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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성매매 여성 ‘불법 구금 강제노동’ 폐지

    中, 성매매 여성 ‘불법 구금 강제노동’ 폐지

    중국이 이른바 ‘구속과 교육’으로 알려진 매매춘 당사자 불법 구금 조치를 전면 폐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에서도 이 제도를 두고 ‘법치주의에 위배되고 인권 보호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이 많았다. 2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신화통신 보도를 인용해 “중국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회(NPC)가 ‘구속과 교육’ 중단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왕샤오홍 공안부 상무부부장이 이 법안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앞서 NPC는 2018년 이 제도를 전면 재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올해가 가기 전 법안이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SCMP는 덧붙였다. ‘구속과 교육’ 제도는 1980년대부터 본토에서 매매춘을 단속하는 데 사용돼 왔다. 성노동자와 성매수자 모두 재판 없이 경찰이 감독하는 곳에 최대 2년간 구금된다. 이들은 장난감 등 간단한 수공예품을 만들며 시간을 보낸다. 중국 정부는 정확한 억류자 수를 발표하지 않지만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아시아 카탈리스트’ 보고서에 따르면 1987~2000년에 30만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매매춘 혐의로 구금됐다. ‘교육과 구속’은 경미한 범죄자를 대상으로 한 강제노동 제도(2013년 폐지)와 불법 이주 노동자에 대한 구속 및 본국 송환 제도(2003년 폐지) 등과 함께 중국 내 대표적 초법적 규제 조치로 불려왔다. 헤하이보 칭화대 법학과 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늦었지만 그래도 폐지 논의가 시작돼 다행”이라면서 “매춘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과 교육’을 없애는 것은 법치주의와 인권 보호의 정신에 부합한다”고 논평했다. 앞서 헤 교수는 2015년 자신의 논문에서 이 제도에 대해 “공개, 공정 등과 거리가 멀다. 가난한 여성 성노동자들을 불공정한 방식으로 처벌하려는 목표”라고 비판했다. 아시아 카탈리스트도 2013년 중국 내 여성 성노동자 30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구금자들에게 장난감과 가정용품을 만들게 해 이 제도가 수익 창출 도구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금자들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고급) 노동 기술을 배울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인터뷰한 성노동자들은 석방된 뒤 모두 성매매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북핵 평화적 해결 촉구하는 국제사회 목소리 들어라

    성탄절인 어제 한미 군 당국은 지상의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그린파인)를 가동하고, 해상에서는 SPY-1D 레이더를 탑재한 이지스 구축함을 출동시켰다. 공중에서는 이례적으로 미국 정찰기 4대가 24일 저녁부터 한반도 상공을 날며 감시·정찰에 나섰다. 북한이 예고한 ‘크리스마스 선물’의 실행 여부에 촉각을 세우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한국과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에서 보듯 현재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이후 북미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성탄절 이후 북한의 추가적 도발이 이어진다면 비핵화 시계는 2017년 ‘화염과 분노’의 시간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는 이유다. 한중은 그제 정상회담에서 북미 간 대화 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도 ‘한반도 평화가 공동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북한에 도발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동시에 대화 테이블로 나오라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신호인 것이다.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한 이후 ‘성탄절 도발’ 확률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어제 위공위성 발사에 대한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기술적으로 로켓에 탄두를 장착하면 탄도미사일이 되고 위성을 탑재하면 우주발사체가 된다. 북한이 위성을 쏘아올리지만 실질적으로 ICBM 발사의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북한이 인공위성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지만 이 또한 유엔 대북제재 위반 사항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북한의 후원국을 자처하는 중국까지 나서 북한의 무력시위 자제를 요청하는 마당에 동북아 정세를 격랑으로 몰아넣는다면 북한은 고립무원의 늪으로 빠질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정부는 한반도 위기를 타개할 작은 실마리라도 마련해 난국을 돌파해야 한다. 연말협상의 시한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길’ 대신 ‘더 나은 길’을 선택한다면 북한에도 기회는 온다. 한중일 3국 정상들이 합의한 ‘대화 모멘텀 유지’가 고리가 될 수 있다. 다만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 중단 약속을 지속하는 만큼 유엔은 대북제재 일부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이 고수하고 있는 일방통행식 협상 자세로는 더는 북미 대화를 지속할 수 없다. 미국은 ‘유연한 대북 협상 의지’를 좀더 구체적으로 밝혀 북한을 대화의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야 한다.
  • 가짜뉴스 관용은 없다… 각국, 벌금·징역형 등 법제화

    가짜뉴스 관용은 없다… 각국, 벌금·징역형 등 법제화

    페북 통한 조작 정보들 56개국서 적발 싱가포르는 게시물 4건 대해 정정명령 독일은 ‘24시간 내 삭제’ 법률 시행 중 美의 자율규제와 달라 표현 자유 위축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달로 이른바 ‘가짜뉴스’가 범람하면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커지자 막대한 벌금으로 일벌백계에 나서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SNS를 타고 흐르는 허위·조작정보에 정부가 무관용으로 대응하면서 제재 효과는 커졌지만,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5일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에 따르면 SNS 조작정보 발생국은 올해 70개로 2017년(28개)에 비해 150% 늘었다. 특히 페이스북은 어느 나라에서건 조작정보 유통의 ‘온상’이었다. 56개국에서 페이스북을 통한 가짜뉴스를 적발했다. 트위터(47개국), 왓츠앱·유튜브(각 12개국), 인스타그램(8개국)도 청정구역은 아니었다. 싱가포르는 지난 10월 정부가 허위정보 정정 및 삭제 권한을 갖는 ‘온라인 허위정보 및 정보조작 방지법’(POFMA)을 시행했다. 이후 4건의 정정명령을 내렸다. 구글, 페이스북 등이 국익·공공이익을 해치는 허위게시물에 대한 조치를 따르지 않으면 최대 100만 싱가포르 달러(SDG·약 8억 5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최근 POFMA 사무국은 노동부의 요청으로 자국 민주당의 게시물 3개에 대해 수정 지시를 했다. 전문가·관리자·임원·기술자(PMET) 일자리가 줄었다고 표현했는데 외려 증가했다는 것이다. 지난달에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투자결정에 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야당인 전진싱가포르당(PSP) 소속 브래드 보이어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 첫 정정을 명령했다. ‘내부고발자가 여당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가 체포됐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반정부 언론인 앨릭스 탄에게도 수정을 지시했다. 그가 거부하자 페이스북에 허위사실임을 표시토록 했고, 페이스북은 수용했다. 독일은 지난해 1월부터 ‘소셜네트워크상의 법집행 개선에 관한 법률’을 시행 중이다. 등록 이용자가 200만명 이상인 인터넷 플랫폼은 가짜뉴스, 홀로코스트, 혐오선동 등을 담은 게시물을 신고받으면 심각한 사안인 경우 24시간 내에 삭제해야 한다. 최대 500만 유로(약 64억 5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프랑스는 2017년 대선의 가짜뉴스 폐해로 지난해 12월 말 ‘정보조작에 대한 투쟁법안’을 시행했다. 후보자는 선거 직전 3개월간 SNS상 거짓 게시물의 삭제를 판사에게 요청할 수 있다. 판사의 삭제 결정에 불복하는 온라인서비스사업자에게 징역 1년과 벌금 7만 5000유로(약 1억원)를 부과할 수 있다. 이런 법제화 경향은 미국의 자율규제와 전혀 다른 방식이다. 싱가포르, 독일, 프랑스 등에서 실제 처벌을 받은 경우는 아직 없다는 점에서 법제화만으로 억지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처벌 중심의 정책으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알바니아 의회는 최근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언론사에 최대 1만 7800달러(약 2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며 미디어법안을 통과시켰다. 여당은 전폭적으로 지지했지만 야당은 정부가 언론 검열 수단을 갖게 됐다고 우려했다. 싱가포르에서도 허위정보 수정 대상이 주로 야당이나 대정부 비판 세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싱가포르의 올해 언론자유도 지수는 151위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한중일 “북미대화 유지” 시그널… 北, 中의식 수위조절 가능성

