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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길 위의 추석’ 보낸 비정규직 노동자들/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

    [시론] ‘길 위의 추석’ 보낸 비정규직 노동자들/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

    추석 연휴가 끝났다. 예년에 비해 짧은 기간과 혼잡한 고향길이었지만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추석 때마다 반복돼 들려오는 체불 임금과 농성 노동자들의 소식은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추석 직전에는 경북 영덕 오징어 가공업체 폐수처리장을 청소하던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올 추석 연휴 기간 언론에 집중 보도된 노동 사건은 한국도로공사 요금 수납원들의 농성과 KTX와 SRT 승무원들의 파업이었다. 이 노동자들은 공공부문 소속으로 정부가 실질적인 사용자이므로 정부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서 출발했으며, 이 정책은 노동계와 일반 국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그런데 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한가위 명절에 극한 투쟁에 나서게 됐는가. 공공부문 정규직화 사업은 지난 20여년 동안 맹목적으로 추진됐던 아웃소싱 인건비 절감 정책을 바로잡는 것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정규직화 배경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비용절감, 탄력적 인력 운용을 목적으로 비정규직 사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이것이 고용불안과 차별 등을 야기하는 등 사회 양극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들었다. 이에 사회 양극화 완화 및 고용ㆍ복지ㆍ성장 선순환 구조를 위해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정규직 전환과 차별 개선을 추진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지난 2년 동안 추진된 정규직화 사업(2019년 6월 말 기준)으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대상 중 90.1%인 18만 5000명의 정규직 전환이 결정됐고, 이 가운데 84.9%인 15만 7000명이 실제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따라서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은 규모나 계획 대비 추진 상황을 볼 때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공공부문 약 20만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돼 고용 불안에서 벗어났고, 부족하지만 처우도 개선됐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지난 20여년 동안 곪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는 한순간에 해결될 수 없었다. 정규직화 추진 과정에서 공공부문 노사 간, 노정 간, 노노 간 갈등은 피할 수 없었다. 정규직화 추진 시 직접고용의 대상 유무,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화의 타당성, 정규직화된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등이 주요 갈등 사안이었다. 대다수 공공부문 사업장들은 정규직화에 따른 갈등을 잘 마무리해 성과를 냈으나, 일부 사업장의 갈등은 극한 대립 양상으로 사업장 바깥으로 터져 나왔다. 한국도로공사 250명의 요금 수납원들은 대법원에서 불법파견 확정을 받는 사람만 직접고용하겠다는 회사 측 방침에 맞서 지난 9일부터 일주일 넘게 김천혁신도시 본사를 점거 농성하고 있다. 요금 수납원들은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 1500명 모두 직접고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형식 논리상 도로공사 경영진의 주장도 타당해 보이지만, 그 속살을 곱씹어 보면 대법원 판결을 교묘히 피한 편법이다. 도로공사는 499명의 요금 수납원을 직접고용하겠지만 이들에게는 요금 수납이 아니라 버스정류장과 졸음쉼터, 환경정비 같은 업무를 맡기겠다는 계획이다. 신설된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서비스에 요금 수납 업무를 모두 넘겼기 때문에 직접고용 대상자가 요금 수납 업무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요금 수납 업무를 하고 싶으면 자회사로 가라는 것이다. 민간 기업에서 널리 악용돼 왔던 부당노동행위다. 요금 수납 업무 특성상 여성이나 고령자가 많고, 장애인도 다수 있어 요금 수납 업무가 아닌 환경정비 등 다른 일을 맡기 어려운 현실이다. 여기에 더해 도로공사는 복귀자의 근무지도 사측 기준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노동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 사업은 과거 어느 정부보다 과단성 있게 추진된 성공적인 정책이었다. 하지만 정책의 정교함이 요구된다. 의도가 좋다고 결과까지 좋은 것은 아니다.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그치지 말고 상시·지속적인 업무는 정규직 사용 관행을 정착시켜야 한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일부 사업장의 부정적인 사례는 정부의 정책 의지를 훼손하고 효과성을 떨어뜨린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일을 막아야 한다. 이 정책의 최종 목표는 민간부문의 비정규직 남용 규제와 차별 완화에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이 민간부문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 공공부문 정규직화 추진 정책의 과정 관리가 엄격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 민병두, 노동자 휴게시설 보장법안 발의

    민병두, 노동자 휴게시설 보장법안 발의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12일 휴게시설의 설치 의무를 법률에 명시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그 운영 실태를 확인·점검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보면 사용자는 근로자들이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휴게시설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현행법은 사업주의 휴게시설 설치 의무와 위반 시 제재규정 등을 두지 않고 있어 실제로는 사업장 내 휴게시설이 설치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번 개정안은 휴게시설의 설치 의무를 법률로 상향 규정하고 설치 및 관리기준의 위임 근거를 마련해 최소한의 휴게공간을 위한 법적 미비를 해결했다. 또 고용노동부 장관이 휴게시설의 운영 실태를 확인·점검할 수 있게 하는 근거 규정도 뒀다. 민 의원은 “최근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열악한 휴게시설에서 사망한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며 “휴게시설의 미비로 노동자가 사망에 이르는 실정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 모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한 입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부모 자산·학력 ‘신분 격차’… 불공정 출발선에 분노”

    “부모 자산·학력 ‘신분 격차’… 불공정 출발선에 분노”

