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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산하기관서 전문 직무 맡아도 ‘최저임금’…“이주여성 바라보는 인식 바꿔야”[취중생]

    정부 산하기관서 전문 직무 맡아도 ‘최저임금’…“이주여성 바라보는 인식 바꿔야”[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일한 지 7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최저임금에 가까운 기본 ‘1호봉’ 월급을 받고 있어요. 원주민(한국인) 직원들은 연차가 올라갈수록 호봉도 계속 올라가는 거랑은 달라요. 수당도 저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반절 이하로 받아요.” 베트남에서 한국어 통역 일을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13년 전 한국에 정착하게 된 A씨는 여성가족부 산하 기관인 ‘가족센터’에서 통번역 업무 등을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지금껏 단 한 번도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손에 쥔 적이 없습니다. A씨와 같은 외국인 직원은 대개 최저임금이나 그보다 8만원가량 많은 센터 내 ‘1호봉’ 월급을 받고 일합니다. 경력이 3년이든, 10년이든 같습니다. 심지어 A씨는 경력이 늘수록 일이 익숙해졌다는 이유로 통번역 업무 말고도 다른 기본 사업 일도 도맡아 하라는 지시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월급은 1년 차 통번역사 급여와 늘 같았습니다. A씨는 9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한국말이 서툰 결혼이민자나 외국인 등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드릴 수 있어 너무 소중하고 보람찬 직업이고 계속 일하고 싶다”면서도 “한국인과 똑같이 연금과 세금을 내는데 임금차별을 겪을 때마다 억울하고 일할 열정도 없어진다”고 털어놨습니다. “여성 저임금 타파” 외친 지 100년 넘게 흘렀지만 열악한 일터에서 노동 및 생존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참정권에서도 배제됐던 여성들이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거리로 뛰쳐나온 날을 기리는 ‘세계여성의 날’이 올해로 116주년을 맞았습니다. 1908년 3월 8일 미국의 1만 5000여명의 여성은 뉴욕의 루트커스 광장에 모여 노동조합 결성과 선거권을 외쳤고, 이후 세계로 확산하면서 여성에 대한 차별 철폐 운동의 상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여성에 대한 임금 및 근로시간 차별이 여전합니다. 이중에서도 복합적인 차별이 몰리는 대상이 바로 ‘이주여성’입니다. 우리 사회에 정착하는 이주 여성의 숫자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지만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거나 최저임금도 안 되는 급여를 받는 경우가 많은 것이죠. 실제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에서 가족센터에서 통번역사 및 이중언어코치로 일하는 이주여성 233명을 조사한 결과 반절이 넘는 54.9%가 연차에 상관없이 ‘1호봉’ 월급을 받고 있었습니다. 올해 최저임금인 206만 740원 미만 월급을 받는 이들도 19.3%나 됐습니다. 가족센터에 적용되는 연차별 호봉 기준표에 따른 월급을 받지 못하는 비율은 82.0%에 달했습니다. 시간외근무수당이나 경력·명절 수당 역시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례도 많았습니다. A씨는 “직장에 문의할 때마다 ‘여성가족부로부터 예산이 충분히 내려오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가 일하는 가족센터의 경우 여성가족부 산하 기관으로 결혼이민자 등이 한국에서 안전하게 정착하고 다양한 인권의 가치를 뿌리내리는 것을 중시하는 곳입니다. 이런 기관에서 일하는 이주 여성조차 노동자로서는 차별받는다는 얘기입니다. 장시간 노동·저임금에 ‘인종차별’까지 중층 차별 다른 일터라고 상황이 나을리 없습니다. 자녀의 학비를 벌기 위해 몽골에서 한국에 온 B씨는 친구의 추천으로 건설 현장에서 청소하는일을 담당했습니다. B씨는 새벽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에 11시간을 일해야 했고, 점심시간을 제하고 오전 및 오후에 한 번씩 간식 시간 ‘10분’을 제하고는 계속 일해야 했습니다. 한 달 내내 휴가 없이 일했던 B씨는 2018년 당시 하루 8만원을 받았습니다.이렇듯 이주 여성은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는 일도 흔합니다. 2022년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결혼이주여성 노동실태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결혼이주여성 4만 3848명 가운데 주 50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자 비율은 21.1%입니다. 월 평균 임금은 100~200만원 미만이 52.5%, 200~300만원 미만이 30.8%로 대다수입니다. 고용·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비율도 40%에 달했습니다. ‘필리핀 이모’ 도입 전 노동처우 개선부터 최근 우리 정부는 저출생 문제와 일·가정병립을 위한 대책으로 ‘필리핀 이모’ 등으로 대표되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정책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주여성에 대한 노동 처우 개선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 없이 추진한다면 제도의 정착조차 어려울 거란 지적도 나옵니다.김영순 인하대학교 다문화융합연구소 소장은 “인권의 가장 사각지대에 있는 이주민, 그중에서도 이주여성은 국가·민족·유형별 차별을 다층적으로 적용받고 있다”면서 “한국은 ‘사회통합’이라는 큰 틀에서 외국인·다문화지원 정책 체계를 상세하게 갖춰놨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다문화 상호주의가 무르익지 않았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외국인 가사도우미 같은 정책도 ‘값싼 노동력’으로 불리는 이들에 대한 임금 차별이나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의 조건을 갖추지 않는다면 도구화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우리 노동시장에서 복합적인 차별을 받는 이주여성의 기본적인 노동권을 보장하고 차별을 줄이려는 노력이야말로 인권 사각지대를 없애려는 의지의 출발선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때입니다.
  • 김동연, 여성의 날 맞아 “모든 차별을 넘어 더 평등하고 안전한 세상 만들 것”

    김동연, 여성의 날 맞아 “모든 차별을 넘어 더 평등하고 안전한 세상 만들 것”

    경기도, 여성의 날 맞아 ‘우먼 인 할리우드’ 영화 관람김동연 경기도지사가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들이 모든 차별을 넘어 더 평등하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자신의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영국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매년 조사하는 유리천장지수(glass ceiling index)가 발표됐는데, 2023년에도 한국이 꼴찌를 차지하며 12년 연속 최하위다”라면서 “성별 임금 격차도 압도적 1위로 OECE 평균이 11.9%인데 한국은 무려 31.2%로 30% 넘는 임금 격차는 29개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눈에 보이는, 보이지 않는 모든 차별을 넘어 더 평등하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며 “일터와 일상에서 모두가 평등을 누리는 사회로 함께 나아가자”라고 덧붙였다. 경기도는 이날 도 직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할리우드의 성차별과 편견에 대한 현실적인 시각을 제시하며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영화 ‘우먼 인 할리우드’상영 행사를 가졌다. 세계 여성의 날은 세계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한 날로 1908년 3월 9일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근로 여건 개선과 참정권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에서 시작됐다. 국내에서는 2018년 양성평등기본법에 법정기념일로 공식 지정됐다.
  • 양대노총, ‘여성의 날’ 집회 [포토多이슈]

