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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지하철 파업/전노대·한총련 가세

    ◎오늘 상오 복귀 않으면 파면/정부/이 총리,“불법과 타협않고 엄정대처”/전노대,“27일 연대파업” 선언 정부는 철도·지하철파업에 이어 일반 사업장으로 번질 기미를 보이자 불법노동행위에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 철도 파업 이틀째인 24일 상오 4시부터 서울 지하철노조가 파업에 돌입하고 「전국노동조합대표자회의」가 오는 27일 전국의 30개 대기업노조들이 참여하는 전국단위의 대규모 연대파업을 결의하면서 「한총련」등 학생운동권까지 파업에 가세할 움직임이어서 이번 파업사태는 순수한 임금투쟁에서 정치투쟁으로 변질,장기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전로대는 이날 숭실대 사회봉사관 회의실에서 비상대표자회의를 열고 구속 노동자 석방,사전구속영장 철회,「전기협」과의 대화 재개,임금가이드라인 조항의 철폐등을 주장하며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현대중공업·대우조선노조등과 함께 다각적인 전면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에따라 정부는 이번 철도·지하철의 불법파업은 물론 앞으로의 파업사태에 적극 대처한다는 방침아래 파업 주동자및 적극 가담자는 엄격히 사법처리키로 했다. 철도청은 이날 「비상사태에 따른 긴급 복무지시」를 발령하고 「전국기관차협의회」소속 기관사들이 25일 상오 10시까지 복귀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공무원 신분을 박탈키로 했다. 서울지하철공사도 이날 상오 모든 노조원들이 25일 상오 11시까지 근무지로 출근,복귀신고를 하지않을 경우 파면등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철도·지하철 파업의 장기화에 대비,이날 하오 과천 제2청사에서 구본영교통부차관 주재로 내무·교육·상공자원·건설부등 관계부처 실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고 대체수송수단의 확보와 단계별 수송대책을 추진해 국민들의 불편과 경제불안 소지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교통부는 대체 교통수단 확보를 위해 서울·부산·대구·광주등지의 역사에 시외버스와 고속버스 임시 승·하차장을 마련키로 했으며 서울·경기지역의 15인승 이상 자가용 버스의 유상 운행을 임시 허용키로 했다. 또 일부지역의 비축량이 얼마 남지않은 유류와 양회 공급을 위해화물수송 전용열차를 3∼5편 증회하고 대기발령중인 기관사 5백49명을 즉시 채용,현업에 투입키로 했다. 서울지하철이 파업에 들어가자 서울지하철공사측은 이날 비노조원인 선임·지도기관사 2백95명과 23일밤 야간근무 기관사 1백72명의 근무시간을 조정,지하철 전노선을 일단 정상운행 수준으로 유지했다. 그러나 이들의 계속근무가 불가능해 25일부터는 배차간격이 늘어나고 하오 10시까지만 운행할 수 밖에 없어 출·퇴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게될 전망이다.서울시와 경기도는 또 이날부터 개인택시와 자가용의 10부제를 전면해제, 택시운행을 늘렸고 전국적으로는 5천여대의 고속버스·일반버스와 예비군차량등을 증편운행해 시민들의 불편을 덜어주기로 했다. 철도의 경우 이날 열차운행은 17%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이날 현재 현업에 복귀한 사람은 기관사 1백34명 ,기관조사 14명,검수원 5백87명등 모두 7백39명이다. ◎파업관련 잠화 이영덕국무총리는 24일 철도및 지하철의 파업에 따른 정부 방침과 대책을 밝히는 담화를 발표,불법파업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천명했다. 이총리는 이날 하오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뒤 발표한 담화에서 『문민정부는 민주화를 위한 역사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어떤 불법과도 타협하지 않고 이번 사태를 엄정하게 법으로 다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총리는 『이어 파업중인 철도와 지하철 종사원들은 치열한 국제경쟁속에서 모든 국민이 힘과 지혜를 모아 노력해야 할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여러분 자신과 국가의 운명에 대해 신중한 판단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 “철도파업 수출손실 하루 2백억”/경제타격 얼마나 될까

    ◎나흘 넘기면 유류·시멘트 유통혼란/8시간 지속땐 노동가치손실 3백억 철도의 수송분담 비중이 여전히 높아 철도 파업은 모처럼 회생되는 경제에 찬물을 끼얹게 될 소지가 크다. 시멘트와 석유류의 상당량이 철도로 수송돼 철도파업은 수도권과 내륙지역의 수송차질로 이어져 당장에 수급애로를 가져온다.철도를 이용한 컨네이너의 수송차질로 수출감소도 우려된다. 무협은 철도파업이 단행되면 수출차질액은 하루 2백억원(2천5백만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최근 2개월간 경기도 의왕과 전북 동산으로부터 부산까지 철도로 수송된 수출용 컨테이너가 20피트 짜리 기준으로 월 1만2천3백51개.하루 4백10개 꼴이며 전체 컨테이너 수출화물의 10%에 해당한다. 이를 일 평균 수출액(3억달러)과 수출화물의 컨네이너 이용비율(85%)에 넣어 계산하면 하루 수출차질액이 2백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이는 물량 기준의 단순 평균이며,고부가가치 제품일수록 컨테이너에 담겨 철도로 수송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차질액은 더 커질 수 있다.여기에 경부고속도로 등 육로로 화물이 몰릴 경우 선적 지연 등으로 타격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수출 뿐 아니다.석유류는 수송차질이 4일을 넘으면 수도권과 내륙지역에 애로가 나타난다.석유류의 하루 총 수송물량은 1백46만3천배럴이며,이 중 12만2천배럴이 철도수송 분이다.철도 수송지는 유조선이나 송유관을 이용할 수 없는 내륙이어서 재고가 바닥나면 휘발유 등 심각한 유통혼란까지 예상된다. 철도 수송지의 재고물량은 현재 평균 4일분으로 전국 평균 20일분보다 턱없이 적다.수도권이 2일,강원도 4일,충청 6일,호남 3일 영남이 4일분의 재고를 갖고 있을 뿐이다.파업시 정유사의 유조차 등 대체 수송수단을 강구할 계획이지만 고속도로 체증으로 여의치 않을 게 분명하다. 철도 수송물량이 많은 시멘트도 유통상 문제가 심각해진다.하루 시멘트 철도 수송물량은 5만6천t로 화차 1천80량분.이는 총 시멘트 수송물량의 36.5%이며,수도권은 하루 수송량이 3만3천t이다.수도권의 시멘트 재고가 4일분 밖에 안돼 수송차질이 3일 이상 지속되면 차질이 염려된다. 비료 역시총 수송물량의 75%인 1백75만1천t이 철도로 운송되고,무연탄도 전체 수송물량의 83%인 6백13만9천t이 화차로 운송돼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수급불안의 우려가 높다. 이러한 직접 피해 외에 간접 피해도 적지 않다.승객들을 제 시간에 수송하지 못함으로써 경제전반에 적지 않은 손실을 가져올 게 틀림 없다.철도파업이 8시간 지속되면 전체 노동가치 손실액은 3백억원에 이른다는 게 당국의 분석이다.또한 철도파업이 계속될 경우 고속도로 등의 교통체증이 가중되며,정보·유통애로 등 사회적 손실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된다. ◎오교통 일문일답/교섭 불참·시간끌기에 공권력 투입/지원인력 확보… 불법파업 필히 징계 오명교통부장관은 23일 상오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한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대화로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전기협대표들이 끝내 교섭장소에 나타나지 않는등 시간끌기 작전을 벌여 불가피하게 공권력을 전격 투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음은 오장관과의 일문일답. ­22일 하오까지만 해도 남재희노동부장관이 대화통로를 열어두는등 사태해결을 물리적 수단이 아닌 대화로 풀려고 했는데 전격적으로 공권력을 투입한 이유는. ▲대화로 해결하기 위해 22일 밤까지 계속 전기협과 접촉했다.전기협측이 신변보장을 요구,신변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을 팩스로 보냈으나 끝내 회의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정부는 전기협의 이러한 대응을 오는 27일로 예정된 연대파업까지 시간끌기 작전으로 판단,공권력을 투입하게 됐다. ­전기협측이 23일 상오중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하지 않았는가.전기협과의 대화노력은. ▲전기협은 철도노조가 아니다.어디까지나 공무원 신분이다.지하철노조와는 다르다.정부는 불법단체이지만 그동안 인내심을 갖고 대화했으나 전기협은 철도청의 개선안을 거부했다.정부가 불법단체를 상대로 더이상 교섭을 할 수 없었다.여기에다 재야인사들이 농성장에 합류,선동하고 25일에는 대규모집회를 계획하고 있어 더이상 대화를 통한 해결을 기대할 수 없었다. ­철도마비에 대한 대책은 . ▲국방부로부터 52명의 경력자를 지원받는등 모두 6백63명의 활용가능한 인력을 확보했다.퇴직자들에 대해서도 비상소집을 요청했으며 기관사들의 직장복귀를 계속 종용하고 있다. ­서울지하철노조도 24일 전면파업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공권력을 투입할 것인가. ▲지금 그 질문에 대답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빠른 것 같다. ­현재 기관사들의 움직임은. ▲5백명이 넘는 기관사가 연행되면서 술렁이고 있는게 사실이다.일부는 아예 출근을 하지 않고 있으며 출근해도 승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그러나 불법파업은 결코 용납될 수 없으며 분명히 징계절차를 밟겠다.
  • “비유럽 총장 필요” 분위기 유리/김상공 WTO사무총장 될까

