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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고용 “근로기준법 개정 가장 시급”

    李고용 “근로기준법 개정 가장 시급”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6일 세종시에서 출입기자 오찬간담회를 갖고 “(노동개혁 4법 가운데) 근로기준법 개정이 가장 시급하다”며 노동개혁 법안 선별 처리를 제안했다. 근로기준법, 파견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등 4개 법안을 일괄 처리해야 한다는 정부·여당의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이는 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 정국 때문에 교착 상태에 빠진 노동개혁의 불씨를 되살려 보겠다는 의도로 비친다. 이 장관은 “야당에서도 나눠서 논의하자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지난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만나 이 부분을 말했다”며 “정치권에서 의견이 정리되면 내년 1월 임시국회에서라도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가장 시급한 게 법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 아니냐”며 “근로시간 불확실성이 가져오는 영향은 통상 임금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또 “근로시간 단축이 고용효과가 큰 만큼 결론을 빨리 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업급여를 높여 주는 고용보험법, 출퇴근 재해를 인정해 주는 산재보험법도 입법과정에서 대화의 폭이 좁혀질 수 있다”며 “근로시간 단축부터 하면 나머지 쟁점 법안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2016 공직열전] ‘노사 상생’ 실현 핵심업무… 노동현장 차별 해소도

    [2016 공직열전] ‘노사 상생’ 실현 핵심업무… 노동현장 차별 해소도

    고용노동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는 ‘상생의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 해소, 열정페이 근절, 노사 화합 등 노동정책 업무의 영역은 한계를 설정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넓다. 그래서 고용부의 많은 핵심 인재들이 노동정책실 간부로 포진해 있다. 고용부의 ‘두뇌’ 역할을 하는 기획조정실도 마찬가지다. 예산·기획 업무를 진두지휘할 뿐만 아니라 대외 업무와 국제관계 업무를 담당해 간부들은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 박종길(51·행시 30회) 기획조정실장은 고용부에서 ‘해결사’로 불린다.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쉽게 풀어가는 능력이 돋보인다. 2013년 불산 누출 등 대형 산업재해가 잇따라 발생하자 ‘중대 재해 예방 종합대책’ 등을 도입해 사업장 안전관리체계를 개편했고, 이후 사망사고가 급감했다. 불필요한 스펙 쌓기로 고통받는 청년들을 돕기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능력중심채용’을 도입했고, 대기업의 취업준비생 교육지원 프로그램인 ‘고용디딤돌’을 직접 설계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자동차 ‘주간 2교대제’도 그가 근로시간위반 집중 단속을 통해 이끌어낸 성과다. 많은 간부들이 국회 등 대외업무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박 실장의 조언을 구한다. 상황 판단이 빠르고 대변인 출신답게 편안하면서도 능수능란한 말솜씨가 돋보인다. 무조건적인 복지보다 ‘일하는 복지’를 신념으로 여겨 영세사업장 저임금근로자에게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일부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업’을 개발하는 데 일조했다. 김용호 정책기획관(51·행시 37회)은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에서 정책, 예산, 조직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뛰어난 소통 능력을 보이며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점심시간에는 직원들과 스스럼 없이 탁구를 치는 덕장(德將)이기도 하다. 일자리 중심의 예산 편성에 공을 들여 내년 고용부 예산은 18조 8000억원으로 올해와 비교해 9%나 증액됐다. 정민오(51·행시 35회) 국제협력관은 주제네바 유엔 사무처 노무관 등 다년간의 해외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업무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 고용·노동 정보뿐만 아니라 각국의 경제 동향에 늘 관심을 갖고 업무에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업무를 꼼꼼하게 챙기지만 평소 넉살 좋은 웃음으로 직원들을 대해 부담이 없다는 평판이다. ‘고용부의 입’으로 통하는 정형우(54·행시 33회) 대변인은 고용·노동 분야를 두루 거친 실력파다. 프랑스 파리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대표부 노무관으로 6년간 일해 국제 고용정책 흐름에도 능통하다. 고용부의 대표적인 고용지원서비스인 ‘취업성공패키지’가 그의 작품이다. 취업성공패키지를 도입했던 고용서비스정책과장 시절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에도 매일 새벽 2시까지 일할 정도로 뚝심 있게 일을 추진해 조직 내 신망이 두텁다. 신입 직원이 들어오면 제일 먼저 소통하는 자리를 만드는 등 후배 사랑이 남다르다는 평도 듣는다. 전문성과 친화력을 바탕으로 언론과의 소통에도 능하다. 조병기(54·행시 31회) 감사관은 산재보험과장, 산재보험 재심사위원장 등으로 활동한 산재보험 전문가다. 문제가 있으면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바로 판단해 돌파하는 정공법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외모는 날카롭게 보이지만 실제로 만나면 의외로 많은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성품은 강직해 주변에서 감사관으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임서정(51·행시 32회) 노사협력정책관은 고용부 직장협의회에서 선정하는 ‘베스트 리더’에 여러 차례 선정됐고, 직원들 사이에서 ‘꼭 같이 일하고 싶은 간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시작하는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직원들을 잘 아우른다는 평을 듣는다. 고용서비스 혁신, 고용률 70% 로드맵, 노동개혁 현장 실천 등 고용·노동 분야 핵심 업무를 두루 맡아 안팎의 신망이 두텁다. 정지원(50·행시 34회) 근로기준정책관은 임금체불과 열정페이 근절, 비정규직 대책 등 노동정책의 핵심 분야를 맡고 있다. 기획재정과장과 대변인, 고용서비스정책관, 주미 노무관 등 요직을 거쳤다. 유머와 위트 있는 성격으로 고용부 내 ‘분위기 메이커’로 알려져 있지만, 업무를 수행할 때는 뚝심 있고 날카롭다는 평이다. 자영업자 고용보험과 두루누리 사업의 산파 역할을 했다. 최근 열정페이 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전자근로계약서를 도입하는 등 취약근로자 보호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황보국(52·행시 36회) 공공노사정책관은 고용서비스정책관 시절 부처 간 소통에 앞장서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설치하는 등 고용·복지 전달체계를 혁신적으로 개편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강한 추진력과 뛰어난 상황 판단으로 복잡한 노사관계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이다. 박화진(54·행시 34회)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고용부의 거의 모든 분야를 섭렵해 어려운 문제도 쉽게 잘 풀어나갈 수 있는 경험을 갖췄다. 털털한 성격으로 직원들을 대하지만 일을 할 때는 ‘매의 눈’으로 분석력을 발휘해 지장(智將)과 덕장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협력업체 안전보건관리 책임강화, 근로자 건강보호를 위한 정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이대론 10년내 0%대 성장… 과감한 정책·기업투자 유도 절실”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이대론 10년내 0%대 성장… 과감한 정책·기업투자 유도 절실”