    양대노총, ‘여성의 날’ 집회 [포토多이슈]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각각 여성노동자대회를 열었다.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8일 오후 서울 보신각에서 세계 여성의날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여성가족부 폐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양 위원장은 “한국은 12년 째 유리천장 지수가 가장 낮은 나라로 조사됐는데, 이는 여성들의 사회진출 기회가 가장 어렵다는 의미”라며 “기업의 임원 비율, 국회의원 비중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 수준인데 구조화된 차별이 없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같은날 오후 서울 청계천 한빛관장에서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죽어 나가야만 했던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 이후 11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가부장적 문화와 인식은 여전하다”며 “가사와 돌봄, 심지어 가족의 생계까지 짊어지는 여성에게 유독 비정규직 일자리가 많고 그나마 가진 일자리도 결혼, 출산으로 인해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외 여러 여성단체들이 서울 도심에서 수백명의 여성들이 모인 가운데 성별 임금격차와 가사·돌봄노동 홀대 등 노동 성차별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 ‘여성에게 빵과 장미를!’···순천농협 캠페인

    ‘여성에게 빵과 장미를!’···순천농협 캠페인

    순천농협이 8일 ‘세계 여성인의 날’을 기념해 순천시 여성단체협의회 회원 30여명과 함께 직원들의 양성평등 인식확산을 위한 사내캠페인을 펼쳤다. 순천농협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여성의 날 유래와 2024년 세계여성인의 날 주제인 ‘포용을 고취하라’ 의미를 담은 카드뉴스를 제작·배포해 직원들과 함께 양성평등 인식을 공유했다. 최남휴 순천농협 조합장은 휴게시간을 활용해 1908년 3월 8일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는 뉴욕 루트커스 광장 여성 노동자들의 외침을 바탕으로 생존권을 의미하는 ‘빵’과 참정권을 의미하는 ‘장미’ 한송이씩을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최남휴 조합장은 “순천농협은 성별, 나이, 학력, 장애 등에 차별이 없는 열린 채용을 지향하고 있다”며 “양성 평등과 사내 다양성을 존중하고, 여성 인재 양성에 더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 대한민국공무원노조 “악성 민원 대책 및 가해자 처벌 강화해야”

    대한민국공무원노조 “악성 민원 대책 및 가해자 처벌 강화해야”

    항의성 민원에 시달리다가 숨진 공무원과 관련해 공무원노조가 김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은 8일 “악성 민원으로 초등학교 교사와 세무서 민원팀장이 숨지는 일이 일어난 지 일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젊은 노동자가 또 사망했다”며 “그러나 정부는 악성 민원으로부터 공무원 노동자를 보호할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악성 민원에 대한 고소 고발을 의무화하고 기관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며 “악성 민원은 민원이 아닌 범죄인 만큼 처벌을 강화해야 하고 민원 담당 공무원의 개인정보 보호 대책 마련과 함께 인력 확충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노총이 지난해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 7천61명 가운데 84%가 최근 5년 사이 악성 민원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악성 민원을 받은 횟수는 월평균 1∼3회가 42.3%, 1회 미만이 30%, 6회 이상이 15.6%, 4∼5회가 12.1%로 집계됐다. 응답자들은 악성 민원에 따른 후유증으로 퇴근 후 당시 감정으로 인한 스트레스, 업무 집중력 감소 등 무기력함, 새로운 민원인 상대 두려움 등을 꼽았다. 석현정 공노총 위원장은 “악성 민원은 공무원 노동자를 향한 ‘소리 있는 살인’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정부와 국회에 대책 마련을 주문했지만 누구도 답을 주지 않았다”며 “정부는 이제는 악성 민원을 뿌리 뽑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포시 소속 9급 공무원인 A(39)씨는 지난 5일 오후 3시 40분쯤 인천시 서구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차 안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황이 확인됐다. A씨는 지난달 29일 김포 도로에서 진행된 포트홀(도로 파임) 보수 공사와 관련해 차량 정체가 빚어지자 항의성 민원을 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일 온라인 카페에서는 공사를 승인한 주무관이 A씨라며 그의 실명과 소속 부서, 직통 전화번호가 공개됐고 이후 A씨를 비난하는 글이 빗발쳤다.
  • 부산 대형마트 노동자 “의무휴업 평일 전환 중단해야”

    부산 대형마트 노동자 “의무휴업 평일 전환 중단해야”

    부산시와 지역 16개 자치 구·군이 현재 둘째, 넷째 일요일인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하려고 하면서 대형마트 노동자들이 주말 휴식권이 침해될 것으로 우려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마트산업노조 부산본부 조합원들은 8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꾸면 침체한 경제가 살아날 것처럼 말하는 것은 기만”이라며 “대구시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뒤로 유통 소매업 상당수가 폐업하거나 업종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부산시와 16개 기초자치단체는 지역 상권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평일 전환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동구와 사하구, 강서구, 연제구, 수영구 등 5개 구는 오는 5월 중, 나머지 11개 구·군은 오는 7월 중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에서는 2020년부터 지난 2월까지 대형마트 6곳이 폐점한 상황이다. 하지만 노조는 대형마트 6곳이 폐점한 것은 매출 부진 때문만이 아니라 영업 실적이 좋지만, 현금 마련을 위해 매각한 경우도 있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의무휴업을 평일로 변경하면 대형마트 직영 노동자, 협력·입점업체 노동자 대부분이 일요일 휴식을 포기해야 한다. 관련법은 공휴일이 아닌 날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려면 이해 당사자와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해당사자 중 하나인 마트 노동자의 의견은 묻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에 노동자 위원을 선임하고 현행 의무 휴업일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원들을 기자회견을 마치고 부산시청 민원실에 의무휴업 평일 변경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하려다 건물 출입을 막는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3명이 쓰러져 머리, 허리 등을 다치는 바람에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노조는 앞으로 의무휴업일의 평일 변경을 막기 위한 1인 시위와 집회, 서명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 ‘성평등 걸림돌’ 오세훈 선정에 서울시 “좌파단체 정치공격” 반발

    ‘성평등 걸림돌’ 오세훈 선정에 서울시 “좌파단체 정치공격” 반발

    한국여성단체연합이 7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성평등 걸림돌’로 선정하자 서울시가 “납득할 수 없는 정치 공격”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시는 이날 오후 신선종 대변인 명의로 낸 성명서에서 “좌파단체인 한국여성단체연합의 납득할 수 없고 일방적인 성평등 걸림돌 선정은 정치 공격”이라고 했다.한국여성단체연합은 세계 여성의날의 맞아 ‘엑스’(X·옛 트위터)와 오 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넥슨 코리아를 올해의 성평등 걸림돌로 선정했다. 오 시장은 가사돌봄노동의 가치를 폄훼하고 외국인 노동자를 차별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대해 시는 “오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의 여성친화정책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와 이해도 없는 행동”이라며 “오 시장과 서울시는 여성이 살기 좋은 서울 조성과 여성의 인권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선제적 정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또 “오 시장은 2006년부터 여성행복정책을 도시 전 분야에 정착시켜왔다”며 디지털 성범죄 안심지원센터, SOS 비상벨, 안심경보기, 스토킹 피해 원스톱 지원센터 등을 거론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정책에 대해선 “일하는 여성의 가사노동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육아로 인한 불가피한 경력단절을 막고 빠른 사회복귀를 도와주는 선제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오 시장과 서울시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판단으로 여성시민 단체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길 바란다”고 했다.
  • [사설] 등골 휘는 간병비, ‘차등 임금’ 도입 불가피하다

