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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청정한 온라인 세계/김정기 한양대 교수·언론정보대학원장

    [열린세상] 청정한 온라인 세계/김정기 한양대 교수·언론정보대학원장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라는 노래다. 톤이 낮아 노래방 점수는 잘 나오지 않지만 수업 시간에 유용해서 유튜브를 통해 들은 다섯 번째로 좋아하는 노래이다. 천문학적인 숫자의 조회를 기록한 조시 그로번의 노래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은 힘들 때마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상기케 하고 청정함과 그리움에 대한 가치를 내게 일깨운다. 이뿐인가. 인터넷, 소셜 미디어, 댓글 등 컴퓨터와 유·무선을 활용하는 온라인 미디어 세계는 불확실한 대상에 대해 언제 어디서든 검색해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인류에게 온라인 이전의 세계와는 다른 상상할 수 없던 커뮤니케이션 양식을 선물한 것이다. 매우 제한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었던 외국의 지인들과도 공식·비공식적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눈다. 미지의 나라들과 사회 풍속, 아름다운 경치와 신기한 삶들을 쉬지 않고 날라 준다. 사람들과 접촉하고, 맛있는 음식을 느껴보고, 유명 인사들의 근황과 동태를 얻고 본다. 기존 언론이 제때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정보와 해설도 풍성하여 대처의 필요성을 시의성 있게 헤아리게 한다. 온라인 세계와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는 시대, 지구촌이라는 개념이 동시 공존감(co-presence)으로 실재하게 된 것이다. 온라인 세계는 역사상 유례없이 전광석화의 속도로 탄생한 제국이다. 온라인을 리드하는 한 유형인 페이스북은 가입자가 2012년 9억명, 2013년 11억 1000만명을 기록하여 세계 2위 인구 대국 인도를 넘어섰다. 매년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2020년에는 20억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되어 중국을 훌쩍 추월하고 세계 제1의 대국이 된다. 이를 능가할 제국의 출현은 어떤 상상력으로도 현실적이지 않다. 우리나라 온라인 환경과 이용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온라인 세계의 핵심 미디어가 되고 있는 모바일은 2012년 가입자 5504만명, 스마트폰 가입자 4280만명으로 보급률로는 포화상태이다. 한국인이 사용한 트위터 계정은 2013년 6월 15일 현재 1073만 2724명이다. 인간이 만든 창조적인 정보 생산 유통 소비 기술 중에서 온라인이 이처럼 가장 적극적으로 선택되는 이유의 핵심은 사적 및 공적 커뮤니케이션 욕구 때문일 것이다. 사적 차원은 자기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려는 행위이고, 공적 차원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얻고 공유감과 영향력을 추구하려는 욕구 충족행위이다. 정보 생산과 분배를 독점해 온 엘리트집단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정보주권을 행사하여 밀실에서 광장으로 나가고, 세상의 중심으로서 자기존재감의 지향인 것이다. 편안한 구술양식과 다양한 형태의 텍스트, 노래, 사진, 비디오, 동영상 등 특별한 제작기술 없이 손쉽게 인간의 오감에 부합하는 콘텐츠 생산자가 될 수 있는 온라인 세계는 매력적인 일상사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이런 표현의 자유 행위와 대중화는 개인의 욕구 충족을 넘어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문제는 부정적인 이용에 따른 역기능이다. 오프라인의 범죄를 멋진 신세계로 가꿀 수 있는 온라인으로 옮겨와 오염시키는 행위이다. 최근 우리 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는 온라인 범죄도 마찬가지다. 유명인, 무명인을 가리지 않고 비방, 허위사실, 비속어, 욕설, 악담, 저주, 독설, 인신공격, 명예훼손, 게시판도배, 협박, 성희롱 등 온갖 공격행위로 개인과 가족을 파탄으로 몰아넣고 있다. 국가정보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온라인 활동을 통해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는 논란도 철저하게 사실을 규명하고 필요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이제 구별할 수 없는 인간의 일상적인 현실 공간이다. 거의 무제한으로 정보가 확산되고 머무르는 개방 커뮤니케이션 구조의 온라인에서 사실이 아닌 정보, 특정 권력을 위한 정보, 민주적 공동체를 부정하는 행위는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청정 온라인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 법 정비가 시급하다.
  • 직원들이 워크샵 장소로 클럽피쉬리리조트에 열광하는 이유는?

    직원들이 워크샵 장소로 클럽피쉬리리조트에 열광하는 이유는?

    연말, 하반기가 되면 워크샵장소 물색에 여념이 없다. 능률을 올리고자 떠나는 회사워크샵이 직원들에게 스트레스만 준다면 안될 일이기 때문이다. 거리적 부담이 없는 서울근교, 답답한 도심을 떠나 자연과 하나되며 서로가 화합을 다질 수 있는 색다른 무언가를 찾고 있다면 단연 가평 클럽피쉬리조트를 추천한다. 수도권에서 불과 1시간거리 경기도 가평 남이섬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청정1급수 북한강 청평호반을 배경으로 수려한 경관, 수많은 워크샵 진행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로 다양한 기업연수 프로그램을 자랑하고 있다.약 200명 이상의 단체를 소화 할 수 있고, 20~150명 규모의 크고 작은 다양한세미나실을 보유하고 있어 단체 행사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워크숍에는 단연 빠질 수 없는 체육대회를 할 수 있는 축구장, 농구장 보유, 스트레스를 날리며 즐길 수 있는 레저 서바이벌게임, 다른 곳과는 차별화된 오프로드만을 달리는 신나는 체험산악오토바이크(ATV), 직원들의 건강을 배려할 수 있는 운동 승마, 시원한 강바람을 즐기며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단체모터보팅투어, 북한강을 우아하게 유람하는 파티선투어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입맛에 맞게 골라서 선택 할 수 있다. 또한 북한강이 맞닿아 있는 가든테라스에 모닥불을 피우며 즐기는 바비큐 파티는 마치 대학 M.T 시절을 추억할 수 있다며 인기최고이다. 또한 필요한 물건들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마트와워크샵의 하이라이트 노래방시설 등 모든 편의시설을 리조트안에서 해결 할 수 있다. 클럽피쉬의 워크샵 경비는 인원수와 야외활동선택에 따라 유동적이긴 하나 대략 인당 4만원 ~ 10만원까지로 합리적인 비용계획을 세울 수 있다. 여기에 남이섬, 쁘띠프랑스, 제이드가든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까지 가능한 클럽피쉬리조트에서 즐겁고 신나는 워크샵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륙의 남녀 한국 발레 중심에 서다

