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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력받는 유럽통합

    [브뤼셀 AFP 연합] 올초 유로화의 통용으로 가속화되기 시작한 유럽 통합의 행보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13일(현지시간) EU의 대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동·교육·사회보장 부문의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포괄 방안을 마련해 공개했다. 다음달 15∼16일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EU 정상회담에 제출될 이 통합방안은 15개 회원국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범유럽 의료보험카드 및 연금제도 도입,구직 포맷을 단일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방안에는 고교 졸업 전까지 최소한 역내 2개국어를 구사토록 하며 고등교육의 3분의 1 이상을 출생국이 아닌 EU의다른 나라에서 받도록 권장하는 것도 포함돼있다. 의사와 변호사 같은 전문직 자격 규정을 “소비자 편익을더 배려하는 쪽으로 투명화”시키는 내용도 담겨있다.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은 이 방안이 “2005년까지 역내 노동시장을 단일화하려는 매우 강한 정치적 의지를 담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방안이 바르셀로나 정상회담의 승인을 얻어 오는 2010년까지 EU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계기로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나 디만토폴루 고용·사회보장담당 집행위원은 EU 역내의 노동력 이동이 극히 저조하다면서 “노동시장이 유연해야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역내의 기술 격차도 좁힐 수 있다.”고 말했다.집행위가 마련한 포괄안의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다. ▲EU 단일 의료보험카드 도입 ▲기존의 E111을 대체할 단일 취업포맷 도입 ▲단일 연금제도 등 범유럽 사회안전망 구축 ▲조기 교육을 통해 고교 졸업 때까지 최소한 역내 사용 2개국어 습득 ▲전문직 자격규정을 소비자 편의에 부합토록단일화 ▲기본적인 무료 취업교육 강화 ▲여성에 대한 수학·과학·기술교육 확대 ▲개인 고등교육의 최소한 3분의 1을 출생국이 아닌 EU의 다른 나라에서 받도록 권고 ▲교육·노동시장 연계 강화 ▲직장교육 적극 지원 ▲범유럽 ‘원스톱’ 취업 정보망 개설.
  • 설 선물 ‘토종명품’ 뜬다

    ‘토종들의 대반격?’올 설에는 신토불이형 토종선물이 강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구제역·납게파동 등으로 수입품에 대한 불신이 높아져서다.아주 비싸거나 아주 싼 제품이 잘 팔리는 가격 양극화 현상은 올해도 계속돼 토종선물도 명품형과 실속형으로 나뉘고 있다.고기값 급등(40∼50%)으로 갈비세트 판매가 저조할 것을 우려한 유통업계가 대체상품 발굴에 적극 나선 것도 토종상품의 인기를 높이는 한 요인이다. 재미있는 것은 뉴코아백화점이 고객을 대상으로 ‘받고싶은설 선물’에 스티커를 붙이도록 했는데 갈비를 가장 많이 찍었다.이유는? “비싸서”다. [사과·볏짚 먹여키운 명품갈비] 행복한세상 백화점은 사과를 먹여 키운 ‘사과먹는 소’(49만 8000원)를 30세트 한정판매한다.현대백화점은 볏짚 여물을 먹인 ‘현대 화식 한우’(35만원)를 내놓았다.신세계와 롯데는 오동나무 등에 담은 고급 냉장육 세트를 선보였다.비싼 만큼 일반 한우보다 육질이 쫄깃쫄깃하고 필수 지방산 함유량이 높다고 업체측은설명한다. [보다 저렴한 갈비를 원한다면] 갈비값이 워낙 올라 부담을느낀 유통업체들은 갈비세트 포장단위를 종전의 1㎏에서 800g으로 바꿨다.무게를 줄여 가격대를 맞춘 것.사골과 꼬리만으로 구성한 보신세트와 양념갈비 등은 일반 갈비세트보다가격대가 저렴하다.‘맞춤판매’를 활용하는 것도 주머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대부분의 백화점·할인점들은고기부위와 무게를 고객이 원하는 대로 짜주는 맞춤판매를실시 중이다.고기맛이 좋으면서도 시중가보다 저렴해 ‘단골’이 많은 한국냉장은 한우세트를 12만∼22만원대에 특별판매 중이다.7일까지만 무료배달(02-678-7511)해준다. [‘金비’ 대체상품] 갈비가 금비가 되자 굴비·닭고기·옥돔·대하 등 대체상품이 인기다.신세계는 솔잎 굴비·참숯굴비를 발빠르게 내놓았다. 그랜드백화점은 8만원대 영광굴비와 4만원대 더덕세트를 선보였다.닭고기 전문업체 하림의 ‘닭 종합선물세트’도 눈길을 끈다.즉석 닭날개튀김·닭갈비·삼계탕 등 닭제품 14종을 한데 묶었다.현대는 국내산 참굴비세트를 하나하나 낱개로분리포장해 선보였다. 대부분의 굴비세트가 10마리씩 묶여있어 요리할 때 번거롭다는 점에 착안했다.19만원대 대하세트도 현대의 야심작.미도파도 대하를 비롯해 제주산 갈치,옥돔,전복 등 수산물을 15만원 안팎에 선물용으로 판다.맞춤주문이 가능하다. 잡화용품의 선전도 눈에 띄는 대목.한국화장품 ‘산심’ 등 최근 부쩍 비싸진 화장품에 주문이 몰리고 있다. [전통과자도 인기] 롯데는 궁중음식 기능보유자인 황혜성씨의 ‘지화자’ 한과세트(12만∼15만원)를,행복한세상은 노동부 지정 제과부문 명장 1호인 박찬회씨의 ‘박찬회 화과자’(3만∼4만원)를 판매 중이다.삼성몰(www.samsungmall.co.kr)은 지난 추석때 큰 인기를 끌었던 궁중어가명찬을 다시 내놓았다. [실속있고 참신한 선물을 원한다면] 황토염색전문점 황기모아의 ‘황토내의세트’(2만 9000원),숙면을 도와주는 ‘마이필로 매직폼 베개’(8만원),넥타이 심지에 원적외선 방출성분을 넣어 몸에 활력을 더해준다는 ‘기(氣) 넥타이’(6만 9000원) 등도 있다.롯데에서 판매한다. 안미현기자 hyun@
  • 집중취재/(상)부처갈등 실태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은 지난해 부처간 정책조정이필요한 과제 60건 가운데 48건은 해결했으나 아직까지 12건은 부처간 논란이 해소되지 않아 조정작업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일부는 ‘고질적 갈등’으로까지 비춰질 수 있어조기 해결을 서두르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이들 현안의 주요 내용을 알아본다. ●교원성과금 지급=교육부는 성과상여금을 수당형태로 일괄지급하는 안을 내부적으로 제시하고 있다.교원들의 업무수행을 공정하게 평가할 수 없으며 교사들이 반발하는 상태에서성과금 지급을 강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중앙인사위와 기획예산처는 수당형태의 성과금지급에 반대하고 있다.성과금의 본래 취지인 ‘차등지급’을 포기한 것이기 때문이다.성과금을 급여인 수당형태로 지급하게 되면다른 공무원들과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생명윤리법 제정=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가 각각 생명윤리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어 예산낭비,업무중복의 문제점을낳고 있다.과기부측은 체세포 복제치료 기술의 경우 냉동배아를 허용하고인간개체 복제는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올해안에 입법을 마무리짓겠다며 법제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복지부도 이에 질세라 임신의 목적으로 배아생산을 허용하고 유전자 치료의 경우 유전성 질환,암·에이즈 등 중증질병치료나 대체치료법이 없는 경우 등에 한해 가능하도록 하는내용의 독자적인 생명윤리법 제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장애인고용촉진대책=장애인 의무고용범위를 둘러싸고 노동부는 내년부터 200인 이상,2005년부터는 100인 이상 고용사업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중소기업청은 의무고용범위를 넓히는 데는 찬성하나경제 등을 감안,2006년부터 200인,2008년부터 100이상 사업주로 보다 늦춰서 실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군인보험제도=국가보훈처가 현재 관리하는 군인보험기금은 2330억원에 이른다.이 가운데 상당액수(지난해의 경우 752억원)가 제대군인 대부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방부는 현역군인들이 납부하는 돈을 보훈처가 운영하는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현역위주의 보험운영,보험관리의 국방부 이관’을 주장하고 있어 갈등을 빚고 있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매수청구재원 확보=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됐지만 10년이상 집행되지 않아 시민들의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준 땅에 대해서 토지소유자가 지자체에 땅을 사줄 것을 요청할 수 있는 매수청구제가 올해부터 시행되면서재원문제를 놓고 부처간 진통을 겪고 있다. 행자부와 건교부는 국고지원을 하자고 주장하나 예산처는국고지원은 어렵다며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고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강원도 풍력발전단지 조성=강원도가 산자부의 지원을 받아 대관령 목장지역에 외자유치 민간사업으로 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1억달러를 투자,올해 80여기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산림청은 사업예정지가 산림형질변경 제한지역이라는 이유로 반대의견을 내놓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스크린쿼터 감축=한국영화보호를 위해 도입된 스크린쿼터제가 한·미투자 협정상 문제가 되면서 부처간 마찰을 빚고있다.재경부와 통상교섭본부측에서는 최근 한국영화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만큼원활한 협상을 위해서 스크린쿼터제를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하자는 입장이다.반면 문화부는 아직 걸음마 단계인 한국영화 보호차원에서 좀더 스크린쿼터제가 지속돼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농촌지도직의 국가직 전환=농림부는 시·도 농촌지도직 공무원은 국가직이고 시·군 농촌지도직 공무원은 지방직으로이원화돼 있어 업무의 연계성이 떨어지므로 국가직으로 전환하자고 주장하고 있다.이에 행자부는 지방직으로 전환된 지3년이 안된 데다가 국가직 전환은 정책의 일관성이나 지방자치의 역량강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 조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카지노감독위원회 설립=문화부는 관광진흥법 개정을 통해카지노 육성을 위한 카지노감독위원회를 산하 법인으로 설립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행자부와 기획예산처는 반대하고 있다. 이밖에 수입규제 대응업무를 통상교섭본부와 산자부가 중복수행하고 있어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고 외국인 불법체류방지 대책과 관련,외교부와 법무부가 비자발급 문제를 놓고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
  • 1·29개각/ “실무장관 왔다” 큰 기대감

