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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건강권/우득정 논설위원

    지난해 우리나라 노동자 중 산재사고자는 사망자 2923명을 포함해 모두 9만 4924명이다.산재로 인한 손실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전체 임금노동자 1400여만명 가운데 20%인 280여만명이 주당 56시간이 넘는 초장시간 근로에 시달리고 있는 탓이다.앞으로 10일 후면 대규모 사업장에서는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된다지만 노동자 10명 중 9명에게는 남의 일이다.전태일 열사가 온몸을 불사르며 항거한 지 3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방치된 노동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일부 책상물림 학자들이나 기업인들은 눈높이만 낮추면 일자리는 얼마든지 있다고 주장한다.30여만명에 이르는 합법·불법 외국인 노동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일자리를 국내 인력으로 대체하면 청년 실업률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수치상으로는 맞는 말이다.하지만 이들 ‘3D 업종’의 사업장은 작업 환경이 극히 열악하다.산재에 거의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작업장도 허다하다.이들 업체들은 정부의 작업환경개선지원금도 외면한다.지원금에 더 보태 쌈짓돈을 투자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최대한 굴리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계산에서다. 대기업에서도 파견 하청노동자의 경우 사정은 별반 다를 바 없다.팔다리가 쑤시고 허리가 결려도 하소연할 곳이 없다.최저 생활이라도 흉내내려면 악착같이 연장 근무를 해야 한다.그러다가 덜컥 병이라도 나면 치료는 개인 몫이다.대기업 정문 앞에 요란스럽게 나붙은 ‘무재해 ○○○일’은 이들 비정규 노동자들과는 무관한 구호다.그래서 들고 나온 것이 ‘비정규직 건강권 보장’이다.정규직들이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좀 더 받고 좀 더 놀겠다며 파업하는데 아픈 몸이나마 추스를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한다. 그래도 다행이랄까.일부 사업장을 중심으로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건강권 보장을 올해 임단협 요구조건으로 내걸었다고 한다.1년에 한번 종합검진을 회사 부담으로 받을 수 있게 하고 산재 교육 횟수를 연간 1회에서 2회로 늘리라는 요구다.회사측으로서는 추가 부담을 이유로 꺼리겠지만 산재가 초래할 비용을 감안한다면 마냥 손사래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집시법 재개덩 찬·반 논란] “불복종 전개” “불법은 안돼”

    지난해 12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개정된 뒤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 및 결사의 자유를 현실에 어떻게 조화시킬 지를 놓고 논란에 휩싸여 있다.주요도로 행진 제한과 소음 규제 등 추가된 조항이 집회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과 인터넷이 폭넓은 의사소통 수단으로 자리잡은 시대에 공공의 안녕과 질서가 더이상 위협받을 수 없다는 경찰의 반박이 팽팽한 평행선을 그어왔다.좀처럼 양쪽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개정 집시법의 시행령도 국무회의 상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집시법이 안고 있는 논란의 핵심이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점검한다. “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인원이 갖는 집회인데 하나는 허용되고 다른 하나는 왜 안됩니까?”(동아시아 정상회의 반대 공동행동),“매년 하는 집회와 처음 열리는 집회는 엄연히 다릅니다.”(서울지방경찰청)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 정상회의 반대 공동행동’ 정영섭(30) 선전홍보팀장은 지난 13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정상회의 반대 결의대회’를 준비하며 과거와는 달라진 집시법에 적지않게 당황했다. 집회 한달 전인 지난달 14일 정 팀장은 노동절 집회와 같은 규모인 1만여명이 참여하는 옥외집회 신고서를 경찰에 냈다.하지만 서울지방경찰청은 이틀 뒤 집회 금지 통고서를 내밀었다.정 팀장은 결국 집회 참여 인원을 3000명으로 축소하고 장소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내부로 한정한 끝에 간신히 허가를 받았다. ●논란 대상인 ‘자의적 해석’ 지난 3월 발효된 개정 집시법에 대한 논란은 경찰이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으며,소음규제가 비현실적이라는데로 모아진다.특히,시민·사회단체들은 ‘주요도로에서 행진 금지’를 규정한 제12조 2항을 대표적인 ‘독소 조항’이라고 주장한다. 서울은 종로와 마포로 등 모두 15개의 도로가 ‘주요도로’로 지정됐다.마음만 먹는다면 사실상 서울 시내 모든 도로에서 행진을 금지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학교와 군부대 인근을 집회 금지 구역으로 설정한 제6조 3항도 집회의 원천 봉쇄를 가능케 한다.시민단체들은 “서울에만 2229개의 학교가 흩어져 있어 집회장소 확보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앞선 조항이 집회 참석자의 발을 묶는다면 소음규제는 참석자들의 입을 다물게 하는 조항이다.경찰이 마련하고 있는 집회의 소음규제 기준은 ‘낮시간 80㏈,야간 70㏈’이다. ●시민단체 ‘불복종’,경찰 ‘제한불가피’ 16대 국회는 경찰청의 자문을 받아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 의원입법으로 제출된 집시법 개정안을 한달 열흘만인 지난해 12월29일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민중연대,참여연대,민주노총 등 86개 시민·사회단체는 개정 집시법의 발효 직후인 지난 3월4일 ‘개악 집시법 대응 연석회의를 출범시켰다. 이들은 4월 개정 집시법 불복종 매뉴얼을 만들어 시민단체에 배포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 개정 집시법에 대한 첫 불복종 집회를 열었다.당시 연석회의와 경찰은 심한 마찰을 빚었다.경찰이 야간집회를 불허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하자 집회는 기자회견으로 대체됐다.경찰은 불복종 집회를 강행하면 강제해산하고 주동자를 사법처리한다는 등의 강경 방침을 내세웠다. 경찰의 입장은 확고하다.견해차이가 있지만 일단 ‘고(Go)’라는 것이다.경찰규제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소음규제와 도로집회 불허 등 개정안 내용과 큰 변화가 없는 시행령을 통과시켰다.시행령은 법제처와 규제개혁위원회 등의 심사를 거쳐 국무회의에 상정된다.경찰청 관계자는 “집시법이 개정된 지 얼마되지 않아 다시 개정을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재개정에 반대했다. ●집시법 재개정 움직임 본격화 연석회의는 오는 24일에는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문화제 형식으로 2차 불복종 집회를 열고,이후 달마다 불복종 집회를 열어 재개정을 공론화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으로는 개정 집시법의 구체적인 악용사례를 밝히고 이달 말쯤 여야 정치권에 의견서도 제출키로 했다. 안동환 이재훈기자 sunstory@seoul.co.kr˝
  • ‘병원파업 타결’ 막판 진통

    병원파업 8일째인 17일 노사는 핵심 쟁점인 주5일 근무제와 임금인상을 놓고 밤 늦게까지 일괄 협상을 벌였다. 병원노사는 이날 오전 노동부 주선으로 실무대표 접촉을 갖고 핵심 쟁점에 대해 이른 시간 내에 결론을 내리기로 의견을 모아 협상 타결 가능성을 내비쳤다.노사 양측은 이날 오후 8시부터 밤늦게까지 고대 안암병원에서 협상을 벌였다.사측은 교섭에 앞서 오후 6시부터 교섭대표 회의를 열고 내부적으로 최종안을 조율하기도 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사 양측이 이날 토요근무와 임금 부분을 묶어 일괄적으로 협상을 벌였다.”고 밝혔다. 사측은 이에 앞서 15일의 협상에서 ▲주5일근무를 1일 8시간,주40시간으로 하되 병원이 필요한 경우 토요일 외래진료 유지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노조가 협조하거나 토요진료기능을 50% 유지할 것 ▲생리휴가를 무급화하되 월정액 수당을 신설하거나 미사용시 보전방안을 협의할 것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최종안을 노조에 제시하며 “더 이상의 협상안은 없다.”고 노조를 압박했다.노조는 그러나 “사측안은 이전 안과 다른 게 없다.”며 사측의 최종안 수용을 한때 거부했다.양측은 이날 밤 늦게까지 사측의 최종안을 놓고 교섭을 벌였지만 토요근무와 생리휴가 무급화,임금 인상 등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었다. 정부는 이날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에서 “파업이 계속 길어질 경우 중앙노동위원회에 직권중재를 요청하고 군 인력 등 대체인력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노사 양측에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상황이 악화될 경우 대체인력 투입 등 비상진료에 나서기로 하고 국민에게 비상응급 안내번호(1339)를 활용해 인근 의료기관을 이용토록 당부했다. 파업이 이어지면서 이날도 병원 환자들의 불편은 계속됐다.파업 중인 서울시내 대학병원에서는 입원환자를 새로 받지 못해 응급치료만 한 뒤 다른 병원으로 보내는 사례가 속출했다.서울대병원 응급실에서는 환자가 침대에 눕지 못하고 휠체어에 앉은 채 의사의 진료를 받는 장면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이 병원 응급실 김홍제 팀장은 “평소에는 입원 환자를 받아 침대가 순환돼 36개만으로도 충분했는데 신규 입원이 되지 않으니까 순환이 안된다.”며 “응급환자도 평소 50명에서 60∼70명으로 늘어 환자를 휠체어에 앉혀놓고 치료한다.”고 말했다. 외과의 임수찬씨는 “파업 뒤 수술실·입원실의 간호인력이 부족해 모두 힘든 상태”라며 “응급환자들이 대기실이나 로비에서 기다리는 것을 보면 의사인 우리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대목동병원은 평소 1800여명이었던 외래환자가 1000명 정도로 줄었고,병상도 파업 이후 100석 이상 빠졌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열린세상] 도식적 성장·분배론의 함정/김태기 단국대 노동경제학 교수