    대륙의 남녀 한국 발레 중심에 서다

    중국, 러시아, 호주, 이탈리아, 일본 등 다국적 군단으로 이뤄진 유니버설발레단에서 한국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나라는 중국이다. 단원 60명 가운데 10명이 중국 출신이다. 이 가운데 주역으로 활동하는 무용수는 단 두 명, 수석 무용수인 황전(黃震·29)과 솔리스트 팡멍잉(方?穎·23)이다. 오는 24~2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 오를 ‘디스 이즈 모던’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인 두 사람을 지난 17일 유니버설발레단 연습실에서 만났다. 첫번째 작품 ‘블랙케이크’에서 연인 역할로 첫 파드되(2인무)를 선보일 이들의 몸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잘 벼려져 있었다. 중국 상하이 출신인 황과 허난성 출신인 팡은 모두 엉뚱한 이유로 발레를 시작했다. “어릴 때 몸이 워낙 약해 운동을 하면 나아질까 싶어서 무용을 시작했어요.”(팡) “저는 아무것도 모르던 9살에 발레를 좋아하던 엄마에게 이끌려 상하이희극학원에 들어가면서 발레 인생을 시작했어요.”(황) 하지만 각각 184㎝, 171㎝의 큰 키에 긴 팔다리 등 무용수로서의 신체조건을 타고난 두 사람에게 발레는 곧 ‘삶’ 자체가 됐다. “정신없이 공연을 마치고 나서 커튼콜 때 관객들의 박수소리가 쏟아지면 내가 살아 갈 가치가 여기에 있구나 느끼곤 해요.”(황) “입단 5년 만인 지난해 처음 ‘호두까기 인형’으로 주역으로 데뷔했을 때 가슴이 벅차 공연이 끝나고도 정신을 못 차렸어요. 부모님은 고향에서 제 공연 DVD를 보고 펑펑 우셨죠.”(팡) 유니버설발레단에서도 손꼽히는 ‘조각미남’인 황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홍콩발레단에서 수석무용수로 활약하며 유럽 발레단에서 입질을 받았다. 팡은 중국의 유일한 고등무용교육기관인 베이징무도학원에 3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입학한 뒤 2006년 베이징국제발레콩쿠르에서 우승한 발레 인재였다. 그런 이들이 한국행을 택한 이유는 뭘까.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한국 무용수들이 잇따라 우승하는 등 한국 발레의 성장세가 놀라웠어요. 당시 베이징무도학원 선생이었던 유병헌(현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 감독님이 저를 눈여겨 보시고 이끈 영향도 크지만요(웃음).”(팡) 팡은 차근차근 제 몫 이상을 해내며 코르드발레(군무 무용수)로 입단한 지 6년 만인 올해 솔리스트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호두까기 인형’, 지난 3월 ‘백조의 호수’ 주역을 거쳐 5월에는 유니버설발레단이 1986년 초연한 창작발레극 ‘심청’에서 27년 만에 첫 외국인 심청으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반대로 황은 초고속으로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 7월 솔리스트로 입단한 지 8개월 만인 지난 3월 ‘백조의 호수’ 주역 데뷔와 함께 수석무용수로 뛰어올랐다. 유병헌 감독에게 “깊이 있는 표현력과 성숙한 연기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매 공연마다 배역 연구에 몰두하는 그이지만 다른 수석 무용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게 아직은 부담이 더 크다. “9년간 홍콩발레단에서 수많은 작품을 소화했지만 한국에 와서는 무용수들과 비교하는 시선들이 더 의식돼서 두려울 때도 있어요. 하지만 주역끼리 선의의 경쟁은 늘 있으니까 크게 좌절하지는 않죠. 지방 공연을 가면 단원들과 노래방에 몰려가 각자 한국, 중국 노래를 부르고 놀며 스트레스를 풀곤 해요(웃음).”(황)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등으로 줄곧 2인무로 호흡을 맞춰온 두 사람은 현대발레라는 새로운 도전을 함께 앞두고 있다. 상류층의 와인파티에 초대받은 커플들이 취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몸짓으로 엮은 ‘블랙케이크’다. “인간관계의 여러 단면과 그 속에 깃든 갖가지 감정을 완성도 높은 춤으로 보여드릴게요.”(팡) 1만~8만원. (070)7124-1737.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11월 “래미안 성공신화 강동구로 이어진다”, 강동펠리스 화제

    11월 “래미안 성공신화 강동구로 이어진다”, 강동펠리스 화제

    중소형이 전체의 99%이상 차지…2면 창 설계로 채광 및 조망권 극대화 삼성물산은 오는 11월 서울 강동구 일대에 중소형으로 이뤄진 초고층 랜드마크 아파트 ‘래미안 강동펠리스’를 분양한다고 밝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래미안 강동펠리스’는 서울시 강동구 천호동 448 일대 2만 3632㎡(7156평) 부지에 지하 5층 ~ 지상 45층 규모 아파트 3개 동, 오피스 1개 동, 판매시설, 공동시설 등으로 이뤄진 초고층 아파트다. 전용 59~84㎡ 총 999가구(펜트하우스 151•155㎡ 12가구 포함)로 이뤄졌다. 주택형 별로는 전용 △59㎡ 231가구 △84㎡ 756가구 △151㎡ 6가구 △155㎡ 6가구 등 전체 가구의 99%가 중소형으로 구성된다. 그 동안 중소형아파트 신규공급이 부족했던 강동구에서 희소성이 높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현재 ‘래미안 강동팰리스’가 들어서는 강동구 천호동 일대는 물류, 유통, 상업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는 선비즈시티(Sun Biz City 천호•성내 재정비촉진지구) 27만 7100㎡가 개발될 예정에 있어 서울 동남권 중심지역으로의 발전기대치도 큰 상황이다. 단지구성에서는 개방감을 높이는데 힘썼다. 한강, 올림픽공원, 길동생태공원 등 다양한 조망권을 갖춰 수요자의 선호도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고, 세계최고 높이의 ‘버즈칼리파’ 시공기술력을 바탕으로 강동구 최고 높이인 지상 45층, 149m 높이로 설계돼 지역 내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수한 입지여건을 갖췄다는 평이다. 우선 지하철 5호선 강동역 1번출구가 단지와 직접 연결돼 있는 역세권 아파트로 도심권, 강남권 등 서울 주요 업무지역까지 30분 내 이동이 가능하다. 여기에 올림픽대로 진입로(1㎞), 외곽순환고속도로 상일IC(4㎞) 등의 도로망도 가까이 있어 도심 및 수도권외곽으로 진출입이 수월하다. 삼성물산의 교실 및 강당 등 증축지원을 받은 천동초와 혁신학교로 선정된 동신중을 걸어서 통학이 가능하고, 송파•강동 등 동남권 교육 1번지로 불리는 방이동 학원가와도 가까워 우수한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다. 현대백화점, 이마트, 2001아울렛, 강동구청, 관공서 등이 가깝고 잠실 및 천호동 상권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실내는 그 동안 주상복합의 단점을 극복한 아파트 평면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거실 2면 창 설계로 채광 및 조망권을 극대화 했고, 슬라이딩 발코니창호 적용으로 통풍문제를 해결했다. 또 천정고를 10㎝ 높인 2.4m로 높여 개방감을 극대화 했고, 입주민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평면 변경이 가능토록 했다. 또 휘트니스센터, GX룸, 사우나, 골프연습장, 독서실, 문고, 연회장, 실버라운지, 게스트룸, 클럽하우스, 키즈룸, 코인세탁실, 탁구장, 노래방 등의 다양한 고급커뮤니티시설과 원패스 시스템, 래미안유비쿼터스 보안시스템, 전자경비시스템 등 호텔급 보안시스템을 갖췄다. 삼성물산 분양관계자는 “래미안 강동팰리스는 과거 중대형 위주의 상업과 주거시설 중심의 주상복합이 아닌 주거와 상업, 업무시설, 녹지, 소비층에 맞는 평면설계 등이 결합된 3세대 주거복합단지로 조성된다”며 “강동구에 첫 선을 보이는 래미안 아파트인 만큼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는 오는 2017년 7월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클래식음악 대중화 이끄는 성악가 바리톤 김동규

