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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균 사망이 개인 실수? 사장도 그런 말 안한다”

    “김용균 사망이 개인 실수? 사장도 그런 말 안한다”

    “진상규명 요구는 노동자 기본권 문제이기 때문”“정규직, 근무환경 좋아 사고 위험은 적었을 것”“김용균을 보낼 수 없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운영사의 정규직 노조 간부가 작업 중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에 대해 “이제 보내주자”는 입장문을 내놔 논란이 일었던 가운데 제2노조가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구조적 문제 탓에 발생한 사고인 만큼 원인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발전노조 태안화력지부(제2노조)는 18일 조합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김씨 죽음과 관련해)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건 진영논리 때문이 아니다. 인간과 노동자의 기본권 문제”라고 밝혔다. 전날 한국서부발전노조(제1노조)의 정책위원장 A씨가 낸 입장문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A씨는 입장문에서 “안전사고는 (정규직·비정규직 가릴 것 없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진영논리의 모순과 함정에 빠져 이성을 잃고 감정을 분출해선 곤란하다”, “마비된 이성을 되찾고 장례절차를 통해 망자의 영혼이 빨리 수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유족 측이 사고 원인 규명 등을 요구하며 장례를 치르지 못한 상황임을 겨냥한 것인데 “유족·비정규직 노동자 입장을 배려하지 않은 입장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태안화력발전소 운영사인 서부발전에는 한국노총 산하인 제1노조와 민주노총 산하인 제2노조가 있다.2노조 측은 “(김용균씨 사망 원인으로) ‘개인의 부주의’를 말하는 건 유가족을 모욕하고 망자를 두 번 죽이는 것”이라면서 “사장이나 노동부 관료도 그렇게 말하지 않는데 노조가 어떻게 이런 망발을 할 수 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2노조는 유족의 아픔을 언급하며 “비참하게 죽은 자식의 장례도 못 치르는 심정이 얼마나 아프겠느냐”,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와 아버지는 아들을 잃었으면서도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려고 초인적 힘으로 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2노조는 “비정규직이 아니라 정규직 노동자라도 사고를 당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원청 정규직이 일하는 장소였다면 근무환경은 상당히 달랐을 테고 그만큼 사고 위험은 줄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가 사망 당시 2인1조 규정도 지키지 못하는 노동환경에서 일했던 점 등을 지적한 것이다. 이날 성명을 낸 이재백 제2노조 지부장은 “1노조의 정책위원장이 낸 성명이 회사 모든 직원들의 생각인 것처럼 비치는게 싫었다”면서 “구조적 문제 탓에 발생한 (김용균씨 사망이라는) 비극을 개인 실수처럼 선동하는데 대해 반대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2030 세대] ‘SKY 캐슬’과 불안의 시대/한승혜 주부

    [2030 세대] ‘SKY 캐슬’과 불안의 시대/한승혜 주부

    “우리 애는 뭐 별거 안 해요. 수학이랑 영어, 발레, 피아노, 미술, 수영, 그리고 줄넘기 정도.” 대화 중 사교육이 주제로 등장하자 이웃 엄마가 했던 말이다. 불과 초등학교 1학년짜리 아이가 정규교과 외에 사교육을 7과목이나 받는다니. 놀라는 내게 그녀는 덧붙였다. “어우, 이건 많은 것도 아니에요. 완전 기본이지.” 서울 대치동이나 목동의 이야기가 아니다. 매해 바뀌는 입시제도로 탓에 학부모들의 뜨거운 교육열은 지방 신도시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솔직히 얼마 전까지는 우리집과는 백억 광년쯤 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공부는 아무렴 때가 되면 스스로 하는 것이고, 아이는 아이다워야 하며, 놀 수 있을 때 실컷 놀게 해주자고. 엄마인 나의 중심이 흔들리면 안 된다고. 그랬던 여유와 믿음은 다 어디로 갔는지, 요즘 들어선 주변 아이들이 영어공부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밤마다 만화영화를 보며 깔깔대는 아이의 뒤통수를 볼 때마다, 그만 마음 한구석이 불안해지고 만다. 내년이면 벌써 초등학생인데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걸까? 요즘 드라마 ‘SKY 캐슬’이 인기다. 자극적인 소재와 빠른 전개, 상류층의 위선, 음모와 배신, 출생의 비밀 등 온갖 흥행 요인이 가득하지만 그중에서도 시청자들을 끌어모으는 가장 큰 요소는 아무래도 ‘공감’이 아닐까 한다. 과장되고 비상식적인 설정을 두고 다들 지나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 한켠으로는 조금씩 공감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공감의 뿌리에는 다름 아닌 ‘불안’이 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자녀가 입시에 실패할 것이고, 입시에 실패하면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고, 그것은 결국 인생에서 낙오하는 것이라는. 극 중에서 딸을 서울대 의대에 보내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한서진은 왜 그렇게까지 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이래야 내 자식이 나만큼은 살 수 있으니까!” 슬프지만 저 말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물가는 상승하는데, 취업률은 점점 떨어지고, 비정규직의 연봉은 정규직의 절반도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며, 하청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 채 기계에 끼어 사망하는 현실이다. 이러한 대한민국에서 그나마 먹고살 수 있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소소하게나마 행복이나 재미를 누릴 수 있는 인생을 살려면 명문대학의 졸업장이 어쩌면 충분조건이 아닌 최소한의 필요조건일지도 모른다. 성공까지는 감히 바라지도 않고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얼마 전 있었던 청와대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사회를 만들자”고 이야기했다. 과거에 비해 계층 상승이 어려워진 사회 구조를 뜯어고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회를 만드는 것보다는 미꾸라지라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더 우선이지 않을까. 입시에 실패하더라도, 좋은 직장을 구하지 못하더라도,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사회를.
  • [단독] 달라진 건 없는데… 용균씨 보내주자는 정규직 노조

    [단독] 달라진 건 없는데… 용균씨 보내주자는 정규직 노조

    “정규·비정규 진영논리 휩쓸리면 곤란” 직접 고용·시민단체 활동 우회적 비판도 “유족·비정규직 노동자 배려없어” 논란 용균씨 母 “진상규명위원회 구성하라”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일했던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운영사인 한국서부발전의 정규직 노동조합이 “이제 고 김용균님을 보내주자”는 입장문을 게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11일 숨진 김용균씨의 애도 기간이 채 끝나지도 않은데다 유족들은 “해결된 게 없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정규직 노조가 유족·비정규직 노동자 입장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정규직 노조는 전날 정책위원장 A씨 이름으로 입장문을 써 노조 홈페이지와 본사, 태안화력, 군산화력,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 게재했다. 입장문은 직원들에게 이메일로도 전송됐다. A씨는 김용균씨 사망사고에 대해 “청년 노동자의 영혼을 수습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 크다”면서도 “이제 마비된 이성을 되찾고 정상적인 장례절차를 통해 망자의 영혼은 빨리 수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장문에는 주로 대책위나 비정규직 노동자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이번 사고와 관련해 회사 등의 잘못은 크게 언급되지 않았다. A씨는 위험의 외주화에 대해 “안전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며 “비정규직, 정규직 진영논리의 모순과 함정에 빠져 이성을 잃고 감정을 분출해서는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정규직이기에 안전사고가 났다는 주장은 모순이고 설득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8년 동안 태안화력발전소에서만 모두 12명의 하청 노동자가 숨졌다. 2012~16년 전체 발전소에서 발생한 사고(346건) 중 97%(337건)는 사고 당사자가 하청 노동자였다. 입장문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대해서도 “도급사업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나 사정에 대해서는 일절 입을 닫고 비정규직 문제를 들이대며 안전사고와 연결시켜서는 곤란하다”며 “서부발전이 현 상황과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분에 있어서도 심각한 경도며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대안으로 제시되는 직접고용에 대해 “결코 합리적이지도 않고 관련 법과 원칙을 무시한 공허한 울림”이라며 “차라리 협력업체가 요건을 갖추게 한 뒤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편이 빠르다”고 제안했다. 또 “노동운동에 시민단체가 결합하면 노동의 문제가 정치의 문제로 변질된다”고 시민대책위의 활동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A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제 고인의 영혼을 위로하고 돌아가신 분이 남겨주신 것을 돌이켜보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산업재해와 사회적 참사로 인해 목숨을 잃은 피해자 유가족과 함께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죽음의 외주화를 중단할 수 있는 진상규명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단독]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김용균님 이제 보내주자”는 정규직 노조

