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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파업, 주말·휴일 열차 운행 급감

    철도파업, 주말·휴일 열차 운행 급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11일 오전 9시부터 14일 오전 9시까지 72시간 한시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주말과 휴일 열차 운행이 줄면서 이용객 불편이 우려된다. 철도 파업은 74일간 최장 파업을 기록한 2016년 ‘9·27 파업’ 이후 3년만이다.코레일은 파업에 따라 KTX 운행이 11일 평시(319편)대비 74.3%(237편)만 운행한다고 밝혔다. 12일에는 67.9%, 휴일인 13일에는 68.2%로 더 낮아진다. 주말과 휴일에 열차 운행편수가 늘어나지만 근로시간 단축 등 여건 변화로 기관사 투입 등에 어려움이 있어 운행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다만 SRT가 정상 운행되면서 고속철도 운행률은 81.1%를 유지할 계획이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평시 대비 60%만 운행된다. 전동열차 운행률은 파업기간 88.1%로 낮아진다. 다만 주말과 휴일에는 주중대비 300편 이상 감축 운행돼 혼란은 크게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노조가 파업을 끝내는 14일은 출근시간부터 정상 운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필수유지업무가 아닌 화물열차는 32.1%로 운행률이 급감한다. 대체인력을 투입해 수출입과 산업 필수품 등 긴급 화물 중심으로 운행키로 했다. 파업에 따른 코레일의 운용 인력은 필수유지인력 9616명과 대체인력 4638명 등 1만 4254명으로 평시(2만 3041명)대비 61.9%에 불과하다. 한편 코레일은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앱인 코레일톡으로 통해 열차 이용을 안내하고 예매고객에게는 문자메시지로 통보하고 있다. 또 승차권 환불 및 변경 수수료를 면제하고 열차 운행된 열차는 전액 환불키로 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손병석 코레일 사장 “철도파업, 열차 운행 일부 줄여…대화 이어나가겠다”

    손병석 코레일 사장 “철도파업, 열차 운행 일부 줄여…대화 이어나가겠다”

    손병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은 11일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해 “국방부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등 가용인력을 모두 동원해 종합비상수송대책을 세웠지만 부득이 열차 운행을 일부 줄이게 됐다”고 밝혔다. 손 사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코레일 서울사옥에서 “철도공사 노사는 열여섯 차례에 걸쳐 본교섭과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임금인상과 근무조건 개선 등 주요 쟁점에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11일 오전 9시부터 14일 오전 9시까지 3일간 한시 파업을 벌인다. 손 사장은 “3일간의 한시 파업이지만 파업에 돌입한 이 시간 이후에도 노동조합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겠다. 빠른 시간 내 파업이 종결되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코레일에 따르면 평시대비 KTX는 72.4%, 수도권전철은 88.1%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각각 61.8%, 66.7% 운행 중이다. 다만 수도권 전철은 출근 시간의 경우 열차 운행을 집중 편성해 100%로 유지했다. 화물열차는 32%대를 운행하되 수출입 물량 및 긴급 화물 위주로 수송하기로 했다. 철도노조는 총 인건비 정상화, 2020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4조2교대 근무를 위한 안전인력 충원,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 등을 주장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4%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4조2교대 전환에 따라 필요한 추가인력은 4654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반면 코레일은 정부의 공공기관 가이드라인에 따라 1.8%의 임금 인상을 제시했다. 인력 충원에 대해서는 직무진단 결과를 토대로 적정인력을 검토한 후 정부에 증원을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철도노조 오늘부터 파업… KTX 30% 감축

    철도노조 오늘부터 파업… KTX 30% 감축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임금 교섭 결렬에 따라 11∼14일 경고파업에 돌입한다. 74일간 최장 파업을 기록한 2016년 ‘9·27 파업’ 이후 경강선 등 신규 노선 개통과 근로시간 단축 등 여건 변화로 열차 운행률은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다만 파업이 주말과 휴일에 진행돼 최악의 ‘교통대란’은 피할 수 있게 됐다. 10일 국토교통부와 코레일 등에 따르면 노조 파업 시 동원 가능한 대체인력을 출퇴근 광역전철과 KTX에 우선 투입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일반열차는 필수유지 수준에서, 필수유지업무가 아닌 화물열차는 수출입과 산업 필수품 등 긴급 화물 위주로 운행키로 했다. 필수유지 운행률은 고속철도 56.9%, 광역전철 63.0%, 새마을호 59.5%, 무궁화호 63.0% 등이다. 광역전철 운행률은 평시 대비 88.1%로 낮아지지만 월요일인 14일 출근시간은 정상 운행할 계획이다. KTX 운행률은 72.4%로 낮아지나 파업을 하지 않는 SRT를 포함하면 평시 대비 81.1% 수준이다. 새마을·무궁화호는 필수유지운행률(60%)을 유지하지만, 화물열차는 평시 대비 36.8%만 운행한다. 국토부는 “운행 중지 열차 정보 등을 홈페이지와 모바일앱을 통해 공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임금 정상화와 내년 1월 1일 ‘4조 2교대’ 전면 시행 및 안전인력 확보, 비정규직의 정규직, SR과 연내 통합 등 4대 요구안을 내놓고 있다. 철도노조는 경고파업 이후에도 협상이 진전이 없으면 11월 자회사 노조와 연계해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고속철도 승무원 등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 및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는 자회사의 절박함과 SR 통합 문제가 대두되면 상황이 더욱 복잡해지면서 자칫 ‘철도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냉난방시설 없고 환기 안 되고 … 열악한 서울대 직원 휴게실

    냉난방시설 없고 환기 안 되고 … 열악한 서울대 직원 휴게실

    서울대 청소노동자 휴게실 등 직원 휴게실 중 일부가 지하에 있거나 냉난방 시설이 없고 환기가 되지 않는 등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찬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여영국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대의 학내 휴게실 146개에 대한 점검 결과 23곳은 지하에 위치해 있었고 18곳은 적정온도를 유지하지 않고 있었다. 23곳은 냉방 시설, 10곳은 난방 시설이 설치되지 않았으며 환기설비가 없는 곳도 26곳이었다. 14곳은 소음이 심해 휴식이 방해될 정도였으며 27곳은 화재 발생에 대비해 내화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았다. 야간 작업자를 위한 침대와 침구류 등을 비치하지 않은 곳도 56곳에 달했다. 또 고용노동부 점검 결과 농업생명과학대 200동 지하 1층과 수의과 81동 여성휴게실, 글로벌사회공헌단 여성휴게실은 지하주차장 또는 인근에 설치돼 매연에 취약하고 환기가 되지 않았다. 법학전문대학원 84동 1층 여성휴게실, 약대 29동, 미대 50동은 휴게실이 계단 옆 공간에 있어 협소하고 위생 상태도 열악했다. 서울대에서는 지난 8월 한 청소노동자가 냉방 시설이 없는 계단 옆 휴게실에서 휴식 중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휴게실 시설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서울대는 지하에 있는 휴게실 20곳에 대해 대체공간을 확보하는 등 조치하고 냉난방 시설과 환기설비를 마련하는 등 이달 중 가능한 조치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지속적인 점검을 통해 휴게실 환경을 개선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매년 유망 공유기업 발굴·사업화… 투자 유치까지 원스톱으로 지원”

    “매년 유망 공유기업 발굴·사업화… 투자 유치까지 원스톱으로 지원”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공유경제는 개인 유휴 자산을 타인이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협력적 경제 활동입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발전하는 경제영역입니다.” 김기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은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유경제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4차 산업혁명과 기술기반 혁신성장의 선제적 역할을 담당하는 경기도가 모든 면에서 공유경제를 꽃피우기에 가장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원장은 “개인 자산의 경제 활용도를 높이고, 나아가 자원낭비를 최소화하는 환경적 가치 실현과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통해 주민 편익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공유경제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공유경제 공공플랫폼 역할을 하는 진흥원은 매년 15~20개의 유망 공유기업을 발굴해 사업화부터 투자유치까지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비즈니스모델 수립, 기술 보육 공간 제공, 아이템 개발 컨설팅, 교육, 지식재산권 관리 등 전 과정을 돕는다. 도내 공유기업 가운데 승차공유 중개 플랫폼인 ‘반반택시’를 운영 중인 ㈜코나투스의 경우 진흥원의 지원 속에 벤처투자자금으로 12억원을 유치하기도 했다. 국내 모빌리티 분야 최초로 정보통신기술 규제샌드박스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공유기업을 목표로 성장하고 있다. 진흥원은 또 공유경제 지식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경기도와 손잡고 ‘공유경제 국제포럼’을 3회째 개최하고 있다. 김 원장은 공유 모빌리티 활성화 정책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다양한 공유 모빌리티가 나타나면서 기존 교통시스템을 일정 부분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다. 김 원장은 이에 따라 진흥원이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의 고질적인 출퇴근 교통 혼잡과 주차 문제 해소를 위해 산업단지에 공유자전거, 퀵보드 등의 스마트 모빌리티를 도입하는 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경기 북부, 농촌 등의 대중교통 불편 지역 주민들과 교통약자를 대상으로 공유경제 모빌리티 도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향후 구매나 리스 방식을 통해 활용하는 공용차량을 도민이 사용할 수 있는 공유자동차로 대체하는 계획도 추진한다. 김 원장은 최근 부각하고 있는 ‘타다’ 등 공유 모빌리티와 관련한 사회적 갈등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사업자의 경제적 기회 박탈, 노동자의 일자리 위협 등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신기술을 활용하는 혁신 과정에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이슈”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같은 갈등을 어떻게 잘 풀어낼 수 있는지는 그 사회의 합의에 달려 있는 만큼 발전 방향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모빌리티 업계도 국민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우리 사회의 기술 수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속보] 서울역 출발 기차 1시간씩 지연…“준법투쟁 영향”

