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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불황 탓 임시직 전전”” 日 ‘프리터스’ 급증

    (도쿄 AFP 연합) 일본에서는 요즘 시급(時給)임시직원으로 일하면서 문화생활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현재 수백만명에 이르는 이들은 영어의 ‘프리'(Free)와 독일어의 ‘아르바이터'(Arbeiter)를 합성한 ‘프리터스'(자유일용직근로자)로 불리며 식당이나 편의점,경비원,입시학원 강사 등에서 일한다. 프리터스의 급증은 한 회사의 종신고용을 스스로 거부해서라기보다는 일본의 장기침체와 기업의 비용절감 추세 때문이라는 해석에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대략 140만∼400만명으로 추산되는 프리터스의 이미지는 트렌디한 ‘보헤미안'의 생활패턴에 맞는 다양한 파트타임 직을 영위하는 ‘자유로운 정신'으로 각인돼 있다. 프리터스는 취업정보회사 ‘리쿠르트'가 지난 1985년 배우나 뮤지션이 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의 시련과 좌절을 그린 영화 ‘프리터스'에서 따온 이름이다. 지난 1990년대에는 이러한 꿈을 간직한 프리터스가 전체의 15%선에 이르렀지만 요즘에는 어쩔수 없이 프리터스로 전락한 ‘불황의 희생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일본노동연구소 고스기 레이코 선임연구원의 설명이다. 고스기 연구원은 프리터스의 증가는 학교 중퇴자나 대학졸업생 고용 격감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지난해 프리터스 가운데 184만명은 학교중퇴자였고 20만명은 대학졸업생이었다. 기업들이 인건비가 싸고 한층 유연한 노동력을 찾아 나서면서 임시직이 늘어나는 것도 프리터스 양산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프리터스의 70% 가량은 부모에 얹혀 살기 때문에 안정된 생활을 보장해주지 않는 이런 임시직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리쿠르트'가 운영하는 잡지 ‘프롬A'의 편집장 후지모토 가쓰노리는 설명했다.따라서 이들의 평균 연수입 140만엔(1만 1200달러)의 대부분은 용돈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주 20∼30시간씩 일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영어공부나 자격시험 준비 등을 비롯한 문화활동에 몰입하는 젊은이들이 많다.후지모토 편집장은 “그러나 대체로 27∼28세 전후가 되면 정규직업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 “국보법등 악법 전면 개폐해야”국제 앰네스티 워크숍서 한상범위원장 주장

    국제 앰네스티 한국지부 워크숍이 12∼13일 이틀간 서울 보문동 노동사목회관에서 한국인권운동이란 주제로 열렸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한상범(사진) 위원장은 강연에서 “정치적으로 악용돼온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문제시되는 법령들을 전면 개폐해야 한다.”면서“정보 공안기관이 갖는 권한을 규제하고 그 활동을 국회와 정부가 보다 내실있게 정기적으로 감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한 위원장은 또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사상 양심범의 수인,보안법에 부수된 악법의 전향제 등에 대해서도 한국의 NGO가 보다 조직화된 활동으로 대중의 인권의식과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창국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출범의의와 그간의 주요 성과를 설명하면서 효율적 인권보장을 위해 인권위원회와 시민·인권단체의 협조를 강조했다. 이영표기자
  • 실현성 없는 대선공약 많다, 예산지원 약속등 국가재정운용 저해 우려

    연말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실현이 쉽지 않은 공약과 선심성으로 보이는 공약이 벌써부터 넘쳐 ‘공약(空約)’으로 흐를 우려가 제기된다.또 국가 전체의 재정운용에서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부문별 예산지원을 약속하는 ‘칸막이식 공약’도 많다.대선이 가까워질수록 표를 의식해 인기에 영합하는 듯한 공약이 난무할 가능성이 높아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과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최근 교육부문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7%로 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이렇게 될 경우 현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10조원이 넘는 예산이 교육에 추가로 투자돼야 한다. 또 중소기업부와 소방청을 신설하고,문화부문에 대한 예산은 전체의 1.5%로 높이겠다는 약속도 했다. 민주당과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경제성장률을 5년간 연평균 7%로 끌어올리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높은 경제성장률을 마다할 국민들은 없겠지만,잠재성장률이 4∼5%선인 상황에서 7%의 성장을 하겠다는 것은 무리라는 게 대체적인 경제전문가들의 진단이다.행정수도를 충청권으로 이전하겠다는 것도 중부권 표를 의식한 선심성 공약으로 보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10년 전 대선에 출마했던 선친인 정주영(鄭周永) 후보가 내웠던 공약과 비슷한 ‘아파트를 반값에 공급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이런 약속이 실현될 것으로 생각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는 듯하다.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세계무역기구(WTO) 쌀시장 완전개방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지만,엄밀히 말하면 쌀시장개방 문제는 우리가 반대한다고 해서 달성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 무분별한 공약의 남발과 관련,박원순(朴元淳)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은 “전문가그룹과 시민단체,언론 등에서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을 철저히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본회의장 스케치/ ‘막말 국회’서 ‘썰물 국회’로

    11일 국회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은 전날 ‘욕설’ 공방에 비해 다소 차분해졌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이 대선에만 한눈이 팔려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바람에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 의원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사상문제’를 거론해 잠시 소란이 일었다.그러나 최근 사분오열돼 있는 당내 속사정을 반영하듯,민주당 의석에선 예전과 달리 거친 항의를 하지는 않았다. 김 의원은 “노 후보는 대한민국 후보인지,조선노동당 후보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그가 대통령이 되면 친북정부가 수립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철기(鄭哲基) 의원은 “용갑이가 육× 떨고 있네.”라고 극언을 퍼부었고,전갑길(全甲吉) 의원은 “아들 군대나 보내라.”고 비꼬았다.배기운(裵奇雲) 의원은 “에이,저질이다.”며 질의를 폄하했고,대부분 의원들은 “에이∼”라고 야유를 보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본회의장에 잠시 들렀을 때,질의 중이던 한나라당 최병국(崔炳國) 의원이 공교롭게도 정 의원과 정의원의 부친인 고(故)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을 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최 의원은 “현대는 지난 92년 정주영 회장의 대선 출마시 500억원 이상의 기업자금을 빼돌린 전력이 있다.”며 “현대가 이번에 또다시 기업자금을 빼내 대선자금으로 쓴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러나 정 의원은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의원 등과 대화를 나누며 애써 외면하려는 모습이었다. ◆국무총리 임명 후 첫 국회 대정부 질문에 참석한 김석수(金碩洙) 총리의 답변은 대체적으로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총리는 지난번 인사청문회 때와는 달리,의원들의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적절히 넘기는 등 다소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선 이전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답방 반대’라는 한나라당측 주장과 관련,“남과 북이 이미 약속한 김 위원장 답방은 조기에 성사돼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그러나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권영길후보 관훈토론/ “부유세 반대 1~2%뿐 11조거둬 국민80% 혜택”

    권영길(權永吉) 민주노동당 대통령후보는 9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저의 이미지가 머리띠,삭발투쟁,집회 등 과격한 것과 연결돼 있지만,그간 소외되고 억압받는 사람들과 함께해 온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면서 “다만 과격한 이미지는 차차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다음은 일문일답. ◆권 후보는 진짜 노동자라기보다는 인텔리 출신 노동운동가 아닌가.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만을 노동자로 보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우리는 사무직,전문직종도 노동자로 본다. ◆노동문제와 관련,‘과격한 행동이 필요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는데. 잘못 전달됐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노동자편이라지만 지난 정권보다 노동자,농민을 더 탄압해 왔다.과격한 행동이 필요없는 상황은 아니다.필요없을 상황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지지율이 1∼3%에 불과한데. 민노당 후보의 활동은 언론에서 배제돼 있다.언론이 보수와 진보 진영을 균등 배분해줘야 한다. ◆권 후보는 2020년쯤 진보정당의 집권이 가능하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97년 대선에 출마하면서 아직 척박한 땅이라서 집권 목표기간을 최대한 잡아보면 2020년까진 되지 않겠느냐는 뜻에서 그랬다.그러나 최근에는 10년 안에 집권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후보와의 연대가 유리하다면 힘을 합칠 생각이 있나. 노 후보가 연대를 제의한다면 본질적 차이를 분명히 해야 한다.노 후보는 진보주의자가 아니라 중도개혁이라고 얘기했다.그런데도 연대를 제의한다는 것은 스스로 중도주의가 아니고 진보진영 후보라는 것을 얘기하는 셈이 된다. ◆생활비는 어떻게 조달하나.활동비는 얼마나 되나. 아파트 담보 대출은 한계에 부딪혔다.어머니 집을 전세 놓아서 해마다 인상되는 부분을 생활비로 썼다.원고료,강연료가 한 달에 100만원쯤 들어온다.활동비는 별로 들지 않는다.지방을 돌아다니고,행사를 가져도 당원들이 갹출을 한다. ◆대선 선거자금은 어떻게 조달할 것이며,예상 소요비용은. 1만원 당비 내는 당원들이 1만여명이다.이들로부터 5만원씩의 특별당비를 선거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그러면 40억∼50억가량이다.이것으로 충분히 선거를 치를 수 있다. ◆부유세는 국민 저항 때문에 시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국민의 80%는 찬성한다.1∼2%의 저항 때문에 80%가 혜택보는 제도를 안할 수 있나. ◆현 정권의 햇볕정책은 어떻게 보나. 우선 용어가 적절치 않다.흡수통일로 오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남북교류에 중점을 두었다.그러나 교류만 가지고는 안된다.평화협정 체제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평화공존은 뒤로 하고 교류만으로 풀릴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순서가 어렵더라도 평화공존 먼저 나가는 게 맞다. ◆서해교전 때 ‘침소봉대로 남북관계 해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북한에 비판할 건 해야 하지 않나. 우리가 비판 안 했나.당시는 진상이 규명되기 전에 그걸 이용해서 긴장을 조성하려는 데 대한 지적이었다.남북 관계를 전쟁상태로 몰고가서는 안된다는 것은 확고하다. ◆민노당은 국정원,기무사 등 억압적인 국가기구를 폐지하겠다고 했다.국가정보기관이 없는 나라는 없지 않나.정보기관의 권력남용 방지책이 더 현실적이지 않은가. 억압적인 요소가 있음은 국민이 잘 알고 있다.해체 속에서 실질적으로 국가안보와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새로운 정보기구를 만들어야 한다.현재의 억압기구는 바뀌어야 한다. ◆미군 철수와 관련,즉각 철수를 주장하다 임대료를 받아야 한다고 한 적도 있고,지금은 단계적 철수를 주장하고 있다.왜 오락가락하나. 일관적으로 단계적 철수를 주장했다.한·미상호방위조약 개정부터 접근하자는 것이다.주한미군은 현재 1차로 북한에 대한 전쟁억지보다는 중국에 대한 군사력 억지 차원에서 유지되는 것이다.그래서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무엇보다 미군이 한국에 주둔해서 중국을 견제할 게 아니라 우리의 주도로 러시아·일본·중국을 포함한 동북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안보체제를 새롭게 구축하자는 것이다.여기서 군사적 균형상태를 이뤄야 한다.미군철수는 바로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으로 이어져야 한다. ◆군축은 너무 이상적이지 않은가. 후방 병력 정비를 통해 전력의 효율성을 높이고,북한의 군축을 이끌어낼 수 있다.이 바탕 위에서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 등을 포괄적으로 합의할 수 있다. ◆민노당 강령을 보면 민중 개념을 자주 쓰는데. 노동자,농민,도시빈민을 민중이라는 용어로 정리했다.당은 이름이 아닌 정책으로 평가해야 한다.대중적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민노당이 남미식 포퓰리즘 정책을 펼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포퓰리즘을 어떻게 보나. 남미는 아르헨티나 페론당 때를 제외하고는 포퓰리즘 정책을 쓰지 않았다.오히려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정책을 폈고,이로 인해 무너진 것이다.포퓰리즘 때문에 남미가 무너졌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상가 임대차보호법의 의도는 좋지만 도리어 상인들이 피해를 입었다. 사실이다.그렇지만 그것은 보증금 인상폭을 5%로 하고 즉각 실시를 주장한 우리의 요구를 국회가 팽개쳤기 때문이다.책임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있다.본의 아니게 피해본 것이 사실이다.올바른 법 만들자고 한 게 잘못인가. ◆병력 20만명 감축을 주장했다.가능한가. 병력 감축이 전력손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감군을 위한 선행적 조치는 손실없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는 어떻게 보나. 거부권은 인정돼야 한다고 본다.이는 지난 98년 유엔인권위에서 결의된 것이고 회원국은 이를 준수해야 하는 의무도 부여됐다.또한 이런 문제는 민노당이 제안한 모병제를 수용하면 다 해결된다. ◆대학의 무상교육이 가능한가.재원과 실시계획은. 부유세로 11조원의 징수가 가능하다.임기 첫해에는 고교까지 무상교육이 가능하다.1조 5000억원만 있으면 된다.대학은 수업료 일부 보조로 국민들의 걱정을 덜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을 평가해 달라.일간지 조사에서는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이 1위인데. 동의하지 않는다. 이지운기자 jj@ ■ 대표토론자 이목희 대한매일 정치팀장,박영균 동아일보 논설위원,고종석한국일보 편집위원,김영미 연합뉴스 여론매체부장,김진석 KBS정치부차장 ■이모저모/ “결혼전 장인 타계… 처가덕 못봐”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통령 후보는 9일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다른 정당 후보들에 비해 진보적인 정책을 선보이며 차별화를 시도했다.특히 토론 경험을 살려 패널들의 다양한 질문에도 피해가지 않고 자신감 있는 어조로 답변했다.하지만 민노당 강령에 나타난 ‘과격성’이 잇따라 지적되자,일부 조항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면 내부 토론을 거쳐 정정할 수도 있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회를 본 문창극(文昌克) 관훈클럽 총무는 “여론조사에서 크게 밀리는 권 후보를 토론회에 초청할지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정치권에서 차지하는 권 후보의 비중이 결코 떨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분명한 정체성을 갖고 있으며 지향하는 정책이 분명해 초청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이에 권 후보는 “(초청해 줘서) 뜻깊게 생각한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재벌 집안인 부인(강지연씨) 때문에 처가덕을 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기업간의 문제라 말하는 게 조심스럽다고 전제한 뒤 “장인이 갑자기 타계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넘어가 처가덕은 거의 보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장인이 결혼을 극력 만류해 살아 계셨더라면 아마 결혼을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한 토론자가 정당의 강령에 직접민주주의를 한다고 나와 있는데 어찌된 셈이냐.”고 묻자 “국회를 부정하지 않는다.예산심의에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국회의원이 당선 후 기업체 돈을 받고 구속되는 등 제 역할을 못하면 주민소환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민노당의 대선 후보로 결정된 뒤 방북 신청을 한 것은 대선을 앞두고 다분히 ‘시위용’으로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선을 앞두면 시위적 효과가 실제 있는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방북하면 6·15공동선언 합의 이행 등을 촉구할 생각인데 아직까지 정부에서 방북신청에 대한 아무런 언급이 없다.”고 설명했다. ◆동성동본과 결혼한 장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혈통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사회적 ‘관념’에 젖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고,“하지만 6촌만 넘으면 문제가 없다는 말에 생각을 바꿨으며,진보주의자라고 한다면 동성동본 결혼에 동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대선에서 낙선하면 다음 총선에또 나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 낙선을 생각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아시안게임/ 북 리성희 첫금 순간 - 세계기록 2.5㎏경신 관중 흥분의 도가니