    [사설] 등골 휘는 간병비, ‘차등 임금’ 도입 불가피하다

    한국은행이 그제 간병·육아 등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도입하고 이들에 대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돌봄 수요는 급증하는데 노동력 공급이 정체돼 대다수 가구가 치솟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는 이유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요양병원의 평균 간병비가 월 370만원, 가사·육아 도우미 비용은 월 264만원에 달한다. 웬만한 월급쟁이의 한 달 봉급이다. 급속한 고령화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 추세로 볼 때 돌봄 비용은 더 가파르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은의 제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은은 2042년이면 돌봄서비스 인력이 최대 155만명 부족할 것으로 분석했다. 인력 공급을 늘리지 않으면 예상되는 수요의 30%밖에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봤다. 따라서 나머지 70%를 메워야 하는데 현재로선 외국인 근로자 도입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여성들의 경력 단절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시범적으로 필리핀 가사도우미 100명 고용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최저임금(시간당 9860원)을 적용할 경우 주 5일 근무에 월 2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여전히 부담스런 비용이다. 돌봄서비스에 한해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 미국·캐나다 등은 이미 산업별·지역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한다. 외국인 도우미를 도입한 홍콩·대만·싱가포르 등은 시간당 3000원 미만의 임금을 지급한다. 싱가포르만 해도 가사도우미 비용이 우리의 6분의1이다. 외국인 노동자 차별이라는 비판도 있으나 정작 가사도우미들의 만족도는 꽤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간병 및 육아 부담이 줄면서 자녀와 여성의 경제활동 제약이 크게 완화됐다고도 한다. 간병·육아에 등골이 휘는 우리 처지에선 불가피한 선택이다.
  • [황수정 칼럼] 청년 의사들의 사다리 독점 분투기

    [황수정 칼럼] 청년 의사들의 사다리 독점 분투기

    소아과 의사 800여명이 지난해 ‘소아과 탈출 학술대회’를 열어 보톡스 시술을 공개적으로 배웠다. 그래도 사람들은 따지지 않았다. 의사들이 업계 최하위 소득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래도 “1억원 넘는 연봉이 울 일인가”라거나 “자유시장 경제에서 수요 예측을 못 한 탓”이란 타박은 아무도 하지 않았다. 업무복귀 명령서를 전달하려고 공무원들이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의 집을 일일이 찾아갔다. 엄정 대응하는 척했지만 진짜 속뜻은 그게 아니었다. 제발 병원으로 복귀해 달라는 호소였다. 대한민국 어떤 직역의 집단행동에 공권력이 이런 배려와 공력을 들인 적 있나. 이 낯선 상황들의 근거는 하나. 의료를 공공재로 특별 대접하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생각이 달랐다. 총궐기대회에서 ‘나는 공공재가 아니다’란 시위 팻말을 들었다. “노예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주 80시간의 노예 같은 노동환경을 개선하려고 의사수를 늘리자는데 극렬 반대한다. 2000명 증원에 의대생들이 제대로 교육을 못 받는다는 게 전공의들의 불만이었다. 정부가 의대 교수진을 두 배 늘리겠다고 했다. 그래도 의대 증원만은 반대다. 의사수를 건드리지 말고 필수의료 수가를 5배쯤 올리라는 주장도 나온다. 쉽게 말하자면 의료 수입을 하향 평준화 아닌 상향 평준화해 달라는 얘기다. 한국의 개업 전문의 연봉은 노동자 평균 임금의 6.8배, 2억 6200만원(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다. 의료대란을 주도하는 전공의들은 20~30대 청년들이다. 청년 의사들이 의사 윤리를 저버리는 언행을 서슴지 않는다. “내가 없으면 환자도 없다.” 이런 말은 속으로 백번 외쳐도 발화할 수는 없어야 한다. 뭔가 한참 잘못되고 있다. 내 주변에도 공부 잘하는 고3들은 하나같이 의대가 목표다. 정부는 지방 의대의 지역 인재 선발 비중을 두 배 높이겠다고 했다. 그러니 N수생들만 들썩이는 게 아니다. 공부 좀 하는 지방의 수험생들도 역대급으로 술렁거리고 있다. 어느 전공의가 기자회견에서 “말단 5급 사무관” 운운해 논란이다. 젊은 의사들이 증원 반대에 왜 사생결단하듯 매달리는지 해답이 그 말에 들어 있다. 극단적 능력주의 시대의 총아가 의사다. 대학 입시에 모든 것을 걸어 평생 특권을 보장받는다. 그런 직업은 지금 대한민국에 의사 말고는 없다. 사법시험 폐지 10년에 영혼을 갈아 로스쿨을 나온들 예전의 법률시장이 아니다. 행정고시에 붙어 봤자 청년 의사의 눈에도 겨우 “말단 5급”이다. 최고 두뇌들의 출구이자 시험 한 번에 신분 이동이 보장된 계층 사다리는 의대뿐이다. 집단 휴학에 들어간 의대생들도 “증원 수를 왜 우리와 논의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학생들마저 집단 엘리트주의 선민의식에 젖어 있다. 2000명을 더 뽑고 말고의 문제만 중요한 게 아니다. 2000등까지 수능 성적대로 기회를 줄 일이 아니다. 진짜 의사가 되고 싶은 소명의식의 무게를 다는 작업이 중요해졌다. 의대 입시에서 성적만으로 줄세워 뽑는 정시 비중은 전체 수능의 정시 비중보다 20% 포인트 가까이 더 높다. 당장 내년 입시에서 이걸 바꿀 필요가 있다. 의대의 수시전형만큼은 하다못해 독서 100권쯤 학생기록부에 의무적으로 담게 하면 어떤가. 새로 출범하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이런 문제도 논의의 범주에 넣어야 한다. 근 20일 가까이 전공의들이 병원 밖에 나와 있다. 나는 왜 미국의 사회철학자 에릭 호퍼의 말이 생각날까. 집단운동을 연구한 호퍼는 “불만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 조금이라도 원할 때보다 많은 것을 가졌고 더 많은 것을 원할 때 커지는 것”이라고 했다. 직업 윤리를 말하는 것도 이 시점에는 사치가 됐다. 이렇게 오래 생업 현장을 포기할 수 있는 힘센 청년 집단은 전공의들 말고는 없다. 황수정 수석논설위원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바게트와 크루아상, 담백하고 달콤한 프랑스의 아이콘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바게트와 크루아상, 담백하고 달콤한 프랑스의 아이콘