    이번 개각에서는 대체로 실무에 밝은 인물들이 장관에 임명돼 일부 부처를 빼고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정세현(丁世鉉) 전 통일부 차관이 장관으로 임명되자 통일부 직원들은 “부서 설치 33년만에 처음으로 통일부 출신 장관이 임명됐다.”며 환영했다.통일부 한 간부는 “20여년 동안 남북관계에 종사했고,회담 경험도 있는장관이 임명돼 다행”이라면서 “직원들의 별명까지 지어줄 정도로 친화력이 뛰어나 조직이 원만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신임 장관이 청와대와 국정원의 입김에 대해 얼마나 바람막이가 돼 주느냐가 조직 장악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현장 사정에 밝은 과학기술계의 원로가 신임 장관으로 결정된데 대해 반기는 분위기.신임 채영복(蔡永福) 장관은 일선 연구기관에서 행정 경험을 쌓은 만큼 전문가의 시각에서 과학기술 기본계획 등 장기 과학기술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가 일반적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신임 장관이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역할이나 기능을 잘알고 행정 경험도 있어 연구현장 환경개선 등 현실적인 내용에 일단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국환(辛國煥) 전 장관의 화려한 복귀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눈치다.그러나 직원들의 놀라움은 곧‘다행’이라는 반응으로 이어졌다.신 장관만큼 산자부 업무와 직원들을 훤히 꿰뚫고 있는 사람도 드물어서다.직원들은 “(신 장관이) 업무에 정통한데다 보스 기질과 추진력에 관한 한 정평이 나 있는 만큼 산자부를 잘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신 장관 취임으로 전임 재직기간 신장관이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한국전력 등 공기업 민영화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직원들은 이태복(李泰馥) 청와대 복지노동수석이 새 장관으로 임명되자 다소 의아해 하고 있다.건강보험재정 안정,의약분업 시행 등 산적한 현안이 쌓여 있는데 행정경험이 별로 없는 이 수석이 의약계를 어루만지며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걱정하고 있다.일부 직원들은내심 하마평이 무성했던 이경호(李京浩) 차관의 발탁이 무산돼 아쉬워하는분위기가 역력했다. 이 신임 장관이 개혁성향이 짙어 업무추진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직원들도 일부 있었다. 직원들은 신임 방용석(方鏞錫) 장관이 노동운동가 출신이라는 점에서 월드컵을 앞두고 노동계와의 원만한 관계복원를 기대하면서도 일부에서는 유용태 장관이 5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교체된데 대해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전체적으로는 방 장관이 15대 국회 환경노동위원을 지내면서 노동행정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을 하는 등 노동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고 관심이 많아 적지 않은 기대를 걸고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이례적으로 환영 성명을 발표하는등 노동계 안팎의 반응도 좋다.노동부 직원들은 이와 함께 김상남(金相男) 전 차관이 청와대 복지노동수석에 임명된데 대해서는 “노동현안을 풀어나가는데 탁월한 업무조정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반겼다. 전윤철(田允喆) 전 장관의 청와대 비서실장영전사실이 전날 알려진 때문인지 개각 당일에는 차분한분위기였다. 장승우(張丞玗) 신임 장관도 기획예산처의 전신인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개각때마다 하마평에 오른 인물이어서 큰동요가 없는 가운데 재정 운용과 정부개혁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개각 발표 직전까지 양승택(梁承澤)장관 경질이 기정사실화됐다가 막상 뒤집어지자 어리둥절해 했다. 29일 오전 방송을 통해 양 장관 후임으로 이상철 KT사장이 낙점됐다는 소식이 계속 전해져 정통부와 KT 공보실 직원들은 이 사장 프로필 자료를 미리 준비하기도 했다. 부처 종합
  • 수렁속 日경제 현지전문가 대담

    일본경제의 ‘3월 위기설’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아울러 그 여파를 우려하는 세계의 이목이 일본 경제의 동향에쏠리고 있다. 이에 대한매일은 일본의 경제전문가들로부터일본경제의 현주소를 직접 들어보는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대담에 참가한 나카지마 아쓰시(中島厚志) 니혼고교(日本興業)은행 조사부장과 쓰카사키 기미요시(塚崎公義) 국제금융정보센터 조사기획부장은 “일본 경제는 올해 지극히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나 세계가 걱정하는 금융위기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나카지마 부장] 일본 경제를 보면 올해 실질성장은 마이너스이고 물가도 하락해 명목성장은 더욱 낮을 것이다.실질성장,명목성장,물가 이 세가지 모두 마이너스가 된 경우는 없었다.일본 경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먼저 경기에 관련된 징후를 보면 첫째 다행스럽게도 미국경제에 밝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둘째,엔저(円低)가 진행되면서 물가 하락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외수(外需),수출이 그렇게 늘지는 않았지만 차츰 회복되고 있다.셋째,기업의 생산조정 노력으로 재고가 줄기 시작했다.넷째,서비스업의 고용이 확대되고 있다.이들 요소를 고려한다면 올해전반기 경기가 바닥을 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디플레이션이 멈출 것인가 하는 것인데 디플레를멈추게 하는 정부와 일본은행의 대응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구조개혁으로 디플레 압력이 강해질 수도 있다.일본 경제의 올해 1년은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다. [쓰카사키 부장] 경기 전망은 나카지마 부장과 비슷하다.일본은 경기 악화에 따라 소비 감소→생산 감소→고용 감소→소득 감소→소비 감소의 악순환에 들어 있다.올해 경제는어려울 것이다. [나카지마 부장] 구조개혁은 일본 경제의 활력을 위해 필요하다.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다.중요한 것은 미국의 레이거노믹스,영국의 대처리즘처럼 강력한 개혁에 경기가 뒷받침되면 개혁이 가속화된다는 점이다. [쓰카사키 부장] 구조개혁은 경제의 외과수술에 해당되기때문에 수술을 받는 편이 건강하게 된다.그러나 개혁에는아픔이 있다.일본 국민들은 그 점을 알고고이즈미 내각을지지하고 있다.구조개혁은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본다.총리가 고이즈미가 아니었다고 생각하면 보다 이해가 쉬울 것이다. 다른 총리였다면 경기가 나쁘니까 30조엔을 넘는 국채를발행하고 (경기부양을 위한)공공사업도 많이 했을 것이다.4월로 예정돼 있는 페이오프(은행파산 때 정부가 예금을 전액 보호해주던 관행과 달리 1,000만엔 한도로 예금을 보호해 주는 제도)도 연기했을 것이다.역시 경제에 체력을 붙여가면서 개혁을 하는 게 중요하다. [나카지마 부장] 은행의 부실채권이 늘어나고 기업 도산도높은 수준이 될 것이다.따라서 금융면에서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1998년 금융시스템 불안 이후 안전망이 정비됐다. 예금보험법이 개정돼 금융기관이 어려운 상황에 빠지면 금융위기대응회의를 열어 공적자금 투입이 가능하게 됐다.15조엔이나 준비돼 있다.부실채권이 늘어날 것이나 금융위기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쓰카사키 부장] 동감이다.지금은 소문이 소문을 부르는 상황이다.제도와 법률적인 안전망도 정비돼있지만 일본 정부는 97,98년의 실패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당시 일본 정부는 금융기관이 파산하면 다른 부문에 어떤영향을 미치는지 첫 경험이라 잘 몰랐다.이번에는 금융기관이 망하면 어떤 경로로 파급이 미칠지 알고 있으니까 당시와 같은 실패는 없을 것이다.자력으로 갱생할 수 없는 기업이나 금융기관은 퇴출시켜야 마땅하다는 게 고이즈미 내각의 생각인 것 같다. [나카지마 부장] 국제적으로 엔저가 용인되느냐 마느냐 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엔저의 원인은 일본 경제가 나쁘기때문이다.게다가 일본 정부도 취할 정책이 별로 없어 엔저용인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엔저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향후 몇개월간은 135엔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올해 전체를 본다면 140엔까지도 가능하지만 국제적으로 용인되기 어렵기 때문에 이 범위 내에서 멈출 것으로 본다. [쓰카사키 부장]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엔저를 용인하고있는 것은 틀림없다.미국 정부가 언제 어떤 얘기를 꺼낼까주목된다.140엔은 괜찮은 수준인 것 같다. 주시할 점은 일본 경기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점,미국 경제의 회복이 뜻밖에 더뎌 시장을 배신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이럴 경우 특히 미국 경제 동향에 따라 엔고(円高)로 전환될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쓰카사키 부장] 한·중·일 3국의 경제관계는 연동하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경합하는 부분이 있다.미국이 나빠지면 3국은 같이 나빠지고 아시아로만 생각할 때도 일본이 나빠지면 한국,중국도 나빠진다. 그러나 경합하는 부분도 있다.저울의 양쪽에 앉아 있는 것과 같은 형국이다.일본의 노동집약적인 공장이 중국으로 가면 일본은 나빠지지만 중국은 경제에 도움이 된다.기술집약적 부문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정면으로 경쟁하고 있다. [나카지마 부장] 개인적으로는 연동하는 면을 주시하고 있다.일본과 한국,중국,아시아 여러 나라는 환율과 무역,직접투자를 통해 연결돼 있다. 일본의 경기가 좋아 엔고가 되면수입이 늘고 기업이 건강해져 직접 투자가 느는 만큼 일본경기가 좋은 게 한국과 중국에 좋을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경제관계를 볼 때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을 하루빨리 체결해 경제의 장벽을 없애야 한다. [쓰카사키 부장] 일본 경제가 하루아침에 무너질 것처럼 말들 하지만 그렇지 않다.기초체력(펀더멘털)은 튼튼하다.기술력과 우수한 노동력,그리고 일본 제품에 대한 세계적인수요,그리고 대폭의 경상수지 흑자는 일본 경제를 떠받칠것이다. [나카지마 부장] 디플레가 공급 과잉이라고 하지만 결국은일본의 수요 부족이고 국내 자금도 남아돌고 있다.이제는구조개혁을 통해 어떻게 민간의 활력을 되살리고 남아도는돈을 끄집어 내는지가 중요하다. ◆ 쓰카사키 기미요시 프로필. 1957년생.도쿄대학 법학부 졸업.일본 시중은행 입행. 미국UCLA MBA.저서로는 ‘이해하기 쉬운 구조개혁’ 등이 있다. ◆ 나카지마 아쓰시 프로필. 1950년생.도쿄대학 법학부 졸업. 75년 일본고교은행 입행. 프랑스 파리 지점장을 거쳐 TV 경제프로그램 해설자도 맡고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 [사설] 공공개혁과 노조 대응

    대표적인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발전 자(子)회사를 민영화하는 방안을 논의하려고 엊그제 열 예정이던 공청회가 노동조합 조합원들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공청회가 이뤄지지 않아 서면으로 의견을 내는 것으로 대체됐다.민영화에반대하는 노조의 시위로 공청회 자체가 무산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올해의 공공개혁은 어느 때보다 쉽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정권 말기라는 속성상 개혁을 위한 정부의 추진력도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맞아 정치논리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특히 선거를 앞두고공기업 민영화와 통합 등을 반대하는 노조를 비롯한 이익집단의 목소리는 거세지는 법이다.모두가 매끄럽게 공공개혁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요인들이다. 전윤철(田允喆) 기획예산처 장관은 최근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으나 이들의 주장은 경제논리가 아닌 집단 이기주의에 불과하다.”고 말해 노조의 반발이 공공개혁 추진에 장애가 되고있음을 시사했다.강봉균(康奉均) 한국개발연구원장이 “노조가 구조개혁에 반발하는 게 구조개혁 지연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개혁을 하려면 노조의 동참은 필수적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데 어려움이있는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의 미온적인 태도로토지공사·주택공사의 통합과 철도 민영화는 어려움을 겪고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전 발전 자회사 민영화를 위한 공청회 자체가 무산된 것이다.올해는 양대 선거를 치러야 하는탓에 연말까지 국정 운영이 선거에 휘둘리는 게 불가피하다.그렇게 되면 정치논리가 우세해지고 각종 이익집단들의 목소리가 높아져 공공개혁을 비롯한 각종 개혁이 비틀거리지않을까 걱정된다. 특히 공공개혁은 현 정부의 임기와는 관계없이 계속돼야할 사안이다.정부는 각종 선거로 개혁이 쉽지 않겠지만 제대로 해야 한다.원칙대로 흔들리지 말고 공기업 민영화와통합 등의 개혁을 잘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민영화와 통합등이 큰 틀에서는 장기적으로 손해가 아닌 이익이 된다는확신을 노조에 심어줄 필요도 있다.하지만 개혁의 명분이있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노조 관계자들을설득하는 성의도 아울러 보여야 한다. 정치권도 선거와 표만을 의식해 개혁에 미온적으로 나오는구태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고용불안 등의 이유로 민영화와 통합에 미온적인 노조의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노조도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와 협의를 통해 해결하는 등 보다전향적인 자세를 갖기 바란다. 정부와 정치권,노조는 국가경쟁력과 국민들의 복지향상을 위해서는 어떤 길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
  • [CLEAN 3D] 사업 방향 관계자 좌담회