    [속보] 서울역 출발 기차 1시간씩 지연…“준법투쟁 영향”

    철도노조가 준법투쟁에 돌입하면서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들의 출발이 1시간 정도 늦어지고 있다. 7일 코레일에 따르면 서울역을 출발하는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등 일반 열차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정상 출발 시각보다 1시간 정도 지연돼 출발하고 있다. KTX 출발도 20분가량 늦어지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은 이날 오전부터 기차를 출고시킬 때 정비 등 필요한 작업 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는 방식으로 준법투쟁을 벌이고 있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준법투쟁으로 수색역에서 서울역을 향해 출발하는 기차의 지연 출발이 계속되면서 지금은 1시간 정도 출발이 늦춰지고 있다”면서 “준법투쟁을 하는 동안은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철도노조는 노사간 임금교섭 결렬로 오는 11일 오전 9시부터 14일 오전 9시까지 72시간 파업을 예고했다. 국토교통부는 출퇴근 광역전철과 KTX에 철도공사 직원, 군 인력 등 동원 가능한 대체인력을 투입해 열차운행횟수를 최대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24시간 편리한 온라인 쇼핑·배달… 경제·사회 구조를 바꾸다

    24시간 편리한 온라인 쇼핑·배달… 경제·사회 구조를 바꾸다

    저물가에 내수 부진으로 디플레이션(경기가 침체하면서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한편으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온라인쇼핑 활성화로 쇼핑패턴과 산업구조가 변하는 ‘아마존 효과’가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쏠림이 심한 편인 우리 사회에서 아마존 효과는 유통업체를 넘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영향과 필요한 대책 등을 짚어 봤다.●소비자물가 끌어내리는 온라인쇼핑 저지방우유 1ℓ가 이마트 자사브랜드(PB)인 노브랜드 제품은 1880원이지만 같은 용량의 서울우유를 킴스클럽 강남점에서 사면 2690원이다. 둘 다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살 수 있다. 맛에 큰 차이를 느끼지 않는다면 PB 제품을 산다. 가격 차이가 810원이다. CJ햇반(210g)을 온라인으로 12개 한 박스 사면 하나당 915원이다. 온라인 주문하면 배달해 주니 무게감은 문제가 안 된다. 지방 소도시 동네 슈퍼에서 어쩌다 한 개를 사면 1200원이 넘는다. 온라인쇼핑으로 최저가 비교가 쉬워진 데다 급하지 않은 물건이라면 온라인으로 사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밤중에 대신 쇼핑을 해서 배달해 주는 새벽배송도 있다. 이동이나 운반의 필요성이 없는 편리함, 간편결제시스템의 활성화 등까지 더해져 온라인쇼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그 결과 올 상반기에 개인이 신용카드로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에서 결제한 비용은 하루 평균 2464억원으로 종합소매(2203억원)를 처음 웃돌았다. 특히 해외직구 금액은 올 상반기 15억 8000만 달러(약 1조 9000억원)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0% 늘었다. 같은 기간의 전체 수입액은 4% 줄어든 것과 다른 양상이다. 온라인쇼핑 확산은 소비자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온라인거래 확대의 파급효과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거래 확대로 2014∼2017년 연평균 0.2% 포인트 내외의 근원인플레이션 하방 압력이 발생했다. 온라인상품 판매 비중이 1% 포인트 오르면 그해 상품물가 상승률이 0.08∼0.1% 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직구는 거대한 소비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 국내외 가격경쟁을 유발함으로써 장기간에 걸쳐 최대 2% 포인트 영향을 미칠 거라는 분석도 있다(한은 경제연구원 ‘해외직구에 따른 대응구조 변화와 인플레이션 효과’). 정부와 한은이 지난 8월 0.0%, 지난 9월 -0.4%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는 이유 중 하나다.●경기침체와 맞물려 늘어나는 상가 공실률 온라인쇼핑 활성화는 매장의 존재와 형태에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제품의 체험이나 비교가 가능한 큰 매장, 집 근처에 있어 당장 필요한 수요를 충족해 줄 수 있는 편의점, 특정 분야 제품만 집중해 파는 편집숍 등은 늘어나지만 과거에 종종 보던 골목가게, 전통시장 등 소규모 소매점은 활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다. 이강배 동아대 경영정보학과 교수가 한은 경제연구원 계간지에 기고한 ‘온라인거래의 증가가 지역 소매상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온라인거래액이 100억원 늘면 소매업체는 8.2개 줄어든다. 반면 음식점은 온라인거래액이 100억원 늘면 9.5개 늘어난다. 배달앱의 발달로 조리 공간만으로 음식점을 차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부터 가능해진 공유주방으로 음식점 창업은 더 활발해질 수 있다. 이는 외국도 마찬가지다. 스위스 투자은행(IB) UBS는 지난 4월 미국 전체 소매판매에서 온라인 매출 비중이 현재 16%에서 2026년 25%로 높아진다면 음식점을 제외한 소매상점 7만 5000개가 폐업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온라인 비중이 1% 포인트 높아질 때마다 재래식 상점이 8000~8500개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의류, 전자제품, 가정용품, 식료품 등이 주요 타격을 입는 업종으로 지목됐다. 미국도 올 2월 온라인쇼핑이 일반 상품가게 매출액을 앞질렀다. 온라인쇼핑이 소매점을 대체하면서 경제침체와 맞물려 상가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1.3%, 2분기는 11.5%다. 소규모 매장 공실률도 같은 기간 5.3%에서 5.5%로 올랐다. 공실률 조사는 2002년부터 시작돼 2010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9년 등 표본을 꾸준히 늘리고 조사주기를 줄여 왔기 때문에 시계열적으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11% 수준으로 가장 높았던 시기는 금융위기 전후였던 2007~2009년이다. 상가 공실률은 높아졌지만 배달 일자리는 늘어난다. 대형마트처럼 회사에 고용되거나 1인 자영업자거나 배달계약을 맺은 업체의 하청 노동자, 쿠팡플렉스·배민커넥트 등 해당 플랫폼에 등록하고 일하는 플랫폼경제종사자 등 종사상 지위가 다양하다. 산업별로는 운수 및 창고업에 해당하는데 올 들어 운수 및 창고업 취업자는 꾸준히 증가세다. 반면 도소매업 취업자는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선진국들은 새로운 형태인 플랫폼경제종사자를 정의하고 그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들이 표준적 고용 관계가 아니라 위탁·수탁계약 또는 계약 없이 단속적으로 일하면서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배달은 물론 대리운전, 청소 등 플랫폼경제종사자를 표본조사해 올 2월 발표한 ‘플랫폼경제종사자 규모 추정’에 따르면 국내 취업자의 1.7~2.0%가 플랫폼경제에 종사한다. 이를 전체 취업자 수에 대비하면 47만~54만명 수준이다. 특히 플랫폼경제종사자의 46.3%가 부업으로 관련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비(非)플랫폼경제종사자의 경우 부업이라는 응답이 6.4%였다. 성별로는 남성(66.7%)이 여성(33.3%)보다 많았다.●온라인배달이 낳은 고용·지역 차별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1조 2535억원으로 지난해 8월보다 21.4% 늘었고, 이 중 음식서비스가 83.9% 증가했다. 음식배달 등 관련 일자리가 늘어나겠지만 종사자에 대한 보호장치는 미흡하다. 김준영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장은 “플랫폼경제종사자는 고용 안정성이 낮고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는 등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직장인이 부업으로 일하다 사고가 날 경우 이를 보험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보험사와의 분쟁도 발생할 여지가 크다. 온라인 주문과 배달이 쉬운 소비자는 그렇지 못한 소비자보다 디지털 기술 습득이나 소득 등에서 우위에 있다. 새벽배송이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만 가능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결국 소득이 적은 사람들이 생활필수품을 살 때 상대적 부자보다 더 많은 돈을 내는 구조다. 온라인으로 그런 가격이 가능하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유통구조 혁신 등을 통해 가격을 일정 부분 내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온라인쇼핑에 밀리면서 적자구조로 돌아서는 대형마트, 더욱 어려워지는 전통시장 등을 살펴 유통업체의 규제 전반에 대해 검토해 봐야 한다. 박재근 대한상의 산업조사본부장은 “과거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서로 경쟁자였지만 지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쟁구도로 바뀌었다”며 “전통시장에 대해 유통산업의 범주가 아니라 관광, 지역개발 차원의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ark3@seoul.co.kr
  • [오늘의 눈] 온통 ‘조국 국감’ 유감/오경진 정책뉴스부 기자

