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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국회법 개정 당·청 이견 정리해 국정 표류 막아야

    공무원연금법 처리 과정에서 부대조건으로 개정된 국회법이 정국에 거센 후폭풍을 몰고 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국정은 결과적으로 마비될 것”이라고 전제, “이번 개정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시행령 등 행정입법에 대해 국회에 수정 권한을 부여한 내용이 위헌이 아니라는 야권의 주장과 “개정안에 법적 강제성이 없다”는 여당 일각의 인식에, 동시에 쐐기를 박은 셈이다. 그런데도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개정안에 근거해 시행 중인 시행령을 모두 손보겠다고 나섰다. 여야와 청와대 간 3각 갈등이 빚어낼 국정 표류가 사뭇 걱정스럽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우리 사회의 체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선진 복지국가 진입은커녕 현 수준의 미래도 보장할 수 없는 문명사적 전환기다.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4대 개혁으로 고용 없는 저성장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당·정·청이 한마음으로 나서도 될까 말까 한 과제다. 그럼에도 여야는 이를 위한 첫 단추인 공무원연금 개혁은 시늉만 하고 국회법 개정안으로 위헌 시비를 자초했다. 이 판국에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당·청 갈등이 증폭된다면 국민이 혀를 찰 일이다. 만일 6월 임시국회에서 각종 민생법안 처리마저 또 무산된다면 말이다. 애당초 야권이 공무원연금법 개정 협상에서 국회법 개정을 들고나온 게 문제였다. 새정치연합 측이 끊임없이 공무원연금 개혁의 본질과 관계없는 국민연금, 법인세, 보건복지부 장관 해임안 등과 연계해 온 연장선상에서 나온 태도라는 점에서다. 이는 관료 집단의 표를 의식해 공무원연금 개혁의 총대를 메는 모습을 보여 주지 않으면서 여권을 압박해 반대급부를 얻어 내려는 전술로 읽힌다. 그렇지만 새정치연합이 이제 국회선진화법에 이어 시행령 수정·변경 권한이란 대여 견제장치를 하나 더 얻었다고 쾌재를 부를 일인가. 이종걸 원내대표는 “요새 공무원들은 헌법 공부도 안 하는 것 같다. 대통령을 닮아 그러는지…”라며 위헌론을 제기하는 행정부 측을 향해 막말을 쏟아 냈다. 개정을 요구할 지방재정법 시행령 등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면서다. 하지만 독수(毒樹)에는 독과(毒果)가 열리는 법이다. 국회법 개정에 순수하지 못한 정략적 발상이 개재됐음을 눈치챈 국민의 눈에는 국회가 시행령을 마음대로 변경하려는 것 자체가 국정 발목 잡기로 비칠 게다. 야당이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위헌 시비에 귀를 기울여야 할 이유다. 우리는 국회법 개정안에 설령 위헌적 요소가 있다 하더라도 대통령이 성급하게 거부권을 행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여야가 출석의원 3분의2 의석수로 재의결하면 대통령의 비토권이 무효화된다는 사실이 걱정스러워서가 아니라 여권 내에서 이런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것 자체가 국정 마비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헌성이 있다고 본다면 헌법재판소에 심판을 청구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게 온당하다. 위헌 논란을 합작한 여야도 불필요한 정쟁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 결자해지하기를 당부한다. 이번에 통과시킨 개정안의 해당 조항에 강제성이 있다 없다를 두고 벌이는 해석상의 괴리부터 정리하라는 말이다.
  • 74억 유로 빚 독촉… 파산이냐 회생이냐 그리스 ‘운명의 6월’

    74억 유로 빚 독촉… 파산이냐 회생이냐 그리스 ‘운명의 6월’

    그리스에 운명의 6월이 찾아왔다. 국채와 구제금융의 빼곡한 상환 일정 속에서 벼랑 끝 협상을 벌여 온 그리스의 명운은 이르면 이번 주 결정 날 것으로 보인다.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주장하는 그리스 정부와 달리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등 국제 채권자들의 분위기는 심상찮다. 여차하면 그리스의 ‘디폴트’(국가부도) 선언도 배제할 수 없다. ●그리스, 지난달도 부도 위기 간신히 넘겨 로이터통신은 30일(현지시간) 그리스 정부와 EU 및 IMF 등 국제 채권단 간의 협상이 주말까지 계속됐다고 전했다.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종료를 4주가량 남겨 둔 상황에서 추가 구제금융에 관한 실무진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남은 구제금융 72억 유로(약 8조 7500억원)를 받을 수 없다. 이는 결국 그리스의 파국을 뜻한다. 협상과 관련,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은 “협상이 이전보다는 빠르게 진전되고 있지만 최종 합의가 나올 만큼 성숙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그리스 좌파정권이 추가 긴축에 관해 이렇다 할 카드를 내밀지 못하는 가운데 이위르키 카타이넨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체류가 이번 협상의 최종 목표”라면서도 “그리스의 정치적 판단으로 상황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쟁점은 연금 개혁, 노동관계법 및 부가가치세율 손질, 민영화 등이다. 그리스 정부가 현재 보유한 현금은 사실상 고갈 상태다. 앞서 그리스는 지난 11일 IMF의 보증금 격인 특별인출권(SDR) 6억 6000만 유로를 사용해 디폴트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그리스에 할당된 7억 유로의 SDR를 거의 소진한 셈이다. 이번 협상에서 그리스가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면 ‘운명의 날’은 5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스는 당장 이날까지 IMF에 3억 유로를 상환해야 한다. 12일에는 IMF에 3억 4000만 유로를 갚아야 한다. 이날은 또 20억 유로 규모의 단기국채 만기일이다. 리볼빙으로 버틴다고 해도 16일 5억 7000만 유로(IMF), 19일 3억 4000만 유로(IMF)와 19억 유로(단기국채 만기) 등의 부채 상환과 맞닥뜨려야 한다. 6월에만 돌려줘야 할 외채가 74억 유로가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그리스의 디폴트 선언 가능성은 높지만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로는 이이지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많다. 이안 베그 런던정경대 교수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자국 은행 등 금융시스템 붕괴가 예상되기에 디폴트 선언을 한 뒤 계속 협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美 재무장관 “디폴트 선언 땐 세계경제 위험” 그리스의 디폴트 선언은 곧바로 세계경제에 2001년 아르헨티나 디폴트에 맞먹는 파괴력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의 안정성에 타격을 가하면서 유로를 한 축으로 삼은 세계 금융시스템의 신뢰에 위기감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이를 놓고 “그리스 협상 불발 시 세계경제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사설] 돈만 챙기고 할 일은 안하는 한심한 국회