    ‘클린 3D’사업이 지난해말 1호 클린 사업장 탄생을 비롯,본격화되고 있다.지난 4개월이 ‘클린 인프라 구축’을 위한 준비 기간이라면 올 일년은 ‘클린 열매’를 맺는강행군의 시기다.클린 3D사업에 참여한 김남훈 대표(부천남부자동차사업소·클린사업장 선정)와 가봉섭 대표(예지산업·신청업체),이병정 공장장(미형정공·신청업체),김진세씨(산업안전협회 기술지도원),이경숙씨(건강도우미),김세완씨(한국산업안전공단 차장) 등 관계자들의 생생한 현장경험을 통해 향후 개선점과 효율적인 추진방향에 알아본다.사회는 대한매일 행정팀 클린3D 팀장인 오일만기자. ◆사회= 클린 3D사업에 직접 참여하게 된 동기는. ◆이 공장장= 서울 구로동 소재 프레스공정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전기·전자·자동차 부품 생산업체다.종업원은 17명인데 프레스작업 공정에서 소음과 분진이 너무 많아 클린 3D사업을 신청하게 됐다. ◆가 대표= 종업원 12명에 작업장도 천막 수준이다.열악한작업환경이기 때문에 종업원들의 안전사고가 나서 종합 작업환경진단을 받았다.지난해종업원 1명이 프레스기계에손이 절단되는 사고도 났다. ◆김 대표= 620평 규모의 자동차 정비공장을 운영하면서 감전,누전 등의 안전 위험을 걱정해 왔다.클린 3D사업을 통해 정부로부터 1,200여만원의 지원을 받아 위험요인을 제거했고 일부 시설을 자동화시켜 운반 도중의 안전사고 가능성을 줄이게 됐다. ◆사회= 기대하는 효과는. ◆가 대표= 사무실이 공장 안에 있는데 전화소리를 못들을정도다.크게 소리쳐야 의사소통이 된다.근로자 건강검진결과 종업원의 80%가 소음성 난청이다.작업환경이 개선될경우 91㏈이 8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난청 예방과 분진이 적어져 산재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김 대표= 그동안 정부 사업에 대해 ‘큰벽’을 느껴왔다. 한마디로 ‘그림의 떡’이라고 생각해 왔다.하지만 작업환경 개선이라는 실질적 도움을 받고 나서 생각을 달리 하게 됐다. 작업 중 배출된 화학·유해가스 때문에 선천성 기형아를낳아 죽게 된 사건을 겪으면서 작업환경 개선을 심각하게생각하게 됐다.종업원들이 작업환경 개선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 ◆사회=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가 대표= 소음 부분의 개선이 안되면 다른 부분도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규정이 있다.하지만 전자동화를 하지 않는 한 작업 중 소음을 낮추는 것은 한계가 있다.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의 특수성을 감안,정부가 보다 탄력적으로산업안전정책을 운영하기 바란다. ◆김 대표= 정부도 예산 문제가 있겠지만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나무가 아닌,숲을 보는 안전정책을 강구해 달라. ◆김 차장= 영세 사업주들의 고충을 잘 안다.하지만 정부가 모든 것을 다 해줄 수는 없다.사업주들의 확고한 작업환경 개선 의지없이 정부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앞으로 사업주들의 작업환경 개선 의지 여부도 클린사업장 선정에 참고할 생각이다. ◆사회= 열악한 작업환경 때문에 인력난도 심각할 텐데. ◆이 공장장= 말도 말라.노동부 고용안정센터는 물론 신문과 벼룩시장,구인 잡지 등에 수차례 광고를 냈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다.지난해 간신히 1명을 구했지만 하루 만에 그만뒀다.현재 7명이 부족한 상황이라관리자들이 생산공정에 투입될 정도다.이제라도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야겠다. ◆가 대표= 젊은이들이 거의 없어 근로자 평균연령은 40대후반이다.그마나 일하려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사회= 작업환경이 개선되면 구인난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는지. ◆이 공장장= 일하겠다는 사람들은 대체로 월급 수준에는동의하고 온다.하지만 이들이 며칠 일하다 그만두는 것을보면 임금보다는 환경이 더 큰 원인인 것 같다.클린 3D 사업을 통해 작업환경이 현저하게 좋아질 경우 구직자들이좋은 반응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김 대표= 과거 열악한 작업환경을 보고 줄행랑을 치는 구직자들을 많이 봤다.개선된 작업환경,시설을 직접 본다면마음이 달라지지 않겠는가. ◆사회= 일선에서 영세사업장들을 지도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느낄 텐데. ◆김 기술지도원= 5인 미만 사업장의 기술지원을 맡았다.많은 사업주들이 산업안전보건법이 있는지조차 모른다.당장먹고 살기 힘든 상황이라 작업환경 개선의 의지가 별로 없는 것 같았다.특히 많은 사업장에서 클린 3D 사업의 홍보가 부족해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도우미= 지난 12월부터 본격적으로 현장에 나가고 있는데 주로 혈압측정 등 건강 검진과 처방 지도를 하고 있다.현재 콜레스테롤·당뇨 측정이 안되고 있어 아쉽게 생각한다.현장에서는 스트레칭 체조 지도가 가장 호응이 좋다. ◆사회= 지도를 하면서 수렴한 현장의 목소리와 앞으로 개선점은. ◆김 지도원= 현재로선 계몽수준이다.하지만 1회 방문으로끝나지 않고 지속적 지원이 이뤄지면 서서히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많은 5인 미만 사업장들이 돈을 안들이고도안전 마인드를 높이고 사업장 내 기계·원자재 재배열 등을 통해 사고 위험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도우미= 한번 나가보면 지속적인 도움을 원하는 곳이많다.사업장마다 원하는 검진이 다르기 때문에 행정적·획일적 지원보다는 특색있는 사업으로 탄력적 운영이 필요하다. ◆김 차장= 앞으로 규정을 바꿔 기술지원의 경우 분기별 1회씩 연 4회 방문하도록 할 계획이다.현장의 목소리를 수렴,정책 집행에 참조할 생각이다. 정리오일만기자 oilman@ ■CLEAN 3D 사업장 함께 일할 가족 찾습니다. ◆프레스업체 한라정공. 1,700평의 넓은 실내 공간에 천장에는 10여m 길이의 ‘원적외선 가스 히터’가 설치돼 겨울철에도 한기를 느낄 수없다.‘클린3D’ 1호 사업장답게 프레스기는 35∼250t 규모 12대가 있지만 수동식은 하나도 없다.한국산업안전공단 지원금으로 자동으로 강판을 프레스기에 밀어 넣는 NC레벨러핑 피더를 도입했다. 설비 자동화에 이어 작업장 바닥에 작업통로를 확보해 지게차 이동로,적재장소 등을 구분했다.82년 부천에서 설립된 뒤 지난 2000년 남동공단으로 이사왔다.29명의 직원이자동차 브레이크 부품을 주로 생산해 2000년 20억,지난해24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3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고졸 초임은 100만원 이상이며 필요할 경우 기숙사(15평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다.생산직 근로자 5명을 구하고 있다. 대한매일은 영세 사업장들의 구인난 극복을 돕기 위해 클린 사업장들의 구인 현황을 기사와 표를 통해 상세하게 전달할 예정입니다.클린 사업장으로 지정됐거나 신청한 업체들 가운데 구인을 원하는 사업장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연락처는 전국 고용안정센터 및 지방 노동관서.국번없이 1588-1919.
  • 새해 우리경제 이렇게 살리자…전문가 좌담

    우리나라는 올해 경기회복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지만 복병도 적지 않다.박병원(朴炳元)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정문건(丁文建)삼성경제연구소 전무,이금용(李今龍)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옥션 대표이사)으로부터 경제회복 전망과 변수,정책과제등을 들어봤다. [박 국장] 올해는 대체로 우리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주가가 회복되고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는 점은 희망적인 조짐이지요.내국인 투자자들이 아니라 외국투자가들이 주가회복에 발동을 걸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 중 우리나라만 투자적격으로호평받고 있는 점은 바로 우리의 자산입니다. 그러나 외국인이 투자한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돈만 주식시장으로들어오고 실제로 제조업 투자는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고용창출로 이어지려면 외국인의 신규 투자가 제조업으로 유입되도록 해야 합니다.올해는 특히 정치시즌을 맞아 경제정책이 정치논리에 휘둘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정 전무] 세계시장의 직접 투자자금은 아시아에서는 중국,유럽에서는 아일랜드로 몰려가는 양극화현상이 빚어지고 있습니다.우리나라는 규제가 많고 경영환경이 여전히 열악하기 때문이지요.게다가 노동시장이 유연하지 못해 투자자들은 우리보다는 타이완을 더 선호하고 있습니다.따라서 투자유치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해야 합니다. 해외자본이 우리나라로 들어오지 않고 부품·소재산업 중심의 타이완이나 중국으로 간다면 문제가 아니겠습니까.일본등 해외자금을 유치하려면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이 사장] 그렇습니다.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언어문제 때문에 인도로,시장이 크다는 점에서 중국으로 발길을돌리고 있습니다. 업체들을 한국으로 오게 하려면 언어·기술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얼마전 국내 대학 졸업생들을 인도로 데려가 소프트웨어 기술을 배우도록 했는데 교육과정이 힘들었다고 합니다.하지만 인도 학생들에게는 쉬운 과정이었습니다. [박 국장] 올해 예상되는 두 가지 세계경제 여건변화는 중국의 급속한 성장과 도하개발어젠다(뉴라운드)의 추가 시장개방 압력이라고 봅니다.물론 미국의 테러전쟁과 국제유가도 변수라고 봐야겠지요.뉴라운드의 개방압력은 농업과 서비스에 집중될 것입니다.그러나 농업과 서비스는 여지껏 세계시장에 노출되지 않은 편입니다.관광업의 경우 외환위기이후 흑자로 돌아섰지만 지난해 상당한 적자를 기록했습니다.60∼70년대 제조업이 적자에서 벗어나려고 물불 가리지않고 노력했던 것처럼 농업·서비스분야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주력해야 할 때가 됐다고 봅니다. [정 전무] 제조업 중심의 공업화 정책을 벌여온 탓에 서비스업은 ‘왕따’산업이 됐습니다.특급호텔의 숙박료는 너무비싸고 관광호텔의 경우 투자가 없었기 때문에 방이 모자라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습니다.월드컵 경기를 치르는데 차질이 우려될 정도라도 합니다.고용창출과 투자여지는 관광 산업같은 서비스업에 있습니다.새로운 투자수요는 서비스업에있습니다. [이 사장] 문화유적지만으로는 관광객 유치가 안됩니다.제주도에 세계 50대 골프장을 유치하는 등 자금과 인력을 지원해야합니다.대구와 부산은 신발과 섬유의 중심지였는데대기업이 떠나고 난 뒤에 산업자체가 온데간데 없어지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습니까.울산에 오토밸리를 키우겠다고하는데 부품소재산업은 한번 자리를 잡으면 이전이 어렵다고 합니다.반면 반도체산업은 관련 업체가 많지 않아 이전이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밸리형 부품소재산업을 키워 해외로 뻗어나가도록 해야 합니다. [박 국장] 관광객들을 멀리서 찾을 필요 없이 이웃나라에서찾아야 합니다. 중국의 부자 숫자는 우리나라 인구만큼이나많고 여행자유화로 한해 1,000만명의 관광객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이 가운데 5분의 1만 유치해도 됩니다.중국관광객들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일본보다 호텔비나 음식비가 싸기 때문입니다.디즈니랜드와 같은 테마파크를 만들고싸게 즐길 수 있는 숙박시설을 제공해야 합니다.하지만 88서울올림픽을 개최한 뒤 특급호텔은 두 곳만 생겼을 뿐입니다.외국인 관광객은 늘고 있는데도 관광인프라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얘기지요.호텔,테마파크,가족을 위한 여가장소,해양스포츠 단지 등의 시설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정 전무] IT산업은 사무실만 있으면 되는 지식집약적 산업이지만 관광과 레저,스포츠산업은 토지집약적 산업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토지규제가 많습니다.토지활용은 산림·임야·환경보호와 얽혀 꼼짝할 수 없게 돼있습니다.우리가 지식기반산업으로만 먹고 살 수 있다면 몰라도 이제는 발상을전환해야 합니다.해외의 관광지를 부러워하면서 우리나라는관광지를 개발하면 안된다는 식의 주장은 이제 곤란합니다. [이 사장] 한국의 인터넷시장은 전 세계 시장의 3%에 불과합니다.현재 성장하고 있는 IT·소프트웨어·솔루션 수출을어떻게 경쟁력있게 유도해 나갈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기존종합상사나 무역투자진흥공사를 통한 수출과는 다릅니다. 신인도,마케팅 등이 담긴 기술 마케팅을 개발해야 합니다. 첨단기술을 사려는 외국기업이 있지만 국내 벤처기업들은마케팅이 부족한 상태입니다.최근에 스웨덴의 업체가 모바일 빌링(무선결제)시스템을 사겠다고 제의해 왔는데도 국내업체는 마케팅이 부족해 시스템을파는데 실패한 적이 있습니다. 올해는 IT수출 종합상사나 전문회사 등을 육성해 무역 측면에서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박 국장]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우리나라 경제가 완만하게회복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상반기까지는 어려운 상황이 계속된 뒤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같습니다.따라서 상반기까지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게 정부 계획입니다.미국·일본 등 SOC(사회간접자본)투자가 완료된국가와 달리 우리나라는 중·장기적으로 물류 중심지가 될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우리나라를 동북아 물류의‘허브’(중심)로 만들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지만 아직도물류의 기반시설이 부족한 상황입니다.영종도공항 2단계 사업과 경부고속도로 2단계 사업을 빨리 착수하면 경기부양에보탬이 될 것으로 봅니다.경기부양을 위해서라기보다 물류중심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SOC투자를 활성화해야 할 것입니다. [정 전무] 올해 경제전망에서 대외요인의 중요성을 간과할수 없습니다.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저금리정책을 활용해서IT붐을 일으키겠다는 입장입니다.IT기업의 구조조정 속도와유가 감산이 어느 정도 이뤄지느냐에 따라 세계경제의 흐름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최근 엔화 약세가 진행 중인데 일본이 재정·금융대책이 없기 때문에 유일한 대안으로엔 약세로 가고 있습니다. 엔 약세는 어느 정도 조정될 것같습니다. 국제유가는 테러전쟁이 확산되지 않는 한 올해도안정될 전망입니다. 올해 경제는 큰 폭의 ‘V자’회복은 어렵고 완만한 ‘U자’ 회복이 예상됩니다.교역조건은 지난해보다는 나아질 것입니다. [이 사장] 청년실업문제는 가속화될 것 같습니다.한 벤처기업은 최근 신입사원을 뽑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국내 일류 대기업이 사원을 뽑았는데 20%가 미국 대학,그것도 MBA출신이었습니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은 필요없다는 얘기지요.미국의 기업들은 이미 꼭 맞는 인재가 아니면 뽑지 않고 있으며,우리나라대기업도 신입 사원 가운데 경력사원이 7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벤처업체는 84%가 경력사원입니다.정부는 대학 졸업생들이 눈높이를 낮추는 일을 해야합니다.일종의 수습기간을 거친 뒤 장래를 결정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졸업생들에게심어줘야 합니다. 반드시 대기업에 입사하겠다는 생각만 가지면 안된다는 것입니다.눈높이를 낮추지 않으면 취업 재수·삼수생이 양산될 게 뻔합니다. [박 국장] 소비는 살아있지만 은행이 소비자금융에 치우쳐있기 때문에 차입에 의한 소비가 언제까지 늘 수 있을 지는의문입니다. 은행이 안전성만 추구해서 소비자 금융에 편중하는 것을 바꿔 제 구실을 하도록 바꿔야 합니다.기관투자자와 기금의 투자를 국고채에만 묶어놓고 주식·부동산에는금지해놓는 것도 고쳐야 합니다. [정 전무] 위기관리를 하지 않으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것입니다. 올해 정책기조는 기업을 지원하는데 모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특별히 새로운 정책을 내놓기 보다는 정치시즌을 맞아 정부가 리더십을 잃지 않고 경제의 순항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이 사장] 정부에서는 IT 구조조정,일본 침체,중국 고성장,우리 전통산업의 경쟁력 등을 모은 인더스트리 맵(산업지도)을 만들어야 합니다.제3시장 거래 규모는 코스닥 1개 기업의 거래량 밖에 되지 않습니다.제3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캐피털·엔젤 등을 활성화시켜야 합니다.벤처기업을 둘러싼금융인프라가 이뤄지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합니다. 정리 박정현 김미경기자 jhpark@
  • 뒤돌아 본 2001 공직사회

