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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NHK “푸틴, 김 위원장에 6자회담 재개 제안할 듯”

    일본 NHK “푸틴, 김 위원장에 6자회담 재개 제안할 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6자회담 재개를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공영방송 NHK가 러시아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이 보도대로 된다면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남북미 사이에서 진행되어온 비핵화 논의의 틀에 균열이 발생하며 북한의 ‘시간 끌기’ 전술에 러시아와 중국, 일본 등이 끼어들어 문제 해결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북한의 핵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 재개를 제안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이미 미국과 중국에 이런 제안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NHK는 또 푸틴 대통령이 이전에도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대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김 위원장에게 이를 직접 주장함으로써 비핵화 논의에서 러시아의 관여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북핵을 둘러싼 남북한,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의 6자회담은 지난 2003년 시작됐지만,핵 개발 계획의 검증 방법 등을 둘러싼 북미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2008년 12월 12차 회담을 끝으로 중단됐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북러정상회담과 관련,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가 국제사회가 함께 공유하는 목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과 러시아의 차이를 좁히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의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우리는 관련 보도를 인지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FFVD라는 동일한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 이 세계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국무부의 입장은 북한의 FFVD가 미국과 국제사회가 모두 공유하는 목표라는 점을 재확인함으로써 이번 북러정상회담이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는 쪽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그 연장선에서 러시아를 향해 대북제재 이행에 계속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 러시아의 대북제재 이탈 등 국제적 대북 압박 전선의 균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의 교착·긴장 국면이 이어져 온 가운데 미국은 북러정상회담이 앞으로의 비핵화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설] 김정은 방러, 우군 만들기보다 비핵화 협상 우선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다. 북한 매체는 일제히 북러 정상회담 소식과 함께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어제 공식 발표했다. 8년 만의 북러 정상회담은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별한 현안이 없는 북러 정상의 만남은 서로의 이해가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의 경쟁심을 자극하고 국제사회에 대러시아 관계 개선으로 제재를 이겨 낼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한국과 미국, 중국에 대한 압박 카드로 활용하려 들 가능성이 있다. 한반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푸틴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에 관여하고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과의 회담은 동북아 지역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과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북러 정상회담이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러시아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비핵화를 바라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체제의 기틀이 될 비핵화를 조속히 이루라고 김 위원장에게 강력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러시아가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방식을 지지하고 있는 점이 걸린다. 북미 간에 비핵화 정의조차 합의하지 못한 상태에서 단계적 해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 비핵화’를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 공산이 크다. 김정은, 푸틴 두 정상은 회담에서 비핵화의 확고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밝혀야 한다. 김 위원장은 올해 말로 설정한 미국과의 협상 시한을 넘기고 자력갱생이란 ‘새로운 길’을 염두엔 둔 우군 만들기 일환으로 러시아를 찾겠지만, 비핵화 협상이란 최우선 과제를 잊지 않아야 한다. 또 하나,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동북아에서 한미, 한미일 대 북러, 북중,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를 만들어서는 곤란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의 초대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에게 핵을 내려놓고 경제를 선택하는 게 국민을 위하는 길”인 점을 강조했다. 하노이 회담이 노딜로 끝난 뒤 북한이 강경 모드로 나가는데, 이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장소와 형식에 구애되지 않는’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를 갖고 있다고까지 밝혔다. 3차 북미 정상회담을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가 무엇인지 김 위원장은 하루빨리 문 대통령을 통해 들어야 한다.
  • 해리스 주한美대사 “공은 김정은에 가 있다”

    해리스 주한美대사 “공은 김정은에 가 있다”

    “트럼프는 3차 정상회담 원하고 있지만 대화 기회 잡을지 안 잡을지 북에 달려 하노이 회담, 노딜이냐 배드딜이냐 문제 김정은, 계속해서 진전할 것이라 믿어”“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원하고 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원하는지 아닌지 모르니 공은 북한에 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22일 서울 중구 정동 미국 대사관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인 대화를 위해 문을 계속 열어 놨고 대화 기회를 잡을지 안 잡을지는 김 위원장의 결정에 달렸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하노이를 떠났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뭘 원하는지 알았다고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치기 쉬운 공을 넘겼고 그 공에는 ‘만약 비핵화를 한다면 북한에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쓰여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한다면 얼마나 멀리 갈지에는 제한이 없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대사는 “하노이 이후에도 북미가 계속 대화했다”며 “하노이 일은 진전을 계속할 수 있는 더 나은 위치에 우리를 두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비핵화를 약속했다. 할 일이 있지만 계속해서 진전할 수 있으리라 자신한다”고도 강조했다. 또 해리스 대사는 “하노이 회담은 노딜이냐 배드딜이냐의 문제였다”며 당시에는 노딜이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정리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제시한 딜을 받아들였다면 아마 모든 경제 제재에 대해 즉각 해제했어야 했다”며 “대신 미국은 영변이 미래 어느 시점에 폐기될 것이란 약속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대량 살상 무기와 운반수단이 남아 있었을 것이고 거의 모든 생산능력도 남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단독회담이 단 2분에 불과했다는 질문에는 “2분보다는 더 이상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오찬 장소에서도 사람은 많았지만 양국 정상이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북·중·러 관계가 강화되고 미일 동맹이 심화되는데 한국만 고립된다는 우려에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은 한국과도 동맹관계”라며 “대북 제재는 미국, 중국, 러시아가 내린 것이 아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내렸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는 문제의 일부가 아니고 해결의 일부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빅딜로 가는 중간단계로서 제시한 ‘굿이너프딜’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한국 정부는 저와 중간단계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 제재 해제 문제는 FFVD에 달려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답했다. 외교부 공동취재단·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해리스 美대사 “北, 유엔제재 즉시 철회에 영변 해체는 미래 약속”

    해리스 美대사 “北, 유엔제재 즉시 철회에 영변 해체는 미래 약속”

