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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크롱 정부, ‘의회 패싱 법 통과’ 헌법 제49조 3항 발동 …야당 “탄핵안 제출할 것”

    마크롱 정부, ‘의회 패싱 법 통과’ 헌법 제49조 3항 발동 …야당 “탄핵안 제출할 것”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연금개혁법 통과를 위한 정치적 타협에 실패하자 결국 국민의회(하원) 표결 없이 법률을 통과하는 프랑스 헌법 제49조 3항의 특별권한을 발동했다. 야당은 극렬히 반발하며 정부불신임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보수 야당의 이탈표가 늘어나면 마크롱 정부가 탄핵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는 16일(현지시간) 오후 하원에서 정부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프랑스 헌법 제49조 3항을 발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BFM 방송,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보른 총리는 정부가 지난 1월 하원에 제출한 원안이 아니라 지난 두 달 동안 여러 정당이 함께 만든 수정안을 채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법안에는 정년을 오는 9월 1일부터 3개월씩 늘려 2030년까지 64세로 늘린다. 또 연금 100%를 받기 위한 최소 노동 기간을 2027년부터 42년에서 43년으로 늘린다. 최소 연금 상한은 최저임금의 85%(월1200유로, 약 160만원)으로 늘렸다. 만약 노동시장에 일찍 진입하면 조기 퇴직이 가능하다. 경력 단절이 잦은 워킹맘에게 최대 5% 연금을 추가 지급하는 보너스연금 지급안도 담겼다. 보른 총리가 의회에서 연설하는 동안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은 프랑스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를 부르며 보른 총리의 발언을 방해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파인 공화당을 설득해 하원 통과를 목표로 했으나 하원 표결을 앞두고 투표를 생략하는 우회로를 택했다. 부결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재 하원 전체 577석 중 여당 르네상스 등 집권당 의석은 250석으로 과반 의석(289석)에 미치지 못해 입법을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야당인 공화당 의석이 61석이기 때문에 이들을 포섭하면 과반을 확보할 수 있으나 당정 자체 조사 결과 이탈표가 더 많이 나온 것로 알려졌다. 애초 하원에서 표결하는 승부수를 던지려 했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대책 회의를 하면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법안이 부결됐을 때 감당해야 하는 경제적, 재정적 위험이 너무 크다며 “국가의 미래를 걸고 장난을 칠 수 없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 일간 르몽드가 전했다.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와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이날 특별 국무회의에서는 하원에서 투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BFM 방송이 보도했다. 헌법 제49조3항의 사용은 헌법상 절차에 따라 정부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입법권력인 의회의 의사결정과정을 존중하지 않는 권한 행사로 여겨지기에 사용이 자제돼왔다. 마크롱 1기 내각인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 시절 연금 개혁안 통과를 위해 단 한 번 사용했으나 지난해 재선에 성공하기 전까지인 장 카스택스 총리 재임 시절(2020~2022)에는 1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울며 겨자먹기’로 특별권한을 발동한 마크롱 대통령의 결정은 지난해 4월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뒤 두 달 뒤 치른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집권당이 하원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대가로 볼 수 있다.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 3분의2가 마크롱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반대했다. 진보와 보수 모두에게 외면받는 ‘인기 없는 개혁’을 밀어붙인 대가인 것이다. 이날 발동한 1번을 포함해 마크롱 정부가 제49조3항을 발동한 12번 중 11번이 지난해 마크롱 대통령 재선 성공 뒤 취임한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가 발동했다. 단일 총리 기준 역대 2번째로 많은 횟수다. 역대 가장 많이 특별 권한을 사용한 건 프랑수아 미테랑 정부다. 당시 총선에서 좌파가 대패하면서 좌우 동거 내각이 들어섰고, 미셸 로카르 총리는 28번 이 조항을 발동했다. ‘책임총리제’ 조항으로도 불리는 헌법 제49조의 3항은 국무총리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재정법안 또는 사회보장재정법안 의결에 대하여 표결 없이 통과할 수 있는 권한이다. 24시간 이내에 정부불신임안이 통과되지 않는 한 해당 법안이 채택된 것으로 본다. 프랑스는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외교, 국방 등 외치를 담당하고 평시에는 내각의 수반인 국무총리가 국정 전반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이원집정부제(준대통령제)를 택하고 있다. 형식상 국무총리가 특별권한을 행사하나 최고권력자인 대통령이 이 조항을 사용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의회는 헌법상 특별권한을 발동해 입법했을 때 정부 불신임(탄핵)안을 과반 이상(289석)의 의원 동의를 얻어 가결시킬 수 있을 때만 법안을 부결시킬 수 있다. 정부 불신임안은 하원 의회 재적의원 10분의1이상이 서명한 경우 상정할 수 있고, 표결은 불신임안 발의 후 48시간 이내 실시 할 수 있다.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불신임안이 채택된다. 즉, 특별 권한의 사용으로 마크롱 정부가 붕괴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범야권의 의석 수가 과반을 넘지 않는다. 집권당과 범여권의 이탈표가 나오지 않는 이상 불신임안이 가결될 가능성은 낮다. 우파 공화당은 불신임안 가결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어 현재로서는 내각이 살아남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그럼에도 마크롱 대통령의 의회를 무시하는 듯한 결정을 하자 연금 개혁안에 반대해온 좌파, 극우 야당은 거세게 반발했고 집권당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마크롱 대통령과 지난 2017년, 2022년 대선 결선 투표에서 맞붙은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는 즉각 총리 불신임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르펜 대표는 이날 하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완전히 실패했다”며 “처음부터 정부는 자신이 하원 다수를 차지했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통 극우 정당과 각을 세우는 좌파 연합 ‘뉘프’ 소속인 녹색당(EELV)의 쥘리앵 바유 의원은 “의회가 내각을 무너뜨리는 최초의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연금 개혁에 비교적 협조적이었던 공화당의 에리크 시오티 대표는 “정부의 이번 결정은 두말할 나위 없이 잘못됐다”며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 위기 속에 있다”고 비판했다. 여당에서도 공개적으로 정부를 저격했다. 르네상스의 에리크 보토렐 의원은 정부의 결정이 있고 나서 “실망과 분노 사이를 오가고 있다”며 “우리는 투표해야 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르네상스와 함께 집권당을 구성하는 민주운동의 에르완 발라낭트 의원은 트위터에 “우리는 의회의 표현을 존중하고 모두가 정치적으로 책임감 있게 행동할 수 있도록 투표를 했어야만 했다”는 글을 올렸다. 보른 총리가 이날 하원에서 헌법 조항에 의거, 의회 표결을 건너뛰겠다고 발표하고나서 하원 맞은편에 있는 콩코르드 광장에는 7000여명이 모여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경찰차 앞에서 불을 피우거나, 경찰을 향해 돌 등을 던지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자 경찰은 최루가스와 물대포를 발사해 이들을 해산시켰다. 연금개혁법에 반대하며 지난 6주간 8차례에 걸친 전국 단위 시위를 조직해온 주요 8개 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만나 오는 23일 제9차 시위를 열기로 뜻을 모았다.
  • [시론] 자유ㆍ민주주의의 주역, 상공인/송호근 한림대 도헌학술원장ㆍ석좌교수