    [오늘의 눈] 온통 ‘조국 국감’ 유감/오경진 정책뉴스부 기자

    올해도 국정감사의 계절이 어김없이 돌아왔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개천절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열린 국감은 여지없이 ‘조국 국감’이었다. 상임위원회를 막론하고 조국 법무부 장관으로 시작한 질의는 조국으로 끝났다.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의혹이 쟁점인 정무위원회, 조 장관 자녀의 대입 특혜 의혹과 관련된 교육위원회는 물론이고 행정안전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로도 이어졌다. 조국 사태가 국정 전반을 집어삼켰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조 장관의 의혹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무의미하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니다. 마땅히 확인할 부분은 확인해야 한다. 대의 기관으로서 마땅한 책무이고 이에 시비를 걸 생각은 없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조 장관을 중심에 두고 여야가 정쟁을 벌이는 가운데 자칫 정부 정책에 대한 송곳 같은 지적이 실종되는 사태다. 그것은 국감 본래의 기능을 잃어버리는 것이기도 하다. 불길한 조짐은 이미 시작됐다. 조국 사태와 뚜렷하게 관련이 없어 보이는 곳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를테면 4일 열리는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감을 앞둔 보좌관들 사이에서다. 크게 터뜨릴 한 방이 없는 일부 보좌관들이 조 장관과 관련된 이슈를 억지로 찾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워낙 의혹이 전방위로 퍼져 있는 만큼 마음먹고 이 잡듯이 뒤지면 나올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것이 바람직한 국감의 모습일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얼마 전 식사 자리에서 만난 한 고위 공무원은 “조 장관 관련해 문제 삼을 게 없는 우리 부처는 이번에 큰 관심 받지 않고 조용히 넘어갈 것 같다. 아주 잘된 일이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국감을 흔히 추수에 비유한다. 정부가 올해 벌인 농사가 잘됐는지, 혹시 그러지 않았다면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꼼꼼히 되짚는 자리다. 국회의원과 그 보좌관들에게는 그들이 정부를 견제할 능력이 있음을 국민에게 입증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제대로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맹탕 국감’이라는 말이 나온다. 사립유치원 비리를 적발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을 터뜨려 최근 감사원의 감사까지 이끌어 낸 자유한국당 유민봉 의원 등은 지난해 국감을 빛낸 스타였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번 국감은 20대 국회의 마지막 국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집권 3년차 말뿐인 국정과제에 대한 따끔한 호통과 줄줄 새는 예산, 도대체 근절될 기미가 없는 공무원들의 비위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들을 기대해 본다. oh3@seoul.co.kr
  • 서울대 학생식당에 4일부터 ‘밥 냄새’

    서울대 학생 식당이 다시 문을 연다. 노동 환경 및 처우 개선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 노조원들은 지난달 30일 자정을 기해 파업을 철회하고 2일부터 다시 출근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대 교내 식당 5곳과 카페 5곳은 청소, 식자재 준비 작업을 거쳐 오는 4일부터 정상 운영된다. 지난달 19일 부분적으로 파업을 시작한 뒤 보름 만에 정상화되는 셈이다. 서울대 내 식당과 카페를 운영하는 생활협동조합 노사가 합의한 주요 내용은 ▲전 매장 휴게 시간 1시간 보장 ▲휴게·샤워시설 개선 ▲기본급 3% 인상 ▲1호봉 기본급을 최저임금 이상으로 인상하는 등 호봉체계 개선 ▲명절휴가비 신설 등이다. 서울대 학생들은 학내 식당과 카페 등이 문닫은 사이 라면과 빵, 삼각김밥 등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해왔다. 생존을 위해 나섰던 파업이지만 노조원들은 “마음 한쪽에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식당 조리원으로 일하는 박승미(51·여)씨도 “지나가면서 응원해준 학생들 덕분에 힘내서 파업했다”면서 “돌아가면 맛있는 밥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5월부터 이어진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달 19일 파업에 돌입했다. 당초 하루만 파업하려고 했지만 생협 사용자 측이 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고, 계약직 노동자들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하자 같은 달 23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창수 부지부장은 “파업은 끝냈지만 노동 환경 개선 등 사용자 측이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고 한 약속들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잇단 문제 제기로 서울대 내 노동 환경은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일부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행정관 앞에서는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서울대 기계전기분회 임민형 분회장이 “용역업체 소속으로 일하다가 지난해 3월부터 학교가 직접고용 형태로 전환해줬지만 임금과 노동 조건은 예전보다 못하다”며 8일째 단식 천막 농성 중이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북한 인구 감소 훨씬 심각할 수도, 통일 돼도 달라지지 않을 것

    북한 인구 감소 훨씬 심각할 수도, 통일 돼도 달라지지 않을 것

    북한의 인구 문제가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따르면 북한 인구는 대략 2500만명으로 남한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10년 동안 한 번도 인구 센서스를 실시하지 않아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 정점을 찍은 뒤 계속 감소했다고 보면 북한 인구는 그보다 훨씬 아래 수준일 것이라고 미국의 정치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가 1일 보도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인구문제 전문가 니콜라스 에버슈타트는 북한의 첫 인구 센서스는 1994년 실시됐는데 대략 당시 2100만명으로 추정됐다며 “군에 징병되는 남성들의 숫자를 감추기 위해 같은 징병 연령대의 여성들을 일부러 한 뭉텅이로 빼버렸다”는 지적이 뒤따랐다고 전했다. 북한에서의 마지막 센서스는 2008년 시행됐는데 2400만명으로 집계됐다. 에버슈타트에 따르면 당시 이 숫자도 굶어 죽은 이들이 많은 것을 은폐하기 위해 100만명 정도를 얹어 계산했다는 의심이 제기됐다. 2002년 북한인의 39%가 만성 영양실조 탓에 평균 키에 모자란다는 연구 결과가 그런 의심을 부채질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센서스 실행 계획을 세웠으나 대북 제재 노력에 저촉될까봐 남한 당국이 자금 지원을 끊어버리자 결국 철회했다고 에버슈타트는 전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북한 인구 성장은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에 정점을 찍은 뒤 출생률은 현재 1.9%에다 대체율 2.1% 미만이어서 합쳐 3%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남한의 출생률이 지난해 0.98%까지 떨어진 것이 북한에서도 비슷한 양상일 것이라고 에버슈타트는 내다봤다. 그는 일례로 북한이 관련 통계에 상대적으로 더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던 1994년의 남북한 인구 데이터를 비교했을 때 사망률과 출생률 트렌드가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며 지금도 그럴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북한의 출생률이 대체율 밑으로 들어간다고 해서 내가 충격을 받는다면 남한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고 급진적이라고 놀랄 이유는 없다.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니까, 그런다고 내가 놀라 자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말하자면 그렇다”고 말했다. 북한 가정에서도 교육과 양육 등에 많은 부담이 우려돼 자녀를 둘 이상 갖는 일을 주저하고 있고 정부가 앞다퉈 떨어지는 출산율을 다시 오르게 하기 위해 온갖 묘안을 짜내고 있는 것을 봐도 인구 감소가 심각한 것이 틀림 없다. 인구학자들은 북한 인구가 2044년부터 줄어들어 남한보다 20년 정도 뒤늦게 인구 감소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일본과 같은 이웃 나라와 달리 북한은 줄어드는 노동력을 대체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끌어들일 유인 요인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자녀 양육을 지원할 재정적 도움도 부족하다. 1960년대 북한에 송환된 재일교포 근로자 ‘자이니치‘ 9만명 정도가 경험한 가혹한 일들에 대한 얘기도 어느 다른 나라의 이민 희망자들도 불러들일지 못하게 만든다. 심지어 남북 정권이 표방하는 통일이 이뤄진다고 해도 두 나라의 인구 감소 경향을 반전시킬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한미경제연구소(KEIA) 선임 국장이며 펠로우인 트로이 스탠가론에 따르면 옛 동독의 통일 이후 출생률은 급격히 감소해 0.8%까지 떨어졌다. 심지어 동독 지역의 출생률이 회복되고 일부 지역은 1.6%로 올랐어도 일부 지역은 여전히 대체율을 밑돌았다. 최근 CIA 데이터에 따르면 북한은 출생률로는 세계 127번째 나라이며 인구 증가율은 0~0.5% 사이로 집계됐다. 북한의 기대 수명은 남한보다 20년 가까이 짧다. 더욱이 인구의 40% 만큼은 영양 실조 상태로 파악된다. 북한은 남한보다 더 강한 인구 성장세로 정치적 지렛대를 삼아왔는데 이제는 그런 이점들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인구 감소와 맞물려 취약한 경제는 김씨 왕조로서도 안심하기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더욱이 인구의 30% 정도는 현역이든 예비역이든 병사 역할도 겸해야 한다. 이렇다면 현역 병사는 120만명, 예비역 병력은 600만명이 된다. 북한 정권이 숨기면 숨길수록 모든 방향의 분석은 일치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결론을 내린 이 잡지는 고립으로 ‘은둔의 왕국’을 당장은 보호할 수 있지만 인구학적 운명을 피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서울대생들 다시 따뜻한 밥 먹는다…학내 식당 노사 극적 합의

