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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자 스러지는 포스코

    노동자 스러지는 포스코

    팔 골절 등 부상 심각… 노조 “산재” 2인1조 현장 업무에 혼자 나간 듯 이달초 업무과다 호소 30대 의문사 2월엔 50대 사망 은폐·조작 의혹도포스코 포항제철소 근로자들의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11일 경북 포항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30분 포항제철소 화성부 2코크스 3기 벙커 앞 노면에서 직원 장모(60)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오전 2시 49분 사망했다는 판정을 받았다. 검안 결과 장씨는 왼쪽 팔목이 부러지고 인근 부위 살점이 많이 떨어져 나가는 등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장씨는 지난 10일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철야 작업 중이었다. 동료 직원은 “현장 시설점검 업무를 위해 10일 밤 근무에 투입됐던 장씨가 복귀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고 무전기로 호출해도 응답이 없어 찾아 나섰다가 발견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포스코 노동조합 관계자는 “노조원인 장씨가 심한 비바람을 무릅쓰고 현장 근무를 나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실로 드러난다면 명백한 산업재해”라고 주장했다. 1986년 12월에 입사해 오는 9월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던 장씨는 이날 2인 1조로 투입돼야 할 현장점검 업무를 혼자 나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포항세명병원에 차려진 빈소에서는 유가족들이 격앙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며 오열했다. 이날 2시부터 현장검증을 실시했으나 혈흔도 찾지 못하는 등 사고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초동수사가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유가족들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어떻게 사고가 난 것인지 제대로 알려주는 이가 없고, 수사진행 상황도 알 길이 없다. 사망 원인을 부디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이 공장에서 일하던 직원 김모(35)씨가 숨졌다. 김씨는 1일 근무를 마치고 회식에 참여한 뒤 몇몇 직원들과 편의점에 들러 술자리를 이어 가던 중 잠이 들었다. 이후 깨어나지 못해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사망했다. 평소 김씨는 작업량 과다를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포스코 포항제철소 신항만 5부두 내 35m 높이의 부두 하역기에서는 김모(56)씨가 동료 직원이 작동한 크레인에 끼여 숨졌다. 당시 포스코가 서둘러 발표한 사인이 검안 이후 바뀌면서 포스코가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조직적으로 은폐·조작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포스코 측은 “제철소 내에서 직원 사망사고로 우려를 끼친 데 대해 사과드리고 고인과 유가족분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법무부 “미얀마 이주노동자 추락사 책임자 징계 어렵다”

    법무부 “미얀마 이주노동자 추락사 책임자 징계 어렵다”

    법무부, 딴저테이 사망 책임자 징계 권고 불수용인권위 “법무부, 근본적 개선은 회피한 것”법무부가 단속과정에서 추락사한 미얀마인 딴저테이 사건 책임자를 징계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불수용했다. 미등록 체류자 단속과정을 녹화하고 체포나 연행시 제대로 절차가 지켜지는지 감독하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권고도 이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법무부가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되는 제도의 개선을 회피했다고 보고 해당 내용을 발표했다. 11일 인권위에 따르면 법무부는 딴저테이 사건에 대한 인권위 권고사항 중 일부만 수용했다. 지난 2월 인권위는 딴저테이의 추락 사건에서 단속반원들이 인도적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결론 냈다. 당시 딴저테이가 7.8m 공사장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음에도 단속반원들은 구조 행위 없이 단속을 진행했다. 단속 대상이 아닌 사람들까지 강압적으로 제압하기도 했다. 이에 인권위는 법무부에 관계자 징계와 내부지침 마련을 권고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인권위에 책임자 징계나 구체적인 방안 마련은 이행하지 않겠다고 회신했다. 법무부는 “책임자 징계는 관련 국가배상소송이 확정되면 조치할 것”이라며 “체포나 연행 등이 형사사법 절차에 준해 이뤄지는지 감독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입법정책상의 문제이기 때문에 추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단속과정 녹화도 초상권 침해 논란을 이유로 불수용했다. 다만 단속반원 인권교육은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단속계획서에 안전 확보 방안 기재란을 만들고 사고 대응 규정도 명확히 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일선 단속직원 교육 위주만의 조치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인권위는 “법무부가 일부 권고를 수용했더라도 제도의 근본적 개선을 회피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미등록체류자 단속과정에서 인명사고가 반복되고 있는만큼 근본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유성기업 노조, “우리 고통엔 검찰도 한몫했다”

    유성기업 노조, “우리 고통엔 검찰도 한몫했다”

    노조, “유시영 회장에 법정최고형 구형하라” 주장“검찰이 제대로 일했다면 노조파괴 9년 없었을 것”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유성기업의 노조원들이 검찰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원들은 “유시영 유성기업 회장에 법정최고형을 구형하라”고 요구했다. 9일 오후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는 대검찰청 앞에서 ‘검찰 과거사위 활동 종료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유성기업 노조파괴의 주범은 자본이지만 우리가 겪은 9년의 고통은 오히려 검찰이 만든 것”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이 제대로 했다면 노조파괴를 빨리 단절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날 “2011년 노조 파괴 시작 시점부터 검찰은 사측이 하는 건 다 받아들여 주고 노동자들에게는 여러 이유를 들어 무더기로 기소했다”면서 “검찰의 편파 기소”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검찰이 압수수색 등을 통해 노조파괴의 전모를 파악했었을텐데 당시엔 유성기업 임원과 현대차 직원을 불기소했다가 몇년 뒤 전말이 밝혀지자 기소로 전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성기업에 대해 검찰이 혐의없음, 증거 부족 등의 판단을 내놓는 동안 노조파괴는 이어졌다”면서 “탄압을 견디지 못한 많은 노조원이 병들었고 고 한광호 노조원은 사망했다”고 말했다. 노조원들은 “검찰과거사위원회 재조사 목록에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건 있었지만 석연찮은 이유로 목록에서 빠졌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유성기업과 현대자동차 재벌의 범죄에 단호함을 보이는 것에서 검찰개혁의 출발을 시작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유시영 회장의 17일 검찰 구형 때 할 수 있는 최고의 형을 구형해달라”고 주장했다. 현재 유 회장은 노조의 부당·불법 노동행위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하며 회사 자금 6억 6000만원을 썼다는 배임·횡령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또, 회사 자금을 본인과 유성기업 임원들을 위한 변호사 선임 비용에 썼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원청업체 현대자동차 임직원에도 검찰이 법정 최고형을 구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임직원들이 부품사인 유성기업의 지배 구조에 개입해 직원들에 어용노조 가입을 권유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차 임직원 4명도 노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집배원 노조 파업 철회…“인력 900여명 늘린다”

    집배원 노조 파업 철회…“인력 900여명 늘린다”

