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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러 우주 패권경쟁 본격화

    미·중·러 우주 패권경쟁 본격화

    인류 첫번째 인공위성은 1957년 소련이 쏘아 올렸다. 1961년 우주 공간에 처음으로 나간 인간도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었다. 우주기술에 있어 소련에 한참 뒤졌다는 것을 깨달은 미국은 1969년 최초로 달에 유인 우주비행선을 착륙시켰다.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우주 패권 경쟁은 최근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군 창설 등으로 다시 불이 붙었다. 여기에 중국이 가세하면서 ‘스타워즈’는 3파전 양상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공군 우주사령부를 ‘미국 우주군’으로 지정하는 국방수권법에 서명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존 레이먼드 우주사령부 사령관은 우주군 참모총장으로 임명됐다. 현재 공군 우주사령부에 있는 현역 비행사와 민간인 군무원 1만 6000명이 우주군에 배치된다. 공군이 30만명, 해병대가 18만명인 데 비하면 매우 작은 규모다. 이들 중 5000~6000명은 실제 우주로 보내질 것이라고 미 공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바바라 바렛 공군성 장관은 “우주군은 노동 집약적 체제인 해병대와 달리 인원으로 평가받지 않는다”면서 “그보단 기술과 능력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레이먼드 사령관은 “추가적인 증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주군 창설 문서에 서명하며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 속에서 우주에서의 미국 우위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위협은 중국과 러시아를 의미한다. 러시아는 전략 미사일 부대에 편입돼 있던 우주군을 2001년 독립 개편했다. 러시아는 우주군을 2011년 다시 해체, 항공우주방위군으로 대체했다가 2015년 공군과 항공우주방위군을 합병해 항공우주군을 창설했다. 러시아 우주군은 항공우주군의 3개 군대 중 하나다. 이들은 우주에 기반을 둔 미국의 새 미사일 방어전략에 대응하는 임무를 갖고 있다. 특히 미국과 맺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차례로 탈퇴하며 갈등을 키우고 있다. 중국 역시 우주군 창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유인우주선 선저우호를 발사했고 실험용 우주정거장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지난 10월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선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최신식 미사일도 대거 선보였다. 조지프 던포드 전 미 합참의장은 지난 9월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용 정찰 위성을 파괴하거나 무력화하는 전자전 기술과 레이저 등을 이용한 요격용 지향성 에너지 무기(DEW)까지 개발하는 등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판깨스트]‘무노조 삼성’에 균열낸 재판부 “19세기 자본가 시선 안 돼”

    [판깨스트]‘무노조 삼성’에 균열낸 재판부 “19세기 자본가 시선 안 돼”

    ‘삼성 2인자’ 이상훈 의장, 법정구속미전실 출신 강경훈 부사장도 실형그룹 차원 비노조 경영 방침에 매여조직적 노조 활동 방해로 결국 처벌삼성 입장문, 건강한 노사문화 약속“재판부로서도 가슴아픈 일입니다.” 지난 17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 임직원들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 유영근)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등 7명에 실형을 선고하면서 법정구속했습니다. 유영근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보인 태도, 항소심에서 증거인멸 우려나 도주 우려를 감안했을 때 법정에서 구속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 이유는 피고인 스스로 잘 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재판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은 강경훈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입니다. 강 부사장은 그의 상사인 이상훈 의장과 함께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강 부사장은 지난 13일 ‘삼성에버랜드 노조 와해 사건’에도 연루돼 징역 1년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강 부사장이 두 사건에 모두 관여된 이유는 그의 이력과 관련 있습니다. 그는 삼성 미래전략실(미전실) 인사지원팀 전무, 부사장을 지냈습니다. 두 재판부 모두 미전실 차원에서 조직적인 노조 활동 방해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고, 그 중심에 강 부사장이 있었다고 본 것입니다. 에버랜드 노조 와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의 손동환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미전실이 삼성 전 계열사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전실 인사지원파트는 비(非)노조 경영 방침을 고수하고자 사령탑 역할을 하면서 각 계열사 노사 문제를 수시로 확인, 점검했다”면서 “그룹 차원에서 노조 설립 저지나 무력화를 통한 비노조 경영 방침을 계속 유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 재판부도 “미전실에서 그룹의 비노조 경영 방침에 따라 2011년 6월 복수노조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노조가 설립될 경우 비상상황실을 설치하고 즉시 와해전략을 구하고, 실패하더라도 지연전략을 구사하며 고사화시킨다’는 그룹 노사전략을 마련했다”고 했습니다.대체 삼성의 비노조 경영 방침이 뭐길래 삼성 임직원들이 이렇게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노조에 대해 강경 대응을 했을까요. 삼성의 맏형격인 삼성전자의 ‘2010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비노조정책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노사관계는 종업원과 회사가 서로 협조하며 공동 발전을 추구하는 공존공영, 상생상화의 관계가 돼야 한다.” “삼성전자는 종업원들의 요구가 있기 전에 종업원들이 좋은 환경과 조건에서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11년 보고서에도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표현이 나옵니다. “삼성전자는 다른 경쟁사에 비해 우수한 근로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전 임직원이 자주적으로 노동조합을 조직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직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노조가 없어도 회사가 알아서 직원들을 챙겨준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직원들이 노조를 조직했을 때 이를 와해시킨다는 의미는 아닐 겁니다. 에버랜드 노조 와해 재판에서 검찰과 삼성 측은 비노조 경영을 놓고 설전을 벌였습니다. 검찰은 “비노조 경영이 (삼성의) 실질적 강령”이라고 한 데 대해, 삼성 측은 “노조 필요성이 없는 경영 환경을 조성한다는 의미”라고 반박했습니다. 노사 전략에 대해서도 검찰은 “구속력 있는 지침”이라고 했지만, 삼성 측은 “구속력 없는 아이디어 차원이며 전파되거나 실행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일단 1심은 검찰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에버랜드 재판부는 “우리 헌법은 근로자가 자주적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선언한다”면서 어느 누구도 헌법 위에 설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어 “강 부사장 등은 에버랜드 내 노사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막은 것은 물론 에버랜드가 우리 사회의 건강한 기업으로 올바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게 했다”고 일침을 놓았습니다. 이 재판부는 강 부사장 등에 대한 주문에 앞서 찰스 디킨스의 소설 ‘어려운 시절’의 한 대목을 인용했습니다. 이 소설은 19세기 산업 사회의 이념을 정면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1854년 가상의 공업도시 코크타운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에서 자수성가한 자본가 바운더비는 런던에서 온 신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이 도시에서 일하는 일손들이라면 남자든 여자든 어린아이든 할 것 없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을 한 가지 갖고 있습니다. 바로 황금수저로 자라수프와 사슴고기를 먹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들은 절대 황금수저로 자라수프와 사슴고기를 먹을 수 없습니다.” 재판부는 “(강 부사장 등) 21세기를 사는 피고인들이 소설 속 인물과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나 의심이 든다”고 했습니다. 노사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19세기 자본가의 관점에 머물러 있지 않느냐는 지적입니다. 디킨스는 “엔진에는 신비가 없지만 일손들은,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도 헤아릴 수 없는 신비가 있다”면서 노동자들 개개인의 존엄을 옹호했습니다.노조 와해 사건에 관여된 삼성 임직원들에 대한 처벌만으로 삼성의 노사관계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재판부가 디킨스 소설을 굳이 인용한 것도 노동자들에 대한 삼성의 시선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일텐데요. 삼성은 지난 18일 삼성전자·삼성물산(에버랜드) 명의로 입장을 내고 재판부의 주문에 화답했습니다. “과거 회사 내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앞으로는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 ‘삼성의 2인자’로 불린 이상훈 의장까지 구속되면서 삼성은 어쩌면 디킨스의 소설처럼 ‘어려운 시절’에 처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삼성과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탈북민 강제북송 50일, 그들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상) [강주리 기자의 K파일]