    ◎멕시코대통령 강세 5파전 양상/중남미·EU설득 적극 홍보나서 23일 김철수상공자원부장관의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입후보 사실을 공식 발표한 한승주외무부장관은 『출마는 당선 가능성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당선 가능성이 어느정도 있으니까 입후보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외무부 관계자들은 그동안 WTO의 전신인 가트(GATT)의 역대 사무총장 4명이 모두 유럽에서 나와 이번에는 비유럽지역에서 사무총장이 나와야 한다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까지 WTO 사무총장에 공식 입후보한 인사는 김장관 말고 레나토 루지에로 전 이탈리아 무역장관,카를로스 살리나스 멕시코 대통령,루벤스 리쿠페로 브라질 재무장관등이다.뉴질랜드의 필립 버든 무역장관도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어 결국 5파전이 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정부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보는 인사는 살리나스 멕시코대통령과 루지에로전장관.이미 중남미 스페인 포르투갈등 라틴계 19개국 정상들은 살리나스대통령을 지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멕시코 정부는지난 6월17일 우리 정부에도 지지를 공식 요청했을 정도로 외교적 노력도 활발해 가장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리쿠페로 브라질재무장관이 뛰어들면서 아르헨티나가 돌아설 기미를 보이는 등 중남미 지역 국가들의 의견이 엇갈려 주목된다. 여기에 WTO 역시 가트와 마찬가지로 유럽연합(EU)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때문에 루지에로 전 이탈리아장관도 무시할 수 없는 상대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유럽지역의 구체적 움직임은 이달말 그리스에서 열릴 유럽정상회담에서 나올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를 감안,정부는 이달말쯤 홍순영전외무부차관을 대통령 특사로 중남미지역에 파견할 계획이다.또 유럽및 미주지역에도 특사를 파견하려 하고 있다. 한승주외무부장관은 이미 22일 저녁 아·태경제협의체(APEC) 회원국 14명의 대사를 불러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는 또 해외공관에 전문을 보내 우리에 대한 지지를 유도하도록 하는 지시를 내려놓고 있다.김장관에 대한 대대적인 외교적 홍보에나섰다.김장관의 통상전문가로서의 대외이미지와 경력,우리의 무역규모등이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이를 무기로 회원국들에 집중적으로 파고든다는 복안이다. 출사표를 낸 김장관은 『국가의 위신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으며 관계부처 또한 외교적 사활을 걸고 뛰어든다는 자세여서 「첫 WTO 사무총장」이 크게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에 더 알려진 통상 전문가/김상공 경력과 입후보의 변/4년간 가트 MTN의장 역임/“1주전 정부서 결정… 피선 낙관”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낸 김철수 상공장관.20년 이상 국제 통상분야에서 일해 온 그는 새로 출범할 WTO(세계무역기구)의 사무총장 감으로 모자람이 없다. 「찰스 김」으로도 불리며 국내에서보다 국제 무대에서 더 잘 알려져 있다.경기고 2학년 때 미국으로 유학,매사추세츠대에서 정치학 석·박사를 따고 스미스대와 세인트 로렌스대에서 정치학과 조교수로 일하던 중 73년 「영어 잘 하는 통상관료」로 특채됐다.상공부 통상진흥관·통상진흥국장·제1차관보,특허청장,무공사장,상공장관으로 이어지는 경력이 말해주 듯 전공이 통상이다.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의 다자간 무역협정회의(MTN)의 의장을 4년간 맡았고,89년 미국이 슈퍼 301조 발동을 위협할 때 특유의 신뢰성과 교섭력을 바탕으로 일괄 타결한 통상통이다.미국인들이 가장 신뢰할 수 있다고 꼽는 한국 관료이다.미국 등 서구인들의 사고방식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특허청장 시절 칼라일 GATT 사무차장에게 전화를 걸라는 지시를 직원이 잘못 알아듣고 칼라 힐스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연결했으나 잠자다 전화를 받은 칼라 힐스 대표가 오히려 반가워했다는 일화가 있다. 초대 및 5대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낸 김유택씨의 셋째 아들이지만 아버지의 후광은 띄지 않는다.입후보 경위 등을 들어봤다. ­입후보는 언제 결정됐나. ▲일주일 정도 됐다. ­본인이 원했나. ▲개인적으로 원한 건 아니다.정부가 결정했고,그 결정에 따랐다. ­승산이 있다고 보나. ▲GATT는 출범 이후 유럽 인사들이 내리 사무총장을 맡았다.따라서 WTO의 사무총장은 자유무역으로 가장 큰 역동성을 보이는 아시아에서 맡아야 한다.특히 모범적으로 시장경제를 이룬 우리나라가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승산도 있다고 본다. ­다른 나라와 접촉이 있었나. ▲외무부 중심으로 접촉 중이다. ­입후보가 UR 비준과 관계된 것 아닌가. ▲비준은 당연히 돼야 한다.외무부에서 입후보가 제기돼 정부에서 결정한 것 뿐이다. ◎WTO 사무총장의 위상/국제협상 중재·조정에 영향력 막강/가트 사무총장보다 역할·권한 방대/UR 미결과제 타결 등 책임도 막중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이 기구가 새로 출범하는 만큼 아직 그 역할이나 위상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그러나 현재의 세계무역체계인 가트(GATT)가 확대된 것이므로 가트사무총장보다는 그 역할과 권한이 확대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외무부 관계자들도 대체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비록 WTO의 첫 사무총장이지만 선출은 가트사무총장과 마찬가지로 회원국들의 합의로 뽑게 된다.때문에 투표행위를 하지 않고 입후보한 회원국들의 후보자들에 대해 몇달동안 서로 협의를 해가며 마지막 한사람을 압축하는 방식으로 선출한다. 첫 사무총장은 WTO 아래 새로운 무역질서를 정착시켜야 하는 책임을 지니고 있다.우루과이라운드(UR)의 미해결 과제인 서비스부문에 대한 조속한 타결을 이뤄내야 한다.또 환경·경제정책·노동·기술등 새로운 문제에 대한 논의도 주도해야 한다. 어느 때보다 원만한 중재자로서의 지도력이 요구되고 있다고 볼수 있다.나아가 갈수록 거세질 주요 무역국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고,지역적 배타주의를 다자주의에 의한 세계무역질서의 자유화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어 어깨가 무거운 편이다. 따라서 규정에는 사무총장에게 WTO의 운영 책임과 함께 WTO가 주관하는 모든 국제협상에서 조정·중재등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WTO 사무총장에 대한 예우는 가트사무총장에 준할 것으로 보여 연봉 19만달러에 6만5천달러의 활동비가 지급될 전망이다.물론 연금은 별도로 나온다.의전상의 대우에 대해서는 규정이없으나 수상급에 해당하는 예우를 받게 된다.
  • 발언 15분내로… 「장광설」사라진다/국회법 개정… 달라질 의정운영

    ◎질문요지 이틀전에 통보… 답변 준비하게/호명투표제 도입… 사안별 차단여부 공개 여야 합의로 마련된 국회법개정안이 오는 25일 국회에서 통과돼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되면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는 운영방식에서 획기적으로 달라진다.지금까지의 비효율,비합리적인 요소들이 상당 부분 제거·개선됐기 때문이다. 우선 본회의의 개의시간이 평일은 하오2시,토요일은 상오10시로 정해졌다.의장과 여야총무 사이의 불필요한 협의시간을 줄일 수 있고 의원들도 시간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된다. 대정부질문의 발언방식에도 큰 변화가 온다.한 의원에게 할당된 발언시간이 30분에서 15분으로 줄었다.따라서 발언자는 꼭 2배로 늘어나는 셈이다.당연히 지루한 장광설도 줄어들게 된다.또 질문요지를 48시간 전에 정부에 송부하기로 해 정부의 답변준비 시간이 짧아지는 것은 물론 충실한 답변내용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의사진행·신상발언,그리고 대정부질문에 따른 보충발언의 시간도 5분으로 한정된다.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이 기록한 7시간 남짓의 필리버스터기록은 영원히 깨어질 수 없게 됐다. 회기중에 긴급한 현안이 생겨 의원 20명 이상이 요구하면 본회의를 열어 대정부질문을 하는 긴급현안질문제도도 도입됐다. 이와 함께 본회의에서의 발언기회를 넓히기 위해 질의및 토론이외에 안건에 상관 없이 어느 의원이라도 의견을 말할 수 있는「4분발언제도」가 신설됐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기록표결제도이다.기존의 기명투표말고 전자투표 또는 호명투표제도를 도입,찬반사실을 회의록에 기록해 어느 의원이 특정사안에 대해 어떤 투표를 했는지 유권자들이 알 수 있게 된다. 상임위원회는 정보위와 여성특위가 신설되고 노동환경위,체신과학기술위,행정경제위 등으로 이름을 바꿔 소관부처를 조정했지만 운영방식 면에서도 크게 달라진다. 먼저 폐회중에도 한달에 2번 이상 회의를 열어 현안을 다루게 된다. 상임위에서 발언을 하려는 의원이 2명 이상이면 우선 한 사람에 15분 범위내에서 균등하게 돌아가며 발언을 하게 된다.맨처음 발언자가 마이크를 한번 잡으면 놓지 않고 이것저것 다 들춰 다음 발언자를맥빠지게 하는 일은 어느 정도 사라지게 됐다. 또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때는 그 활동기한을 정해 예산및 인력의 낭비를 줄이고 상임위의 소관사항과 겹치는 특위는 가급적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졸속 입법과 안건처리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위원회의 안건심사 때는 대체토론을 의무화 한다.또 위원회는 회부된 법률안의 취지와 내용등을 입법예고하고 의장에게 사전보고 한다.
  • 비제바노의 수제업(이탈리아 중소기업 탐방:12)