    [김문이 만난사람] 클래식음악 대중화 이끄는 성악가 바리톤 김동규

    자연이 온통 가을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들에도 산에도 바쁜 도심에도 그렇다. 광화문 사거리 교보문고 빌딩에 내걸린 글판이 눈에 띈다. ‘또로 또로 또로/책속에 귀뚜라미 들었다/나는 눈을 감고/귀뚜라미 소리만 듣는다’ 이를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도 귀뚜라미…. 한번쯤 누구나 시인이 되고 싶은 마음이겠다. 옷깃에 선선하게 닿는 바람, 떨어지는 낙엽, 노랗고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 감미로운 노래가 내면의 감성을 자극한다. 그렇다면 10월에는 무슨 노래가 가장 먼저 떠오를까. 저마다 좋아하는 곡이 있겠지만 결혼식 때 축가로 널리 불려지는 사랑의 세레나데가 문득 떠오른다. 그 유명한 ‘10월의 어느 멋진 날’이다. 가사를 잠시 음미해 본다.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저 하늘이 기분 좋아/~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사랑은 가득한걸/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모두가 너라는걸/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저녁 무렵 반달이 얄밉게 모습을 드러낼 때 들으면 더욱 낭만적이다. 지난 11일 저녁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는 10월을 맞아 ‘참 좋은 음악회’가 열렸다. 무대 첫 순서로 등장한 사람은 성악가 김동규(49)씨. ‘박연폭포’, ‘홀로 아리랑’을 부른 다음 ‘10월의 어느 멋진 날’을 불렀다. 김씨 특유의 감성적인 목소리에 서정적 노랫말이 깊어가는 가을밤의 선율을 아름답게 선사한다. 노래가 끝나자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큰 박수와 함께 앙코르 소리가 객석에 울려퍼졌다. 그도 그럴 것이 ‘10월의 어느 멋진 날’은 10월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이기도 하지만 계절과 관계없이 각종 행사 때 축가의 단골 레퍼토리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한 김씨는 재치 있는 입담과 호탕한 웃음소리로 늘 관객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하는 등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열정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이날 무대에 오르기 직전 김씨와 잠시 만났다. 출연자 대기실에서 도시락으로 저녁 식사를 막 마친 상태였다. 콧수염은 여전했다. 언제부터 콧수염을 길렀을까. 오페라에 출연하면서 무대 역할에 맞게 콧수염을 길렀고 벌써 20년이 됐다고 했다. 매일 크기와 모양이 일정하게 콧수염을 관리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지 묻자 “아침에 세수할 때 1~2분 정도면 된다”며 웃었다. 공연 이야기로 이어졌다. 이달에만 ‘10월의 어느 멋진 날’이라는 제목으로 독창회가 여러 차례 열렸다. 앞으로도 큰 무대가 세 번 더 있다. 17일 세종문화회관, 28일 예술의전당, 30일 부산시민회관 공연이다. 그는 집에서 조용하게 쉴 틈이 거의 없다. 1년에 130회 정도 무대에 서기 때문이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을까. 원래는 노르웨이의 뉴에이지그룹인 시크릿가든이 만든 ‘봄의 소야곡’(Serenade to Spring)이라는 연주곡에 한혜경씨가 가사를 붙였고 김씨가 편곡하고 불렀다. 개인적인 사연도 있다. “1999년 가을에 부인과 헤어졌어요. 20~30년 동안 유럽 무대에서 활발하게 생활하고 싶었지만 그 꿈이 깨졌어요. 한국에서 초청 공연도 자주 오고 또 이혼하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굉장해서 서둘러 귀국하게 됐지요. 일생의 꿈이 이루어지는구나 하고 생각할 즈음에 결혼의 실패로 부인, 아들과 헤어져 혼자 돌아왔습니다. 한국에 와 쪽방에서 지내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지요. 1년 가까이 노래를 하지 않으면서 ‘인생이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좌절감에 빠져 있을 때 한 지인이 찾아왔습니다.” 그 지인은 다름 아닌 당시 MBC 라디오 ‘골든디스크’ 진행자 김기덕 국장이었다. 김 국장은 김씨에게 “클래식이 아닌 좀 쉬어가는 노래, 편안하게 가는 노래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 형태의 음악을 말하는 것이었다. 김씨는 ‘그렇다면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며칠 동안 고민하던 중 우연히 시크릿가든의 ‘봄의 소야곡’을 듣게 됐다.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한 김씨는 작사가한테 부탁하고 봄 노래를 가을풍으로 바꿔 부르게 된다. 돈을 벌거나 인기를 얻고 싶다는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다만 우울증이 있을 때라 다시 일어서겠다는 일념에서 ‘10월의 어느 멋진 날’로 다시 시작하게 된다. 제목을 ‘10월의 어느 멋진 날’로 정한 까닭은 그가 사계절 중 가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탄생된 ‘10월의 어느 멋진 날’은 예상치 못할 만큼 빠르게 인기가도를 달려 결혼식은 물론 생일, 돌잔치에 단골로 등장하게 됐다. 특히 조수미와 김동규의 환상적인 듀오를 비롯해 임태경과 박소연, 휘진 등 여러 대중가수들이 잇따라 부르면서 국민 애창곡으로 인기를 굳히게 된다. 아울러 2002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시크릿가든과 함께 호흡을 맞춰 주목을 끌었다. “제자들이 많은데 만날 때마다 고맙다는 인사를 자주 받아요. 처음에는 영문을 몰라 ‘왜 그러느냐’고 했더니 아르바이트로 축가를 부를 때 항상 ‘10월의 어느 멋진 날’을 부른다고 하더군요. 어떤 학생은 계절에 맞게 10월을 3월, 5월, 9월 등으로 달만 바꿔 불러도 다들 좋아한다고 말하더군요. 하긴 노래방에도 나올 정도가 됐으니 말입니다. 매년 12월이 되면 크리스마스 캐럴을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잖아요(웃음).” 그는 10월을 대표하는 대중가요 중에 이용의 ‘잊혀진 계절’도 있다고 하자 “그 노래에는 ‘10월의 마지막 밤을’이라는 가사가 있어 언제든지 숫자만 바꿔 부를 수 있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보다는 음반이 덜 팔리지 않을까요”라며 웃는다. 가을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가을은 정서적으로 뭔가를 생동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또 가을이 되면 여름에 많았던 더운 습기를 가져가고 자연만물이 쉴 수 있는 겨울을 앞두고 있어 좋다”고 대답한다. 또 있다. 가을이 되면 노래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이 생각난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잊어버릴까봐 곡을 쓰든 노래를 부르든 곧바로 행동에 옮긴다고 했다. 장르는 무의미하다. 오페라는 오페라대로, 재즈는 재즈대로 음감이 생각나면 일단 그림을 그려 놓는다. 그는 작곡가인 아버지와 성악가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 어릴 적부터 음악을 자주 접했다. 중학생 때부터 오페라를 좋아한 그는 어머니의 제자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었고, 집에 있던 오페라 관련 책과 자료들도 자연스럽게 보게 됐다. 고등학교 때 삶의 목표를 이미 오페라 가수로 정했다. 밀라노 베르디 음악원을 졸업하고 1991년 오페라 ‘토스카’를 시작으로 10여년 동안 유럽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다. 오페라 40작품을 외워 부르기도 했고 어떤 오페라든 사흘 정도 시간을 주면 바로 공연할 수 있도록 말 그대로 피나는 연습을 했다. 그렇게 1년에 10작품 정도 출연했다. 1995년 이탈리아 베니스 오페라극장 등에서 남자 주인공 루돌프의 친구인 마르첼로 역으로 ‘라 보엠’ 무대에 여러 차례 오르기도 했다. 그는 오페라를 좀 더 쉽게 감상하려면 성악가들의 음성에 따른 전형적인 캐릭터를 알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테너, 소프라노, 바리톤, 메조소프라노 등 다양한 성부에 따라 연기하는 배역과 성격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왜 바리톤이 됐을까. 그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성대가 바리톤으로 타고났기 때문이다. 그는 바리톤은 노래와 연기의 폭이 넓어서 좋고 목소리 때문에 노심초사 걱정하지 않아도 돼 편안하다고 말한다. 개인적인 얘기로 돌아섰다. 앞으로 계속 혼자 살 거냐고 물었다. “집에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다. 운명적으로 누군가 다가오면 (다시 결혼해서)같이 살고 싶다”면서 라디오를 진행할 때마다 청취자들이 결혼 생활에 대해 얘기할 때면 정말 부럽다고 한다. 그는 요즘 KBS 제2라디오(FM) ‘매일 그대와 김동규입니다’를 진행하고 있다. “17일 세종문화회관 공연 때 작곡한 노래를 새로 선보일 것”이라는 그는 제2의 음악인생에서는 노래도 노래지만 작곡가로 더 많은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음악적 아이디어를 얻고 싶어 시간이 나는 대로 ‘대니보이’가 나온 아일랜드 같은 곳으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고 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바리톤 김동규는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성악과를 거쳐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음악원을 졸업했다. 1991년 베르디 콩쿠르 1위에 입상했고 그해 오페라 ‘토스카’로 데뷔했다. 한국인 최초로 라 스칼라좌 오디션에 합격했다. 유럽 무대에서 10여년 동안 오페라에 출연했다. 1995년 이탈리아 베니스 오페라극장 등에서 남자 주인공 루돌프의 친구 마르첼로 역으로 ‘라 보엠’ 무대에 수차례 올라 명성을 얻었다. 주요 수상으로는 1997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음악 부문’, 2008년 제25회 ‘코리아 베스트 드레서 스완어워드 문화인 부문’ 등이 있다. 현재 강남대 석좌교수로 있으면서 KBS 제2라디오 FM ‘매일 그대와 김동규입니다’(오전 9~11시)를 진행하고 있다.
  • 학교옆 호텔은 돼도 멀티방은 안된다

    교육부는 학교정화구역 내 금지시설에 멀티방을 추가하는 내용의 학교보건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고 9일 밝혔다. 멀티방은 노래방·PC방·비디오방 기능을 합친 복합시설로 술을 팔거나 유흥을 알선하지는 않지만, 폐쇄적인 방을 정해진 시간 동안 빌려 주는 형태라 청소년 탈선 공간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정부가 투자활성화 대책 일환으로 덕성여중 근처 서울 종로구 송현동에 대한항공이 추진 중인 한옥 관광호텔 건립을 재추진할 수 있도록 ‘학교 옆 호텔 금지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한편에서는 학교 근처 유해시설을 차단하려는 취지의 법 개정 작업이 여전히 활발한 셈이다. 금지시설로 지정되면 학교 출입문에서 직선거리로 50m 이내 ‘절대 정화구역’에서 멀티방 운영이 전면 금지된다. 50~200m에 지정되는 ‘상대 정화구역’에서 멀티방을 운영하려면 해당 교육청의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다음 달까지 의견수렴을 거친 개정안이 국무회의 심의를 통과하면 연말쯤 시행될 전망이다. 개정안이 발효되면 ‘절대 정화구역’ 안에 이미 있었던 멀티방은 2018년 말까지 이전하거나 문을 닫아야 한다. 개인 자영업자들의 재산권이 침해를 받지만 학교 주변에 유해시설을 두지 않으려는 공익적 가치가 더 크다는 사회적 합의 때문에 학교정화구역 제도가 시행 중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청순 매력 짝 여자 1호 반전 ‘섹시 댄스’로 주도권 잡았다