    정부가 수출이 잘 되고 경제성장률도 양호하다고 말하지만 일반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그 이유는 국민들이 수출이나 경제성장의 혜택을 자신도 누릴 수 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데 있는 것 같다.이웃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경제가 풀려도 취업의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나 장사가 잘 될 것이라는 기대는 아예 하지 않는 듯하다.선배 학번보다 취업이 어렵다는 이야기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장사가 안 된다는 이야기만 듣게 된다. 한국은 실제로 경제성장을 해도 일자리는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한국은 경제성장뿐 아니라 분배에 있어서 구조적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지금까지 한국은 경제성장률이 높고 소득불평등도가 낮은 나라로 선망의 대상이었다.그러나 지난 몇 년 사이에 사정은 정반대로 바뀌어 한국은 소득불평등도가 가장 심한 국가의 하나로 떠올랐다. 소득불평등이 심해진 주된 이유는 경제성장을 하더라도 서민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데 있다. 일자리 없는 경제성장의 문제는 선진국에서도 경험했던 문제다.그러나 한국의 경우 이러한 문제가 경제성장의 단계에 비추어 볼 때 상대적으로 조기에 나타나고 있고 또한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사정이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앞으로 6%의 경제성장을 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만 할 뿐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고 정책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이 문제를 방치하면 절대빈곤층은 늘어나고 가난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더욱 줄어드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일자리 없는 경제성장의 주된 이유를 자동화 기술도입 등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에서 찾고 있다.자동화가 되면서 과거에 두 사람이 하던 일을 한 사람이 하게 되니까 일자리는 그만큼 줄어들게 되었다. 특히 단순하면서 반복적으로 하는 업무는 자동화기계로 대체되는 폭이 더욱 커져 경제성장이 일자리파괴 현상을 수반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선진국과 달리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해결방안을 찾기 어렵게 하고 있다.한국의 노동시장은 노동조합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소수의 대기업 부문과 그렇지 못한 절대다수의 중소기업 부문으로 분단되어 있는데 두개 부문 모두 상반된 압력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대기업 부문은 인건비가 빠르게 올라가게 되자 사용자가 투자를 억제하고 동시에 신규채용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또한 한국 중소기업의 70%는 대기업의 하청을 받거나 중소기업의 재하청을 받고 있고 대기업은 하청단가 동결 등으로 인건비부담을 하청중소기업에 전가하고 있다.이러다 보니 중소기업이 임금을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은 더욱 떨어지게 되고 근로자들은 중소기업의 취업을 기피하게 된다. 결국 중소기업부문이 일자리 창출에 기여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일자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을 하면서 동시에 분배구조문제를 해결해야 한다.한국사회에서는 경제성장을 주장하면 보수이고 분배를 중시하면 진보인 것처럼 인식되는 듯하다. 이러한 도식적이고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은 국정을 이끌어 가야 할 정치권에서 퍼져있는 것 같다.경제성장을 주장하는 정치인들에게서 경제성장을 해도 일자리가 왜 만들어지지 않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는 찾아볼 수 없다.그뿐만 아니라 분배를 주장하는 정치인들에게서 하청질서를 개선하자는 주장조차 듣기 어렵다. 요즈음 개혁이라는 말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여당도 그리고 야당도 개혁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제는 정말 국민들의 생활고를 해결하는 일에 전심전력해야 한다.핵심은 일자리문제에 있다.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의지는 있어도 정작 일자리를 만들기 힘든 노동시장의 구조적 모순을 바로잡는 개혁에 여야 모두 나서야 할 때이다. 김태기 단국대 노동경제학 교수
  • ‘기업도시’ 9곳 유치신청

    강원 원주와 전북 익산·군산,전남 무안·광양,경북 포항,경남 김해·진주,제주 서귀포시 등 지방자치단체 9곳이 재계가 추진 중인 ‘기업도시’를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이들 지자체는 15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정·관계와 경제계,학계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기업도시 건설을 위한 정책포럼’에서 기업도시 건설계획과 입지여건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기업도시건설특별법(가칭)’을 제안할 예정이며,정부도 기업도시 건설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기구를 구성키로 했다.기업 투자확대를 통한 성장동력 강화와 대규모 고용창출을 위한 최적의 방안으로 기업도시 건설이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전경련이 법안을 통째로 제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 ‘규제완화 희망’ 담았다 기업도시건설특별법에는 재계에서 줄기차게 요구한 규제완화가 ‘백화점’식으로 나열됐다.그동안 각종 반대와 반발로 전국적으로 시행되지 못했던 내용을 기업도시라는 공간에 국한시켜 시행하겠다는 재계의 의지로 해석된다. 기업도시건설특별법의 주요 내용은 ▲기업이 주도적으로 도시개발 계획 단계부터 참여하고 ▲조성된 토지를 자율적으로 처분할 수 있도록 하며 ▲기업이 산업평화를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근로기준법 제31조의 해고 제한요건을 완화하고,파견근로자의 대상 업종을 확대하며 파견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밝혔다.또 정규직 전환규정을 삭제하고 민간 및 공공사업장의 대체근로를 전면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노동계와의 피할 수 없는 마찰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법인세와 소득세,지방세 부과 및 투자세액공제,각종 부담금 적용 등에 있어 경제자유구역 수준 또는 지방이전기업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자립형 사립고와 특수 목적고,협약학교 설립 제한요건 등을 완화하고 장학과 교육을 동시에 담당하는 수석교사제 도입 등을 통해 교원간 경쟁을 유도할 것을 제안했다. 여기에다 기업도시 거주자들이 질높은 의료·문화·레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관련기관의 설립과 운영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각종 조세 및 부담금을 경제자유구역 수준으로 유지토록 했다.기업도시 건설을 위해 투자할 경우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제약을 받지 않도록 하고,동일인 신용공여한도를 40%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 등도 담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달 안에 법안을 정부에 건의하고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연말에 기업도시 대상입지를 선정하고 참여 희망 기업들을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고용창출 효과 있지만 국민 반발 소지 전경련은 정부측과 긴밀한 논의를 거치면서 기업도시에 대한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그러나 정부내 입법과정을 거치면서 원안대로 입법될 수 있을지는 자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대하고 고용창출을 가져오는 효과는 있지만 국민 정서상 반발을 살 수 있는 대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도시 건설은 또 500만평을 기준으로 3년간 28조원의 투자비가 필요해 이같은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는 기업이 과연 얼마나 될지 미지수다. 전경련은 대기업 단독 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컨소시엄 구성 등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현재 기업도시 유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도시 9곳 중 몇 곳에 기업도시가 들어설지도 의문이다. 원주와 포항,군산,익산 등 주요 기업도시 유치 후보지를 중심으로 땅값이 다시 들썩일 가능성이 있는 것도 기업도시 추진의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장기화땐 진료차질 우려