    [단독]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김용균님 이제 보내주자”는 정규직 노조

    “정규직·비정규직 진영논리 빠져 이성 잃으면 곤란”“도급사업 할 수밖에 없는 사정에 입 닫아선 안돼” 김용균 사고 발전소 측 정규직 노조 간부 글 논란김씨 어머니와 시민대책위 “아직 변한 게 없는데”노동자 김용균씨가 사고로 숨진 발전소 운영사인 한국서부발전 정규직 노동조합이 “이제 고(故) 김용균님을 보내주자”는 입장문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11일 숨진 김씨의 애도 기간이 채 끝나지 않은데다 유족들은 “해결된 게 없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정규직 노조 측이 유족·비정규직 노동자 입장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김용균 시민대책위에 따르면 전날 정규직 노조는 정책위원장 A씨 이름으로 이같은 입장문으로 써 노동조합 홈페이지와 본사, 태안화력, 군산화력,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 게재됐다. 이 입장문은 직원들에게 이메일로도 공유됐다. A씨는 “감성이 분출해 극에 이르고 이성이 마비되면 평안치 못하고 행복하지도 않은 사회가 된다”며 “이제 마비된 이성을 되찾고 정상적인 장례절차를 통해 망자의 영혼은 빨리 수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유족 측이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여전히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A씨는 또 “청년노동자의 영혼을 수습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 크다”면서도 대책위나 비정규직 노동자의 여러 주장을 반박했다. 특히 이번 사망사고와 관련해 정규직 노조나 회사의 잘못은 크게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안전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비정규직, 정규직 진영논리의 모순과 함정에 빠져 이성을 잃고 감정을 분출해서는 곤란하다”며 “이런 논리라면 2001년 4월 분사라는 아픔으로 한전에서 발전 자회사로 분리된 우리는 누구이며 한전의 자회사 직원인 우리는 모두 비정규직이어야 하고 안전사고를 당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공기업인 한전과 서부발전과의 관계를 서부발전과 하청업체의 관계로 등치시킨 것이다.또 “안전은 개인의 권리인 동시에 책임”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아무리 안전한 상태라 하더라도 개인의 부주의한 행동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2012~2016년 전체 발전소에서 발생한 사고(346건) 가운데 97%(337건)는 하청업체 노동자가 사고 당사자였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대해서는 “도급사업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나 사정에 대해서는 일절 입을 닫고 비정규직의 문제를 들이대며 안전사고와 연결시켜서는 곤란하다”며 “서부발전이 현 상황과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분에 있어서도 심각한 경도며 왜곡이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안으로 제시되는 직접고용에 대해 “결코 합리적이지도 않고 관련 법과 원칙을 무시한 공허한 울림”이라며 “차라리 협력업체가 요건을 갖추게 한 뒤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편이 빠르다”고 제안했다. 또 “노동운동에 시민단체가 결합하면 노동의 문제가 정치의 문제로 변질된다”고 시민대책위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글을 쓴 간부 A씨는 “(김씨 사망이라는) 안타까운 사건은 작업현장에서 무관심했던 안전의식을 일깨워줬다”면서도 “이제 고인의 영혼을 위로하고 돌아가신 분이 남겨주신 것을 돌이켜보는 계기로 만들어야지 계속 이 문제를 끌고가서는 얻을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문제에 근로조건이나 고용형태를 연계하지 말고 수단과 방법을 제대로 써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씨의 어머니인 김미숙씨는 이 글을 보고 당황하며 아직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친회사 성향의 노조가 저희의 주장을 악의적으로 해석하고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식으로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대한민국 ‘350만 김용균들’ 임금은 절반… 재해는 두배

    “제 출입증에는 ‘해당사에서 고용한 것이 아님’이라고 적혀 있어요. 공장 내 사내 복지시설은 들어가 본 적 없어요. 세탁소를 이용해도 정규직은 10원, 우리 비정규직은 100원이에요”(자동차산업 간접고용 노동자 A씨) 지난달 11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고(故) 김용균(24)씨와 같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증가하고 있지만 열악한 노동환경은 변화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350만명의 김용균들’은 정규직보다 직무수행과 관련한 위험이나 부당한 경험에 훨씬 더 많이 노출돼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6일 ‘간접고용 노동자 노동인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에 따르면 용역이나 파견, 사내하청, 아웃소싱 등 간접고용 노동자는 약 350만명으로 2017년 기준 전체 임금 노동자의 약 17.4%다. 기업은 비용절감이나 고용조정의 용이함 등을 이유로 간접고용을 확대하고 있다. 간접고용 노동자는 모두 비정규직이다. 이들은 정규직 임금의 절반만 받는 데다 노동3권조차 보장받지 못한다. 월평균 임금은 파견 근로자가 175만원, 용역 근로자가 156만원 수준으로 정규직의 평균 임금인 306만원에 훨씬 못 미친다. 하지만 이들은 원청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당사자가 아니어서 임금·단체교섭을 할 수 없다. 노조활동을 하면 노무공급계약 해지 위협을 받는다. 한 조선업 사내하청 노조 간부는 “사내하청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 블랙리스트에 오른다”면서 “원청에서 업체를 폐업시키는 방식으로 해고하는데, 부당해고로 고소하면 대법원 판결까지 7~8년은 걸린다”고 증언했다. 전체 임금 노동자의 노조 가입률은 12.3%이지만 간접고용의 경우 파견이 4.8%, 용역이 3.1%에 불과하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산업재해 위험에도 쉽게 노출된다. 이들 중 37.8%가 업무상 재해를 경험했는데, 이는 원청 정규직(20.6%)보다 훨씬 높다. 통신산업의 한 노동자는 “최근에도 두 명이 전신주 작업을 하다가 땀에 젖어 감전 사고를 당했다”고 털어놨다. 업무 수행 중 발생한 사고로 노동자가 다치면 사업주는 손해배상책임이나 산재보험료율 상승 등의 문제와 직면한다. 이를 회피하기 위해 산재를 은폐하는 탓에 이들 중 38.2%는 산재보험이 아닌 본인 부담으로 치료를 받았다. 이날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조돈문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대표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대변할 수 있도록 법을 고쳐야 한다”면서 “임금이나 노동 강도 등 핵심 노동조건에 대해선 협의가 아닌 합의 사항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태안화력발전소 김용균씨 사망 사고를 조사 중인 고용노동부는 원청의 책임이 크다고 보고 본부장 등 책임자를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고용부는 사고 직후 태안발전소에 대한 특별안전보건감독을 하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례 1029건을 적발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 중 위반 사항이 중한 728건에 대해 원청 업체 책임자 및 법인, 하청 업체 10곳 책임자와 법인을 형사 입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산업현장 ‘위험의 외주화’ 뿌리 뽑는다

    산업현장 ‘위험의 외주화’ 뿌리 뽑는다

    외주업체서 산재땐 원청 업주 처벌 강화 도금·수은 등 위험 작업 도급 원천적 금지 하청업체 기술 필요땐 장관 승인 받아야앞으로 외주업체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원청 사업주가 지금보다 더 강한 처벌을 받는다. 기업이 특정 화학물질의 사용 여부를 영업비밀로 인정받으려면 고용노동부 장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그동안 법의 사각지대에 있던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배달앱 종사자도 안전·보건 권리를 인정받는다. 고용부는 원청업체 책임을 강화하고 일부 유해·위험 업무 사내도급을 금지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법률’을 15일 공포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이 전부 개정된 것은 1990년 이후 29년 만이다. 지난해 12월 10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세상을 떠난 뒤 김씨 사례와 같은 ‘위험의 외주화’를 차단하기 위한 법안이어서 ‘김용균법’이라고도 부른다. 개정안은 도금 작업이나 수은·납·카드뮴 작업 등 위험 작업에 대한 도급을 원천적으로 금지한다. 다만 일회성 작업이거나 하청업체 기술이 꼭 필요할 때만 고용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하청이 허용된다. 다만 장관 승인을 받아 하청한 작업은 재하청을 금지해 위험 업무의 연속 하도급을 원천 봉쇄했다. 지금까지 원청업체는 화재·폭발·붕괴·질식 등 위험이 있는 22개 장소에 대해서만 안전·보건 조치를 취하면 책임이 면제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대통령령으로 지정한 장소 등으로 범위가 크게 확대된다. 태안화력발전소 사태처럼 하청 노동자가 사고를 당한 곳이 22개 위험장소 밖이어서 원청업체 책임을 묻기 어려웠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외주업체에서 산재가 발생하면 원청 사업주에 대한 형사 처벌을 기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상향 조정했다. 노동자 사망 사고가 나면 현행(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대로 처벌하되 5년 이내 재범 때 형의 50%를 더 부과하는 가중처벌 조항을 신설했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직업병 논란 당시 업체가 유해화학물질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기업이 화학물질 목록을 영업비밀로 인정받으려면 고용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게 했다. 다만 영업비밀로 인정받지 못해도 일반인에게는 공개하지 않기로 해 기업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전부개정법률은 1년 뒤인 내년 1월 16일부터 시행된다. 고용부는 오는 3월 ‘김용균법’에 대한 하위법령을 입법예고할 계획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정부서 관리감독 나와도 먼지 안나는 곳만 찾아다녀”