    “트럼프 ‘매우 나쁜 딜’과 ‘노딜’ 중 바른 선택”…기자간담회서 밝혀“3차회담 공은 다시 北에··· 트럼프 원하지만 김정은이 원하는진 몰라”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베리 배드 딜(very bad deal·매우 나쁜 합의)’과 ‘노 딜(no deal·합의없음)’ 중 하나를 선택했어야 했고, ‘노 딜’이라는 올바른 선택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한국에 주재하는 미국대사가가 하노이 회담 결과를 공개적으로 평가한 것을 처음이다. 해리스 대사는 22일 서울 중구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진행한 외교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직면한 선택지는 ‘빅 딜’과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충분히 괜찮은 거래)’ 사이의 선택이 아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테이블에 올려놓은 제안 중 충분히 괜찮은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대사는 북한 측이 하노이 회담에 임박해 미국 측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대다수를 즉시 해제하는 대신 ‘영변’을 미래 어느 시점에 해체(dismantle)하기로 약속했다”며 김정은 위원장 역시 하노이에서 이를 제안했다고 전했다.북한이 즉시 해제를 요구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는 2016년에 채택한 2270호와 2017년에 채택한 2397호 등이었다며 해리스 대사는 “북한에 대한 혹독한 경제 제재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2270호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저지를 위한 자금줄 차단·화물검색·금융제재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강력한 조치들을 담고 있으며, 2397호는 석유 정제품 공급량을 사실상 바닥 수준으로 줄이고, 해외파견 노동자들을 2년 이내 북한에 귀환 조치토록 했다. 해리스 대사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북한에는 제재 완화로 돈이 흘러 들어가겠지만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운반수단, 거의 모든 무기생산능력이 그대로 북한에 남아있게 된다”며 “이는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지역을 안전하게 만들지 못했을 것이며, 훨씬 더 위험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리스 대사는 “하노이 회담 이후에도 미국은 북한과 계속해서 대화했다”고 소개하며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를 떠났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을 것이다. 테니스로 치자면 공은 김 위원장에게 넘어갔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받아치기 쉬운 샷을 넘겼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그는 3차 북미 정상회담 전망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3차 정상회담을 원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이 원하는지 아닌지 모르기 때문에 공은 다시 북한에 가 있다고 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를 약속했다”며 “할 일이 있지만 계속해서 진전할 수 있으리라 자신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한국정부가 추진하는 중간단계 협상은 고려대상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한국정부가 저와는 중간단계에 대해서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중간단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도 “그것이 제재완화를 지칭한다면 대답은 ‘노(no)’다. 완전한 비핵화 때까지 제재완화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은 일괄타결을 바라는 ‘빅 딜’을,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와 이에 따른 상응 조치를 요구하는 ‘스몰 딜’을 요구하고 있으며 한국은 그 사이에서 북미가 비핵화의 최종상태에 포괄적으로 합의한 뒤 한 두 번의 연속적인 ‘조기 수확’을 도모한다는 ‘굿 이너프 딜’ 추진 구상을 갖고 있다.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독대한 시간이 2분밖에 되지 않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해리스 대사는 “양 정상이 만나는 자리에 제가 직접 있지는 않았지만 2분보다는 더 있었다”며 “이후 확대 회의가 오찬을 통해 이뤄졌고 여기서 많은 대화가 오갔다.사람은 많았지만,양국 정상이 이야기 나눌 시간이 많았다”고 반박했다. 북한이 최근 러시아·중국과 접촉면을 늘려나가는 점에 대해서는 “중국과 러시아는 제재 국면에서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제재를 만들 때부터 그 일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제재 이행에서) 문제가 아니라 해결의 일부라고 믿는다”고 평가했다. 공동취재단·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노 딜’ 피한 브렉시트… EU, 10월까지 탈퇴 연기 합의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기한을 오는 10월 31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영국이 브렉시트 시기로 재조정된 12일에 아무런 합의를 맺지 않고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는 당장 피하게 됐지만 주어진 시간 내 영국이 최선의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EU는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전날부터 열린 특별정상회의를 통해 오는 10월 말까지로 브렉시트 기한을 연장하며 기한 전에 영국 하원에서 EU와의 합의안이 가결되면 언제든 브렉시트를 시행할 수 있다는 ‘탄력적 연기’ 방안을 승인했다. 다만 영국이 5월 23~26일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시 6월 1일 노딜 브렉시트를 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당초 최대 1년의 기한 연장을 제시했던 도날트 투스크 EU 상임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영국 하원을 향해 “제발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고 촉구하며 브렉시트 탈퇴를 아예 철회하는 것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추가 연기에도 불구하고 영국 의회가 합의안을 가결한다면 유럽의회 선거 하루 전날인 5월 22일에 브렉시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혹은 5월 셋째 주까지 합의안을 가결해 6월 1일 EU를 떠나는 안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이를 위해 제1 야당인 노동당과의 대화를 지속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는 뜻밖의 논쟁으로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대부분의 EU 회원국 정상들은 브렉시트를 올해 말이나 내년 3월 말까지 장기 연장하는 데 동의했으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반기를 들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장기 연장은 브렉시트 난맥상의 해결책이 될 수 없을 뿐더러 영국이 EU의 장기적인 전략 마련에 간섭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EU, 브렉시트 조건부 최대 1년 연기 추진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이 10일(현지시간) 개최된 EU 특별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시한을 최대 1년까지 연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을 맺지 않고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줄었으나 ‘짧은 연기’를 희망했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로서는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9일 27개국 정상에게 브렉시트 시기를 2020년 3월 말까지로 늦추되 영국이 다음달 23~26일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에 불참하면 6월 1일 EU를 떠나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가디언 등이 전했다. 이달 12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시한을 6월 30일로 늦춰 달라는 메이 총리의 지난 5일 요청을 사실상 거절한 셈이다. 투스크 의장은 “영국 하원의 분열상을 고려하면 협상안 비준이 6월 말까지 이뤄질 것이라고 믿기 힘들다. 유연한 연기를 하되 1년이 넘지 않도록 하자”며 ‘탄력적 연기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한 전제조건으로 EU 탈퇴 협정을 재협상할 가능성은 없으며 다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미래관계 정치선언’은 수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영국이 리스본 50조에 따른 EU 탈퇴를 언제든 철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언론에 미리 노출된 EU 정상회의 성명 초안에 따르면 EU는 영국 하원이 EU 탈퇴협정을 승인할 수 있도록 브렉시트를 연기하되 영국 하원에서 메이 총리와 EU가 맺은 합의안이 가결되면 영국이 1년 내 언제든 EU를 떠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구체적인 날짜는 EU 정상들이 논의한 뒤 정할 수 있도록 적시하지는 않았다. 이 경우 연기될 것으로 예상되는 브렉시트 시점은 오는 12월 말이나 2020년 3월 말이다. 한편 메이 총리로서는 브렉시트 시한이 길어질수록 리더십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브렉시트 강경파는 브렉시트가 아예 취소될 수도 있다고 우려해 6월 말까지로 제시한 단기 연기안에도 반대했다. 메이 총리는 9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자신의 짧은 연기안에 대한 지지를 촉구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심상정 “여야 4당, 내주 초까지 패스트트랙 결단해야”

    심상정 “여야 4당, 내주 초까지 패스트트랙 결단해야”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9일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여야 4당의 노력이 좌초 위기에 봉착했다”며 여야 4당 원내대표가 다음주 초까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일정이 가시화되도록 결단을 내려 달라고 촉구했다. 심 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야 4당이 단일안을 만들고 패스트트랙을 지정하기로 한 지도 벌써 2주가 지났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단일안 마련 때문에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선거제 개혁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함께 공수처 설치 법안,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리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공수처의 기소권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에 입장 차를 보이는 상황에서 바른미래당 내 내홍까지 겹치면서 패스트트랙 논의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심 위원장은 “만약 민주당이 ‘노딜’을 선택한다면 선거제도 개혁 하나만을 좌초시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모든 개혁을 포기하는 선언이 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집권당으로서 최종 결과로서 책임을 져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내에서도 이견 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선거법 패스트트랙 반대파를 이끌고 있는 유승민 의원은 “추후 선거법 패스트트랙을 다루는 의원총회에는 참석할 것”이라며 “선거법은 여야 합의로 처리해야 할 부분이고 수의 힘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심 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을 향해 “공수처법과 관련해서 전향적인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달라”며 “100%가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자세라면 바른미래당도 책임을 피해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 총선을 앞둔 각 당의 셈법에 따라 패스트트랙 논의는 당분간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심 위원장은 “합의된 수준만으로 패스트트랙을 갈지 다른 방법이 뭔지 최종 판단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영국 노딜 브렉시트 방지 법안 의회 통과…이젠 EU 처분에 맡겨