    병원노조 파업 첫날인 10일 노조가 필수업무에 인력을 배치한 데다 일부 병원은 대체인력을 투입해 ‘의료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병원 노사는 파업전날인 9일 오후 2시부터 이날 새벽 4시까지 마라톤 밤샘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돼 전국 100여개 병원에서 노조원들이 오전 7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다.중앙노동위원회 특별조정회의는 조정시한을 10일 0시에서 오전 4시까지 연장한 가운데 조정안을 내놓았으나 노사 양측이 거부했다. 중노위는 ▲근로시간은 1일 8시간 주40시간으로 하되 토요근무 및 기타 근로조건은 노사 자율합의로 결정할 것 ▲임금은 주40시간 및 기타 근로조건과 연계해 결정할 것 등의 조정안을 제시했다.하지만 근무시간의 경우 사측은 ‘주6일 40시간제’,노조는 ‘1일 8시간 주5일 40시간제’ 입장으로 맞서는 등 양측이 조정안 수용을 거부,중노위가 ‘조정 불성립’을 선포했다. 중노위는 노조측의 약속에 따라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응급실과 중환자실·신생아실 등 필수업무 기능을 유지토록 하는 등의 ‘조건부 직권중재’ 결정을 내렸다. 병원 노사는 이날 오후 7시부터 고려대안암병원 회의실에서 협상을 재개했으나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한편 울산의 현대자동차 노사도 이날 오후 10차 임·단협 교섭을 벌였으나 노조측이 협상결렬을 선언했다.이에 따라 다음주 파업절차를 밟은 뒤 이달말께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슈퍼 EU’ 출범후 첫 의회선거

    |파리 함혜리특파원|유럽연합(EU) 25개국이 10일부터 13일까지 유럽의회 선거를 실시한다.지난 5월1일 회원국이 15개에서 25개로 확대된 이후 처음 실시되는 이번 선거는 3억 5000만명의 유권자가 참여하는 사상 최대의 다국가 선거가 될 전망이다. EU의회 의원 732명을 뽑기 위한 것으로 기존 15개 회원국에서 626명,신규 가입한 10개 회원국에서 106명의 의원이 선출된다.가장 많은 의석수를 할당받은 국가는 독일로 99석이며 다음이 프랑스,영국,이탈리아로 78석이다.의석수가 가장 적은 나라는 몰타로 5석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관심도 EU의회는 지난 52년 실권이 없이 EU 이사회와 EU 집행위원회의 자문기구로 출발했으나 79년부터 직접 선거로 구성되면서 권한과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회원국들은 물론 10개 신규 회원국에서조차 유럽의회 선거에 대한 관심은 매우 낮다.유럽의회와 EU 주민들이 직접 접촉할 기회가 매우 적은 데 따른 것으로 대부분의 EU 주민들은 유럽의회의 기능과 역할조차 잘 모르고 있다.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회원국에서 투표율이 50%를 넘지 않고 신규회원국에서도 투표율은 평균 44%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전반적으로 야당이 우세 회원국별 정당 지지율을 보면 대체로 야당들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사회보장제도 개혁,경제실책 등으로 비판받고 있는 집권 여당에 응징을 가하기 위해 야당인 좌파를 찍겠다는 여론이 강해 대중운동연합(UMP)이 지난 3월 실시된 주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패배할 것으로 예상된다.독일 역시 집권 사민당이 경기침체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으로 고전하고 있으며,영국의 노동당도 이라크 파병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에 직면해 있다. lotus@seoul.co.kr˝
  • [국민연금 무엇이 문제인가] (8) 소득 상한제도 논란

    “재벌회장의 월소득도 360만원으로 간주하는 소득상한선 제도는 문제다.생계가 어려운 취약계층의 보험료는 경감해주고,부유층은 더 부담해야 한다.그게 사회보험의 이치에 맞다.상한선을 폐지해서 모두 소득에 비례해 9%의 보험료를 내게 하고,대신 받는 연금액에 상한선을 둔다면 연금재정도 호전될 것이다.” 노동계에서 오래 전부터 국민연금 개혁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요구사항이다.사회보험인 국민연금은 낸 돈에 비례해 돈을 찾아가는 사적 생명보험이 아닌 만큼,사회적 약자인 저소득층에 더 많은 혜택을 줘야 한다는 논리다. 국민연금은 이런 소득재분배 기능을 이미 담고 있다.고소득자에 비해 저소득자의 소득대체율(연금으로 받는 돈이 평균 월소득의 몇 %인지를 나타내는 비율)이 훨씬 높다.가입자의 평균 급여율은 60%인데,최상위소득자(45등급·월소득 360만원 이상)는 소득대체율이 40%대,최하위소득자(1등급·월소득 22만원 미만)는 100%다.저소득자에 비해 고소득자의 수익률은 크게 떨어진다.하지만 기본구조는 많이 내면 많이 받게 돼 있다.건강보험이 보험료를 많이 낸 사람과 적게 낸 사람이 똑같은 혜택을 받는 것과는 다르다. 국민연금의 이런 특성 때문에 고소득자들에게 지나치게 연금혜택이 몰리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서라도 소득상한제도가 필요하다는 게 보건복지부의 설명이다.예를 들어 월소득이 5000만원인 사람은 현행 제도에서는 월 75만원의 연금을 받는다.월 360만원 이상인 사람은 누구나 똑같은 연금을 받기 때문이다.소득상한제를 폐지하면 매달 연금은 월 771만원으로 10배 이상 불어나는 문제가 생긴다.더구나 노동계의 요구대로 내는 돈에는 상한선을 없애고,받는 돈(연금액)에만 상한선을 두는 방안은 ‘억지’에 가깝다는 게 복지부의 반박이다. 다만,현행 월 360만원이 최고등급으로 돼 있는 상한소득월액은 지난 95년 조정된 만큼 최근 근로자의 소득변화를 고려해 월 420만원선으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월 22만원인 하한선도 월 37만원선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이 경우 저소득층의 보험료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에서 선뜻 결정을 못내리고 있다.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과 관계자는 “저소득층에 더 많은 연금혜택이 돌아가고,고소득층은 보험료 부담을 소득수준에 맞게 조정하는 개선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儒林(112)-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나는 천천히 술을 아껴 마시며 성영우의 시를 다시 한 번 읊어보았다. “찾아온 손님들은 저문 날을 근심하고 문밖의 정가에는 갈림길도 많구나.” 조광조의 무덤을 찾아온 손님인 나,역시 이곳에 앉아 저문 날을 근심하고 있다.아아,한 발짝만 나가도 문밖의 정가(政街)에는 찢어지고 갈라진 수많은 갈림길만 무성할 뿐이다. 일모도궁(日暮途窮). 문자 그대로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막혀 있구나. 일찍이 초나라의 평왕 때 오사(伍奢)는 태자 건(建)의 태부(太傅)였다.이때 간신 비무기(費無忌)는 태부의 다음 벼슬인 소부로 있었는데,태자비로 간택된 진에서 데려온 미녀를 태자대신 평왕에게 권하고 아첨하여 왕의 신임을 얻는다.아들의 부인이 될 여자를 가로챈 평왕은 여자에게 빠져버렸는데,이 사실을 알게 된 비무기는 태자의 보복이 두려워지자 참소하여 태자를 국경으로 쫓아버린다. 또 평왕이 태자가 반기를 든다는 비무기의 말을 듣고 오사를 꾸짖자 오사는 도리어 왕의 그릇됨을 간하였다.이 때문에 오사는 유폐되고,태자는 송나라로 도망친다.이번에는 오사의 두 아들의 보복이 두려워진 비무기가 태자의 음모를 두 아들의 조종 때문이라고 참언하였다.그래서 오사와 맏아들은 잡혀 죽고 둘째아들 오자서(伍子胥)는 오나라로 도망치는 것이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복수의 화신이었던 오자서.하룻밤 사이에 백발이 되어 버린 오자서는 그 후 초나라를 정복하고 평왕의 묘를 파헤친 후 시체에 300번의 매질을 가함으로써 아버지와 형의 원한을 푼다. 이 처사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사람들이 비난하자 오자서는 말하였다.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막혀 있다.” 이 말은 ‘나이가 들었어도 할 일은 많이 있다.’는 뜻으로 비록 늙고 쇠약하여 살 날이 많지 않다 하더라도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는 뜻인 것이다. 오자서의 탄식처럼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막혀 있어 가야 할 길은 먼 것이다.도대체 유사 이래 나라가 이처럼 어지러웠던 적이 있었던가.왕조는 멸망하였고 하루아침에 일본에 나라를 빼앗겨 능욕당한 이래 간신히 독립을 하였지만 우리와는 상관없는 이데올로기에 의해 나라는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일찍이 고구려,백제,신라시대 때에도 볼 수 없는 동족간의 상잔으로 600만명의 양들이 학살당하였다.그 전쟁은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고,동생이 형을 찌르고,누이를 겁탈하는 ‘더러운 전쟁(Dirty War)’이었다.그 전쟁은 우리 민족과 전혀 상관없는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이데올로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그 체제의 하수인이 되어 대리전을 벌여 오늘날,전 세계에 남은 단 하나의 분단국이 되었다. 그뿐인가.시민혁명도 일어나고,쿠데타도 일어나고,젊은 장교들도 일어나 정권을 자기 밥그릇처럼 독차지하였다.정권을 사사로운 욕심으로 채우려는 더러운 야망으로 군인들도 양들을 학살하고 송두리째 껍질을 벗겨내었다.그리하여 수천 개의 갈림길이 생겨났다. 전라도에 경상도,충청도로 갈라진 지역의 갈림길이 생겨나는가 하면,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와의 계층별 갈림길도 생겨났다.젊은이와 나이든 사람들의 세대별 갈림길이 생겨나는가 하면,기업과 노동자간의 갈림길도 생겨났다.진보와 보수의 편 가르기 갈림길도 생겨났으며,배운 자와 배우지 못한 자의 학력별 갈림길도 생겨났다. 증오와 전쟁과 복수와 대립과 갈등의 감정적 갈림길이 생겨났는가 하면,물질과 소유와 섹스의 쾌락적 갈림길도 생겨났다.˝
  • 儒林(112)-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儒林(112)-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나는 천천히 술을 아껴 마시며 성영우의 시를 다시 한 번 읊어보았다. “찾아온 손님들은 저문 날을 근심하고 문밖의 정가에는 갈림길도 많구나.” 조광조의 무덤을 찾아온 손님인 나,역시 이곳에 앉아 저문 날을 근심하고 있다.아아,한 발짝만 나가도 문밖의 정가(政街)에는 찢어지고 갈라진 수많은 갈림길만 무성할 뿐이다. 일모도궁(日暮途窮). 문자 그대로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막혀 있구나. 일찍이 초나라의 평왕 때 오사(伍奢)는 태자 건(建)의 태부(太傅)였다.이때 간신 비무기(費無忌)는 태부의 다음 벼슬인 소부로 있었는데,태자비로 간택된 진에서 데려온 미녀를 태자대신 평왕에게 권하고 아첨하여 왕의 신임을 얻는다.아들의 부인이 될 여자를 가로챈 평왕은 여자에게 빠져버렸는데,이 사실을 알게 된 비무기는 태자의 보복이 두려워지자 참소하여 태자를 국경으로 쫓아버린다. 또 평왕이 태자가 반기를 든다는 비무기의 말을 듣고 오사를 꾸짖자 오사는 도리어 왕의 그릇됨을 간하였다.이 때문에 오사는 유폐되고,태자는 송나라로 도망친다.이번에는 오사의 두 아들의 보복이 두려워진 비무기가 태자의 음모를 두 아들의 조종 때문이라고 참언하였다.그래서 오사와 맏아들은 잡혀 죽고 둘째아들 오자서(伍子胥)는 오나라로 도망치는 것이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복수의 화신이었던 오자서.하룻밤 사이에 백발이 되어 버린 오자서는 그 후 초나라를 정복하고 평왕의 묘를 파헤친 후 시체에 300번의 매질을 가함으로써 아버지와 형의 원한을 푼다. 이 처사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사람들이 비난하자 오자서는 말하였다.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막혀 있다.” 이 말은 ‘나이가 들었어도 할 일은 많이 있다.’는 뜻으로 비록 늙고 쇠약하여 살 날이 많지 않다 하더라도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는 뜻인 것이다. 오자서의 탄식처럼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막혀 있어 가야 할 길은 먼 것이다.도대체 유사 이래 나라가 이처럼 어지러웠던 적이 있었던가.왕조는 멸망하였고 하루아침에 일본에 나라를 빼앗겨 능욕당한 이래 간신히 독립을 하였지만 우리와는 상관없는 이데올로기에 의해 나라는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일찍이 고구려,백제,신라시대 때에도 볼 수 없는 동족간의 상잔으로 600만명의 양들이 학살당하였다.그 전쟁은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고,동생이 형을 찌르고,누이를 겁탈하는 ‘더러운 전쟁(Dirty War)’이었다.그 전쟁은 우리 민족과 전혀 상관없는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이데올로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그 체제의 하수인이 되어 대리전을 벌여 오늘날,전 세계에 남은 단 하나의 분단국이 되었다. 그뿐인가.시민혁명도 일어나고,쿠데타도 일어나고,젊은 장교들도 일어나 정권을 자기 밥그릇처럼 독차지하였다.정권을 사사로운 욕심으로 채우려는 더러운 야망으로 군인들도 양들을 학살하고 송두리째 껍질을 벗겨내었다.그리하여 수천 개의 갈림길이 생겨났다. 전라도에 경상도,충청도로 갈라진 지역의 갈림길이 생겨나는가 하면,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와의 계층별 갈림길도 생겨났다.젊은이와 나이든 사람들의 세대별 갈림길이 생겨나는가 하면,기업과 노동자간의 갈림길도 생겨났다.진보와 보수의 편 가르기 갈림길도 생겨났으며,배운 자와 배우지 못한 자의 학력별 갈림길도 생겨났다. 증오와 전쟁과 복수와 대립과 갈등의 감정적 갈림길이 생겨났는가 하면,물질과 소유와 섹스의 쾌락적 갈림길도 생겨났다.
  • [전환시대의 뉴리더십] ② 정동영

