도와 정지찬 음악감독 등의 이야기까지 두루 조명한다. 또 한국 대중음악사에 남을 만한 10대 명장면과 이유도 분석했다. ●원년 멤버들이 추천한 ‘나가수2’ 가수는? 여기서 잠깐. ‘나가수’ 시즌2의 밑그림이 확정되면서 출연 가수들에 대한 기대감도 증폭된다. 책에는 ‘나가수’ 원년 멤버들이 추천한 가수들도 엿볼 수 있는데 과연 누구일까. 새로 투입된 가수 중 정인은 백지영이 하동균, 이승철과 함께 추천한 가수. “정인이가 노래하는 것은 모두 진심이고, 그녀의 목소리와 노래에 몰입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자신은 ‘나가수2’ 출연을 고사한 김경호는 “김연우에게 다시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박완규는 시즌2에서 명예졸업을 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의 바람이 이뤄진 것일까. YB의 윤도현은 밴드의 명맥을 이을 국카스텐과 몽니를 꼽았다. “보컬리스트의 역량이 뛰어난 팀들이다. 다양한 장르의 스타일을 소화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이유다. 다른 가수들은 누구를 추천했을까. 1만 6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중국통신] ‘사랑’이 뭐길래…17세 소녀 매춘부 전락

    가족과 학업을 포기했던 17세 순수 소녀의 사랑이야기가 결국 ‘성매매’라는 비극적 결말로 끝이 났다. 난하이왕(南海網) 보도에 따르면 산시(山西)성 뤼량(呂梁)시에 사는 올해 17세의 구(賈) 모양은 1년여 전 같은 동네에 사는 남자친구 왕(王)모군을 알게 되어 교제를 시작했다. ’진정한 사랑’을 만났다고 믿은 구 양은 남자친구와 핑크빛 시간을 보내며 행복을 만끽했다.그러던 중 지난 3월, 왕씨는 큰 돈을 벌고 싶다며 구양에게 타이위안(太原)시로 갈 것을 제안했고 구양은 결국 남자친구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가족과 학업을 포기한 채 사랑의 도피를 감행한 구양에게 찾아온 것은 그러나 ‘성매매’라는 결말이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타지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던 두 사람은 같은 고향 출신의 마(麻)씨를 찾아갔고, 마는 왕에게 “여자친구만 있으면 일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며 성매매를 알선했다. 마는 그러면서 자신의 여자친구 또한 같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있다고 왕을 설득했다. 왕은 처음에는 내키지 않았지만 시간이 갈 수록 일 하기 싫은 마음이 커지며 마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왕은 “네가 조금만 고생하면 돈을 벌 수 있고 그럼 결혼할 수 있다.”는 감언이설로 구를 설득했고, 사랑에 눈이 먼 구는 남자친구의 뜻을 거스를 수 없었다. 1개월 여 동안 노래방, 호텔 등 유흥장소에서 불법 성매매를 해온 일행은 1만여 위안(한화 180만원)을 벌었지만 이 마저도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구씨 등 이들은 현재 불법 성매매 단속에 나선 경찰에 의해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092tct07woori@hanmail.net
  • 버스 내 음주가무 집중단속

    경찰청은 1일 봄 행락철을 맞아 전세버스 이용이 늘어남에 따라 대형 버스 사고를 막기 위해 버스 내 음주가무를 집중단속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2주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오는 15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6주간 안전띠 미착용·차내 소란행위 등을 적발하기로 했다. 또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노래방기기 설치와 차량 불법 구조변경 등도 불시에 단속할 방침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근절대책’ 쏟아질 때 여전히 활개친 일진들