    예견된 금메달이었지만 리성희(24)가 세계 신기록을 세우자 체육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리성희는 1일 부경대체육관에서 열린 여자역도 53㎏급 경기에서 인상 102.5㎏,용상 122.5㎏을 들어올려 합계 225㎏으로 여유있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이날 세운 인상 기록은 종전 세계기록(100㎏)을 2.5㎏이나 경신한 것이고 합계도 세계 타이기록이다. 리성희는 참가 선수 9명 가운데 가장 무거운 97.5㎏(인상)과 122.5㎏(용상)을 신청해 처음부터 독주를 예고했다.적수가 없다는 자신감에 찬 리성희도 경기가 시작되자 베테랑답게 침착했다.인상 1차시기에서 97.5㎏을 가볍게 들어올렸다.102.5㎏에 도전한 2차시기에서 실패해 불안감을 자아냈지만 마지막 3차시기에서 이를 악물고 성공시켰다.세계기록이 수립되자 관중들은 함성과 함께 ‘리성희’를 연호했다. 용상에서도 모든 관심은 순위가 아니라 기록경신에 쏠렸다.1차시기에서 102.5㎏을 통과한 리성희는 그러나 2·3차시기에서 세계 신기록인 127.5㎏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실패했다.‘인민체육인' 리성희는 98방콕아시안게임과 99세계선수권,2000아시아선수권 용상에서 잇따라 세계기록을 세운 58㎏급의 세계 최강자.또 북한의 여성 역도 감독 1호인 박혜정(29)씨의 ‘작품'으로도 유명하다.평범한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육상으로 운동을 시작한 리성희는 평북 동림군청소년체육학교에 입학한 12세 때 역도로 전향했다. 96년 아시아여자선수권 2위에 오른 뒤 이듬해 북한의 명문 체육단체인 사회안전성 산하 압록강체육선수단에 입단,박혜정 감독과 처음 만났고 과학적인 지도를 받아 그해 7월 아시아여자선수권 3위,12월 세계선수권 2위를 차지하며 54㎏급의 월드스타로 떠올랐다. 98년 체급을 58㎏급으로 올려 방콕아시안게임 용상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은메달을 획득했고,99세계선수권에서도 용상 세계기록을 경신하며 준우승하는 등 최고의 기량을 자랑했다.같은 해 5월 아시아여자선수권 용상에서 131.5㎏을 들어 세계신기록 행진을 이어갔지만 2000시드니올림픽에서는 작전실패로 다 잡은 금메달을 멕시코 선수에게 빼앗기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58㎏급 최고 기록은 230㎏(인상 100㎏ 용상 130㎏). 이번 대회에는 5㎏ 이상을 감량해 53㎏급으로 출전했다. 부산 박준석 조현석기자 pjs@
  • 신의주특구 종교 진출/ “남측 교회·사찰 곧 들어설것”

    북한 대변화의 상징인 신의주 특별행정구가 외국인의 자유로운 무비자 입국 전면 허용,특구 내 종교·언론 및 집회 결사의 자유 보장 등 획기적인 조치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투자 유치 방안 등 경제제도적인 방향과 함께 종교·언론 등 문화 인프라가 어떻게 구축될지가 신의주 특구 성공의 관건으로 주목받고 있다.이런 가운데 남측의 종교단체들도 신의주 특구 진출을 위해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신의주 특구에 진출하려는 남측의 종교 및 언론단체 중 일부는 이달 말 입지 조건을 살펴보기 위해 북한 신의주를 방문할 계획을 잡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그러면서도 북한의 신의주 특구 추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최근 북한의 변화 추세로 볼 때 긍정적으로 기대하지만,초대 장관 양빈(楊斌) 어우야 그룹 회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특구 성공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계 움직임-그동안 활발한 남북 불교단체간 교류를 진전시켜온 불교측은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신의주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북한 사리원에서 ‘금강 국수공장’을 운영하며 식량,의복,분유 등 대북 인도 지원을 하고 있는 평화통일불교인협의회(평불협)는 이르면 이달 중 신의주 특구 내 사찰 건립 등을 모색하기 위해 방북할 계획이다. 평불협 신창수 이사는 “북한의 개방은 우리의 예상보다 빠르고 범위도 넓다.”면서 “불교계에서는 일단 신의주 특구 현지를 둘러보는 것과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지 등을 지켜볼 생각”이라고 밝혔다.신 이사는 “현재 북측이 사찰에 대한 복원작업을 벌이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신의주 특구에도 조만간 성당,교회,사찰이 들어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가톨릭측은 신의주 특구에서 신앙 활동과 함께 교육·의료·사회복지·직업훈련 등 주민 지원 활동에 향후 진출 방향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의주 특구 내 외국인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성직자를 파견하는 것은 물론 성당 설립을 추진하는 방안도 가톨릭내에선 거론되고 있다.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임강택 협력전문위원은 “북한은 장기적인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고 우선 교육이나 의료,사회복지,직업훈련의 차원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계도 적극적이다.‘신의주 특구를 바라보는 입장 및 향후 대응’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준비하고 있다.이와 함께 무분별한 진출을 자제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내부에서 일고 있다.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박신영 간사는 “신의주로 가서 교회를 짓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신의주가 아무리 특별행정구로 독자성이 있긴 하지만 북한지역의 특수성이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론 움직임-최근 주한 외국 언론인들 사이엔 ‘누가 신의주 지사로 파견되나.’를 두고 다양한 얘기들이 오갈 정도로 신의주 특구 진출은 당연한 일로 여겨지고 있다.북한이 지난달 17일 북·일 정상회담에 앞서 많은 외신들에 사전 취재를 허용하는 등 과거와 달리 적극적인 대처를 하고 있어서다.신의주 특구에서 벌써 외신들의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점도 향후 언론진출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남측 언론의 경우 북한측으로부터 외국인으로 분류되지 않고 우리 정부의 교류·협력 규정을 적용받아야 하는 등 걸림돌이 아직은 많아 빠른 시간 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전망-전문가들은 북한의 신의주 특구 내 종교 허용에 대해 대체로 회의적인 시각이다.교회·사찰 건립은 허용하겠지만 실질적인 종교 자유를 인정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특구 내 노동자들은 북한 주민들이고,이들에 대한 종교 허용은 체제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김영수 교수는 “북측이 일단 특구의 모양을 갖추기 위해 교회 건립 등은 허용하지만 주민들의 참여는 철저히 통제하는 형태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도 “북한은 인권의 핵심이 종교의 자유인 만큼 대외적인 영향을 고려,외형은 갖추겠지만 남한 및 외국인들의 선교활동은 제한하는 중국식 ‘애국교회’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수정·박록삼기자 crystal@ ■천주교중앙협 김종수 사무총장/ “북 주민 선교활동 펼수 없다,환상 버리고 신중한 접근을” “신의주특구 기본법이 명시한 ‘신앙의 자유’ 조항이 곧바로 북쪽 본토에 신앙의 자유를 도입하는 과정으로 여기며 접근하는 것은 착오입니다.” 천주교중앙협의회 사무총장 김종수(金宗秀·사진) 신부는 1일 “절차상으로는 신의주특구에 성당이나 교회를 설립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면서“실제로 조만간 사찰,교회,성당이 들어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신의주특구에 성당을 세운다고 해서 북쪽 주민들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펼 수는 없다.”며 장밋빛 환상에만 젖어 막연히 접근하는 것을 경계했다. 김 사무총장은 “북한 헌법에서도 신의주특구 기본법이 신앙의 자유를 허용한 것과 같이 신앙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김 총장이 바라본 신의주특구에서의 종교 활동상은 경제·문화·관광·오락 등 각종 사업에 종사하는 외부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회질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그들의 종교 자유를 허용하는 정도다. 하지만 김 총장이 마냥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만은아니다. 김 총장은 “계속 지켜봐야겠지만 신의주특구의 파격적인 행보를 보면,금융·무역·상업·공업·첨단과학·오락·관광 등 많은 차원에서 기대가 크다.”면서 “북쪽의 최고지도자가 내린 결단인 만큼 향후 큰 발전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 차원에서도 개신교,불교 등 여러 종단이 조만간 신의주특구로 들어가는 데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면서 “북 주민들에게 간접적으로 노출된 것만으로도 그 효과는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동안 남북 종교인들이 지속적으로 교류의 폭과 깊이를 키워간 덕분에 서로에 대한 이해의 범위가 넓어진 점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김 총장의 설명이다. “북쪽은 변화하고 있습니다.하지만 북에 대해 현실 이상의 성급한 기대감을 품는 것은,북과의 교류를 무작정 반대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입니다.경제·정치적인 분야는 물론,문화·종교 분야에서도 차분하게 한 걸음 한 걸음씩 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 총장은 “북쪽 교구의 책임은 서울대교구에 있다.”면서 “북쪽에 성당을 세운다는 상징성만을 놓고 무작정 덤비지는 않겠지만 우선 신의주 주민 가운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성당,나아가 북 주민들 일부까지 포함된 종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신의주 특구 한국내 연락처 대표 김한균씨/“한국 대표부 조만간 설립 계획” 양빈(楊斌) 신의주 특별행정구 장관은 오는 7∼9일 한국 방문기간중 국내투자 희망자들을 위해 투자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고 경제 5단체장 등 주요기업인과 면담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장관이 신의주 특구 한국내 연락처 대표로 위촉한 화훼업체 금화산업㈜ 김한균(金翰均·사진·34) 사장은 1일 “지금으로선 국내 투자자들이 희망한다고 모두 갈 상황이 아니다.”면서 “신의주 특구에 관한 모든 절차는 양장관을 통해 이뤄진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한국 기업의 특구 투자 유치와 입국수속,투자방식 협의 등 행정 서비스를 전담할 한국대표부를 조만간 설립할 계획이며 대표를 누가 맡을지는 아직 모른다.”고덧붙였다. 그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면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청와대측과 일정을 조율중”이라고 말했으나 청와대 관계자는 “면담을 제안받은 바도 없고 검토한 바도 없다.”고 부인했다. 김 사장은 1998년 중국에서 화훼기업 어우야그룹을 운영하던 양 회장이 경기도 안성 ‘금란원’ 농장을 방문하면서 인연을 맺은 이래 양란묘종 등 매년 200만달러 이상을 어우야 그룹에 수출하면서 교분을 쌓았다.금화산업은 안성과 성남에 2만여평의 온실농장을 운영하는 농업회사법인으로,중국내 5개 법인을 운영중이며 양 장관은 이중 2개 법인에 지분을 갖고 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북한 종교 실상 - 대외 이미지 개선용으로 활용 북한이 1일부터 4박5일간 일정으로 개막한 남북 천도교 공동 개천절 기념행사를 적극 지원하는 것을 계기로 북한 종교의 실상이 새삼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 헌법상으로는 종교 자유가 보장돼 있다.98년 개정 헌법은 ‘공민은 신앙의 자유를 가지며 종교건물을 짓거나 종교의식 같은 것을 하는 일을허용한다.’고 규정해놓고 있다.그러나 동시에 종교를 외세를 끌어들이거나 국가사회 질서를 해치는 데 이용할 수 없다고 규정,종교 자유의 제약·한계를 명시하고 있다. 북한의 종교관은 김일성·김정일 부자 시대를 거치면서 변화된 것은 없다.‘종교는 아편’이라는 마르크시즘의 기본 개념을 깔고 있다.다만,50년대 ‘말살정책’에서 점차 ‘활용정책’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북한이 외부 세계에 ‘종교’를 대외 이미지 개선용으로 적극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88년 말부터다.58년 중앙당 집중지도 사업을 통해 대부분의 종교장소와 종교인들을 정리한 북한은 30년 만에 평양에 봉수교회와 장충성당을 건립한 것이다. 조선 그리스도교연맹이나 조선 천주교협의회 등은 종교 자유 보장 지원을 위한 단체라기보다는 외국종교단체나 국제원조기구의 상대역 역할이 주 임무다.교회의 목사나 전도사 등에게 월급을 주고 있는데,이들 단체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소속 대남부서 가운데 하나인 통일전선부 제6과에 소속돼 있다. 교회와 성당 등 종교시설은 ‘외국인 참관지’ 정도의 개념에서 운영되고 있다.외국인 참관 시 당에서 엄선한 40·50대의 남녀 수백명이 위장예배를 보고 있는데 90년대 들어 남한이나 외국에서 오는 관광객 등을 위한 행사가 잦아지면서 98년 ‘신도’들을 길러내기 위한 1∼3개월 과정의 단기 강습코스도 생겼다고 한다. 김수정기자
  • 5개언론사 여론조사 분석/ 후보 지지율 고착화 조짐

