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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파업 대체인력 거부

    오는 21일 서울지하철노조 등 궤도연대의 총파업이 예정된 가운데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김영길·경남도청)과 철도노조(위원장 김영훈)가 대체인력 투입 거부 등 연대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전국공무원노조는 15일 “시민들의 안전과 공공서비스 강화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는 뒷전”이라고 비난하고 “정당한 파업을 무력화하려는 발상에 대해 연대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최근 확정해 산하조직에 내린 지침에는 대체인력 동원지시가 있을 경우,중앙방침에 따라 대체인력 투입 거부투쟁을 벌이기로 돼있다. 서울 자치구 공무원들은 그동안 지하철 파업이 있을 때마다 매표소와 안전관리 등의 업무에 대체투입돼 왔다.공무원노조는 노조가 출범한 2002년에도 대체인력 투입을 거부했었다. 철도노조 역시 파업에 동참하지는 않지만 최근 전국지부장 회의를 열고 철도청의 열차 증편계획 거부와 안전운행 투쟁 등 궤도연대를 지원키로 결의했다. 서울지하철·도시철도 노조는 15일 오전 4시부터 정시 출·퇴근,부당지시거부,승차권 규정 배포 등 준법투쟁을 벌이고 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3)경제를 보는 두 시각

    [차이나 리포트 2004] (3)경제를 보는 두 시각

    중국은 논쟁의 나라다.역사적으로 수많은 논쟁이 있어왔으며 근대화 과정에서도 마르크스주의자와 자본주의자들간의 논쟁이 치열했다.마르크스주의자들이 퇴장한 지금 또 하나의 논쟁이 불 붙고 있다.아직은 서구 자본주의로 무장한 학자들간의 논쟁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그러나 ‘중화민족’이라는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앞세운 ‘신마르크스주의자’들이 태동하는 조짐도 보인다.역사학계의 ‘동북공정론’과 국제정치학계의 ‘다극화론’은 ‘중화민족주의’의 반영이다.경제학계의 ‘긴축 논쟁’도 그 뿌리는 이런 이데올로기와 맞닿아 있다. 중국 정부는 과거 중요한 고비가 있을 때마다 학자들간에 논쟁을 유도했고 논쟁에서 정리된 결론들을 정책에 반영했다.이번 긴축 논쟁은 향후 중국정부의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에도 지난 2001년 주식시장 논쟁과 마찬가지로 국무원발전연구중심의 우징롄(吳敬璉)과 베이징대학의 리이닝(勵以寧) 교수가 양팀의 주장을 맡고 있다.이들은 모두 덩샤오핑(鄧小平)사단의 개혁파 그룹에 속하며 중국 경제학계의 양대 산맥을 형성하고 있다.논쟁의 핵심은 긴축의 강도와 정부의 시장개입 여부다.지난 2001년의 주식시장 논쟁에서는 중국 정부가 우징롄의 입장을 지지함으로써 우징롄이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긴축을 지지하는 관방학자들 중국정부의 긴축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곳은 정부 연구기관인 국무원발전연구중심과 사회과학원이다.사회과학원의 판강(樊綱)은 “중국경제가 이미 감당하기 벅찰 정도의 경기과열로 들어섰으므로 정부가 적극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그는 철강,에너지 등 일부 원부자재의 병목현상이 너무 심각하므로 현재의 투자과열을 진정시켜야만 물가상승 압력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징롄은 판강과 같이 정부의 시장개입에 동의하면서도 물가상승보다는 부동산,주식시장의 거품을 더 우려하고 있다.이들은 모두 “정부가 경기과열을 계속 방치하면 심각한 시장주의의 오류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학계는 정부의 시장개입에 비판적 반면,상당수의 학자들이 이번에 정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다고 생각하며,겨우 걸음마 단계에 있는 중국의 시장기능이 긴축 조치로 다시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한다.리이닝 베이징대 교수는 현재의 중국경제 상황을 ‘정상적인 경기순환의 과정’이라고 표현했다.중국이 두려워해야 할 것은 경기침체이지 경기과열이 아니라는 것이다. 젊은 해외유학파의 대표주자격인 후쭈류(胡祖六) 골드만삭스 중국 지사장 역시 “개도국인 중국경제가 9∼10% 성장을 하는 것은 당연하며,현재 중국경제는 결코 과열상태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다만 현재의 부동산시장과 자동차산업은 문제가 있으므로 이들 산업에 대해서는 정부의 선별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홍콩대학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노벨 경제학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는 장우창(張五尙) 교수도 “현재의 상황을 결코 통화팽창이라고 볼 수 없다.”며 정부의 직접적인 시장개입을 반대하고 있다. ●정부 부처간에도 입장 달라 경제부처들도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통화관리 주무부처인 중국인민은행은 현재 통화팽창 압력이 있으므로 이를 해소할 정부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국가발전개혁위원회(한국의 재정경제부)와 국가통계국은 약간 다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국가통계국은 최근의 소비자 물가상승 추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지나친 통화긴축이 기업에 어려움을 줘 경기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의 거시경제연구원도 현재 거시경제지표들이 합리적인 수준내에 있으므로 지나친 긴축은 필요치 않다는 시각이다. 정부 안팎에서 이처럼 경제상황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과 주장들이 쏟아지고 있어 당분간 중국정부가 초강력 긴축 수단을 동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금리 인상을 하더라도 그 폭은 소폭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베이징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mhlee@kiet.re.kr ■ 경제 움직이는 싱크탱크들 중국의 대표적 싱크탱크로 국무원발전연구중심(DRC)을 들 수 있다.1981년 경제개혁을 담당할 인재와 정책수단을 개발하기 위해 국무원 산하에 독립된 기관으로 설립하였다.기관장은 장관급으로 책정되어 있다.자오쯔양(趙子陽) 전총서기의 브레인이었던 마홍이 장기간 주임으로 있었으며 현재는 왕멍쿠이(王夢奎)가 주임으로 있다. 성장,고용,지역발전,농촌,산업,국제경영 등 경제 전반에 걸쳐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중국 개혁정책 성공의 최대 공로자중 하나이다.전체 연구원 직원은 700여명,그중에서도 박사급 연구원은 200여명이며 대표적 연구원으로 우징롄(吳敬璉)을 들 수 있다. 또 다른 국무원 산하 학술기관으로 사회과학원이 있다.국무원발전연구중심이 정책수단 개발을 주 임무로 맡고 있는 반면,사회과학원은 이데올로기 개발을 주 임무로 하고 있다.최근 국내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동북공정의 주역들이 사회과학원 소속 연구원들이다.대표적 경제학자로 초창기 개혁멤버중 하나인 류궈광(劉國光)을 들 수 있다. 중국은 각 부처별로 정책연구를 보좌하는 연구기관들을 내부에 두거나 또는 외부 독립기관으로 두고 있다.대표적 연구기관으로 중국 핵심 경제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거시경제연구원,상무부의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1997년 설립),중국인민은행 산하의 금융연구소(1956년 설립) 등을 들 수 있다. 1990년대 들어와 미국 등 해외에서 유학한 고급 두뇌들이 대학으로 들어오면서 대학의 정책연구기능도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베이징대학 중국경제연구중심과 칭화대학 경제연구중심 등이 대표적 대학 부설 연구기관들이다.베이징대 중국경제연구중심은 1994년 설립되었으며 리이닝,리이푸(林毅夫) 등이 대표적 학자이다. ■ 경제학계 주류·비주류 중국 경제학계의 주류는 극좌인 마오쩌둥 사상을 버리고 극우인 자본주의 경제학으로 무장하고 있다.지난 20여년간 개혁정책으로 인해 상하이에 천지개벽이 일어났듯 경제학계에도 버금가는 변화가 생긴 것이다. ●정부개입 최소화를 주장하는 주류 학자들 중국의 주류 경제학자들,이들은 연령층으로는 개혁 초창기 세대인 70대와해외유학파인 30대가 주력을 이루고 있다.중국내 정부나 기업 등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40대와 50대 연령층이 없다.1960년대 문화대혁명으로 인해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문을 닫음으로써 이 기간에 학교를 다녀야 했던 40대와 50대가 정규 교육을 못 받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부분 국무원발전연구중심 등 개혁후 새로 설립되어 보수가 좋은 정부 연구기관이나 대학,증권기관 등에서 근무하고 있다.개혁정책의 이론을 제시하고 구체적 정책수단들을 개발하고 있다. 실제 개혁정책을 만들고 그리고 그 혜택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중국내 신흥 화이트 칼라층이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공평보다는 효율을 주장하며,정부의 개입보다는 시장기능을 중시한다.규범경제학보다는 실증경제학을 선호하고 국제무역에 있어서는 비교우위에 입각한 자유무역을 신봉하고 있다. 소유제에 있어서는 사유제의 도입을 적극 주장하고 있으며,국유기업의 ‘철밥통 근로자’들을 ‘노동귀족’으로 간주하며 철저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서구 경제학 남용에 반대하는 비주류 학자들 대표적 비주류 경제학자로는 쭤다페이(左大培,사회과학원),리우리췬(劉力群,국무원발전연구중심),양빈(揚斌,廈門大) 등을 꼽을 수 있다.이들은 서구식 자본주의 경제학의 지나친 남용과 재벌 학자들의 부패를 반박하면서 ‘경제학 정화론’을 주장하고 있다. 90년대 중반부터 나타나 지금은 상당한 세력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최근 다시 대두되고 있는 중화사상과 개혁정책의 부작용에 따른 사회적 불만을 배경으로 생겨난 학파이다. 이들은 신마르크스주의를 표방하며 정부의 시장개입을 옹호하고,보호주의와 산업구조 고도화 정책을 지지한다.다국적기업과의 협력에는 원천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인식하고 민족기업을 적극 지지한다. 대체로 50대 전후의 세대로 민족관이 뚜렷하다.노동자와 농민을 지지기반으로 삼아야 하며 민생주의에 입각한 지역간,계층간 소득격차를 해소하는 데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mhlee@kiet.re.kr
  • [차이나 리포트 2004] (3)경제를 보는 두 시각