    서울대생들 다시 따뜻한 밥 먹는다…학내 식당 노사 극적 합의

    서울대 생협 노사, 휴게시간·시설·임금 등 처우 개선 합의2일 업무 복귀하면 4일 식당·카페 정상 운영될 전망식당 노동자, “맛있는 밥으로 불편 겪은 학생들에 보답”한동안 구내 식당이 문닫아 어려움을 겪었던 서울대 학생들이 다시 따뜻한 밥을 먹게 됐다. 식당과 카페 운영을 맡은 생활협동조합 노조와 사용자 측이 다퉈왔던 쟁점 사안을 두고 합의했기 때문이다. 1일 민주노총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 노조원들은 지난 30일 자정을 기해 파업을 철회하고 2일부터 다시 출근을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파업 기간인 지난 23일부터 문을 닫았던 서울대 교내 식당 5곳나 카페 5곳은 청소, 식자재 준비 작업을 거쳐 4일부터 정상 운영된다. 생협 노사가 합의한 주요 내용은 ▲전매장 휴게시간 1시간 보장 ▲휴게·샤워시설 개선 ▲기본급 3% 인상 ▲1호봉 기본급을 최저임금 이상으로 인상하는 등 호봉체계 개선 ▲명절휴가비 신설 등이다. 서울대 학생들은 학내 식당과 카페 등이 문닫은 사이 라면과 빵, 삼각김밥 등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해왔다. 생존을 위해 나섰던 파업이지만 노조원들은 “마음 한켠에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학생식당에서 조리원으로 일하는 박승미(51·여)씨도 “지나가면서 응원해준 학생들 덕분에 힘내서 파업했다”면서 “돌아가면 맛있는 밥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5월부터 이어진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달 19일 파업에 돌입했다. 당초 하루만 파업하려고 했지만 생협 사용자가 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고, 계약직 노동자들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하자 지난달 23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창수 대학노조 서울대지부 부지부장은 “파업은 끝냈지만 노동 환경 개선 등 사용자 측이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고 한 약속들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달라는 노동자들의 잇단 농성으로 서울대 안 노동 환경은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일부 노동자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행정관 앞에서는 기계 전기 노동자가 “용역업체 소속으로 일하다가 지난해 3월부터 학교가 직접고용 형태로 전환해줬지만 임금과 노동 조건은 예전보다 못하다”면서 8일째 단식 천막 농성 중이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서울대 기계전기분회 임민형 분회장이 단식을 이어가고 있고 다른 조합원들이 하루씩 동참하고 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문소영 칼럼] 도덕적 우위 없이 사회개혁 어렵다

    [문소영 칼럼] 도덕적 우위 없이 사회개혁 어렵다

    ‘조국 대전’이 블랙홀이 되고 있다. 사람들은 지치지도 않고 조국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 문제로 열을 올린다. 한쪽에서는 익명의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실명을 공개한 교수들이 시국선언에 참여한다. 서울 광화문에서는 ‘조국 퇴진’ 집회가 거의 매일 열리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는 오는 토요일에 7회째 ‘윤석열 사퇴’ 집회가 열린다. 2016년 겨울, 촛불정국에서 ‘동지’였던 사람들끼리도 이제 격렬히 총질한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정의당에 당원 사퇴서를 내자, 소설가 공지영은 “좋은 머리도 아닌지 박사 학위도 못 땄다”고 저격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의 PC 반출을 “증거보존”이라며 ‘어용 지식인’의 면모를 뽐냈다. 증거인멸 우려가 합리적인 의심이라 법원에서 자꾸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주건만 대체 무슨 망언이란 말인가. ‘사노맹 출신의 강남 좌파’로 알려진 조 장관의 가족이 ‘그들만의 리그’ 소속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난 탓에, 386세대는 파렴치한으로 전락했다. 비극이다. 그런 상황을 만든 그가 지난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을 “사회주의자”라고 주장했을 때 공감하기 어려웠다. 영국 극작가 버나드 쇼는 “합리적인 사람은 자신을 세상에 맞추지만, 비합리적인 사람은 세상을 자신에게 맞추려고 애쓴다. 따라서 진보는 전적으로 비합리적인 사람에게 달려 있다”고 했다. 조 장관은 자신을 사회주의자로, ‘비합리적인 사람’으로 진단한 모양이지만, 버나드 쇼의 기준에 따르면 그는 그 누구보다도 ‘합리적’이었던 터라 시민은 분노하고, 씁쓸해했다. 특권과 반칙 없는, 상식 있는 사회를 만들려고 ‘아버지 찬스’를 자식에게 쓰지 않은 사람들은 주변에 적지 않다. 386의 윗세대지만, 미국 스탠퍼드대 MBA에 진학하겠다며 ‘아버지 추천서’를 써 달라는 아들의 요청을 재직 중에 거절한 전 한국은행 총재는 그 이후에 아들과 불화하며 살고 있다. 84학번인 한 원내대표는 ‘아버지 지역구 밖의 공립학교에 진학하면 안 되겠느냐’는 아들의 간곡한 요청을 거절해, 그 아들은 견디기 힘든 10대를 보내며 간신히 고교를 졸업했다. 85학번인 한 언론사의 논설위원은 한영외고 재학 중인 딸의 소논문 작성을 도와줄 테니 50만원을 내라는 학부모 그룹의 제안을 거절한 뒤 입시정보 공유에서 배제됐다. 87학번의 전 청와대 비서관 아들은 최종학력이 고졸로 최근 군복무를 마쳤다. 무엇보다 여론이 양분돼 양자선택을 강요하는 현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표현의 자유야말로 민주주의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데, 요즘 조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고 발언을 하면 적폐로 내몰리고, 윤 총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발언하면 어용으로 내몰리는 탓에 입을 다문 사람이 많아졌다. 언론이 검찰에 붙어 국정농단 때보다도 많은 120만건의 기사를 생산했다는 가짜뉴스를 뿌리면서, 조 장관만이 검찰개혁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과연 옳은 것인가. 검찰은 여야가 국회 인사청문회에 합의한 직후인 8월 27일 전격 압수수색에 나섰고, 인사청문회가 끝나는 날 피의자 소환도 없이 조 장관의 부인을 기소한 것이 ‘검찰 쿠데타’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고민들이 깊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조 장관을 임명했다. 그 판단에 나는 유감이었다. 정치행위나 국정운영의 원칙은 법보다 도덕이 우선한다고 믿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는 재벌 2세나 총리나 장관 후보자들이 꼭 위법했기에 비판한 것은 아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도덕적 책무에 부합하지 않았기에 비판하고 개선을 요구해 왔다. 한 예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인수는 편법이었기에 비난받았다. 현 정부는 진영을 뛰어넘어선 정의로 탄생한 정부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합심한 것이었다. 그 요구는 이제 ‘공정’을 요구하는 20대와 30대가 추구하는 미래로 수렴돼야 한다. 조 장관만이 검찰개혁이라는 역사적 과업을 이룰 것이라며 진영으로 뭉치는 386꼰대들의 바람으로 수렴돼서는 절대 안 된다. 더 높은 도덕적 우월성에 기초해야만 검찰개혁뿐만 아니라 노동개혁, 재벌개혁, 젠더갈등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다. 조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결단해야 한다. ‘비합리적인’ 사고를 잃어버렸거나 잊어버린 386이라면 더는 역사의 전면에 서 있을 필요가 없다.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서울대 무용론/남시훈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열린세상] 서울대 무용론/남시훈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2001년 1월이었다. 눈보라를 헤치면서 논술과 면접을 마치고, 갓 설치된 인터넷으로 서울대 최종 합격을 확인했던 순간이었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부모님의 모습을 지금도 기억한다. 반지하집에 20년 넘게 살아온 부모님이나, 고등학생으로 입시만 바라보던 나 자신 모두 서울대가 목표였다. 그다음 일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기쁨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서울대에 오기 전에 느끼고 있던 서울대라는 이름이 갖는 위압감은 막상 서울대에 들어오니 그렇게 커 보이지 않았다. 졸업 이후의 진로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으며, 다 같은 학부생들이라고 생각했던 친구들은 아버지의 부유함, 어머니의 인맥에 따라 다르게 기회를 받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른바 명문대생의 좌절과 불만은 여기서 출발한다. 고등학생 때는 대학과 입시만 눈에 보였고 입시 성공의 보상을 과대평가한다. 그러나 들어와 보면 돈과 인맥의 장벽은 대학교 이름값보다 더 높다. 취업도 생각보다 어렵고 내가 입시를 위해 들인 노력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내가 학부생이던 시절에 비해 이러한 어려움이 지금은 더 심해졌을 것이다. 명문대생은 일정한 이득도 누리게 된다. 상대적으로 더 나은 교육을 받고 더 좋은 취업의 결과를 얻는다. 기대보다 낮아도 이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이득은 당연한가. 요즘 상당수의 학생들은 노력해서 얻은 이득이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 중 일부는 부모님에게 받은 유전자 덕분이고, 일부는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좋은 환경 덕분이기도 하다. 명문대에 들어와서 얻는 이득 역시 일부는 국가가 지원하는 지원금의 혜택이기도 하다. 정시는 순수한 개인 노력의 결과이고 학종은 부모님의 도움으로 입학하는 것이라고 간단하게 나눌 수 없는 것이다. 즉 명문대에 입학하고 그로 인해 이득을 얻는 것은 능력, 노력, 운, 환경, 사회적 영향이 모두 관련돼 있다. 명문대생의 이득을 모두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을 위해 일생을 투자하는 수준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본인의 지위와 이득이 다양한 외적 요인에서 왔다는 것을 인지하고, 최소한의 사회적 의무를 생각하며,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더 나은 공론을 만들어 내는 일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서울대에서 있었던 조국 법무부 장관을 반대하는 시위를 생각한다. 이 시위 초반에는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혼재했다. 서울대생들이 학내 문제에 더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서울대 법대 교수인 조 장관에게 제기된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해 항의하는 것은 좋은 출발점일 수 있었다. 그러나 본인들도 결국 입시 제도의 수혜자라는 점에서 공정성을 주장하려면 스스로 성찰하는 자세가 더 우선돼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이 시위는 비슷하거나 혹은 더 심각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아들에게 특혜를 제공한 서울대 의대 교수에 대해 침묵했다. 또 서울대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요구 및 파업도 함께하지도 못했다. 시위 초반에 젊은이들의 용기를 응원하던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수준이다. 최근 대학입시가 이슈가 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서울대를 폐지하거나, 다른 지방 거점 국립대학교들과 통합하자는 주장도 있었다. 나는 서울대를 폐지하거나 서울대의 위상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현재 한국에서는 여러 대학교가 철저하게 서열화돼 있고, 이런 가운데 서울대만 없애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서울대가 폐지된다면 다른 명문대가 서울대의 자리를 대체하게 되고, 달라지는 것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대가 사회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하려면 재학생들이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과 책임을 가져야 한다. 서울대생이 본인의 노력을 과대평가하고, 약자는 무시하며, 정치적 편향성을 대의로 포장한다면 무관심과 조롱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현재 나타나는 선택적 분노는 잘못됐다. 젊은이들이니 틀려도 괜찮고 더 격려해 줘야 한다는 주장은 뒤집어서 말하면 맘껏 떠들어도 수용하지는 않겠다는 무책임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철저한 성찰과 비판이다. 그것이 ‘서울대 무용론’을 극복하는 일이다.
  • “한국인 일자리 뺏는다고요? 이 친구들 없으면 공장 문 닫아야”