    영국 노딜 브렉시트 방지 법안 의회 통과…이젠 EU 처분에 맡겨

    영국이 아무런 합의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막기 위한 법안이 영국 의회를 가까스로 통과하면서 테리사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일정 연기를 위해 EU와 의회를 다시 설득해야하는 난관에 부딪혔다.8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상원은 이날 하원에서 올려보낸 노동당 이베트 쿠퍼 의원의 브렉시트 연기 법안을 가결했다. 이 법안은 오는 12일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하지 않도록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시기를 추가 연기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지난 3일 하원에서 가결됐다. 상원에서 가결하면서 법안은 이제 여왕의 재가를 받아야 한다. 이후 하원에서 반대하지 않으면 정식 법률로 효력을 가지게 된다. 이 법안은 구체적인 연기 일정에 대해서는 규정하지 않았으나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를 얼마나 연기할 지를 결정하면 의회 승인을 얻거나 의회에 브렉시트 연기 시기를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을 허용하도록 했다. 메이 총리는 현재 제1야당인 노동당을 설득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내각 장관 등이 야당과의 토론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9일까지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노동당이 정부에 관세동맹 잔류를 요구했지만 메이 총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협상 타결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정부의 레드라인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EU와의 협상도 만만치 않다. 메이 총리는 9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각각 만나 브렉시트 연기 요청에 관해 설명하고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다. 이튿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브렉시트 특별정상회의에 앞서 이들을 먼저 설득하기 위한 자리다. 메이 총리는 앞서 5일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브렉시트 시기를 오는 12일에서 6월 30일까지 추가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EU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BBC는 “유럽 정상들이 브렉시트로 인해 이미 너무 많은 정치적 시간을 보냈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이들은 브렉시트 추가 연기에 동의할 경우 무엇이 있을지에 대해 알고싶어 한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노딜 브렉시트 우려한 영국 기업들 ‘전시 비상체제’ 돌입

    노딜 브렉시트 우려한 영국 기업들 ‘전시 비상체제’ 돌입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위기가 임박하면서 현지 기업들이 원자재 등을 사재기하며 ‘전시(戰時)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영국 기업들은 최근 전쟁에 대비하려는 듯 원자재를 무차별 사들이고 부품 재고를 비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영국 기업들은 지난 3월 재고 축적지수가 66.2점을 기록했다. 재고 축적지수가 50점을 넘으면 기업들이 재고를 쌓고 있는 것이고 그 미만은 재고를 소비하는 것을 뜻한다. 영국의 재고 축적지수는 지난 몇 년간 49점대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8월부터 50선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 달에는 66.2점까지 치솟았다. 축적지수가 이같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보고서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처음이다. WSJ는 “전시상황이 아니면 보기 어려운 속도”라고 분석했다. 영국 제조업체들은 지난 46년간 구축해 온 유럽 내 수출 시장과 공급체인을 하루 아침에 잃을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오는 12일 브렉시트가 진행돼야 하지만 영국 의회가 혼란 상태에 빠져 브렉시트 향방을 아직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 하원이 노 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영국이 EU 관세동맹에 남을지, 아니면 브렉시트한 후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할지 정해진 바가 없다. 영국 제조업체들은 수출용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대량으로 수입하기 때문에 새로운 관세와 국경 통과 지연, 가중되는 문서 절차 등으로 타격을 받기 쉬운 상황이다. 영국은 다른 국가보다 제조업의 수입 의존도가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영국의 총 수출에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8%이다. 미국(15%), 중국(17.5%)보다 훨씬 높았다. 더군다나 영국 제조업체들은 수출용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수입하기 때문에 새로운 관세와 국경 통과 지연, 가중되는 문서 절차 등으로 타격을 받기 쉬운 상황이다. 수입의 절반 가까이를 EU에 의존하고 있는 영국은 브렉시트 여파로 EU와의 무역에 차질이 생기면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얘기다. 결국 불투명한 미래에 위기감을 느낀 기업들이 원자재 사재기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쿠키 제조업체에서 금속가공업체, 항공·방위산업 업체인 에어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국 제조업체들이 수입에 의존하는 원자재와 자동차·항공기 부품, 포장 용기 등의 재고를 기록적으로 쌓아놓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영국 제조업체들은 완제품 재고 확보에도 혈안이다. 각 생산 공장들이 브렉시트 혼란을 우려하는 고객들의 주문 폭주에 대비하기 위해 여분의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하원에 제출했지만 세 차례나 승인을 얻는 데 실패했다. 하원의원들은 브렉시트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놓고 두 차례 표결했지만 어떤 대안도 과반 지지를 얻지 못했다. 최근 EU와의 합의에 따른 브렉시트 협정 승인 기한이 오는 12일로 다가오는 가운데 정치권의 무기력은 브렉시트 장기간 연기에서 노 딜 브렉시트까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을 조성하고 있는 셈이다. 만일 영국이 관세동맹 잔류 등 합의 없이 EU를 떠나면 당장 기업들은 높은 관세를 물게 되고 통관 과정도 이전보다 훨씬 길어지게 된다. 기업들이 전시 준비태세에 돌입한 이유다. 잉글랜드 남부 햄프셔에 본사를 둔 150년 역사의 체어리프트·엘리베이터 제조업체 스타나그룹은 체어리프트 750대를 포함해 46만 파운드(약 6억 8500만원)어치의 재고를 물류창고에 보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재고 보관량은 100대 전후에 불과했다. 항공기 날개를 영국에서 생산하는 에어버스는 브렉시트 관련 공급 대란 대책으로 최소 1개월분의 재고를 비축하도록 하청업체에 지시했으며 자체적으로도 유럽과 영국 공장에서 부품을 쌓아놓고 있다. 영국 ADS그룹은 업체들의 추가 재고 비축분이 10억 달러(약 1조 1400억원)를 넘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독일에 본사가 있는 스포츠용품업체 아디다스는 영국과 유럽 대륙의 배송 서비스를 분리하기 시작했다. 자동차업체 독일 BMW는 부품 공급 차질을 우려해 대형 수송기 안토노프를 확보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영국의 EU 탈퇴가 원활하게 이뤄지더라도 이런 재고 누적이 경제에 광범위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고 확보에 자금을 쏟아 부으면 그만큼 신규 설비나 고용에 투자하는 금액이 적어져 향후 성장이 억제될 수 있는 것이다. WSJ는 “(기업들이) 재고를 비축하기 위해 현금을 사용하면서 고용을 창출하거나 새로 투자에 나설 여력이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정성장 “김영철 문책하고 이도훈-김혁철-비건 실무회담 정례화 필요”

