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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초당적 협력’ 개혁과 경제살리기로 이어가야

    일촉즉발로 치달았던 남북 간의 무력대치가 극적으로 대화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이제 국민의 시선은 4대 개혁과 경제살리기에 모이고 있다. 남북 당국의 ‘8·25 합의’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지속됐던 군사적 긴장 관계가 다소 완화된 만큼 내치(內治)에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5년 임기의 현 정부가 반환점을 도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새로운 동력을 모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임기 절반을 넘긴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을 1년 7개월 만에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는 자리를 만든 것도 여권의 결집으로 국정 동력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제는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개혁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사실상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개혁 관련 법안과 산적한 민생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를 간곡하게 당부했다.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은 어느 하나 녹록지 않다. 최근 중국발 쇼크 등의 글로벌 악재가 겹치면서 경제적 불확실성은 더욱 증폭되고 있고 서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추동력이 떨어지는 집권 후반기에 민생을 살리고 4대 개혁을 완수하려면 기업을 포함한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와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다. 제1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9월 정기국회에서 경제에 초점을 맞춰 대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종걸 원내대표가 어제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를 얻고 인정받는 것이며 박근혜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종합적 대안을 제시하는 게 기조”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생을 챙기는 ‘유능한 경제정당’이자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지만 소모적인 정쟁을 접고 건전한 정책 토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국민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 4월 노사정 대화 결렬 선언 이후 4개월 만에 한국노총이 어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노사정 대화 재개를 선언하면서 정부가 핵심 과제로 추진하는 노동개혁이 탄력을 받게 됐다. 핵심 쟁점인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변경 문제가 아직 불씨로 살아 있지만 한국노총의 노사정 복귀는 비정규직 격차 해소나 근로시간 단축 등 산적한 노동현안에 대해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겠다는 노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노사정위원회가 정상 가동되더라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지만 노사 모두 상생의 노동개혁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는 국민적 당부를 잊지 말아야 한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 경제 활력을 되살리지 못하면 대한민국 자체가 위기에 봉착하고 그 후유증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된다. 경제 살리기와 개혁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이번 남북 대치국면에서 여야는 실로 오랜만에 한목소리를 내는 초당적 대처로 국민의 박수를 받았다.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에 앞서 여야 정치권은 마지막 ‘골든 타임’인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혁과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남북이 25일 추석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하면서 많은 이산가족들이 감격의 재회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이산가족 중 생존자는 6만 6000여명에 이른다. 64년 전 북에 두고 온 딸을 단 한시도 잊지 못했던 김윤희(90·여)씨와 조카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려온 최은범(81)씨의 사연을 들어봤다.
  • 최경환 부총리 “노사정 대타협에 진전 없으면 정부가 할 일 할 것”

    최경환 부총리 “노사정 대타협에 진전 없으면 정부가 할 일 할 것”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노사정 대화 복귀에 대해 “노사정 대타협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여기에만 목매지는 않겠다”며 “타협에 진전이 없다면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한국노총의 노사정 대화 복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노사정 대타협의 내용과 시간”이라며 “우리 노동시장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 20~30년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노사정 대타협 과정에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 개혁은 더이상 지체할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최근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투자자들이 시장 흐름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긴 시계(視界)를 갖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로 국내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지만 중국 주가가 지난해 말 이후 큰 폭으로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그동안 상승 폭이 제한됐던 우리 증시의 동조화가 다소 과도하다는 전문가 평가도 있다”고 소개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해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외 리스크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세계 경제가 구조적인 변혁 과정에 있어 중장기적으로도 국내 경제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대외 리스크에 대한 근본 대응책으로 구조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등 중장기 대응 전략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홍용표 “北협상 고비 때마다 ‘국민이 지켜본다’ 압박”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25일 남북 고위급 접촉 결과에 대해 “북측이 우리 대한민국 정부에 북한을 주어로 해서 사과, 유감 표명을 확실하게 한 첫 번째 사례”라고 자평했다. 홍 장관은 이날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연찬회의 남북 관계 현안보고에서 “과거 북한이 사과문을 발표했을 때는 주어가 없거나 ‘남북’이 주어였다”며 “한 차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주어가 된 사과 성명이 있었는데 당시 대상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미국이었다”고 덧붙였다. 홍 장관은 “4일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에서 협상 결렬의 고비 때마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습니다’는 말로 북측을 압박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홍 장관은 이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명백한 사과, 재발방지(문구)가 없어 미흡하다고 느끼는 분도 있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직접적으로 남측한테 유감 표명을 한 건 처음 있는 일이라 굉장히 의미가 있고, 재발 방지 문제는 실질적 장치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새누리당 소속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하기로 했다. 임기 반환점을 맞은 시점에서 여당과의 소통을 더욱 잘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기 위한 취지로 보인다. 여당에 노동개혁 등 4대 개혁의 뒷받침을 호소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도 예상된다. 천안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천안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남북 8·25 합의] 朴의 ‘원칙’… “사과 없이 타결 없다” 고수로 北 변화 이끌어내

    [남북 8·25 합의] 朴의 ‘원칙’… “사과 없이 타결 없다” 고수로 北 변화 이끌어내

    남북 고위급 간의 막바지 협상이 한창이던 지난 24일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박근혜(얼굴) 대통령의 ‘고강도’ 발언에 참석자들은 깜짝 놀랐다. “이번 회담의 성격은 무엇보다 현 사태를 야기한 북한의 지뢰 도발을 비롯한 도발 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매번 반복돼 온 도발과 불안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확실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 협상이 진행 중이므로 박 대통령의 발언은 우회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확성기 방송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대목은 회의장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군을 신뢰할 것과 단결을 강조할 때에는 비장함까지 느껴졌다. 최악의 상황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혔다. 북측은 이로부터 남측의 확고한 의지를 분명하게 확인한 것으로 청와대는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은 회담 기간 내내 새벽까지 협상 내용을 챙기며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회담을 지휘했다고 보기 어렵다. ‘사과 없는 협상 타결은 불가하다’는 분명한 원칙이 서 있었기 때문에 여느 협상과 같은 ‘주고받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했고, 협상 당사자인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으로서는 이를 관철하는 일이 가장 중요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보고하고 일일이 청와대의 훈령을 기다리고 말 게 없었다는 얘기다. 남측은 사과 표명, 북측은 확성기 중단이라는 각각의 목표가 분명했던 만큼 협상 당사자인 김관진-황병서 라인은 도리어 풍부한 ‘재량권’을 행사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회담 후반부에는 폐쇄회로(CC)TV 없이 담판을 이어 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협상 당사자 간의 구체적인 줄다리기를 실시간 확인하지는 못했음을 의미한다. 박 대통령은 군사 대치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경제와 국내 문제를 신경 쓰는 ‘여유’를 보였다. 24일에는 노동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노사에 책임 있는 대승적인 결단을 촉구했다. 또한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미국 금리인상 움직임, 북한 리스크에 따른 국내 주가 하락 등을 언급하고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합의문이 도출된 25일에도 ‘길지 않은’ 평가를 내놓고 경제 행보를 이어 갔다. 이날은 5년 임기의 반환점을 찍은 날로 박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첫날 경기도 이천의 SK하이닉스 반도체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적극적인 투자를 독려하고 올 하반기 핵심 국정과제로 삼은 노동개혁을 강조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오일만 기자의 중국 엿보기 2] 중국 전승절과 북한의 응석받이 전술