    “한국인 일자리 뺏는다고요? 이 친구들 없으면 공장 문 닫아야”

    [2019 이주민 리포트-코리안드림의 배신] (2) 두 얼굴의 한국이주노동자는 공장과 농장, 어선과 식당 등 일손이 부족한 곳이면 어디든 존재한다. 취업비자를 받아 현재 국내 체류하는 외국인은 모두 104만 58명(재외동포 포함). 여기에 정부 추산 불법 체류자 수(36만 2931명)를 더하면 전체 이주노동자 규모는 130만여명에 달한다. 외국인들은 국내 영세 업계의 구애와 “한국인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혐오 시선 사이에 서서 이미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 친구들 없으면 공장 문 닫아야 해요.” 지난 17일 경기 김포시 하성면의 침대 매트리스 공장에서 만난 고광윤 대표는 단호하게 말했다. 이 회사 전체 직원 16명 중 6명은 스리랑카인이다. 1997년 공장 문을 연 고 대표가 이주노동자를 고용하기 시작한 건 2007년부터다. 채용공고를 몇 번씩 내도 일하겠다는 사람이 오지 않아 고민하던 차에 김포의 한 병원에서 만난 스리랑카 노동자에게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고 대표는 “당시 사정이 너무 급해 뽑아 쓴 건데 생각보다 적응이 빨랐다”며 “만족스러워서 이후 이주노동자를 계속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12년간 이 공장을 거쳐 간 스리랑카 노동자만 17명이다. 1명을 빼고는 모두 비전문취업비자(E9) 기간(현재 4년 10월)을 꽉 채워 일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고 대표도 편견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동남아 노동자들은 게으르다”, “일을 하다가 힘들면 도망간다”, “업무 역량이 한국인의 절반도 안 된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하지만 선입견은 며칠 일해본 뒤 깨졌다. 지금은 매트리스 제조 공정의 시작인 스프링 작업부터 누비기, 봉합 작업은 물론 포장과 출고까지 이주노동자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과정이 없다.2000년대 초반만 해도 중소기업이 외국인을 쓰는 주요 이유는 낮은 인건비 때문이었다. 김포 매트리스 공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의 월급여는 2007년 80만원 정도였고, 현재 190만원 수준이다. 보통 월 최저임금(174만 5150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임금이 결정된다. 잔업·주말근무 등 초과근무를 하면 매달 250만~300만원까지 받는다. 고 대표는 “인건비는 둘째치고, 일단 사람을 써야 공장이 돌아가지 않겠느냐”고 했다. 내국인이 오지 않는 험한 일자리를 이주노동자들이 메우고 있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중앙회의 ‘2018 외국인력 고용 관련 종합 애로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주노동자 고용 사유는 ‘내국인을 구할 수 없어서’라는 응답이 80%로 가장 많았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법에서도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려면 우선 내국인 채용 노력을 1~2주간 해봐야 한다. 고용·이주민 전문가들도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인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일각의 시선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분석한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이주노동자 수를 직접 관리하는 ‘고용허가제’를 2004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네팔·인도네시아·베트남 등 16개 참여국별로 데려올 이주노동자 수를 매년 정하는데, 주로 영세 제조업과 농축산·어업, 건설업 등에서 부족한 인력을 반영한다. 불법 체류자 일부가 건설업이나 서비스업 등에서 일자리를 두고 한국인과 경쟁할 수 있지만 제한적이다. 강동관 이민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주노동자가 내국인 일자리를 대체하는 수준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고향에 돌아갈 이주노동자들에게 기술을 가르치면 제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중소업체가 겪는 만성적 구인난 앞에선 설득력을 잃는다. 직원의 약 25%가 외국인인 공조기 제조업체 ‘서진공조’의 한창열 전무는 “이주노동자만 쓰면 금형, 용접 등 뿌리산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알지만, 이 힘든 일을 하려는 사람은 이 친구들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뿌리산업 종사자 중 40대 이상은 전체의 61.2%, 이주노동자는 7.9%를 차지한다. 도시보다 빠르게 인구절벽을 맞이한 농촌은 이주노동자 없는 논밭과 농장을 상상할 수 없다. 전북 완주군에서 축산업을 하는 임용현씨는 “수도권의 제조업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라면서 “젊은 사람이 아예 없는 이곳에서는 외국인마저 없다면 농사를 접어야 한다”고 했다. 농가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맡는 일은 단순하지만 힘들고 지루하다. 소에게 여물 주고, 정리정돈이나 청소를 하고, 축사 퇴비를 처리하다 보면 하루가 다 간다. 임씨는 “한국인도 써봤지만 일이 워낙 고되다 보니 갑자기 안 나오거나 한 달 일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2013년부터는 네팔 출신 노동자 3명만 뽑아 함께 일한다. 경남 밀양시에서 깻잎 농사를 짓는 이설희씨도 캄보디아 출신 노동자 2명을 고용했다. 두 사람은 다른 농가에 비해 사정이 나은 편이다. 정식 비자를 받은 이주노동자들을 고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고용허가제 인원 중 농축산업 할당 인원은 5820명에 불과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농축산업 분야에서 필요한 이주노동자 인력은 2만 6299명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불균형 탓에 농가 다수가 불법 체류자를 고용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고 대표는 “결국은 똑같은 사람”이라며 “특별히 잘해주는 건 없지만, 절대 욕하거나 고함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회사와 이주노동자 간 이해관계가 맞아 고용하긴 했지만, 아무도 안 오려는 자리를 메워주는 것이 고맙다”고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이 겪는 각종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이주노동자로서 임금체불, 산업재해 은폐 강요, 폭언과 폭행 등 부조리를 직접 경험했거나 이를 목격했다면 제보(key5088@seoul.co.kr) 부탁드립니다. 또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아동을 향한 폭언·폭행, 따돌림 등 혐오와 폭력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대학 교지 떨어져 있어도 단일 캠퍼스·해외에 캠퍼스 설립 가능

