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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보험 사각지대 보완 취업지원제… ‘총선용 퍼주기’ 비판 넘을까

    고용보험 사각지대 보완 취업지원제… ‘총선용 퍼주기’ 비판 넘을까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노동자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런데도 매번 ‘퍼준다’고 욕먹는 정책이 있다. 바로 실업급여다. 갑작스러운 실직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다.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정책이라서 언제나 논란이 따라다닌다. 과연 실업급여는 부질없는 퍼주기 정책일까. 고용보험제도는 1995년 도입된 뒤 내년이면 25주년을 맞는다. 정부는 내년 7월부터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국민취업지원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야당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국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실업급여 외환위기 때 43만명 받아 진가 발휘 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는 1386만 6000명이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51만 1000명 늘어났다. 고용보험법에 따라 1인 이상 근로자를 둔 사업주는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자영업자도 원하면 가입할 수 있다. 보험료는 사업주와 노동자가 일정 부분씩 부담한다. ‘원치 않은 이유’로 실직했을 때 실업급여가 나온다. 종류는 크게 ‘구직급여’와 ‘취업촉진수당’이 있다. 실업급여의 95%를 차지하는 구직급여에 단연 관심이 쏠린다. 고용보험 가입 기간이 180일 이상인 직장인(자영업자는 1년)이 실직(폐업)했을 때 받을 수 있다. 지난 10월 1일로 개정 고용보험법이 시행되면서 지급액과 기간이 다소 바뀌었다. 지급액은 퇴직하기 전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확대됐고 지급 기간도 90~240일에서 120~270일까지 늘렸다. 일일 구직급여 지급 상한액은 6만 6000원이다. 하한액은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원래는 최저임금의 90%에다가 소정근로시간(8시간)을 곱한 것으로 올해 기준 6만 120원이다. 그러나 개정법에서는 하한액을 최저임금의 80%로 낮췄다. 다시 계산하면 5만 3440원이지만 별도 조항을 둬서 하한액이 6만 120원보다 더 낮아지진 않도록 했다. 내년 하한액도 올해와 같다.자발적인 퇴사로는 실업급여가 나오지 않는다.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정당한 이직 사유 항목이 있다. 예컨대 회사에서 성희롱·성폭력 등을 당했을 때, 회사의 이전으로 통근시간이 3시간 이상으로 늘어났을 때 등이다. 고용부 공무원들은 올해 내내 구직급여 때문에 진땀을 뺐다. 매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해서다. ‘정부의 노력에도 고용시장 한파가 가시지 않고 있다’는 비판성 보도가 줄을 이었다. 고용부는 고용보험 가입자수와 구직급여 지급액 등의 정보가 담긴 ‘고용행정통계’를 발표하는 날마다 설명자료를 첨부했다. 구직급여 지급액이 늘어난 것은 반드시 고용시장 상황이 나쁘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실업급여의 보장 수준이 높아지는 등 전반적인 고용안전망이 강화하는 청신호로 봐야 한다는 내용이다. 올 1~10월 구직급여 지급 총액은 6조 8900억원이다. 월평균 6890억원이 지급된 셈이다. 고용보험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정희 정부는 ‘직업안정법’을 제정하면서 고용보험과 유사한 실업보험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당시의 경제 수준으로는 제도를 운용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결론이었다. ●고용보험 임금대체율 선진국보다 낮아 문제 다시 공식적 이야기를 꺼낸 것은 노동청이 노동부로 승격된 1981년이었다. 당시 노동부는 경제기획원(기획재정부의 모태)에 실업보험을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87년 민주화선언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노동운동이 본격적으로 힘을 받기 시작했고 당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정부에 공식적으로 고용보험제도 도입을 건의했다. 1991년 8월 23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고용보험제도를 최종적으로 도입하기로 했고 후속 작업이 이어졌다. 제도를 설계할 때 가장 고려할 부분은 ‘수급자의 도덕적 해이 방지’다. 공무원과 전문가의 열띤 토론과 공방이 계속됐다. 그렇게 만들어진 고용보험법 제정안은 1993년 국회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돼 노동부에 고용보험과를 신설하는(1994년) 등 마무리 작업 끝에 1995년 제도가 시행됐다. 초기에는 비관론이 강했다. 뚜렷한 사업실적 없이 적립금만 쌓였다. 그러나 진가는 위기의 순간에 발휘됐다. 1997년 말 외환위기가 한반도를 강타한 것이다. 수많은 노동자가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1997년 1년간 실업급여 수급자는 5만명에 불과했지만 1998년에는 43만 8000명으로 급증했다. 실업급여 지급액도 1997년 787억원에서 1998년 7991억원으로 1년 만에 10배 이상 치솟았다. 1998년 실업급여 보험료 수입은 5760억원이었는데 보험료를 초과(139%)한 것이다. 이런 사태는 제도를 시행한 뒤 처음 겪는 일이었다. 물론 고용보험과 실업급여는 당시의 모든 어려움을 없애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실직자들이 최소한 기댈 수 있는 버팀목으로서 존재감을 충분히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 생활 속에 서서히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 고용부를 이끄는 이재갑 장관은 당시 노동부 고용보험제도 담당 사무관이었다. 사무관이 장관이 되기까지 25년이 걸렸다. 그동안 고용보험은 숱한 비판과 변화를 겪었다. 선진국에 비해 낮은 임금대체율 등이 지적됐고 정부는 지급액과 기간을 늘리고 수급 요건을 완화하는 등 전반적으로 제도의 외연을 넓혀 왔다. 그럼에도 사각지대를 완벽하게 메울 수는 없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고용보험에 가입하고 실직한 사람 중에서 20%(139만명)만이 실업급여의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자수도 지난 6월 기준 2만명으로 매우 적은 편이다. 노동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운 청년과 경력단절여성은 여전히 고용안전망에서 소외되고 있다. 고용부 추산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의 45% 정도는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정부가 내년에 도입하려는 국민취업지원제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비롯된다. 고용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 구직자에게 월 50만원씩 6개월간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들에게 맞춤형 취업 상담도 지원한다. 고용부가 2009년부터 운영했던 ‘취업성공패키지’(취성패)의 확장판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법적 근거가 없어서 매년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취성패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구직자취업촉진법’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취업지원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법률 제정안도 현재 국회에 제출했다. 실업급여와 직접일자리 사업에 국민취업지원제까지 합치면 2022년에는 연간 235만명을 포괄하는 중층적인 고용안전망이 갖춰질 거라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 플랫폼 종사자 등 전통적인 개념의 노동자에서 벗어나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제도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플랫폼 종사자 등 많아져 취업지원제 더 필요 국민취업지원제가 ‘총선용 세금 퍼주기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반대를 넘는 것이 관건이다. 여기에 최근 ‘필리버스터 정국’까지 가세하면서 국민취업지원제는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국회에서 구직자취업촉진법이 반드시 통과되길 바란다”면서도 “만약 통과되지 못하면 기존 취성패처럼 예산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을 검토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예상하는 것보다 규모도 줄고 법적인 안정성도 보장되지 못하기 때문에 취지를 살리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단독] “기다려 XX야” 욕먹고 매 맞고 … 이주노동자, 972억 떼였다