    구의역 사망 김군 친구·건설노동자 등 2030 진솔한 속내 쏟아내며 울먹이기도 “채용비리에 좌절” “교육·입시 무너져” “특목고 폐지·공정한 입시 방안 마련을” 자녀 논란은 묻지 않아…曺 주로 경청 曺 “혜택받은 층…실망드린 점 인정”“청년들은 부모의 자산에 따라 기회가 달라지고, 태어날 때 삶이 결정되는 이 사회에 분노한 겁니다.” 1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비공개로 만난 시민단체 ‘청년전태일’의 김종민 대표는 대담 전 젊은 세대의 감정을 이렇게 전했다. 논란 끝에 조 장관이 임기를 시작했지만 자녀의 각종 특혜 의혹 앞에 마음을 다친 청년층의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1시간쯤 진행된 비공개 대담에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진솔한 얘기가 쏟아졌다. 대담에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사망자 김모군의 친구들, 특성화고 졸업생, 지방 4년제 대학 출신 무기계약직 치료사, 청년 건설노동자, 코레일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등 11명이 참석했다. 앞서 청년전태일 측이 지난달 29일 당시 후보자 신분이던 조 장관에게 공개 대담을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가 장관 취임 뒤 법무부가 역제안해 이날 대담이 마련됐다. 조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저희 가족은 우리 사회에서 혜택받은 층에 속한다. (논란에 대해) 합법, 불법을 떠나 많은 분께 실망을 드린 점을 겸허히 인정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신분 격차’ 탓에 취업시장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는지 조 장관에게 전했다. 김선경 청년민중당 대표는 “특권을 이용해 자신의 자녀나 지인 채용을 청탁하는 일이 여전하다”면서 “한 청년은 강원랜드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신규 채용에 지원했는데 매번 떨어졌고, 이후 자신이 지원했던 시기에 선발된 신입 교육생의 95%가 부정 채용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취업에 성공해도 특성화고 출신이라는 꼬리표 탓에 차별받는 사례도 언급됐다. 특성화고 졸업생 A(20)씨는 “졸업 뒤 어렵게 취업했지만 동일 업무여도 대졸 신입보다 임금은 못했고 ‘(특성화고 출신은) 유치원 수준으로 교육해야 한다’는 모욕적 발언과 심지어 욕도 들었다”고 전했다. 계급 간 사다리 역할을 해야 할 교육·입시제도가 무너져 버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병원에서 작업치료사로 일하는 김지윤(32)씨는 “잘사는 친구들은 한 과목당 몇 백만원에서 1000만원을 웃도는 과외를 받으며 성적을 유지했지만 평범한 월급쟁이 부모님을 둔 자식들은 한 달 30만~40만원의 학원비도 내기 어려웠다”면서 “이후 최대한 빨리 취업할 수 있는 지방대 학과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조 장관에게 특목고 폐지와 공정한 입시 제도 마련, 학력에 따라 차별받지 않는 근본적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전태일 측은 이날 ‘공정·희망·정의’를 뜻하는 사다리 3개를 상징물로 들고 가 조 장관에게 전달했다. 김 대표는 “조 장관이 이 만남을 면피용으로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며 “조 장관 스스로 약속한 ‘젊은 세대들이 저를 딛고 오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특수통 검찰 엎는다… 조국, 특수부 축소 지시

    특수통 검찰 엎는다… 조국, 특수부 축소 지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1일 특수수사로 대변되는 검찰의 직접수사를 축소하는 등 검찰개혁 방안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 등의 의견을 수렴해 감찰제도 개선 방안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취임 당일 검찰개혁 추진지원단을 구성한 데 이어 곧바로 수사·감찰 기능에 칼을 대는 등 조 장관의 검찰개혁이 속도를 내고 있다. 조 장관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이 제기한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축소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법무부와 검찰에 지시했다. 기존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은 그대로 둔 채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 기능만 축소하는 데 국한됐다. 조 장관은 “형사부 및 공판부를 강화·우대하고, 기타 검찰제도 개선에 대한 방안을 수립하라”고 덧붙였다. 특수부 검사들이 조 장관 가족 관련 수사에 착수하면서 특수수사 기능에 대한 비판이 거세진 상황에서 사실상 특수부를 축소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또한 조 장관은 “법무부 감찰관실과 대검찰청 감찰본부의 활동을 활성화하고, 검찰개혁 추진지원단이 임 검사를 비롯해 검찰 내부의 자정과 개혁을 요구하는 많은 검사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후 감찰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임 검사는 그동안 감찰제도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 왔다. 조 장관은 검사 비리 및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엄정한 기준을 적용해야만 검찰의 관행과 구태를 혁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석인 대검찰청 감찰본부장에 대한 임명 절차도 신속히 마무리하라고 밝혔다. 한편 조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20~30대 청년 10여명과 1시간 넘게 비공개 대담을 가졌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사망자 김모군의 친구들, 특성화고 졸업생, 지방 4년제 대학 출신 무기계약직 치료사, 청년 건설노동자, 코레일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등 청년 10여명이 참석했다. 조 장관은 대담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에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청년들의) 얘기를 듣겠다고 약속했다”며 “하나하나가 아픈 얘기였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영덕 오징어가공업체 사망자 4명으로 늘어

    지난 10일 오후 경북 영덕 한 오징어가공업체에서 발생한 질식 사고로 안동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태국인 D(33)씨가 11일 오전 1시쯤 숨졌다. 이로써 이번 사고로 숨진 외국인 노동자는 총 4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10일 오후 2시쯤 경북 영덕군 축산면 한 오징어가공업체 지하 탱크에서 청소 작업을 하다 쓰러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 당시 3m 깊이 지하 탱크에 한 명이 청소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쓰러졌으며 뒤따라 들어간 3명도 빠져 나오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은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영덕 지하탱크 외국인 노동자 3명 참변… 안전장비 미착용 ‘人災’

    영덕 지하탱크 외국인 노동자 3명 참변… 안전장비 미착용 ‘人災’

    막힌 배관 뚫으러 내려가 잇달아 사고경북 영덕군 오징어 가공업체의 지하탱크 사업장에서 일하다 숨진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고 당시 안전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규정을 무시한 인재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오후 2시 30분 영덕군 축산면의 한 오징어 가공업체 지하탱크에서 작업하던 이 회사 소속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질식해 이 가운데 3명이 숨지고 1명은 중태에 빠졌다. 이들은 사고 당시 3m 깊이 지하탱크에 1명이 청소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쓰러지자 다른 1명이 구하러 내려갔다가 쓰러졌고 이를 본 나머지 2명이 연이어 들어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곳은 오징어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를 저장하는 탱크로 공장 마당 지하에 가로 4m, 세로 5m, 깊이 3m 정도 크기로 만든 콘크리트 구조다. 사고 당시 공장 관계자가 지하탱크에서 오·폐수가 빠져나가는 배관이 막히자 이를 뚫기 위해 1명을 먼저 내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탱크 밖에 다른 안전 관리자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물질이 부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에 4명이 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덕소방서 측은 “탱크 안에는 오징어 내장 등 부패하는 물질이 30㎝ 정도 쌓여 있었고 근로자 4명은 엎어져 있었다”며 “구조 당시 보호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다른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고 있었다. 유해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장 관계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오후 3시쯤 사다리를 이용해 지하탱크에서 4명을 구조했으나 태국인 A(42)씨와 B(28)씨, 베트남인 C(53)씨는 사망했다. 태국인 D(34)씨는 닥터헬기로 안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으나 호흡만 있고 의식은 없는 상태다. 경찰은 수사전담반을 구성해 업주 등을 상대로 작업 과정과 작업 안전수칙 준수, 사전 안전조치 이행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1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현장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 영덕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영덕 지하 탱크 외국인 노동자 3명 참변…안전장비 미착용 ‘人災’

    영덕 지하 탱크 외국인 노동자 3명 참변…안전장비 미착용 ‘人災’