    우정노조, 정부 측 최종안 받아들여농어촌 지역에서 내년부터 주5일제일각에선 “비정규직 인력만 늘려 한계”인력 증원을 요구하며 사상 첫 총파업을 예고했던 한국노총 전국우정노동조합이 정부 측 중재안을 받아들이면서 파업을 철회했다. 노조는 위탁 택배원을 늘려 집배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열악한 노동 환경을 대중에 알리는 성과를 얻었다. 하지만 우편·등기업무를 할 수 있는 정규직 집배원이 아니라 택배 업무만 할 수 있는 특수고용직인 위탁 택배원만 늘려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동호 우정노조 위원장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서 앞으로 집배원 과로사 문제를 적극적으로 개선해나가기로 했고 파업을 하면 국민께 드리는 불편이 심각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정부에서 내놓은 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애초 9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지방본부위원장 회의에서 정부의 최종안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노조 설립 61년 만의 첫 파업을 철회했다. 중재안에는 위탁 택배원 750명을 포함한 도시 지역 인력 988명 증원 사회적 기구 논의를 통한 농어촌 지역 주5일제 내년 시행 우체국 예금 수익을 국고로 귀속시키지 않고 우편 사업에 쓰도록 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우정노조는 그동안 집배원 인력 2000명 증원과 완전한 주5일제 근무 등을 요구해왔다. 우정사업본부(우본)는 적자 등을 이유로 위탁업체 소속 500명 증원, 토요택배 유지 등의 안을 내놓고 맞섰다. 결국 우본 측이 위탁 택배원 750명을 포함해 900여명 증원 안을 제안했고 노조가 이를 받아들였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집배원 101명(올해 9명)이 사망했으며, 같은 기간 과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집배원도 24명에 달한다. 격무에 시달려온 노조원들은 지난달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참여해 94%의 찬성율(2만 8802명 중 2만 7184명 찬성)로 파업안을 가결시켰다. 노조·우정본부·정부·전문가가 참여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집배원들의 연간 노동시간(2017년 기준)은 2745시간이다. 국내 임금노동자 연평균 노동시간(2052시간)과 비교하면 1년에 87일(하루 8시간 근무 기준)을 더 일하는 셈이다. 당시 기획추진단은 2019년과 2020년 각각 정규직 집배원 1000명씩 증원하라고 권고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집배노조 관계자는 “기획추진단의 권고인 정규인력 증원과 토요택배 폐지가 모두 빠져 있다”면서 “지난해 위탁 택배원 918명을 늘리고도 올해 집배원 9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기획추진단장을 맡았던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우정본부와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을 늘리는 합의를 했다”면서 “기획추진단의 권고 의도를 전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법원 “회사 장례업무 뒤 심혈관 질환 악화로 사망, 업무상 재해”

    법원 “회사 장례업무 뒤 심혈관 질환 악화로 사망, 업무상 재해”

    사내 장례지원 업무를 맡은 뒤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한 노동자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박성규)는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줄 수 없다고 처분한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고인의 유족이 낸 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연합뉴스가 8일 전했다. 고인은 2016년 2월 말 부서원의 장인상으로 사흘 간 장례지원팀장을 맡아 일을 했다. 새벽에야 겨우 잠을 잘 수 있었던 고인은 장례식 둘째 날부터 가슴이 뻐근해졌고, 기침과 소화불량, 어지럼증 등을 호소했다. 급기야 장례가 끝난 다음 날 복통 등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가 맹장염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사흘 뒤 심부전에 의한 심인성 쇼크로 사망했다. 유족은 고인이 업무상 과로로 사망했다면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근로복지공단에 청구했다. 하지만 공단은 업무상 과로가 아닌 맹장염 수술 때문에 기저질환이 악화한 것이라며 지급을 거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망인의 기존 질병인 심부전이 장례지원팀 업무와 연관된 과로로 인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하면서 사망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망인의 발병 전 1주일의 근무시간은 66시간 48분으로, 통상의 평균 근무시간보다 30% 넘게 증가했고 발병 3일 전부터는 평소에 하지 않던 장례지원 업무를 수행해 상당한 육체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망인이 급성 충수염 수술을 받긴 했지만, 수술 이전에도 이미 주변에 심부전 증상을 호소한 점을 고려하면 수술뿐 아니라 업무상 과로 역시 심부전의 악화 원인이라고 봐야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노동자 기숙사에 냉난방 시설·화장실 갖춰야

    앞으로 외국인 노동자가 머무는 기숙사에는 의무적으로 냉난방 설비를 갖춰야 한다. 기업이 직원을 채용할 때 직무와 관련없이 외모나 결혼 여부 등을 물으면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를 문다. 장애인 등급제 개편에 따라 ‘장애 일시보상금’ 지급 기준도 개편한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외국인고용법·채용절차법 시행령 등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이 생활하는 기숙사에서 기본적인 인권이 지켜질 수 있도록 설치 기준을 손질하는 것이 골자다. 그간 외국인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사업주가 제공하는 숙소 환경이 너무 열악해 생활이 어렵다는 불만이 컸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부터 사업주는 기숙사를 제공할 때 반드시 화장실·샤워실 등을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 채광과 환기도 적절히 돼야 하며 반드시 냉난방 시설도 갖춰야 한다. 남성과 여성이 사용하는 공간은 반드시 분리해야 한다. 한 침실에서 생활할 수 있는 인원은 최대 15명이다. 소음이나 진동이 심한 곳, 산사태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큰 곳에는 기숙사를 설치할 수 없다. 부당한 채용 청탁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채용절차법이 오는 17일부터 시행되면서 구체적인 과태료 기준이 마련했다. 채용 청탁을 한 사람은 1회 위반했을 때 1500만원을, 2회 이상 위반하면 3000만원을 내야 한다. 기업이 구직자에게 직무와 관련이 없는 외모나 출신지, 결혼 여부, 재산, 부모님의 직업 등과 관련된 정보를 요구하면 처벌받는다. 1회 300만원, 2회 400만원, 3회 이상 위반하면 5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장애 정도에 따라 장애인을 1~6급으로 나누는 장애인 등급제가 지난 1일 개편되면서 의약품 부작용 등으로 장애를 입은 사람에게 주는 장애 일시보상금 지급 기준도 달라진다.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은 사망일시보상금(4억 1800만원)의 100%를 장애 일시보상금으로 받고, ‘심하지 않은 장애인’은 55%를 받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경기도, 집배원·택배기사 위한 ‘무더위 쉼터’ 241개 청사에 조성

    경기도, 집배원·택배기사 위한 ‘무더위 쉼터’ 241개 청사에 조성

    집배원 과로사가 잇따르자 경기도가 이동노동자를 위한 폭염 대책을 마련한다. 도는 다음달 1일부터 9월까자 집배원과 택배기사 무더위 쉼터를 200여곳에서 석 달 동안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를 위해 도는 경기도와 의정부 북부 청사를 비롯 직속기관과 사업소, 소방소와 119안전센터, 도 산하 공공기관에 총 241개 쉼터를 마련한다. 집배원과 택배, 대리기사 등 무더위에 계속 이동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각 기관 휴게실과 로비를 활용해 간이 이동노동자 무더위 쉼터를 마련, 냉방기를 가동하고 생수를 비치할 예정이다. 가능한 기관은 샤워시설도 운영한다. 31개 시군 곳곳에 쉼터를 마련해 이동근로자들이 편리한 시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다. 이외에도 도는 이 기간에 도청사 1층 안내대에서 택배물품을 대신 받아주는 ‘택배물품 대리수취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도는 4월 이동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과 복지증진을 위해 경기도 이동노동자 쉼터 설치 및 운영 조례를 제정했다. 5월에는 이동노동자들의 편의를 위해 북부청사 무인택배함을 설치했다. 도 관계자는 “최근 5년 동안 경기도에서 발생한 열사병과 열실신 등 온열질환자가 1700여명에 달한다”면서 “이동노동자는 폭염에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건강을 위해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라고 쉼터 조성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15명의 집배원이 업무 중 사망해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정사업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뇌심혈관계 질환(과로)으로 사망한 집배원은 82명으로 나타났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죽을 수 없다” 첫 파업 예고한 집배원들