    [시론] 자유ㆍ민주주의의 주역, 상공인/송호근 한림대 도헌학술원장ㆍ석좌교수

    내 고향 친구는 청년 시절 일찌감치 상경해 공장을 전전했다. 그러다가 휴지통에 버려진 깡통을 보고 재활용 방안을 찾아냈다. 그는 지금 한국의 비철금속 대표주자다. 내 고등학교 동창은 내로라하는 기업의 대주주다. 그는 자신을 ‘장사꾼’이라 부른다. 겸손이 아니다. 상공인을 하대하는 한국의 전통적 정서를 나름 소화한 결과다. 대학 시절 학생가수 이수만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키워 낼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미학 전공 방시혁이 BTS를 앞세워 상장했을 때 경악했다. 어디서 배웠을까? 사농공상 신분 차별이 엄격하던 나라에서 상공인의 탄생과 성장은 놀랍다. 1970년대까지 교과목에 ‘실업’(實業)이 있었는데 영업이득을 취하는 방법이 아니었다. 이득 수취는 부도덕한 행실로 통했다. 그런데 1970년대 지하다방에는 사장(社長)이 그득했다. 최백호 노래에 등장하는 ‘새빨간 립스틱’의 마담도 그들의 동업자가 돼 떠나갔다. 누가 가르쳤을까? 당시 유명한 경제사회학자 헤이건은 성취동기를 지표화해 경제 성장을 측정했다. 요즘 말로 기업가 정신이다. 성취동기야말로 후진국을 벗어나는 지름길이란 명제다. 그제(15일)는 ‘상공인의 날’ 50주년이었다. 반세기 만에 한국을 경제부국 반석에 올려놓았다. 세계가 인정한다. 그런데 아직 주눅이 들어 있다. 불균형 성장에 올라탄 집단이라는 매도 풍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장사꾼을 자처하는 내 친구처럼. 상공계층이 성장 과정에서 얻은 오명의 그림자는 길다. 1910년 한일합방 당시 조선인 회사는 1000여개. 그런데 1940년대까지 지속된 기업은 하나도 없다. 그러니 1948년 대한상공회의소가 정식 출범했을 때 일제의 예속에서 완전히 벗어난 기업은 거의 없었다. 천신만고 끝에 세운 기업들은 박정희 시대 일사불란한 ‘경제계획’의 합창단원이 됐다. 이제는 후진국의 모델이 된 ‘국가 주도 자본주의’에서 상공인은 여전히 피동적 주체였다. 고도성장의 성과가 도시와 수출 일선에서 뚜렷해질수록 정경유착의 불도장이 각인된 이유다. 성장에 대한 공감과 기업가 정신에 대한 반감이 동시에 커졌다. 지난 민주화 기간 노동계급의 정의가(歌)가 광화문을 뒤덮어도 뭐라 대응할 처지가 아니었다. 억울하고 궁색했다. 이제는 안다. 상공계층이 무엇을 놓쳤는지, 무엇을 건너뛰었는지를. 자유주의다. 한국의 상공층은 서양처럼 19세기 중반까지 배태된 자유주의의 주도 집단이 못 됐던 거다. 아니 그럴 역사적 환경도 아니었다. 상공인이 세운 눈부신 기록과 성과는 아직 뻘 속에 묻혀 있다. 자유시장과 재산권을 필두로 한 자유주의의 팽창이 한계에 부딪혔을 때 상공계층은 할 수 없이 민주주의를 불러들였다. 성장과 풍요를 지속할 차선책이었다. 독일어로 ‘공존시민’(Mit-Bűrger) 개념이 그렇게 나왔다. 민주화 35년이 경과하는 오늘날 광화문이 매일 시끄럽고 노동행군 깃발이 날리는 것도 자유주의의 결층과 적시 개혁의 결핍 탓이다. 그래도 빈곤 한국을 이만큼 키우지 않았는가? 이런 항변이 세간의 감복을 자아내려면 서양의 상공층처럼 선제 개혁을 주도해야 한다. 민주화 35년간 마지못해 나서지 않았는지, 정치권에 등 떠밀려 주저하지 않았는지? 최저임금제와 주52시간 노동 등을 조금 완화된 다른 형태로 선도할 수는 없었는지? 그랬다면 몇 년간 격타를 맞은 후 자본과 노동 모두 이렇게 휘청거리지는 않았을 거다. 습관화된 ‘반응적’ 행태를 청산하고 ‘미래대응적’ 조치로 나아간다면 대중적 감복을 끌어낼 수 있다. 철회된 존경을 얻고, ‘경제시민’의 역사적 지위를 회복할 수 있다.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간 부정합은 세계 보편적 현상인데, 사회가 동의할 만큼 그 모순을 낮출 주체가 상공인이다. ‘시련의 50년’을 딛고 ‘감동의 미래 50년’을 기약하는 날 자축과 함께 과감한 변신을 기대한다.
  • 금융지주 취임 앞두고… 임종룡 ‘광폭 행보’·진옥동 ‘조용한 행보’

    금융지주 취임 앞두고… 임종룡 ‘광폭 행보’·진옥동 ‘조용한 행보’

    임종룡(왼쪽)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가 정식 취임도 하기 전에 인사와 조직개편, 영업점 방문 등 광폭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리딩 금융을 탈환한 신한금융의 진옥동(오른쪽) 회장 내정자가 조용한 행보를 이어 가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는 평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이달 23일과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진 내정자와 임 내정자를 신임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결의 사항에 올린다. 주주총회 승인을 거친 뒤 이 내정자들은 정식 취임하게 된다. 진 내정자는 지난해 12월 8일, 임 내정자는 지난달 3일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됐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진 회장 내정자의 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내기로 했다. 특히 임 내정자는 정식 취임 전이지만 인사와 조직개편 등을 주도하며 새판 짜기를 대부분 마친 상황이다. 후보자 선정 과정에서 일었던 낙하산 논란은 우리금융 노동조합을 방문하며 잠재웠다. 우리금융 자회사 14곳 중 7곳에 새로운 인물이 대표 후보로 추천됐고,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사의를 밝혔다. 우리금융 내 총괄사장제, 수석부사장제가 폐지되고 11개 부문이 9개로 축소되는 등의 조직개편도 이뤄졌다. 이러한 조직개편이 “임 내정자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는 게 우리금융 측 설명이다. 이 행장이 사의를 밝힌 대외적인 이유 역시 “임 내정자의 경영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함”이다. 반면 진 내정자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조용병 현 신한금융 회장과 협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후보 확정 당시 진 내정자는 조직개편 등과 관련해 “조 회장의 생각은 무엇인지, 앞으로 조직 운영은 어떻게 할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2월 신한은행장과 신한카드 사장 등 주요 자회사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진 내정자는 최근 공식 석상에 나서지 않고 내부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정식 취임을 확정 짓더라도 ‘조용한 취임식’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신한지주 주총에서 진 내정자의 이사 선임건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성재호·이윤재 사외이사 선임에도 반대의 뜻을 밝혔다. 진 내정자는 신한은행장이었던 2021년 4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주의적 경고’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임 내정자의 광폭 행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후계 구도 없는 외부 인사 영입의 한계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부 인사인 임 내정자가 조직 장악을 위해 취임 전부터 강하게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프랑스 연금개혁법 상원 통과… 노조 “시위 이어 가겠다”

    프랑스 연금개혁법 상원 통과… 노조 “시위 이어 가겠다”