    북한은 내달 3일 중국이 개최하는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에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참석시키기로 했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2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외국 정상과 국제기구 지도자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북한에서는 최 비서가 참석한다고 밝혔다. 판공실이 발표한 참석 국가정상급 명단에는 30명의 국가원수와 19명의 고위급 대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기구 수장 10명이 포함됐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물론 국가원수격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이번에는 중국을 방문하지 않는 것이 공식 확인됐다. ●서열 6위 최룡해 방중... 북중 냉랭한 기류 대변 중국의 유일한 군사 동맹국인 북한이 최룡해 당 비서를 전승절 행사에 참석시킨 것은 냉각되고 있는 북·중 관계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반영하는 것이다. 최룡해 비서는 김정은 체제 들어 한때 북한의 권력서열 2위까지 올랐으나 최근 김영남 상임위원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박봉주 내각 총리, 김기남 당비서 다음인 6위로 밀려있다. 그가 실세인 것만은 사실이지만 중국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전승절에 적어도 북한을 대표하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가는 것이 격에 맞는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정은 체제들어 북한과 중국은 서로를 ´길들이는 시기´로 보고있는 듯하다. 양국간 냉랭한 기류는 지난 8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확인됐다. 6자회담 당사국 외교수장이 모두 모이는 ARF에서 ‘혈맹관계’인 북중이 외무장관 회담을 갖지 않았다. 지난해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린 ARF에서는 북·중관계가 소원한 가운데서도 북중이 양자회담을 했던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1년 사이 북중 관계가 더욱 악화됐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사례다. 더욱 가관인 것은 지난 3월 평양에 부임한 리진쥔 신임 주북한 중국대사가 아직까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아직 만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리 대사는 부임 직후인 지난 3월 30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 신임장을 제정한 뒤 북한의 고위급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 리 대사가 만난 고위인사로는 김영남 위원장 외에도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리용남 대외경제상, 강하국 보건상, 리길성 외무성 부상 등이 꼽힌다. ●부임 5개월 된 리진쥔 중국대사 아직 김정은 못만나 리 대사는 부임 후 북중관계의 기본 원칙인 16자방침(전통계승·미래지향·선린우호·협조강화)을 언급하고 ‘순망치한’을 의미하는 ‘순치상의’(唇齒相依·입술과 이처럼 밀접한 관계)란 표현까지 동원하면서 북중 관계의 개선 의지를 피력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전임 류훙차이 대사는 2010년 3월 초에 부임해 한달도 채 안 돼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과 접견한 뒤 만찬까지 함께 한 것과 비교할 수 있다. 북한과 중국이 아무리 관계가 나빠졌다해도 북한이 이번 전승절에 최룡해 당 비서를 보낸 것은 외교 관례상 모욕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북한의 이러한 조치는 ´북한이 과거처럼 중국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인 동시에 중국에 대한 경고라는 의미다.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동북 3성을 잇따라 방문하고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6·25 전쟁에 참전한 중국 인민지원군에 경의를 나타내는 등 북중간 ‘해빙’으로 보이는 흐름도 보였지만 아직 관계 정상화까지 갈 길이 많이 남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북한과 중국 사이의 고위급 왕래는 지난해 2월 류전민 외교부 부부장, 지난해 3월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북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북한의 벼랑끝 외교는 허세... 버려질 가능성 막기위한 것 북중 관계는 이렇게 복잡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일종의 규칙성도 발견된다. 동북아 외교 전문가인 스나이더(Glenn H. Snyder) 박사는 북중 관계를 ‘허세(bluff)’ 게임의 틀에서 해석했다. 북한의 강압외교 또는 ´벼랑끝 외교´가 일종의 허세이며 이러한 게임의 구조를 ‘응석받이(spoiled child)’ 이론으로 명명했다. 북한의 반복적인 대외적 강경 국면을 추적해 보면, 중국으로부터의 방기(放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강압외교를 통해 자신의 후원자 격인 중국의 분쟁 연루 수준을 높아가면서 발을 빼지 못하도록 하는 전술을 반복하고 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중미관계가 급 진전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2차 북핵위기를 초래했던 사실이나 2006년초 미국의 대북금융제재에 중국이 암묵적으로 공조하는 상황에서 7월 미사일 발사와 10월 핵실험을 감행했던 사실, 그리고 2009년 4월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안보리 의장 규탄성명에 중국이 찬성한 직후 인 5월 2차 핵실험을 감행했던 사실 등은 모두 이를 뒷받침한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자료에서 중국고위 관리가 북한을 “응석받이”로 묘사한 것은 이러한 중북간 게임의 구조를 정확히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2010년 10월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주몽골 미 대사관의 전문에 따르면 김영일 북한 외무성 부상은 전년 8월 ‘몽골과 북한 연례협의회’에서 유엔의 대북 제재를 지지한 중국과 러시아를 비난했다고 한다. 당시 김 부상은 “한 · 일은 미국의 동맹인데 러시아와 중국까지 3자를 지지하면서 북한은 마치 5 대 1 상황에 처한 느낌”이라고 했다. 또 “6자회담의 목적은 북한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인 만큼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만을 원한다”고 했으며, 미국을 겨냥해 “세상에 영원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의 외교전문을 보면 중국 외교부의 고위관리가 북한에 대해 “미사일 실험을 통해 미국의 관심을 받고자 하는 응석받이”라고 비난한 것도 비슷한 사례다. 중국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을 좀 더 살펴보자. 개혁 개방기 중국의 국가목표는 지속적 경제발전을 통한 ‘부민강국’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은 이러한 국가목표 달성을 위해 ‘화평굴기’와 ‘유소작위’라는 다소 상반된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 화평굴기 전략을 통해 안정적 대미관계를 비롯해 평화로운 국제환경을 구축하려 하고 있으며, ‘유소작위’ 전략을 통해 미국의 대중국 견제를 극복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중국,한반도 안정 통해 미국 입김 최소화 이러한 중국의 전략은 대한반도 정책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해서는 미국과 상호협력함으로써 ‘책임 있는’ 강대국의 이미지를 제고시키고 있다. 동시에 중국은 한미동맹 강화를 통한 중국견제라는 미국의 의도를 차단하기 위해서 안정적 북중관계를 견지하는 현실주의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이것은 미중관계가 기본적으로 상호협력과 상호배반이 공존하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과 유사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미중관계가 일회성 게임이 아니라 반복게임이라는 현실은 현재의 미중관계를 상호협력적 상황(파레토 최적)에 보다 근접하게 만들고 있다. 대미관계가 교착상황에 빠진 상황에서 북한은 반복적으로 강압외교를 통해 중국을 묶어두면서 북·중 동맹 관계를 재확인하는 패턴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북중 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처한 지금 북한은 지뢰 및 포격도발을 통해 한반도를 무력 대치 정국으로 몰아가면서 대중 협상력을 높여가는 전략을 구사했다는 분석도 이런 맥락이다.
  •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21만명 일자리 만들 것”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21만명 일자리 만들 것”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최첨단 스마트 공장과 혁신적인 연구소도 낡은 노사제도로는 잘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신규 D램 반도체 메모리 공장 준공식에서 “경제 재도약을 위해서는 설비투자 못지않게 이를 뒷받침하는 소프트웨어인 제도 혁신이 중요하다”며 노사제도의 개혁을 역설했다. 이날로 임기 반환점을 맞은 박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첫날 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 공장 준공식에서 올해 하반기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운 노동개혁을 강조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준공된 신공장에 대해서도 “신공장이 가동되면 21만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가져와서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세계경제 침체 장기화와 내수시장의 더딘 회복으로 자동차, 조선, 반도체와 같은 우리 주력 산업이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면서 “제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 재도약을 이루기 위한 특단의 각오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46조원 규모의 SK하이닉스 투자 계획을 발표한 뒤 “투자 조기 집행 및 확대를 통해 경제 활성화를 달성하고,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프로젝트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최 회장은 이날 박 대통령에 대해 “존경하는 대통령님”, “대한민국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밤낮으로, 정말 밤낮으로 여념이 없으신 대통령님”, “개인적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말하는 등 극존칭을 사용하며 예우를 갖췄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김대환 “취업규칙·일반해고 두 쟁점에 사활거는 것 비현실적”