    “죽을 수 없다” 첫 파업 예고한 집배원들

    새달 1일 쟁의 조정 실패 땐 9일 파업 노조 “2014년 이후 과로사 집배원 24명 교육공무원 대비 질병 위험 최대 3배↑” “증원 사회적 합의 최소한 약속 지켜야”“우리 쓰러지더라도 사람 많은 곳에서 쓰러지자.” 경기 고양일산우체국에서 일하는 10년차 집배원 오현암(37)씨가 매일 오전 배달에 나서기 전 동료와 나누는 말이다. 최근 집배원들이 집에 홀로 있다가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한 사실을 전해 듣고 과로사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더 커졌다. “밤에 잠드는 게 무섭다”는 말도 나온다. 오씨는 “점심시간에 억지로라도 쉬려고 지난 4월부터 (회사) 동생들을 불러 점심을 같이 먹는다”면서 “하지만 오늘도 5명 중 3명이 시간이 없어서 밥을 못 먹었다”고 전했다. 오씨처럼 과로사를 걱정하는 집배원들이 인력 증원을 요구하며 파업을 결정했다. 전국우정노동조합은 25일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2.9%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파업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투표에는 조합원 2만 8802명 가운데 2만 7184명이 참여했다. 노조는 다음달 1일 종료되는 쟁의조정에서 사측과 합의하지 못하면 같은달 9일 사상 첫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노조·우정본부·정부·전문가가 참여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집배원들의 연간 노동시간(2017년 기준)은 2745시간이다. 국내 임금노동자 연평균 노동시간(2052시간)과 비교하면 1년에 87일(하루 8시간 근무 기준)을 더 일하는 셈이다. 당시 기획추진단은 2019년과 2020년 각각 집배원 1000명씩 증원하라고 권고했다. 현재 노조의 주장과 같다. 하지만 우정본부 측은 예산 등을 이유로 답을 내지 못했다. 우편사업은 특례업종(법정근로시간 준수의 예외를 인정받은 업종)에서 제외되면서 다음달부터 주52시간 근로제 적용을 받는다. 우정본부도 주52시간제를 강조하며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증원 없는 노동시간 단축이 고강도 노동과 추가 임금 없는 ‘무료 노동’, 죽음으로까지 이어진다”며 반발한다. 이날 오씨가 배달해야 할 등기는 81개, 택배 98개, 일반우편은 약 1000개였다. 오씨는 “1인 가구가 늘어 들러야 할 세대 수가 많아졌다”면서 “택배처럼 고객을 직접 만나 전달해야 할 물량도 많다”고 말했다. 오전 8시 전에 출근해 우편물을 분류하고 오전 9시쯤부터 정신없이 배달한 후 오후 5시에 우체국으로 돌아와 다시 분류를 하면 오후 7시 전에는 일을 끝내기 어렵다. 전국집배노조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 6월까지 과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집배원은 24명이다. 올해에만 5명이 숨졌다. 기획추진단에 따르면 우편 종사자들이 교육직 공무원보다 고혈압질환(1.75배), 뇌혈관 질환(1.23배), 동맥색전증 및 혈전증(2.95배), 고혈압성 심장병(2.36배)으로 입원할 위험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노사정 전문가들이 1000명을 증원한다는 사회적 합의를 1년 전에 했다”며 “최소한 단계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건설현장 70% 추락사 위험 방치…여전한 안전불감증

    지난해 건설업 사고 사망자는 485명으로 전체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971명)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 중 건설 현장에서 추락해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290명(60%)으로 가장 많았다. 고용노동부가 올해 건설현장 추락사고로 인한 사망자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강도 높은 예방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현장의 ‘안전 불감증’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 규모 건설현장 상황은 더욱 열악한데 무려 10곳 중 7곳이 노동자의 추락을 막기 위한 안전난간 설치 등 사고 예방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달 13~31일 중소 규모 건설현장 1308곳에 대한 기획 감독 결과 953곳(72.8%)이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다. 당장 사고가 날 가능성이 큰 124곳에 즉시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고 노동자 추락 사고 위험을 그대로 방치한 920곳(70.3%)의 현장 책임자를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경북 구미의 한 초등학교 증축 공사를 맡은 A 건설사는 현장 노동자들이 사용하는 계단에 난간을 설치하지 않았다. 높은 곳에서 안전하게 작업하도록 돕는 작업 발판 설치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았으며 노동자가 지나다니는 안전 통로도 확보하지 않았다. 고용부는 해당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날 위험이 크다고 보고 현장 책임자 사법처리와 함께 12일간 작업중지를 명령했다. 아울러 노동자에게 안전·보건 교육과 건강 진단을 하지 않은 52곳에는 시정 지시와 함께 7868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고용부는 추락 안전 관리가 불량한 중소 규모 건설현장에 대해 집중단속 기간을 확대 운영하고 연말까지 추락 재해 예방을 위한 홍보와 불시·집중 감독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김화숙 서울시의원 “늘어나는 서울시립병원 사건·사고, 사전적 예방 조치 강구해야”

    김화숙 서울시의원 “늘어나는 서울시립병원 사건·사고, 사전적 예방 조치 강구해야”

    서울특별시의회 김화숙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은 지난 19일에 열린 서울시의회 제287회 정례회 보건복지위원회 시민건강국 업무보고에서 시립병원 사건·사고에 대한 사전적 예방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라고 강력히 주문했다. 김 의원은 간호사 사망 사건과 청소 노동자 사망 사건 등 서울시립병원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고에 대해 언급하면서 “사고라는 것이 불시에 발생하기도 하지만 충분히 예측 가능한 사고도 존재한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예방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이해한다.”라고 말하면서도 “환자 안전문제도 중요하지만, 그 환자를 책임지는 종사자들의 안전 문제 역시 중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시민건강국 나백주 국장은 “환자 안전사고를 위한 매뉴얼과 예측시스템은 병원 내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그 외에 병원 단위로 발생하고 있는 사건과 사고들에 대한 예방책은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라고 인정하며, “유형별 분석 등 사건 예방을 위한 대비책을 강구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사람들이 바로 의사, 간호사, 간병인, 직원 등의 종사자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전하면서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 아닌 환자와 종사자 모두를 위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예방 시스템과 개선책이 구축되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서울 시민 누구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진료받을 수 있고, 더불어 종사자들도 함께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시립병원이 될 수 있도록 심도 있는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소영 칼럼] 열심히 일한 산업화·민주화 세대, 떠나라