     경북 영덕군 오징어 가공업체의 지하탱크 사업장에서 일하다 숨진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고 당시 안전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규정을 무시한 인재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오후 2시 30분 영덕군 축산면의 한 오징어 가공업체 지하탱크에서 작업하던 이 회사 소속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질식해 이 가운데 3명이 숨지고 1명은 중태에 빠졌다.  이들은 사고 당시 3m 깊이 지하탱크에 1명이 청소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쓰러지자 다른 1명이 구하러 내려갔다가 쓰러졌고 이를 본 나머지 2명이 연이어 들어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곳은 오징어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를 저장하는 탱크로 공장 마당 지하에 가로 4m, 세로 5m, 깊이 3m 정도 크기로 만든 콘크리트 구조다.  사고 당시 공장 관계자가 지하탱크에서 오·폐수가 빠져나가는 배관이 막히자 이를 뚫기 위해 1명을 먼저 내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탱크 밖에 다른 안전 관리자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물질이 부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에 4명이 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덕소방서 측은 “탱크 안에는 오징어 내장 등 부패하는 물질이 30㎝ 정도 쌓여 있었고 근로자 4명은 엎어져 있었다”며 “구조 당시 보호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다른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고 있었다. 유해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장 관계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오후 3시쯤 사다리를 이용해 지하탱크에서 4명을 구조했으나 태국인 A(42)씨와 B(28)씨, 베트남인 C(53)씨는 사망했다. 태국인 D(34)씨는 닥터헬기로 안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으나 호흡만 있고 의식은 없는 상태다.  경찰은 수사전담반을 구성해 업주 등을 상대로 작업 과정과 작업 안전수칙 준수, 사전 안전조치 이행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1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현장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 영덕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영덕 오징어가공업체 질식사고는 인재…안전장비 미착용

    영덕 오징어가공업체 질식사고는 인재…안전장비 미착용

    경북 영덕의 오징어 가공업체의 지하탱크에서 일하다 숨진 외국인 노동자들이 마스크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오후 2시 30분 경북 영덕 축산면의 한 오징어 가공업체 지하 탱크에서 작업하던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질식해 쓰러져 이 가운데 3명이 숨지고 1명은 중태다. 소방당국은 오후 3시쯤 사다리를 이용해 지하탱크에서 4명을 밖으로 구조했으나 태국인 A(42), B(28)씨와 베트남인 C(53)씨는 사망했다. 나머지 태국인 D(34)씨는 중태로 닥터헬기로 안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D씨는 의식은 없지만 호흡은 유지하고 있다. 이들 4명은 가로 4m, 세로 5m, 깊이 3m 콘크리트 구조로 된 지하 탱크에서 청소하다가 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공장 관계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영덕소방서 측은 “탱크 안에는 오징어 내장 등 부패하는 물질이 30㎝ 정도 쌓여 있었고 근로자 4명은 엎어져 있었다”며 “구조 당시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다른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부패하는 물질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에 4명이 질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탱크 밖에 다른 안전 관리자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 탱크는 업체 마당에 땅을 파고 콘크리트로 제작한 것으로 오징어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를 저장하는 곳이다. 경찰은 사고 당시 지하 탱크에 한명이 청소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쓰러지자 나머지 3명이 동료를 구하기 위해 다시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회사 관계자를 상대로 작업 과정과 작업 안전수칙 준수, 사전 안전조치 이행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속보]영덕 수산물탱크서 외국인노동자 3명 질식사

    [속보]영덕 수산물탱크서 외국인노동자 3명 질식사

    10일 오후 2시 30분쯤 경북 영덕의 수산물가공업체 지하탱크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질식해 3명이 숨졌다. 사망자는 태국인 A(42), B(28)씨와 베트남인 C(53)씨 등 3명이다. 나머지 태국인 D(34)씨는 중태로 닥터헬기를 통해 안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D씨는 호흡을 유지하고 있으나 의식은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사고가 난 곳은 어패류 가공 부산물을 저장하는 탱크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택배 폭주’에 매달 한 명꼴… 집배원 얼마나 더 희생해야 바뀌나

    ‘택배 폭주’에 매달 한 명꼴… 집배원 얼마나 더 희생해야 바뀌나

    정년 2년 남긴 50대, 동료 구역도 떠맡아 아들까지 동원… 업무 마친 후 교통사고 심장마비 등 올해에만 벌써 12명 숨져 평균 근무시간 주60시간 과로 개선 없어과중한 업무에 내몰린 집배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올해에만 집배원 12명이 사망했다. 과중 물량, 야간 배달 등 집배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현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됐지만, 정부가 적극 대응하지 않는 사이 안타까운 목숨만 잇따라 사그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전국집배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6일 저녁 충남 아산우체국에서 근무하던 27년차 베테랑 집배원 박모(57)씨가 이날 업무를 마무리한 뒤 우체국으로 돌아오다 교통사고로 숨졌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몰린 택배 물량에 아들까지 동원해 본인 구역 배달을 마친 박씨는 출산휴가를 간 동료의 담당 구역 물량까지 배달하고 오다가 변을 당했다. 그는 정년퇴직을 2년 앞둔 상태였다. 과로에 시달리는 집배 노동자의 죽음은 비단 명절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지난달 26일에도 집배원 성모(46)씨가 교통사고로 숨졌다. 지난 5월에는 4명이 잇따라 심장마비, 자살 등으로 세상을 떠났다. 3월에는 경북 경산에서 박모(53)씨가 업무 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지난해와 2017년에도 각각 18명의 노동자가 숨을 거뒀다. 노조에서 (최근 사망한) 집배 노동자들의 실제 업무 시간을 계산한 결과 1주 평균 60시간에 달했다. 집배원들은 2017년 안양우체국 앞에서 집배 노동자가 노동 실태를 고발하며 분신한 사건을 계기로 ‘집배 노동자 노동조건 개선 추진단’을 만들고 사측과 정부에 실태 개선을 요구했지만 최근까지 실질적 변화는 없었다. 지난 7월 노동자의 총파업을 앞두고서야 사태 수습을 위해 우정본부에서 택배원 750명을 포함한 집배 인력 988명 증원을 약속했으나 실질적으로 필요한 인력보단 훨씬 적은 숫자다. 노조가 현재 노동환경에서 법정 최대 근무시간인 주 52시간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계산한 결과 약 2800명의 인력이 더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노조 관계자는 “집배 노동 실태는 이번 사건처럼 명절을 앞두고 가족을 동원해야만 겨우 시간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며 “인력 증원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노동자들은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집배 노동환경 전반에 대한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통상 고용노동부는 노동자가 사고로 사망했을 때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사고 원인을 해결한 후 작업중지를 해제한다. 그러나 집배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노출돼 있는 업무 중 교통사고에 대해선 단 한 번도 작업중단 명령이 내려진 적이 없다. 고용부 가이드라인 해석이 제조업에 초점이 맞춰져 집배원 교통사고는 중대재해로 인정되지 않은 까닭이다. 이 때문에 집배 노동자들은 업무 중 길에서 사망해도 작업중지 없이 동료가 바로 일을 이어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허소연 전국집배노조 선전국장은 “특히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사업장들을 대상으로 사망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택배 배달 뒤 복귀하던 집배원 교통사고 사망…노조 “추석은 ‘죽음의 기간’”

