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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체공휴일에도 쉬지 못하는 근로자들

    대체공휴일에도 쉬지 못하는 근로자들

    대체공휴일인 16일 인천 남동공단에서 노동자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 이재명 “청소년 생리대 지원·육아휴직 자동등록”…성평등 공약

    이재명 “청소년 생리대 지원·육아휴직 자동등록”…성평등 공약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여성청소년 생리대 보편지원 등이 골자인 성 평등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이 지사는 16일 오후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성평등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도의 ‘여성 청소년 기본 생리용품 보편지원’ 정책을 전국화하겠다”며 “만 11∼18세 모든 여성 청소년에게 생리대 구입비를 지급해 생리 빈곤 사각지대를 없애고 빈곤층의 낙인도 지우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청소년 월경부터 산후조리까지 ‘재생산 건강권’을 보장하겠다”며 “양질의 산후조리를 제공하는 경기도형 공공산후조리원 모델을 전국으로 확대 시행해 산후조리 격차를 해소하고 출산의 경제적 부담도 낮추겠다”고 전했다. 경기도형 공공산후조리원이란 출산 가정의 경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요금은 경기지역 일반 산후조리원 평균 요금의 70% 수준이다. 이 지사는 또 ‘출산휴가·육아휴직 자동등록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부모의 출산휴가·육아휴직이 자동 등록되면 제도 접근성과 이용도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 사업주의 법정의무 준수 의식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이 지사는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에 따라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 특수고용, 비정규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를 가진 노동자들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점진적으로 육아휴직 소득대체율을 높여 아빠도 육아에 더욱 많이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 ‘디지털성범죄피해자 지원센터’ 모델 확대 직장 내 성차별 대응 ‘고용공정위원회’ 설치 이 지사는 이른바 ‘젠더 폭력’에 대한 종합 대책도 발표했다. 그는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설립한 ‘경기도 디지털성범죄피해자 원스톱지원센터’ 모델을 전국에 확대해 피해자의 접근성을 대폭 높이겠다”면서 “센터와 광역 자치경찰 및 경찰청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해 효과적이고 성인지적인 수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디지털성폭력 범죄가 날로 진화하지만, 기능이 여러 부처에 흩어져 대응에 한계가 있다. 선제적, 다각적, 총체적으로 대응하는 컨트롤타워를 설치하겠다”면서 “디지털 성 착취물을 선제적으로 삭제할 수 있는 대규모 기술개발 투자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데이트 폭력’ 문제와 관련해서는 “피해자가 가정폭력에 준하는 보호를 받게 하고 스토킹처벌법의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직장 내 성차별·성희롱 피해를 실질적으로 구제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시정명령권을 지닌 노동위원회 산하에 가칭 ‘고용공정위원회’를 설치해 일터 내 성차별 피해를 신속히 시정하겠다”며 “고용노동부에는 고용 평등 업무를 총괄하는 전담부서를 두어 다양한 고용영역 차별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채용 성차별 신고 발생 즉시 현장 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를 국민에게 공표할 방침이다. 이 지사는 또한 유산의 원인이 되는 직장 내 임신 관련 독성인자를 특수건강검진항목에 추가할 계획도 밝혔다. 유산 방지를 위한 사업주 부담을 줄이기 위해 50인 미만 사업체부터 임신노동자 대체인력인건비 지원을 현실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지사는 “각종 예방조치에도 임신 중 일터의 유해환경으로 인해 장애 또는 질병이 있는 태아를 출산한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 쉴 수도, 수당도 없는 대체공휴일… 우리는 근로자 아닌가요

    쉴 수도, 수당도 없는 대체공휴일… 우리는 근로자 아닌가요

    직장인 A씨는 대체공휴일로 지정된 16일에도 쉬지 못한다. 10명의 직원이 함께 일하고 있지만 사업자를 분할해 5인 미만 사업장으로 등록된 회사에서 일하기 때문이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유급 휴일이 적용되지 않아 대체공휴일에 근무해도 수당을 받기 어렵다. A씨는 “입사할 때 사장님이 빨간 날은 휴일로 쉰다고 했지만 추석과 설날을 제외하고 빨간 날에도 출근해 일하고 수당도 받지 못했다”면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16일은 공휴일에 관한 법률(공휴일법)에 따라 정해진 첫 대체공휴일이다. 그러나 공휴일법 4조에서 대체공휴일의 적용을 근로기준법에 따르도록 정하면서 5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에서 제외됐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5인 미만 사업장에 유급 휴일을 적용하지 않는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내년 5인 미만 사업장과 5인 이상 사업장의 유급 휴일을 비교한 결과 총 28일이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보다 연간 한 달가량 덜 쉬는 셈이다. 연차 15일, 공휴일 9일, 대체공휴일 2일,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등을 합쳐서 28일로 별도로 여름휴가를 부여하는 회사와는 유급 휴가가 33일까지 차이 난다. 공휴일법은 설날·추석·어린이날에 한정된 대체공휴일을 삼일절·광복절·개천절·한글날까지 확대 적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광복절이 일요일이 되면서 바뀐 공휴일법에 따라 대체공휴일이 처음 적용됐다. 직장갑질119 심준형 노무사는 “이미 13년 전 국가인권위원회가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할 것을 정부에 권고하였음에도 차별의 영역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면서 “국무회의에서 시행령을 개정해 차별을 철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3일 시민단체 권리찾기유니온은 공휴일법 4조가 헌법에서 정한 평등권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 5인 미만 사업장 소외된 ‘대체공휴일’…헌법소원 청구

    5인 미만 사업장 소외된 ‘대체공휴일’…헌법소원 청구

    법으로 정한 첫 대체공휴일을 앞두고 5인 미만 사업장 적용이 제외된 것에 대해 시민단체가 헌법소원 청구에 나섰다. 시민단체 권리찾기유니온은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휴일에 관한 법률(공휴일법) 제4조에 의해 5인 미만 사업장은 대체공휴일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들은 공휴일법 제4조가 헌법에 규정된 ▲휴식권 및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 위반 ▲평등권 침해 ▲근로의 권리 침해 ▲근로조건 법률주의 원칙 위반 ▲명확성 원칙 위배에 해당한다며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6월 국회를 통과한 공휴일법은 ‘공휴일이 토요일이나 일요일, 다른 공휴일과 겹칠 경우에는 대체공휴일로 지정하여 운영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설날·추석·어린이날에 한정된 대체공휴일을 모든 공휴일로 확대 적용한 것이다. 공휴일법 제4조는 대체공휴일의 적용을 근로기준법에 따르도록 해 5인 미만 사업장을 차별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5인 미만 사업장에 유급 휴일을 적용하지 않아 대체공휴일 적용에서도 제외된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는 공휴일법이 적용되는 첫 대체공휴일인 16일을 온전히 누리기 어려운 셈이다. 청구인들은 “법률에서 정한 국가의 공휴일을 적용받지 못하는 국민은 원칙상 존재할 수 없다”며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헌임을 확인해달라”고 강조했다.
  • “택배 쉬는 날 출근하라니요?”…택배 노동자 아내의 청원