    청순 매력 짝 여자 1호 반전 ‘섹시 댄스’로 주도권 잡았다

    청순한 매력을 자랑하던 짝 여자 1호가 반전 섹시 댄스로 남성들의 환호를 받았다. 9일 SBS 예능프로그램 ‘짝’에 출연해 청순한 매력을 뽐낸 여자 1호는 반전 섹시 댄스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짝 방송에서는 참가자들의 댄스파티가 벌어졌다. 짝 여자 1호는 남성의 권유에 손사레를 치며 거부하다가 끌려 나온 뒤 갑자기 섹시한 웨이브 댄스를 선보였다. 짝 여자 1호는 “어머니가 좀 끼가 있으신 것 같다”면서 “노래방 가면 노래 잘 하신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짝 여자 5호에게 도시락을 주며 관심을 가졌던 남자 5호는 여자 1호의 반전 섹시 댄스에 환호성을 지르며 여자 1호에게 호감을 보였다. 짝 남자 5호는 이후 여자 1호와 손을 잡고 야간 데이트를 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당구장·기원은 뻐끔뻐끔…왜 PC방만 잡나

    PC방 내 흡연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른바 PC방 금연법)이 지난 6월부터 시행된 가운데 PC방 외에 당구장, 노래방, 기원 등에서는 여전히 흡연을 허용하고 있어 업종 간 형평성 논란이 거세게 불고 있다. PC방 내 전면 금연 실시 이후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지는 등 영업에 타격을 받고 있다는 PC방 업주들의 원성이 커지면서 금연 구역 지정을 놓고 이해 당사자들의 논쟁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전국의 모든 PC방은 넓이 및 별도의 금연방 설치 여부와 관계없이 전면 금연 장소로 지정됐다. PC방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적발되면 흡연자는 벌금 10만원, 업주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낸다. 보건복지부는 올 연말까지 계도 기간을 거쳐 내년 1월부터 본격 단속한다. 계도 기간의 종료 시점이 다가오자 PC방 업주들은 영업 타격에 대한 우려를 호소하고 있다. 경기 안양시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최현욱(53)씨는 “당구장이나 노래방 등에서는 여전히 흡연이 자유로운데 PC방에서만 유독 금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 “그나마 연말까지는 계도 기간이라 담배를 피워도 단속에 걸리지 않아 덜하지만 내년부터 손님 발길이 끊기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인천 연수구의 PC방 사장인 오민수(44)씨도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이 많이 가는 당구장과 할아버지들이 자주 찾는 기원 등에서는 흡연이 가능하다”면서 “PC방만 차별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앞서 PC방 업주와 관련 업계 회원들로 구성된 ‘범 PC방 생존권 연대’는 지난 6월 법 시행을 앞두고 “음식점과 커피숍 등은 전면 금연 유예기간을 2년으로 둔 것과 달리 PC방에 대한 전면 금연은 6개월의 계도기간 이후 바로 시행되는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유예기간 연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 같은 금연 구역 형평성 논란에 대해 관계당국은 “차츰 당구장 등 다른 업종에 대해서도 금연 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복지부는 PC방 금연법 시행 당시 예외 조항을 달아 당구장도 전면 금연 구역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법적 근거가 부족해 시행을 미뤘다. 복지부 관계자는 “실내 금연을 점차 확산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있는 만큼 PC방 외에 다른 업종으로 금연 구역 지정을 확대하는 것은 큰 방향에서 볼 때 맞다”면서 “금연 구역의 추가 지정을 위해서는 관계 부처와 현장의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오경락(39)씨는 “PC방이든 당구장이든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을 무조건 금연 구역으로 지정하기보다 손님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업주들도 살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커버스토리] 2030 공시생 늘자 원룸 품귀 vs 사시생 줄어들자 썰렁한 苦시촌

    [커버스토리] 2030 공시생 늘자 원룸 품귀 vs 사시생 줄어들자 썰렁한 苦시촌

    고시(高試) 하면 떠오르는 두 곳,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과 관악구 신림동은 국내 고시촌계의 양대 산맥이다. 7, 9급 국가공무원 및 경찰공무원 채용시험 등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노량진동에 밀집해 있다. 사법시험과 일명 ‘행정고시’(5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 채용시험) 합격을 바라는 수험생들은 신림동에 모여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두 고시촌의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노량진 고시촌 주변은 갈수록 늘어나는 수험생들로 활기를 띠고 있지만 신림동 고시촌은 2017년 사법시험 폐지가 예정된 탓에 ‘사시생’이 감소하면서 과거의 명성을 점점 잃어 가고 있다. 신림동 주변 상권은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곳에 20년 가까이 머물러 있는 상인들은 격세지감을 토로한다. 한가위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0일 오후 2시 30분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에 도착했다.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뒤섞인 행렬이 역 계단을 뒤덮었다. 역에서 나오자마자 육교 너머로 유명 공무원 시험 학원이 눈에 들어왔다. 휴일이었지만 가벼운 반팔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가방을 멘 채 길을 걷는 수험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육교에서 동작경찰서가 위치한 길로 내려와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보니 각양각색의 수험생들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노량진 고시촌의 명물로 자리 잡은 포장마차 컵밥집 중 세 군데가 문을 연 가운데 컵밥집 주변에는 서 있거나 앉은 자세로 컵밥을 먹는 수험생들이 가득했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한 손에는 포장된 컵밥이 담긴 검은색 비닐봉지를, 다른 한 손에는 병 커피 두 개를 들고 이동하는 수험생도 있었다. 수험생 중 일부는 캐리어를 끌고 원룸과 고시원이 밀집한 노량진동 노량진로14길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었다. 휴학생 이모(26)씨는 2년 전부터 지방에서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시험 직렬 중 검찰사무직 시험 과목을 공부하다가 지난달 말 노량진 고시촌으로 왔다. 현재는 노량진동의 한 공무원 시험 학원에 다닌다. 이씨는 “올해와 달리 다음 국가직 9급 공채 시험이 내년 4월에 실시될 예정이라 유명 강사 수업을 듣기 위해 노량진동에 원룸을 하나 얻었다”면서 “필수 과목, 특히 한국사 과목 수업은 한 반에 수험생 약 200명이 수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노량진 고시촌 일대가 조용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직접 머물러 보니 주변에 PC방, 만화방, 노래방 등 수험생들을 유혹하는 시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람이 많은 탓이었다. 이씨는 “학원 근처에 고깃집, 호프집 등 놀 곳이 많다”면서 “공부에 방해받지 않기 위해 일부러 학원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언덕길에 있는 방을 구했다”고 전했다. 이씨처럼 시험일을 7개월 정도 앞두고 방을 구하러 부동산 공인중개소를 찾는 수험생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공인중개사 오모(59)씨는 “올 초 정부에서 경찰공무원을 2만명 증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한동안 원룸 품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면서 “이곳에서 중개업을 한 지금까지 2년 동안 20~30대 청년층 수험생 방문자 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원룸 가격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지난해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을 받던 15㎡ 규모의 풀옵션 원룸이 올해는 월세가 5만원 더 올랐다. 오씨는 “공무원 시험 연령 제한이 폐지되면서 50대 장년층이 고시촌 방을 구하러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 “수요가 늘다 보니 기존 다가구 건물 내부를 리모델링해서 원룸으로 만드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날 노량진 고시촌을 서성이다가 신림동에 살면서 노량진에서 공부하는 모형석(32·가명)씨를 만났다. 그는 현재 국가직 7,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모씨가 신림동 독서실에서 공부하지 않고 굳이 노량진까지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신림동 고시촌에 있는 독서실을 다니면서 우울증 증세까지 겪었어요. 알고 지내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칸막이가 놓여 있는 독서실 책상에서 2년 동안 공부하다 보니 답답하더라고요. 스트레스도 심했고요. 그렇다고 아는 사람이 많아서 노량진에 오는 건 아니에요. 이곳에 있는 학원의 개방된 자습실에 다니면서 여러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요. 정신적으로 풍요롭다는 느낌도 들고요. 사람 냄새가 그립다 보니 여기로 자연스럽게 발길이 닿는 것 같습니다.” 모씨의 말은 신림동 고시촌의 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지난 23일 지하철 2호선 신림역 3번 출구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오후 2시쯤 ‘대학동(옛 신림9동) 고시촌 입구’ 정거장에 도착했다. 정거장 인근에는 과거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의 주된 모임 장소이자 다양한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비치해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서점 ‘그날이 오면’(1988년 개점)이 있었다. 서점을 운영하는 김동운 대표는 “비록 우리 서점에 고시용 수험서는 없었지만 예전만 하더라도 장시간 법전을 보다 잠깐 쉬는 차원에서 이곳을 방문해 책을 고르는 고시생도 더러 있었다”면서 “지금도 인근 서울대 학생들이 꾸준히 서점을 찾는 것과 비교한다면 이 주변의 고시생 수는 전보다 많이 줄었다. 그러면서 대학동 고시촌 풍경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는 단순히 고시생 수 감소에서만 비롯된 일은 아니고 사회 운동에 앞장섰던 1980년대 말 당시 학생들이 갖던 문화와 지금의 학생들이 공유하는 문화가 달라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경숙(66·여)씨는 대학동의 ‘녹두거리’에서 20년 가까이 빈대떡 장사를 해 오고 있다. 김 대표와 마찬가지로 전씨 역시 대학동의 변화를 곁에서 지켜본 ‘산증인’인 셈이다. “1990년대만 해도 식당에 들어오는 손님의 90%가 고시생이랑 서울대생이었어요. 특히 고시생이 많았죠. 게다가 1990년대 초 심야 영업 규제가 적용되던 시절 이곳 녹두거리 술집은 사실상 규제를 받지 않는 곳이었어요. 그렇다 보니 고시촌에 살지 않는 외부 사람들까지 야간에 모여드는 바람에 녹두거리 주변은 문전성시를 이뤘죠.”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로 고시생 수가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전씨의 이야기다. 대학동 고시촌의 변화는 사법시험 학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수험생은 “학원 강사들도 수업 중에 ‘예전보다 수강생 수가 확실히 많이 줄었다’고 얘기한다”면서 “사시생이 많았을 때는 반을 나눴었는데 지금은 합반을 할 정도”라고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화양동 노래방 주인 살해범은 ‘탈영병’