    김대환 “취업규칙·일반해고 두 쟁점에 사활거는 것 비현실적”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위원장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비정규직 과제는 지난 4월까지 진행된 노사정위 협상에서 8월 말까지 추가로 논의하기로 한 사안”이라며 “추가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입법과제로 올리기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상위 10% 고소득 임직원 임금을 자제해 중소기업·비정규직 처우개선에 사용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 근본적인 비정규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공직사회도 고소득 임직원 임금 자제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 차원의 정책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 일문일답. →취업규칙 변경과 일반해고 지침 등 2가지 쟁점을 놓고 노정이 대립하고 있는데. -지난 4월까지 진행된 협상에서 65개 과제 가운데 62~63개 과제에서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았고, 2~3개 정도 과제에서 이견을 보였다. 두 사안을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핵심 과제인 것처럼 접근하는 것은 이론적·현실적으로 맞지 않다. 노·정이 이 두 가지에 사활을 거는 건 온당치 않다. 지난 협상에서 심도 있게 논의하지 못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번에 논의를 진행하다 보면 절충점이 도출될 것이다. →비정규직 대책과 관련해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한을 2년 연장하는 정부 방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는데. -정부의 방안은 근본대책이 아니다. 노사정위가 재개되면 논의를 통해 비정규직 근로조건 개선이나 정규직과의 격차 등을 포함해 입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상위 10%의 고소득 임직원 임금 자제 방안을 통한 비정규직·중소기업 근로환경 개선 등이 포함되는 것인가. -그런 방안을 포함해 협상이 재개되면 논의를 해야 한다. 소득상 위 10%의 임금 자제 등 각 부문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 차원의 대책은 추진되어야 한다. 정부(공무원)도 당연히 예외가 되어선 안 된다. →정부와 새누리당의 ‘한국노총 때리기’에 대해 지적한 바 있는데. -정부가 일방적인 추진이 아니라 노사정위 재개를 통해 노동개혁을 하겠다고 밝혔다. 대화 재개 가능성이 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우선 대화 복원에 힘을 쏟아야 한다. 한국노총에 대한 지나친 압박은 협상 재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거나 불참의 구실이 될 수 있다. →패키지딜(일괄타결) 방식은 유지되는 것인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현실을 봐야 한다. 지난 협상에서 노사정은 어렵사리 5대 의제 등을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과제로 선정했다. 노사정이 공감했기 때문에 의제 설정이 됐고, 일괄타결 방식으로 협의가 된 것이다. 일괄타결 방식은 참여 주체들의 협상과 양보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선정된 과제 가운데 하나만 실현된다고 해서 효과를 가져올 수 없다. →야당이나 노동계 등에서는 재벌개혁과 노동개혁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재벌개혁은 별도로 추진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재벌개혁을 조건으로 노동시장 개혁을 한다는 것은 아무런 이론적인 근거도, 이유도 없다. 불필요하게 정치적인 쟁점을 만드는 것은 피해 가야 한다. →노사정위가 재개되면 이번에도 시한을 정한 뒤 협상을 시작하나. -조급해서도 안 되지만 느긋해서도 안 된다. 입법 과제도 있기 때문에 선거 등을 감안한다면 현실적으로 시한이 정해질 수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해 노사정 의견을 모아 시한을 정할 예정이다. →정부가 26일까지 한국노총이 복귀하지 않으면 독자적인 노동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국회 일정상 올 상반기가 개혁의 골든타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부의 발언이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늦었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노사정 대화가 재개되는 것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반환점 돈 박근혜 정부, 4대 개혁 성공시켜야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로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북한의 지뢰·포격 도발에 따른 안보 정국에서 산적한 과제와 함께 집권 후반기를 맞았다. 박근혜 정부의 전반기 공과에 대해서는 정치적 시각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게다. 애초 기대했던 국정 목표에는 미달했던 여론도 적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 구축 등 이 정부의 4대 국정기조가 중절되지 않고 이어져야 한다는 당위성에 토를 다는 국민이 누가 있겠나. 청와대를 포함한 당·정·청이 심기일전해 당면한 안보 위기를 극복하고 여세를 몰아 4대 구조개혁에 속도를 낼 때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2년 6개월 동안 국정 각 부문에서 적잖은 결실을 거뒀다.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 법치주의를 강화하고 전국 17개 창조경제센터를 설립해 미래 성장 기반도 확충했다. 전통의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면서도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등 한·중 관계도 한 단계 심화시켰다. 이런 국내적·외교적 안전판을 구축했기에 이번에 비정상적 도발을 자행한 북한도 더는 막 나가지 않고 대화 트랙에 머무르고 있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5년 임기의 절반을 끝낸 현시점에서 여론은 그다지 후한 점수만을 주는 것 같지 않다. 세월호나 메르스 사태 등 외생적 악재도 겹쳤지만, 잇단 총리 낙마 사태에서 보듯 인사검증 실패와 성완종 리스트 파문 등 현 정부의 자책점도 적지 않았던 탓이다. 물론 야권의 국정 발목 잡기도 문제였지만 말이다. 이런 대내외적 환경은 임기 후반기에도 단시일 내에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개혁에는 늘 고통 분담을 요구받는 계층의 반발과 저항이 따르게 마련이다. 과거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이끈 독일의 사민당 정부는 노동 개혁에 성공하고도 정권을 내줬지 않는가. 그렇다면 반환점을 돌면서 박 대통령이 깊이 되새겨야 할 대목이 뭐겠나. 무엇보다 부족하다는 비판을 사온 소통 역량을 강화해 국민의 지지를 동력으로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은 얼마 전 대국민 담화에서 침체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근본적 체질 개선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집권 후반기에는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4대 구조개혁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했다. 우리는 노동 부문에서의 임금피크제 도입 등 박 대통령이 설정한 각종 개혁의 기본 방향은 시대적 대의에 부합한다고 본다. 엊그제 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 10명 중 거의 7명꼴로 “청년 일자리를 위해 대기업 정규직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공감했다. 박근혜 정부의 남은 임기는 이제 2년 6개월이다. 컵에 물이 반밖에 안 남았다는 말과 아직 반이나 차 있다는 말은 뉘앙스가 다른 법이다. 남은 절반의 임기 동안 국민 각계각층의 이해에 영합해 인기를 얻으려면 아마 시간이 모자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선진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꼭 필요한 개혁을 하는 데는 짧지 않은 시간임을 강조한다. 이 정부의 핵심 구성원들이 후자와 같은 긍정적·적극적 사고로 경제 활성화와 남북 관계 정상화 등 단기 과제는 물론 4대 구조개혁에 앞장서기를 당부한다.
  • “물러설 일 아니다” 초강수… ‘사과 수위’ 막판 협상 변수로