    탈북민 강제북송 50일, 그들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상) [강주리 기자의 K파일]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은 정부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로 탈북한 남성 2명을 강제 북송한 지 50일째 되는 날이다. 지난달 29일 한국행을 시도하다 베트남에서 체포된 탈북민 10명은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중국으로 추방됐다. 그들은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유엔 총회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전원 합의로 채택됐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60개국이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렸지만 한국은 한반도 사정을 이유로 빠졌다. 탈북민 사회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숨죽인 탈북민 사이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탈북민 정책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생존과 자유를 위해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민 수는 약 3만 5000명(추정치). 남한에 정착한 20~30대 탈북민 5명을 만나 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인터뷰한 탈북민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다. Q. 탈북 시도하다 북송된 사람들 어떻게 되나 “100% 죽었을 것… 한국행 단어 나오면 끝”탈출 못하게 탈북민 손바닥 쇠줄로 뚫어 북송중국인들 잔인함에 질색…이후 철족쇄로 변경탈북민들은 북한에서 탈출하다가 붙잡혀 북송될 경우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거나 사형을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행으로 추정되거나 한국에 귀순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들이 강제 북송될 경우에는 “100%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지성(2016년 탈북)씨는 “한국에 왔다가 돌아가는 건 북한 헌법상 조국반역죄로 사형된다. 본인뿐 아니라 연좌제가 적용돼 다른 가족들이 다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이승철(2012년 탈북)씨도 “북송됐다가 탈출한 사람들 말로는 구치소나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는데 엄청 많이 맞았다고 한다”면서 “가부좌를 틀게 한 뒤 움직이지 못하게 해 복사뼈가 다 썩었더라”고 전했다. 김지은(2002년 탈북)씨는 “중국에 돈 벌러 나왔다가 탈북민들이 북송되는 것을 봤다”면서 “북송되는 중간에 탈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5명의 손바닥 중간을 쇠줄로 뚫어서 꽂은 채 묶여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그것을 본 중국인들이 너무 끔찍해서 ‘여기서 이러지 말고 자국에 데려가서 하라’고 할 정도였다”면서 “2010년 이후로는 발목에 무거운 철족쇄를 채우는 걸로 바뀌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국 귀순 확인되면 가족 트럭에 실려갈 것”베트남 등 동남아, 내몽골 한국 기도 분류“한국서 북송은 재판 없이 즉결 처형될 듯”이들은 모두 목숨을 걸고 한국으로 왔다. 2년 전 탈북한 하선우(2017년 탈북)씨는 “한국에서 귀순의사를 밝혔던 탈북민들은 다 죽게 될 것이라고 탈북민 사회는 보고 있다. 가족들도 트럭에 다 실려갈 것”이라고 추측했다. 탈북민들은 탈북 과정에서 ‘한국’, ‘남조선’이라는 단어는 절대 나와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하씨는 “북한에서는 한국행(남조선)이라고 하면 적과 내통했다는 ‘적선’이라고 해 무조건 정치범이라고 보고 정치범수용소로 보낸다. 가면 살아서 못 나온다고 했다”고 우려했다. 그는 “탈북 당시 절대 ‘한국행’이란 말을 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한국과 관련된 자료는 다 불태우고 혹시라도 잡히면 고문 받기 전에 죽을 생각으로 면도칼을 입에 물고 내려왔다”고 비장했던 탈북 당시를 회상했다. 탈북 경로에 따라 북한 당국은 한국이라고 자의적으로 판단될 경우 극단적 처벌까지 서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내몽골이나 동남아(베트남, 태국 등)에서 잡히면 한국 기도로 분류돼 엄하게 처벌받는다”면서 “북한은 즉결 처형제가 가능하다. 한국에서 북송됐기 때문에 재판조차 받기 어렵고 재판 없이 사형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김정은 정권 들어 더욱 살벌해진 감시강 철조망에 감전용 전기선 설치 특히 김정은 정권이 북한에 들어서면서 탈북민 감시가 더욱 삼엄해졌다고 탈북민들은 전했다. 탈북민들에 따르면 탈북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중국 등 국경에 접한 강 주변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철조망에 전기 감전을 일으키는 장비가 설치됐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북한군에게 탈북민들이 돈을 주면 돈은 챙기고 신병을 넘기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함흥에서 아이를 유괴했다가 풀어줬다는 이유로 부부와 자녀 등 일가족 3명이 공개 처형(총살)되는 것을 목격한 강씨는 “이번에 강제북송된 두명은 스스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했다고 밝힌데다 한국으로 귀순의사까지 밝혔기 때문에 국가에 대한 반역죄에 해당돼 재판 자격도 없다”면서 “내가 북한에 있을 때도 그랬다”고 말했다. 탈북민들은 “북한에도 변호사가 있지만 검사의 형량에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역할을 할 뿐 전혀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전했다. 사형되기까지가 ‘지옥’ “인권유린 참혹”“北사형수, 죽기 직전까지 고문 자행…밥 안줘”“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 없다…변호사? 검사편”탈북민들은 사형 과정 자체가 ‘인권유린’이라는 전했다. 북한 수용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탈북민은 “한국은 사형수에게도 인권이 있지만 북한은 어차피 죽일 자라 밥은커녕 두들겨 패서 말도 못할 정도로 초죽음을 만들어 놓은 뒤 확인 사살시키는 정도의 사형을 진행한다”고 잔혹함을 설명했다. 통일연구원의 ‘2019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단순히 한국 녹화물을 시청·유포하거나 한국행을 알선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최고형인 총살에 처해지고 있다. 한 탈북민은 2014년 모녀가 한국행을 기도하다 붙잡히자 모녀를 포함한 일가족이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다고 증언했다. 북한은 국제연합총회가 1976년 발효한 개인의 시민적·정치적 권리를 국제적으로 보장하는 국제조약인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대한 국제규약’(이하 자유권)에 가입돼 있다. 자유권규약(12조 2항)에는 “모든 사람은 자국을 포함에 어떠한 나라로부터 자유로이 퇴거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르다는 게 탈북민들의 일관된 증언이다.북한 형법은 탈북 행위를 비법국경출입죄와 조국반역죄로 구분해 처벌하고 있다. 한국행으로 발각돼 북송된 탈북민들에게 적용되는 조국반역죄는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되는 비법국경출입죄와 달리 ‘조국을 배반하고 다른 나라로 도망쳤거나 투항, 변절, 비밀을 한 조국반역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최소 5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서 최대 사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은 주민들이 탈북을 위해 국경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민보안단속법, 행정처벌법을 통해서도 무보수노동 등으로 탈북민을 처벌하고 있다. 北도 가입한 ‘자유권 규약’에는고문 금지·이동의 자유 명시…현실은 반대김정은, 탈북민 자발적 귀환도 강하게 처벌 백서는 “김정은 집권 이후 탈북민에 대한 처벌이 크게 강화돼 2014년 이후부터는 탈북 횟수에 관계 없이 노동교화형이 부과되고 자발적 귀환도 강하게 처벌하고 있다”며 두 차례 탈북했다 처벌을 받은 탈북민 증언을 인용해 설명했다.백서에 따르면 갈수록 탈북민 수가 늘면서 탈북민 가족들에 대한 북한 내 수용소가 부족해지자 김정은 정권은 탈북민 가족들에 대한 감시와 제재를 다각도로 강화했다. 2016년 탈북민은 하루에 두세 번씩 전화를 걸어 집에 있는지 확인하고 추궁한다고 증언했고 이러한 박해를 견디다 못해 탈북을 결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백서는 전했다. 통일연구원은 북한인권백서에서 “탈북민 강제송환은 송환 이후 집결소, 구류장, 노동단련대, 교화소에서 조사·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고문 및 비인도적 처우를 받지 않을 권리(자유권 규약 7조)와 피구금자의 권리(자유권규약 10조)를 심각하게 침해받는다”면서 “특히 중국 등에서의 한국행 기도나 기독교 접촉은 공개처형되거나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되는데 이는 생명권(자유권규약 6조)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자유권 규약 14조)를 침해한다”고 명시했다. 강제송환 여성에 알몸수색·자궁검사임신한 여성 배 구타 강제낙태·영아살해유엔인권위, 국제형사재판소 北회부 권고 특히 중국에서 임신한 탈북 여성에 대한 강제낙태와 북한 여성의 인신매매 행위 역시 비인도적 취급을 받지 않을 권리(자유권규약 7조)와 신체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리(자유권규약 9조) 침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강제송환된 사람들은 다른 수감자들 앞에서 옷을 벗고 알몸 운동과 내부 수색을 받는다. 이는 송환된 사람들이 숨기고 있을지 모를 돈을 몰수하려는 의도라고 한다. 북한은 함경북도 온성군, 평안북도 신의주시, 양강도 혜강시의 국가보위성 구류장에서 알몸수색, 소지품 검사, 에이즈 검사(위생 검사)를 거친 후 수용된다. 북한의 여성권리보장법 제37조는 여성에 대한 신체 수색을 금지하고 있지만 강제송환된 탈북 여성의 경우 알몸수색과 동일 장갑을 이용한 비위생적인 자궁 검사, 발가벗긴 채 앉았다 일어섰다(‘뽐뿌질’)를 100회 이상 반복하는 등 고의적으로 모멸감을 주고 수치스러운 조사를 반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강제송환된 임신한 여성은 배를 구타하거나 약물을 주입해 강제낙태시키고 출생 직후 영아를 산모가 보는 앞에서 죽이는 영아 살해 증언들도 수두룩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보고서에서는 이런 수많은 증언들이 기록돼 있다. COI는 “정치범수용소에서 탈북민 등에 대해 고문, 구금, 강제낙태, 성폭력 등 반인도적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유엔이 북한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것을 권고한다”고 명시했다.유엔총회 올해 北인권결의안 채택한국, 60여 공동제안국서 빠져 유엔총회는 지난 18일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안에서 “북한은 오랜 기간에 걸쳐 현재까지도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침해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결의안에는 북송된 탈북민 등에 대한 강제수용소 운영, 강간, 공개처형, 비사법적·자의적 구금·처형, 연좌제 적용, 강제노동 등 각종 인권침해 행위가 나열됐다. 2005년 결의안 채택 이후 15년째로 표결 없이 전원 합의한 것은 2012~2013년, 2016~2018년에 이어 올해로 6번째다. 미국, 일본, EU 등 60개국이 공동제안국에 참여했지만 한국은 빠졌다.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이번에는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유엔의 결의안 채택에 반발하며 인권침해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반(反)북한 적대세력에 의한 정치적 조작물”이라면서 “결의안에 언급된 모든 인권침해 사례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 [2030 세대] 서민에 의한, 서민의 착취/김영준 작가