    ‘조종사 정동영’은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그의 시선은 발진 준비를 완료한 갈색 전투기에 꽂혀 있었다.한겨울의 칼바람이 목에 감긴 빨간 머플러를 흔들어 때렸지만,그는 오히려 흥분을 억누르느라 열이 오르는 것 같았다.마침내 조종석 뒤칸에 몸을 실은 정동영은 활주로 끝에 선 수행원들을 향해,좀더 정확하게는 그를 겨누고 있는 카메라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 장면을 위해 그는 오랫동안 연습한 배우 같았다. 지난 1월20일 경기도의 한 공군부대 활주로에서 찍힌 이 사진은 정동영이 의장으로 있던 내내 열린우리당 대변인실에 걸려 있었다.그날의 공군부대 방문은 설 연휴에 장병들을 위문하는 행사였다.그런데 며칠 전부터 정동영은 굳이 ‘전투기 탑승’에 집착을 보였다고 한다.참모들에게 “꼭 비행기를 탈 수 있게 하라.”고 신신당부했다는 것이다. 이런 정동영의 모습에서 ‘기꺼이 미디어 상품이 되고자 한 최초의 정치인’으로 꼽히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젊고 화려하면서도 섹시한 이미지로 대중을 사로잡았던 케네디.정동영은 과연 ‘한국의 케네디’를 꿈꾸는 것일까. ●“보이는 것에 집중하라” 정동영은 지난 1월11일 열린우리당 의장으로 선출됐다.그런데 전날 그의 참모들은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그들은 남대문시장을 헤집고 다녔다.정동영이 의장에 뽑힌 뒤 하게 될 ‘민생행보’를 위해 일찍이 사전답사에 나선 것이다.의장에 선출되자마자 정동영은 노란 점퍼를 입고 새벽부터 재래시장을 누볐다.중국 칭다오(靑島)의 공단을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일정도 감행했다.그의 ‘이미지 정치’는 당사를 여의도 고급빌딩에서 영등포의 폐(廢)공판장 부지로 옮긴 데서 절정에 달했다.불법자금이 창당자금으로 흘러들었다는 뉴스가 나온 바로 다음날 아침 그는 “오늘부로 당사 퇴거를 명한다.”고 전광석화처럼 선언했다. 정동영의 이미지 정치는 정적(政敵)과 여론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하지만 그는 ‘큐(Q)사인’을 멈출 의향이 없었다.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시장바닥을 무턱대고 돌아다닌다고 재래시장이 살아나느냐.”고 몰아붙였지만,그는 “정치인이 재래시장에 관심을 갖는 게 뭐가 나쁘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고는 며칠 뒤 국회로 전국의 재래시장 상인들을 불러모아 한바탕 ‘눈물바다’를 만들어냈다.어느날 택시기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그는 ‘자정결의’도 했다.“나는 전에 골프도 치고 폭탄주도 마셨다.그런데 시장상인과 서민들을 만나면서부터 많은 반성을 했다.이제 정치하는 동안에는 골프를 안 치겠다.”3위권에서 맴돌던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은 정동영 의장 취임 이후 1위로 치솟았다.“정동영식 정치가 먹힌다.”는 얘기가 들리기 시작했다.급기야 한나라당이 벤치마킹에 나섰다.박근혜 대표는 파란 점퍼를 입고 당사를 천막으로 옮겼으며 시장을 돌았다. 이쯤되면 무작정 “쇼한다.”고 깎아내릴 수만도 없다.운동권 출신의 당직자 A씨는 “노무현 대통령이 말과 행동으로 권위주의를 깼다면,정동영은 이미지로 권위주의와 결별한 것이다.국민이 원하는 스타일에 자신을 맞춘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의 눈높이로 내려왔다는 얘기가 된다.어떤 의미에서는 ‘포스트 노무현 시대’의 공백을 대체할 리더십의 전형이 될 수도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이미지 정치는 더 이상 정동영의 전매특허가 아니다.더욱이 ‘스타성’에 있어서는 이미 박근혜 대표가 그를 추월했다.정동영이 올초 한 여고에 특강을 갔다가 학생들로부터 “뭐하는 분이세요?”라는 질문을 받은 것은 충격이었다.지금 정동영은 이미지 정치와 명예로운 결별을 하든지,아니면 ‘새로운 버전’의 걸출한 이미지 정치를 다시 출시해야 하는 기로에 선 셈이다. ●“대세를 읽어라” 정동영은 결정적 타이밍에 폐부를 찌르는 발언으로 대세에 몸을 싣는 천부적 정치감각을 갖고 있다는 평이다.2000년 말 최고 실세인 권노갑씨를 치받으면서 중진의 반열에 오른 이래 그는 정치적 고비마다 승리하는 편에 서서 이슈를 선점했다. 지난해 열린우리당 창당 직후 중진과 소장파가 당권을 놓고 치열한 세싸움을 벌일 때 정동영이 소장파의 총대를 메고 노 대통령의 정치적 사부인 김원기 의원을 밀어낸 것은 그가 보여준 정치감각의 백미였다. 당직자 B씨는 “이미지 정치도 자질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정동영에게 탁월한 정치적 식견이 없었다면 그렇고 그런 얼굴마담 역할로 끝났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정동영에겐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꼬리표처럼 따른다.이런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대선때 노무현 후보의 연설을 들으면 그 주장이 맞고 그르고를 떠나 뭔가 찌릿찌릿한 게 있었다.그런데 정 의장은 처음 몇 마디 듣고 나면 지루해진다.한마디로 감동이 없다.” 그런 정동영이 기자들에게 처음으로 ‘찌릿찌릿함’을 선사한 적이 있다. 4월말 열린우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선명한 이념 정립을 맹렬히 요구하는 일부 당선자들에게 그는 이렇게 일갈했다.“미국의 민주당은 선거 때마다 정강정책을 정하는 전형적인 실용정당이다.공화당에 비교하면 진보적이지만,유럽의 사민당에 비해선 보수적이다.규제 철폐는 서구 입장에서 보면 보수가 될 수 있지만,우리의 입장에선 진보가 될 수 있다.개혁을 진보와 동일시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6·5 재·보선 지원유세를 끝낸 뒤 쉴 틈도 없이 지난 7일 일본 방문에 나선 것도 최근 ‘공부’에 대한 그의 왕성한 의욕을 보여준다. 그는 도쿄에서 모리 요시로 전 총리와 도쿄대 총장,아사히신문 사장 등을 만난다.주말에 잠시 귀국한 뒤 바로 미국으로 떠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연방 상·하원 외교위원들을 면담할 예정이다. ●정동영식 제3의 길 당시 워크숍에서 정동영은 단호하게 ‘실용주의 노선’을 주장했다.이런 정동영식 실용주의 노선은 빌 클린턴이나 토니 블레어가 주창한 ‘제3의 길’을 연상시킨다.하지만 두 정상이 중도노선을 표방했을 때의 당내 형편과 지금 열린우리당의 상황은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당시 미국 민주당은 24년 동안 대통령을 단 1명밖에 배출하지 못했을 정도로 국민의 신임을 잃고 있었고,영국 노동당도 19년 넘게 야당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반면 지금 열린우리당의 주류는 정권 재창출과 총선에서의 압승으로 이념에 자신감이 넘치는 상황이다.이 때문에 정동영식 제3의 길은 대통령선거 본선에서는 몰라도,당내 경선과정에서는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정동영으로서는 모험을 감행한 셈이다. 더욱이 클린턴은 중도로 옮겨와서도 노년층 의료보험과 교육예산,환경보호 등 민주당의 전통적 핵심 어젠다를 결코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당심(黨心)을 잃지 않았다.그렇다면 정동영이 고수할 핵심 어젠다는 무엇일까.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약력 ▲1953.7.27 전북 순창 출생 ▲1969 전주고 ▲1972 서울대 국사학과 ▲1976 영국 웨일스대 석사 ▲1978 문화방송(MBC) 보도국 기자 ▲1995 MBC 뉴스데스크 앵커 ▲1996 새정치국민회의 입당 및 대변인 ▲1996 15대 국회의원 ▲2000 새천년민주당 대변인 ▲2000 16대 국회의원 ▲2004.1 열린우리당 의장 ▲2004.4 총선 선대위원장 및 비례대표 후보 사퇴 ▲2004.5 의장직 사퇴˝
  • 시민단체 ‘국회의원 모시기’ 경쟁