    #강원지역의 중학교에 다니는 P(16)군은 두 달 전까지 쉬는 시간이 두려웠다. 같은 학교 친구 C(16)군 등 7명이 복도, 화장실 가릴 것 없이 따라와 놀이를 빙자해 때렸기 때문이다. 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차례차례 올라타는 ‘햄버거 놀이’는 예사였다. 구석에 세워 놓고 압박하는 ‘몰아넣기’나 ‘달려와 부딪치기’를 당하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수업시간도 예외가 아니었다. 교사가 필기를 하려고 뒤돌아설 때면 친구들의 협박에 못 이겨 바닥을 기는 시늉을 했다. 동물 흉내를 내거나 억지로 춤도 춰야 했다. 단지 왜소하고 어리바리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폭력과 가혹행위는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년 가까이 지속됐다. 강원 평창경찰서는 C군 등 7명을 상습폭행 등의 혐의로 최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이 전국 초·중·고교생 558만명에 대한 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폭력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수사 중이거나 수사를 끝낸 13건 가운데 하나다. 서울신문이 26일 입수한 경찰청의 ‘학교폭력 전수조사 수사 사건’ 현황에 따르면 놀이를 가장한 지능적 폭행부터 옷 벗기기 등 성추행까지 다양한 피해사실이 접수됐다.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으로 학교폭력이 이슈화됐던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도 학교폭력은 빈번하게 발생했다. 교과부 및 경찰 대책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것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부터 교과부에서 넘겨받은 설문 조사 결과 중 가해자 정보, 시간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고 사법처리를 검토할 만큼 사안이 심각한 13건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P군의 경우 설문조사 직후 며칠간 아들이 우는 모습을 본 부모가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확인, 지난 2월 6일 경찰서를 찾으면서 수사가 이뤄졌다. 사건 현황(중복 2건 포함)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원지역이 7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과 부산이 2건씩, 광주와 경북이 1건씩이다. 유형별(중복)로 보면 ▲폭행 8건 ▲금품갈취 8건 ▲성추행 1건 등이었다. 강원지역 한 중학교의 경우 지난 1월 전모(15)양이 또래의 남녀 6명이 뒤섞여 있는 자리에서 강모(15)양의 하의를 강제로 벗기기도 했다. 전양과 친구들은 같은 달 노래방 등에서 “마음에 안 든다.”며 강양의 몸을 수십 차례 손과 발로 마구 때려 전치 2~3주의 상처를 입혔다. 서울 강남지역의 한 중학교에서는 지난해 11월 장모(15)군을 포함한 5명이 장모(15)군 등 3명에게 돈을 모아 오라고 강요, 수사대상에 올랐다. 국회 행정안전위 유정현(무소속) 의원은 “순찰활동 강화 같은 근절 대책이 쏟아져 나왔지만 학교폭력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청소년 지도사, 상담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들이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민경·홍인기기자 white@seoul.co.kr
  • 대법 “노래방기기 반주, 저작인접권 침해 아냐”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가 “연주자의 동의 없이 반주곡을 이용해 연주자들의 저작인접권을 침해했다.”며 노래방기기 전문업체 ㈜티제이미디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 연주자들의 녹음 당시에 연합회가 연주물에 대한 권리를 포괄적으로 업체 측에 양도했다고 본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음악실연자연합회는 티제이미디어가 반주곡의 특정 부분에 회사 소속 연주자들의 악기 연주나 코러스를 덧붙여 노래반주기에 수록하자 자신들의 저작인접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원심은 티제이미디어 측 연주자들의 반주가 독립적으로 사용되기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저작인접권은 연주자나 음반제작자가 갖는 권리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中 칭다오 탈북여성 르포…“하루하루 살얼음판 걷는 듯”

    中 칭다오 탈북여성 르포…“하루하루 살얼음판 걷는 듯”