    요리사들, 특히 본인의 업장을 가진 셰프들이 모일 때면 종종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요리 말고 빵이나 디저트를 해야 해.” 식당을 운영하긴 점점 어려워지는 데 반해 신상 빵집이나 디저트 카페에 줄을 서는 요즘 분위기에 대한 자조 섞인 한탄이다. 물론 제과제빵 업계도 만만치 않게 힘든 분야다. 오전에 빵을 만들어 팔려면 새벽부터 나와야 하고, 형형색색 먹음직스러운 디저트를 한 땀 한 땀 만드는 일도 꽤 수고스럽다. 1인당 쌀 소비는 점점 줄어드는 데 비해 빵 소비는 점점 늘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통계청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12년 69.8㎏에서 2020년 57.7㎏으로 17.3% 감소했고, 1인당 하루 빵 섭취량은 2012년 18.2g에서 2020년 19.4g으로 6.6% 증가했다. 바게트나 사워도우, 베이글, 식빵처럼 흔히 식사 빵이라고 부르는 빵 소비와 함께 카페의 확산과 더불어 크루아상, 퀸아망과 같은 페이스트리나 케이크 같은 디저트 소비도 해마다 증가세다. 출산율 감소처럼 걱정할 일이라기보다 오히려 식단의 다양성이 증가하고 해당 산업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시각으로 보면 긍정적인 일이다.빵 하면 떠오르는 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빵의 대명사를 고르라면 뭐니 뭐니 해도 바게트를 꼽고 싶다. 바게트는 오직 네 가지 재료, 밀가루와 물, 소금, 이스트로만 만든다. 단순하지만 제대로 만들기란 쉽지 않다. 바삭한 겉과 대조되는 촉촉한 안의 식감, 담백하면서 씹을수록 고소해지는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바게트의 본고장에 가볼 필요가 있다. 분명 이웃 나라인 이탈리아나 스페인, 독일에서도 같은 종류의 재료로 만든 단순한 빵이 있지만 묘하게도 프랑스 바게트만큼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는 아니라는 점이 흥미롭다. 바게트는 생각보다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 프랑스 요리책이나 사료에 바게트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건 1920년대다. 그전에도 바게트와 재료나 조리법이 같은 빵이 있긴 했다. 바게트의 탄생에 관한 여러 설이 있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있다. 1919년 노동자들이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일하는 걸 금하는 법이 시행됐는데 제빵사들에겐 꽤 곤란한 일이었다. 반죽부터 발효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 일할 수 있는 시간에 법적으로 제약이 생긴 것이다. 아침 시간에 맞춰 손님에게 빵을 제공하기 위해 굽는 데 시간이 적게 걸리게끔 얇고 긴 빵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 게 바게트의 시초라는 설이다. 어찌 됐건 이 얇고 길어진 빵은 파리의 상징과도 같은 아이콘이 됐다. 다른 빵보다 여러모로 활용하기 좋은 기능적인 이유가 한몫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단 길고 가벼워 가지고 다니기 편리하다. 자르기도 간편하고 2~3인분의 샌드위치를 만들기에도 적합하다.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잠봉뵈르 샌드위치는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샌드위치다. 돼지 다리를 염장한 후 익혀 만든 잠봉과 버터, 바게트만 있으면 완성된다. 빵 두 개를 겹쳐야 하는 샌드위치의 형태보다 흐트러지지 않고 내용물을 받쳐 줄 수 있어 휴대하기가 쉽다. 샌드위치의 시작이 바쁜 노동자들을 위해 태어난 것처럼 잠봉뵈르 샌드위치도 파리의 노동자들이 빠르게 끼니를 때우기 위해 탄생한 패스트푸드의 일종이었던 셈이다.바게트가 서민적인 이미지라면 프랑스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빵인 크루아상은 그 대척점에 있다. 이미 버터로 반죽이 된 크루아상이 주는 바삭거리면서 고소한 깊은 풍미는 황홀감을 선사한다. 바게트가 삶 그 자체를 의미한다면 크루아상은 삶과 동떨어진 잠깐의 여가를 의미한다고 할까. 19세기까지만 해도 크루아상은 지금처럼 고혹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브리오슈를 초승달 모양으로 만든 빵에 불과했는데 1920년대 프랑스의 위대한 파티시에들이 지금과 같은 크루아상의 형태로 만들어 냈다. 버터 판과 반죽을 여러 번 접어내면 얇은 버터 층과 반죽 층이 층층이 생기는데 이를 구우면 바삭거리는 결과물이 만들어진다. 크루아상은 그 자체로도 완벽하지만 오늘날 다양한 형태로 응용되면서 식사와 디저트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바게트처럼 샌드위치로 쓰이는가 하면 달콤한 토핑들이 채워지거나 올려져 식욕과 구매욕을 자극한다.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요즘엔 꽤 괜찮은 퀄리티의 크루아상과 바게트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한때 유행했던 잠봉뵈르 바게트 샌드위치와 크루아상을 와플처럼 구워 낸 크로플은 이제 옛말이 됐다. 크루아상을 바짝 눌러 만든 크룽지, 크루아상 반죽으로 만든 붕어빵인 크붕이가 뜨고 어느샌가 소금빵이 크루아상과 바게트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빵 만들기보다 요리를 택한 게 오히려 다행인 것 같은 요즘이다.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 “기후변화는 ‘죽고 사는 문제’… 산업구조 개편·국가전략 차원서 접근해야” [최광숙의 Inside]

    “기후변화는 ‘죽고 사는 문제’… 산업구조 개편·국가전략 차원서 접근해야” [최광숙의 Inside]