    이번 주부터 한 달 일정으로 6월 임시국회가 시작된다. 5월 임시국회에서 우여곡절 끝에 여야가 공무원연금 개혁 법안을 처리했지만 6월 임시국회에도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등 숱한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각종 민생·경제활성화 법안도 여전히 의원들 앞에 쌓여 있다. 의원들이 모처럼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길 학수고대하지만 솔직한 심정으로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핑계, 저런 구실을 붙여가며 각종 현안 처리를 차일피일 미루지 않을까 걱정된다. 지난달에도 똑같은 풍경이 연출되지 않았는가. 5월 임시국회를 결산해보면 이처럼 비효율적이고, 고비용 구조인 국회를 그대로 유지해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겨우 19일간 열렸으면서도 상임위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고, 본회의가 열린 것도 고작 사흘에 불과했다. 공무원연금 개혁 법안 이외에 법안 심사는 한 건도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각 의원에게는 59만 5840원씩의 특별활동비가 지급됐다. 우리 사회에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보편화됐는데도 국회의원들은 여전히 예외인 셈이다. 상임위원장들은 비회기 중에도 매월 최대 1700만원의 특수활동비까지 챙긴다니 말문이 막힌다. 얼마 전 홍준표 경남지사가 2011년 새누리당 대표 경선 당시 사용한 선거자금을 해명하면서 “운영위원장에게 매월 지급되는 국회 대책비 4000만~5000만원 중 일부를 집사람에게 생활비조로 건넨 돈”이라고 주장해 국민을 아연실색게 한 일이 있다. 국회대책비라는 돈의 엄청난 액수도 처음 알았지만 그걸 남겨 부인에게 줬다니 그야말로 나랏돈을 쌈짓돈처럼 쓰고 있다는 실토에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원들이 어디 홍 지사 한 명뿐이겠는가. 그러니 세비만 축내고 할 일은 안 하는 한심한 국회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 아닌가. 우리는 그동안 ‘특권 내려놓기’ 운운하면서 국회가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여러 차례 지켜봐 왔다. 국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지급되는 세비를 헛되이 쓰지 않겠다는 다짐도 들었다. 하지만 실천은 없었다. 여야를 막론하고 6월 임시국회에서부터 정말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부터 각종 민생·경제법안 심의·통과까지 해야 할 일이 많다. 공무원연금 개혁 법안 처리도 마무리 지어야 한다. 합의한 공적연금 개혁 논의도 진전시키는 등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가 될 것을 고대한다. 국회의원들의 자성을 촉구한다.
  • [女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잘되면 콜센터… 경단녀, 늪에 빠지다

    [女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잘되면 콜센터… 경단녀, 늪에 빠지다

    여기저기서 ‘경단녀’를 채용한다고 한다. 아이 낳고 키우느라 직장을 관둔 엄마들에게 취업 문이 활짝 열린 듯하다. 하지만 현실은 암담하다. 한번 끊긴 경력을 다시 잇는 데 평균 7년이 걸린다. 어렵사리 끈을 다시 이었더라도 시간제 일자리 등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오죽하면 외국계 컨설팅사가 “한국에는 거대한 여성 인력 풀이 있다”며 냉소인 듯 희망인 듯한 진단을 내놓았겠는가. 여성 근로자들은 “최고의 경단녀 대책은 처음부터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라며 “일과 가정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사회적 인프라와 분위기를 구축)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글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그래픽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육아와 경력을 맞바꾼 건 지금도 후회가 없어요. 다만 평생 ‘비정규직’ 꼬리표를 달고 이곳저곳을 전전하는 신세는 서글픕니다.” 김인선(45·가명)씨는 A은행에서 지난해 9월부터 비정규직으로 근무 중이다. 김씨는 ‘산전후(産前後) 대체근무자’로 채용됐다. 정규직 창구 여직원이 출산휴가를 떠나면 그 기간만큼 근무를 하게 된다. 6개월마다 계약을 연장해야 하는 처지이지만 그나마 이곳은 조건이 나은 편이다. 상황에 따라 최장 2년간 계약 연장이 가능해서다. #정규직은 꿈도 못 꾸는 그녀들… “정년까지 일할 수만 있다면” 김씨는 1989년 상업고등학교(특성화고) 졸업을 앞두고 B은행에 취직했다. 만 13년을 정규직으로 근무하다 2003년 3월 퇴사했다. 자녀 양육 문제 때문이었다. “둘째 아이가 미숙아로 태어났는데 아이를 봐주던 친정어머니가 갑작스레 폐암으로 큰 수술을 받았어요. 비싼 돈을 주고 베이비시터도 고용해 봤지만 결국 회사를 관두게 됐죠.”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2010년 김씨는 재취업을 결심했다. 시중은행 시간제 경력직 채용 공고가 뜰 때마다 원서를 내 봤지만 마흔이란 ‘적지 않은 나이’가 늘 걸림돌이 됐다. 어렵게 취업해도 1년 이상은 계약 연장이 되지 않아 실업자가 되는 패턴이 반복됐다. 김씨는 ‘운이 좋으면’ A은행에서 2016년 9월까지 근무할 수 있다. 그런 김씨의 소망은 단순하다. 그는 31일 “정규직 전환은 감히 꿈꾸지도 않는다”며 “남들이 정년퇴직하는 나이가 될 때까지 일하고 싶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A은행에서 계약 기간이 끝나면 또다시 다른 은행에도 원서를 내볼 생각이에요. 그런데 아마도 지금 근무하는 은행이 제 인생에서 마지막 영업점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씨는 씁쓸하게 덧붙여 말했다. ‘경단녀’는 ‘경력 단절 여성’의 줄임말이다. 김씨처럼 출산이나 육아 등의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한 여성 실업자를 말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 기혼여성(15~54세)은 971만 3000명으로 집계된다. 이 중 일을 하지 않는 여성은 406만 3000명(41.83%)이고, 그중에서도 경단녀가 195만 5000명으로 절반에 가깝다. 이를 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매킨지 보고서는 “한국에는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고 있는 거대한 여성 인력 풀(pool)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여성의 경력 단절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최대 15조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해 발표했다. LG경제연구원 역시 2013년 여성의 경력이 단절될 경우 1인당 6억 3000만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현 정부 들어 무상보육(2013년)을 비롯해 ‘생애주기별 경력유지 지원방안’(2014년 2월), ‘여성고용 후속·보완대책’(2014년 10월) 등 경단녀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 발표가 줄을 잇고 있다. 올해는 ‘일·가정 양립’을 핵심 개혁 과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여성고용 활성화를 통해 고용률 70%를 달성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겠다”는 것이 정권의 강한 의지다. #여성의 경력 단절로 사회적 비용 15조 날린다는데 하지만 ‘기혼여성 다섯 명 중 한 명’은 여전히 직장을 관두고 있는 것이 국내 고용시장의 현 주소다.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 부족과 남성 외벌이 중심의 근로문화, 여성 중심의 가사양육 활동 고착화 때문”(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이다. 실제 경단녀들이 일을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결혼(45.9%)이었다. 통계청 조사에서 육아(29.2%), 임신·출산(21.2%), 자녀교육(3.7%)은 그 뒤를 이었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대기업과 시중은행들이 2013년부터 경단녀 채용을 늘리고 있지만 시간제 일자리 등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그나마도 대기업과 시중은행 계약직은 근무 여건과 처우가 좋은 곳이다. 재취업에 성공한 경단녀들은 단순 서비스 직종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 조사에 따르면 경단녀가 가장 취업을 많이 하는 업종은 경영·회계·사무직(22.5%)으로 나타났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경리, 사무, 행정보조, 콜센터상담원 등이다. 사회복지 및 종교 관련 직종(17.4%)이 두 번째로 많았다. 가사도우미나 산모·신생아 돌보미, 요양보호사 등이다. 음식서비스업(9.2%)이나 경비 및 청소(8.8%), 영업 및 판매(6.1%), 미용·숙박·여행·오락(4.1%) 등의 저임금 서비스 직종 종사자들도 적지 않다. 그마저도 취업하기가 쉽지 않다. 한번 직장을 떠나면 재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7년이었다. 어렵게 재취업에 성공하더라도 고용 불안이 늘 따라다닌다. 임시계약직(1년 미만)이 52.3%로 절반이 넘는다. 정규직은 25.2%, 상용계약직(1년 이상)은 22.5%로 조사됐다. 연령대별 계약조건 차별도 두드러진다. 30대 이하는 상용계약직(22.5%)이나 임시계약직(33.0%)보다 정규직 비율(36.1%)이 높다. 반면 40대(41.1%)와 50대(68.6%)는 임시계약직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다. 급여 수준도 취약하다. 재취업 여성의 월평균 급여는 92만원이다. 100만~150만원 미만(42.7%, 세전 기준)이 가장 많다. 50만~100만원 미만(38.2%), 50만원 미만(12.3%)을 받는 재취업 여성이 절반을 넘는다. #정부 “여성 고용 늘려야” 기업은 “국가가 할 일” 입씨름만 원경록 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연합 사무국장은 “재취업 여성은 음식·숙박·복지 분야와 같이 진입 장벽이 낮은 사회서비스 분야에 많이 취업하는데, 근무 조건이 좋지 않고 저임금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사회에 다시 적응해야겠다는 욕구가 떨어져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경력 단절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경단녀 문제 해소를 위해 정부와 기업체, 가정의 ‘삼박자’가 어우러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원 사무국장은 “경단녀 등 고용취약계층은 입체적인 지원이 필요한 만큼 맞춤형 고용서비스정책 개발이 시급하다”며 “경단녀 고용 유지를 위해 소규모 사업장에 장려금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심지현 숙명여대 여성인적자원개발대학원 교수는 “여성노동 정책의 초점이 ‘경력 단절’이 아닌 ‘노동 지속’으로 옮겨 가야 한다”며 여성의 생애주기별 경력 유지 및 경제활동 참여를 강조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여성고용 확대와 일·가정 양립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남성 육아휴직 권장 등 기업의 자발적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본부장은 “(정부의 경단녀 일자리 창출 정책이) 여전히 기업부담을 전제로 한 제도 확대에 치중하는 추세여서 기업 경쟁력 저하와 경단녀 채용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며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화’를 예로 들었다. 그는 “공공재인 ‘보육 인프라’ 확충에 대한 국가의 역할을 민간기업에 전가하는 규제”라며 “보육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국제적 추세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재원 분담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여성이 가사와 양육의 전담자라는 인식의 변화가 가정에서부터 일어나는 것이 경단녀 해소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yium@seoul.co.kr
  • ‘임금피크제 공청회’ 노동계 반발로 개최 무산…양대노총vs경찰 실랑이