    17대 국회의 개원과 함께 시민·환경단체들이 각종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이번 국회는 NGO 출신 인사들이 대거 진출한 데다 진보정당 원내진입 등 시민·환경단체의 입장대변이 과거보다 훨씬 유리해졌다는 판단에서다.이에 따라 각 단체들은 정책입안 단계에서부터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국회의원과 유대강화에 나서는 한편,정책토론회 등을 통한 ‘우리편 만들기’ 작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반면 일부 시민단체들은 의정활동 감시계획 등을 내놓으며 국회의원들을 압박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정책토론·협의체 구성 활발 국회의원과의 유대강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쪽은 환경단체들이다. 그동안 환경 파괴적인 국책사업들은 힘의 논리에서 밀렸기 때문이라며 국회의원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정책결정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들과 파트너십 유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인 곳은 환경운동연합이다.이 단체는 최근 17대 국회의원 33명으로 국가환경정책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위원들은 국책사업평가와 생태·환경법연구,국제환경 협력 등을 통해 환경정책을 입안하고 적극적인 입법추진 활동도 벌이게 된다. 자문위원회에는 친(親)환경 성향의 국회의원들이 대거 포진됐다.‘낙동강 살리기 경남총궐기본부’ 공동본부장을 역임한 안홍준 의원을 비롯,오산·화성 환경연합 의장 출신인 안민석,한탄강댐 네트워크 사무처장을 지낸 이철우 의원 등이 활동하게 된다. 또한 한명숙 전 환경부장관과 환경관리공단 관리이사 출신인 우원식,새만금간척사업의 반환경성과 비합리성을 제기했던 이미경 의원 등도 포함돼 있다. 환경정책 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한명숙 의원은 “행정 부처에 있을 당시 경제 개발부처를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면서 “17대 국회에서는 환경보전 문제에 대해 좀 더 고민하고 무분별한 개발우선 논리에 대해서 제동을 거는 계기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현안문제 해결 위한 줄잇기 한창 최근 법원이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해 엇갈린 선고를 내림에 따라 시민단체들이 주장하는 ‘대체복무제’ 도입 요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심적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는 조만간 국회로비단을 구성해 본격적인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연대회의는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토론회와 공청회를 개최하는 한편,이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의원들을 통해 대체복무법안의 의원입법 발의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파병반대 국민행동’은 오는 10일 여야 의원과 시민단체간 확대 간담회를 갖고 파병결정 재검토를 위한 연대모임을 구성키로 했다.이에 앞서 지난 4일 각 당과 시민단체간 실무협의기구를 출범시켰다.실무협의기구는 열린우리당 임종인·유기홍·유승희 의원,한나라당 고진화 의원,민주노동당 노회찬·이영순 의원과 시민단체 대표로 박석운 전국민중연대 집행위원장과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으로 구성됐다. 또한 민족문제연구소 등 30여개 단체로 구성된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시민연대’도 17대 국회 개원과 함께 특별법 개정을 위한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사무국장은 “특별법 개정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시민단체·연구소 등에 의견을 자주 물어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시민단체 의사를 반영시키기 위해 정당별 의원들과의 만남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정치권의 견제기능 강화를 부르짖는 시민단체들은 국회개원과 함께 의원들의 변화와 개혁의지를 더욱 강화하겠다며 국회의원에게 으름장을 놓고 있다.선거때 약속을 지키는지 의정활동을 꼼꼼히 체크하겠다는 것이다. ●의정 감시체계도 구축 지방의제21전국협의회·에너지시민연대·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소비자문제연구시민연대 등 4개 환경단체가 주축이 된 ‘녹색선거시민연대’는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한 감시활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쓰시협 김미화 사무처장은 “선거가 끝남과 동시에 시민연대도 해단식을 가졌지만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며 “선거때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견제역할을 충실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시민단체들의 움직임에 국회의원들 역시 의정활동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시민·환경단체를 노크하는 등 대등한 파트너로 인정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입 등 변화된 정치지형에 맞춰 국회·시민단체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로비활동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파트너십을 발휘해 성공적인 입법 선례를 남긴다면 서로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 EBS수능 효과 글쎄요?