    [2030 세대] 서민에 의한, 서민의 착취/김영준 작가

    ‘배달의 민족’(배민)이 ‘요기요’의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됐단 뉴스가 한동안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많은 사람이 이 인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배민이 인수되면서 과점시장이 되고 그로 인해 배달료가 오를 것이라는 시각이 대표적이다. 배민이 시장을 장악하며 배달료가 탄생했고 그 배달료를 올림으로써 소비자를 착취한다는 시각이다. 현재 배민을 이용해 주문하면 배달료는 보통 1000~2000원 정도다. 과연 이런 배달료가 제대로 된 가격이라 할 수 있을까? 물론 과거엔 배달료란 게 없었으니 이게 부당한 가격이라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대체 언제 적 일인가? 애초에 배달이란 서비스는 사람을 고용해 별도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당연하게 누리는 공짜 서비스가 아니다. 최저임금을 살펴보면 그 비용의 상승을 실감 나게 느낄 수 있다. 내년인 2020년의 최저임금은 8590원으로 올해 대비 2.9% 올랐다. 지난 2년 동안 16.4%와 10.9%로 급격하게 올랐기에 일종의 속도 조절이라 할 수 있다. 2.9%로 속도 조절을 해도 3년 동안 32.7%가 올랐으니 결코 낮은 증가율은 아니다. 5년으로 시간을 확장해 보면 최저임금은 53.9%가 올랐다. 최저임금이 이렇게 올랐는데 사람을 쓰는 다른 비용 상승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나의 소득은 누군가의 인건비이기 마련이다. 그 점에서 보자면 배달료에 대한 사람들의 불만은 너무하다. 애초부터 공짜가 아닌 서비스를 우리는 과거에 기형적으로 누려 온 것뿐이다. 그리고 그 기형적인 문화는 여전히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인건비가 이렇게 상승하는데도 계속 무료를 요구하고 가격 인상에 분노하는 것은 엄연히 노동에 대한 착취다. 그동안 당연하게 누려 온 서비스에 가격을 매기니 이득을 빼앗긴다고 느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당연히 누려야 할 서비스가 절대로 아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이득을 지키는 데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며 조금의 손해도 보지 않으려 한다. 물론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이득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지만, 만약 나의 이득이 타인의 희생에 기반해 이뤄지는 것이라면 그것은 내가 당연히 누려야 할 것이 아닌 타인에 대한 착취에 불과할 뿐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러한 방식으로 서로를 착취하고 살았다. 착취가 대기업이 서민에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실제로는 많은 경우 서민이 서민을 착취한다. 배달료에 분노하는 서민이 바로 그들이다. 어디 배달료뿐일까. 우리가 제대로 된 비용을 치르지 않는 모든 분야가 그렇다. 서비스에 제값을 치르는 문화를 안착시켰다는 점에서 오히려 배민이 우리 사회에 미친 공이 크다. 착취를 해소하고 제값을 치르는 것에 대해 거대자본, 과점기업의 횡포라는 주장이 나오는 걸 보면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는 것을 느낀다.
  • 트럼프 재선때 고삐 풀린 ‘폭주’… “WTO 개혁·급여세 인하 나설 듯”

    트럼프 재선때 고삐 풀린 ‘폭주’… “WTO 개혁·급여세 인하 나설 듯”

    월가 트럼프 재선 이후 경제정책 준비2020년 미국 대선에서 모두가 민주당 경선 후보들에 집중하고 있는 요즘 월가의 많은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그가 어떤 경제 정책을 펼칠 것인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가 정책 분석가들은 재임 기간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 다자 무역기구를 손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은 또 트럼프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압력을 더 넣을 것이고, 2022년 그의 임기가 끝나면 금융 정책에서 훨씬 더 우호적인 인물을 수장으로 교체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트럼프는 기준 금리 인하를 두고 연준과 파월을 노골적으로 압박했다. 트럼프는 일생일대의 호기를 놓치는 “멍청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파월 거취, 대선 결과 상관없이 ‘아웃’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의 정책 분석가인 에드 밀스는 “트럼프가 재선될 것이 상당히 분명해 보이는데, 파월이 재지명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며 “만약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자기들 사람으로 연준 의장을 앉히고 싶어할 것이어서 파월의 거취는 선거 결과에 관계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트럼프의 압력에도 파월은 4년 임기를 마치겠다고 장담해왔다. 투자은행 코웬그룹의 정책 애널리스트인 크리스 크루거는 재선에서 승리하면 트럼프는 과감하게 지출을 늘릴 것이고, 경제 성장에 장애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나 마구 비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루거는 “내년에 재선에 승리하면 우리는 트럼프가 완전히 고삐가 풀린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원 민주당, 상원 공화당 ‘사수’그러나 의회는 쪼개지겠지만 내년 11월 선거에서 이기는 사람이 누구든지 견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 베팅사이트 프레딕잇은 공화당이 상원을 사수할 가능성은 66%, 민주당이 하원을 지킬 확률은 74%로 예측했다. 이는 공격적인 정책을 완화시키고, 미국과 경제 파트너들 사이의 무역 협상안을 다시 하려는 트럼프를 견제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6월 당시 대선 유세에서 트럼프는 미국 제조업에서 일자리 감소라는 “재앙”은 첫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둘째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탓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이런 우선 정책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13일 NAFTA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로 대체됐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3일은 미국 무역사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날일 될 것이다. 그날 우리는 USMCA를 제출했고, 기업 노동 농업을 비롯해 초당적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중국과의 무역협상 1단계 합의안도 마련됐다. 1단계 합의안은 중국이 대두와 옥수수, 돼지고기 등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 구매하는 대가로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 일부를 완화한다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트럼프, WTO·WB도 개혁 대상 두 개의 무역협상에서 승리를 거둔 미국 행정부는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 백악관 무역보좌관 클레트 빌럼은 “미국은 WTO에 대한 서술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백악관이 중국에 했던 것처럼 WTO와 같은 기구들과 싸울 것이라고 예상한다. WTO의 개혁을 요구하는 미국의 반대로 WTO 무역 분쟁에서 대법원 역할을 하는 상소기구의 상소위원이 임명되지 못하면서 활동이 정지됐다. 라이트하이저는 “수년간 끌어왔던 보잉과 에어버스 분쟁 건에서 WTO는 미국에 유리하게 결정했다. 우리는 유럽 제품에 75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했다”며 “(WTO가) 유럽에 편중된 관계였다”고 말했다. “중국, WB 대출로 개도국 지원… 문제”미중 무역전쟁에서 세계은행(WB)도 미국의 개혁 대상에 올랐다. 미국 의원들과 투자자들은 중국이 중하위 소득의 국가들을 위한 대출 지원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앤서니 곤살레스 오하이오주 하원 의원은 “중국이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에서 졸업해야 한다”고 말했고,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이에 동의했다. 곤살레스는 중국이 세계은행의 대출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원을 제출하려고 작업 중이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세계은행에서 중국이 수십억 달러의 저리 대출을 받아 개발도상국 인프라를 건설해주면 결국 미국의 지정학적 이점을 손상시킨다는 것이다. 트럼프, 중산층 감세도··· 정치적 2기 트럼프 행정부는 ‘감세 2.0’으로 알려진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기업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인하한 트럼프 행정부가 중산층 세율을 15%로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부자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중산층을 위한 정책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급 소득자들의 급여세가 인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급여 소득자는 그만큼 가처분 소득, 즉 소비 여력이 늘어난다. 중산층 감세 정책은 실용적이기보다는 다분히 정치적이라고 밀스가 분석했다. 민주당으로서도 급여세 감세에 반대하기가 만만찮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15세 이상 취업자 10년간 128만 늘지만… “쓸 만한 숙련공이 없다”

    15세 이상 취업자 10년간 128만 늘지만… “쓸 만한 숙련공이 없다”

    생산가능인구 28년까지 260만명 줄어 학령인구 줄어 신규 노동인력 39만 부족 여성·고령층 취업 확대로 인력은 유지 고용률 0.3%P 증가… 2027년부터 감소저출산 고령화의 여파로 앞으로 10년간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260만명 줄고, 학령인구(6~21세)가 감소하면서 신규 노동 인력이 약 39만명 부족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자리가 없던 비경제활동인구 등이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면 노동시장 인력 자체가 부족해지지는 않지만, 생산력이 왕성하고 숙련도 높은 인력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17일 발표한 ‘2018~2028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 보고서’에서 “향후 10년간 인구구조가 크게 변화해 인력 공급 제약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장기 인력 수급 전망은 미래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예측해 국가 인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데 활용하고자 2007년부터 격년으로 내놓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10년간 15세 이상 인구는 191만명 증가하는 반면 15~64세 인구는 260만명 감소한다. 특히 60세 이상이 505만명 늘어 전체 인구 증가를 주도하면서 고령층이 두터워진다. 이런 변화는 경제활동인구에도 영향을 미쳐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는 10년간 124만명 늘지만 15~64세 경제활동인구는 70만명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15~64세 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는 시점은 앞으로 4년까지다. 2023년까지는 30만 3000명 늘어나다가 이후부터는 무려 100만 2000명이나 급감한다. 이 기간 저출산 고령화 대책을 다각도로 강구하지 않으면 생산 인력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고등학교 졸업생이 2018년 57만명에서 2028년 40만명으로 16만명 감소하는 등 학령인구가 줄면서 고용부는 앞으로 신규 인력이 38만 5000명 부족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봤다. 2028년 고교 졸업생은 2018년 기준 대학 정원(50만명)에도 못 미쳐 향후 10년간 대학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5세 이상 취업자는 앞으로 10년간 128만명 늘어 고용률이 0.3% 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2027년부터 감소로 전환돼 증가폭이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인구 증가는 둔화하지만 고학력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 경제성장에 따른 인력 수요 증가로 모든 연령층에서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고령화 영향으로 70세 이상 경제활동 참가율이 2028년까지 4.1% 포인트 높아지면서 15~29세(3.8% 포인트)를 제치고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고용부는 내다봤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중장기 인력 수요 변화(2018~2035년)를 보면 전문과학기술, 정보통신업 등 기술 진보의 영향을 크게 받는 고숙련 직업군의 전문직을 중심으로 고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판매종사자, 장치·기계조작·조립종사자, 단순노무 종사자 등 저숙련 직업군은 일자리 대체 가능성이 높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내년 2월 말부터 맞벌이부부 동시 육아휴직 가능