    중국은 논쟁의 나라다.역사적으로 수많은 논쟁이 있어왔으며 근대화 과정에서도 마르크스주의자와 자본주의자들간의 논쟁이 치열했다.마르크스주의자들이 퇴장한 지금 또 하나의 논쟁이 불 붙고 있다.아직은 서구 자본주의로 무장한 학자들간의 논쟁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그러나 ‘중화민족’이라는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앞세운 ‘신마르크스주의자’들이 태동하는 조짐도 보인다.역사학계의 ‘동북공정론’과 국제정치학계의 ‘다극화론’은 ‘중화민족주의’의 반영이다.경제학계의 ‘긴축 논쟁’도 그 뿌리는 이런 이데올로기와 맞닿아 있다. 중국 정부는 과거 중요한 고비가 있을 때마다 학자들간에 논쟁을 유도했고 논쟁에서 정리된 결론들을 정책에 반영했다.이번 긴축 논쟁은 향후 중국정부의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에도 지난 2001년 주식시장 논쟁과 마찬가지로 국무원발전연구중심의 우징롄(吳敬璉)과 베이징대학의 리이닝(勵以寧) 교수가 양팀의 주장을 맡고 있다.이들은 모두 덩샤오핑(鄧小平)사단의 개혁파 그룹에 속하며 중국 경제학계의 양대 산맥을 형성하고 있다.논쟁의 핵심은 긴축의 강도와 정부의 시장개입 여부다.지난 2001년의 주식시장 논쟁에서는 중국 정부가 우징롄의 입장을 지지함으로써 우징롄이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긴축을 지지하는 관방학자들 중국정부의 긴축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곳은 정부 연구기관인 국무원발전연구중심과 사회과학원이다.사회과학원의 판강(樊綱)은 “중국경제가 이미 감당하기 벅찰 정도의 경기과열로 들어섰으므로 정부가 적극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그는 철강,에너지 등 일부 원부자재의 병목현상이 너무 심각하므로 현재의 투자과열을 진정시켜야만 물가상승 압력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징롄은 판강과 같이 정부의 시장개입에 동의하면서도 물가상승보다는 부동산,주식시장의 거품을 더 우려하고 있다.이들은 모두 “정부가 경기과열을 계속 방치하면 심각한 시장주의의 오류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학계는 정부의 시장개입에 비판적 반면,상당수의 학자들이 이번에 정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다고 생각하며,겨우 걸음마 단계에 있는 중국의 시장기능이 긴축 조치로 다시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한다.리이닝 베이징대 교수는 현재의 중국경제 상황을 ‘정상적인 경기순환의 과정’이라고 표현했다.중국이 두려워해야 할 것은 경기침체이지 경기과열이 아니라는 것이다. 젊은 해외유학파의 대표주자격인 후쭈류(胡祖六) 골드만삭스 중국 지사장 역시 “개도국인 중국경제가 9∼10% 성장을 하는 것은 당연하며,현재 중국경제는 결코 과열상태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다만 현재의 부동산시장과 자동차산업은 문제가 있으므로 이들 산업에 대해서는 정부의 선별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홍콩대학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노벨 경제학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는 장우창(張五尙) 교수도 “현재의 상황을 결코 통화팽창이라고 볼 수 없다.”며 정부의 직접적인 시장개입을 반대하고 있다. ●정부 부처간에도 입장 달라 경제부처들도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통화관리 주무부처인 중국인민은행은 현재 통화팽창 압력이 있으므로 이를 해소할 정부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국가발전개혁위원회(한국의 재정경제부)와 국가통계국은 약간 다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국가통계국은 최근의 소비자 물가상승 추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지나친 통화긴축이 기업에 어려움을 줘 경기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의 거시경제연구원도 현재 거시경제지표들이 합리적인 수준내에 있으므로 지나친 긴축은 필요치 않다는 시각이다. 정부 안팎에서 이처럼 경제상황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과 주장들이 쏟아지고 있어 당분간 중국정부가 초강력 긴축 수단을 동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금리 인상을 하더라도 그 폭은 소폭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베이징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mhlee@kiet.re.kr ■ 경제 움직이는 싱크탱크들 중국의 대표적 싱크탱크로 국무원발전연구중심(DRC)을 들 수 있다.1981년 경제개혁을 담당할 인재와 정책수단을 개발하기 위해 국무원 산하에 독립된 기관으로 설립하였다.기관장은 장관급으로 책정되어 있다.자오쯔양(趙子陽) 전총서기의 브레인이었던 마홍이 장기간 주임으로 있었으며 현재는 왕멍쿠이(王夢奎)가 주임으로 있다. 성장,고용,지역발전,농촌,산업,국제경영 등 경제 전반에 걸쳐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중국 개혁정책 성공의 최대 공로자중 하나이다.전체 연구원 직원은 700여명,그중에서도 박사급 연구원은 200여명이며 대표적 연구원으로 우징롄(吳敬璉)을 들 수 있다. 또 다른 국무원 산하 학술기관으로 사회과학원이 있다.국무원발전연구중심이 정책수단 개발을 주 임무로 맡고 있는 반면,사회과학원은 이데올로기 개발을 주 임무로 하고 있다.최근 국내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동북공정의 주역들이 사회과학원 소속 연구원들이다.대표적 경제학자로 초창기 개혁멤버중 하나인 류궈광(劉國光)을 들 수 있다. 중국은 각 부처별로 정책연구를 보좌하는 연구기관들을 내부에 두거나 또는 외부 독립기관으로 두고 있다.대표적 연구기관으로 중국 핵심 경제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거시경제연구원,상무부의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1997년 설립),중국인민은행 산하의 금융연구소(1956년 설립) 등을 들 수 있다. 1990년대 들어와 미국 등 해외에서 유학한 고급 두뇌들이 대학으로 들어오면서 대학의 정책연구기능도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베이징대학 중국경제연구중심과 칭화대학 경제연구중심 등이 대표적 대학 부설 연구기관들이다.베이징대 중국경제연구중심은 1994년 설립되었으며 리이닝,리이푸(林毅夫) 등이 대표적 학자이다. ■ 경제학계 주류·비주류 중국 경제학계의 주류는 극좌인 마오쩌둥 사상을 버리고 극우인 자본주의 경제학으로 무장하고 있다.지난 20여년간 개혁정책으로 인해 상하이에 천지개벽이 일어났듯 경제학계에도 버금가는 변화가 생긴 것이다. ●정부개입 최소화를 주장하는 주류 학자들 중국의 주류 경제학자들,이들은 연령층으로는 개혁 초창기 세대인 70대와해외유학파인 30대가 주력을 이루고 있다.중국내 정부나 기업 등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40대와 50대 연령층이 없다.1960년대 문화대혁명으로 인해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문을 닫음으로써 이 기간에 학교를 다녀야 했던 40대와 50대가 정규 교육을 못 받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부분 국무원발전연구중심 등 개혁후 새로 설립되어 보수가 좋은 정부 연구기관이나 대학,증권기관 등에서 근무하고 있다.개혁정책의 이론을 제시하고 구체적 정책수단들을 개발하고 있다. 실제 개혁정책을 만들고 그리고 그 혜택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중국내 신흥 화이트 칼라층이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공평보다는 효율을 주장하며,정부의 개입보다는 시장기능을 중시한다.규범경제학보다는 실증경제학을 선호하고 국제무역에 있어서는 비교우위에 입각한 자유무역을 신봉하고 있다. 소유제에 있어서는 사유제의 도입을 적극 주장하고 있으며,국유기업의 ‘철밥통 근로자’들을 ‘노동귀족’으로 간주하며 철저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서구 경제학 남용에 반대하는 비주류 학자들 대표적 비주류 경제학자로는 쭤다페이(左大培,사회과학원),리우리췬(劉力群,국무원발전연구중심),양빈(揚斌,廈門大) 등을 꼽을 수 있다.이들은 서구식 자본주의 경제학의 지나친 남용과 재벌 학자들의 부패를 반박하면서 ‘경제학 정화론’을 주장하고 있다. 90년대 중반부터 나타나 지금은 상당한 세력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최근 다시 대두되고 있는 중화사상과 개혁정책의 부작용에 따른 사회적 불만을 배경으로 생겨난 학파이다. 이들은 신마르크스주의를 표방하며 정부의 시장개입을 옹호하고,보호주의와 산업구조 고도화 정책을 지지한다.다국적기업과의 협력에는 원천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인식하고 민족기업을 적극 지지한다. 대체로 50대 전후의 세대로 민족관이 뚜렷하다.노동자와 농민을 지지기반으로 삼아야 하며 민생주의에 입각한 지역간,계층간 소득격차를 해소하는 데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mhlee@kiet.re.kr˝
  •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