    서울 광진구 화양동 노래방 주인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도피 자금을 마련하려던 탈영 군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광진경찰서는 12일 낮 12시 20분쯤 성북구 길음동의 한 길거리에서 강도살인 사건 피의자인 탈영병 차모(20)씨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차씨는 지난 6일 오후 6시쯤 화양동의 한 노래방에 들어가 주인 K(73)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차씨는 K씨를 흉기로 위협하며 금품을 요구했고, K씨가 이를 거부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부대에서 탈영한 차씨는 “탈영 이후 도주 생활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이후 화양동 노래방 주변의 폐쇄회로(CC) TV 영상을 통해 피의자의 동선을 확보하고 잠복해 검거했다”면서 “범행 동기와 탈영 이유 등을 조사한 뒤 차씨를 헌병에 넘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3) 印尼 칠레곤 ‘크라카타우포스코’ 일관제철소 건설현장을 가다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3) 印尼 칠레곤 ‘크라카타우포스코’ 일관제철소 건설현장을 가다

    포스코가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동남아시아 최초의 종합제철소를 짓고 있다. 포항과 광양 제철소에서 얻은 기술과 노하우를 전해주고 귀중한 자원을 얻으며 해외생산 거점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포항에서 시작된 철강 기지가 중국과 동남아시아, 인도를 거쳐, 터키로 이어지는 ‘아이언 로드’의 중요한 거점사업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글로벌 철강업계의 경쟁에서 창조적인 발상으로 우위를 선점하려는 고도의 전략이 담겼다. 그럼에도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의 민심을 얻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칠레곤의 포스코 합작법인 ‘크라카타우포스코’ 일관제철소 건설현장을 찾았다.지난 1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 입국장. 단정한 자세로 앉아 있는 출입국관리소 여직원이 기자의 국적을 확인한 뒤 “어디로 가느냐”고 영어로 물었다. “칠레곤에 간다”고 대답을 하자 그 직원은 “포스코 직원이냐, 자카르타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반겼다. 세계 어느 곳 할 것 없이 무뚝뚝하기만 한 출입국 담당 직원이 미소를 지으며 “웰컴”이라고 말하는 것 아닌가. 인도네시아인이 표정과 입으로 전하는 포스코의 위상을 실감하는 첫 순간이었다. [착공 3년만에 이룬 대역사] 자카르타에서 서쪽으로 100㎞쯤 떨어진 칠레곤 시내에는 공업도시답게 번잡하고 오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항구와 인접한 일관제철소 건설공사 현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크라카타우포스코’라는 회사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포스코가 현지 국영철강사인 크라카타우스틸과 70 대 30의 투자비율로 합작한 법인이다. 일관제철소란 제선과 제강, 압연의 세 공정을 모두 갖춘 종합제철소를 말한다. 제선은 원료인 철광석과 유연탄 등을 고로에 넣어 액체상태의 쇳물을 뽑아내는 공정을, 제강은 이렇게 만들어진 쇳물에서 각종 불순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압연은 쇳물을 슬래브(커다란 쇠판) 형태로 뽑아낸 뒤 높은 압력을 가하는 과정을 말한다. 동남아시아에서의 일관제철소는 이곳이 처음이다. 2010년 11월 400㏊(120만평)의 드넓은 부지에 동남아시아 최초의 일관제철소 착공식을 가질 때에는 아무것도 없는 평지였다. 그런데 12월 완공을 앞둔 이곳에는 포항이나 광양의 제철소보다 더 웅장해 보이는 첨단 공장이 들어섰다. 철 구조물이 복잡해 보이는 고로 공장도 완공돼 시험가동을 앞두고 있다. 철광석이나 석탄 등 제철 원료를 운송하는 컨베이어벨트도 언제든 움직일 수 있도록 채비를 갖춘 듯하다. 화물차들이 분주히 오간다. 특히 공장 곳곳에는 노란색 대형 배관이 인체의 핏줄처럼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데,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저장 탱크로 보내는 배관이라고 한다. 부생가스를 한데 모아 부생가스발전소를 가동, 다시 제철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절약형 친환경 설비다. 해안의 항구 근처에는 밝은 초록색 지붕을 덮은 대형 야적장이 신선하게 보였다. 일년의 반이 우기인 인도네시아의 날씨 사정을 고려해 야적된 철광석 등을 보호하는 밀폐형 원료 야적장이다. 해양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설비여서, 환경 보호에 세심한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기자를 안내하는 한국인 직원은 “이런 것들이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의 환심을 살 수 있는 부분”이라고 귀띔했다. 기자를 반갑게 맞은 민경준 법인장은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의 성공을 장담했다. 우선 합작투자의 방식을 ‘브라운필드’로 진행했는데, 즉 포스코는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고 인도네시아 측에서는 철도, 도로, 전기, 항만 등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부지를 제공함으로써, 초기 설비투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 덕분에 1단계 공정에 27억 달러(약 2조 9281억원)만 들여 조기에 연산 300만t의 후판과 슬라브 생산공장을 가동할 수 있게 된다. [창조적 발상 전환의 성과] 인도네시아는 철광석이 22억t, 석탄은 934억t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의 잠재 매장량을 자랑한다. 국내에서 종종 겪는 원료 공급 차질 탓에 애먹을 일이 전혀 없는 셈이다. 또 후판 생산량 150만t 중 70%는 인도네시아 내수시장에 판매하고, 나머지는 인근 국가에 수출할 예정이다. 동남아시아의 후판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슬래브 150만t 중 50만t은 포스코에서 소화하고, 나머지는 크라카타우스틸에 공급할 예정이다. 판로에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아울러 포스코 계열사들의 다른 협력사업에도 기대감이 깃든다. 포스코건설은 제철소 건설을 계기로 반탄 주정부와 인프라스트럭처 부문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또 포스코는 인도네시아에서 석탄회사를 운영하면서 철광석, 니켈 등 다른 광물자원까지 사업 분야를 확장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에는 칼리만탄섬(보르네오섬) 등 1만 8000개의 섬이 있는데, 자원탐사를 통해 새로운 자원을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포스코ICT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강구하고 있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은 현지 보고르 농대와 저탄소 녹색성장 및 지구온난화에 공동 협력을 꾀하기로 했다. 민 법인장은 육군 장교 출신답게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공장을 돌아보며 만난 현지인 직원들은 그를 가르켜 “보스”라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그가 인기만 좇는 것은 아니다. 한국인 직원들에게는 매몰찰 정도로 엄격하다. 혹시 현지인들의 오해를 살까봐, 실수를 부를 수 있는 술자리는 반드시 현지인 식당을 피하고, 음주 후 노래방은 출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민 법인장의 집무실이 있는 본관 건물 앞에는 높다란 깃대가 5개 있다. 인도네시아 국기와 포스코 깃발, 크라카타우포스코 깃발 등이 휘날리는데, 정작 태극기는 없다. 국가관이 누구보다 투철한 그가 민족적 자긍심이 강한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세심한 배려를 한 것이다. “지금 전투 현장에 있다는 생각으로 항상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그의 말에서 비장한 무게감을 느낀다. [현지인 “우리도 할 수 있다”] 앞서 2011년 10월 7일 칠레곤 일관제철소 건설 현장에서 또 하나의 신기록이 탄생했다. 용광로 ‘본체 기초 1단’에 대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41시간 만에 성공적으로 완료한 게 그것이다. 이날 오후 4시 가로 30.2m, 세로 46.2m, 높이 2.5m 크기의 용광로 본체에 콘크리트를 쏟아붓기 시작해 250여명의 근로자들이 주야간 2교대 근무를 하며 단 1분도 쉬지 않고 타설을 했다. 균열이 전혀 없는 용광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순식간에 작업을 마쳐야 하는 고난도 작업이다. 긴장감과 속도감에서 전쟁터를 방불케 했을 것이다. 특히 270t의 철근과 3500㎥의 콘크리트가 쓰이는 대단위 작업을 한국의 전문기업이 아닌, 인도네시아 교민 기업과 현지 근로자들이 포스코의 지휘를 받아 무사히 마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 현지인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쾌거였다. 포스코는 일관제철소 완공을 앞두고 현지채용 조업요원을 대상으로 한 연수교육에 들어갔다. 현지인 550명이 7차에 나눠서 진행되는 교육은 유·공압 등 기초직무교육과 제선·제강·연주·열간압연·냉간압연 등 기초철강공정교육, e러닝을 활용한 포스코 핵심가치 등 경영전반에 관한 과정으로 진행됐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포스코인을 만드는 작업이다. 인도네시아 직원들은 이론교육 후 개인별 과제가 부여되는 평가에서 가장 당황했다고 한다. 그들은 이를 극복하면서 한국의 발전 동력을 체험한 셈이다. 포스코가 인도네시아의 발전을 위해 한 일은 지난해 2월 철골 착공식에 참석한 홍석우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발언에서 잘 나타난다. 홍 전 장관은 “일관제철소가 인도네시아 철강 산업의 중추로서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연 15만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해, 인도네시아가 2025년 세계 9대 경제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칠레곤(인도네시아)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일회용 수저·이쑤시개 낱개 포장지에 제조연월일 표시하라니…소상공인들 ‘손톱밑 가시’에 분통