    추석 이후 쏟아지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일정한 수준에서 비슷하게 유지되면서 한동안 추세가 굳어질 듯하자 대선후보 모두가 긴장하고 있다. SBS 등 5개 언론사가 지난 23일 이후 파악한 민심(民心)의 향배는 5자 대결의 경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지지율을 31.6∼34.7%,무소속 정몽준(鄭夢準) 후보를 27.1∼31.4%,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14.4∼21.8%로 묶어 두는 것으로 조사됐다.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와 이한동(李漢東) 전 국무총리도 각각 2%와 1% 안팎을 오르내렸다. 통합신당 후보로서 정몽준 후보가 이회창 후보와 양자 대결을 한다면 정몽준 후보가 근소한 차로 앞서지만 노 후보가 나서면 대체로 뒤지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영남에선 단연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가 높은 데 반해 호남에선 민주당 후보가 아닌 정몽준 후보의 지지도가 높아 눈길을 끌었다. 추석 이전부터의 추이를 따지면 이회창·권영길·이한동 후보는 거의 변화가 없고 정몽준 후보는 약간 상승세인 반면 노 후보는 소폭 하락세인데,모두 큰 의미를 두기어렵다는 지적이다. 지지율 고착화에 대한 고민은 선두를 달리는 이회창 후보에게도 크다.‘고정 지지층’은 안정돼 가는 분위기지만 지지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회심의 카드가 마땅치 않고 각종 변수에 대한 유연한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5자 대결에서 정몽준 후보를 리드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오차범위 이내라 안심할 수 없다.특히 정 후보와 양자 대결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노무현 후보가 적당한 지지율을 확보해주는 편이 이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후보는 정책여당의 국민경선 후보로서 위상이 흔들릴 정도로 지지율이 떨어져 민주당 내분의 원인이 되고 있다.TV토론과 인터넷 선거운동을 통한 제2의 ‘노풍(盧風)’에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으나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 민주당 안에서도 나온다. 정몽준 의원도 가혹한 정치적 검증을 아직 받지 못한 처지에서 거북이걸음같은 상승세를 그저 반길 수만은 없는 처지다.공식 출마선언 등 단기적으로 지지율이 높아질 조건인데도 5자 대결에서 여전히 이후보를 앞지르지 못하고 있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현재의 지지율 분포가 어느 정도 유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고정 지지층의 두께를 반영하기보다는 아직도 상당한 가변성이 있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남은 대선기간 중 국민에게 ‘새로운 감동’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현재의 수치마저 유지하지 못하고 하락하는 출발선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 김형준(金亨俊·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부소장은 “여러가지 변수가 남았지만,대선이 임박할수록 각 후보가 TV토론과 정당조직의 대(對)국민접촉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대선의 판세를 좌우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신의주 특구/ 어떤 기업 들어설까 - 단둥 한국·중화권 기업 진출 서둘러

    (단둥(丹東) 김규환특파원) 북한의 신의주 특별행정구에는 어떤 기업들이 진출할까.북한 당국이 신의주특구로 지정하고 다음달부터 시범구 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구에 진출하려는 한국 및 외국 기업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24일 단둥시 소식통들에 따르면 단둥시에 진출한 50여개의 한국 기업들중 10여개 업체가,5000여개의 단둥시의 중국 기업을 비롯한 홍콩·타이완 등 중화권의 100여개 업체가 신의주특구 진출을 목표로 준비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특히 북한 당국이 중국계 기업인 양빈(楊斌)을 특별행정구 장관으로 임명한 것은 중화권의 기업들을 대거 유치하기 위한 사전 포석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신의주특구가 본격적으로 개발되면 먼저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 한국 및 외국 기업들은 낮은 임금의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노동집약적 산업이 주종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섬유 및 의류가공업,완구업,제지업,신발제조업 등이 대표적인 산업들이다. 강훈열(姜勳烈) 단둥 한인회 명예회장(은비어패럴 대표)은 “한국 및외국기업들이 신의주특구에 진출하려면 특구 법령 제정 못지 않게 도로·상하수도·전력·가스 등 사회 기반시설이 갖춰져야 한다.”며 “특구 개발 초기에는 노동집약적 산업을 중심으로 진출하다가 특구가 자리잡히면 철강·반도체·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산업이나 첨단 하이테크산업 등으로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시장을 직접 겨냥한 라면·과자 등의 식료품업과 생활필수품업의 진출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대북사업가인 조선족 정명국(鄭明國·48)씨는 “신의주는 중국을 통해 북한 전역에서 사용되는 식료품의 70% 이상을 공급하는 북한의 거점도시”이라며 “투자효율이 떨어지는 방직 등의 업종보다는 식료품 및 제약업 부문의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한국 및 외국 기업들의 신의주특구 진출에는 무엇보다 특구 법령제정 등을 통해 관세·물류 등의 ‘특구로서의 경쟁력’이 중국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단둥시 정부의 한 관계자는 “신의주특구가 중국 기업들을 많이 유치하려면 사회 기반시설과 경쟁력 있는 법규정의 제정은 기본이고,제정된 법규정 등이 실질적으로 시행돼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특구 내의 노동력 수급문제도 한국 및 외국기업 진출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임금의 경우 현재 1인당 월평균 50∼100달러선인 중국의 수준과 비슷하거나 낮아야 한다는 것이다.대북 무역중개상인 중국인 쑨(孫·54)모씨는 “신의주특구에는 정치성 짙은 제대군인들을 대거 끌어들이는 대신 사상적으로 취약한 노동력은 다른 곳으로 보내는 인력 재배치 작업이 머지않아 실시될 것이라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며 “제대군인 등의 노동력은 많은 돈과 시간,재훈련이 필요한 탓에 한국 및 외국 기업 진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전한다. khkim@
  • [녹색공간] 풍요와 건강

    유례없는 태풍과 수해의 뒤끝이지만 올해도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를 넘겼다.우리는 풍성한 수확물을 차려놓고 땀흘린 농민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우리에게 생명과 풍요로움을 주신 조상의 음덕을 기린 것이다.우리는 이러한 전통적인 명절 지키기를 통해 우리 존재의 역사성과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하며 자칫 잊기 쉬운 풍요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더러 반론이 있지만 현대는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로울 뿐 아니라 대체로 가장 건강한 삶을 누리는 시대이다.적어도 수명이나 질병 이환율을 볼 때 그러하다.어떻게 오늘날 이환율과 사망률이 줄고 그 결과 수명이 놀라울 정도로 늘어나게 되었을까? ‘인생칠십 고래희’라는 두보의 시 귀절이 무색하게 노인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또 수명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젊고 건강한 할머니·할아버지가 많아지게 된 연유는 무엇일까? 흔히들 그것은 의학의 발달에 기인한다고 생각하며,그러한 견해는 일상적 경험을 통해 확인된다.맹장염이 악화되어 복막염에 되었을 때 현대의학이 없다면 생명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을것이다.또 심한 세균성 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항생제의 고마움을 잊지 못할 터이다.암은 아직도 불치병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요즈음은 완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그밖에도 많은 의학적 수단이 질병을 예방,치료하고 노화를 지연시킨다.이렇듯 의학이 건강 증진에 공헌해온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볼 때 건강 개선과 수명 연장에 의학보다 훨씬 큰 공을 세운 것은 삶의 질 향상이라는 사실이 여러 연구로 밝혀졌다.특히 농업생산의 증가로 영양상태가 나아진 것이 으뜸가는 요인임이 분명해졌다.거기에 덧붙여 주거와 노동 환경의 개선 등이 인류를 과거보다 건강하게 만들었다. 채집과 수렵에 의존하던 선사시대 인류의 평균수명은 15세 안팎이라고 추정된다.그러던 것이 농사를 짓고 목축을 시작한 때부터 서서히 수명이 늘어나 로마시대에는 대략 25세에 이르렀다.그리고 18세기 무렵 농업혁명기를 거치면서 35∼40세까지 늘어났고,오늘날은 70세를 넘게 되었다. 과거에는 인구가 오늘날의 지속적인 성장과는 달리 팽창과 축소를 거듭하였다.풍년이 지속되는 동안은 인구가 늘어났다가 흉년이 거듭되면 다시 줄어드는 과정을 반복한 것이다.식량이 없어 말 그대로 굶어 죽기도 하였지만 기근에 따르는 질병,특히 전염병의 창궐이 대규모 사망과 인구 감소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기근으로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진 것이 일차적으로 작용하였다면 식량을 찾아 대규모로 이동한 것이 전염병을 널리 퍼뜨리는 구실을 하였다.기근과 그로 인한 질병은 어린이들에게 더 큰 해악을 남겼다.올해의 기근은 올해를 넘김으로써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 후유증을 남긴다는 사실이 역사를 통해 거듭 확인되었으며 그 원리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인류는 기나긴 고통의 늪을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되었다.조상들이 고통을 감내하면서 진보의 길을 개척해 왔기에 우리는 오늘의 풍요와 건강을 누리는 것이다.풍요와 건강이 인류 공동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결과인 만큼 그것을 온 인류가 함께 누려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풍성한 식탁 앞에서 우리와는 많이 다른 한가위를맞을 우리의 반쪽을 생각하며 나눔이라는 풍요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일만큼이나 소중할 터이다. 황상익/ 서울대의대 교수 의학사
  • [밀레니엄] ‘경제, 거대한 사탄인가’ 弗 경제학자 지로와의 대담/노동생산 줄여야 공황 막는다