    기후 대응에 달린 국가경쟁력 탄소중립 핵심은 화석연료 감축美·EU 등 규범 만들어 탈탄소 육성‘기후악당’ 中도 에너지 전환에 적극국내 재생에너지 비율 OECD ‘꼴찌’기술 혁신·규모의 경제로 비율 확대제품마다 탄소가격 부과 체계 강화기업 체질개선 촉진 등 대책 마련을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 사용을 줄이고 청정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탈탄소 에너지정책이 전 세계 경제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후환경대사인 조홍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난달 27일 만나 세계 기후변화 대응 동향과 우리의 대응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기후환경대사로는 처음 인터뷰를 가졌다.-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린다’는 말이 있는데 수십년 전 제기된 저출산 문제를 요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기후변화도 마찬가지다. 5~10년 안에 기후변화는 잘살고 못사는 차원이 아니라 죽고 사는 문제구나 하는 위기감을 가질 것이다.” ●세계는 탈탄소시장 선점 전쟁 -지난해 말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COP28) 정상회의에 대통령 특사로 참석했는데 느낀 점은. “160개국 정상들이 참석할 정도로 기후변화는 각국 정상들이 직접 챙기는 ‘정상의 어젠다’가 됐다. 기후변화는 한 국가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에 관한 문제로 발전했다. 국가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모든 국민의 ‘먹고사는 민생 문제’가 됐다.” -선진국의 기후변화 대비는. “선진국은 기후변화로 모든 것이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국제규범이 만들어지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자국의 국익을 최대화하려고 긴박하게 움직인다. 그야말로 세계는 (기후변화 대응의) 전쟁터다.” -기후변화로 무엇이 바뀐다는 것인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본격화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사회 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기후변화에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는 국가와 기업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방향으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구촌 경제의 기본 축이 바뀌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놓고 전쟁이 벌어진다고 했는데. “기후변화는 엄청난 환경 재난이다. 이 재난이 더 커지는 것을 막고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세계 각국이 기술혁신과 에너지 신산업 육성에 노력하는 것은 화석연료에 기반한 기존 에너지시스템을 빨리 바꾸지 않으면 막대한 피해와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탄소배출량에 관세를 부과하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세(CBAM)와 타국의 전기차 등에 대한 보조금 지원 규제를 담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이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만들어진 국제규범이다. 이를 통해 탈탄소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늘려 탄소무역장벽 대비를 -이런 조치들은 경제·산업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에너지 믹스 및 산업구조 전환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는데 이런 일자리가 다른 산업 분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고 에너지 인프라 전환에 소요되는 막대한 투자 비용이 경제로 환류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탄소국경세로 우리 기업의 타격이 우려되는데. “EU는 앞으로 국내 모든 상품에 대해 탄소비용을 부과하고 수입품에도 동일한 금액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내년까지는 배출량 보고 의무만 있지만 2026년부터 관세가 부과된다. 탄소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값싸게 생산된 제품은 가격경쟁력을 갖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유럽의 ‘탄소무역장벽’ 대비책은. “우리 산업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탄소비용을 거의 부담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각국이 탄소무역장벽을 도입하면 탄소비용 부담이 낮다는 것이 가격경쟁력이 될 수 없다. 정부가 각 제품의 탄소가격 부과 체계를 강화하고 기업 체질 개선을 촉진해야 한다.” -역대 정권의 기후변화 대응을 평가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녹색성장을 기치로 기후변화 목표를 세우고 법제도를 마련했지만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녹색성장은 ‘우파의 환경운동’으로 볼 수 있다. 당시로서는 꽤 빨리 관심을 두고 노력한 덕분에 우리가 녹색산업, 즉 전기자동차, 배터리 산업에서 뒤처지지 않을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다. 문재인 정부는 탄소중립 선언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 등의 올바른 목표를 세웠지만 정작 에너지·산업 전환에 필요한 구체적인 제도·수단 마련은 미흡했다. 환경 이슈가 좌파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극복해야 한다.” -기후문제는 경제뿐 아니라 우리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나. “기후 문제의 본질은 자연재난과 이상기후로 인한 생명과 신체 피해는 물론 식량 생산 감소, 물 부족, 생태계 파괴, 불평등과 난민 증가, 국제 분쟁 등 총체적인 사회 불안과 생활 환경 악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는 ‘존재론적 위기’다.” -기후대응과 관련해 헌법소원이 제기된 것도 그래서인가. “법적으로 기후변화 문제는 보편적 인권, 헌법상 기본권 문제이다.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2021년 독일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미래세대에 막대한 감축 부담을 전가해 미래세대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위헌 판단을 내렸다. 우리 헌법재판소에도 2022년 기후위기로 인해 기본권이 침해당했다는 헌법소원이 제기됐고 인권위는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낮아 미래세대 부담을 줘 헌법상 평등 원칙에 어긋난다’며 위헌 의견을 제출했다.”●‘원전 vs 재생에너지’ 구도 벗어나야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인 나라를 꼽는다면. “미국과 비교해 유럽이 더 적극적이다. 특히 중국에 주목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중국은 ‘기후 악당 국가’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고 배출량도 계속 증가세다. 하지만 빠르게 에너지전환을 이루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2022년 중국의 수력발전량은 전 세계의 30.1%,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32.5%를 점유했다. 태양광과 풍력 설비 용량도 적극 확대하고 있다. 화석연료에서 얼마나 빨리 벗어나느냐가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척도가 된 상황에서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낮은 것은 문제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감축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은 태양광과 풍력이다. 우리나라가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에 일조량과 풍량이 부족한 것은 결코 아니다. 재생에너지 가격은 설치 증가 등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면 하락할 것이다.” -재생에너지 가격이 하락해도 원전 비용이 더 싸지 않을까. “미국 등의 에너지원 단가를 비교한 여러 보고서를 보면 풍력, 태양광, 원전 순으로 나온다. 외국의 경우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져 설계 보강, 재시공 등으로 기간이 길어지고 비용도 늘어난 데다 원전 폐기물 처리 및 해체 비용, 사회적 갈등 비용 등도 포함하다 보니 원전 비용이 높게 나온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해외 사정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에너지 정책의 방향은. “원전이 일정 부분 차지할 수밖에 없지만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은 화석연료를 줄이는 것이다. ‘재생에너지냐 원자력이냐’의 구도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화석연료를 더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대체할 것인지 중심이 돼야 한다. 재생에너지가 과거와 달리 기술혁신을 통해 점차 싸지면서 경제성이 커졌다. 현재 8~9%에 불과한 재생에너지를 신속히 확대해야 한다. ” -정부가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얼마나 감축하느냐가 기후대응의 성패를 가른다고 했다. 정부의 노력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는 다음 세대에 어떤 사회를 남겨 줄지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조홍식 대사는 판사(사시 28회)로 지내다 미국 UC버클리 로스쿨에서 법학박사를 받은 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른바 탄소중립기본법과 배출권거래법을 처음 입안하며 우리나라 기후변화 대응 법제도의 틀을 만든 주인공이다. 이명박 정부부터 현재까지 4개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을 맡을 정도로 기후·환경 분야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실력파다. 기후환경대사로 활동하면서 한국법학교수회 회장도 맡고 있다.
  • 자녀 소득의 60% 쓰는 ‘간병지옥’… 한은 “저임금 외국인 활용해야”

    자녀 소득의 60% 쓰는 ‘간병지옥’… 한은 “저임금 외국인 활용해야”