    정성장 “김영철 문책하고 이도훈-김혁철-비건 실무회담 정례화 필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을 확신하면서도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해 제재는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11~12일 한미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해 미국을 다녀온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의 외교 목표에 완전히 부합하는 결론에 이를 것이라고 낙관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지난 5일 세종논평을 통해 지난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가장 큰 책임은 지금까지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총괄 지휘해온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에게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결렬의 책임을 물어 그를 경질하거나 그에 대한 의존도를 현저하게 줄이지 않는 한 앞으로도 미국과 북한의 핵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김 위원장이 북한의 실무회담 대표인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에게 비핵화 문제에 대해 충분한 협상 권한을 부여하고 북미 실무협상 내용을 직접 상세하게 보고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혁철 대미특별대표의 실무회담 개최를 정례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바라직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양을 조금 줄이기 위해 문장을 조금 가다듬었음을 밝혀둔다.)지난 2월 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결렬은 정상회담 날짜를 먼저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 급하게 실무회담을 진행하면서도 핵심적인 결정은 정상들에게 맡기는 종전 톱다운 방식의 한계를 잘 보여주는 것이었다. 정상회담 직전까지도 실무회담에서 의제를 충분히 조율하지 못함으로써 결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문에 서명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합의문에 들어갈 핵심 내용을 가지고 직접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무엇보다도 북한이 김혁철 대미특별대표에게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어떤 협상 권한도 부여하지 않은 데 기인한다. 이는 최고지도자 1인에게 권력이 고도로 집중된 북한 체제의 스탈린주의적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 결과 김혁철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비핵화 문제를 제외한 사안에 대해서만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실무협상 기간 미국이 북측에 전달한 요구 사항들조차 김 위원장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이다. 그 결과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2016∼2017년 채택된 유엔 제재 결의 5건, 그 중에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의 제재 해제를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매우 비현실적이고 안이한 판단을 갖고 하노이 회담에 임하게 됐다. 현재 김 위원장의 비핵화 협상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인물은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다. 따라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영변 핵시설 폐기 +α의 비핵화조치 논의에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것과 미국에게 과도한 제재 해제를 요구함으로써 회담이 결렬된 데 대한 가장 큰 책임은 김영철 부위원장에게 있다. 김영철을 비롯한 북한 강경파들이 원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북한이 핵프로그램의 일부만 포기하고 미국이 대북 제재의 핵심 부분을 해제한 상태에서 계속 핵무기 보유국으로 남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한국과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시나리오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12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기도 했지만” 그 모든것을 과감하게 짓밟고 싱가포르에 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보여준 비현실적인 협상 전략은 그의 눈과 귀가 북한 강경파들에 의해 가려져 합리적인 판단에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김영철에게 하노이 협상 결렬의 책임을 물어 그를 경질하거나 그에 대한 의존도를 현저하게 줄이지 않는 한 앞으로도 미국과 북한의 핵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노딜(no deal)로 연결되지 않으려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한 포괄적 공정표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북한의 실무회담 대표인 김혁철에게 비핵화 문제에 대한 충분한 협상 권한을 부여하고 실무협상 내용을 직접 상세하게 보고받는 것이 중요하다.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실무회담에서의 충분한 논의 부족으로 결렬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 정부는 북한과 미국의 실무회담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혁철 대미특별대표의 실무회담 개최를 추진하고 이를 정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거나 대북 특사를 통해 이도훈과 김혁철의 실무회담 정기 개최를 북측에 제안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실무회담을 서울과 평양에서 번갈아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만약 김혁철이 서울까지 오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당분간 판문점(과 평양)에서 실무회담을 개최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만약 비핵화 문제에 대한 남북협의를 거부한다면 이는 그들이 주장하는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반하는 것이다. 둘의 실무회담이 성사되면 한국 정부는 이도훈-김혁철-스티븐 비건이 참가하는 회담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제3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한미 워킹그룹과 비슷한 형태의 북미 또는 남북미 워킹그룹이 만들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워싱턴과 평양, 서울(또는판문점) 등에서 수시로 정기적으로 만나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제3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서명할 합의문 초안을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초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모두 만족하게 되면 그때에 정상회담 날짜를 확정해야 할 것이다. 북미 실무회담이 정례화, 상시화되면 김 위원장도 조율의 부족으로 하노이에서처럼 합의문에 서명을 하지 못하고 귀국하는 것과 같은 수모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전적으로 북한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북한과 미국은 요구사항들을 모두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한 포괄적 공정표를 완성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후 합의는 동시·병행·단계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괄 타결’을 주장하는 미국과 ‘단계적 비핵화’를 주장하는 북한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절충안이 될 수 있다. 북한은 최근까지 비핵화 조치 하나가 완료되면 그 다음에 다른 단계로 넘어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영변 핵시설 폐기 이후 어떤 단계를 거쳐 ‘완전한 비핵화’에까지 도달할 것인지 비핵화 로드맵을 일절 제시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단계적’ 방식으로는 비핵화 과정이 매우 길어지게 될 뿐만 아니라 북미 수교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에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불확실해진다. 그러므로 북한이 영변과 다른 지역의 핵시설 폐기, ICBM 폐기, 핵탄두 폐기 등 여러 개의 비핵화 조치를 동시 병행적으로 진행하고 미국의 상응 조치도 속도를 맞춰 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북한은 ICBM의 폐기나 핵탄두 폐기를 단번에 완료하는 것이 아니라 2~3단계로 나누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미국도 북미 관계 정상화와 대북 제재 해제를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상응해 단계적으로 병행하면 된다. 만약 북한이 여러 개의 비핵화조치를 동시에 병행적으로 진행한다면, 북한이 시간을 끌면서 핵보유국 지위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할 것이라는 외부 세계의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 그리고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안에 북미 수교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및 대북 제재 전면해제도 가능해질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브렉시트 때문에… 영국 민주주의 회의론 확산

    브렉시트 때문에… 영국 민주주의 회의론 확산

    “영국인들은 민주주의에 완전히 신뢰를 잃었습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둘러싸고 영국 의회가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교착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주의에 실망한 시민들이 늘어났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최근 분석했다. 최근 난맥상에 대한 냉소와 환멸이 민주주의 자체를 회의하게 했다는 것이다.이런 분위기는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영국인은 물론 반대하는 영국인까지, 영국 전반으로 퍼지는 모양새다. 영국의 소방관 토미 터너는 “(브렉시트 국면에서) 영국 민주주의가 돌아가는 꼴을 본 영국인들이 민주주의에 믿음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한다. 나와 내 친구들은 영국이 애초 국민투표에서 결정한 대로 3월 29일에 브렉시트 하지 않은 것에 배신감을 느꼈다”면서 “노딜(합의 없는) 브렉시트와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의 소멸 중에 어떤 것의 폐해가 더 클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브렉시트에 찬성했던 또 다른 시민은 “2016년 브렉시트를 하기로 결정했을 때 나는 승리감에 취했었다”면서 “그러나 이제 브렉시트를 ‘숙취’라고 표현하고 싶다. 고통스럽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다시 국민투표 당시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 혼란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데에 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등학교 영어 교사 제프 페디는 “절반을 겨우 넘는 다수가 이 정도 규모의, 영속적인 국가적 행위를 촉발시켰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다수결이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영국은 2016년 브렉시트 찬반 투표에서 51.89%의 표를 얻어 브렉시트를 결정했었다. 최근 한 리서치기관이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81%가 “정치 지도자들이 브렉시트를 잘못 처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7%에 그친다. 2년 전 “잘못 한다” 47%, “잘한다” 29% 보다 크게 악화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영국을 대표하는 민주주의가 영국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전 세계가 영국을 재평가하게 됐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의원들은 준비가 부족하고 2급임이 드러났다”라면서 “이번 사태는 장기적으로 영국 민주주의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것이다. 무능력, 혼란, 불확실성은 앞으로 영국인들로 하여금 정치와 정치인들을 존중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티븐 레비츠키 하버드대 정치학교수는 “민주주의의 붕괴 조짐을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 있다. 현대 민주주의의 토대는 민중이 뜻을 모아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민주주의의 근간은 이제 21세기의 새 시스템에 자리를 내주는 중”이라면서 “선출된 정치 엘리트가 권력을 독점, 사회적 불신과 정치적 혼란이 고조되는 추세다. 앞으로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노딜은 막자” 브렉시트 연기案 1표차 통과