    프랑스 상원이 16일(현지시간) 현행 62세인 정년을 2030년까지 64세로 연장하는 연금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여덟 차례 대규모 반대 집회를 벌인 프랑스 노동총동맹(CGT)은 최종 가결돼도 시위를 이어 가겠다고 예고했다. 현지 BFM 방송에 따르면 상원은 전날 양원동수위원회(CMP)가 마련한 최종안을 표결해 찬성 193표, 반대 114표, 기권 38표로 가결했다. 상원 표결에 앞서 상·하원 의원 각 7명으로 구성된 CMP는 8시간여에 걸친 토의 끝에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연금개혁법안 절충안을 찬성 10인, 반대 4인으로 통과시켰다. 절충안에는 정부가 원한 정년 연장과 더불어 우파 공화당이 제안한 워킹맘에 대한 보너스 연금 지급 등이 포함됐다. 마크롱 정부가 지난 1월 연금개혁법안 초안과 함께 제출한 재정 추계안에 따르면 정년을 2년 늦춰 연금 납부 기간을 늘리면 연간 177억 유로(약 24조 6100억)를 추가로 거둬들여 2027년부터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번 절충안에는 빠졌다. 이번에 통과된 연금개혁법안은 지난 11일 여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찬성 195 대 반대 112로 채택된 정부안을 재검토한 것이다. 국회를 최종 통과하면 프랑스 국민의 정년은 오는 9월부터 매년 3개월씩 늘어 2030년 64세로 확정된다. 2027년부터는 현재보다 1년이 늘어난 43년간 연금을 납부해야 100%를 수령한다. 상원을 무난히 통과했지만 하원에서는 범여권 표를 모두 더하면 절반이 넘는 최대 311표가 되더라도 보수인 공화당에서 대거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공화당에서 23표 이상이 이탈하면 법안은 양원에서 재심의된다. 오는 26일까지 결선투표가 최종 부결될 경우 마크롱 대통령과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에겐 의회 표결을 생략하는 ‘헌법 제49조 3항’의 특별권한 발동이라는 마지막 카드가 있다. 올리비에 베랑 정부 대변인은 “정부는 제49조 3항 발동을 원치 않는다”면서도 “헌법에 명시된 모든 규정을 존중하며 입법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정부가 의회 불신임 투표라는 정치적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헌법 제49조 3항은 ‘양날의 칼’이다. 이 경우 의회는 24시간 내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하고, 과반 불신임 땐 법안 부결과 함께 내각도 붕괴된다. 프랑스 노조는 정부의 연금개혁이 저소득층의 취업 시기를 앞당기고 교육 기회를 박탈할 것이며, 육체노동자들에 대한 불이익이 크다고 주장한다. 용접공 이보닉 도브는 “블루칼라 노동자들은 법안 통과 과정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며 “찬성표를 던진 정치인들은 다음 선거에서 어떤 표도 기대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 63%는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시위에 찬성했고, 54%는 파업을 지지하고 있다.
  • 정치를 놓아버린 민주주의 ‘악수’[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정치를 놓아버린 민주주의 ‘악수’[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정치 아웃사이더에게 당 헌납 1. 2016년 촛불집회 이후 꽤 긴 시간이 지났다. 정권은 두 번 바뀌었다. 정치를 해서는 안 되도록 법으로 규정된 국가기관(검찰)의 수장이 대통령이 되는 놀라운 일도 있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고속 승진’과 ‘파격 인사’를 통해 검찰총장으로 발탁해 ‘적폐청산’을 맡겼던 이가 문재인과 민주당의 ‘적폐’를 문제 삼아 통치자가 됐다.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는 데 핵심 역할을 했던 수사기관의 장이 그 두 대통령이 속했던 정당에서 대통령이 됐다는 사실도 특별하다. 정당이 자신의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든 게 아니라 정치의 아웃사이더에게 정당 스스로 자신을 헌납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미국의 트럼프나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가 집권한 것 못지않게 세계 정치학계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큰 사건이 한국에서도 발생했다. 민주화 이후 ‘3김’ 시대 과제 조정 2. 조금 긴 맥락에서 생각해 보자. 분명 우리에게도 정치의 시대는 있었다. 경쟁하면서도 공존했던 과거 ‘3김(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시대’가 대표적이다. 그들은 뼛속 깊이 정치가였다. 군부 권위주의 체제에서 그들이 정치가로서 역할을 했기 때문에 한국의 민주화가 다른 나라들의 사례에 비해 비교적 덜 폭력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민주화 이후에도 3김은 정치적으로 경쟁했다. 정치적으로 다퉜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정치적으로 협력했다. 그 덕분에 한국의 민주화는 붕괴나 파국, 역전의 위기를 맞지 않고 조기에 안정될 수 있었다. 군을 조용히 병영으로 돌려보냈고, 대규모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 낼 수 있었으며, 야당이 10년 만에 집권을 할 수 있었다. 3김은 자신들이 감당했어야 할 시대의 과제를 잘 마무리한 정치 지도자였다. 전현직 대통령의 생사투쟁 변질 3. 그 이후가 문제였다. 정치의 기능과 역할은 점차 사라져 갔다. 어느 날 돌아보니 모든 것이 ‘전임·현임·차기 대통령 사이의 생사 투쟁’으로 바뀌었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승리에 이르기까지 한국 정치는 ‘대통령 복수전’에 모든 것을 거는 절체절명의 권력투쟁으로 퇴락해 갔다. 누구의 잘못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평가가 다를 수 있겠지만, 3김 이후 정치를 하지 않는 대통령의 시대로 옮겨 갔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기 어렵다. 정치를 직업이자 소명으로 삼는 이가 아니라 어쩌다 정치가가 된 사람들이 대통령이 됐다. 정치가로서의 경험과 실력으로 집권하고 대통령 노릇을 하는 게 아니었다. 정치가이기보다는 기업가 같은 대통령, 전직 통치자의 후광에 힘입은 대통령, 오로지 대통령이 되기 위한 수단으로 국회의원과 당대표를 요식 행위처럼 거친 대통령이 출현했다. 뒤이어 검사가 대통령이 되고 정당도 장악하는 시대가 왔다. 대통령이 된 뒤 그들은 ‘정치 위’ 혹은 ‘정치 밖’에서 일하려 했다. 정치의 세계 안으로 들어와 정치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하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검찰과 경찰, 국정원과 비서, 참모, 관료, 지식인들에 둘러싸여 일했지 동료 정치가들과 합을 맞춰 일하지 않았다. 정치가와 대통령의 분리야말로 3김 이후 시대의 가장 큰 문제였다. 정당·의회 언론마저 역할 잃어 4. 정치가 전현직 대통령들의 싸움으로 전락하면서 정당도 의회도 독립적인 역할을 할 수 없었다. 의회에서의 싸움은 대통령 문제로 귀착됐다. 정당도 마찬가지다. 여당 안에서는 대통령의 의지를 중심으로, 야당 안에서는 당대표나 차기 대통령 문제를 두고 열정이 불러일으켜진다. 왜 정치를 하고 어떤 정치를 하고자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관심은 권력 투쟁의 승자가 누구냐에 있다. 신념도 가치도 없이 그야말로 계통 없이 싸우는 게 우리식 정당 정치가 됐다. 언론들도 문제였다. 그들은 의회민주주의나 정당민주주의에는 관심이 없었다. 정치가 나빠야 자신들의 권위가 올라간다고 여기는 듯 정치를 야유할 거리를 찾아다녔다. 우리 언론은 사회 속의 권력기관이자 사회 속의 정치 세력에 가깝다.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 언론 같은 것은 없다. 과거에는 보수 언론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이제는 진보 언론도 자유롭지 못하다. 더 큰 문제는 기성 언론을 권력집단으로 비판하면서 등장한 신종 ‘자유’ 언론들이다. 그들은 언론 권력에 맞설 대안 언론을 표방하며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은 더욱더 권력적이었다. 당 기관지 같이 느껴질 정도로 편협하고 파당적이라는 점에서는 일종의 ‘권력 언론’에 가까웠다. 지나칠 정도로 이견이나 반대 의견에 공격적이라는 점에서는 반(反)다원주의적이었다. 