    신설되는 ‘밀레니엄’면에서는 국내외 정치·경제·과학기술 등의 큰 흐름과 그것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소개합니다.숨가쁘게 돌아가는 나날의 사건에서 벗어나 세계 사조(思潮)의 큰 줄기를 거시적으로 분석하는 미래지향적인 기획물을 싣습니다.새로운 현상을 분석하면서 변혁의 흐름을 제시하는 국내외 강연,외국의 기사·저서를 소개합니다.아울러 국내외 전문가들을 초빙,기획좌담 등을 통해 깊이있고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제공할 것입니다. 헤지펀드(환투기세력)의 공략,외환시장 붕괴,모라토리엄(지불유예),세계적금융위기,IMF(국제통화기금),뼈를 깎는 구조조정…. 21세기 문턱을 넘는 터널에서 인류는 통과의례를 톡톡히 치렀다.이제는 수요부족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경고까지 나온다.이런 가운데 밀레니엄 대변혁기를 조망해보는 책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경제,거대한 사탄인가?’(피에르 노엘 지로와의 대담,김교신 옮김,동문선). 작은 분량이지만 이 책은 지구 사회가 안고 있는 정치,경제,사회,문학과 사이버세계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철학박사이자 프랑스 언론인인 필리프 프티가 주요 이슈들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프랑스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피에르 노엘 지로가 대답한다.필리프 프티는 프랑스의 지성들과 10여차례의 릴레이 대담을 하고 있다.책의 대담을 요약한다. 口오늘날 경제는 인간 행동의 ‘견본’이 됐다.만사가 경제로 설명된다는 ‘호모 에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적 시각 또는 경제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경제 사탄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경제란 지나친 경의도,모욕도 받아 마땅치 않다.예컨대 노동시장이 시장원리대로 작동하면 각자는 전체 생산물 가운데 자신이 기여한 부분만큼을 요소소득으로 받는다는 경제학 개념이 있다.이는 ‘공정’과 관련된다.반면 ‘평등’은 정치적 개념이다.사람들은 평등을 공정으로 대체하면서 경제학과 정치학간의 불가피한 긴장을 피하려 한다. 口정부의 정책능력이 시장의 글로벌화로 인해 무력해졌다는 ‘금융시장의 독재’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영토간 자본이동을 통제할 수 있었던 60년대에 국가는 자유롭게 성장론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하지만 펀드매니저,기업 자금담당,은행들이 국경을 넘나들어 투자하게 되면서 환율은 시장에 따라 결정되고 국가가 정책을 펼 운신의 폭은 상당부분 상실됐다.인플레정책을 펴려면 자본이탈을 각오해야 한다.반대로 돈을 맡기는 이들의 입장은 강화됐다.높은 이율을 따라 옮겨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口‘저축자들의 독재’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과거엔 저축자들이 정부의 독재 아래 있었다고 반박하고 싶다.그것도 소액저축자들이 최대의 피해자였다.큰 손들은 언제든 스위스로 달아날 방법이 있었지만 중산층 저축자들은 약탈당해 왔다. 口투자자들의 최대수익 추구도 이젠 더이상 ‘시장경제 법칙’이 아닌 ‘카지노 법칙’에 따라 이뤄지는 것 같다.= 인정한다.투기는 집단적 현상이 됐다.자본시장이 완전 자유화로 가면서 환율과 이자율 등 모든 가격이 시장에서 결정되다보니 불확실성이 커졌고,위험을 헤지(회피)하기 위한 옵션들,2차 파생상품들이 봇물을 이뤘다.2차상품의 본질은 위험 헤지다.그러나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위험을 부담하려는 이들이 있어야만 거래가 이뤄진다.이른바 투기꾼들이다. 환율,이자율,주가,원자재 가격 등 무엇이든 투기적 거래가 가능하다.투기꾼들은 초고수익을 위해 거품을 부풀리는 위험한 도박을 마다하지 않는다.그들이 한탕 챙겨 떠나 버리면 거품이 꺼지고 시장이 출렁인다.글로벌화는 이런 메커니즘을 전세계로 확산시켰다. 口분데스방크(독일연방은행)의 총재는 2차상품들이 금융시장을 실물경제로부터 완전히 분리시켰다고 비난했는데.= 실물경제가 굴러가려면 어떤 형태로든 금융이 반드시 필요하다.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싫다고 그걸 없앨 수는 없다.2차상품시장 참여자는 투기꾼만이 아니다.정부도 ‘복권사업’으로 참여한다.투기를 더 높은 투자수익을 노린 금융수단간 ‘옮겨타기’로 정의한다면 SICAV(프랑스 투자신탁회사)에 돈을 넣은 소액투자자들도 다 투기꾼이다.투자자금이 투기적 자산인 주식에 일부 투자되고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투기냐 아니냐가 아니라,어느 정도이냐에 있다. 口자본이 설비투자 등 실물경제로 흐르지 않고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위험한 금융수단 사이를 옮겨다니는 것은 문제 아닌가?= 투기가 심해지는 원인을 알아야 한다.지난 97년 아시아의 금융위기를 초래한 원인이 화폐와 주식시장을 공략한 투기꾼들이란 점을 부인할 수 없다.그러나 그 전에 증시와 부동산에는 이미 투기거품이 있었다.첫째,정부가 은행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은행은 돈을 부동산,주식 등에 투자하는 기업에 빌려줬다.둘째,이런 나라들의 특징은 내부 분배가 매우 불공평했다는 점이다.투자처를 찾던 극소수의 부자들은 실물부문 투자수익률이 금융부문 수익률보다 훨씬 낮다는 걸 간파한다.소득불균등으로 인해 생산해봤자 수요가 낮기 때문이다.그러나 실물 뒷받침없이 늘어난 잉여자본은 거품붕괴와 함께 결국 터지고 마는 법이다.정부는 은행의 투기적 대출을 엄격히 감시하고 국내소비를 진작시켜 실물부문의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 口글로벌화에 관한 많은 비판 가운데 글로벌 기업이 국가간 불평등을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불평등이 더 심화될 위험은없는가?= 경험에 따르면 선진국내에선 빈부격차가 심해져도 나라간 빈부격차는 오히려 줄어들었다.한국,타이완 등 신흥공업국이나 중국,인도,러시아,브라질 등은 빠르게 선진국을 따라 잡으려 한다.선진국내 빈부격차가 가속화된 것은 ‘경쟁률 높은 일자리’가 국제사회에 개방되면서,여기서 해고된 사람들이거센 국제경쟁의 외곽지대에 놓인 허드렛 일자리로 떨어지기 때문이다.한국등 ‘아시아의 용들’외에도 앞으로는 중국,러시아,인도 등 인구나 기반산업,저력 면에서 훨씬 위협적인 국가들이 선진국 따라잡기에 나설 것이다.선진국에서 경쟁률 높은 일자리의 파괴는 훨씬 가속화될 수 밖에 없고 이는 ‘중간계급의 축소’를 불러올 것이다.그렇게 되면 마르크스의 예언대로 전세계적 소비저하-자본과잉-공황의 연쇄고리가 또 한번 작동될 지도 모를 일이다. 口이런 재앙의 시나리오에서 중간계급을 구해내는 방법은 무엇인가?= 소비부족과 과잉생산은 동전의 앞뒷면이다.노동자에게 더 소비할 수단을 주거나 덜 일하게 해야 한다.나는 후자가 바람직스럽다고생각한다.‘돈대신 시간’이다.문화와 정치에 짬을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口그렇다면 글로벌 경제에서 국가는 무력한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최근의 결론이다.특히 분배의 형평에는 국가개입이 필요하다.다만 현실적인 한계를 인정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인플레 정책,세수(稅收)의 사용처를 정하는 예산상의 힘,공적 일자리의 창출,최저임금을 준조세로 보전하는 정책 등 정부는 많은 카드를 갖고 있다.다만 정책이란 갑에게서 빼앗아 을에게 주는 것이기 때문에 분쟁의 소지가 늘 뒤따른다.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뿐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피에르 노엘 지로/ “미국주도의 세계화 반대 투명경영 신뢰회복 시급” 피에르 노엘 지로(Pierre Noel Giraud·53)는 미국 주도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프랑스의 경제학자이다. 수재들만 입학한다는 명문 그랑제콜의 하나인 폴리테크니크를 졸업했고,현재는 그랑제콜인 파리 광산학교(Ecole des Mines)의 경제학 교수로 재직중이다.파리 9대학에서도 강의한다. 지로는 세계화와 금융문제를 주로 연구하는 세르나(Cerna·산업경제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다.그는 “불평등의 책임은 기술진보에 있지 않고 세계화에 있다.”며 세계화의 폐해를 지적한다. 세계화되면서 국민의식의 경제적인 토대가 사라졌다고 통탄한다. 지로는 9월초 프랑스 유력신문인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본주의를 비난하기보다 빨리 찬양했다.”고 토로하면서도 현재 세계가 겪고 있는 경제위기가 근본적으로 1930년대와 다르다고 진단했다.미국 엔론사의 분식회계에서 드러났듯 투자자들은 이제 기업의 분식회계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해 경제위기의 원인이 신뢰상실에 있다고 지적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구사해온 금융 ‘마법’도 더이상 통하지 않아 기업 신뢰 상실에 따른 제2의 엔론사태가 계속된다는 얘기다.하지만 이런 위기는 금융시장에 내재돼 있던 것이며 전혀 새로운 현상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뢰가 무너졌다는 충격 때문에 우리는 자본주의가 훨씬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지만,불안정성은 자율적인 조정기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첫째 방안은 회사 경영진들의 속임수와 분식회계에 소액 주주들이 맞설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벗어나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마지막으로 스톡옵션을 규제해야 한다. 문제는 국제금융시장이 그동안 눈부신 발전을 해왔지만 규제는 항상 이런 제도개혁보다 늦다는 것이라고 지로는 지적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열린세상] ‘자궁의 소리’ 축제 되려면

    여성단체가 ‘자궁의 소리’라는 주제로 기금 모집을 위한 음악회를 기획하고 이를 ‘여성의 힘을 세상에 드러내는 축제’라고 규정하고 있다.이는 여성의 출산 기능은 여성의 고유한 능력으로서 여성의 힘의 바탕이라는 기본적인 가치관을 깔고 있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 나라의 인구 동향에서 새로운 변화가 현저하게 드러나고 있다.우리나라 여성의 출산력이 1인당 1.3명으로 전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군대에 입영할 병사들의 부족으로 대체복무를 줄여 나가겠다고 얼마 전 국방부가 발표했다.이어 대학 입시를 위한 수학 능력시험에 응시하는 학생의 숫자가 사상 최저치를 보이면서 대학 정원보다 적어졌다는 보도도 있었다.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여성들이 자녀를 적게 낳는 데 있다. 그동안 자식을 낳는 것,특히 아들을 낳는 것은 우리 나라 여성들에게 가장 중요한 책무였다.유교를 기반으로 하는 가족 중심의 체계 속에서 여성은 효의 가장 기본이 되는 부계혈통을 잇는 임무를 일차적으로 행하지 않으면 가족 내에서 온전하게 자리를 잡지 못해 왔다.하지만 여성이 출산하지 못하면 벌을 받을지언정 출산 기능 그 자체가 가치를 높여 주는 근원이 되지는 못했으며,여성의 출산은 자녀양육의 임무로 연결되었고,이러한 기능과 역할은 사회적으로 능력을 발휘하는 데 있어 오히려 장애요소로 작용하였다.그리하여 여성은 노동시장에서 기피되거나 인적자본에서 열등하게 취급되었다. 오늘날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데에는 사회적으로 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출산과 자녀양육에 더 이상 매달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숨어있다.출산력 저하는 그동안 출산 능력을 사회적인 주요 가치로 인정해달라고 하는 여성들의 주장을 무시해 온 우리 사회의 자업자득의 결과이다.더 나아가 자녀양육의 책임을 여성에게 전적으로 떠맡기고 그 어려움에 사회가 귀 기울이지 않은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핵가족 내에서 세상에서 제일 어렵고 힘든 일인 ‘사람을 키우는’자녀양육에 국가가 예산을 투입하여 이중 노동에 시달리는 취업여성들과 그 가족들을 뒷받침하라는 요구를 간과해온 결과이기도 하다. 작년부터 모성보호법의통과로 미비하나마 출산한 여성과 자녀를 보호하는 장치가 마련되었지만 실지로는 큰 효력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여성이 종사하고 있는 비정규직의 근로자들은 원천적으로 모성보호법의 수혜자에서 제외되어 있다.또한 자녀 교육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데 비해 교육 현장에서 제기되는 여러 가지 문제는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채 표류하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이와 더불어 효 윤리의 붕괴로 자녀들로부터 노후에 부모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도 힘들게 임신 출산하며 자녀를 키울 이유가 없어진 하나의 원인일 것이다. 출산율을 떨어뜨리고 있는 또 다른 요인으로 출산과 관련한 새로운 기술의 발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남아선호 사상은 약간 줄어든 것 같이 보이지만 아직도 가부장제를 지키고 있는 부계혈통주의가 굳건한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태아성감별에 이어 체외 수정을 통해 남아 염색체를 가진 수정란을 착상시키는 방법이 이미 우리 나라에도 시술되고 있어 곧바로 아들을 낳을 수 있게 되었다.일년에 약 일백만태아가 여아라는 이유로 낙태되고 있다는 비공식적 추정도 있는 터에 여기에 덧붙여 새로운 기술의 발달이 출산력을 떨어뜨리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보불전쟁에서 프랑스가 패배한 이유를 낮은 출산율에 크게 기인한다고 본프랑스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왔으며 싱가포르에서는 리콴유 총리가 직접 나서서 고학력 여성의 출산을 독려한 바 있다.이번기회에 여성이 행하는 출산과 자녀양육이 개인의 일만이 아니라 인력이 유일한 자원인 우리 나라의 국가적인 존립이 걸려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것을 우리 사회가 깨달았으면 좋겠다.그리고 여성들도 개미 같은 허리가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임신해서 불룩해진 배가 아름답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 김경애 동덕여대 교수 여성학
  • ‘공무원 노조’ ↔ 정부 충돌 위기