    ◎250개 공정… 최고품질 수제화 생산/철저한 분업… 밑창만 50명 손거쳐/가죽은 부위별로 숙성시켜 사용/퇴직 4∼5년 전부터 대체요원 교육… 기술단절 없어 2차대전 때 로마에 입성한 연합군들은 무엇보다도 가죽 신발을 챙겼다고 한다.끈을 묶은 여러 켤레의 신발을 어깨에 주렁주렁 메고 다니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었을 정도라고 한다.그 만큼 이탈리아 신발이 유명했었음을 입증하는 일화다. 이탈리아 북서부 롬바르디아주의 작은 도시 비제바노.우리나라에서 한 신발 업체의 상표로 사용될 만큼 신발업이 전통적으로 발달한 작은 도시다.이 곳에서 남성 구두만 만들어 온 모레스키사는 생산의 분업화로 이탈리아 신발산업의 맥을 잇고 있다. 이 회사는 세가지 측면에서 일반 신발업체와 색다르다.첫째는 생산과정을 2백가지 이상으로 세분화 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재료인 가죽을 부위별로 나눠 보관한다는 점이다.셋째는 퇴직하기전 3∼5년전부터 숙련공들이 신참 기능공들을 키운다는 것이다. ○50년대말에 도입 먼저 작업의 세분화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50년대말부터 도입했다.한 사람이 여러가지 일을 하는 것보다 한가지 일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공정을 각 근로자에게 특화시켰다.처음에 20∼30여명이면 충분하던 공정이 점차 1백개 이상으로 늘었다.지금은 2백50여명이 각각 하나의 공정을 맡고 있다. 밑창을 깔고 실로 꿰맨 뒤 풀칠을 하는 작업 등 공정 하나하나가 개인의 책임으로 이루어지고 있다.처음에는 노동력을 착취한다는 비난을 듣기도 했으나 나중에는 개인의 능력을 인정하는 자극제로 받아들여져 근로자의 생산성이 더욱 높아졌다.신발 한 켤레를 만드는 데 반드시 2백50여개의 공정을 거쳐야만 하는 것이다. 보통 50여개의 공정만 거치면 하나의 신발을 만들 수 있는 생산 체제와는 사뭇 다르다.총 근로자 2백80여명 중 지안베페 모레스키 사장 등 관리직 사원 30여명을 뺀 2백50여명의 근로자가 생산직에 종사한다.각각이 모두 다른 일을 맡아 사장도 개인이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른다고 한다.개인 하나하나가 생산 공정인 셈이다. 근로자가 하는 일은 모두다르다.밑창을 만드는 데만 50여가지의 과정이 필요하고 주문에 따라 가죽을 재단하고 자른 뒤 풀칠을 하는 과정도 제 각각이다.기계를 사용하지만 열이나 압력을 가하는 특수 공정에만 사용된다.또 기계를 사용해도 끝 마무리는 늘 근로자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자재 1년치 준비 모레스키 사장은 『세사람이 신발을 만드는 것보다 여섯사람 또는 열 두사람,그 이상이 만드는 게 품질이 뛰어날 수 밖에 없다』며 『사람의 손 길이 한번이라도 더 갈수록 제품의 불량률은 떨어진다』고 말했다. 두번째로 이 회사의 재고 관리는 「불치병」 환자를 다루는 이상으로 관리가 치밀하다.1년동안 재료가 공급되지 않아도 생산에 지장이 없을 만큼 원자재를 미리미리 준비하는 데다 부위별 특성을 감안,별도의 보관 창고를 갖고 있다.모레스키 사장은 『밑창이나 신발의 옆면에 쓸 가죽은 부드러우면서도 질긴 부위가 필요하다』며 『특성에 맞게 가죽을 숙성시킨 뒤 사용하는 게 품질을 높이는 비법』이라고 강조했다.환부에 따라 「처방」과 「치료」를 달리하는 것처럼신발에 쓸 재료도 부분마다 틀리다는 것이다. 지하 창고에는 바닥에 모래를 깐 나무 받침대가 즐비하다.얼핏 보면 마치 원목을 쌓기 위한 받침목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가죽을 말리기 위한 특별 장치라고 한다.2세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마리오 모레스키는 『모든 가죽은 부위마다 특성이 다르다.물에 젖거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때,열대성기후를 보일 때도 감안해야 한다』며 『그나마 밑창까지 가죽으로 만드는 곳은 이탈리아 신발 뿐』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회사는 기술의 단절이 없다는 게 큰 자랑거리다.크게 배울만한 게 없는 직원이라도 정년이 가까워지면 「신참」들을 채용,모든 기능을 이어받게 한다.4∼5년전부터 작업은 시작돼 막상 고참 직원이 자리를 비울때면 그 자리를 대신하게 한다.모레스키 사장은 『한 사람이라도 일을 못하면 제품은 불량품이 나오기 십상이다.직원들 모두가 하나의 생산 공정임을 잘 알고 있다.때문에 모든 근로자가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밑창도 가죽으로 모레스키사는 남성 구두만 만든다.여자 구두는만들지 않는다.가죽을 밑창부터 앞 부분까지 말아올려 꿰매는 남녀 공용의 「모카」신발은 만들지만 철저히 남성 위주의 상품만 지향한다.한시간에 한켤레를 만들지만 「모카」는 기술 보존이라는 면에서 근로자들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측면이 강하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남성 신발을 만드는 피에트로 산초씨는 『모레스키사는 이탈리아 신발 업체 중에서도 특별한 회사다.대부분 하청을 통해 생산 공정을 줄이는 데 이 회사는 스스로 작업을 세분화,공정을 늘리고 있다.주위의 염려도 아랑곳 않고 성장을 거듭하는 「실험 정신」을 보이고 있는 업체』라고 전했다.
  • 영·불 철도파업 “몸살”/임금인상·감원 쟁점… 운행률 10%로

    【런던·파리 로이터 연합】 프랑스와 영국 전역에서 철도 노동자들이 22일 감원계획 반대와 임금인상을 내걸고 파업에 들어가 두 나라의 철도 교통이 심각한 마비 상태에 빠졌다. 프랑스에서는 철도 노동자들이 감원 계획에 반대해 21일 하오8시부터 23일 상오6시까지 34시간의 시한부 파업에 들어가 전국의 열차 운행률이 평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이때문에 교외에서 파리로 출근하는 통근자 등 많은 국민이 곳곳에서 불편을 겪었다. 영국에서는 철도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 11%를 요구하며 경영자측과 협상을 벌였으나 21일 협상이 깨졌다. 이 때문에 영국 철도 당국은 신호원들을 관리직으로 대체하는 등 편법을 동원해 열차 운행대수를 평소 1만5천대의 10분의1에도 못미치는 1천대선으로 겨우 유지했다.
  • 철도·지하철 파업땐 대체기관사 투입/정부,긴급대책회의

    ◎수일내 타협안 제시… 철회 유도 정부는 17일 상오 서울 조선호텔에서 박재윤청와대경제수석 주재로 김시형총리행조실장과 교통·노동부등 관계부처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철도및 지하철파업문제와 관련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오는 27일 파업이 실행되면 주동자를 사법처리하고 대체기관사를 투입,시민들의 불편을 최대한 덜어주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북한핵문제등을 감안,전국기관차협의회와 지하철노조가 파업결정을 철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27일까지 타협안을 만드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파업이 강행된다면 다소의 불편이 있더라도 불법행위는 뿌리뽑을 방침이며 그에 대비해 전직기관사들의 소재파악에 착수했다. ◎근로조건개선안 마련 한편 최훈철도청장은 전국기관차협의회의 파업 움직임과 관련,18일 상오11시 「철도현업직원 근로조건 개선안」을 공식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개선안은 ▲중노동수당등 각종 수당 신설 ▲열차운전수당 인상 ▲일반·기능직간 근속승진 차별 철폐 ▲현업직원에게 매월최저 13시간에 해당하는 시간외 수당지급등을 뼈대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코 용납못할 행위”/여야 설명 여야는 17일 서울·부산지하철노조협의회와 「전국기관차협의회」가 총파업을 결의한 것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박범진민자당대변인=북한핵문제가 심각한 단계에 있는 상황을 상기할 때 국가안보적 차원에서도 결코 있을 수 없는 행위다.철도와 지하철의 연대파업은 교통마비와 시민생활의 엄청난 불편은 물론이고 국가산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함으로써 사회적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박지원민주당대변인=어떤 경우에도 파업이 있어서는 안된다.국민의 발과 물류를 차단하는 지하철과 철도의 파업결의는 전쟁위기로 위축되고 있는 경제를 생각할 때 대단히 유감스러운 결정으로 절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다.
  • 교체·노동위/경인지역 교통대난 대응책 촉구(의정초점)

    ◎“비상도로등 광역체제 시급”/교체위/해고근로자 복직대책 추궁/노동위 24일 국회 노동위에서는 해고노동자의 복직과 노동시장의 수급문제,교체위에서는 서울 오류역 화물열차 탈선사고가 쟁점이 됐다. ▷노동위◁ 간담회 형식으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여야의원들은 남재희노동부장관으로부터 올해의 임금교섭현황과 외국인 근로자 현황등 주요현안을 보고받고 해고근로자 취업방안,법원의 복직판결을 받은 해고근로자의 복직대책등을 따졌다. 민자당의 최상용의원은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체하기 위해 올해안에 2만명의 해외기술인력이 국내에 들어오는데 이들에 대한 노무관리대책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민주당의 김말용의원은 『한국자동차보험의 노조집행부가 단식농성을 계속하고 있으며 한국전력도 노조위원장 정년연장문제로 계속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면서 이들 노사분규에 대한 대책을 추궁했다. 민주당의 홍사덕의원은 『도시화로 농촌을 떠나는 노동자와 북한에서 탈출한 노동자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면 우리 노동시장에는 삼각파도와같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이러한 상황을 미리 가상해서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없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남장관은 『남북관계에 갑작스런 변화가 오면 북한의 노동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우선 북한의 노동법부터 정확히 연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남장관은 또 『산업평화를 위해 복수노조제도는 채택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그러나 이는 노사가 먼저 협상을 한 뒤에나 검토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교체위◁ 오명교통부장관과 최훈철도청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최근 잇따른 열차사고의 문제점과 대책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민자당의 김형우의원은 『오류역 열차사고로 빚어진 경인지역 교통대란은 교통위기 관리능력의 현주소를 드러낸 것』이라면서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비상우회도로등 광역교통체계의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황의성·정상용의원은 『최근의 사고는 교통관련 예산을 경부고속전철,신공항등 전시효과과 큰 국책사업에만투자한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경부고속전철사업을 유보,그 예산을 대중교통시설 확충에 투입하라』고 촉구했다.
  • 민주/당직­국회직 누가 맡나/9개 주요직 하마평 무성