    올해의 공직사회는 각종 비리·의혹 등 사회적 혼란 만큼이나 일이 많고 말도 많았다.건강보험 통합 등 주요 정책을 두고 ‘갈지(之)’자 행태를 보이는 공직사회에 국민들의 질책이 이어졌다.또 각종 ‘게이트’에 어김없이 고위공직자가 끼었고,이에 따른 사정(司正)도 남발,몸사림이심했다는 평가다.또한 정권 후반기를 맞아 줄서기도 나타났다.그러나 연초에는 여성부가 탄생했고,내년 월드컵 준비에 무척 바빴던 한 해로 기록됐다. ●일반 행정=총리실은 지난 9월 자민련 출신이던 이한동총리의 잔류와 자민련 복귀를 놓고 갈등하는 바람에 잠시혼란을 겪기도 했다.김종필 총재가 “돌아오라”고 했지만 이 총리는 결국 “국정안정을 위해 남아달라”는 김대중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였다.이 와중에 직원들은 총리 교체에 대비,업무보고를 준비하는 등 혼란을 겪기도 했다. 또 행자부는 올해 성과상여금제 시행으로 공직사회에 ‘경쟁체제’가 도입돼 ‘철가방 시대’가 끝나는 듯했다.그러나 곳곳에서 합리적 기준과 형평성을 들고 나오면서 급기야 교원들이 주도적으로 수령거부를 하는 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전공련)의 노조화 논란은 행자부를 무척 곤혹스럽게 했다.전공련에서는 행자부가 공무원 노조화를 반대한다며 담당 N국장 등 직원들을‘일당’이라고 몰아붙이며 강력히 비난했다. ●사회·교육=수능시험의 난이도 실패로 교육정책의 난맥상이 이슈로 등장했다.어느 해보다 어려웠던 수능을 두고학부모들의 분노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급기야 시험직후와 성적발표장에는 크게 떨어진 성적에 울음바다로 변해 학력 위주인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였다.특히 점수주의 교육을 타파하기 위해 ‘한 학생 한 특기’ 교육을 주창했던 이해찬 전 교육부장관에 대한 질타가 이어져 ‘이해찬 세대의 수난’이란 말이 나돌기도 했다. 경찰은 ‘경찰 개혁의 선봉’을 자임했던 이무영 전 청장의 퇴임 직후 구속이 충격이었다.경찰청 인터넷에는 이씨의 석방을 요구하는 경찰들의 글이 쇄도하고 모금운동까지 하자는 등 웃지못할 일까지 벌어졌다.앞서 이 전 청장은대우차 폭력진압으로 궁지에 몰릴당시 “16초의 실수로 30년 경찰생활에 오명을 남겼다”며 경찰이 폭력을 행사한16초와 자신의 경찰 30년을 강조하면서 버텨냈다. ●외교·국방·통일= 중국의 한국인 마약사범 사형사건과미군 용산기지내 미군 아파트 건립건이 이슈였다. 외교통상부는 사형집행에 대한 보고과정에서 혼선을 초래,관련 공직자들이 징계위에 회부되는 아픔을 겪었다.이 사건은 정부의 영사업무에 일대 경종을 울려 조직을 강화하는 계기를 줬다. 국방부는 주한미군의 용산기지내 아파트 건립계획을 사전에 통보받고도 안이하게 대응해 서울시를 비롯,시민·사회단체의 격한 항의를 받았다. 정부에서 대체부지를 내놓았으나 아직껏 해결되지 않은 채 논의가 진행중이다.특히 통일부는 11월 남북회담 결렬 후 ‘국민의 정부’ 최대 정책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 등으로 침통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그러나 ‘퍼주는’ 남북회담을 반대해 왔던 한나라당은 ‘정부측의 결단’이라며 반기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노동·복지·교통=‘주5일 근무제’ 추진은 한햇동안 논란을 일으켰다.정부입법을 마련중인 노동부는 노사정위에서 진행중인 노사협상 추이를 지켜보고 있지만 내심 ‘대타협’의 가능성은 물건너 갔다고 보는 분위기다.노동부는 내부적으로 정부안을 확정한 상태에서 서서히 정부입법쪽으로 분위기를 몰고가는 전략을 짜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3재’가 낀 한 해로 평가된다.지난 8월미국 연방항공청(FAA)에 의해 우리나라가 항공안전 2등급판정을 받으면서 장관이 바뀌는 산고를 겪었다.각고의 노력 끝에 3개월만에 다시 1등급으로 회복,간신히 체면을 세웠다. 또 지난 3월 건강보험재정 파탄의 재정추계 결과가 발표되자 복지부 직원들은 ‘곳간 관리 잘못’에 대한 책임론으로 곤욕을 치렀다.의원 외교차 영국에 가있던 김원길 의원이 ‘건강보험재정 소방수’로 등판,장관직을 수행하고있다.복지부는 또 건강보험 재정파탄과 관련,실무 국장 등 5명이 징계를 당했지만 결과를 놓고 정책 실무책임자를징계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경제=공적자금 부실이 최대 현안이었다.지난 6월 현재 137조5,000억원을 투입한 공적자금에 대한 감사원의 특별감사 결과를 놓고 갖가지 억측이 난무,국민들은 공적자금은‘공돈’이란 인식과 함께 횡령 등 부정을 저지른 당사자와 정부의 책임론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반면 재정경제부 등 관련 행정기관은 “98년 금융위기 당시 자금투입이 없었으면 국가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졌을 것”이라면서 “결코 ‘공짜로 들어간 돈’이 아니며 효과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논리로 국민을 설득했다. ●여성= 여성부의 출범은 지구의 반인 여성의 인권신장에일대 획을 그었다.‘여성부’라는 명칭이 상대적으로 남성들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일반의 반대와 비아냥은 계속됐지만 여성부 성비가 6대 4로 여성의 비율이 높아 여성부에근무하는 남성들은 호기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올해 여성부가 유행시킨 말은 ‘부부강간’.정상적인 결혼생활 중인 부부가 아니라 이혼수속 중이거나 가정폭력으로 파탄에 이른 부부사이의 성적 문제를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었음에도 불구,“부부간에 무슨 강간이냐”는 반발로 여성부의 홈페이지에는 욕설이 난무했다.그러나 ‘부부강간죄’는 성폭력특별법 개정안에 포함,내년이면법제화될 전망이다. 행정팀 종합
  • [대한광장] 노사관계 새 패러다임 만들자