    “2%대 성장률에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 이대로 놔두면 10년 안에 0%대로 간다.” 저성장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우리 경제가 내년에도 2%대 성장에 그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자 “희망이 안 보인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통화 당국 수장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내년 성장률이 2.8% 아래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위기론에 불을 지폈다. 미국 금리 인상,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중 간의 갈등 격화로 대외 여건이 불리해진 상황에서 국내 정치 위기까지 맞물려 경제성장 동력이 사라진 한국호(號)는 이대로 침몰하는 것일까. 서울신문은 한국의 대표 경제학자 3인(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경제학 석좌교수,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조장옥 한국경제학회장·서강대 경제학부 교수)을 인터뷰하고 국제 미아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우리 경제·산업의 해법을 찾아봤다. ●신뢰 회복·시스템 복구·체질 개선 필요 →현재 한국 경제를 진단한다면. -손성원 교수: 한국 경제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고령화·저출산(Demographics),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ion), 가계부채(Debt) 등 3D가 발목을 잡고 있고, 정치적 위기에 미국 보호무역주의의 가속화로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접어들었다. 특히 신뢰 부족이 문제다.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어떠한 정책도 효과를 내지 못한다. -이근 교수: 작금의 현실은 시장 실패, 정부 실패가 아닌 시스템 실패다. 정부, 기업 등 경제 주체의 상호 작용이 안 되고 있고, 금융·교육 시스템도 작동되지 않고 있다.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메커니즘 자체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조장옥 교수: 단기 불황에 장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 단기 불황은 해결할 수 있지만 장기 불황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극복할 수 없다. 4대 개혁(공공·금융·노동·교육)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처참해진다. →정부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내년 2월까지 추경 편성도 적극 검토한다고 했다. -손 교수: 내년 성장률은 2~2.5% 수준에 머물 것이다. 잠재성장률(2.5~3%)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과감한 정책 집행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정부 부채 비율이 높지 않아 추가 예산을 편성해도 문제 될 것 없다. 다만 재정정책만으로는 어렵다. 재정정책보다 효과가 빠른 통화정책을 함께 써야 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우리도 올려야 하는가. 과감하게 내려라. 금리 낮추면 신뢰 올라간다. 그러면 소비와 투자가 늘고 결과적으로 고용 창출로 이어져 경제가 살아난다. -이 교수: 재정정책, 통화정책 등 총수요 관리 정책으로 시스템 실패를 복구할 수 없다. 총수요 정책은 경제가 온탕, 냉탕을 왔다 갔다 하는 걸 줄이는 방식이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기보다 기업 스스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메커니즘을 만들어 줘야 한다. 벤처기업이 상장할 때 경영권 공격을 받지 않도록 차등의결권을 허용해 주거나, 기업들의 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주식장기보유제(2년 이상 투자자에게 추가 배당 등 인센티브 제공)를 도입하면 된다. -조 교수: 재정정책은 ‘크게 하거나 안 하거나’ 둘 중 하나여야 한다. 찔끔 하면 사람들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 만약 추경을 편성한다면 국내총생산(GDP)의 5~10% 수준에 이를 정도로 대규모로 하라. 일본 정부가 1990년대 초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 지출을 늘렸지만 소규모로 하면서 효과는 못 보고, 국가 빚(GDP의 약 250%)만 왕창 늘렸다. 만약 일시에 GDP의 250%를 풀었다면 어땠을까. 하루아침에 불황에서 빠져나왔을 것이다. 경제는 곧 심리다. →현재로선 과감한 정책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데. -조 교수: 그럴 바엔 아예 안 하는 게 낫다. 차라리 여력을 쌓아 뒀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해라. 단순히 소비를 진작시키는 정부 지출은 비생산적이다. 성장률 0.1~0.2% 포인트 올리려고 국민 세금을 낭비해선 안 된다. 정부 돈은 장기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연구개발(R&D)이나 인재 양성(대학 교육) 등에 쓰여야 한다. -손 교수: 벤 버냉키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양적완화를 세 차례 했는데, 첫 번째 양적완화만 제대로 효과를 봤다. 당시 미국 국민들이 기대를 못 하고 있다가 깜짝 놀랐다. 다시 말해 ‘깜짝 팩터’가 신뢰를 올린 것이다. ●통화정책으로 가계빚 조절 ‘틀린 생각’ →1300조 가계부채가 뜨거운 감자다. 이 때문에 금리를 낮추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손 교수: 통화정책과 가계부채는 별개로 봐야 한다. 통화정책으로 가계부채를 컨트롤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 통화정책은 거시경제 전체를 보고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사용해야 한다. 미국은 가계부채가 문제 됐을 때 규제를 강화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10년 전 은행장(LA한미은행)을 할 때 미국 정부는 상업 부동산 융자를 은행 자본금의 200% 이상 올리지 못하게 했다. 만약 정부 지시를 어기면 지점을 더 못 열게 하거나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걸겠다고 했기 때문에 당시 은행들은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 교수: 경기 불황 때문에 금리를 낮춰야 하는 압력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미국이 금리를 계속 올리면 금리 격차로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정책 딜레마다. 완전 자본이동 체제에서는 필연적이다. 이 경우 자본 이동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면 된다. 2010~2011년 정부가 도입한 ‘거시건전성 3종 세트’(선물환 포지션 규제, 외환건전성 부담금,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를 역으로 이용해 보자. 당시 급격한 자본 유입을 막기 위해 외국인 채권 투자에 세금을 높였다면 이제는 자금을 빠져나가지 않도록 세 부담을 줄여 주면 된다. →대외 여건이 악화돼 정부 정책 수단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손 교수: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앞으로 더 거세질 것이다. 그러면 전자,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업종의 수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강달러가 유지되면 대미 수출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다른 나라 환율은 원화 대비 오르지 않았다. 글로벌 교역 규모가 줄어들면 산업 피해는 불가피하다. -이 교수: 미국의 신고립주의가 시작됐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된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한국이 유탄을 맞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자유무역협정(FTA)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미국, 유럽, 중국, 인도 등 세계 각국과 활발하게 FTA를 맺은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특히 중국과의 개방 수위를 높이자. 한·중 간 수출 구조가 중간재에서 최종재로 바뀌고 있다. 최종재는 한·중 FTA를 강화한다고 해서 피해 보는 상품이 아니다. 따라서 한·중 FTA의 비관세 장벽을 제거하는 노력을 해야 할 때다. →내년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많지 않다. 투자가 위축되면 저성장이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 -이 교수: 과거 우리가 고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불황기에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재벌식 구조의 강점이기도 했다. 불황기에는 모든 비용이 싸지고, 일부 경쟁 기업도 고꾸라진다. 이때 과감히 투자해 시장을 흔들어 놓아야 한다. 그런데 요즘 기업들은 선진국 기업들이 불황기 투자를 하지 않아 실패를 했던 길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향이 있다. 성공 공식을 잊으면 안 된다. 불황기가 기회의 창이다. -조 교수: 정치권이 불확실성과 경직성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정치권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니 기업들이 뭘 할 수 있겠나. 기업이 투자를 늘리려면 정부도 가부장적인 자세를 버려야 한다. 지금은 1970년대 조선, 철강 산업을 일으킬 때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리 경제 발전 단계로 볼 때 정부는 빠지는 게 좋다. ●4차 산업혁명 못 올라타면 후진국 전락 →4차 산업혁명이 전 세계 화두다.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손 교수: 한국은 경제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4차 산업혁명에 올라타지 못하면 다시 후진국이 될 수 있다. 그만큼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기술 혁신이 매일같이 일어나기 때문에 정부가 탑다운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기업들도 제품 개발, 디자인, 마케팅 등 전 과정에서 소비자를 끌어들여야 한다. 소비자들이 가진 정보가 워낙 많기 때문에 투명성이 굉장히 중요해진다. -이 교수: 4차 산업혁명은 센서→사물인터넷→빅데이터→맞춤형 제품 생산(또는 인공지능)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로 요약되는데, 한국은 반도체(센서), 이동통신(사물인터넷), 부품·소재 기술 등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해볼 만하다. 다만 과감하게 베팅할 줄 아는 투자 마인드가 부족하다. 기술이 없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규제를 개선하고 장기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내년이 마지막 기회다. 글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사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손잡은 김·유… 닮은 듯 다른 개혁론

    손잡은 김·유… 닮은 듯 다른 개혁론

    김, 사회구조 바꾸는 개헌 강조 유, 재벌 개혁… 개헌엔 신중론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창당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칭 개혁보수신당의 정체성과 정책 방향이 새누리당과는 차별되는 중도 보수 가치를 지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당을 이끄는 두 축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공통적으로 양극화를 비롯한 사회 전반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 기존의 보수정당에서 ‘좌클릭’하는 개혁적인 색채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시대정신은 격차 해소”라면서 “공정한 경제체제, 공정한 사회체제를 구축해야 한다”(7월 14일), “빈부격차, 대기업·중소기업 격차, 수도권·지방 격차 등으로 국가적 에너지가 모이지 않고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11월 1일)고 지적했다. 유 의원도 “양극화나 불평등, 불공정, 부정부패를 바로잡는 것이 경제정의”(9월 30일)라면서 ‘정의’를 시대정신으로 꼽았다. 다만 구체적인 해결방안에서는 차이가 있다. 김 전 대표는 “국가의 틀, 경제의 틀, 사회의 틀을 새롭게 짜는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전반적인 사회 구조를 바꾸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경제발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노동개혁, 강력한 기업 구조조정, 규제 혁파를 통한 경영환경 개선 등을 강조했다. 반면 유 의원은 개헌에 대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 아닌 신중론을 택하고 있다. 유 의원은 또 현재의 경제 구조가 재벌 중심의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진단하면서 “재벌의 시장지배력 남용, 불공정거래,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사익 편취를 견제해야 한다”며 재벌 개혁을 주장했다. 유 의원은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자활기업 등의 사회적 경제조직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정책을 세우고 이들을 지원할 금융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의 사회적 경제 기본법 제정안을 냈다. 유 의원과 함께 신당의 정강정책을 주도할 김세연 의원은 지난 7월부터 ‘어젠다 2050’ 모임을 이끌면서 “우리도 기본 소득에 대한 연구와 논의를 시작할 시점”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기존의 복잡한 복지 체계를 단순화하고 기본 소득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경제블로그]‘성과연봉제’ 전격 도입 설왕설래? 노조 공백 노림수? 정부 개입? 기업은행 소송 결과 관심

    [경제블로그]‘성과연봉제’ 전격 도입 설왕설래? 노조 공백 노림수? 정부 개입? 기업은행 소송 결과 관심

     지난 12일 8개 시중은행에서 전격적으로 도입된 성과연봉제 여진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초유의 사태 속 임종룡 금융위원장에게 허를 찔렸다는 의견이 상당수인데요.  그도 그럴 것이 때마침 은행권에선 노조 공백으로 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겁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6일 노조위원장 1차 투표를 마쳤습니다. 8명 후보 중 2명이 추려졌고, 지난 13일 3차 투표를 거쳐 박필준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제대로 집행부 구성이 안돼 어수선한 상태이지요. KB국민은행은 더 시끄럽습니다. 제5대 노동조합위원장으로 선출된 박홍배 당선인이 열흘만에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당선 무효 통보를 받았습니다. 현재 재선거를 논의 중인 상태입니다. KEB하나은행도 기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노조가 다음달 출범할 예정이어서 복잡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전국금융노조 위원장 선거 역시 20일 치러졌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맞물리다 보니 정부 입김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도 “연내에 성과연봉제 문제를 매듭지으라는 BH(청와대)지시를 받아 금융위에서 밀어붙였다”라고 말합니다. 물론 금융위원회는 “(은행들이) 튀지 않으려고 같은 날 동시다발적 이사회 의결로 성과연봉제를 결정한 것”이라고 연관설에 펄쩍 뛰긴 하지만요. 논란은 거세지는 형국입니다. 임 위원장이 임기 내 미완인 금융개혁 중 성과연봉제만은 매듭짓고 싶어한 것 아니겠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차기 금융위원장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결단이란 얘기지요. 임 위원장과 친분이 두터운 한 금융권 인사는 “임 위원장은 자신이나 정부 치적 때문에 성과연봉제를 추진하려 한 것이 아니라 이것만큼은 끝내놓고 가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금융권의 관심은 IBK기업은행 노사가 성과연봉제를 두고 벌인 소송전에 집중돼있습니다. 늦어도 23일 안에 판가름이 난다고 합니다. 만일 법원이 기은 노조의 손을 들어줄 경우 각 은행은 물론 성과연봉제를 밀어붙였던 금융위 역시 곤란한 처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노사 합의가 부족했다는 점과 성과연봉제 마찰이 장기전으로 간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으니까요. 금융권의 이목이 쏠려있습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단독] 年노동시간 세계 3위… 연차 사용·정시 퇴근부터 보장해야