    ‘EBS의 수능강의 효과,있나? 없나?’ 2일 전국적으로 실시된 2005학년도 첫 수능 모의평가에 대한 학생과 교사,학원 관계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하지만 성급한 판단은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모의평가는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하나로 EBS 수능방송과 수능시험을 연계한 방침을 실행에 옮긴 시험이었기 때문에 시험 전부터 상당한 관심을 끌었었다. 중·상위권 학생들은 “수능방송의 시청 여부가 큰 변수가 아니었다.시험이 쉬워 잘 모르겠다.”고 평가한 반면 하위권 학생들은 ‘EBS 효과’를 체감할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학원가와 입시 전문가들은 7차 교육과정의 첫 시험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신경을 썼지만 모의평가의 난이도가 대체로 평이,변별력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한양여고 3학년 추나래(18)양은 “평소 수능방송의 고급과정과 중급과정을 병행해서 공부하고 있는데 중급 수준의 문제가 많이 출제된 것 같다.”고 말했다.한성고 3학년 윤병준(18)군은 “출제 유형이 수능방송의 문제와 비슷해 이 정도면 수능시험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양여고 이남렬(41) 교감은 “학교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수능방송을 시청하는데 대체로 ‘도움이 됐다.’는 학생들의 반응이 많다.”면서 “중·하위권 학생들의 경우 EBS 중급 과정의 난이도와 지문이 많이 나와 성적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은 “첫 모의평가가 6월에 실시돼 출제 범위가 좁고 난이도도 평이했다.”면서 “수능방송을 시청했느냐 하지 않았느냐의 여부가 시험에서 큰 차이를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김 실장은 “실질적인 EBS 효과를 기대하려면 난이도를 높이고 EBS가 자체 개발한 독자적인 문제들이 많이 출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언어의 경우 EBS 교재에서 나온 지문들이 다소 나왔지만 대개 기존 교과서에 있던 지문들이며 변형된 문제는 없었다.”면서 “평이하다 보니 수능방송을 시청한 학생들의 경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보이지 않으며 시청하지 않은 학생들도 불리할 정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특히 ‘사교육 1번지’인 강남 대치동 학원가는 ‘변별력을 갖추지 못한 시험’이라며 시험 자체를 깎아 내렸다. 서울 대치동 S학원 정모(33) 수학강사는 “난이도가 낮을수록 어려운 문제에서 당락이 좌우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며 이 시험이 학생들의 실력을 변별할 기준이 못된다.”면서 “대치동의 학부모와 학생들은 EBS 수능교재만으로 공부를 다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가 많다.”고 전했다. 모의평가를 주관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측은 “이번 시험은 수능강의 기간이 짧아 충분히 반영할 수 없었다.”면서 “수능강의 효과를 따지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논평을 통해 “사교육비 경감이 발등의 불처럼 시급한 과제라고 해도 정부가 행정력을 총동원해 수능방송에 올인하는 것은 일개 방송사가 공교육의 기준과 내용을 좌지우지하는 격”이라면서 “EBS 수능방송과 수능시험의 연계방침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동환 이재훈기자 sunstory@seoul.co.kr˝
  • 사법연수생 실무실습 알차졌다

    ‘전문기관 실무수습’에 대한 사법연수원생들의 관심이 뜨겁다.연수원측은 이런 관심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체수습제’ 도입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전문기관 실무수습 제도 자체는 이미 지난 81년부터 도입됐다.그러나 그동안 연수원생들의 진로가 판·검사 임용이나 변호사 등 법조직역이 대부분이어서 제도에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고된 법률공부 중간에 끼어 있는 휴식기로 여겨지기도 했다. 사시 합격자 1000명 시대에 들어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비법조 직역에 진출하던 연수원생이 지난 98년 2명,99년 20명,2000년 32명,2001년 41명,2002년 55명으로 차츰 늘었다.지난해 비법조 직역 진출자는 24명이었지만 연수원 수료 때까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연수원생은 169명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연수원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기관을 ‘콕’ 찍어 요구하는 등 전문기관 실무수습에 강한 열의를 비치고 있다.연수원측도 연수원생들의 적극성에 내심 놀라는 눈치다. ●‘소신지원’ 뚜렷 사법연수원은 연수원 37기생 958명에 대한 수습기관 배정작업을 최근 마무리했다.이들은 배정기관에서 7월 한 달 동안 2∼4주간 실무수습을 받는다.진로에 대한 고민을 반영해서인지 연수원생들의 지원에도 일정한 경향이 나타났다.우선 증권·금융·특허 등 지적재산권 관련 분야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증권거래소에 46명,증권연수원에 24명,증권예탁원에 29명이 각각 지원했다.금융감독원에는 48명이 배정받았다.지적재산권 관련해서는 한국MS사에 10명,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 78명이 몰렸다. 이 분야들은 전문성이 높고 새로 생기는 분야여서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변호사 개업을 하더라도 거물 변호사만 찾는 형사사건과 달리 자신의 노력과 성실함에 따라서는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원하는 곳에 가겠다는 연수원생들도 늘었다.올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실무수습을 가겠다고 나선 연수원생들은 중앙본부 9명,부산·대전본부에 각 2명 등 모두 17명이다.실무수습으로 1명을 받겠다는 금속산업노조 법률원에도 2명이나 지원,모두 실무수습으로 배정받았다.연수원측에서는 이들 가운데 최소한 반 이상은 노동계 쪽으로 진로를 굳혔다고 보고 있다. 언론기관에 대한 관심도도 높았다.중앙일간지와 방송사 두 곳에 각각 13명과 25명의 연수원생들이 배정됐다.기업으로서는 최근 크게 강화되고 있는 삼성 법무팀이 25명을 배정받아 눈길을 끈다. ●정부부처의 무관심 그럼에도 연수원의 고민은 깊다.각급 기관들이 연수원생들을 받으려 선뜻 나서지 않아서다.그나마 이번에 연수원생들을 배정받은 기관들은 변호사 자격자를 이미 채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변호사 자격자가 없는 곳에서는 공문을 보내도 아예 반응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정부기관의 ‘기피현상’은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정부입법이 의원입법보다 훨씬 많은 현실에서 정부가 먼저 법률전문가 채용에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국회 등에서 다듬어지기는 하지만 정부입법은 아무래도 행정편의주의적 시각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면서 “보편적인 법의 관점에서 그런 부분을 교정하려면 법률전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연수원 교수들 사이에서는 법조 일원화의 한 방안으로 정부기관에서 일정 정도 이상 경력을 쌓은 변호사들 중에서 판·검사를 뽑자는 방안까지 나오고 있다.정부기관은 우수한 인력을 법무담당관으로 임용해 정밀한 입법안을 내놓을 수 있어서 좋고,미래의 판·검사들로서는 이해관계가 얽힌 각종 정책적인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법연수원의 한 교수는 “판·검사 될 분이라 부담된다는 얘기를 듣곤 하는데,그렇더라도 각 부처의 고충을 널리 알리고 실상을 홍보할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사실상의 인턴십,‘대체수습제’ 연수원측은 연수원생들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올해부터 ‘대체수습제’를 도입했다.분리 진행 중인 변호사 실무수습과정과 전문기관 실무수습과정을 통합하는 제도다.이럴 경우 실무수습기간이 3개월로 늘어난다.몇주나 한 달 정도 실무수습하는 정도로는 취업으로 실제 연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체수습제는 연수원생들이 3개월여 동안 사실상 ‘인턴’개념으로 해당 기관에서 일한다.물론 본인의 의사표시와 연수기관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연수원측은 올해 이미 관련 규정을 고쳐 19명의 연수원생들에게 국무조정실,금융감독원 등의 기관에서 이 과정을 밟게 하고 있다. 사법연수원 임시규 기획총괄 교수는 “올해는 홍보가 늦어 19명에 그쳤지만 내년에는 각급 기관에 대한 홍보와 협조업무를 강화해 원하는 연수원생들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勞使 타협, 형식보다 의지가 중요