    한중일 “북미대화 유지” 시그널… 北, 中의식 수위조절 가능성

    北, 전원회의서 ‘새로운 길’ 구체화할 듯 핵실험보다는 북미협상 중단 선언 무게한중일 정상이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24일 대화와 협상을 통한 비핵화 실현이 공동의 목표임을 재확인하면서 앞으로 북한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리태성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3일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압박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이후 극적 반전이 없다면 북한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새로운 길’ 구체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한중일 정상회의 직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한중일 3국은 조속한 북미 대화를 통해 비핵화와 평화가 실질적으로 진전되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했다. 한중일이 연말 시한 이후에도 북미 간 대화 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특히 전날 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대화에서 대북 제재 완화를 비롯한 ‘다양한 국제적 노력’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리커창 총리와의 회담에선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의 중국 참여를 촉구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이후 유럽 5개국을 순방하면서 비핵화에 따른 대북 제재 완화를 설득했지만, 유럽 국가들과 미국의 부정적인 입장에 부딪힌 바 있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북미 협상이 결렬 위기에 놓이자 대화를 이어 가기 위해 대북 제재 완화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혈맹인 중국의 움직임 등을 고려해 북한이 ‘새로운 길’의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달 초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두 차례 ‘중대 실험’이 진행된 것을 들어 북한이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개 등 ‘레드라인’(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을 가능성이 제기되나 북미 협상 중단 선언 등 외교적 도발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북한은 김 위원장이 직접 언급한 새로운 길이 무엇인지 당 중앙위 전원회의와 신년사를 통해 보여 줄 것”이라며 “곧장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자위적 군사력 강화 기조부터 선언할 것”이라고 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다음달 초까지는 크리스마스 연휴로 보고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이날 북한의 별다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노동당 중앙위 제7기 5차 전원회의 소집과 관련해 “아직 북측에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상황을 주시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미군은 지난 주말부터 잇따라 한반도 상공에 첨단 정찰기를 띄우며 거미줄 대북 감시를 이어 가고 있다. 민간 항공 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 공군 리벳 조인트(RC135W)가 주말부터 이날까지 연일 한반도 상공에서 포착됐다. 주력 통신감청 정찰기인 RC135W는 미사일 발사 전 지상 원격 계측 장비인 텔레메트리에서 발신되는 신호를 포착한다. 지상 감시 정찰기인 E8C 조인트스타스(JSTARS)도 지난 21일에 이어 이날도 한반도 2만 9000피트(약 8.8㎞) 상공에서 포착됐다. E8C는 고도 9∼12㎞ 상공에서 지상 병력·장비의 움직임을 정밀 감시할 수 있다. 서울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서울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설] 대북 메시지는 실망, 관계 복원 실마리 보인 한중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중국·일본 3국 정상회의 참석차 어제 중국을 방문해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청두에서 리커창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과 중국 지도부의 연쇄 회담에서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시한을 연말로 설정한 가운데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표현한 도발 가능성을 억제하는 중국의 역할에 다대한 관심이 쏠렸다. 한중 정상은 북미 대화의 유지와 비핵화 달성이 한반도와 동북아 안정에 필요하다는 데에는 의견의 일치를 봤으나 북한의 도발 우려에 대해서는 중국 측으로부터 특별한 메시지가 나오지 않아 다소 실망스러웠다. 중국의 이런 대북 자세는 충분히 예견된 것이다.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결의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북한의 우군을 자처하는 중국은 북미 대화 단절과 이후 예상되는 한반도 군사적 긴장 고조를 결코 바라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 주도의 일방적인 대북 제재가 북한의 비핵화를 이룰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25일 전후로 예고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미국을 상대로 하는 것인 만큼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의 현지시간으로 24일 저녁이라면 한국시간 25일 아침, 현지시간 25일 아침이라면 한국시간 25일 저녁에 ‘선물’의 정체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선물’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발사에서부터 정찰위성 로켓발사,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결정될 대미 협상 중단 선언 등이 거론된다. ICBM, 위성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하는 것으로 북한이 추가 제재를 받을 공산이 크다. 가능성은 낮지만 도발에 대한 미국의 군사 대응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협상 의지와 관계없이 한반도는 다시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대북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나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인 한한령(한류제한령)을 완전히 거두지 않는 중국이 연쇄회담에서 한중 관계 복원의 실마리를 보인 것은 다행이다. 시 주석이 협력동반자 관계를 심화, 발전시키고 양국의 공동된 이익을 수호하고 넓혀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국을 의식한 발언이라 할 수 있으나 내년 봄 시 주석의 한국 방문이 성사되면 완전한 관계 복원을 이뤄야 할 것이다. 또한 한중이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의 가속화를 비롯해 경제·통상·환경·문화 분야에서의 협력을 넓힌다는 데 공감한 것도 성과라면 성과다.
  • “핵 배치 美공군기지 빼고 싶나” 에르도안 앞 작아지는 트럼프

    “핵 배치 美공군기지 빼고 싶나” 에르도안 앞 작아지는 트럼프

    미국의 군사동맹 가운데 가장 ‘눈엣가시’ 같은 나라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5) 대통령이 이끄는 터키일 것이다. 터키의 최근 외교·안보 행보는 서방의 동맹이라 하기엔 너무 적대적이다. 그렇다고 적으로 돌리기엔 부담스러운 국가다. 터키와 서방, 특히 미국과의 관계는 애증이 교차하는 ‘프레너미’(Frenemy·적인 동시에 아군인 상대)로 압축된다. 존스홉킨스대 터키 전문가 리즐 힌츠는 “터키에 전략적 파트너 관계라고 부를 만한 것은 이제 남아 있지 않다”며 “동맹은 터키가 하는 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르도안이 초강대국 미국에 큰소리치는 배경은 뭘까.흑해와 지중해 사이에 자리한 터키는 지정학적 강국이다. 나토나 미국의 세계 전략에 꼭 필요한 입지 조건이 에르도안의 자신감으로 꼽힌다. 게다가 지난해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7번 만났고, 18번 통화했다. 그리고 지난 7월에 첨단 기술 기밀 유출 우려로 나토와 미국이 반대하는 ‘러시아판 사드’인 S400 미사일 방어망을 배치했다. 이에 미국 의회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터키에 당초 계획했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 판매를 금지하는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켰다. 발끈한 터키는 이날 “F35 국제 개발 프로그램의 참여국으로서 의무를 이행했음에도 우리를 부당하게 차단하고 있다”며 “이는 터키의 주권적 결정을 무시하고 적대적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키는 F35 대신 러시아 수호이(SU)35 전투기 구매 등의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맞불을 피웠다. 나아가 에르도안은 자국에 있는 미 공군기지 사용을 막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지난 15일 “제재 위협이 실제로 이행되면 인지를리크 공군기지와 퀴레지크 기지를 폐쇄하겠다”고 협박했다. 터키 남부에 위치한 인지를리크는 미군의 중동작전 전진기지이다. 특히 이곳에 미군 전술핵 50여기가 배치된 사실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정한 바 있다. 미군은 기지 접근이 차단되면 핵무기가 에르도안의 손에 넘어갈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불안해한다. 에르도안의 이런 협박에 뉴욕타임스(NYT)는 “전략 핵무기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표현했다. 앞서 2016년 7월 터키 쿠데타 발생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핵무기 이전을 검토했으나, 핵무기 철수가 동맹의 가치를 훼손하고 에르도안이 핵무기를 보유하겠다는 구실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NYT가 보도했다. 에르도안이 인지를리크 기지 사용을 볼모로 미국을 협박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군은 실제로 인지를리크와 퀴레지크 기지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루마니아와 카타르에 대안 기지를 마련한 상태다. 터키에 더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도다. 루마니아와 카타르는 터키의 완전한 대체지는 아니지만 아쉬운 대로 러시아를 경계하고, 중동에 신속히 접근할 대안을 마련해 둔 셈이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대외정책연구소의 터키 전문가 애런 슈타인은 “터키가 자국 기지의 가치를 떨어뜨린 것”이라며 “현재 미국과 터키의 관계는 천천히 다가오는 차량 충돌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미국의 움직임을 간파한 에르도안은 미군이 터키에서 철수하면 핵무장을 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그는 “일부 국가는 핵탄두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데, 우리는 가지지 말라고 한다. 나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러시아는 터키에 우라늄 농축과 연구용 원자로 4기 건설을 돕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민감한 지정학적 위치 탓에 결정적인 기술을 터키에 넘겨줄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미국이 인지를리크 기지에 배치한 핵탄두 미사일 철수를 소련이 조건으로 내걸었던 적이 있다. 과거 몇 차례 전쟁을 벌였던 두 나라는 서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힌츠 교수는 “터키가 나토와 미국을 신뢰하지 않듯 러시아도 신뢰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에르도안의 핵무기 무장 발언은 반미 정서를 정치에 이용하는 수사일 뿐이라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비확산 연구를 위한 제임스 마틴 센터’의 터키 전문가 제시카 바넘은 “터키가 핵무장을 할 경우 제재로 인한 엄청난 경제적 손실이 따를 것이고, 이는 유권자의 표가 달아나는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미국과 터키는 애증이 교차하는 관계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터키는 독일과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며 연합군과 보조를 같이했다. 한국전쟁 참전에서 볼 수 있듯 공산주의 확산과 소련의 중동 진출을 막는 교두보 역할을 했다. 하지만 소련 붕괴와 냉전 종식으로 공동의 적이 사라졌다.특히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쿠르드족 처리에 대해 서방과 터키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미국과 나토는 수년 동안 쿠르드족이 시리아 내전 이후 발생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는 전쟁을 함께 치렀다. 반면 터키는 쿠르드족을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테러 단체로 보고 있다. 실제로 1977년 터키 산악지대에 사는 쿠르드족이 ‘쿠르디스탄’이라는 나라를 세우며 독립을 추구하다 터키군에 의해 유혈 진압됐다. 터키와 쿠르드족 간에는 크고 작은 유혈 충돌이 잇따랐다. 미중앙정보국(CIA) 월드팩트북에 따르면 8125만여명의 터키 인구 가운데 쿠르드족은 약 20%로 추정된다. 세인트로렌스대 아인스타트 교수는 “터키 입장에서 무장 쿠르드 세력은 실존적 문제”라고 말했다. IS와 전쟁을 벌이던 미국은 전쟁이 끝나자 쿠르드 민병대(YPG)가 시리아 북부에 정착하는 것을 도와줬다. 터키는 이 YPG가 자국 테러 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이념적으로 밀접하다며 연대 가능성을 두려워했다. 에르도안은 올 1월 “테러 무장세력이 태어나기 전에 싹을 자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10월 트럼프가 시리아에 주둔하는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밝히자마자 에르도안이 시리아 북부를 ‘침공’했다. 터키는 시리아와 맞닿은 국경선 440㎞를 따라 폭 30㎞의 ‘안전지대’를 확보했다. 안전지대란 쿠르드족을 모두 쫓아냈다는 의미이다. 이곳에 내전을 피해 터키에 몰려든 난민을 거주시킬 계획으로 알려졌다. 에르도안은 지난 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나토 창설 70주년 행사에서 YPG 테러단체 인정 요구와 함께 난민 정착촌 건설비용을 내라고 요구했다. 터키는 시리아 난민 350만명 이상을 수용하고 있다. 에르도안은 돈을 내지 않으면 “난민들이 유럽으로 향하는 수문을 열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 시리아 일부를 점령한 에르도안이 리비아 등 중동에 적극 개입하는 것은 ‘오스만제국’의 계승자가 되겠다는 야욕과 관련이 깊다. 총리와 대통령으로서 16년째 권좌를 지키는 에르도안은 이슬람 국가를 묶은 공동체인 ‘움마’를 만든 뒤 자신이 주권자가 되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런 종류의 발언도 많았고, 학교 교육에서 종교 교육도 늘어났다. 에르도안이 재미 이슬람 학자 펫훌라흐 귈렌(78)을 2016년 쿠데타 배후 세력으로 지목하며 송환을 요구하는 것도 그런 배경으로 보인다. 미국 네이벌워대학 터키 전문가 버럭 카더르칸은 “에르도안이 터키 건국의 아버지 케말 아타튀르크가 세운 세속주의를 버리고 종교적으로 기울고 있다”고 진단했다. 쿠데타 이후 군부와 관료에 남았던 친서방적 인사들을 모조리 숙청해 절대권력 기반을 다졌다. 에르도안의 터키와 미국 및 서방의 관계는 나빠질까. 스웨덴 스톡홀름대 터키 전문가 제니 화이트는 “사이는 나쁘지만 협력하고 지내는 나라가 많다”며 “미국과 터키는 서로 적이 아니기 때문에 긴밀히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사설] 새로운 길 준비하는 北, 비핵화만이 답이다