    내년 2월 말부터 맞벌이부부 동시 육아휴직 가능

    돌봄 대상 조부모·손자녀까지로 확대 근로시간 단축 신청제도 단계적 시행내년 2월 28일부터는 부모가 같은 자녀에 대해 동시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때 육아휴직 급여도 부모 모두에게 지급된다. 현재는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같은 기간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없다. 정부는 17일 국무회의에서 부모의 동시 육아휴직 허용 등의 내용을 담은 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심의, 의결했다. 현행 시행령은 같은 자녀에 대해 배우자가 육아휴직을 하는 근로자는 배우자와 같은 기간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없도록 허용 예외 조항을 두고 있으나 이번 시행령 개정에서 이 부분을 삭제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이 더욱 촉진되고 부모가 함께 아이를 돌보는 맞돌봄 문화가 확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 1월 1일부터는 가족돌봄휴가가 새로 도입돼 가족의 질병이나 사고, 노령 또는 자녀 양육을 사유로 근로자가 연간 최대 10일의 휴가를 쓸 수 있다.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하려면 사용하려는 날, 돌봄 대상 가족의 성명, 생년월일, 신청 연월일, 신청인 등을 적은 문서를 사업주에게 제출하면 된다. 또 내년 1월 1일부터는 조부모와 손자녀를 돌보기 위해 가족돌봄 휴직·휴가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지금은 부모나 배우자, 자녀 또는 배우자의 부모를 돌보는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으나 돌봄 대상 가족 범위가 조부모와 손자녀까지 확대됐다. 해당 조부모의 직계비속과 손자녀의 직계존속이 있으면 사업주가 휴직·휴가 신청을 거부할 수 있지만 질병·장애·노령·미성년의 사유로 근로자가 돌볼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허용해야 한다. 지난 8월 개정된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근로자가 가족돌봄, 본인 건강, 은퇴 준비, 학업을 위해 사업주에게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도 내년 1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내년에는 공공기관 및 300인 이상 사업장에 우선 적용되고, 2021년에는 30~299인 사업장, 2022년에는 30인 미만 사업장으로 적용 대상이 넓어진다. 단축을 희망하는 근로자는 단축 시작 예정일 30일 전까지 단축 사유, 단축 시간 및 기간 등을 기재해 사업주에게 제출하면 된다. 한 차례에 한해 단축 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다만 사업주는 근속 6개월 미만 근로자의 신청, 대체인력 채용 곤란, 정상적 사업 운영에 중대한 지장, 단축 종료 후 2년 미만 경과 등의 사유로 허용하지 않을 수 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제2 인헌고 막자고 했지만… 진보만 나온 ‘반쪽 교원 토론’

    제2 인헌고 막자고 했지만… 진보만 나온 ‘반쪽 교원 토론’

    “사회 현안 해결법 배워야” “본질 왜곡” “교사는 정보 제공자… 중립 지켜야” 요구 교총 “교사들끼리 원칙 세우는 건 모순”“논쟁이 되는 사회 이슈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배우는 것도 교육입니다.”(강민정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 “민주시민교육이 교육감의 정치적 성격에 따라 시작되면 취지와 다르게 본질이 왜곡됩니다.”(박정현 인천 만수북중 교사) 정치편향 교육 논란을 일으킨 ‘인헌고 사태’를 계기로 사회 현안에 대한 교육의 원칙을 마련하기 위해 교육계가 머리를 맞댔다. ‘뜨거운 감자’에 손은 댔지만 보수 교육계가 ‘불참’을 선언해 합의를 도출하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서울시교육청은 1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사회현안교육 원칙 합의를 위한 서울 교원 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 사단법인 징검다리교육공동체가 진행을 맡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와 서울교사노동조합, 좋은교사운동, 한국교원노동조합, 서울실천교육교사모임 등 교원단체들이 공동 주관했다. 이번 토론회는 교사들이 정치편향 교육을 했다는 논란으로 학교가 진통을 겪은 ‘인헌고 사태’를 계기로 마련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학교가 ‘자유로운 교육적 토론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회 현안 수업과 관련된 규범과 규칙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독일의 시민교육 원칙인 ‘보이텔스바흐 협약’을 참고해 특정 사상의 주입이 아닌 자유로운 논쟁과 토론이 가능하도록 하는 민주시민교육 원칙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교사들은 교실에서 논쟁적인 사회 현안을 다뤄야 한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을 심어 줘야 한다”, “사회 현안은 학생들의 삶과 동떨어질 수 없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면서도 교사의 역할에 대해서는 ‘중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교사는 다양한 정보를 제시하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도록 하는 안내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서울시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서울교육청의 참석 요청에 “진보 교원단체들이 주도하는 토론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판단해 거부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이미 문제가 된 교사의 정치편향 교육 사례에 대한 엄중한 대처가 우선”이라며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교원들끼리 원칙을 만드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은 “향후 논의 과정에서 교총도 참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대통령이 찾아간다’ 구로디지털단지서 직장인과 깜짝 점심한 문 대통령

    ‘대통령이 찾아간다’ 구로디지털단지서 직장인과 깜짝 점심한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중소벤처기업 밀집 지역인 서울 구로구를 찾아 직장인들과 깜짝 점심을 먹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직장인들이 느끼는 경기 동향, 육아와 경력 단절, 군복무 문제 등 다양한 어려움을 직접 들었다. 대통령이 취임 후 공중 장소에서 시민들과 트인 대화를 나눈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광화문 근처 한 호프집에서 퇴근길 직장인들과 ‘호프 미팅’을 하며 생맥주잔을 기울인 적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행사 또한 국민이 계시는 곳에 대통령이 직접 찾아가 함께 식사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과의 점심’ 으로 명명된 행사는 오전 11시 50분부터 구로디지털단지 내 한 회사 지하 구내식당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직장인 8명과 식사를 함께한 뒤 옆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또 다른 6명의 직장인들을 만나 차담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구로에서 일하는 젊은 직장인과 경력 단절 여성, 장기근속자 등 10∼60대의 남녀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문 대통령이 행사장에 나타나기 전까지 이들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간담회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직원들과 함께 식당 입구에서부터 줄을 서서 배식판을 직접 들고 음식을 받았다. 흑미밥에 떡만두국, 닭볶음탕으로 식사를 하는 동안,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제품 개발의 어려움, 주4일제 근무 중소기업, 주52시간제 등에 대한 간단한 대화가 오갔다. 김상조 정책실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배석했다. IT 기업의 워킹맘으로 자신을 소개한 조안나씨는 “이력서에 기혼이라는 걸 숨겨서 제출한 적이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후 옆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대화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제가 청와대 들어가고 난 이후 행사하고 무관하게 시민들과 만나서 음식먹고 커피한잔 마시고 하는게 처음”이라며 ”편하게 밥먹고 커피마시고 이야기 좀 주고받고 소통하자는 취지니까 부담 갖지 마시고 하고 싶으신 말씀 편하게 해주시라”고 했다. 19년차 경영지원 업무를 하고 있는 직장인 임태순(여,45)는 “일하는 여성 뿐 아니라 사회인식이 바뀌면 좋겠다”며 “육아가 여자 몫이 아니라 부모 공동으로 책임감가지는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아이는 함께 기르는 것?”이냐고 묻자, 임씨는 “유연근무제도 대기업 외국계 기업에 한정되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활성화돼서…”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가사분담에 대해 “우리 세대는 그러지 못했는데 젊은 세대는 잘 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임씨는 “도와준다는 게 잘못이다. 같이 해야 되는데 내가 도와줬다고 남편이 이야기하니까 싸움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연근무제도 중소기업에 도입왜서 남편과 아내가 같이 시간을 분배해 아이 돌보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대통령이 웃으며 ”남성들이 혹시 반론이라든지...”하고 묻자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박영선 장관이 “방금 전 그 말씀을 대통령이 조금 전 국무회의에서 방망이 탕탕해서 법이 통과됐다”고 소개하자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아까 국무회의를 했다”며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많이 사용하도록 바뀌고 있다. 20%인가 넘어섰다. 오늘은 엄마 아빠가 동시에 한 아이를 위해서 동시에 육아휴직을 할 수 있도록“이라고 소개했다. 앞서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언급한 것으로, 법안은 영유아에 대해 부모가 함께 육아를 할 수 있도록 부부 동시 육아휴직을 허용했다. 김상조 실장은 “공무원 뿐 아니라 민간 기업에도 가능하도록 제도로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아마 여성들 입장에서는 아직도 불평등한 부분이 많고...”라며 “유리천장도 높고 성평등지수나 발전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지만, 이 점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디지털 대행사 본부장으로 근무하는 양지승(여·33)씨는 ”여기 근처에 워킹맘이 굉장히 많은 걸로 아는데 어린이집이 근처 3군데 밖에 없다. 좀 더 확장시켜 주시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하도급 입장인데, 주52시간은 저희도 시행하려고 하는데 막상 시행하자니 어려운 점들 많아서 좀 더 개선돼야하는 방향은 있다”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어떤 어려움이냐? 원청이 갑자기 물량을 몰아서 준다던지?”라며 “대기업이 하청 줄 때, 주 52시간 근무시간에 맞춘다는 그런 것을 정해줄 필요가 있다는 말인지”라며 관심을 표시했다. 양씨는 “저희가 똑같은 근무 환경에서 5시에 일을 주셔도, 저희는 그 시간 만큼 좀 더 유예기간을 주신다던지”라고 중소기업에 대한 배려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게 굉장히 연쇄적 효과를 미치는 거죠. 대기업 납기에서 노동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지정하게 되면, 하청업체에서 납기를 지키기 위해서 무리하게 직원들이 일하게 되고, 그만큼 가사 아이 돌보는데 어려움이 있는 악순환이....”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공공부문이 정부 공사를 발주할 때 주52시간을 감안해서 납품 기안을 조정해주는 제도를 이제 시행했는데, 이런 것들이 민간기업, 대기업의 경우에도 확산하도록 제도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올해 특성화고 졸업 후 바로 취업한 김상우씨는 산업기능요원이 수요 불일치로 대기기간이 길어지는 문제를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불과 3~4년만 지나도 병역자원이 부족해지는데 오히려 지금은 병력자원이 약간 넘쳐서 대체복무를 기다려야 하는 일이 생긴다“며 ”제도개선이 필요하지만 길게 보면 저절로 해소될 수 있다“고 답했다. 김 실장은 ”최근 정부가 해소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이날 청와대 쪽 배석자를 최소화해 최대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야기가 오갈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장소 선정의 의미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벤처산업으로 집적단지를 이룬 곳”이라며 “과거에서 미래로 발전해 나간다는 의미도 함께 담겼다”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인턴씨, 인사 좀 하지” 과장님이 지적한다면