    택배 배달 뒤 복귀하던 집배원 교통사고 사망…노조 “추석은 ‘죽음의 기간’”

    충남 아산우체국 소속 50대 노동자, 차에 치여 숨져7년 전 경기 화성 향남우체국 집배원도 비슷한 사고우정 노조 “당국이 배달량 폭주에 따른 대책 내놔야”추석 연휴를 앞두고 몰린 택배 배달을 마치고 우체국으로 돌아오던 집배원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명절 직전은 운송 물량이 물려 집배원들에겐 ‘죽음의 기간’으로 불리지만 인력 충원 등 대책 마련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집배 노동자들은 비판했다. 7일 전국집배노동조합(이하 노조)에 따르면 충남 아산우체국 집배원 박모(57)씨가 전날 오후 7시 40분쯤 오토바이를 몰고 아산시 번영로를 통해 우체국으로 향하던 중 1차로에서 갑자기 멈춘 차량과 부딪쳐 도로 바닥에 쓰러졌다. 박씨는 이후 2차로를 달리던 차량이 재차 치였다. 심하게 다친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택배 노동자들에 따르면 추석, 설 등 명절 직전이나 대선·총선 등 선거철은 배달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특별소통기간’이다. 최승묵 집배노조 위원장은 “명절 때는 물량이 평소보다 5배쯤 많이 몰리다보니 집배원들 사이에서는 ‘죽음의 기간’으로 불린다”면서 “업무량이 많아 야간에 운행, 배달해야하는 일이 늘다 보니 이륜차를 모는 집배원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7년 전인 2012년 9월에도 추석 명절을 앞두고 늦은 시간까지 우편물을 배달하던 경기 화성시 향남우체국 소속 집배원 최모(당시 26세)씨가 오토바이를 몰고 우체국으로 복귀하다가 중앙선을 침범한 승합차에 치여 숨졌다. 숨진 박씨도 폭주한 배달 물량 탓에 저녁시간까지 과노동한 뒤 지친 상태로 오토바이를 운행하다보니 사고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노조는 “박씨가 평소보다 많아진 추석 택배 물량을 처리하느라 가족들의 도움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사고 당일에도 넘쳐나는 물량 때문에 가족 도움으로 배달을 마칠 수 있었고, 우체국으로 돌아가는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매년 명절이면 배달 물량이 폭증하지만, 우정 당국은 그에 맞는 대책을 내놓지 않아 집배원들이 야간 배달까지 하게 되고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살인적 근무 신고했더니 “내년에 처리”… 노동자 패싱한 노동청

    살인적 근무 신고했더니 “내년에 처리”… 노동자 패싱한 노동청

    48주간 연장근로 한도 초과 시달린 동생 “야근 관행 없애야” 남기고 극단적 선택 과로사 추정 뇌심질환 산재 4년 새 2배 “유가족에게 산재 절차 등 안내해 줬으면” “과로사 땐 즉시 근로감독해야” 지적도“제 동생 이름은 장민순입니다. 유명 인터넷 강의업체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지난해 1월 갑자기 세상을 떠났어요.” 장향미씨는 4일 “동생이 죽기 한 달 전 제 앞에서 펑펑 울면서 업무가 너무 과중하고 직장 상사 때문에 많이 힘들다고 처음 털어놨다”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과로사·과로자살로 가족과 동료를 잃고 회사 및 정부와 싸워 온 사람들이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 모여 서로의 경험을 나눴다. 다음달 28~29일 서울대에서 열리는 아시아 직업 및 환경피해자권리네트워크(ANROEV) 대회를 앞두고 마련된 자리였다. 장씨는 화가 나서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에 동생이 다니는 회사를 신고했다고 한다. 일주일 뒤 “올해 근로감독 일정이 끝났으니 내년 2월 이후 다른 업체 신고가 들어오면 같이 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동생은 포괄임금제에서 극심한 노동 강도에 시달렸다고 한다. 장씨는 “동생이 일한 129주 중 1년에 가까운 48주를 연장근로 제한 한도를 초과해 근무했다”면서 “입사 초기 극심했던 야근은 조금씩 줄어들다가 동생이 죽기 한 달 전 입사 초와 같은 강도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이브를 하루 앞두고 가족 식사 자리에서 동생은 “신입들이 야근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는 게 마음 아프다. 야근 관행을 없애고 싶어 (시민단체에) 신고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열흘 뒤 동생은 장씨에게 이메일로 출퇴근 기록을 증명할 수 있는 교통카드 기록을 전달했다. 장씨는 “그게 동생의 마지막 이메일이었다”고 했다. 이튿날 동생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근로복지공단 통계에 따르면 과로사와 과로자살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뇌심질환과 정신질환을 사유로 산업재해 승인을 받은 건수는 2014년 각각 471건(승인율 22.6%), 45건(33.3%)에서 지난해 925건(41.3%), 166건(73.5%)으로 급증했다. 과로사가 연이어 발생해 지난 7월 총파업 직전까지 갔던 전국집배노조 허소연 교육선전국장, 간호사 박선옥·서지윤 사망사건 대책위원회에 참여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이민화 활동가 등은 이런 수치를 증명하는 현장의 이야기를 전했다. 2017년 6월 희망퇴직 압박과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형부의 과로자살 이후 한국과로사과로자살유가족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배고은씨는 “유가족들이 처음 만나는 경찰관들이 감수성을 갖춘 질문을 하고, 산재 절차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만 해 줄 수 있어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배씨는 또 산재 신청을 준비하는 유가족들이 고인의 직장 동료에게 증언을 받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이미 회사 측의 압력이 가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과로사 아웃’ 공동대책위원회 한인임 정책팀장은 “일본은 과로사가 발생하면 바로 근로감독에 돌입하는데 이 시기는 산재 신청이 접수된 시점”이라면서 “다른 노동자도 과로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과로사 예방법 제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살인적 근무 신고했더니 “내년에 처리”… 노동자 패싱한 노동청