    일회용 수저·이쑤시개 낱개 포장지에 제조연월일 표시하라니…소상공인들 ‘손톱밑 가시’에 분통

    ‘일회용 젓가락·숟가락·이쑤시개 등의 낱개 포장지에 제조연월일을 일일이 표시하시오.’ ‘노래방 무선마이크는 주파수를 700MHz 대역이 아닌 900MHz 대역으로 옮기시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이 꼽은 대표적인 ‘손톱 밑 가시’들이다. 새누리당 ‘손톱 밑 가시 뽑기(손가위)’ 특별위원회가 4차례에 걸쳐 민생 현장을 방문하고, 총리실과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접수한 것들이다. 업계에서는 “일회용 젓가락·숟가락·이쑤시개 등 일회용품은 낱개로 판매되기보다는 묶음이나 통 단위로 판매되는 현실인데, 이를 낱개로 포장해 제조연월일을 표시하도록 한 것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하소연했다. 식품위생법에서는 낱개가 아닌 최소판매 단위에 제조연월일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으나 “낱개 포장지 제조연월일 표시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불필요하며 과도한 규제”라는 것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공중위생관리법 개정안의 하위법령을 개정할 때 이를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노래방에서 쓰는 무선 마이크의 주파수 대역은 대부분 700MHz 대이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700MHz 대역을 회수해 신규사업자에게 추가로 할당하겠다면서 지난 1월부터 700MHz 대역을 쓰는 무선 마이크 사용을 금지하고, 주파수 대역을 900MHz로 옮기도록 했다. 업주들로서는 이미 쓰고 있는 마이크를 교체하려 해도 보상판매 업체가 24개밖에 되지 않고, 추가 비용 지출도 만만치 않다는 게 문제다. 업주들은 “재산권 침해 아니냐”는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말까지 700MHz 대역 무선 마이크 사용을 금지하기로 한 것을 2015년 이후로 유예하고 보상 판매를 권고키로 했다. 음식점 등의 영업장에 대한 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도 불필요한 규제로 지적됐다. 현재 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서 영업장 규모가 200평(연면적 330㎡ 초과)을 넘으면 제외되고 있으나 점주들은 “소상공인 기준과 가게 면적이 200평인 것이 무슨 상관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중소기업청에서는 2013년 하반기 고시개정을 통해 영업장 규모 제한을 폐지키로 했다. 개인기업을 운영하는 A씨는 법인으로 전환한 뒤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고 했지만, 개인 기업 당시의 실적을 전혀 인정하지 않아 대출심사에서 탈락했다. 개인기업 당시와 같은 업종, 품목인데도 인정되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은행들이 향후 신용평가 등에 반영하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기업의 4대보험료 카드 납부 기준이 납부대상자 5인 이상, 납부금액 100만원 이상인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접수됐다. 경제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현금으로 납부할 수밖에 없어 오히려 연체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는 신용카드로 보험료 납부를 가능토록 하는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다. 손가위특위 관계자는 “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현실과 맞지 않는 ‘가시’들이 우리 사회에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면서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이유를 확실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건대입구 살인사건 발생…70대 노래방 주인 흉기에 찔린 채

    건대입구 살인사건 발생…70대 노래방 주인 흉기에 찔린 채

    건대입구 부근 유흥가에서 70대 남성이 자신이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일 오후 6시 10분쯤 서울 광진구 화양동의 한 노래방에서 업주 A씨가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인근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출동 당시 A씨가 이미 숨져 있었다”면서 “신체 곳곳을 흉기에 여러 차례 찔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A씨를 찌르고 달아난 용의자의 행방을 쫓고 있다. 한편 사건이 일어난 무렵 6일 저녁부터 7일 오전까지 SNS상에서는 “건대입구 살인사건 발생했다”는 등의 제보가 실시간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래방에서 “술 가져와”…거부하는 女주인 폭행한 50대

    노래방에서 술을 달라며 행패를 부리다 거부하는 여주인을 다치게 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30일 서울 혜화경찰서는 서울 종로구 명륜동의 한 노래방에서 업주 A(38·여)씨와 남편 B(39)씨에게 폭행과 협박을 한 한모(53)씨와 함께 협박에 가담한 우모(5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 등이 범행을 저지른 것은 지난 14일 10시쯤. 이들은 A씨에게 “술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노래방에서 술을 파는 것은 불법”이라며 A씨가 판매를 거부하자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한씨는 “술을 마시고 싶으면 환불해 줄테니 다른 노래방으로 가라”는 A씨의 말에 격분, 욕설을 퍼부으며 위협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왼쪽 손등에 3~4㎝ 정도 상처와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한씨를 연행해가면서 사건은 일단락 되는 듯 했지만 다음날 새벽 1시쯤 조사를 마치고 돌아온 한씨와 우씨는 다시 노래방을 찾아와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결국 A씨 부부는 다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두 사람에게 협박 혐의를 추가해 불구속 입건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노래방에 가기 전 다른 일행과 맥주 3병을 나눠 마시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은 폭행 혐의의 한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경일에 혹평 조권 “심사평으로 이렇게 심한 욕 속상해” 해명 (전문)

    한경일에 혹평 조권 “심사평으로 이렇게 심한 욕 속상해” 해명 (전문)