    “택배 쉬는 날 출근하라니요?”…택배 노동자 아내의 청원

    쉬는 줄 알았는데 덜컥 ‘출근하라’“택배 기사도 ‘쉼’이 필요해요”‘택배 쉬는 날’ 안 지켜도 제재 방법은 없어더운 여름에도 매일같이 살이 까매지도록 뛰어다니며 물건을 배송하는 택배노동자들. 오는 14일 ‘택배 쉬는 날’은 택배노동자에게 단비같은 휴일이지만 여전히 ‘쉴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택배 쉬는 날, 출근을 하는 게 맞는 건가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에 따르면 작성자 남편은 ‘(택배 쉬는 날에) 옆 대리점이 출근하니 우리도 출근하자’는 상사의 통보를 받았다. 상사의 “출근 못 하는 사람 있냐”는 물음에 당당히 손을 들 수 있는 기사는 없었다. 기사들은 모두 발만 동동 구르며 상사의 눈치만 봤다. 지난해 8월 13일 택배업계와 고용노동부는 매년 8월 14일을 ‘택배 쉬는 날’로 지정하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쉬는날에는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로젠, 우정사업본부(우체국 택배)가 동참한다. 올해는 대체 공휴일인 16일까지 포함해 택배기사들이 3일 간 쉴 수 있도록 했다. 청원 작성자의 남편은 간만의 2박 3일 휴일을 가족들과 보낼 예정이었지만 출근 통보를 받으면서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작성자는 “택배 기사도 쉼이 필요하다”며 “8월 14일 택배 없는 날 (회사의) 재량으로 쉬는 게 아닌 의무로 쉴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글을 마쳤다. 해당 청원과 관련해 강민욱 전국택배노조 교육선전국장은 “청원 속 회사가 택배 쉬는 날에 참여한다고 밝힌 곳일 가능성도 있다”면서 “해당 택배사를 찾기 위해 청원에 ‘피해 없이 해결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댓글을 달았지만 아직 연락은 오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과로로 쓰러지는 택배 노동자들이 있는 만큼 ‘택배 쉬는 날’ 참여 대상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로서는 택배 쉬는 날에 참여하기로 한 택배사가 휴일을 지키지 않더라도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공동선언을 발표했던 한국통합물류협회 측 관계자는 “말 그대로 선언이지 법은 아니기 때문에 휴일을 지키지 않았을 때의 패널티는 없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역시 “현재 국토부 차원에서 택배 쉬는 날을 지키지 않는 택배사를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했다.
  • 근로기준법 사각지대 356만명… ‘불평등 노동’ 언제까지 방치하나

    근로기준법 사각지대 356만명… ‘불평등 노동’ 언제까지 방치하나

    ‘5인 미만 사업장은 예외’ 법 개정 제시공휴일·가산임금·연차유급휴가 등 배제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도 예외 대상 정부, 인권위 권고에도 중기 검토 과제로국회, 관련 법안 발의에도 논의 안 이뤄져노동의 최저기준을 명시한 근로기준법이 356만명에 이르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도 보호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게 올해 국정감사의 핵심과제라는 국회 보고서가 나왔다. 10일 국회입법조사처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주요하게 다뤄야 할 이슈를 담은 ‘2021 국정감사 이슈분석’에서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을 꼽았다. 앞서 입법조사처는 21대 국회의 주요 입법과제로 같은 과제를 꼽았으며, 2018년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도 5인 미만 사업장을 예외로 둔 근로기준법 개정을 과제로 제시했다. 국민의 휴식권을 보장하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 법정근로시간과 시간 외 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연차유급휴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공휴일이 ‘빨간 날’과 겹치면 대체공휴일을 지정하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을 제정할 때도 5인 미만 사업장은 ‘신중 검토’라는 이유로 배제됐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후 2년이 지나도록 적용 예외 대상에 머물러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대상에 5인 미만 사업장도 포함할 것을 거듭 권고했지만 정부는 중기 검토 과제로 남겼다. 공익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 6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응답 비율은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36.0%로 전체 직장인 평균 응답률(32.5%)을 웃돌았다. 이렇게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괴롭힘을 당해도 참는 것 말고는 방법이 마땅치 않고, 위험한 작업 환경에 내몰려도 개선을 요구하기가 어렵다. 정해진 시간보다 더 일해도 수당이 없고 연차유급휴가가 없다 보니 아파도 참고 일해야 한다. 전국에 이런 노동자가 2019년 기준 356만명이나 된다. 고용부의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체 종사자의 임금총액은 223만 6955원(5월 기준)으로, 전 규모 사업체 종사자 임금총액인 341만 8087원의 65.4%에 그쳤다. 또한 2019년 기준 전국노동조합조직현황 자료에 나타난 30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0.1%에 불과하다. 입법조사처는 보고서에서 “근로기준법은 기본적으로 모든 근로자에게 차별 없이 적용돼야 하며, 특히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근로조건이 열악하고 단체협약 등에 의한 근로조건 보호가 어렵다는 점에서 최저기준을 설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에 의한 보호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안경덕 고용부 장관도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당장 확대 적용하기 쉽지는 않을 테지만 이젠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을 검토해야 할 때가 됐다고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는데도 심도 있는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9년 한구노동연구원이 고용부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용역보고서 ‘1차 산업 및 4인 이하 사업장 근로시간 실태조사’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체 노동자의 28.7%가 주5일을 초과해 일하고 있고, 12.7%는 주52시간 초과 근로를 한다고 응답했다. 초과 근로가 일상이 된 셈이다.
  • [강남순의 낮꿈꾸기] ‘임신·출산·양육’이라는 사회정치적 사건