    ◎김병오·최낙도의원 등 3∼4명이 혼전/사무총장/홍사덕의원 유력… 박상천의원도 거론/정책위장/김봉호의원 독주속 김영배의원 추격/국회부의장 요즘 민주당의원들은 몸과 마음이 모두 바쁘다.다음달 중순쯤 있을 것으로 보이는 당직및 국회직개편을 앞두고 물밑 「감투싸움」이 치열하기 때문이다.각고의 노력끝에 성사시킨 상무대국정조사가 21일 시작됐지만 정작 국회법사위원을 빼고는 별 관심이 없는듯 보인다. 이처럼 「자리」를 두고 신경전이 한창이다 보니 당내에서는 여러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예상후보자의 이름도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무엇보다 관심을 불러모으는 것은 툭하면 「지도력부재」라는 비판을 받아온 이기택대표가 명실상부하게 인사권을 행사하느냐 아니면 또다시 최고위원끼리 나눠먹기로 끝날 것이냐 하는 점이다. 바로 이것은 이대표의 「홀로서기」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하지만 지금의 당내분위기를 감안할때 그가 당내 최대계파인 동교동계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독자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대체적인 관측이다. 당직개편의 폭에 대해서는 이대표가 분명한 선을 그었다.『원내총무는 경선을 통해 바뀌고 사무총장은 사의를 표명했으므로 주요당직에 한해 부분적인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국회직교체에 대해서도 『선수와 전문성을 고려해 적절한 인물을 발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에 바뀌는 자리는 민주당몫의 국회부의장과 경과·교육·상공자원·보사·노동위및 환경특위의 위원장등 국회직 7개와 사무총장·정책위의장등 주요당직이다. 우선 당직개편의 초점은 사무총장인선으로 모아진다.당의 살림을 꾸려가는 중요한 자리인만큼 이대표가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동교동계에서는 김병오정책위의장이나 최락도의원같은 이를 미는 인상이고 이대표측에서는 내심 조순형의원이나 홍사덕의원을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일부에서는 김충조·이영권의원의 이름도 거론된다.그러나 야당의 사무총장은 여당총장처럼 빛깔나는 자리가 아니고 「고생만 하고 욕만 얻어먹는 자리」라는 인식이 팽배해 선뜻 나서질 않는게 현실이다.최근 당지도부로부터 사무총장직을 제시받은 최의원이 상임위원장을 거친뒤 전북도지사출마를 고려,이를 고사했다는 소문과 함께 김병오의장이 사무총장보다는 상임위원장을 달라고 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방증한다. 정책위의장은 동교동계가 지원하는 홍사덕의원이 유력한 가운데 박상천·이철·장재식의원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국회부의장은 동교동계및 이대표쪽과 두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김봉호의원이 가장 앞선 가운데 김영배의원이 특정지역출신의 독식에 반대하며 강력히 대시하고 있고 홍영기의원도 「야권원로대접」을 외치고 있으나 힘에 부친다는 지적이 많다. 국회상임위원장에는 김덕규사무총장이 그동안의 노고로 0순위에 올라있고 원내총무경선탈락자도 배려차원에서 기용될 공산이 큰 가운데 3선의 박실·이철·이영권·최락도의원과 재선의 김병오·손세일·김충조·이협·정균환·이원형의원등이 거명되고 있다.
  • 거의 연애결혼… 신랑집서 예식(“살양말 신어보는게 꿈”:하)

    ◎재봉틀이 호화혼수… 폐백풍습은 사라져/신혼여행 안가고 바로 시댁에 살림 차려/여성 흰색블라우스·주름치마·중국제허리띠 유행 내가 북한을 떠나 오면서 챙긴 짐속에는 91년 회상유치원 교양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지어 입은 까만색 양장이 한벌 있다. 내 월급의 4배가 넘는 4백원이란 거금을 주고 감을 떠다 지어 입은 것으로 최근까지도 고상한 멋이 있다하여 유행하던 옷이다.겨울마다 즐겨 입어 애착이 갔지만 중국에서 우리를 도와준 김선생집에 두고 왔다.서울에 가져왔어도 입기에는 좀 어색하겠지만 언젠가 찾아 입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평양선 긴치마 인기 북한여성들 사이에도 옷과 머리의 유행이 있다.내가 살던 함흥에서는 겨울철엔 까만색 한복과 양장이 인기였다.양장치마로는 주름치마를 많이 입는다.요즘에는 흰색블라우스에 주름치마를 입고 그위에 중국제 허리띠를 매는 바람이 처녀들 사이에 한바탕 불고 있다. 허리띠는 천으로 만들어져 입으면 주름이 생기기때문에 집에서 고무줄을 넣어 사용한다.값은 한개 35원으로 큰 맘 먹지 않으면 사기 힘들다. 「헛가다」라고 서양식 추세(유행)를 좇아가는 젊은이들이 있는데 남자는 헐렁헐렁한 옷을 입고 여자는 평양처녀들 사이에 유행한다는 긴치마를 입는다. 처녀들의 머리모양은 나처럼 생머리로 길러 묶거나 머리띠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처녀 「헛가다」들은 머리를 짧게 자르고 파마를 하는 등 별스럽게 하기도 한다. 북한에서 여성들이 여름에 살양말(스타킹)을 신기 시작한 것은 지난 89년 임수경언니가 평양을 다녀간 이후부터였는데 그때 우리 친구들은 모여서 『더워 죽갔는데 양말은 무슨 양말』이냐며 비아냥 거렸었다. 우리는 임수경언니를 두고 『남조선에서 자랐는데 어떻게 저리 키 크고 얼굴도 좋고 지식도 높나』하면서 남한사회 현실에 대해 그동안 들어온 것이 거짓이 아닌가 하고 수근대기도 했다. 어쨌든 그후 한 켤레 20∼40원하는 중국제 살양말을 멋내기 좋아하는 처녀언니들은 몇달치 월급에서 뗀 돈으로 사 신었는데 나한테는 그림의 떡이었다. 북한에서는 중매결혼은 거의 없고 연애결혼이 대부분이다.여자나이 21세가되면 결혼을 신중하게 생각한다.여자나이 22세이면 금값,23세 은값,24세는 동값 처녀로 부른다.25세가 넘어가면 늙은처녀로 분류돼 중매가 오가도 신랑쪽에서 『그만 두자』하는게 보통이다.남자는 25∼27세에 결혼한다. 처녀들 사이에서는 「군당지도원」을 최고의 신랑감으로 꼽는다.군당지도원이란 군대를 갔다 왔는가,당원인가,지식이 있는가,도덕적으로 깨끗한가,돈이 있는가를 뜻하는 말이다.전문학교나 대학을 나오면 「지식이 있다」고 본다. 북한에도 사람사는 사회인만큼 고부간 갈등도 있고 올케·시누이 사이가 나쁜 경우가 많다.이 때문에 생긴 은어가 「벼룩이 닷되」,「염소」등이다. 「벼룩이 닷되」라는 말은 시누이 한명을 뜻하는데 『그집에 벼룩이 닷되 있는가?』고 물어 『10되 있소』하면 시누이가 두명 있다는 뜻이 된다. 「염소」는 시아버지를 지칭하는 말이다.처녀들은 신랑이 「군당지도원」이면서 집안에 「벼룩이 닷되」와 「염소」가 없는 곳으로 시집가는 친구를 가장 부러워한다.남자들이 원하는 배우자는 공장에 다니는 노동자보다 판매원,접대원,유치원이나 탁아소·교양원등 자격증을 가진 생활력 있는 여성이다. ○25살 넘으면 노처녀 대체로 결혼식날 신부집은 울고 신랑집은 웃는다.결혼식은 신랑이 신부집으로 와서 잔칫상을 받고 부모와 사진을 찍은뒤 신부를 데리고 시댁으로 가는 형식으로 치러진다.신부는 친정을 떠나는 슬픔에 눈물을 흘리고 딸을 보내는 친정엄마도 운다.북한에서는 신부가 울어야 교양이 있다고 한다. 2년전만 해도 신랑이 신부를 데리러 갈때는 승용차를 타고 갔으나 지금은 차도 없고 기름도 부족해 가까운 처갓집은 걸어서,먼 곳은 화물차를 타고 가 데려온다.오는 길에 김일성 동상에 들러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것도 중요한 절차에 속한다. 신랑집에 도착하면 문앞에서 기다리던 시부모에게 허리숙여 인사하고 친지들과 함께 차려진 상에 앉아 사진을 찍는다.전에는 동네사람들과도 함께 사진을 찍었으나 2∼3년전 김정일로부터 결혼식을 검소하게 하라는 방침이 내려지면서 친지들만 상에 앉는다.폐백은 드리지 않는다. 결혼식장 분위기는 상당히흥겹다.녹음기에서 보천보 전자악단의 「도시 처녀 시집와요」「축복하라」「축배를 들자」등의 경음악이 흘러 나오면 모두 일어나 덩실덩실 춤도 추고 돌아가며 노래도 부른다.신랑신부가 결혼식날 가장 많이 부르는 노래는 결혼잔치를 다룬 영화 「나의 사랑,나의 행복」과 「반갑습니다」「통일무지개」등이다. 신혼여행은 가지 않고 바로 시댁에 신방을 차린다.주택사정이 나빠 신혼부부들은 집이 나올때까지 시부모,시동생들과 한집에서 산다. 집이 좁아 결혼하자마자 별거하는 신혼부부도 있다.나와 함께 회상유치원에서 교양원으로 근무하던 김정애언니는 지난 3월초 보위부에 근무하는 청년과 결혼했으나 남편과 떨어져 살고있다.토요일 저녁에만 동흥산구역에 있는 시댁으로 가야 하는 주말부부다.신랑이 맏아들이지만 방 두칸 집에 시부모,먼저 결혼한 둘째 내외,시누이 3명이 모여 살기때문이다. 시내에서 50리 되는 길을 걸어서 다니느라 무척 힘들지만 시동생부부를 나가라 할 수 없어 집이 배당될 때까지는 참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화물차 타고시가로 우리는 지난해까지 아파트에서 살다가 텃밭이 있는 단독주택으로 이사했다.윗방,아랫방,부엌,세면실로 된 집이었는데 겨울에는 탄을 때도 윗방까지 온기가 안가 다섯식구 모두 아랫방에서 줄줄이 누워 잤다. 혼수로는 사발,그릇,수저10벌정도와 양동이등을 사가고 시아버지에게는 양복감을,시어머니에게는 양장감이나 스웨터를 사간다.시동생들에게는 양말이나 스프링(런닝셔츠) 학생셔츠를 준다.일반인들에게 가장 고급스런 혼수는 마선(재봉틀)인데 국산은 없고 3천원짜리 중국제가 장마당에서 판매된다.워낙 비싸 마련해가는 사람이 드물다.냉동고(냉장고)나 세탁기등 가전품도 마찬가지다. ○남존여비사상 강해 신랑이 신부에게 해주는 것은 삐아스라고 부르는 분크림(파운데이션)과 입술연지 눈썹연필등 화장품과 머리수건,봄·가을용 양장감이다. 남아선호 사상이 강해 아들을 볼때까지 자식을 줄줄이 낳는 사람도 있다.그래서 둘째딸은 개딸이라 부르기도 한다.늙은이(북한서는 보통 노인들을 이렇게 부른다)들이 아들부부에게 계속 출산을 요구하는반면 요즘 젊은부부들은 둘만 낳고 말려는 경향이 강하다. 아이를 낳으면 미역국을 먹고 금줄은 달지 않는다. 「남존여비」사상도 강하다.서울에 와서 새세대 남자들이 설거지도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북한의 남자들은 자기 양말짝 하나도 빨지 않는다. 하지만 집안의 경제권한은 일정치 않다.여자가 세면 여자가 갖고 남자가 세면 남자가 돈관리를 한다. 이혼하는 부부도 종종 있다.배우자가 「바람재」(바람둥이)이거나 성격문제,고부갈등 등이 이혼사유가 된다.예전에는 재판을 걸면 대부분 이혼이 성립됐지만 최근에는 당에서 『웬만하면 마음을 맞춰서 계속 살라』고 권하기도 한다.
  • 유럽경제와 노사관계:상(현장/세계경제)