    “정부서 관리감독 나와도 먼지 안나는 곳만 찾아다녀”

    김용균 사건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 넘어 구조적 문제 해결 위해서는 시민단체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해야” 한목소리 요구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사망 사건 이후에도 발전 산업계가 큰 변화 없이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사고의 재발을 막으려면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규명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시민사회의 요구가 나왔다. 정부가 진행하는 기존의 ‘사고 조사’ 수준으로는 발전산업계에서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노동자 사망 사고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기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용균 사망사고 시민대책위는 15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김용균 사회적타살 진상규명위원회 역할과 과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요구했다.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앞서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기존의 사고 조사 방식으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냈다”면서 “단순 사고 조사가 아닌 구조적 원인을 밝히는 진상 규명이 진행돼야 비극적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태이 김용균시민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은 “김용균 한 사람의 죽음 조사가 아닌, 이 업계에서 조용히 죽어간 다른 이들의 죽음도 진상 규명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특별근로감독이나 경찰의 사고 조사 수준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현행법상 산업재해 사고조사의 한계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사고 원인이나 내용 등을 담는 산업재해조사표는 사업자가 제출하기 때문에 노동자의 목소리는 생략되고 사업주의 자의적 기재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또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 조사나 점검에는 근로자대표의 참여가 규정화돼 있지만 현장에서 실제로는 노동자 참여가 배제되고 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앞선 진행된 정부의 관리감독에서 이번 사고에서 드러난 문제들은 다뤄지지도 않았다는 점도 지적됐다. 고용노동부는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 등에 대해 2017년 중대재해 정기근로감독, 2018년 안전보건진단을 진행했다. 태안화력은 이 감독에서 총 68건의 법 위반 사실이 적발돼 27건과 관련한 사법처리가 이뤄졌고, 39건의 법 위반에 대해선 과태료 1억 1000만원이 부과됐다. 그러나 두 차례 조사에서 옥내저탄장과 트랜스퍼 타워 등 이번 사건 이후 부각된 위험 작업장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또 현장 노동자들은 과거 관리감독관들이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노동건강연대가 시행한 현장노동자 인권실태 조사에서 한 노동자는 “과거 동행했던 근로감독관은 엘레베이터만 타고 다니며 가장 편한 곳, 깨끗한 곳, 분진이 안 나는 곳을 다녔다”면서 “‘차라리 영상 받아서 지청에서 폐쇄회로(CC)TV나 보지’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민간 참여 진상규명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현장노동자가 필수적으로 포함된 정부-유족-시민사회 공동조사단 안이 제시됐다. 조사 대상은 5개 발전회사와 민간 발전소 1개, 권한은 현장방문조사 및 관계 기관 자료 접근권 보장 등이다. 시민대책위는 정부에 오는 19일까지 진상규명위원회에 대한 의견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75m 위의 삶 힘들었지만 굴뚝 밑 현실이 더 서글펐다”

    “75m 위의 삶 힘들었지만 굴뚝 밑 현실이 더 서글펐다”

     “굴뚝에서 426일만에 내려왔지만 굴뚝 아래 현실이 더 서글펐습니다” ‘세계 최장기 굴뚝 농성’을 마친 홍기탁(46) 전 파인텍 노조 지회장은 1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1년을 훌쩍 넘긴 농성 기간 동안 몸도 힘들었지만 땅 위의 현실을 내려다보면서 느낀 절망감이 더 컸다”는 것이다.  박준호(46) 노조 사무장과 서울 양천구 목동 서울에너지공사 굴뚝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던 그는 지난 11일 노사의 극적 합의로 고용승계를 약속받고 땅으로 내려왔다. 굴뚝에서도 동료들이 올려준 배터리 덕에 스마트폰으로 세상 소식은 지켜봤다고 한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75m 높이 ‘하늘 감옥’ 에서 버틴 그는 “육체적 고통보다 오히려 정신적 고통이 컸다”고 말했다. 몸이 굳지 않게 하려고 매일 두시간씩 운동을 하며 버텼지만, 굴뚝 밑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밀려오는 절망감은 참기 어려웠다. 그는 “쌍용차 정리해고 사건 재판거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석방, 비정규직 사망사고 등을 보며 자본과 정치 권력의 연결고리가 여전히 공고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근본적 구조 변화가 없이는 파인텍을 비롯한 현장 노동자의 절망적인 현실 역시 그대로일 것”이라고 토로했다.  홍 전 지회장은 지상에서 풀어야 할 남은 과제가 고공 투쟁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승계를 합의했다고 하지만 3년 간 고용을 보장받은 것이어서 노조 입장에선 미흡한 점이 많다고 했다. 오는 4월까지 단체 협약을 체결하려면 교섭도 재개해야 하고, 7월 공장 재가동까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한 결과 어렵게 이룬 합의이기 때문에, 더 잘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면서 “지상에서 나보다 더 힘들었을 동료들, 응원 문자를 보내 준 익명의 동지와 시민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굴뚝에서 단식까지 했던 그와 박 사무장은 지상에서 단식을 벌인 차광호 현 파인텍 노조 지회장과 함께 서울 녹색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굴뚝 농성자 두 명은 다음달 중순 서울 양천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경찰은 두 사람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지만 건강 상태를 고려해 조사를 미뤘다.  이번 합의 과정에서 양측을 중재해 온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사 간 신뢰보다는 주변의 설득과 사회적 요구가 발판이 돼 합의한 것이기에 단협 체결부터 파인텍 재가동까지 신뢰회복이 가장 큰 과제”라고 내다봤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여기는 남미] 쿠바 독재자 카스트로 손자 ‘호화판 세계여행’ 논란