    [문소영 칼럼] 열심히 일한 산업화·민주화 세대, 떠나라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2015년에 개봉된 영화 ‘베테랑’의 명대사가 컴컴한 영화관에 울려 퍼질 때 사람들은 와락 웃으며 박수도 살짝 쳤던 것 같다. 박봉의 형사가 마약흡입에 불법을 일삼는 재벌 2세와 맞붙어 내뱉는 이 발언은, 그래, 자본주의 시대에도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지! 이런 공감들을 확 일으켰다. 장삼이사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함께 뿌듯하게 느낀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인의 체면이 서는 듯한 일이 최근 늘고 있다. ‘불멸의 밴드’ 비틀스를 넘어섰다는 20대 청년으로 구성된 방탄소년단(BTS)이 벌인 런던 공연에서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한국어 떼창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자 축구선수단의 최고 성적이라는 20세 이하(U20)의 준우승과 ‘축구의 신’ 메시와 똑같은 나이인 18살에 골든볼을 안은 이강인 선수를 보면서 탄성했다. 어깨 부상을 극복하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괴물투수로 거듭난 류현진 선수도 감탄의 대상이다. 이런 멋진 10~30대가 앞으로 한국을 이끌겠구나 싶어 뿌듯하다.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출신인 봉준호 영화감독이 만든 ‘기생충’이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는 ‘국뽕´이 철철 흐르게 되었다. 홍콩인 200만명이 참가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철폐 시위에서 어설픈 한국어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모습을 유튜브에서 보면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아시아의 롤모델로서 진짜 잘해야 한다는 각오도 생겨난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0.4%로 역성장해 빛이 바랬지만, 올해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을 뜻하는 3050클럽에 7번째로 진입한 국가가 되었다. 한국보다 앞선 3050클럽은 미국과 독일, 일본,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6개국뿐이다. 영화 베테랑의 명대사는 이제 “우리가 돈이 없냐! 가오가 없냐!”로 바뀌어야 하는 수준이 되었다. 이런 한국은 지난 100여년 동안 수많은 한국인이 척박한 상황에서 뼈와 살을 갈아 넣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박정희 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함께 생애를 같이한 ‘산업화 세대’들의 피와 땀도 듬뿍 들어있다. 1970년 7월 개통한 경부고속도로 건설 중에 사망한 노동자 등은 공식적으로 77명이다. 10대 시다와 미싱사 등의 처우 개선을 요구한 전태일의 분신자살도 1970년이다. 그러나 이른바 ‘87체제’를 만든 ‘민주화 세대’는 할아버지 세대의 독립운동을 평가하면서도, 아버지 세대의 산업화를 평가절하했다. ‘아버지 세대가 시대의 과제를 제대로 처리했더라면, 아들 세대인 우리가 군부독재와 목숨 걸고 싸울 일이 없었을 텐데’라는 원망이 깔린 탓이었다. 이런 발칙한 생각은 어쩌면 신화의 시대부터 면면히 내려온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는 아버지 크로노스를 제거하고 올림포스 최고의 신이 되었고, 또 제우스의 아버지 크로노스는 자신의 아버지 우라노스를 거세한 뒤 우주의 지배자가 되었다. 앞 세대를 전복하는 것이 뒷세대의 권리이자 의무일 수도 있는 것이다. 마치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며 유유히 흐르는 것처럼. 제 잘난 맛에 살아온 386세대도 그러나 30대와 40대인 후배 세대들의 “제대로 해놓은 게 없다”는 원망과 반발에 직면하고서는 새삼 산업화 세대를 역지사지하게 된다. 항산항심(恒産恒心)이라는 말처럼, 아버지들의 시대적 과제는 산업화였고, 산업화를 위해 그 세대가 미뤄두었던 민주화의 과제는 386세대가 미흡하나마 수행한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주의의 심화와 일상화, 조국의 평화체제 구축 등은 후세대의 몫이라는 생각에도 도달하게 된다. 그리하여 산업화 세대도, 민주화 세대도 그 시대의 과제를 수행하느라 너무 많이 고생했으니, 이제 ‘우리 아니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을 떠나보내고, 현실 개입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뒷일은 비 온 뒤 죽순처럼 쑥쑥 자랐으나, 능력 발휘의 기회가 적은 후배 세대에게 맡겨도 된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더 잘 적응해 대책을 낼 세대이다. 그러니 386세대도 능력 있는 후배들에게 정치 경제 사회의 노른자위 자리를 내줄 태세를 갖춰야 하며, 하물며 산업화 세대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애국애족도 독식해서는 안 된다. 광화문의 깃발시위대들도 아들 세대가 미덥지 못하다면, 손자 세대의 능력을 믿고 자중자애해야 한다. 때마침 총선도 다가온다. 30~40대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세대교체, 나쁘지 않다. symun@seoul.co.kr
  • 교육은 뒷전…일하러 간 도제학생 심부름만 시키는 기업들

    교육은 뒷전…일하러 간 도제학생 심부름만 시키는 기업들

    주로 하는 일 ‘청소’ 20.4% ‘허드렛일’ 12.1%학생 53.2% “도제반 다시 선택 안 할 것”노동부 “제도 자체는 제대로 돼 있다”지만중소기업은 학생들 ‘대체인력’으로만 생각‘산업현장 일·학습 병행 지원법안’ 국회 계류 중“도제학교 학생들과 함께 플라스틱 제품 검사했어요.” 2016년 특성화고 현장실습을 하고 이듬해 광주의 플라스틱 부품 공장에 취업한 이상민(21·가명)씨는 “도제반 학생들에 대한 기업의 기술전수는 명목상이었고, 전공과 상관없이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일에 투입됐다”면서 “현장실습과 별반 다른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씨가 근무한 공장은 단순노동에 기반해 기술 전수가 필요 없었는데도 도제학교 학생들이 왔다는 것이다. 그는 “도제제도 자체는 좋은 목적을 가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취업률을 위해 수준 미달의 교육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을 값싼 노동력으로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4년부터 독일 및 스위스식 도제교육을 한국 현실에 맞게 도입한다면서 고교 2학년부터 학생이 기업과 학교를 오가며 교육훈련을 받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시범운영했다. 기업에서는 숙련노동자가 현장교사 역할을 하며 학생을 가르친다. 졸업 후에는 해당 기업의 일반 근로자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직업교육의 현장성을 높여 고용의 미스매치를 해소하고 청년취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직업훈련교육이 되고 있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지난 4월 전남교육청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운영 전면 실태조사 태스크포스(TF)가 전남도 내 16개 학교에서 도제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644명 중 428명(75%)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이 도제기업에서 주로 하는 일은 청소 20.4%, 허드렛일 12.1%, 기타(페인트칠, 크레인 조정, 본드 칠하기 등) 43.9%였다. 학생 38.3%는 “학교 수업과 기업 업무가 전혀 관련이 없다”고 했고, 학생 53.2%는 “도제반을 다시 선택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광주의 직업계고 고등학교 3학년인 김수민(18·가명)군은 “1학년 때 신청을 해 2학년 때부터 도제학교를 경험한 친구들은 기업에서 청소나 심부름을 하고 왔다고 했다”면서 “기술교육을 해줄 수 있는 기업들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근 학교에서는 30명 중에 15명이 포기했다고 한다”면서 “성공사례를 보고 혹해서 신청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전했다. 2016년부터 정식으로 운영된 도제교육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도제학교를 확대하면서 법제화에도 나서고 있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의 근거법률인 ‘산업현장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법률은 일학습 근로 기간이 끝난 학습근로자가 일정수준의 평가에 합격할 경우 국가자격을 주는 내용 등을 담았다. 그동안 전교조 등 교육단체에서는 법적 근거도 없이 도제학교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이 산업체로 파견하고 있다며 비판해왔다. 김경업 전교조 직업교육위원장은 “박근혜 정권 때 법적인 근거도 없이 도제학교를 밀어붙이며 시작했던 것을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는 법률적인 근거를 마련한다고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업현장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안’ 공청회에 참석했던 대구대 이승협 사회학과 교수도 법률안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했다. 이 교수는 “법률안은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는 이들을 근로자로 규정하지만, 훈련생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심지어 현장실습에서도 학교는 학생을 훈련생으로 기업에 보내는데, 기업은 학생을 근로자로 보고 가르치지는 않고 노동력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일이나 스위스는 마이스터(장인)가 아니면 절대로 가르치지 못하게 하고, 훈련비용도 대부분 기업이 부담하면서 필요한 인력을 훈련시킨다”면서 “우리나라 도제기업들은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많아서 체계적인 교육을 시키지 않고, 학생을 대체인력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도제학교가 장기실습을 통해서 실무능력을 늘리는 것이라면 직무에 대한 프로그램을 제대로 준비하고 실시해야한다는 것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일학습병행에 참여하는 기업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프로그램 지원을 받고, 그것에 따라 (학생들에게)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면서 “현장에서 이를 적용하는 일부 기업체에서 제대로 훈련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는 있지만, 제도 자체는 제대로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7년 12월 말 제주도 음료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기계에 깔려 사망한 이민호군의 아버지 이상영씨는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는 “저의 애가 학생이었기 때문에 지금 국회에 계류 중인 일학습 병행 도제 제도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힌다”면서 “왜 특성화고를 도제학교로 지정해 학생들을 노동자로 만들어야 합니까. 일학습병행 도제학교 제도를 없애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美 백만장자 지시로 北 미사일 대비 ‘비밀벙커’ 만들던 인부 사망