    행정자치부가 마련한 ‘공무원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둘러싸고 정부와 공무원 단체가 ‘단체의 명칭’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6급 이하 공무원으로 구성된 기존 ‘전국공무원노조’측은 지난 15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총파업투쟁’등 정면으로 투쟁하겠다고 천명했다. 공무원들이 사상 처음으로 법으로 금지된 단체행동에 들어갈 경우 대량 구속사태가 빚어질 것이란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특히 대선을 3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이 법안은 정치권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법안을 둘러싼 쟁점,정부와 공무원단체와의 입장 차이,정치권의 움직임 등 향후 전망 등을 살펴본다. ◆쟁점과 입장- 쟁점은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 5가지로 압축된다.노사정위는 지난해 7월부터 ‘공무원노동기본권 분과위’를 설치,공무원의 단결권에 대한 논의를 벌였다.그러나 조합의 명칭,허용시기,노동권 인정범위,노조전임자,분쟁조정기구 등 5항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미합의 사항 가운데 ‘명칭’이 최대 걸림돌이다.정부는 ‘공무원노조’를 인정할 경우 민간노조와 같이 협약체결권,단체행동권을 갖고 연대 파업을 주장해도 반대할 명분이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공무원은 일반 노동자와는 달리 국민에 대한 봉사자이며,공익실현 주체이고,근무조건이 법령과 예산에 의해 보장되는 등 신분이 다르다는 주장이다.선진국에서도 ‘노조’뿐 아니라 다양한 다른 명칭이 함께 사용되고 있다는 논리도 펴고 있다.‘노조’ 명칭을 사용할 경우 과격해질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공무원노조’측은 이에 대해 “직장협의회를 통해 노조 준비단계를 이미 거쳤고,임금을 목적으로 일하는 사람은 노동자이기 때문에 노조라는 명칭을 당연히 사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특히 ‘명칭이 결국 향후의 활동 영역을 규정하게 된다.’는 게 노조측의 기본 입장이다. 노조측은 이와 함께 정부의 3년 유예주장에 대해서도 더 이상 노조 설립을 지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측은 또 ‘공무원노조’ 명칭을 양보하면 2006년부터 출범하는 조합을 1년 유예로 양보할 수 있다는 정부의 제안에 대해 “기만적인 발상”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노동권 인정범위에 대해 정부는 공무원의 근무조건이 국회의 권한인 법령과 예산에 의해 결정되는 점을 감안해 단체교섭권은 허용하되 협약체결권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이에 대해 노조는 이행강제와 처벌조항이 없는 교섭권은 의미가 없다며 전교조보다 강제력이 강한 협약체결권을 요구하고 있다. 분쟁조정기구와 관련,정부는 중앙인사위원회내 교섭조정위원회를 설치해 교섭을 조정해야 한다는 반면 노조측은 노조의 관리권을 노동부로 이관해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조합전임자에 대해서는 정부는 무급휴직은 가능하다는 입장인 반면,노조는 유급근무를 인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단독입법 추진 배경- ‘공무원조합’문제를 더 이상 미룰 경우 입법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여기에 ‘공무원조합’설립이 대통령의 공약사항이란 점도 작용하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그동안 노사정위원회에서 23차례에 걸쳐 협의된 내용과 정부안을 기초로 안을 만들었다.”면서 “대통령의 공약사항을 더 이상 미룰 경우 임기내에 입법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근식(李根植) 행자부장관은 “정부가 법안을 국회에 던져놓고 잠자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겠다.”며 연내 통과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공무원노조’움직임- 노조측은 정부의 ‘공무원조합 특별법안’에 대한 공식적인 투쟁방침은 17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그러면서 “명칭문제와 노동3권 보장 등 노조의 요구와 큰 차이가 있는 만큼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면서 “대의원 대회에서 결의한 대로 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정치권 반응과 입법 전망- 정치권은 대선을 3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이 법안을 ‘뜨거운 감자’로 여기고 있어 법안의 국회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그러나 ‘노조’가 아닌 ‘조합’명칭에 대해서는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이상배(李相培) 정책위의장은 “명칭을 ‘노조’가 아닌 ‘조합’으로 하고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등 정부가 절충점을 찾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면서도 “사전협의가 없었던 만큼 법안이 제출되면 심도있게 논의해 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공무원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한 데 대해 환영하며 우리 실정에 맞는 제도마련을 위해 여론수렴작업을 하겠다.”면서도 ‘공무원조합’의 시행시기와 노동권 인정범위 등 쟁점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민주당 정책위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내 법안처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종락 조현석기자 jrlee@ ■외국에선 정부는 ‘공무원조합’,노동계는 ‘공무원노동조합’으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단결체의 명칭은 물론,노동3권의 인정범위 등에 대해 미국·일본·프랑스 등 외국의 사례를 살펴본다. ◆단결체의 명칭- 외국의 경우 노조(union)뿐 아니라 공무원직원단체(association)나 협의회(council) 등의 다양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직원단체’로,독일은 ‘연맹’(bund)이나 ‘노조’(gewerkschaft)를 쓰고 있다.미국과 영국에서도 ‘협회’(association),‘협의회’(council),‘노조’(union) 등 복수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노동3권의 인정범위- 일본과 독일은 협약체결권을 인정하지 않는다.프랑스와 영국 등은 협약체결권은 인정하지만 법적인 구속력이 없는 신사협정의 방식을 띠고 있다.미국은 협약체결권을 인정하고 있다. 단체행동권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프랑스가 인정하고 있지만,이 경우도 총연맹의 단체행동권만 인정하고 단위노조의 단체행동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노조전임자- 일본의 경우 전임자를 5년 범위 안에서 무급휴직 처리하고 있다.독일과 영국은 장기 노조전임자의 경우 무급휴직을,비전임 임원은 일시 유급휴가로 인정하고 있다.프랑스는 전임자를 인정하고 있다.미국은 주(州)법에 따라 다르다. ◆교섭조정기구- 일본은 별도의 쟁의조정 절차가 없으며 노동관계조정법도 적용되지 않는다.다만 쟁의권 대신 ‘인사원 권고제도’를 두고 있다. 독일은 이익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절차가없다.미국은 분쟁조정위원회를,영국은 중재법원을 각각 두고 교섭조정을 한다. 장세훈기자 shjang@
  • [대한민국 24시] 경기도 양주 아파트공사 현장

    서울 강남을 필두로 가파른 곡선을 그려온 수도권 아파트 값 상승세가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 발표를 계기로 주춤해졌다.하지만 이미 오를 만큼 오른 가격이 하루 아침에 대폭 내려가지는 않는 법.그래서 “내집 마련할 날이 까마득하다.”는 서민들의 탄식은 여전하다.공급 부족을 메우기 위해 건설업체들은 앞다퉈 아파트를 짓는다.아파트 신축현장은 일반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기 때문에 밖에서 보면 일하는 이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그러나 현장에는 산더미같은 자재와 장비,철근과 거푸집이 전쟁터처럼 뒤엉킨 골조 사이에 안전모를 눌러쓴 인부 수백명이 개미처럼 달라붙어 있다.이들은 가족들의 생계와 분양자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이뤄 주기 위해 새벽부터 구슬땀을 쏟아낸다. ◆공사장의 하루는 현장식당이 연다- 6일 오전 6시 정각,경기도 양주군 양주읍 삼숭리 ㈜성우종합건설의 ‘아침의 미소’아파트 신축 현장.‘함바집’이라 불리는 현장 식당 앞 공터에 인천 번호판을 단 스타렉스 승합차가 도착했다.초가을의 서늘한 새벽공기가 온몸을 감싸는 가운데 20∼40대 남자 6명이 차에서 내리자 마자 현장식당으로 들어섰다.반장 용철순(46)씨와 팀을 이룬 5명의 목수들.잔멸치,알타리무,콩나물무침,소시지 샐러드,삶은 달걀에 쌀밥이 푸짐하게 나오는 3000원짜리 백반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용씨는 예전에 야시장을 돌며 음식과 물건을 팔다 목수일로 돌아선 지가 12년째다.“열심히 일하면 몸은 고되지만 한달에 200만원 이상은 건지니까 벌이는 괜찮아요.50대 중반까지는 이 일을 계속할 생각이지요.” 일행 중에는 20대 젊은 목수도 끼여 있었다.“어떻게 일하십니까.”“아침에 와서 일하고 저녁에 가서 잡니다.”질문 한마디 했다가 퉁명스러운 대답을 듣자 갑자기 ‘너 사회에 불만있냐….’라는 유행가 가사가 떠올랐다. 현장식당엔 계속해서 인부들이 2∼3명씩 짝지어 들어섰다.6시 30분쯤에는 이미 500여평의 식당 앞 공터가 이들이 타고온 차량 70여대로 가득차 공간을 찾기 힘들 정도가 됐다. ◆각자 위치로!- 7시가 되자 인부들은 일제히 안전모를 눌러쓴 채 현장으로 향했다.2층 골조공사가 끝나고 3층 슬래브 설치를 위해 거푸집이 만들어지고 있는 11개 동의 현장에 나누어 달라붙었다.1만 5000평 부지에 20∼29평형 서민아파트 917가구를 짓는 적지 않은 공사다. 목수들은 거푸집을 세우기 위해 4m가 넘는 긴 각목형 목재와 널따란 합판을 다뤄가며 못질을 계속했다.철근공들은 3층 슬래브 바닥과 기둥에 철근을 깔고 세우는 배근 작업에 구슬땀을 쏟았다.건물외벽에는 비계공들이 작업용 발판을 만들기 시작했다.105동 옆 공터에서는 입주 후 주민들이 사용할 수돗물 저수조시설을 위해 포클레인이 터 파기 작업에 열을 올렸다. 하늘 높이 설치된 5대의 타워 크레인도 육중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철근과 강관파이프 등 무거운 자재를 밧줄로 매달아 옮겨주는 타워 크레인 기사와 현장 기사 사이엔 자재를 옮길 위치를 유도하는 무선대화가 암호처럼 계속됐다. “우로 좀 더 스윙,좌로 스윙.”“안으로 트로리,밖으로 트로리.”“슬라게,슬라게.”(내려,내려)“조금 마게.”(조금 위로 올려)“오 케이.” 영어와 일어가 편할 대로 조합된 용어들이다.타워 크레인 작업을 감독하던 공사차장 정진도(40)씨는 “건설현장에선 여전히 일본식 자재명과 작업용어가 많이 쓰인다.”고 설명했다. 9시가 되면서 속속 현장에 도착한 레미콘 운반 차량들은 철근이 숭숭 박힌 기둥 거푸집 안 틈새와 슬래브 합판 위로 레미콘을 쏟아부었다.레미콘 외에 철근과 목재·합판 거푸집용 유로폼 등을 실은 자재운반차량들도 잇따라 현장으로 들어섰다. ◆달콤한 새참시간- 작업 시작 2시간반만인 9시 30분,오전 새참시간이 되자 인부들이 하나 둘 일손을 놓고 현장에 5∼6명씩 둘러 앉았다.일부는 빵과 우유,음료수 등을 먹고 마시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일부는 현장식당으로 내려가 고된 작업으로 일찍 찾아온 시장기를 라면으로 달랬다.3∼4명이 막걸리와 소주를 한병 주문해 나눠 마시기도 했다.“52살,김씨”라고만 신분을 밝힌 목수는 “일과가 끝나기 전엔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지만 오랜 세월 버릇이 돼서 아주 안마실 순 없다.”면서 “비라도 내려 공치는 날엔 집에 있어도참 시간이 되면 뱃속이 허전해져서 마누라에게 라면이라도 끓여 달라고 하다 핀잔을 듣는다.”며 피식 웃었다. ◆공사장에도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이유- 이윽고 점심시간.12시가 되자 현장식당은 줄을 서서 배식을 받을 정도로 붐볐다.인부들 중엔 조선족 교포와 가나·나이지리아·세네갈·러시아 등 외국인들도 20여명이 섞여 있었다.인력회사를 통해 현장에 나와 자재 운반과 청소 등 주로 잡부일을 맡는다.현장식당 카운터 일을 보는 40대 후반의 아주머니도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출신의 조선족 교포다.그의 남편도 이 현장에서 목수로 일한다. 한달에 100만원을 받는다는 아담 고두밀라(33)는 3년 전 가나에서 동료 2명과 함께 와 동두천에 방 1개를 얻어 산다.“돈도 많이 벌고 현장식당 식사도 맛있다.”고 만족스러워 하면서 “2년 더 일하고 돌아가 의류 제조공장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꿈에 부풀어 있다.“한국 노동자들은 정말 열심히 일하고 기술도 좋다.”며 엄지손가락을 곧추 세웠다. 현장소장 정씨는 “요즘 건설현장은 어디나 이곳처럼 ‘다국적군’을 연상케 한다.”면서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사실상 건설현장 전체가 올스톱될 판”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인부가 부족하니 작업환경이나 대우가 안좋으면 미련없이 현장을 옮기고 몸이 다는 건 건설업체”라며 “일당도 당연히 덩달아 오르는 추세가 계속된다.”고 말했다. 뉴욕 양키즈 로고가 찍힌 야구모자를 쓴 목수 김석흠(53)씨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볼 때면 70년대에 돈벌러 사우디에 나가 일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김씨는 “술을 거의 안마시고 건강을 돌봐온 덕택에 60이 넘더라도 일할 자신이 있다.”면서 “목수일이 힘들지만 벌이가 괜찮아 할만한데 요즘엔 도대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없다.”고 씁쓸해 했다.막일꾼마저 태부족하니 현장에서 외국인을 쓰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 현장에서 일하는 인부 중 목수는 13만∼15만원, 철근공은 11만∼13만원,콘크리트공은 10만∼12만원, 미장공은 20만원의 일당을 받는다.그러나 이들의 월 소득을 일당×30일로 따질 수는 없다.‘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기 때문이다. 토요일인 이날 현장의 인부들은 여느 때처럼 오후 3시 30분에 다시 한번 새참시간을 갖고 오후 6시 작업을 마쳤다.올 때처럼 끼리끼리 모여 숙소 근처식당 등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고된 하루일과를 끝냈다. 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현장은 순식간에 적막에 잠겼다.어둠이 내리자 높다랗게 솟아 거대한 괴물같은 타워 크레인이 건물 골조와 군데 군데 어지럽게 쌓여 있는 자재들을 내려다 보며 현장을 지켰다.컨테이너 임시숙소 등에서는 잡부를 관리하는 건설업체 반장과 경비원,비상사태를 대비한 응급조치 담당 직원,비계·철근·형틀 하도급 인부,현장식당 아주머니 등 20여명이 내일을 기약하며 잠을 청했다. 양주 한만교기자 mghann@
  • 대선 D-99/ “”대권은 내것”” 4龍4夢