    북한이 제시한 협상시한인 연말이 다가오면서 북미 대결구도가 심화하는 가운데 북한이 그제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3차 확대회의를 전격 개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주재한 회의에서 군 조직의 전반적인 개편과 군에 대한 노동당의 통제와 기강 확립 등을 논의했다고 어제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번 회의에서 대미 강경발언이나 핵·미사일을 거론하지 않아 ‘북한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일부 분석도 있지만 현재의 상황이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달 하순 예정된 노동당 중앙위전원회의를 통해 미국과의 협상을 정리하고 자력갱생과 대미 강경노선을 담은 ‘새로운 길’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공식화할 것이란 관측이 많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미국에 일방적으로 제시했던 연말 시한을 앞두고 동창리위성발사장에서 두 차례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주장했고 미국 측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우려하고 있다. 북한이 ICBM의 양적 확대를 통해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강화하면서 자력갱생을 통해 사회주의 강국을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미국의 협상 의지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이다. 최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 특별대표가 한국과 일본에 이어 중국을 방문했다. 비건 부장관이 중국을 통해 북한과 접촉할 것을 기대했으나 무산됐다. 하지만 북미 간의 대화를 통한 해결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것도 긍정적이다. 최근 이뤄진 미중 정상 간의 전화통화 역시 대화 해결 원칙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미중 정상은 ‘정치적 해결’의 원칙을 확인했다. 미중의 대북 설득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 단기적으로 북한의 ICBM 발사 등의 극단적 상황을 막고, 중장기적으로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움직임이 보다 가속화돼야 한다. 오늘 베이징에서 열릴 한중 정상회담 역시 파국을 막을 단초가 돼야 한다. 북한의 ‘뒷배’로 불리는 중국은 긴장이 고조되는 한반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북한에 강한 설득의 목소리를 제시해야 한다. 24일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역시 현재의 대결 기류를 대화 기류로 돌리기 위한 창의적이고 전향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비핵화의 방법을 두고 평행선 대립을 이어 가는 북미가 당장 경천동지할 대타협을 이룰 수는 없지만, 서로 주장을 귀담아듣고 평화적 해법을 찾아가야 한다.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 [특파원 칼럼] 북한의 성탄절 선물, 모두가 달가워하지 않는다/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북한의 성탄절 선물, 모두가 달가워하지 않는다/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거리를 뒤덮는 크리스마스 캐럴은 없어도 이제 이틀 뒤면 성탄절이다.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크리스마스에 대한 작고 소중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수염 길고 마음씨 착하게 생긴 산타 할아버지가 전해주는 선물에 대한 설렘에 잠 못 들던 성탄절 이브의 기억이 또렷하다. 하지만 올해 성탄절은 설렘보다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북한이 미국에 중대한 ‘성탄절 선물’을 예고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미국의 안보 담당자들도 성탄절을 앞두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북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혹시나 미국이 제시한 ‘레드라인’을 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뿐 아니라 미군 관계자들은 북한의 성탄절 선물에 대해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 마크 밀리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그(북한의 성탄절 선물) 무엇에 대해서도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찰스 브라운 미국 태평양공군 사령관도 “우리가 2017년에 했던 많은 것이 있어서 우리는 꽤 빨리 먼지를 떨어내고 이용할 준비를 할 수 있다.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며 군사옵션 대응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8일 북한의 ‘중대한 시험’ 발표에 대해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미 공군 정찰기 리벳 조인트(RC135W)가 연일 한반도 상공에서 북한을 감시하고 있으며 괌 앤더슨 기지에서 ‘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B1B 랜서 전략폭격기 등 미국의 첨단 전략자산이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북한은 현 상황을 정면 응시해야 한다. 북한은 성탄절 선물로 2020년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오판을 해서는 안 된다. 사실 미 유권자들은 북한 문제에 거의 관심이 없다. 2020년 미 대선의 향배를 결정할 이슈는 건강보험과 총기규제, 교육, 경제, 반(反)이민 등 지극히 국내적인 문제다. 북한이 연말 도발에 나선다면 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 실패를 성토하겠지만, 오히려 위기 고조로 인해 친(親)트럼프 진영이 결집하고 군사적 수단에 의한 북핵 해결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도 있다. 북한의 도발은 대북 제재 해제의 레버리지가 아니고 한반도의 긴장감만 높일 뿐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남과 북, 우리 민족의 몫이다. 북한의 ‘새로운 길’은 극단적인 선택이 아닌 합리적인 선택이어야 한다. 미국도 북한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 북한은 2년여 동안 핵과 ICBM 시험에 나서지 않는 등 나름의 성의를 보였다. 미국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미국이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미국은 지난 16일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일부 대북 제재 해제 결의안을 반대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의 수산물·섬유·조형물 수출 금지 해제와 해외 북한 노동자 송환시한 해제,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사업 제재 면제 등으로 북한의 숨통을 틔워 줘야 한다. 여기에 미중 1단계 무역합의처럼 스냅백 조항(위반 행위가 있을 때 제재 복원)을 두면 된다. 이런 안전장치를 둔다면 미국 내 여론뿐 아니라 유럽연합(EU) 등도 크게 반대할 이유가 없다. 북핵 문제는 북미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해결될 수 있다. 북미 간 상호 양보와 타협이 없는 비핵화 협상은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 미국은 일부 대북 제재 해제로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이끌면서 한반도의 성탄절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 얼마 남지 않은 2019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첫걸음을 꼭 봤으면 좋겠다. hihi@seoul.co.kr
  • “직장서 사장이 괴롭히는데, 사장한테 신고하라구요?”

    “직장서 사장이 괴롭히는데, 사장한테 신고하라구요?”