    최근 크게 논란이 일고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그 양심’에 대한 법조계의 일차적인 무죄판결은 우리사회에서 점차 이데올로기보다 양심의 자유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다. 양심은 윤리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윤리는 행위하는 인간의 이성적 통찰에서 나온다. 숫타니파타에 “모든 살아 있는 것은 고통을 싫어한다.그들에게도 삶은 사랑스러운 것이다.그들 속에서 너 자신을 인식하라.괴롭히지도 죽이지도 말라.”라는 말이 있다. 이것이야말로 존재에 대한 통찰이 윤리와 어떻게 결합되는가를 보여주는 붓다의 명언이다.필자는 양심적인 병역거부자들의 양심이 이러한 윤리에 토대하고 있기를 희망한다. 이러한 이유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집총을 거부한다면,필자는 그들의 양심이 틀린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적어도 군대의 의무가 전쟁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폭력 앞에서 자신을 지켜내는 국가의 힘에 있다고 한다면,그것이 그들의 양심과 충돌하지 않는다.왜냐하면 한 국가의 힘은 강력한 무력이나 군비를 갖추는 데서 나올 수도 있겠지만,역사적인 경험에 비추어 오히려 토론에 입각한 민주정신과 약자에 대한 보호에 기초한 사회통합 속에서 진정한 힘이 나오는 것을 수없이 목도하였기 때문이다. 만약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대체복무로서 사회적인 약자를 보호하는 복지시설 등지에서 일하며,병역복무보다 어려운 강도의 육체적 정신적 노동을 필요로 하는 대체복무를 수락한다면,그들의 양심을 우리가 진정한 의미에서 사회적으로 시험하고 수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유럽의 경우 대부분의 나라가 유럽인권규약 제9조에 의거해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있다. 독일,덴마크,프랑스,오스트리아,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노르웨이,핀란드,라트비아,리투아니아,벨로루시,불가리아,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우크라이나,에스토니아,폴란드,체코 공화국,헝가리,케이프 베르드,키프로스 등 25개국은 민간에서의 대체봉사 또는 군내에서의 비무장복무를 보장하고 있다. 이상의 나라들은 대부분 헌법과 하위 법률로 대체복무를 인정하는데,대체복무의 내용은 구제활동,환자수송,소방업무,장애인을 위한 봉사,환경미화,조경,농업,난민보호,청소년보호센터 근무,문화유산의 유지 및 보호,감옥 및 갱생기관 근무 등이며,기간은 현역 복무기간의 1∼1.4배 정도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양심적인 병역거부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말이 있다.무장복무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모든 살아 있는 것은 고통을 싫어한다.그들에게도 삶은 사랑스러운 것이다.그들 속에서 너 자신을 인식하라.괴롭히지도 죽이지도 말라”라든가 ‘네 원수를 사랑하라’는 식의 종교적 혹은,도덕적인 양심을 반드시 위배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무장복무가 오히려 적을 오판하여 살상이나 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함으로써,자신의 그 궁극적인 양심을 지켜내는데 더욱 커다란 공헌을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정책진단] 지하철 ‘합법파업’ 대비하라

    ‘지하철 노조의 합법 파업에 대비하라.’ 오는 21일 서울과 부산 등 5개 지하철 노조의 파업이 임박한 가운데 정부가 대체인력 투입을 놓고 심각한 ‘딜레마’에 빠졌다. ●정부 비상수송대책도 ‘무용지물’ 지하철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 해도 최근의 병원노조 파업에서처럼 중앙노동위원회가 직권중재 결정을 유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직권중재 결정이 내려질 경우 중노위가 조정활동을 벌이는 15일 동안 파업은 금지되며 불법이 된다.또 군 인력 등 대체인력 투입도 가능해진다.그러나 직권중재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경우 파업은 합법적이 되고,대체인력 투입은 불가능해진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3일 “과거에는 지하철 파업과 동시에 중노위의 직권중재 결정이 내려져 파업이 불법이 됐기 때문에 군 인력 투입 등 비상수송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지하철 노조가 합법파업에 돌입할 것에 대비한 비상수송 대책을 다시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하철 노조가 합법파업을 할 경우 그동안 정부가 불법파업을 전제로 세운 비상수송 대책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다. 정부는 지난 5월 철도나 지하철 파업에 따른 파행 운행을 최소화하기 위해 60∼100명의 하사관을 정식 기관사로 양성하기로 했으나 직권중재 결정이 늦어지면 투입조차 불가능해진다. 정부는 군 출신 기관사를 파업현장에 투입하게 되면 그동안 파업으로 인해 40%에 그쳤던 열차 운행률을 75%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파업과 관련해 합법파업을 전제로 한 대책을 새롭게 세워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최악의 경우 파업 돌입 이후에도 중노위의 직권중재 결정이 늦어지면 지하철 운행이 멈춰서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노위에 조정신청 촉구 요구 정부는 이에 따라 건설교통부와 서울시가 적극적인 조정신청을 중노위에 촉구토록 요구할 방침이다.또 비노조원 가운데 기관사 출신 간부들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앞서 이해찬 국무총리는 지난 8일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통해 일반 택시의 부제를 풀고,버스운행을 늘리는 한편 가용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지하철 수송역량을 높이기로 했다. 이 총리는 특히 수조원의 만성 채무에 시달리고 있는 지하철에 대해 “지하철 건설에 대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원해 왔지만 운영과 관련해서는 공사 차원에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못박아 이번 지하철노조가 요구한 7000여명의 인력충원은 해결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전문기자 시각] 경협 北주민에 희망준다/김인철 부장급

    “단 한번도 페인트칠을 한 적이 없는 듯 회색 일색의,낡은 1자형 단층주택과 3∼4층짜리 공공건물들은 얼마전 우리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평북 용천의 모습,그대로였다.” 지난달 15일 금강산 당일관광을 다녀온 뒤 18일 본란에 썼던 ‘금강산에 미래가 있다’의 한 구절이다.북한을 묘사하는 최적의 색깔은 무엇일까? 한번이라도 북한을 다녀온 이라면 ‘우중충한 분위기의 잿빛’에 대체로 동감한다.그런 북한이 변했다. 지난 2일 다시 본 금강산 양지마을과 온정리마을 등의 가옥들에선 궁기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보름여만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이유가 뭘까.한참을 따져보다 발견한 사실은 1자형 단층주택의 외벽이 흰색으로 말끔하게 단장돼 있다는 것이다.물론 지붕은 여전히 잿빛이었지만. 충격이었다.이틀전인 6월30일 개성공단 시범단지(2만 8000평) 준공식 후 둘러본 개성 시내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웠던 흰색이다.남측 관계자들에게 자세한 내용을 물었지만 아는 이가 없다.“잘못 보았나.”하며 구룡연 등산길에 북측 안내원들에게 물었다.“별 걸 다 물어봅네다.” 몇차례 핀잔을 들은 끝에 보름전 만난,구면의 여성 안내원에게서 답변을 들었다.“열흘전쯤 ‘회칠’을 했습네다.” 하산길에 만난 남성 안내원도 온정리 제 집에 얼마전 회칠을 했다고 확인해줬다. 작지만 많은 것을 내포한 변화다.우선 북한 당국이 먹고 입는 것을 넘어서,주거환경에까지 관심을 갖기 시작했음을 말해준다.북한경제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였음을 보여주는 실례일 수 있다.북측이 남측 언론의 지적에 즉각 반응했다는 아전인수격 해석도 가능하다.설령 남측 관광객을 의식한 선전용 치장일지라도 그 변화는 의미있다.특히 금강산관광사업이 지역 주민들에게 어쨌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유의할 만하다.경협이 북한 주민들에게 실익을 가져온다는 믿음과 희망은 교류·협력의 확대,나아가 평화통일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공감과 지지를 촉진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개성공단 시범단지 준공식이 열린 지난달 30일.행사 후 점심식사를 위해 개성시내 자남산여관까지 오고가면서,시내 한복판에 있는 고려박물관(고려성균관)과 선죽교를 둘러보면서 숱한 ‘개성사람’들을 차창으로 만났다.관광버스 전용도로를 설치한 금강산과 달리 남측 방문객과 개성주민이 같은 도로를 오고갔다.한데 차창에 비친 개성사람 얼굴에는 활기가 돌았다.의외였다. 북한경제 사정이 그런대로 괜찮았다는 1992년 2월 고위급회담 취재 당시 만났던 개성에 비할 바 아니었다.우중충한 건물,남루한 옷차림 등은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환하고 생기가 느껴졌다.남측 방문객을 대하는 태도도 격세지감이 들 정도다.아무리 손을 흔들어도 모른 척 외면하고,혹시라도 눈이 마주칠세라 고개 숙이고 제 갈 길만 가던 개성사람들이 고개 들고 미소 짓고 손을 흔드는 것이 아닌가.그들에게선 더이상 적의가 느껴지지 않았다. “북측에 오는 11월쯤 시범단지 가동시 5000여명을 고용할 테니 미리 대비하라고 요청했습니다.개성공단에 취업하면 북한 일반노동자 월급의 3배 정도가 되는 57.5달러를 직접 지급받는다는 소문이 개성 시내에 파다하게 퍼졌을 것입니다.” 프랑스 속담에 ‘젊은이는 희망에 살고 노인은 추억에 산다.’고 하던가.내일에 대한 희망은 아무리 극심한 고통과 가난이라도 이겨내게 한다.남북간 교류·협력사업이 날로 늘어나고 확대되어야 하는 까닭이다. 김인철 부장급 ickim@seoul.co.kr˝
  • ‘요지경’ 우리당

    열린우리당이 어지럽다.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된 한나라당 박창달 의원 체포 동의안에 대한 찬·반 입장을 밝히라는 당원들의 요구에 40명이 넘는 의원들이 “나는 찬성했다.”며 국회법상 무기명 투표에 담긴 비밀보장 원칙을 팽개치고 있다. 집권여당 사상 처음으로 결성된 사무처 노동조합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다른 당 출신 정무직 공무원들을 몰아내려고 해 파란이 예상된다.그동안 ‘초선 대(對) 재선 이상’ 의원들 중심으로 전개되던 갈등 양상이 이번에는 ‘국회의원 대 평당원과 사무처 당직자’ 간의 대결로 바뀌는 조짐이다. 6일 현재 한나라당 박창달 의원 체포 동의안에 찬성했다고 밝힌 우리당 의원들은 40명을 넘어섰다.반대했다는 의원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찬성했다고 밝힌 의원들은 대체로 두가지 경우로 보인다. 당원들의 요구가 정당해 흔쾌히 답변했다는 ‘소신파’와 답변하지 않았다간 어떤 수모를 겪을지 몰라 할 수 없어 답변했다는 ‘여론파’로 나눌 수 있다.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열성당원들이 요구해 깊은 검토 없이 ‘쫓겨서’ 내 입장을 밝혔다.”면서 “비밀투표인데 당 차원에서 밝히기로 했다면 모를까 의원 개인이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한 보좌관도 “당원들의 분노는 이해하나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고 출당조치 운운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그런 양아치 당원들의 협박에 의원들이 굴복해선 안된다.”고 흥분했다. 이날 오후 출범한 중앙당 사무처 노조에서는 노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동조했다가 열린우리당에서 일하는 ‘낙하산 인사’들을 몰아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또 다른 논란이 일 전망이다.노조 결성에 핵심적 역할을 한 관계자는 “우리당 소속 의원 보좌진으로 활동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이런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당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해 우리들이 그냥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국보법 폐지착수] 국회대신 정부가 ‘대수술’