    오는 12월19일 실시되는 제16대 대통령선거 D-100일인 10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통령후보와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 등 유력 대선주자 4인은 표밭갈이를 본격화했다.아직도 정당간·후보간의 헤쳐모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질 정도로 대선지형은 여전히 안개속이다.최후승자가 되기 위한 4인의 긴박한 움직임과 측근·두뇌집단을 점검한다. ■이회창후보 - 민생탐방·정책발표회로 ‘票心노크'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개인의 행보에는 큰 변화가 없다.민생탐방과 정책발표회를 통해 국정운영의 청사진과 비전을 제시하는 일정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은 당이 치른다.12일 선대위 발족과 동시에 당은 사실상 24시간 가동체제에 돌입한다.이에 앞서 지도부는 그간 외부인사 영입에 주력해왔다.이 후보가 직접 챙겨온 ‘21세기국가발전위’는 각계 거물급 인사들로 구성돼,실질적인 득표활동에 투입될 것이라는 전언이다. 선대위원장은 서청원(徐淸源) 대표,선대본부장은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이 맡아 조직을 총괄한다.새롭게 당의 중심에 재등장한 권철현(權哲賢) 후보비서실장은 후보와 당 조직을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아울러 권 실장은 정형근(鄭亨根) 의원과 함께 전략수립의 주축이 될 대선기획단을 이끈다. 대선까지 핵심이슈로 작용할 병역문제는 이재오(李在五) 의원이 단장인 대책특위가 책임진다.김무성(金武星) 의원과 유승민(劉承旼) 여의도연구소장은 미디어대책반을 맡는다.역점을 두고 있는 직능분야는 김진재(金鎭載) 최고위원이 담당할 전망이다. 이병기(李丙琪)·이종구(李鍾九) 특보 등 특보단도 각자의 전공분야에 따라 의사결정과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기획통인 윤여준(尹汝雋) 의원의 복귀가 예상되며,후보 부인 한인옥(韓仁玉)씨도 여성표 흡수 등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운기자 jj@ ■노무현후보 - 조만간 선대위 발족 ‘盧風 다시 한번'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6·13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이후 후보 지위가 흔들렸다.그러나 논란 끝에 조만간 선대위원회를출범시키기로 해 향후 대권행보가 탄력을 받게 됐다.이에 따라 노 후보 진영은 본격적으로 정책 가다듬기에 들어갔다. 노 후보는 10일 대구를 방문,“국민이 기대하는 비전을 추석 전에 내놓겠다.”면서 “지금 출발은 아주 나쁜 상태에서 하지만 이제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오전에는 아시아·유럽 프레스포럼 초청토론회에 참석,대북정책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특히 이 자리에서 “미국이 독일에 대규모 경제원조를 해준 ‘마셜 플랜’을 북한에 적용하는 것도 대량살상무기의 해법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노 후보를 돕는 사람들에도 ‘대변화’가 왔다.경선 때만 해도 주로 개혁성향의 386세대가 보좌진의 주축을 이루었지만 후보가 된 뒤엔 중량급 인사들이 주변에 포진했다. 김원기(金元基) 정치고문을 비롯,정대철(鄭大哲) 김상현(金相賢) 의원 등 과거 민주당 비주류 인사들이 핵심 자문그룹에 포진해 있다.노 후보의 싱크탱크인 ‘자치경영연구원’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국민대 김병준(金秉準) 교수와 ‘국민후보 노무현 지키기 운동’에 참여했던 시사평론가 유시민(柳時敏)씨 등 각계 인사 2500여명도 대체로 개혁성향이 강하다.이렇다 보니 “이인제(李仁濟) 의원 계열이나 구여권 출신 등 보수성향의 인물들을 보강,이념적 균형을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김재천기자 patrick@ ■정몽준의원 - 현역의원 영입등 창당작업 ‘잰걸음' 오는 17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9일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 지분정리 의사를 밝힌 데 이어 10일엔 아시아·유럽프레스포럼에서 비교적 진보적인 자신의 대북정책을 설명했다.이어 참여연대 후원의 밤,관훈클럽 창립리셉션 등에도 참석하는 등 대선 주자로서 행동 반경을 점점 넓혀가고 있다. 포럼에서 정 의원은 자신의 대북정책 기조로 ▲한반도 평화 유지·증진 ▲경제협력을 통한 사실상의 한반도연방 구축 ▲북한의 국제사회참여 지원 등 6개항을 제시했다.그는 “햇볕정책이라는 용어는 대북 우월감을 담은 듯한 오해를 낳는 만큼 보다 가치중립적표현이 좋겠다.”고 제의하기도 했다.정의원은 이달 하순 창당 작업을 가시화,늦어도 10월 초에는 창당을 마친다는 방침 아래 세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창당 시점에는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 규합에 강한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현재 그의 주변에서 도움을 주는 정계 인사로는 강신옥(姜信玉) 이철(李哲) 최욱철(崔旭澈) 정상용(鄭祥容) 박계동(朴啓東) 김재천(金在千) 전 의원 등이 꼽힌다.또 오랜기간 인연을 맺어온 이홍구(李洪九) 전 총리는 후원회장을 맡고 있으며,최열(崔冽)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과 정씨 종친회연합 총재인 정호용(鄭鎬溶) 전 의원,ROTC 동기 등도 무시하지 못할 지원세력이다.학계에서는 한승주(韓昇洲) 고려대 총장서리,서울대 행정대학원 오연천(吳然天) 교수,중앙고 동기인 관동대 유병진(兪炳辰) 총장 등과 가깝다. 조승진기자 redtrain@ ■권영길후보 - 기존 정당과 다른 ‘계급투표'로 승부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통령후보의 정책은 당내 대선공약개발단을 통해 만들어진다.주로 진보적성향의 학자들과 노동·환경·여성 등 시민사회단체의 활동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재영(李在英) 정책1국장은 “양대 노총 등 노동계뿐 아니라 의료·법률·과학기술·조세 등 20개 분야 전문가 100여명이 정책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경상대 장상환 교수,한림대 유팔무 교수,성공회대 조희연 교수 등이주요 정책 브레인으로 꼽힌다.전문 분야별로는 민주노총 유병홍 정책실장,김석연·김정진 변호사,전국과학기술노조 이성우 전 위원장,변현단 전 인터넷대자보 편집장 등이 활동하고 있다. 민노당의 선거전략은 기존 정치권과 차별화한 ‘계급투표’로 모아진다.노동자·농민·도시빈민·학생 등을 지지기반으로 삼겠다는 것이다.컨셉트는 평등과 자주.그러나 대중과 괴리된다는 비판과 관련,최근 상가임대차보호법개정,이자제한법 부활 등 민생과 직결되는 정책을 내놓은 것처럼 이번 대선에서도 피부에 와닿는 정책과 구호를 제시할 방침이다. 지명도를 높이는 것도 급선무다.곧 일간지 광고를 비롯,홍보에 주력하는 한편 각종 대선토론과여론조사에 권 후보가 배제될 경우 문제삼을 계획이다.특히 20억원 기탁과 교섭단체 위주의 지원 등 민노당에 불리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강경 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상현(李相鉉) 대변인은 “최근 독자정당을 선언한 한국노총도 권 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네티즌 마당/ 사이버 청와대엔 성역이 없다