    [단독] “기다려 XX야” 욕먹고 매 맞고 … 이주노동자, 972억 떼였다

    상습 폭행·체불 등 시달리다 사직·고발 가라테 배웠다며 공격 자세로 위협도 “미등록 신분 악용 사업자 적지 않아”“내가 월급 안 준다고 했냐 개XX야, 기다려 이 XX야, 두 달 더 기다려 XXX야.” 지난 9월 대구 성서공단의 한 공장에서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이 쏟아졌다. 공장 사장 A씨는 밀린 임금을 달라며 찾아온 필리핀 국적의 미등록 이주 노동자 3명에게 “월급을 안 준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답을 하면서 폭언을 이어 갔다. A씨는 “니가 잘했어? 이 XXX야”, “일을 거지같이 해놓고 돈 달라고 온 거야, 이 개XX야”, “누구 마음대로 공장 안을 돌아다녀, 이 XX야, 이 X 같은 XX야” 등 그는 5분 정도 대화를 하면서 수십 차례 욕설을 내뱉었다. 서울신문이 28일 대구 성서공단 노동조합을 통해 입수한 A씨의 폭언 녹취 파일은 미등록 신분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녹취 파일에 등장하는 이주노동자 3명은 지난 22일 “상습 임금 체불에 폭언을 일삼고, 심지어 폭행까지 자행했다”며 A씨를 고용노동부 대구지청에 고발했다. A씨는 이전에도 이주노동자 임금을 자주 체불해 고용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8월 A씨의 공장에서 일했던 이주노동자 3명은 언어폭력과 부당한 대우를 견디다 못해 회사를 그만뒀고, 밀린 임금 620만원을 달라고 A씨를 찾아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노조 관계자는 “A씨는 욕설뿐 아니라 자신이 가라테를 배웠다며 공격 자세를 취하면서 이주노동자들을 위협했다”며 “평소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자주 찌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피해를 입은 이주노동자 B(50)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낡은 기계가 작동하지 않아서 사장에게 이야기하면 화를 내고 욕을 했다”며 “참다못해 그만뒀는데 월급을 주지 않았다. 제가 당한 일을 이전에 일했던 공장 사장에게 이야기하자 바로 노동청에 신고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주노동자 임금 체불액은 972억원이다. 김용철 성서공단 노조 상담소장은 “취업비자로 들어온 이주노동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특히 미등록 신분인 경우 임금을 주지 않아도 노동청 진정 등 적극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 이를 악용하는 사업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내가 월급 안 준다고 했냐 개XX야”…미등록 외국인 노동자에 욕설 일삼은 사장

    “내가 월급 안 준다고 했냐 개XX야”…미등록 외국인 노동자에 욕설 일삼은 사장

    이주노동자 상대로 폭언한 녹취록 입수체불임금 620만원 달라고 하니 되돌아 온 욕설평소에도 욕설과 폭행 일삼은 사장, 고용부 고발“내가 월급 안 준다고 했냐 개XX야, 기다려 이 XX야, 두 달 더 기다려 XXX야.”지난 9월 대구 성서공단의 한 공장에서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이 쏟아졌다. 공장 사장 A씨는 밀린 임금을 달라며 찾아온 필리핀 국적의 미등록 이주 노동자 3명에게 “월급을 안 준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답을 하면서 폭언을 이어 갔다. A씨는 “니가 잘했어? 이 XXX야”, “일을 거지같이 해놓고 돈 달라고 온 거야, 이 개XX야”, “누구 마음대로 공장 안을 돌아다녀, 이 XX야, 이 X 같은 XX야” 등 그는 5분 정도 대화를 하면서 수십 차례 욕설을 내뱉었다. 서울신문이 28일 대구 성서공단 노동조합을 통해 입수한 A씨의 폭언 녹취 파일은 미등록 신분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녹취 파일에 등장하는 이주노동자 3명은 지난 22일 “상습 임금 체불에 폭언을 일삼고, 심지어 폭행까지 자행했다”며 A씨를 고용노동부 대구지청에 고발했다. A씨는 이전에도 이주노동자 임금을 자주 체불해 고용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8월 A씨의 공장에서 일했던 이주노동자 3명은 언어폭력과 부당한 대우를 견디다 못해 회사를 그만뒀고, 밀린 임금 620만원을 달라고 A씨를 찾아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노조 관계자는 “A씨는 욕설뿐 아니라 자신이 가라테를 배웠다며 공격 자세를 취하면서 이주노동자들을 위협했다”며 “평소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자주 찌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피해를 입은 이주노동자 B(50)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낡은 기계가 작동하지 않아서 사장에게 이야기하면 화를 내고 욕을 했다”며 “참다못해 그만뒀는데 월급을 주지 않았다. 제가 당한 일을 이전에 일했던 공장 사장에게 이야기하자 바로 노동청에 신고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주노동자 임금 체불액은 972억원이다. 김용철 성서공단 노조 상담소장은 “취업비자로 들어온 이주노동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특히 미등록 신분인 경우 임금을 주지 않아도 노동청 진정 등 적극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 이를 악용하는 사업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전남동부지역 사업장 “기초노동질서 준수 미흡”

    전남동부지역 사업장들의 기초 노동질서 준수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수고용노동지청이 여수, 순천, 광양, 고흥, 보성 등 전남동부지역의 요양복지시설과 의원 및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상당수가 기초노동질서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월 19일부터 지난 15일까지 펼친 점검에 임금체불, 서면근로계약, 최저임금 준수 등을 어기고 있었다. 여수노동청은 66개소 중 64개소(97%)에서 총 231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사업장의 평균 위반건수는 3.6건에 이른다. 주요 사항으로는 서면근로계약 미작성·부분 누락(28개소), 성희롱예방교육 미실시(49개소), 퇴직금 및 연차수당 등 금품 미지급(26개소, 1200만원)을 보였다. 취업규칙 변경사항 미신고(35개소) 등도 확인됐다. 장영조 여수고용노동지청장은 “최저임금 및 주휴수당 등 정당한 임금 지급과 근로계약서 작성은 사업주가 지켜야 할 기본 의무다”며 “기초노동질서 지도·점검을 강화해 현장에 기초노동질서가 뿌리내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너같은 건 죽어야 돼”…日도요타 직원, 끊임없는 상사 괴롭힘에 자살 파문