    ◎경쟁력 다지는 EU/고용구조 조정 한창/인력감축·시간제근무 도입/영·불 실업률 10%불구 대대적 해고 강행/독 파트타임근로자 활용… 초과수당 절감/SMAE사 월8일 휴가에 월급 60%주고 비용 줄어 유럽연합(EU)회원국들이 고용구조조정에 한창이다.우리에게는 아직 이런 개념이 생소하며,또 필요성을 느끼지도 않는다. 하지만 산업이 고도화되며 언젠가는 지금 유럽이 겪는 상황에 직면할수도 있다.영국·독일·프랑스·오스트리아가 추진하는 고용조정 현황과 이를 둘러싼 노사관계를 상·하에 걸쳐 살펴본다. 유럽 경제는 지금 길고 긴 불황의 늪으로부터 서서히 빠져나오는 중이다.그러나 최대 현안은 여전히 「비용위기(Cost­Crisis)」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이다. 상품의 가격이 높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부와 기업은 이를 위해 지난 수년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예컨대 경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이자율과 기업에 대한 세금을 낮추며,인금인상을 억제하는것 등이 그것이다.그러나 이것만으론 충분치 않자 심각한 실업률에도 불구,가장 원시적인 인력절감이라는 고용조정 정책을 펴게 됐다.인력감축이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매력을 끌게 된 것이다. 현재 프랑스의 실업률은 평균 10% 수준을 웃돈다.정확한 집계는 없지만 대략 3백50만명 정도가 실업자이다.지난 5년간 엄청난 산업 구조조정을 겪은 결과이다.산업구조를 개편,전통 산업인 철강과 석탄산업의 인원을 대폭 줄였다.철강 분야의 인력은 8만명에서 2만명으로,석탄은 5만명에서 1만5천명으로 감소했다.대표적인 노동 집약적 산업의 숙명인 셈이다. 아직까지도 프랑스 기업들은 여전히 「해고정책」에 매료돼 있다.푸조와 시트로엔 자동차의 엔진을 생산하는 SMAE사는 최근 과잉 인력의 부담을 덜기 위해 5천3백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1개월에 6∼8일씩 쉬도록 하고 60%의 월급만 준다.세계 3대 철강회사인 프랑스 유지노 사실로사의 계열사 솔락은 총 1만1백여명의 종업원을 지난 5년간 연차적으로 감원,지난 해 4천6백명선으로 줄였다. 이 회사의 질 비오 사장은 『기술발전과 이에 따른 경쟁력의 강화를위해서는 인력 감축이 필연적』이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한다.이같은 현상은 영국이나 독일도 마찬가지이다. 영국은 지난 5년간 평균 실업자가 10.8%선인 2백90만명이며 스코틀랜드 지역은 최고 20∼30%에 달하지만,브리티시 텔레콤사는 이에 개의치 않고 같은 기간 중 인력을 3분의1로 줄였다.전화 연결시스템의 자동화로 인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독일의 바이엘사도 지난 3년간 2만명을 감원했다. 그러나 유럽의 고용조정은 단순한 인력 감축만이 전부는 아니다.근본적인 것은 근로시간의 조정이라 할 수 있다. 독일 바이엘사는 고용조정의 간접 수단으로 일종의 시간제 근무를 도입했다.이 회사는 최근 전체 인원의 3.5% 정도를 파트타임 근로자로 대체했다.이 중 90%는 여자이며,이들은 4백여개 분야에서 일한다.통상 근무시간은 하루 4시간 정도이다. 13만명이 일하는 폴크스바겐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근로자의 근무시간이 주당 36시간이었다.그러나 요즘은 1인당 평균 28·8시간이다.통상 근로시간을 20% 줄임으로써 파트타임 근로자 3만명을 더 채용할수 있었다.물론 이는 실업을 줄이려는 궁여지책이지만,초과 근무수당을 없애 비용절감을 이루는데는 도움이 된다. 결국 유럽 국가들은 경쟁력을 포기한 고용안정과,대량감원으로 근로자의 반발이 예상되는 구조조정의 갈림길에서 후자를 택한 것이다.『경쟁력 향상을 위한 고용조정은 단기적으로는 실업자를 급증시키지만,궁극적으로는 고용확대의 효과를 낳는다』 유럽의 시장 지향적인(Pro­Market) 고용정책으로의 전환은 분명 하나의 도전이다.하지만 유럽의 각 국가들은 한결같이 『고용에 얽매인 산업정책이야 말로 가장 코스트가 비싼 정책』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 “「김부자 사상학습」 가장 싫어한다”(“살양말 신어보는게 꿈:중)