파당적인 여론을 사업 아이템으로 전환해 냈다는 점에서 그들은 정치 권력과 돈의 힘을 새롭게 결합해 낸 위험한 언론으로 발전해 갔다. 지식사회나 시민사회도 대통령 전쟁의 부속물이 된 지 오래다. 대통령 선거 캠프에 이름이 올라 있는 시민단체 인사나 대학교수 명단을 보고 있노라면 전통적인 의미의 시민사회나 지식사회 같은 것은 사라진 느낌이다. 그들의 관심도 권력에 있다. 그들은 정당이나 국회를 존중하지 않는다. 그들은 대통령 근처나 행정부 산하 기관장은 되고 싶어 해도 정작 민주 정치의 현장에서는 일하려 하지 않는다. 정당과 국회를 비난하는 것으로 자신을 과시하고자 하는 지식인과 시민운동 인사들이 보여 준 행태야말로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의 위선이 얼마나 유해한지를 실증해 주는 것 같았다. 정치엔 결국 힘의 논리만 작용 5. 윤석열의 집권은 이 모든 것의 귀결이다. 정치의 제 기능이 발휘되지 못하면 결국 힘의 논리가 지배한다. 적폐 청산론은 힘의 논리를 위장하는 기능을 했다. 윤석열 집권 이전에 이미 정치의 논리가 아니라 힘의 논리에 이끌리는 민주주의가 돼 있었다. ‘팬덤 정치’, ‘열혈지지자 동원 정치’라고 불리는 현상은 권력 정치가 지배하는 시대의 산물이다. 결국 정치는 실종되고 힘과 여론, 권력을 쫓는 민주주의가 우리 앞에 남았다. 이재명 후보는 우연히 대통령 선거에서 졌을 뿐 그의 정치 방식 역시 힘과 여론의 논리에 의존적이었다는 점에서 다를 바 없었다. 정치의 실종은 민주주의를 공허하게 만든다. 어느 정당에서도 지도자다운 정치가를 찾아볼 수가 없다. 정치력이나 균형감을 발휘하는 중진 정치가도 없다. 경험도 지혜도 경륜도 존중받지 못하는 게 지금 우리의 정당과 국회의 모습이다. 물갈이와 영입이 지배하는 정치다. 매 선거마다 의원의 절반 가까이가 물갈이됐는데, 그렇게 들어온 사람들 가운데 법률가 출신과 언론인 출신 초재선 의원들이 정치를 참을 수 없이 경박한 곳으로 만들었다. 청년 정치마저 현대판 귀족 전락 6. 허영심만 가득했던 청년 정치의 실패도 한몫했다. 정당과 지역에서 정치 활동을 조직하고자 분투하는 청년 정치 같은 것은 없었다. 선거와 당선, 즉 공천받고 출마하고 의원이 되는 것을 청년 정치로 착각했다. 선거 참여가 청년 정치의 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의원으로 청년 정치를 시작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정치를 나쁘게 만들었다. 그들은 세상이 자신들을 알아봐 주길 바랐을 뿐 자신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실증한 적은 없었다. 그들 역시 여론의 주목을 받는 셀럽, 다시 말해 현대판 신흥 귀족이 되고자 했다. 그들이 어떤 정치를 하고자 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민중 정치, 시민 정치, 지역 정치, 노동 정치가 아닌 것은 알겠는데 그것을 넘어 그들이 하겠다는 정치의 모습은 모호했다. 막연히 기성 정치에 대한 냉소에 의존해 내용 없는 세대교체론과 젊은 세대에 대한 온정주의적 태도만을 부추겼다. 시대 탓, 세대 탓으로 주체적 책임 의식을 회피하게 만들었다. 모두 소통 말하지만 소통은 ‘먹통’ 7. 모두가 ‘소통’을 말하는데, 상대와의 소통은 없었다. 여야 모두 ‘협치’를 말하지만 여야 어느 쪽도 진심인 적이 없었다. 성실한 인간관계 같은 것은 이제 옛이야기가 됐다. “당신이 남으로부터 대접받고자 하는 방식으로 남을 대접하라”는 것은 ‘내로남불’ 앞에서 무기력한 계율이 되고 말았다. 여야 정당, 여야 시민 가운데 과거 자신이 한 말, 자신이 한 행동을 돌아볼 의사가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상대에게 더 세게 상처 주고자 하는 헛된 욕구를 버리지 않으면 세상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야유조나 조롱조 언어가 일상인 시대다. 주변이 자기기만투성이다. 누가 누굴 속이는 게 아니다. 과거의 자기가 오늘의 자신을 속이는데, 놀랍게도 화는 남에게 낸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합당하고 타당한 것인지 알 수 없게 됐다는 점에서 지금의 정치는 무규범 상태에 가깝다. 끝을 보고 나서야 지금의 ‘정치 같지 않은 정치’가 멈추게 될까. 지금의 관성대로라면 세상을 증오와 적대로 양분하는 것에서 이득을 얻는 사람들이 앞으로도 위세를 떨칠 것이다. 의회 정치, 정당 정치에 상찬할 만한 것이 무엇이 있나를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대다수의 의원과 정당 활동가들의 헌신과 노력은 계속되고 있고, 그 덕분에 민주 정치의 기본은 지켜지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 권위나 정당의 존재감을 생각한다면 턱없이 부족하다. 돌아보면 10분의1도 안 되는 의원들이 정치를 함부로 한 결과다. 그들은 저열하게 말하고 끼리끼리 몰려다니며 억지 논란을 조장해 왔다. 그들에게 책임감이나 소명의식 같은 것은 없다. 그들이 만든 것은 ‘혁명의 시대’도 아니고 ‘공화의 시대’도 ‘민주의 시대’도 아니다.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하는지를 알 수 없는 그들은 자신만 망친 것이 아니라 정치 자체를 망쳐 놓았다. 상대 안중 없는 ‘독단 민주주의’로 8. 오래전 정치학자 에드워드 벤필드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습성이나 태도의 한 특징을 ‘무도덕적 가족주의’라고 표현한 바 있다. 지금 우리 정치가 그렇다. 자기 ‘패밀리’만 잘되면 된다. 분명 그런 태도에는 헌신성도 있고 열정도 있고 성실성도 있다. 다만 그런 헌신성, 열정, 성실성이 자기 편에게만 일방적이고 타자에게는 독단적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독단은 민주주의의 적이고, 정치의 순기능을 파괴하는 질병이다. 누가 사태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아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 촛불집회나 대통령 탄핵은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큰 사건이었다. 많은 이들이 더 나은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를 최대로 표출했던 시간이었다. 촛불 이후 더 나아질 줄 알았지 나빠질 거라 본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런 기대나 바람은 실현되지 않았다. 오히려 극단적인 시민 분열로 이어졌다. 어떤 의제든 합의는커녕 기본적인 사실에 대한 이해도 공유도 안 되는 세상이 됐다. 이제는 촛불을 말하면 조롱거리가 되는 시대가 됐다. 尹의 집권은 文의 긴 그림자 9. 문재인 시대를 돌아보면 허탈해진다. 혁명과 청산의 구호를 앞세운 사람들은 자신들이 한 일을 어떻게 돌아보고 있을까. 그들은 무엇인가 일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는 했을까. 아니면 잘못된 것은 없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얼마 못 있을 자리에 연연하고 여전히 자신을 위한 기회를 잡고자 열의를 발휘하는 그들을 지켜보며 그들이 하려 했던 혁명과 청산은 무엇이었나를 생각해 본다. 다시금 좋은 변화를 꿈꾼다면 문재인 시대 5년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차분히 돌아봐야 한다. 루소의 일반의지가 구현된 것 같았던 촛불집회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의 정치 양극화로 이어졌다. 대통령이 의회 정치와 정당 정치를 존중하지 않자 여야는 사나워졌고 견해를 달리하는 지지자들은 서로에 대해 무례해졌다. 이 과정에서 복수심과 적대 의식을 불러일으켜 이득을 취한 정치 파괴자들과 기회주의적인 야심가들이 양산됐다.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로되 정치의 기능과 역할이 사라진 민주주의, 일종의 형용모순이라 할 수 있는 ‘정치 없는 민주주의’가 도래했다. 그런데도 여권 안에서 아무런 경고음도 나오지 않았다. 당내 이견은 허용되지 않았고, 팬덤 정치의 부정적 양상은 그때도 심했다. 어찌 됐든 여론조사 결과만 좋으면 되는 세상 같았다. 정치인도 정당도 의회도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이상한 민주주의를 그때 했다. 윤석열의 집권은 앞선 정치 실패의 귀결이다. 정치 없는 민주주의가 정치를 해서는 안 되는 집단에 야심을 가질 기회를 준 결과다. 결국 우리는 윤석열 시대만이 아니라 문재인 시대의 과오를 같이 뛰어넘어야 하는, 두 배나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찰하는 사람이 윤석열 이후는 물론 정치의 미래를 열 것이라고 본다. 윤석열의 집권은 문재인 시대의 긴 그림자 안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정치발전소 학교장
  • 연어가 괜찮으면 인간도 괜찮아