    ‘고용부에 신고, 필요조치 하게’ 법 바꿔야 처벌 도입·5인 미만 사업장 적용도 필요직장인 A씨는 얼마 전 사장에게 심한 욕설을 들었다. 휴가를 요구하는 A씨에게 사장은 불같이 화를 내며 물건을 집어던지고 화분을 발로 차서 깨뜨렸다. 충격을 받은 A씨는 고용청과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상의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대표자가 가해자면 실효가 없을 것 같다’였다. A씨는 “잠을 잘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고 하소연했다. 지난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으로 불리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반년이 돼 가지만 제도에 허점이 많아 피해자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A씨처럼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가 사장이면 퇴사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22일 “가해자가 사용자나 사용자의 특수관계인이라면 피해자가 직접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도록 하고, 고용부가 조사해 필요한 조치를 권고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괴롭힘 신고를 받는 사람을 ‘사용자’로 규정했다. 신고를 접수한 사용자는 이 법에 따라 지체 없이 조사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 징계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사내에서 자율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라는 게 법의 취지다. 문제는 사용자, 즉 사장이 괴롭힘 가해자인 경우다. 신고를 받는 사람도, 조치를 취해야 할 사람도 사용자이다 보니 사용자가 가해자이면 현실적으로 신고도 해결도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현행법에는 가해자 제재 조항이 없어 회사 대표를 징계할 수도 없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최소한 가해자가 대표자인 경우에 대한 처벌 조항이라도 우선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기준법에는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실을 근로자가 직접 고용부 장관이나 근로감독관에게 통보할 수 있도록 한 조항(104조)이 있으나 이 역시 무용지물이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윤지영 변호사는 “이 조항에 따라 근로자는 사업주의 괴롭힘을 고용부에 신고할 수 있지만 정부는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조항에 근로자가 사업장의 법 위반 사실을 직접 고용부에 신고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적시돼야만 고용부가 나서 조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구체적인 조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사용자에 의한 직장 괴롭힘은 주로 영세 사업장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으나, 정작 이 법은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아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한 괴롭힘을 당했는데도 회사에서 가해자를 제대로 징계하지 않았을 때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보완장치도 필요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아부다비 옥류관 등 北식당 줄폐업… 中, 제재 피해 원조·관광 확대할 듯

    아부다비 옥류관 등 北식당 줄폐업… 中, 제재 피해 원조·관광 확대할 듯

    캄보디아 관광지 식당 6곳 모두 문 닫아 베트남·라오스도 취업비자 연장 안 해줘 中, 무상원조 확대해 北외화난 덜어줄 듯 마카오 등 고려항공 4개 노선 추가 운항22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에 따른 북한 노동자의 본국 소환 시한이 끝나면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속속 철수하고 있다. 중국은 대북 무상 원조와 관광 확대로 북한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은 중국에서 유엔 결의를 피할 수 있는 허점이 많다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날 각국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는 지난달 30일 수도 프놈펜과 유명 관광지 시엠레아프 등에서 운영되던 북한 식당 6곳이 모두 문을 닫았다. 북한이 2015년 2100만 달러(약 243억원)를 투자해 시엠레아프에 문을 연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도 영업을 중단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의 북한 식당 옥류관도 최근 폐업했다. 현지 소식통은 “UAE 정부가 옥류관에 대한 영업 허가를 연장해 주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태국에서도 세 곳의 북한 식당 가운데 두 곳이 1~2개월 전에 영업을 끝냈다.베트남과 라오스에서는 북한 식당들이 당분간 영업을 이어 갈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노동자를 한꺼번에 쫓아내지 않되 취업비자를 새로 발급하거나 연장해 주지 않는 방식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이행하려 한다는 것이 외교가의 설명이다. 북한은 잇따른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2017년 12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제재를 받았다. 제재 이전 북한 노동자는 약 10만명으로 연간 약 5억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각 회원국은 자국에서 일하는 모든 북한 국적자를 22일까지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반면 ‘북한의 큰형님’을 자처하는 중국은 대북 무상 원조와 관광 확대로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주도로 이뤄지는 대북 제재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북한이 극한의 상황에 몰리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당국은 북한의 노동자 송환에 대비해 비자 변경 등을 눈감아 주고 있지만 미국이 이를 지켜보고 있어 대놓고 북한을 지원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중국은 유엔 결의 예외 조항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해관총서 통계 분석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의 대북 무상 원조 규모는 총 3513만 6729달러다. 지난해에도 중국은 북한에 총 5604만 8354달러를 무상 원조했다. 북한 해외 노동자의 활동이 공식적으로 중단된 상황에서 대북 무상 원조를 늘려 북한의 외화난을 덜어 줄 가능성이 크다. 또 중국은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올해 북한 고려항공에서 운항하는 3개(베이징, 상하이, 선양) 노선에 더해 우한과 지난, 다롄, 마카오 등 4개 노선을 추가로 운항하기로 했다. 북한 해외여행 관광객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중국인 관광객 수를 늘리겠다는 의도다. 도쿄신문은 중국 단둥의 북한 식당에서 일하는 북한 여종업원이 “다음달에도 일한다”고 답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중국이 형식적으로는 결의를 이행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북한을 압박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연말연초까지 ‘북한의 시간’… 軍 강경노선 타임테이블 예고

    연말연초까지 ‘북한의 시간’… 軍 강경노선 타임테이블 예고

    맨앞줄 10명 중 8명이 군인사 중심 배치 군사정책 관련 강경한 의사 구조 반영돼 협상 재개 촉구 중러 눈치 안 볼 순 없어 일각 “ICBM·핵실험 재개 가능성 낮다”북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설정한 연말을 앞두고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3차 확대회의를 전격 개최한 가운데 당 중앙군사위를 군 중심으로 재편하고 ‘자위적 국방력’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비핵화 협상 결렬 시 예정된 ‘새로운 길’을 최종 확정할 것으로 보이는 이달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에 앞서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열어 군사 분야의 정책적 판단을 논의한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지난 7일과 13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전략적 지위’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선언한 만큼 이번 회의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된 결정이 이뤄졌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한 중앙군사위 회의 현장사진을 보면 과거와 달리 군 인사 중심 자리 배치가 눈에 띈다. 첫 번째 줄에 앉은 10명 중 왼쪽 끝에 김조국 당 중앙위 제1부부장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리만건 당 부위원장만이 인민복을 입고 앉아 있다. 지난해 5월 중앙군사위 제7기 1차 확대회의 때는 리병철 정치국 후보위원이 인민복을 입고 앞좌석의 중간 부분에, 군 총정치국장에서 해임된 황병서가 인민복을 입고 왼쪽 끝에 앉아 있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중앙군사위에서 내각과 당 간부 비중이 축소되고 군 관련 간부의 비중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대규모 인사 개편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중앙군사위 위원 직위를 유지했던 최룡해 국무위 제1부위원장, 박봉주 국무위 부위원장, 황병서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은 지난 4월 당 중앙위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소환된 것으로 통일부는 보고 있다. 당시 김재룡 내각 총리, 리만건 부위원장, 태종수 부위원장, 김조국 제1부부장의 중앙군사위 위원 선임이 발표됐다. 다만 사진에 등장하진 않았지만 김 총리 등은 중앙군사위 위원 지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지난 9월 총참모장으로 선임된 박정천이 신임 위원으로 선출된 것으로 보인다.북한은 회의 날짜와 정확한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21일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장소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 집무실로 추정된다. 지난 1월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를 발표했던 곳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이곳에서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3차 정상회담을 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와 기념촬영을 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임박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군사 분야에 대해 어떤 중요 결정이 나올지 짐작해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구체화될 ‘새로운 길’의 관건은 비핵화 협상 결렬 이후 북한이 어느 수위로 의지를 표명할 것인지다. 북한이 앞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한 만큼 연말·연초 ICBM을 시험발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다만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대북 제재 일부 해제 결의안을 제출하고 협상 재개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ICBM 발사는 북한도 섣불리 결심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이번 회의에서도 미국이나 핵·ICBM을 직접 언급하는 것을 피하고 ‘자위력 국방력’이라는 표현만 사용해 ‘톤 조절’을 의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재개한다면 미국과의 강경 대치가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안전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무기를 강화하겠다는 정도로 여지를 둘 것”이라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외화벌이’ 北노동자 10만명 오늘까지 귀국해야…현실은