    법무부가 현행 국가보안법을 대체할 새 법률안 등의 검토에 들어간 것은 국보법 개폐문제에 정부가 적극 나서겠다는 징후로 풀이된다. 대체입법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원구성을 마친 17대 국회에서 국보법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될 때를 대비해 정부의 안을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고 인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새 법률안을 만들겠다는 것은 열린우리당 등이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대체입법론’과 맥이 닿아 있다.강금실 법무장관도 대체입법론자다.한나라당 소장파들 중에는 개정론자가 많다.민주노동당은 국보법을 폐지하되,일반 형법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대상황 맞는 새 법체계 필요 법무부가 대체입법이나 일반형법 대체를 검토하는 것은 국보법 제7조 찬양·고무,제10조 불고지죄 등 독소조항으로 꼽히는 일부 법조항을 손질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김대중 정부 때도 일부 조항의 개정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법무부는 법률안 등에 대한 세부내용은 앞으로 충분한 검토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대체입법은 말 그대로 국제사회로부터 폐지 권고를 받아 온 국보법을 없애는 대신 시대상황에 맞는 형태로 새로운 법을 만드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 대체입법을 주장한 바 있다. 대체입법 주장의 근거는 ‘북한’을 보는 획일적인 시각이 냉전시대를 거쳐 다양하게 변한 만큼 법률도 시대상황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데 있다.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국보법과 ‘교류협력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남북교류협력법이 변한 시대에 맞지 않는 대표적인 사례다. 대체입법은 일부 조항을 손질하는 개정론과 큰 맥락에서는 일치한다.즉 반국가단체 찬양·고무 및 이적단체 가입,이적표현물 소지 등을 금지한 7조와 범죄자임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경우 처벌토록 한 10조 등을 개정하는 부분 개정론,그리고 이런 조항을 없앤 뒤 아예 새 법안을 만들자는 안은 따지고 보면 크게 다르지 않다.다만 대체입법은 ‘국가보안법’이라는 법 명칭이 갖는 거부감을 없앨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형법으로 대체” 주장도 국보법을 폐지하더라도 일반 형법으로도 국가안위를 해치는 사범을 처벌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이같은 주장은 대체입법론보다 더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송호창 변호사는 “일반 형법에서도 내란죄,외환죄,간첩죄 등을 규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반국가단체도 형법상 범죄단체 구성 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국보법을 둬야 한다는 사람들은 북한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한 폐지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한다.그 예로 재작년 6월의 서해교전 등을 들고 있다.또 숫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국보법을 어겨 구속되는 사람들은 여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충식 박경호기자 chungsik@seoul.co.kr˝
  • [국보법 폐지착수] 국회대신 정부가 ‘대수술’

    법무부가 현행 국가보안법을 대체할 새 법률안 등의 검토에 들어간 것은 국보법 개폐문제에 정부가 적극 나서겠다는 징후로 풀이된다. 대체입법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원구성을 마친 17대 국회에서 국보법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될 때를 대비해 정부의 안을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고 인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새 법률안을 만들겠다는 것은 열린우리당 등이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대체입법론’과 맥이 닿아 있다.강금실 법무장관도 대체입법론자다.한나라당 소장파들 중에는 개정론자가 많다.민주노동당은 국보법을 폐지하되,일반 형법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대상황 맞는 새 법체계 필요 법무부가 대체입법이나 일반형법 대체를 검토하는 것은 국보법 제7조 찬양·고무,제10조 불고지죄 등 독소조항으로 꼽히는 일부 법조항을 손질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김대중 정부 때도 일부 조항의 개정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법무부는 법률안 등에 대한 세부내용은 앞으로 충분한 검토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대체입법은 말 그대로 국제사회로부터 폐지 권고를 받아 온 국보법을 없애는 대신 시대상황에 맞는 형태로 새로운 법을 만드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 대체입법을 주장한 바 있다. 대체입법 주장의 근거는 ‘북한’을 보는 획일적인 시각이 냉전시대를 거쳐 다양하게 변한 만큼 법률도 시대상황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데 있다.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국보법과 ‘교류협력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남북교류협력법이 변한 시대에 맞지 않는 대표적인 사례다. 대체입법은 일부 조항을 손질하는 개정론과 큰 맥락에서는 일치한다.즉 반국가단체 찬양·고무 및 이적단체 가입,이적표현물 소지 등을 금지한 7조와 범죄자임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경우 처벌토록 한 10조 등을 개정하는 부분 개정론,그리고 이런 조항을 없앤 뒤 아예 새 법안을 만들자는 안은 따지고 보면 크게 다르지 않다.다만 대체입법은 ‘국가보안법’이라는 법 명칭이 갖는 거부감을 없앨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형법으로 대체” 주장도 국보법을 폐지하더라도 일반 형법으로도 국가안위를 해치는 사범을 처벌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이같은 주장은 대체입법론보다 더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송호창 변호사는 “일반 형법에서도 내란죄,외환죄,간첩죄 등을 규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반국가단체도 형법상 범죄단체 구성 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국보법을 둬야 한다는 사람들은 북한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한 폐지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한다.그 예로 재작년 6월의 서해교전 등을 들고 있다.또 숫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국보법을 어겨 구속되는 사람들은 여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충식 박경호기자 chungsik@seoul.co.kr
  • 씨티銀·금융노조 대리전 비화 양상

    한미은행이 사면초가다. 파업 돌입 이후 첫 영업일인 지난 28일에 이어 월말과 분기말을 앞둔 29일까지 모두 1조원이 넘는 예금이 빠져나가 ‘예금지키기’에 비상이 걸렸다.기업어음 결제 등을 위해 필수적인 전산인력이 태부족인 가운데 다른 은행으로부터 인력 및 자금 지원도 여의치 않다.게다가 한미은행이 30일 노조 대표 등 11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는 등 이번 파업 사태가 씨티그룹과 금융노조간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한미銀, 노조대표 등 11명 업무방해 혐의 고소 금융노조를 등에 업고 있는 한미은행 노조는 씨티은행 서울지점 노조가 공동 보조를 맞추기로 함으로써 더욱 힘을 받게 됐다.이에 맞서 한미은행 사태를 최종 조율하는 씨티그룹은 사태 해결을 위해 조만간 정부측에 모종의 도움을 요청할 것이란 얘기도 있다.양측간의 힘겨루기가 금융권의 불안으로 이어질 우려도 적지 않다.이 때문에 이달 초 한미·씨티 서울지점의 통합은행장으로 선임된 하영구 행장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은행 노조측은 ▲금융주권 수호 ▲노동자의 기본적인 생존권 보장,고용보장 등을 주장하고 있다.이 가운데 외국자본 진입에 대한 우려를 떨쳐내기 위해서는 한미은행의 독립경영 보장,상장 폐지 철회 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제일은행·외환은행 등이 외국자본에 인수된 전례에서 보듯 ‘돈만 뽑아먹는’ 식의 국부 유출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만큼,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대안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금융주권 수호’라는 명분은 온데간데없고 특별보너스만 요구한다는 식으로 비쳐지는 데도 불만이 적지 않다. ●노조의 파업 명분놓고 시각차 하지만 금융권 일부에서는 노조측이 주장하는 ‘금융주권 수호’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명분이 약하다고 말한다.금융권 관계자는 “근로자들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등 씨티측의 위법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는데도 외국자본에 대한 막연한 정서상의 거부감을 노사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금융노조와 씨티은행 서울지점 노조가 우군이다.금융노조는 한미은행 파업에 동조하기 위해 전체 임단협 협상을 중단했고,씨티노조도 한미은행 노조를 적극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세 과시의 성격이 강하다.이런 가운데 한미은행 노조는 하 행장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씨티그룹이 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파업이 장기화되면 씨티그룹이 직접 협상 당사자로 나설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씨티그룹이 나설 경우 정부측에 모종의 역할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보인다.정부 관계자는 “노사협상은 양측이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도 없고,할 생각도 없다.”며 정부의 간접적인 개입도 부인하고 있다. ●대리전 양상 심상찮다. 결국 이번 사태 해결의 중심에는 하영구 행장이 있다.오는 9월 통합은행으로의 출범을 앞두고 있는 하 행장으로서는 이번 사태가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하 행장이 씨티그룹으로부터 추가적인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아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1조원 이상의 예금인출 사태 등으로 금융권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금융노조가 각 지부 대표자회의에서 한미은행의 예금대지급(대신 지급),대체인력 파견,예금유치 경쟁 등을 거부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험대에 오른 하영구 행장 하지만 씨티그룹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앞으로 외국계 자본의 국내 진입에 대한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법을 위반하지 않고 정면돌파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쟁점에서 밀려나 있긴 하지만 노조측이 제시한 기본급 10.7% 인상 요구안도 금융권 전체 임금협상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어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다만 지난 28일 노조의 무기한 총파업 돌입 이후 이렇다 할 접촉이 없었던 노사 양측이 이날 실무 접촉을 재개키로 합의해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주병철 김유영기자 bcjoo@seoul.co.kr˝
  • 1일부터 주5일제…생활풍속도 바뀐다