    “너같은 건 죽어야 돼”…日도요타 직원, 끊임없는 상사 괴롭힘에 자살 파문

    장래가 촉망받던 일본의 대기업 사원이 직장상사의 괴롭힘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드러나 이른바 ‘파와하라’가 커다란 사회문제화 돼 있는 일본에 또다시 충격을 주고 있다. 파와하라는 지위 등을 이용해 횡포를 부리는 것을 뜻하는 일본식 영어 조어로 ‘파워’(힘이나 지위·일본식 발음 ‘파와’)와 ‘해러스먼트’(괴롭힘·일본식 발음 축약 ‘하라’)를 결합한 말이다. 19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아이치현 도요타시의 노동기준감독서(한국의 지방노동청에 해당)는 2017년 28세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전직 도요타 자동차 사원 A씨에 대해 직장내 괴롭힘이 자살의 이유가 됐다며 산업재해 판정을 내렸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도쿄대 대학원(항공우주공학 전공)을 졸업하고 2015년 4월 도요타에 입사한 A씨는 자동차 매장과 공장 등 연수를 거쳐 이듬해 3월 차량설계 부서에 배치됐다. 당시 회사는 입사동기들 가운데 가장 우수하다고 판단해 그를 해당 부서에 배치했다고 한다. 그러나 A씨에게 실제 회사 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빠릿빠릿하지 못하다는 등 이유로 “업무를 얕보는 거냐”, “일할 의욕을 안 보인다” 등으로 시작한 상사의 폭언은 얼마후 “바보”, “병신” 등으로 발전했다. 급기야 “너같은 건 죽는 게 낫다”, “죽어라”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말까지 나왔다. 따로 방에 불려들어가 질책을 당할 때에는 폭언의 녹음 방지를 이유로 상사로부터 휴대전화를 압수당하기도 했다. 결국 A씨는 부서 배치 넉달 만인 그해 7월 병원에서 적응장애 진단을 받고 휴직했다. 석달 후인 10월에 복직한 그는 인사 이동을 통해 문제의 상사와 떨어지게 됐지만, 책상이 그의 대각선에 위치하면서 매일 얼굴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A씨는 “상사의 시선이 신경 쓰여서 자리를 바꾸고 싶다”고 동료들에게 털어놓았다고 한다. 이때부터 업무 부하가 커지면 손발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단순 작업에서도 실수가 늘어갔다. 업무가 더뎌지다 보니 책상에는 늘 처리해야 할 서류가 수북이 쌓였다. “동기들보다 성과를 못내고 있다”는 초조함도 더해갔다. “더이상은 못견디겠다”, “회사의 노예 같다”고 말하는 횟수가 갈수록 늘었다. A씨는 주위 사람들에게 “이렇게 살 바에야 차라기 죽는 게 낫겠다”고 하소연하기 시작했고, 결국 1년 후 사원 기숙사에서 목숨을 끊었다. 유족은 “상사의 괴롭힘으로 인격을 부정당하면서 적응장애를 얻게 됐다”며 “상사의 말과 행동은 통상적인 부하직원 업무 지도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며 지난 3월 노동기준감독서에 산재 신청을 했다. 사내 조사에서 해당 상사는 자신의 막말에 대해 대체로 인정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상사의 언행이 원인이 돼 A씨가 휴직한 점은 인정되지만 자살과의 인과관계는 분명하지 않다”고 결론냈다. 회사 측은 A씨가 적응장애 치료를 중도에 그만둔 점을 들어 “복직을 하고나서 계속 통원치료를 했다면 모를까 그게 아닌 상황에서는 병이 나았다고 볼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요타시 노동기준감독서는 상사의 괴롭힘이 적응장애의 발단이 됐고 이것이 자살로 이어졌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A씨의 주변 사람들은 그가 학창시절부터 공부는 물론 스포츠에도 적극적인 성격으로 친구도 많은 편이라고 증언했다. 그의 부모는 “공들여 키운 자식이 이렇게 된 사실을 지금도 받아들일 수가 없다”며 “이번 산재 인정을 계기로 회사가 직장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도요타는 “회사의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유족은 도요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낼 계획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경찰, 국방과학연구소 폭발사고 전담수사팀 구성

    경찰, 국방과학연구소 폭발사고 전담수사팀 구성

    대전지방경찰청은 국방과학연구소(ADD) 폭발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고 14일 밝혔다. 팀장은 이상근 지방청 형사과장이 맡고, 광역수사대 안전의료팀 수사관 등이 참여한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전지방노동청 등과 함께 1차 감식을 벌였다. 사고가 난 실험실에 아직 매캐한 가스가 있어 현장을 자세히 들여다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사망한 선임 연구원 A(30)씨의 부검도 진행하기로 했다. ADD는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A씨 가족과 장례절차를 논의하는 등 사상자 지원에 나서고 있다. 또한 경찰 조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사고 발생지점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제출할 계획이다. 폭발사고는 전날 오후 4시쯤 대전 유성구 ADD 9동 젤 추진제 연료 실험실에서 발생했다. A씨가 숨지고, 함께 있던 다른 연구원 B(32)씨 등 6명도 다치거나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사고는 프로판 계열 로켓 추진체 연료를 다루고 있던 중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험은 연료탱크에 있는 리트로메탄 액체 연료가 설계된 양대로 로켓 추진체로 정확히 보내지는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당시 1층 실험실에서 숨진 A씨가 유량을 확인하고 있었고 2층 계측실에서 4명이 가압작업을 하고 있었다. 폭발은 1층 실험실에서 일어났다. 임성택 ADD 제4기술본부장은 사고 직후 브리핑에서 “실험장은 위험 등급이 낮은 탄화수소 계통으로 점화 등이 전혀 일어나지 않고 전기 신호를 준 적도 없다”면서 “어떻게 연료에 불이 붙고 압력상승으로 이어졌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폭발은 연료의 민감성보다 장비의 오작동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광주 대학생 알바 10명 중 4명 ‘생계형’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광주 지역 대학생 10명 가운데 4명은 식비와 교통비 등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70%는 임금 등에서 부당한 대우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광주시 청소년노동인권센터가 만 29세 이하 광주 대학생 20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동인권 실태조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본 사람은 81.1%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식비와 교통비,의류비,월세 등과 같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응답이 42.3%로 나타났다. 취미활동과 여행비용을 목적으로 한 아르바이트는 각각 17.4%,10.6%였다. 중·고등학생의 경우 취미활동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응답이 53.5%로 가장 많았던 지난해 조사 결과를 고려하면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는 생존을 위한 ‘생계형 노동’에 가깝다고 센터는 분석했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이,부채가 있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이,아르바이트 시작 시기가 빠른 학생일수록 생활비 마련을 목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르바이트하면서 부당한 대우를 경험해 본 대학생도 10명 가운데 7명에 달했다. 최저임금보다 적은 임금을 받은 사례가 33.7%로 가장 많았고,주휴 수당 미지급(31.0%),임금 꺾기(28.3%),CCTV 감시(24.1%) 순으로 부당대우 사례가 많았다. 일하면서 욕설이나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거나,일방적으로 또는 부당하게 해고를 당한 일이 있다고 답한 대학생도 각각 10%에 달했다. 또 임금을 계약보다 적게 받거나 받지 못한 경험이 있는 대학생은 17.9%로 집계됐다. 이같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참고 일을 하거나 일을 그만두는 소극적인 대응이 각각 33.7%였다. 지방고용노동청에 신고(4.0%)하거나 경찰에 신고(0.8%)하는 적극적인 대응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해결 방법을 몰라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비율도 15.2%에 달해 부당대우 대처법에 대한 교육과 정보제공이 필요하다고 센터는 밝혔다.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 개선 사항과 관련해 34.2%가 ‘좋은 일자리를 확대해달라’고 응답해 가장 많았고,최저임금 인상 13.8%,사업장 관리 감독 강화 11.8%,상담 기관 확대 11.2%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짧은 훈련 기간·쥐꼬리 보상에… ‘예비군 정예화’ 공염불 되나