    20㎞ 떨어진 교지도 단일 캠퍼스 허용 추진사립대 수익용 재산 대체재산 취득 없이도 처분 가능국내 대학, 해외에도 캠퍼스 설립 허용 앞으로 대학들이 캠퍼스와 20㎞ 떨어진 곳에도 기숙사나 강의·연구동을 지을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또 국내 대학이 해외에 캠퍼스를 설립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교육부는 올 상반기 민간 전문가가 절반 이상인 규제완화위원회를 운영한 결과 총 38건의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규제 개선은 정부가 규제 필요성을 직접 입증해야 하는 ‘규제 정부 입증책임제’에 따른 것이다. 우선 현재 대학 교지 간 거리가 2㎞가 넘을 경우 단일 캠퍼스로 인정하지 않는 현행 규제를 최대 20㎞까지 인정하는 쪽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서울 마포구에 있는 대학이 강서구나 은평구에 추가 강의동이나 연구동을 세워 단일 캠퍼스로 운영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제 완화가 사립대의 부동산 투기 등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심사를 통해 교육·연구 공간이 부족해 교지 확보 필요성이 인정된 경우에만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학이 수익용 재산을 기준액보다 많이 보유한 경우 교육 목적으로 활용한다는 전제 하에 처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수익용 재산이 기준보다 많아도 대체 재산 취득 없이는 처분이 불가능했다. 교육부는 내년 쯤 해외에도 대학 캠퍼스를 설립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국의 대학 교육을 신남방 지역에 수출해 국익을 도모하고 국내외 교류 등으로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밖에 초·중·고교 주변 당구장과 만화방·만화카페 설치 기준도 완화하기로 했다. 지금은 학교 50m 주변에는 당구장과 만화방 설치가 불가능하고 200m 내에는 교육환경보호위 심의를 통과해야 하지만 교육부는 의견수렴을 거쳐 해당 기준을 완화할 방침이다. 전국대학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사립학교개혁과 비리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는 이날 논평을 내고 “전반적인 규제 완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또다른 사학 비리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면서 “토지 등 자산을 매각하고 교비로 전출하는 과정에서 비리가 발생할 수 있고 회계 조작으로 매각 자산 가격을 축소하고 차액을 뒤로 받는 식의 비리 소지가 다분하다”고 우려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2030년 국민소득 5만弗 목표는 현재 성장률 등으로 볼 때 너무 높게 잡아”

    “2030년 국민소득 5만弗 목표는 현재 성장률 등으로 볼 때 너무 높게 잡아”

    자유한국당이 지난 22일 황교안 대표가 발표한 ‘민부론’(民富論) 알리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23일 민부론 기자간담회를 갖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착수했다. 한국당은 민부론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약점으로 꼽히는 경제 부문의 올바른 방향성과 대안을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기업과 시장 중심’이라는 정책의 선명성을 내세웠지만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명박 정부의 ‘747 공약’(연평균 7% 성장, 10년 뒤 1인당 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 진입)과 판박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국당은 민부론에 담긴 정책이 실현되면 ▲2030년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달성 ▲가구당 연간소득 1억원 달성 ▲중산층 비율 70% 등 3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은 빠져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3434달러다. 앞으로 11년 뒤 국민소득이 5만 달러가 되기 위해서는 올해 이후 연평균 약 3.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 올해 성장률이 2% 안팎에 머물 경우 향후 10년간 4%에 육박하는 성장이 필요하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의 기저 효과로 성장률이 급등한 2010년(6.8%)을 제외하고 우리 경제가 최근 10년간 4%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한 전례가 없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성장 유형을 보면 국민소득 1만 달러 증가에 대략 11~12년 정도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목표치를 높여 잡은 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잠재성장률을 감안하면 민부론이 제시한 수치의 비현실성은 더욱 명확해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9~2020년 연평균 잠재성장률 추정치는 2.5~2.6%다. 잠재성장률이란 물가 상승 등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고 한 나라의 노동과 자본을 최대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한다.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노동과 자본의 투자 효율성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4%대 성장률은 한국 경제가 2000년대 후반에나 가능했던 수치”라면서 “물가와 원화가치 폭등을 전제하지 않고는 4%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한국당의 경제전문가들 스스로가 더 잘 알 것”이라고 일축했다. 부적절한 정책도 눈에 띈다. 민부론은 가계의 재산축적 활성화 방안으로 “선진국 수준의 주택융자(구입가격의 90% 이상 융자) 제도를 정립한다”고 제시했다. 3억원짜리 집을 살 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90%를 적용해 2억 7000만원 이상의 대출을 해 주겠다는 뜻이다. 현재 LTV는 40~70%다. 건설사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덜 하락했던 이유는 LTV 등 대출 규제 때문”이라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는 국민들의 재산 축적에 도움이 되겠지만 하락 때는 브레이크를 없애 거품이 터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동 관련 정책도 친기업을 넘어 반노동적이라는 평가다. ▲노동법 위반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 삭제 ▲근로기준법의 근로계약법 전환 ▲파업기간 대체근로 허용 등은 헌법상 보장된 노동3권을 아예 부정한다.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도 눈에 띈다. 민부론은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해 국가채무비율을 GDP 대비 40%로 헌법에 못박자고 하면서도 고령화에 따른 복지비 증가의 대안은 생략했다. 황성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건전성을 유지한 채 복지 지출을 늘리려면 증세밖에 답이 없는데도 오히려 법인세 등을 줄이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제의 중심을 정부에서 기업과 시장으로 옮긴다는 방향성에 대해선 시각이 갈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규제 완화와 감세 등 시장과 기업 친화적으로 정책을 펴겠다는 것은 맞는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에 이미 한계를 내보인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친기업 정책을 그대로 내놓은 것”이라고 혹평했다. 재계 관계자는 “의료 및 관광서비스 규제 완화와 벤처기업의 인수합병(M&A) 활성화 등 산업 경쟁력 혁신 부문은 현 정부가 이미 추진하는 내용”이라면서 “결국 한국 경제가 가야 할 길이기 때문에 여야가 이견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선감학원서 ‘굶고, 맞고, 빠져 죽은’ 아이들… 특별법 제정해 달라”

    “선감학원서 ‘굶고, 맞고, 빠져 죽은’ 아이들… 특별법 제정해 달라”