    [단독] 年노동시간 세계 3위… 연차 사용·정시 퇴근부터 보장해야

    삶과 일의 균형을 좇아 ‘워라밸 기업’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지만 국내에서 이렇다 할 대표 사례를 찾기는 아직 힘들다. 특히 미국의 아마존이 주 30시간(주 4일제) 근무팀을 운영하고, 일본의 소프트뱅크그룹이 주 4일제 도입을 검토하는 것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 전문가들은 워라밸 기업들이 보편화하려면 무엇보다 근로시간을 줄이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자는 하루 8시간, 주 40시간 근무에다 초과근무를 합쳐 주 52시간까지 일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을 지키는 곳은 드물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노동시간은 2113시간으로 세계 3위였다. 삶의 질은 10점 만점에 4.95점으로 47위에 그쳤다. 취업 준비생들이 원하는 워라밸 기업의 기준은 사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는 수준이다. 서울신문과 취업포털 사람인의 설문조사(취업준비생 400명 대상)에서 응답자의 41.8%는 워라밸 기업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을 예상해 달라는 물음에 ‘8시간 이상’이라고 답했다. 9시간(26.3%)이나 10시간(16.8%)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그만큼 기대 수준이 낮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는 뒤집어 보면 그만큼 기업들의 작은 변화로도 근로자의 만족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하지만 기업으로서는 근로시간을 단번에 줄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우선 연차 휴가 완전 사용, 정시 퇴근 보장 등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휴일근로의 연장근로 포함, 5인 이하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는 근로기준법 개정도 제안했다. 장기적으로 야근과 회식을 당연시하는 기업문화의 변화, 일과 생활의 균형에 대한 사회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남성 외벌이 시대에 맞춰진 근로시간과 형태에서 벗어나 유연근무,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보육제도를 개선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영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위원은 16일 “제도 개혁은 워라밸 사회를 위한 한 요소에 불과하다”며 “사회에 균형 잡힌 삶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으면 워라밸을 지향하지 않는 기업들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이뤄지고, 이런 기업들은 자동적으로 퇴출되는 식으로 기업 생태계와 문화가 바뀌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근무시간이 적다고 기업의 생산성이 무조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례로 충남 당진에서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인지에이엠티㈜는 2012년부터 잔업·야근을 줄이는 방법으로 주당 근로시간을 3시간 줄였다. 그 결과 2013년 매출액은 3.3% 증가했고 근로시간을 줄인 만큼 고용 창출 효과도 발생했다. 근로시간 단축 전 연매출이 242억원이던 축산물품질평가원도 단축 이후엔 255억원으로 늘었다. 노광표 한국노동연구소장은 “근무시간을 줄이고 업무에 집중하는 문화를 만들면 기업의 생산성도 높이고 ‘오로지 직장’만 추구했던 기존의 문화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4년 주 5일제를 시행할 때 기업은 모두 망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며 “워라밸 기업의 확산도 주 5일제만큼이나 우리 생활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열린세상] 촛불이 밝혀야 할 새 시대의 모습/허만형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열린세상] 촛불이 밝혀야 할 새 시대의 모습/허만형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대한민국은 시민정신이 살아 있는 나라다. 시민이 나서 이승만 독재 정권도 4·19 혁명으로 무너뜨렸고, 전두환 군사독재도 6·29 항쟁으로 종식시켰다. 지금 다시 대한민국 시민은 촛불을 든 채 부패 정권의 종식을 위한 새로운 혁명을 이끌고 있다. 이 촛불혁명의 목적은 탄핵받은 대통령의 퇴진이 목적이 아니다. 몇 차례 혁명으로도 이루지 못한 새 시대를 여는 혁명이 돼야 한다. 혁명 이후 열릴 새 세상은 적어도 7가지를 갖춘 사회여야 한다. 첫째, 정치꾼 없는 나라를 건설해야 한다. 최순실 게이트로 불리는 박근혜 정부의 부패는 대통령과 그 측근의 부패만이 아니다. 여야를 포함하는 정치권의 부패임을 깨달아야 한다. 국회는 탄핵안 가결로 책임을 다한 것이 아니다. 대통령에 대한 견제보다는 시녀나 거수기 역할에 그치지 않았는지 참회해야 한다. 정치권은 죄를 짓고도 반성 없이 사익만 챙기려는 정치꾼 제거를 위해 뼈를 깎는 자기 개혁이 시급하다. 촛불을 든 시민들의 준엄한 심판이 내려지기 전에 말이다. 둘째, 독식 계층이 없는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심하게 말하면 대한민국 경제는 부패 정권이 재벌과 결탁하고, 재벌은 다시 경제적 이득을 챙기는 구조다. 시민은 노동력만 가진 지배 대상일 뿐이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기업은 18개였으며 총금액은 773억원이었다. 삼성이 204억원, 현대자동차가 128억원, SK가 111억원을 출연했다. 이런 구조에서 재벌과 중소기업 사이에 지배와 종속만 있을 뿐 공정 경쟁은 없다. 촛불혁명은 경제 개혁의 동력이 돼야 한다. 셋째, 기회의 사다리를 다시 놓아야 한다. 대한민국에서는 신분 상승이 어렵다. 취업에도, 출세길에도 부모 배경이 작용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한국판 태자당이라는 말까지 나왔으니 개천에서 용 나는 길이 사라지고 있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1994년에는 노력하면 지위가 커질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 응답이 60.1%였지만 2015년에는 21.8%에 불과했다.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는 더 부유해지는 사회로 변질했다. 촛불혁명은 다시 기회의 사다리를 만들 수 있는 정책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넷째, 교육의 기회 균등이 실현돼야 한다. 대한민국은 부모의 배경이 자녀의 학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06년 31점에서 2015년 44점으로 13점이 늘었다. 같은 기간에 미국은 13점, 영국은 8점이 줄었다. 돈 있는 부모를 만나는 것도 실력이라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말은 비뚤어진 교육 현장의 한 단면이지만 현실이기도 하다. 열심히 공부하면 더 나은 교육의 기회가 제공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다섯째, 청년에게 희망을 주는 사회 건설에 시민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 올 2월 청년 실업률은 12.5%로 역대 최고치였고, 청년 체감 실업률은 34%였다. 정부가 매년 2조원 규모의 예산을 청년 일자리 창출에 쏟아붓지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청년 실업 대책의 일환으로 창업을 권장하지만 구직자 10명 중 6명은 이런 정책에 부정적인 것으로 인크루트 조사에서 나타났다. 정부에는 실효성 있는 청년 실업 대책을, 기업에는 일자리 창출을 시민의 이름으로 요구할 때다. 여섯째, 노인이 잘사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제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향하고 있다. 전국 평균 노인 인구 비율은 13.6%이지만 86개 군의 평균 고령인구 비율은 25.6%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노인 인구 비율이 30%가 넘는 군도 30개에 이른다. 그러나 연금제도의 미비로 노인의 생계가 불안하다. 노인이 편안하게 살 수 있어야 소비도 늘고 경제가 돈다. 시민의 이름으로 연금 개혁을 요구할 때다. 일곱째, 농촌과 도시가 모두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경제성장의 길목에서 농촌은 추락했고, 도시는 성장했다. 세계화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칠레와 중국 등지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농산물이 들어오자 수입에 앞장선 기업은 돈을 벌었고, 농민의 삶은 추락했다. 좌절됐지만 촛불혁명의 광장을 향해 트랙터를 몬 농민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것 역시 촛불을 든 시민정신이 향해야 할 지점이다.
  • [In&Out] 연극은 계속돼야 한다/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In&Out] 연극은 계속돼야 한다/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정을 정상궤도로 옮기는 소리가 요란하다. 더이상 불행한 대통령을 만들지 않기 위해 제왕적 지위를 수술해야 한다고들 한다. 검·경, 국정원, 국세청이라는 권력기관이 칼을 쥐고 있다는 데 근본 원인이 있으니 검찰과 국세청의 수장을 시민의 손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들린다. 하지만 대통령이 국리민복을 위해 정책을 추진하는 권한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많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 원인으로는 대통령에 편승만 하고 책임은 지지 않는 국회가 거론된다. 헌법상의 권력구조를 개편한다고 이상적인 권력구조가 자동으로 정착되진 않는다. 30년 전에 만든 공화국의 옷이 더이상 몸에 맞지 않는 상황이 헌법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노동관계법도 맞지 않는 대표적인 옷 중 하나다. 오죽했으면 대법원이 전원 합의 판결로 통상임금 범위를 일일이 정해 주었을까. 대법원에 계류 중인 근로시간 관련 쟁송들은 근로기준법이 현실에 맞지 않는 옷임을 보여 주는 또 다른 민낯이다. 이런 당황스러운 상황에 대해 입법부가 책임감을 전혀 느끼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정부와 협의하고 논의하는 노력도 있었다. 하지만 강경한 청와대는 대화를 어렵게 했고 야당도 필시 대안 마련과 제시를 위해 노력할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지난 9일 국회는 국민 여망을 반영해 비정상적인 권력을 탄핵했다. 이 조치가 만들어 낸 상황은 초유이며 예외적이다. 정상적인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에 비춰 보면 그 안에는 무심코 지나칠 수 없는 새로운 가능성이 움트고 있다. 그 싹을 틔우는 방법은 국회가 이 예외적 상황을 책임정치를 실행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그것은 개헌 논의보다 훨씬 의미 있는 개헌 준비가 될 수 있다. 노동개혁은 현실적으로 임박한 정책 현안에 대한 대응이다. 동시에 권력구조 개편이나 책임정치 구현이라는 추상성 높은 정치적 요구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방법이다. 노사가 추천한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노사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전문가들이 노동개혁안을 준비하고 제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노사가 전문가 집단에 위임하는 방식으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렇다면 여야가 시작해야 한다. 지금은 훼방꾼도 없지만 여야, 정부 어느 쪽이 혼자서 논의를 주도하기도 어렵다. 내년 봄이나 여름에는 어느 정당이든 인수위 없이 집권당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그 어느 때보다 허심탄회한 논의와 준비가 가능한 시점이자 수권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이만하면 국회가 노동개혁이라는 현안에 응답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백지에서 다시 시작해도 좋고, 정부안에서 시작해도 좋다. 창의적인 안이라면 더욱 좋다.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부정하지만 않으면 된다. 여야는 노동개혁에 관한 논의를 다시 시작해서, 아는 것은 무엇이고 모르는 것은 무엇이며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를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 예컨대 비정규직법 하나로 무기계약도 보장하고 동시에 사람만 바꾸는 회전문식 계약을 방지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노·사·정이 이미 논의한 기록도 있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하지만 국회가 이를 듣고 결정하지 않으면 이러한 자산들은 생명력을 잃는다. 국회는 전문가들을 활용하고 귀만 열어 두면 된다. 정부에 호통을 치는 대신 정부에 대안과 논거를 요구하고, 질문하고, 더 준비하게 하면 된다. 그것은 원려(遠慮)로 민생을 도모하는 방책이기도 하거니와 국회가 다음 공화국에서 구현할 책임정치를 준비하는 출발점이다. 지난 총선으로 등원한 선량들은 특별한 역사적 사명을 띠게 됐다. 그러니 광장이 묻기 전에 지금 자문해야 한다. “나는 왜 국회로 왔는가. 책임정치는 무엇인가.”
  • “노동개혁·가계빚 해결 위해 여·야·정 ‘경제협의체’ 시급”