    메이도 노동당 코빈 대표 만나 대안 모색 “野와 거래 말라”… 강경파 차관 2명 사임 영국 하원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않고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가까스로 통과시킨 데 이어 테리사 메이 총리가 교착 상태에 빠진 브렉시트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야당과 지역 자치정부 수반과 잇따라 대화를 나눴다. EU가 노딜 브렉시트의 위험성을 재차 경고하며 합의안 통과를 압박한 상황에서 영국 정치권의 협치가 모처럼 결실을 이룰지 주목된다. 하원은 3일(현지시간) 이베트 쿠퍼 노동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브렉시트 연기 법안을 찬성 313표, 반대 312표로 가결시켰다. 해당 법안은 오는 12일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브렉시트 시기를 추가 연기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얼마나 연기할지는 규정하지 않았다. 법안이 4일 상원을 통과해 최종 확정되면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연기 기한을 결정해 의회의 승인을 얻거나, 의회에 브렉시트 연기 시기를 조정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을 허용해야 한다. 앞서 EU는 영국 하원이 지난달 말까지 EU 탈퇴협정을 승인하면 브렉시트 기한을 다음달 22일까지 연기해 주기로 했다. 그러나 탈퇴협정이 의회에서 부결되면서 12일 노딜 브렉시트를 강행하는 방안과 5월 23일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장기 연기를 하는 방안만이 남았다. EU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오는 12일 이전에 EU 탈퇴협정에 승인해야만 5월 22일까지 브렉시트를 연장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와 만나 EU와의 미래관계에 대해 2시간 이상 논의했고 4일 다시 만날 것을 다짐했다. 그러나 메이 총리는 보수당 내 강경파들로부터 “최종 결정권을 노동당에 맡겼다”며 비판을 받았다. 나이절 애덤스 웨일스 담당 정무차관과 크리스 히트 해리스 브렉시트부 정무차관 등 2명은 메이 총리에 반발해 사임했다. 코빈 대표 또한 어떤 타협안을 내놓든 ‘제2 국민투표’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어 양측의 합의가 하원을 거쳐 10일로 예정된 EU 정상회의에 제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대북 특사 파견하거나 원포인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바람직”

    “대북 특사 파견하거나 원포인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바람직”

    한국 정부가 한미정상회담 전 대북 특사를 파견하거나 원포인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김 위원장이 모든 비핵화 조치와 그에 따른 요구사항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지난 3일 ‘세종논평-4·11 한미정상회담과 북·미 핵합의 견인을 위한 한국의 역할’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논평 전문.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4월 10~11일(현지시간) 워싱턴DC를 방문해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 여러 현안들도 논의되겠지만 북한 비핵화 견인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 2월 28일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직후 문 대통령에게 전화해서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해서 그 결과를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한미정상회담 전에 대북 특사 파견이나 지난해 5월 26일처럼 원포인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협상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이 한미정상회담 전 남북대화에 응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우리민족끼리’ 정신을 강조하면서 한국의 특사 파견이나 문 대통령과의 판문점 정상회담을 거부한다면 김 위원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그의 비핵화 협상 의지를 재확인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김 위원장이 제3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모든 비핵화 조치(영변핵시설과 다른 지역의 우라늄 농축시설 그리고 중장거리 미사일과 핵탄두 폐기 및 핵 과학자 및 기술자들의 전직 등)와 북한의 모든 요구사항(대북 제재 해제, 한반도 종전선언,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 개시,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및 수교 등)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만약 김 위원장이 미국과 영변 핵시설 폐기와 그에 대한 국제사회의 상응 조치만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한다면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돼도 또 다시 노딜(no deal)로 끝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그동안 ‘단계적’ 비핵화 입장을 강조해왔던 북한이 모든 비핵화 조치들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큰 결단이 필요하다. 그런데 북한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처럼 영변 핵시설 폐기 이후 어떤 단계들을 거쳐 ‘완전한 비핵화’에 도달할 것인지 비핵화 로드맵을 계속 제시하지 않는다면 미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로 제재 해제를 이끌어낸 후 핵보유국 지위를 계속 유지하려 할 수 있다는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조치임에는 틀림없지만 북한이 다른 지역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하고 있다면 미국은 영변 핵시설 폐기에 결코 큰 보상을 제공할 수 없다. 또한 북한이 영변 핵시설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우라늄 농축시설까지 폐기한다고 해도 미국은 북한이 하노이에서 요구했던 것과 같은 ‘2016∼2017년 채택된 유엔 제재 결의 5건, 그 중에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의 제재 해제도 수용하기 어렵다. 2016~2017년 유엔안보리에서 채택된 대북 제재가 그 이전에 채택된 제재들보다 훨씬 강력한 것이었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만약 이 제재들을 해제하게 되면 이후 북한에게 비핵화를 압박할 수 있는 지렛대가 상실되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북한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미국에 요구했던 제재 해제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모든 비핵화 조치와 대미 요구 사항들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것이 결코 북한에게 불리한 것은 아니다. 북한과 미국이 처음부터 자신들의 요구사항들을 모두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일괄타결을 하지 않는다면 후속 협상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에 의해 협상이 중단되고 양국 관계가 다시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한 포괄적 공정표를 완성한 후 합의는 동시 병행?단계적으로 이행해야 할 것이다. 이는 ‘일괄 타결’을 요구하는 미국과 ‘단계적 비핵화’를 요구하는 북한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하노이 정상회담에서처럼 북미 간에 실무접촉을 통해 모든 의제에 대해 충분히 합의에 도달하지 않으면 제3차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합의문에 서명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제3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북미 간의 실무회담에서 먼저 양측이 만족할만한 수준의 합의문을 작성하고 그 다음에 정상회담 날짜를 공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김정은 위원장이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에게 비핵화 로드맵과 방법론에 대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긴밀하게 협의할 수 있도록 충분한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 정부도 북미 간의 합의를 촉진하기 위해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간의 실무회담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지속 의지를 계속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있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인해 북한의 경제적 곤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비핵화 협상 궤도에서 이탈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므로 한국 정부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제재 완화’카드를 가지고 북한이 더욱 적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견인할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합의문이나 기자회견 형태로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하고 영변과 다른 지역의 핵시설 그리고 중장거리 미사일과 핵탄두 폐기를 시작한다면 미국도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상응해 제재를 완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게다가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북한이 비핵화 조치와 국제사회의 상응 조치에 대해 미국과 포괄적인 합의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이는 매우 큰 외교적 성과가 될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이를 김 위원장의 ‘탁월한 외교적 성과’로 선전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협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4월 1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개최를 전후해 인공위성을 발사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만약 인공위성 로켓을 발사하면 대북 제재 강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북한이 핵과 중장거리 미사일을 포기한다면 한국과 미국도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허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이면서 북한과의 협상의 문을 계속 열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메이 영국 총리 “브렉시트 시점 추가 연기 EU에 요청”