    [강남순의 낮꿈꾸기] ‘임신·출산·양육’이라는 사회정치적 사건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진로에 대해 의논하고 싶다는 학생을 만나곤 한다. 대부분 학생이 의논하는 주제는 전공 분야나 논문에 관한 것이다. 그런데 여학생과 남학생이 확연히 분리되는 주제가 있다. 결혼과 공부 또는 출산·육아와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석사과정이 끝나고 박사과정으로 들어가게 된 어느 여학생은 결혼을 앞뒀는데 걱정이 앞선다고 한다. 결혼해도 과연 박사과정을 마칠 수 있을지 내 생각을 묻는다. 이미 결혼해 박사과정에서 공부하고 있는 여학생은 박사과정 중에 아이를 낳고도 끝까지 이 과정을 마칠 수 있을지 고민을 털어놓는다. ●여학생만 결혼 후 계속 공부할 수 있을지 고민 그런데 남학생은 이제까지 한 번도 이런 문제로 고민하며 의논한 사례가 없다. 왜 여학생만 결혼 또는 임신·출산·양육을 하면서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일까. 이런 일은 ‘여자’가 하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과연 그런가. 2018년 4월 19일 미국 의회에서 역사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한 상원의원이 표결하러 국회에 오면서 아기를 데리고 왔다. 1789년 미국 의회가 시작된 이후 처음 있는 사건이다. 상원의원 라다 태미 더크워스는 생후 10일 된 아기와 함께 의회에 들어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와 함께 부통령 후보로 고려했던 사람 중 한 명이다. 2021년 1월 한국을 방문했던 의원이기도 한 그는, 태국에서 미국 아버지와 중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경력이 있다. 그리고 이라크전 참전 중 36세 때 두 다리를 잃었다. 그는 2012년에는 하원으로, 2016년에는 상원으로 선출됐다. 그는 ‘첫 번째’라는 수식어를 여러 개 지닌다. 아시아·미국계 ‘첫’ 여성 의원, ‘첫’ 참전 여성 의원, ‘첫’ 장애인 여성 의원, 또한 아기를 의회에 데리고 간 ‘첫’ 의원이다. 그는 상원의원으로 일하면서 시험관 수정(IVF)을 통해 임신해 50세에 둘째 아이를 낳았다. 학생들이 내게 찾아와 의논하듯, 더크워스가 주변 사람들과 다음과 같은 주제로 의논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두 다리가 없는 중증의 육체 장애인인 내가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만약 아이를 낳았다 해도, 내가 나의 직업을 가지고 더구나 국회의원으로 일할 수 있을까. 그것도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의 아이를 낳아서 기르며 의정활동을 할 수 있을까. 아마 열 사람에게 물었다면, 열 사람 모두 ‘아예 꿈도 꾸지 말라’고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더크워스는 다른 사람들의 ‘조언’을 따르지 않았다. 자신이 택하는 결정들이 매우 ‘비관습적’이고 대다수의 사람이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자신이 추구하는 삶을 일구어 냈다. 자기 신념과 용기 그리고 인내심과 끈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것뿐이 아니다. 자신의 개인적·사적 삶을 사회정치적·공적 영역과 연결시켰다. 구체적 변혁이 가능한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었다. 더크워스가 아기를 데리고 의회에 들어간 이후, 2018년부터 미국 의회의 법이 바뀌었다.●전문직 여성 임신 순간 ‘어쨌든 여자’라는 굴레 이제 미국 상원의원은 한 살 이하의 아기를 데리고 올 수 있고, 하원의원은 나이 제한 없이 아이를 데리고 의회에 출입할 수 있다. 2018년 통계에 따르면 10명의 여성의원이 의회에서 일하는 동안 출산을 했다. 1970년대에는 1명, 1990년대 3명, 그리고 지난 11년 동안 6명의 여성의원이 출산해 총 10명이 출산했다. 현 미국 하원 의장인 낸시 펠로시는 5명의 아이를 출산했다. 막내가 고등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 정치에 입문하지 못했다. 그만큼 그가 양육과 일을 병행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았다는 의미다. 펠로시가 2007년 하원 의장이 됐을 때 그는 의회에 2개의 수유실을 만들었고, 지금은 적어도 7개가 있다. 또한 의회 직원들에게 배우자를 포함해 12주의 유급 출산휴가를 주는 것을 제도화했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출산과 육아가 개인의 일이 아님을 절감했을 것이다. 1970년대 이후 미국에서 의정활동을 하면서 출산한 10명의 여성 의원 중 9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 따르면 한결같이 다음과 같은 어려움과 씨름해야 했다고 한다. 남성 의원들이 배우자의 임신 소식을 발표하면, 모든 사람의 축하를 받는다. 소위 ‘가정의 가치’(family value)를 확고히 하는 안정된 정치인으로 주변의 관심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여성 의원이 자신의 임신 사실을 발표하면 사적으로는 축하를 받으나 공적 반응은 부정적이다. 임신한 정치인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가정과 경력을 병행할 수 있을지 우려하며 다음 선거에서 그들이 다시 출마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여성 정치인이 임신했을 때 공적 영역에서 그의 전문성은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이런 현상이 정치계뿐이겠는가. 모든 영역에서 여성의 우선적 역할은 양육이며, 양육은 사적 영역이라는 생각이 여전히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21세기인 지금도 여성의 우선적인 존재 이유는 임신·출산·양육·가사노동을 통한 종족 보존, 그리고 남성에게 성적 만족감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여자’는 미성숙해서 생명을 다루는 분야인 법학, 의학, 신학을 전공한 ‘전문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던 성차별적 사회적 통념은, 서구에서 20세기 중반이 넘어서야 서서히 도전을 받았을 정도다. 이전에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탈자연화’해야 하는 이유다. 남자와 여자의 생물학적 ‘차이’에 근거해서 사회정치적 ‘차별’을 정당화해 온 것을 이제 변혁시켜야 한다. 세계에서 보기 드문 전철의 ‘분홍색’ 임신부 우대석 또는 국가의 다양한 출산 장려정책이 있다 해도, 임신·출산·양육의 과정이 단지 여성 개인의 일로, 또한 여성은 ‘어쨌든 여자’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한, 한국 사회의 미래는 어둡다. 이 임신·출산·양육 과정이 사회정치적이라는 것이 어떻게 제도화될 수 있는가. 우리의 일상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생각해 보자. 출산이 가까운 임신한 여성이 사적 영역을 나와서 공적 영역으로 들어설 때, 사람들의 시선은 어떤가. 아기를 데리고 회의에 참석한다면 사람들은 어떤 시선으로 그 여성을 바라볼 것인가. 출산 직전의 교사, 국회의원, 의사, 앵커, 교수, 회사원 등이 회의를 주재하고 지도자적 역할을 하고 있어도, 사람들은 ‘자연스럽다’라고 볼 것인가. 또한 수유할 아기 또는 돌볼 아이를 데리고 공적 자리에 갈 때, 주변 사람들은 어떠한 반응을 할 것인가. 출산일이 다가오는 여성 앵커가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전문직에 있는 여성은 임신이 드러나는 순간, 그 전문성은 임신·출산이라는 종족 보존을 위한 생물학적 기능을 수행하는 ‘어쨌든 여자’라는 이미지로 대체되고 만다. ●용혜인, 아기와 등원… ‘아이 동반법’ 통과 촉구 2021년 7월 5일 용혜인 의원이 59일 된 아이와 함께 등원했다. 24개월 이하의 자녀와 함께 회의장에 출입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인 ‘국회 회의장 아이 동반법’ 통과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필요할 경우 아이를 동반하고 국회에 오는 여성 또는 남성 정치인이 자연스럽게 보이는 때가 언제 올지 지금으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6년 10월 모든 공공 연방 건물 내 여성·남성 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하는 새로운 법안에 서명하면서, 육아가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의 몫이기도 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임신·출산·육아는 길고 힘든 과정이다. 그 과정에 개인적인 기쁨과 희열도 있다. 그러나 동시에 고통과 좌절도 있다. 임신·출산의 과정은 단지 여성 개인에게만 한한 것으로 보이지만, 임신하는 순간부터 그것은 이미 다양한 의미에서 사회정치적 과정이다. 한 인간을 한 사회의 일원으로 만드는 과정은 결코 개인의 사적 일만이 아니다.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존재하게 된다. 임신·출산·육아가 여성만의 일이 아니라 남성의 일이기도 하며, 개인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사회정치적인 것이라는 인식이 중요한 이유다. 이 상식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구체적으로 제도화될 때, 한국 사회는 더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한 발짝 나아가게 될 것이다.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는 것, 인류 역사가 주는 소중한 교훈이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지지율 소폭 떨어진 최재형…尹 입당 후 중도 확장력 ‘과제’

    지지율 소폭 떨어진 최재형…尹 입당 후 중도 확장력 ‘과제’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지지율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난달 30일 입당 이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전 원장은 지난달 15일 입당 이후 보수적 발언과 행보를 통해 당심과 보수층 민심 확보에 주력했지만, 윤 전 총장과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중도 확장력을 보여 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 전 원장은 2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전날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담화를 발표한 데 대해 입장을 내고 “연합훈련을 대화 금단 현상을 해소할 칩 정도로 여겨선 곤란하다”면서 “도대체 언제까지 북한의 눈치나 보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것인가”라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최윤희 전 합참의장 등 예비역 장성들과 만나 군 부실급식, 공군 부사관 성폭행,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감염 등으로 국민의 신뢰와 군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지난달 15일 국민의힘 입당 이후 부동산 정책, 전 국민 재난지원금 등 계기마다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웠다. 특히 지난달 31일 “일하고 싶은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최저임금 인상은 범죄”라며 최저임금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보수적 시각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윤 전 총장의 입당 이후 최 전 원장의 지지율은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달 30∼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3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윤 전 총장은 32.3%로 전주보다 5.4% 포인트 올랐고, 최 전 원장은 전주 대비 2.3% 포인트 내린 5.8%를 기록했다. 최 전 원장 캠프 관계자는 “4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후 국정 철학과 정책을 제시하며 자연스럽게 중도 확장성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전 원장은 이날 고등학교·대학교·사법시험 동기이자 50년 지기인 강명훈 변호사를 후원회장으로 선임했다. 최 전 원장은 고교 시절 소아마비로 거동을 못 하는 강 변호사를 업어서 등하교시키기도 했다.
  • 정의당, 윤석열 겨냥 “이준석, 복주머니 아닌 입마개 줘야 할 판”