    간병인 고용에 월평균 370만원고령화 속 인력난에 비용 치솟아일 그만두고 ‘가족 간병’ 89만명경제적 손실만 年 10조원에 달해2042년엔 최대 77조… GDP 3.6%“돌봄 노동자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정모(65)씨는 올해 90세인 아버지 간병을 위해 지난해 일을 그만뒀다. 중증 치매인 아버지는 뇌경색 진단을 받았지만 고령이라 수술을 포기했다. 재활병원으로 모시려 했지만 병원이 거절했다. 치매 환자는 신경 쓸 게 많아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매달 300만원가량 버는 정씨는 한 달 간병비가 400만원을 넘어간다는 이야기에 어쩔 수 없이 ‘가족 간병’을 자처했다. 정씨는 “당장 소득이 줄어도 버틸 수는 있지만, 24시간 치매 부모를 돌보는 생활이 1년 넘게 이어지니 우울증이 올 것 같다”고 토로했다. 돌봄서비스의 인력난으로 돌봄 비용이 치솟으면서 자녀가 고령 부모의 간병 비용으로 월소득의 60% 이상을 지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씨처럼 일을 그만두고 가족 간병에 나서는 중년 자녀들이 늘면서 우리 경제가 입는 손실이 한 해 10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돌봄서비스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 도입을 늘리고 이들의 최저임금을 낮게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은 고용조사국은 5일 한은이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으로 개최한 ‘노동시장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의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요양병원 등에서 간병인을 고용할 때 드는 비용은 지난해 기준 월평균 370만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65세 이상 가구 중위소득(224만원)의 1.7배에 달한다. 고령의 부모가 간병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중장년 자녀가 간병비를 짊어지는 일이 많은데 40대 자녀의 경우 중위소득(588만원)의 60% 이상을 간병비로 지출하게 된다.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간병비는 돌봄서비스 분야의 인력난에 기인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고령화의 여파로 간병 수요가 급증하면서 돌봄서비스직의 노동 공급 부족 규모는 지난해 기준 19만명에 달한다. 간병 도우미 비용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0%가량 치솟았는데 이같은 상승률은 같은 기간 명목임금 상승률(28%)을 크게 웃돈다. 돌봄서비스 비용이 많이 드는 탓에 노인들은 재가 요양을 받고 싶어도 돌봄의 질이 떨어지는 요양원에 입소한다. 아니면 자녀가 일을 그만두고 가족 간병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 2022년 기준 가족 간병인은 89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일을 그만두고 간병에 매달린 탓에 국가적으론 10조원대의 경제적 손실을 봤다. 보고서는 급속한 고령화로 돌봄서비스 분야의 노동 공급 부족 규모가 2032년에는 최대 71만명, 2042년에는 최대 155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간병비가 치솟으면서 가족 간병이 늘어나는 추세도 계속되면 가족 간병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2042년에 적어도 27조원, 최대 77조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소 1.2%, 최대 3.6%에 달하는 규모다. 보고서는 돌봄서비스 인력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 활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가정이 외국인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거나 ▲돌봄서비스를 고용허가제 업종에 포함하는 방안과 함께 ▲외국인 돌봄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차등 설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이견이 첨예해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서울 중구 “50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예방 교육”

    서울 중구 “50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예방 교육”

    서울 중구는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에 대비해 오는 6일 신당누리센터 대강당에서 오후 2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중대재해예방 교육’을 연다고 5일 밝혔다. 교육 대상은 50인 미만(5~49인) 소규모사업장의 사업주 또는 근로자 100여명이다. ▲의류·제조·인쇄업 ▲공중접객업(숙박·목욕·세탁·미용), 식품접객업(음식점·제과점·유흥업) ▲민간체육시설, 관광숙박업 ▲전통시장 등 모든 업종이 해당된다. 구는 안전보건공단 전문 강사를 초빙하여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이해를 돕고, 산업안전대진단 및 정부 지원사업 등 이행 방법을 알기 쉽게 설명해 줄 예정이다.두 시간의 교육을 이수하고 나면 안전보건공단에서 교육수료증을 발급해 준다. 맞춤형 상담이 필요하면 컨설팅도 받아 볼 수 있다. 교육이 끝난 후 현장에서 컨설팅 신청서를 제출하면, 안전보건공단에서 사업장에 개별적으로 일정을 안내할 예정이다. 중대산업재해는 작업환경 또는 작업행동 등 업무상의 이유로 발생한 노동자의 신체적, 정신적 피해 중 ▲사망자가 1인 이상 발생한 재해 ▲6개월 이상의 요양을 요하는 부상자가 동시에 2인 이상 발생한 재해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직업성 질병자가 1년 내 3인 이상 발생한 재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이같은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규정했다. 지난 2021년 1월 국회를 통과했고, 지난 1월부터는 적용대상이 확대됐다.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5인 이상 사업장까지, 50억 이상 건설공사에서 50억 미만 건설공사까지 법 적용을 받게 되면서 미처 준비가 안된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안전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중구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 시행되었으나 소상공인들은 관련 소식의 정확한 내용을 전달받지 못해 막연한 불안감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중대재해예방 교육을 통해 소규모 사업장 대한 안전대책이 마련되고 사업주의 조치 의무와 근로자의 관심으로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무재해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대통령 한마디에 80년 역사 뉴스 통신사 하룻밤 새 폐쇄돼

    대통령 한마디에 80년 역사 뉴스 통신사 하룻밤 새 폐쇄돼

    80년 역사에 직원이 800명인 아르헨티나 국영 뉴스 통신사가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하룻밤 사이 폐쇄됐다. 4일(현지시간) 텔람(Telam) 통신 직원들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아르헨티나 경찰들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텔람 통신 본사 입구에 울타리를 치고 건물 통제에 들어갔다. 주말에 심야 당직 근무 중이던 기자와 직원들은 느닷없이 건물 밖으로 내쫓겼다. 뉴스 통신사 전체 직원들은 최소 일주일간 업무를 중단하고 휴가를 가라는 공지를 받았으며, 텔람 통신 온라인 홈페이지에는 흰 바탕에 ‘수리 중’이라는 메시지만 떴다. 모든 기사 검색도 차단됐다. 한밤중 아무런 예고 없이 이뤄진 이번 조처는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따른 것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1일 의회 연설에서 텔람통신을 “좌파 성향 페론주의 정당의 홍보 수단”이라고 비판하며 폐쇄 방침을 재확인했다.지난해 대선에서 충격적인 승리를 거두고 12월 취임한 아웃사이더 경제학자 출신 밀레이 대통령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재정적자를 되돌려놓기 위해 싸우고 있다. 앞서 밀레이 대통령은 각종 규제를 철폐하는 내용의 이른바 ‘메가 대통령령’을 발표하면서, 공기업을 없애고 민간 회사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정부 비용을 절감하고 대규모 구조조정도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텔람 통신은 1945년 설립된 공기업으로, 이번 조치가 텔람 통신의 간판을 완전히 내린 것인지 일시 폐쇄 후 다시 문을 열게 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텔람 통신 직원들은 회사 폐쇄가 언론 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언론노조는 X에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며 비판했다. 5일에는 텔람 노동자들을 포함한 아르헨티나 시민들의 반발 시위가 통신사 건물 앞에서 벌어졌다.하지만 밀레이 대통령은 주말 동안 X에 한 의원의 “텔람은 폐쇄되어야 한다.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게시물을 올려 국영 통신사 폐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또한 정부가 언론에 광고를 싣는 것은 좌파 정부가 언론을 길들이는 방식이며, 아르헨티나판 BBC인 텔람을 폐쇄해서 정부가 선전·선동에 돈을 대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공유했다. 한 직원은 현지 언론 라나시온과의 인터뷰에서 “밀레이 대통령의 의회 연설 이후 일부 직원들은 동요했지만, 이렇게 금방 실천에 옮길 거라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못했다”며 “법에 따라 설립된 회사를 아무런 근거 없이 문을 닫는 이런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성토했다. 아르헨티나 외신기자협회도 성명을 내고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있다면 개혁되어야 하지만 국영 통신사가 완전히 폐쇄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쉴 권리 보장’ 경남도 현장 노동자 휴게시설 35개소 개선 지원