    조권이 ‘슈퍼스타K5’에서 한경일에게 혹평을 한 뒤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해명했다. 조권은 24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 올리는 것 자체를 개인적으로 굉장히 싫어한다”면서 “저라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밖에 평가되는 현실이 참혹해 저의 생각을 적어본다”고 말문을 열었다. 조권은 “심사위원이라는 자리가 주어졌다는 건 권한이 주어지고 심사를 평할 수 있다는 자격이 생긴다”면서 “심사위원이라는 무거운 자리에 저도 쉽지 않았지만 편집된 부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권은 그러면서 “선배님보다 까마득한 후배이지만 제 노래가 어느 누군가에겐 감동을 줄 수도 있고 ‘조권 따위’라고 생각이 들만큼 형편없는 보컬일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각자의 살아온 인생이 다 다르고 저는 정말 열심히 버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평가에 대한 권한과 기준은 어떻게 보면 누구에게나 다 주어져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심사위원이라는 자리에 있었고 최선을 다해 심사했다”고 밝혔다. “저 또한 어려운 자리였지만 개인적인 심사평으로 인해 이렇게 심한 욕을 듣는 것에 대해 너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조권은 “개인의 의견과 생각이 각각 다르듯 존중해주고, 생각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 동의할 수 없을 수도 있지만 후배가 선배님을 심사했다는 이유가 저의 심사위원 자격논란으로 불거진 것에 대해선 유감”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조권은 한경일을 향해 “시간이 많이 흘렀고 시대가 바뀌었지만 선배님을 못 알아봬서 정말 죄송하다”면서 “이승철 선배님이 ‘한번 가수는 영원한 가수’라고 하셨듯 저에게도 영원한 선배님”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조권은 23일 방송된 슈스케5에서 박재한이라는 본명으로 참가한 한경일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이승철의 ‘열을 세어 보아요’를 부른 그에게 혹평을 쏟아냈다. 조권은 심사평을 통해 “노래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늘어진 브이넥 때문인지 노래가 느끼했다”면서 “사실 노래를 이렇게 잘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많다. 노래방 가서도 노래 잘하는 사람들 있지 않나. 그런데 본인의 개성도 조금 부족한 것 같고 감동이나 여운도 느껴지는 게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경일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조권은 매우 당황하며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었고 당락을 좌우하게 된 이승철에게 “기회 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조권의 해명 트위터 전문. 이런글 올리는 것 자체를 개인적으로 굉장히 싫어합니다. 저라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밖에 평가되는 현실이 참혹해 저의 생각을 적어봅니다. 심사위원이라는 자리가 주어졌다는 건, 권한이 주어지고 심사를 평할 수 있다는 자격이 생깁니다. 저 또한 학창시절 때 친구들과 자주 부르곤 하였고.그 후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고 저도 8년이라는 연습 끝에 데뷔를 하였고 지금은 데뷔 5년차 가수가 되었습니다. 선배님보다 까마득한 후배이지만..제 노래가 어느 누군가에겐 감동을 줄 수도 있고, ‘조권 따위’라고 생각이 들만큼 형편없는 보컬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각자의 살아온 인생이 다 다르고 저는 정말 열심히 버텨내고 노력해서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비록 누구는 아이콘이라고도 해주시고,누구는 그냥 깝치고 끼부리는 애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그냥 저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감사히 잘 쓰고있습니다. 노래보단 깝으로 저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다라는것 잘 알고있습니다. 심사위원이라는 무거운 자리에 저도 쉽진 않았지만, 편집된 부분도 있었습니다. 평가에 대한 권한과 기준은 어떻게 보면 누구에게나 다 주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심사위원이라는 자리에 있었고 최선을 다해서 심사를 했습니다. 저 또한 그 자리가 어려운 자리였지만 저는 저의 개인적인 심사평으로인해 이렇게 심한 욕을 듣는 거에 대해 너무 속상합니다. 개인의 의견과 생각이 각각 다르듯 존중해주고, 생각이 틀리고 다르다 생각이 들어 동의할 수 없을 수도 있지만. 후배가 선배님을 심사했다는 이유가 저의 심사위원 자격논란으로 불거진 것에 대해선 유감입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시대가 많이 바뀌었지만.선배님을 못알아뵈서 정말 죄송합니다. 이승철 선배님이 말씀하신 한번 가수는 영원한 가수라고 하셨듯이 저에게도 영원한 선배님입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 인사동 개발제한 35년만에 풀렸다

    서울 인사동 개발제한 35년만에 풀렸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지도가 35년 만에 바뀐다. 전면 철거·대규모 개발이 아닌 소규모 분할·맞춤형으로 정비된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인사동 161 승동교회 일대 3만 3072㎡를 69개 구역으로 나눠 맞춤형으로 정비하는 계획을 가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소단위 맞춤형 정비는 서울 도심 재개발 사업이 시작된 지 40년 만에 처음이다. 인사동 일대는 1978년 재개발 구역으로 묶인 뒤 개별 건축 행위를 할 수가 없었다. 원래 6개 구역으로 나누어 전면 철거 뒤 한꺼번에 재개발하려던 계획이 취소되고 옛길 등 역사적 도시 형태를 유지하며 낡은 건축물들을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게 됐다. 문화지구라는 특성을 감안해 골동품점·표구점·필방·화랑은 권장하고 화장품점·커피 전문점·노래방 등은 허가되지 않는다. 건폐율이 60%에서 최대 80%까지, 1~2층으로 제한됐던 건물 높이는 3~4층까지 완화된다. 리모델링 활성화 구역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기존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연면적의 30%까지 증축할 수 있다. 기존에 계획된 도로는 최대한 줄이고 골목길을 유지한다. 차량이 아닌 보행자 중심 도로로 정비하기 위해서다. 다만 화재 위험에 대비해 기존 2m 너비의 골목길을 4m까지 확장해 소방도로를 확보한다. 새로 건물을 지을 때 건축선을 뒤로 물러나게 한다는 이야기다. 건축선 후퇴 신축 건물은 층수 완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시는 개별 단위 소규모 개발의 경우 도로 등 기반 시설 확보가 어려운 만큼 기반 시설의 우선순위를 정해 지구별 정비 사업 때 먼저 확보하도록 하고 필요하면 공공 예산을 투자했다가 나중에 회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개별 지구 사업 시행은 인허가 절차가 까다로운 도시환경정비 절차가 아닌 건축허가 절차로 추진돼 사업 기간이 6개월에서 1개월 이내로 대폭 단축될 전망이다. 시는 도시환경정비 대상이지만 20년 넘게 개발이 추진되지 않고 있는 20개 구역 57개 지구에 대해서도 소단위 정비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제원 도시계획국장은 “한양도성으로 둘러싸인 서울의 환경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낙후성도 개선하는 등 도심 정비 계획의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안양 노래방 커플’ 영상 논란…사생활 침해? 풍기문란?

    ‘안양 노래방 커플’ 영상 논란…사생활 침해? 풍기문란?

    최근 소셜커뮤니티서비스(SNS)를 통해 노래방에서 남녀가 성관계를 맺는 영상이 퍼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른바 ‘안양 노래방 커플’이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두 남녀가 노래방에서 하의를 벗은 채 성행위를 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화질이 좋지 않고 거리가 멀어 그다지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두 사람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는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건너편 건물에서 몰래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 영상은 페이스북을 통해 은밀히 퍼지다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까지 번져나갔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이 해당 남녀를 비난하는 글과 사진 게시자를 비난하는 주장들이 쏟아내면서 뒤섞이면서 논란이 가열됐다. 문제의 영상은 현재 대부분 삭제된 상태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고교 동창, 노래방 도우미와 ‘필로폰 섹스파티’ 하려고…