    “저는 초등학교 3학년입니다.뉴스에서 대통령님을 봤는데 너무 힘들어 보이셨어요.”“대통령께서는 과연 우리나라 국민들의 배가 부르다고 생각하십니까? 북한에 갖다 줄 물자가 그렇게 넘치고 남아돌던가요.”청와대는 아직도 접근하기 두려운 성역일까.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를 거치면서 일부 개방되었지만 아직 아무 때나 아무 곳에 드나들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그렇다고 할수도 있다.그러나 최소한 사이버세상에서의 청와대는 성역이 아니다.그곳에는 담도 출입금지 팻말도 없다.누구나 들어갈 수 있고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청와대 인터넷사이트(www.cwd.go.kr)의 자유게시판은 여론의 백화점이다.그만큼 다양한 계층이 드나들며 다양한 의견을 쏟아놓는다.대통령을 위로하는 초등학생의 안타까움부터 잘못된 정책을 질타하는 목소리,정책제안,도와달라는 호소까지 하루에도 수백 건의 글이 올라온다.현안을 놓고 네티즌들끼리 뜨거운 설전을 벌이기도 하고 때로는 의사를 관철시키기 위해 시위를 하기도 한다. ●재방부를 설치합시다 “이번 태풍의 피해액이 수조원에 이를 정도다.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피해를 고스란히 당하고 있을 것인가.해마다 되풀이되는 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재방부는 왜 없는가.재방부를 설치해서 전국의 모든 재해가능시설들을 확인하고 또 튼실하게 새로 설치하는 대대적인 사업을 실시해야 한다.수해 등으로 한해에 손해보는 정도의 금액을 재해방지시설에 투자하라. 그러면 적어도 국민들이 이런 고통은 겪지 않을 것이다.” (hsh) ●차가운 물속에 있을 우리누나를…“저는 이번 태풍으로 인해 하나밖에 없는 누나를 잃어버렸습니다.하루하루 몸이 고달픈 건 참겠지만 마음에 찾아드는 아픔이란 이루 말할 수 없군요.사고가 발생한 건 태풍 ‘루사’가 동해안지역을 덮었을 때인데…. 벌써 5일째이군요.5일이 지난 지금도 누나의 시신조차 찾을 수가 없습니다.범람한 강물에 차가 휩쓸린 뒤 타고있던 5명중 2명은 다행스럽게 빠져나왔지만 누나를 비롯한 3명은….얼마나 무서웠을까요.깜깜한 밤에 야수처럼 덤벼드는 급류에 몸이 휘감기어 이리저리 부딪히면서 떠내려갔을 생각만 하면….우리누나 좀 찾아주세요.” (김낙주) ●왜 서민에게 덤터기를…“부동산 투기억제책이라고 하는 게 알맹이는 빠진 채 여전히 1가구 1주택소유자에게 정책의 실기를 덤터기 씌우고 있다.부동산 투기억제책의 핵심은 1가구 다주택 소유자에게 누진중과세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세금이 무서워서 부동산의 매점매석을 못하게 해야 한다.이번 대책의 골자는 아파트 청약제한과 재산세 양도소득세 중과를 통해 수요를 억제하는 데에 있다.하지만 공급의 확대 없이 수요만 억누르는 방법으로는 아파트값을 안정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일시적으로 아파트값이 주춤할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안정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a) ●빈대 잡으려 초가삼간 태운다고? “최근 일부지역 부동산가격이 급등한다고 해서 정부가 금리인상을 검토 중에 있다는 기사를 읽었다.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곳은 특정지역 일부에 불과하다.결론적으로 금리인상은 서민들에게 아주 치명적인 조치가 될 것이며,가진 사람들만이 기쁨을 나누게 될 것이다. IMF 당시 서민들은 높은 금리로 인해허덕인 반면,가진 자들은 이자벌이로 인해 소득격차가 더 벌어진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가진 자들의 투기로 인해 발생된 문제는 발생원인 제공자들을 엄중히 다루고,철저한 세금징수와 적절한 규제로써 막아야지,엉뚱한 서민들에게 피해가 가도록 해서는 안될 것이다.”(회사원)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엄마를 살리기 위해 글을 올립니다.저희 엄마께서는 골수암에 걸리시고 난 뒤부터 삶의 의욕을 잃으신 것 같습니다.너무나도 고통스러워하는 엄마를 보고 있으면 제가 대신 아프고 싶어요. 저희는 엄마의 그런 모습을 바꿔드리고 싶어요.하지만 그러려면 수술을 해서 완치가 돼야 하고,수술을 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저희는 아직 어려서 돈을 벌 수 없습니다.그리고 번다 해도 엄마의 수술비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입니다.그러니 도와주세요.”(박대승) ●시중에 쌀이 없어요 “농협창고에 쌀이 넘친다고 하던데,지금은 쌀이 없어요.정부에서 정부양곡을 풀지 않아서 정미소가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정부양곡을 풀어주세요.”(유수형) ●주5일 근무제 뭔가 잘못됐습니다 “죽자살자 6시에 출근해서 밤9시까지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1시간 더 근무하면 근무수당이 따른다는 말에 일찍 가지도 못하고 일요일마저 일을 하는 많은 사람들….일요일 출근 안 했다고 해고시키는 이상한 사업자들….힘들게 고생하면서 일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조금이나마 공평한 세상이 되기 위해서 정작 이런 근로자들을 쉴 수 있게 해야 하는데 돈 많은 사업장들에서만 주5일 근무제가 이루어진다니 아! 불공평한 세상….”(선은미) 이호준기자 sagang@
  • 철의 실크로드가 열린다 / 한반도 ‘鐵脈’ 50년만에 복원

    ≪‘철의 실크로드’시대가 드디어 개막되는가.난항을 거듭하던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한반도 종단철도(TKR)의 연결 사업이 가시권에 들어서고 있다는 관측이다.남북한은 지난 달 30일 경의선·동해선 동시 착공에 합의,오는18일 첫 삽을 뜨기로 함으로써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단초를 마련했다.남북한간 비무장지대(DMZ)를 관통한 동해선이 유럽의 이탈리아 로마까지 이어지는 TSR와 연결되면 동북아 물류망의 핵으로 한반도가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이다.남북한뿐 아니라 일본·유럽 등 국제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TSR-TKR연결 사업의 의미와 과제를 조명한다.≫ ■정치·경제적 효과 ◇한반도 평화 구축-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의 연결,그리고 경의선 및 동해선 철도의 단절 구간 연결은 한반도의 정치·경제적판도를 크게 바꾸는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 한반도의 평화와 신뢰구축의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일단 경의선과 동해선이 비무장지대(DMZ)를 통과하는 것은 한반도의 전시(戰時)상태 개념을 허무는 것이 되고 공사과정에서 자연히 마련될 군사당국자간 접촉은 신뢰구축조치(CBM)의 단초가 될 전망이다.북한은 그동안 DMZ구간의 개방에 대해 ‘북침’이라며 민감하게 반응해왔던 게 사실이다. ‘분단 후 처음 뚫리는 남북한 혈맥’이라는 평가답게 이는 곧 인적·물적교류의 활성화로 이어지게 된다.그동안 이질감을 더해온 남북한 주민의 화합과 동질성 회복에 동력을 제공하는 기회일 수밖에 없다. 특히 TSR와 TKR연결은 북한이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과 일본,중국,한국 물류 연계 수송망의 정거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북한의 경제적 이익과 주변국가의 이익이 공유되는 상황으로 전개될 때 북한의 국제사회 협력이 커지고,북한이 ‘불안정’국가 리스트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일본 등 태평양 국가의 물류 집산지 및 통로가 되면서 북한의 대외 개방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 ◇동북아 물류 중심 효과-교통개발연구원의 안병민(安秉珉) 책임연구원은 “시베리아 횡단철도 등 동북아의 대륙 철도망은 각 국의 항만 시설 낙후와 남북 분단으로 인해 효용도가 무척 낮았다.”면서 이 철도망이 한반도 철도와 연결되면 환 동해권과 환 황해권을 묶는 동북아 간선 교통망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했다. 러시아·중국·몽골·북한의 값싸고 질 좋은 풍부한 천연 자원과 노동력,그리고 한국와 일본의 자본이 결합되면서 유럽연합(EU)이나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와 맞먹는 거대한 경제권 구축도 촉진할 것으로 기대했다. 안 연구원은 “2011년 한국·유럽간 총 물동량이 146만 3000 TEU로 추정할때 이의 18%인 26만 3000 TEU가 이 연결 철도를 이용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하나에 해당한다.안 연구원은 북한 철도와 러시아 철도가 정상적인 국제수송기능을 다한다고 전제할 때,북한의 경우 연간 수익은 1억 5000만∼1억 8000만 달러,러시아는 2억 5000만 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이는 순수 운임만 계산한 것으로 주변 개발 효과 등을감안하면,엄청난 수익이 따를 것이란 계산이다. ◇극동 지역 활성화-정태익(鄭泰翼) 주러시아 대사는 “러시아가 TSR와 TKR연결에 보이는 관심은 지대하다.”고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정 대사는 “지난해 2001년 8월4일 북·러간 TSR-TKR 연결을 위한 철도협력협정을 체결한 이후 극동지역 경제발전,나아가 러시아 경제발전을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최근 2억달러를 투자,전 구간에 대한 전철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연내엔 전철화 작업이 완료될 것이란 분석이다.정대사는 지난 달 23일 김정일(金正日)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 블라디보스토크 정상회담이 끝난 뒤 파디예프 철도장관이 블라디보스토크 역에 배웅나간 것을 봐도 러시아가 쏟는 관심을 알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철도 현대화 과제-경의선·동해선 철도연결과 함께 북한의 철도 현대화가 커다란 과제다.러시아가 지난해 9·10월 철도 전문가 200명을 동원,평강-원산-나진-두만강을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에 연결되는 북한의 동쪽 주요간선 781㎞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북한 철도 사정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평균 운행 속도는 시속 30㎞에 불과하고,시속 5∼15㎞인 구간도 있었다.전력이 끊겨 열차가 멈춰서는 구간도 있었다는 전언이다.일부 구간은 통나무 침목으로 돼 있어 전면교체가 시급했고,781㎞ 구간내 134개의 터널(총길이 60.2㎞) 및 742개 교량(23.6㎞)도 붕괴위험이 높아 재건축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시속 60∼80㎞를 달리려면 전면 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낙후된 구간 복구비는 22억∼25억달러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한반도 철도 방식인 표준궤(1435㎜)와 TSR의 광궤(1520㎜)방식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도 기술적인 문제로 남아 있다.현재 표준궤쪽으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으나,향후 본격 논의에 들어가야 결론이 날 것이란 분석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TSR·TCR 비교 - 北 과도한 개방꺼려 동해선~TSR 선호 왜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인가.북한이 중국횡단철도(TCR) 대신에 러시아의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선택하고,러시아가 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의 철도 연결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경제성을 넘어서 외교·안보적으로 중요한 함의를 담고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TSR와 TCR를 단순 비교하면 TSR가 앞선다.㎞당 컨테이너 운송 비용이 TSR를 이용하면,0.03달러가 드는 반면,중국 철도를 이용하면 0.15달러나 든다는 게 교통개발연구원의 분석이다. 문제는 TSR로 연결되는 남북한 동해선 철도연결 공사의 비용과 기간.동해선은 남측 단절구간인 군사분계선에서 강릉까지 연결하기 위해 2조원 이상을 투입해야 하고 공사기간도 7∼8년이 걸린다. 연내 완공이 가능한 경의선,그리고 경의선에서 연결되는 TCR를 선택하지 않은 북한의 의도는 그야말로 여러 갈래로 해석된다.북한은 남측과 경의선·동해선을 동시 착공한다는데 합의했지만,무게중심은 여전히 경의선보다는 동해선에 있어 보인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분석.우리측이 서울과 평양을 연결하는 상징적인 면에서 경의선을 선호하고 있는 반면,북한은 그 반대의 이유로 오른쪽 끝 동해선-TSR연결을 택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경제 개선조치를 뒷받침할 물적인 동력을 얻기 위해철도 연결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할때,개방으로 인한 체제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해 동해선과 TSR쪽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사업을 통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고,국제사회에서의 전략적인 세력 균형을 모색한다는 것이다.또 대부분 구 소련의 지원으로 건설된 산업 및발전시설을 재가동하기 위해선 러시아의 기술지원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한반도 개입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러시아 역시 국제사회 위상강화를 위해 북한 카드를 활용하려 한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경제활성화와 함께 경쟁국가인 중국에 앞서려는 의도도 물론 있다.푸틴 대통령이 지난23일 북·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는 중국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 철도연결사업을 따와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달 20∼24일 러시아를 방문할 때 김영춘 인민국총참모장 등 북한 군부 실세를 대동하고 푸틴 대통령과 TSR문제를 논의함으로써 이 사업에 대한 군부의 승인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북한이 경의선 연결을 위한 착공은 하지만,건설 속도를 높이지 않을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수정기자 ■수십억달러 재원마련은 - 南北·러·EU·日포함 국제컨소시엄 유력 TSR-TKR 연결사업이 탄력을 받기 시작하면서 구체적인 재정 마련 방안으로국제컨소시엄 방식이 집중 부각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지난달 23일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이 방식을 직접 제의했고,김 위원장도 이에 호응했다. 국제컨소시엄 방식이 초점이 되는 이유는 이 사업이 동북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데다,그에 소요되는 돈이 수십억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북한과 러시아는 철도가 연결되는 ‘땅’만 확보하고 있어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비해,낼 ‘돈’은 사실상 없는 형편이다. 이 철도 연결사업에 이해가 걸려 있는 나라가 많은 것도 한 이유다.물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일본과 유럽 국가들은 물론,TKR-TSR와 연결되는 철도 즉,TCR와 TMGR(몽골횡단철도)가 지나는 중국과 몽골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러시아의 속내는 어떠한 ‘컨소시엄’방식이든,남한을 끌어들이려는 눈치다.1991년 한국에 진 빚 19억 5000만 달러를 대북 채권 55억 달러로 상쇄하는 방안을 채택토록 하려는 것이 목적으로 관측된다. 정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이 방안을 우리측에 알려온 적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러시아 언론들은 이같은 상쇄방안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러시아가 북한의 철도 개·보수 작업에 추산한 비용은 약 22억 달러이고 이 비용은 공교롭게도 한국에 갚지 않고 있는 경협대금과 비슷한 액수다.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가 우리측 부담으로만 돌아가는 단순 상쇄·투자 방식이 아니라,일단 상쇄한 뒤 TSR-TKR 연결 이후 나오는 수익으로 갚아 나간다는 일종의 ‘채무연장’방안을 구상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논의 자체는 매우 민감한 문제로,현 정부 임기내에 매듭지어지긴 힘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꽃을 든 남자’ 연출하는 연극계 샛별 김태웅/””콧수염에 반해 빠져든 연극재미와 깊이 함께 담을 겁니다””