    ◎용돈없어 닭·강아지 훔쳐 팔아 술 사먹어/청소년 소매치기 급증… 장마당 출입 통제/“내 군대 있을때 전쟁나지 말아야 할텐데” 걱정도 내가 다닌 햇빛고등중학교는 우리집에서 걸어서 15분정도 거리에 있다. 고등중학교는 남한의 중·고등학교 과정에 해당하는데 인민학교(국민학교) 졸업후 6년간 다닌다. 아침 6시쯤 일어나 준비를 한뒤 7시까지 학급별로 정해진 집결장소로 모여야한다.아이들이 다 모이면 학교까지 줄을 서서 노래를 부르며 걸어간다. 7시30분부터 15분간 조회를 한다.8시에 수업을 시작해 12시45분까지 오전공부를 하고 각자 집으로 가 점심을 해결한다.1시50분부터 2시간 동안 오후수업을 하고 6시까지 소조활동이나 자율학습을 한다. ○시험시간 커닝 많아 수업과목은 국어 수학 물리 화학 외국어 역사 천문학 혁명역사 등이다. 이중 수학 외국어 혁명역사는 기본과목이다. 가장 중시되는 과목은 김일성·김정일부자의 혁명활동과 사상에 관해 배우는 혁명역사다.나도 그랬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과목이다.수학이나 외국어는 이해하고 풀면 되지만 이 과목은 토씨하나 틀리지 않게 깡짜로(모조리) 외워야 하기 때문이다. 매년 구역별로 보는 대학진학 예비시험에서 「혁명과목」이 낙제점이면 본트(자격)가 주어지지 않고 군대도 갈 수 없다. 시험은 한달에 한번씩 기본과목에 한해 치른다.5점 기준으로 5점은 최우등,4점 우등,3점 보통,2점 이하는 낙제로 평가된다.학생들은 대체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고 시험공부도 「찍기」로 몇문제를 골라 대충한다.특히 남학생들은 시험문제를 20개정도 뽑아 문제별로 성냥개비에 불을 붙여 다 타고 성냥머리가 떨어지는 문제만 공부하는 꾀를 부린다. ○상급생들 담배 피워 시험시간에 「깐닝구」(커닝)도 많이 한다.손바닥이나 의자에 깨알같이 써놓거나 엉덩이 밑에 책을 깔아 놓고 본다.심지어 무릎에 책을 꺼내놓기도 한다.걸리면 선생님이 답안지에 「부」라고 써 넣는다. 그렇지만 『막 보려 했는데 샘(선생님)땜에 못 봤어요』하고 잡아떼면 봐준다.「부」자가 적혀도 별다른 처벌을 하지 않고 점수도 그대로 나온다.학생이나 교사나 학문을 중시하지 않는 탓이다. 고등중학교 졸업후 대학에 가는 애들은 대부분 대학교원이나 노동당 간부의 자녀들이다.당간부 자녀들은 대개 다른 애들보다 머리도 나쁘고 공부도 잘 못한다.성격도 유별나게 구는 애들이 많다. 우리반에는 사로청 부위원장 딸인 박혜인,고급간부 딸인 정희경이란 애가 있었는데 고자질도 잘하고 분조장인 내 말도 잘 안들어 자주 부딪쳤다. 보통 애들은 대학보다는 군대에 가기를 원한다.남자애들은 체력시험에 통과하기 위해 시간만 나면 현수(팔 굽혀 펴기)와 철봉을 「세게」 한다. 졸업할때 가장 성적이 좋은 학생에게 주는 「7·15 우등상」을 탄 허창혁이란 아이도 평성리과대학에서 입학제의를 받았는데 군에 갔다.우리 동창 남학생 18명중 5명이 바로 입대했고 여학생중에도 나와 단짝인 순남이가 군에 갔다. 어려서부터 전쟁 분위기에 젖어 있는데다 군입대에 관심이 쏠리다 보니 남자애들끼리 모이면 주로 전쟁이야기를 한다.『전쟁이 나면 이길까,질까』『내 군대 있을때 전쟁이 나지 말아야 할텐데…』하는 얘기들이다. 남자애들은 고등중학교 5∼6학년이면 대부분 술과 담배를 한다.특히 명절때에는 집집이 찾아 다니며 모여 놀고 동무들 생일에도 술과 노래판이 벌어진다.여학생들은 담배는 안 하지만 술은 은근히 잘 마신다.모이면 남자 여자 구별없이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흥겹게 노는 편이다. 북한 학생들에게는 용돈이 거의 없다.동무들 생일이 되면 농촌에 가서 닭이나 강아지를 훔쳐다 장마당(시장)에 팔아 그 돈으로 술이나 음식을 사먹는다. 먹을 것이 귀해지면서 쓰리(소매치기)나 도둑질을 하는 청소년들이 점점 늘고 있다.어른들은 쓰리가 겁나 버스도 못 탈 정도다. 이런 일이 많아지자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장마당 출입을 통제하고 사로청 지도원들이 장마당에서 수시로 단속활동을 편다. ○문제학생 「자아비판」 북한에서는 인민학교(국민학교) 2학년2학기부터 고등중학교 4학년1학기까지 소년단 생활을 하고 4학년2학기부터 사로청(사회주의 노동청년동맹)원이 된다.모든 학교에는 소년단 지도원과 사로청 지도원,이들을 총괄하는 책임지도원이 있다.도둑질 등 망나니짓을 하다 적발된 학생들은 자아비판을 하는 「분기동맹 생활총화」에서 비판대상이 된다. 분기동맹 생활총화는 석달에 한번씩 책임지도원의 주재로 회의실에서 열린다.적발된 학생이 먼저 「자아비판」을 하고 다른 학생들이 그의 행실에 대해 비판을 한다.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문제학생은 사로청 책임지도원이 흡족해 할때까지 「비판서」(반성문)를 몇번이고 써내야 한다. 분기동맹 생활총화에서는 도둑질이나 싸움외에 연애편지를 보다가 들키거나 이성관계가 유난하게 문란해도 비판대상이 된다. 북한에는 오락이란 것이 별로 없다.인민학교 다닐때는 고무줄 놀이나 망치기(사방치기)를 하며 놀았지만 커서는 저녁에 집에서 테레비를 보는 것이 고작이다. ○TV로 탈출자금 마련 지금 생각하니 어렸을 때 부르며 뛰놀던 고무줄 노래도 사상학습의 일부였던 것 같다. 「시냇물아 졸졸 어디로 가나/산굽이를 돌아 바다로 가지/우리 돌보는 당을 따라서 가고 가리라/아∼아 언제나 당을 따라서 가리라」 인민학교때는 교실이 부족해아침 7시부터 12시까지 오전반,12시부터 5시까지 오후반으로 나눠 학교를 다녔다.나는 오전반이었는데 친구 5명씩 짝을 지어 집을 돌아가며 숙제를 하고 숙제가 끝나면 이런 노래를 부르며 고무줄 놀이를 했다. 우리집에 처음으로 테레비(텔레비전)를 들여 오던 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설렌다.우리집에는 일본제 색테레비(컬러텔레비전)가 있었는데 재산 1호였다.이 테레비는 나중에 우리의 탈출자금 마련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82년 리비아에서 군의로 일하러 갔다 온 사람으로부터 산 것이다.아버지가 회상구역 안전부 호안과지도원으로 근무할때 였는데 이삿짐을 옮길 수 있도록 차를 대 준 대가로 국정가격 1천5백원에 구입했다. 인민학교 2학년때 밖에서 놀고 있는데 막내동생 은룡이가 뛰어와서 『누나,집에 테레비 와있다』고 했다.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가보니 정말로 테레비가 있었다.흑백이어서 약간 실망은 했지만 아버지가 채널을 돌리자 색이 나왔다.우리 집에도 테레비가 생기다니,그것도 색테레비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때까지 우리는 옆집에 가서 테레비를 봤다.그런데 그 집 큰딸 성질이 못돼서 자기 기분 내키는대로 우리에게 『너네들 집에 가!』라며 쫓아내기 일쑤였다.둘째는 나와 친했지만 둘째라 발언권이 없었기 때문에 큰 딸이 성질을 부리면 우리 형제는 『왜 우리집에는 테레비도 없는거야』하며 집으로 돌아 오곤 했었다.그집 테레비는 흑백이었다. 테레비는 채널이 중앙방송 한개밖에 없다.오후 3시부터 방영하는데 5시까지는 보통 만화영화를 한다.하지만 애들은 6시까지 학교에서 보충학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잘 볼 수 없다. 재미있는 극영화나 기록영화는 8시30분에서 9시사이에 하지만 전력사정이 워낙 나쁜데다 이 시간대에 공장이 풀가동되기 때문에 자주 정전이 돼 못보는 경우가 많다.
  • 「재벌중심 경제운용」찬반 논란/민주「김영삼정부의 재벌정책」지상토론

    ◎찬/국제경쟁력 강화위해 성장정책 불가피/반/문어발식 확장 부채질… 「상호지보」 맞아야 민주당 정책위(의장 김병오)는 14일 「김영삼정부의 재벌정책」이라는 주제의 지상토론회를 담은 책자를 배포했다.토론회에서는 정부의 재벌정책을 개괄적으로 분석한 뒤 ▲재벌위주의 국제경쟁력 제고전략 ▲공기업 민영화의 재벌참여 ▲정부의 신재벌정책과 노사문제등을 점검했다. 이재희경성대교수와 강철규서울시립대교수,한국경제연구원의 정진호박사,이병균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부회장,곽만순경실련실장,이주완한국노총사무총장,황정현한국경영자총협회부회장이 참여한 토론에서는 재벌중심으로 국제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정부정책은 일부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방만한 기업확대는 억제돼야 한다는데 대체로 의견이 모아졌다. ○…재벌에 대한 정책기조와 관련,경원대의 이교수는 『우리 재벌은 문어발식 확장과 가족경영등으로 비효율적인데도 정부는 경쟁력과 효율성의 상징인듯 재벌을 중시하고 있다』고 비난.이교수는 또 『정부는 공기업의 민영화를 통해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그룹집중경영제 폐지 ▲계열사간 상호지급보증제 폐지 ▲재벌일가의 간접소유및 순환소유지분에 대한 의결권행사금지등을 바람직한 대안으로 제시. 이에 대해 강교수도 『정부의 재벌주도 성장전략은 일본으로부터의 기반기술수입을 증가시켜 대일무역역조를 확대할 위험이 있다』고 재벌중시정책에 반대. 그러나 정박사는 『그같은 주장은 WTO라는 새국제무역질서를 간과한 발상』이라고 반박.정박사는 『약자(중소기업)를 보호하고 강자(재벌)를 규제하는 정책은 경제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할 뿐』이라면서 『재벌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성장정책만이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주장.정박사는 「대일역조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강교수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는 시장확대로 개선할 수 있다』고 피력. ○…재벌을 통한 공기업민영화 정책에 대해서도 찬반론이 대립. 이부회장은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을 조장할 뿐더러 경제민주주의에도 역행한다』면서 반대. 그러나 곽실장은 『공기업을 인수할 능력이 재벌밖에 더 있느냐』고 재벌불가피론을 편 뒤 『민영화과정에서 소유분산을 통해 재벌의 경제력집중을 억제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주장. ○…이사무총장은 『정부의 노동정책은 노동자에게 임금안정과 고통전담을 강요했던 과거정권과 다를 바 없다』면서 『노동자보호라는 사회정책목표를 기업보호라는 경제정책목표에 종속시키고 있다』고 혹평. 반면 황경총부회장은 『임금안정과 노사화합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노동정책을 지지.
  • “경제만 잘되면 큰 문제 없다”/김 대통령·경제부처국장 대화록