    메이 영국 총리 “브렉시트 시점 추가 연기 EU에 요청”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시기를 추가로 연기해줄 것을 EU에 요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2일(현지시간) 내각회의 후 성명을 통해 “브렉시트 지연과 끝나지 않는 논쟁을 보면서 일부에서는 ‘노딜’(협정을 체결하지 않는) 브렉시트를 원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합의 하에 EU를 떠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EU는 영국 하원이 EU 탈퇴협정을 승인하면 브렉시트 시한을 당초 예정된 지난달 29일에서 오는 5월 22일로 연기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승인이 이뤄지지 않을 땐 오는 12일 노딜 브렉시트를 하는 방안과 오는 5월 23일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장기 연기’를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앞서 하원은 지난달 27일에 이어 전날 두 번째 의향투표를 실시해 4가지 브렉시트 대안에 대해 찬반 투표를 벌였으나 모두 과반 지지를 얻지 못했다. 의향투표란 하원의 과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브렉시트 대안을 찾을 때까지 투표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4가지 브렉시트 대안’이란 ▲영국이 EU 단일시장에 남는 대신 거주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도록 하는 안(영구적·포괄적인 EU 관세동맹 잔류안) ▲어떤 브렉시트 합의안이든 국민투표를 통해 확정하도록 하는 안 ▲노딜 브렉시트 안 ▲브렉시트 취소안을 가리킨다. 하원은 오는 3일 세 번째 의향투표를 실시한다. 이에 따라 영국은 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오는 12일 노딜 브렉시트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 이상의 논쟁과 분열이 계속되는 것을 내버려 둘 수는 없다는 메이 총리는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와 만나 브렉시트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다만 브렉시트 합의안 중 EU 탈퇴협정은 이미 EU 27개 회원국의 승인을 받았고, EU 측에서 재협상 불가를 선언한 만큼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과 EU가 지난해 11월 합의한 585쪽 분량의 EU 탈퇴협정은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 분담금 정산, 상대국 국민의 거주 권리 등을 담았다. 이와 함께 브렉시트 합의안의 또다른 축인 26쪽 분량의 ‘미래관계 정치선언’은 자유무역지대 구축 등 미래관계 협상의 골자를 담았다. 그동안 제1야당인 노동당은 관세동맹 영구 잔류 및 단일시장과의 긴밀한 관계 지속 등을 그동안 요구해왔다. 메이 총리는 코빈 대표와 합의에 이르면 이를 하원에서 승인받은 뒤 오는 10일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 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브렉시트 시기 추가 연기 요청을 결정하면서도 가능한 한 ‘단기 연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오는 5월 22일 이전에 모든 절차가 마무리돼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지금은 모두에게 매우 힘든 시간”이라면서 “그러나 우리는 영국 국민이 국민투표에서 결정한 것을 전달하기 위한 타협점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2016년 6월 열린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 찬성 여론은 51.9%, 반대 여론은 48.1%로 나타났다. 하지만 낸셋사회연구소 등이 지난해 7월 영국 국민 20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1%가 브렉시트를, 59%가 EU 잔류를 선택하는 등 기류도 다소 바뀌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출구없는 브렉시트 결국 ‘노딜’로 가나

    영국 하원이 지난달 27일에 이어 1일(현지시간) 두 번째 의향투표를 실시해 4가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대안에 대해 찬반 투표를 벌였으나 모두 과반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의향투표란 하원의 과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브렉시트 방안을 찾을 때까지 투표하는 것을 말한다. 이날 영구적이고 포괄적인 EU 관세동맹 잔류안은 찬성 273표, 반대 276표로 3표 차로 부결됐다. 보수당 닉 볼스 의원 등이 공동 제출한 ‘공동시장 2.0’안은 노르웨이 모델을 뼈대로 EU 단일 시장에 남는 대신 거주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 안도 부결되자 볼스 의원은 “보수당은 스스로 타협할 능력이 없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어떤 브렉시트 합의안이든 국민투표를 통해 확정하도록 한 안과 ‘노딜’(협정을 체결하지 않는) 브렉시트와 브렉시트 취소 중 하나를 택하도록 한 안도 부결됐다. 영국과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어 온 미셸 바르니에 EU 측 수석대표는 2일 “노딜 브렉시트의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EU 탈퇴협정이 하원에서 승인되지 않으면 오는 12일 노딜 브렉시트를 감행하거나 5월 23일부터 개최되는 유럽의회 선거 참여를 전제로 ‘장기 연기’를 하는 수밖엔 없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 자신의 합의안을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 하원은 3일 세 번째 의향투표를 개최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사설] 재가동 ‘비핵화 시계’, 촉진자 문 대통령 기대한다

    지난 2월 27,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뒤 멈췄던 한반도 비핵화의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음달 11일(현지시간)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양국의 핵심 외교·안보라인이 잇따라 접촉하며 향후 비핵화 협상 정상화를 위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그제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난 뒤 “미국도 일괄타결이라는 것보다 ‘포괄적 합의’(Comprehensive Agreement)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핵 문제 해결에서 ‘큰 그림’을 갖고 협의를 하고, 협상을 하고 나가자는 것으로 근본적 접근 방법은 우리와 같다”고 말했다. 강 장관이 말한 ‘큰 그림’은 ‘북한의 비핵화 및 대북 체제 보장·경제발전’이라는 북미의 공통된 접점이자 목표를 논의의 재출발선으로 삼자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미 협상의 재개 여부인 만큼 미국의 ‘일괄타결식 빅딜’과 북한의 ‘동시적·단계적 해법’과 같은 의제는 차후에 논의할 문제로 보인다. 북미 협상의 ‘촉진자’ 역할을 자임해 온 문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회담에서 북미 간 비핵화 간극을 좁혀 다시 북미를 대화의 테이블에 앉힐 만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 행정부의 추가 대북 제재 철회를 지시하고, 강경파들의 대북 압박 기조에 제동을 건 것 등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의 노력에 따라 북미 간 대화가 다시 재개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북미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서로의 이견을 최대한 좁히고 공통의 인식을 넓힐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심사숙고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과감하고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놔야 한다. 문 대통령의 ‘촉진자 외교’가 성과를 내려면 북한의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한미 정상회담에 나서는 게 낫다. 문 대통령의 방미 전에 상시 가동 중인 판문점 채널 등을 통해 북의 의중을 최대한 파악해야 한다. 시간이 촉박하지만 방미 전에 남북 정상이 원포인트 회담을 판문점에서 여는 방안도 추진했으면 한다.
  • 세번째 승인투표마저 무산 혼돈 속으로...‘브렉시트’ 어디까지 왔나