    국정 혼란 상황에서 자칫 주요 정책 현안들이 공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가 추진해 온 노동개혁이나 성과연봉제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노동계와 야당 등의 반대로 이전부터 난관에 부딪혔던 정책들이다. 특히 공공·금융 부문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하는 노조가 법적 대응하는 등 마찰음이 커지고 있다. 1300조원을 돌파한 가계빚도 우리 경제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인이다. 내년은 금리 인상 시기와 맞물리면서 이자 부담이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금리가 0.25% 포인트 오르면 가계가 추가로 내야 할 이자액만 연 2조원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국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안일수록 정책 공백 상태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주문한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13일 노동개혁을 비롯한 모든 일자리 문제를 논의하는 ‘여·야·정 경제협의체’를 시급히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동문제를 사회문제로 보고 논쟁만 할 것이 아니라 경제문제로 접근해 청년 일자리, 구조조정, 저출산 고령화, 가계부채 문제를 한꺼번에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 교수는 “대선이 끝난 뒤에 우리 노동시장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논의하면 늦기 때문에 국회에 논의 테이블인 경제협의체부터 구성해야 한다”며 “노동개혁이나 임금체계 개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 당의 책임 있는 메뉴가 무엇인지 확실히 하고 액션플랜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가 조급증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임금체계 개편은 노·사·정이 합의한 사안으로, 정년 60세 시행에 따라 임금이 연공급(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는 방식)에 의해 가파르게 올라가니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취지였다”며 “연공급을 완화하는 방식은 직무급(직무에 따라 임금을 결정하는 방식)도 있고 여러 방법이 있는데 갑자기 정부가 성과연봉제를 꺼내면서 충돌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노 소장은 “성과연봉제를 획일적으로 도입하기보다는 각 기업의 특성에 맞게 직무급을 적용하거나 5% 정도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뒤 2~3년 동안 효과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가계빚의 질적 개선뿐 아니라 총량을 줄이는 방안도 서둘러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감독 당국이 이제는 물밑에서 은행권과 2금융권을 대상으로 가계빚 총량 관리를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불이익도 준다는 시그널을 줘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저소득층의 원리금 부담 상환을 줄여 주거나 이자 부담을 낮추는 대책도 고민해야 한다”며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에 더 많은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도 강화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김부겸 “촛불 혁명은 기득권에 대한 분노…개헌으로 완성돼야”

    김부겸 “촛불 혁명은 기득권에 대한 분노…개헌으로 완성돼야”

    야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촛불 시민 혁명은 개헌으로 완성돼야 한다”면서 즉각적인 개헌 논의의 시작을 촉구했다. 전날 새누리당과 민주당,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모여 국회에서 개헌특위를 신설하자는 데 합의한 뒤로 정치권에서 개헌론이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개헌을 고리로 한 여야 의원들의 ‘제3지대’ 구성에 대해선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서 정계개편을 인위적으로 도모하는 그 자체는 불가능하지 않느냐”라면서 “격동기에 그런 논의들이 있었지만, 결국 국민이 납득할 만큼 가치와 대의명분을 제시하지 못한 정치인들만의 이합집산은 소용이 없다”라는 말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의 함성으로, 국민의 명령으로 대통령이 탄핵된(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금부터 저는 개헌과 국가 대개혁을 위한 국민운동을 시작하려 한다”면서 “개헌은 정략이 아니라 이미 오래된 우리 사회의 약속”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19)87년 헌법이 정한 정치체제는 무능하고 부패한 대통령의 폐단을 막을 수 없다”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제왕적 대통령제가 무능하고 염치없는 대통령을 이미 예고하고 있다는 선견지명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 대개혁의 시대적 과제를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대통령 한 사람의 인격에만 맡길 수는 없다”면서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를 통해 기득권을 누리는 정치구조도 과감히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적 정의가 아니라 권력의 이해를 따르는 검찰 권력도 ‘검사장 직선제’ 등을 통해 개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약탈 경제를 멈추고, 기득권을 해체하고, 반칙과 특권을 폐지해야 한다”면서 “국민발의·국민소환 등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를 확대하고 경제민주화와 노동의 존엄과 기회균등을 확보하고 지방분권을 실현해야 한다”는 말로 자신이 생각하는 개헌의 방향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기 대선 가능성에 따른 개헌 불가론에 대해 “만약 시기가 맞지 않으면 다음 대선에 나오는 주자들이 개헌 스케줄에 대해 분명한 약속을 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다”면서 “시간을 핑계로 논의 자체를 하지 말라는 것은 이해 못 한다”고 맞섰다. 아래는 기자회견 전문. 촛불 시민혁명, 국가 대개혁과 개헌으로 완결해야 합니다. 촛불은 시민혁명입니다. 국민이 스스로 들고 일어나 만들어 가고 있는 혁명입니다.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지도부도 선동도 없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혁명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혁명의 역사를 지금 새로 쓰고 있습니다. 오늘 대한민국을 관통하고 있는 시대의 정서는 불안과 분노입니다. 우리 국민은 불평등과 불공정, 부정과 부패, 반칙과 특권에 가위 눌려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광화문과 전국 도시들의 밤을 수 놓은 200만이 넘는 촛불의 함성은 무능하고 염치없는 대통령 한 사람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이 시대에 대한 분노이고 몰염치한 기득권에 대한 반란입니다. 촛불 시민혁명은 재벌개혁, 정치개혁, 검찰개혁을 포함한 국가 대개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촛불 혁명을 대통령 한 사람 끌어내리는 것으로 멈출 수 없습니다. 약탈경제부터 뜯어고쳐야 합니다. 재벌이 권력과 야합하는 것은 약탈입니다. 재벌이 편법으로 부를 상속받고, 내부거래로 시장의 부를 이전해가는 것은 약탈입니다. 비정규직을 값싼 노동으로 착취하는 것도 약탈입니다. 청년실업을 방치하고, 값싼 일자리에 몰아넣는 것 또한 약탈입니다. 촛불은 약탈경제에 대한 분노입니다. 촛불은 기득권에 대한 분노입니다. 국민연금이 왜 삼성 재벌의 편법 상속을 도와야 합니까? 권력과 재벌의 부도덕한 거래입니다. 삼성의 편법 상속에 대해서는 특검을 해서라도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합니다. 촛불은 반칙과 특권, 부정과 부패, 불공정을 바탕으로 형성된 우리 사회의 기득권 해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87년 헌법이 정한 정치체제는 무능하고 부패한 대통령의 폐단을 막을 수 없다.” 제 말이 아닙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도에 하신 말씀입니다. 제왕적 대통령제가 무능하고 염치없는 대통령을 이미 예고하고 있다는 선견지명이 노무현 대통령께 있었던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양심과 지성이 대통령 한 사람만 못할 리 없습니다. 그럼에도 왜 대통령 한 사람에게 제왕적 권력을 몰아주어야 합니까?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제왕적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주권의 대의제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국가권력은 독점되는 것이 아니라 견제를 통해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를 통해 기득권을 누리는 정치구조도 과감히 고쳐야 합니다. 국민적 정의가 아니라 권력의 이해를 따르는 검찰권력도 검사장 직선제 등을 통해 개혁되어야 합니다. 촛불 시민혁명은 개헌으로 완성되어야 합니다. 개헌으로 약탈경제를 멈추고, 기득권을 해체하고, 반칙과 특권을 폐지해야 합니다. 국민발의, 국민소환 등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를 확대해야 합니다. 경제민주화와 노동의 존엄과 기회 균등을 확보하고, 지방분권을 실현해야 합니다. 지방분권은 단지 중앙권력을 지방에 이양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국민주권의 온전한 실현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움켜쥔 중앙정부의 권력을 지자체 연합 또는 지자체 연방의 수준으로까지 분권화하는 것은 이제 필수 개혁 과제입니다. 주민자치권을 국민기본권으로 해야 합니다. 자치입법권을 강화하고 재정적 자립을 보장하는 조세구조가 완성되어야 합니다. 개헌은 정략이 아닙니다. 이미 오래된 우리 사회의 약속입니다. 다만, 제왕적 대통령 권력을 누리려는 욕심이 그 약속을 파기해왔을 뿐입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국가 대개혁을 시대적 과제로 안고 있습니다. 국가 대개혁의 시대적 과제를 불완전할 수 밖에 없는 대통령 한 사람의 인격에만 맡길 수는 없습니다. 촛불을 든 우리 국민의 손으로, 광화문과 전국의 밤을 밝힌 촛불의 힘으로 국가 대개혁을 완수해야 합니다. 국가 대개혁의 과제는 개헌이라는 전 국민적 합의로 일단 완성되어야 합니다. 개헌에 대해 두 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개헌 논의를 막으려는 것이 그 하나입니다. 촛불 시민혁명을 대통령 하나 바꾸는 것으로 끝내자는 것이기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또 하나는 무원칙한 대통령과 함께 권력을 농단하던 정치세력이 개헌을 통해 촛불 혁명의 불길을 피하려는 것입니다. 용납할 수 없습니다. 개헌과 함께 정권교체까지 완수해 달라는 것이 이 시기 촛불의 간절한 염원입니다. 촛불의 함성으로, 국민의 명령으로 대통령이 탄핵된 지금부터 저는 개헌과 국가 대개혁을 위한 국민운동을 시작하려 합니다. 그것이 제가 할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정세균 국회의장께서 이미 여러 차례 의지를 밝히신 만큼, 국회에서 조속히 개헌특위가 가동되어 각 분야의 개혁과제에 대한 논의가 속도있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우리 시대가 해결해야 할 국가 대개혁의 과제를 어떻게 헌법에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국민대토론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저는 겸손한 마음으로 개헌을 통한 국가 대개혁으로 촛불 시민혁명을 완수하는 데 헌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중은행 8곳 성과연봉제 ‘전격 도입’