    올해 초에 노사정위원회는 노사정 합의를 통해 ‘사업장단위 복수 노동조합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규정을 5년 유예’하는 결정을 내려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켰다.또 헌재의 위헌판결 이후 노사관계의 항상적 불안요인이던 단체협약의 실효성을 확보토록 했다.그러나 복수노조허용 유예 조치는 노동기본권 제약이라는 원론적 비판 외에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확산에 따른 다수 노동자 권익보호장치의 박탈이라는 현실적 문제를 제기했다. 노동기본권 신장과 민주주의의 진전은 모성보호에서 이루어졌다.여성부 신설,산전산후 휴가 확대 및 육아휴직 제도의 도입 등은 미흡하기는 해도 일정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공무원 노동기본권 보장 문제와 필수공익사업장 범위 축소문제도 중요한 쟁점으로 제기됐다.노동기본권 제약의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수차례 전향적 개정이 국제적으로도 권고된 사안이다.필수공익 사업장에 대한 직권중재에 대해서는 행정법원의 위헌심판 제청이 이루어진 바 있거니와대체적으로 필수공익 사업장의 범위를 축소하고명확히 하면서,직권중재와 같은 사전적·강제적 기본권 침해 조항은삭제돼야 한다는 것이 공론이다. 그러나 정부와 재계의‘항공사 운항 승무원' 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묶어야 한다는 주장에 부닥쳐 구시대적 잔재를청산하고 노동 기본권을 신장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양대 항공사 파업에 겁먹은 정부와재계가 내년도 월드컵을 앞두고 항공사 파업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파업을 예단하는 것도 문제거니와 노사간자율적 해결을 대원칙으로 하는 노사문제를 구시대적 악법으로 억누르겠다는 발상이야말로 비민주적 발상이다.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및 비정규직 문제 역시 올해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핵심 사안이었다.이와 관련된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실업자의 양산과 비정규직의 급증은‘사적 비용의 사회적 전가' 의 대표적 형태로 향후 한국사회 불안의 최대 요소로등장하고 있다.고용의 양 못지 않게 고용의 질이 중요한 사회적 화두로 제기됐으며,노사간의 소득격차 외에 노동자내부에서의 부익부 빈익빈 심화와 양극화 역시 사회적 문제로제기되고 있다. 실업문제의 경우 특히 청년 실업 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됐다.비정규직의 경우‘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 을 사회적으로 부각시키고,노사정위원회내에 비정규직 특위를 구성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답보상태에 있다.그나마 비정규직 특위조차도 비정규직 보호를 위해 사회보험 확대적용과 근로감독 강화를 위한 근로감독심의위원회를 구성하자는 노동계의 요구를 정부가 묵살하면서 표류하고 있다.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양산과 관련해 한국사회의 노사관계 시스템의 전면적 전환 없이는 안 된다는것이 점차 확인되고 있다. 게다가 건강보험 재정통합과 분리를 놓고 한국사회는 연말 막판 힘겨루기와 혼선에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혼란과 갈등의 핵심을 상징하면서 향후 문제 해결의 지평을 여는 것이 바로 시간단축 문제다.2년 전부터 ‘주 5일근무제’를 놓고 ‘연내 입법화’를 약속하거나 합의했던 사실들은 모두 거짓이거나 위약이 돼 가고 있다.세계는 지금 중국의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및 뉴라운드 출범과 더불어 명실상부하게 냉혹한 경제전쟁에 돌입했다.엔화의 달러환율 인상과 아르헨티나의 모라토리엄 선언 등 경제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높아만 가고 있다.이런 상황에서경쟁력을 높이고 우리 모두가 살아 남기 위해서는 노사관계의 안정과 협력이 필수불가결하다.노사간에는 물론 노노간,세대내는 물론 세대간에도 서로 더불어 사는 상생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그 출발은 주 5일근무제의 조기 시행이다.주 5일근무제는정치·경제·사회는 물론 노사관계까지 포함해 한국사회에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사용자의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여기에다 상시적 구조조정과 세대간 소득분배와 관련된 인프라로서 사회보험과 사회보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이정식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
  • [대한광장] 편향적 언어유통과 토론문화

    최근 나는 대단히 민감한 사회적 갈등을 화두로 삼는 두종류의 토론회에 참석할 기회를 얻었다.19일 부산에서 열린 이문열씨와의 독자 토론회와 22일 서울에서 열린 ‘밥꽃양을 이야기하는 모임'이 그것이다.이문열 토론회는 최근 이문열씨가 보여주고 있는 정치적으로 대단히 부당하고 부실한 언어행위와 관련하여 주목을 끌었고,영화 ‘밥꽃양'을이야기하는 모임은 인권을 말하는 영화제에서의 사전검열시도라는 치명적 과오와 그 영화 자체가 담고 있는 노동운동에 대한 깊은 고민 때문에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외형상으로는 토론회라는 같은 모양새를 지니고 있으나,내막을 들여다보면 이 두 토론회의 성격은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무던하게 용인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말하기 문화의양 극단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두 토론회는 여러 가지 점에서 대조적이었다.우선 토론회를 추동한 매체가 시대를 기록하던 매체인 소설과 시대를 기록하게 될 매체인 디지털 영화란 점부터 시사적이다.이렇게 매체가 바뀌는 시대에,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나가는소설가와 앞으로 다시 영화를 만들 수 없을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한 감독들이 두 토론회의 주역이었다는 점은 아이로닉하고 가슴아픈 대조가 아닐 수 없다.세상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만 바라보고 재단하는 언어기술자와 최대한의 객관적 시선을 유지하려 애쓰면서 카메라 옆에 서 있던 피사체를 사랑하는 사람들. 그러나 가장 큰 차이는 토론주최측의 태도와 토론시간이었다.어지간하면 적당한 선에서 말을 그치기를 바란 ‘대화'와 할 말이 너무 많아 밤을 꼴딱 새워버린 ‘이야기' 모임이라고 하겠다.이문열 토론회가 다른 독자와의 대화와는 약간다른 모양새 덕분에 두 시간여를 토론하기는 했으나,결국 ‘시간관계상' ‘독자가 알아서 판단하라'로 끝나는 결과적요식행위였다면 ‘밥꽃양 이야기모임'은 기어이 답을 찾지않으면 안될 절박함으로 모든 독자-참가자들이 자신의 내면을 있는 대로 끄집어내는 바람에 새벽 한시까지,그것도 모자라 다음날 새벽까지 진행된 말들의 진짜 전쟁이었다.지나간 시대의 리얼리즘 소설들이 그랬듯이,영상이라는 강력한기록의 힘이가장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 관객은 단순한 구경꾼이 아닌 사건 당사자가 된다는 점을 영화 ‘밥꽃양'과그 관객들이 증명하고 있다. 이런 차이는 물론,이문열씨를 초청하여 영광도서에서 열린 토론회가 서점과 출판사가 공동 주최한 신간 판촉행사의일환이었다는 사실과,‘밥꽃양 이야기모임'이 밥꽃양 ‘독자'들의 내적 요구에 의하여 개최된 토론회였다는 사실로부터 강력하게 발생한다.우리 시대의 소설가들은 영광독서토론회 식의 판촉활동이 아닌 곳에서 독자와 대화하는 경우가극히 드물다.기껏해야 각종 문학강좌에서 ‘선생님'으로 독자를 만날 뿐이다.어디 소설가뿐이랴? 우리 사회의 말을 생산하는 자들은 그 말의 소비자와 결코 직접 대면하려 하지않는다.어쩌다 대면을 할 기회가 있어도 마지못해 단상에라도 올라간다.인쇄매체의 권위를 타고 강림하던 말은 이번에는 마이크의 독점을 통해 선포된다. 이런 근본적 불평등이 야기하는 효과는 자명하다.저자는독자와 같지 않다는 것이다.바로 이러한 편향적 언어유통구조를 타고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들은 자신들의 일방적 언어를 사회적으로 관철시키는 데 성공해 왔다.그러나,‘밥꽃양 이야기모임'은 바로 이러한 언어유통구조에 균열을 내려는 사람들의 모임이었다.참가자들은 지금까지 말의일방적 소비자였던 사회적 약자들의 말을 겉으로 드러내려애썼고,스스로 모임을 만들고,거의 모든 참가자들이 말을하고,그것도 사정이 허락하는 한 밤새도록 이야기했다. 이는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제 말의 소비자들이 더이상 언어의 일방통행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아닌가? 나는 앞으로 우리 사회의 토론은 이러해야 한다고생각한다.텔레비전에서도,학회에서도,열두 시간짜리 토론을 하자.그리하여 매체와 제도가 부과해준 모든 우상을 벗겨버리고 실체가 드러날 때까지 말하도록 하자.사회의 건강성은 최우선으로 말의 건강에서 온다. ●노혜경 시인
  • 아르헨티나 ‘국가 부도’

    [부에노스아이레스 AFP 연합] 아르헨티나가 사상 최고(最高) 디폴트(채무불이행) 액수인 1,320억달러에 달하는 대외부채 상환을 중단한다고 아돌포 로드리게스 사아 아르헨티나 임시 대통령이 23일 선언했다. 그는 또 페소화(貨)의 평가절하도 거부하고 페소화와 달러화의 1대1 고정환율을 당분간 고수하겠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의회는 이에 앞서 오전 표결을 거쳐 로드리게스 사아 임시 대통령의 임명동의안을 169대 138로 가결했다. 사아 임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카사 로사다 대통령궁에서공식 취임했으며, 내년 3월 페르난도 델라루아 전 대통령을 대체할 대통령선거를 치를 때까지 위기에 빠진 아르헨티나를 통치하게 됐다. 사아 대통령이 의회 취임 연설을 통해 “대외부채의 상환을 중단하며 일자리 100만개를 새로 창출할 계획”이라고선언하자 의원들은 일제히 기립해 “아르헨티나,아르헨티나”를 연호했다. 그는 “사회적 비상상태는 아르헨티나가 당면한 최대문제”라고 전제하고,아르헨티나는 대외부채 상환을 불이행하고 있지 않으며 부채상환중단으로 얻는 예산은 새 일자리와 식량계획 등 사회적 지원을 제공하는데 사용하겠다”고말했다. 그는 또 “평가절하는 매우 쉬울지 모르나 노동자들의 구매력 상실을 의미할 수도 있다”며 당분간 달러화와 페소화의 1:1 고정환율제를 고수하겠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사아 임시 대통령은 동시에 금융위기와 관련해 다음 주중에 두 가지 법적 통화인 페소화와 달러화 이외의 ‘제3의 통화’에 대한 구상을 발표하겠다고 말했으나 더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디폴트(default)란] 공사채나 은행융자 등에 대한 원리금을 지불할 수 없는 상황을 말한다.즉 채무자가 원리금 지불의무를 계약에 정해진 대로 이행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것이 디폴트(채무불이행)다. 채무자가 민간기업인 경우 경영부진이나 도산 등이 원인이지만 채무자가 국가인 경우아르헨티나처럼 경제난으로 인한 보유외환 고갈이나 혁명,내란 등에 따른 대외지불 불능이 원인이다.
  • [씨줄날줄] 아,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는 영국 도박사들이 내년 월드컵축구대회 우승가능성 1위로 꼽고 있는 나라다.16강 진출이 비원인 우리로서는 부럽기 그지없는데 그러나 꼭 그럴 것도 없다.지금 그곳에서는 먹을 것이 없는 군중들이 들고 일어나 약탈을 일삼아 무법천지가 됐으니 말이다.아르헨티나는 194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5대 경제대국이었다.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는 저녁 무렵이면 쇠고기 굽는 ‘향기’가 골목마다 그윽했다고 하니 당시의 아르헨티나인들이 60년 후 군중들이 먹을 것이 없어 식품점을 약탈할 지경이 될 줄은 상상이나 했을까. 아르헨티나라 하면 탱고,축구와 함께 영화 에비타의 주제곡 ‘돈 크라이 포 미 아르젠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도 떠오른다.주인공 에바 페론으로 열연한 마돈나가부른 노래다.에비타는 가난한 농부의 사생아로 태어나 삼류 배우로 전전하다가 어느날 페론장군을 만나 나중에 영부인이 된 에바 페론의 애칭.그녀는 지금도 아르헨티나인들의 마음속에는 ‘성녀(聖女)’로 살아 있다.페론의 대중주의(포퓰리즘)는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을 약속하는 무책임한 정치노선.국내 기업가들에게는 수입대체산업화(ISI)로 국내시장을 보호해 주고 노동자들에게는 고임금과 사회보장을 제공했다.무역적자와 재정적자는 밀과 쇠고기를 팔아 쌓아 놓았던 외환보유고로 메웠다.에비타는 대중주의가운데 ‘노동자의 친구’ 역할을 맡음으로써 1952년 33살의 나이로 불꽃 같은 삶을 마감한 뒤에도 ‘가난하고 소외받는 자들의 영원한 벗’으로 추앙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대중주의는 머지않아 경제적 어려움으로 연결돼주기적인 위기를 불러들이게 됐다.10년전 아르헨티나 정부는 고정환율제를 도입하고 공기업을 해외에 매각하면서 초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경제를 회생시키는데 성공하는 듯했지만 90년대 중후반 다시 위기에 빠져 들었다.고정환율제로 무역적자가 늘어난데다 더 이상 팔 공기업이 없어지면서 재정적자를 보충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예나제나 미리미리 허리띠를 졸라매고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대신 흥청망청 쓰거나 쉽게쉽게 적자를 메우려 한 것이 위기의 본질이다. ‘나라를 한 번 잃어버렸던 백성은 또 잃기 쉽다’는 말이 있지만 아르헨티나의 지나온 길을 보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
  • 에듀토피아/ 청소년 ‘알바’ 말리지 마세요