    짧은 훈련 기간·쥐꼬리 보상에… ‘예비군 정예화’ 공염불 되나

    ‘예비군 정예화’는 늘 군 당국의 고민거리입니다. 특히 짧은 훈련 기간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군 내부에서는 동원훈련 기준으로 ‘2박 3일’인 훈련 기간을 2배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호주(7~50일), 미국(15~39일), 이스라엘(54~84일) 등 해외 국가와 비교해 우리 예비군 훈련 기간이 짧은 것은 맞습니다. 7일 한국국방연구원이 발간하는 ‘국방논단’ 중 ‘합의형성 관점에서 본 예비군 훈련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군 내부에서는 예비군 전력 강화를 위해 최소 훈련기간이 ‘4박 5일’은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2017년 기준 모 사단의 동원훈련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1일차에 ▲인도인접 및 부대증편 ▲직책 수행 훈련 ▲단결활동, 2일차에 ▲전투준비태세 및 작계수행 훈련, 3일차에 ▲병 기본훈련 ▲개인화기 사격 ▲안보교육이 포함돼 있는데 빡빡한 일정을 급하게 소화하다 보니 ‘수박 겉핥기식’ 훈련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청년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한 것 같습니다. 심지어 무작정 훈련기간을 늘리는 데 대해서는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훈련 보상비’ 인상 계획 첫해부터 차질 지난 3월 육군은 경기 남양주 56사단 금곡 예비군훈련대에서 ‘예비전력 정예화 추진방향 설명회’를 갖고 예비군 동원훈련 보상비를 올해 3만 2000원에서 2022년까지 3배 수준인 ‘9만 1000원’으로 인상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보상비를 2024~2033년까지 ‘21만원’으로 높인다는 계획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시작부터 제동이 걸리는 모습입니다. 국방부가 지난 8월 발표한 내년도 국방예산안의 동원훈련 보상비는 올해 3만 2000원에서 겨우 4000원 인상된 3만 6000원에 그쳤습니다. 국방부는 당초 올해 2배 수준인 7만 2500원을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재원 부족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마다 보상비를 최소 2만원은 올려야 계획대로 9만원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데 첫해부터 계획에 빨간불이 켜진 셈입니다. 국방예산에서 예비전력 예산 비중을 1%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은 하루이틀 나온 얘기가 아니지만 늘 ‘헛구호’라는 비판에 직면해 왔습니다. 예비전력 예산은 2015년 1275억원(국방예산 대비 0.34%), 2016년 1231억원(0.32%), 2017년 1371억원(0.34%), 2018년 1325억원(0.31%), 2019년 1703억(0.36%) 등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0.3%대에 머물고 있습니다.●‘비상근 간부예비군’ 목표 달성률도 저조 국방논단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까지 4500명가량의 ‘비상근 간부예비군’을 확보하기로 했지만 올해 현재 목표 달성률은 22.5%(1023명)에 그쳤습니다. 2023년까지 40개를 창설하기로 한 ‘과학화 예비군훈련대’ 역시 현재 5개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일부 사업장에서 예비군 훈련을 이유로 해당자를 ‘무급’ 처리하는 불법이 횡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비군법 제10조는 ‘다른 사람을 사용하는 자가 그가 고용한 사람이 예비군대원으로 동원되거나 훈련을 받을 때에는 그 기간을 휴무로 처리하거나 그 동원이나 훈련을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을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합니다. 그러나 아르바이트 등 단기 일자리를 중심으로 무급처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사업장에서는 노동자에게 ‘휴가를 내고 훈련을 다녀오라’고 종용하기도 합니다. 업주를 지방고용노동청에 신고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불법을 꾹 참고 넘어가는 사례도 있습니다. 회사 업무에 밀려 반강제로 보충훈련을 받게 된 노동자가 ‘취업규칙에 보충훈련은 유급처리하라는 지침이 없다’는 이유로 무급처리되는 사례도 나옵니다.상황이 이런데도 강력한 단속 대책이나 홍보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예산당국은 소속직장에서 유급휴가를 받기 때문에 예비군 보상비가 ‘이중 수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또 “근로계약 관계가 아닌 ‘국방의 의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수준의 급격한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올해 기준 동원훈련 보상비 3만 2000원은 하루치가 아닌 ‘3일치’라는 점에서 청년들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전략문제연구소는 지난해 4월 현역장병 402명, 동원훈련 예비군 653명, 일반훈련 예비군 609명, 민방위대원 189명, 입대 전 청년 176명 등 20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예비군 훈련비가 ‘적정하다’고 응답한 인원은 11.9%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부족하다’고 여기는 비율은 63.9%나 됐습니다. 예비군 일당 적정수준은 지난해 최저임금 수준인 ‘6만원’(31.4%)과 보통인부 노임단가 수준인 ‘10만원’(31.7%)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국방예산 1%’ 수준 동원예산 확보 절실 예비군만 조사했더니 동원훈련 교통비와 식비로 평균 ‘3만 8960원’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내년에 훈련 보상비를 3만 6000원으로 인상해도 훈련 실비에도 못 미친다는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5일 ‘예비군의날’ 기념식에서 “예비전력 예산을 국방예산의 1%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며 예산 확대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편성한 내년 예비전력 예산은 지난해보다 19.8% 늘어난 2041억원으로 결정됐습니다. 만약 이 예산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한다면 국방예산 대비 비중은 올해 0.36%에서 내년 0.41%로 소폭 상승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예산은 노후 장비 교체나 과학화 훈련장 마련 등에 쓰기도 빠듯한 수준입니다. 이스라엘은 과학화 장비를 활용한 전술훈련을 실시해 예비군 훈련 강도가 매우 높은 나라로 유명합니다. 대신 훈련 참가자에게 하루 8만~14만원의 훈련비를 주고 기본급, 특별급, 보조금, 세금 공제 등 다양한 혜택을 줍니다. 예비군 정예화가 단순히 구호에만 그쳐선 안 될 겁니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세심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라이더들 “요기요 배달원만 노동자인가”

    라이더들 “요기요 배달원만 노동자인가”

    음식배달 앱 ‘요기요’의 배달원(라이더)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개인사업자가 아닌 노동자로 처음 인정받은 가운데 플랫폼 노동자(스마트폰 등 플랫폼에 기대어 노무를 제공하는 배달·운전 등 노동자)의 지위 논란이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다른 앱 라이더들도 “우리도 비슷한 환경에서 일한다”면서 노동자로 인정받기 위한 추가 진정을 예고했다. 배달원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은 6일 서울 서초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요기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요기요에 사과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라이더에 지휘·감독하지 않았다”는 업체 측 주장이 허위사실이었다는 것이다. 전날 고용부는 요기요 소속 라이더 5명이 “노동자로 인정해 달라”는 취지로 낸 진정의 결과를 내놓으며 이들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앱 기반으로 일하는 배달원을 정부가 노동자로 인정한 건 처음이다. 라이더들은 ▲정해진 구역에 출퇴근해야 하는 점 ▲업무 중 수시로 업무 지시를 받는 점 ▲업무 수행의 대가로 배달 건수와 상관없이 급여를 받는 점 ▲영업수단인 오토바이가 요기요 소유라는 점 ▲요기요에 소속돼 다른 업체 배달 업무를 병행할 수 없는 점 등을 들어 자신들이 요기요 소속 노동자라고 주장해 왔다. 요기요 외에 다른 플랫폼사와 계약 맺은 라이더들도 “사실상 위장도급 형태로 일하고 있다”고 말한다. 라이더유니온에 따르면 ‘배민(배달의 민족) 라이더스’는 사전 양해 없이 지각하거나 무단조퇴·퇴근을 한 라이더에게 벌금을 부과한다. 일반인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배민커넥트’는 최근 배지를 의무적으로 달 것을 요구하며 이행하지 않으면 퇴직 사유가 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쿠팡잇츠’는 하루 정해진 시간만큼 근무하지 않으면 라이더들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노동자로 인정받은 5명과 비슷한 근로 조건에서 일하는 라이더들이 많다”면서 “추가 노동청 진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진정을 제기할 때마다 대응하지 말고 근본적 문제 해결을 고민해 달라”고 요기요와 정부에 요청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경찰, ‘서울노동청 점거농성’ 전교조 해직교사 18명 연행

    경찰, ‘서울노동청 점거농성’ 전교조 해직교사 18명 연행

    경찰이 법외노조 취소와 고용노동부 장관 면담을 요구하며 서울고용노동청 4층을 점거하고 있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해직 교사들 18명을 연행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9일 오전 9시 10분쯤 서울고용노동청 4층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던 전교조 해직 교사 18명을 공동퇴거불응 혐의로 연행했다고 밝혔다. 이들 18명은 남대문경찰서 등 4개 경찰서로 나뉘어 연행됐다. 이들은 법외노조 통보 6년째를 맞아 지난 21일부터 농성에 들어갔다. 경찰은 그동안 농성 철거를 요구해 오다 전날 서울고용노동청으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아 이날 연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긴급 성명을 내고 “해직 교사들의 장관 면담 요구 농성 9일 만에 연행으로 응답한 고용노동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예비군 정예화, 왜 늘 ‘헛구호’에 그쳤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예비군 정예화, 왜 늘 ‘헛구호’에 그쳤나