    허 찔린 노조 반발… 소송 불가피 사측 “세부사항 노사합의 할 것” ‘최순실 게이트’로 동력을 잃은 듯했던 은행권 성과연봉제가 다시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이 이사회 의결을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하기로 해서다. 하지만 노조 반발이 심해 실제 도입까지는 갈 길이 멀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은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했다. KEB하나·KB국민·신한·우리·농협·SC·씨티은행 등 총 7개 시중은행이 전격적으로 이사회를 개최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의했다. 수협은행은 은행장이 이사회에 이날 보고했다. 금융 공기업이나 국책은행이 아닌 시중은행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한 것은 처음이다. 단 8곳의 은행이 도입만 결정했을 뿐 구체적인 시기와 내용 등은 노조와 논의를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조 측은 “협상은 절대 없다”며 강경하다. 갑작스러운 도입 결정을 두고 해석도 분분하다. 앞서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노조에서 성과연봉제 무효확인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노조 측은 “오늘(12일) 이사회 의결을 무조건 강행하라는 금융위원회의 지시가 지난 9일 시중은행에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 측은 “탄핵 정국을 틈타 날치기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며 “성과연봉제는 저성과자를 솎아내려는 노동 개악인 만큼 정부는 시중은행 압박을 당장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사측은 정부 ‘강권’과는 별개로 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은행들의 필연적 단체행동이라고 주장한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한 곳이 먼저 나서기 부담스러워 동시다발적으로 이사회 날짜를 잡은 것 같다”며 “(성과연봉제의) 세부 내용은 노사 합의로 정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금융노조가 임종룡 금융위원장에게 한 방 먹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탄핵 정국이 펼쳐지면서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등이 물 건너간 것으로 보고 상대적으로 방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위 측은 “성과연봉제는 금융 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이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개별 은행 이사회 개최를 지시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대부분의 금융 공기업들은 노조와 합의 없이 이사회 의결만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했다가 소송 등의 진통을 겪고 있다. 시중은행들도 소송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뉴질랜드 새 총리 ‘빌 잉글리시’ 재무장관은

    뉴질랜드 새 총리 ‘빌 잉글리시’ 재무장관은

    뉴질랜드 집권 국민당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겠다며 사임한 존 키(55) 전 총리 후임으로 빌 잉글리시(54) 재무장관을 선출했다고 12일 밝혔다. 잉글리시는 키 정부에서 8년간 경제 정책을 총괄한 ‘경제통’으로 꼽힌다. 잉글리시는 이날 수도 웰링턴의 총리관저에서 취임 선서를 한 뒤 업무를 개시했다고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다. 면적 26만여㎢에 인구 447만여명의 섬나라인 뉴질랜드의 명목상 국가원수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지만 다수당 대표인 총리가 정부 수반이다. 뉴질랜드 남섬 출신인 잉글리시는 빅토리아 대학을 졸업한 뒤 가족들이 대대로 운영한 목장에서 일하다 1990년 29세의 나이로 중도우파 성향인 국민당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내리 9선을 기록하며 보건, 교육, 규제개혁 등 다양한 부처의 장관을 두루 거쳤다. 국민당이 2008년 노동당을 물리치고 총선에서 승리하자 잉글리시는 경제 정책을 주무르는 2인자로 우뚝 섰다. 뉴질랜드는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2010년 재정적자가 184억 뉴질랜드 달러(약 15조 3400억원)에 달했지만 잉글리시가 주도한 긴축 정책으로 지난해부터 흑자 기조로 전환했다. 잉글리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최고의 재무장관 중 한 명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뉴질랜드의 재정 흑자는 2021년 85억 5000만 뉴질랜드 달러(약 7조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내년 총선에서 감세를 공약으로 내세울 수 있다고 더 스트레이트 타임스가 전했다. 그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자 보수적인 인물로 낙태, 안락사, 동성결혼, 매춘 합법화 법안 등 민감한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모두 반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野, 정부 ‘노동 양대 지침’ 폐기 움직임

    野, 정부 ‘노동 양대 지침’ 폐기 움직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로 정부의 노동개혁이 좌초될 상황에 처했다. 야당은 올해 노동개혁 4법 입법을 무산시킨 데 이어 정부의 대표적인 노동유연화 정책으로 꼽히는 ‘양대 지침’을 폐기하는 데 총력을 다할 태세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양대 지침을 폐기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환노위 야당 의원들은 지난 8일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양대 지침 등 노동개혁 폐기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이날 “기업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만들고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눈을 감는 정부가 악덕 기업주의 역할을 하는 상황을 지켜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구성할 예정인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 양대 지침 폐기를 공식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환노위 야당 의원들은 최근 정부가 책정한 내년도 ‘일터혁신 컨설팅 사업’ 예산 126억원 가운데 양대 지침과 관련한 ‘채용 컨설팅 사업’ 예산 17억원도 전액 삭감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양대 지침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가 핵심이다. 근로기준법은 ‘징계해고’와 ‘정리해고’만 규정하고 있는데 일반해고는 저성과자 해고가 가능하도록 했다.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사규를 도입할 때 노조나 근로자 과반수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 규정 완화를 담았다. 양대 지침은 야당과 노동계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한국노총은 정부의 양대 지침 추진에 반발해 같은 달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를 탈퇴했고, 야당도 노동개혁 논의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정부는 근로기준법, 파견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등 노동개혁 4법을 단 한 번도 환노위 입법심사 테이블에 올려놓지 못했다. 고용부는 정치권과 노동계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양대 지침은 계속 추진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고용부 관계자는 “양대 지침은 대법원 판례를 기반으로 만든 가이드라인일 뿐 근로기준법을 초월해 만든 정책이 아니다”라며 “일부 노동계의 주장처럼 폐기해야 할 성질의 정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응답하라 국회” 촛불 5000개 여의도로…박사모, 탄핵안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시민사회단체와 학계, 종교계 등은 차질 없는 탄핵 표결을 주장하며 국회를 압박했다. 촛불집회를 이끌어 온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부터 국회 인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시국토론회를 가졌다. 비가 내렸지만 5000여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모였다. 이들은 “국회는 응답하라”, “국회는 탄핵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다. 국회 정문 앞에서는 정의당,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참여해 시민자유발언대, 탄핵 릴레이 토크쇼 등을 열기도 했다. 5살, 2살짜리 딸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김수정(37)씨는 “광화문광장 집회에 한 번도 참석하지 못했다. 늦었지만 힘을 보태고 싶어서 나왔다”며 “평일 저녁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을 보면 국회도 민심을 받아들여 올바른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김모(26)씨는 “탄핵소추안이 부결되면 지금까지 나서지 않았던 국민들까지 광장에 쏟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퇴진행동은 지난 7일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공문을 보내 8~9일 국회 본관 앞 광장을 집회 장소로 개방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정 의장은 “자유로운 의정활동과 의사표현이 제한될 수 있다”며 거부했다. 국회 정문 앞 무대 설치와 집회를 허용하고 차벽은 설치하지 않도록 경찰에 요청했지만, 이날 주최 측이 준비한 ‘국회 포위 인간띠 행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봉준 투쟁단’도 이날 경기 평택시청에서 출정식을 가진 뒤 2차 상경투쟁을 시작했다. 농민 200여명은 트랙터 6대, 화물차 30여대를 끌고 수원을 거쳐 9일 오후 2시 국회에 도착한다. 이외 퇴진행동은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동시다발 1인시위를 하고 인증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리는 등 탄핵안 가결 촉구 시위를 이어갔다. 문화예술인 단체인 박근혜 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 전국언론노조와 공공운수노조 등 노동계도 이날 국회 인근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탄핵안 가결을 압박했다. 서울대 교수 796명은 이날 오전 학교 4·19 기념탑 앞에서 국회의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2차 시국선언을 했다. 교수들은 성명서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세 차례에 걸친 담화에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국정 운영의 최고 책임자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할 때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즉시 탄핵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탄핵 이후 검찰과 언론, 재벌의 개혁도 촉구했다. 시국선언문은 이날 오전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팩스로 전달됐다.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졸업생과 학생 1121명도 시국선언을 통해 “이미 드러난 진실만으로도 박근혜는 대통령일 수 없다”며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다. 개신교, 천주교, 조계종 등 종교계도 잇따라 시국선언문을 내고 대통령 퇴진 등을 요구했다. 이에 맞서 박 대통령의 팬클럽 ‘박사모’(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를 비롯해 보수진영 시민단체들은 성명 발표와 시위 등을 통해 박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했다. 박사모는 박 대통령 탄핵안 집행 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기로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제7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컨트롤타워 없는 정치·경제… ‘한국식 성장모델’ 절실하다