    노래방 도우미들과 집단 마약 투약을 일삼아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 5일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조모(38)·허모(39)씨를 구속하고 시모(3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노래방 도우미 김모(27·여)씨를 구속하고 임모(29·여)씨는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과 함께 범행을 저지른 뒤 해외로 달아난 민모(39)씨 등 공범 5명은 지명수배했다. 이들은 지난달 16일에서 23일 사이 조씨 소유의 경기 남양주 전원주택, 시씨 소유의 서울 송파구 노래방, 경기 구리의 모텔 등지에서 11회에 걸쳐 대마초 50g과 필로폰 0.16g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터넷전화 업체를 운영하는 조씨는 지사 개설을 위해 중국·동남아 등으로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약 대마초 등 마약을 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조씨가 같은 중·고교를 졸업한 친구들과 마약을 이용한 섹스 파티를 벌이기 위해 시씨가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일하는 여성 도우미 김씨와 임씨를 끌어들여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달 23일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횡설수설하는 여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임씨를 발견, 마약 투약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해 다른 피의자들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주사기에 비해 한번에 대량으로 흡입할 수 있는 프리베이스 수법 특성상 환각 효과가 오래가 임씨가 비틀대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달아난 민씨가 마약을 공급했다는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수사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시론] 디지털 증거 조작의 문제점/김인성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시론] 디지털 증거 조작의 문제점/김인성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국가정보원은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간첩과 종북주의자 색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쏟고 있다. 국보법은 인간의 생각을 처벌하는 법이므로 그 어떤 법 조항보다 집행의 엄격성이 요구된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서울시 임시직 공무원으로 일하던 탈북자 유우성씨는 지난 1월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국정원은 그가 지난해 1월 22일부터 3일간 북한에 잠입했다며 그의 하드디스크에서 찾아 낸 사진을 증거로 제출했다. 하지만 이 사진은 애초에 증거가 될 수 없었다. 북한이 아니라 중국 옌볜(延邊)에서 찍은 사진임이 사진 내부에 분명히 기록돼 있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사진 내부에는 ‘호환 가능한 이미지 포맷’(EXIF)이란 메타 정보가 존재한다. 이를 살펴보면 언제 어떤 카메라로 찍었는지 알 수 있다. 위치 정보(GPS)가 기록돼 있다면 어디서 찍었는지도 알 수 있다. 유씨의 사진은 아이폰으로 찍은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아닌 옌볜에서 찍었다는 위치 정보도 기록돼 있었다. 디지털 포렌식(증거 조사) 작업자들은 법원에서 공인하는 디지털 포렌식 프로그램을 사용해 작업한다. 이 프로그램은 사진 파일의 모든 메타 정보를 보여 주므로 국정원의 작업자는 이 사진이 언제 어디서 찍혔는지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위치 정보는 사실 특별한 것도 아니다. 컴퓨터를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사진에 위치 정보가 들어 있다는 것을 대부분 알고 있다. 더욱이 국정원은 정보를 은닉하고 암호화해서 적국에 전달하는 간첩들을 색출하는 기관이고, 디지털 수사관들은 다양한 수법으로 감춰진 디지털 자료를 해독하는 전문가들이므로 디지털 사진의 위치 정보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일반 형사 사건을 포함해 대부분의 사건에서 이런 부분부터 짚고 넘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국정원은 디지털 증거 사진을 A4 용지에 프린트해서 법정에 제출했다. 물론 사진의 메타 정보도 함께 제출했지만 무료 사진 보기 프로그램을 사용해 찍힌 날짜와 카메라 기종 정도만 보여줬다. 변호인들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또 다른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의뢰한 끝에 이 사진이 찍힌 곳이 중국임을 증명할 수 있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국정원이 피의자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한 사진을 증거물에서 제외했다는 사실이다. 이것도 변호인 측에서 다시 수행한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서야 겨우 밝혀낼 수 있었다. 국정원이 제출하지 않은 사진은 문제가 된 기간 중인 23일 저녁 유씨가 사람들과 함께 옌볜의 노래방에서 찍은 것이었다. 유씨가 22일부터 24일까지 북한에 있었다고 했던 공소장에 끼워 맞추기 위해 디지털 수사관들이 이 사진을 숨긴 것으로 판단된다. 변호인 측은 노래방 사진을 법정에 제출하고 국정원이 제출한 사진들도 모두 옌볜에서 찍은 사진임을 밝혔다. 이를 근거로 국정원이 조작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국정원은 변호인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렇게 국정원이 당당하게 나올 수 있는 것은 국보법을 위반한 자는 수사에 무리가 있다 하더라도 어쨌든 처벌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원칙이 훼손되고 나면 법 집행에서 그 어떤 공정성도 기대할 수 없다. 무엇보다 디지털 증거를 가장 먼저 다루는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들이 국정원과 검경의 요구에 의해 증거를 조작해도 처벌받지 않는 현실이 개선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공안 사건과 국보법 사건에서 증거를 취사선택하고 왜곡과 조작까지 서슴지 않는다. 민간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들도 생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그 누구도 검경과 국정원의 뜻을 거스르지 못한다. 현재 한국에는 변호인이나 재판부를 위한 공정한 포렌식 전문가가 전무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범인의 지문을 바꿔치기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같은 일이 디지털 포렌식 분야에서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이를 바로잡지 못하면 한국의 정보기술(IT) 분야뿐 아니라 국가 신뢰성까지 무너질 것이다.
  • [이슈&이슈] 울산 ‘고래관광산업’ 5주년 활성화 방안은

    [이슈&이슈] 울산 ‘고래관광산업’ 5주년 활성화 방안은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울산 앞바다에서 살아 있는 고래를 발견할 수 있는 확률은 10회 출항에 1.5회다. 2009년 7월 처음 출항한 고래바다여행선은 2010년 29%의 발견율을 보이기도 했지만, 평균 14.6%에 그치고 있다. 그래도 고래관광산업은 희망이 있다. 첫 출항 이후 울산 앞바다에서 헤엄치는 고래를 보려고 찾아오는 관광객이 5년 새 6배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울산 남구는 2005년 5월 31일 국내 유일의 고래박물관(지상 3층)을 장생포에 개관했다. 1899년 남구 장생포에 러시아 포경 전진기지가 설치된 이후 1986년 상업포경 금지 직전까지 고래잡이와 고래고기로 명성을 쌓았던 울산이 고래생태체험관광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였다. 고래박물관은 고래를 테마로 한 국내 유일의 전문 박물관으로 이름을 날리면서 고래관광산업의 가능성을 높였다. 상업포경 금지 이후 쇠락했던 장생포 일대에는 연간 20만명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2009년에는 누적 관광객 100만명 시대를 열었다. 남구는 고래박물관에 이어 2009년 지상 3층짜리 고래생태체험관까지 세웠다. 체험관 내 수족관에는 돌고래 네 마리가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특히 고래관광산업은 2009년 4월 13일 시험 출항에서 1500여마리의 참돌고래떼를 발견한 고래바다여행선의 등장으로 새 기회를 맞았다. 같은 해 7월 본격 운항에 들어간 고래바다여행선은 고래떼 발견 소식을 잇달아 전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고래관광산업이 활기를 띨수록 남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고래 발견 지점이 일정하지 않은 데다 발견율도 낮아서다. 고래바다여행선은 운항 첫해 9.7%의 발견율을 기록한 데 이어 2010년 28.4%로 높아지는 듯했다. 그러나 2011년 다시 9.6%로 낮아졌고, 지난해 25%로 회복세를 보이다 올 들어 8.5%로 떨어지는 등 들쭉날쭉하고 있다. 평균 발견율도 14.6%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고래가 먹이를 따라 움직이는 회유성 동물인 데다 수온이 낮아지면 자취를 감추기 때문이다. 냉수대 형성이 잦은 울산 앞바다의 자연환경도 발견율을 낮추는 데 한몫하고 있다. 그래서 남구는 고래생태체험관에 수족관을 만들어 돌고래를 키우고 있다. 앞으로는 돌고래들이 좋은 환경에서 잘 자라도록 풀장까지 만들기로 했다. 남구는 한 발짝 나아가 올해부터 550t 규모의 고래바다여행 크루즈 선박을 도입해 운항하고 있다. 관광객들의 편의를 높이고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 선박은 최대 400명을 태울 수 있어 200∼300명쯤 되는 청소년 수학여행단이 이용 가능하다. 뷔페 식당과 카페, 공연장, 노래방 등 각종 편의시설을 두루 갖췄다. 남구는 또 선상 결혼식을 비롯한 연안야경과 함께하는 ‘커플 데이 이벤트’와 한여름 밤 시원하게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비어 파티’, ‘선상 재즈 카페’ 등 다양한 특별 이벤트도 내놓는다. 이와 함께 근대 포경 전진기지였던 장생포에는 ‘고래문화마을’이 조성되고 있다. 내년 준공 예정이다. 이곳엔 전통 고래마을의 명성을 간직한 장생포의 모든 것을 담는다. 포경 전진기지였던 장생포항의 역사와 문화를 비롯해 영화 세트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옛 장생포 마을’, 고래이야기와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고래산책로, 고래뱃속 체험장 등이 들어선다. 해발 70m인 고래전망대는 울산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고래전망대에서는 현재 건설 중인 울산대교, 장생포항, 석유화학공단, 시내 전역을 볼 수 있다. 실물 크기의 고래조형물, 어린이를 위한 고래놀이터, 자연생태학습장인 수생식물원도 조성된다. 고래관광산업 활성화에 한몫할 전망이다. 남구 관계자는 “고래관광에 이어 고래문화마을까지 조성되면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고래테마 도시로 도약할 것”이라며 웃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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