    연어가 괜찮으면 인간도 괜찮아

    1억년 전 공룡과도 살았던 연어강·바다 오가면서도 살 수 있어강인한 생명력·적응력 등 상징지구의 건강 가늠하는 중요 지표“연어가 사라지면 인간도 사라져”요리사·항만노동자 경험한 작가 집필 위해 태평양·대서양 등 찾아 “거친 폭포를 뛰어넘어/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고통이 없었다면/ 나는 단지 한 마리 물고기에 불과했을 것이다… 이제 곧 마른 강바닥에 나의 은빛 시체가 떠오르리라/ 배고픈 별빛들이 오랜만에 나를 포식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밤을 밝히리라” 안도현의 시 ‘연어’ 중 한 구절이다. 시에서 묘사한 것처럼 연어의 가장 신비로운 속성은 먼바다에서 살다가 죽을 때가 가까워져 오면 자신이 태어났던 곳으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16세기 노르웨이 성직자이자 동식물학자였던 페데르 프리스가 연어를 “가장 고귀하고 훌륭하고 아름다운 물고기”라고 극찬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 책의 주인공은 주홍색에 흰색 줄무늬를 가진 살점들이 썰려 정갈하게 접시에 놓여 있는 죽은 연어가 아닌, 바다와 강에서 살아 움직이는 바로 그 ‘연어’다.인간이 아닌 대상을 주인공으로 한 책이 독자의 관심을 끌기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저자의 이름을 보면 절로 머리가 끄덕여진다. 저자가 대구를 주인공으로 1000년 인류의 역사를 설명한 책 ‘대구’(2014)로 유명한 마크 쿨란스키이기 때문이다. 문학박사이면서 극작가, 요리사, 항만 노동자, 제빵사 등 여러 직업을 거친 그는 당시 집필을 위해 대구잡이 저인망 어선에 승선까지 했다. 이번에도 연어의 입장에서 글을 쓰기 위해 태평양, 대서양, 북유럽, 러시아 캄차카 지역까지 연어를 찾아 나섰고, 어김없이 연어잡이 어선에도 올랐다. 저자에 따르면 연어는 1억년 전 지느러미과 어류로 시작해 공룡과 함께 살았다. 현재 발견된 가장 오래된 연어과 화석은 ‘에오살모 드리프트우덴시스’로, 약 5000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연어의 역사가 인간보다 훨씬 길다 보니 우리는 그냥 연어로 부르지만 연어에는 수많은 종류가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연어는 생애 일부를 담수호와 강에서 보내고 일부는 바다에서 보내는 소하성 어종이다. 인간이 육지에서 벌이는 활동의 대부분이 결국 바다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연어를 관찰하면 둘의 연관성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어는 지구의 건강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이기도 하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연어가 괜찮으면 우리도 괜찮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이유다.이 책을 읽다 보면 연어야말로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를 대표하는 생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날 때부터 무수한 위험에 용감히 맞서고 장애물에 굴하지 않으며 고향으로 회귀하려는 사명을 다하는 모습에서 인간의 신화나 역사 속 ‘영웅’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인간이 새로운 종을 발견하고 식별하는 속도보다 소멸하는 종들이 더 많은 요즘, 가장 적응력이 뛰어나고 강인해 1억년을 산 연어가 사라진다면 지구도 더이상 인간이 존재할 수 없는 곳이 될 것이다. 그래서 책의 원제도 ‘물고기, 지구, 그리고 운명의 역사’다. 이 책의 유일한 난점은 첫 번째 장이 ‘마의 구간’이라는 것이다. 라틴어로 된 학명이 각 쪽에 2~3개씩 등장하기 때문에 울화가 치밀어 책을 집어던지고 싶은 충동이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 세상에서도 위대한 영웅의 계보는 길고 복잡하지 않은가. 신약성서의 마태복음 제1장이나 그리스 로마신화의 원전이라는 헤시오도스의 ‘신통기’를 생각하면 된다. 마의 구간만 지나면 그 어떤 소설보다 흥미진진한 연어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될 것이다.
  • 尹 “주 60시간 이상 무리”… 근로시간 개편안 수정되나

    尹 “주 60시간 이상 무리”… 근로시간 개편안 수정되나

    대통령실은 16일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연장 근로를 하더라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근로시간 개편안에 비판적인 여론이 높아지자 여론 수렴과 보완 대책을 언급하며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고용노동부에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전날 “주당 최대 근로시간은 노동 약자의 여론을 세밀히 청취한 뒤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입법 예고한 정부안에서 (주 최대 근무시간 관련) 적절한 상한 캡을 씌우지 않은 것에 유감을 표하고 보완을 지시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는 추후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 근로자, 노조 미가입 근로자, 중소기업 근로자 등 현장의 다양한 의견에 대해 보다 세심히 귀 기울이며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법안 내용이 상당히 복잡해 69시간까지 될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전반적으로 (근로) 시간에 대해서 건강권과 노동 약자에 대한 권익 차원에서 중요하다는 인식은 계속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입법 예고 기간 40일 동안 나오는 여러 목소리를 정부가 세밀하게 살펴봐서 현장에 더 잘 맞을 수 있는, 수용성 높은 법안으로 바꾸겠다”며 법안의 수정 보완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비판 여론이나 야권의 공세에 대해서는 “좋은 제도와 좋은 법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 의견 수렴도 당정도 없었다… 69시간제 엇박자

    의견 수렴도 당정도 없었다… 69시간제 엇박자

    대통령실이 연거푸 제동을 걸면 고용노동부가 보완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입법 방식으로 추진하려던 근로시간 제도 개편 국면에서 되풀이되는 모습이다. 행정 수반인 대통령과 주무 부처의 엇박자라는 흔치 않은 장면이 벌어진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주 최대 69시간의 집중 근로를 허용하되 장기 휴가 등 쉴 권리 또한 보장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지난 6일 고용부가 발표했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은 일단 16일 급제동이 걸린 상태다. 윤 대통령이 지난 14일 재검토 지시를 내린 데 이어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며 ‘주 최대 69시간’ 방안을 사실상 폐기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행정부 내부의 미숙한 정책 조율과 협의 과정이 노출되며 정책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우선 근로시간 개편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노사 의견을 골고루 수렴하지 않은 것이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6월 이정식 고용부 장관이 근로시간 유연화라는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논의를 이어 왔지만 학계 전문가로 구성된 미래노동시장연구회 위주였다. 정책 발표 뒤 근로 현장에선 ‘교수들 테이블’에서 논의한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한다. 두 번째로 시중 의견을 수렴할 또 다른 통로인 ‘정당’과의 논의도 모자란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로시간 개편 방안은 지난 6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논의, 발표됐다. 근로기준법 개정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인 당정협의회 없이 부처가 발표한 형태다. 이는 주 최대 69시간에 대한 반발 여론이 커지는 와중에 여당이 주무 부처를 비판하는 또 다른 이례적 장면으로 이어졌다. 세 번째로 산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경직적이고 획일적인 1주 단위 근로시간 관련 정책이 제시된 것이다. 2018년 주 52시간제 도입 뒤 게임, 의료, 건설, 정유 등 산업별 특성에 맞춘 ‘특례’가 매우 제한적으로 적용돼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에서도 이 부분을 시정하지 않은 채 전체 근로자 대상 정책이 발표돼 전체 여론의 반발을 부르고 말았다.
  • “토요일 밤 8시 퇴근, 2주 연속 연차?” 고용부 가상 근무표에 직장인 분통

    “토요일 밤 8시 퇴근, 2주 연속 연차?” 고용부 가상 근무표에 직장인 분통

    고용노동부가 근로시간 유연화에 따른 오해를 풀겠다며 가상의 시간표를 올렸다가 직장인들의 공감을 사기는커녕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총 4주의 시간표 가운데 2주 연속 토요일(주 6일)까지 일한 뒤 추가 근무를 휴가로 보상받아 그다음 주부터는 ‘주 3일’, ‘주 4일’만 일한다는 정부 구상은 휴가 사용이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용부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69시간 근무표, 이게 진짜야? 근로시간 제도 개편 제대로 알려 드립니다’는 제목의 카드뉴스를 올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기절의 69시간 근무표’를 반박하는 내용이었다. 69시간 근무표는 근로시간 개편안이 시행돼 최대 주 69시간 노동할 경우를 가정한 가상의 직장인 일과표다. 월~금요일 매일 오전 9시에 출근해 새벽 1시까지 근무하고, 주말에는 ‘기절’, ‘병원’이 일과표에 포함돼 있다. 이 역시 극단적인 근무표이지만 주 5일 야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직장인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이에 고용부는 가상의 시간표를 제시했다. 첫째 주 월~토요일 출근해 주 62시간 근무하고, 둘째 주 역시 월~토요일 출근해 53시간 일한다. 셋째 주 목요일과 금요일은 ‘근로시간저축계좌’ 휴가를 사용하고, 마지막 주 금요일도 하루 휴가를 낸다는 내용이다. 댓글이 아예 없거나 10개 이하인 다른 게시물과 달리 이 게시물에는 ‘고용부만의 상상 근무시간표’, ‘덜 빡빡한 것처럼 보이려고 69시간이 아닌 62시간으로 시간표 만들었네’ 등 비판 댓글이 100개 넘게 달렸다. 직장인 우모(38)씨는 16일 “불가피하다고 했지만 고용부 사례에서 토요일 근무를 권장했다는 게 놀라웠다”며 “하루 연차 쓰는 것도 온갖 눈치를 다 봐야 하는데 2주 연속 연차를 사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성수(33)씨는 “첫째 주와 둘째 주 시간표는 바로 시행되겠지만, 셋째 주와 넷째 주 시간표는 도입이 불가능할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 “일한 만큼 몰아 쉬는 문화부터” “유연화 좋지만 기준은 40시간”

    “일한 만큼 몰아 쉬는 문화부터” “유연화 좋지만 기준은 40시간”