    “엄마,나 이번 겨울방학동안 친구들이랑 아르바이트 할래요.” 고교 1학년생 민수(가명·17)는 얼마전 아침식탁에서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가 엄마에게 한바탕 꾸지람을 들었다. “어린 나이에 무슨 돈을 벌려고 해.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엄마는 일언지하에 못하게 했지만 민수는 몰래라도 꼭 한번 해볼 생각으로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방학을 맞아 이런 실랑이가 각 가정에서 심심치않게 벌어지고 있다. 이때문에 최근 서울 YMCA청소년 진학상담실에는 “필요한 돈을 줄 수 없으면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게 동의서를 써 달라”고 떼를 쓰는 자녀 때문에 걱정하는 부모들의 상담 전화가많이 걸려온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면서 요즘 패스트푸드점이나 주유소에서는 일하는 아이들을 흔하게 발견할 수있다.하지만 어른들의 청소년 아르바이트에 대한 생각은 대체로 부정적이다.‘일하는 아이들은 불량 청소년’이라며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람이 대다수다. 장원섭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는 “일에 대한 청소년들의 욕구를 건전하게 유도하지 않으면 성매매와 같은 유혹에 빠질우려가 있다”면서 “직접 일을 하면서 생생한 직업정보를얻고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며 무조건 말리지 말라고 조언했다. ▲우리도 일이 필요해요=요즘 청소년들은 돈 쓸 곳이 많다. 핸드폰 요금을 내고 신발,옷,액세서리 등을 사려면 부모들이 주는 용돈으로는 모자란다. 학생들의 아르바이트는 많은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금지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다.문제는 건전한 아르바이트도 많지만청소년이 돈을 벌고자 할 때,마땅한 일자리가 없고,있더라도 청소년의 노동력을 착취하거나 성적(性的) 서비스를 요구하는 업소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일의 교육적 효과=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일을 하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고 사회와 직업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이점도 많다고 말한다. 서울 YMCA 일하는 청소년지원센터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립심,돈의 가치,부모에 대한 고마움 등을배울 수 있다’고 대답한 사람이 57.9%,‘스스로소비욕구를 조절할 수 있다’고 한 사람이 38.6%로 아르바이트를 좋게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많았다. 부모들도 “자녀들이 파트타임 일을 하면서 학교 성적이 떨어지지도 않았고,오히려 일 경험을 통해 성숙해져서 일하기전에 비해 부모와의 관계도 좋아졌다”고 하는 등 인식을 바꾸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13∼14살 때부터 조그마한 일이라도해서 스스로 용돈을 마련하는 풍토가 정착돼 있다. ▲일자리 찾기와 지원센터=아르바이트 전문사이트는 알바누리(www.albanuri.co.kr)가 대표적.알바119(www.alba119.co.kr),알바포유(www.arba4u.wo.to),아르바이트천국(www.arbi.co.kr)에서도 조건에 맞는 일자리를 알선해준다. 지난 9월 설립된 서울 YMCA 일하는 청소년지원센터는 청소년들의 일에 대한 욕구를 건전하게 수용하고 각 분야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일자리를 알선해 주고 있다. 이혜정 소장은 “청소년들이 일터에서 생긴 부당한 사례를고발하면 고용주에게 개선권고 명령을 내리고 개선되지 않을경우 형사 고소까지 도와준다”고 말했다. 허윤주기자 rara@.
  • “여성 간접차별 내년부터 혼난다”

    ‘숨어 있는 남녀차별을 찾아라.’여성부는 직접적인 남녀차별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판단 아래 내년부터는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간접차별을 찾아내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특히 18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는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개정안에 따라 내년상반기부터는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사각지대의 남녀차별피해예방에 주력할 예정이다.일반이 잘 모를 수도 있는 ‘간접차별’의 의미와 실태를 알아본다. ■여성부 '사각지대 찾기' 주력. ◆간접차별의 새 정의=개정법률안에 의하면 간접차별은 이렇게 정의된다.즉 ‘어떤 조건이나 기준을 적용함에 있어외형상 혹은 형식상 성적 차별이 없거나 중립적으로 표현됐다 하더라도 그 조건이나 기준을 충족하는 특정 성(性)의 비율이 다른 성에 비해 현저히 적어 그로 인해 특정 성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때,그 기준이 정당한 것이거나 업무상 필요성에 부합한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없는 경우’라고 설명하고 있다. 남녀차별개선위원회의 구성도 ‘남성 또는 여성의비율이 10분의 6을 초과해서는 안된다’고 명시,양성평등을 위한 모범을 보이기로 했다.현재 남녀차별개선위 위원 중 여성비율은 70%에 이른다.다른 정부 위원회도 이에 따를지가주목된다. 그러나 이번 개정작업의 쟁점이었던 ‘시정명령권 도입’이 재계 설득에 성공했음에도 정작 법무부와 노동부 등 관계부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해 후퇴한 것은 아쉬운 숙제로 남았다. 개정안 중 두드러지는 것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만 조정절차를 개시할 수 있었던 것을 앞으로는 합의 여부에 관계없이 이를 개시할 수 있도록해 시정신청이 효율적으로 처리될 수 있게 한 것이다.성희롱 행위자에 대해 위원회는 공공기관의 장 및 사용자에게 징계 혹은 이에 상당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할 수 있도록 해 성희롱의 사전방지도 도모했다. 여성부 관계자는 “남녀평등에 대한 인식의 확대로 점차외형상·제도상의 차별관행은 줄어드는 반면 불합리한 종전의 관행을 고수하려는 의식과 사회적·경제적 환경의 변화로 입법 당시 예기치 못한 다양한 차별사례가 나타났다”며 “이번에 남녀차별 금지의 적용범위를 확대,법제화함으로 남녀차별 해소를 위한 인식의 확산과 특정 성의 차별적 피해에 대해 실질적 구제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간접차별의 예=①A공사에서는 2000년 노사간 임금협상을 하면서 동종업체와의 근무조건 차이에 따른 노동강도 강화를 감안해 그에 해당하는 대상을 야간 철야근무자에 한정,이들을 대상으로 보전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이로써야간근무를 하지않는 여직원들은 수당지급에서 제외됐다고 이를 시정해달라는 신청이 있었다. 당시 위원회는 ‘인력 충원 시까지 한시적인 보상대상자’라는 단서 때문에 이를 남녀차별로 인정하지 않았으나실제로 이런 일이 있다면 내년부터는 명문화된 법률에 의해 남녀차별로 인정된다. ②‘여행원제도’처럼 성별구분을 한 명백한 남녀차별 직업군은 없어졌다고 해도 아직도 남아 있는 코스별 인사관리제도는 간접차별이 된다.즉 직무를 일반직과 종합직으로 나누고 직군선택기회를 동등하게 부여했지만 직군의 승진범위와 임금폭을 다르게 정하거나 구분요건을 해외나 지방근무 등 외지전근가능 여부로 결정,교묘하게 성차별을 하는 것이 바로 간접차별이다. ③ 가족수당이나 주택자금 대출 지급대상을 ‘주민등록표상 세대주’로 정하면 대다수 여성이 지급대상에서 제외된다.94년 노동부 행정해석에서는 이를 위반이 아니라고 봤으나 내년부터는 위반이 된다. 허남주기자 yukyung@. ■외국의 간접차별 사례. 미국에서는 직무교육을 업무시간이 끝난 저녁에 하는 경우도 간접차별이라고 본다.대부분의 여성이 가사의 책임을 갖고있는 현실에서 근무시간 외에 직무교육을 한다면 여성의 참여율이 낮을 수 밖에 없고,결과적으로 여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직무를 나누면서 외지전근이 가능한가를 기준으로 했다가 남녀차별의 한 예로 변호사연합회측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힌 예가 있다. 영국은 ‘성차별금지법’에 여성의 비율이 남성의 비율보다 현저히 적은 경우를 간접차별로 밝혀두고 있을 뿐아니라 ‘여성들이 그 기준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여성에게 불이익이 되는경우’까지 간접차별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민권법과 판례에서는 ‘차별성을 덜 가진 대체적 행위가 가능함에도 사용자가 이를 거부했다는 사실을 근로자가 입증했을 경우’라고 간접차별의 판단기준을 마련해두고 있다. 그외 독일 베를린주와 헤센주에서도 ‘규칙 또는 조치가성(性)에 중립적으로 표현됐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여성에대해 불리하게 작용하는 일이 남성보다 많으면 이 역시 간접차별’이라고 판단한다.호주에서는 ‘가해자가 다른 성을 가진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는 조건·자격·관행을 부과하면 성차별행위가 된다’고 기존의의식구조까지 차별의 범주에 넣었다. 허남주기자
  • NGO/ “테러방지법은 제2의 국가보안법”

    “제2의 국가보안법이 저 국회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한 여성이의원회관 쪽에서 뛰어왔다. 김홍신 의원 사무실을 찾아 ‘테러방지법안’ 폐기 청원서를 제출하고 나오는 참이었다. 인권운동사랑방의 류은숙(柳銀淑·34) 사무국장.잠시 숨을 고른 그는 ‘테러방지법 결사반대’라고 적힌 피켓을들고 1인 시위에 들어갔다.벌써 1주일이 넘었다. 국가정보원이 테러방지법안을 입법예고한 지난 달 12일부터 밤을 새는 날이 많아졌다.68개 시민·사회단체와 일일이 접촉,‘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이란 연대체를 꾸려 매일 항의 집회를 여는 일도 류국장이 주도하고있다. 법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된 지난 달 27일에는 시위대와 함께 국정원으로 달려갔다.4일부터 정기국회가 끝난 8일까지 닷새 동안은 노동·농민단체와 국회주변에서 24시간 밤샘농성을 했다. “국정원이 법 제정을 서두르는 바람에 우리도 눈코뜰 새가 없어요.인권과 직결된 법을 만드는데 의견수렴도 거치지 않는 것은테러방지라는 미명으로 국정원이 권한 확대를 꾀한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국정원은 테러방지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통상적인 입법예고 기간인 20일을 10일로 단축했다.공청회도 생략했다. 차관회의,당정협의,국무회의 의결은 불과 이틀만에 일사천리로 끝났다. 그나마 법안에 있는 테러의 개념 가운데 ‘사회적 목적’ 등 모호한 문구를 일부 삭제했다.또 ‘국정원이 터레 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갖는다’고 명시했던 부분을 고쳤으며 참고인 강제구인,구속기간 연장 조항을 삭제했다. 그러나 류 국장은 “겉모습만 살짝 바꾸었을 뿐 본질은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국가안보·외교관계에 영향을 미치거나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는 행위’를 테러범죄로 규정한 것은 언제든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설명했다. “테러 수사를 전담할 대테러센터를 국정원에 두고,국정원장이 센터의 장을 임명하며 조직·정원을 결정할 권한까지 갖고 있습니다.테러를 저지를 것으로 의심되는 외국인을 출국조치할 수 있다는 조항은 자칫 외교문제로 비화될수 있습니다.불고지죄,허위사실 신고·유포죄를 보면 국가보안법을 그대로 베껴놓은 것 같습니다.”류 국장은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법 조항을 조목조목 나열했다. 그렇다고 테러 방지대책의 필요성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그는 “월드컵을 앞두고 테러 대응책을 마련하다는데 반대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면서 “문제는 인권침해,국정개입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국정원이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기존 법률을 면밀하게 따져 활용하거나,경찰 등 대테러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을 보강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류 국장은 국정원보다 국회에 더 큰 실망을 느끼고 있다. 테러방지법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모든 의원들에게 두 차례나 요구했지만 단 4명만이 답신을 보내왔다. “국정원은 조만간 법안을 통과시킨다고 호언장담하는데의원들은 아무런 관심이 없어요.산적한 민생법안은 내팽개치고 모순투성이의 이 법안을 졸속 처리한다면 의원들은또다시 비난을 받을 겁니다.” 92년 대학 졸업 후 인권운동사랑방 창립 멤버로 인권운동에 뛰어 든 류 국장은 휴일마다 식당 설겆이를 하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원래 인권교육 개발이 전문 분야인데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나 이 고생이랍니다.” 결혼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맹렬 여성이 피곤에 치쳐 충혈된 두 눈을 부릅떴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대한광장] 정리해고와 함께하는 삶