    “제 동생 이름은 장민순입니다. 유명 인터넷 강의업체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지난해 1월 갑자기 세상을 떠났어요.” 장향미씨는 4일 “동생이 죽기 한 달 전 제 앞에서 펑펑 울면서 업무가 너무 과중하고 직장 상사 때문에 많이 힘들다고 처음 털어놨다”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과로사·과로자살로 가족과 동료를 잃고 회사 및 정부와 싸워 온 사람들이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 모여 서로의 경험을 나눴다. 다음달 28~29일 서울대에서 열리는 아시아 직업 및 환경피해자권리네트워크(ANROEV) 대회를 앞두고 마련된 자리였다. 장씨는 화가 나서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에 동생이 다니는 회사를 신고했다고 한다. 일주일 뒤 “올해 근로감독 일정이 끝났으니 내년 2월 이후 다른 업체 신고가 들어오면 같이 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동생은 포괄임금제에서 극심한 노동 강도에 시달렸다고 한다. 장씨는 “동생이 일한 129주 중 1년에 가까운 48주를 연장근로 제한 한도를 초과해 근무했다”면서 “입사 초기 극심했던 야근은 조금씩 줄어들다가 동생이 죽기 한 달 전 입사 초와 같은 강도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이브를 하루 앞두고 가족 식사 자리에서 동생은 “신입들이 야근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는 게 마음 아프다. 야근 관행을 없애고 싶어 (시민단체에) 신고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열흘 뒤 동생은 장씨에게 이메일로 출퇴근 기록을 증명할 수 있는 교통카드 기록을 전달했다. 장씨는 “그게 동생의 마지막 이메일이었다”고 했다. 이튿날 동생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근로복지공단 통계에 따르면 과로사와 과로자살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뇌심질환과 정신질환을 사유로 산업재해 승인을 받은 건수는 2014년 각각 471건(승인율 22.6%), 45건(33.3%)에서 지난해 925건(41.3%), 166건(73.5%)으로 급증했다. 과로사가 연이어 발생해 지난 7월 총파업 직전까지 갔던 전국집배노조 허소연 교육선전국장, 간호사 박선옥·서지윤 사망사건 대책위원회에 참여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이민화 활동가 등은 이런 수치를 증명하는 현장의 이야기를 전했다. 2017년 6월 희망퇴직 압박과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형부의 과로자살 이후 한국과로사과로자살유가족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배고은씨는 “유가족들이 처음 만나는 경찰관들이 감수성을 갖춘 질문을 하고, 산재 절차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만 해 줄 수 있어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배씨는 또 산재 신청을 준비하는 유가족들이 고인의 직장 동료에게 증언을 받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이미 회사 측의 압력이 가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과로사 아웃’ 공동대책위원회 한인임 정책팀장은 “일본은 과로사가 발생하면 바로 근로감독에 돌입하는데 이 시기는 산재 신청이 접수된 시점”이라면서 “다른 노동자도 과로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과로사 예방법 제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은 100년 전 얘기 아닌 지금의 문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은 100년 전 얘기 아닌 지금의 문제”

    1923년 9월 1일 오전 11시 58분. 리히터 규모 7.9의 대지진이 도쿄와 가나가와를 비롯한 일본 수도권을 강타했다. 사망·실종 10만 5000여명. 이 중에는 일본인들에 의해 잔인하게 학살당한 조선인들이 포함돼 있었다. 지진이 나자 일본에는 “조선인들이 폭도로 변해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약탈을 하며 일본인들을 습격하고 있다”는 유언비어가 퍼졌다. 이에 자극받은 일본인들은 조선인들을 닥치는 대로 살육했다. 당시 임시정부 독립신문은 조선인 6661명이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다고 전했다. 그로부터 96년이 흐른 현재 일본의 권력자들은 학살의 역사를 부정하려 들고 있다. 이에 양식 있는 일본의 지식인들은 역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며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죄를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최일선에서 왕성한 저술활동을 바탕으로 일본의 양심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논픽션 작가 가토 나오키(52)를 만났다.가토 작가는 조선인 학살을 부정하고 혐한론을 확산시키는 극우세력에 맞서 집회,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으며 ‘9월, 도쿄의 거리에서’, ‘NO 헤이트(혐오)!’, ‘안녕, 혐오서적:혐한·반중서적 붐의 이면’, ‘모반의 아이’ 등을 펴냈다. 지난달 25일 인터뷰한 가토 작가는 1일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열린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는 극우단체의 추도식장 난입 등에 대비해 행사장 주변 경비를 서고 있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올해로 3년째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내지 않았는데(2016년까지는 도쿄도 지사들이 매년 추도문을 전달했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의 역사를 부정하려는 움직임은 그동안 꾸준히 계속돼 왔다. 2013년에는 요코하마시의 자민당 의원들이 중학교 교과서 보조 교재에 기술돼 있는 ‘조선인 학살’ 부분을 문제 삼았다. “학살은 독일 나치, 캄보디아 폴 포트 등에나 어울리는 표현이지 일본에 대해서는 쓰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요코하마시 교육위원회는 결국 교재를 회수했다. 유명 논픽션 작가 구도 미요코는 “조선인들이 당시 일본인들에게 테러를 한 것은 사실”이라고 선동하며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의 진실’과 같은 역사 날조 서적을 펴내기도 했다. ‘소요카제’라는 우익단체는 2016년부터 조선인 희생자 추모비 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학살의 과거를 부정하고 싶었던 고이케 지사는 이런 일련의 움직임에 힘입어 추도문 전달 거부를 결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본인으로서 100년 가까이 지난 과거 조선인 관련 역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 “100년 전 과거가 아니라 바로 지금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이 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된 계기는 2000년 당시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의 ‘3국인’ 발언이었다. 이시하라는 당시 자위대 관련 행사에서 “불법 이민이 많은 3국인(외국인 노동자 등을 지칭하는 차별적 표현)이 흉악범죄를 되풀이하고 있다. 큰 재해가 일어날 때 이들의 소요가 예상되는데 경찰력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여러분의 출동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간토대지진 당시 내무성이 각 지역에 내려보낸 지시(‘재난을 틈타 조선인들이 방화와 폭탄에 의한 테러, 강도 등을 획책하고 있으니 주의하라’)와 거의 같은 내용이었다. 그때 ‘아, 이 사건은 100년 전의 얘기가 아니다. 바로 지금의 문제다’라고 느끼게 됐다. 자연재해가 빈번한 일본에서, 특히 수천만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에 대지진이 발생했다고 가정해 봤다. ‘3국인의 소요’와 같은 비뚤어진 상상이 대재앙과 만나 또 다른 참사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조선인 학살을 없었던 일로 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는 부제를 가진 책 ‘트릭’을 지난달 출간했는데,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췄나. “역사 왜곡이 일본의 현실 사회에 어떤 악영향을 주는지 알리고 싶었다. 조선인 학살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거짓말이 어떠한 속임수(트릭)에 의해 성립하고, 그런 것을 누가 조작해내는지 밝히려고 했다. 또한 민족 차별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민족 차별이 심하면 어떠한 참극이 생길 수 있는지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했다. 다행히 독자들이 100년 전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의 민족 차별에 대한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여 주고 있다.” -현대 일본사회에서 당시와 같은 일이 또다시 일어날 것이라고는 쉽게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을 듯한데. “국가가 위기에 빠졌을 때 국민들이 어떤 대상을 찍어서 쉽게 공격할 수 있는 상태로 변하는 것은 일본 근대사에서 자주 나타난 현상이었다. 집단적 공포가 민족 차별과 결합했을 때 얼마나 큰 비극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준 것이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이었다. 물론 수백, 수천명이 살해당하는 사태가 재현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차별에 기반한 폭력에 의해 누군가의 신체에 위해가 가해지는 등의 일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당장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만 해도 이와테현 이시노마키시에서 “중국인들이 강도짓을 한다”는 유언비어가 돌았다. “그런 중국인들은 죽여야 한다. ‘곤니치와’(일본어)라고 인사했는데 상대방이 ‘니하오’(중국어)라고 답하면 바로 공격하라”며 도쿄에서 이시노마키로 무기를 들고 간 우익단체도 실제로 있었다.” -한일 교류가 꾸준히 확대돼 왔는데도 일본 내 혐한 분위기가 갈수록 강해지는 이유가 궁금하다. “일본 내 한국인에 대한 민족 차별과 혐한 분위기가 2000년대 들어 부쩍 심해졌다. 우익 권력자들은 과거 잘못을 감추며 혐한론을 휘발유 삼아 반한(反韓) 내셔널리즘을 선동하고 있다.”-한국에 대한 차별적 분위기가 특히 강한 것은 어려서부터 그렇게 교육받기 때문인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옛날에 조선반도를 정복했다는 역사서 속 ‘진구(神功) 황후’ 스토리에 의거해 조선을 속국으로 보는 관점이 메이지유신 이후 고착된 것을 우선 들 수 있다. 아시아에서 일본이 중국이나 조선에 비해 월등히 앞서 있다는 우월의식, 한반도 강점기 조선인들을 노예처럼 부린 경험에서 ‘조선의 주인’이 일본이라는 인식이 여전한 것도 주된 이유다.” -일본 내 혐한과 반한 정서는 앞으로 계속 악회될 것으로 보는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에는 아시아 유일의 선진국, ‘재팬 넘버원’이라는 자부심이 강했다. 그러다 1990년대 이후 한국과 중국이 부상했다. 일본의 기성세대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것이 혐한과 민족 차별 등 공격적 성향으로 발전됐다. ‘일본이 아시아 유일의 선진국이 아니다’라는 현실을 일본 사회가 진정으로 받아들이게 될 때 혐한과 민족 차별도 잦아들 것으로 본다. ‘아시아 최고’라는 인식이 약할 때 태어난 젊은 세대들이 사회의 주역이 되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일본은 한국에 위압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을 통해 모든 배상 문제가 끝났다고 말하지만, 과거 일본 정부도 개인 청구권은 인정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럼에도 한국에는 이를 일절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징용판결 후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와 함께 피해자를 어떻게 구제할지 협의에 나섰어야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책임이 한국 정부에 있다고 윽박지르기만 했다. 이런 태도는 러시아 등 다른 나라에 대해 보이는 일본의 태도와 너무 다른 것이기도 하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단독] “中서 남편 숨졌는데… 영사관은 ‘알아서 하라’는 식이네요”