    ‘임금피크제 공청회’ 노동계 반발로 개최 무산…양대노총vs경찰 실랑이

    ‘임금피크제 공청회’ 노동계 반발로 개최 무산…양대노총vs경찰 실랑이 ‘임금피크제 공청회’ 정부가 민간 부문으로의 임금피크제 확산을 위해 준비한 공청회가 노동계의 반발로 무산됐다. 한국노동연구원은 28일 오후 1시 30분 여의도 CCMM빌딩 12층에서 ‘임금체계 개편과 취업규칙 변경 공청회’를 열었다. 하지만, 공청회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 200여명이 행사장을 점거하면서 시작부터 파행을 겪었다. 주최 측은 오후 1시 15분쯤 행사장을 개방했지만, 양대노총 관계자들이 피켓을 들고 몰려들었고 경찰이 이를 막아서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충돌 끝에 행사장으로 들어온 양대 노총 관계자들은 연단 앞에서 ‘임금삭감 강요하는 임금피크제 성과연봉제 즉각 중단하라’,‘근로기준법 위반하는 취업규칙 불법변경 박살내자’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랭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며 행사 진행을 저지했다. 오후 1시 40분쯤 이기권 노동부 장관이 축사를 위해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행사장에 들어왔다. 그러나, 노총 관계자들이 이 장관의 입장을 막아 결국 연단에 오르지 못하고 5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이 장관은 행사장을 나가며 “노동시장 개혁은 아버지와 아들,딸이 함께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서 “내년 정년 60세 시행을 앞두고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으면 고용불안 우려가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는 학계, 경영계, 노동계를 모두 초청해 임금피크제와 관련된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다룰 예정이었다. 취업규칙은 채용, 인사, 해고 등과 관련된 사규를 말한다. 정부는 전날 내놓은 공청회 주제발표문에서 “사용자가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해 상당한 협의 노력을 했으나, 노조가 대안 제시도 없이 논의 자체를 거부할 경우에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동의가 없는 임금피크제의 도입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노동계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희망퇴직 등으로 현행 정년마저 누리는 노동자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임금피크제마저 도입하면,노동자는 임금 삭감의 고통만 겪게 될 것이라는 게 노동계의 우려다. 전규석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은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의 핵심은 노동자들의 기득권을 후퇴시켜 전체 노동시장을 하향평준화시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면서 “아랫돌을 빼서 윗돌로 괴는 식의 개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청회 무산으로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둘러싼 노정 갈등이 격화하며 춘투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노총은 다음 달 총파업 찬반투표를 해 7월 초 총파업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7월 4일에는 서울에서 양대 노총의 제조부문 노동자들이 모여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콜·슈뢰더 전 총리가 연금개혁을 평가한다면/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고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열린세상] 콜·슈뢰더 전 총리가 연금개혁을 평가한다면/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고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최근 독일 열풍이 거세다. 한때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독일이 노동시장과 사회보장제도를 개혁하면서 국가체질을 바꾸는 데 성공해서다. 분단되었다 통일을 달성한 독일이기에 관심이 큰 점도 있는 것 같다. 혜택이 많은 사회보장제도의 원조인 비스마르크형 연금제도를 도입했던 나라라서 관심이 집중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독일 통일비용 절반이 연금을 포함한 사회보장에 들어갔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통일시점이 독일에는 행운이었다. 좋지 않던 재정여건이 통일 무렵 급속하게 호전되면서 통일비용을 충당할 여력이 생겨서다. 변화한 시대환경에 맞지 않던 연금제도를 손보려는 노력도 꾸준했다. 건전한 정부재정과 시대에 뒤떨어진 연금개혁의 중요성을 알았던 사람이 헬무트 콜 전 총리였던 것 같다. 통일 기반 조성과 통일 후 혼란을 최소화할 기반 구축이 그래서 가능했을 것이다. 최근 내한했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는 지지기반인 사민당으로부터 배신자라는 소리를 들으며 ‘어젠다 2010’을 앞세워 노동시장과 사회보장제도를 개혁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은 그가 부과방식(근로세대가 은퇴세대를 부양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던 전통적인 독일 연금제도의 기본 틀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는 점이다. 저성장, 고령화, 저출산이 초래할 잠재적 위험이 연금제도 내에서 자동으로 해결되는 자동안정장치를 도입했다. 변화된 환경에서도 정치적 논란 없이 살아남을 수 있는 연금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11년 전의 일이다. 40% 중반을 밑도는 독일의 연금 소득대체율은 2030년까지 40% 초반으로 떨어진다. 현재 19.5%인 보험료를 2030년까지 22%를 상한으로 묶는 것이 독일 정부의 목표다. 40% 초반 연금 소득대체율을 지급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지에 대한 산 증거다. 슈뢰더 전 총리의 연금개혁은 “최소 얼마만큼의 연금은 받아야 한다”는 전통적인 시각에서 ‘비용조달 가능성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연금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독일 공부에 열심인 우리에게 연금개혁이 국가 어젠다로 등장했다. 공무원연금이 지속 불가능해서다. 이런 공무원연금을 개혁하라고 했더니 뜬금없이 ‘공적연금 중향평준화’가 무대 위로 등장했다. 국민연금이 너무 적어 공무원연금이 많아 보인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 같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다시 50%로 올리면 부담이 얼마 더 늘어나는지에 대한 제대로 된 검토도 없었으면서 말이다. 독일 사례(45%를 밑도는 소득대체율에 보험료는 19.5%)는, 현재는 46.5%이나 2028년에 40%로 낮아질 우리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유지하기 위해 보험료가 얼마나 올라야 하는지를 보여 주는 생생한 지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경제 검토보고서’(2014년 6월 발간)도 보험료가 16.7%로 올라야 한다고 언급했다. 늘어날 부담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받는 것만 더 주겠다는 우리의 국민연금 논의, 기득권은 유지한 채 부담은 후세대에게 전가하는 공무원연금 개혁의 실상을 콜 전 총리와 슈뢰더 전 총리에게 알려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블랙코미디를 보는 듯한 표정을 짓지 않을까. “그렇게 하면서 왜 연금개혁이라는 말을 붙이냐”고 반문할 것 같다. 수급자와 재직자가 개혁의 고통을 분담하며,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비슷한 강도로 개혁한 나라라서 그렇다. 많은 분야에서 독일 공부가 한창이나, 정작 배워야 할 부분은 제대로 못 배우는 것 같다. OECD 회원국의 평균소득대체율이 40.6%이고 이를 유지하기 위한 평균부담률이 20%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연금역사가 짧아 실제 가입할 수 있는 기간이 적어 벌어지는 일을, 낮은 소득대체율 문제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연금개혁의 산파역을 했던 베르트 뤼릅의 “사회 구성원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연금개혁의 기준은 특정세대에게 손해가 많이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는 말을 되씹어 봐야 할 때인 것 같다. 지금 우리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그 결과가 판명되는 시일이 오래 걸릴 것 같지 않다. 과거와 달리 국가재정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어서다. 그때가 되면 오늘의 논의 주역들은 어떤 변명을 늘어놓을까. 그래서 ‘장그래 세대’에게 더 미안하다.
  • ‘임금피크제 공청회’ 노동계 반발로 개최 무산…양대노총vs경찰 실랑이