    ◎농어민 의보·자녀대입특례 중점 연구/물만은 반드시 안심하고 마실수있게 김영삼대통령은 11일 과천 정부2종합청사 국무위원식당에서 경제기획원등 6개 경제부처 국장급 공무원 71명과 오찬을 나누며 경제현안들에 대해 대화했다.다음은 그 대화요지이다. ▲김대통령=4월까지 국제수지가 적자인데 연말까지 전망은 어떻습니까. ▲최종찬 경제기획원기획국장=대체로 상반기에는 수입이 늘고 하반기에 수출이 수입을 상회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김대통령=농어촌대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이상무 농림수산부농업구조정책국장=농어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농수축협개편,의료보험,농어민 자녀들의 대입특례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김대통령=올해 해외건설 전망은 어떻습니까. ▲이향렬 건설부건설경제국장=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51억달러 보다 크게 늘어 65억달러로 예상됩니다.진출국과 진출분야도 선진국형으로 다변화되고 있습니다. ▲김대통령=여성공직자들의 능력개발방안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김송자 노동부노동보험국장=광명시장임명이나 기업·언론계에 여성이사들이 탄생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직장탁아소 설치등 여성문제에 특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김대통령=초고속정보통신망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윤석근체신부정보통신국장=올해 안에 서울∼대덕구간 선로실험통신망을 건설할 계획입니다. ▲김대통령=상하수도국이 건설부에서 환경처로 이관된 뒤 업무는 어떻습니까. ▲곽결호 환경처상하수도국장=새 분위기 속에서 새 의욕을 찾았습니다.하천수질 개선,정수시설 현대화,낡은 수도관 개체등을 통해 물 하나만은 반드시 빠른 시일 안에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김대통령=늘 규제완화가 시급하다는데 원인이 무엇입니까. ▲안병우 경제기획원정책조정국장=법개정등에 따른 시간이 걸려 효과가 이제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대통령=국토의 균형발전이 중요한 과제인데 이 문제는 어떻습니까. ▲강윤모 건설부국토계획국장=국토균형개발법이 7월부터 시행되고 사회간접자본(SOC)민자유치법이 제정되면 활성화될 것으로 봅니다. ▲김대통령=노사관계는 잘돼갑니까. ▲김재영 노동부노정기획관=올들어 노사관계가 달라졌습니다.삼성·금성·현대그룹에서 새로운 노사화합분위기가 일고 있고 동국제강·연합철강·한보등에서는 노조가 임금인상을 회사에 위임하거나 노조 스스로 동결하고 있습니다. ▲김대통령=그린라운드등 환경문제의 대응방안은 잘 수립하고 있지요. ▲안영재 환경처국제협력관=무역이나 산업분야의 환경대응도 중요하지만 전반적인 환경의 질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봅니다.그런 점에서 기업도 환경보전을 경영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봅니다. ▲김대통령=통신산업의 경쟁구조 도입도 잘 이루어지고 있지요. ▲이인표체신부통신정책심의관=6월초까지 공청회를 거쳐 시안을 만들고 올해안에 관련법을 개정할 계획입니다. ▲김대통령=국내에 이런저런 문제들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경제만 잘 되면 대수롭지 않습니다.올해는 경제를 살리는 해가 돼야 합니다.정부의 허리중의 허리인 여러분과 이 김영삼이가 함께 뛰어 자랑스런 시대를 만듭시다.
  • 연변조선족의 「모국갈등」/최두삼 북경특파원(현장)

    ◎“왜 잘사나” 시기심… 한탕주의 만연 『다같은 조선민족인데 너희들은 왜 이리 잘살아! 왜 이렇게 돈이 많은가 말이다!…』이는 최근 북경의 한 한국인 아파트에서 일하는 조선족 가정부가 피를 토하듯 쏟아낸 말이다.그 가정부는 주인의 돈과 귀금속을 조금 훔쳤다가 발각되자 식칼을 쳐든채 몸을 부르르 떨며 이렇게 항변했던 것이다. 바깥세계를 구경해보지 못한 일부 조선족들은 도대체 「한국인」과 「조선족」이 왜 생활수준이 엄청나게 다른지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한다.중국내에서는 회사사장이나 사원의 의자 크기가 똑같고 기관의 국장이든 말단직원이든 그들이 사는 주택규모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이같은 평등구조에 익숙해 있는 그들로서는 왜 한국사람들과는 이토록 하늘과 땅처럼 차등이 생기는지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최근 한국인 사업가 서인석씨가 몇몇 조선족동포들의 꾐에 빠져 장춘시의 한 아파트에서 처참한 모습으로 피살된 것도 중국내의 한탕주의 만연과 더불어 조선족동포들의 한국인에 대한 누적된 불만과 갈등,원한같은게 쌓여온 때문인지도 모른다. 조선족들은 요즘 세사람만 모이면 한국가서 돈번 얘기와 한국에 들어갈 궁리들을 화제로 삼는다고 이곳 신문들은 전하고 있다.조선족 동포사회에 갑작스런 한국의 등장은 하나의 무지개 꿈의 출현과 같다.그래서 『부자가 되려거든 한국인을 잡아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을 정도다.그러나 그들이 한국인을 통해 얻은 좌절과 배신감 그리고 피맺힌 원한 역시 날로 팽배해지고 있다. 그들은 김포공항이나 인천부두에서 동료 조선족들이 세퍼드까지 동원한 짐수색­몸수색을 당했다는 얘기에 울분을 느끼며,공사판에서 막노동으로 번 돈을 출국장에서 벌금으로 모두 빼앗긴뒤 빈털털이가 되자 자살했다는 얘기에는 다같이 눈시울을 붉히며 「매정한 나라 한국」을 원망한다.한국인 관광객들이 1백달러 지폐를 흔들며 『이 돈이면 너희들 월급 몇달친가?』라며 처녀들을 농락하고 정조를 짓밟았다는 얘기에는 『한국놈들 걸리기만 해라.가만두지 않겠다』며 두 주먹을 불끈쥐기도 한다. 한국인들은 조선족들이 땀흘릴 생각은 않은채 부자될 꿈만꾸고 있다고 나무라는 반면 조선족들은 『우리는 북한동포들이 오면 몇달치 월급도 아까워하지 않고 쥐어줘 돌려보내지만 한국인들은 우리가 찾아가면 귀찮은듯 겨우 양말 몇 켤레나 던져주며 돌아가라 한다』고 익숙지 못한 자본주의사회의 메마른 인정을 개탄한다.
  • 농수산물 유통업 기업참여 허용/고위 당정회의

    ◎「유통개혁 기획단」 이달중 구성/공영도매시장 대폭 확대키로/임시국회 6월 소집 방침/민자 정부와 민자당은 7일 「농안법」의 전면 재개정에 앞서 농수산물 유통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당정은 또 중장기과제로 공영도매시장을 확대하고 농어민이 품목별로 생산자조직을 육성,직접 유통에 참여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당정은 이날 상오 정부종합청사에서 이영덕국무총리와 김종필민자당대표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당정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최근의 농안법파동과 관련,이같은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농·수·축·임업협동조합이 유통 자회사를 설립,운영할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이달안에 농림수산부장관 직속으로 생산자와 소비자,학계,공무원등이 참여하는 「농수산물 유통개혁기획단」을 구성,유통구조 개선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고 민간기업이 농수산물 유통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당정은 이와 함께 러시아에 있는 벌목장을 탈출한 북한노동자들의 귀순문제를 러시아정부와 협의해 신속하고 조용하게 해결하되 러시아와북한의 외교적 마찰등을 막기 위해 국제기구를 개입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당정은 대북정책과 관련,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자는 북한측 제의를거부하고 군사정전위및 중립국감독위를 계속 존속시킨다는 입장을 확인했으며 유사시에 대비,완벽한 군사대비태세를 갖추기로 뜻을 모았다. 민자당은 상무대 국정조사를 위해 곧 하루 회기의 국회를 열고 원구성및 국회법·민자유치법등 현안의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는 6월 중순이나 말에 소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측에서 이총리와 정재석경제·이홍구통일부총리,외무·내무·법무·국방·농림수산·노동부·환경처·공보처·정무1장관등 15명이,당측에서 김대표와 문정수사무총장,이세기정책위의장,이한동원내총무,강재섭 총재비서실장등 19명이 참석했다.
  • 뉴라운드산 넘어 또 쌍무협상산(WTO 체제)

    ◎UR협정이후… 끝나지 않은 통상압력/미 등 「힘의 논리」 내세워 대한공세 계속/새 무역기구 발족해도 개별절충 중요 「수용이냐,탈퇴냐…」마라케시 회의로 UR(우루과이라운드)는 공식 종결됐고,이제 선택만 남았다. 그러나 협정탈퇴는 국제 사회에서의 고립을 의미하므로 선택할 수 없는 카드다.우리에겐 「수용」이라는 카드외엔 없는 셈이며,국회 비준이라는 절차상의 문제만 남았을 뿐이다. 국회비준이 되고,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해도 과제는 많다.국내 제도와 법령 및 관행을 UR협상 결과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 농산물 시장개방에 대비,농어촌의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하고 공산품의 관세인하나 보조금 제한규정에 따라 세제와 금융·무역제도도 전반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서비스와 국내 조달시장 개방의 피해를 극소화하는 대책이나 지적재산권 강화,산업기술 혁신 등 후속대책들이 하루 빨리 마련돼야 한다. 후속 라운드의 이슈로 제기된 그린 라운드(환경)나 블루 라운드(노동),경쟁 라운드,기술 라운드들은 이미 다자협상의 예비 신호가 떨어진과제들이다.멀지않아 다자규범화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지금부터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유념해야 할 대목은 바로 쌍무적 통상관계이다.WTO가 출범된다 해서 쌍무압력의 강도가 누그러지는 것은 아니다.WTO의 출범을 계기로 오히려 지역주의와 일방주의가 틈새를 비집고 기승을 부릴 소지가 크다는 게 통상관계자들의 시각이다. WTO가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를 대체,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겠지만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논리가 국제 사회에도 그대로 통용되기 때문이다. 마라케시 회의에서 협상 참가국들이 『미국의 슈퍼 301조가 WTO 체제를 위협하는 일방주의』라고 비판했지만 미국은 미동도 안했다.미국은 WTO체제 출범에 상관없이 슈퍼 301조나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를 무기로 일방적·보호주의적인 무역조치를 계속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교역 상대국에는 쌍무적 통상압력으로,다른 한편으로는 환경·노동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다자규범화 작업을 촉진시킬 수단으로 활용될 게 분명하다. 심지어 UR라는 다자협상의종결을 알리는 마라케시 회의에서도 쌍무적 양자협상은 계속됐다.미키 캔터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마라케시에서 김철수 상공자원부 장관과 가진 회담에서 예의 자동차 시장 개방문제를 물고 늘어졌다.자동차의 관세 및 취득세,광고제한 등 자동차 한 품목에만 여러가지 요청을 했다.자동차는 이미 미국의 국별 무역장벽보고서(NTE)에 불공정 관행으로 적시,슈퍼 301조의 발동대상이 된 현안이며 EU(유럽연합)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온 이슈이다. 쌍무적 통상공세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법적장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미국이 UR협상이 끝나기 무섭게 행정명령의 형태로 슈퍼 301조를 부활시킨 데 이어 미 하원의 게파트 의원은 「교역상대국이 미국이 제시하는 환경과 노동기준을 지키지 않을 경우 보복조치를 취한다」는 이른바 「블루 & 그린 301조」 법안까지 상정할 움직임이다. 결국 WTO 체제에서도 쌍무압력이 지속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쌍무압력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개방의 폭이 넓어지면,이는 곧 다자협상의 결과나 다를 바 없다.미국의 압력으로 자동차의 관세나 취득세를 내린다 해도,그 결과는 미국 뿐 아니라 교역상대국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슈퍼 301조와 같은 일방조치가 발동될 경우 비합리성을 들어 WTO의 분쟁해결 절차를 활용,해결책을 모색할 수는 있다.그러나 여느 구제절차라는 것이 항상 그렇 듯,시간이 걸리고 힘의 논리가 작용하게 돼 우리에게 효과적이라 하기 어렵다. 결국 WTO 출범 이후에도 쌍무 통상관계는 조심스럽게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현안으로 불거지지 않도록 적절하게 대응해,통상압력의 강도를 줄여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국제 사회에서 씨도 안 먹히는 유치한 국수주의에서 벗어나는 의연함도 필요하다.
  • 묘목뿌리 수분증발 방지법 개발 성공(북한 이모저모)