    1일부터 금융·보험업과 공공기관,1000명 이상 사업장에서 주5일 근무제가 시작된다.사실상 토·일요일을 연달아 쉬게 돼 개인의 생활패턴 변화는 물론 사회 전반에 일대 변혁이 예고되고 있다.하지만 주5일제 실시방법과 조건 등을 놓고 상당수 사업장의 노사가 아직 갈등을 빚고 있어 정착까지는 파행운영이 우려된다. 학생들의 주5일제 수업이 내년부터 전국 1만 300여개 학교에서 월 1회 시작되고,이후 해마다 단계적으로 월 2∼4회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가족단위 휴일패턴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기업들은 이미 주5일제에 맞춘 마케팅 전략을 세워놨고,생산제품 성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 같다.휴일이 늘어나 여행·레저 등 관련업체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공기업50%·대기업20% 도입 주40시간 근무제 적용대상은 ▲금융보험업 7683곳 17만 9000여명 ▲공공부문 282곳 22만 2000여명 ▲1000명 이상 기업 426곳 138만 9000여명 등 모두 8391곳 179만여명이다.우선 적용대상은 아니지만 법정시한보다 앞당긴 중소기업 411곳 6만 8800명을 포함하면 총 8810곳의 사업장 186만여명이 새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다.주5일 근무제에 들어간 공기업은 현재 51.5%인 145곳이다.종업원 1000명 이상 기업은 20.2%인 86곳만 주5일제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다. 새로운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 사업장은 주간 근로시간이 기존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어든다.대체로 토·일요일 휴무인 주5일 근무제 형태로 주40시간제가 시행되지만 근로일수에 대한 제한이 없어 주6일 근무도 가능하다.주5일 근무제로 하더라도 특정 요일을 쉬어야 한다는 규정이 없어 반드시 토·일요일을 연휴로 규정하지 않아도 된다. ●월차·임금보전 놓고 줄다리기 주40시간제 도입으로 노사간 이견을 보이는 부분은 현재 1개월 만근 때 1일인 월차휴가를 폐지하고 유급 생리휴가를 무급화하며,1년 만근 때 10일,이후 1년당 하루씩 추가되는 연차휴가를 2년당 1일을 가산해 15∼25일로 조정토록 한 것이다.노동계는 월차·생리휴가 등 기존의 근로조건을 그대로 유지한 채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근로조건 저하 없는 주5일 근무제’를 주장하고 있다.사용자측은 이 경우 휴일·휴가일수가 연간 143∼173일에 달해 추가 인건비 부담 등을 내세워 수용불가 입장이다.노동부 엄현택 근로기준국장은 “큰 틀에서 새 근로기준법을 마련한 만큼 노사가 세부사항을 자율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상임위원장 배분 ‘내홍’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 다툼이 치열하다.여야가 상임위원장 몫을 배분하는 데 합의하면서 이제는 누구에게 그 자리를 줄 것인지가 당내 현안으로 떠올랐다.열린우리당은 당헌·당규상 상임위원장 후보를 의원총회에서 직접 선출토록 규정하고 있다.다음달 2일 공고에 이어 5일 오전 후보 선출 과정을 밟아야 한다. 열린우리당은 ‘식물국회’가 한달 가까이 계속되는 동안 당내 분과위 구성을 통해 상당부분 상임위에 대한 대체적인 그림을 그렸다.하지만 아직도 몇몇 상임위원장은 조정이 안되고 있다.경선을 통해 정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당 지도부가 교통정리를 통해 방향을 잡은 상임위원장은 열린우리당 몫의 11개 상임위원장 가운데 운영위원장에는 천정배 원내대표가 여당 대표 자격으로 당연직으로 맡게 됐다. 또 정보위원장은 문희상 의원,국방위원장은 유재건 의원,문화관광위원장은 김원웅 의원,통일외교통상위원장은 임채정 의원,행정자치위원장은 이용희 의원이 각각 차지하는 것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그러나 나머지 위원장 자리를 놓고는 경합이 치열한 가운데 예결특위위원장에는 정세균·김한길·강봉균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정무위원장에는 정세균·김한길 의원 중 예결특위위원장 경쟁에서 탈락한 의원이나 김희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건교위는 이석현·이호웅·박병석 의원 등이 경합 중이며, 윤리특위위원장은 이중에서 탈락된 의원이 맡게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에선 최연희 의원이 유력한 법사위원장 후보이며, 박종근 의원은 재정경제위원장,맹형규 의원은 산업자원위원장 후보로 교통정리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교육위원장에는 황우여·안상수 의원이,농림해양수산위원장에는 권오을·김무성 의원이,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에는 김영선·김무성 의원이,환경노동위원장에는 안상수·전재희 의원이 경합 중이며, 여성위원장은 김영선 의원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오늘부터 주5일 근무] 업종별 근로자 명암

    1일부터 1000명 이상 사업장에서 실시되는 주5일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노사가 진통을 겪고 있다.주5일제 시행에 맞춰 단협 등을 개정한 대기업이 5곳 가운데 1곳에 불과한 데다 자동차·조선 등 일부 굴뚝업종 기업들은 첨예한 노사 대립으로 정상적인 시행에 차질이 우려된다. ●굴뚝업종 노사 평행선 완성차 업계 노사는 주5일제 시행방식을 둘러싸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주5일제를 실시한 현대차와 기아차는 월차 폐지와 연차 축소 등을 내걸고 기존 주5일제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는 노동조건 저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GM대우와 쌍용차도 사측은 개정법에 따른 주5일제 도입을,노조는 노동조건 저하 없는 주5일제 시행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조선업계도 시행방식을 두고 격돌이 한창이다.현대중공업은 노사합의로 지난 4월부터 주5일제 시행에 들어갔지만 구체적인 시행방식에 대해서는 임단협에서 결정키로 했다.대우조선해양 노조도 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5일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회사는 ‘경영부담만 가중되고 고용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연월차·유급휴일 조정 등을 주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토요일 무급화와 월차휴가 폐지,연차휴가 조정,생리휴가 무급화 등으로 노사협상을 끝냈지만 조종사노조와는 아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아시아나항공도 사측이 월차휴가와 생리휴가 무급화를 주장하는 반면,노조는 월차 및 생리휴가의 유급을 요구하고 있다. ●순조로운 전자업종 LG전자 노사는 근로시간을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는 대신 월차휴가를 폐지하고 연차휴가는 15∼25일로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사업장별 특성에 따라 근무여건이 달라지는 만큼 임직원들의 기대 수준과 사기 등을 고려,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삼성전자는 다른 사업장에 비해 근무체계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곳의 경우 수당 등으로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건설 ‘이상무’ 포스코는 다른 기업의 사례 등을 감안해 추후 노사 협의를 거쳐 시행방안을 결정키로 했다.INI스틸은 생산직 근로자들의 기존 4조3교대에 매달 1일의 추가 휴무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주5일 근무를 시행키로 했다. 건설업계는 주말근무가 불가피한 현장인력에 대해 대체휴가나 수당 등으로 보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유통업계 ‘진통’ 현대백화점 노조는 지난 29일 쟁의 돌입 여부를 묻는 투표에서 노조원 77%가 쟁의돌입에 찬성,사용자측을 압박하고 있다.그러나 회사측은 쟁의조정 마지막날인 2일까지 현안인 주5일제 운영방안에 대해 원만한 합의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롯데백화점 노사는 주 40시간 원칙에는 합의했으나 운영방안을 놓고 여전히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신세계 백화점은 지난 3월부터 주5일제 근무체제에 들어가 경쟁사들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오늘부터 주5일 근무] 업종별 근로자 명암

    1일부터 1000명 이상 사업장에서 실시되는 주5일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노사가 진통을 겪고 있다.주5일제 시행에 맞춰 단협 등을 개정한 대기업이 5곳 가운데 1곳에 불과한 데다 자동차·조선 등 일부 굴뚝업종 기업들은 첨예한 노사 대립으로 정상적인 시행에 차질이 우려된다. ●굴뚝업종 노사 평행선 완성차 업계 노사는 주5일제 시행방식을 둘러싸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주5일제를 실시한 현대차와 기아차는 월차 폐지와 연차 축소 등을 내걸고 기존 주5일제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는 노동조건 저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GM대우와 쌍용차도 사측은 개정법에 따른 주5일제 도입을,노조는 노동조건 저하 없는 주5일제 시행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조선업계도 시행방식을 두고 격돌이 한창이다.현대중공업은 노사합의로 지난 4월부터 주5일제 시행에 들어갔지만 구체적인 시행방식에 대해서는 임단협에서 결정키로 했다.대우조선해양 노조도 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5일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회사는 ‘경영부담만 가중되고 고용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연월차·유급휴일 조정 등을 주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토요일 무급화와 월차휴가 폐지,연차휴가 조정,생리휴가 무급화 등으로 노사협상을 끝냈지만 조종사노조와는 아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아시아나항공도 사측이 월차휴가와 생리휴가 무급화를 주장하는 반면,노조는 월차 및 생리휴가의 유급을 요구하고 있다. ●순조로운 전자업종 LG전자 노사는 근로시간을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는 대신 월차휴가를 폐지하고 연차휴가는 15∼25일로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사업장별 특성에 따라 근무여건이 달라지는 만큼 임직원들의 기대 수준과 사기 등을 고려,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삼성전자는 다른 사업장에 비해 근무체계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곳의 경우 수당 등으로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건설 ‘이상무’ 포스코는 다른 기업의 사례 등을 감안해 추후 노사 협의를 거쳐 시행방안을 결정키로 했다.INI스틸은 생산직 근로자들의 기존 4조3교대에 매달 1일의 추가 휴무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주5일 근무를 시행키로 했다. 건설업계는 주말근무가 불가피한 현장인력에 대해 대체휴가나 수당 등으로 보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유통업계 ‘진통’ 현대백화점 노조는 지난 29일 쟁의 돌입 여부를 묻는 투표에서 노조원 77%가 쟁의돌입에 찬성,사용자측을 압박하고 있다.그러나 회사측은 쟁의조정 마지막날인 2일까지 현안인 주5일제 운영방안에 대해 원만한 합의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롯데백화점 노사는 주 40시간 원칙에는 합의했으나 운영방안을 놓고 여전히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신세계 백화점은 지난 3월부터 주5일제 근무체제에 들어가 경쟁사들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1일부터 주5일제…생활풍속도 바뀐다