    ‘주 최대 69시간’으로 논란이 된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검토를 지시함에 따라 16일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와 정부·여당이 각계각층의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지난 15일 ‘MZ 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소속 노조를 만난 데 이어 16일에도 ‘2030 자문단’과 간담회를 열고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의견을 들었다. 이 장관은 “이번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한 청년 세대의 우려를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 “현재 입법예고기간인 만큼 각계각층의 의견을 겸허히 들어 보완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청년보좌역을 비롯해 대학생, 직장인, 스타트업 대표, 전문직 등 총 13명의 2030 자문단원이 참석해 현장에서 느끼는 근로시간 개편 방안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한 참석자는 “몰아서 일한 만큼 제대로 쉴 수 있는 제도가 엄격하게 시행될 것이라는 국민의 믿음을 얻어내는 것이 우선”이라며 “해당 부분이 개선이 된 상황에서 근로시간 개편이 진행돼야 국민들도 수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지금도 포괄임금제가 널리 퍼져 있는데 사장이 돈을 주겠냐는 걱정도 많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 자리에서는 눈치 보지 않고 휴가를 쓸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도록 연차휴가 활성화를 위한 대국민 휴가 사용 캠페인 홍보 및 대체인력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의힘도 이날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향 토론회’를 열고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 인사들을 국회로 불러 의견을 청취했다. 정부·여당은 이번 개편안에 대해 사용자와 노동자의 근로시간 선택권을 보장하며 현행 포괄임금제가 초래하고 있는 ‘공짜 야근’ 등의 부작용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MZ세대 노조 측은 개편안의 방향성과 실현 가능성에 있어 동의할 수 없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비현실적 가정에 바탕해 개편안이 장시간 근로를 유발한다고 오해받고 있다”면서 “근무 연장은 노동자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고,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가 돼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측 인사로 참여한 권기섭 고용부 차관도 “현장에서 정당한 보상 없이 연장근무를 하거나 제도가 악용되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많은 의견을 주면 입법예고기간에 잘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MZ 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의 유준환 의장은 허용 노동시간을 늘리는 방향성 자체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유 의장은 “주 근로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해야 한다는 주장은 적어도 노동자 쪽의 주장은 아니다”라며 “근로시간 유연화라는 취지에는 많은 노동자가 공감하겠지만 그 기준은 주 40시간 기준이지 연장근로를 기준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토론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는 입법예고기간인 다음달 17일까지 많은 얘기를 듣고 우려를 불식시키라는 얘기 아니겠나. 우려스러운 부분을 경청해 보완할 부분은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갑질로 경비원 사망” 추모에…주민들 “집값 내려간다” 항의

    “갑질로 경비원 사망” 추모에…주민들 “집값 내려간다” 항의

    강남의 한 아파트에 근무했던 경비원이 관리자의 ‘갑질’을 폭로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주민들의 항의로 아파트에 걸린 추모 현수막이 제거됐다. 이 아파트 관계자는 16일 연합뉴스에 “집값이 내려간다는 주민의 항의가 빗발쳤다”면서 “단지 안과 후문에 있는 현수막은 두고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 (정문) 입구의 현수막만 우선 제거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아파트에서 11년째 경비원으로 근무한 박모(74)씨는 “관리책임자의 갑질 때문에 힘들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휴대폰 사진으로 찍어 동료들에게 전송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사망 사건이 일어난 직후 아파트에는 ‘관리소장과 입대의회장 갑질로 경비원이 유서를 남기고 투신 사망했다. 경비원, 미화원 일동’이라고 적힌 추모 현수막이 설치됐다. 주민들은 경찰과 구청 측에 현수막을 떼 달라는 민원을 여러 차례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직원들은 단지 내 곳곳에 붙었던 ‘갑질 주장’ 전단 역시 같은 이유로 일부 수거했다. 이 전단지에는 사망한 경비원이 관리소장의 부당한 인사 조처와 인격 모독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박씨의 동료를 불러 평소 관리책임자가 박씨를 상대로 무리한 업무 지시를 내렸는지 등 사망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조사해달라며 서울지방노동청에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천안서 옹벽 붕괴 3명 사망…“전면 작업중지, 산업재해수습본부 구성”

    천안서 옹벽 붕괴 3명 사망…“전면 작업중지, 산업재해수습본부 구성”

    고용노동부는 16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한 공장 신축 공사 현장에서 옹벽 붕괴로 작업자 3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공사현장 전면 작업중지에 이어 원인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이번 사고와 관련해 엄정한 수사와 신속한 사고수습을 지원하고 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이날 사고 현장을 찾은 손필훈 대전지방고용노동청장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에 대해 엄정히 수사할 계획”이라며 “해당 건설사의 시공현장에 대해서도 불시 감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천안서북소방서와 천안서북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7분께 공장 신축공사 현장에서 약 38m 길이의 옹벽이 무너져 내리면서 3명이 흙더미에 깔렸다. 매몰된 근로자 3명은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구조됐지만, 70대와 60대 근로자는 심정지,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근로자 1명은 의식불명 상태에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사망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은 함께 작업한 근로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 기시다 강제동원 직접 사과 결국 없었다…“역사 인식 역대 내각 입장 이어져”

    기시다 강제동원 직접 사과 결국 없었다…“역사 인식 역대 내각 입장 이어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6일 한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는 1998년 10월에 발표한 한일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한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속 이어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에 관한 직접 사과는 끝내 없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한국 정부는 옛 조선 반도 출신 노동자(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표현) 문제에 관한 조치를 발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 정부로서는 이 조치를 매우 어려운 상태에 있던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 6일 한국 정부가 일본 가해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의 배상 참여와 사과가 빠진 해결책을 발표하자 “한일 관계와 관련된 과거 담화를 계승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일 공동선언에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라고 했는데 기시다 총리는 이 표현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진정성이 떨어지는 사과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기시다 총리는 또 “역대 내각의 입장을 이어간다”라고 하는 데 그쳤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앞으로 한국 측의 조치(배상 해결책)가 실시되는 것과 함께 양국 간 정치·경제·문화 등의 분야에서 교류가 힘차게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일본 가해 기업에 배상을 요구하는 ‘구상권’을 한국 정권 교체 시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일본 내 우려에 대해 “윤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한국 재단이 판결금(배상) 등을 지급하는 조치가 발표됐다”며 “구상권 행사는 상정하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양국 정상이 상대국을 방문하는 ‘셔틀외교’ 재개에 대해 “이번에 (윤 대통령의 방일이) 제1탄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며 “향후 적절한 시기에 방한을 검토할 텐데 지금 시점에서 구체적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장기간 중단됐던 한일 안보대화를 조기에 재개하고 경제안보 협의체를 새로 출범시킨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양국 교류가 이어지고 있고 각각 방문 외국인 수에서 한국과 일본은 서로 최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인적 교류 활성화와 관계 개선 선순환이 더욱 가속화하는 것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 천안 공장현장서 옹벽 무너져…3명 사망

    천안 공장현장서 옹벽 무너져…3명 사망

    16일 오후 2시 47분께 충남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한 공사 현장에서 옹벽이 무너져 인부 3명이 사망했다. 천안서북소방서와 천안서북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공장 신축공사 현장에서 약 38m 길이의 옹벽이 무너져 내리면서 3명이 흙더미에 깔렸다. 매몰된 근로자 3명은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구조됐으며, 70대와 60대 근로자는 심정지,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근로자 1명은 의식불명 상태에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사망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은 함께 작업한 근로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공단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 尹 대통령 “주 60시간 이상 근무는 무리”… 근로시간 개편안 보완 지시

    尹 대통령 “주 60시간 이상 근무는 무리”… 근로시간 개편안 보완 지시

    尹 “근로 시간에 적절 상한 캡 씌우지 않아 유감” 대통령실은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연장 근로를 하더라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근로시간 개편안에 비판적인 여론이 높아지자 여론 수렴과 보완 대책을 언급하며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고용노동부에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으며, 김은혜 홍보수석은 전날 “주당 최대 근로시간은 노동 약자의 여론을 세밀히 청취한 뒤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입법 예고한 정부안에서 (주 최대 근무시간 관련) 적절한 상한 캡을 씌우지 않은 것에 유감을 표하고 보완을 지시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는 추후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 근로자, 노조 미가입 근로자, 중소기업 근로자 등 현장 다양한 의견에 대해 보다 세심히 귀 기울이며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안 내용이 상당히 복잡해 (고용노동부에서) 현실적으로는 69시간까지 될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전반적으로 (근로) 시간에 대해서 건강권과 노동 약자에 대한 권익 차원에서 중요하다는 인식은 계속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입법 예고 기간 40일 동안 나오는 여러 목소리를 정부가 세밀하게 살펴봐서 현장에 더 잘 맞을 수 있는, 수용성 높은 법안으로 바꾸겠다”며 법안의 수정 보완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그는 개편안에 대한 비판 여론이나 야권의 공세에 대해서는 “좋은 제도와 좋은 법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 프랑스 연금개혁법 결선투표 …마크롱, 최후의 수단 ‘헌법 제49조 3항’ 발동할까