    美 백만장자 지시로 北 미사일 대비 ‘비밀벙커’ 만들던 인부 사망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지하에 비밀 벙커를 만들다 노동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백만장자가 징역 9년형을 선고받았다. AP통신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 지방법원이 주식투자가 대니얼 벡위트(28)에게 2급 살인 등의 혐의를 적용해 징역 9년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워싱턴DC 외곽의 부촌 메릴랜드 실버스프링에 사는 벡위트는 2017년 9월 자택에 비밀 벙커를 만들기로 했다. 그에게 회사 투자금을 조달받은 인도계 청년 아스키아 카프라(21)가 작업에 참여했다. 검찰은 그가 북한의 핵 공격 가능성에 대해 편집증적 집착을 보여 왔다고 설명했다. 실력 있는 해커로 알려진 그는 지난 2016년 해커 모임에 나가 방화복과 얼굴 가리개를 착용하고 가명을 사용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벙커 작업을 비밀리에 진행한 벡위트는 카프라의 눈을 가리고 자택으로 안내했다. 그곳에서 터널을 뚫기 시작한 카프라는 벡위트가 내려준 양동이를 화장실 삼아 한 번 작업 때마다 며칠씩을 터널에서 먹고 자며 생활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터널에는 공기 순환 시스템과 난방장치, 전등이 구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카프라는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까맣게 그을려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언론은 터널에서 발생한 화재로 굴을 파던 카프라가 사망했다고 전했다. 카프라의 시신은 쓰레기로 가득 찬 벡위트의 자택 지하실에서 발견됐는데 출구에서 불과 몇 발짝 떨어진 곳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불은 지하실 전기 콘센트에서 시작됐으며 당시 카프라가 판 터널은 아래로 6m 깊이, 60m 길이에 달했다.검찰은 벡위트가 비밀 유지를 위해 명백한 위험 징후를 무시했으며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몽고베리 카운티 검사 메리베스 아이어스는 “지하실에서 화재가 발생하기 몇 시간 전 카프라가 벡위트에게 문자를 보내 터널에서 연기 냄새가 난다고 경고했지만, 벡위트는 6시간 넘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며 비난했다. 또 벡위트가 지하실에 쌓아 둔 각종 쓰레기 때문에 카프라가 화재 현장에서 탈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벡위트의 변호를 맡은 로버트 본시 변호사는 배심원들에게 화재는 불가항력적인 사고였으며 화재 발생 후 벡위트가 카프라를 구하기 위해 이웃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반박했다. 벡위트 역시 ”카프라를 살려낼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뭐든지 하고 싶다“면서 ”확실히 이 모든 일 중 어떤 것도 일으킬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애초 벡위트는 2급 살인 및 과실치사 혐의로 최대 3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재판부는 카프라의 사망이 벡위트의 고의가 아닌 점 등을 들어 9년형을 제외한 나머지 21년형을 집행 정지시켰다. 카프라의 유족은 처벌이 약하다며 반발했지만 벡위트 측은 오히려 항소를 진행할 예정이다. 벡위트의 변호인은 CNN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범죄행위가 아닌 불가항력적 화재에 의한 사고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이번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배움 없는 현장·참으라는 학교… 교실 밖 고3 ‘3D 뺑뺑이’

    배움 없는 현장·참으라는 학교… 교실 밖 고3 ‘3D 뺑뺑이’