    [제7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컨트롤타워 없는 정치·경제… ‘한국식 성장모델’ 절실하다

    우리 경제가 새로운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또 다른 차원의 거대한 파도다. 보호무역주의 대두, 4차 산업혁명 도래,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등 대내외 여건이 악화하고 있는데 정치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경제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국정 농단으로 성난 촛불 민심은 낡고 부패한 정치·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제경제 전환기, 우리 경제가 나아가 길’을 주제로 제7회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은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김영철 KBS PD 등 4명의 토론 형태로 진행됐다. 사회는 김태균 서울신문 경제정책부장이 맡았다. 1. 우리 경제는 어디에 와 있나 정경유착·부패에 발목… 외환위기 때보다 최악의 상황 사회 우리 경제가 나아갈 길을 논의하기에 앞서 현 상황에 대한 진단을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1997년 이른바 ‘IMF 사태’ 등 앞선 위기들과 비교할 때 지금은 어느 정도인가. 권태신 원장 외환위기를 전후로 재정경제원 국제금융심의관과 임창열 당시 경제부총리의 비서실장을 맡았다. 외환위기는 한국전쟁 이후 최대 환란이었다. 그럼에도 다행이었던 것은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김대중·이회창·이인제 등 유력 대선 후보, 국회가 한마음으로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를 적극 지원했다는 것이다. 또 350만 가구가 ‘금 모으기 운동’에 참여해 30억 달러를 모았다. 전 세계가 놀랄 정도로 단합이 잘됐다. 국제사회가 한국의 저력을 높이 평가했고 한국 국채를 앞다퉈 사들였다. 지금은 그때와 비교해 상황이 훨씬 나쁘다. 국정 컨트롤타워가 없고 여야뿐 아니라 여당도 쪼개져 있다. 2008년 이후 저성장이 고착화된 ‘뉴노멀’ 시대로 접어들면서 경제 회복이 안 되고 있다. 우리 경제는 일본식 장기 침체 우려마저 나온다. 신관호 교수 한국 경제는 1980년대 말부터 성장이 둔화하기 시작했다. 연간 10%씩 성장하던 때라 정부와 기업은 그런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당시 정부는 성장 둔화를 만회하려고 무리한 정책을 많이 폈다. 소위 관치금융이 대표적이다. 금융권을 부실화시키면서 재벌 기업에 자금을 몰아줬다. 더 나아가 국외 자본까지 자유화하면서 외자가 밀려 들어왔다. 그 결과가 외환위기로 나타났다. 상당한 경제적 위기였지만 많은 제도적 개선을 이뤘다. 그렇지만 그 이후 구조 개혁이 미뤄지면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막고 있다. 최병일 교수 저는 좀 생각이 다르다. 우리 경제는 경제 규모나 국제화 수준이 총량적으로는 이미 선진국 초입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개개인의 삶도 상당히 풍요해졌다. 문제는 이게 지속 가능하냐는 것이다. 젊은 세대를 위한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실업률이 치솟고 있다.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연 2~3%의 성장으로는 복지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진보정권 10년, 보수정권 9년 동안 이 문제를 풀지 못해 미래가 암울해졌다. 김영철 PD 2004~2005년 국민소득 2만 달러에 도달한 뒤 3만 달러의 벽을 왜 뚫지 못했을까. 그 의문이 최근 풀린 것 같다. 현재 드러난 국가 리더십 실종, 정경유착과 부패 등 후진적인 행태가 아직 남아 있어서 그렇다.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11위인 우리 경제 체급에 맞지 않는 불합리하고 진작 떨쳐 버렸어야 했던 구태가 우리 발목을 잡았다고 생각한다. 1997년과 2008년 위기보다 지금의 위기가 더 심각한 것은 보호무역을 내세운 미국 리더십이 등장하고 미국과 중국의 통상 다툼이 시작되는 등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 사령탑이 없고 국제적인 국가 이미지, 기업 신인도가 한순간에 20~30년 전으로 후퇴해 버렸다. 총체적인 위기가 아닌가 싶다. 2.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국민공감 있어야 개혁 가능… 기득권 나서 고통 분담을 사회 정부는 수십년째 서비스 산업 활성화 대책, 내수 활성화 대책,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등 패키지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과제가 무엇인지 알고 지속적으로 정책을 개발하는데도 우리 경제는 늘 어렵고 위기가 반복되고 있다. 권 원장 개혁의 필요성은 다 안다. 개혁을 어떻게 추진하고 집행하느냐의 문제다. 사회가 어느 정도 정착되면 자기 기득권만 주장한다. 적절한 타협과 조정의 기제가 작동해야 한다. 우리는 조정 시스템이 제 기능을 못 한다. 그래서 매번 똑같은 서비스 산업 활성화, 신성장 동력 대책이 나오고 진전이 없다. 결국 개혁 추진 의지와 동력을 넘어 시스템의 문제라고 봐야 한다.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사회 저항을 무릅쓰고 노동개혁을 이끌어 냈다. 독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는 사회민주당 소속 좌파 총리였음에도 ‘하르츠 개혁’, ‘어젠다 2010’을 수립해 독일 경제를 일으켰다. 우리도 기득권이 각자 양보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힘들더라도 고통을 나눠야 한다. 노동시장이 개혁되지 않으면 비정규직이 늘고 외국 기업이 들어오지 않는다. 지난 10년간 국내 기업이 해외에 만든 일자리가 100만개 이상이다. 신 교수 정부 관료들 똑똑하고 좋은 정책을 많이 내놓지만 실현이 안 되는 게 문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 지지를 받으며 개혁할 수밖에 없다. 외환위기 때에는 체제 개혁의 필요성을 국민들이 뼈저리게 느꼈다. 그러나 평상시에는 광범위한 지지를 받기 어렵다. 규제 철폐를 예로 들어 보자. 규제가 없어지면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보지만 규제 보호를 받던 이익집단은 피해를 본다. 이들이 반대하고 나서면 규제를 없애기가 어려워진다. 국민 공감이 있어야 개혁할 수 있다. 최 교수 서비스, 문화, 신성장 동력 등이 정부가 정책 드라이브를 거는 분야다. 이 분야의 정책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기존 정책을 정치권이 수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 50% 이상의 지지를 받는 국가 미래 비전이 없다. 그렇다 보니 각자 자기 몫 챙기기에 바쁘다. 특히 노동 분야의 갈등이 심하다. 노사가 서로 비난만 해선 안 된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미덕을 발휘하고 노조 역시 공생할 수 있는 비전을 만드는 데 협조해야 한다. 김 PD 저는 좀 다른 관점이다. 5년 단임제 대통령 제도의 한계에서 비롯된 문제다. 같은 당이 집권해도 5년마다 경제의 기치가 바뀐다. 이를테면 ‘녹색성장’에서 ‘창조경제’로 말이다. 정치가 인기 영합주의로 흐르면서 우리 경제를 체질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정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북유럽은 집권 정당이 바뀌어도 경제정책의 연속성이 보장된다. 단기적으로 무슨 정책을 내놓더라도 국민 피부에 안 와 닿는다. 차라리 10개년 경제계획을 세우는 것도 방법이다. 정권을 떠나 꾸준히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장기 로드맵이 필요하다. 3.국민소득 3만弗 시대, 적합한 모델은 우리 체질·문화에 맞는 지속가능한 모델부터 찾아야 최 교수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 산업화와 선진화를 이룬 나라에서는 갈등 조절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우리는 선진국이 아니다. 타협이 안 되는 갈등을 상수로 생각하고 이대로 계속 살 것인지, 아니면 우리 기질에 적합한 한국식 정치경제 시스템을 만들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 독일과 일본은 기질적으로 우리와 다르다. 그들은 화가 나도 감정을 삭이고 법대로 하자는 사람들이고 우리는 일단 화가 나면 풀어야 하지 않나. 경제 주체가 노력을 기울였을 때 합당한 보상이 돌아오는 시스템이 돌아갈 때 구조 개혁이 성공할 수 있다. 공정한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다소간 고통이 따르더라도 국민들이 정부 개혁을 지지할 수 있다. 사회 한국식 성장 모델을 찾으려는 노력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우리가 참고할 만한 나라가 과연 있을지 의문이다. 김 PD 싱가포르 모델을 생각해 볼 만하다. 싱가포르는 리콴유 전 총리가 부정부패 척결, 토지 국유화, 분배 정의를 실현하면서 국민소득 5만 달러가 넘는 선진국으로 거듭났다. 지금 우리도 한국 경제정치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 고민할 시점이다. 최근 국정 농단과 관련해 개헌 논의가 있지만 정치상황이 아니더라도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는 시점에 적합한 정치제도는 무엇인지, 국민적 합의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경제·복지 국가 모델이 무엇인지 논의해 봐야 한다. 우리의 가치관을 버리지 않으면서 분배가 가능한 모델을 찾는 것이 정부 역할이다. 정치가 혼란할 때 잃는 것도 있지만 사회를 확 바꿀 수 있는 새 의견이 모이는 장이 마련될 수도 있다. 최 교수 우리는 1997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구조조정을 하면서 기업 부채가 줄었고 그 덕에 2008년 금융위기를 어느 나라보다 빨리 극복했다. 반면 이 때문에 성장 잠재력이 약화됐다는 반론도 있다. 일자리와 복지에서 지속 가능한 국민소득 3만 달러 모델을 만들지 못했다. 지구상 어느 성장 모델도 우리에게 맞지 않는다. 북유럽 복지 모델의 근본은 기업의 국제경쟁력이다. 좀비기업을 시장에서 쫓아낸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그게 가능할까? 싱가포르는 분배가 가장 악화된 나라다. 싱가포르처럼 하려면 관료 월급을 5배 늘리고 공무원 숫자를 반으로 줄여야 한다. 우리 정서에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 체질과 문화에 맞는 성장 모델이 무엇인지 진작부터 고민했어야 한다. 이는 지식인의 책임, 담론의 실패다. 정치 경제의 지속 가능한 모델, 선진국으로 뿌리내릴 수 있고 개인이 행복한 사회를 향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4.우리 경제에 희망이 있다면… 우수 인적자본·4차산업 혁명·정치 리더십 ‘3박자’ 갖춰라 사회 우리가 가진 경쟁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는 것 아닌가. 신 교수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 나라와 비교하면 연간 성장률이 항상 상위권에 들었다. 그만큼 저력이 있는 나라다. 한국의 인적 자본은 상당히 우수하다. 교육 수준이 높고 인재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해 왔다. 최근 경향을 보면 기술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면서 경제적 가치로 연결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아프리카에도 인터넷이 보급됐는데 활성화되지 않는 것은 이를 이용할 지식이 축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의미에서 새 기술이 들어왔을 때 감당할 인적 자본이 갖춰져 있다. 권 원장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아르헨티나, 그리스처럼 후진국으로 떨어질 우려가 있다. 우리가 잘할 수 있고 자본을 투입해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4차산업이다. 애플, 페이스북을 보면 특별한 기술보다는 아이디어를 모아 사업을 펼쳤다.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와 같은 창의적 인재가 있기에 가능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기업인이 나오려면 하향 평준화된 획일적인 교육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김 PD 해외 언론 동향을 보면 한국과 그리스의 정권 규탄 시위를 많이 비교한다. 우리는 100만명이 넘게 거리에 나와도 평화롭지만 그리스는 폭력적이기가 전쟁에 버금간다고 한다. ‘시민은 깨어 있다’는 게 하나의 위안거리다. 우리는 정보기술(IT)에 강점이 있다. 기술 습득력이 빠르다. 개인의 인터넷 정보 활용 능력은 세계 최고다. 앞으로 전자기기와 통신이 기존 농업, 제조업과 만나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IT 융합 산업이 주류를 이룰 것이다. 이런 4차산업 분야에 정치 리더십만 잘 갖춰지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최 교수 IT 기반에 도취돼선 안 된다. 정보화를 이뤘지만 IT를 기반으로 10년간 이룬 성과가 없다. 일례로 4차산업을 이끄는 기업 중 한국 기업이 없지 않은가. 한국어에 기반을 둔 IT 서비스는 성장하기 어렵다. 네이버처럼 처음부터 글로벌 기반으로 시작한 기업은 성공 가능성이 보인다. 이 분야는 정부가 손댈수록 시장이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기업이 잘 뛸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10대 유망 산업을 발굴하는 식의 정부 정책은 한물갔다. 적절한 맨파워를 기르고 이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정리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중국도 이제 ‘고소득 국가’...2022년 1인당GDP 1만 2600달러