    정의당, 윤석열 겨냥 “이준석, 복주머니 아닌 입마개 줘야 할 판”

    오현주 “1인 1망언도 모자라 망언제조기 수준과외에 젠더에 대한 공부는 없었는지 안타깝다”부정식품, 120시간 노동, 페미니즘 정치적 악용정의당이 2일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해 “윤 전 총장이 입당하면 복주머니 세 개를 준다던 이준석 당대표는 복주머니가 아니라 입마개를 줘야 할 판”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윤석열 후보가 잇따른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1일 1 망언도 모자라 망언제조기 수준”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오 대변인은 “윤 총장은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부정식품‘이라도 없는 사람은 싸게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마치 설국열차의 꼬리 칸에 있는 가난한 사람들은 바퀴벌레 양갱이라도 먹게 해야 한다는 저열한 인식과도 같다”고 했다. 또한 “부정식품 먹는다고 당장 죽지 않는다고도 했다”며 “120시간 일한다고 당장 죽는 것 아니지 않냐라고 발언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의 이날 국민의힘 초선 의원 강연 발언도 문제 삼았다. 오 대변인은 “윤 후보는 ‘집이라는 건 생활필수품이다. 아주 고가의 집이라면 모르지만, 생필품에 과세를 하는 건 정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며 “집이 생필품이라면서도 독과점은 규제하지 말자는 앞뒤가 안 맞는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윤 후보는 저출산 원인을 따지면서 ‘페미니즘이라는 게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돼 남녀 간의 건전한 교제도 정서적으로 막는 역할 많이 한다는 얘기도 있다’라고 했다”며 “여성을 출산 기계로만 여기는 전형적인 전근대적 발상의 전형이다. 도대체 그동안 과외는 무슨 과외를 했다는 건지, 그 과외에 젠더에 관한 공부는 없었는지 참으로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오 대변인은 “국민의힘에게 요청한다”며 “국민의힘은 자당 대선후보의 최저수준이 이렇게 처참히 무너지는 것 두고만 볼 것입니까. 국민의힘 후보들이 서로 누가 먼저 우리 국민의 삶의 최저선을 무너뜨리나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면 즉각 후보 단속에 나서십시오”라고 했다.
  • 文정부 때리며 집토끼 주력하는 최재형… 중도확장성은?

    文정부 때리며 집토끼 주력하는 최재형… 중도확장성은?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지지율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난달 30일 입당 이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전 원장은 지난달 15일 입당 이후 보수적 발언과 행보를 통해 당심과 보수층 민심 확보에 주력했지만, 윤 전 총장과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중도확장력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 전 원장은 2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전날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담화를 발표한 데 대해 입장을 내고 “한미연합훈련은 북핵위협을 막아내는데 필수적인 훈련임에도 이 정권 들어 각종 구실로 이미 축소 실시된 바 있다”며 “연합훈련을 대화 금단 현상을 해소할 칩 정도로 여겨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도대체 언제까지 북한의 눈치나 보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것인가’라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최 전 원장은 지난달 15일 국민의힘 입당 이후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 감염, 부동산 정책, 전 국민 재난지원금 등 계기마다 문재인 정부를 비판해왔다. 특히 최 전 원장은 지난달 31일 “일하고 싶은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최저임금 인상은 범죄”라며 최저임금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경제 정책에 대한 보수적 시각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다만 최 전 원장이 윤 전 총장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보수 선명성은 물론 여당 후보와 일대일로 맞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역량, 즉 중도 확장성을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전 원장의 지지율은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달 30∼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3명을 대상으로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윤 전 총장은 32.3%로 전주보다 5.4%포인트 올랐고, 최 전 원장은 전주 대비 2.3%포인트 내린 5.8%를 기록했다. 최 전 원장 캠프 관계자는 지지율 하락과 관련, “윤 전 총장이 입당으로 컨벤션 효과를 누린 것”이라며 일회성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는 4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후 국정 철학과 정책을 제시하며 자연스럽게 중도 확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윤석열의 자유=120시간 노동과 불량식품?[김유민의돋보기]