    “물러설 일 아니다” 초강수… ‘사과 수위’ 막판 협상 변수로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북의 도발 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가장 주요한 사안”이며 “이 일이 해결되기 전까지 확성기 방송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한 것은 사흘째 진행 중인 협상에서 ‘사과와 확성기’가 최대 쟁점이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언급은 남북 고위급 당국자 접촉의 가이드라인을 대내외에 분명히 공표한 셈이다. 회담이 이 지점에서 교착돼 있었다면 이산가족 상봉,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DMZ 생태평화공원,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다른 의제들은 사실상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동시에 결국, 북한 대표단은 ‘최고 존엄’을 사수하기 위한 절박한 상황에서 회담장에 나와 있다는 얘기가 된다. 역산해볼 때 고위급 접촉을 먼저 제안한 것도, 지지부진한 협상 중에도 과거와 달리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할 수 있다. “전혀 진전이 없었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남북 양측의 인식 차가 좁혀진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는 정부 당국자의 말은 이런 상황을 ‘우호적으로’ 압축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라면 이번 남북 접촉은 적어도 북 대표단이 자리를 뜨기 전까지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북은 반드시 최고 존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리 역시 어렵사리 깔린 멍석을 먼저 떠날 수는 없다. 박 대통령의 가이드라인대로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받아내야 한다. 이럴 때 문제는 ‘사과의 수위’로 좁혀진다. 앞으로 남북 협상대표는 이 문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북한이 회담장을 뜬다면, 이것은 상당히 위험한 신호일 수 있다. 최고 존엄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북은, 다른 방식으로 그에 준하는 성과를 거두려 할 수 있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 주요 참모들은 이 숨막히는 협상을 회담장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지시를 내리고 있으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역시 협상을 총지휘하고 있다. 이날 남북 협상과 관련한 박 대통령의 언급은 예상과 달리 길지 않았다. ‘사과와 재발 방지가 중요하고, 물러설 일이 아니며 확성기 방송도 유지될 것’ 등 단 세 문장이었다. 이후 박 대통령은 군을 신뢰할 것과 단결을 강조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썼다. “군의 사기와 위상을 떨어뜨리는 것은 국민의 안위와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면서 정치권에 협조를 당부했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현 상황에서 국민적 불안감을 누그러뜨리고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지만, 사태 악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비장함’의 표현이기도 하다. 물론 북에 대해 우리의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는 ‘무형의 시위’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이어 나머지 시간에 대부분 경제와 노동개혁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일상’으로 되돌아왔다. 일상으로 되돌아와도 될 만큼의 자신감을 내보인 것인 동시에, 일상의 현안이 그만큼 시급함을 국민들에게 알린 것이기도 하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정치의 ‘보이는 손’이 양극화·파편화 문제 풀어야”

    “정치의 ‘보이는 손’이 양극화·파편화 문제 풀어야”

    25일부터 천년고도 경주에서 한국학 세계학술대회가 사흘 일정으로 열린다. 2007년부터 2년에 한차례씩 개최돼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이번 학술대회에는 26개국의 한국학 전공학자 130명과 국내 교수 210명, 대학원생 93명 등 433명이 ?한국사회와 정치 ?북한과 남북관계 ?개발도상국 비교정치 ?시민사회와 정당 ?지구화와 지방화 ?여성정치 등 13개 분야별로 한국학 관련 학술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학술대회를 주관하는 최진우 한국정치학회장(한양대 정외과 교수)을 만나 대회의 의미와 한국 정치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이번 한국학 세계대회의 가장 큰 의미를 꼽는다면. -우선 규모 면에서 한국학 관련 학술대회로는 최대의 행사다. 우리 사회의 여러 갈등과 대립의 양상을 국내 학자들 뿐 아니라 외국 학자들의 눈으로 들여다 보고 해소 방안을 학술적으로 모색해 보고자 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천년고도 경주에서 개최되는 만큼 외국 학자들이 우리의 고유 문화와 전통을 보다 잘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학 학술대회를 한국정치학회가 주관하는 게 이채롭다. -한국학의 연구 목적이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라고 한다면 역사, 문학, 언어, 철학과 같은 인문학적 연구도 중요하지만 사회과학적 탐구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의 인문학 중심 한국학 연구의 지평을 넓혀 사회과학적 접근을 접목함으로써 한국학 연구의 균형을 맞추고자 한 점이 이번 학술대회의 또 다른 의미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가 양극화(polarization)와 파편화(fragmentation)다. 정치학자로서 한국 사회의 양극화 현실을 어떻게 보는가. -어느 사회나 갈등과 분열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우리나라는 계층 문제, 지역 갈등, 이념 대립이 중첩돼 있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이주노동자, 결혼이주민, 북한이탈주민 등의 증가로 사회적 다양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잠재적으로 정체성의 갈등이 심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특히 청년층의 취업난, 중장년층의 조기 퇴직, 노년층의 빈곤화 등으로 중산층이 위축되면서 자칫 희망의 실종 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이 경주되지 않는다면 양극화와 파편화는 대립과 분열의 심화, 사회적 불안정성의 증가, 사회적 활력의 감소, 경제적 생산성의 저하, 대립의 격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양극화와 파편화의 극복을 위한 근본적인 개혁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양극화, 파편화를 줄여나갈 해법을 제시한다면. -양극화와 파편화의 문제는 시장메커니즘의 보이지 않는 손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정치메커니즘의 보이는 손이 필요하다.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치적 개입에 있어 중요한 것은 정치적 정당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정당성은 무엇보다도 경쟁의 공정성과 결과의 공평성이 인정될 때 생성된다. 그리고 문제 해결이 사회적 합의의 기반 위에서 이뤄진다면 정치적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다. 합의의 문화가 구축되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려면 성숙한 민주시민의식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민주시민의 의식을 함양하는 민주주의 교육, 시민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경우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도 정치교육이 송두리째 빠져 있거나 아니면 지극히 왜소화돼 있다. 대학교육에서도 정치외교학과나 국제관계학과를 제외하고는 정치 관련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전혀 없다. 많은 선진국에서 중고등학교에서 자국의 정치제도와 과정에 대한 기본적 지식, 그리고 민주시민의식의 함양을 위한 수업을 하고 있고 대학과정에서도 정치학 개론이 필수과목으로 되어 있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정치학회 차원에서 올해 상임위원회의 하나로 교육위원회를 설치했다. 정치 교육 활성화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모바일 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전통적 대의민주주의 체제가 위협을 받고 있다. 시대 흐름에 걸맞은 민주정치 체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서구민주주의 국가에서도 기존의 계급적 균열구조의 기반 위에서 형성, 유지돼 온 양당체제가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사회적 다양성이 커지면서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균열구조가 등장하고 있는 추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 노동계급의 강력한 등장으로 정당체제가 급격한 변화를 겪었던 것처럼 어쩌면 지금도 정당체제의 재편이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변화하는 환경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고 다양화돼 가는 유권자의 요구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반응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양당체제보다는 다당제가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다당제를 지향한다면 권력구조와 선거제도의 개편도 필요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내각책임제 도입과 비례대표제 대폭 확대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진경호 기자 jade@seoul.co.kr
  • “노동개혁 올인…靑, 적극적 행동 나서라”