    중국도 이제 ‘고소득 국가’...2022년 1인당GDP 1만 2600달러

    중국이 2022년이 되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 2600달러(약 1480만원)에 도달해 세계은행 기준 고소득 국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은행은 1인당 국민소득 1045달러 미만을 저소득 국가, 1045∼4125달러를 중하위 소득국가, 4126∼1만 2735달러를 중상위 소득 국가, 1만 2736달러 이상을 고소득 국가로 분류한다. 7일 관영 인민망 등에 따르면 차이팡 중국 사회과학원 부원장은 5일 상하이에서 개최된 중국 경제포럼에서 “중국이 제13차 5개년 계획(13·5 규획, 2016∼2020년) 기간동안 경제성장률이 6.2∼6.7% 수준을 꾸준히 유지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차이 부원장은 “중국이 앞으로 L자형 성장 기간을 거치겠지만 이는 노동인구 감소와 경제 구조개혁 등의 영향에 따른 것”이라면서 공급 및 수요 측면에서 성장 잠재력을 더 발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소득국가에 진입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13·5 규획 기간에 평균 경제성장률을 6.5%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목표치를 세우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과 국민소득(1인당 GDP)을 2010년 대비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차이 부원장 이외에 린이푸 베이징대 교수, 왕이밍 국무원발전연구센터 부주임 등도 “중국이 이르면 2020년, 늦어도 2022년에 고소득 국가 반열에 올라설 것”이란 전망을 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렌치 伊총리 불명예 퇴진...헌법 개정 국민투표 부결 왜?

    렌치 伊총리 불명예 퇴진...헌법 개정 국민투표 부결 왜?

    마테오 렌치(41) 이탈리아 총리가 지구촌을 휩쓰는 포퓰리즘의 희생양이 된 또 한 명의 정치 지도자가 됐다. 상원의원 수와 권한 축소, 중앙 정부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한 헌법 개정안을 놓고 4일 치러진 이탈리아 국민투표가 부결되면서 렌치 총리는 취임 2년 9개월 만에 사퇴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국민투표가 부결되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공언해온 것이 부메랑이 됐다. 2009년 피렌체 시장에 당선되며 이탈리아 정계에 이름을 알린 렌치는 훤칠한 외모에 청바지와 가죽점퍼, 복고풍 선글라스 차림을 즐기고 소셜 미디어로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밝히는 참신함으로 취임 초기 젊은 세대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었다. 2014년 2월 중도좌파 집권 민주당의 내부 권력 투쟁에서 승리하며 서른 아홉살의 나이로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 총리에 오른 그는 취임 초기부터 급진적인 개혁 조치를 강조하며 기존 관행을 깨뜨리는 개혁 작업에 나섰다.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노조의 반발에도 쉬운 고용·해고를 보장하는 시장 친화적 노동개혁을 이끌어냈고 교육 개혁과 사법 개혁도 추진했다. 일련의 개혁 작업으로 ‘로타마토레’(파괴자)라는 별명까지 얻은 그는 이탈리아가 미래로 나아가려면 2차 대전 종전 뒤 70년 동안 63차례나 정부가 바뀔 만큼 불안한 정치 체계를 안정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상원 축소와 중앙 정부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한 개헌안을 마련했다. 올해 초만 해도 개헌안에 대한 찬성률이 60%를 넘어 국민투표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자신감에 넘친 렌치 총리가 국민투표 결과에 총리직을 거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 스스로를 옥죄고 반대파에 빌미를 주는 자충수가 됐다. 지난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수도 로마와 이탈리아 제4도시 토리노 시장을 차지하며 기세가 오른 포퓰리즘 성향의 제1야당 오성운동(M5S)을 비롯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전진이탈리아(FI), 극우성향 북부리그 등 야당들은 이 발언을 놓치지 않고 국민투표를 렌치에 대한 신임 투표로 몰고 갔다. 가끔 건방지고 독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렌치 총리에 대한 반감을 불만을 품고 있던 민주당 내 소수파도 개헌안에 반기를 들면서 렌치 총리는 어려운 투표 운동을 벌였다. 여기에 지난 6월 말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EU) 탈퇴), 지난 달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지구촌에 분 포퓰리즘 바람은 기득권 엘리트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렌치에게 더욱 불리하게 작용했다. 선동에 능한 오성운동의 창시자 베페 그릴로, 트럼프 당선인처럼 반이민,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치는 북부리그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을 지지세력 결집에 이용하며 렌치를 상대로 총공세에 나섰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난 8월까지만 하더라도 찬성이 반대를 10%포인트 가까이 상회했던 여론조사 결과는 시간이 갈수록 반대 진영 우세 쪽에 힘이 실린 것으로 나타났다. 9월 말 조사에서는 찬반이 팽팽해지더니 10월부터는 급기야 반대가 소폭 앞서기 시작했고 여론조사 최종 공표일인 보름 전 발표된 조사에서는 반대가 찬성을 5∼11%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 로마 루이스 귀도 카를리 대학의 지오바니 오르시나 정치학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렌치가 젊은 개혁론자에서 기득권층으로 인식된 변화는 놀라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양극화 해결에 좋은 일자리 양산이 최고… 생활임금 지급 등 대안경제 활성화해야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양극화 해결에 좋은 일자리 양산이 최고… 생활임금 지급 등 대안경제 활성화해야