    윤석열의 자유=120시간 노동과 불량식품?[김유민의돋보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줄기차게 외치는 자유는 주120시간에 달하는 노동과 부정식품 섭취일까. 윤석열 전 총장이 ‘주 120시간 노동’과 ‘민란 발언’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에 ‘돈 없는 사람은 불량식품이라도 사 먹을 선택의 자유를 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입길에 올랐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19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를 권했다면서 “제가 거기(‘선택할 자유’)에 감명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검사 시절 상부의 단속 지시가 내려오면 내심 불편했다는 윤 전 총장은 “프리드먼은, 먹어서 병에 걸려 죽는 식품이면 몰라도,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보다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거 먹는다고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라며 선택의 자유를 강조했다.“가난하다고 부정식품? 인식에 경악” 유승민 전 의원은 “충격”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평소 철학이 뭔지 의문이 든다. 이런 식의 사고라면 건강과 안전, 생명, 환경에 관한 규제들이 모두 없어져야 한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새로운 보수는 성장 뿐 아니라 복지와 분배도 추구해야 한다. 선택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선택할 자유를 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역시 “불량후보다운 불량인식에 경악한다. 가난하면 대충 먹어도 된다는 발상”이라며 “가난한 국민이 불량식품을 먹고 살지 않도록 돌보는 것이 국가의 의무다. 대통령이 되겠다면 국민을 차별하는 불량한 시각부터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민생명을 좌우하는 식품안전 기준을 불필요한 규제, 국민 선택권을 제한하는 장애물로 인식하는 천박함에 깜짝 놀랐다”며 “윤 후보는 설국열차에서 꼬리칸에 배급된 단백질 양갱이 용인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냐. 대선후보 윤 전 총장은 미래비전은 없고 국민 앞에 오만한 불량 대선후보”라고 일갈했다.‘주 120시간’ 노동관…“아우슈비츠냐” 경악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윤석열 전 총장.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주 52시간제에 대해 “실패한 정책”이라며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 52시간제 시행에 예외조항을 두자고 토로하더라.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주 120시간은 주 5일 근무인 경우 잠도 못 자고 매일 24시간을 일해야 하며 주 7일 근무라 하더라도 매일 6~7시간 정도만 자고 나머지 시간은 계속 일해야 하는 수준이다. 현재도 유연근로제와 특별연장근로, 선택근로제 등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예외조항’이 분명히 있다. 김영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주 120시간? 하루 24시간 꼬박 5일을 잠 안 자고 일해야 가능한 시간이다. 영국 산업혁명 시기 노동시간이 주 90시간,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주 98시간 노동”이라며 “(윤 전 총장의) 비뚤어진 노동 관점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사람 잡는 대통령이 되시려는 것 같다. 주 5일 동안 하루 24시간씩, 120시간 일하면 사람 죽는다. 이게 말이나 되느냐”라고 비판했다. 판사 출신 이탄희 의원은 “오너의 잘못은 오너에게 물어야 한다. 법인은 양벌규정을 통해 함께 책임지는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19세기 초에나 있을 법한 120시간 노동을 말하는 분이 대통령하겠다고 나서는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진짜 대한민국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윤석열이 꿈꾸는 나라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나라냐”고 물었다.
  • [세종로의 아침] 코로나19,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다/박찬구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코로나19,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다/박찬구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생계가 어려운 사람에게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생활보호법이 기초생활보장법으로 대체된 것은 국민의 정부 때다. 1997년 말 외환위기로 실직자가 잇따르고 빈곤 문제가 심화하던 당시 최소한의 기초생활을 국가가 보장하기 위한 취지로 2000년부터 시행됐다. 기존 생활보호대상자는 기초생활수급권자로 명칭이 바뀌었다. 국가가 사회적 약자인 빈곤층을 보호대상으로 여겨 시혜와 보살핌을 베푸는 게 아니라,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빈곤층이 기초생활을 보장받는 당연한 권리를 지닌다는 의미다. 빈곤을 개인의 책임으로만 치부하지 않고 공동체가 책임져야 할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사회적 약속이기도 하다. 외환위기 못지않은, 어쩌면 당시보다 더 깊은 상흔을 공동체와 사회적 약자들에게 남기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끝을 모른 채 이어지고 있다. 고립감과 생활고로 극단적 선택에 내몰리는 이웃들도 있다. 황태연 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은 현재의 상황을 ‘폭풍전야’에 비유했다. 과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당시를 보면 2~3년이 지난 뒤 극단적 선택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이웃들의 고통이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재난은 사람의 의지와 노력으로만 극복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재난에 따른 공동체의 희생을 줄이고 피해를 당한 구성원의 삶을 구제하는 것은 국가와 공동체의 당연한 의무이자 존재 이유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생활고로 일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들에서 보듯 일선 현장의 복지지원 문턱은 높고 사각지대는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최근 관계부처에 접수된 민원사례를 보면 코로나19로 저소득층을 지원하고자 기초생활보장과 긴급복지지원 문턱을 낮췄지만 공적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냉대를 경험하는 사례들이 적지 않다. 일선 공무원이 부정수급자를 걸러내지 못하면 감사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 탓에 힘들게 문을 두드린 저소득층 민원인에게 무리한 서류를 요구하는가 하면 민감한 개인 가정사를 캐묻기도 한다. 마음먹고 주민센터 문턱을 넘은 민원인으로서는 위로나 격려를 받기는커녕 빈손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한 예로, 디스크로 일을 할 수 없게 된 한 일용직 노동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민센터를 찾았다가 자격지심에 모멸감까지 느꼈다고 했다. 70대 아버지를 홀로 부양해야 하는 처지로, 최근 12개월간 근로소득은 월평균 95만원 안팎이었다. 건설현장과 물류센터 일용직을 전전하며 월세와 생활비를 빠듯하게 맞춰 왔지만, 그마저도 허리를 다치면서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1년치 수도세에 당장 월세도 해결하지 못할 상황이었다. 그는 ‘국가가 도움을 주는 것이 복지제도 아니냐. 꼬박꼬박 냈던 세금이 이럴 때 쓰이는 것’이라는 생각에 자신의 형편을 A4용지에 꼼꼼하게 적은 뒤 주민센터를 찾았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의 반응은 달랐다. 준비해 간 자료를 꺼내지도 못했다. 기초생활수급 신청 기준 등에 대한 어려운 설명을 쏟아내고 이혼한 어머니와 연락은 하는지 등 민감한 가정사까지 캐물었다. 옆자리 직원이 자신을 힐끗 쳐다보는 모습에 자격지심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적어도 칸막이가 있는 부스에서 1대1 상담이 이뤄질 줄 알았는데 담당 직원은 모든 사람이 다 보는 공간에서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이것저것 꼬치꼬치 물어보더라고 하소연했다. 한 개인의 사례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지원 대상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코로나19로 더 힘들어진 빈곤층에게 일선 공무원들의 말 한마디는 삶의 용기를 줄 수도 있고 열패감을 안길 수도 있다. 신분이나 처지와 상관없이 최소한의 생계 유지는 공동체의 당연한 책무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국가와 사회의 존재 이유를 되새길 때다.
  • 노원 ‘광운대역세권 개발’ 본 궤도 올랐다

    노원 ‘광운대역세권 개발’ 본 궤도 올랐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광운대역세권 개발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 이는 노원구가 항운노조와 현대산업개발 간 갈등의 중재자를 자임하면서 접점을 찾았기 때문이다. 1일 노원구에 따르면 서울경기항운종합 노동조합 소속 항운노조는 작년 11월 광운대역세권 개발 계획이 확정 단계에 이르자 사업자로 선정된 현대산업개발에 현재 근무자의 대체 근무지 확보와 보상을 요구하며 점거 시위에 들어갔다. 개발 사업으로 부지 내 물류회사가 철수함에 따라 하역 조합원들이 실직으로 인해 생존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은 노조의 과도한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으면서 양측의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이에 구는 10여년 간의 기다림 끝에 겨우 이뤄낸 광운대역세권 개발을 어떠한 이유로든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하고 갈등 해결에 나섰다. 또 오랜 기간 시위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본 점도 구가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이유다. 구는 그간 항운노조, 현대산업개발 등과 23여 차례 만나며 서로 간의 입장 차이를 좁혔다. 덕분에 양측은 ▲항운노조원의 대체 근무지 확보와 채용 요구 철회 ▲현대산업개발의 조합원에 대한 위로금과 손실보상금 지급 등 주요 사항에 대해 합의했다. 구와 항운노조, 현대산업개발이 지난달 30일 노조가 점검하고 있던 물류기지 현장에서 합의 사항 이행을 위한 협약 체결식을 진행했다. 양측의 갈등이 해소되면서 구는 내년 하반기에 예정대로 개발 사업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은 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 주변 14만 8166㎡ 부지에 최고 49층짜리 복합건물 랜드마크를 비롯해 2694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단지, 다목적 체육시설 등을 조성하는 동북권 최대 규모의 개발 사업으로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40년간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온 가장의 입장과, 조속하게 사업을 시행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 오랜 기간 불편을 겪고 있는 월계동 주민들의 개발 사업에 대한 기대 등 관련 당사자들의 협력이 담긴 결과”라면서 “서로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현대산업개발과 항운노조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 조선소 노동자 집단피부질환, 도료가 원인...보호구 지급도 안해

    조선소 노동자 집단피부질환, 도료가 원인...보호구 지급도 안해

    지난해 9월부터 발생한 조선소 노동자들의 집단 피부질환은 이들이 사용한 도료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는 현대중공업 도장 작업자의 집단 피부질환과 관련해 조사를 벌인 결과, 무용제 도료에 포함된 과민성 물질이 원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1일 밝혔다. 고용부가 무용제 도료를 기존 도료와 비교한 결과 휘발성 유기화합물 비중은 줄었지만 과민성 물질이 많았다. 제조사·조선사는 무용제 도료를 개발하면서 새로 함유된 화학물질의 피부 과민성 문제를 간과했고, 유해성 교육이나 보호구 지급도 하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 2~4월 현대계열 조선소 3사를 포함해 모두 10개사의 노동자 1080명의 건강을 진단한 결과 55명이 피부질환을 앓고 있었고, 이 중 53명은 현대 계열 조선3사 근로자였다. 고용부는 피부질환자가 특히 많이 발생한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에 화학물질 도입시 피부과민성 평가를 도입하고 보호구 지급 등 안전보건조치를 명령하기로 했다. 다른 조선사에 대해서도 이번 사례의 원인과 문제점, 조치사항들을 전파해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고용부는 “유사 사례 발생 시 감독을 통해 엄중 조치하고, 도료 제조사에 대해서는 하반기 중 화학제품 개발·상용화 단계에서 충분한 안전성 검증을 하는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안경덕 고용부 장관과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10대 조선사에 서한문을 보내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말고 유행성이 적은 물질로 대체해줄 것을 요청했다.
  • 산림청 29% vs 환경부 0%… 5급 이상 노조가입률 희비