    [여기는 남미] 쿠바 독재자 카스트로 손자 ‘호화판 세계여행’ 논란

    국가는 가난하지만 독재자 가문의 금고엔 현찰이 넘치는 모양이다. 토니 카스트로(20)가 호화스러운 여행을 즐기는 사진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다수 올렸다가 인터넷 여론의 몰매를 맞고 있다. 토니 카스트로는 2016년 사망한 전 쿠바 평의회의장 피델 카스트로의 손자다. 따가운 시선이 집중되자 토니 카스트로는 사진들을 일부 삭제했지만 여전히 비판 여론은 들끓고 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토니 카스트로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호화로운 여행을 즐기고 있다. 멕시코, 스페인, 파나마 등지의 주요 관광지와 유적에서 찍은 사진이 그의 인스타그램엔 다수 올랐다. 토니 카스트로는 방문한 곳에선 꼭 기념사진을 남긴다고 한다. 가장 최근에 올린 사진은 요트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진이다. 토니 카스트로는 한눈에 봐도 호화로운 요트에 앉아 수평선을 감상하고 있다. BMW에 올라 찍은 사진도 있다. 1950~60년대 차량이 아직 굴러다니는 쿠바에선 꿈꾸기 힘든 일이다. 중남미 언론은 "절대 독재자의 일가가 아니라면 쿠바에선 그 누구도 꿈꾸기 힘든 호화판 생활이자 여행"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등 해외에 거주하는 쿠바인들은 사진을 보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여성은 "쿠바 국민은 지독한 가난과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는데 독재자의 손자는 백만장자처럼 세계를 누빈다"며 "누가 20살 청년의 호화판 여행 경비를 대주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또 다른 여성은 "토니 카스트로의 사진은 하나같이 호화롭다"며 "배고픈 노예처럼 살아가는 쿠바 국민이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라고 꼬집었다. 쿠바 출신의 활동가 호세 라몬 폴로는 "카스트로 일가는 항상 이런 호화로운 생활을 해왔다"며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젠 뻔뻔하게도 호화생활을 공개하고 있다는 점뿐"이라고 말했다. 쿠바는 지난 2일로 혁명 60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혁명 이후 쿠바는 세계적인 빈국으로 전락했다. 쿠바 노동자의 평균 급여는 20달러, 우리돈 2만2400원 정도다. 식료품이 절대 부족하고 볼펜, 치약 등 생필품도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쿠바 출신의 한 청년 활동가는 "사회주의라는 건 한마디로 가난을 나눠주는 체제"라며 "카스트로 일가만 예외일 뿐 사회주의 안에서 우리는 모두 가난하다"고 허탈하게 말했다. 사진=푸투로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주 60시간 일해도 월 200만원 못 벌어”… 카카오가 뺨 때린 셈

    “주 60시간 일해도 월 200만원 못 벌어”… 카카오가 뺨 때린 셈

    “힘들어” 유서 남기고 또 분신 기사 사망 83% “소득 200만원 미만” 78% “과로” 기사들 스스로 ‘100원짜리 인생’ 자조‘택시기사하기 너무 힘들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도입에 반대하며 지난 9일 분신, 사망한 개인택시 기사 임모(65)씨 유언 녹취에 담긴 내용이다. 벌써 2명째 택시기사가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며 목숨을 끊었다. 승차 거부 등 평소 불친절했던 영업 태도와 겹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전에 생존권 위협을 운운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시선이 적지 않지만, 기사들의 노동 현실을 살펴보면 실상 간신히 버티고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가 울고 싶던 택시업계의 뺨을 때린 셈이다. 택시업계에 따르면 숨진 임씨는 경기 수원 등에서 약 15년 정도 일해 온 베테랑 택시기사였다. 유언을 통해 “힘들다”고 하소연한 그의 수입이나 노동 시간이 평소 얼마나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택시기사들의 일반적 노동 실태를 감안하면 넉넉한 삶을 살지는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택시기사의 수입(2016년 기준)은 217만원이었다. 세금 떼고 실제 손에 쥐는 돈은 더 적다. 서울시 관계자는 “2년 새 수입이 별로 오르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택시 기사들은 하루 13만 5000원(서울 기준)씩 내야 하는 사납금이 큰 부담이다. 또 김형렬 가톨릭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가 택시기사 698명을 대상으로 2017년 벌인 ‘택시 노동자 건강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3.7%는 “월소득이 200만원이 안 된다”고 답했다. 택시기사들은 미터기가 100원 올라가는 데 목매는 처지를 자조하며 스스로 ‘100원짜리 인생’이라고 부른다. 특히 택시의 수송분담률(택시·버스·철도 등 각 육상교통수단의 수송담당 비율)은 2009년 4.3%에서 2016년 2.9%까지 떨어져 업계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 벌이가 신통치 않아도 새 일자리 찾기는 어렵다. ‘갈 데 없는 이들이 찾는 마지막 직업’이어서다. 개인택시 기사 10명 중 5명 정도가 숨진 임씨처럼 60세 이상 고령자다. 업종 전환이 힘든 고령 운전자들은 매주 장시간 노동을 자처한다. 김 교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택시기사의 78.3%는 1주일 60시간 이상 일했고, 이 가운데 29.1%는 70시간 이상 운전했다. 현행법상 12주간 평균 주 60시간 넘게 일하면 과로로 본다. 택시기사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만 고려해 기술 진화에 기반한 편리한 서비스를 막을 방법은 없다. 결국 카풀 도입을 전제로 택시기사들의 생존권을 보장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는 ▲법인택시 사납금제 폐지 및 월급제 도입 ▲카풀을 출퇴근 시간만 허용하거나 하루 2회만 운영하는 방안 검토 ▲택시 서비스 관련 규제 완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택시업계는 “카풀 시범 서비스를 중지하기 전 대화는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이양덕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상무는 “사납금을 폐지하고 월급제로 하자고 하는데 재원 마련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임씨의 죽음으로 택시기사들이 더욱 격앙된 가운데 정부와 택시업계가 대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카풀 갈등을 언급하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해관계가 다른 분들을 설득해야 하겠지만, 생각이 다른 분들 간에 일종의 사회적 타협이나 합의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문 대통령 “부족한 부분 보완하면서 포용국가 이뤄낼 것”