    프랑스 연금개혁법 결선투표 …마크롱, 최후의 수단 ‘헌법 제49조 3항’ 발동할까

    프랑스 의회가 현행 62세에서 2030년까지 64세로 연장하는 연금개혁법안 절충안을 두고 결선투표를 한다. 그동안 8차례에 걸쳐 대규모 반대 시위를 벌여온 프랑스 노동총동맹(CGT)은 연금개혁안이 가결돼도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하원 의원 7명, 상원 의원 7명으로 구성된 양원동수위원회(CMP)는 8시간 넘는 마라톤 토의 끝에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연금개혁안 절충안을 찬성 10인, 반대 4인으로 통과시켰다. 이번 절충안에는 정부가 원한 정년 연장과 더불어 우파 공화당이 제안한 워킹맘에 대한 보너스 연금 지급 등이 포함됐다. 마크롱 정부가 지난 1월 연금개혁법안 초안과 함께 제출한 재정 추계안에 따르면 정년 퇴직 연령을 2년 늦춰 연금 납입 기간을 늘리면 연간 177억 유로(약 24조 6100억) 증가해 2027년부터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번 CMP 절충안에는 추계가 빠졌다. CMP 절충안은 지난 11일 여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찬성 195 대 반대 112로 채택된 정부안을 재검토한 결과물이다. 프랑스 의회는 상·하원에서 각각 결선투표를 해 과반이 넘으면 법안을 통과시킨다. 가결될 경우 프랑스 국민의 정년은 오는 9월부터 매년 3개월씩 늘어 2030년까지 64세로 확정된다. 2027년부터는 현재보다 1년이 늘어난 43년간 연금을 납입해야 100%를 수령하게 된다. 현재로서는 법안 가결 가능성은 유동적이다. 상원은 무난한 통과가 예상되지만 하원에서는 범여권 표를 모두 더하면 과반이 넘는 최대 311표가 되지만 보수인 공화당에서 대거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공화당에 23표 이상 이탈하면 법안은 양원에서 재심의된다. 오는 26일까지 결선투표가 최종 부결될 경우 마크롱 대통령과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는 의회 표결을 생략하는 ‘헌법 제49조 3항’의 특별 권한 발동이라는 마지막 카드가 있다. 올리비에 베랑 정부 대변인은 “정부는 제49조 3항 발동을 원치 않는다”면서도 “우리 헌법에 명시된 모든 규정을 존중하며 입법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마크롱 정부가 의회 불신임 투표라는 정치적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헌법 제49조 3항은 ‘양날의 칼’이다. 이 경우 의회는 24시간 내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하게 되고, 과반수 이상이 불신임하면 연금개혁법안도 부결되지만 내각도 붕괴된다. ‘제49조 3항’은 1958년 프랑스 제5공화국이 수립된 이후 26명의 총리가 99번 사용했고, 역대 가장 많이 이 조항을 사용한 건 프랑수아 미테랑 정부다. 2년 전 총선에서 좌파가 대패한 뒤, 88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미테랑 대통령 취임 이후 좌우 동거 내각이 들어섰고, 미셸 로카르 총리(1988~1991)는 재임 당시 28번 이 조항을 발동했다. 마크롱 정부가 발동한 11번 중 10번이 지난해 마크롱 대통령 재선 성공 뒤 취임한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가 발동했다. 단일 총리 기준 역대 2번째로 많은 횟수다. 마크롱 1기 내각인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2017~2020) 시절 연금 개혁안 통과를 위해 단 한 번 사용했으나 지난해 재선에 성공하기 전까지인 장 카스택스 총리 재임 시절(2020~2022)에는 1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지난 6주간 8차례에 걸쳐서 전국적 시위를 벌이고 무기한 파업을 이어가는 노조는 연금개혁안이 가결돼도 시위와 파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노조는 정부의 연금개혁이 저소득층의 취업 시기를 앞당기고 교육 기회를 박탈할 것이며, 육체 노동자들에 대한 불이익이 크다는 주장이다. 용접공 이보닉 도브는 “블루칼라 노동자들은 법안 통과 과정을 똑똑이 지켜보고 있다”며 “찬성표를 던진 정치인들은 다음 선거에서 어떤 표도 기대하지 말라”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 63%는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에 찬성했고, 54%는 파업을 지지하고 있다.
  • “아들~ 공부 못하면 저런 일 한다”…모욕에 한숨짓는 경비원들

    “아들~ 공부 못하면 저런 일 한다”…모욕에 한숨짓는 경비원들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40~50대가 ‘너 공부 잘해라. 못하면 저 아저씨처럼 된다’고 대놓고 이야기 하더라. 듣는 사람 따라 다르겠지만 그 소리가 더 듣기 싫었다.” “경비초소에 불을 켜놓았더니 ‘너의 집이었으면 불을 켜놓을 거냐’고 하더라. 불 켜놓는 게 아깝다는 이야기다.” “입주민 한 분이 쓰레기통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길래 쓰레기통에 버리시라 이야기했더니 ‘경비원이 청소를 하는 건데 왜 뭐라고 하느냐’고 따졌다.” 사단법인 직장갑질119가 16일 공개한 ‘경비노동자 갑질 보고서’에 담긴 피해자 증언이다. 보고서에는 이 단체가 지난해 10월 경비노동자 5명, 청소노동자 1명, 관리소장 1명, 관리사무소 기전 직원 2명 등 총 9명을 심층 면접해 정리한 갑질 피해 실태가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자 9명 모두 입주민으로부터 고성·모욕·외모 멸시, 천한 업무라는 폄훼, 부당한 업무지시·간섭 등 갑질을 경험했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경비원들은 “‘저렇게 키도 작고 못생긴 사람을 왜 직원으로 채용했냐, 당장 바꿔라’고 했다”, “청소를 하는데 깨끗하게 안됐다고 멱살을 잡고 관리사무소로 끌고 갔다”며 폭언에 시달린 경험을 고백했다. 9명 중 6명은 업무 외 부당한 지시를 수행하는 등 ‘원청 갑질’을 경험했다. 경비노동자 A씨는 “관리소장 지시로 갑자기 정화조 청소를 했다. 분뇨가 발목까지 차오르는 곳에서 작업하고 나왔는데 독이 올라 2주 넘게 약을 발랐다”고 진술했다. 입주민과 갈등이 발생했을 때 해고 종용을 당하거나 근무지가 변경되는 사례도 있었다. 경비 노동자 B씨는 “입주민에게 차를 빼달라고 요청했다가 ‘경비 주제에 무슨 말을 하냐’며 관리사무소에 얘기해서 그만두게 하겠다고 협박한 경우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입주민에게 이러한 해고 협박을 받은 노동자는 9명 중 4명에 달했다.그러나 이들은 갑질이 발생해도 해고의 두려움 등의 이유로 신고와 같은 대응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경비 노동자 C씨는 “입주민과 싸우겠다는 것은 사직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아무 힘이 없다. 대응방법도 없다. 정식 직원이면 뭐라도 하는데 단기 계약이어서 연장이 안된다”고 토로했다. 직장갑질119는 경비노동자들이 입주민·용역회사 갑질에 노출되는 근본적인 이유로 간접 고용 구조와 초단기 근로계약기간을 꼽았다. 조사 대상 노동자 9명 모두 1년 미만의 단기 근로계약을 반복해서 체결하는 고용 형태였다. 경비회사에 고용된 경비노동자의 계약기간은 더욱 짧았다. 5명 중 4명은 3개월 단위로, 1명은 1개월 단위로 계약을 체결했다. 단체는 관련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용역회사 변경 시 고용승계 의무화 ▲입주자 대표 회의의 책임 강화 ▲갑질하는 입주민 제재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 대상 확대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득균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갑질을 행한 입주민·관리소장이 처하는 처벌이 너무 약하고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으로 인해 갑질에도 참고 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갑질 방지 및 처벌 규정 강화와 고용불안 해소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14억 인구대국 중국?…日 언론 “정부가 조작한 부풀려진 수치” [여기는 일본]

    14억 인구대국 중국?…日 언론 “정부가 조작한 부풀려진 수치” [여기는 일본]