    ‘6일 경기도 경찰국에서는 5일 자정을 기해 도내 전역에서 부랑아 일제단속을 단행해 77명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적발된 부랑아 전원은 선감도 선감학원에 수용 조치했다고 한다.’ 1963년 3월 7일 인천의 한 지역 신문에 실린 기사다. 서울시도 1962년 ‘부랑아 없는 서울 거리’를 목표로 집중 단속을 벌여 그해 3000명 넘는 아이들을 고아원 등 전국 보호시설에 분산 수용했다는 기사도 있다. 일부 신문이 과잉 단속을 지적했지만 서슬 퍼런 군사정권 시절이었던 당시 정부가 눈 하나 깜짝할 리 없었다. 단속 실적에 눈이 먼 경찰과 공무원들은 길거리에서 닥치는 대로 아이들을 붙잡아 갔다. 행색이 남루하거나 집 주소를 외우지 못한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순식간에 부랑아로 낙인찍혀 영문도 모른 채 가족들과 생이별을 해야 했다. 그 시절 경찰에 붙잡혀 초등학교 시절을 선감학원에서 보냈던 김영배(64) 경기도 선감학원 아동피해대책협의회 회장은 “대체 누가 부랑아인가”라며 “대부분 부모와 가족이 있었는데 강압에 의해 납치를 당했다”고 말했다.-‘왜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지’라고 원망했을 것 같다. “1963년 서울에 사는 큰누나 집에 가는 길에 서울역 앞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그때부터 내 자아는 없어진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5년 넘는 세월을 갇혀 지냈다. 선감학원을 나온 뒤로도 나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그저 잊고 살려고 했을 뿐이다.” -외면하려 해도 당시 기억이 또렷하게 남아 있을 것 같은데. “8살 때 붙잡혀 갔다. 아이들을 일렬로 줄 세워 놓으면 제일 앞에 설 정도로 어린아이에 속했다. 잠을 잘 때는 옷을 벗겨 서랍 안에 넣고 자물쇠로 잠갔다. 탈출을 못하게 하려고 그렇게 한 것 같다. 좁은 방에 20명가량의 아이들이 발가벗긴 채로 누워 있는 형상이 꼭 궤짝에 담긴 생선들 같다는 기억이 있다.” -피해 생존자들은 강제 노동과 폭행이 일상이었다고 증언한다. “염전, 농사, 축산, 양잠 등 강제 노역에 시달렸다. 일일 노동 할당량을 못 채우면 쉴 수조차 없었다. 적어도 3년 동안 저녁때마다 매맞고 시달렸던 것 같다. 그 안에도 서열이 있었다. 아이들 중 힘센 아이들을 ‘사장’, ‘반장’으로 뽑았는데 이 아이들이 기합을 줬다.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나무껍질, 열매는 물론 곤충, 뱀, 쥐를 잡아먹기도 했다.” -피해자들이 꽤 많을 것 같다. “피해 규모를 알려면 과거 정부 기록을 확보해야 하는데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기도의회가 2016년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진행했지만 조례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현재로선 선감학원 퇴원연도를 알 수 없는 120명과 1955~1982년 28년간 4571명 등 총 4691명의 원아대장으로 피해 규모를 추정할 뿐이다. 피해 생존자들의 모임에서 출발한 선감학원 아동피해대책협의회에는 50여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형편이 어려워 회비를 못 내는 회원들도 있다.” -한 역사학자는 선감도 비극을 ‘굶어죽고, 맞아죽고, 빠져죽고’ 이렇게 세 단어로 압축했다. “맞는 얘기다. 특히 원아대장에 나오는 퇴원 아동 4691명 중 무단이탈자 833명을 주목해야 한다. 탈출도 아니고 무단이탈이다. 탈출에 성공했다고 할 수도 없고, 죽었다고 할 수도 없다. 땅속에 적어도 300명가량이 묻혔을 것으로 보는데 그래도 500명이란 숫자가 설명이 안 된다. 도망가서 지금 살아 있다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그중 몇 명이 죽었는지 모른다는 것도 가슴 아프다. 이게 현실이다. 그런데도 사망자가 24명뿐이었다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느냐.” -선감도에 묻힌 유해도 발굴해야 할 텐데. “유해 발굴도 순서가 있다. 묘를 파기 전에 우선 누가 죽었는지를 알아야 한다. 사람이 죽었는데 기록이 없다는 걸 믿을 수 없다. 기록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유해 발굴을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가는 사과를 했나. “올 초 이재명 경기지사를 찾아가 사과를 요구했는데 진상규명을 한 뒤 사과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이 말을 듣고는 몸에 병이 올 정도로 힘들었다. 그러면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한 오거돈 부산시장은 그걸 몰라서 했겠나. 지금으로서는 경기지사가 책임 있는 행동을 해서 피해 생존자들의 명예가 회복돼야 한다. 그게 출발이다.” -떨고 계신 것 같다. “선감도 얘기만 하면 그런다. 옛날에 있었던 일을 끄집어내면 가슴이 막 떨린다. 이걸로 끝나는 게 아니다. 자면서 악몽을 꾼다. 어느 날은 자다가 발길질을 해서 발톱 절반이 깨졌다. 요즘 와서 더 심해졌다. 이게 트라우마라는 걸 이제 알았다. 속으로 ‘괜찮다’고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래도 증언을 이어 가는 이유는. “이건 ‘진실 게임’이다. 내가 마음으로 울어야 상대가 그걸 알아준다고 생각한다. 한 달 전에 하던 사업(중장비 임대업)도 관뒀다. 가족회의를 열고 두 가지 일은 못하겠다고 했다. 우리 애들이 ‘아빠,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는데 선감도 일 마무리하시라’고 하더라. 정말 어렵게 사업을 걷었다.” -가족들은 선감도를 언제 알았나. “2014년 처음 선감도 얘기를 꺼냈다. 그전에는 용기가 안 났다. 자랑거리는 아니었으니까. 선감도 생활을 전해들은 가족들이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그때 애들이 이런 얘기를 했다. ‘아빠는 영웅이야.’ 쑥스러웠다. 가슴에 항상 상처로 남아 있었는데 좋게 얘기해 주니 용기가 나더라.” 김 회장은 인터뷰 도중 손목에 찬 팔찌를 보여 줬다. 둘째 딸이 1년 전에 만든 팔찌라고 했다. 팔찌 가운데에 영어로 ‘영웅’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용기를 내서 증언을 했는데 변화가 있었나. “2017년 11월 국회에 와서 첫 기자회견을 했다. 그때만 해도 기대가 컸다. 그런데 2년여가 지나도록 한 치의 진전도 없었다. 피해자들이 보호를 받지 못한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그래도 이번에 ‘선감학원 피해사건의 진상규명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됐다. 의미가 있다고 본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정부와 경기도에 특별법이 마련되기 전까지 피해 생존자들에 대한 생계 및 주거 지원을 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냈다. “공무원들한테 이런 얘기를 한다. 피해 생존자들을 지원해 주면 그들이 죽을 때 그걸 갖고 가냐고. 얼마 안 되는 기간이나마 사람답게 살게끔 해 달라는 것이다. 그래봤자 안정적인 숙소와 쌀이다. 일반인들은 선감도에 들어가 살게 하면서 우리한테는 왜 문을 안 열어 주는지 모르겠다.” -피해 생존자들이 선감도에 다시 돌아가길 원하나. “참 아이러니다. 선감도에 모여 사는 걸 원한다. 당시 함께 갇혀 있던 친구가 오랜만에 연락해 왜 자꾸 선감도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인생에 있어 어린 시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주는 게 아닐까. 그 시기를 선감도에서 보냈기 때문에 그곳이 고향인 거다. 물론 선감도가 보기 싫어 쳐다보지도 않는 사람도 많다. 똑같은 시기에 똑같은 기합을 받아도 고통을 느끼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인 1942년 조선총독부가 군인 양성을 목적으로 당시 경기 부천군 선감도(현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에 세운 부랑아 수용소다. 해방 이후 1946년 경기도가 인수해 국가의 부랑아 정책에 따라 부랑아 강제수용 시설로 사용하다가 1982년 폐쇄했다. 학원 폐쇄 뒤에도 뒤틀린 삶이 회복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인권위가 실시한 피해 생존자 28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기초생활수급자와 월 100만원 이하 소득 생활자가 40%로 집계됐다. 초등학교 이하 학력이 82.1%(23명)를 차지한다.
  • ‘민부론’ 꺼낸 황교안… ‘소주성’ 뒤집은 경제처방전