    문 대통령 “부족한 부분 보완하면서 포용국가 이뤄낼 것”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신년 기자회견 연설을 통해 “놀라운 국가경제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삶이 고단한 국민들이 여전히 많다”면서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보완하면서 반드시 ‘혁신적 포용국가’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우리나라가 눈에 띄는 경제성장을 이룩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 혜택이 소수의 상위계층과 대기업에 집중된 현실을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장기간에 걸쳐 GDP(국내총생산) 대비 기업소득의 비중은 경제성장률보다 계속해서 높아졌지만, 가계소득의 비중은 계속해서 낮아졌다. 이미 오래 전에 낙수효과는 끝났다”면서 “수출의 증가가 고용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 지도 오래됐다. 어느덧 우리는 부의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심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IMF(국제통화기금) 같은 국제기구와 주요 국가들은 ‘포용적 성장’을 그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람중심 경제’와 ‘혁신적 포용국가’가 바로 그것”이라면서 “공정하게 경쟁하는 공정경제를 기반으로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을 통해 성장을 지속시키면서 ‘함께 잘사는 경제’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고용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부의 분배도 제대로 개선되지 않은 점을 인정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이러한 경제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야말로 ‘사람중심 경제’의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말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정책의 변화는 분명 두려운 일이다. 시간이 걸리고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가야할 길이다.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보완하면서 반드시 ‘혁신적 포용국가’를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아래는 문 대통령 연설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작년 이맘때, 진천 선수촌을 찾아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막식부터 폐막식까지  정부를 가슴 졸이게 한 것은  강원도의 매서운 추위였습니다.  그러나 그 추위 덕분에 전 세계와 남·북이 함께 어울렸고  평화올림픽을 성공시킬 수 있었습니다.    “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라고 합니다.  제대로 겨울이 추워야 병충해를 막고,  보리농사가 풍년을 이룹니다.  인류학자들은 빙하기에 인간성이 싹텄다고 합니다.  온기를 나누며 서로가 더 절실해졌습니다.    지난 한해, 국민들의 힘으로 많은 변화를 이뤘고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다시 한번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해 우리는  사상 최초로 수출 6천억 불을 달성했습니다.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열었습니다.  세계 6위 수출국이 되었고,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경제강국 ‘30-50클럽’에 가입했습니다.  경제성장률도 경제발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국가 경제에서 우리는  식민지와 전쟁, 가난과 독재를 극복하고  굉장한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세계가 기적처럼 여기는  놀라운 국가경제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삶이 고단한 국민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우리가 함께 이룬 경제성장의 혜택이  소수의 상위계층과 대기업에 집중되었고,  모든 국민에게 고루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장기간에 걸쳐, GDP 대비 기업소득의 비중은  경제성장률보다 계속해서 높아졌지만,  가계소득의 비중은 계속해서 낮아졌습니다.  이미 오래 전에 낙수효과는 끝났습니다.  수출의 증가가 고용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 지도 오래됐습니다.  어느덧 우리는 부의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가 됐습니다.    1대 99 사회 또는 승자독식 경제라고 불리는  경제적 불평등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전 세계가 직면한 공통의 과제입니다.  그리고 세계는 드디어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성장의 지속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OECD, IMF 같은 국제기구와 주요 국가들은  ‘포용적 성장’을 그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람중심 경제’와 ‘혁신적 포용국가’가 바로 그것입니다.  공정하게 경쟁하는 공정경제를 기반으로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을 통해 성장을 지속시키면서  ‘함께 잘사는 경제’를 만드는 것입니다.  미래의 희망을 만들면서,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책을 통해 지난해,  전반적인 가계 실질소득을 늘리고  의료, 보육, 통신 등의 필수 생계비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또한 혁신성장과 공정경제에서도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고용지표가 양적인 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전통 주력 제조업의 부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분배의 개선도 체감되고 있지 않습니다.  자동화와 무인화, 온라인 소비 등  달라진 산업구조와 소비행태가 가져온  일자리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 낮아졌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경제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야말로  ‘사람중심 경제’의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말해주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경제정책의 변화는 분명 두려운 일입니다.  시간이 걸리고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가야할 길입니다.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보완하면서  반드시 ‘혁신적 포용국가’를 이루어내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올해는 국민의 삶 속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확실히 체감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려면 성과를 보여야 합니다.    중소기업,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고,  소상공, 자영업이 국민과 함께 성장하고,  지역이 특성에 맞게 성장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성장을 지속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혁신’입니다.  추격형 경제를 선도형 경제로 바꾸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여 새로운 시장을 이끄는 경제는  바로 ‘혁신’에서 나옵니다.    ‘혁신’으로 기존 산업을 부흥시키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신산업을 육성할 것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혁신 성장’을 위한 전략분야를 선정하고,  혁신창업을 위한 생태계를 조성했습니다.    작년, 사상 최대인 3조 4천억 원의 벤처투자가 이루어졌고  신설 법인 수도 역대 최고인 10만개를 넘어섰습니다.    전기·수소차 보급을 늘리며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기반도 다졌습니다.  전기차는 2017년까지 누적 2만5천 대였지만  지난해에만 3만2천 대가 새로 보급되었습니다.  수소차는 177대에서 889대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전기차 43만대,  수소차 6만 7천대를 보급할 계획입니다.  수소버스도 2천대 보급됩니다.  경유차 감축과 미세먼지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올해부터 전략적 혁신산업에 대한 투자도 본격화 됩니다.  데이터, 인공지능, 수소경제의 3대 기반경제에  총 1조 5천억 원의 예산을 지원할 것입니다.  스마트공장, 스마트시티, 자율차, 드론 등 혁신성장을 위한  8대 선도사업에도 총 3조 6천억 원의 예산이 투입됩니다.  정부의 연구개발예산도 사상 최초로 2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원천기술에서부터 상용기술에 이르기까지  과학기술이 혁신과 접목되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 것입니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같은 전통 주력 제조업에도  혁신의 옷을 입히겠습니다.  작년에 발표한 제조업 혁신전략도 본격 추진합니다.  스마트공장은 2014년까지 300여개에 불과했지만,  올해 4천개를 포함해 2022년까지 3만개로 대폭 확대할 것입니다.  스마트산단도 올해 두 곳부터 시작해서  22년까지 총 열 곳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규제혁신은 기업의 투자를 늘리고,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의 발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미 인터넷 전문은행특례법 개정으로  정보통신기업 등의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이 용이해졌습니다.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정은  다양한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만드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한국형 규제샌드박스’의 시행은  신기술·신제품의 빠른 시장성 점검과 출시를 도울 것입니다.  기업의 대규모 투자 사업이 조기에 추진 될 수 있도록  범 정부차원에서 지원하겠습니다.  특히 신성장 산업의 투자를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지역의 성장판이 열려야 국가경제의 활력이 돌아옵니다.  지역 주력산업의 구조조정 등으로  경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에  14개의 지역활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겠습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공공인프라 사업은  엄격한 선정 기준을 세우고 지자체와 협의하여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고 조기 착공하도록 하겠습니다.    동네에 들어서는 도서관, 체육관 등 생활밀착형 SOC는  8조 6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지역의 삶을 빠르게 개선하겠습니다.  전국 170여 곳의 구도심 지역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새롭게 태어날 것입니다.  농촌의 스마트팜, 어촌의 뉴딜사업으로  농촌과 어촌의 생활환경도 대폭 개선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1997년의 외환위기는  우리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사회안전망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맞은 경제위기는  공동체의 불안으로 덮쳐왔습니다.    우리는 온 국민이 합심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경제를 성장시켰지만,  고용불안과 양극화가 커져가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함께 잘 살아야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은  단순한 수사가 아닙니다.  지난 20년 동안 매 정부마다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충분히 경험한 일입니다.    수출과 내수의 두 바퀴 성장을 위해서는  성장의 혜택을 함께 나누는 포용적 성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 국민은  국민소득 3만 불 시대에 걸맞은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그것이 ‘포용국가’입니다.    첫째, 사회안전망과 고용안전망을 더욱 촘촘하게 짜겠습니다.    고용의 양과 질을 함께 높이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일자리야말로 국민 삶의 출발입니다.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이 함께 작동되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근로빈곤층을 위한 근로장려금을 3배 이상 늘리고,  대상자도 두 배 이상 늘렸습니다.  올해 총 4조 9천억 원이 334만 가구에게 돌아갑니다.  ‘한국형 실업부조’ 제도도 마련해  구직 기간 중 생계 및 재취업 프로그램을 지원할 것입니다.    지난해 상용직의 증가로 고용보험 가입자가 47만 명 늘어났습니다.  사회안전망 속으로 들어온 노동자가 그만큼 늘어난 것이어서  매우 반가운 소식입니다.  앞으로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던 특수고용직, 예술인도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확대됩니다.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기 위해  지난해,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을 인상하고, 아동수당을 도입했습니다.  올해는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을  저소득층부터 30만원으로 확대할 것입니다.    지난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확대하여  이미 많은 분들이 의료비 절감혜택을 실감하고 계십니다.  올해는 신장초음파, 머리·복부 MRI 등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한방과 치과의 건강보험도 확대됩니다.  건강보험 하나만 있어도 큰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해 치매 환자 가족의 부담도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올해 요양시설을 늘려 더 잘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3년 후인 2022년이면, 어르신 네 분 중 한 분은  방문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둘째, 아이들에게 보다 과감히 투자하겠습니다.    새해부터 아동이 있는 모든 가정에 아동수당이 지급됩니다.  대상도 6세 미만에서 7세 미만으로 확대됩니다.    국공립 유치원은 계획보다 빠르게 확충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목표치 500개를 넘는 학급이 신설되었습니다.  올해는 두 배 수준인 1,080학급이 신설될 것입니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2017년 393개소가 설치되었고,  작년에는 목표치인 450개소를 훌쩍 뛰어넘은  574개소가 확충되었습니다.  올해는 직장 어린이집을 포함해 685개소가 새로 늘어나고  올 9월부터 500세대 이상 아파트 단지에는  의무적으로 설치될 것입니다.    당초 2022년까지 10명중 4명의 아이들이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닐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드렸는데  이 계획을 한해 앞당긴 2021년까지 달성하겠습니다.  사립유치원의 투명성도 강화해야 합니다. 유치원 3법의 조속한 통과를 국회에 요청합니다.    온종일 돌봄 서비스를 받는 아이들도  지난해 36만 명에서 2022년 53만 명으로 대폭 늘려나갈 것입니다.  맞벌이 가정 초등학생 10명 중 8명은  국가가 지원하는 돌봄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셋째, 안전 문제는 무엇보다 우선한 국가적 과제로 삼겠습니다.    산재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  책임과 의지를 갖고 관련 대책을 시행해 나가겠습니다.  타워크레인 사고 예방 노력으로  작년에 사망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2022년까지 산재 사망자수를 절반으로 줄이겠습니다.  국회에서 통과된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이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작년에는 메르스와 가축 전염병에서도  획기적인 성과가 있었습니다.  타워크레인 사고 예방과 함께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면  그만큼 성과가 생긴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지난 연말, KTX 탈선, KT 통신구 화재,  열수송관 파열, 강릉 펜션 사고 등  일상과 밀접한 사고들이 국민을 불안하게 했습니다.  정부가 챙겨야 할 안전영역이 더욱 많다는 경각심을 갖겠습니다.    넷째, 혁신적인 인재를 얼마만큼 키워내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임기 내에 혁신성장 선도 분야 석박사급 인재 4만 5천명,  과학기술·ICT 인재 4만 명을 양성하겠습니다.  인공지능 전문학과를 신설하고,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통해  최고의 소프트웨어 인재들이 성장하는 것을 돕겠습니다.    신기술 분야 직업훈련 비중을 대폭 늘려  일자리가 필요한 이들의 취업을 돕고,  기업과 시장이 커가도록 하겠습니다.  재학, 구직, 재직, 재취업 등 각 단계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직업훈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돌봄, 배움, 일과 쉼, 노후 등 기본생활을 보장하는 포용국가 사회정책 추진계획에 대해서는 이른 시일 내에 따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다섯째, 소상공인과 자영업, 농업이  국민경제의 근간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겠습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고 장사가 잘되도록 돕겠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책을 강화하겠습니다.    작년 수확기 산지 쌀값이 80kg 한가마당 19만 3천원으로  여러해만에 크게 올랐습니다.  농가소득에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올해는 공익형 직불제 개편 추진에 역점을 두고  스마트 농정도 농민 중심으로 시행하겠습니다.    수산직불금도 올해는 어가당 5만원 인상된  65만원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도서민의 여객선 차량 운임 지원이 대폭 확대되고,  생활필수품 운송비도 내년 6월부터 국비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여섯째, 우리 문화의 자부심을 가지고  그 성취를 국민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의 문화가 미래산업으로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K팝, 드라마 등  한류 문화에 세계인들이 열광하고 있습니다.  우리 문화의 저력입니다.  제2의 방탄소년단, 제3의 한류가 가능하도록  공정하게 경쟁하고, 창작자가 대우받는 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올해는 1조원을 투자하여 문화 분야 생활 SOC를 조성합니다.  저소득층 통합문화이용권 지원금도 인상됩니다.  장애인체육시설 30개소를 건립하고,  저소득층 장애인 5천명에게 스포츠강좌 이용권을 지급할 것입니다.    정책의 크고 작음, 예산의 많고 적음을 가리지 않고  ‘포용국가’의 기반을 닦고 실행해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는  촛불로 탄생한 정부로서 한시도 잊을 수 없는 소명입니다.    정부는 출범과 함께 강력하게 권력적폐를 청산해 나갔습니다.  검찰, 경찰, 국정원, 국세청 등 각 부처도  자율적으로 과거의 잘못을 찾아내고 바로잡아 나가는  자체 개혁에 나섰습니다.  이들 권력기관에서 과거처럼 국민을 크게 실망시키는 일이  지금까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 정부의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잘못된 과거로 회귀하는 일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정부는 평범한 국민의 일상이  불공정의 벽에 가로막혀 좌절하지 않도록  생활 속의 적폐를 중단없이 청산해 나가겠습니다.    유치원비리, 채용비리, 갑질문화와 탈세 등 반칙과 부정을 근절하는 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습니다.  국민이 우리 사회의 변화를 체감할 때까지  불공정과 타협 없이 싸우겠습니다.    권력기관 개혁도 이제 제도화로 마무리 짓고자 합니다.  정권의 선의에만 맡기지 않도록  공수처법, 국정원법, 검경수사권 조정 등 입법을 위한 국회의 협조를 당부 드립니다.    지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에서 ‘불공정을 시정하고 공정경제의 제도적 틀을 마련’하기로 하고 ‘상법 등 관련법안의 개정을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한 바 있습니다.  공정경제 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위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더욱 활성화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일 년, 국민들께서 평화의 길을 열었습니다.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힘의 논리를 이겨내고 우리 스스로 우리의 운명을 주도했습니다.  우리가 노력하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눈앞에서 경험하고 확인했습니다.    한반도 평화의 길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고,  올해 더욱 속도를 낼 것입니다.    화살머리고지의 지뢰 제거작업 중  열세 분, 전사자의 유해가 발견된 것이 매우 반갑습니다.  우리는 유해와 함께  전쟁터에 묻혔던 화해의 마음도 발굴해냈습니다.  4월부터 유해발굴 작업에 들어가면 훨씬 많은 유해를 발굴하여  국가의 도리를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머지않은 시기에 개최될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답방은  한반도 평화를 확고히 다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약속이 지켜지고  평화가 완전히 제도화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습니다.    평화가 곧 경제입니다.  잘살고자 하는 마음은 우리나 북한이나 똑 같습니다.  남북 철도, 도로 연결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입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은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었습니다.  북한의 조건없고 대가없는 재개 의지를 매우 환영합니다.  이로써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의 재개를 위해  북한과 사이에 풀어야할 과제는 해결된 셈입니다.  남은 과제인 국제 제재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한반도 평화가 북방과 남방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신북방정책을 통해 동북아 경제, 안보 공동체를 향해 나가겠습니다.  신남방정책을 통해 무역의 다변화를 이루고  역내 국가들과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올해는 3.1독립운동, 임시정부수립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난 100년, 우리는 식민지와 독재에서 벗어나  국민주권의 독립된 민주공화국을 이루었고  이제 평화롭고 부강한 나라와 분단의 극복을 꿈꾸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 실현의 마지막 고비를 넘고 있습니다.    이제 머지않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가  우리 앞에 도달할 것입니다.    김구 선생은 1947년 ‘나의 소원’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직 한 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새로운 100년은 우리에게  새로운 마음, 새로운 문화를 요구합니다.    우리가 촛불을 통해  가장 평화로운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가장 성숙한 모습으로 서로에게 행복을 주었듯  양보하고 타협하고 합의하며  함께 잘살아야 한다는 문화가 꽃피기를 희망합니다.    공동의 목표를 잃지 않고 우리는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는 추위 속에서 많은 것을 이뤘습니다.  평화도, 혁신 성장도, 포용국가도 우리는 이뤄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용균씨 죽음 한 달… “文대통령, 비정규직 문제에 응답하라”