    “인턴씨, 인사 좀 하지” 과장님이 지적한다면

    “우리 인턴씨는 말수가 원래 적은가 봐요? 인사 정도는 해줘도 될 텐데….” 당신은 취업 전쟁 속에 ‘스펙’을 쌓아 가며 가까스로 일자리를 찾았다. 신분은 인턴. 정직원이 되려면 수습 기간 한 달을 거쳐야 한다. 부서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김 과장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건넬 수 있는 답은 세 가지. ①답장 좀 못할 수도 있지. ②안녕하세요. ③죄송합니다. 모바일 게임 ‘메신저 신드롬’은 이렇게 시작한다. 무엇을 고르겠는가. 비정규직이나 인턴, 자취생 등의 애환을 담은 모바일 게임이 1030세대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돼 10만명 이상이 내려받은 ‘메신저 신드롬’이 그중 하나다. 인턴사원이 모바일 메신저로 대리에서 부장에 이르는 상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정규직에 도전하는 설정이다. 일상에서 도피할 수 있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나 환상적인 세계관은 없다. 역으로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이 인기 요인이다.1.열망 게임에서라도 취직해 정규직 되고파 사회 초년생인 김지혜(28·가명)씨는 “게임을 하면서 선배에게 무심코 했던 말들이 건방지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사내 정치는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평소에 더 조심해서 말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박민준(26·가명)씨는 “게임 속 주인공과 비슷한 상황에서 퇴사했는데 그때 생각이 나서 게임을 하는 내내 심란하고 화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 세대는 거대한 왕국을 만들고 왕이 되는 등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게임을 즐겼지만 지금 세대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사회를 풍자하는 게임을 만들고 즐기는 모습”이라면서 “답답한 현실의 탈출구이자 실패담까지 드러낼 수 있는 소신이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2. 현실 ‘업무미숙’ ‘겸업금지’ 게임에서도 해고 직장 생활을 다루는 게임들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3~4년 전에는 계급 상승의 열망을 담은 게임이 쏟아졌다. 2015년 출시된 모바일 게임 ‘내 꿈은 정규직’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으로 100만명 이상이 다운로드를 받았다. 취업 준비생이라는 출발점은 ‘메신저 신드롬’과 비슷하지만, 사장까지 승진이 가능한 점이 다르다. 물론 쉽지 않다. 작은 잘못에도 권고사직당하기 일쑤다. 서류에 ‘0’ 한 자만 잘못 써도 ‘업무미숙’이라는 이유로 잘리고, 월급이 적어 알바를 하다 걸리면 ‘겸업금지’로 잘린다. 모바일 게임 ‘자취생 게임’에는 시골에서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상경한 대학생이 플레이어다. 게임에서도 현실의 벽은 높다. 이른바 ‘인서울’(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만 하면 탄탄대로일 줄 알았건만 등록금과 집세를 내기도 빠듯하다. 알바를 해서 돈을 벌거나 수업을 열심히 들어 장학금을 타야 하는데, 너무 그 일에만 매달리면 체력이나 재미가 줄어든다. 또 고통 지수가 올라가면 모든 욕구가 바닥나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무기력해하는 ‘번아웃 증후군’과 비슷하다.3. 씁쓸 아등바등 뛰어도 ‘서민몬’ ‘산재몬’ 계급을 노골적으로 풍자하려고 과장된 설정을 쓰는 모바일 게임도 있다. ‘서민몬스터’는 ‘서민몬’을 잡으면서 물려받은 회사를 키워 나가는 ‘금수저 경영 시뮬레이션’을 콘셉트로 내세웠다.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 캐릭터는 ‘산재몬’이다. 게임은 “일을 하다 다치게 됐지만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고 심지어 전처럼 빠르게 일하지 못한다며 해고를 당해 억울함이 많다”고 소개했다. ‘거지키우기’는 주인공 ‘거지’가 한푼 두푼 모으고 다른 사람을 고용하며 재산을 불리는 게임이다. 값비싼 미술품을 구입하거나 행성까지 정복하는 ‘사장 거지’가 될 수도 있다. ‘거지키우기’는 여러 시리즈로 출시됐는데 시리즈마다 다운로드 건수가 평균 50만회를 넘는다. 게임의 변화는 사회적 관심의 변화를 보여 준다. 4~5년 전에는 압축 성장이 끝나면서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관심이 컸다. 2016년 말 출시된 모바일 게임 ‘비 내리는 단칸방’은 비가 내리는 허름한 방 안에 혼자 있는 상대방에게 말을 걸거나 집을 꾸며 주는 게 전부였다. 최근 들어서는 직장 문화 개선과 개인의 심리적 안정 및 만족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담은 게임이 출시되고 있다. 박창호 숭실대 정보사회학 교수는 “흙수저, 금수저 같은 용어가 등장할 때의 게임은 계급 상승에 대한 욕구를 많이 반영했다”면서 “지금은 직장 내 갑질 문화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인권에 대한 고민을 반영한 게임이 늘었다”고 짚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런 게임은 자신의 현실을 투영하고 소극적으로 저항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기능이 있다”고 평가했다.4. 공감 빗속 나홀로 캐릭터를 보며 왠지 위로 실제 게임 이용층은 30대보다는 대체로 10~20대가 많은 편이다. 게임 ‘비 내리는 단칸방’ 개발자는 “전체적으로 여성 이용자 비율이 높고 10~20대 이용자가 가장 많다”고 했다. 2년 전 고등학교 3학년 때 이 게임을 즐겼다는 대학생 이유정(21·가명)씨는 “빗속에서 혼자 앉아 있는 게임 속 주인공의 말을 들어 주면서 위로를 얻었다”고 말했다. 게임 개발자들이 대부분 본인의 삶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점도 특징이다. ‘내 꿈은 정규직’ 개발자는 수차례 실직을 겪은 뒤 이 게임을 개발했다. ‘메신저 신드롬’을 개발한 김명진(24) 피모뎁 공동대표는 처음 취업한 게임회사에서 주 90시간 넘게 일하면서 번아웃 증후군을 겪었다. 그는 퇴사를 결정하면서 회사에 대한 트라우마를 녹인 게임을 구상하게 됐다.5. 저항 게임에서라도 직장 갑질과 싸워 주길 문제의식이 게임 속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임에서 무력감을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직장인 오종민(26·가명)씨는 “게임 속에서 정규직이 되기가 매우 어려웠고 수십 가지 이유로 사직을 당하기 일쑤였다”면서 “현실에서는 정규직이라는 것에 안도하면서 게임을 지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월 공공 분야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을 내고 7월에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근로기준법(직장 내 괴롭힌 금지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에 따르면 법 시행 후 직장인 10명 중 6명은 괴롭힘이 줄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반 사원급에서는 10명 중 3명만 변화를 느꼈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사회생활 게임을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은 정규직 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사회의 슬픈 단면”이라면서 “20대 사원과 50대 부장이 서로를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부와 회사가 더 적극적으로 조직 문화를 개선해 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개임 개발자들도 현실이 바뀌기를 바란다. ‘메신저 신드롬’에서 첫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③죄송합니다’를 골라야 한다. 그 후에도 살아남으려면 끊임없이 선택을 해야 한다. 직장 상사의 비위를 맞추기만 하거나 순간적인 감정에 따라 행동하기만 하면 정직원이 되지 못하고 ‘게임 오버’가 된다. 주인공을 괴롭히는 아첨꾼 ‘이 과장’뿐만 아니라 사회 부조리에 관심 없는 ‘이 차장’과 묵묵히 자기 일만 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을 모른 척하는 ‘김 과장’까지 모든 등장인물이 ‘반면교사’다. 게임에는 조직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직장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가 녹아 있다. 김 대표는 “유저들은 불합리하다고 느끼면서도 정직원이 되려고 사회가 강요하는 답을 고르곤 한다”면서 “더 높은 지위와 권한을 가졌을 때 사회의 부조리함을 바꾸려고 노력해야 하고, 그 선택은 스스로의 몫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유럽도 금지…129억장 영수증 ‘독성물질’ 안막나 못막나