    1일부터 주5일제…생활풍속도 바뀐다

    1일부터 금융·보험업과 공공기관,1000명 이상 사업장에서 주5일 근무제가 시작된다.사실상 토·일요일을 연달아 쉬게 돼 개인의 생활패턴 변화는 물론 사회 전반에 일대 변혁이 예고되고 있다.하지만 주5일제 실시방법과 조건 등을 놓고 상당수 사업장의 노사가 아직 갈등을 빚고 있어 정착까지는 파행운영이 우려된다. 학생들의 주5일제 수업이 내년부터 전국 1만 300여개 학교에서 월 1회 시작되고,이후 해마다 단계적으로 월 2∼4회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가족단위 휴일패턴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기업들은 이미 주5일제에 맞춘 마케팅 전략을 세워놨고,생산제품 성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 같다.휴일이 늘어나 여행·레저 등 관련업체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공기업50%·대기업20% 도입 주40시간 근무제 적용대상은 ▲금융보험업 7683곳 17만 9000여명 ▲공공부문 282곳 22만 2000여명 ▲1000명 이상 기업 426곳 138만 9000여명 등 모두 8391곳 179만여명이다.우선 적용대상은 아니지만 법정시한보다 앞당긴 중소기업 411곳 6만 8800명을 포함하면 총 8810곳의 사업장 186만여명이 새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다.주5일 근무제에 들어간 공기업은 현재 51.5%인 145곳이다.종업원 1000명 이상 기업은 20.2%인 86곳만 주5일제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다. 새로운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 사업장은 주간 근로시간이 기존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어든다.대체로 토·일요일 휴무인 주5일 근무제 형태로 주40시간제가 시행되지만 근로일수에 대한 제한이 없어 주6일 근무도 가능하다.주5일 근무제로 하더라도 특정 요일을 쉬어야 한다는 규정이 없어 반드시 토·일요일을 연휴로 규정하지 않아도 된다. ●월차·임금보전 놓고 줄다리기 주40시간제 도입으로 노사간 이견을 보이는 부분은 현재 1개월 만근 때 1일인 월차휴가를 폐지하고 유급 생리휴가를 무급화하며,1년 만근 때 10일,이후 1년당 하루씩 추가되는 연차휴가를 2년당 1일을 가산해 15∼25일로 조정토록 한 것이다.노동계는 월차·생리휴가 등 기존의 근로조건을 그대로 유지한 채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근로조건 저하 없는 주5일 근무제’를 주장하고 있다.사용자측은 이 경우 휴일·휴가일수가 연간 143∼173일에 달해 추가 인건비 부담 등을 내세워 수용불가 입장이다.노동부 엄현택 근로기준국장은 “큰 틀에서 새 근로기준법을 마련한 만큼 노사가 세부사항을 자율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한미銀 영업 큰 차질

    파업 나흘째를 맞고 있는 한미은행 노동조합은 28일 “은행측과 협상이 결렬돼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노조 상급단체인 금융산업노조도 동조 파업을 결의해 한미은행의 노사 갈등이 금융권 전체의 업무차질 사태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거점 점포마저 영업 차질 전국 223개 점포 가운데 정상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57개의 거점 점포들마저도 인력 부족에다 월말 결제 수요가 몰리면서 외국환 송금과 수출입 관련 업무가 사실상 중단되는 등 차질을 빚었다.나머지 점포들은 은행 문을 아예 열지도 않았다. ●전산 마비도 우려돼 금융산업노조는 이날 오후 대표자회의를 열고 한미은행 총파업을 지원하기 위한 동조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앞서 오전에는 한미은행 노조가 본점 전산센터의 정규직 노조원 모두를 파업에 동참시킴으로써 텔레뱅킹 등 전산 운영에도 일부 차질이 발생했다.금융노조 관계자는 “회사측이 비노조원 등 대체 요원을 투입해도 파업이 2∼3일 계속되면 피로 누적으로 은행권 전체의 금융결제시스템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한편 금융감독원은 한미은행 각 영업점의 업무 차질 정도를 파악해 필요하다면 공권력 투입을 요청하기로 했다.전산 인력의 이탈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마르지 않는 ‘부산의 눈물’… 조문 줄이어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절규하던 고 김선일씨는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고향땅에 돌아왔다.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부산의료원에는 비통과 애도의 물결 속에 이틀째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손때 묻은 책과 사진… 고인의 흔적이 생생한 유품이 이날 사촌형 김진학(38)씨에 의해 공개돼 주변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전날 고인의 시신과 함께 도착한 유품은 여행가방 2개와 주인잃은 기타,이라크에서 듣던 휴대용 콤팩트디스크(CD)플레이어 등이었다.CD플레이어 안에는 ‘바이올린 연주곡’이라고 적힌 CD가 들어있었다.여행가방에는 여름 및 겨울 옷가지와 함께 고인이 이라크 어린이와 활짝 웃으면서 찍은 사진,이력서용 사진을 확대한 듯한 인물사진 2장을 비롯,이라크 현지에서 찍은 사진 20여장이 담겨 있었다. 고인이 사용하던 노트북과 아랍어와 영어로 적힌 성경책,아랍어 성경내용이 적힌 소책자,영어문법책,아랍어 교재 등도 나왔다.영어책 갈피에서는 이라크 한인연합교회 교인이 보낸 엽서가 발견됐다.엽서에는 “어제 나누었던 대화로 형제를 좀 더 알게 됐습니다.연합교회는 철수하지만 형제님이 주위 사람들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유품 중에는 검은 천에 두건을 두른 아랍여성 등 그림 2점,머리에 쓰는 두건 2점,‘OPERATION IRAQI FREEDOM,2003-IRAQ’라는 글귀와 함께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얼굴에 빨간색 X표가 돼 있는 면티셔츠 2점 등이 눈길을 끌었다.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십시오” 휴일을 맞아 고인의 빈소에는 각계각층의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오전 위로예배에서 설교를 맡은 온누리교회 박종길 목사가 “저들은 저들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합니다.용서해 주소서.”라며 눈물을 흘리자,고인의 부모는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이어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십시오.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다툼이 있는 곳에 평화를,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주십시오.”라며 기도문을 읽어 내려가자 빈소는 울음바다로 변했다. 이날 오전에는 협상단 대표였던 장재룡 외교부 차관보를 비롯해 손학규 경기도 지사,고인의 동문인 한국외대 안병만 총장과 한승헌 이사장,권영길 의원을 비롯한 민주노동당 소속 국회의원 등이 조문했다. 고인의 중학교 동창인 김규완(34)씨는 학창시절 함께 찍은 봄소풍 사진을 들고왔다.‘1985년 4월18일 봄소풍 태종대’라고 적힌 단체사진에서 고인은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린 채 환하게 웃고 있었다.김씨는 “처음엔 선일이인지 몰랐다.사진을 보고 옛날 모습이 남아 있어 알아봤다.”면서 “이런 일은 남의 일인 줄만 알았는데.친구가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슬프다.같이 술 한잔 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앞서 26일 오후 5시25분 대한항공 KE592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고인의 시신은 군 수송기에 실려 오후 7시25분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했다.시신은 오후 8시35분쯤 빈소가 마련된 부산의료원에 도착했으나 민주노총 등 부산시민평화행동 회원 1000여명이 병원 입구를 가로막은 채 “김선일을 살려내라.”,“파병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바람에 시신은 20여분이 지나서야 안치실로 향했다. 오후 9시쯤 안치실에서 실시된 검시 결과 시신은 일부 멍든 흔적은 있었으나 대체로 깨끗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검시를 참관한 부산의료원 직원은 “고인의 다리 일부에 멍이 발견되고 복부일부에 부패흔적이 보였을 뿐 나머지 신체에는 별다른 상처 흔적이 없었다.”면서 “참수됐던 목 부위도 현지 의료진이 봉합해 외관상 흔적만 있을 뿐 참혹했던 당시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전했다. 부산 김효섭 이효용기자 newworld@seoul.co.kr˝
  • “비정규직 단체교섭 대상 아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4일 비정규직 문제가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전경련은 이날 전경련회관에서 기업 인사·노무담당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세미나에서 “비정규직 대책은 시장원리에 맡겨야 하며 단시간에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노사간 소모적 논쟁은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명관 부회장은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저해하지 않는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세미나에서 서강대 경제학과 남성일 교수는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기업들이 정규직을 무분별하게 비정규직으로 대체하기 때문이라는 노동계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남 교수는 “산업의 서비스화 등 구조적 변화로 정규직 비중이 줄면서 다양한 취업형태가 등장한 것이 비정규직 확산의 실체”라며 이는 우리나라만이 아닌 국제적 추세라고 주장했다. 박건승기자 ksp@seoul.co.kr
  • 인천외고사태 60일… 내몰리는 학생들