    ‘민부론’ 꺼낸 황교안… ‘소주성’ 뒤집은 경제처방전

    ‘국부 경제’서 민간 중심 전환 4대 전략 2030년 GDP 5만弗·중산층 70% 제시 “실현 방안 부족… 대선 공약집” 비판도 與 “황대표 PT는 극장 우상 퍼포먼스”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2일 취임 후 처음으로 자신의 경제정책 비전으로 ‘민부론’을 제시했다. 지난 6월 황 대표 직속으로 설치한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가 마련한 경제정책을 황 대표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에게 직접 프레젠테이션하는 방식으로 공개했다. 지난 16일 삭발한 황 대표는 짧은 머리에 셔츠 소매를 걷어붙이고 운동화 차림으로 무대에 서서 설명에 나서 아이폰을 소개했던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는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부론의 핵심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의 원인을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국부 중심의 관치경제로 규정하고 민간이 창출하는 민부(民富) 중심으로 경제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것이다. 민부론은 한국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황 대표가 내놓은 첫 경제 비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황 대표는 “크고 느린 정부로는 감당할 수 없다”며 “민부론은 대한민국 경제의 중병을 치료할 특효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민부론의 목표로 2030년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2030년 가구당 연간 소득 1억원 달성, 2030년 중산층 70% 달성을 제시했다. 4대 전략으로 경제 활성화, 경쟁력 강화, 자유로운 노동시장, 지속 가능한 복지를 제시하고, 그 아래에 20대 정책 과제를 내놨다. 대표적 정책 과제로는 에너지 공기업 민영화, 은산분리 규제 합리화, 공정거래법의 경쟁촉진법 전환, 최저임금 동결, 대체근로 전면 허용, 해고 법제 완화 등이 있다. 하지만 황 대표가 제시한 4대 전략 20대 정책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구체적 실현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백화점식 발표 아니냐는 것은 어떤 정책을 발표하면 항상 나오는 지적”이라며 “먼저 할 일, 나중에 할 일을 전략적으로 잘 배치해 세부 대책을 마련해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은 황 대표의 민부론을 혹평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민부론이라는 말은 ‘국부론’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애덤 스미스가 무덤에서 콧방귀를 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황 대표의 프레젠테이션 방식에 “‘극장의 우상’을 섬기는 퍼포먼스에 불과했다. 애덤 스미스의 권위에 의존해 새로운 이론과 비전으로 무장한 것처럼 보이려 했지만, 결국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재탕한 수준”이라고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고기냐 아니냐 그것만이 문제로다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고기냐 아니냐 그것만이 문제로다

    왜 우리는 그토록 구운 고기에 열광할까. 비싸고 귀해서일까. 오감을 자극하는 맛, 우리 안에 깊게 새겨진 육식 본능, 대체 무엇 때문일까. 의도적으로 고기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면 눈앞에 놓인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스테이크 한 조각을 거부하긴 힘들다. ‘기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가라’는 세간의 농담처럼 고기가 즉각적인 행복감을 선사해 준다고 한다면 거리에 유난히 고깃집이 많은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굳이 남쪽으로 40여분을 더 달려 판차노란 작은 마을을 찾은 것도 다 구운 고기 때문이었다. 전 세계의 많은 미식가들이 이탈리아식 티본스테이크인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를 먹기 위해 피렌체가 아닌 판차노에 몰려드는 이유는 단 하나, 정육업자 다리오 체키니를 만나기 위함이다. 최고의 셰프도 아닌데 이 먼 길을 올 이유가 무얼까. 그게 궁금해 그의 정육점이자 스테이크 하우스인 ‘오피치나 델라 비스테카’를 찾았다.올해 65세인 체키니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정육업자다. 그가 내놓는 소고기의 품질이 뛰어난 건 어찌 보면 인기 스포츠 선수가 운동을 잘하는 것처럼 당연한 일일 터. 그것만으로 그를 설명하기엔 충분치 않다. 대를 이어 판차노에서 도축과 정육업을 해 온 집안에서 태어난 체키니는 외려 동물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어 수의사를 꿈꿨다. 수의학을 공부한 지 2년째 되는 해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그는 가업을 억지로 이어야만 했다. 무명의 시골 정육업자인 체키니는 2001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당시 광우병 파동으로 EU가 영내에서 척추뼈가 붙은 소고기 판매를 일시적으로 금지하자 ‘뼈 없는 피오렌티나 스테이크는 지옥이 없는 단테의 신곡’이라며 당국의 결정에 반발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도축한 소고기를 관에 넣고 장례식을 성대하게 치르고 마지막 남은 스테이크를 경매에 부쳤다. 5000만원 상당의 200여개 스테이크 덩어리가 경매에 올랐는데 이를 모두 영국의 가수 엘턴 존이 사들여 어린이병원에 기부하면서 체키니의 퍼포먼스는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이후에도 그는 평소의 소신을 거침없이 밝히며 정육업자의 위상을 격상시키는 데 일조했다. 그는 스스로를 고기를 도축하고 잘라 판매하는 정육업을 하는 노동자가 아니라 예술가 또는 장인으로 규정한다. 정육업자가 하는 일은 동물이 좋은 삶을 살고 자비로운 죽음을 맞도록 하며 도살된 동물의 모든 부분이 낭비 없이 잘 사용되게 하는 것, 그것은 한 삶을 통째로 우리에게 바친 동물에 대한 감사라고 그는 강조한다. 단지 안심이나 등심 등 고급 부위를 얻기 위해 소를 도축하는 일은 희생된 동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정육업자의 철학이 그렇더라도 손님이 갑자기 평소에 먹지 않던 부위를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힘줄이나 가슴살이 맛있다고 아무리 말해도 소비자가 적절한 조리법과 용도를 모르면 아무 소용없다. 그래서 그는 8대째 이어 온 정육점에 식당을 열어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다. 비선호 부위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자 하는 이유였다. 체키니의 식당엔 긴 테이블이 놓여 있다. 음식은 나눌 때 더 맛있는 법. 낯선 이들끼리도 서로 어울려 먹을 수 있도록 한 토스카나식 식탁이다. 여럿이 떠들썩하게 어울려 먹고 마시는 즐거운 경험을 안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점심이든 저녁이든 1인당 50유로에 고기와 와인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고기는 여러 부위를 순차적으로 먹을 수 있도록 코스로 제공되는데 주인공인 피오렌티나 스테이크는 맨 마지막 순서다. “고기냐 아니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ef or not to beef)라는 힘찬 구호와 함께 등장한다. 햄릿의 대사를 패러디한 언어유희다. 직원 유니폼 뒤판엔 현재를 즐기라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을 고기를 즐기라는 ‘카르네 디엠’(Carne Diem)으로 바꿔 붙였다.다리살, 엉덩이살 등 비선호 부위가 차례로 나온 후 유명한 피오렌티나 스테이크가 등장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주인공의 풍미가 가장 옅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피오렌티나 스테이크만을 기대한 이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 있겠지만, 40년 넘는 세월 동안 비선호 부위의 가치를 알리는 데 노력해 왔던 체키니의 철학을 떠올리면 수긍할 만하다. 이것은 꼭 티본 부위가 아니더라도 맛있는 부위가 있다는 걸 직관적으로 알려주기 위한 의도가 담긴 구성이라고 이해하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겠는가. 그의 철학을 존중하기 위해 할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저 눈앞에 놓인 고기를 맛있게 먹고 식사를 온전히 즐기면 그만이다.
  • 노동계 “일제강점기 강제노동 협약 위반 비준해야” 경영계 “단체협약 유효기간 확대·대체근로 허용을”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국회에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기 앞서 노사의 전초전이 시작됐다. 비준을 압박하는 노동계와 이를 저지하려는 경영계가 지금껏 나왔던 것 외에 어떤 논리로 무장하고 싸움에 나서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정부입법안은 현재 법제처 심사 중에 있다. 이르면 다음달 국회로 넘어가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비준 압박 카드로 일본과의 경제갈등 문제를 꺼내 들었다. 일제강점기 일본기업이 조선인 노동자를 강제로 동원한 것은 명백한 ILO 핵심협약 제29호 강제노동 협약 위반이다. 피해자를 구제해야 하는 의무는 일본 정부에 있다는 게 노동계의 주장이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의 대법원 판결을 비난하고 해당 기업들은 손해배상 판결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ILO 회원국은 ILO 헌장 26조에 따라 다른 회원국의 협약 위반에 대해 제소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회원국도 해당 협약을 비준한 상태여야 한다. 한국 정부는 강제노동 제29호 협약을 비준하지 않았기에 일제강점기 강제노동에 따른 ILO 핵심협약 위반에 대해서도 일본을 제소할 권리가 없다. 이런 의견을 지난 17일 ILO 전문가위원회에 제출한 양대노총은 “(한국은) 29호 협약은 물론 모든 미비준 핵심협약을 조건 없이 즉각 비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영계와 야당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지난 17일 국회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 및 노동법의 패러다임 전환 대토론회’가 열렸는데 주최자인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은 “ILO 핵심협약 비준은 민주노총 등 강성 귀족노조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투쟁적 노동운동 관행과 결합돼 결국 노사관계를 극단으로 치닫게 해 기업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입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대안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4년까지 확대하고 파업 시 대체근로를 허용해야 하며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체근로를 허용하면 당장 생산에 미치는 차질은 줄어들 수 있겠지만 파업이 장기화되고 노사 갈등이 더욱 극심해지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단협 유효기간을 4년마다 하게 되는 것은 근로조건 전반에 대한 교섭을 그만큼 미룬다는 것인데 이는 지나치게 큰 변화”라고 비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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