    ‘임금피크제 공청회’ 노동계 반발로 개최 무산…양대노총vs경찰 실랑이

    ‘임금피크제 공청회’ 노동계 반발로 개최 무산…양대노총vs경찰 실랑이 ‘임금피크제 공청회’ 정부가 민간 부문으로의 임금피크제 확산을 위해 준비한 공청회가 노동계의 반발로 무산됐다. 한국노동연구원은 28일 오후 1시 30분 여의도 CCMM빌딩 12층에서 ‘임금체계 개편과 취업규칙 변경 공청회’를 열었다. 하지만, 공청회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 200여명이 행사장을 점거하면서 시작부터 파행을 겪었다. 주최 측은 오후 1시 15분쯤 행사장을 개방했지만, 양대노총 관계자들이 피켓을 들고 몰려들었고 경찰이 이를 막아서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충돌 끝에 행사장으로 들어온 양대 노총 관계자들은 연단 앞에서 ‘임금삭감 강요하는 임금피크제 성과연봉제 즉각 중단하라’,‘근로기준법 위반하는 취업규칙 불법변경 박살내자’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랭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며 행사 진행을 저지했다. 오후 1시 40분쯤 이기권 노동부 장관이 축사를 위해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행사장에 들어왔다. 그러나, 노총 관계자들이 이 장관의 입장을 막아 결국 연단에 오르지 못하고 5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이 장관은 행사장을 나가며 “노동시장 개혁은 아버지와 아들,딸이 함께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서 “내년 정년 60세 시행을 앞두고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으면 고용불안 우려가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는 학계, 경영계, 노동계를 모두 초청해 임금피크제와 관련된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다룰 예정이었다. 취업규칙은 채용, 인사, 해고 등과 관련된 사규를 말한다. 정부는 전날 내놓은 공청회 주제발표문에서 “사용자가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해 상당한 협의 노력을 했으나, 노조가 대안 제시도 없이 논의 자체를 거부할 경우에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동의가 없는 임금피크제의 도입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노동계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희망퇴직 등으로 현행 정년마저 누리는 노동자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임금피크제마저 도입하면,노동자는 임금 삭감의 고통만 겪게 될 것이라는 게 노동계의 우려다. 전규석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은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의 핵심은 노동자들의 기득권을 후퇴시켜 전체 노동시장을 하향평준화시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면서 “아랫돌을 빼서 윗돌로 괴는 식의 개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청회 무산으로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둘러싼 노정 갈등이 격화하며 춘투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노총은 다음 달 총파업 찬반투표를 해 7월 초 총파업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7월 4일에는 서울에서 양대 노총의 제조부문 노동자들이 모여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대통령 “청년 일자리 절박… 노동시장 개혁 미룰 수 없어”

    朴대통령 “청년 일자리 절박… 노동시장 개혁 미룰 수 없어”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우리 청년들의 절박한 상황을 생각하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노동시장 구조개혁은 미루거나 포기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성세대의 기득권을 조금 양보해서라도 우리 아들, 딸에게 희망을 주는 소명의식과 용기”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정년 연장으로 청년의 고용절벽 우려가 점차 커지는 상황이고 한쪽에서는 청년고용창출을 위한 법안이 계속 통과되지 못하고 있고, 한쪽에서는 노동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청년들의 미래는 막막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하고 “노사정 지도자는 이번 기회에 반드시 노사정 대타협을 이뤄내서 세대 간 상생의 노동개혁이 될 수 있도록 다 함께 힘을 모아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회에는 “오랫동안 계류된 민생법안 중 합의가 안 된다면 청년 일자리 창출 관련 법안이라도 통과시켜 주셔서 우리 젊은이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이어 “정부는 경제활성화와 4대 부문 구조개혁과 함께 부패청산을 비롯한 정치·사회개혁이라는 이 시대에 꼭 해내야만 하는 시대적 과제를 추진해 나가고 있는데 이것은 국민적 요구이기도 하고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는 문제”라면서 “이번 국회에서는 꼭 공무원연금개혁안을 통과시켜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주 국무총리 후보자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지명한 사실을 언급하며, “황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와 국회인준 절차를 거쳐 국민적 요구인 막중한 과제들을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국회에 많은 협조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대통령은 북한 도발 위협과 일본과의 과거사 갈등과 관련,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을 하고, 내부의 공포정치로 주민들의 삶이 무너지고 있고, 우리 주변국과의 과거사 문제 등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런 때 우리는 사회분열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더욱 굳건히 지키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박현갑의 빅! 아이디어] 총리 인사청문 이렇게 해보자