    세번째 승인투표마저 무산 혼돈 속으로...‘브렉시트’ 어디까지 왔나

    세 번째 탈퇴 협정 승인투표마저 부결4월 12일 노딜로 떠나느냐 장기연장하느냐 기로노동당 “총선 실시해야” 보수당 “혼란만 가중”영국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사분오열하게 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국민투표 2년 10개월이 지나도록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29일(현지시간) 브렉시트가 진행돼야 했으나 결국 의견을 좁히지 못한 채 연기 수순을 밟았다.영국 하원은 이날 테리사 메이 총리가 EU와 맺은 합의안 가운데 탈퇴 협정만을 두고 제3 승인투표를 진행했으나 앞선 두 차례 승인투표와 마찬가지로 부결됐다. 이로써 영국은 4월 12일 합의 없는(노 딜) 브렉시트를 감행하거나 또 다시 승인투표를 부쳐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당초 영국은 2016년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를 하기로 한 뒤 이듬해 3월 29일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EU에 탈퇴의사를 공식 통보했다. 해당 조약에 따라 통보일로부터 2년 후인 지난 29일 23시(그리니치표준시)에 맞춰 자동으로 EU를 탈퇴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하원의 승인투표에서 지난 1월과 2월 두 차례 부결되며 제동이 걸렸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려면 영국 하원의원 650명 중 하원의장 등 표결권이 없이 인원을 제외한 639명의 과반인 320명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제1야당인 노동당을 비롯해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자유민주당, 웨일스민족당, 녹색당 등 야당이 제각각의 이유로 반대표를 던지고 있다.결정적으로는 집권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와 사실상 보수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이 합의안에 반대해서다. 이들은 EU 탈퇴협정에 포함된 안전장치(백스톱) 조항에 반기를 든다. 안전장치란 현재 국경이 없는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간 하드보더(국경에서 엄격한 통행·통관 절차)를 막는 것으로 영국과 EU가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토록 하는 것이다. 이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이 안전장치가 가동하면 별도 종료시한 없이 영국이 영원히 EU 관세동맹 안에 갇힐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브렉시트를 통해 제3국과 자유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하려 했던 계획이 무산될 수 있다는 것이 강경파의 논리다. 영국은 EU와 연기 시한에 대해 협의하며 이번주까지 영국 하원이 EU 탈퇴 협정을 승인할 땐 유럽의회 선거 직전인 5월 22일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무런 승인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영국은 4월 12일 이전에 ‘노 딜’ 브렉시트나 브렉시트 ‘장기 연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변수는 남아있다. 영국 하원은 브렉시트의 난항을 타개하는 방안으로 하원의 과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브렉시트 방안을 찾을 때까지 제안된 여러 옵션을 투표하는 ‘의향투표’를 지난 27일에 이어 4월 1일 시행할 예정이다. 첫 의향투표 때는 8개의 대안이 제시됐으나 단 한 건도 과반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1일 의향투표에서 EU 관세동맹 잔류를 결정하게 되면 정부가 이를 토대로 EU와 ‘미래관계 정치선언’ 재협상에 나서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메이 총리가 한 번 더 승인투표를 개최할 가능성도 있다. ‘노 딜’ 브렉시트만큼은 피하려는 정부가 어떻게든 합의안을 이끌어 내기 위한 막판 시도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제3 승인투표에 앞서 존 버코우 하원의장이 “같은 안건에 대해 두 번 이상 투표에 상정할 수 없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이순녀의 시시콜콜]오리무중 브렉시트

    [이순녀의 시시콜콜]오리무중 브렉시트

    이혼을 선언한 지 벌써 3년 9개월째. 그런데 아직도 한 집에 살고 있다. 법적으로도 부부다.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를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결정 장애에 빠진 영국 얘기다. 2016년 6월 국민투표에서 찬성 51%로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은 리스본 조약에 따라 2017년 3월부터 EU와 2년 시한의 탈퇴 협상을 벌여 왔다. EU 협상안에 대한 영국 의회 승인이 순조로웠다면 바로 오늘(현지시간 29일)이 브렉시트 날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합의된 협상안에 대해 영국 의회가 지난 1월 15일과 3월 12일 두차례 투표에서 부결시키면서 실타래가 복잡하게 얽혔다.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 테레사 메이 총리는 지난 21일 열린 EU정상회의에 요청해 최소 4월 12일까지 탈퇴 시점을 연기했다. 메이 총리의 계획은 오늘까지 3차 승인투표를 개최해 합의안을 가결시켜 5월 22일 브렉시트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틀 전 하원 의향투표에서 브렉시트 대안으로 제시된 플랜B 안건 8개가 모두 퇴짜를 맞으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브렉시트 취소, 노딜 브렉시트, EU의 관세동맹 잔류 등 8개 안건 전부가 과반을 넘지 못해 부결됐다. 의회 내부의 극도로 혼란스런 양상을 고스란히 보여준 결과다. 일단 영국 정부는 예정대로 오늘 브렉시트 3차 투표를 연다고 밝혔다. 기존 EU 탈퇴협정과 ‘미래관계 정치선언’을 묶어 표결에 부쳤던 이전 승인투표와 달리 탈퇴협정만 우선 통과시켜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한다는 계획이다. 메이 총리는 “EU와의 합의안을 의회가 세 번째 투표에서 통과시켜 주면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승부수를 던진 상태다. 메이 총리의 강수에도 불구하고 합의안 통과 전망은 밝지 않다. 두 차례나 큰 표차로 부결된 합의안 통과를 위해선 보수당 강경파와 북아앨랜드 민주연합당(DUP)의 지지가 절대적이다. 하지만 DUP는 합의안에 포함된 ‘백스톱’(EU와 영국 간 합의와 상관없이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의 국경은 통제하지 않겠다는 조항)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브렉시트를 하고자 하는 이유였던 불법 이민자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는 점 때문이다. 이번 투표에서 합의안이 가결되면 브렉시트는 5월 22일에 시행되고, 부결되면 4월 12일에 ‘노딜 브렉시트’를 감행하거나 유럽의회 선거(5월 23~26일)에 참여한 뒤 브렉시트를 장기 연기하는 방안 중에서 결정해야 한다. 영국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된다.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英, 결정장애 브렉시트 ‘쪼개기 투표’ 꼼수로 돌파구 모색