    경제 불안심리가 곳곳에서 감지된다.제2의 IMF가 올지도모른다느니 하는 일부 언론의 호들갑 속에 또다시 정리해고의 삭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폭력진압으로 당사자들뿐 아니라 지켜본 많은 이들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겼던 대우자동차의 경우나 결국 자본의 논리가 관철되고 만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의 아픔이 차마 눈길을 들어올리기조차 무참한데,한 수 더 떠서흑자를 보면서도 현장 생산직 노동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인원에 대한 정리해고를 단행한,파렴치하다고밖에는 말할 수 없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구조조정이라는 미명 하에 정작 실현돼야 할 재벌의 해체나 부의 편중을 해소하는 일에는 별 진전도 없으면서 어째서 정리해고만은 이리도 수월하게 이루어지는지 가슴이 답답해진다.지난 98년 IMF 관리체제를 조속히 극복해야 한다는 구호를 내걸고 소위 노사정이 정리해고의 법제화를 합의한 일은 지금 와서 생각해볼 때 정말 잘못 끼워진 비극적 단추였다. 나라 전체의 경제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절박성이 아무리 크기로,정리해고라는 극단적 처방이 어떻게 구조조정이라는 차원에서 운위될 수 있었던 것일까.우리나라처럼 사회보장도 제대로 돼 있지 않고 일자리도 편중된 나라에서달리 먹고 살 길이 없는 사람들에게 직장은 최후의 보루와 같은 것인데,그 최후의 보루를 빼앗길 때 가야 할 곳이어디 있다고 생각하기에 거리로 그리 쉽게 내모는 것일까? 경제를 단순히 이익의 극대화라 생각한다면 점점 부담스러워지고 있는 인건비를 감축한다는 발상은 손쉽고 효과적인 발상일 것이다.그러나 경제가 국가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인간적 품위와 윤리를 실천하기 위한 물적 토대를 만드는 활동이라 생각한다면,노동밖에는 자기의 부를 창출할 다른 방도를 지니지 못한 사람들을 거리로 내쫓는 일은,함께 망하는 일이 있어도 해서는 안될 일에 속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도산한 기업 또는 방만한 경영의 책임은 노동자에게 있지 않다.하물며 경영 합리화라는 이름이 일하는 사람에게서일자리를 빼앗고 그리하여 생존의 권리 자체를 박탈하는일을 당연한 선택으로여긴다면,도대체 그렇게 하여 늘어난 부를 어디다 쓰고 싶은 것인가. 자본주의 제도는 개인이 사유재산을 지닐 권리를 신성한것으로 인정한다.그러나 동시에,그 부의 축적과정이 정당해야 하고 재산권의 행사가 공동체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의무 또한 소유의 권리 못지않게 신성한 것이다.나아가 노동자가 노동의 대가로 가지고 가는 임금은 자본가가 베푸는 것이 아니라 노동 그 자체가 인간에게 부여하는 재산축적의 가장 근본적 방법에 속한다. 노동할 권리는 자본의 권리를 넘어선다.그러므로 자본가가 생각할 수 있는 구조조정은 노동자를 하나의 생산도구처럼 제거하거나 사용하는 일을 제외한 부분이며,국가공동체는 자본가가 노동을 자본에 종속된 것으로 다루는 것을 감시하고 부의 축적과정과 분배과정에 정의가 실현되도록 조정하고 규제할 근본적 의무를 지고 있다. 박정희식의 조국 근대화가 바람직한 경제모델일까.그 안에 얼마나 많은 피와 눈물이 있었던지를 기억한다면,정리해고를 허락한 법 조항은 폐기돼야 한다. 우리 각자가 쫓겨나는 사람이됐다고 한번만 입장 바꿔 생각해 보자.그리고 사람을 몰아내고서 이익과 생산이 극대화된다면 그것을 과연 경제라고 불러도 되는 것인지 한번만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 노혜경 시인
  • 취업여성 ‘족쇄’ 육아/ 친정..시댁..아침마다 뛰는 엄마

    “아이 맡길 데가 없다.”육아문제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골칫거리’중 하나다.20∼30대 젊은 부부뿐 아니라 ‘손자키우기 부역’에 동원되는 그들의 부모 세대도 흔들리긴 마찬가지다.그래서 취업여성들은 육아를 위해 직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그러나 정작 ‘유아교육 시장’은 과잉이다.엄청나게 꼬인 육아문제의 해법을 다각도로 진단해 본다. [취업모에게 육아는 고통] 회사원 김소정씨(37·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소원은 ‘오래 사는 것’이다.두 딸을 키우면서힘겨웠던 ‘육아후유증’때문이다.오래 살아 손자·손녀를길러줘야겠다는 것이다.“출산휴가가 끝나자마자 생후 2달된 아이를 맡기느라 아침마다 전쟁을 치렀어요.제 딸에게만은육아부담을 덜어주고 싶어요.육아부담 없으면 딸은 우리 부부처럼 그렇게 싸우지도 않을 테고….”아이를 키우면서 직장생활을 해본 여성이라면 누구에게나 눈물나는 사연이 있다. 육아는 아직도 여성의 몫.그러나 맞벌이 부부의 경우 남편들도 예외는 아니다.은행원 박영호씨(33)도 육아문제라면 아예 고개를 내젓는다.“연립주택의 엉성한 놀이방에 우는 아이를 맡기고 돌아서는 아침마다 아내는 울었어요.생후 18개월 이하는 맡아주겠다는 곳이 없어 겨우 구한 곳이라 불평도 못하고….아이가 자라서 놀이방을 골라 갈 수 있게 된 것만 해도 이젠 좀 낫지요.도대체 언제까지나 육아는 개인의 책임이어야 합니까?”[보육시설은 못 믿어] 갓난 아이를 맡아주는 보육시설은 드물다.3살이상 ‘교육’을 맡고있는 곳은 많지만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갓난 아기들은 거절당하게 마련이다. 2000년 여성특위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영유아 보육서비스 실태분석’에 의하면 보육대상(만 6세미만) 207만명중영아전담보육시설을 이용하는 3세미만 아기(영아) 숫자는 불과 2,376명에 지나지않는다.0세 아기는 0.5%,1세는 5.0%,2세는 19.9%로 나이가 어릴수록 시설이용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기지 않는 이유는 ‘본인이나가까운 사람이 돌보는 게 안심(79.2%)’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2세미만은 시설에서 거절했다’는 답도 11.8%나됐다. [3세미만의 영아전담시설 절실] 취업모의 아이들은 친인척이 양육하지 않는다면 대부분 보육시설이 아닌 놀이방 등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영·유아가 뒤섞여 있는데 발달단계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특성이 다르고 양육방법도 역시 달라야 한다.그러나 현실은그러지 못해 36개월 미만 아동의 부모들은 대부분 유아와 뒤섞인 시설에 불만을 표한다.영아전담반 혹은 영아전담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시간제·야간제·24시간반·휴일반 등 운영시간을탄력적으로 갖추지않은 현실은 취업모를 위한 시설이 아니라는 지적이다.양육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18개월 이하 영아보육을 실시하는 시설이 드문 만큼 보육비가 많이 드는 것도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아직도 후진국형] 출산휴가를 막마치고 나왔다는 회사원 원혜진씨(29)는 직장을 계속 다녀야할지 고민중이다. “말이 좋아 맞벌이지,한 사람이 번 것은 몽땅 아이를 돌보는 데 쏟아부어야 하는데 과연 취업이 좋은가 심각하게 생각중입니다.” 보육이 안정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불안감은 여성의직장생활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5월 여성부가 전국 1,500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여성의 삶과 일에 대한 국민체감 의식조사연구’에 의하면 25∼34세 기혼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0.9%로 이는 전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47.4%보다 훨씬 낮다.반면 맞벌이를 원하는 여성이 75.2%나 된다는 사실과도 비교된다.바로 여성경제활동의 후진국형인 M자형 곡선의 낮은 부분에 해당한다. 21세기는 여성인력의 활용과 국가경쟁력이 밀접한 연관을가진다는 매킨지보고서가 적용되는 시대다.그럼에도 오늘 한국의 취업여성들은 직장과 육아,두 갈래길에서 고민하고 있다. 허남주기자 yukyung@. ■실속없는 보육정책…‘젖먹이’ 갈 곳이 없다. 부모들은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지만 민간시설은 과당경쟁으로 아우성이다.지난 95년부터 3년간추진된 ‘보육시설확충계획’으로 인해 민간보육시설의 숫자는 9,000개나 늘어났다. 민간시설이 보육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 현실은 보육이 사회적 공공성 확보보다는 시장논리 중심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을 야기한다.더욱이 보육시설의 설치·운영이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를 채택한 탓에 시설과 교사의 자질 미흡문제가 지적됐다.유아교육과 보육단체 사이의 이해관계 대립,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부처이기주의까지 겹쳐 유아교육법 개정안은 15대 국회에서도 자동폐기되고 말았다. 16대 국회에서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의원 대표발의로 국회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유아교육과 보육의 ‘통합’을 최우선으로했던 것에서 물러남으로써 보건복지부와 교육인적자원부 등이해당사자간 신경전의 소지를 없앴다.대신 영유아 종합정책을 수립하고 관계부처간 의견을 조정,감독하기 위해 국무총리 소속하에 영유아보육·교육위원회를 두는 규정을 담았다. 또 그동안 신고제였던 보육시설 설치·운영을 허가제로 바꾸고 복지부장관이 검정·수여하는 ‘보육교사자격증’제도를신설하는 등 실질적인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유희정박사(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는 “보육문제는 영유아의 잘 자랄 권리와 함께 여성인력개발의 기초로서의 보육,국가 미래인력 개발의 차원에서 동시에 접근돼야 한다”며“보육정책이 전 국민 대상의 복지적 관점에서 수행되고,정부의 참여를 확대해 보육서비스의 사각지대인 3세 미만의 보육을 활성화시키는 전향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남주기자. ■선진국에선 “미래 주역…육아는 국가몫”. 선진국의 보육시스템 발전의 근저에는 ‘영유아 교육은 미래의 국가경쟁력’이라는 사고가 깔려 있다.실제로 영국,프랑스 등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기고 있는 취업여성의 상당수는 “아이를 맡아주는 시설이 있었기에 국가에 기여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프랑스] “크레슈가 없었다면 일하지 못할 것이다.”(엘렌르 프랑스·여·의사) 프랑스의 대표적인 사설보육시설은 3살 미만의 아이들을 맡는 크레슈(Creche).현재 3살 미만의 아동 220만명 중 맞벌이 부부의 아이들 110만명의 25% 정도인 28만여명이 크레슈를이용하고 있다. 파리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도심의 ‘라 메종 앙샹테’의 경우 4층 규모에 놀이방,우유병 소독방,도서방,심리치료방,진료방,TV방 등 완벽한 시설을 자랑한다. 나이에 상관없이 아이들의 발달 정도와 생활리듬에 따라 보호하고,장애아도 정상아와 똑같이 생활하게 한다는 것이 크리스틴 스마이 원장(여)의 운영 방침이다. 맞벌이 부부의 육아를 전적으로 책임지는 만큼 시간대도 새벽 5시30분부터 밤 10시까지 탄력적이고,부모의 출근시간별로 방을 달리 운영해 근무가 늦어지는 부모의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재정면에서도 부모의 부담이 없다.프랑스 보육의 강점인 중앙정부와 자치단체가 모든 보육기관을 지원하기 때문이다.국가가 아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프랑스 보육·유아교육의 기본 원칙이 그대로 녹아있다. 현재 프랑스의 국·공립,민간 보육시설은 전국적으로 1만901곳(27만7,800명 담당)으로 공립 4,300곳(13만8,400명),부모협동 1,548곳(6만900명),민간 249곳(1만400명),일시보육 4,804곳(6만8,100명) 등이다. 아이들 보육과 육아를 담당하는 고용연대부 관계자 아니 드 클랑(여)은 “정부에서 보육·유아교육을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지만 아직도 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부는 아이들의 크레슈 이용을 더욱 늘리기 위해 향후 2년간 1,100만 프랑을 지원,크레슈를 증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 영국은 다른 유럽 선진국에 비하면 보육활성화 초기단계이다.한국처럼 보육(Child care)과 육아(Nursery)는 가족 책임이라는 전통이 강했다.그러나 지난 98년 집권한 노동당 정부에 의해 교육과 여성 취업기회 보장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보육과 유아교육이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교육기술부 주도로 보육과 유아교육을 실시하는 영국은 98년말 4세 아동 전원에 대한 취학전 아동교육 무상서비스를정착시킨 뒤 현재 3세 아동에게까지 서비스를 확대중이다.오는 2004년까지 3세 모두에게 혜택을 줄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방식의 보육시설을 제공하고 있다.각 지역별 유아교육시설 관리 기관을 지정하고,인근 교회 건물을보육시설로 활용하거나 ‘버퍼 베어’(Buffer bear)라는 기차역내 탁아소를 마련했다. 그러나 현존하는 기관만으로는 수요에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정부 관계자 마크 캐비씨는 “여성의 기회신장과 아동교육을 위해 정부가 영유아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유아교육과 보육을 통합한다는 큰 목표 아래 국가복권 수익금 등을 통해 160만명의 아동에 대한 교육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미혼모의 직장알선,장애아에 대한 국가보호 등도 중점 목표이다. 런던 최여경특파원 kid@.
  • [의약분업 대수술하라] 1.의약분업 이대론 안된다