    [박현갑의 빅! 아이디어] 총리 인사청문 이렇게 해보자

    또다시 인사청문회 정국이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다음달 둘째주 초에 열릴 전망이다. 벌써부터 과거 청문회 행태를 꼬집으며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나오는 등 말들이 많다. 하지만 인사청문회는 해야 한다. 입법부가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현행 인사청문제도는 미국을 모델로 한 것이다. 미국은 공직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에 앞서 사전검증을 연방수사국을 비롯한 행정부에서 한다. 공직 후보자의 병역 및 탈세 문제 등 이른바 도덕성 검증을 2~3개월에 걸쳐 철저히 한다. 이러한 검증과정을 통과해야 의회의 인사청문회장에 설 수 있다. 우리는 사정이 다르다. 청와대에서 마련한 200개의 도덕성 검증 항목에 대한 공직 예비후보자의 ‘자기 검열’에 이어 청와대 인사팀의 별도 검증을 거쳐 문제 없다고 판단하면 공직 후보자로서 국민에게 공개된다. 이후 언론의 도덕성 검증이 시작된다. 이러한 여론의 관문을 통과하면 인사청문회장에 나와 입법부의 검증을 받는 2단계 검증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청와대의 자체 검증절차가 허술한 데다 정무적 판단까지 개입되면서 인사청문 과정에서 도덕성 검증을 중심으로 공방이 펼쳐진다. 국무위원으로서, 총리 후보자로서 국정 운영에 대한 철학과 능력 검증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 공직 후보자 공개에 앞선 철저한 행정부 인사검증과 별도로 이번 인사청문회부터라도 여야 합의로 정책에 대한 이해 및 국정 수행능력 등을 검증할 방안을 마련해 보자. 예를 들어 이틀간의 청문 기간 중 도덕성 검증과 정책 검증을 하루씩 나눠 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병역 기피 의혹이나 재산등록 등 도덕성 검증은 청문회 첫날에 하고, 둘째날에는 총리로서의 역할 및 자질, 국정 현안에 대한 이해 및 정책집행 능력과 리더십만을 따져 보자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들이 고위공직 후보자의 도덕성과 능력을 제대로 감별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인사청문 취지에 맞게 행정부의 청문준비도 말 그대로 최소한에 그치도록 해야 한다. 황 총리 후보자의 경우 현직 부장검사 2명을 법무부 출장 형식으로 청문준비에 투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사청문회법 15조 2에는 “국가기관은 최소한의 행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하지만 실상은 ‘최대한의 서비스’다. 청문 준비에 해당 부처의 베테랑 공직자들이 투입된다. 이들은 공직 후보자 개인의 신상 및 도덕성 자료는 물론 국정 현안에 대한 청문위원들의 예상 질의에 대한 모범 답안까지 사실상 모든 것을 다 챙겨 준다. ‘최소한의 행정적 지원’에 대한 규정은 없으나 이는 해당 부처의 예산이나 인력운영 사항 등 기초자료 제공만을 의미한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공무원연금 개혁 등 공공개혁 문제나 복지 및 교육, 노동정책 등 국정 현안에 대한 공직 후보자의 철학을 가늠할 수 있는 질의에 대해서는 모범 답안을 제공할 게 아니라 본인에게 맡겨야 한다. 끝으로 공직자윤리법도 보완해야 한다. 공직자 재산을 둘러싼 시비는 재산공개 때는 물론 인사청문회 때마다 나오는 단골 메뉴다. 특히 전관예우 시비가 끊이지 않는 법조계 출신의 경우가 그러하다. 국회의원의 경우 재산공개 과정에서 직계존비속의 재산 공개를 거부한 비율이 10명 가운데 4명꼴이다. 이런 보도를 볼 때마다 국민들은 국회의원이 부정한 돈을 축적했을 것으로 의혹의 눈초리를 보낸다. 차제에 공직자 직계존비속의 재산 고지거부 조항 자체를 없애자. 지금처럼 독립 생계를 꾸린다는 이유로 가족의 재산등록 자체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허용한 것은 공직자 재산 형성의 투명성 검증 자체를 봉쇄하는 일이다. 직계존비속도 독립 생계 여부와 관계없이 재산 현황을 무조건 등록하고 공직자윤리위 검증을 받되 공개만 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해당 공직자 가족의 사생활 보호도 하고 공직자 재산등록의 취지도 살리는 방안이라고 본다.
  • [글로벌 경제] 엔저로 달려온 일본 구조개혁으로 날까

    [글로벌 경제] 엔저로 달려온 일본 구조개혁으로 날까

    엔저 효과로 체력 회복이 역력한 일본 경제가 양적완화의 유지를 선언한 가운데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인 구조개혁을 시작했다. 소비세 인상 여파에서 일단 한숨을 돌린 아베 정부가 양적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잠재 성장률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조 개혁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일본은행은 지난 22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연 80조엔(약 773조원) 대의 양적완화 유지”를 결정했다. 양적완화를 통한 엔저 유지 정책을 의미한다. 미국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엔화의 추가 하락이 예상돼 엔저 심화 현상이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일본 은행권의 자금이 자금운용을 위해 해외채권으로 몰리면서 엔화 약세를 더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10월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로 일본 국채수익률이 더 떨어져 엔화가 해외채권으로 이동하고, 이에 따른 엔화 약세 심화는 더 빠르게 진행 중이다. 지난 주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행, 생보사들의 해외 채권 투자액은 지난해 11월부터 규모가 늘고 있다. 해외 채권 투자액은 지난 10일부터 1주일 사이에 1조엔을 돌파할 정도로 속도가 붙었다. 일본의 9개 대형 생보사들은 올해 4조엔에 달하는 해외 채권을 사들일 계획이다. 2012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일본 지방은행들의 해외 채권 투자 잔액도 올 2월 말 현재 전년 같은 달 대비 34% 늘었다. 엔화 가치는 아베 정권이 집권한 2013년 이후 지금까지 달러 대비 29.2%, 원화 대비로는 36.0%나 각각 떨어졌다. 이 같은 가격 경쟁력을 타고 일본의 연간 수출액은 아베 집권 전인 2012년 63조 7476억엔에서 2014년 73조 930억엔으로 2년 동안 14.7%나 늘었다. 수출은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1% 늘었다. 기업들의 수출 물량 및 시장점유율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일본의 대표 업체 도요타가 엔저를 타고 2014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영업이익이 2조 7505억엔으로 전년보다 20.0% 불어나 2년 연속 최고 기록을 세운 것은 상징적이다. 도쿄 증시 1부 상장 대기업의 30%가 2014 회계연도에서 순익을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6%로 1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면서 지난해 4월 소비세 인상의 후유증을 털어내고 있는 모양새다. 도쿄 증시 닛케이 평균주가 종가는 2만선을 넘으면서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고, 도쿄 증시의 시가총액도 거품경제기인 1989년 12월 29일의 590조 9087억엔을 넘어서기도 했다. 주가, 경상수지, GDP 등 경제지표들에서 생기를 되찾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23일 스페인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 주최 세미나에서 “일본의 인플레와 임금 추이가 긍정적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일본 경제를 괴롭혀 온 디플레를 극복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구로다 총재는 앞서 22일 도쿄에서 “일본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며 경기 판단을 회복 기조에서 회복으로 올렸다. 일본은행은 개인 소비의 저변이 확대·강화되고 공공투자와 주택투자의 감소세도 완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일본은행은 양적완화 조치를 통한 엔저가 대기업 수출 호조 및 수입 회복으로 이어지고 임금상승과 소비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정부는 고용·노동·의료 분야의 구조개혁, 법인세 인하, 기업 지배구조 강화 등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로 불리는 구조개혁과 민간 성장전략을 통해 아베노믹스로 시동 걸린 일본 경제의 속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엔저를 발판으로 구조개혁으로까지 연결시키겠다는 시도다. 2016년까지 법인세 3.29% 인하, 결혼·자녀 양육자금에 대한 1000만엔 한도의 비과세, 주택자금 증여 비과세 한도를 1000만엔에서 3000만엔으로 늘리는 방안 등 세제 개편을 통한 세대 간 부의 이전 촉진 방안 등도 민간 구매력과 성장잠재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전략 특구에서 전문직 및 가사지원 외국 인력을 허용하고, 여성 고용 촉진을 위한 사회보장 및 배우자 수당을 개선하는 등의 방안과 함께 혼합진료 허용 등 의료개혁, 지역 농협에 대한 자율권 확대, 리스크 자산보유 비중 확대 등 공적연금기금 운용 방안 개선 등도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정책들이다. 도쿄 금융가에선 구조개혁의 진전이 정부의 세출구조 개혁과 함께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헷갈리는 경기 지표] 소비지표 반등·자산시장 활력… 수출 부진이 경기회복 발목