    내년 동원훈련비 4000원 인상 계획실비 3만 9000원 수준에도 못 미쳐내년 국방예산 대비 동원예산 0.41%‘1%대 예산 확보’ 여전히 갈 길 멀어‘예비군 정예화’는 늘 군 당국의 고민거리입니다. 특히 짧은 훈련 기간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군 내부에서는 동원훈련 기준으로 ‘2박 3일’인 훈련시간을 2배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호주(7~50일), 미국(15~39일), 이스라엘(54~84일) 등 해외 국가와 비교해 우리 예비군 훈련기간이 짧은 것은 맞습니다. 27일 한국국방연구원이 발간하는 ‘국방논단’ 중 ‘합의형성 관점에서 본 예비군 훈련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군 내부에서는 예비군 전력 강화를 위해 최소 훈련기간이 ‘4박 5일’은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2017년 기준 모 사단의 동원훈련 프로그램을 일차별로 살펴보면 1일차에 인도인접 및 부대증편, 직책 수행 훈련, 단결활동, 2일차에 전투준비태세 및 작계수행 훈련, 3일차에 병 기본훈련, 개인화기 사격, 안보교육이 포함돼 있는데 빡빡한 일정을 급하게 소화하다보니 ‘수박 겉핥기식’ 훈련이 될 수 밖에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청년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한 것 같습니다. 심지어 무작정 훈련기간을 늘리는 데 대해서는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동원훈련 보상비 인상계획 첫 해부터 차질 지난 3월 육군은 경기 남양주 56사단 금곡 예비군훈련대에서 ‘예비전력 정예화 추진방향 설명회’를 갖고 예비군 동원훈련 보상비를 올해 3만 2000원에서 2022년까지 3배 수준인 9만 1000원으로 인상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보상비를 2024~2033년까지 21만원으로 높인다는 계획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시작부터 제동이 걸리는 모습입니다. 국방부가 지난 8월 발표한 내년도 국방예산안의 동원훈련 보상비는 올해 3만 2000원에서 겨우 4000원 인상된 3만 6000원에 그쳤습니다.국방부는 당초 올해 2배 수준인 7만 2500원을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재원 부족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마다 보상비를 최소 2만원은 올려야 계획대로 9만원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데 첫 해부터 계획에 빨간불이 켜진 셈입니다. 국방예산에서 예비전력 예산 비중을 1%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은 하루이틀 나온 얘기가 아니지만 늘 ‘헛구호’라는 비판에 직면해왔습니다. 예비전력 예산은 2015년 1275억원(국방예산 대비 0.34%), 2016년 1231억원(0.32%), 2017년 1371억원(0.34%), 2018년 1325억원(0.31%), 2019년 1703억(0.36%) 등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0.3%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일부 사업장 ‘예비군 무급휴직’ 불법 횡행 국방논단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까지 4500명 가량의 ‘비상근 간부예비군’을 확보하기로 했지만 올해 현재 목표 달성률은 22.5%(1023명) 수준이고, 2023년까지 40개를 창설하기로 한 ‘과학화 예비군훈련대’ 역시 현재 5개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일부 사업장에서 예비군 훈련을 이유로 해당자를 ‘무급’ 처리하는 불법이 횡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비군법 제10조는 ‘다른 사람을 사용하는 자가 그가 고용한 사람이 예비군대원으로 동원되거나 훈련을 받을 때에는 그 기간을 휴무로 처리하거나 그 동원이나 훈련을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을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합니다. 그러나 아르바이트 등 단기 일자리를 중심으로 무급처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사업장에서는 노동자에게 ‘휴가를 내고 훈련을 다녀오라’고 종용하기도 합니다. 업주를 지방고용노동청에 신고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불법을 꾹 참고 넘어가는 사례도 있습니다. 회사 업무에 밀려 반 강제로 보충훈련을 받게 된 노동자가 ‘취업규칙에 보충훈련은 유급처리하라는 지침이 없다’는 이유로 무급처리되는 사례도 나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강력한 단속 대책이나 홍보 대책을 내놓기는 커녕 예산당국은 소속직장에서 유급휴가를 받기 때문에 예비군 보상비가 ‘이중수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또 “근로계약 관계가 아닌 ‘국방의 의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수준의 급격한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올해 기준 동원훈련 보상비 ‘3만 2000원’은 하루치가 아닌 ‘3일치’라는 점에서 청년들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습니다.한국전략문제연구소는 지난해 4월 현역장병 402명, 동원훈련 예비군 653명, 일반훈련 예비군 609명, 민방위대원 189명, 입대 전 청년 176명 등 20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예비군 훈련비가 ‘적정하다’고 응답한 인원은 11.9%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부족하다’고 여기는 비율은 63.9%나 됐습니다. 예비군 일당 적정수준은 지난해 최저임금 수준인 ‘6만원’(31.4%)과 보통인부 노임단가 수준인 ‘10만원’(31.7%)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국방예산 1% 수준 예산 확보 절실 예비군만 조사했더니 동원훈련 교통비와 식비로 평균 ‘3만 8960원’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내년에 훈련 보상비를 3만 6000원으로 인상해도 훈련 실비에도 못 미친다는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5일 ‘예비군의 날’ 기념식에서 “예비전력 예산을 국방예산의 1%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며 예산 확대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편성한 내년 예비전력 예산은 지난해보다 19.8% 늘어난 2041억원으로 결정됐습니다. 만약 이 예산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한다면 국방예산 대비 비중은 올해 0.36%에서 내년 0.41%로 소폭 상승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예산은 노후 장비 교체나 과학화 훈련장 마련 등에 쓰기도 빠듯한 수준입니다. 이스라엘은 마일즈 장비를 활용한 전술훈련을 실시해 예비군 훈련 강도가 매우 높은 나라로 유명합니다. 대신 훈련 참가자에게 하루 8만~14만원의 훈련비를 주고 기본급, 특별급, 보조금, 세금 공제 등 다양한 혜택을 줍니다. 예비군 정예화가 단순히 구호에만 그쳐선 안 될 겁니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세심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체불임금 받아낸 알바생, 정신적 피해 위자료는?

    서울 강남구의 한 PC방에서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A씨. 2016년 8월 2일부터 19일까지 일을 하기로 했는데 고용기간이 다 끝난 뒤 임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PC방 주인인 B씨가 “근무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임금을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알바생 “시간·노력 피해… 100만원 달라” A씨가 받아야 할 돈은 50만 500원. 수차례 체불임금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A씨는 그해 9월 20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B씨를 고소했습니다. 열흘 뒤에는 민사소송도 냈고요. 고소를 당하자 B씨는 그해 12월 말이 돼서야 미지급 임금 50만 500원을 모두 주었습니다. 체불임금을 다 받게 된 A씨는 “임금을 받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다”며 B씨에게 100만원의 위자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못 받은 임금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고용노동청 등을 찾아다니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겁니다. ●법원 “책임 인정… 하지만 위자료는 10만원” 1, 2심에서 모두 B씨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인정은 됐는데 위자료는 A씨가 요구한 100만원보다는 적은 10만원만 인정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2부(부장 박영호)는 지난 5월 “피고가 스스로 쉽게 확인 가능했을 원고의 근무 사실 자체를 부인하며 임금을 제때 지불하지 않아 원고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임이 경험칙상 분명해 피고는 자신의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임금 50만500원 받아 정신적 고통도 회복” 다만 재판부는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의 불법행위로 인해 재산권이 침해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의해 정신적 고통도 상당 부분 회복된다고 봐야 한다”면서 “체불된 임금의 액수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해 10만원의 위자료를 인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체불임금이 모두 A씨에게 지급됐고 또 A씨가 애초에 받지 못한 돈의 액수가 100만원의 위자료를 줘야 할 만큼은 아니라는 거죠.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단독] 이주노동자 임금 체불 사업장, 허가 취소 단 한군데도 없었다