    [단독] “中서 남편 숨졌는데… 영사관은 ‘알아서 하라’는 식이네요”

    유족 “영사관, 전화로 사후 절차만 안내 사고 현장·병원에 누구도 안 나타나… 정부서 보호받는다는 생각 전혀 안 들어” 130일 흘렀지만 사고 경위도 오리무중“평생 기계만 만지며 살던 국민이 가정과 국익을 위해 일하다 타지에서 죽었는데 국가는 ‘유족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더라구요.” 재난심리치료사인 강명선(44)씨는 지난 4월 18일 남편 김치중(49)씨를 먼저 떠나보냈다. 중소기업 직원이던 남편은 중국 산둥성 둥잉시의 기저귀·생리대 공장에 기계를 설치하러 갔다가 지게차 위에 올렸던 기계가 떨어지는 바람에 머리를 다쳐 숨졌다. 20년간 한 회사에서 일하면서 터키, 아프리카, 중국 등 회사가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갔던 성실한 노동자의 황망한 죽음이었다. 세월호 참사 때 간접외상 환자의 심리치료를 돕는 등 재난 상황을 경험해 온 강씨도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 앞에 공황 증세를 겪었다. 강씨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준 건 우리 해외 공관의 무성의한 태도였다. 그는 “사고 처리 과정에서 영사관의 도움이 절실했지만 지원은 거의 못 받았다”며 “말이 통하지 않는 중국에서 현장 답사와 시신 화장 등 각종 사고 처리를 유족이 알아서 했다”고 말했다. 유족에 따르면 김씨 사망 사고 이후 영사관 직원 중 누구도 사고 현장이나 병원에 나와 보지 않았다. 전화를 통해 사망 확인이나 화장 등 사후 절차에 대해 안내만 해줬다고 한다. 강씨는 “외교공관 직원으로부터 ‘긴급비자를 발급받도록 해 줘 중국 입국을 돕겠다. 화장 비용은 200만원쯤 든다’는 말을 들은 게 전부”라고 말했다. 현지 변호사나 통역을 구하는 것조차 유족의 몫이었다. 강씨는 “영사관 직원은 현지 변호사 3명의 연락처를 건네며 ‘연락은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다”면서 “이마저도 2명은 연락이 닿지 않았고 1명은 ‘거리가 멀다’면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가까스로 현지에서 기본 절차를 밟고 사고 닷새 후 김씨를 화장한 뒤 한국으로 데려왔다. 유족들이 겪는 고통의 시간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사고가 나고 벌써 130일 이상 흘렀지만 중국 공안(경찰)은 사고 경위 조사 결과조차 알려주지 않고 있다. 작업을 했던 중국 공장 측은 책임이 없다는 자세만 고수한다. 강씨는 답답한 마음에 칭다오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수차례 도움을 청했지만 “중국 측에 조사 결과를 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는 답만 반복해 내놨다. 강씨는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연을 올리기도 했다.(관련 링크 :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ttmoFm)다행히 우리 근로복지공단은 지난달 18일 김씨가 업무상 재해로 사망했다는 점을 인정해 강씨에게 산재보험 유족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김씨가 일했던 회사가 산재 입증 자료를 충실히 제출해 줘서다. 강씨는 “사고 처리 과정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보호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라우마도 겪고 있다. 그는 “재난심리치료사로 일한 경험 덕에 사진 촬영이나 녹음, 중국 측 변호사와의 면담 등 일처리를 비교적 빨리했지만 일반인이라면 더 당황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해외에서 사고를 겪은 이들을 위해서 정부가 심리 치료 등도 지원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재외국민보호과 관계자는 “영사업무 지침에 따라 사고를 처리하기 때문에 다른 범죄 피해와 산재를 구분해 처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또 중국은 통제가 강해 우리 공관이 확인할 수 있는 범위가 좁지만 만약 우리 국민의 피해가 확인되면 중국 당국에 살펴봐 달라고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현대판 노예제에 스러진 용균이… 특조위 권고안 정책 반영을”