    ‘외화벌이’ 北노동자 10만명 오늘까지 귀국해야…현실은

    북한당국이 외화벌이를 위해 외국에 파견한 노동자들은 22일까지 모두 북한으로 귀국해야 한다. 유엔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자금 조달을 막기 위해 2017년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모든 회원국이 이날까지 자국 내 북한 근로자를 송환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2017년 12월 22일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97호의 8항은 각 회원국이 자국에서 일하는 모든 북한 국적자와 이들을 감시하는 북한 당국자를 22일까지 북한으로 돌려보내도록 했다. 미국과 유엔에 따르면 제재 시작 전 북한 노동자 10만명이 중국, 러시아 등 29개국에 체류하면서 연간 5억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됐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48개 회원국이 이에 대한 이행보고서를 제출했는데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을 보면 최소 2만 3000명이 북한으로 돌아갔다. 러시아가 1만 8533명으로 가장 많았고, 카타르 2471명, 쿠웨이트 904명, 아랍에미리트 823명, 폴란드 451명 등이다. 2017년 제재 결정 당시 해외에 체류 중인 북한 노동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5만명)과 러시아(3만명)였다. 다만 중국은 절반 이상을 돌려보냈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숫자를 공개하지 않았다. 만약 중국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10만명 중 절반 이상은 이미 송환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러시아 모두 공식적으로는 제재를 충실히 이행한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13일 “우리는 모든 (유엔 안보리) 결의를 기한 내에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5일 “우리는 결의 규정에 따라 관련 문제를 처리할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실제로 북한 노동자 대부분을 송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자 유치국으로 알려진 29개국 중 10개국만 이행보고서를 제출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연합뉴스에 “북한과 우호 관계인 중국과 러시아가 매정하게 모든 북한인을 돌려보내기는 어렵다. 우회적인 외화벌이를 허용할 것”이라며 “실리적인 측면에서도 자국 노동자들이 기피하는 업무나 야근을 꺼리지 않는 북한 노동자들을 활용하려는 수요가 분명히 있다”고 분석했다. 정은숙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유럽 내 북한 노동자 중에는 폴란드처럼 강력한 송환정책을 펼치는 국가를 떠나 다른 유럽국가로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적지 않은 잔류 북한 노동자가 신분이 불투명한 국외 유랑민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유엔 제재 앞두고 세계 각국 북한 식당 속속 문닫아

    유엔 제재 앞두고 세계 각국 북한 식당 속속 문닫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따른 재외 북한 노동자의 본국 소환 시한(22일)을 하루 앞둔 21일 세계 각국에 진출한 북한 식당들이 문을 닫고 북한 노동자 철수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라오스 등 사회주의 체제인 일부 국가에서는 북한 식당 영업이 계속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의 북한 식당은 북한 미녀들의 공연을 식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덕분에 인기가 높아 그동안 북한의 주요한 외화벌이 수단이었다. 캄보디아의 경우 지난달 30일 수도 프놈펜과 유명 관광지 시엠레아프 등지에 있는 북한 식당 6곳이 일제히 문을 닫았다. 이 조치가 이뤄지기 닷새 전에는 북한이 2015년 12일 시엠레아프에 2100만달러(약 243억원)를 투자해 개관한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이 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이 박물관은 앙코르와트 사원에 들어가는 관광객이 입장권을 사는 매표소 옆에 있고, 북한의 만수대창작사 작가 60여명이 360도로 창작한 벽화가 있어 인기가 높았다. 또 캄보디아 정부의 강력한 요구로 북한 식당과 박물관, 병원, 정보통신(IT) 업체 등에 종사하던 북한 근로자 200∼300명이 이미 본국으로 돌아갔거나 귀국 준비를 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반면 북한과 수교 60주년을 앞둔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 있는 평양관과 고려식당 등 북한 식당 두 곳은 당분간 영업을 계속할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은 북한 노동자를 한꺼번에 쫓아내지 않고, 취업비자를 신규 발급하거나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이행하기로 했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하면서도 내년부터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 활동하는 국가로서 안보리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북한과 같은 공산당 일당 체제인 라오스도 표면적으로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평양식당의 허가를 취소하기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엔티안에 있는 다른 북한 식당 2곳과 유명 관광지인 방비엥, 루앙프라방에 1곳씩 있는 북한 식당은 다른 국적의 외국인이 허가받은 것이라는 이유로 강제로 폐쇄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현지 소식통은 라오스도 북한 노동자의 취업비자를 신규 발급하거나 연장하지 않은 방식으로 안보리 결의안에 따르는 모양새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태국의 경우 기존 세 곳의 북한 식당 중 두 곳이 최근 1∼2개월 사이에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관광지인 파타야의 목란식당은 지난달부터 영업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콕에서 영업하던 ‘평양 해맞이관’ 식당도 지난달 말 이민청 경찰들이 들이닥쳐 북한 종업원 대여섯 명을 체포한 이후로 문을 닫은 상태다. 반면 방콕 시내 중심부에 있어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평양 옥류식당’은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옥류식당은 식당 영업 허가 주체를 북한인이 아닌 태국 현지인이나 다른 국적 외국인으로 변경하는 방식을 통해 영업을 계속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북한 식당 옥류관도 최근 영업을 중단했다. 21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아부다비 5성급 호텔 그랜드 밀레니엄 알와흐다에 입주했던 옥류관이 문을 닫았다. 현지 소식통은 “UAE 정부가 옥류관에 대한 영업 허가와 북한 종업원의 체류 비자를 갱신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옥류관 측에서 영업 중단과 관련한 공식 통보나 서류를 받지 못해 휴업인지 폐업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오늘을 포함해 최근 수일간 문을 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식당은 이달 초순만 해도 정상 영업했지만 유엔의 대북 제재 이행 시한이 22일로 다가오면서 UAE 정부가 철수하도록 조처한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7년 12월 22일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에서 북한의 달러획득을 막기 위해 유엔 회원국이 자국 내 모든 북한 노동자를 북한으로 돌려보내도록 했다. 이행 유예기간은 결의안 채택일부터 24개월로 이달 22일까지이며 회원국은 이행 여부를 내년 3월 22일까지 최종 보고해야 한다. 아부다비의 옥류관은 올해 3월 두바이의 옥류관이 폐업하면서 중동에서 유일하게 남았던 곳이다. 위치가 고급호텔인 데다가 북한 화가의 그림을 전시·판매하는 갤러리를 함께 운영해 ‘프라임 옥류관’이라는 상호로 영업했다. 그림 판매와 관련해 지난해 4월 자유아시아방송은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아부다비의 옥류관에서 이뤄지는 북한 미술품 판매가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했는지 조사 중이다”라고 보도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탈북민 강제북송 50일, 그들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상) [강주리 기자의 K파일]