    용균씨 죽음 한 달… “文대통령, 비정규직 문제에 응답하라”

    건설업·방송스태프업 등 각 업계 비정규직 노동자 대표 100인이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김용균씨 사건 한 달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정규직 문제 대책 마련을 위한 면담을 거듭 요청했다. 김씨의 죽음은 100인 대표들이 지난달 11일 연 ‘문재인 대통령 만나주십시오’ 기자회견에서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9일 서울 광화문광장 김용균씨 추모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에게 여전히 위험한 산업 현장에 내몰리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실태를 개선할 근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김씨 사망 이후 한 달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구조가 얼마나 견고한지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은 증거를 훼손하고 진실을 은폐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는 제대로 된 개선 대책을 내놓지 않고,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에 유가족과 시민대책위원회의 참관을 거부했고, 국회는 산업안전법 개정안을 반쪽자리 법으로 만들었다”고 규탄했다. 대표단은 문 대통령에게 10일 예정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당면한 5가지 문제에 대한 답변을 달라고 요구했다. 5개 안건으로는 ▲김용균씨 사망 사건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기간제법·파견법 폐지 ▲불법파견 철폐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제대로 된 정규직화 ▲비정규직 노동3권 보장을 제시했다. 또 오는 18, 19일 1000명의 노동자와 함께 청와대 앞에서 1박 2일 농성을 진행한다고 예고했다. 공공운수노조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2월 연이어 발생한 경기 고양시 일산 백석역 지역난방 열수송관 사고, 강릉선 KTX 탈선 사고, 김씨의 죽음 등은 과거 정부에서부터 이어져 온 잘못된 공공기관 관리 정책과 운영이 불러온 예고된 참사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8일 태안화력 김용균 사망사고 시민대책위와 유족은 한국서부발전과 한국발전기술을 살인·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으로 충남 서산지청에 고소·고발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이번엔 화성서… 청년 노동자 또 비극