    산림청 29% vs 환경부 0%… 5급 이상 노조가입률 희비

    “훈풍을 기대했지만 전반적으로 노조에 대한 관심이 낮은 것 같습니다. 고시 출신들의 외면이 심각합니다.” 노조 결성이 가능한 공무원 범위 확대 및 6급 이하 직급 제한 등의 폐지를 골자로 개정된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이 지난 6일 시행됐지만 각 부처 노조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개정 노조법은 5급 이상 간부의 노조 가입이 허용돼 ‘급증’은 아니라도 조합원 확대의 계기로 기대됐지만 체감할 만한 변화는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특히 고시 출신이 상대적으로 많은 정부세종청사 기관들의 무관심이 더욱 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허청은 지난 5일 150명이던 조합원이 28일 현재 400명으로 늘었습니다. 개정 노조법 시행 후 5급 이상 200명, 6급 이하 50명이 신규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무보직 서기관(4.5급)도 30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했습니다. 외형적으로는 고무적이나 가입 대상 5급이 900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가입률이 19%에 불과합니다. 다만 5급 이상과 6급 이하의 조합원 비율이 각각 50%로 변화됐습니다. 산림청은 5급 이상 38명이 신규 가입하면서 조합원이 729명으로 늘었습니다. 5급만 보면 전체 가입 대상(126명) 중 29.4%(37명)에 달합니다. 2018년 20%대에 머물던 노조 가입률이 올해 7월 현재 42%에 달하면서 활력을 찾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신명섭 특허청 노조위원장은 29일 “중간 간부들이 시스템적으로 조직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노조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 같다”며 “휴가철과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할 때 8월 이후 접촉이 가능해지면 가입 증가가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반면 환경부는 5급 이상 노조 가입자가 전무합니다. 직접 활동보다 노조 지원 차원의 후원회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마저도 가입 속도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조달청은 5급 이상 가입자가 10명 정도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입니다. 외청의 한 노조위원장은 “경험이 많고 조직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은 비고시 출신 중간 간부들의 노조 활동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상명하복 문화와 직무 등 규제가 있다 보니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고시 출신들의 무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각 부처마다 고시 출신이 노조에 가입한 사례를 찾기가 힘듭니다. 일부 기관은 아예 고시 출신 사무관을 대상으로 설명회까지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진행 여부는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 도쿄올림픽 노쇼 북한, 중국 올림픽 기다리나

    도쿄올림픽 노쇼 북한, 중국 올림픽 기다리나

    “김정은 북핵 협상으로 얻을 것 없어”북한이 일본 도쿄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은 이유는 비핵화 협상으로 이익을 얻은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며, 내년 2월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석할 준비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미국에서 나오고 있다. ABC방송은 28일(현지시간) “북한의 도쿄올림픽 노쇼는 표면적으로 코로나19 때문”이라면서도 “미국이 북한의 제재완화 요구를 받아들일 의사가 없는 만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외교로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남북 및 북미간 비핵화 협상 가능성이 열리던 2018년 2월에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손수 선수 22명, 응원단 229명을 이끌고 올림픽에 참석했다는 것이다. AP통신도 북한의 이번 불참은 줄곧 북미 비핵화 협상에 걸림돌로 작용하던 일본에서 열린 올림픽이라는 점도 있지만, 내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까지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또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북한의 오랜 동맹이자 국경을 맞댄 중국에서 열린다는 데 주목했다. 청와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국내 정치권에서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북미 간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싱크탱크 루거센터의 폴 공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내년 11월에 중간선거가 있고 중국은 비슷한 시기에 20차 당대회가 있으며, (상대를 비판할수록 지지율이 높아지는) 양국의 내부 정치 상황을 감안할 때 이전에 미중 관계가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문제 역시 이와 결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공휴일에 일해도 수당 못받는 노동자들 “차별없이 유급휴일 보장하라”

    공휴일에 일해도 수당 못받는 노동자들 “차별없이 유급휴일 보장하라”