    인천외고사태 60일… 내몰리는 학생들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선생님 힘내세요.’ 지난 16일 오후 1시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자리잡은 인천외국어고.교문에 들어서자 썰렁한 분위기에 학교 전체가 어수선했다.한참 수업시간인데도 학생들은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렸다.교사들은 뒷짐만 진 채 먼 산만 바라보고 있었다.교사와 학생,학교라는 이름만 내걸고 있었지 학교가 아니었다.학교 건물과 벽을 덕지덕지 도배하고 있는 온갖 플래카드와 대자보들만 초여름 뙤약볕 아래 힘들어하고 있었다. 교실 대신 학생들은 운동장을 찾았다.2층 교무실 앞 복도는 농성장으로 변했다.집안 일을 팽개치고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 20여명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은 어떡하느냐.”며 울먹였다.매일 아침 아이들과 함께 등교,1층 회의실에 모이지만 한숨만 나올 뿐이다.한창 수능시험 준비로 구슬땀을 흘려야 할 고3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를 비난하는 피켓을 만드는 데 정성을 쏟았다.운동장으로,농성장으로 절반 이상 떠나버린 학생들의 빈자리를 애써 외면하는 교사들이 애처로웠다.교정 곳곳에서 오가는 고성에 그나마 수업도 쉽지 않다. 지난해 3월 신임 교장 부임 이후 전교조 소속 교사 파면 등으로 불거진 인천외고의 학교·교사간 갈등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지난 7일 임시휴교령이 내려진 이후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정상적인 학사일정은 여전히 멈춘 상태다. 지난 17일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 감사반 5명이 파견됐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그동안 80여명의 학생들이 전학과 자퇴를 선택했다.학교측과 교사간 갈등에 아이들만 울고 있었다. ■ 인천외고 사태 일지 ▲2003년 3월 이남정 교장 부임 ▲5월 이 교장의 기간제 교사 수행평가의 문제점 지적.기간제 교사 사표.전교조 교사 8명 교장실 방문 시도 무산. ▲6월9일 직원회의 불참한 교사 18명에게 경고장 전달. ▲6월20일 전교조 교사 11명,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 착용 참석. ▲6월23일 박춘배·이주용 교사,직원조회에서 학교장 공개사과 요구. ▲7월5일 박 교사 국제부장 보직해임. ▲7월11일 경고장과 보직해임 철회 요구를 위한 28명의 교사 서명 교장에 전달. ▲2004년 2월6일 사립학교징계위원회,박·이 교사에 징계사유 설명서 전달. ▲2월13일 교원징계위 1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2월18일 교원징계위 2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3월11일 교원징계위 3차 소환.박·이 교사가 낸 기피신청 부결. ▲4월24일 박·이 교사에 ‘파면’ 징계처분 결정. ▲4월26일 부당징계 철회 요구하며 박·이 교사 연좌시위. ▲5월14일 학교측,법원에 파면 교사 ‘학교 경계선 내 출입금지가처분 신청’ ▲6월7일 학생 500여명 전면 수업 거부.학교측 6월 8∼12일 임시휴교. ▲6월8일 학부모 250명 학원정상화를 위한 학부모 결의문 채택. ▲6월17일 인천외고 학교정상화를 위한 2·3학년 학부모대책위 모임. ▲6월18일 국회교육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5명 학교 방문. ■ 교장-교사 氣싸움…내몰리는 학생들 ●파행운영 2개월-사태의 전말 사립학교인 인천외고가 이렇게까지 극단으로 치닫게 된데는 불과 2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발단은 교장과 교사간의 의견충돌이었다.지난해 3월 새로 부임한 이남정(65) 교장은 이른바 ‘명문고’ 도약을 다짐하고 학교를 최고의 특수목적고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올해부터는 학교 이름도 영일외고에서 인천외고로 바꾸면서 자립형 특목고로 전환했다.1학년 신입생들부터 교육체계도 획기적으로 바꿨다. 이같은 학교 변화와 지난 1년 동안 학교-교사간 사소한 마찰이 불거지기 시작했다.특히 전체 교사 45명 가운데 전교조 교사 26명이 적극 반발했다.지난 5월 이 교장이 수행평가 문제지를 결재받으러 온 모 기간제 교사에게 “문제같지 않은 문제를 출제하지 말고 다시 만들라.”고 지시하자 이 교사가 심한 모멸감에 중도 사직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 영어 교사들에게 “영어교재 선택과 학생들의 수업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지시,교사 7명이 수업권 침해라며 반발했다.갈등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6월 매주 한 차례 열리는 직원회의에 불참하는 교사가 늘자 이 교장은 시말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하지만 교사들은 이를 거부하고 같은 달 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를 쓰고 참석했다.이 교장은 회의에 불참한 18명의 교사들에게 90장의 경고장을 보내고 7월5일 당시 국제부장을 맡고 있던 박춘배(38) 영어교사를 보직해임했다. 이후 사태는 잦아들었지만 지난 2월6일 이 교장이 박 교사와 이주용(37) 일어 교사에게 징계사유설명서를 통보하면서 다시 악화됐다.같은 달 24일에는 인천외고 교원징계위원회가 두 교사에 대해 최종적으로 ‘파면’ 징계처분을 내렸다.불법쟁의행위,직무유기,성실의무·복종의무·품위유지·집단행위 금지 위반 등이 사유였다. 이틀 뒤인 26일 두 파면교사를 포함한 교사 23명은 학교 2층 교무실 앞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2·3학년 학생들은 농성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율학습을 했다. 학교측은 27일 부평경찰서에 두 교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학교측은 지난 7일 2·3학년 학생 500여명이 전면 수업거부를 선언하자 12일까지 휴교령을 내렸다.파면교사 2명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지난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 21명과 2·3학년생 100여명은 여전히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명문고 육성이 잘못인가” vs “독단적인 학사운영이 문제” 사태의 책임에 대해 학교측은 “명문고로 키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이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다.이 교장은 올해 1학년부터 등록금을 분기당 37만원에서 94만원으로 대폭 올리고,학생들에 대한 벌점 규정을 강화했다.매 학기 평균 60점 미만이면 유급되고,3차례 유급되면 퇴학처리한다는 규정도 신설했다.벌점이 100점을 넘어도 퇴학처리키로 했다.우열반 편성에 수준별 반편성까지,이 교장은 급속한 변화를 꾀했다.이른바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었다. 학교측의 변화에 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학부모 L씨는 “명문고로 만들려는 교장 선생님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교장선생님을 믿는다.”면서 “그러나 전교조 선생님들이 사사건건 교장의 학사운영에 개입해 문제가 생겼다.”며 전교조 교사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포함한 일부 교사들은 “변화가 문제가 아니라 독단적인 학사 운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장이 교사들에게 모멸감을 주고 수업의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것 등은 명백한 수업권 침해라고 주장한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사의 파면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교사는 지난 2001년 강종락 이사장의 친딸인 강영순 전 교장이 교내 성추행 사건의 책임을 지고 퇴임했을 당시 전교조 분회장을 맡고 있었다.때문에 교사들은 “학교측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눈엣가시가 되고 있는 이 교사를 본보기로 징계했다.”고 주장했다. 한 교사는 현 사태에 대해 “교사와 학생,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다보니 부작용만 초래한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사립학교 교원징계위원회는 학교편? 파면교사들은 “교원징계위원회 구성 자체가 문제가 많다.”며 출석을 거부하다 결국 파면 징계처분을 받았다.현행 사립학교법에는 교원의 징계사건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징계위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5인 이상 9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징계위는 교직원과 재단이사 또는 학교법인 경영자가 임명할 수 있다.인천외고의 경우 이 교장이 두 교사의 징계를 신청했으며,강찬기 재단 이사가 징계위원장을 맡았고 재단법인 신성학원의 계열 고교인 명신고 전 교장을 지낸 천인수 이사,이남정 현 교장,김순천 전 교감,최명동 현 교감 등으로 징계위가 구성됐다. 이주영 교사는 “교사의 징계를 신청한 교장이 교사 대표로 징계위원에 참여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게다가 과반이 교장과 이사진에 유리하게 구성돼 있어 만장일치로 파면결정이 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학교측은 이에 대해 “사립학교법에 따라 신분이 이사인 위원의 수가 2분의1을 넘지 않았고 징계위 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교사 3인의 서명을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두 파면교사는 징계위의 결정에 불복하고도 곧바로 교육인적자원부에 재심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교육부의 재심은 통상적으로 한 단계 아래의 징계처분이 내려지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연좌시위를 택했다.”고 밝혔다.이들은 현재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준비 중이다. 임시 휴교령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정작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은 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에야 인천교육청 감사실에서 5명을 현장에 파견했지만 이번 사태의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작업에 머무르는 정도다. 인천교육청 윤재로 장학사는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운영의 많은 부분이 교장의 재량권에 맡겨져 있는데다 이번 사태에 대한 수습도 결국 교장의 몫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지난 18일 오전에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 5명이 학교 현장을 찾아 학생,학부모,교사,교장,이사장 등을 만났지만 의견을 듣는 수준에 그쳤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원어민교사 러스 카이저 ‘한마디’ “왜 학생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원어민 영어교사 러스 카이저(33) 교사는 슬픈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이같이 말했다.“단 한 명의 학생을 생각해서라도 파행적인 학교 운영은 끝나야 한다.”는 한탄이었다. 그가 이곳에 부임한 것은 지난 2월.미국 오클라호마의 한 고교에서 1년 동안 역사를 가르치다 한국으로 건너왔다.“학생들과 호흡하며 교단에 서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말하는 그는 낯선 땅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는 일이 마냥 기쁘기만 했다.학교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재미있게 가르치며 학생·동료교사들과도 가깝게 지냈다. 그러나 지난 4월 동료교사 2명이 파면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그는 “나는 더 이상 이 학교의 구성원이 아니었다.”고 했다.아무도 학내 분규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그는 “파면을 강행한 학교측이나 파면당한 교사측 모두 사태를 감정적으로만 대응했으며 이성적인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왜 이렇게 오래 계속되어야 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만약 미국이었다면 학교 행정담당자가 나서서 양측 의견을 조율한 뒤 어떠한 형식으로든 결정을 내렸을 것입니다.그 결정에 불복한다면 법정으로 가서 법앞에 심판받는 것이 양쪽 모두에게 상처를 덜 주는 최선의 길입니다.” 이같은 사태가 낯설기만 한 그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변화(change)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이른바 ‘일류대’에 많이 입학시키는 ‘명문고’로 도약하기 위해 빠른 변화를 시도했지만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학교 구성원들간의 갈등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불신만 쌓이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그는 “변화는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들기 마련이지만 변화를 이루려는 측과 이를 받아들이는 측 사이에 충분한 이해와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가 매듭지어진다 하더라도 진정한 승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받게 된 학생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는 “어떤 이유로도 교사가 수업을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학교측과 교사 모두 학생을 먼저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인천외고사태 60일… 내몰리는 학생들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선생님 힘내세요.’ 