    25일로 임기 반환점을 맞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치원로들과 전문가들은 ‘마무리’를 강조했다.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게 대체적인 인식이었다. 2016년과 2017년 총선,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을 고려해 대통령이 온전한 권능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가 사실상 올해까지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들 보고 있었다. 그런 만큼 그 마무리마저도 “버릴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며 ‘선택과 집중’을 요구했다. 마무리 수행에는 ‘정치력의 극대화’, ‘소통 강화’ 등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적 대타협 위한 소통 선행 필요”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이번 북한 사태에서는 기대 이상으로 큰 용단과 영도력을 보여 주었다. 조금 더 소통의 폭을 넓히고 민심을 잘 수렴해 나가면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지 않을까”라고 총평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도 “후반기 소통 문제가 중요하다. 좀더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외교안보 문제에 후한 점수를 준 뒤 “행정부의 일은 국회를 통해서 실현되는 만큼 정치인들과 함께 비행기도 타고 밥도 먹으면서 설득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집중의 대상으로는 ‘노동개혁’이 많이 꼽혔다. 박 전 국회의장은 “우리나라는 노동개혁 없이는 아무것도 안 된다. 그런 점에서 방향 설정은 굉장히 잘했다”면서 “다만, 사회적 대타협은 이를 이루기 위한 적극적인 청와대의 행동이 있어야 국민이 신뢰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전직 경제 관료들과 전문가들은 정부가 남은 기간 4대 부문 구조 개혁 중 노동 개혁에 올인해 일자리를 늘리고, 정치적 리더십 복원에 힘 쓰라고 조언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권 초기에 끝내야 하는 구조 개혁의 타이밍이 늦었지만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 개혁만큼은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면서 “공공기관과 대기업에 임금피크제를 확대하고 노사 양보를 이끌어 낼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간이 없어… 버릴 것 과감히 버려야”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도 “노동 개혁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백용호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너무 자주 바뀌어서 국민에게 혼선을 줬다”며 “경제는 심리인 만큼 일관된 메시지 전달에 좀 더 신경 쓰라”고 했다. 이 전 국회의장은 “재정적자 해소 및 내수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 현 단계에서 내수 살리기에 나서면 그것이 결국 국민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조언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朴대통령 “대기업·고임금자 고통분담을”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난 8월 6일 특별담화와 8·15 경축사에서 강조했듯 우리 경제의 도약을 위해 노동 개혁을 포함한 4대 개혁을 완수하는데 모든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면서 “이제 더이상 미루거나 지체할 시간이 없다. 노사의 책임 있는 대승적인 결단을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수차례 강조했듯이 노동 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우리 아들·딸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이고, 지금 이 개혁을 이루지 못하면 젊은이들의 장래가 어두워지고 우리나라의 미래도 암담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여기서 조금씩 자기 자리를 양보하는 용기로 위기를 벗어나는데 나서 주셔야 한다”며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고임금 정규직의 고통분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기업 노사가 먼저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지고 청년 일자리를 과감하게 확대해 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기성세대는 조금씩 양보해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그럼으로써 미래세대의 일자리 창출 여력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 대통령은 노동 개혁의 핵심을 청년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능력 중심 고용구조와 생산성 높은 노동시장을 구축하며 비정규직·정규직 간 차별을 완화하는 동시에 실직자·구직자에게 두터운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것 등 4가지로 요약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현 경제상황과 관련,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나 미국 금리인상 움직임에 북한 리스크까지 발생하면서 국내 주가를 떨어뜨리고 금융시장이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경제는 과거와 달리 경제체질 측면이나 글로벌 리스크 대응 측면에서 상당한 수준의 대응 능력을 키워 왔다. 정부 또한 선제적으로 대처해 오고 있는 만큼 국민께서는 지나친 걱정 없이 경제활동을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특별히 “특히 북한 도발과 관련해 해외 투자자들이 불안심리를 보일 가능성도 있는 만큼 최근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우리 정부의 대응 등을 정확히 알려서 불안심리가 확산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경제팀에 지시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자유학기 정착… 공교육 정상화 혼선

    자유학기 정착… 공교육 정상화 혼선

    [교육] 박근혜 정부 4대 개혁 가운데 교육 부문 개혁은 한마디로 안갯속이라 할 수 있다. 뚜렷한 성과가 없고, 목표 역시 모호하다는 교육계의 지적이 많다. 5대 핵심 과제는 ▲자유학기제 확산 ▲공교육 정상화 ▲지방교육재정 개혁 ▲사회수요 맞춤형 인력양성 ▲일·학습 병행 확대(선취업 후진학 활성화)다. 이를 5개의 키워드로 풀었다. ●안착 자유학기제는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모습이다. 2013년 42개 학교에서 처음 시행한 이후 지난해 811교로 늘었고 올해에는 목표치인 50%(1602교)를 훌쩍 넘어 80% 수준인 2551교에서 운영 중이다. 학생들은 중학교 한 학기 동안 중간·기말 고사를 치르지 않고 진로 체험이나 동아리 활동을 한다. 내년에는 100%인 3204교에서 전면 시행된다. ●혼란 공교육 정상화는 오락가락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9월 ‘공교육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일명 선행학습금지법)’을 도입했지만, 6개월 만에 방과후학교에 한해 선행학습을 허용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사교육비를 잡겠다고 했지만, 잡힐 기미가 좀체 안 보인다. 2014년 학생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 2000원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사교육을 잡으려면 강력한 정책이 뒤따라야 하는데, 이를 위한 정부의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갈등 지난해 촉발된 어린이집 누리과정 보육료 지원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교육부가 5월 누리과정 지원 주체를 전국 시·교육청으로 미루면서부터다. 올해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액은 2조 1429억원에 이른다. 다음달 예정된 소규모 학교 통폐합 기준도 ‘교육부 대 교육청’ 구도를 심화하고 있다. ●외면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으로 직업교육과 현장을 일원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서 외면받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교육부와 노동부가 홍보활동에 주력하지만, 일반 국민은 NSC의 뜻조차 모른다”고 말했다. 다음달 예정된 대학 구조개혁 결과 발표는 애초 대학 정원 감축과 연동돼 관심이 집중됐다. ●미흡 일·학습 병행 확대는 마이스터고 확대 등을 강력히 추진했던 이주호 교육부 장관 시절에 비해 동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올해부터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등을 추진하지만, 학벌 사회를 깨기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교육부는 또 지난 12일 앞으로 로드맵을 발표하며 일·학습 병행 확대 과제에서 ‘선취업 후진학 활성화’를 별도로 빼내 6번째 과제로 추가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추경 편성·4대 구조개혁 등 정책 방향 옳지만 성과는 미흡”

    “추경 편성·4대 구조개혁 등 정책 방향 옳지만 성과는 미흡”

    [경제] “전반전에 작전은 괜찮았는데 골을 넣지 못했다.” 반환점을 돈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전직 경제 관료들과 전문가들의 평가는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두 번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부동산·주식 시장 부양, 4대 부문 구조 개혁 등 정책 방향은 바람직했지만 성과는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노동 개혁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해법이라는 조언이 많았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세월호·메르스 사태 등 대내외 여건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3%대 성장률을 유지한 점은 점수를 줄 만하다”면서 “하지만 경제 민주화에서 경제 활성화로 급변하는 등 정책에 일관성이 없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남은 2년 반 동안 노동 개혁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잠재성장률이 오르고 청년 일자리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장을 지낸 백용호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너무 자주 바뀌어 혼선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면서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게 (경제주체들의) 심리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전 실장은 “기업이 투자를 해줘야 고용이 늘고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데 (롯데 사태 등으로) 반기업 정서가 발목을 잡고 있다”며 “정부와 대기업이 반기업 정서 해결에 좀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 “법인세율 자체를 인상하기보다는 비과세, 감면을 대폭 줄여 실효세율을 끌어올리고 정부의 낭비성 예산도 먼저 줄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 등 재정 확대 정책으로 국가 부채가 다소 늘었지만 지금은 재정건전성보다는 경제 활성화에 무게를 둬야 한다”면서 “복지 공약 예산을 늘리기보다는 성장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신성장동력 산업, 연구개발(R&D) 등에 재정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도 “일자리 창출에 모든 정책 역량을 쏟아야 한다”면서 “정부가 재정을 직접 투입해 저소득층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임금피크제 도입 등 노동 개혁에서 노동자에게만 양보하라고 하면 저항이 더 심해진다”면서 “기득권층인 재벌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세금도 더 내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급증하는 가계부채도 결국 일자리를 늘려줘야 월급으로 갚아 나갈 수 있다”면서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재정 확대, 금리 인하 등 모든 조치를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가 충분히 낮은 상태이고 재정 적자가 이례적으로 늘어난 상황이어서 금리·재정 정책은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박 전 총재는 “이제 쓸 수 있는 카드는 노동 개혁을 비롯한 구조개혁뿐”이라며 “여기에 (남은 반환점의) 성패가 달렸다”고 잘라 말했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최경환 경제팀이 부동산 시장을 살렸다고 자평하지만 금리 인하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완화 등에 기반한 부채 주도 성장이었다”면서 “지금은 4대 구조 개혁 중 노동 개혁이 가장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 증시 폭락 등 국제 경제상황이 나빠지고 있고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면서 “정부가 대내외 위험 관리에 더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단기적으로 국제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해 한·중·일 환율 공조 체제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서울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임금체계 개편·청년 일자리 만들기 총력