    노동계와 재계,정부 대표들이 어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노사 간담회를 갖고 노사정 지도자회의 구성에 합의했다.우리는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지난 5년간 파행적으로 운영돼온 노사정위원회를 한시적으로 대체할 노사정 지도자회의 구성 합의보다는 노사정 대표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충을 토로하고 해법을 모색했다는 점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문민정부 시절의 노사개혁위원회에 이어 국민의 정부 시절에는 노사정위가 출범했지만 대화와 타협보다는 노사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무대로 활용한 측면이 강했다. 올해 국정 최우선 과제로 ‘노사 대타협’을 설정한 노 대통령의 인식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극심한 내수 부진과 투자 위축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가 활로를 찾으려면 노사관계부터 안정돼야 한다.하지만 노사 양측은 이같은 총론에는 공감하면서도 주5일 근무제,비정규직 차별철폐,사회공헌기금 조성 등 주요 현안에서는 한치 양보없는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말로는 분배 몫을 늘리려면 ‘파이’부터 키워야 한다면서도 서로의 몫을 쟁탈하려는 ‘제로섬 게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노 대통령이 노사정 협상 과정에서 소외됐던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을 포함한 ‘노사정 5자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은 적절했다고 판단된다.현재의 노사관계에서 가장 먼저 권익을 보호받아야 할 계층이 바로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중재자 역할’만 자임하고 ‘공정한 룰 제정자’임을 분명히 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본다.노사관계에서 ‘대화와 타협’이 최선이라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하지만 ‘대화와 타협’이 정착되려면 ‘법과 원칙’이 뒷받침돼야 한다.자칫하다가는 ‘법과 원칙’은 실종된 채 ‘대화와 타협’이라는 이름 아래 상대편의 양보만 강요하는 지난해의 전철이 되풀이될 수 있는 것이다.따라서 노사는 요구를 하더라도 규칙을 벗어나선 안 된다.그것이야말로 노사 대타협을 향한 첫걸음이다.˝
  • [열린세상] 국립大 공동학위제 주장의 문제/오헌석 서울대 교육학 교수

    학벌주의의 원인을 서울대로 지목하고 서울대를 폐지하면 그 근원이 사라질 것이라는 발상은 빙산의 표면을 없애면 빙산 전체가 없어질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이다. 근 들어 국립대학 공동학위제 도입을 통한 대학입학제도의 개편이 논란이 되고 있다.대통령 자문 교육혁신위원회의 제안이기도 하거니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의 공약으로 채택되었고 지난 1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진보성향의 30개 단체로 구성된 범국민교육연대의 공교육구조개혁안에서도 거듭 주장된 이후 서울대 폐지론으로 이해되면서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26개 국립대학에 들어오는 약 30만 명의 학생들을 한 단위로 선발하여 추첨을 통해 배치하게 될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각 대학의 교육여건과 관계없이 학생선발을 공동관리하여 대학의 평준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결국,서울대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된다.국공립대 통합이 어느 정도 토대를 갖추면 학사관리의 자율성은 보장하되 각종 인센티브와 반강제적 방식을 동원하여 사립대학도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이렇게 하면 중·고등교육이 정상화되고 지방대학이 발전하며 학벌주의가 타파될 것이라 믿는다. 이러한 주장의 핵심에는 대학서열체제의 타파를 통해 초·중등교육을 정상화하고 지방국립대학을 살릴 수 있다는 문제인식이 자리하고 있다.모든 국립대를 통합하면 서울대만은 하향화하겠지만 전체 국공립대의 경쟁력은 올라가게 된다는 것이다.그러나,국립대공동학위제가 도입되면 서울대만이 아니라 다른 우수한 국립대학교육의 질과 경쟁력 역시 하락하게 될 것이다.능력이 동질한 집단끼리 교육을 받을 때 교육효과가 높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밝혀진 교육의 기본원리이다.이를 무시하고 학벌사회를 폐지한다는 일념 하에 국립대 공동학위제를 도입하게 되면 대학의 하향평준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주장 속에서는 대학의 교육과 연구의 질을 높여 세계 유수의 대학과 경쟁해야 하는 우리 교육의 또 다른 당면과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찾기 어렵다. 육의 공공성만을 염두에 두고 치열한 입시경쟁을 줄이는 것만이 정책 판단의 기준일 수 없으며 이러한 기준만을 고집했을 때의 결과를 동시에 고려해야 할 것이다.대학의 서열화가 없어진다고 해서 대학입학을 위한 경쟁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사립대학들의 노력이나 포항공대나 과기대와 같은 특성화된 학교의 발전으로 대학의 서열화는 과거보다 완화되고 있으며,이러한 추세는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경쟁에서 좋은 프로그램에 입학하기 위한 경쟁으로 경쟁의 양상을 변화시킬 것이다.경쟁의 양상이 바뀌는 것이지 경쟁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좋은 프로그램에 입학하기 위한 경쟁은 필수적이다. 학벌주의의 원인을 서울대로 지목하고 서울대를 폐지하면 그 근원이 사라질 것이라는 발상은 빙산의 표면을 없애면 빙산 전체가 없어질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이다.학벌은 학력과는 구분되는 것이며,학벌주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의 실체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능력이 아닌 대학의 간판에 의해 불합리한 이득을 보는 것이 학벌주의이므로 이는 학생이 졸업한 이후 취업에서 실질적으로 나타난다.기업체 직원들을 조사한 한 연구에 의하면 출신대학에 의해 승진과 전보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문제는 신입사원의 채용에 출신대학이 미치는 영향이다.지방대학 출신자들의 상당수가 서류전형에서 탈락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대기업 신입사원 채용원서에 출신학교란을 없애기도 해보았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출신학교라는 기준을 대체할 수 있는 선발장치가 마련되어야 하고 이를 활용해서 채용한 결과가 기존의 방식과 상당한 차이가 있어야 할 것이다.신입사원 후보들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타당도가 높은 선발도구를 개발해서 보급해야 할 것이다. 국립대학공동학위제라는 처방은 현실적인 대안에 앞서는 근원적인 문제제기로 이해될 뿐이며 이러한 접근으로 우리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그뿐만 아니라 지방대학이 실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현실성있는 대책을 마련하는데 에너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오헌석 서울대 교육학 교수 ˝
  •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겉돈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 및 내수 진작 등을 위해 야심차게 발표했던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대책’이 겉돌고 있다. ●“일자리창출·내수진작” 야심찬 출발 정부는 지난 3월 경제장관간담회에서 세제와 금융 지원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서비스업 육성대책을 확정했다.서비스업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세제·금융·인프라 개선방안을 우선 마련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재정경제부를 비롯,산업자원부·문화관광부·보건복지부 등 13개 부처가 24개 서비스분야별 TF를 구성했다.이들은 6월 말까지 업종별 서비스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그러나 불과 한 달을 남긴 지금까지 3개만 완료된 상황이다.물류업(재경부+건설교통부),문화·예술산업(문광부),관광수지·스포츠서비스산업(문광부) 등이다.나머지 21개 방안은 부처별 여러 이유로 인해 지연되고 있어 상반기까지 절반도 확정짓기 어려울 전망이다.확정된 3가지 대책도 물류업은 지난해 말 ‘국가물류체계 개선대책’을 보완하는 데 그쳤으며,관광수지도 지난해 말 추진된 내용으로 대체됐다. TF활동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부처별 업무 우선순위에서 다른 현안에 밀리는 경우가 많고,이미 추진해온 비슷한 서비스업 대책도 제도 보완 등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산자부의 유통 대책의 경우,대형점포 입점에 대한 토지이용 규제 완화 여부를 놓고 건교부와 산자부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해양수산부의 해운 대책은 선박의 등기·등록제도 개선이 늦어져,노동부의 직업훈련 대책은 훈련비 지원체계의 보완이 이뤄지지 않아 늦어지고 있다.교육부의 기술계학원 대책은 학원육성법 입법 및 수강료 자율화가 제대로 추진되지 않아 종합대책도 지연되고 있다. ●규제개혁 89개과제도 “수용곤란” 올해 초 공정위는 외부 용역을 통해 경쟁제한적 규제개혁 과제 152건을 선별한 뒤 이를 서비스업(112건)과 비서비스업(40건)으로 나눠 관련 부처와 협의에 나섰다.이후 재경부를 중심으로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대책 TF가 꾸려졌고,서비스업 관련 규제개혁 과제는 89건으로 다시 추려진 뒤 재경부 TF로 넘어가 6월 말까지 부처별 합의안을 마련키로 했다.그러나 최근 재경부가 각 부처에 관련 규제개혁 안건을 전달하자 대부분 부처에서 ‘수용 곤란’의사를 밝히고 있다.재경부 관계자는 “공정위로부터 받은 안건의 상당수가 3∼4개 부처에 몰려 있고,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경우가 많아 검토 결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 대부분”이라면서 “재경부에서 다시 검토한 뒤 부처별 재협의를 하거나 규제개혁위원회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재계 관계자는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희범 산자부 장관 등이 이구동성으로 규제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거의 없다.”면서 “정부의 거창한 대책 발표보다는 실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여야 올인… 30%대 부동층이 변수