    원·하청 구조가 하청 노동자들이 잇따라 사망한 원인이라는 진상조사 결과를 받아 든 발전소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20일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가 진상조사 결과를 밝힌 가운데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특조위가 제안한 22개 권고안을 정부가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직접 목소리를 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등 발전소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이날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비 운영의 안정성을 위해 노동자들의 숙련도가 중요했지만 하청업체들은 발전소 하청 노동자들에게 가야 할 임금의 절반 가까이를 착복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가장 충격적인 것은 한국중부발전이 만든 신분별 감점계수”라며 “정규직 노동자가 목숨을 잃으면 감점계수가 12점인데 하청 노동자는 4점이다. 하청 노동자의 목숨은 정규직 노동자 3분의1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균씨 어머니인 김미숙씨도 “제 아들이 업무수칙을 너무 잘 지켜서 사고가 났다고 했을 때 정말 기가 막혔다”면서 “현대판 노예제도에 내 자식이 당했다는 것에 크나큰 분노로 몸서리가 처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태성 민주노총 발전노조 한전산업개발본부 사무장은 “이제 현장에 가서 우리 일터가 안전하지 않고 우리가 일한 노동의 가치가 민간회사의 배만 불렸다는 것을 알리려 한다”고 말했다. 발전소 노동자들은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전국의 발전소를 돌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장 목소리를 듣고, 31일에는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규모 서울 상경투쟁을 조직하겠다고 밝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사설] ‘김용균 산재사망’ 같은 위험의 외주화 더는 안 된다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예상했던 대로 참담한 결과를 어제 발표했다. 발전사들이 연료·환경설비의 운영과 설비 정비를 외주업체에 맡기면서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원청 발전사 노동자보다 사고사와 중독 등 산업재해 위험이 5.6~6.4배 높았다. 또 하청업체들은 원청에서 받은 노무비 중 47~61%만 노동자들에게 지급해 과도한 이윤을 얻었다. 특조위가 지적했듯이 “노동자에게는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강제하고, 협력사(하청업체)에게는 과도한 이윤을 안겨 주는” 현 도급 방식을 지속할 어떤 이유도 없다. 지난해 12월 김용균씨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서부발전의 한 간부는 “매뉴얼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며 그 원인을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노동자 개인의 부주의로 돌리려고 했다. 그러나 특조위 조사 결과 김씨는 작업 지침을 따랐다. 사망사고 발생 10개월 전인 지난해 2월 서부발전은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에 공문을 보내 태안화력발전소의 석탄 운반용 컨베이어벨트 개선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국발전기술은 자사의 설비가 아니라 관심이 없었고, 서부발전은 개선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두 회사 모두 안전 조치에 비용을 들이지 않은 채 모든 위험을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이윤만 챙긴 것이다. 정부는 전력산업을 한전, 발전 5개사와 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 자회사 구조로 바꿨고 발전사들은 각각 1000여개 1·2차 하청업체에 운영과 정비를 맡겼다. 발전사들은 매년 하청업체에 주는 비용을 늘렸지만, 비용의 지급 내역을 확인하지 않았다. 특조위는 하청업체들이 미숙련 노동자를 대거 고용하거나 위험 작업을 2인 1조로 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력을 고용해 임금비용을 낮춰 이윤을 늘려 왔다고 지적했다. 김지형 특조위원장은 “위험의 외주화로 인해 위험이 더 확대되는 방향으로 구조화됐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가 2142명으로 하루에 6명꼴이다. 한국은 산재사고사망률이 10만명당 1.1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위이며 회원국 평균의 3배다. 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 원·하청의 책임 전가, 사고 발생 시 대책만 쏟아내고 실행 여부는 안 챙기는 정부 등이 불명예스러운 1등을 만들어 놨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효율화나 혁신성장 등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해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특조위가 안전과 관련해 다양한 권고안을 내놨다. 정부가 꼼꼼히 검토하고 가능한 방안을 실행해 ‘제2의 김용균’을 막아야 한다.
  • “김용균 사망 컨베이어 문제 방치… 개인 실수 아닌 노동구조 탓”

    “김용균 사망 컨베이어 문제 방치… 개인 실수 아닌 노동구조 탓”

    “용균씨 안전 수칙 지키고도 사고” 지적 하청 노동자, 산재 위험도 원청의 8.9배 1명 증가하면 年 작업사고 0.75회 증가 특조위, 운전 업무는 직접 고용안 권고지난해 12월 충남 태안발전소에서 발생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당시 24세)씨 사망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위험의 외주화’가 발전소 협력업체 노동자를 어떻게 짓누르는지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비극을 막으려면 전력산업의 원·하청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는 권고안도 나왔다.19일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에 따르면 김씨가 속했던 협력업체 한국발전기술은 사망 사고 발생 10개월 전인 지난해 2월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에 공문을 보내 태안화력발전소의 석탄 운반용 컨베이어 설비 개선을 요청했다. 하지만, 원청사는 지난해 12월까지 컨베이어 설비를 개선하지 않았고 개선 계획 여부도 협력사에 통보하지 않았다. 권영국 특조위 간사는 “원청사는 지휘 감독을 하면서도 자신들이 관리하는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하고, 협력사는 설비에 대한 권한이 없다고 말하는 ‘책임 공방 상태’가 발생해 책임회피 구조가 생겼다”면서 “이렇게 위험이 방치됐고 (김씨 사례처럼) 하청노동자에게 사고가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특조위는 또 김씨가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말했던 발전소 측 주장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오히려 작업 수칙을 잘 지켜 사망했다는 결론이다. 한국발전기술의 낙탄 처리 지침은 ‘벨트 및 회전 기기 근접 작업 수행 중에는 비상정지되지 않도록 접근 금지’라고 돼 있다. 이는 기계가 비상정지되지 않도록 한다는 조건 아래 컨베이어 가동 중에도 낙탄 제거를 위한 근접 작업을 하도록 했다는 뜻이라는 게 특조위의 설명이다. 결국 이 사고는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의 위험을 방치한 원·하청 구조 탓에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조위는 협력사 노동자들의 산재발생위험도가 원청인 발전소 노동자들보다 5.6~6.4배 높다고 밝혔다. 회사 유형에 따라 단순 비교했을 때는 발전회사보다 자회사가 7.1배, 하역업체가 8.1배, 협력사가 8.9배 작업 관련 손상 및 중독 발생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연령, 학력과 같은 개인 특성을 보정하고 순수하게 회사 유형의 영향만 파악했을 때도 각각 5.6배, 5.9배, 6.4배 더 높았다. 특조위는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들의 산업재해와 건강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1만 31명의 노동자를 설문조사하고, 산재승인통계, 건강보험공단 진료 자료 등을 분석했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협력사 노동자가 1명 증가하면 연간 작업관련 손상(부상·사망)이 0.75회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특조위는 “원·하청 여부는 노동자의 불안정 상태와 불안전 행동을 크게 증가시키고, 이러한 요인들은 작업 관련 손상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조위는 발전소에서 노동자들이 위험한 업무를 하는 동안 협력사들은 이들의 임금을 착복했다고 지적했다. 태안서부발전소가 협력사인 한전산업개발에 63억 9134만 6272원을 노무비로 계약하고 협력사는 노무비 62억 5020만 4045원을 수령했는데, 건강보험료로 역산한 실인건비 추정액은 23억 8644만 4667원에 불과했다. 특조위는 원청사에 받아서 정산한 금액 대비 인건비 지급률은 47.8%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외주화의 그늘이 진상조사 결과에서도 입증되자 김지형 특조위 위원장은 “발전사의 경상 정비 및 연료·환경 설비 운전 업무의 민영화와 외주화를 철회해야 한다”면서 “운전 업무는 발전 5개사가 해당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 운영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특조위는 활동이 종료되는 오는 9월 말 이후에도 이날 발표한 22개 권고 사항을 정책에 제대로 반영하는지 살피는 ‘점검 회의’를 운영할 예정이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하청노동자 사고 위험 6배… 임금 절반 떼인다