    [헷갈리는 경기 지표] 소비지표 반등·자산시장 활력… 수출 부진이 경기회복 발목

    ‘석가탄신일 황금연휴’ 첫날인 지난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은 화장품과 가전제품 매장마다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유커’(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남편과 영화를 보고 오랜만에 백화점에 들렀다는 최인영(39·여)씨는 “중국 백화점에 와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연휴를 이용해 나들이에 나섰던 직장인 오모(51)씨는 “경기가 안 좋다는데 고속도로에 차가 넘쳐 나고 유흥지에는 사람이 너무 많다”며 “경기가 정말 안 좋은 게 맞느냐”고 반문했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나아지고 있다고 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더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에 서울신문은 25일 신용카드 매출, 자동차 판매량, 대형 가전제품 매출 등 생활 속 경기 지표들을 분석해 봤다. 일부 지표는 4월을 기점으로 확실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지난달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은 1년 전보다 15.3% 급증했다. 증가율 규모로는 2012년 9월(15.7%)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4월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도 11만대로 올라서며 1년 전보다 2.8% 증가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말 밀어내기 판매 때문에 올 1~2월 자동차 판매량이 전체적으로 부진했다”면서 “4월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000대가량 판매가 늘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특정 회사의 파격적인 무이자 할인 판매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의 지표 호전을 끌어내고 있는 원동력은 부동산 시장이다. 지난달 주택 거래량은 12만 488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3% 급증했다.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후 4월 거래량으로는 최대치다. 부동산 건설 경기 침체로 2012년 6만 8000건까지 떨어졌던 4월 주택 거래량은 3년 만에 두 배로 뛰었다. 이는 부동산 중개업, 부동산 서비스업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사가 늘면서 내구재 소비도 늘고 있다. 지난달 롯데백화점의 대형 가전제품(냉장고·TV·세탁기·에어컨 등) 매출액은 1년 전보다 3.1% 증가했다. 이사하면서 냉장고와 소파 등도 바꾸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 전체 매출액 역시 지난 3월 5.7% 감소했다가 지난달에는 1.5% 증가했다. 할인점 매출액 감소세도 같은 기간(-6.5%→ -0.2%) 크게 둔화됐다. 코스피도 고공 행진이다. 지난해 12월 말 1915.59였던 지수는 올 들어 2100선을 넘어섰다. 이달 22일 종가는 2146.10이다. 자산시장 호전은 소비 심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의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로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생산, 소비, 건설투자 등 실물 지표가 전반적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며 4분기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수출이다. 올 1~4월 수출 실적은 179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879억 달러)보다 4.4% 줄었다. 감소 폭도 더 커지는 양상이다. 4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8.1%로 전달(-4.5%)의 거의 두 배다. 엔저 여파와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탓 등이 크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의 수출 부진이 단지 환율 요인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 교역량 둔화 등을 걱정했다. 노동시장 등 4대 구조개혁도 지지부진하다. 4월 청년실업률은 10.2%로 4월 수치로는 1999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높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돈이 많이 풀리면서 증시와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개선되고 백화점 매출도 늘었지만 실물경제로 경기회복이 퍼진 단계는 아니다”라며 “기업 투자와 매출 증가, 고용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으로 가야 하는데 아직은 모멘텀이 확실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헷갈리는 경기 지표] “가계부채·美 금리인상 가시화… 경기회복세로 보기엔 시기상조”

    최근 일부 경기 지표가 반등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평균 소비성향이 올 1분기에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소비가 개선될 기미가 안 보인다”면서 “소비가 부진하니까 기업도 매출이 줄어 투자를 못하고 고용도 늘리지 못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우리 경제를 이끌었던 수출이 올해 들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며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성장률이 저조하고 유럽도 경기가 나쁜데 엔화 약세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까지 떨어져 수출 감소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 발목을 잡고 있는 가계부채, 고령화, 청년실업, 구조개혁, 소득불평등 등이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점도 회복세를 자신하지 못하게 하는 주된 요인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를 더 내리는 것이 정부가 할 수 있는 경기회복의 마지막 수단”이라며 “그런데 가계빚은 소비를 제약하는 최대 요인인 만큼 기준금리 인하에는 ‘가계빚을 더 늘리지 않으면서’라는 어려운 전제조건이 붙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로 인해 가계가 노후 걱정으로 지갑을 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소비 여력이 많은 젊은층 일자리를 늘려서 소득을 올려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성장을 계속하려면 연금, 노동시장, 세금 등에 대한 구조개혁을 계속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자산 가격을 떨어뜨리지 않고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올리는 정책을 힘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고소득층으로 돈이 몰리면서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이 돈을 못 쓰고 있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고용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지표가 호전되기는 했지만) 내수가 여전히 취약하다”며 다음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코노미스트는 “자산시장의 온기가 일부 실물시장으로 옮겨 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연내 금리 인상을 가시화한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은 약해졌다”며 “경기회복 불씨에 좀 더 기름을 부으려면 금리보다는 추가경정예산 카드가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사실상 2%대로 끌어내린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추경 등 현 시점에서의 추가 경기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제안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5월 국회서 공무원연금 제대로 마무리하라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오는 28일 5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 명문화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어 온 여야가 이미 비공개로 공무원연금 개편안 재합의문 ‘초안’을 마련했고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합의 처리를 위한 물밑 협상을 할 예정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일단 핵심 쟁점이었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 문제가 구체적인 숫자는 명시하지 않는 대신 새로 꾸려지는 사회적 기구에서 공적연금 강화를 논의하고 여기서 합의한 내용을 정치권이 적극 수용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여야는 이런 내용의 재합의문에 대해 26일 의원총회에서 당내 추인 후 28일 본회의 통과를 시도할 예정이다. 여야가 5월 2일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일명 5·2합의안)의 핵심은 공무원연금 지급률을 2035년까지 1.9%에서 1.7%로 낮추고, 기여율을 2020년까지 7%에서 9%로 높인다는 내용이다. 하루에 80억원씩 혈세로 메워야 하는 현 상황에서 벗어나 향후 70년간 333조원을 절감한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6년 후인 2021년부터 세금으로 메워야 할 연금 적자가 3조원대로 다시 높아진다고 한다. 이런 재정적 문제점들도 28일 본회의 처리에 앞서 제대로 논의해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급하다.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이 국회 통과를 위한 ‘맹탕 개혁’이나 ‘짜깁기 개혁’으로 끝나면 다른 노동, 금융, 교육 개혁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동안 갈등을 빚어 왔던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해임 요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관철 의지도 강한 듯하다. 야당이 해임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해임 건을 이유로 공무원연금 개정안 처리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아울러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 문제에 가려 처리하지 못했던 56개 법률안 역시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대학생의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을 덜어 주는 ‘취업후 학자금 상환특별법 개정안’이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등의 민생법안은 물론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일명 크라우드펀딩법), 하도급법, 산업재해보상법 등도 여야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 할 처지에 놓였다. 여야가 시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민생과 경제회생 법안에 대해서는 정치권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 여야 정치권은 이번 5월 국회에서는 존재 이유를 국민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생산적인 국회로 만들어야 한다.
  • “日은 구조개혁 성과… 韓은 국회에 발목”