    유럽도 금지…129억장 영수증 ‘독성물질’ 안막나 못막나

    생식독성·내분비장애 물질 ‘비스페놀A’영수증서 유럽 규제기준의 최대 60배 검출뒤늦게 산업부 관리 추진…선진국은 금지“안전기준 마련하고 대체용지 개발 나서야”안전기준 미비로 한 해 129억장이나 발행되는 종이영수증에서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가 다량 검출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이미 비스페놀A가 함유된 영수증 원료를 금지한 상태여서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작성한 ‘비스페놀A 함유 감열지의 유해성 및 제도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비스페놀A는 캔, 병마개, 포장재의 코팅재로 사용되며 특히 종이영수증, 번호표 등에 사용하는 감열지(열에 반응해 글자를 새기는 종이)에도 많이 사용된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신용카드, 체크카드 결제를 통해 발급된 종이영수증만 129억장에 이르며 발급비용은 560억원 규모다. 비스페놀A는 환경호르몬으로 불리며 내분비계 독성이 있어 내분비계장애물질, 생식독성물질, 고위험우려물질 후보군 등으로 지정돼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 끝으로 전 지역 금지 지난 10월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환경과학원에 의뢰해 다중이용업소에서 사용중인 감열지의 비스페놀A 함유량을 조사한 결과 0.06~1만 2113 ㎍/g으로 집계됐다. EU의 현행 규제기준인 200㎍/g의 최대 ‘60배’에 이른다. 이에 스위스는 내년 6월부터 비스페놀A가 함유된 감열지 사용을 금지할 예정이고, EU는 내년 1월 2일부터 중량 대비 비스페놀A 함량이 0.02% 이상인 감열지는 판매 금지할 계획이다. 또 일본, 대만, 벨기에 등에서는 감열지에 대한 비스페놀A 사용을 이미 금지했다. 미국도 내년 1월 일리노이주를 마지막으로 모든 주가 감열지에 대한 비스페놀A를 금지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감열지에 대한 안전기준이나 규제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아 문제로 지적된다.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에 따르면 비스페놀A는 ‘유독물질’, ‘중점관리물질’ 등으로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젖병 등 영유아 제품은 비스페놀A 사용이 금지됐고 조리기구도 0.6㎎/ℓ 이하로 사용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비스페놀A 주요 노출원 1위 음식·2위 영수증 하지만 국가기술표준원에서 관리하고 있는 안전기준을 보면 종이영수증에 대한 기준은 없다. 또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제조·수입 금지가 가능한 ‘안전확인 대상 생활화학제품’에도 종이영수증은 포함돼 있지 않다.뒤늦게 지난달 27일 정부는 ‘제품안전정책 실무위원회’를 열어 벽지와 종이장판지를 관리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감열지를 관리하도록 했다. 그러나 대체용지 개발 등의 대안은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정치권의 움직임이 더 빠르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4월 고객이 종이영수증을 요구할 때를 제외하고 전자영수증 발행을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부가가치세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 선진국에서는 비스페놀A에 대한 우려가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에 따르면 체내 비스페놀A에 대한 주요 노출원은 1위가 ‘음식물 섭취’였고, 2위가 ‘감열지 노출’로 조사되기도 했다. ●화장품 바른 손 더 위험…안전기준 마련 시급 특히 핸드크림이나 스킨, 로션, 립글로스 등 화장품에는 비스페놀A의 성분이 잘 묻어나게 하는 성분이 포함돼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높다. 2014년 한 해외연구 결과에 따르면 핸드크림을 바른 채 비스페놀A가 함유된 감열지를 만지는 실험을 한 결과 2초 만에 235㎍의 비스페놀A가 피부에서 묻어나왔다. 45초 뒤에는 581㎍이 묻어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피부에 흡수되는 양이 증가해 묻어나는 양은 감소했지만 4분 이후에도 425㎍이나 묻어나왔다. 2016년 국내 연구에서는 대형마트 여성 계산원 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장갑을 착용하지 않은 그룹이 장갑을 착용한 그룹에 비해 체내 비스페놀A 농도가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영 입법조사처 환경노동팀 입법조사관보는 “위해성 평가를 통해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독성이 적은 대체물질 개발 및 대체수단 마련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비스페놀A는 건강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사전주의 원칙’에 입각한 정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빅데이터 활용 기업이 10%면 5년간 7만 9000명 고용 창출?

    빅데이터 활용 기업이 10%면 5년간 7만 9000명 고용 창출?

    “빅데이터 이용 기업의 비율이 10% 수준까지 상승하면 5년간 최소 7만 9000명의 고용이 창출됩니다.”(오상훈 넥스텔리전스 선임연구위원) 고용노동부가 13일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노동경제학회와 함께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19년 고용영향평가 결과 발표회’를 개최했다. 고용영향평가는 정부 정책이 일자리의 양과 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평가해 고용친화적인 정책으로 이끄는 제도다. 올해에는 5개 분야 28개 정책을 평가했다. 산업 활성화(7개), 혁신 성장(7개), 공정 경제·노동조건 개선(6개), 지역 활성화(4개), 규제 개선(4개) 등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올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공정 경쟁 관련 정책, 노동조건 개선 관련 정책 등을 주로 평가했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혁신 성장, 최근의 시장 경향 변화에 따른 일자리 영향도 평가 대상에 포함했다”라고 설명했다. 오 사장이 발표한 ‘데이터 경제 활성화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서는 정부가 중점적으로 지원·육성하고 있는 데이터 산업의 활성화가 데이터 산업 및 그 외 산업 전반의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정책적 지원은 데이터 공급을 담당하는 데이터 산업과 데이터를 상품생산·서비스 제공 등에 활용하는 일반산업의 고용에 모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오 선임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빅데이터와 인공 지능 기술의 융합 단계로 발전 시 자동화·무인화가 확산돼 고용 대체 발생 가능성도 지적했다. 김영아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배달앱 확산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음식 자영업 분야의 배달 대행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이 음식 자영업 및 배달원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김 부연구위원이 수행한 실태조사 및 그에 따른 추정결과에 따르면 전체 배달원 종사자 규모는 약 13만 명으로 추정됐다. 매장에 직접 고용된 배달원은 36%, 배달 대행 업체에 고용된 배달원은 64%였다. 배달 대행앱 도입 이전과 비교하여 약 3만 3000명의 배달원이 추가로 고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행 배달원 300명을 상대로 만족도 조사와 심층 면접도 실시했는데 일할 때의 자율성(5점/3.56점)에 대해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소득 수준(3.32점), 노동 시간(3.30점)이 그 뒤를 이었다. 다만 발전 가능성(2.92점), 작업 중 안전(2.54점)에서는 낮은 만족도가 드러났다. 이상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소기업 기술 탈취 근절의 고용효과’ 발표를 통해 지난해 정부가 밝힌 ‘중소기업 기술 탈취 근절 대책’이 중소기업 고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추정했다. 분석 결과 대책의 기술 탈취 방지 부문이 효과를 발휘하면 중소기업 전체의 매출은 4.4%, 고용은 2.8%가 3년간 추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렇게 추정된 고용증가 효과를 관련 업종 중소기업의 전체 고용 규모를 고려하여 환산하면 약 16만 3000명에 이른다. 이외에도 소비 행태 변화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 스마트팜 활성화 정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금융 분야 빅데이터 구축 및 활용의 고용 효과, 사회서비스 활성화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 어린이집 종사자 처우 개선의 고용 효과 등이 발표됐다. 이날 발표된 고용영향평가의 최종 결과 보고서는 내년 3월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영향평가센터 누리집(www.kli.re.kr/eia)에 올릴 예정이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일자리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정확한 정책 효과를 측정하는 고용영향평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오늘 발표된 평가 결과들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실제 일자리 정책 추진에 반영돼야 결실을 맺게 된다. 여러 정책 담당자들과 관계자분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도대체 왜 떨어진걸까’...취준생 마음 달래는 강약점 분석 보고서