    입사 7개월차…2인1조 작업에도 사고 구조까지 45분 지체 등 골든타임 놓쳐 입사한 지 7개월 밖에 되지 않은 20대 노동자가 고소작업대(리프트)에 올라 자동문 설치 작업을 하다 숨졌다. 6일 화성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3시 15분쯤 경기 화성시의 한 공장에서 자동문을 설치하던 A(27)씨가 5m 높이에 있는 철판 문틀과 고소작업대 사이에 몸이 끼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업무 안전수칙상 A씨와 2인 1조로 움직였던 다른 동료는 아래에서 자동문 전기배선 관련 일을 하고 있었다. A씨는 자동문 설치 전문업체 소속 정규직이다. A씨 가족은 “사고 직후 리프트가 내려가지 않아 끼인 몸을 빼내기까지 45분이 걸리는 등 시간 지체로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에 이른 게 아닌가 여겨진다”면서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 들어와도 불평하지 않는 성실한 아이였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찰은 2인 1조로 작업을 했음에도 사망 사고가 발생한 이유, 안전수칙 준수 여부, 당일 작업배치와 업무숙련도 상관관계 등을 따져보고 있다. 경찰은 사고 당시 고소작업대 조종관이 A씨 가슴에 있어 구조가 늦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경험이 많지 않은 A씨가 작업도중 실수로 조종관을 눌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작업대가 오작동을 일으켰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있고 특히 현장에서 사용된 고소작업대에 ‘안전운전에 관한 기술지침’에 따른 장치들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용균씨’ 전에… 서부발전, 사망사고 낸 업체 입찰제한 안했다

    국가계약법상 2명 이상 사망땐 입찰 제한 2017년 사고 이후 해당업체 514억 수주 한국발전기술도 제약없이 계약 가능성 비정규직 노동자인 ‘24살 청년’ 김용균씨가 사망하기 1년 전에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1명이 사망했지만 당시 사고를 낸 업체가 별다른 제약 없이 한국서부발전으로부터 총 500억원대 정비계약 등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부발전은 해당업체에 대해 입찰을 제한하지 않았고, 감독을 제대로 안 한 직원에게도 솜방망이 징계만 내렸다. 6일 서부발전에 따르면 2017년 11월 15일 A사가 태안화력발전소 3호기 계획예방정비공사를 하던 중 A사의 하도급업체 B사 소속 근로자 C씨가 보일러 공기예열기 내부에서 회전 설비와 구조물 사이에 끼여 숨졌다. 서부발전 조사 결과 A사는 해당 작업을 B사에 하도급하거나 관리하는 과정에서 법령 또는 계약 조건을 위반했다. 서부발전은 사망 사고로 계획예방정비가 지연되자 A사로부터 지체상금과 벌과금 명목으로 3억 5000여만원을 받았다.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서부발전 직원 중엔 4명이 ‘견책’ 처분을 받았고 2명은 ‘주의’를 받았다. A사는 사고 이후 서부발전에서 일감을 받는 과정에서 별다른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 서부발전 측은 2017년 사망 사고 발생 후 A사가 서부발전으로부터 9건의 계약을 따냈고 계약금 합계는 약 514억원이라고 밝혔다. 또 서부발전은 지난해 1월 31일 계약금액 289억원 규모인 ‘태안·서인천 기전설비 경상정비공사’를 수의계약으로 A사에 맡겼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A사의 경우 사망자가 1명이어서 입찰 제한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국가계약법은 안전·보건 조치를 소홀히 해 근로자가 동시에 2명 이상 사망해야 입찰 참가를 제한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동시 사망자 근로자 수가 2∼5명이면 6개월, 6∼9명이면 1년, 10명 이상이면 1년 6개월간 입찰 참가를 제한한다. 이대로라면 김용균씨의 사용자인 한국발전기술 역시 이후에도 큰 제약 없이 서부발전과 계약할 것으로 보인다.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은 원청이든 하청이든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그 원인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생산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면서 “중대 재해 관련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20대 노동자 자동문 설치 중 끼임 사고로 숨져

    20대 노동자 자동문 설치 중 끼임 사고로 숨져

    20대 노동자가 자동문 설치작업을 하다가 끼임 사고로 숨졌다. 5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15분쯤 경기도 화성시의 한 공장에서 자동문을 설치하던 A(27)씨가 5m 높이에 있는 철판 문틀과 작업대 사이에 몸이 끼였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업무 안전수칙상 A씨와 2인 1조로 움직였던 다른 동료는 아래에서 자동문 전기 배선 관련 일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자동문 설치 전문업체 소속 정규직으로 알려졌다. A씨 가족은 “해당 업체에 연구직으로 입사했지만 생산라인에 배치돼 온갖 현장에 다닌 것으로 안다”면서 “사고 직후 리프트가 내려가지 않아 끼인 몸을 빼내기까지 45분이 걸리는 등 시간 지체로 골든 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에 이른 게 아닌가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회사에서 일을 시작한 지 7개월밖에 안된 초년생”이라면서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 들어와도 불평하지 않는 성실한 아이였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A씨와 관련한 채용 공고와 직무 교육 내용 등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는데, A씨가 연구직으로 입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고소 작업대는 보통 지역 렌털업체에서 제공한다. 우선 당시 CCTV 등을 보고 과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2인 1조로 작업을 했음에도 사망 사고가 발생한 이유, 사고 발생시 안전수칙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 당일 작업 배치와 업무 숙련도의 상관 관계 등을 따져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가축 살처분 4명 중 3명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인권위 제도개선 권고

    “가축 살처분 4명 중 3명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인권위 제도개선 권고

    가축을 살처분한 4명 중 3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가축 살처분 작업 참여자의 트라우마 예방과 치료를 위한 제도개선을 농림축산식품부와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4일 인권위가 의뢰해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수행한 ‘가축매몰(살처분) 참여자 트라우마 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축 살처분에 참여한 공무원 및 공중방역 수의사 268명 중 76.0%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였다. 살처분 참여자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평균점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추정하는 점수인 24~25점보다 높은 41.47점이었다. 또한 조사대상의 우울 평균점수는 14.99점으로 나타나 평균적으로 경우울증(10~15점) 증상을 보였으며, 23.1%는 중우울증(24~63점)에 해당하는 점수를 나타냈다. 가축 전염병인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때마다 공무원 및 공중방역 수의사 등은 많은 수의 가축들을 살처분 한다. 2010년 11월 경북 안동에서 발생해 전국으로 확산된 이른바 구제역 사태 때 공무원 48만 8000명, 군인 33만 8000명, 경찰 14만 6000명, 소방 공무원 30만 6000명, 민간인 69만 2000명(이하 누적 인원)이 동원돼 145일 동안 약 350만 마리의 가축을 살처분했다. 인권위는 “살처분 작업에 참여한 공무원 등이 자살이나 과로로 사망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고, 이에 살처분 작업 참여자가 겪는 트라우마의 심각성과 심리 지원의 문제가 대두됐다”고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현행 가축전염병예방법 제49조 및 시행령에 따르면 가축 살처분 참여자에게 신청을 받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심리적·정신적 치료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인권위는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이 사건에 대해 다시 떠올리고 싶어 하지 않는 회피반응을 보여 스스로 적극적인 치료를 신청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권위는 농림축산식품부가 가축 살처분 작업 참여자들에게 심리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의무적으로 안내하고, 작업 전후로 심리적·신체적 증상 체크리스트를 등을 통해 고위험군을 초기에 발견해 치료를 지원하는 등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살처분 작업에 일용직 노동자나 이주노동자 등의 참여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가축 살처분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또한 인권위는 보건복지부 산하 국가트라우마센터가 가축 살처분 작업 참여자의 트라우마에 관한 조사연구를 실시해 트라우마 예방을 위한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김용균법 통과돼도 위험한 컨베이어벨트는 돌아간다

    이른바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어도 김씨의 동료 노동자는 여전히 위험한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태안화력발전소 작업 중에 숨진 김씨의 동료 노동자 김경진씨는 2일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용균 조합원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작업현장은 산안법 개정 대상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씨는 “태안화력 9·10호기는 정지됐지만 1∼8호기 컨베이어벨트는 지금도 죽음을 향해 돌아가고 있다”며 “하청 노동자들은 오늘도 생명과 안전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개정 산안법은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하도급을 제한하고 있지만 법 적용대상 업무에서 발전소의 정비·관리는 제외돼 있다. 김씨는 “발전 노사에서 해결할 상황이 아니다”며 “안전한 일터를 만들지 않으면 죽음의 행렬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도성대 금속노조 유성지회장은 이 자리에서 “많은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우울증 고위험 판정을 받았고 정신적 산재 승인을 10명이 받았다”며 “그런데도 회사는 산재 요양처분 취소청구 소송과 함께 1분 단위로 임금 삭감에 나서며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균씨가 지난달 11일 숨진 뒤 같은 달 26일 예산과 아산에서 각각 근로자들이 기계에 끼어 사망하고 30일 우울증을 앓던 유성기업 조합원이 자살하는 등 근로자들의 사망사고가 잇따랐다. 도씨 등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월 유성기업 노동자 정신건강 실태를 조사하고도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고용노동부, 충남도, 산업안전공단, 도의회 등이 TF팀을 만들어 잇따른 노동자 작업 중 사망사고 진상조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곧 돌아와 결혼하겠다던 아들이 주검으로”