    ‘쉴 권리 보장’ 경남도 현장 노동자 휴게시설 35개소 개선 지원

    경상남도는 노동자가 쾌적한 휴게공간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올해 현장 노동자 휴게시설 개선을 확대 지원한다고 5일 밝혔다. 노동자 휴게권을 보장하고 영세사업주 재정적 부담을 덜어주고자 추진하는 사업은 2022년 시작했다. 지난해까지는 휴게시설 신설·개선 사업비와 냉·난방시설 설치비 지원에 주력했지만 올해는 지원 품목을 확대한다. 시설이 낡거나 설치·관리 기준을 갖추지 못한 휴게시설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지난해 10곳보다 늘어난 총 35곳을 지원한다.지원 대상은 청소·경비노동자·요양보호사 등 현장 노동자를 포함해 상시노동자가 50명 미만인 도내 중소기업(제조업)·사회복지시설·요양병원이다. 휴게시설 개선 사업비로 최대 500만원을 지원하고 휴게시설이 실질적인 휴게공간이 될 수 있도록 냉·난방시설, 의자·소파, 탁자 등 구매 비용도 지원한다. 사업주는 보조금 기준 20%를 부담해야 한다. 사업은 시군별 일정에 따라 3~5월경 공모로 지원 대상을 선정해 추진할 예정이다. 시군별 지원 규모나 신청 시기는 다를 수 있다. 신청을 희망하는 사업주는 시군 공고문 등을 참고하면 된다. 지원 사업장은 계획 적정성, 영세성, 예산 부담 능력 등 심사를 거쳐 최종 확정한다. 앞서 이 사업으로 2년간 28개 사업장 휴게시설이 신설 또는 개선됐다. 김만봉 경남도 사회경제노동과장은 “휴게시설 개선으로 노동자 휴식권이 보장되고 건강이 증진되기를 바란다”며 “재정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성남시, 아파트 경비·청소노동자 휴게시설 최대 500만원 지원

    성남시, 아파트 경비·청소노동자 휴게시설 최대 500만원 지원

    경기 성남시는 아파트 경비·청소 노동자들의 휴게시설 개선을 위해 관내 아파트 단지 23개소에 1억15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시는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아파트 경비·청소 노동자들의 휴게권을 보장하고 쾌적한 근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아파트 휴게시설 개선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시가 휴게시설 1곳당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하며, 사업비의 10%는 아파트 단지에서 자체 부담해야 한다. 지원 분야는 ▲휴게시설 신설 ▲기존 휴게시설 구조물, 환기·환풍, 샤워 시설, 도배, 장판 등 개보수 ▲에어컨, 소파, 침대, 정수기 등 비품 교체나 신규 구입이다. 지원 희망 단지는 오는 15일까지 공동주택 입주자대표 또는 대리인이 신청서 등의 서류를 시청 공동주택과 사무실에 직접 내면 된다. 시는 신청서를 낸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서류 검토, 현장 조사, 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원 대상 단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지하에 위치한 휴게실을 지상으로 이전하거나, 휴게실이 없는 아파트가 휴게실을 지상으로 신축하는 경우, 상생 아파트 공동선언문을 체결한 단지, 단기 근로계약 근절을 추진한 단지에는 가산점이 부여된다. 지난해는 시 지원사업을 통해 총 18개 단지가 23개소 휴게시설 개선에 약 1억원을 지원 받았다. 시 관계자는 “열악한 근무 환경에 처해있는 아파트 경비·청소 노동자들의 휴게시설 개선을 지원함으로써 근로 환경이 향상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 [세종로의 아침] 남북관계와 ‘인지 부조화’

    [세종로의 아침] 남북관계와 ‘인지 부조화’

    지난해 말 열린 북한 조선노동당 전원회의는 남북관계를 동족관계가 아니라 ‘적대적인 두 교전국 관계’로 규정했다. 동족을 부정하면 통일 문제도 손을 대야 한다. 김일성·김정일 유훈을 폐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움직임이 무척 낯설게 느껴진 건 북한은 정권수립 당시부터 줄곧 분단 극복과 통일을 지상 명제처럼 내세웠기 때문이다. ‘민족 대단결’을 7·4남북공동성명에 포함한 건 김일성 주석이었고 평양에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을 세운 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민족 대단결’이란 말을 공식 석상에서 지워버리고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을 아예 철거해 버렸다. 이쯤 되면 ‘인지 부조화’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수준이다. 인지 부조화를 겪는 건 한반도 남쪽도 예외가 아니다. 가장 도드라진 사례를 꼽자면 이른바 북한 선원 ‘강제 북송’ 사건이 아닐까 싶다. 이 사건에서 검찰이 당시 외교안보 핵심 관계자들에게 제기한 혐의는 2019년 11월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뒤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선원 2명을 불법적으로 북한에 되돌려 보냈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지금까지 모두 6차례 공판이 열린 이 사건 재판에서 핵심 쟁점은 ‘북한 주민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볼 수 있는가’로 귀결된다. 하지만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이런 의문을 풀어 준 건 세계국제법협회 한국본부(ILA-KOREA)가 지난달 29일 주최한 연구발표회에서 나온 오승진 단국대 법대 교수의 발표였다. 간략히 오 교수의 논지를 따라가 보자. 흔히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는 헌법 제3조를 근거로 들지만 그 전에 헌법 제2조 제1항을 먼저 봐야 한다.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는 요건은 법률로 정한다.”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는 요건을 정하는 국적법에 따르면 아버지나 어머니가 국민이면 자녀는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귀화 등 본인의 국적을 확인, 취득하는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국적법에 따르면 탈북자 역시 별도 절차 없이는 대한민국 국민이 될 수 없다. 한국에서 태어난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자녀가 무국적이라는 이유로 의무교육 혜택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게 국적법에서 초래되는 냉정한 현실이다. 오 교수는 “탈북자가 제3국에서 난민 지위를 신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 나라 법원에서 한국 학자나 현지 한국대사관의 견해에 따라 북한 주민은 한국 국민이라며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면서 “정작 우리 정부는 보호 신청을 하지 않은 탈북자를 우리 국민으로서 보호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생각해 보면 인지 부조화는 분단이 남북에 부과한 필연적인 부산물이 아닐까 싶다. 고려 건국 이래 천년 넘게 단일한 사회와 경제를 유지해 온 한민족이 갑자기 분단되면서 민족과 국가의 불일치라는 화해하기 힘든 모순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군사적 갈등과 해빙 분위기가 롤러코스터를 탄 부정적인 경험은 인지 부조화를 갈수록 심화시킨다. 내년이면 광복 80주년이다. 다시 말하면 분단 80주년이다. 통일이 가능하겠느냐, 혹은 통일이 필요하냐는 회의론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통일을 위한 상상력이 더 소중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더 큰 상상력은 더 냉정하게 현실을 현실대로 인정하는 속에서 발현되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강국진 정치부 차장
  • [단독] 환자 없다고 연차 강요, 타 부서 강제 이동… 속 터지는 간호사