    ‘도대체 왜 떨어진걸까’...취준생 마음 달래는 강약점 분석 보고서

    조달청 등 9곳서 우수 사례 발표 ‘과장 파격 승진’ 조달청 대상 ‘보듬채용’ 한국남부발전 금상 수상#조달청의 경우 과장 승진은 주로 승진 연도 기준으로 보직이 주어졌다. 그러다 보니 해당 직위에 필요한 경력이나 전문성 등 업무 역량이 부족한 면이 있었다. 이제 혁신조달과장 등 3개 직위는 그간 성과와 해당 분야 전문성 등을 평가해 발탁 승진시키기로 했다. #대학교를 졸업한 지 벌써 1년이 된 A씨. 수많은 회사에서 번번이 낙방했다. ‘불합격’이라고 안내를 해 주는 곳은 그나마 인간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대부분 감감무소식이었다. 탈락 원인을 놓고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그러던 중 ‘한국남부발전 보듬채용(개인 강약점 분석보고서) 제공 안내’라는 제목의 문자 한 통을 받았다. 보고서에는 합격자들과의 격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그래프가 들어 있었다. A씨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더 노력할 수 있게 됐다. 12일 인사혁신처가 개최한 ‘2019 인사혁신 우수 사례 경진대회’에서 조달청이 대상, 한국남부발전(KOSPO)이 금상을 받았다. 올해 14회째를 맞이한 인사혁신 우수 사례 경진대회는 국민이 체감하는 인사혁신 성과를 공유하고 범정부적인 혁신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해 매년 열린다. 이번 대회에는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 및 시도교육청 등 76개 기관에서 총 146건의 혁신 사례가 접수됐고, 9개 기관 사례가 본선에서 발표됐다. 인사처 관계자는 “조달청의 경우 과장 승진 시기가 되면 누가 될지 예측이 가능해 업무 활력이 저하됐는데 이제는 조직 분위기가 살아났다”며 “한국남부발전은 탈락 결과와 사유까지 자율적으로 공개하는 보듬채용 프로그램을 통해 채용의 중심을 기업에서 지원자로 바꿨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채용 정보 사이트 ‘사람인’이 구직자 480명을 대상으로 ‘입사 지원 후 불합격 통보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구직자 10명 중 9명(94%)이 ‘불합격자에게 기업이 해당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불합격 통보 시 ‘그 사유’에 대해 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도 77.5%나 됐다. 하지만 불합격 통보 고지 비율은 입사 지원 수 대비 47%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남부발전은 문자 알림 서비스에 동의한 탈락자에게는 차기 채용 공고, 채용설명회 일정 등 각종 채용 정보를 문자로 안내한다. 이와 함께 고용노동부(5급 특별승진제도 개편)가 한국남부발전과 함께 금상을 받았다. 은상은 한국남동발전(마이크로러닝 지식배달 서비스), 특허청(심사관 특별승진제도),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 혁신 어벤저스)가, 동상은 기획재정부(사무관 역량평가), 한전KDN(장애인 고용 생태계 조성), 통일부(여성관리자 임용 확대)에 돌아갔다. 황서종 인사처장은 “정부는 지금까지 공정 채용과 공직 전문성 향상,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 균형 인사, 공직문화 개선 등 다양한 인사혁신 노력을 지속해 왔다”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직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제2,제3의 김용균 막을 수 있습니까

    제2,제3의 김용균 막을 수 있습니까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김용균씨 참사가 벌어진 지 1년하고 이틀이 더 지난 12일 당정은 ‘제2의 김용균’을 막겠다고 대책을 발표했지만 레토릭만 화려할 뿐 알맹이가 빠져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직접 고용을 거부한 데다 발전소(원청) 정규직과 협력사(하청) 근로자 간 ‘차별의 벽’도 그대로 뒀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국회에서 ‘발전산업 안전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발전소 연료·환경 설비운전 업무를 전담하는 하나의 공공기관을 만들어 하청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 ‘고(故) 김용균씨 사망 특별조사위원회’는 정부에 발전소가 하청 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연료·환경 설비운전은 김씨가 담당했던 업무다. 노동계는 하청 근로자를 새로운 공공기관의 직원으로 만들어도 발전소 입장에선 결국 다른 회사 직원이라 안전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준선 공공운수노조 조직국장은 “특조위 권고처럼 직접 고용이 원칙적으로 맞다면서 직접 고용은 어렵다는 당정의 말을 대체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 당정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현행법과 제도, 사회적 인식 등을 고려해 특조위 권고안을 모두 다 이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정은 또 정비 업무 하청 근로자도 계약 기간을 연장하고 하청업체를 낙찰할 때 안전성을 우선하겠다고 밝혔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원·하청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협의체를 운영하도록 했다. 내년부터 발전소에서 일어난 산업재해도 원·하청 구분 없이 통합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대책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조위에 참여한 조성애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진상규명팀장은 “발전소마다 하청이 많게는 10개가 넘는 상황에서 과연 통합협의체가 제대로 운영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서울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단독] 프랑스 총파업에 발 묶인 피아니스트 조성진, 지방 공연 취소에 팬들 울상

    [단독] 프랑스 총파업에 발 묶인 피아니스트 조성진, 지방 공연 취소에 팬들 울상

    프랑스 노동계의 연금개혁 저지 총파업 영향이 피아니스트 조성진(25)에게도 튀었다. 현재 프랑스에서 연주회 투어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조성진은 총파업으로 파리에서 발이 묶였다. 이에 조성진의 연주회가 예정됐던 지방 극장은 공연 취소를 결정했다.엑상프로방스 그랑테아트는 11일(현지시간) 극장 홈페이지를 통해 13일로 예정됐던 연주회가 취소됐다고 공지했다. 극장 측은 “최근 진행 중인 교통 총파업으로 인해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엑상프로방스로 이동이 불가능해졌다”면서 “이번 공연은 취소됐고 다른 공연으로 대체되거나 연기되지 않는다”고 알렸다.조성진은 12일 파리 샹젤리제에서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한 뒤 프랑스 남부지방 엑상프로방스로 이동해 제임스 개피건의 지휘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프랑스 노동계가 정부 연금개혁에 반대하며 진행 중인 총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파리와 주요 도시의 대중교통은 모두 멈췄다. 조성진 공연 취소 소식이 전해지자 프랑스 남부 지방에 거주 중인 교민과 현지 클래식 팬들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한 교민은 현지 커뮤니티에 “조성진의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는데 파업으로 오지 못한다니 너무 슬프다”며 공연 취소 소식을 공유했다. 또 다른 교민은 “샹젤리제에서 공연은 진행되지만, 문제는 파리로 들어가는 교통도 모두 끊겨 가지 못할 거 같다”고 글을 남겼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USMCA 수정안 합의… 트럼프, 美농민·노동자 표심 잡았다

    USMCA 수정안 합의… 트럼프, 美농민·노동자 표심 잡았다

    車 일정 비율 이상 북미서 생산 조건 포함 캐나다에 대한 낙농업계 수출 길도 확대 하원 18일까지 표결… 협정안 통과 전망 美, 中제품 197조원 추가관세 연기 검토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3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할 새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수정안에 합의했다. 1994년 체결된 NAFTA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헤수스 세아데 멕시코 외교차관,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부총리 등 3국 대표단은 10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 모여 USMCA 수정안에 서명했다. 3국은 지난해 11월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원안에 서명했지만 미 의회가 노동기준 강화 등을 요구하며 반대하면서 수정안이 마련됐다. USMCA 수정안에는 NAFTA에는 없던 새로운 노동기준과 이행강제 내용 등이 포함됐다. 자동차는 일정 비율 이상 북미에서 생산돼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갔고, 캐나다에 대한 미 낙농업계의 수출 길도 넓어졌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미 하원도 이번 협정을 지지하는 만큼 의회 통과는 쉽게 이뤄질 전망이다. 하원은 오는 18일까지 표결에 부쳐 처리할 예정이다. 이번 수정안 합의에 대해 승자와 패자는 각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주요 무역협정을 타결한 데다 미 농민과 자동차 노동자에게 승리를 안겨 줬고, 무역협상의 최대 타깃인 중국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성과다. 반면 USMCA 수정안 합의로 성과를 거둔 트럼프 대통령과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협상에서 강한 모멘텀을 갖게 되면서 중국은 되레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고 봤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관세를 연기하며 1단계 무역협상을 이어 가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미국이 15일로 예정된 1650억 달러(약 197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들에 대한 15%의 추가관세 부과를 미루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만큼 낙관하기는 이르다. 한편 세계무역기구(WTO)가 보호주의를 앞세운 미국의 보이콧 전략 탓에 24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은 이날 “11일부터 WTO는 새로운 분쟁에 대해 심리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무역 분쟁 해결 절차의 최종심 역할을 하는 상소기구의 위원 3명 중 2명의 임기가 이날 끝나면서 정족수 미달로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돼 WTO가 사실상 휴업 상태에 들어가는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항공업계, 3중고에 ‘우울한 연말’

    항공업계, 3중고에 ‘우울한 연말’