    직업계고(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은 18~19살에 노동시장에 발을 들인다.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밥벌이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일터로 나오지만 세상은 어린 노동자를 호의로 맞아주지 않는다. 최저임금을 밑도는 월급과 임금 체불, 성희롱, 욕설,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적지 않게 겪는다. 위험 업무에 내던져졌다가 목숨을 잃고, 감당할 수 없는 업무량을 떠안았다가 못 견뎌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 2017년 1월 전주 LG유플러스 고객센터, 같은 해 11월 제주 음료공장 등에서 일하다 숨진 10대들은 모두 특성화고 졸업생이었다. ‘10대 노동 리포트: 나는 티슈노동자입니다’ 시리즈를 통해 어린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실태 등을 보도한 서울신문은 또 다른 청소년 노동권 침해 현장인 직업계고 현장실습 사례를 취재했다. 현장실습은 직업계고 학생들이 고3 때 미리 공장, 사무실 등에 나가 업무 수행 역량을 기르는 교육 과정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교육보다 힘들고 보람은 덜한 ‘3D 업무’에 아이들을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현장실습 중 사망 사고가 잇따랐던 2017~2018년 특성화고를 졸업했던 이들이 겪은 이야기를 들어 봤다.“야! 이.상.민.” 2017년 광주의 한 특성화고를 졸업한 이상민(21·가명)씨는 2년이 지난 지금도 누군가 이름 석자를 부르면 움츠러든다. 졸업을 4개월 앞두고 현장실습을 나갔던 플라스틱 부품 제조 공장의 작업반장은 수시로 이씨 이름을 짜증스럽게 불렀다.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정확히 알려주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혼냈다. 극도의 스트레스 탓에 폭식증에 우울증을 얻었고 트라우마로 인한 기분장애 판단까지 받았다. ‘취업을 하면 내 앞가림을 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한 18살 상민씨의 꿈은 현장 실습 배치 첫날 산산조각 났다. 첫날부터 플라스틱 부품의 불량을 검수하고 기름기를 닦고 파손된 부분을 분해해 버리는 작업에 동원됐다. 학교에서 배운 전공은 광통신망 분배였지만, 회사는 상민씨에게 제조 공정상 가장 간단한 일만 맡겼다. 처음엔 ‘나이가 어린 데다 별다른 기술이 없어서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나도 회사는 제대로 된 업무나 필요한 기술을 알려주지 않았다. 명색이 현장실습이었지만 배우는 건 없었다. 자괴감에 빠졌다. 스트레스로 급격히 나빠진 몸을 치료하려고 조금 일찍 회사 밖으로 나서는 상민씨에게는 따가운 시선이 쏟아졌다. 학교로 돌아가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걸 못 참냐”는 선생님들의 비난을 견딜 자신이 없었다. 현장실습을 끝내지 못하고 학교로 돌아가겠다는 학생들에게는 “너 때문에 그 회사랑 연결이 끊기면 어쩔거냐”, “취업률 떨어지면 어떻게 하냐”는 질타가 쏟아졌다. 이씨는 “현장실습 나갈 때는 ‘어려운 게 있으면 무엇이든지 이야기하라’고 하지만 실제로 어려운 점을 이야기하면 참으라는 말을 듣게 된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현장에서 괴로워하는 사이 교육당국은 정책 방향을 잡지 못한 채 헤맸다. 교육부는 지난해 2월 학생들의 안전을 우선으로 삼겠다며 ‘학습중심 현장실습의 안정적 정착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심사를 받은 기업(선도기업)에서만 실습할 수 있게 했다. 그런데 역효과가 생겼다. 기업들이 특성화고 학생들을 뽑길 꺼리면서 취업률이 떨어졌다. 정부는 다시 기업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했다. 전공과는 다른 직무, 부족한 현장 교육, 실습 회사에 대한 정보 부족…. 직업계고 학생들이 취업과 직결되는 현장실습을 포기하는 이유는 이렇게 압축된다. 학교에서 공부했던 기술과는 무관한 위험하고 험한 일을 하며 단순 부품처럼 쓰이기 싫다는 얘기다.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 사출 업체에서 지난해 1월까지 실습한 김우희(20·여)씨는 여자라는 이유로 커피를 타야 했다. 우희씨는 “사출을 배우러 갔지만 처음엔 커피를 타라고 하더니 시간이 지나자 ‘밥할 줄 아느냐’, ‘국 끓여 밥 먹자’는 요구까지 들었다”며 “학교가 기업이 어떤 곳인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다 보니 서류상 정보만으로 ‘좋은 회사겠지’라고 판단해 현장실습을 내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경제적 이유 탓에 학교로 돌아갈 수 없는 학생도 있다. 올해 마이스터고를 졸업한 최준혁(19·가명)씨는 “집안 형편이 썩 좋지 않아 마이스터고에 왔다. 고등학교 진학을 결정할 때도 취업을 빨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직업계고 학생과 졸업생들은 정부 정책을 믿지 못한다. 이은아 특성화고 노조위원장은 “현장실습제도를 어설프게 건드리려다 오히려 취업난만 가중시켰다”고 비판했다. 직업계고 졸업생들도 정부 대책을 땜질식 처방이라고 봤다. 졸업생들은 현장실습 관련 정책을 세울 때 취업률과 안전, 전공 연관성 등 3가지 기본원칙을 하나라도 놓쳐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이씨는 “특성화고 자체가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취업률은 양보할 수 없는 조건”이라면서도 “그래도 최소 사람답게 살면서 인간성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수정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노무사는 “현장실습생이 자꾸 사망하자 정부가 참여 기업에 대한 실사를 강화하는 등 안전대책을 내놨다가 얼마 안 돼 ‘참여 기업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없던 일로 했다”면서 “정부가 미련한 대책은 사망 사고 등을 막을 최소한의 장치인데 이조차 부작용을 이유로 안 하기로 한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교육적 목적의 현장실습이 아닌, 산업체에 저임금 노동자를 파견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현장실습은 차라리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체르노빌 놀러 간 관광객들의 무지…참사 현장서 인증샷 논란

    체르노빌 놀러 간 관광객들의 무지…참사 현장서 인증샷 논란

    20세기 최악의 사고로 기록된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 이 사고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체르노빌’이 인기를 끌면서 33년간 유령도시로 방치됐던 체르노빌에 최근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의 인기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HBO에서 방영한 5부작 드라마 ‘체르노빌’은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 이후를 배경으로 한다. 사고를 은폐하려는 소련 정부와 진실을 밝히려는 핵물리학자, 그리고 소방관과 군인, 광부들의 희생을 그렸다. 인기는 어마어마하다. 시청률도 ‘왕좌의 게임’을 넘어섰다.HBO에 따르면 드라마 ‘체르노빌’ TV 시청률은 35%다. HBO고와 HBO나우 등 OTT플랫폼 온라인 스트리밍 시청률은 52%를 기록했다. HBO 드라마 시리즈 중 디지털 플랫폼에서 시청률 50%를 넘긴 것은 이 드라마가 최초다. ‘왕좌의 게임’도 46%를 넘기지는 못했다. 누적 시청자 수는 800만을 넘었으며 평점 역시 10점 만점에 9.7점으로 왕좌의 게임보다 0.3점 앞서고 있다. 이는 현재까지 등록된 TV시리즈 평점 중 가장 높은 점수다. 이 같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우크라이나 관광업계도 때아닌 호황을 맞았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11일(현지시간) 드라마 방영 이후 체르노빌 관광상품 예약 건수가 전년 대비 30% 증가했으며, 관광객 수도 2배 이상 늘었다고 보도했다.지난 1986년 4월 26일, 구소련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면서 작업자 2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구조 및 진화작업을 벌이던 직원 및 소방대원들이 방사능에 피폭됐다. 주민 9만여 명이 모두 강제 이주됐으나 사고 후 6년간 발전소 해체작업에 동원된 노동자 5700여 명과 민간인 2500여 명이 사망했다. 사고로 방출된 1억 Ci의 방사능은 기류를 따라 유럽 전역으로 확산됐고 우리나라 일부 지역에서도 낙진이 검출됐다. 현재까지도 약 43만 명이 암, 기형아 출산 등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세기 최악의 참사로 꼽힐 만큼 피해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드라마를 보고 체르노빌을 찾아간 일부 관광객에게 참사 현장은 그저 ‘핫플레이스’에 불과했다.특히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플루언서의 부적절한 행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11만5000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한 여성은 황폐한 체르노빌에서 엉덩이가 그대로 드러나는 속옷만 입은 채 촬영한 사진을 공유했다. 다른 여성은 방사성 물질 피폭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 없이 그저 체르노빌 방문을 인증하기 위해 짙은 화장을 하고 방사선복을 입은 채 셀카를 찍었다. 사고 후 흉물로 변해버린 체르노빌 놀이공원 앞에서 웃으며 찍은 사진들도 눈에 띈다. 이곳의 녹슨 대관람차는 체르노빌에서 일어난 참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현재는 인증사진을 남기기에 좋은 ‘체르노빌 핫 스폿’이 되어버렸다.다소 유난스러운 체르노빌 관광 인증사진이 논란이 되자 보다 못한 드라마 제작진이 자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체르노빌’의 크리에이터 크레이그 메이진은 1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드라마의 인기로 체르노빌 방문객이 늘었다니 신기한 일이다. 그러나 부디 그곳에서 끔찍한 비극이 일어났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체르노빌에서 고통을 받고 희생을 치렀던 모든 이에게 존중심을 가지고 행동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SNS 이용자들 역시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게 무례한 사진이 많다. 참사에 무감각하다”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지한 사람들”이라며 “부끄러워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체르노빌을 상품화한 우크라이나 정부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체르노빌 투어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경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체르노빌을 볼 수 있는 상품과 프라이빗 투어는 물론 드라마 '체르노빌' 투어도 따로 마련돼 있다. 가격은 약 80달러에서 200달러까지 다양하며 우크라이나인 가이드가 체르노빌을 안내한다. 체르노빌 투어를 이용한 한 국내 여행객은 "체르노빌의 방사능 수치를 측정해보는 건 투어에 포함돼 있는 일정"이라고 밝혔다. 이 여성 관광객은 "여행 당시 가이드가 대머리였는데 머리카락이 없는 게 방사능 때문은 아니라는 우스갯소리를 던졌다. 참사 현장에서 할 만한 농담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휴대전화 탓 뇌종양” 업무상 질병 첫 인정