    최근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센 가운데 북한과 국경을 맞댄 중국의 인근 마을 등에서 숨어 지내던 탈북자들이 비교적 탈북자 단속이 덜한 칭다오 등으로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노래방이나 유흥업소에서 일하며 고향으로 가기를 꿈꾸지만 중국 공안에 붙잡힐까봐 불안한 나날을 보내는 탈북여성들을 만나봤다. 북한 양강도가 고향인 이모(27)씨는 4년 전인 2008년 중국 선양(瀋陽)으로 첫 탈북을 했다. 고향에서는 살기가 힘들어 위험을 무릅쓰고 도강을 결행했다. 중등고(한국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유치원 교사가 되기 위해 공부했으나 갑자기 병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1년을 남겨두고 그만뒀다. 선양의 한 농촌에서 8살 많은 중국인과 결혼했다. 1년 뒤 아들도 태어났다. 행복했던 시기였다. 하지만 행복은 얼마 가지 못했다. 지난해 3월 북으로 강제송환됐다. 북에 두고 온 어머니가 그리워 국경 인근 고향마을로 가다 중국 공안에 붙잡혔다. 그러나 남편 등의 도움으로 4개월 뒤인 그해 7월쯤 두번째 탈북에 성공했다. 중국 인민폐 8000위안(한화 160여만원)을 경비대원들에게 뇌물로 주고 경비원들이 교대시간에 자리를 비운 틈을 이용, 브로커와 함께 강을 건넜다. 그는 “붙잡혀 가면 나오기 힘들다고 하지만 돈이 뒷받침되면 다 된다. 형식적으로 교화단계가 있어 교화소에서 한달 살았다.”고 했다. ●칭다오는 선양보다 감시 덜해 중국 선양으로 다시 왔지만 탈북자 단속 강화로 그해 말 칭다오로 옮겼다. 김정일 사망과 후계자 김정은의 지시로 탈북자에 대한 감시 활동이 강화되는 시점이었다. 취재 결과, 칭다오에는 이씨 같은 탈북여성이 수십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칭다오의 한 노래방에서 만난 또 다른 탈북여성인 이모(28)씨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최근 선양 등에서 대대적인 탈북자 단속이 있고 난 뒤 (공안에 )붙잡힐 것을 두려워해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진 칭다오로 많은 여성이 왔다.”며 “현재 이곳 노래방 등에서 수십명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곳에 진출한 한 기업체의 직원은 “탈북여성들이 노래방이나 술집에 나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 2차로 성매매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조선족인 노래방 주인 박모(43·여)씨는 “우리 가게에서 이들을 찾는 한국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탈북여성들은 대부분 낮에는 집에서 자고, 밤에 노래방 도우미 등으로 일한다. 생활비를 제외한 나머지 돈은 브로커를 통해 북한의 가족에게 보내고 있다. ●송금액 20% 브로커 수수료로 이씨도 마찬가지다. 노래방 도우미로 2시간에 100위안(한화 2만여원)을 받는데 하루 2~3회 정도 일한다. 손님이 원하면 성매매도 한다. 이렇게 일해 월 7000~8000위안을 번다. 이씨는 이 가운데 5000위안을 어머니에게 송금한다. 어머니는 이 돈 일부로 생활하고 나머지는 저축한다고 한다. 송금은 브로커를 통해 인편으로 보낸다. 브로커는 송금액의 20%를 수수료로 챙긴다. 휴대전화로 돈을 받았음을 확인시켜 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씨는 “한때 한국으로 갈까 생각도 했으나 브로커를 믿을 수도 없고 북한에 있는 가족 때문에 포기했다.”면서 “고향에 어머니와 결혼한 오빠, 미혼인 여동생이 있다. 지금은 여기서 돈 많이 벌어 북한에 돌아가 번듯하게 사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함경북도 회령 출신의 탈북여성 김모(28)씨는 “2006년 탈북 이후 부모와 연락이 끊긴 지 오래됐으나 가족과 다리를 놓아주는 브로커를 믿을 수 없어 연락하지 않고 있다.”며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힘겹게 생활하고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칭다오(중국)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日 지진 뒤 사회적 유대 좋아져

    1인용 식당 좌석과 노래방 등이 성행하는 등 개인주의가 팽배했던 일본 사회에서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유대를 실감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지진 이후 컴퓨터를 이용해 가계도를 직접 만드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막연히 알고만 있던 가계를 기록으로 남기려는 생각에서다. 백화점과 대형 슈퍼마켓 등은 밸런타인데이나 학교 졸업식·입학식 등을 맞아 ‘가족 간의 유대’에 초점을 맞춘 판매 전략을 세우는 한편 TV방송에서는 가족을 주제로 한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 끝난 니혼TV의 ‘가정부 미타’는 11년 만에 시청률 40%를 넘겨 화제를 모았다. 아사히신문이 21일 보도한 우편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86%가 대지진 이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대를 실감했다.”고 답했다. 또 85%는 대지진 이후 기부, 자원봉사, 피해지역 상품 구입 등의 지원 활동을 했다고 답변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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