    올해 1월부터 30인 이상 사업장에서도 관공서 공휴일(대체공휴일 포함)을 법정 유급휴일로 보장해야 하지만 요양보호사와 장애인활동지원사들이 관공서 공휴일에 근무해도 휴일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용자는 유급휴일에 근무를 한 노동자에게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한 휴일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의료연대본부는 28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가 30인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는 재가요양보호사와 장애인활동지원사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지난달 21일~30일 진행된 설문에서 현재 근무 중이라고 답한 요양보호사 111명 중 30인 이상 사업장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는 46명(41.4%)으로 집계됐다. 이 중 관공서 공휴일에 근무한 요양보호사 13명 중 6명이 가산 휴일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고, 남은 7명 중 3명은 통상임금의 30%만 가산된 휴일수당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13명 중 9명이 휴일수당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것이다. 또 관공서 공휴일에 쉰 나머지 요양보호사 33명 중 22명이 유급휴일에 당연히 지급돼야 하는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장애인활동지원사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공운수노조가 지난달 22일~이달 3일 실시한 실태조사에 응한 장애인활동지원사 314명 중 관공서 공휴일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은 84.1%로 조사됐다. 공공운수노조는 “사업장에서 노동자와 근로계약서를 쓸 때 공휴일을 소정근로일에서 제외하는 불공정 계약을 강요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면서 “고용노동부가 나서서 재가요양센터와 장애인활동지원기관의 관공서 공휴일 운영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영세사업장 소속 필수노동자도 공휴일에 차별 없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창업자의 노동시간만큼 직원들 노동시간에도 ‘가치’ 부여해야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창업자의 노동시간만큼 직원들 노동시간에도 ‘가치’ 부여해야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최근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 직후 자신이 세운 항공 우주기업인 블루오리진의 첫 유인비행 때 탑승을 자처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그 모험으로 그가 받은 관심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올해 초 아마존이 물류노동자들의 노조 결성을 총력 저지한 이후, 뉴욕타임스가 팬데믹 기간 중에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벌어진 일을 탐사 취재한 기사를 내면서 여론이 부정적으로 돌아선 상태였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서 10분에 불과한 우주여행을 하면서 마치 거대한 업적을 이룬 듯 껄껄 웃는 모습을 (다소 과장되게) 연출했으니 사람들이 좋게 보기 힘들었다. 베이조스는 온라인 매장과 클라우드 컴퓨팅, 그리고 물류 부문에서 혁신을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다. 그뿐 아니라 많은 실리콘밸리의 갑부가 한때는 대부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거나 시도도 하지 못한 일을 해낸 사람들이다. 회사가 망할 위기를 여러 차례 극복해 가며 지금의 대기업을 만들어 냈다면 그들의 업적은 좀 인정해 줘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번 돈으로 우주여행 좀 하겠다는데 꼭 비판을 해야 할까? ●노동자를 보는 창업자의 시각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받는 비난의 핵심이 기업의 돈벌이를 위해 사회를 분열시켰다는 데 있다면, 베이조스가 받는 비난은 대부분 아마존의 노동 환경에서 비롯된다. 특히 앞서 언급한 뉴욕타임스의 탐사보도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노동자는 천성적으로 게으르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그런 그의 사고방식이 현재 아마존의 노동자를 감시하고 대하는 방식에 반영돼 있다고 한다. 물론 그도 모든 노동자들이 게으르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시급을 받는 물류, 배달을 담당하는 블루칼라 노동자들이 게으르다고 생각한다. 젊은 시절 변변한 사무실도 없이 차고에 간이책상을 놓고 밤새워 일했던 경험을 가진 실리콘밸리의 창업자들에게는 시급 노동자들이 대충 시간을 때우면서 할당된 작업량만 간신히 채우는 모습이 게으르게 보일 수 있다.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지금도 생산라인에 문제가 생기면 퇴근을 하지 않고 밤을 새워 일하다가 공장에서 간이침대를 깔고 잔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최단 기간에 경제성장을 이뤄 낸 한국도 더하면 더했지 다르지 않다. 한국 대기업의 창업 1세대들이 거의 예외 없이 아침형 인간이었다는 얘기는 국민 모두가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왔다. 정주영은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에 밥을 먹고 6시에 걸어서 집을 나섰으며, 회장 시절에는 “아침에 해가 빨리 뜨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는 얘기로 유명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현 정부의 주 52시간 정책을 비판하며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일 이후에 맘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배경에는 세상에는 시간과 노력을 갈아 넣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있다는 생각이 존재한다. 대기업도 만들지 못한 기술을 만들어 내고, 이미 포화한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려는 스타트업이 정시 출퇴근으로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건 분명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새로운 시도에는 비범한 노력과 엄청난 양의 노동시간이 필요하다. ●노동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지만 그런 노력 혹은 노동도 다 똑같은 게 아니다. 예전에 미국의 한 코미디언은 “인류가 이뤄 낸 엄청난 업적들은 전부 노예노동의 결과”라고 꼬집은 적이 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중국의 만리장성, 미국의 대륙횡단 철도는 대부분 노예나 노예노동에 가까운 희생을 통해 만들어졌고, 심지어 21세기 인류의 삶을 바꾼 아이폰도 중국의 젊은이들이 형광등 밑에서 밤을 새워 집중적으로 노동을, 그것도 선진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의 임금을 받아 가며 일한 결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그런 공장에서 자살하는 젊은이들이 생기자 건물에 그물을 설치했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그런데 만약 그런 중국의 노동자들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한 연구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폰을 미국 노동자들을 사용해 만들 경우 지금 가격의 2배가 된다고 한다. 사람들은 최신 스마트폰의 가격이 100만원을 넘자 충격을 받았고, 애플을 비롯한 제조사들은 저가의 폰을 함께 선보였지만, 만약 중국의 저가 노동이 없어 스마트폰 가격이 처음부터 200만원을 넘었다면 애초에 스마트폰이라는 산업 자체가 생겨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기적적인’ 경제 성장도 마찬가지다. 정주영, 이병철 같은 사람이 아무리 새벽에 일어나 사무실에 출근했어도 현장에서 몸을 상해 가며 저임금으로 일한 노동자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한국의 경제 성장을 기적이라 부르는 것이 적절치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창업자들의 노동은 당장은 힘들어도 성공하기만 하면 훗날 수천, 수만 배로 돌려받을 수 있는 노동이다. 반면 그들의 ‘성공 플랜’에 반드시 필요한 노동력은 오늘, 이번 달에 일한 대가를 받는 것으로 끝이다. 그렇다면 후자의 경우 직원들이 일을 최대한 적게 하고 정해진 임금을 받아 가는 것은 베이조스의 생각처럼 게으른 것이 아니라 똑똑하고 경제적으로 현명한 행동이다. 윤 전 총장은 일주일에 120시간을 바짝 일하고 맘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그건 현행법상 불가능한 게 아니다. ‘탄력근로제’를 사용하면 6개월 동안 일한 시간의 평균을 내어 주 52시간을 적용할 수 있다. 제품 출시를 앞두고 그야말로 간이침대에서 잠만 자고 일주일에 120시간을 일한 후에 윤 전 총장의 말처럼 “맘껏” 쉬면 된다. 문제는 그렇게 “바짝 일하고 맘껏 쉴 수 있게” 해 주는 기업이 한국에 얼마나 있느냐는 것이다.●주52시간제를 비판하기 전에 일부에서 하는 “실리콘밸리에도 없는 주52시간제”라는 비난은 문제의 핵심을 비껴 간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업무 관행과 노동 환경이 주52시간제를 낳은 것이지, 한국의 테크업계가 실리콘밸리와 같은 대우를 해주는데 정부가 주52시간제를 만들어 낸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은 성공한 테크기업에 판교에 입주할 기회를 준다. 판교에 입주할 기회는 결국 장래 가치가 오를 부동산을 장만하게 해주는 거다. 그런데 좀 성공했다 싶은 기업들이 판교에 큰 사옥을 지으면 하는 일이 있다. 유럽 열차의 좁은 침대칸, 혹은 닭장 비슷하게 생긴 침대들이 가득한 ‘야근 직원 숙소’를 만드는 것이다. ‘어차피 야근을 해야 하니…’라는 마인드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문화, 그걸 ‘직원을 위한 배려’라고 자랑할 만큼 무감각한 고용주들이 있기 때문에 정부가 들고 나온 궁여지책이 주52시간제일 뿐이다. 궁여지책은 문제가 많은 방법이고, 좋은 해결책이 아니다. 말 그대로 궁한 나머지 들고 나온 것이고 없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서 만들어 낸 방법이다. 그러니 “창의력이 뛰어나지 않은 정부와 공무원이 나설 때까지 기업들은 직원들의 삶을 챙겨 주기 위해 뭘 했느냐”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갑부 창업자와 부자 노동자들이 모인 실리콘밸리에서는 주52시간제 같은 제도가 필요 없다. 이런 후진 제도는 창업자는 거대한 빌딩을 소유하고, 노동자에게는 그 빌딩 안에 야근용 침실을 만들어주는 후진 문화에서 필요한 거다. 최근 중국에서는 20대 이하의 젊은이들 사이에 ‘마오쩌둥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일주일에 6일을 일한다고 해서 ‘996 근무제’라 불리는 시스템하에서 아무리 일을 해봤자 저임금 노동자의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알리바바의 마윈처럼 테크기업의 갑부 창업자들만 천문학적인 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들이 20세기 초에 자본가들을 비판하며 공산당을 세운 마오쩌둥의 저서를 읽으면서 위로를 받고 중국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그들에게는 21세기에 들어와서 중국을 넘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중국의 빅테크는 더이상 자랑스런 존재가 아니다. 덩샤오핑 이후로 경제성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듯했지만 알고 보니 자신들에게 돌아온 것은 긴 노동시간과 형편없는 삶의 질밖에 없더라는 자각이 생긴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같이 일하기 힘든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 “35세까지 가난하면 그건 당신 책임”이라는 마윈의 말이 중국 젊은이들의 가슴에 불을 댕기던 시절은 끝난 것 같다. 사람들이 게을러져서 끝난 게 아니라, 그들이 하는 노동에 충분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끝난 거다. 직원들이 야근용 침실에 감사하기에는 창업주의 건물이 너무 빛나기 때문이다. 코드미디어 디렉터
  • 뇌경색 투병 일년 뒤 그는 37도 폭염에도 DMZ를 달린다