    [단독] 이주노동자 임금 체불 사업장, 허가 취소 단 한군데도 없었다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는 사업장에서 연간 6000여건의 불법이 적발되지만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2017~2018년 모두 6197곳의 고용허가제 사업장을 점검해 1만 2711건의 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올해는 8월까지 1721곳을 점검해 법 위반 사항 4091건을 잡아냈다. 매년 전체 고용허가제 사업장(상반기 기준 6만 6221곳)의 5% 정도만 점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드러나지 않은 불법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7~2018년 적발된 사안은 근로기준법 위반이 520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외국인고용법 위반(2309건), 기타 법령 위반(1118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1106건) 순이었다. 하지만 전체 위반사항의 88.9%(1만 1295건)는 시정지시 조치에 그쳤으며 과태료 처분은 3.5%(442건), 고용제한 조치가 내려진 경우는 1.7%(218건)로 집계됐다. 고용부는 이주노동자 관련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고용사업장을 지도·점검해 법 위반 사업장에 대해 시정지시, 과태료 부과, 외국인 고용허가 취소·제한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밝혀 왔다. 하지만 2017~2018년 노동관계법이나 임금 체불을 이유로 고용허가가 취소된 사업장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외국인근로자고용법에 따르면 노동관계법 위반 등으로 근로관계 유지가 어려운 사업장은 고용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한 의원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것이 아니라 산재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로 효과적인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경북 영덕의 오징어젓갈 공장에서 이주노동자 4명이 질식사한 데 이어 지난 11일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가 조형틀에 깔려 숨지는 등 취업비자를 받고 입국한 이주노동자의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네팔 이주노동자 A(23)씨는 조형틀을 운반한 뒤 이를 세우는 작업 중 조형틀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대전노동청은 작업중지 명령 이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한국에 온 지 보름 만에…스물셋 네팔 청년 일하다 숨져

    한국에 온 지 보름 만에…스물셋 네팔 청년 일하다 숨져

    일한 지 12일 만에 사고…올해 이주노동자 사망 잇따라산업안전보건법 및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조사취업 비자를 받아 한국에 입국한 20대 네팔 이주노동자가 약 보름 만에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중대재해 발생 동향’에 따르면 네팔 이주노동자 A(23)씨는 지난 11일 오후 12시 10분쯤 대전 대덕구의 금속가공업체 B사에서 호이스트(작은 화물을 들어 옮기는 장치)를 사용해 조형틀을 운반하고 나서 이를 세우던 중 이미 세워진 조형틀이 넘어지면서 깔렸다. 허리 밑으로 출혈이 심했던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 받았지만 다음날인 12일 숨졌다. 이주노조와 노동당국에 따르면 A씨는 B사의 협력업체와 근로계약을 맺고 지난달 25일 입국해 30일부터 일을 했다. 일을 시작한 지 12일 만에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사진과 영상을 통해 현장을 파악했을 때 공장 전체가 위험해 보인다”면서 “공장에서 안전조치가 충분했는지는 물론 이제 막 한국에 온 이주노동자에게 충분한 안전교육이 실시됐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올해 이주노동자들의 산재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 6월 광주 서구의 한 호텔 공사장 13층에서 베트남 노동자가 추락해 숨졌고, 지난 7월 말에는 목동 빗물펌프장의 수몰사고로 미얀마 노동자가 사망했다. 지난달에는 경북 영덕의 오징어젓갈공장 폐기물 지하 탱크에서 이주노동자 4명이 질식사했다. 노동부는 지난 14일 사고발생 공정에 대해 작업중지명령을 내렸다. 대전노동청 관계자는 “작업중지명령은 유지되고 있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사고책임자 등에 대해 조사를 마치고 형사입건 등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내사 중이라 입건절차를 밟지는 않았다”면서 “안전관리책임자 등을 대상으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불법파견 사건 기소율 11% 불과…적극 행정 필요”

    “불법파견 사건 기소율 11% 불과…적극 행정 필요”

    고용노동부 산하 6개 지방고용노동청에 접수된 불법파견 의혹 사건의 기소율이 10% 수준밖에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6개 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이들 지방노동청에 접수된 불법파견 의혹 진정·고소·고발은 모두 423건이었다. 이 가운데 검찰 수사를 거쳐 기소한 사건은 47건(11.1%)에 불과했다. 행정 종결 사건(272건)이 가장 많았다. 불법파견 의혹 사건 접수가 가장 많은 곳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으로 132건에 달했다. 설훈 의원은 “불법파견은 ‘위법적인 중간착취’에 해당한다”며 “노동부가 불법파견 근절을 위해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보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염전노예’ 호소했지만 노동청도 경찰도 외면… 잃어버린 11년