    [노동] 정부가 추진하는 4대 개혁 가운데 집권 하반기 들어 가장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분야는 노동개혁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바탕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고 일반해고 지침 마련 등으로 노동시장 유연성을 강화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청년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것이 정부 복안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러한 노동개혁을 위해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를 재가동해 사회적 논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6일까지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에 복귀하지 않으면 정부가 독자적인 노동개혁을 강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한국노총은 26일 주요 정책 의제를 결정하는 기구인 중앙집행위원회(중집)를 열어 노사정위 복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복귀 결정이 정식 안건으로 상정된 만큼 별다른 충돌이 없다면 노·사·정 대화에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노총 지도부는 지난 18일 중집에서 복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공공·금속·화학노련 등 산별 노조의 반대로 논의가 무산됐다. 노사정위가 재개되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는 입법과제인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대책, 통상임금, 사회안전망 확충 등은 다음달까지 국회로 넘겨 연내 개정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취업규칙 변경, 일반해고 지침 등 2가지 쟁점에 대한 해결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은 그동안 사용자에 의한 근로조건 악화와 쉬운 해고를 불러올 수 있는 두 사안을 의제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해 왔다. 원칙적으로 ‘선복귀 후논의’ 입장을 밝히고 있는 정부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참여하는 공동연구 제안 등 중장기 과제로 미루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쟁점이 되고 있는 두 사안보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더 큰 관련성이 있는 비정규직 사용기한 연장, 사내하청, 파견대상 업종 확대 등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쟁점이 되고 있는 두 사안 외에도 만 35세 이상 노동자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비정규직 기한을 2년 더 연장해 총 4년으로 늘리는 방안이나 현재 32개 업종으로 제한된 파견 허용 대상을 확대하는 대책도 노동계의 반발을 살 것으로 보인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연내 입법이라는 목표에 집착해 성급히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자세를 바꿔야 한다”며 “과제별로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소통 넓혀 국정 추진력 강화… 南北정상 대화로 대결 극복을”

    “소통 넓혀 국정 추진력 강화… 南北정상 대화로 대결 극복을”

    2013년 2월 25일 시작된 박근혜 대통령 임기가 25일로 반환점을 맞았다. ‘국민 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국정 지향점으로 내걸고 출발한 박근혜 정부는 2년 반 동안 적폐 개혁, 경제활성화 및 대외 관계에 매진했지만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세월호 참사,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 연이은 고비를 맞으며 견고했던 ‘40% 지지율’도 무너지는 등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리얼미터가 24일 주간 집계한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는 41%로 북한 도발 강경 대응 조치에 힘입어 메르스 사태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40%대를 회복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 지지율(3년차 2분기 기준)은 이명박(49%)-김대중(38%)-박근혜(36%)-노무현(34%)-김영삼(28%)-노태우(18%) 순으로 박 대통령이 3위에 올랐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대한 부정 평가도 55%로 노태우(62%)-노무현(53%)-이명박·김영삼(41%)-김대중(25%) 전 대통령과 비교해 두 번째로 높았다. 서울신문은 분야별로 현 정부의 국정 수행을 진단하고 원로들로부터 후반기 국정 운영의 방향과 방법론에 대한 제언을 들어 봤다. [정치] 박근혜 정부의 2년 6개월은 다사다난했다. 첫해부터 국가정보원 댓글 논란으로 여야 관계는 얼어붙었다. 이듬해 세월호 참사로 ‘관피아’(관료+마피아)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됐고, 연말에는 정윤회 문건 파문으로 비선 실세 논란이 가열됐다. 올 들어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국회법 개정안과 유승민 사태로 정국은 소용돌이쳤다. 고비마다 악재가 터졌고 야당은 물론 당·청 관계마저 원활하지 못했다. 공무원 연금개혁을 제외하면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정치원로와 전문가들은 남은 임기 동안 박 대통령이 노동개혁 등 국정과제를 풀어가려면 ‘소통’을 강화하고 비판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고언했다. 역설적으로 소통 확대를 통해 조기 레임덕(권력누수)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불통의 리더십 ‘만기친람식’ 바꿔야 정치원로들은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구조개혁을 성공하려면 불통 리더십과 만기친람식 국정운영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대통령은 많은 얘기를 듣고, 소통한 뒤 판단하고 결정하는 역할이지 국민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니다”라고 에둘러 지적했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도 “국정쇄신도 좋지만 소통의 폭을 넓혀가면 보다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야당이나 시민사회단체 등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조언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장관들에게 서면보고만 받지 말고 대면보고를 받고 국정현안 해결에 신속하게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국정운영과 인사에 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노태우 정권 후반기는 역대 정부 가운데 지지율은 가장 낮고 YS(김영삼 대통령)에게 권력을 내주긴 했지만, 덕망 있고 능력 있는 분들을 내각과 청와대에 중용해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센터장은 “국회에, 야당에 밀려서는 안 된다는 대결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100%를 관철시키려 하지 말고 양보하고 타협을 해 70~80%라도 성과를 내는 실리적 사고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동 개혁 방법론을 바꿔야 박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노동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은 컸다. 다만 개혁 대상인 노동자의 양보를 끌어내려면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진정성을 보이고 사회통합을 먼저 이뤄야 한다고 충고했다. 박 전 의장은 “방향 설정은 굉장히 잘했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게 순서”라면서 “여당에 맡겨둘 게 아니라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여야 대표에게 노동개혁을 할 수밖에 없는 당위성을 설명하고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기 위한 적극적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는 “노동개혁은 꼭 필요한 일이지만, 총선을 코앞에 둔 여당에서 노동계 저항을 딛고 대통령을 뒷받침할지 의문이고, 정권 후반기에 공무원들이 총대를 메기를 바라기도 쉽지 않다”면서 “방법은 딱 하나다. 국민만 바라보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YS 때 노동개혁을 시도하면서 존경받는 전직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고 각계각층 대표들을 위원으로 위촉해 노동개혁위원회를 만들었던 일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내년 총선 전후로 레임덕이 가시화될 수도 있는 만큼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총선 전까지가 대통령이 힘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시기이기 때문에 시간이 별로 없다”면서 “국민 피부에 와닿는 성과를 내려 한다면 예컨대 노동개혁 등 특정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외교안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등으로 대표되는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은 지난 2년 6개월 동안 굳건한 한·미 동맹 확인과 한·중 관계의 발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남북 관계는 최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및 포격 도발로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는 상황을 맞는 등 시련을 겪었다. 한·일 관계 역시 수교 이래 최악이라고 할 만큼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따라서 임기 후반은 남북 간, 한·일 간 관계 개선이 과제로 지적된다. ●꼬일 대로 꼬이는 남북 관계 임기 출범 후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는다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대북정책 기조로 내세웠지만 박근혜 정부는 아직까지 남북 관계에서 뚜렷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전임 이명박 정부가 비핵화 없이는 남북 관계 진전도 없다는 강경 기조를 내세웠던 것과 달리 현 정부는 올 들어 북한에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대화를 제안하며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북한은 호응하지 않았다. 정부는 올해 광복 70년·분단 70년을 계기로 꽉 막힌 남북 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고위급 회담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이 최근 DMZ 목함지뢰 도발에 이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맞선 우리 쪽을 향해 포격 도발까지 감행해 긴장이 준전시 상태로 치달았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로 장거리 로켓 발사라는 전략적 도발에 나설 경우 우리 측 역시 강력한 대북 압박책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 정세는 더욱 어두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핵 문제 역시 6자회담이 재개되지 못한 채 북한의 핵 능력만 고도화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안마다 워낙 입장 차가 커서 실무회담을 통해서는 풀 수 있는 사항이 거의 없다”며 “결국 최고지도자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미동맹 속 對中 협력, 최악 한일관계 2013년 5월 박근혜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한·미 동맹 60주년 기념선언’을 통해 “한·미 동맹이 안보협력을 넘어 정치, 경제, 문화, 인적 교류 등의 분야에서 폭넓은 협력으로 나가는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진화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반영하듯 북핵 문제를 비롯해 최근 북한의 지뢰 및 포격 도발 등에서 확고한 동맹 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또 이러한 관계를 바탕으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전시작전권 전환 시기 재연기, 한·미 원자력협정 재개정 등을 이끌어 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한·미 관계를 두고 ‘빛 샐 틈이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 역시 강화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인적·문화적 교류 확대를 통해 이른바 ‘정열경열’(政熱經熱) 관계로 발전시켰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한다”고 밝혀 북핵에 대한 중국 측의 ‘확고한 반대’ 입장을 사실상 처음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며 외교적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한·일 관계 악화는 아베 신조 총리의 과거사 왜곡 움직임이 원인으로 꼽히지만 우리 정부 역시 유연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나마 6월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대화의 물꼬를 트고 지난 14일 아베 담화를 기점으로 정부가 다소 유연한 자세를 보이면서 관계 개선의 실마리는 일정 부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대미, 대중 관계는 더욱 심화시키면서 한·일 관계 개선에 남은 힘을 더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노동개혁 올인… 靑, 적극적 행동 나서라”