    뇌경색 투병 일년 뒤 그는 37도 폭염에도 DMZ를 달린다

    25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동파리의 기온은 섭씨 37.3도를 넘었다. 이런 폭염에 강명구(64) 평화마라토너는 새벽 4시부터 오후 2시까지 파주 출판도시~김포 통진 37㎞를 달렸다. 강씨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솔직히 걸었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5월 20일 뇌경색 진단을 받고 6주 입원 치료를 받았다. 아직은 병마를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듯 말이 많이 어눌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래도 달린다고 했다. 걸어서라도 약속을 지킨다고 했다. 영원한 코이카 맨(KOICA man)을 자처하며 강씨의 마라톤에 동행하고, 강씨의 책을 영어로 옮기기도 한 송인엽 교수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와중에 시민사회단체와 연계하는 마라톤이 불가능해 만류했으나 개인적으로라도 뛰겠다고 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뇌경색으로 몸이 좋지 않은데도 본인이 ‘우리 국토에도 뇌경색이 70년 전에 한 번 왔는데 나 하나의 뇌경색 쯤이야’ 라면서 뛰겠다고 해 말릴 수가 없더라.” 26일 오전에도 수은주가 계속 치솟는데 18㎞를 내처 달려(걸어) 11시 10분 강화군청에 도착함으로써 ‘평화통일 기원 제2차 DMZ 따라 달리기’를 마쳤다. 13일 오전 강원도 제진역 앞을 출발해 2주 동안 436㎞를 뛰었다. 강명구 평화마라토너는 “우리는 길 위를 달리는 행위예술가다. 길 위에서 온몸으로 연기한다. 혼신의 힘을 다해 달리며 흘리는 땀을 평화통일의 염원으로 승화시키겠다. DMZ 155마일을 따라 ‘철조망을 뛰어넘자!’는 제목의 연극도 펼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평화마라톤시민연대의 노동길 상임대표는 “북녘 구간만 제외하고 지구를 모두 발로 뛴 강명구 평화마라토너가 ‘신의주-평양-개선-판문점-서울의 북녘 구간’을 달릴 때까지 2019년부터 매년 ‘한라에서 백두까지의 한백마라톤’을 실시하고 있다. 하루 빨리 남북관계가 정상화돼 백두산까지 달릴 날을 바란다”고 말했다.당초 남북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한강 수역이 바라 보이는 강화도 교동까지 달려 정전협정 체결 기념일인 27일 교동 지킴이 (사)우리누리평화운동 김영애 대표와 인천시가 주관하는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방역 수칙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되는 바람에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가 10월 4일로 연기됐다. 대신 교동에서 오후 3시부터 90분 동안 평화통일 간담회로 대체했다. 아마도 세상에서 유일하게 지구를 한 바퀴 오롯이 발로 뛴 강명구 평화마라토너의 여행문학 ‘빛두렁길’과 영어본 ‘라이트패스(Lightpath)’와 ‘나는 달린다’ 3부작이 발간돼 125일 동안 미국 대륙 5200㎞를 달리며 발로 쓴 평화와 통일 그리고 사랑과 모험 얘기다. 송 교수가 영문으로 옮겼음은 물론이다. 강씨는 북녘 당국의 반응이 없어 중국 단둥에서 압록강을 넘지 못하고, 2018년 11월 15일 강원도 동해로 돌아와 고성까지 170㎞와 고성에서 휴전선을 따라 임진각까지 330㎞를 달리며 국토분단의 아픔을 온몸으로 체험했다. 그는 유라시아 1만 6000㎞를 달린 풀 스토리를 조만간 정리해 세 권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노 상임대표는 강씨가 지구 한 바퀴 2만 1200㎞를 혼자서 조국의 평화통일 일념과 불굴의 투지로 달려 왔지만, 미완의 북녘 달리기는 우리 국민들의 관심과 염원이 있을 때만 가능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 [이종수의 헌법 너머] 기후변화가 정말 걱정스럽다면/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종수의 헌법 너머] 기후변화가 정말 걱정스럽다면/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파란색 번호판을 붙이고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들이 부쩍 많아졌다. 교류 전기를 발견한 전기공학자의 이름을 딴 고가의 수입 전기차들이 특히 눈에 자주 띈다. 내연기관차들이 그동안 내뿜어 온 배기가스가 지구 환경에 미친 해악을 생각하면 전기차가 더 친환경적이라는 데 수긍한다.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말로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는 ‘내돈내산’이라니 딱히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비싼 전기차를 구입할 때에 정부와 지자체가 각기 지급하는 보조금을 합치면 족히 1000만원이 넘는다. 얼마 전까지는 이 보조금이 기천만원에 달했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및 환경부가 합심해서 만든 정책이란다. 그것도 예산 범위에서 지급된다 해서 이 보조금을 놓칠까봐 서로 앞다투게끔 만든다.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뒤늦게서야 올해부터는 전기차 가액에 따라서 보조금을 깎거나 아예 제외하는 걸로 바뀌었다. 그런데 이조차도 국내 자동차 업계의 이익을 의식한 정책 변경이라고 한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관련 인프라 구축에는 이 보조금이 타당할지 몰라도, 환경 보호라는 정책 취지가 그저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려면 적어도 가구당 전기차 한 대만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지급해야 하지 않을까. 차들이 전기차로 죄다 바뀌면 대기오염이 한결 덜해질 것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 전기가 그저 생겨나는 게 아니다. 현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그 많은 전기 수요를 어떻게 감당해 낼지가 벌써부터 걱정스럽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있고 나서 탈원전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온 독일에서는 이미 수년 전에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전체 발전량이 화석에너지 발전량을 능가했다. 그래서 아우토반 곳곳의 주변 언덕에 태양광 패널이 수킬로미터에 걸쳐 깔려 있는 낯선 풍광을 접한다. 마을의 풍경도 바뀌었다. 집집마다 지붕 위에 온통 태양광 패널이다. 물론 오래전부터 전기요금도 꽤나 비싸다. 국내에 독일의 환경 수도로 소개되는 프라이부르크시는 지난 1990년에 연중 이용할 수 있는 저렴한 ‘환경패스’를 만들어서 이를 구입한 시민들이 버스와 트램은 물론이고 근거리 철도까지 추가 비용 없이 환승이 가능하게끔 했다. 자동차 이용을 자제해 달라는 당부이자 인센티브인 셈이다. 당시에 도시 곳곳에 내걸린 공익 광고판의 문구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움뎅켄, 움슈타이겐!”(Umdenken, Umsteigen!) 즉 “생각을 바꾸세요. 환승하세요!”다. 최근의 기후변화 국면에서는 더욱 와닿는 표현이다. 그래서 바람직한 교통 및 환경 정책은 대중교통망을 보다 확충하고, 평소에 대중교통을 애용하는 뚜벅이들에게 더 많은 편의와 혜택을 부여하는 게 아닐까 싶다. 수년 전부터 룩셈부르크 등 일부 국가의 도시들에서는 시내 및 근거리 교통수단 이용을 전면 무료화했다. 전기차 보조금으로 지급되는 국가 재원을 이렇듯 대중교통 무상 이용으로 돌릴 수는 없을까. 아마도 여기에는 업계의 이익과 로비가 없으니 쉽지가 않을 거라고 짐작된다. 게다가 환경 보호를 꾀하는 정부에 많은 뚜벅이들은 이미 붙잡힌 물고기와도 같다. 아니나 다를까. 자동차 관련 산업계와 노동조합이 지속가능한 발전과 일자리 유지ㆍ창출을 위해 국회에 미래 자동차산업으로의 효율적인 전환을 위한 재정 지원 입법을 요청했다는 기사를 최근에 접했다. 이들 업체가 그동안 벌어들인 그 많은 수익은 대체 어디에다 쓰는지가 궁금해졌다. 요즘 특히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시름을 겪는 이들이 주변에 많다. 당장 수백만 원의 돈이 없어서 생활고를 겪다가 소중한 삶을 스스로 끊어 내는 안타까운 이들이 허다한데도 고가의 전기차를 구입하려는 이들에게는 이렇듯 거액의 보조금이 손에 쥐여진다. 이로써 형평성 논란도 불거졌다. 그런데 1인당 기십만원 남짓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서는 나라 곳간 사정을 걱정하면서 인색하기 짝이 없는 기재부가 거액의 전기차 보조금에는 이렇듯 후하다. 대량생산 체제를 상징하는 ‘포드 시스템’과 함께 현대 자본주의의 문이 활짝 열렸으니 이제 새로운 전기차에 사활을 거는 대량소비 사회에서 전기차 보조금이 그저 당연하게 여겨질 법도 하다. 오래전에 올더스 헉슬리가 풍자했던 그 ‘멋진 신세계’가 어느새 이렇듯 우리 곁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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