지난 16일 오후 1시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자리잡은 인천외국어고.교문에 들어서자 썰렁한 분위기에 학교 전체가 어수선했다.한참 수업시간인데도 학생들은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렸다.교사들은 뒷짐만 진 채 먼 산만 바라보고 있었다.교사와 학생,학교라는 이름만 내걸고 있었지 학교가 아니었다.학교 건물과 벽을 덕지덕지 도배하고 있는 온갖 플래카드와 대자보들만 초여름 뙤약볕 아래 힘들어하고 있었다. 교실 대신 학생들은 운동장을 찾았다.2층 교무실 앞 복도는 농성장으로 변했다.집안 일을 팽개치고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 20여명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은 어떡하느냐.”며 울먹였다.매일 아침 아이들과 함께 등교,1층 회의실에 모이지만 한숨만 나올 뿐이다.한창 수능시험 준비로 구슬땀을 흘려야 할 고3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를 비난하는 피켓을 만드는 데 정성을 쏟았다.운동장으로,농성장으로 절반 이상 떠나버린 학생들의 빈자리를 애써 외면하는 교사들이 애처로웠다.교정 곳곳에서 오가는 고성에 그나마 수업도 쉽지 않다. 지난해 3월 신임 교장 부임 이후 전교조 소속 교사 파면 등으로 불거진 인천외고의 학교·교사간 갈등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지난 7일 임시휴교령이 내려진 이후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정상적인 학사일정은 여전히 멈춘 상태다. 지난 17일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 감사반 5명이 파견됐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그동안 80여명의 학생들이 전학과 자퇴를 선택했다.학교측과 교사간 갈등에 아이들만 울고 있었다. ■ 인천외고 사태 일지 ▲2003년 3월 이남정 교장 부임 ▲5월 이 교장의 기간제 교사 수행평가의 문제점 지적.기간제 교사 사표.전교조 교사 8명 교장실 방문 시도 무산. ▲6월9일 직원회의 불참한 교사 18명에게 경고장 전달. ▲6월20일 전교조 교사 11명,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 착용 참석. ▲6월23일 박춘배·이주용 교사,직원조회에서 학교장 공개사과 요구. ▲7월5일 박 교사 국제부장 보직해임. ▲7월11일 경고장과 보직해임 철회 요구를 위한 28명의 교사 서명 교장에 전달. ▲2004년 2월6일 사립학교징계위원회,박·이 교사에 징계사유 설명서 전달. ▲2월13일 교원징계위 1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2월18일 교원징계위 2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3월11일 교원징계위 3차 소환.박·이 교사가 낸 기피신청 부결. ▲4월24일 박·이 교사에 ‘파면’ 징계처분 결정. ▲4월26일 부당징계 철회 요구하며 박·이 교사 연좌시위. ▲5월14일 학교측,법원에 파면 교사 ‘학교 경계선 내 출입금지가처분 신청’ ▲6월7일 학생 500여명 전면 수업 거부.학교측 6월 8∼12일 임시휴교. ▲6월8일 학부모 250명 학원정상화를 위한 학부모 결의문 채택. ▲6월17일 인천외고 학교정상화를 위한 2·3학년 학부모대책위 모임. ▲6월18일 국회교육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5명 학교 방문. ■ 교장-교사 氣싸움…내몰리는 학생들 ●파행운영 2개월-사태의 전말 사립학교인 인천외고가 이렇게까지 극단으로 치닫게 된데는 불과 2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발단은 교장과 교사간의 의견충돌이었다.지난해 3월 새로 부임한 이남정(65) 교장은 이른바 ‘명문고’ 도약을 다짐하고 학교를 최고의 특수목적고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올해부터는 학교 이름도 영일외고에서 인천외고로 바꾸면서 자립형 특목고로 전환했다.1학년 신입생들부터 교육체계도 획기적으로 바꿨다. 이같은 학교 변화와 지난 1년 동안 학교-교사간 사소한 마찰이 불거지기 시작했다.특히 전체 교사 45명 가운데 전교조 교사 26명이 적극 반발했다.지난 5월 이 교장이 수행평가 문제지를 결재받으러 온 모 기간제 교사에게 “문제같지 않은 문제를 출제하지 말고 다시 만들라.”고 지시하자 이 교사가 심한 모멸감에 중도 사직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 영어 교사들에게 “영어교재 선택과 학생들의 수업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지시,교사 7명이 수업권 침해라며 반발했다.갈등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6월 매주 한 차례 열리는 직원회의에 불참하는 교사가 늘자 이 교장은 시말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하지만 교사들은 이를 거부하고 같은 달 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를 쓰고 참석했다.이 교장은 회의에 불참한 18명의 교사들에게 90장의 경고장을 보내고 7월5일 당시 국제부장을 맡고 있던 박춘배(38) 영어교사를 보직해임했다. 이후 사태는 잦아들었지만 지난 2월6일 이 교장이 박 교사와 이주용(37) 일어 교사에게 징계사유설명서를 통보하면서 다시 악화됐다.같은 달 24일에는 인천외고 교원징계위원회가 두 교사에 대해 최종적으로 ‘파면’ 징계처분을 내렸다.불법쟁의행위,직무유기,성실의무·복종의무·품위유지·집단행위 금지 위반 등이 사유였다. 이틀 뒤인 26일 두 파면교사를 포함한 교사 23명은 학교 2층 교무실 앞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2·3학년 학생들은 농성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율학습을 했다. 학교측은 27일 부평경찰서에 두 교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학교측은 지난 7일 2·3학년 학생 500여명이 전면 수업거부를 선언하자 12일까지 휴교령을 내렸다.파면교사 2명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지난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 21명과 2·3학년생 100여명은 여전히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명문고 육성이 잘못인가” vs “독단적인 학사운영이 문제” 사태의 책임에 대해 학교측은 “명문고로 키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이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다.이 교장은 올해 1학년부터 등록금을 분기당 37만원에서 94만원으로 대폭 올리고,학생들에 대한 벌점 규정을 강화했다.매 학기 평균 60점 미만이면 유급되고,3차례 유급되면 퇴학처리한다는 규정도 신설했다.벌점이 100점을 넘어도 퇴학처리키로 했다.우열반 편성에 수준별 반편성까지,이 교장은 급속한 변화를 꾀했다.이른바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었다. 학교측의 변화에 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학부모 L씨는 “명문고로 만들려는 교장 선생님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교장선생님을 믿는다.”면서 “그러나 전교조 선생님들이 사사건건 교장의 학사운영에 개입해 문제가 생겼다.”며 전교조 교사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포함한 일부 교사들은 “변화가 문제가 아니라 독단적인 학사 운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장이 교사들에게 모멸감을 주고 수업의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것 등은 명백한 수업권 침해라고 주장한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사의 파면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교사는 지난 2001년 강종락 이사장의 친딸인 강영순 전 교장이 교내 성추행 사건의 책임을 지고 퇴임했을 당시 전교조 분회장을 맡고 있었다.때문에 교사들은 “학교측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눈엣가시가 되고 있는 이 교사를 본보기로 징계했다.”고 주장했다. 한 교사는 현 사태에 대해 “교사와 학생,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다보니 부작용만 초래한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사립학교 교원징계위원회는 학교편? 파면교사들은 “교원징계위원회 구성 자체가 문제가 많다.”며 출석을 거부하다 결국 파면 징계처분을 받았다.현행 사립학교법에는 교원의 징계사건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징계위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5인 이상 9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징계위는 교직원과 재단이사 또는 학교법인 경영자가 임명할 수 있다.인천외고의 경우 이 교장이 두 교사의 징계를 신청했으며,강찬기 재단 이사가 징계위원장을 맡았고 재단법인 신성학원의 계열 고교인 명신고 전 교장을 지낸 천인수 이사,이남정 현 교장,김순천 전 교감,최명동 현 교감 등으로 징계위가 구성됐다. 이주영 교사는 “교사의 징계를 신청한 교장이 교사 대표로 징계위원에 참여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게다가 과반이 교장과 이사진에 유리하게 구성돼 있어 만장일치로 파면결정이 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학교측은 이에 대해 “사립학교법에 따라 신분이 이사인 위원의 수가 2분의1을 넘지 않았고 징계위 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교사 3인의 서명을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두 파면교사는 징계위의 결정에 불복하고도 곧바로 교육인적자원부에 재심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교육부의 재심은 통상적으로 한 단계 아래의 징계처분이 내려지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연좌시위를 택했다.”고 밝혔다.이들은 현재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준비 중이다. 임시 휴교령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정작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은 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에야 인천교육청 감사실에서 5명을 현장에 파견했지만 이번 사태의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작업에 머무르는 정도다. 인천교육청 윤재로 장학사는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운영의 많은 부분이 교장의 재량권에 맡겨져 있는데다 이번 사태에 대한 수습도 결국 교장의 몫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지난 18일 오전에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 5명이 학교 현장을 찾아 학생,학부모,교사,교장,이사장 등을 만났지만 의견을 듣는 수준에 그쳤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원어민교사 러스 카이저 ‘한마디’ “왜 학생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원어민 영어교사 러스 카이저(33) 교사는 슬픈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이같이 말했다.“단 한 명의 학생을 생각해서라도 파행적인 학교 운영은 끝나야 한다.”는 한탄이었다. 그가 이곳에 부임한 것은 지난 2월.미국 오클라호마의 한 고교에서 1년 동안 역사를 가르치다 한국으로 건너왔다.“학생들과 호흡하며 교단에 서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말하는 그는 낯선 땅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는 일이 마냥 기쁘기만 했다.학교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재미있게 가르치며 학생·동료교사들과도 가깝게 지냈다. 그러나 지난 4월 동료교사 2명이 파면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그는 “나는 더 이상 이 학교의 구성원이 아니었다.”고 했다.아무도 학내 분규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그는 “파면을 강행한 학교측이나 파면당한 교사측 모두 사태를 감정적으로만 대응했으며 이성적인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왜 이렇게 오래 계속되어야 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만약 미국이었다면 학교 행정담당자가 나서서 양측 의견을 조율한 뒤 어떠한 형식으로든 결정을 내렸을 것입니다.그 결정에 불복한다면 법정으로 가서 법앞에 심판받는 것이 양쪽 모두에게 상처를 덜 주는 최선의 길입니다.” 이같은 사태가 낯설기만 한 그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변화(change)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이른바 ‘일류대’에 많이 입학시키는 ‘명문고’로 도약하기 위해 빠른 변화를 시도했지만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학교 구성원들간의 갈등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불신만 쌓이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그는 “변화는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들기 마련이지만 변화를 이루려는 측과 이를 받아들이는 측 사이에 충분한 이해와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가 매듭지어진다 하더라도 진정한 승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받게 된 학생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는 “어떤 이유로도 교사가 수업을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학교측과 교사 모두 학생을 먼저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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