    25일로 임기 반환점을 맞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치원로들과 전문가들은 ‘마무리’를 강조했다.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게 대체적인 인식이었다. 2016년과 2017년 총선,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을 고려해 대통령이 온전한 권능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가 사실상 올해까지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들 보고 있었다. 그런 만큼 그 마무리마저도 “버릴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며 ‘선택과 집중’을 요구했다. 마무리 수행에는 ‘정치력의 극대화’, ‘소통 강화’ 등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적 대타협 위한 소통 선행 필요”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이번 북한 사태에서는 기대 이상으로 큰 용단과 영도력을 보여 주었다. 조금 더 소통의 폭을 넓히고 민심을 잘 수렴해 나가면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지 않을까”라고 총평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도 “후반기 소통 문제가 중요하다. 좀더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외교안보 문제에 후한 점수를 준 뒤 “행정부의 일은 국회를 통해서 실현되는 만큼 정치인들과 함께 비행기도 타고 밥도 먹으면서 설득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집중의 대상으로는 ‘노동개혁’이 많이 꼽혔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우리나라는 노동개혁 없이는 아무것도 안 된다. 그런 점에서 방향 설정은 굉장히 잘했다”면서 “다만, 사회적 대타협은 이를 이루기 위한 적극적인 청와대의 행동이 있어야 국민이 신뢰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전직 경제 관료들과 전문가들은 정부가 남은 기간 4대 부문 구조 개혁 중 노동 개혁에 올인해 일자리를 늘리고, 정치적 리더십 복원에 힘 쓰라고 조언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권 초기에 끝내야 하는 구조 개혁의 타이밍이 늦었지만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 개혁 만큼은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면서 “공공기관과 대기업에 임금피크제를 확대하고 노사 양보를 이끌어 낼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간이 없어… 버릴 것 과감히 버려야”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도 “노동 개혁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백용호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너무 자주 바뀌어서 국민에게 혼선을 줬다”며 “경제는 심리인 만큼 일관된 메시지 전달에 좀 더 신경 쓰라”고 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재정적자 해소 및 내수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 현 단계에서 내수 살리기에 나서면 그것이 결국 국민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조언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중.고교 과정부터 올바른 정치교육 이뤄져야”

    25일부터 천년고도 경주에서 한국학 세계학술대회가 사흘 일정으로 열린다. 2007년부터 2년에 한차례씩 개최돼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이번 학술대회에는 26개국의 한국학 전공학자 130명과 국내 교수 210명, 대학원생 93명 등 433명이 ?한국사회와 정치 ?북한과 남북관계 ?개발도상국 비교정치 ?시민사회와 정당 ?지구화와 지방화 ?여성정치 등 13개 분야별로 한국학 관련 학술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학술대회를 주관하는 최진우 한국정치학회장(한양대 정외과 교수)을 만나 대회의 의미와 한국 정치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이번 한국학 세계대회의 가장 큰 의미를 꼽는다면. -우선 규모 면에서 한국학 관련 학술대회로는 최대의 행사다. 우리 사회의 여러 갈등과 대립의 양상을 국내 학자들 뿐 아니라 외국 학자들의 눈으로 들여다 보고 해소 방안을 학술적으로 모색해 보고자 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천년고도 경주에서 개최되는 만큼 외국 학자들이 우리의 고유 문화와 전통을 보다 잘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학 학술대회를 한국정치학회가 주관하는 게 이채롭다. -한국학의 연구 목적이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라고 한다면 역사, 문학, 언어, 철학과 같은 인문학적 연구도 중요하지만 사회과학적 탐구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의 인문학 중심 한국학 연구의 지평을 넓혀 사회과학적 접근을 접목함으로써 한국학 연구의 균형을 맞추고자 한 점이 이번 학술대회의 또 다른 의미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가 양극화(polarization)와 파편화(fragmentation)다. 정치학자로서 한국 사회의 양극화 현실을 어떻게 보는가. -어느 사회나 갈등과 분열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우리나라는 계층 문제, 지역 갈등, 이념 대립이 중첩돼 있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이주노동자, 결혼이주민, 북한이탈주민 등의 증가로 사회적 다양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잠재적으로 정체성의 갈등이 심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특히 청년층의 취업난, 중장년층의 조기 퇴직, 노년층의 빈곤화 등으로 중산층이 위축되면서 자칫 희망의 실종 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이 경주되지 않는다면 양극화와 파편화는 대립과 분열의 심화, 사회적 불안정성의 증가, 사회적 활력의 감소, 경제적 생산성의 저하, 대립의 격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양극화와 파편화의 극복을 위한 근본적인 개혁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양극화, 파편화를 줄여나갈 해법을 제시한다면. -양극화와 파편화의 문제는 시장메커니즘의 보이지 않는 손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정치메커니즘의 보이는 손이 필요하다.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치적 개입에 있어 중요한 것은 정치적 정당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정당성은 무엇보다도 경쟁의 공정성과 결과의 공평성이 인정될 때 생성된다. 그리고 문제 해결이 사회적 합의의 기반 위에서 이뤄진다면 정치적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다. 합의의 문화가 구축되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려면 성숙한 민주시민의식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민주시민의 의식을 함양하는 민주주의 교육, 시민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경우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도 정치교육이 송두리째 빠져 있거나 아니면 지극히 왜소화돼 있다. 대학교육에서도 정치외교학과나 국제관계학과를 제외하고는 정치 관련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전혀 없다. 많은 선진국에서 중고등학교에서 자국의 정치제도와 과정에 대한 기본적 지식, 그리고 민주시민의식의 함양을 위한 수업을 하고 있고 대학과정에서도 정치학 개론이 필수과목으로 되어 있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정치학회 차원에서 올해 상임위원회의 하나로 교육위원회를 설치했다. 정치 교육 활성화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모바일 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전통적 대의민주주의 체제가 위협을 받고 있다. 시대 흐름에 걸맞은 민주정치 체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서구민주주의 국가에서도 기존의 계급적 균열구조의 기반 위에서 형성, 유지돼 온 양당체제가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사회적 다양성이 커지면서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균열구조가 등장하고 있는 추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 노동계급의 강력한 등장으로 정당체제가 급격한 변화를 겪었던 것처럼 어쩌면 지금도 정당체제의 재편이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변화하는 환경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고 다양화돼 가는 유권자의 요구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반응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양당체제보다는 다당제가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다당제를 지향한다면 권력구조와 선거제도의 개편도 필요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내각책임제 도입과 비례대표제 대폭 확대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진경호 기자 jade@seoul.co.kr
  • [주병철 기자의 세금이야기 1] KDI가 증세 보고서 꺼낸 속내는