    탈북민 강제북송 50일, 그들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상) [강주리 기자의 K파일]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은 정부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로 탈북한 남성 2명을 강제 북송한 지 50일째 되는 날이다. 지난달 29일 한국행을 시도하다 베트남에서 체포된 탈북민 10명은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중국으로 추방됐다. 그들은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유엔 총회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전원 합의로 채택됐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60개국이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렸지만 한국은 한반도 사정을 이유로 빠졌다. 탈북민 사회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숨죽인 탈북민 사이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탈북민 정책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생존과 자유를 위해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민 수는 약 3만 5000명(추정치). 남한에 정착한 20~30대 탈북민 5명을 만나 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인터뷰한 탈북민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다. Q. 탈북 시도하다 북송된 사람들 어떻게 되나 “100% 죽었을 것… 한국행 단어 나오면 끝”탈출 못하게 탈북민 손바닥 쇠줄로 뚫어 북송중국인들 잔인함에 질색…이후 철족쇄로 변경탈북민들은 북한에서 탈출하다가 붙잡혀 북송될 경우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거나 사형을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행으로 추정되거나 한국에 귀순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들이 강제 북송될 경우에는 “100%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지성(2016년 탈북)씨는 “한국에 왔다가 돌아가는 건 북한 헌법상 조국반역죄로 사형된다. 본인뿐 아니라 연좌제가 적용돼 다른 가족들이 다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이승철(2012년 탈북)씨도 “북송됐다가 탈출한 사람들 말로는 구치소나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는데 엄청 많이 맞았다고 한다”면서 “가부좌를 틀게 한 뒤 움직이지 못하게 해 복사뼈가 다 썩었더라”고 전했다. 김지은(2002년 탈북)씨는 “중국에 돈 벌러 나왔다가 탈북민들이 북송되는 것을 봤다”면서 “북송되는 중간에 탈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5명의 손바닥 중간을 쇠줄로 뚫어서 꽂은 채 묶여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그것을 본 중국인들이 너무 끔찍해서 ‘여기서 이러지 말고 자국에 데려가서 하라’고 할 정도였다”면서 “2010년 이후로는 발목에 무거운 철족쇄를 채우는 걸로 바뀌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국 귀순 확인되면 가족 트럭에 실려갈 것”베트남 등 동남아, 내몽골 한국 기도 분류“한국서 북송은 재판 없이 즉결 처형될 듯”이들은 모두 목숨을 걸고 한국으로 왔다. 2년 전 탈북한 하선우(2017년 탈북)씨는 “한국에서 귀순의사를 밝혔던 탈북민들은 다 죽게 될 것이라고 탈북민 사회는 보고 있다. 가족들도 트럭에 다 실려갈 것”이라고 추측했다. 탈북민들은 탈북 과정에서 ‘한국’, ‘남조선’이라는 단어는 절대 나와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하씨는 “북한에서는 한국행(남조선)이라고 하면 적과 내통했다는 ‘적선’이라고 해 무조건 정치범이라고 보고 정치범수용소로 보낸다. 가면 살아서 못 나온다고 했다”고 우려했다. 그는 “탈북 당시 절대 ‘한국행’이란 말을 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한국과 관련된 자료는 다 불태우고 혹시라도 잡히면 고문 받기 전에 죽을 생각으로 면도칼을 입에 물고 내려왔다”고 비장했던 탈북 당시를 회상했다. 탈북 경로에 따라 북한 당국은 한국이라고 자의적으로 판단될 경우 극단적 처벌까지 서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내몽골이나 동남아(베트남, 태국 등)에서 잡히면 한국 기도로 분류돼 엄하게 처벌받는다”면서 “북한은 즉결 처형제가 가능하다. 한국에서 북송됐기 때문에 재판조차 받기 어렵고 재판 없이 사형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김정은 정권 들어 더욱 살벌해진 감시강 철조망에 감전용 전기선 설치 특히 김정은 정권이 북한에 들어서면서 탈북민 감시가 더욱 삼엄해졌다고 탈북민들은 전했다. 탈북민들에 따르면 탈북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중국 등 국경에 접한 강 주변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철조망에 전기 감전을 일으키는 장비가 설치됐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북한군에게 탈북민들이 돈을 주면 돈은 챙기고 신병을 넘기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함흥에서 아이를 유괴했다가 풀어줬다는 이유로 부부와 자녀 등 일가족 3명이 공개 처형(총살)되는 것을 목격한 강씨는 “이번에 강제북송된 두명은 스스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했다고 밝힌데다 한국으로 귀순의사까지 밝혔기 때문에 국가에 대한 반역죄에 해당돼 재판 자격도 없다”면서 “내가 북한에 있을 때도 그랬다”고 말했다. 탈북민들은 “북한에도 변호사가 있지만 검사의 형량에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역할을 할 뿐 전혀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전했다. 사형되기까지가 ‘지옥’ “인권유린 참혹”“北사형수, 죽기 직전까지 고문 자행…밥 안줘”“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 없다…변호사? 검사편”탈북민들은 사형 과정 자체가 ‘인권유린’이라는 전했다. 북한 수용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탈북민은 “한국은 사형수에게도 인권이 있지만 북한은 어차피 죽일 자라 밥은커녕 두들겨 패서 말도 못할 정도로 초죽음을 만들어 놓은 뒤 확인 사살시키는 정도의 사형을 진행한다”고 잔혹함을 설명했다. 통일연구원의 ‘2019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단순히 한국 녹화물을 시청·유포하거나 한국행을 알선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최고형인 총살에 처해지고 있다. 한 탈북민은 2014년 모녀가 한국행을 기도하다 붙잡히자 모녀를 포함한 일가족이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다고 증언했다. 북한은 국제연합총회가 1976년 발효한 개인의 시민적·정치적 권리를 국제적으로 보장하는 국제조약인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대한 국제규약’(이하 자유권)에 가입돼 있다. 자유권규약(12조 2항)에는 “모든 사람은 자국을 포함에 어떠한 나라로부터 자유로이 퇴거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르다는 게 탈북민들의 일관된 증언이다.북한 형법은 탈북 행위를 비법국경출입죄와 조국반역죄로 구분해 처벌하고 있다. 한국행으로 발각돼 북송된 탈북민들에게 적용되는 조국반역죄는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되는 비법국경출입죄와 달리 ‘조국을 배반하고 다른 나라로 도망쳤거나 투항, 변절, 비밀을 한 조국반역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최소 5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서 최대 사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은 주민들이 탈북을 위해 국경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민보안단속법, 행정처벌법을 통해서도 무보수노동 등으로 탈북민을 처벌하고 있다. 北도 가입한 ‘자유권 규약’에는고문 금지·이동의 자유 명시…현실은 반대김정은, 탈북민 자발적 귀환도 강하게 처벌 백서는 “김정은 집권 이후 탈북민에 대한 처벌이 크게 강화돼 2014년 이후부터는 탈북 횟수에 관계 없이 노동교화형이 부과되고 자발적 귀환도 강하게 처벌하고 있다”며 두 차례 탈북했다 처벌을 받은 탈북민 증언을 인용해 설명했다.백서에 따르면 갈수록 탈북민 수가 늘면서 탈북민 가족들에 대한 북한 내 수용소가 부족해지자 김정은 정권은 탈북민 가족들에 대한 감시와 제재를 다각도로 강화했다. 2016년 탈북민은 하루에 두세 번씩 전화를 걸어 집에 있는지 확인하고 추궁한다고 증언했고 이러한 박해를 견디다 못해 탈북을 결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백서는 전했다. 통일연구원은 북한인권백서에서 “탈북민 강제송환은 송환 이후 집결소, 구류장, 노동단련대, 교화소에서 조사·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고문 및 비인도적 처우를 받지 않을 권리(자유권 규약 7조)와 피구금자의 권리(자유권규약 10조)를 심각하게 침해받는다”면서 “특히 중국 등에서의 한국행 기도나 기독교 접촉은 공개처형되거나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되는데 이는 생명권(자유권규약 6조)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자유권 규약 14조)를 침해한다”고 명시했다. 강제송환 여성에 알몸수색·자궁검사임신한 여성 배 구타 강제낙태·영아살해유엔인권위, 국제형사재판소 北회부 권고 특히 중국에서 임신한 탈북 여성에 대한 강제낙태와 북한 여성의 인신매매 행위 역시 비인도적 취급을 받지 않을 권리(자유권규약 7조)와 신체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리(자유권규약 9조) 침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강제송환된 사람들은 다른 수감자들 앞에서 옷을 벗고 알몸 운동과 내부 수색을 받는다. 이는 송환된 사람들이 숨기고 있을지 모를 돈을 몰수하려는 의도라고 한다. 북한은 함경북도 온성군, 평안북도 신의주시, 양강도 혜강시의 국가보위성 구류장에서 알몸수색, 소지품 검사, 에이즈 검사(위생 검사)를 거친 후 수용된다. 북한의 여성권리보장법 제37조는 여성에 대한 신체 수색을 금지하고 있지만 강제송환된 탈북 여성의 경우 알몸수색과 동일 장갑을 이용한 비위생적인 자궁 검사, 발가벗긴 채 앉았다 일어섰다(‘뽐뿌질’)를 100회 이상 반복하는 등 고의적으로 모멸감을 주고 수치스러운 조사를 반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강제송환된 임신한 여성은 배를 구타하거나 약물을 주입해 강제낙태시키고 출생 직후 영아를 산모가 보는 앞에서 죽이는 영아 살해 증언들도 수두룩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보고서에서는 이런 수많은 증언들이 기록돼 있다. COI는 “정치범수용소에서 탈북민 등에 대해 고문, 구금, 강제낙태, 성폭력 등 반인도적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유엔이 북한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것을 권고한다”고 명시했다.유엔총회 올해 北인권결의안 채택한국, 60여 공동제안국서 빠져 유엔총회는 지난 18일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안에서 “북한은 오랜 기간에 걸쳐 현재까지도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침해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결의안에는 북송된 탈북민 등에 대한 강제수용소 운영, 강간, 공개처형, 비사법적·자의적 구금·처형, 연좌제 적용, 강제노동 등 각종 인권침해 행위가 나열됐다. 2005년 결의안 채택 이후 15년째로 표결 없이 전원 합의한 것은 2012~2013년, 2016~2018년에 이어 올해로 6번째다. 미국, 일본, EU 등 60개국이 공동제안국에 참여했지만 한국은 빠졌다.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이번에는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유엔의 결의안 채택에 반발하며 인권침해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반(反)북한 적대세력에 의한 정치적 조작물”이라면서 “결의안에 언급된 모든 인권침해 사례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 북 ‘해외근로자 송환 D-1’ 외환 급감 견뎌낼까