    일본 매체가 중국 정부가 주장하는 14억 인구수가 사실과 다르며 부풀려졌다는 의혹을 제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국 정부는 그간 산아제한 등의 인구 정책 영향으로 오는 2030년부터 본격적인 인구 감소세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온 바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돌연 이보다 8년이나 더 빠른 지난해를 기점으로 인구 감소세가 본격화됐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일본 매체가 중국 정부가 주장하는 14억의 인구수가 애초부터 부풀려진 수치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뉴스위크 일본판은 지난 15일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의 신빙성에는 오래전부터 의문이 제기됐지만 인구 통계에 관해서는 분명히 의도적인 조작이 있었다”면서 “한 자녀 정책 하에서도 인구가 계속해서 증가한 것은 정부의 데이터 조작에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가 주도적으로 조작에 개입했다고 지목한 중국 정부 기관은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다.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는 지난 1981년에 중국 정부가 설립한 국가 기관으로 1980년부터 실시된 한 자녀 정책을 집행하는 등 중국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에 중요한 역할을 한 대표적인 국가 기관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인구정책이 통제에서 부양으로 바뀌면서 지난 2018년 해체된 바 있다. 매체에 따르면 중국의 의도적인 인구수 조작의 배후에는 중국 지도자들의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이 매체는 “장쩌민도 후진타오도 중국의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해외 자본의 유치가 필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중국에는 지금도 10억 명이 넘는 거대한 시장이 있고 그 규모는 수십 년 동안 계속해서 확대될 것이며 값싼 노동력도 충분히 많다는 ‘신화’를 만들어냈다”면서 “이러한 데이터 조작은 시진핑 정권 때도 계속돼 ‘14억 인민’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군사적으로 허세를 부려 여러 국가를 위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나아가 거짓된 인구 통계에 기초한 경제성장과 군사적 위협주기가 그 한계에 도달하면서 지속 가능하지 않게 되자 2030년 이후 인구가 감소할 것이라는 주장을 과감히 포기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인구 대국 중국의 인구수에 대한 조작설 제기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 인구전문학자 이푸셴 연구원은 수년 전부터 중국 정부의 조작을 거치기 전 출생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국의 인구수를 계산한 결과 중국 인구는 실제로 약 12억 8000만 명이라고 주장해 왔다. 여기에 더해, 지난 6월에 발생한 해킹 사건도 이러한 의혹에 힘을 실어줬다. 한 해커 집단이 중국 상하이시 경찰서의 데이터베이스를 공격했는데, 이들은 개인 정보가 포함된 10억 명분의 데이터를 10비트코인에 내놓았다. 이를 구입한 연구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그 내용이 중국의 실제 인구 정보와 매우 유사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매체는 “중국의 인구수를 14억이라고 했을 때 통계 처리를 하는데 있어서 전체 인구의 70%나 되는 샘플을 사용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아무리 많아도 10%정도만 사용할 것”이라면서 “그렇다면 지난 6월 해킹으로 유출된 데이터는 국민의 70%가 아닌 전 국민의 개인 정보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즉, 중국의 진짜 인구수는 14억도 12억 8000만 명도 아닌 기껏해야 10억 명 정도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중국의 인구수가 지난해 말 기준 14억 1175만 명으로 61년 만의 감소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대비로 85만 명 감소한 수치다. 중국은 지난 2016년 30년 이상 지속된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지난 2021년에는 두 자녀 정책도 폐지하고 세 자녀 정책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 전북교육인권조례안 노노갈등 양상

    전북교육인권조례안 노노갈등 양상

    전북교육청이 입법 예고한 ‘전북도교육청 교육 인권 증진 기본 조례안’(이하 전북교육인권조례)을 둘러싸고 교원단체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전교조는 교육인권조례가 졸속 안이라고 지적하는 반면 교사노조는 하루빨리 제정되어야 한다고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노노간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16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입법 예고한 전북교육인권조례안은 학생 인권에만 치우쳐 있던 기존 조례와 달리 교직원과 보호자 등 학교 구성원 전체로 보호 영역을 확대했다. 우선, 조례의 적용 범위를 학생에서 교직원과 보호자까지 확대했다. 인권침해 구제신청 대상도 학생에서 학생과 교직원으로 범위를 넓혔다.특히, 기존 학생인권조례에는 교권 보호 규정이 없었으나 교권 침해 사안을 추가했다. 기구도 교직원의 학생 인권 침해를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는 학생인권심의위와 학생인권교육센터를 폐지하는 대신 인권위와 교육인권센터를 신설했다. 인권교육과 인권침해 모니터링도 교직원만 대상으로 하던 것을 학교 구성원 전체로 확대했다. 전북교원인권조례안이 보호 대상을 확대한 것은 경찰에서 ‘아동학대 무혐의 처분’을 받아도 ‘전북학생인권조례 위반’으로 인용되어 감사와 징계 조치를 받는 등 교권을 과도하게 제약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전북학생인권조례는 범위가 너무 넓고 인권옹호관이 직권조사까지 가능해 권한이 너무 강하다는 여론이 높았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전북교육인권조례안’의 졸속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교육인권조례는 학생 인권과 함께 다른 구성원의 인권을 신장하겠다고 하면서 공무직이나 급식실 노동자와 청소 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인권 보장의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전북도교육청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공청회 2회를 비롯해 토론회, 정책연구, 교원단체협의회, 전문가협의회 등 절차를 거쳐 진행했다”면서 “학교구성원, 교육단체, 관련 인권단체 등과 적극 협력해 학교구성원 인권보호 및 교육활동 침해 지원을 위한 정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북교사노조도 학생인권조례는 교사 인권에 대한 존중이나 교육 활동 보호가 매우 소홀하다며 전북교육인권조례안의 개정을 촉구했다. 현행 학생인권조례로는 기본적인 생활지도 조차 못하는 상황이어서 학생 성장을 위해 필요한 교육 활동이 지극히 제한돼 최선의 교육을 실현하기 힘든 구조라고 반박했다. 한편 전북도교육청은 오는 4월 전북도의회에 전북교육인권조례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 고용노동부의 ‘올바른 나만의 가상 근무표’?…직장인들은 분노

    고용노동부의 ‘올바른 나만의 가상 근무표’?…직장인들은 분노

    ‘주 69시간 근로’를 가능하게 하는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정부가 이제야 직장인 의견을 듣고 주 최대 근로 상한을 검토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거짓’이라고 반박하며 정책 홍보에만 매진했던 고용노동부에 대한 비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해 11월 미래노동시장 연구회의 근로시간 개편안 발표 이후 늘어나는 주당 근로시간에 대한 비판 의견도 귀담아듣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는다. 16일 노동계에 따르면 고용부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야근, 야근, 야근…기절, 가상근무표 이게 진짜야?’라는 제목의 정책 홍보 자료를 게재했다. 지난 6일 고용부가 근로시간 개편방안을 발표한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된 ‘69시간 근무표’를 반박하는 내용이다. ‘69시간 근무표’는 근로시간 개편안이 시행돼 주 최대 69시간 노동할 경우를 가정한 가상의 직장인 일과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전 9시에 출근해 새벽 1시까지 근무하고, 주말에는 ‘기절’, 망가진 건강으로 인한 ‘병원’이 일과표에 포함돼 있다. 고용부는 ‘거짓 없는 월 단위 연장근로 도입 근무표’라는 제목으로 가상의 시간표를 제시했다. 첫번째 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출근해 주 62시간 근무를 하고, 두번째 주 역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출근해 53시간 일한다. 세번째 주 목요일과 금요일은 근로시간저축계좌 휴가를 사용하고, 마지막주 금요일은 휴가를 사용해 주 3일, 주 4일을 한다는 내용이다. 댓글이 10개 이하인 다른 게시물과 달리 이 게시물에는 ‘고용부만의 상상 근무시간표’, ‘덜 빡빡한 것처럼 보이려고 69시간이 아닌 62시간으로 시간표 만들었네’, ‘어떻게 포장해도 일하는 시간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늘어난다는 것’ 등 100개가 넘는 비판 댓글이 달렸다. 직장인 우모(38)씨는 “고용부가 토요일 근무를 권장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며 “하루 연차 쓰는 것도 온갖 눈치를 다 봐야 하는데, 저렇게 일하고 나서 2주 연속 연차를 사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지윤(36)씨는 “거짓없는 근무표라고는 하지만, 휴가 사용이 어려운 현실은 외면하고, 부작용도 가린 근무표”라고 지적했다. 장시간 저임금 노동이 굳어진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반발도 더 거세다. 최성수(33)씨는 “첫번째 주와 두번째 주 시간표는 바로 시행되겠지만, 세번째와 네번째 주 시간표는 도입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대체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이틀 이상 자리를 비우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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