    “휴대전화 탓 뇌종양” 업무상 질병 첫 인정

    22년간 유선전화 통신선 보수 업무… 3년 전 뇌종양 발병 “휴대전화 과다 사용해 라디오파에 노출… 인과관계 인정”업무특성상 휴대전화를 장시간 이용한 사실과 노동자가 앓는 질병의 인과관계가 인정돼 산업재해 승인 결정이 내려졌다. 근로복지공단은 2017년 사망한 KT 통신장비 수리기사 이모(당시 49세)씨의 교모세포종(뇌종양)이 업무상 질병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지난 4월 내렸다고 10일 밝혔다. 이씨는 KT에서 22년간 일하다가 3년 전 뇌종양 판정을 받고 목숨을 잃었다. 가족들은 이씨의 뇌종양이 업무와 연관성이 있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다. 유선전화 통신선 보수 업무를 했던 이씨는 주로 휴대전화로 업무 지시를 받았다. 또 이씨는 뇌종양이 발병하는 평균 연령에 비해 나이가 젊었고 가족력이나 개인적인 요인들도 없었다.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 질병판정서에서 “(이씨가) 과도한 휴대전화 사용으로 라디오파와 극저주파에 노출됐다”면서 “밀폐된 지하 작업으로 라돈 등 유해물질에 노출돼 뇌종양 발병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근로복지공단이 인용한 핵심 근거는 2017년 인도 연구진의 논문으로 ‘장시간 휴대전화 사용이 뇌종양 위험을 높인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논문에서 제시한 장시간 사용의 기준은 휴대전화를 사용한 지 10년이 넘었거나 1640시간 이상 사용한 사람이다. 뇌종양 환자 중 장기간 휴대전화를 쓴 사람의 비율이 다른 비교군보다 33% 정도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역학조사를 벌인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이씨가 1997년 이후 휴대전화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상당량의 휴대전화 라디오파에 노출됐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씨가 20년간 업무로 휴대전화를 쓴 시간은 440~1800시간으로 조사됐다. 보건공단은 “이씨가 작업 도중 통신선의 극저주파 전자기장과 납에 노출되면서 뇌종양 위험성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뉴스 분석] 확대 또는 축소…산안법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뉴스 분석] 확대 또는 축소…산안법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산안법, 규제 범위 두고 노사 신경전경영계, 작업중지 확실한 기준 필요노동계, 도급승인 대상작업 확대특수형태근로종사자 범위도 넓혀야정부 “필요한 부분은 추가로 논의”‘좁히려는 자와 넓히려는 자의 싸움.’ 일명 ‘김용균법’으로도 불리는 전면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의 내년 시행에 앞서 노사의 신경전이 팽팽하다. 지난 4월 고용노동부가 산안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노사는 이에 대해 각기 다른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최근 정부에 제출했다. ●좁히려는 경영계 “작업중지 명령 명확히” 경영계는 ‘좁히려는 자’다. 사업장에서 중대한 재해가 발생하면 정부는 ‘작업중지’ 명령을 내린다. 당연히 필요한 조치다. 하지만 사업주에게는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간 작업중지 명령이 산업안전감독관의 자의적인 판단에 이뤄졌다는 게 경영계의 생각이다. 불확실한 것을 싫어하는 경영인들은 이런 조치에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 산안법을 전면 개정하면서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는 기준을 적시했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이후 재발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일부 작업중지)나 붕괴·화재·폭발 등으로 발생한 중대재해가 주변으로 피해가 확산할 우려가 있을 때(전부 작업중지)다. 하위법령에는 작업중지를 해제하는 절차를 명시했다. 작업중지 해제를 신청할 때 반드시 노동자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해제 요청일로부터 4일 이내에 반드시 심의위원회를 열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갔다. 그러나 경영계는 불만이 크다. 개정법에서 말하는 ‘급박한 위험’이라는 게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하위법령에서라도 이를 구체화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급박한 위험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풀어놔야 사업장에서 대비할 수 있을 거라고 주장한다. 넓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부분을 좁히려는 것이다. 게다가 4일 이내에 작업중지 해제 심의위원회를 열어야 한다는 조항에도 ‘너무 길다’고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4단체는 “이번 산안법 하위법령을 개정하면서 작업중지 명령이 무분별하게 남발되는 문제점은 전혀 없애지 못했다”면서 “작업중지 명령의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명확히 규정하고 불가피한 경우만 빼놓고는 24시간 이내에 작업중지 해제 심의위원회를 열 수 있도록 개정안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넓히려는 노동계…“도급 승인 대상작업·특고노동자 적용 확대 노동계는 산안법의 규제 범위를 넓히고자 노력 중이다. 화학물질을 다루는 노동자는 장시간 노출로 직업병에 걸릴 수 있다. 이를 막고자 고용부는 정부의 도급 승인을 받는 범위를 농도 1% 이상의 황산·불산·질산·염산 취급 설비의 개조와 철거를 비롯해 해당 설비 내부에서 하는 작업으로 정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해 원청업체의 보호 조치를 의무화하면서 특고노동자의 범위를 현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보험설계사·골프장 캐디 등 9개 직종으로 한정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법을 적용하는 범위가 너무 좁아 유명무실하다”고 비판한다. 민주노총은 화학물질 취급 업무를 개조·철거·내부작업으로 한정한 것에 대해 “개정 산안법 59조에는 ‘취급작업’이라고 명시돼 있는데 이를 오히려 하위법령에서 후퇴시킨 것”이라면서 “라인작업이나 정비, 수리, 교체를 포함해 취급 작업 전반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고노동자에 대해서도 민주노총은 “산재보험은 보험료 징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제한적인 대상에 적용한다고 해도 안전보건 조치는 현장에서 포괄적으로 봐야 하는 것”이라면서 “산재보상보험과는 별도로 특고노동자 적용을 화물운송사업 종사 노동자, 예술 노동자,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등으로 보호 범위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도 “사업장이라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위험에 대해 사업주가 포괄적으로 안전보건 조치를 취하는 입법이 필요하다”면서 “산재보상법이 규정하는 특수고용직의 의미로만 축소하지 않는 행정해석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중심 잡아야 할 고용부…“필요 부분은 추가적 논의” 박화진 고용부 노동정책실장은 지난 4월 브리핑에서 “(산안법 하위법령 개정안에 대해) 노사 단체와 의견 조율이 다 끝난 것은 아니다”라면서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추가로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용부 검토를 거쳐 국무회의에 상정, 통과하면 산안법 하위법령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전면 개정 산안법이 시행되는 내년 1월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확대와 축소 요구 사이에서 고용부는 ‘사업장에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정확한 지점’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다. 한편 지난해 발생한 고 김용균씨 사망사고 진상 규명을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조사위원회’가 지난달 23일 진상조사 방해 의혹을 제기하며 조사를 중단한 지 14일 만에 조사활동을 재개하기로 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이번엔 군함도… 日극우 또 역사 도발 시도