    ‘염전노예’ 호소했지만 노동청도 경찰도 외면… 잃어버린 11년

    지적장애 3급의 정신장애인인 김상엽(가명·54)씨는 ‘염전노예’였다. 지인의 꾐에 2003년 전남 완도 인근의 한 섬에 들어간 김씨가 그곳을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11년이 흐른 2014년이었다. 김씨는 섬에 갇혀 임금 한 푼 받지 못하고 밤낮없이, 주말 없이 말 그대로 노예처럼 일해야 했다. 염전 주인 A는 김씨에게 매일같이 욕설을 퍼붓고 주먹도 휘둘렀다. 김씨는 경찰은 물론 고용노동청에도 손을 내밀었지만 지옥 같은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결국 ‘신안 염전노예’ 사건이 전국적으로 알려진 뒤에야 경찰은 허겁지겁 일제단속을 벌여 김씨를 구출했다. A는 근로기준법 위반, 폭행 등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은 지난 4월 국가의 잘못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김씨의 삶에서 사라진 11년이란 세월은 그 누구도 보상해 주지 못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1일 국가배상 소송 법률지원을 맡은 원곡법률사무소 최정규 변호사와 함께 김씨를 직접 만났다.-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일하던 공장이 폐업하면서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찾고 있어요. 까막눈이라 한글도 공부하고 있고요. 그 와중에 가끔 아는 사람들한테 염전에서 또 일해 볼 생각 없냐는 전화가 오기도 하네요. 요즘 사람이 없다면서요.” -염전에서 전화가 온다고요?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알면서? “제가 A의 염전에서 일했던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에요. 이번에도 돈을 준다는 말은 따로 없더라고요. 당연히 거절했지만, 가끔 연락이 오곤 해요.” 대법원은 지난 4월 5일 김씨를 비롯한 염전 노예 사건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피해자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고용노동청, 피해자가 강제노역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는데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 피해자를 보호할 의무를 게을리한 경찰 모두에게 이번 사건의 책임이 있다는 취지였다. 특히 김씨는 2심 마지막 변론기일에서 피해자 가운데 유일하게 법정에 출석해 진술 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털어놓기도 했다. -국가의 잘못이 인정됐습니다. 국가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 어떠셨나요. “좋았죠. 처음(1심)에 졌을 때, 다음에도 못 이기면 죽어야겠다는 생각마저 했어요. 다행히 두 번째(2심)에서 이겼고, 세 번째(3심)까지 남았다고 했을 때 무척 괴로웠지만, 결국 이겨서 매우 기뻤어요.” -법원은 노동청의 잘못을 지적했습니다. 당시 상황이 듣고 싶은데요. “처음 노동청에 갔는데 바로 옆에 A가 앉았어요. 따로 떼어놔 주질 않았더라고요. 근로감독관한테 돈을 못 받았다고 말하니까 옆에서 A가 ‘무슨 돈을 안 주냐’고 바로 말하더라고요. 오히려 ‘돈을 주고 일을 시켰는데 왜 여길 나오게 하느냐’고까지 말하더라고요. 첫 조사가 끝나고선 노동청 주차장 차 안에서 A에게 맞았어요. 왜 말을 똑바로 안 하느냐고.” 실제로 A의 형사 재판 판결문엔 폭행 경위가 상세히 나타나 있다. A는 2011년 6월 22일 목포 고용노동지청 주차장에서 김씨가 원하는 대로 진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말아져 있는 달력으로 김씨의 머리를 때리고, 한 식당에서 식사하면서 또다시 국자 손잡이로 머리를 때렸다. A는 폭행 혐의를 포함해 준사기, 장애인복지법 위반,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로 최종 확정됐다. -노동청 두 번째 조사에서도 A는 옆에 앉았나요. “네. 거기서 어떻게 말을 해요. 근로감독관이 저쪽 편인데. 그냥 ‘돈 필요 없다’고만 말했어요. 그랬더니 끝나더라고요. 그대로 섬으로 돌아가 다시 전과 다를 바 없이 일해야 했습니다. 최근 법정에서 당시 근로감독관과 비슷한 사람을 만났는데, 바로 성질이 나서 ‘너 나가’ 하고 뛰쳐나왔습니다.” 노동청은 2차례 조사 끝에 김씨 사건을 내사 종결시켰다. 김씨가 돈이 필요 없다고 하니 근로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김씨가 겨우 용기 내 진실을 말했던 1차 조서는 남아 있지도 않았고, 그나마 기록으로 남은 2차 조서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리되지 않은 채 진술을 받은 정황이 그대로 드러났다. 당시 감독관은 ‘잘못이 없다’, ‘규정대로 했다’는 취지의 서면 진술서를 법원에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의 염전에는 어떻게 가게 되신 건가요. “원래 경기도 곤지암 부근에 살았어요. 어느 날 지인이 ‘친형이 염전에서 일하는데 가서 일해 보지 않겠느냐’라고 해서 왔어요. 당연히 돈도 준다고 했고요. 섬에 도착했을 땐 이미 새까만 밤이었어요. 그곳에서 만난 A는 ‘잘해 보자’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돈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어요. 임금은 주느냐고 물어보니 ‘돈은 주면 써버리니까 줄 필요가 없다’면서 보관하고 있겠다는 식으로 말했어요.” -이후에도 돈 얘기는 안 꺼냈나요. “염전에 도착한 다음날 A와 함께 염전을 둘러봤어요. 그때 다시 돈 얘기를 꺼내니 ‘월급은 일하는 거 봐서 주겠다’고 하더군요. 계약서 같은 것도 없었습니다. 섬에 도착하고 하루만 쉬고, 그다음날부턴 바로 노예처럼 일해야만 했습니다.” -염전에선 무슨 일을 하셨나요. “기본적인 염전 일은 당연히 하고, 소를 돌보는 등 농장일도 도와야 했습니다. 낮도 밤도 없었어요. 비가 오면 염전 소금이 묽어지니까 언제든 나가서 탱크를 청소해야 했어요. 심지어 A 가족 집에 가서 집안일도 해야 했습니다.” -거주는 따로 하셨나요. “네, 전 A 가족이랑 따로 살았어요. 산꼭대기에 있는 오래된 기와집에 혼자 지냈어요. 가재도구는 이불, 담요뿐이었어요. 일하고 밥 먹을 때는 산 아래 염전에 있다가, 잠만 자러 산꼭대기로 올라와야 했죠.” -도망칠 생각은 못하셨나요. “당연히 도망가고 싶었죠. 동네 사람들한테 ‘나 빠져나가게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그때마다 A가 쫓아오더라고요. 숨어 있으면 다 찾아내서 잡아가더라고요. 도망치다 걸리니 ‘물에 빠져 뒈져라’고 욕설을 들은 적도 많고요. 아마 주민들이 제가 도망치는 걸 A한테 바로바로 일렀던 거 같아요. 애초에 섬을 나가려면 배를 타야 하는데, 임금을 받지 못하니 뱃삯을 살 돈도 없었어요.” -경찰에 도움을 요청 못 하셨나요. “경찰들도 다 알고 있습니다. 가끔 돌아다니면서 확인을 했고, 그때마다 돈을 못 받았고 욕설·폭행도 당했다는 말을 했지만, 반응은 시큰둥했습니다. 불만을 말해 봤자 A한테 바로 얘기가 들어가는 것 같았어요. 나중엔 아예 말을 못했습니다. 섬에서 탈출하고 난 한참 뒤에 한 언론사와 같이 섬에 다시 방문했어요. 제가 염전에서 일할 때 근무하던 경찰이 그대로 있더라고요. 아주 욕설을 퍼부어줬습니다.” -동료는 없었는지요. “저보다 먼저 A의 염전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원래 그 지역 출신이라지만, 저랑 마찬가지로 임금은 전혀 받지 못했어요. 매일 술 마시고 약 먹고 하다, 제가 오고 나서 5년 뒤에 세상을 떠났어요. 이젠 이름도 기억이 잘 안 나요. 떠난 사람 얘기해서 뭐해요….” -지금도 염전노예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분명히 있습니다. TV를 보다 보면 염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중에서 돈을 못 받고 노예처럼 일하는 사람이 있으면 바로 느껴져요. 제가 그 생활을 10년 넘게 했으니까 단박에 알죠. 그러나 아무도 그들을 도와주지 않아요. 관심도 없어요.” -기나긴 재판 과정을 모두 마치셨습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그냥 일이 하고 싶어요. 정당하게 임금을 받으며 열심히 할 수 있는 일이요.” 글 사진 광주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부산형 일자리 창출....노사민정 협의회.

    부산시는 노사상생을 위해 26일 오후 시청 1층 대회의실에 ‘2019년 부산노사민정협의회 본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분과위원회 구성·운영계획(안) ,일자리, 일거리, 일생활, 노사상생 공동선언문(안), 부산형 일자리 창출 노사상생 협약 제안 ,결의문 공동 선언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협의회는 노동자, 사용자 및 주민 대표, 지방고용노동관서가 함께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고용·노동정책을 발굴하고 심의·자문한다. 부산시장, 한국노총 부산본부 의장, 부산경영자총협회 회장, 부산고용노동청장, 언론계, 시민단체, 노사관계 전문가 등 총 28명으로 구성돼 있다. 협의회는 지난 5월에는 ‘노사민정협의회 위원 역량강화 워크숍’을, 지난 17일에는 ‘부산형 노사상생 일자리모델 발굴 세미나’를 각각 개최했었다. 이자리에서는 전기차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부산형 일자리 소개와 사업추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었다. 부산시는 11월 중으로 ‘부산형 일자리 창출 노사민정 상생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실현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사·민·정이 사회적 대화를 통한 상생의 길을 찾고자 마련됐다”며 “채택된 안건과 제언들이 시책에 반영되도록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회적 대화 무용론을 넘어서…경사노위 2기에 거는 기대