    ◎까치는 「매우 해로운새」… 없애기 권장 ○이로운 새들 잡아 먹어 ○…북한에서는 예부터 길조로 알려진 까치가 최근 「매우 해로운 새」라고 강조되고 있다. 이에따라 주민들을 대상으로 까치없애기가 권장되고 있는데 이유는 까치가 이로운 새들을 못살게 굴기 때문이라고. 최근호 「천리마」지에 따르면 까치는 다른 새들보다 일찍 2∼3월부터 마을 안팎에 있는 높은 나뭇가지에 둥지를 틀어 3∼4월에 새끼를 낳고 있고 이때부터 『어린 병아리나 주변의 새들을 잡아 먹을 뿐 아니라 그 새끼들을 물어다가 제 새끼에게 먹인다』는 것이다. 까치박멸의 방법으로는 ▲먼저 둥지를 틀지 못하게 하고 ▲튼 둥지를 허물어버려 새끼를 치지 못하게 하고 ▲여러가지 수단과 방법으로 잡아없애는 것 등이 제시됐다. ○산림녹화에 크게 기여 ○…북한은 최근 묘목 뿌리의 수분증발을 방지하는 새로운 피막재료의 개발에 성공해 산림녹화의 성과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당기관지 노동신문이 최근 보도. 국가과학원 산림과학분원이 개발한 이 방법은 지금까지 묘목 뿌리의 수분이 증발하지 않게하기위해 미역추출물을 이용하던 피막재료를 야생식물의 뿌리로 대체한 것으로 묘목에 뿐만 아니라 옥수수를 비롯한 여러 농작물의 모종심기에도 도입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것. ○2살 신동 세계지명 척척 ○…평양에 살고 있는 만2살짜리 한 여자 어린이가 비상한 기억력과 집중력을 지니고 있어 화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최근호에 따르면 평양시 대동강 옥류동에 살고 있는 장연미라는 어린이는 글을 읽고 노래를 부르며 세계지도에서 크고 작은 나라들과 지명을 척척 짚어낸다는 것. 평양산원에서 태어난 이 아이는 출생 직후 건강이 좋지 않아 보육기에서 자랐는데 현재는 인민학교 1학년의 교과서 단어를 모두 익히고 숫자를 세며 시를 읊기도 한다고. 이 아이는 한번 이야기 해준 것은 잊어버리지 않으며 어린 나이에도 장난감보다 연필과 종이를 찾아 어머니에게 공부를 졸라 『말보다 글을,장난보다 공부를 먼저 배운 아이』로 불린다는 것.
  • 북경 조선족 기업인이 밝힌 북한실상

    ◎손님대접하면 주인은 다음끼니 굶어/연료모자라 간부도 휴일엔 걸어다녀야/생필품 구입 어려워 중국 국경밀수 성행 지난해만해도 4차례나 방북한 바 있는 김서명 북경동방경제개발공사 이사장(조선족)은 최근 고려대 평화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최근의 북한 실상을 다음과 같이 전하면서 결국 북한은 경제난 때문에 핵사찰문제를 타결지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극심한 식량난으로 손님이 어느 가정을 방문해 한끼를 먹으면 주인은 다음 끼니를 굶어야 한다.나 자신도 북한에 있는 친척 방문때 외화상점에서 쌀을 사 가지고 다녀야 했다. 원유도 크게 모자라 평양시에서조차 휴일에는 차량을 제대로 운행할 수 없는 형편이다.이 때문에 당정 고위간부들도 쉬는 날에는 승용차를 두고 걸어다녀야한다. 이처럼 경제사정이 나쁘다보니 생필품을 얻기위해 중국 연변지역을 오가며 이뤄지는 국경밀수가 성행하고 있다.중국과 북한을 오가는 열차의 침대칸도 옷가지와 쌀·과자 및 고기 등 각종 생필품 보따리로 채워져 있다.심지어 중국을 방문하는 북한관계자들이 배를 곯아가며 몇푼안되는 출장비를 아껴 생필품을 사들고 귀국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으로 앞으로 2년만 더가면 북한경제는 회생불능 상태로 주저앉고 말 것이다.북한당국도 그들의 정책상의 잘못을 잘 알고 있다. 북한은 공업 등 기본토대는 비교적 잘 갖춰져 있고 「말 잘듣고 일 잘하는」 노동력이 있으므로 대외개방만 하면 10년안에 다시 회복이 가능할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민주와 자유를 요구하는 인민들의 요구가 거세져 이를테면 중국의 천안문사태와 같은 상황이 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북한당국자들은 이것을 방지할 능력이 있다고 본다.북한에는 현체제를 대체할 만한 세력이 아직 없는 데다 김일성이 북한주민들을 어릴 때부터 철저히 교육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 블루라운드 다자협상의 새이슈로(WTO체제)

    ◎통상장벽으로 고개 드는 「노동인권」/마라케시회의,“WTO에 포함” 명문화/동남아 진출 우리 기업등 불리해질듯 노동문제와 무역이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그러나 이같은 소박한 생각은 이제 발붙일 곳이 없다. 노동문제를 다자간 규범으로 만들자는 이른바 「블루 라운드」(BR)는 마라케시 각료회의에서 한층 분명해졌다.공식 결정은 없었지만 각국 대표의 기조연설과 각료 결정의 간접적 표현을 통해 뉴 이슈로 부상했다. 블루 라운드의 명확한 개념은 아직 없다.그러나 프랑스 룽게 통상장관의 마라케시 발언은 선진국이 보는 블루 라운드 개념의 일단을 보여준다. 『죄수의 강제노역으로 생산된 제품이 정상적인 임금으로 만들어진 상품과 똑같이 취급돼서는 안된다.중국의 경우 2천만명의 죄수가 있으며 이는 프랑스의 전체 경제활동 인구와 맞먹는 숫자이다』 근로조건을 교역과 연계시키려는 선진국들의 시도는 전에도 있었다.미국은 84년 카리브 연안국에 GSP(일반특혜관세)의 적용을 연장하는 조건으로 근로조건 개선을 내세웠고,중국에 대해서도 죄수노동 상품의 수출을 문제삼았었다.그러나 당시는 다자화 논의로까지 연결되지는 않았다. 선진국들이 이 문제를 다자 테이블에서 거론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수년간 지속된 경기침체로 실업률이 높아지는 것과 함께 나타난 현상이다.저임국가인 개발도상국의 근로조건을 강화,저임의 비교우위를 떨어뜨리고 상대적으로 자국의 노동집약적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고용을 창출하려는 시도이다.개도국의 근로조건 향상이라는 명분이지만 속셈은 자국의 이익보호인 셈이다. 노동과 무역을 연계시키려는 시도는 미국과 프랑스가 매우 적극적이다.물론 미국의 노총과 EU(유럽연합)의 유럽노조연맹은 대찬성이다.미 하원의 게파트의원은 교역상대국이 노동과 환경분야에서 미국이 설정하는 기준에 맞추도록 요구하는 「노동·환경법안」까지 제출할 움직임이다.이탈리아 캐나다도 BR에 지지의사를 보낸다. 반면 인도 브라질 멕시코 등 개도국은 이 문제가 WTO(세계무역기구)가 아닌,ILO(국제노동기구)에서 다뤄져야 할 사안이라며 반발이 거세다.EU에서도 동·서간 임금격차가 심한 독일이나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고 노조가 약한 영국은 유보적이다. 이때문에 지난 7일 제네바 TNC(무역협상위원회) 회의에서는 선진국과 개도국이 이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다 결국 마라케시 각료결정에 『WTO 작업범위에 추가적인 항목을 포함시켜 논의할 수 있다』는 표현만 넣기로 합의했다. BR이 언제 쯤 본격 논의될 지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통상전문가들은 논의가 되더라도 아동노동이나 죄수노동과 같은 강제노동의 금지,노조의 자유활동 보장 등 기본적인 분야가 먼저 다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나 노동문제가 마라케시 각료결정에 「추가적 문제」로 포함됨으로써 어떤 형태로든 다자규범화의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은 커졌다. 우리나라는 80년대 후반 이후 근로조건과 환경이 많이 개선돼 기업의 충격은 UR이나 환경라운드(GR)에 비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더욱이 BR이 아동근로나 죄수노동 등 저임금이나 인권차원의 문제에 국한될 경우 부담은 없다.그러나 저임을 노려 동남아 등에 진출한 우리 업체는불리해진다.또 BR의 규제범위가 근로시간으로까지 넓어질 경우 그 영향이 적지 않을 것 같다. UR이 교역장벽 철폐에 초점을 둔 협상이라면 BR,GR 등 뉴 라운드는 생산비와 같은 생산활동에 직접 간여하는 점이 특징이다.관세인하와 같이 시장개방을 촉구하는 다자규범이 존재해 왔지만 임금이나 환경투자 비용처럼 생산원가에 대한 직접적인 다자간여는 이제까지 없었다. 따라서 GR이나 BR 같은 뉴 라운드는 다자규범이 정부 차원의 조치에서 한발짝 나아가 기업활동과 생산요소 투입에까지 확대됨을 의미한다.한편으론 환경보호와 삶의 질,인권신장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명분을 업고 선진국의 통상공세가 가속화될 것임을 예고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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