    소득 재분배·복지정책으론 한계… 최저임금·근로장려세 강화 필요 기업 생태계에도 기회 균등 절실… 서민경제 살려 분수효과 노려야 우리 사회에서 양극화 현상을 완화시킬 해법에 대해 전문가들은 결국 ‘일자리’라고 했다. 자본이 돈을 버는 속도가 노동으로 돈을 버는 속도보다 빨라졌다고 해도 ‘직장과 임금’이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반인 점은 여전하다는 의미다. 생활임금, 마을공동체 등 대안경제도 양극화 해소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었다. ●소비양극화 지수 작년엔 167로 뛰어 4일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소득층의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경기 침체에 시달리는 저소득 자영업자의 부채를 경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일자리를 잃고 자영업으로 진출한 뒤 반실업 상태로 유지되는 경우도 많아 이들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기초보장연구실장은 “저소득층의 줄어드는 소득을 재분배 정책이나 복지 정책으로 보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결국 질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취업을 해도 수년간 소득이 늘지 않는 계층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저임금을 올리고 근로장려세제 등을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성장을 해법으로 제시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시장의 힘에 의해 경제가 돌아가도록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며 “개인의 능력에 따라 소득의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상대적 박탈감의 늪에 빠지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5분위(소득 상위 20%)의 평균 소득은 2005년 555만 8900원으로 1분위(하위 20%)의 96만 2400원보다 459만 6500원이 많았다. 하지만 10년 뒤인 지난해는 5분위 817만 6800원, 1분위 153만 2200원으로 양측의 차이는 664만 4600원으로 증가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상류층 평균 소비액 대비 하류층의 소비액 비율(2007년=100)로 계산하는 ‘소비양극화 지수’도 지난해 167로 뛰었다. ●교육·취업 기회 양극화… 박탈감 심화 상대적 박탈감의 원인으로는 기회의 양극화가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최창용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교육과 취업 등 여러 과정에서 기회가 균등하다면 그 결과가 양극화로 나타나도 차별로 인식되지 않는다”며 “젊은이들이 사회에 진입하기 전 단계에서 교육을 통해 ‘우리 사회가 나에게 적절한 기회를 주는구나’라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소득층은 자녀를 학원에 보내고 유학도 보내지만 저소득층 자녀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부를 해야 한다”며 “국가가 취업 교육을 주선하고, 대학 진학 외의 길도 찾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허만형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기업 생태계에도 기회 균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골목상권 등 서민경제까지 기회가 골고루 나눠져야 하는데 아직도 재벌 중심의 정책에 멈춰 있다”며 “낙수효과가 아니라 분수효과를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노후차량 보상 프로그램’을 예로 들고 “오래된 차를 새 차로 바꿀 때 할인 혜택을 준 결과 자동차 소비가 늘었고 디트로이트 자동차 공장이 활력을 되찾았다”며 “서민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책이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 차원에서는 생활임금이나 마을공동체 등이 양극화를 줄이고 상대적 박탈감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등장됐다. ‘생활임금’은 도시 가구의 경우 최저임금으로는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2013년 도입됐다. 예를 들어 서울 성북구는 269명의 근로자에게 생활임금으로 시간당 7585원을 주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 6030원보다 25.8% 높다. 서울, 경기, 전남, 광주, 세종, 대전 등 6개 광역지자체에서 시행 중이다. 국회에서도 생활임금으로 최저임금을 대체하자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협동조합 등 공유경제 인프라 지원해야 공유경제의 일환으로 서울의 일부 자치구는 ‘임대주택 주차공간 빌려주기 사업’을 하고 있다. 자가용이 별로 없는 임대 아파트의 남는 주차장을 인근 주민에게 저렴하게 제공하고, 주민들이 낸 주차요금으로 아파트 입주민들의 관리비를 충당하는 식이다. 마을 육아공동체를 통해 경제적 차이와 상관없이 모든 아이가 동등한 보육을 받도록 하는 곳도 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근로자가 주인이 돼서 소득을 나누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공동체 등이 활성화되면 부의 재분배가 가능하다”며 “중앙정부는 지자체에서 공유경제가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보건·고용예산 ‘된서리’… 노동개혁·산재보험급여 삭감

    해외의료진출 관련 예산 줄줄이 깎여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등 복지는 증액 정부가 194억원이나 삭감했던 취약계층, 보육·가족·여성 관련 예산이 국회를 거치며 예년 수준으로 대부분 복구됐다.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가 서로 떠넘기는 통에 정부 예산안에서 아예 빠졌던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 생리대 지원 예산도 30억원이 반영됐으며, 정부안에는 없었던 경로당 냉·난방비 지원 예산 300억 6300만원이 새로 편성됐다. 그러나 의료기관의 해외진출 등 보건산업 예산은 줄줄이 삭감됐다. 내년 복지부 예산은 올해보다 1조 8192억원(3.3%) 증가한 57조 6628억원이다. 4일 복지부에 따르면 예산 증액은 주로 복지 분야에서 이뤄졌다. 정부가 66억 8300만원을 삭감한 취약계층 아동 사례관리 예산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삭감분만큼 다시 늘었고, 정부가 ‘반 토막’ 낸 저소득층 기저귀·조제분유 지원 사업 예산도 지난해 수준을 회복했다. 국회는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을 위해 35억 1900만원을 더 투자해 223억 7000만원을 편성하고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홍보 예산도 10억원 증액했다. 응급환자를 실어 나르는 닥터헬기 착륙장 건설 예산도 7억원 늘어난 14억원으로 확정됐다. 반면 보건산업 예산은 된서리를 맞았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은 20억원 전액 감액됐고, 국가 항암신약개발 사업은 8억원, 바이오헬스 기술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은 4억원이 깎였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아프리카 소녀 보건사업 등 개도국개발협력사업(ODA), 즉 ‘코리아 에이드’ 예산은 8억 2000만원 감액됐다. 해외환자 유치 지원 3억 4200만원 등 해외의료진출 관련 예산도 줄줄이 깎였다. 고용 예산은 올해보다 9694억원(5.6%) 늘어난 18조 2614억원으로 확정됐다. 전체 예산은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국회 처리가 무산된 ‘노동개혁’ 관련 예산은 정부안에서 크게 후퇴했다. 고용노동부는 고용보험법 개정을 감안해 구직급여 예산으로 5조 6613억원을 편성했지만 국회는 3236억원을 삭감했다. 산재보험급여도 정부안 4조 5672억원에서 1281억원이 줄었다. 저소득 취약계층 취업 지원을 해 주는 ‘취업성공 패키지’ 예산은 정부안 3405억원에서 100억원이 줄었다. 장애인 취업성공 패키지 예산도 127억원에서 110억원으로 17억원 감소했다. 다만 고용 인프라 예산은 일부 증액됐다. 청년 취업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에는 정부안보다 10억원 증액된 407억원을 투입한다. 외국인 근로자 고충상담과 체류지원을 위한 ‘외국인인력지원센터’ 예산 20억원을 신설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열린세상] 박근혜 정부 자취 지우기/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박근혜 정부 자취 지우기/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그 국민에서 나는 빼 달라.” 1964년 8월 미국이 통킹만 사건을 조작해 월남전 전면 개입을 선언했을 때 당시 독일의 아데나워 총리가 “독일 국민의 이름으로 환영한다”고 성명을 내자 훗날 노벨문학상을 받은 독일 작가 하인리히 뵐은 이렇게 일갈했다. 한국 정치인들이 숱하게 들먹이는 ‘국민’을 들을 때 자주 떠오르는 씁쓸한 말이다. 정치는 국민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는데 현 정부는 호통치면서 상처를 헤집고 국민을 괴롭혀 왔다. 작금의 탄핵 국면에서 대통령이 국민에게 맞서는 모습도 국민을 힘들게 할 뿐이다. 누구도 그런 국민에 속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미르재단 등 사업이 ‘나라를 위한 좋은 일’이었다면 처음부터 재벌들 ‘팔을 비틀 것’이 아니라 세금으로 추진했어야 했다. 괜스레 재벌들이 ‘선의로’, ‘자발적으로’ 모금에 참여했다고 주장해도 믿는 국민은 별로 없다. 국민을 향한 진정성은 표정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입증된다. 이 점에서 박근혜 정부는 반면교사의 표본을 보여 준 것 같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많이 했고 해야 하는 일은 별로 하지 않아 국민에게 너무 많은 실망과 절망을 안겨 주었다. 한국 경제의 최대 약점임에도 현 정부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욱 조장하는 경제 현안이 불평등 문제다. 한국은 정부가 시장소득의 불평등을 경제사회 정책을 통해 완화하는 정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5분의1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불평등 완화에 인색한 나라다. 이러한 심각한 불평등의 중심에 노동시장의 분단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1월 노동개혁 4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에 “국민이 나설 것”을 선동하는 순간 하인리히 뵐의 말이 떠올랐다. 이 4법은 결코 통과돼서는 안 된다. 이들 법으로 고용불안이 가중된다면 가뜩이나 심각한 불평등은 더욱 악화되고 성장은 지체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미래 한국의 설계는 일본처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차별 해소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하향 평준화가 아니라 상향 평준화의 길을 가야 한다. 이것이 모든 국민의 ‘근로의 권리’와 국가에 의한 ‘고용의 증진’ 및 ‘적정임금의 보장’(제32조 ①항)을 규정한 헌법 정신에 부합되고 박 대통령 자신이 2014년 다보스 포럼에서 언급한 ‘포용적 성장’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정부가 필요 이상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가 규제 완화다. 대통령 스스로 규제를 ‘암덩어리’이자 ‘쳐부숴야 할 원수’로 표현하면서 전의를 불태웠다. 2014년 3월에는 규제개혁 ‘끝장 토론회’를 TV로 생중계했다. 필자는 시민단체 대표로 초대됐지만 토론문을 주최 측 요청대로 사전에 제출했다가 회의 시작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참석을 거부당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무분별한 규제 완화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박 대통령의 규제관은 잠깐 바뀌는 듯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지금 정부는 규제개혁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고 독촉하고 있다. 이 법은 결코 통과돼서는 안 된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는 강화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정면으로 반하기 때문이다. 핀란드가 2030년부터 석탄화력 발전을 금지하고 독일이 같은 해부터 화석연료 자동차의 판매와 사용을 금지할 것을 선언하는 사이 한국은 같은 해까지 온실가스 배출 증가분의 37%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폐기하고 재벌들의 석탄화력 발전을 허가함으로써 ‘세계 4대 기후불량국가’ 중에서도 선도 국가로 선정됐다. ‘증세 없는 복지’의 허구도 이제는 버려야 한다. 누리예산을 둘러싸고 교육부가 교육청을 상대로 벌였던 정파 싸움은 최근 향후 3년간 매년 1조원을 지원하기로 여야가 합의하면서 마무리되는 듯하다. 중앙정부가 ‘청년수당’을 둘러싸고 야당 출신 단체장들과 벌이고 있는 정파적 논란도 마찬가지로 소모적이다. ‘국가는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제34조 ②항)를 지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자행된 국정 농단은 국정 퇴행이기도 했다. 표방됐던 ‘국민 바라보기’는 허울뿐이었다. 진정성 있는 정책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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