    하청노동자 사고 위험 6배… 임금 절반 떼인다

    발전소 협력사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를 당할 가능성이 원청업체 노동자보다 6배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또 하청 노동자에게 돌아가야 할 임금의 절반 가까이를 협력사들이 착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 김용균 사망 사고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진상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조위는 노동자 1만 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뒤 성·학력 등 개인 특성을 보정해 분석했다. 그 결과 원청인 발전회사보다 자회사 소속 노동자의 산재 발생 위험도가 5.6배, 하역업체가 5.9배, 협력사가 6.4배 더 높았다. 2014년에서 2018년까지 발전5사(한국중부발전·남동발전·남부발전·서부발전·동서발전)의 사고 재해자 수를 보면 전체 371명 중 협력사 소속이 345명(93.0%)이고 사망자 21명은 전부 협력사 노동자였다. 김지형 특조위 위원장은 “위험은 외주화됐을 뿐 아니라 외주화로 인해 위험이 더욱 확대되는 방향으로 구조화돼 노동 안전보건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이 일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협력사 노동자들은 위험을 떠안고도 받아야 할 정당한 임금의 절반 가까이를 착복당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원청 발전사가 협력사에 도급비로 지급한 인건비와 건강보험료 납부 실적을 토대로 계산한 실제 인건비 지급액을 비교해 보니 도급비 중 노동자에게 지급된 비율은 업체별로 47~61%에 불과했다. 김 위원장은 “하청업체는 노무비를 비정상적으로 사용하고 저비용 방식에 편승해 과도한 이윤을 취득했다”며 “원청 및 하청은 모두 안전비용 지출이나 안전 시스템 구축에는 무관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전사의 경상 정비 및 연료·환경 설비 운전 업무의 민영화와 외주화를 철회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조위는 이날 구조·고용·인권 분야와 안전기술 분야, 정부의 관리감독과 법·제도 분야에 대해 22가지 권고안을 내놓았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몸 아파도 사장이 서명 안 하면 직장 못 옮겨… 이동의 자유 달라”

    “몸 아파도 사장이 서명 안 하면 직장 못 옮겨… 이동의 자유 달라”

    “저는 이제 어떻게 살아요?” 2015년 비숙련 취업비자(E9)를 받고 한국에 온 방글라데시인 A씨는 유리를 만들고 옮기는 공장에서 처음 일했다. 100㎏이 넘는 유리를 2명이 옮기다 보니 3개월 만에 허리에 통증이 생겼다. A씨는 사장에게 “허리가 아파 일을 못 하겠다. 다른 공장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지만 “뭐가 힘드냐. 여기서 계속 일하거나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답을 들었다. 1년간 참고 일한 뒤 A씨의 허리 통증은 주말마다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악화됐다. A씨는 “아예 일하지 못하는 상태가 될 때까지 2년간 그 공장에 있었다”면서 “지금은 24시간 허리가 아프다. 결국 산업재해 인정도 받았다”고 억울해했다. 그는 “사장님이 서명 안 해 주면 직장을 옮길 수 없는 법은 정말 나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4년 시행된 고용허가제가 지난 17일로 도입 15년째를 맞았다. ‘현대판 노예제’로 불렸던 이전 산업연수생 제도와 비교하면 노동 3권을 보장하는 등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처우가 나아졌지만 독소조항이 여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사업장 이전 제한 조항이 대표적이다. E9 비자로 한국에 온 이주노동자는 사업주가 승인하면 3년 동안 최대 3번까지 일터를 옮길 수 있다. 부도·임금체불 등의 사유로는 횟수에 제한 없이 사업장을 이동할 수 있지만,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이주노동자는 많지 않다. 18일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고용허가제 강제노동 15년, 사업장 이동의 자유·노동허가제 쟁취 이주노동자 대회’에서도 이주노동자들은 독소조항을 없애 달라고 요구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고용허가제에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누릴 직장 이동의 권리가 보장돼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2017년부터 재활용 폐기물 공장에서 일한 방글라데시 출신 B씨도 5개월 동안 허리가 많이 아팠다. 사장은 “허리 아프지 않은 일이 뭐가 있느냐”며 사업장 변경을 허락하지 않았다. 5개월 더 일하자 허리 통증이 심각해졌다. 그는 방글라데시와 한국을 오가며 치료를 받았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의사는 “초기에 증상을 잡지 못해 심각해졌다”는 소견을 냈다. 사업주가 노동자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 보니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 농장에서 일한 네팔 노동자 C씨는 “사장이 사업장 변경의 대가로 200만원을 요구했다”고 이주노조에 알렸다. 사장은 돈 받는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휴대전화를 가져오지 못하게 하고, 현금을 자기가 지정한 장소에 놓고 가도록 시켰다. 2017년에 입국한 방글라데시인 D씨는 야간 수당 등을 계산하지 않는 사장에게 “급여를 제대로 달라”고 요구했다가 멱살을 잡히고 뺨을 맞고 발로 밟혔다고 전했다.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 사이 일을 하다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이주노동자가 줄을 잇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산재를 당한 이주노동자는 2017년 6392명(사망자 107명) 등 매년 5000~6000명에 이른다. 최정규 변호사는 “직장 이동의 자유까지 제한하면서 보호해야 할 기업의 이익이 도대체 무엇인지 의문”이라며 “정부는 사업장 이동을 할 수 있는 예외적 사유를 확대하고 있다고 하지만, 출국당할 것을 각오해야 하는 이주노동자들은 문제 제기를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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