    오는 6월5일 실시되는 경남지사 보궐선거에는 주요 정당에서 모두 후보를 내세웠다.한나라당 김태호(42) 후보와 열린우리당 장인태(53) 후보,민주노동당 임수태(50) 후보 등이 도백(道伯) 자리를 놓고 한바탕 격돌한다.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양보없는 대결에 민노당이 가세한 형국이다. 후보들이 속한 정당처럼 개인의 출신이나 경력 등 ‘캐릭터’도 제각각이다.본선보다 힘들다는 한나라당 경선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공천을 따낸 김 후보는 거창군수 출신이며,경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장 후보는 당내 경선없이 추대될 정도로 깨끗한 행정가이고,민노당 임 후보는 노동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진보주의자다. 김혁규 전 지사의 중도사퇴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이지만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이 ‘올인’하고 있다.총선 이후 변화된 정국상황과 맞물려 이 지역의 민심을 사로잡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지난 총선에서 패배한 열린우리당이 설욕할 수 있을지,아니면 한나라당이 텃밭을 수성할지가 관전 포인트.여기에 지난 총선때 선전한 민노당의 여세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최우선 공약은 ‘민생’ 후보들은 모두 민생을 최우선으로 꼽고 있다.도민들의 민생을 위한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지만 쟁점은 이번 선거의 원인과 함께 도가 추진하는 F1국제자동차대회 유치문제.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가 왜 치러지는지를 집중 홍보,김 전지사의 탈당이 입신양명을 위한 배신행위임을 입증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이는 지난 24일 열린 선거대책본부 발대식에서 그대로 나타났다.이강두 정책위의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선거는)김혁규 전지사가 입신영달을 위해 도망친 결과 실시되는 선거”라고 칼날을 세웠으며,참석인사들의 발언도 김 전지사에 대한 성토일색이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이번에 여당후보를 뽑아 지역경제를 살리고,동시에 지역구도를 타파해 국민을 통합시키자며 예봉을 피하고 있다.신기남 의장은 지난 22일 열린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총선에서 지역구도를 허무는 단초를 마련했고,이번 재·보선에서 이를 완전히 깨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F1대회 유치는 장 후보가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는데 반해 김 후보는 백지화를 공언했으며,임 후보는 신중한 접근을 주장하고 있다. ●강점 뒤에 숨은 약점 각당이 내세운 후보들은 모두 자신들의 강점만 부각시키며 “내로라”하지만 약점도 안고 있다.우선 한나라당 김 후보는 젊음과 참신성을 무기로 유권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그는 “역동적인 리더십으로 도민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도내 전역을 땀으로 적시겠다.”며 기염을 토한다. 그러나 도의원을 지냈지만 군수재직 기간이 2년에 불과해 행정경험이 부족하고,너무 젊어 도백으로서의 경륜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열린우리당 장 후보는 무엇보다 풍부한 행정경험과 깨끗함이 강점이다.행정고시(16회)에 합격한 이후 도 행정부지사로 부임할 때까지 행자부(내무부)에 근무했다.외유내강형으로 동료의 신망이 두터워 행자부 공보관과 자치행정국장 시절에는 직원 인기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풍부한 행정경험에도 시장·군수 경험이 없어 위기관리 능력에는 의문이다. 민노당 임 후보의 강점은 부정·부패와 거리가 멀고,농민운동을 하면서 서민들의 애환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점이다.임 후보는 “기만적이고 허위적인 정당 후보들과 싸워 생활고에 허덕이는 민중이 환하게 웃도록 하겠다.”고 자신하지만 운동권 출신으로 행정경험이 전무한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양분된 표심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 지역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도민들의 표심은 크게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으로 양분돼 있다.17대 총선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무응답층이 25∼35%에 달해 섣불리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총선 당시 도내 정당별 득표율은 한나라당이 47.3%였고,열린우리당 31.7%.민주노동당 15.8%였다. 세대별 표심도 뚜렷이 갈라진다.자영업을 한다는 최인석(53·창원시)씨는 “도대체 여당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영남인재를 중용하겠다는 말로 표심을 잡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그는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찍겠다고 큰소리쳤다.반면 박동석(36·회사원)씨는 “맹목적으로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기성세대가 안쓰럽다.”면서 “정당이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지 국민이 정당을 위해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주5일제 시행돼도 고용 늘지 않을 것”

    1000인 이상 사업장 등에 대해 7월1일부터 시행되는 주40시간제(주5일제)가 기대만큼 ‘고용창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근로시간 단축 어떻게 시행할 것인가’라는 특별세미나에서 남성일 서강대 교수는 159개 기업 노무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의 79.1%가 주40시간제가 실시돼도 고용 수준은 그대로일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밝혔다.고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은 17.6%에 불과했다.이는 기업들의 인력 대응방식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115개 업체가 업무조정 및 설비효율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주요 대응방안으로 수립하고 있었고 업무의 아웃소싱 확대 및 인력구조의 슬림화를 선택하겠다는 기업도 81개나 됐다.반면 신규인력을 충원하겠다는 기업은 15개에 불과했다. 남 교수는 “설비효율화 등은 생산에 필요한 요소인 노동이 자본으로 대체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고용창출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임금보전에 대해서는 연월차 휴가를 축소할 경우에만 보전한다는 응답이 54.8%로 가장 많았고 무조건 보전해주지 않는다는 응답도 21.9%로 나타나 임금보전을 둘러싼 노사갈등이 치열할 것임을 예고했다.예상되는 임금상승폭은 사용자측이 3∼6%인데 반해 노동자측은 7∼10%로 차이가 났다.10% 이상 임금상승을 전망하는 기업들은 노조가입 사업장이 20.4%로 비노조 사업장 10%에 비해 훨씬 많았다. 류길상기자
  • ‘양심적 병역거부’ 찬반 회견·집회 잇따라

    ‘양심적 병역거부는 무죄’라는 법원 선고를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는 관련 단체들이 기자회견과 항의집회를 갖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조속히 대체복무제 마련해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주노동당 등 36개 단체로 구성된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는 24일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양심적 병역근무자를 위한 대체복무법안을 마련해 17대 국회개원에 맞춰 입법청원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판정하기 위해 독립적 지위의 대체복무위원회를 설치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자체 법안도 제시했다. 이들은 종교적 신념 말고도 평화운동 등 윤리적 사유도 포함할 것,대체기간은 현역 사병에 준하거나 1.5배 수준으로 할 것,사회복지시설·병원·장애인보조·환경보호 등의 분야에서 근무토록 할 것,대체복무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사면복권할 것 등을 주장했다. 2002년부터 초안을 만들어 온 국민대 법학과 이재승 교수는 “6,7월 국회의원과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토론회,공청회를 거친 뒤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석태 민변 변호사는 “헌법재판소가 2년이 넘도록 계류 중인 현행 병역법에 대한 위헌심판제청에 대해 조속히 전향적 판결을 내릴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누가 군대에 가겠느냐” 반면 재향군인회 회원 400여명은 이날 오후 군복 차림으로 판결이 있었던 서울 남부지법 앞에서 무죄선고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이들은 ‘국방의무 팽개치는 사이비 판사 각성하라’,‘수백만 호국용사 분노한다’라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정일훈 재향군인회 안보부장은 “신성한 국방 의무를 종교적·양심적으로 거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650만 향군과 60만 국군 장병의 이름으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규탄 발언을 하던 이봉주 해병대 전우회 서울연합 사무처장이 “선배들에게 부끄럽고 볼 면목이 없다.”며 회원 50여명과 함께 무릎을 꿇었다.세살배기 외손자에게 군복을 입혀 데리고 나온 김용래씨는 “앞으로 도대체 누가 국방을 맡을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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