    이번엔 군함도… 日극우 또 역사 도발 시도

    “조선인 강제 징용 없었다” 왜곡 日장관 “조선서 스스로 건너와”조선인들이 강제로 동원돼 끔찍한 환경에서 혹사당했던 ‘군함도’(하시마)의 실체를 왜곡하기 위해 일본 극우세력이 또 하나의 역사 도발을 시도한다. 6일 일본 극우단체인 국제역사논전연구소에 따르면 이 단체는 다음달 2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 회의실에서 ‘한반도에서 온 전시노동자에게 진정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군함도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심포지엄을 연다. 이 연구소는 홈페이지에서 “군함도가 강제징용자가 노역을 한 ‘지옥도(島)’라는 등 날조된 역사가 세계에 확산되고 있다”며 “이른바 ‘강제징용’과 군함도의 진실을 국제사회에 알리겠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과거 군함도에 살았다는 주민을 동원해 발언하도록 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담은 동영상을 상영할 계획이다. 연구소장인 야마시타 에이지 오사카시립대 명예교수는 산케이신문에 “전시 노동자들은 출신지의 구별 없이 결속이 강했다. 다양한 기록을 조사했는데 한국이 말하는 차별적인 사례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행사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민간 단체의 활동에 대해 하나하나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한반도 출신 노동자’의 유입 경로가 다양하다는 것을 적극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출신 노동자 중에서는 스스로 자유 의지에 의해 개별적으로 건너왔거나 (일제강점기) 국가총동원법에 의한 모집 등에 따라 온 사람도 있다”고 주장하며 “정부로서 이러한 것을 제대로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나가사키현에 위치한 군함도에는 일제강점기 400~600명의 조선인이 끌려가 122명이 질병, 탄광사고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정부의 신청으로 2015년 일본 근대산업시설 23곳 중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이번엔 군함도… 日극우 또 역사 도발 시도

    이번엔 군함도… 日극우 또 역사 도발 시도

    日장관 “조선서 스스로 건너와” 조선인들이 강제로 동원돼 끔찍한 환경에서 혹사당했던 ‘군함도’(하시마)의 실체를 왜곡하기 위해 일본 극우세력이 또 하나의 역사 도발을 시도한다.  6일 일본 극우단체인 국제역사논전연구소에 따르면 이 단체는 다음달 2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 회의실에서 ‘한반도에서 온 전시노동자에게 진정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군함도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심포지엄을 연다. 이 연구소는 홈페이지에서 “군함도가 강제징용자가 노역을 한 ‘지옥도(島)’라는 등 날조된 역사가 세계에 확산되고 있다”며 “이른바 ‘강제징용’과 군함도의 진실을 국제사회에 알리겠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과거 군함도에 살았다는 주민을 동원해 발언하도록 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담은 동영상을 상영할 계획이다. 연구소장인 야마시타 에이지 오사카시립대 명예교수는 산케이신문에 “전시 노동자들은 출신지의 구별 없이 결속이 강했다. 다양한 기록을 조사했는데 한국이 말하는 차별적인 사례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행사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민간 단체의 활동에 대해 하나하나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한반도 출신 노동자’의 유입 경로가 다양하다는 것을 적극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출신 노동자 중에서는 스스로 자유 의지에 의해 개별적으로 건너왔거나 (일제강점기) 국가총동원법에 의한 모집 등에 따라 온 사람도 있다”고 주장하며 “정부로서 이러한 것을 제대로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나가사키현에 위치한 군함도에는 일제강점기 400~600명의 조선인이 끌려가 122명이 질병, 탄광사고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정부의 신청으로 2015년 일본 근대산업시설 23곳 중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씨줄날줄] 슬픈 다뉴브강의 아리랑/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슬픈 다뉴브강의 아리랑/박록삼 논설위원

    어린 시절 헝가리를 떠올리면 왠지 못살고 배곯는 나라인 듯했다. 1970~80년대 냉전 시절 소련의 위성국가라는 사실까지 더해지면서 그런 이미지는 더욱 굳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의 역사는 한국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13세기 몽골의 침략에 인구 절반이 숨졌으며 14세기 오스만제국, 15세기 합스부르크 왕가, 19세기 오스트리아, 20세기 소련 등 역사 내내 주변국의 침략과 지배가 일상이었다. 그럼에도 독립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동아시아 끝자락 더벅머리 아이의 짧은 소견과 달리 문화유산도 많고 자부심이 큰, 역사의 시련을 고비고비 뚫고 나온 나라였다. 1956년 10월 23일 20만명이 넘는 헝가리 노동자, 대학생들은 스탈린 동상을 끌어내리는 등 소련군 철수, 정치활동 자유, 민주주의 등을 요구하며 소련군을 국경 바깥으로 몰아내는 ‘헝가리 민주혁명’에 성공했다. 혁명정부는 바르샤바조약기구 탈퇴, 중립국 선언, 복수정당 허용 등 개혁 정책을 표방한다. 하지만 혁명 일주일 만에 소련군에 의해 진압됐다. 이 과정에서 1만 2000명 안팎의 시민들이 소련군 총탄에 희생됐다. 시인 김춘수(1922~2004)는 처참한 학살에 대해 ‘…/ 죽어서 한결 가비여운 네 영혼은/ 다뉴브강 푸른 물결 위에 와서/ 오히려 죽지 못한 사람들을 위하여 소리 높이 울었다/ 다뉴브강은 맑고 잔잔한 흐름일까/ 요한 쉬트라우스의 그대로의 선율일까’(‘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 중)라며 서늘한 추모를 바치기도 했다. 또한 이에 앞서 헝가리는 2차 세계대전의 포화 속 참상을 몸으로 겪은 전쟁터이자 나치와 함께했던 참전국이었다. 패전 직전 헝가리 민병대는 유대인 수천 명을 다뉴브 강가로 끌고 가 신발을 벗게 한 뒤 총을 쏴 강물 속으로 떠밀었다. 그 흔적은 강가에 나뒹구는 60켤레의 빈 신발로 형상화돼 참담한 기억을 현재적 의미로 남겨 두었다. 모든 역사를 다 기억하며 말없이 흐르는 다뉴브강에 유람선 전복으로 헝가리인 2명과 한국인 사망자·실종자 26명이 보태졌다. 지난 3일 저녁(현지시간) 수백 명의 부다페스트 시민들이 참사가 난 다뉴브강 머리기트 다리 위를 메웠다. 그리고 30분 남짓 동안 서툰 발음으로 이어진 그들의 ‘아리랑’ 가락이 다뉴브강의 출렁거림 사이를 애잔히 넘나들었다. 인간에 대한 예의이자 죽음에 대한 애도였다. 그 장면을 영상으로 본 한국인들은 위로를 받았다. 그들은 가사의 뜻도 모르건만 슬픔의 북받침과 간절함을 아리랑 가락에 담았다. 그 기운이 다뉴브강 바닥에 닿은 걸까. 다음날 희생자 3명이 가족 곁으로 찾아왔다. 슬픔의 다뉴브강엔 슬픔을 이겨낼 인류애가 흘렀다.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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