    “이번 방문이 꽉 막힌 한·일 관계를 풀어 가는 계기가 된 것으로 생각한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공조할 부문이 많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도 협조를 요청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 한·일 재무장관회담 직후 도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실·국장들까지 참여한 회담으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공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논의 등 후속 프로그램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며 해빙 분위기를 전했다. 최 부총리는 “일본의 AIIB 초기 가입은 힘들어졌지만 일본도 언젠가는 참여할 것”이라며 “두 나라가 AIIB의 지배구조 개선 등에서 공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농업, 의료, 경제특구 조성, 관광 등 구조개혁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고 “우리나라도 노동·교육·금융·공공 혁신을 통한 4대 분야 구조개혁 없이는 미래가 없다”며 야당의 협조를 요구했다. 그는 “옛날엔 한국이 대통령 중심제라서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일본 사람들이 부러워했다”며 “지금은 일본이 정치적 안정을 기반으로 ‘뭔가 할 수 있는’ 구조가 됐고, 한국은 국회선진화법 등에 발목이 잡혀 정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게 됐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최 부총리는 엔화 약세와 관련, “이웃 나라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을 펴야 한다고 아소 부총리에게 우려를 표명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엔저 정책이 아베노믹스의 핵심”이라며 상황 변화가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그는 TPP 가입과 관련, “협상 막바지 단계여서 지금은 가입할 수 없고, 타결이 되면 가입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20∼2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AIIB 회의에서 결정된 한국의 지분율은 한국에 가장 유리한 비율”이라며 “한국은 참가국 가운데 역내 4위, 전체 5위”라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전북도 ‘2014 지방규제개혁 추진실적’ 우수기관으로 선정

    전북도 ‘2014 지방규제개혁 추진실적’ 우수기관으로 선정

    전북도가 행정자치부,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 중앙부처와 경제5단체 등이 합동으로 주관한 ‘2014 지방규제개혁 추진실적 정부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21일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우수기관으로 선정됨에 따라 내년 지역발전 특별회계 예산편성 과정에서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도는 지난해 4월 30일 행정부지사 직속으로 규제개혁 전담부서를 설치해 규제개혁 관련 규정을 제정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 바 있다. 도 관계자는 “올해도 정부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행자부와 공동으로 규제개혁 끝장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면서 “도·시·군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규제완화 교육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경 기자 btfseoul@seoul.co.kr
  • “노동시장 개혁 앞서 해고 없다는 점 분명히 해야”

    “노동시장 개혁 앞서 해고 없다는 점 분명히 해야”

    2000년대 초반 독일 노동개혁을 이끈 페터 하르츠 박사는 ‘노동시장 개혁에 앞서 해고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르츠 박사는 21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주최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노동시장 개혁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독일 노동개혁 과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위원회 15명 가운데 노동조합을 대표하는 위원은 3명이었다”며 “당시에도 노조 내부적인 갈등을 비롯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위원회는 ‘경영상의 이유로 인한 해고는 없다’고 노조에 약속한 뒤 협상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하르츠 박사는 “노조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해고”라면서 “가장 두려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약속 이후에야 파견근로 확대, 시간제 일자리 도입 등 나머지 부분에 대한 협상이 진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노동시장 개혁 등을 통한 경제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독일은 노조가 강해 사측과 대등한 지위를 갖고 있으며, 노동자의 권리 또한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며 “기업도 수익이 나면 노동자에게 나눠 주는 등 노사 간의 공동체 의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장기 실업, 청년 실업, 고령 인구 취업 문제와 관련해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위원회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창출 가능한 일자리가 있는지를 찾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이를 실업자들의 재능진단 결과와 접목해 장기, 청년 실업자를 필요한 곳에 보냈다”며 “청년 실업률이 높다는 한국에서도 관심을 둘 만한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르츠 박사는 2003년 독일 사민당 총재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시행한 사회복지와 노동 정책인 ‘어젠다 2010’에서 노동개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하르츠 개혁이라는 별칭이 붙은 당시 독일의 노동개혁은 미니잡 등 단기직·시간제 근무를 도입하고 실업 수당 수혜 자격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구조개혁 부진에 수출까지 경고음… “금리인하·추경 검토해야”

    구조개혁 부진에 수출까지 경고음… “금리인하·추경 검토해야”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성장률 하향 조정에 가세했다. KDI가 성장률을 사실상 2%대로 전망한 까닭은 지지부진한 구조개혁,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부채, ‘세수 펑크’ 등의 악재뿐 아니라 수출 부진이 심각하다는 점이 반영됐다. 역설적으로 KDI의 ‘공식 전망치 3.0%’를 달성하려면 연금개혁과 노동시장 유연화, 부실기업 정리 등의 구조개혁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좀처럼 진도가 안 나가는 연금 개혁과 노사정 대타협이 올해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한은은 11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를 우려해 금리 추가 인하에 소극적이다. 저물가와 연말정산 추가 환급 등으로 올해도 ‘세수 펑크’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경기도 좋지 않다. 내수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지만 수출이 큰 폭으로 줄면서 성장세를 제약하고 있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20일 “이 조건들이 다 충족돼야 성장률이 3.0%가 된다는 것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KDI는 경제정책을 단기적인 경기 부양책과 함께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구조개혁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수 펑크를 막기 위해 증세 방안도 본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올 하반기에 세수 펑크가 지난해 수준(10조 9000억원)으로 커지면 ‘재정 절벽’을 막기 위해 ‘세입 추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저물가 경고 수위도 올렸다.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당초 전망(1.8%)보다 무려 1.3% 포인트나 낮은 0.5%로 본 것이다. 담뱃값 인상분(0.58%)을 빼면 아예 ‘마이너스 물가’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1.8%)보다 높은 2.3%로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수출 부진보다 수입 감소가 더 커져서 1130억 달러 흑자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통화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물가 안정”이라며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금리 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위험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공식 통계로 잡히지 않는 개인 간 전세보증금 증가 속도와 구조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50조원으로 추정되는 개인 간 전세보증금이 가계부채의 잠재적 위험이라는 경고다. 국내외 기관들도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3.4%에서 3.1%로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3.3%에서 한 달 만에 3.1%로 하향 수정했다. 일본 투자은행인 노무라증권은 2.5%까지 끌어내렸다. 현대경제연구원과 한국금융연구원도 기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한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46으로 세계 60개국 중 59위를 기록했다. 우리 국민들의 소비 심리와 경제 전망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연되는 구조개혁뿐 아니라 소비와 투자, 수출에서도 회복세가 보이지 않아 여전히 위기”라면서 “적극적인 재정·통화 정책을 펼치지 않으면 성장률 2%대 하락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최경환 “잘못하면 뛰는 일본·기는 한국 신세 될 수도”