    “곧 돌아와 결혼하겠다던 아들이 주검으로”

    미얀마 출신 이주노동자 딴저테이 아버지당국 단속 과정서 사망한 아들 소식에 고통 “아들의 죽음으로 제 오른팔 하나가 떨어져 나간 것 같습니다. 이제 전 그저 아들의 죽음의 진실을 알고 싶을 뿐입니다.”지난해 8월 법무부 불법체류자 단속 과정에서 사망한 미얀마 노동자 딴저테이(당시 26세)의 아버지 깜칫(54)은 2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종로구 조계사 회의실에서 취재진을 만나 조심스레 심경을 털어놨다. 지난달 25일 한국에 입국한 딴저테이의 아버지는 이날 조계사를 찾아 딴저테이 사망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힘쓴 시민단체들과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스님들을 만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깜칫은 “아들 딴저테이는 병든 형 대신 자기라도 가족을 부양하겠다고 한국까지 훌쩍 떠나 4년 동안 번 돈을 남김없이 가족에게 보냈던 착한 아들”이었다면서 “비자가 만료될 즈음 자기가 꿈이 있어 1년만 더 일하고 돌아오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됐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날 아버지 깜칫은 마음에 담긴 말을 길게 꺼내놓지 못했다. 시종일관 목소리는 작았고, 대답을 할 때마다 곤혹스러운 듯 이마와 얼굴을 매만졌다. 마치 아들 사망의 무게가 그의 어깨에 놓인 듯 그의 어깨는 잔뜩 움츠려 있었다. 그는 “무엇보다도 아들의 죽음의 진실을 알고 싶다”고 했다. “법무부가 내놓는 자료만으론 누가 잘못했는지, 공개 영상 이전이나 이후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다”면서 “이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대통령께서도 힘써주시기를 꼭 좀 부탁드린다”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아직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이상 이런 일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사건 발생 소식을 듣고 지난 9월 한국에 입국했던 깜칫은 아들의 뇌사 판정을 직접 들었다. 그는 “미얀마에서 아들이 잘못됐다는 소리를 한국에 있는 다른 미얀마 노동자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처음엔 병원 차트에 자살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전해들었다”고 했다. 그 외에 당국의 연락 등 일체의 사망 안내는 없었다. 아버지는 뇌사 상태였던 딴저테이의 장기를 4명의 한국인에게 기증하는 데 동의했다. 한국이 밉지는 않았냐는 질문에는 “아들은 어차피 죽어 살 수 없지만, 아들의 몸으로 아직 살아있는 다른 사람들은 살 수 있다고 해 그렇게 결정했다”고 했다. 또한 “아들이 죽을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 몰랐지만, 진실을 밝혀주기 위해 애써주는 분들이 계셔 마음이 나아졌다”며 “정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는 딴저테이와 한국에서 함께 살았던 노동자 등 동료 2명도 함께 했다. 한국에서 딴저테이와 함께 근무했던 동료 노동자 A씨는 “딴저테이가 고국에 있는 여자친구와 결혼하기 위해 이번 김포 건만 끝나고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김포 현장에서 이렇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2014년 3월에도 다른 단속을 본 적이 있지만 그땐 문 앞에서 신분증을 검사하는 식으로 차분히 진행됐는데, 이번엔 갑자기 들이닥쳐 뛰어다니며 사람들을 잡아끄는 등 그때와는 많이 달랐다”고 증언했다. 딴저테이는 지난해 8월 김포의 한 건설현장에서 갑자기 들이닥친 법무부 불법체류 단속 과정에서 공사 현장에 떨어졌다. 그는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지난 9월 8일 한국인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딴저테이는 2013년 취업비자로 한국으로 넘어와 2018년 초 비자 연장이 안 돼 불법체류자 신세가 됐다. 이주노동자단체는 단속 과정에서 국가가 안전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토끼몰이식 단속을 강행한 데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이 사건을 조사중이다. 깜칫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광화문광장 김용균 분향소에서 태안화력에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어머니를 만나 아들을 잃은 부모로서 서로를 위로했다. 글·사진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산안법 통과됐는데… 개선 없이 작업재개 서두르는 서부발전

    “타당성 회의할 때 노동자·대책위 배제” 사측 “저탄장 발화 우려… 막는 데 한계” 김용균씨의 죽음 이후 ‘위험의 외주화’를 막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이 지난 연말 임시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정작 한국서부발전은 사고가 발생한 태안화력발전소의 작업 재개를 서두르고 있다.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노동자 안전을 위해 1~8호기도 작업을 중지하고 환경 개선 후 노동자를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한국서부발전은 오히려 사고가 난 9~10호기의 옥내저탄장 부분 작업 재개 허가를 관할 노동청에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태안화력 시민대책위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보령지청·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은 지난달 31일 시민대책위와 현장노동자 등을 모두 배제한 채 ‘태안발전 본부 옥내저탄장(석탄 저장 창고) 작업허가 요청에 대한 타당성 검토 전문가 회의’를 개최하려 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대책위가 항의해 파행된 이 회의는 서부발전이 최근 11차례에 걸쳐 노동청에 9~10호기 옥내저탄장 작업 허가를 요청함에 따라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로 마련됐다. 현재 태안발전소에서는 1~8호기는 정상 운영, 사망 사고가 발생한 9~10호기는 가동 중단 상태다.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근로감독은 오는 4일까지 진행되고, 감독 결과는 다음주 이후에나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작업환경 개선과 책임자 처벌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서부발전 측은 “운전원 등이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며 신속한 작업 재개를 요청하고 있다. 해당 작업이 재개되면 현재 트라우마 치료를 받는 노동자 중 9명 정도가 9~10호기 옥내저탄장에 투입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고용부 보령지청이 타당성 회의를 개최할 때까지 모든 과정에서 현장 노동자와 시민대책위는 배제됐다. 지청 관계자는 “노동자 대표들의 의견을 들었어야 했는데 잘 안 됐다”며 “죄송하다”고 밝혔다.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지만, 정부와 사측은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규탄했다. 서부발전 측은 “저탄장 발화가 큰불로 번질 수 있어 덤프트럭으로 물을 뿌리는 상황”이라면서 “이로는 한계가 있어 저탄장 작업 재개를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민주 “민생 안정·총선 압승” 한국당 “대안 제시 수권정당”

    민주 “민생 안정·총선 압승” 한국당 “대안 제시 수권정당”

    이해찬 “평화·민주주의 지키는 보루 역할” 김병준 “정부 경제정책 희망 품기 어려워” 손학규·정동영 “선거제도 개혁 당력 집중” 정의당, 파인텍 노동자 찾아 “노동 존중”여야는 1일 기해년(己亥年) 새해 첫날을 맞아 민생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내년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신년인사회에서 “총선 압승과 정권 재창출로 민주당이 진정 이 나라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경제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완전한 비핵화, 일자리 창출, 민생경제와 안보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꼽았다. 민주당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매년 해 오던 현충원과 봉하마을 일정에 더해 백범 김구 선생 묘역과 삼의사(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묘를 참배했다.자유한국당은 ‘올바른 대안을 제시하는 수권정당’을 새해 목표로 설정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가 지금 하는 태도나 하는 일을 보면 경제가 올해 나아질 것 같다는 희망을 품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정부의 반(反)시장·친(親)노조 성향 아마추어적 경제정책의 과감한 전환을 촉구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선거제도 개혁 공동 투쟁에 나섰던 야 3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새해 소망으로 꼽았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단배식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 합의제 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선거제도 개혁 관철을 위해 모든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의당은 신년하례식 대신 416일째 굴뚝에서 고공농성 중인 파인텍 노동자를 찾아 ‘노동존중 사회’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노회찬 전 원내대표의 사망으로 치러지는 오는 4월 경남 창원성산 보궐선거 승리를 다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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