    사회적 대화 무용론을 넘어서…경사노위 2기에 거는 기대

    경사노위 2기 문성현 연임, 안경덕 상임위원큰 기대 안고 출범한 1기 한국형 실업부조 합의탄력근로제 둘러싼 갈등에 발목 잡혀 식물 상태민주노총 없이 가도 운영의 묘 발휘할 수 있을까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비로소 2기 진용을 갖췄다. 문성현 위원장은 연임했고 차관급 상임위원에는 안경덕 고용노동부 기획조정실장이 임명됐다. 사회적 대화가 진통을 거듭하며 안갯속을 지나는 가운데 새로운 인물들을 중심으로 경사노위의 분위기 쇄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경사노위는 본위원회 위원 11명의 위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위원장(문성현)·상임위원(안경덕) 외에 근로자위원으로는 문유진 복지국가 청년네트워크 대표(청년), 문현군 전국노동평등조합위원장(비정규직)이 위촉됐다. 근로자위원 중 여성대표는 당분간 공석으로 유지하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여성노동계의 추천을 받아 즉시 위촉하기로 했다. 사용자위원에는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재위촉됐다. 공익위원은 김윤자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명예교수, 김선현 오토인더스트리 대표이사, 황세원 LAB2050 연구실장, 이철수 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맡는다. ●여러 성과에도 ‘사회적 대화 무용론’ 나온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사회적 대화에 거는 기대는 컸다. 노사정 갈등 속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여러 의제를 해결해줄 유일한 수단으로 떠올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기다리며 출범을 미뤘지만 결국 ‘개문발차’(문을 열어놓고 출발)했다. 지난해 11월 청와대에서 공식 출범한 경사노위의 슬로건은 ‘함께 더 멀리’다. 나름대로 성과는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형 실업부조 조기 도입 합의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 구직자의 취업을 지원하는 제도에 노사정은 이견을 달지 않았다. ‘국민취업지원제도’라는 이름으로 구체화된 한국형 실업부조는 정기국회를 통과하고 내년 7월 시행을 기다리고 있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는 성과라고 보기에는 난감한 측면이 있다. 노사정은 머리를 맞대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기 어려운 사업장에서 활용하도록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최대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데 합의했다. 당시 경사노위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철수 교수는 “이번 합의는 제 방식으로 표현하면 ‘희망과 연대의 신호탄’이다”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탄력근로제 확대 합의는 경사노위의 발목을 잡았다. 노동계 계층별대표 3인이 탄력근로제 합의에 반발하면서 본위원회가 지속적으로 무산된 것이다. 경사노위는 식물 상태를 면치 못했다. 결국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는 노사정 합의를 이루고도 의결이 되지 않아 공식적인 의견으로 국회에 전달되지 못했다. 끝내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석하지 않은 것도 사회적 대화가 무용하다는 주장이 나온 중요한 요인이다. 민주노총에서도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중시하는 김명환 위원장 체제에서 민주노총은 그동안 사회적 대화에 대한 불신을 접고 경사노위에 합류해 여러 의제를 함께 논의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결국 민주노총은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민주노총을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었던 경사노위는 언제든 합류해달라고 문을 열어둔 채로 출범했다. 민주노총은 경사노위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사회적 대화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탄력근로제 합의에 노동계 계층별대표가 반발한 것이 민주노총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사회적 대화 정상화될까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민주노총은 최근 대정부투쟁 강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톨게이트 노동자 집단해고 사태와 관련 민주노총은 오는 23일 임시대의원대회 장소를 서울 88체육관에서 김천으로 변경했다. 한국도로공사 점거 투쟁을 벌이는 톨게이트 노동자 투쟁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서다. 임시대대 안건에서 경사노위 참여와 관련된 안건이 발의될 수도 있지만 현재 민주노총 분위기에서 그럴 가능성은 지극히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사노위 2기를 기점으로 사회적 대화는 다시 궤도 위에 오를 수 있을까. 경사노위는 조만간 본위원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연임하는 문성현 위원장의 역할 외에도 새롭게 임명된 안경덕 상임위원에 거는 기대가 크다. 안 상임위원은 고용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과 중앙노동위원회 사무처장, 고용부 노동정책실장 등을 두루 거치면서 풍부한 경험과 노동 현안에 대한 이해가 높은 관료로 평가된다. 경사노위와 정부뿐만 아니라 노사정 사회적 대화의 속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양보와 타협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경사노위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총은 이렇게 논평했다. “사회적 대화만이 지속가능한 발전과 사회통합, 노동존중사회의 실현을 앞당길 수 있다. 지난 1기 경사노위는 사회적 대화 무용론까지 나올 정도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정부 출범 19개월 만에 시작된 사회적 대화는 일부 참여주체들의 소극성과 책임감 결여 등으로 그 힘이 약화됐다. 2기 경사노위는 양극화 해소와 좋은 일자리 창출, 경제민주화, 노동자대표제도 개선, 사회안전망 강화 등을 논의하고 단계적으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사내하청 직고용’ 단식 47일째 김수억 지회장 응급실행

    ‘사내하청 직고용’ 단식 47일째 김수억 지회장 응급실행

    사내하청 노동자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47일간 단식을 이어왔던 김수억 기아차비정규직 지회장이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13일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과 금속노조에 따르면 김 지회장은 이날 오전부터 팔다리가 마비돼 풀리지 않고, 극심한 호흡곤란으로 서울 고용노동청 앞 천막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이날 오후 3시 30분쯤 구급차에 실려 서울적십자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김 지회장은 지난 7월 29일 고용노동부가 법원 판결에 따라 기아차 불법파견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도록 시정명령할 것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노조에 따르면 2010년 7월 현대차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난 후 법원이 현대기아차 사내하청에 대해 정규직으로 인정한 판결은 11번이다. 김 지회장은 단식 35일을 지나면서는 20㎏ 이상 줄어들고 건강이 악화됐다. 김 지회장은 지난 1일 밤 응급실에 옮겨졌지만 응급처치 뒤 다시 농성장에서 단식을 이어왔다.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간부 6명은 지난 4일 무기한 동조 단식에 돌입하면서 김 지회장에게 단식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 지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직접고용 명령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단식을 멈추지 않겠다”며 동료들의 단식 중단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김 지회장은 집단 단식 10일째인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지회 간부 6명이 “꼭 법원 판결대로 직접고용 명령을 받아내겠다”는 말을 듣고서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추석에도 농성 이어가는 노동자들

    추석에도 농성 이어가는 노동자들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에도 회사와의 싸움을 이어가는 노동자들이 있다. 12일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에 따르면 금속노조 산하 4개 지회는 추석 당일에도 고향으로 내려가지 않고 수도권에서 간단히 합동차례만 지내며 농성장을 지킬 예정이다. 어느 곳일까. ●금속노조 기아차비정규직지회 기아차비정규직지회는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김수억 지회장은 “현대차와 기아차에서 이뤄지는 모든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 기준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직·간접 공정 구분 없이 불법파견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김 지회장은 이를 요구하면서 지난 7월 29일부터 단식에 돌입했다. 김 지회장은 지난 1일 구급차로 인근 병원에 실려 갈 만큼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 김 지회장과 조합원들은 추석 당일(13일) 오전 11시 농성장에서 합동 차례를 지낼 예정이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일진다이아몬드지회 지난 6월 26일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 금속노조 일진다이아몬드지회가 요구하는 것은 노조를 인정하고 첫 번째 단체협약을 체결이다. 지회는 “성실한 교섭을 원한 조합원들에게 회사는 대화가 아닌 직장폐쇄로 응답했다”면서 “추석 전 타결을 위해 지난 4일 본사를 찾았지만 그대로 로비에서 농성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추석 당일은 지회가 전면파업에 돌입한지 80일이자 직장폐쇄 33일 차. 일부 조합원은 충북 음성에 있는 공장으로 내려가고 남은 조합원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차례를 지낼 예정이다. ●금속노조 한국지엠비정규직지회 한국지엠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8월 25일 해고자 전원복직과 불법파견 철폐를 위해 부평 한국지엠공장 정문 앞에 철탑을 세웠다. 그 다음날인 26일부터는 해고자들의 집단단식농성도 이어졌다. 지회는 “지난해 막대한 지원금을 챙겼으면서도 단계적으로 공장과 생산라인을 줄이는 한국지엠의 태도는 사업철수 준비”라고 지적했다. 법원에서 불법파견 판정을 받고 정규직으로 확인된 조합원들도 현장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삼성테크윈지회 삼성테크윈은 한화테크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회사 이름이 바뀌고 있다. 그러나 지회 이름이 그대로인 이유는 노조가 출범했을 당시 해결된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2017년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아직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회는 “꼬이다 못해 엉겨 붙은 노사관계를 푸려면 김승연 회장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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