    ***의약분업 의·약사·환자 모두 불만. 약물 오·남용을 줄이자는 취지로 지난해 7월 실시된 의약분업제도가 1년4개월이 지났지만 갖가지 부작용으로 전면개편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의·약사들의 과잉진료와 임의조제가 사라지지 않고 약을 좋아하는 국민들의 의식 등도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정부가 간단없이 그때그때 의약분업정책에 응급처방전을 내놓지만 약효가 적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의약분업과 관련된 문제점과 대안을 세 차례에 걸쳐짚어본다. ‘의약분업 이대로는 안된다’ 의약분업이 시행된 지 꽤 오랜시간이 지났지만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갖가지 부작용과 난제들로 휘청거리고 있다.의·약사는 물론 환자들까지 의료체계의 불편을 호소하며 차라리 분업 이전이 훨씬 나았다며 불만을 터뜨린다. 수익을 좇은 의료인력 유출현상이 심화되고 의료·의약계의 검은 커넥션은 여전하며 약물 오·남용 처방도 고쳐지지 않아 전면개편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19일 병원협회와 전국 보건소에 따르면 지방종합병원과 공공의료기관들은 전문의들과 약사,간호사들이 하나둘 빠져나가는 바람에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들 의료기관들은필요인력을 구하지 못해 아예 문을 닫거나 종합병원도 필수진료과목 전문의마저 확보하지 못해 병원급으로 등급이 떨어졌다.일부병원은 진료 중단사태까지 빚어지는 상황이다. 병원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병원급이상의료기관 104곳의 이직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문의 4,479명중 22.3%인 998명이 퇴직하고 의료기관별로는 병원이 194명 가운데 66명이 퇴직해 34%의 이직률을 보였다고 밝혔다.특히종합병원 치과의사의 경우 이직률이 40.9%에 달해 최악의 인력난을 보이고 있다. 병원·보건소에 근무하던 의·약사들이 대거 이직현상을 보이는 것은 의약분업으로 진료·처방수가가 오르면서 직접 개업하거나 대형약국에서 일하는 것이 보다 높은 소득을 올릴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의약분업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됐던 제약사와 의료계의 뒷거래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처방약의 사용량에 따라 제약사가 의사에게 사례금을 건네거나 신약품 처방을 미끼로매출액의 일정부분을 건네는 관행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약사들은 의사의 처방전을 독점하기 위해 사례금을 건네는 새로운 행태마저 생겨났다. 약사들의 약품 무자료거래나 임의조제도 여전하다. 예전과 달리 처방전만 있으면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된약품에 대한 조제도 늘어 오·남용을 부채질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진상기자 jsr@. ◇실태/ 제약사 로비·의-약사 담합 여전. 의약분업이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하고 있다. ■약물 오·남용 여전=‘한외(限外)마약제’로 불리는 약들은 의약분업 전에는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돼 사용처나분량에 대해 엄격한 통제가 이뤄졌다.그러나 분업 이후 처방전만 있으면 얼마든지 사용이 가능하다. 의약품도매상이나약사들은 “마약성분이 있는 약은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어 소아과 등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하고 있다. 최근 건강연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동네의원 3곳 가운데 2곳은 가벼운 증상의 감기환자에게도 항생제를 처방하고일부의원은 스테로이드제(성장장애·연골조직 파괴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약품)까지 처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내 의원 149곳과 약국 100곳을 대상으로 처방 및 조제행태를 조사한 결과 96곳(64.9%)에서 항생제를 처방했다.염증치료를 이유로 스테로이드제를 처방한 의원도 8곳이나 됐다.약국에서는 5%가 처방전이 없는데도 항생제를 판매하는등 대체조제나 불법적인 항생제 남용사례가 여전했다. 서울 K의원 원장은 “감기 등 가벼운 병이 잘 낫는다고 소문난 병·의원은 약물처방을 강하게 쓰는 경우가 많다”며“환자들의 조급증이 항생제 남용을 부추긴다”고 말했다. ■검은 커넥션 확산=의사들의 오리지널약 처방이 늘면서 외국 제약사들의 전문의약품들이 봇물처럼 들어오고 있다.복사제품이 많은 국내 제약사들은 약품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칼자루를 쥐고 있는 의사들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다. S제약 영업부장 S모씨(41)는 “예전부터 있어온 관행이 의약분업후 오히려 제약사간 로비전을 가열시켰다”고 말한다.S씨가 소속된 제약사의 경우 의약품 처방에 따른 사례비로 의사들에게 매출액의 일정률을 지급한다고 밝혔다.이밖에 랜딩비와 의사들의 해외 나들이,연구비 지원도 관행처럼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업 이후 전문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약국조제가 가능하게 돼 약국은 의사와의 친밀도에 따라 매출이 큰영향을 받는다.의사와 약사가 담합해 같은 건물에 입주하거나 약사가 인근 병·의원 의사들에게 정기적인 상납까지 하고 있다.심지어 약사들은 같은 건물에 병·의원을 유치하기위해 보증금이나 임대료를 대납하거나 면제(본인 소유일 경우)해 주기도 한다. 수도권 A시에서 약국을 하는 K모씨(43)는 “인근 병·의원의 처방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는 만큼 영향력있는 의사들과친분을 쌓기 위해 들어가는 별도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의보환자 처방약 되팔아=의약품 매매에서 무자료 거래가여전한 실정이다.약국들은 약품도매상에게 무자료 거래를 요구하고 있으며,일반의약품의 경우 일정분량은 예외없이 이런 방식으로 납품되고 있다. 전문의약품 사용이 많은 의료보호 대상자들은 한꺼번에 처방약을 20만∼30만원어치 사들이기 일쑤다. Y시의 모약사는 “의료보호 대상자들은 여러 병원을 돌며장기적으로 복용할 약을 산 뒤 용돈마련을 위해 되파는 일이 많다”면서 “지자체가 약품비를 지원하고 결제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약국에서 싼값에 이를 되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유진상기자 jsr@. ◇최근개업 전문의 진단 “의료환경 무시 부작용 자초”. 의약분업이 시행된 지 1년4개월이 지났다.그동안 달라진 의료환경 속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면서 여러가지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종합병원에 근무하던 전문의들이 병원을 떠나개원하는 추세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본인도 지방대학병원에서 과장으로 재직하다 최근 서울 강남에 병원문을 열었다. 이처럼 전문의들의 병원 이탈현상은 의과대학 교수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그 이유는 개원하면 보다 많은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하지만 대부분의 의과대학교수들은 대학을 평생 직장으로 생각하고 근무한다. 그러나 의약분업 이후 대학병원의 수입이 격감하면서 대학병원도 신규의사 채용억제,수입이 적은 과에 대한 차등 대우,병원간 환자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교수들의 노동 강도가 높아졌다. 이뿐만 아니라 연구지원비의 격감,연봉제 도입으로 인한 위기감이 고조돼 의과대학의 근간을 이루는 교육·연구·진료의 균형이 깨지면서 교수들이 무작정 진료 영업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또 의사 수급정책의 혼란으로 인해 많은 수의 의사가 배출되면서 설 자리를 위협받게 되자 하루라도 빨리 개원해서 자리를 잡으려고 하는 현상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더욱이 의료사태 이후 교수권위의 상실로 인해 교수의 명예가 더 이상 명예로 느껴지지 않는 점도 한몫을 했으리라 생각된다. 의약분업이 올바른 의료전달체계를 정립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대학에서 중진급 교수들이 빠져 나가는 현상은 대학의 수준을 떨어뜨리게 된다.이는 곧 의료의 질 저하를 가져와 의료전달체계의 하나의 축이 흔들리게 되는 현상을 초래한다.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대학병원 재정의 견실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의료인에 대한 신뢰회복 등과 선진민주 자본주의 정책에 입각한 의료정책의 개선 등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선진국 일본이 수십년에 걸쳐 의약분업을 정착시켜 가듯이그 시대 사람의 문화,관습,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고개혁이라는 이름하에 급진적으로 바꾸어서는 안되며 정상적인 적응과정을 거치면서 서서히 바꾸어야 한다.개혁이 곧 좋은 제도라는 이상만 가지고 급진이나 혼란이라는 인식이 들게 해서는 개혁이 성공할 수 없다. 박형배 신경정신과.
  • [사설] 법원의 ‘색깔 과잉반응’ 제동

    서울 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조병현 부장판사)는 지난16일 국방일보 ‘피바다’ 보도 파문으로 해임됐던 국방홍보원장이 국방부를 상대로 낸 전임계약해지 무효확인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상급심 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법원이 판결문에서 “사회적 물의가 야기됐다는 이유만으로 채용계약해지가 유효한 것은 아니다”면서 “이 사건 기사는 어떠한 불순한 의도에서 게재된 것이 아니라 단순한 편집과정상의 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점은 매우 주목된다. 당시 야당은 “국방일보가 맞는지,노동신문의 기사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국방일보에 간첩이 있는것 아니냐”고 공세를 폈고 여당은 야당을 가리켜 ‘일본자민당을 본받아 우경화되고 있다’고 비난하는 등 색깔공방을 벌였다.언론들도 “안보의식이 패닉상태”,“군의정신전력이 무장해제 수준에 다다라 있다”는 등의 글들을 잇따라 내보냈다.결국 국방부는 국방홍보원장과 국방일보 관계자 2명을 해임,파문을 수습했다.그러나 법원은 사건의 경위를 ‘기사 출처를제대로 밝히지 않고 따옴표를 붙이지 않은’ 실수라고 인정,색깔공세·이념공세의 시각을배제했다.우리는 북한과 관련된 문제만 나오면 크든 작든,실수든 고의든 가리지 않고 금세 흥분하고 ‘마녀’를 찾아내야 하는 분위기 속에 갇혀 지내왔다.민주화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후에도 좌든 우든,보수든 진보든 색깔 공방에 쉽게 함몰되는 경향을 보여왔다.법원이 색깔론과 이념공세의 ‘과민반응’에 제동을 건 것은 이러한 점에서 높이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민영방송인 SBS는 지난 16일 서울 남부지원 민사4부(부장판사 강현) 심리로 열린 ‘장길산’ 드라마 판권 반환 소송에서 “1995년 작가인 황석영씨와 드라마 제작을위한 계약을 마치고 남북합작 제작까지 준비했지만 안기부(현 국정원)의 압력으로 방송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안기부가 ‘국가보안법 관련 구속자의 작품을 방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해 끝내 제작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보안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작품의 드라마화와 나중에보안법에 저촉된 작가 사이에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표현의 자유,언론의 자유는 헌법이 정한 민주적 기본질서의 핵심이다.공안기관의 압력이나 자의적 해석 때문에 이러한 자유가 훼손되어서는 안된다.SBS의 진술이 사실이 아니기를 오히려 기대하고 싶은 심정이다.북한과 관련되기만 하면 사리분별 없이 우선 색깔공세를 펴거나 국민의눈과 입을 봉해 놓으려는 우스꽝스러운 시도가 언제까지반복돼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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