    英, 결정장애 브렉시트 ‘쪼개기 투표’ 꼼수로 돌파구 모색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해법을 찾기 위해 8개 안을 놓고 끝장 투표를 했지만 모두 합의에 실패한 상황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 시한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EU ‘탈퇴협정’과 ‘미래관계 정치선언’으로 구성된 브렉시트 합의안을 절반으로 쪼개 EU 탈퇴협정만 먼저 통과시키려 하고 있으나 의회의 승인을 얻을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 않다는 평가다. 앤드리아 레드섬 영국 하원 원내총무는 28일(현지시간) 런던 의사당에서 29일 브렉시트 관련 결의안을 토론에 부친 뒤 표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이번 결의안은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 중 EU 탈퇴협정 승인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레드섬 원내총무는 만약 하원이 이를 승인하면 브렉시트 시기가 5월 22일로 연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관계 정치선언은 법적 구속력 없어 앞서 영국이 29일 예정됐던 브렉시트 시점을 6월 말까지 3개월 연기할 것을 요청하자 EU는 이번 주까지 영국 하원이 EU 탈퇴협정을 승인할 경우 유럽의회 선거 직전인 5월 22일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하기로 수정 승인했다. 만약 아무런 승인이 이뤄지지 않으면 4월 12일까지 영국이 ‘노 딜’ 브렉시트를 선택하거나,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한 뒤 브렉시트를 ‘장기 연기’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요구했다. 영국과 EU는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 분담금 정산, 상대국 국민의 거주권리. 안전장치(backstop)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585쪽 분량의 ‘EU 탈퇴협정’에 합의한 데 이어, 자유무역지대 구축 등 미래관계 협상의 골자를 담은 26쪽 분량의 ‘미래관계 정치선언’에도 합의했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EU 탈퇴협정에 비해 미래관계 정치선언은 구속력이 없다. 영국은 지난해 제정한 EU 탈퇴법에서 의회의 통제권 강화를 위해 비준 동의 이전에 정부가 EU와의 협상 결과에 대해 하원 승인투표를 거치도록 했다. 메이 총리는 1월 중순과 이달 12일 EU 탈퇴협정과 ‘미래관계 정치선언’ 등 두 부분으로 이뤄진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투표에 부쳤지만 1차는 영국 의정 사상 정부 패배로는 사상 최대인 230표 차로, 2차는 149표 차로 부결됐다. 메이 총리는 당초 29일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을 제3 승인투표에 부칠 예정이었다. 보수당 내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지난 27일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에 참석해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사퇴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에 그동안 합의안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던 일부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이 메이 총리 지지로 돌아서면서 합의안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그러나 존 버커우 하원의장이 다시 한번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으면 추가 승인투표를 불허하겠다고 밝히면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앞서 버커우 하원의장은 지난 20일 17세기 이후 적용되고 있는 의회 규약을 근거로 동일 회기 내에 실질적으로 같은 사안을 하원 투표에 상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메이 총리는 ‘미래관계 정치선언’은 제외하고 EU 탈퇴협정만 따로 떼어낸 뒤 우선 하원 표결에 부치는 방안을 내놨다. 버커우 하원의장은 이같은 정부 결의안이 ‘새로운 결의안’으로 기존에 자신이 강조했던 의회 규약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일단 탈퇴협정을 통과시킨 뒤 EU와 ‘미래관계 정치선언’을 다시 논의하는 시간을 벌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당 “정부가 변칙을 시도하고 있다” 반발 그러나 제1야당인 노동당은 정부가 ‘변칙’을 시도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노동당은 영국이 EU와 어떤 미래관계를 구축할지에 관한 ‘미래관계 정치선언’ 없이 EU 탈퇴협정만 승인하는 것은 영국이 어디로 향할지 눈을 가린 채 브렉시트를 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는 EU 탈퇴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카이 뉴스는 합의안 쪼개기가 과연 합법적인가를 두고도 문제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EU 탈퇴법에 따르면 의회 비준동의를 위해서는 EU 탈퇴협정과 미래관계 정치선언이 모두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가 EU 탈퇴협정을 통과시켜 브렉시트 시기를 5월 22일까지 연장한 뒤 그 사이에 미래관계 정치선언을 추가로 표결에 부쳐 승인받거나, 아예 법을 고쳐 비준동의 절차를 생략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EU 탈퇴협정만으로도 의회에서 과반을 확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EU 탈퇴협정에는 그동안 의회 통과의 가장 큰 걸림돌이 돼 온 ‘안전장치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안전장치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양측이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것이다. 영국이 영구히 ‘안전장치’에 갇힐 수 있고, 북아일랜드만 EU 상품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어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와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DUP는 전날에도 안전장치를 지적하면서 메이 총리의 합의안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 중 최대 30여명 역시 계속해서 합의안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EU 탈퇴협정 승인을 위한 투표 마저 부결될 경우 영국은 4월 12일 ‘노 딜’ 브렉시트를 하거나, 아니면 5월 유럽의회 선거 참여를 전제로 브렉시트를 ‘장기 연기’하는 방안을 택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英하원 ‘브렉시트 플랜B’ 8개 모두 “NO”… 메이, 총리직 걸었다

    英하원 ‘브렉시트 플랜B’ 8개 모두 “NO”… 메이, 총리직 걸었다

    EU 관세동맹 잔류, 최저 8표 차로 부결 제2 국민투표 실시엔 가장 많은 찬성표 메이 “합의안 통과 땐 떠날 것” 사퇴 시사 3차 승인투표 강행할 듯… 통과는 불투명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영국 하원이 27일(현지시간) 런던 의회에서 브렉시트 대안으로 제시된 8개 안건에 대해 모두 퇴짜를 놓았다. 뉴욕타임스는 “일련의 과정(브렉시트 관련 안건 부결의 연속)에 좌절하고 냉소한 영국인들은 과연 영국 민주주의와 정치 지도자들이 국익을 관철할 통치 능력을 갖췄느냐고 묻는다. 세계는 당혹감 속에 영국의 어리석음을 목도한다”며 브렉시트의 난맥상이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하원은 이날 ‘의향투표’를 열어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남도록 하는 안, 합의 없는(노딜) 브렉시트 안 등을 놓고 표결했다. 그러나 그 어떤 안도 절반을 넘지 못해 부결됐다. 영국을 EU 관세동맹에 남게 하는 안은 찬성 264표, 반대 272표를 얻어 가장 적은 표차로 무산됐다. 어떤 브렉시트 합의안도 반드시 제2 국민투표를 거치도록 하는 안은 가장 많은 268표의 찬성표를 얻었으나, 반대표가 295표로 27표 더 많았다. 이날 하원은 정부가 EU와 이미 합의한 안건, 즉 29일이던 브렉시트 개시일을 다음달 12일로 연기하는 법안만 통과시켜 2주간의 시간 벌기에만 성공했을 뿐이다. 스티븐 바클리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은 “이번 의향투표의 결과는 테리사 메이 총리와 EU가 맺은 브렉시트 합의안이 왜 최선인지를 여실히 보여 주는 것”이라면서 “만약 하원의원들이 합의안을 가지고 EU를 떠나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EU 탈퇴 협정을 지지해야 한다”고 의회를 압박했다.하원은 다음달 1일 브렉시트 대안을 논의하고 표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만약 이번 주 안에 브렉시트 합의안 제3 승인투표를 열고 가결하면 추가 의향투표는 필요 없다. BBC는 메이 총리가 29일 승인투표를 열 것으로 전망했다. 메이 총리는 의향투표 직전 “우리는 합의안을 통과시키고 브렉시트를 전달해야 한다. 나라와 당에 옳은 일을 하기 위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빨리 이 자리를 떠날 준비가 돼 있다”며 합의안 통과 시 총리직을 내려놓을 것임을 시사했다. 구체적 사퇴 날짜를 밝히진 않았지만 오는 6월 28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지막으로 물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합의안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앞선 두 차례 승인투표에서 큰 표차로 부결됐을 뿐 아니라, 집권 보수당과 연정을 구성한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이 합의안에 강력하게 반대하기 때문이다. DUP는 메이 총리의 사퇴 의사 발표 직후 “(브렉시트 합의안에 포함한) ‘안전장치’(백스톱)는 영국의 통합성에 받아들일 수 없는 위협을 가한다”며 추가 승인투표에서도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보수당 내부의 유럽회의론자 모임 ‘유럽연구단체’(ERG) 의원 일부 역시 절대 합의안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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