    최경환 “잘못하면 뛰는 일본·기는 한국 신세 될 수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자칫 잘못하다가는 뛰어가는 일본, 기어가는 한국으로 신세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아베노믹스 성장전략 주요 내용 및 시사점’에 대해 논의한 뒤 “일본은 경제·사회적으로 한국과 유사한 구조가 많기 때문에 일본의 규제개혁 방식을 반면교사로 삼을 점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관계장관회의의 주요 안건으로 아베노믹스가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다.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구조개혁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의 발로로 풀이된다. 최 부총리는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인 ‘성장 전략’은 규제 개혁과 대외 개방을 두 축으로 하고 있다”며 “특히 농업, 의료, 관광 등의 분야에서 ‘암반규제’(덩어리 규제의 일본식 표현)의 개혁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의 구조개혁은 이해집단 간의 갈등조정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해 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솔직한 평가”라고 말했다. 이미 아베노믹스는 구상 단계를 벗어나 법제화와 실천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의에서 주제 발표를 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측은 “일본은 각종 회의와 기구 설치를 통해 성장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특히 규제 개혁을 통해 농업과 신약 개발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잃어버린 20년을 초래한 생산가능인구의 급감과 노동시장 양극화, 기업의 투자 의욕 감소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아베노믹스 한계’도 지적했다. 그럼에도 “아베 내각의 성장 전략은 제도 설계와 실행 체제 구축, 법제화 등에서 본받을 만하다”고 총평했다. 최 부총리는 청년고용 문제 해결과 공무원연금 개혁의 시급함도 환기했다. 그는 “모든 부처가 우리 경제의 미래가 달렸다는 각오로 청년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면서 “청년 신규채용과 연계한 임금피크제 시행에 과감한 재정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공공 부문이 이를 선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무원연금법은 오는 28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부패·경제 침체’ 늪에 빠진 호세프

    ‘부패·경제 침체’ 늪에 빠진 호세프

    집권 5년차 지우마 호세프(왼쪽) 브라질 대통령이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불과 5개월 전 재선에 성공한 호세프 대통령은 탄핵과 하야에 더해 정치·경제개혁을 요구받고 있다. 국영 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 스캔들’에서 비롯된 국민의 반정부 정서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급기야 2018년 대선에 같은 집권 노동자당(PT) 소속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오른쪽) 전 대통령이 73세의 고령에도 ‘구원투수’로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돌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페르난두 카르도주 전 대통령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질의 통치 시스템은 이미 붕괴됐다”며 룰라의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중도 우파인 카르도주는 재임 기간(1995~2002) 서방 경제체제를 적극 도입했고, 이를 중도 좌파인 룰라 정부(2003~2010)가 계승해 브라질 역사상 최고의 경제 성적을 거뒀다. 카르도주는 “광범위한 부패 스캔들과 침체된 경제, 호세프 정부와 의회의 부조화가 문제”라며 “집권 PT당이 8개 연정 정당에 부통령과 장관직을 배분한 왜곡된 대통령제부터 뜯어고쳐야 한다”고 일갈했다. 브라질 경제는 호세프 취임 이후 악화일로에 놓였다. 호세프 취임 전 7.5%에 이르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0%대로 떨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반면 올해 물가상승률은 7%, GDP 대비 재정 적자는 5%를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브라질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방문을 계기로 각종 인프라에 투자하는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호세프를 후계자로 내세웠던 룰라는 최근 외곽 지원단체인 ‘미래를 위한 그룹’을 결성했다. 호세프를 돕겠다는 게 표면적 이유다. 그러나 호세프의 딜레마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시론] 대통령의 한숨과 노후소득 보장/제갈현숙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

    [시론] 대통령의 한숨과 노후소득 보장/제갈현숙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인상과 관련해 ‘빚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외면하면서 국민한테 세금을 걷으려고 하면 너무나 염치없는 일’이라며 한숨까지 몰아쉬었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 강화를 ‘한심스러운 일’로 인식한 것이다. 노인빈곤율과 자살률 1위인 대한민국의 현실과 국민연금의 낮은 보장성을 고려할 때 대통령의 이런 인식이 매우 아쉽다. 지금까지 정부는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70%(1988년)에서 2028년 기준 40%까지 축소시켰다. 예를 들어 월소득 평균이 100만원인 시민이 40년간 국민연금 보험료를 9만원씩 내면 65세부터 40만원의 국민연금 급여를 사망할 때까지 매월 받게 된다. 그러나 우리 노동시장 현실을 고려할 때 안정적으로 40년간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는 직종은 거의 존재하지 않고, 많아야 평균 20년 조금 넘는 기간 국민연금 보험료를 낼 수 있는 정도다. 그러므로 국민연금의 실질보장성은 40%가 아닌 20% 초반 수준으로, 40만원이 아닌 20만원 조금 넘는 국민연금 급여를 받게 되고, 이처럼 낮은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로는 노후 빈곤을 예방할 수 없다. 정부는 그동안 국민연금 개혁 과정에서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보다 연금기금 재정안정화를 최우선 정책 목표로 설정해 왔다. 그 결과 국민연금은 세계 공적연금 중 가장 큰 기금 규모를 뽐내게 됐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금급여 지출 규모는 2.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7.8%보다 상당히 낮다. 즉 국민연금 보험료로 적립되고 있는 기금의 규모는 가장 높지만 실제 국민들의 노후를 위해 지출되고 있는 비용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물론 현재는 국민연금 수급자의 비율이 낮아 지출 비용도 적다. 국민연금 급여보장성이 축소됐기 때문에 2050년이 돼도 GDP 대비 국민연금 지출 규모는 OECD 평균에 도달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향후 국민연금 가입자의 고령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늘 수밖에 없는 지출 규모만을 내세워 국민연금 보장성 강화를 위한 최초의 여야 합의를 부정하고 있다. 우리 사회 노후소득 보장의 현실을 직시한다면 한숨을 쉬어야 할 사람은 대통령이 아닌 국민이다. 2010년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평균 수명은 남자 77.6세, 여자 84.4세이고, 향후 기대여명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50세 전후로 노동시장에서 퇴출된다. 정년까지 보장받는 일터는 매우 제한적이고, 더욱이 2015년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 방안을 고려할 때 기업은 더 자유롭게 노동자들을 해고하거나 효율을 내세워 고용 지위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수명은 길어지고 있지만 고용 안정성은 더욱 악화돼 노동시장에서 퇴출된 이후 적어도 20년에서 30년 이상의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노동자들의 소득 수준을 고려할 때 퇴직 이전 노후소득을 준비할 수 있는 임금 생활자는 매우 제한적이다. OECD의 ‘2015 임금 과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구매력 평가 기준을 적용한 1인 가구 기준의 한국 노동자 평균 임금은 4만 6664달러(약 4400만원)였다. 이 정도 임금 수준으로 최소한 20년의 노후를 준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욱이 주거비와 교육비가 가구소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적 특성을 고려할 때 대통령의 생각대로 증세를 회피하기 위해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을 확대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뻔히 예상되는 노후 빈곤에 모두가 손놓고 있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국민연금의 보장성이 강화돼야 할 이유는 공적연금에 의지하지 않아도 노후 소득을 준비할 수 있는 일부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다. 불안정한 노동시장과 낮은 임금으로 노후 소득을 준비하기 어려운 대다수 국민을 위해서, 향후 대한민국이 현재와 같이 노인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빈곤층이 되지 않도록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국가적 대응이기 때문이다. 재정 중심의 사고 틀에서 벗어나 사회의 지속성이라는 관점에서 고용 안정과 실질임금 인상을 기반에 둔 국민연금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당·정·청은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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