    북 ‘해외근로자 송환 D-1’ 외환 급감 견뎌낼까

    내일까지 유엔회원국 자국 北 근로자 퇴출中, 불법체류자 용인할지가 제재 성공 관건조선대성은행에 1년치 외환사용액도 없어제제로 인한 외환 급감 버텨낼지 이목 쏠려10만명이 버는 연간 수입 23~58억원 상당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유엔 회원국들은 내일까지 자국에 체류 중인 북한 근로자들을 모두 퇴출시켜야 한다. 2017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따른 것으로 북한의 외환자금줄을 막겠다는 취지의 제재다. 하지만 실제 송환 여부를 확인할 수도 없는 데다 중국, 러시아 등 북한과 가까운 곳들이 불법 체류자를 용인할 경우 허점이 생길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유엔에 따르면 회원국들은 2017년 12월 22일에 채택한 결의안 2397호에 명시된 대로 자국에서 일하는 모든 북한 국적자와 이들을 감시하는 북한 당국 관계자들을 2019년 12월 22일까지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당시 북한이 ICBM급 ‘화성-15’를 시험발사한 데 따른 제재였다. 그간 각국은 송환 조치를 해왔다. 캄보디아 정부는 최근 6개의 북한 식당을 모두 폐쇄했고, 네팔 정부 역시 지난 10월말까지 북한 국적자 33명을 북한으로 송환했다고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했다.AP에 따르면 이달초까지 47개 유엔 회원국이 중간보고서를 제출했는데 약 2만 3000명을 돌려보냈다. 러시아는 1만 8533명, 쿠웨이트는 904명, 아랍에미리트(UAE)는 823명 등이다. 중국은 가장 많은 북한 근로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북한 근로자 규모를 5만명 이상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보다 북한 근로자 송환에 적극적인 상황이다. 최근 북한 고려항공이 블라디보스토크 항공편을 증편한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북한 근로자의 본국 송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도 지난 15일 “아직 북한 노동자들이 있어 평양·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을 이용하지만 노동자가 사라지면 노선 자체도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근로자의 근절은 쉽지 않는 상황이다. 중러 정부도 인건비가 저렴한 북한 근로자를 줄이라고 지방정부를 압박하고 단속하기가 쉽지 않다. 혈맹 관계인 중국이 북한 불법 체류자를 용인할 경우 제재 공조에 문제가 생길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북한 근로자들도 송환 지시를 따르기보다 적발 위험이 있음에도 남고 싶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소식통은 “월급으로 받은 외화 대부분을 북한 당국이 가져가지만 업무 후 인근 민가의 지붕을 고치고 밭일을 돕는 식으로 버는 돈은 개인이 가질 수 있다”며 “북한 내 사정으로 볼때 이 정도 돈도 적지 않은 액수”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외환 수입이 크게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향후 북한이 얼마나 견녀낼지도 관건이다. 북한은 외환보유고를 공개하지 않지만 통상 조선대성은행에 통치자금 30~40억 달러가 마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북소식통은 “지난 4월 기준으로 보유고가 1년 운영자금(10억 달러)도 안 되는 8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미 국무부가 파악하는 북한의 해외근로자 규모는 약 10만명으로 이들의 연간 총수입은 200만∼500만달러(약 23억∼58억원)로 추정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한·EU ‘ILO 핵심협약 비준’ 검토 전문가 선정

    한국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를 다룰 전문가 패널이 19일 선정됐다. 앞서 유럽연합(EU)은 한국 정부의 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이 부족하다고 보고 한국의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여부를 가릴 전문가 패널 소집을 요청했다. 고용노동부는 19일 “우리나라와 EU가 체결한 FTA의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章)(제13장 노동·환경) 이행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전문가 패널 활동이 이달 30일부터 개시된다”고 밝혔다. 전문가 패널은 앞으로 90일간 정부, 시민사회 자문단,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서 결과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전문가 패널이 한국이 한·EU FTA를 위반했다는 결론을 내리더라도 한국은 무역 제재를 받진 않지만, FTA 역사상 처음으로 노동 조항을 위반한 ‘노동권 후진국’으로 낙인찍히게 된다. 한국은 1991년 ILO 정식 회원국이 됐지만, 핵심협약 8개 가운데 결사의 자유에 관한 제87호, 제98호 협약과 강제노동 금지에 관한 제29호, 제105호 협약 등 4개는 아직 비준하지 않았다. 정부는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고자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했으나 노사 양측의 입장차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전문가 패널은 양 당사국 국적의 패널 각 1인과 제3국 국적의 의장 1인을 포함해 총 3인으로 구성됐다. 유럽연합은 로랑 부아송 드 샤주네 스위스 제네바대 교수를, 우리는 이재민 서울대 교수를 각각 패널로 선정했고, 제3국 의장은 양측 패널이 협의해 미국의 토머스 피난스키 변호사를 선정했다. 노동부는 “우리가 ILO 기본권 선언의 정신을 국내법 체계에 반영·증진시켜 왔다는 점과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는 점을 적극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미·영·프 vs 중·러…EU “대북제재 완화? 北 안보리 결의 준수부터”

    미·영·프 vs 중·러…EU “대북제재 완화? 北 안보리 결의 준수부터”

    EU “北, 모든 안보리 결의 완전히 준수해야”중·러 “대북제재는 목적을 이룰 수단일 뿐”중·러, 남북철도연결·北수산물 해제 등 담아美 “시기상조…北 도발에 비핵화 논의 거부”제재 완화, 미·영·프 반대로 사실상 불가능유럽연합(EU)이 중국과 러시아가 추진하는 대북 제재 일부 해제에 대해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버지니 바투 EU 외교안보정책 대변인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된 이 결의안 초안에 대한 RFA의 논평 요청에 “제재는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정치적 과정을 장려하는 수단”이라고 밝혔다. 바투 대변인은 “북한이 모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기대한다”면서 “북한이 명시된 약속을 준수하고 핵무기가 없는 한반도에 지속적인 평화와 안보를 확립하기 위한 지속적인 외교적 절차를 밟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두고 나라별 입장은 엇갈린다. 미국은 ‘시기상조’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인 독일도 대북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쪽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제재 완화 필요성을 거듭 제기하고 있다.앞서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금수(禁輸) 품목을 일부 해제하고,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프로젝트’를 제재 대상에서 면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의 연결 및 현대화는 지난해 남북 정상이 4·27 판문점 선언에서 제시한 목표다. 남북은 지난해 12월 판문역에서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개최했지만, 본격적인 공사를 위해서는 물자와 장비 반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안보리 제재 결의에 따라 대북 투자 및 합작 사업은 원칙적으로 막혀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그동안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해제나 완화 필요성을 지속해서 제기해왔지만, 정식적으로 결의안을 제출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으로 북미 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이 요구해온 제재 해제·완화를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유엔 외교 소식통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러의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에는 북한의 수산물·섬유·조형물 수출 금지를 풀어주고 해외에 근로하는 북한 노동자를 오는 22일까지 모두 송환토록 하는 제재조항을 해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초안은 안보리 이사국들에 회람됐으며, 오는 17일부터 안보리 내부적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수산물과 섬유는 대북제재 이전에 북한의 주요 수출품 가운데 하나였다. 북한은 해외 근로자들을 통해서도 상당한 달러를 조달해왔다. 따라서 이번 결의안은 전방위로 봉쇄된 북한의 ‘달러 통로’를 일부 풀어주자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수산물 수출은 2017년 8월 대북제재 결의 2371호에 의해 금지됐고, 섬유제품 금수 조치는 9월 채택된 제재결의 2375호에 담겼다.같은 해 12월 22일 채택된 제재결의 2397호에 따라 유엔 회원국들은 자국에 주재하는 북한 노동자들을 2년 내 북한에 되돌려보내야 한다. 그 시한이 오는 22일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초안에서 “새로운 북미 관계를 구축하고, 상호 신뢰를 쌓으며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를 구축하는 노력에 동참하면서 북미 간 모든 레벨의 지속적인 대화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에서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북한 주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서의 제재 해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장쥔(張軍)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북한 미사일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가능한 한 빨리 대북 제재 결의의 ‘되돌릴 수 있는 조항’을 적용해 조처해야 한다”면서 “안보리는 대북제재 조치들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대북제재 완화를 거듭 강조했다.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중지하는 등 선의의 조치들을 취한 만큼, 제재 완화로 북미협상을 촉진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도 “지난해의 긍정적인 모멘텀이 있었지만 안보리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조치가 부족했다. 지금 필요한 유일한 것은 정치적 결단”이라며 제재완화론에 힘을 실었다. 네벤쟈 대사는 상호조치, 단계적 조치, ‘행동 대 행동’ 원칙 등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협력을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미국은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은 유엔 안보리가 시기상조적인 제재 완화를 제안하는 것을 고려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이어 “북한은 도발 고조를 위협하고 비핵화 논의를 위한 만남을 거부하고 있으며 금지된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들을 계속해서 유지하며 향상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보리에서 기존의 대북제재를 해제 또는 완화하려면 새로운 제재 결의를 채택해야 한다. 결의 채택을 위해서는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veto) 행사 없이 15개 상임·비상임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번 결의안의 안보리 표결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북한 비핵화의 구체적 성과가 있을 때까지 제재 완화나 해제가 어렵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이 달라지지 않는 한 중국과 러시아의 제재 해제 결의안이 채택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중러, 대북제재 완화안 기습 제출… ‘6자회담 부활’ 카드도 꺼냈다