    무대에 들꽃이 활짝 피었다.아름답지만 쓸쓸함이 묻어나는 그곳에 비석 하나 없는 작은 흙무덤이 있다.“죽어서 꽃으로 다시 태어나는 한 남자를 통해 역설적으로 삶을 긍정하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연출가 김태웅(37).그가 연극 ‘꽃을 든 남자’를 선보인다.지난 97년 ‘파리들의 곡예’로 데뷔한 뒤,2000년 조선 연산군 시절의 궁중 광대를 다룬 두번째 연출작 ‘이’(爾)로 동아연극상·백상예술대상 작품상 등을 휩쓴 연극계의 샛별.이어 386세대의 고민과 비판의식을 담은 ‘풍선교향곡’과 ‘불티나’를 선보여 평단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제목부터 말랑말랑한 게 좀 이상하다.무덤에 숨겨둔 10억원 상당의 금불상을 찾는 두 남자 덕이와 봉이의 이야기.추악한 욕망을 좇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천박한 자본주의를 비판하지만,그보다는 자신의 무덤을 갖고자 거짓말을 하는 덕이에 초점을 맞추며 죽음과 언어에 관한 철학적인 사유를 드러낸다. “구체적으로 사회를 비판하는 작품을 쓰기 전인 98년에 쓴 희곡입니다.왠지애착이 가서 이번에 무대에 올리게 됐어요.제목이요? 아,그건 상업적인 배려입니다.원래 제목은 꽃이름 ‘쑥부쟁이’였는데 주위에서 생뚱맞다고 하더라고요.” 이 작품에 애정을 갖는 이유는 어린 시절을 지배한 ‘죽음’에 관한 나름대로의 해답을 담았기 때문.초등학교 시절 집 뒷산이 공동묘지였다.상여와 마주치고,장사를 지낸 다음 마당에 떨어지는 재를 보며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혔다.처음엔 종교로 이를 극복하려고 했다.“집안이 모두 독실한 기독교신자예요.저도 목사가 되려고 했고요.” 하지만 그도 80년대의 거대한 물결을 피할 수 없었다.서울대 철학과 입학후 유물론 세례를 받고 종교를 점차 멀리했다.그리고 택한 것이 연극.집에서는 난리가 났다.목사의 꿈을 포기한 데다,지지리도 가난한 집안의 장남이 돈 안되는 연극판에 뛰어들다니…. “콧수염을 기른 연극반 후배의 모습에서 신비감이 느껴졌어요.도대체 뭐가 저런 느낌을 만드는지 궁금해 그 다음날로 연극반에 찾아갔죠.” 그날 이후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은 ‘어울리지 않게’ 예술에빠져들었다.취미로 끝날 수도 있었다.졸업반 때는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기도 했다. “도서관에서 똑같이 영어단어를 외우는 모습이 싫었어요.고시 공부하듯 연극을 하면 뭐라도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연출가 김광림(현 연극원장)을 만난 건 운명이었다.대학생 연극경연대회에서 입상한 그에게 “너 연극 계속해라.”라고 한 심사위원 김광림의 말이 족쇄가 됐다.그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1기로 예술전문사 과정을 마쳤다. 예술과 연극에서 발견한 것은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웃음과 구라’.‘웃음’은 살아서 숨쉬고 느끼고 보고 듣는 것의 희열을 되살려줬다.그는 이 웃음을 사회 비판과 결합해 풍자를 만들었다.또 기본적으로 ‘구라를 까먹고’사는 사람이 됐다.말하는 순간 거짓말이 돼 버리지만 그 언어 속에서 삶을 긍정하는 힘을 발견한 것.‘꽃을…’는 그 웃음과 거짓말로 죽음을 극복한자전적 성찰을 담은 작품이다. 이제 그는 연극계에서 중요한 인물이 됐지만 여전히 가난하다.“동료 연극인이 동창회에 나갔더니 ‘넌 잘 될 줄 알았는데….’라고 했대요.저도 고교시절 땐 ‘범생이’여서 동창들이 지금 제 모습에 놀라죠.그럴 때마다 오기가 생겨요.” 그는 제대로 작품활동을 하고 싶어 극단 우인을 창단했다.‘꽃을…’는 창단 작품이기도 하다.목표는 천박한 상업주의를 배척하고 작가주의 예술을 추구하자는 것.연극이든 영화든 구분 없이 신명나게 진짜 예술을 해보고 싶단다.베이스기타에 매료된 남자에 관한 시나리오도 구상중이다. 그렇다고 상업적인 예술을 다 싫어하는 건 아니다.그의 작품도 참 ‘웃긴다’.“저도 재미있는 건 좋아해요.하지만 요즘 공연계는 상업성과 예술성 사이의 균형을 잃었죠.셰익스피어처럼 재미와 깊이가 동시에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너무 일찍 ‘떠서’ 부담스럽다는 그는,남은 건 후퇴뿐이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든단다.하지만 그에겐 언제나 창작욕구가 넘친다.계획중인 작품만 4편.앞으로의 작품에 관해 술술 아이디어 보따리를 풀어내는 모습에서,그는 이제 막 긴 경주의 첫발을 뗐을 뿐이란 생각이 들었다. 공연은 3∼5일 오후 7시30분,6·7일 오후 4시30분·7시30분,8일 오후 3시·6시.학전블루 소극장.(02)764-8760. 김소연기자 purple@
  • 中 이념전쟁 불붙나

    (베이징 김규환특파원·김상연기자) 오는 11월8일로 예정된 중국공산당 16기 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보·혁,개혁·반개혁간 이념대결이 표면화되고 있다.그동안 좀처럼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던 이같은 당내 대립은 당 요직에 기업가를 영입하는 문제 등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추진하는 당개혁 방침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불거지면서 본격화·표면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장쩌민 주석이 최근 중국공산당의 핵심조직인 중앙위원회에 사상 처음으로 유명 기업인들을 영입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자,대표적 반체제 인사인 바오뚱이 장 주석을 강력 비난하는 글을 정치권에 돌린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같은 이념 대립은 16기 공산당 대회에서 장 주석의 권력이양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불거졌다는 점에서 권력투쟁의 발로라는 지적도 있다.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60년대 후반부터 10여년간 중국을 피로 물들였던 ‘문화혁명’이 연상된다는 성급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당 노선에 불만- 80년대 후반 급진 개혁개방주의자 자오쯔양(趙紫陽)의 최측근이었던 바오뚱은 최근 “중국공산당은 돈 많고 힘 있는 특권층들을 위한 당이 되어버렸다.”고 비난하는 15쪽 분량의 글을 작성해 일부 정치인과 외국 언론에 돌렸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28일 보도했다.바오뚱은 89년 톈안먼 광장 민주화시위 유혈진압에 반대한 혐의로 7년간 수감생활을 한 뒤 지금은 가택에 연금돼 있는 상태다. 중국 내 자유주의자들의 대변인격인 바오뚱은 “아직 중국 경제에서는 첨단산업보다는 전통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만일 부자가 정치권력까지 갖게 된다면 누가 힘 없는 사람들을 대변할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특히 바오뚱은 최근 전국적으로 선전되고 있는 장 주석의 ‘3개 대표이론(당이 선진생산력과 선진문화,광대한 인민의 근본이익을 대변)’에 대해 “수천만 유랑 농민과 사양산업 실업자들이 현실적으로 선진생산력을 수행할 능력이 있겠느냐.”고 공격했다. 이밖에 당내 보수파들은 최근 장 주석이 자신의 3개 대표이론을 공산당 당장(黨章)에 삽입하려는 시도에 대해,노동자·농민을 주체로 하는 계급정당인 공산당이 변종 공산당으로 바뀌게 된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인터넷에는 후진타오(胡錦濤) 부주석의 핵심지지자인 공산당 원로 송핑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 2통이 유포되고 있다.이 편지들은 장쩌민주석이 11월 16기 당대회에서 후진타오 국가 부주석에게 권력을 이양해야 한다는 논조를 담고 있다. ◇장쩌민식 개혁 강행- 11월 공산당 대회 개최를 앞두고 중국 관영 언론들을 중심으로 연일 장 주석의 이념선전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지난 26일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공산당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이론과 ‘3개대표 이론’의 중요사상을 끊임없이 학습함으로써 우수한 성적으로 16차 당대회를 맞자.”며 이념 선전에 앞장섰다.특히 28일에는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毛澤東)사상,덩샤오핑(鄧小平)이론과 일맥상통하는 ‘장쩌민,중국적 특색이 있는 사회주의를 논한다.’란 장 주석의 저서가 출판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이 저서는 장 주석이 89년 6월부터 2002년 6월까지 13년동안집권하면서 발표한 정치·외교·군사·경제·문화분야의 보고·연설·문장·서신 등 370여편의 중요문건을 한 데 모아 엮은 책이다. 중국공산당의 이같은 이념선전 공세는 장 주석의 3개 대표이론을 널리 선전·홍보함으로써 이번 당대회에서 당장에 삽입하려는 의도를 깔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이와 관련,일각에서는 장 주석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본격 시작된 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실제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27일 “장 주석의 이번 저서 출판은 장 주석이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에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반대파 열세- 반대파들이 장 주석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민간기업가의 공산당 영입’ 등 개혁조치와 3개 대표이론을 좌절시키지는 못할 것이란 게 중국 현지의 지배적인 분석이다.실제 장 주석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급진자유주의자와 보수주의자들은 공산당 내에서 소수파로 전락해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이 가끔씩 밝히는 메시지가 근로자와 농민들에게 적지않은 반향을 미쳐왔다는 점을 들어 상황이 간단치 않게 전개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이 때문에 현재 중국 지도부가 바짝 긴장해 이들의 언행을 주시하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khkim@
  • 작년 각종 부담금 6조2900억 징수

    지난해 1년 동안 국민들이 부담한 각종부담금은 모두 6조 2905억원으로 2000년에 비해 51.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에서 잘못 부과된 것으로 확인돼 되돌려준 부담금이 24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27일 국무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2001년도 부담금 운용종합보고서'를 심의,확정하고 이달 말까지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준조세 성격의 부담금은 정부 기관이 부족한 예산을 메우는 재원조달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정부가 부담금의 부과실적과 사용내역 등을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수계별 물이용부담금과 전력산업기반부담금 등 12개 부담금이 신설되고,농지전용부담금과 진폐사업주부담금 등 9개가 폐지되면서 전체 부담금은 전년보다 3개 늘어난 101개가 운용됐다. 이 가운데 32개는 최근 2년간 징수실적이 거의 없었다.소관 부처별로는 건설교통부 13개,행자부 3개,재경부와 산림청 각 2개 등이다. 연초경작지원 등의 사업을 위한 출연금(재경부)등 최근 신설된 8개부담금은 물론 농어촌도로 손괴자부담금(행자부),관광지 등 지원시설 원인자부담금(문화관광부) 등이 법령에 규정은 있으나 실효성이 없는것으로 드러나 셈이다. 전체 부담금 징수액은 기간통신사업자 연구개발출연금 1조 3731억원,전력산업기반기금부담금 3793억원,석유수입·판매부과금 1조 1264억원 등이 늘어나면서 2000년에 비해 51.1%인 2조1264억원이 증가했다. 소관 부처별징수액은 산업자원부가 가장많은 1조 7433억원으로 전체의 27.7%를 차지했으며,다음은 정부통신부가 전체의 21.8%인 1조3731억원,환경부 13.7%인 1조 857억원 등이다. 특히 지난해 부당징수로 판정돼 돌려준 부담금 환급액이 10개 부담금에 총 241억 2800만원에 달했다.농림부가 농지조성비와 대체초지조성비등 104억 7200만원,건설교통부가 개발부담금과 개발제한구역훼손부담금 등 55억 5410만원,환경부가 수질개선부담금과 물이용부담금 등 45억 9500만원,산림청이 대체조림비 및 분할납부이행보증금 21억 100만원,노동부가 장애인고용부담금 등 14억 100만원 등을 되돌려 줬다.지난해 징수된 부담금의 83.1%는 중앙정부기금과 특별회계로 사용됐다.중앙정부의 경우 정보화촉진기금과 에너지 및 자원사업특별회계,지방자치단체는 지방도시교통사업특별회계와 하수도사업특별회계로 가장 많이 사용한 것을 나타났다. 또 신용보증기금출연금과 문화예술진흥기금 모금 등은 부담률이 점점 낮아지는 반면,환경개선부담금과 장애인고용부담금 등은 부담률이 높아졌다. 기획예산처는 ▲존치 실익이 없는 부담금의 폐지·통폐합 ▲부담금법 관리대상의 조정 ▲부과요건의 법제화 ▲불합리한 부담금의 부과요건 조정 ▲지속적인 점검·평가 및 의견수렴 등을 통해 국민과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함혜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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