    노조 “고용 안정을”… 산은 앞서 기자회견 ‘NO재팬’ 등 영향 3분기 영업익 곤두박질 총선 앞두고 ‘진에어 제재’ 종료 차일피일 내년 실적 다소 개선 관측에 한가닥 희망항공업계가 삼중고에 시달리며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매각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든 아시나아항공의 직원들은 ‘고용 불안’에 떨고 있다. 3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다수 항공사들은 ‘출혈 경쟁’을 벌이며 버티고 있다. 또 정부의 제재를 받는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지난 9월 국토교통부에 개선 방안을 제출했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묵묵부답’이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지회 조합원들은 이날 원하청 노동자 합동으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현산)과 금호그룹 사이의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앞두고 고용 안정 등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매각 과정에서 고강도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노동자들의 불안한 심리도 가중되고 있다. 심규덕 아시아나항공노조 위원장은 “지금껏 숱한 어려움을 감내한 아시아나항공 노동자들이 맡은 일에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항공업황은 싸늘하게 식어 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와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항공업계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침체국면에 빠져 있다. 올 3분기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기록한 대한항공은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3조 2830억원과 영업이익 1179억원을 기록했다. 이것마저도 전년 동기보다 70% 급감한 것이다. 항공사들은 마지막 성수기인 연말을 앞두고 여행객들을 붙잡고자 여러 특가 상품을 내놓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분위기가 반전될지는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답답한 태도로 일관하면서 항공사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특히 진에어에 대한 국토부의 제재가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지는 가운데 회사가 9월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는데도 정부는 3개월째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항공업계의 어려움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 “제재를 풀어 주는 것을 떠나 최소한 어떤 반응이라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최악의 부진을 겪은 항공업계가 내년에는 실적이 다소 개선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겨울을 맞아 동남아 등 일본의 대체 여행지 수요가 생기고 글로벌 경기 개선의 기대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워낙 대외적인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실질적인 경영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확실치 않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워라밸’을 장착한 두 발 자전거/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월요 정책마당]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워라밸’을 장착한 두 발 자전거/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도서 베스트셀러는 그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함께 주목받은 김정현의 ‘아버지’는 헌신적인 가장의 모습을 그렸고 2008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희생적인 엄마의 모습을 보여 줬다. 독자들은 이러한 작품들을 읽고 눈물을 흘렸다. 2017년부터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는 ‘82년생 김지영’은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 노동시장이 ‘남성 가장 중심’에서 ‘다양한 경제 주체의 참여’로 변화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준다. 우리나라가 전쟁 후 황폐한 불모지에서 세계 9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외바퀴 자전거의 질주였다. 가장의 성실한 장시간 노동, 그리고 가정의 헌신적인 내조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시대는 변화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의 구조변화와 맞물려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일하는, 안정적인 두 바퀴 자전거가 이끄는 사회에 대한 요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주체의 노동시장 참여를 저해하는 것은 ‘일·생활의 불균형’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지표를 보면 우리나라의 일·생활 균형은 40개국 중 37위에 불과하다. 자연스레 육아로 인해 경력단절 여성들은 노동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그간 일·생활의 균형을 위한 제도를 강화해 왔다. 먼저 임신·출산과 관련해 난임치료휴가를 만들고, 배우자 출산휴가를 늘렸다. 출산전후·유산·사산휴가 급여는 높이고, 고용보험 미적용자에게도 출산급여를 지급했다. 또 육아를 지원하기 위해 육아휴직 급여를 인상하고 육아기 근로시간단축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한 점도 큰 변화다. 이러한 제도 개선에 힘입어 육아휴직자는 2013년 6만 9616명에서 2018년 9만 9199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자는 같은 기간 약 8배 가까이 늘어났다. 육아휴직 경험자가 늘어나면서 일·생활 균형 제도에 따른 긍정적인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방문한 남녀고용평등우수기업 ㈜한독의 노동자들은 “육아휴직이 끝난 후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회사에 대한 애사심도 높아졌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10월 기준 여성고용률은 58.4%, 경제활동참가율은 60.2%로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2019년 상반기 경력단절 여성은 지난해에 비해 14만 8000명이 감소했다. 그러나 여전히 ‘육아’가 경력단절 사유 1위인 만큼 육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정부는 맞돌봄 문화 정착 및 육아 부담 경감을 위해 내년부터 부부 동시 육아휴직을 허용하고 한 부모 근로자의 육아휴직 급여를 상향하기로 했다. 복직 후 지급하던 육아휴직 급여와 사업주에 대한 대체인력지원금의 절반가량은 휴직 중 지급하는 등 현장 수요를 반영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일과 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 문화의 정착이다. ‘장시간 노동 줄이기’, ‘유연근로시간제 적용’ 등을 선결 과제로 정하고 고용 문화를 바꾸는 데 힘쓰는 이유다. 이는 여성 일자리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여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지난 4월 골드만삭스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남성 수준으로 높아진다면 국내총생산이 14.4%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이렇듯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는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다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을 위해 더 멀리, 더 오래갈 수 있는 두 발 자전거가 필요하다.
  • 하루 14시간 일하는 영국 택배기사… 삶은 원래 이렇게 힘든 건가요

    하루 14시간 일하는 영국 택배기사… 삶은 원래 이렇게 힘든 건가요

    ‘미안해요, 리키’(Sorry we missed you)의 원제목을 한국어로 옮겨본다. ‘미안해요, 우리가 당신을 놓쳤네요.’ 대체 무슨 말일까. 이것은 영미권 택배 회사에서 쓰는 문구다. 고객이 부재중이어서 택배 기사가 배달을 완료하지 못했을 때 문 앞에 붙이는 스티커. 받는 사람이 자리를 비운 것인데 왜 갖다 주는 사람이 사과해야 하는 걸까. 이상하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의 국내 배급사는 사과의 주체와 대상을 명확하게 바꾼 새 제목을 달았다. 우리가 리키에게 미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켄 로치 감독이 택배 회사의 스티커 문구를 차용해 의도한 원제목의 의미도 그랬을 테다. ‘미안해요, (리키) 우리가 당신을 놓쳤네요.’ 리키(크리스 히친)는 영국 택배 기사다. 여기서 문제 하나. 영국 택배 기사는 노동자일까, 개인 사업자일까? 정답은 개인 사업자다. 그러니까 물건을 많이 배달하면 돈도 많이 벌겠지, 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들은 택배 회사와 계약을 맺고 일한다. 한데 그 계약은 회사에는 유리하게 기사에게는 불리하게 체결된다. 말만 개인 사업자이지 회사의 감독 아래 기사의 모든 행동이 통제당하는 것이다. 예컨대 (빚을 내 구입한) 배송 차량이 리키 소유임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딸도 태워서는 안 된다는 식이다. 분명한 구속이다. 그렇지만 회사는 이렇게 이야기할 뿐이다. 당신은 ‘자유로운’ 개인 사업자라고. 리키도 처음에는 그 말을 믿는다. 한 주에 180만원 이상의 소득이 생길 거라고 아내 애비(데비 허니우드)에게 호언장담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애비의 지적대로 하루 14시간씩 주 6일을 쉬지 않고 일해야 거둘 수 있는 수입이다. 순수익도 아니다. 차량 할부금연료비보험료는 물론이고, 때때로 주차 위반 과태료와 대체 기사 고용 일당과 물품 도난 책임 비용 등을 물고 나면 실제로 그가 손에 쥐는 돈은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친다. 제대로 식사할 시간도, 마음 편히 용변 볼 시간도, 대화는커녕 가족과 얼굴 마주할 시간도 없다. “자본가는 노동자들의 건강과 시간을 아낌없이 썼습니다. 한마디로 그는 돈을 아끼고 생명을 낭비합니다.” 마르크스의 ‘자본’을 새로 독해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고병권의 언급이 리키의 상황에 적확하게 들어맞는다. 아침 7시 30분부터 밤 9시까지 간병인으로 일하는 애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리키가 말한다. “사는 게 이렇게 힘들 줄 몰랐어.” 애비가 답한다. “그러게.”사는 게 왜 그렇게 고단해야 하나. 최근 한국 법원은 택배 기사를 개인 사업자가 아닌 노동자라고 판결했다. 그나마 조금씩 나아지는 조짐이 보여 다행이다. 하지만 이를 택배 기사의 처우 개선으로만 한정시켜서는 곤란하다. 노동하는 우리 모두가 실은 리키와 애비일 테니까. 그런 까닭에 이 영화 제목이 내게 다음과 같이 바뀌어 들린다. ‘미안해요, 우리가 스스로를 놓치고 있었네요.’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다수리, 친환경 금속가공 절삭수 ‘세븐제로’ 개발 나서

    다수리, 친환경 금속가공 절삭수 ‘세븐제로’ 개발 나서

    ㈜다수리(대표 김일남)가 금속가공 업계 환경 개선을 위해 기존 절삭유를 대체할 친환경 절삭수 ‘세븐제로’ 개발에 나섰다. 다수리는 환경산업기술원에서 지난 7월부터 전개하는 ‘중소환경기업 크라우드펀딩 컨설팅 및 운영 지원사업’의 크라우드펀딩을 지원받고 있는 기업으로, ‘절삭유 폐해를 대체할 친환경 절삭수-세븐제로’를 개발하고 있다. 다수리를 이끄는 김일남 대표는 20여 년 이상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근무하였던 베테랑 기술자다. 30년 전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 후 경험했던 절삭유와 독성 세정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친환경 금속가공 절삭수 ‘세븐제로’를 개발하게 됐다. ‘세븐제로’는 세정, 제균, 방청, 방균, 탈취, 무취, 무공해의 7가지 의미로 순수(純水)한 정제수를 전기분해하여 강알칼리 이온수를 만든 후 인체에 유해한 화학약품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식물성 유제의 첨가를 통해 만들어진 절삭수이다.‘세븐제로’ 절삭수는 기존 금속가공용 절삭유에 첨가된 계면활성제와 방부제로 인해 발생하였던 문제점인 오염과 악취,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폐해를 없앨 뿐만 아니라 절삭유와 같은 절삭성과 냉각성, 방청성까지 갖춰 지난 2015년 특허를 출원하고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다수리는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으로 기존 70여 년 된 절삭유업계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최초의 환경인증과 성능인증을 목표로 시험 중에 있다. 이번 진행하는 크라우드펀딩에서는 ‘절삭유 폐해를 대체할 친환경 절삭水’라는 슬로건으로 투자자를 모집 중에 있다. ㈜다수리의 증권형 펀딩은 오는 16일까지 오픈트레이드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 대표는 “기존 절삭유를 사용하는 금속가공 현장은 근무 환경이 열악해 인력난을 겪고 있다”라며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자금 조달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의 문제점을 알리고 국가의 뿌리산업인 금속 가공업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하겠다”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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