    정부 정책 가운데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할 게 두 가지다. 세금과 가격이다. 한번 올리면 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동안 증세 문제는 논란 중의 논란이었다. 그런데 각종 정치 현안에 밀려 잠잠하던 증세 논의가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증세 필요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증세없는 복지’를 기본 방향으로 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과 다소 상반되는 것 같지만 복지를 위해서는 향후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애드벌룬을 띠운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부의 현실적인 증세 불가피론을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정부 지출 효율화만으로 재정건전성 악화를 피하기는 어렵다게 KDI의 논리지만 여기에는 나라 살림은 물론 복지 지출을 위해서는 돈을 더 거둘 수 밖에 없다는 복선이 깔려 있다. KDI는 얼마전 ‘재정건전성의 평가 및 정책과제’ 연구보고서에서 “지금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머지않아 위험수준에 도달할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구조가 변화하면서 재정지출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세입은 줄어들고 있다. 총 사회복지지출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15.6%에서 2030년에는 2배 이상인 34.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악화, 공기업 부채문제까지 고려하면 정부 재정건전성이 크게 훼손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근거로 KDI는 “비과세·감면 축소,사회보장 기여금 확대,소득세 및 소비세 인상이 순차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30년 복지지출 GDP의 34% 전망...증세 불가피론 KDI는 학계,산업계,노동계,행정관료 등으로 이뤄진 장관급 공식 기구로 ‘세제개혁위원회’ 가동을 제안했다. 또 5∼10년 후에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기준으로 한 물가연동세제를 도입하는 등 근본적인 세제개혁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세제개편 원칙으로 세율 인상 전 세원 확충, 세제의 단순화와 간소화를 제시했다. 부가세의 경우 저소득층에 더 큰 부담을 지우는 역진성을 갖고 있지만,부가세 인상으로 확보되는 추가 세수입을 국민기초생활보장 등 복지분야에 활용한다면 소득재분배 개선효과가 커질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지자체가 단기적 재정부담이 없는 민간투자 사업을 섣불리 추진하면서 장기적인 위험을 초래하고 있는 만큼 민자사업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공기업이 독점하는 시장에 경쟁을 도입하거나 민간에 역할을 맡기는 식으로 과잉기능을 해소해 부채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거론했다. 보고서는 재정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해 조세부담률을 20% 중반 수준으로, 재량지출 비중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재정교부금과 연금,건강보험 등 사회복지지출도 조정돼야 할 부문으로 꼽았다. 한국의 복지수준은 북유럽과 독일의 중간 정도를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밖에 ‘페이고(Pay-Go)’와 같은 재정준칙 법제화, 교육재정 조정, 사회간접자본(SOC) 공급정책의 효율적 전환 등을 향후의 정책과제로 내놓았다. 보고서는 “현재 한국경제는 재도약할지,저성장의 함정에 빠질지 기로에 서 있다”며 “이제 장기적인 재정건전성의 초석을 놓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KDI의 보고서는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증세를 하면서 법인세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증세와 복지문제가 또다시 뜨거울 질 가능성이 크다. ●2009년 부터 재정 적자...법인세 인상 논쟁 예고 사실 복지는 시대적 추세다. 소득불평등 해소와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복지는 규모가 늘어나고 서비스 형태는 다양해지고 있다. 김대중 정부 이후 복지 수요가 커지면서 복지정책의 중요성이 높아가고 있다. 2015년 예산 376조 가운데 보건 복지 고용 분야가 115조 5000억원이며, 복지분야만 77조 6000억원이다. 복지분야를 구체적으로 보면 사회보험(17조 6000억원),공적연금(34조 6000억원), 노인(8조2000억원),보훈(3조 9000억원),보육 및 장애인(3조 7000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 정부 복지정책은 증세없는 복지다. 증세없이 재원을 조달하는 방법으로는 복지 효율화, 세출구조조정, 지하경제 양성화가 골격이다. 그런 다음 재원이 부족하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대타협을 통해 증세를 고민하자는 것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가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말했지만 재원 마련의 속도와 순서만 다를 뿐이지 방향은 같다고 봐야 한다. 반면 야당은 세수가 부족하고 재정적자가 계속되고 있어 이를 메우려면 법인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세수는 2012년부터 3년 연속 적자였고, 올해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다. 재정적자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적자 상태다. 실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면 경제성장에 따른 세수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고 정부의 지출 수요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선거때 복지 지출 공약 남발,내수부진에 따른 추경 편성, 고령화 등에 따른 사회보장성 지출 증가 등으로 정부의 지출 수요는 앞으로 늘어나게 돼있다. 이런 점에서 KDI 보고서는 증세 논쟁에 불을 지필 것이다. 소득세, 부가가치세, 법인세 등이 함께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정치권이 언제 이 문제를 들고 논의에 나설 지 지켜볼 일이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파리 바게트’ 어디 없나요

    프랑스 파리 시민들이 주식인 바게트를 못 구해 아우성이다. 반세기 만에 여름휴가에 대한 규제가 풀린 바게트 장인들이 한꺼번에 휴가를 떠나버리는 바람에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리시 당국은 최근 경기부양과 노동부문 규제완화 차원에서 바게트 장인들이 운영하는 빵집인 ‘불랑제리’의 여름휴가에 대한 규제를 철폐했다. 이에 따라 파리시 불랑제리는 7~8월 중 아무 때나 기간에 관계없이 문을 닫을 수 있게 됐는데, 바게트 장인들이 8월에 집중적으로 휴가를 떠나면서 파리 시내에 바게트 공급 부족 사태를 가져왔다. 프랑스는 그동안 장인들이 만들어 파는 바게트를 ‘공공재’로 여겨 1789년 프랑스 혁명 이후 이들이 쉬는 날을 미리 공표해 왔다. 더군다나 1986년까지는 바게트의 규격은 물론 가격까지도 법으로 정했다. 이번 불랑제리 여름휴가 규제 완화 조치는 성장 촉진을 위한 노동개혁의 하나로 취해졌다. 파리 빵집 전문 블로그인 ‘팽리지엔’ 설립자인 레미 엘루엥은 “파리 시민들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많은 불랑제리가 동시에 문을 닫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리의 불랑제리 가운데 3분의2가 이달에 문을 닫았다고 추산했다. 파리시민 오드 디부는 “(바게트 사기가) 더 어렵다”며 “슈퍼마켓에서 빵을 많이 사는데 이건 진짜 빵이 아니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하지만 불랑제리 측은 휴가철 손님이 많지 않은 탓에 반기는 입장이다. 스티븐 캐플런 미국 코넬대 교수는 “정치적 합법성은 시민들의 먹는 문제에서 비롯되는데 프랑스에서는 빵의 공급을 보장하는 것이 일종의 상징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바게트 공급난이 자칫 정치적 불만을 촉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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