    중러, 대북제재 완화안 기습 제출… ‘6자회담 부활’ 카드도 꺼냈다

    北 외화자금줄 쥔 핵심결의 대부분 포함 동북아서 영향력 확대·北 도발 억제 노려 일각 대북 공조 이탈 우려… 美 “시기상조”북한이 미국에 일방적으로 밝힌 ‘연말 협상 시한’을 앞두고 중국과 러시아가 16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 제재 완화 및 6자회담 부활을 포함한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 그간 중러가 주장했던 내용이지만 결의안 제출은 처음이어서 중러가 대북 공조 대열에서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또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미국을 견제하는 한편 북한에 도발을 멈출 구실을 만들어 주는 ‘이중 포석’이지만, 이면에는 동북아 지역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러가 대북 제재 완화와 6자회담 부활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현재 한반도는 중요하고 민감한 시기를 맞았으며 정치적 해결의 긴박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초안에는 북한의 외화 자금줄을 쥐고 있던 핵심 대북 제재도 포함됐다.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해산물과 섬유에 대한 금수 조치를 해제하고, 해외에서 근로하는 북한 노동자를 오는 22일까지 모두 송환하도록 한 조항을 폐지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프로젝트’를 제재 대상에서 빼는 내용도 담겼다. ‘6자회담의 부활’은 미국이 북미 협상에 실패할 경우 다자협의기구로 나가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중국은 2003년부터 시작됐던 기존의 6자회담에서 의장국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한 바 있다. 다만 6자회담은 한미일 대 북중러의 안보 대결 구도와 공방만 거듭하는 비효율성으로 이미 실패했다는 게 중론이다. 해당 초안은 17일부터 안보리 내부에서 논의될 전망이지만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반대로 채택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럼에도 이런 초안을 제출한 배경을 두고 중러가 대북 공조에서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중러가 표면적으로 대북 결의안에 따라 오는 22일까지 북한 근로자를 송환하겠지만, 비공식적으로 불법 체류자를 용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 북중 수교 70주년에 따른 중국의 대북 선물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북한이 추가 미사일 도발을 한다면 중러가 미국의 대북 압박 강화 행보에 다시 끌려 들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자신들의 영향력 축소를 우려한 조치로도 읽힌다. 이날 초안에 대해 미 국무부 관계자는 “지금은 유엔 안보리가 시기상조인 제재 완화를 고려할 때가 아니다. 북한은 도발 수위를 높이며 위협하고 비핵화 논의를 위한 만남을 거부하고 있으며 금지된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들을 계속해서 유지하며 향상시키고 있다”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류지영 기자superryu@seoul.co.kr
  • 침묵한 北… ‘새로운 길’ 선포 서두를 듯

    침묵한 北… ‘새로운 길’ 선포 서두를 듯

    美 새로운 셈법 없다 판단해 ‘명백한 거부’ 金 신년사로 ‘자위적 국방력 강화’ 무게 북미 비핵화 협상을 이끌어 온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겸 부장관 지명자가 방한 중 ‘판문점 회동’을 제안한 데 대해 북한은 17일에도 응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북한이 연내 비핵화 협상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선택하겠다고 공언한 ‘새로운 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비건 대표는 일본행 비행기에 오른 이날 오후까지 어떤 답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에게 회동을 공개 제안했지만, 북한은 이를 ‘무시’하는 듯한 모양새다.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8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했지만, 대외 메시지는 없었다. 다만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한이 응답을 언제든지 할 수 있다. 아직 하루밖에 안 지났다”며 가능성을 열어 뒀다. 그럼에도 북한의 침묵은 회동 제안에 대한 거부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공표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가 선행되지 않으면 비핵화를 논의할 수 없다고 했는데, 방한 기간 비건 대표의 메시지에는 ‘새로운 셈법’이 포함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김정일 위원장 8주기를 앞두고 북측이 공격적인 대외 메시지를 자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비건 대표의 제안에 생존권과 발전권에 대한 셈법 전환의 징후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연말 시한 전 북미가 협상장으로 복귀할 사실상 마지막 계기로 여겨졌던 비건 대표의 방한이 소득 없이 끝나면서 북한은 ‘새로운 길’ 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달 하순 예정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와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선 비핵화 협상 중단 선언과 함께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강조하는 새 노선이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측이 지난 3일 담화에서 언급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는 크리스마스 선물’과 관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재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곧바로 ‘레드라인’(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기보다는 인공위성을 탑재한 우주발사체를 발사하는 등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곧장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아산硏 “내년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보다는 관리에 그칠 것”

    아산硏 “내년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보다는 관리에 그칠 것”

    北, 한국엔 해안포 발사·미국엔 ICBM 발사로 고강도 도발할 가능성북한 핵보유 인정하며 비핵화 협상이 핵 군축 협상으로 진행될 수도아산정책연구원이 17일 내년에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미중 갈등 등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보다는 관리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차두현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교수는 이날 아산정책연구원이 주최한 ‘2020 아산 국제정세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주요국 간 전략경쟁 자체가 이들의 공조나 연대에 의한 조치의 실현을 어렵게 한다”면서 “이러한 추세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서 특히 심각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차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 포섭에 대한 미련을 버리려 하지 않을 것이지만 동시에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유용한 압력 수단인 제재 카드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빅딜’과 같은 대타결보다는 서로가 ‘새로운 길’이나 군사조치 같은 극단적 길을 피하면서 갈등을 관리하는 수준에서 비핵화 협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차 교수는 “중국도 급속한 북미 관계 개선은 한반도에서 신뢰할 만한 오랜 완충지대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중국이 비핵화를 위한 과도한 대북 압력을 행사하지 않는 동시에 북미 간의 급격한 관계 개선에도 일정한 제동을 하는 행태를 유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대화는 지속하지만 누구도 선뜻 중대한 기여를 하지 않으려 하는 주요국들의 행보로 2020년에도 한반도 비핵화의 의미 있는 진전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현 단계에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북미 협상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 핵을 보유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센터장은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지 못하면 북한은 무력시위를 통해 한국을 지치게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 내에서 ‘북한하고 잘 지내자’, ‘비핵화 문제를 천천히 풀자’며 사실상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케 하는 여론을 형성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이 양보하지 않으면 북한은 강도 높은 도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결과 남북 교류협력이 제한되고 주변국 상황은 현상 유지되거나 제한적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했다. 신 센터장은 북한의 무력시위와 관련, 미국과 한국을 향해 동시에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해선 해안포 발사 등 2010년 연평도 포격과 같은 도발, 미국에 대해선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와 같은 도발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센터장은 북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설정한 연말까지 협상의 진전이 없으면 선포할 것으로 예상하는 ‘새로운 길’과 관련 “‘새로운 길’의 실제 모습은 지난 6개월간 북한이 갔던 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핵을 보유하고 경제는 자력갱생을 통해 유지하며 김정은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게 새로운 길이며, 이를 어떻게 포장할 지가 새로운 길의 요체”라고 했다. 그는 “오늘 노동신문에 기존 구호인 ‘자력갱생’보다 한 차원 높은 비전인 ‘자력번영’이 제시됐다”며 “이와 함께 군사적 측면에서 ‘자력평화’를 내세워 두 키워드로 ‘새로운 길’을 포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차두현 교수는 북한이 당장 ICBM을 쏘지 않더라도 굉장히 많은 대안이 있다면서 “한반도 전역을 커버하며 일본 근해까지 나아갈 수 있는 사거리 300∼400km 방사포를 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영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2020년 비핵화 협상 어둡게 전망했다. 그는 “2019년에 비핵화 협상은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며 “북한은 국제사회에 자신이 30년 넘게 핵전략을 진행하고 있다고 각인시킨 반면, 국제사회는 북한이 진전된 핵 기술을 갖고 있다고 자각하면서 북핵에 대한 평가를 상향 수정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인정되면서 국제사회가 핵 문제에 몰입하고 있을 때 북한은 다양한 종류의 전략 무기를 개발한다든가 군사적 옵션 외에 정치·경제·사회 불안을 조장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옵션을 전력화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도발을 할 것이라는 예측 하에 군사 도발보다는 정보전, 사이버전을 감행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박 위원은 “국제사회에서는 북핵 문제를 봉합하는 수준 정도로 노력하자는 기류가 형성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이고 더 이상 핵을 확장하는 것을 막아보자고 하면서 비핵화 협상이 핵 군축 협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의 대북 정책과 관련,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미국의 대북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북한의 도발 수위에 따라 미국의 대응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은 “2018년에 추가 대북 제재 법안이 미 의회에 준비됐는데 금융기관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 의무화와 북한 관련 모든 사업과 거래를 중지하는 내용”이라며 “이 두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반도 정세와 북중 관계에 대해서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지난해 북중 정상 간 상호 방문을 통해 관계가 정상궤도에 진입했다”면서도 “내년에는 비핵화 문제와 대외 관계의 변화가 북중 관계에 지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박 위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심각한 도발을 한다면 중국은 선택의 딜레마에 직면한다”며 “책임 있는 국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 제재에 발을 담가야 하는가, 아니면 어렵게 회복한 북중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가라는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중 대립 구도가 심화되고 있으나 내년 전환점을 맞이해 미중 관계가 회복된다면 중국에게 북중 관계는 대미 관계의 하위 변수가 된다”며 “아울러 내년에 북미 관계에 새로운 전환의 계기가 마련된다면 북한에게는 북미 관계가 최고의 목표가 되고 중국은 관리 대상에 불과해질 것이기에 북중 관계를 발전시킬 필요성이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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