    [단독] 환자 없다고 연차 강요, 타 부서 강제 이동… 속 터지는 간호사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대형 병원이 수술·외래진료를 절반 이상 줄이면서 일반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이 강제 휴가, 다른 부서 이동 등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며 간호사뿐 아니라 물리치료사, 방사선사 등 다른 의료인들로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서울신문이 만난 빅5 병원 소속 간호사 A씨는 기존에 일하던 병동이 환자가 없다는 이유로 폐쇄되면서 본인 의사와 달리 다른 부서에 전출돼 일하고 있었다. A씨는 “병원에서 ‘쉬고 싶으면 휴가를 쓰라’는 식으로 부담을 주는 바람에 동료가 연차를 몰아 썼다”며 “환자가 없는 것은 우리 잘못이 아니라 의사들의 집단행동 때문인데도 피해는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병원 소속 간호사 B씨도 “연차를 모두 소진한 다음에는 무급휴직 지원자를 받는다고 할까 봐 걱정”이라며 “병동 근무 간호사들은 이래저래 눈치를 보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 20일부터 이날까지 2주간 대한간호협회의 ‘현장 간호사 애로사항 신고센터’에 접수된 제보는 214건이다. 특히 최근 일주일 동안은 강제 휴가에 대한 민원이 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진료지원(PA) 간호사에 대한 일시적인 업무 허용 이후에는 휴가나 근무 조정 같은 민원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관계자도 “26개 병원 지부 가운데 10개 지부에서 연차 강제 사용과 관련한 문의가 들어왔다”며 “병상을 기존보다 적게 가동하다 보니 간호사에게 장기 휴가를 가게 하거나 강제 연차를 쓰게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간호사들이 연차 사용을 강요당하는 것은 병상 가동률이 평소와 비교해 30% 넘게 떨어져서다. 환자가 줄어든 만큼 간호사도 예전만큼 필요하지 않다는 얘기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대학병원급 4~5곳에서 연차 휴가를 강요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며 “특히 지역 대학병원에서는 간호사들 사이에서 경영 상태 악화에 따른 임금 체불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병상이 줄면서 병동을 청소하는 노동자들도 일자리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대학병원에서 만난 한 청소노동자는 “입원실을 담당하는 사람은 일거리가 평소의 3분의1 정도로 줄었다”며 “이러다 내쫓기게 되는 건 아닐지 불안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물리치료사, 방사선사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대학병원에서 만난 방사선사 C씨는 “업무가 준 게 사실이라 사태가 길어지면서 고용 불안에 떨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밝혔다. 전공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 PA 간호사들은 반대로 업무가 과중해지며 고충을 겪고 있다.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한 PA 간호사는 “전공의가 하던 채혈, 심전도, 혈액 배양 검사, 각종 튜브 관리, 욕창 드레싱, 배뇨 관리 등을 대부분 우리가 하고 있다”며 “언제까지 이렇게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환자 사라진 병원, 연차 강요에 타 부서 강제 이동까지…이중고 겪는 간호사들

    환자 사라진 병원, 연차 강요에 타 부서 강제 이동까지…이중고 겪는 간호사들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대형 병원이 수술·외래진료를 절반 이상 줄이면서 일반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이 강제 휴가, 다른 부서 이동 등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며 간호사뿐 아니라 물리치료사, 방사선사 등 다른 의료인들로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서울신문이 만난 빅5 병원 소속 간호사 A씨는 기존에 일하던 병동이 환자가 없다는 이유로 폐쇄되면서 본인 의사와 달리 다른 부서에 전출돼 일하고 있었다. A씨는 “병원에서 ‘쉬고 싶으면 휴가를 쓰라’는 식으로 부담을 주는 바람에 동료가 연차를 몰아 썼다”며 “환자가 없는 것은 우리 잘못이 아니라 의사들의 집단행동 때문인데도 피해는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병원 소속 간호사 B씨도 “연차를 모두 소진한 다음에는 무급휴직 지원자를 받는다고 할까 봐 걱정”이라며 “병동 근무 간호사들은 이래저래 눈치를 보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 20일부터 이날까지 2주간 대한간호협회의 ‘현장 간호사 애로사항 신고센터’에 접수된 제보는 214건이다. 특히 최근 일주일 동안은 강제 휴가에 대한 민원이 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진료지원(PA) 간호사에 대한 일시적인 업무 허용 이후에는 휴가나 근무 조정 같은 민원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관계자도 “26개 병원 지부 가운데 10개 지부에서 연차 강제 사용과 관련한 문의가 들어왔다”며 “병상을 기존보다 적게 가동하다 보니 간호사에게 장기 휴가를 가게 하거나 강제 연차를 쓰게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간호사들이 연차 사용을 강요당하는 것은 병상 가동률이 평소와 비교해 30% 넘게 떨어져서다. 환자가 줄어든 만큼 간호사도 예전만큼 필요하지 않다는 얘기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대학병원급 4~5곳에서 연차 휴가를 강요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며 “특히 지역 대학병원에서는 간호사들 사이에서 경영 상태 악화에 따른 임금 체불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병상이 줄면서 병동을 청소하는 노동자들도 일자리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대학병원에서 만난 한 청소노동자는 “입원실을 담당하는 사람은 일거리가 평소의 3분의1 정도로 줄었다”며 “이러다 내쫓기게 되는 건 아닐지 불안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물리치료사, 방사선사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대학병원에서 만난 방사선사 C씨는 “업무가 준 게 사실이라 사태가 길어지면서 고용 불안에 떨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밝혔다. 전공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 PA 간호사들은 반대로 업무가 과중해지며 고충을 겪고 있다.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한 PA 간호사는 “전공의가 하던 채혈, 심전도, 혈액 배양 검사, 각종 튜브 관리, 욕창 드레싱, 배뇨 관리 등을 대부분 우리가 하고 있다”며 “언제까지 이렇게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공장 작업복 한 벌 세탁 ‘1천 원’···파주 블루밍 세탁소 6월 문 연다

    공장 작업복 한 벌 세탁 ‘1천 원’···파주 블루밍 세탁소 6월 문 연다

    ‘수도권 최초’ 안산시(1호), 시흥시(2호)에 이어 경기도 3번째 수거와 세탁, 배달까지 서비스 제공기름때나 약품 때문에 일반세탁소 이용이 어려운 공장 노동자들의 작업복 한 벌을 천 원에 세탁해주는 경기도 블루밍 세탁소(노동자 작업복 세탁소)가 안산과 시흥에 이어 파주시에 들어선다. 경기도는 파주시가 최근 ‘파주시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 설치 및 운영 조례’ 제정 등 사전행정절차를 마쳤다며 부지선정, 시설 공사 등을 거쳐 오는 6월 파주시 블루밍 세탁소를 연다고 4일 밝혔다. 파주시는 경기 북부에서 산단 규모가 가장 큰 도시로 파주시 블루밍 세탁소는 파주 산단 인근에 문을 열어 종사자 50인 미만 사업체와 영세사업장 노동자에게 세탁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파주시에는 14개 산단에 632개 업체, 약 2만 5천 명의 노동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세탁소는 영세·중소사업장 종사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춘추복과 하복은 한 벌에 1천 원(장당 500원), 동복은 2천 원(장당 1천 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노동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수거와 배달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경기도는 파주시 블루밍 세탁소가 문을 열면 열악한 경기 북부 소규모 사업장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도는 기대하고 있다. 한편 경기도는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와 가정 내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 안산시(7월), 시흥시(11월)에 세탁소를 설치했다. 지금까지 경기도 블루밍 세탁소(안산, 시흥)는 총 187개 업체 2만 2천여 장의 세탁물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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